1. 비혼이라는 단어가 최근에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게 되었다. 미디어에서도 30-40
대의 비혼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지난 2019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자료
에 따르면 20대 여성 57%, 남성 37.6%가 ‘결혼할 의향이 없거나 절대 없다’고 한다.
(20대 남녀 1000명 설문) 통계청의 통계를 보면 1980년대 1인가구가 4%에 불과하였
는데 2018년에는 29.3%, 2047년에는 37.3%까지 늘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 혼인
건수도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에 20만 건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통계청이 처음 통계
를 내리기 시작한 후로 가장 최저치라고 한다.
여성 1인 가구는 재생산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1인 가구로서, 또 여성으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는 동시에 열악한 두 지위의 중첩에 있다. 여성 1인 가구가 많아진 것에 비
해서 한국사회에서는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사회적인 관심에서 멀
어져있다. 또한 비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뿐만 아니라 정책에도 소외되어 있다. 주택
청약의 우대 조건이나 분양 등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정책이 소위 정상가구라고 부르는
4인 가구에 맞추어져 있다는 기분이 많이 든다. 4인 가구 또는 신혼부부에 대개 정책들
이 맞추어져 있다.
청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에서는 중소기업 청년지원정책으로 이야기되는 청년내일채움공
제라는 정책은 이번에 수혜대상에 대한 기준이 바꼈는데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기초산업
대상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기초산업이라고 하는 산업 자체를 뜯어
보면 그 안에서 여성들은 거의 종사하지 않는 범주의 산업들만 한정되어 있다. 이런 식
으로 세금에 대한 정책을 뜯어볼 때 그 정책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
만 그 이면에서 어떤 식으로 국가가 사회의 구성원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정해주고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것들을 바라볼 때 여성들이 사회
에서 1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물꼬를 다 막음으로써 결혼시장으로 밀어넣는 형태의
정책들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을 하고 자
녀를 계획하고 있는 가정에서도 실제적으로 여성에게 복지혜택이 다가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바라보았을 때 어떻게 세금을 배치하고 있는지 보인다.
전통적인 한국 사회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세금을 1인 가구에 쓸 생각이 없
고, 더군다나 1인가구의 여성에겐 더더욱이나 쓸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성
들은 공권력으로부터 사회에서 배제되어 있다고 보인다.
국가에서 국민의 반이 여성인데 그 국민의 반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아이
를 키우고 이런 것에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성으로 그 잠재력을 표출할 수 있
다고 하면 굉장히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형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과는 다
른 방식,시각으로 비혼이라는 하나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주거권에 대해 논하기 위해선 ‘집’이라는 공간과 ‘가족’이라는 공동체
에 대한 개념 모두를 포괄하면서 이야기 해야 할 것이다.
여성 1인 가구의 빈곤, 안전, 유대의 결핍 문제에 대해 공간적으로 바라볼 때 ‘코하우
징(Collective Housing)’이라는 대안이 있다. ‘코하우징’은 일정 공간, 시스템, 규칙 등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주거단지로, 자발적인 공동체 생활을 통해 주민끼리 친밀감을 도모
2. 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델이다. 입주자들의 개별적인 사
생활 보장과 유기적인 공동체 생활 모두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코하우징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이렇게 나타낼 수 있다.
“혼자 사는 동시에 함께 살아갑니다.(Living alone but together)”
이 모델은 북유럽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 서대문구, 민간 기업 등 쉐
어하우스, 공동체 주택, 사회 주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대안적 공독 주거를 실험해보고
있으나 대중의 인식은 미미한 편이다.
코하우징은 현재 북유럽에서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주거 형태이다. 코하우징 같은
형태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 코하우징에서는 서로 서로가 돕기 때
문에 전통적인 가정에서 가사일을 하던 여성이 ‘자유’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안전성과
심리적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도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높은 주거비로 인한
어려움도 함께 살면서 같이 부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된다.
이러한 형태를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북유럽에는 공감대가 없는 ‘여성 1인 가
구’에. 초점을 두고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유럽 지역에서는
외곽 지역에 이 코하우징 형태가 많은데 청년들의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접
근성을 초점으로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코하우징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나
라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특징을 올바르게 알리고
새로운 주거 환경, 새로 나타나는 가족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간적인 대안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인 개념에서도 대안을 찾아볼 수도 있다. 우리 나
라에서 비혼여성들의 공동체가 많아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에미프’가 있다. 에미프
는 비혼 여성들의 도약을 위한 커뮤니티이다. “Be the elite, without marriage i am
going farward”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비즈니스적인 영역으로 서로 마음이 맞는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주는 커뮤니티이다. 2019년 기준으로 회원 56명인데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친목 도모나 정보 공
유가 아니라 토크쇼를 개최하고, 비평지 『매거진 비』를 발간하고 재테크 스터디도 하고
비혼 인식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결혼을 결심하지 않는 것이 단순히 혼자 살겠다는 고
민이 아니라 비혼 여성들끼리 서로 도우면서 서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활동을 하
는 공동체이다. 여성 1인 가구에서 주거라는 공간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여성 1인 가구
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하나의 평범한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변화시켜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은 현대 사회에서 비혼여성들이 본인이 비혼이라는 것
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내고 사회적으로도 우리 모두 소외되
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3. ■참고자료
중앙일보,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다” 늘어나는 비혼여성공동체, 2020.01.02
팟캐스트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디오’, 2020.01.21
palette,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포용적 주거 대안”:코하우징(Collective Housing)을 중
심으로, 2019학년도 하계 이화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 탐사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