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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 통권 제 80호 (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09년 10월 13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태임, 정현주, 신명진, 서윤숙, 장수진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 02-325-6822)
디자인·제작 | 동방기획 (Tel. 02-2277-0365)
통권 제 80 호 (계간지/회원용)
특집 아픔을 넘어 역사를 넘어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
70년대 여성 노동자 운동,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을 만들며...
고 YH김경숙 열사 기념 영화시사회 후기
기획 소외된 여성들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 10년을 돌아본다 -
일하는 여성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장
짧은 교류, 긴 소통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왜 천기저귀를 써야 하는가?
녹색가계부로 살림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자
시선 토목건설이냐 사람투자냐
현장의 이모저모 육아휴직 중 부당해고 사례에 맞서다
보훈병원 노동자의‘단결’, 그리고‘연대’
현장의 여성들 나의 이야기로 부른다
단식농성을 합니다
만화
한국여성노동자회소식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mac3
지난 9월 21일 (월)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본회와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공동
주최로 고 YH 김경숙열사 30주기 기념 심포지움, <고 YH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시사
회, 기념식을 진행하였다.
심포지움:70년대여성노동자운동,그리고우리들의이야기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고 YH 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 기념 행사 스케치
아픔을 넘어 역사를 넘어
신명진 |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1970년대 유신독제채재에 온몸으로
맞서 노동기본권 회복, 노동문제와 젠더
문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의지와 의미를 재해석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mac3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70년대 여성노동운동의 대표로 청계
피복의 신순애님의 <우리들은 이렇게 싸
웠다>, 전태일열사 이후 시대의 노동운
동에 대한 이야기
여성노동자회 큰언니이자 현재 구로삶
터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윤혜련님의 80
년대 구로동맹파업 이야기
강인순(경남대 사회심리학부)교수의
‘다시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과 민
주노조운동’주제발제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mac3
90년대 여성노동자 정현숙님, 마산
창원수출자유지역의 외자기업 위장폐
업에 맞서 일본 원정 투쟁을 벌인 한
국수미다 전기 투쟁 이야기
현재 부당해고에 맞서 단식농성중
인 특수고용노동자인 88CC 경기보조
원 김은숙님
영화시사회-YH김경숙그리고우리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장희선 영화감독 및 관계자들의 수고
와 정성,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본회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김경숙 열사와 KTX승무지부 지부장으로 대변되는 과거와 현재의 여성노동자 이
야기.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6mac3
스크린으로 보는 고 YH김경숙 열사
의 모습
영화의 두 중심인 YH 조합원 선배
들과 오미선 KTX승무지부 지부장
70년대음식나눔
70년대 농성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먹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옥수수,
감자, 주먹밥 등을 나누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7mac3
추모기념식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배옥병(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 선배
님의 사회로 기념식을 시작했다.
YH노조 전 지부장이였던 최순영 민주
노동당 최고위원의 기념사. YH노조가
30여년전 군사독재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듯이 세상을 바꾸는데 여성이
나서야한다고 하였다.
정문자 본회 대표의 김경숙열사기념사
업회 발족보고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8mac3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9
함께 자리한 YH동우회 선배분들 YH 동우회분들과 함께한 고 김경숙열
사의 남동생
살풀이 춤‘푸리’(김경선 진주교방굿
거리 이수자), 22살 젊디 젊은 나이에 돌
아가신 김경숙열사의 영혼에 조그만 위
로가 되었기를 기대한다.
70년대 노동운동가요를 부르고 있는
여성연합 김미란 활동가. YH 선배분들
앞에서 노래하게되 영광이며 김경숙 열
사 40주기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9mac3
이 글의 목적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을 성
인지적 관점과 시대적 맥락에서 다시 살펴보면서
기존 평가가 간과한 점들을 지적하고, 오늘날의
시각에서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
동의 투쟁과 의미를 살펴보는데 있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을 다시 살펴보는
의미는 오늘날 주류 노동운동의 위기, 일부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치우쳐 버린 위
축되고 침체된 대기업 정규직 남성중심의 노동운동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 평가 중 일부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간과
된 점이 있었다. 첫째,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에 의한 민주노조운동이 조합주의적
이고 경제주의적인 한계를 지녔다는 평가이다. 이는 유신독재체제의 1970년대라는
시대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내려진 평가이다. 유신독재체제아래 자주적 노조결
성과 결성한 자주노조의 유지가 어려웠고, 저임금. 저곡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산업
화시기에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생활해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경
우, 우선적인 해결 과제는 임금인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
강인순 | 경남대, 심리사회학부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0mac3
둘째, 여성노동자운동으로서 1970년대 민주노조 운동이 젠더과제를 제대로 실현
하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이는 시기적으로 분류하여 살펴보는 점이 간과되었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을 시기적으로 나눠보면, 1970년대 초반에는 젠더과제가
여성노동자운동의 과제로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으나 자주적 노조가 기반을 잡고 일
상 활동이 이뤄지는 198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젠더과제를 실현하게 된다. 즉,
작업장 내 여성비하발언과 호칭 개선, 성희롱의 개선, 산전산후휴가나 생리휴가, 수
유시간을 포함한 모성보호제 실시, 결혼퇴직제 철폐등의 과제들을 실현시켰다. 70
년대에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과 비인간적 노동조건에서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보다 노동자로서 인간이라는 계급정체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1970년대 당시 여성들은 여성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요조숙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가 지배적인 시기이고 진보적인 여성운동이 부재했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성정체성
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단절과 정치민주화, 정치 투쟁과 연대투쟁으로 연결되지 못
했다는 평가이다. 이는 민종진 가스질식사, 기독교방송 진입 항의 투쟁, 부활절 예
배 시위 투쟁, YH무역의 신민당 농성 등에 대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우선, 여
성노동자운동의 조직은 정부주도아래 산별노조의 형태를 띠었지만, 상급단체의 친
자본적, 친정부적 성격으로 인해 투쟁은 개별 조직 단위로 기업 단위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나 타 사업장과의 연대 투쟁 자체가 국가의 폭
력적 통제와 탄압으로 불가능하였다. 긴급조치시대, 유신독재체제 아래서 여성노동
자들이 온몸으로 얻어맞고 터지면서 가열차게 투쟁하여 민주노조인 자주노조를 결
성하였고, 황색노조를 민주화하기도 하였다. 자주적인 노조조직의 보존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사회와 연대를 생각하고 사회민주화 투쟁, 정치투쟁을 함께 한다는
것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민종진 가스질식사 항
의 투쟁, 기독교방송국 진입 항의 투쟁, 부활절 예배 시위 투쟁은 여러 사업자의 여
성노동자들이 공동으로 투쟁한 것으로 여성노동자 운동사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제도 언론의 비판적 기능 상실을 항의하고 노동청의 반 노동자적 태도에 대해 항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1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1mac3
한 투쟁으로서 일종의 정치투쟁의 성격을 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YH무역의 경우
의 자본철수문제는 개별 자본에 대한 투쟁을 넘어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
라고 생각해 신민당사에서 농성하여 박정희 정권이 몰락하는데 기여하였다.
넷째,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이 1980년대 남성중심 노동운동과
단절되었다는 평가이다. 이 평가는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노동운동을 평가했기 때
문에 다음과 같은 점이 간과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 노동운동이 경공업 여
성노동자 중심이었고 1980년대 노동운동이 중화학 대기업의 남성 중심이었으므로,
노동운동의 주체 면에서는 당연히 단절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인지적 관점에
서 노동운동을 보면, 1970년대 노동운동과 1980년대 노동운동은 단절이 아니라 연
속의 노동운동이었다. 1970년대 노동운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여성노동자들
의 투쟁과 운동은 1980년대로 넘어가면서 주변으로 밀려났다. 한국사회의 자본축
적 구조가 여성노동자 중심의 경공업에서 남성노동자 중심의 중화학 공업으로 전환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지역과 부산지역, 마산과 창원, 경인지역의 경우,
1980년과 1990년대 이후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지역노동운동에서 지속적으로 주도
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1997년 IMF 관리체제 이후 구조조정과 시장자유주의로
인한 노동시장 유연화는 여성들을 정규직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시장으로 내
몰았다. 물론 비정규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전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임시직, 시
간제라는 이름으로 고용되었다. 여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고용의 다수를 차지하자
1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2mac3
여성노동자운동은 위축되었고, 고용 불안정과 낮은 임금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여
성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노동 상황에서 여성노동
자들은 성별 노조인 여성노조를 건설하여, 다시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여성노동자들의 노조운동은 2000년대 현재까지 단절된 적이 없었고,
운동의 중심성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런 평가 역시 남성 중심적 노동운동에 대한 평
가에 기인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이었다면, 1980년대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은 남성 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IMF 이후 시장자유주
의 확산에 따라 빠르게 진행된 자본의 세계화,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비정규
직 고용을 증대시켜 노동자 계급의 분화를 가져 왔다. 2000년대 이처럼 변화되고
있는 노동사회 현실에서 1980년대 정규직 대기업 중심의 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다. 즉, 남성, 정규직, 대기업
의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 현실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영세·
중소기업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 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경공업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다수 노동
력이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오늘날, 비정규직 고용이 보편화되고 있고 여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고용이 다수인 현실에서 본인은 여성노동자들이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
다고 본다. 1970년대 유신독재체제에 온몸으로 맞서 노동기본권 회복과 노동문제
와 젠더문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의 의지와 의미는 시장자유주
의의 확대와 노동시장시장의 유연화정책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2000년대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 해결 없이 현재의 노동운동의 침체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힘들다고 보
기 때문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3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3mac3
김경숙 열사 30주기를 맞아 70년대 여성 노동자운동을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
했다. 연구자와 당시 노동 운동을 했던 당사자들이 함께 해 당시 여성 노동자운동을
기억하며, 그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과 민주노조운동”에서 강인순 교수는 1970년
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 평가에 대해 1970년대의 정치경제적 배경과 성인
지적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평가는 현재 2009년 노동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즉 일부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치우친 대기업 남성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으로 인해 노동운동이 지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
동자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 해결 없이는 지금의 어려움이 극복되기 어렵다고 보
기 때문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노동운동의 관점
에서 정치투쟁과 연대투쟁을 하지 않았고, 개별 사업장 중심의 여성노동자 운동이
지역사회와 단절되어 노동조건 개선에만 치중해 정치민주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1970년대 경공업 중심의 여성노동자들에 의해 주도된 민주
1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양지 | 한국여성노동자회 조사연구부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4mac3
노조운동이 조합주의적이고 경제주의
적인 한계를 지녔고, 여성운동의 관점
에서 젠더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못했
다고 보는 것이다.
강인순 교수는 1970년대라는 시대적
맥락, 사회경제적 배경, 성인지적 관점
을 가지고 1970년대 여성 노동자 운동
을 운동의 주체, 목표나 이념, 조직과
활동, 운동의 과제, 노동 통제 등을 중
심으로 기존 평가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신순애(청계피복), 8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윤혜련(가리봉 전자), 9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정현숙(한국 수미다
전기), 그리고 200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김은숙(88 컨트리 클럽).
이들의 존재는 70년대 민주노조 운동이 단절된 적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 증거들이었다.
1970년 만들어진 청계피복 노조는 1972년에는 조합원이 무려 7천명에 이르렀다.
당시 노조의 주된 활동은 체불임금을 받아주는 것이었다. 노조가 좀 더 안정화되면
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시작해 1974년 근로시간 단축과 일요일 휴무투쟁,
1975년 퇴직금 보장 투쟁, 1979년 임금인상과 유니온 샵 제도 도입 투쟁 등 많은 성
과를 이뤘다. 1970년대 청계피복 노조를 만들어 투쟁했던 신순애는 70년대 운동이
80년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받는데 못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수 없었다고 말
했다. 유신독재체제하에서 70년대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각종 탄압을 받아 숨
어살 수 밖에 없다보니 그 당시를 증언하고 알릴 이들이 없었다고 한다. 역사는 사료
로 말하는데 탄압으로 인해 사료조차 남겨놓은게 없고 그러다보니 당시 여성노동운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5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5mac3
동이 드러나지 않아 그러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순애는 공부하면
서 직접 그 당시 여성노동운동을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80년대 노동현장 당사자인 윤혜련은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노
동법도 알게 되면서 노동조합을 결성해 노동운동을 했다. 이러한 경험을 자신의 삶
의 맥락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짚어냈다. 70년대 노동운동이 경제위주의 조합주
의인 각 단위 투쟁으로 실패했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80년대에는 연대활동
을 통한 정치투쟁을 해나갔다. 그러나 80년대후반 산업구조조정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공장 여성노동자들은 영세하청으로 분산되어 조직화하
기 힘들었다. 이후 새로운 대안운동으로 노동자협동조합을 꿈꿔‘공동체 한백’을
만들었다. 윤혜련은 앞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은 힘들듯하다며 지역주민과 함께 천천
히 살면서 변화를 꿈꿀 것이라고 했다.
1990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게 해보자, 한국 수미다 전기의 정현숙이 있었다.
90년은 전국노동조합협의회가 결성된 해로 90년대 전노협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시 전노협은 정권과 자본에게 커다란 위협이었기에 각종 탄압을 받고 있었다. 일
반 사업 노조가 탄압받고 있을 때 외국자본 기업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 시기 외국자본 철수로 인해 외자기업 노동자들은 생존권의 위
협을 받고 있었고, 그 속에 마산수출자유지역내 한국 수미다 전기가 있었다. 한국
수미다 전자 노동조합은 일본 원정을 통한 본사투쟁과 함께 한국내에 외자기업의
횡포와 이를 방관하는 정부의 만행을 온 국민에게 알려내는 투쟁을 해나갔다. 공장
을 재가동하지는 못했지만 우선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국내 일간지에 사과문을 발
표하였으며 투쟁 조합원에 대한 생계대책비, 투쟁경비, 밀린 임금 및 투쟁기간 동안
의 임금을 얻어내는 성과를 냈다. 수미다 전자의 일본원정 투쟁은 국외 노동자 연대
투쟁의 장을 넓히고 외자기업투쟁의 한 전형을 남겼다.
2009년 현재, 내가 배운 가치의 소중함을 위하여 투쟁중인 88 컨트리 클럽의 김
은숙이 있다. 1992년 88CC 골프장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던 그녀는 경
기보조원에 대한 인격적 무시, 각종 차별 등을 무관심과 체념으로 견뎌냈고, 그 시
1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6mac3
기 노동조합은 멀기만 했다. 1998년 회사의 경기보조원 40세 정년제로 인해 친하
게 지내던 언니가 정년대상이 되면서 경기보조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
는데 동참해 정년 철회를 이뤄냈다. 이후 전국여성노동조합에 가입해 전체 90%이
상이 가입했고, 이때부터 시작된 회사의 탄압, 1명을 제외한 간부전원이 해고되었
고, 복직투쟁이 시작되었다. 해고된 간부가 복직하고 이후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
고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최초로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2008년 정권이 바뀌고 임
원진이 바뀌면서 경기보조원은 다시 개인사업자이고 노동조합은 불법이라며 탄압
이 다시 시작되었고 조합원 58명이 해고되었다. 다시 88cc는 투쟁을 시작했고, 지
금 현재 김은숙은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김은숙은 말한다. 노동조합활동으로 인해
경기보조원에 대한 사회인식이 크게 변했다고. 그리고 그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내 권리만큼 타인의 권리도 소중함’을 알았다고 말한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운동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를 지나 지금도 우
리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노동의 주변화, 그 결과 노동운동에서
도 주변화되어 있는 우리, 지금 여성노동자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현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이 역시 우리 여성노동자임을 말해주고 있다. 선배들의 경험, 그것이 현재의
우리들에게 면면히 흐르기를.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7mac3
처음 YH사건과 김경숙 열사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맡기고 싶다는 제안을 받
았을 때, 솔직히 겁부터 났다. 대학 이
후,‘페미니즘’과‘영화’라는 두 단어에
의미를 두고 살았지만 항상 내가 잘 아
는 것들에서 시작했었다. 이전에 한국여
노와 함께 만든 <재희 이야기>, <화기애
애>등은‘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부족
하다 해도, 한국에서 살아 온 여성이라면 겪어봤고, 느꼈던 일이었으므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여성노동자들’, 더구나‘열사’에 관한 영
화를 만든다?“만들 수 있을까?”보다는“만들어도 될까?”라는 생각에,“왜 저한
테...”라는 질문을 했다.“모르는 사람으로서, 그 입장에서 만들었으면 한다”는 대
답에 나는 이 겁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치게 된 벽은 YH사건의 의미
와 김경숙 열사의‘열사’로서의 의미였다.‘YH 사건’도‘김경숙 열사’도 결과에 의
해 그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았다. 그냥‘우연한’일이었을까? 우연히 신민당사에
1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을 만들며...
장희선 | 영화감독
▲ 장희선 감독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은 <꽃다운>으로 영화제목을
바꾸었습니다.
▶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8mac3
들어가게 되었고, 우연히 목숨을 잃었던 것인가? 가장 중요한 의문이었다.
YH 노동조합 분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첫 번째 의문이 풀어졌다. YH사건은 YH
노조가 가졌던 자립적이고 단결력이 강했기에 가능했고, 당시 여성노동자들의 현실
을 알려야 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민주노조를 만들
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고, 민주적 성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그
안에서 단결한 사람들, 그리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YH사건의 긴박
함보다 YH노조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열사’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태
일 열사와 달리 김경숙‘열사’의 위대함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고향
의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누이라던가, 극한 상황에서 폭력 진압에 의해 살해되었다
는 것. 안타까운 죽음이긴 하지만,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작
업을 해가면서 얻게 된 답은 김경숙 열사가‘위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79년까지 2
년간 쓴 일기를 읽으며 느끼게 되는 그녀는 이제 막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요즈음에 비하면 소박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노동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절실함과 믿음은 여전히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힘이 아닐까.
요즘엔 자꾸 패배적인 우울감에 빠지려고 한다. 기본적인 상식은 통하지 않은 지
오래고, 한 때 희망을 줬던 사람들의 죽음마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세상은 가진 자
를 중심으로 무섭게 돌아가고, 그 안에서 나는 너무나 힘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체념
하고 받아들이고 싶어진다. 이런 때, YH 노조와 같은 동료가 있다면, 김경숙 열사
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는다면, 다시 한 번 용기를 낼 수 있을 거 같다.
체념하고 살기엔 남은 시간은 길고 계속되며,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한 신념
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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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1일 고 YH 김경숙
열사 30주기 추모제에 참석하는 날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무거운
하늘처럼 암울하다는 생각으로 추모
제에 참석하였다.
“YH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김경숙열사가 우리 여성노동운동
의 시발이 되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
는 나에게 그녀의 생활과 생각들이 오롯이 담겨있는 영화 상영은 나를 더욱 부끄럽
게 만들었다.
초등학교6학년 때부터 가족의 생계와 동생의 학교진학을 위하여 경제활동에 들
어간 김경숙 열사의 모습은 우리 어머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공부에 대한
본인의 열의를 접어야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서울에 올라와서 일을 시작해야
했던 김경숙 열사에게는 본인의 즐거움과 행복을 생각하기도 전에 너무나 무거운
생활의 책임이 주어진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야학을 하면서 한문공부와 영어공부를 하는 김경숙 열사의 모습은
2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고 YH김경숙 열사 기념 영화를 보고...
하은희 |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활동가
▲ 하은희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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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에 대한 애정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기조발언을 하였던 김경숙 열사의
당당한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전율은 단지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의한 것이기보
다, 하루하루의 삶에 대한 처절한 애정이 담겨있는 듯 들렸다. 동생들과 어머니를
잊지 않고 편지와 일기를 남겼던 따스한 마음이 살아있었고, 일하는 것에 대한 애정
이 남달랐던 김경숙 열사에게 어쩌면 가진 자가 휘두드는 폭력을 모르는 척하며 피
하고 본인의 살길만 찾는 것은 김경숙 열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였을 것이다.
현재의 KTX승무지부 지부장을 맡아 투쟁을 해내가는 오미선씨에게도 마찬가지
였으리라 그녀는 노동쟁의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은 투쟁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어하던 평범한 사람이였다. 하지만 당연히 가져야 할 노동에 대한 대가와 당연히 인
정되었어야 할 권리를 짖밟히면서 오미선씨는 눈을 감고 돌아서지 않았다. 함께하
는 동지들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뒤돌아서지 않고, 눈을 감지 않고, 본인들에게 주어진 길에 충
실했다는 것이다. 영화 시사회를 통해 본 여성노동의 역사에서 그녀들이 만들어 내
는 지금의 우리들의 권리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잊지 않아야겠다.
무거운 하늘아래 비오는 와중에 열렸던 고 YH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제에서 그
하늘의 무게보다 더 힘들었던 시대가 있었고 내리는 비보다 더 많은 눈물과 땀을 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1
동생들과 어머니를 잊지 않고 편지와 일기를 남겼던 따스한 마음이 살아있었고,
일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김경숙 열사에게
어쩌면 가진 자가 휘두드는 폭력을 모르는 척하며 피하고
본인의 살길만 찾는 것은
김경숙 열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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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던 노동의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자리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눈빛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지켜낸
인간다운 당당함을, 그리고 노동으로 삶을 빛내며 나뿐만 아니라 옆의 동료와 나중
에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걸음까지 고민하는 따스함이 있었다.
솔직히.... 누구나 나서고 싶지 않고, 일어나고 싶지 않다. 깨우치지 않고, 모든
것이 저절로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더 많다. 굳이 내가 아니여도
역사는 흐르고 새벽은 온다고 위로도 해보곤 한다. 내가 알아나가고, 바꾸어나가는
나 하나의 힘이 미미할테니 시작도 하지말자고 스스로를 정당화 시켜보려고 한
다....하지만 나의 이러한 나태함이 온몸에 넘치는 동안, 분노하고, 일어서고, 깨우
치고, 깨지고, 변화시키고, 다시 일어섰다. 선배들의 역사가 바래지고 있는 것을 외
면할 수가 없다.
무거운 하늘이 문제가 아니다. 비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내 팔자가 문제가 아
니다. 김경숙 열사가 생각하고, 우리 선배들이 생각하고 행동한 것처럼 나는 이 자
리에서 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2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영화시사회 후 기념촬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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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성노동조합은 1999년 8월 29일 조합원 400명으로 결성되었고, 여성우선
해고,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산 등 악화되고 있는 여성노동자 현실에 대응하여 일하
는 여성들의 노동권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건설된 조직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 활동을 한 마디로 얘기한다면‘소외된 여성노동자들의
희망’이었다. 기존 노동조합에서도 외면하던 비정규직 조직화의 기치를 내걸고
6,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했다. 일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전국 단일노조 형태로 만들었고,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문제임을 선언
했으며, 여성에게 맞는 방식의 여성친화적 조직운영을 해 왔고, 또 비정규직의 조건
에 맞게 단계적이고 유연한 투쟁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었다. 가령 88CC분회를 조직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 문
제를 제기하였고, 용역분회를 조직하면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학교비정규직을 조직
하면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여성 리더십
(간부)도 육성하였다.
그리고 여성노조에만 있는 사업으로 더불어 함께 나누는 운동 실천이 있다. 2007
년부터 공식 사업으로 채택한 이 운동은 어려운 조건에 있는 여성비정규직들이 실
천하는 나누는 삶이다. 나누는 삶이 주는 행복을 체험하는 일이다. 나눔에 참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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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소외된 여성들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 10년을 돌아본다 -
이혜순 |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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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높은 만족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진정 사람들은 언제 행복을 느끼는
지 우리들 삶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저항함과 동시에
나누는 삶을 통한 행복을 찾아가자. 특히 지역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으로 나누는 삶
들의 만남을 확장하여 우리들의 행복을 우리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일이다.
또,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활동은 한국사회 비정규직 운동을 일구어 낸 소중
한 경험이었다. 여성노조 출범 당시 어색했던 이름인 비정규직을 수면위로 끌어올
렸다. 출범 이듬해에 한국여성노동자회와 공동으로‘비정규직 여성 권리찾기 운동
본부’를 만들어 비정규직의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법적 권리를 지속적으로 홍보했
으며 상담과 투쟁을 지원했다. 비정규직은 좋지 않은 고용형태이고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많이 있었으나 실제로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
직인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조건에서 여
성노조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이며, 따라서 당사자들을 조직
하여 주체로 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표방하고 그 일을 해 온 것이다.
앞으로도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일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소외된 여성노동자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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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 여성노조 10년 과제 워크샵 2009. 8.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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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더 큰 희망이 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자 한다. 그 한 발 전진을 위하여 몇 가지
과제를 정했는데 간단히 소개한다. 이 과제들은 조합원들과 함께 올해 계속 토론하
여, 2010년 대의원대회때 사업계획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과제 1 : 조직의 측면에서
1) 조합원이 중심이 되는 조직 체계 만들기 : 한 사업장에 한 사람씩 일하고 있는
조건에 맞는 기초 단위 모임을 만들고 체계화해야 한다.
2) 간부역량 강화 : 현장 간부들의 활동역량 강화, 체계적인 상근 간부 양성 시스
템 마련, 지역 지부의 경험과 사례 공유를 통한 상근 간부들의 조직활동 지원,
취약 지부 지원, 그리고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상근 간부들의 재충전과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3) 조직 확대와 활동 영역 확장 : 여성노동자의 조직율은 6%, 비정규직 여성노동
자는 1.5%에 불과하다. 조직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조합원이 있는 업종에 대한
조직확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하고, 나아가 취업 알선, 직업훈련, 경제공동체
등의 조합사업, 도서교환, 생활법률상담, 자녀프로그램, 지역사회와 결합한 의
료서비스 등 공제영역의 개발과 확대로 조직을 확대하고 여성의 생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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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인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조건에서
여성노조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이며,
따라서 당사자들을 조직하여 주체로 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표방하고 그 일을 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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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조합활동을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과의 논의,
지부별 시범사업, 여성노동자회와 네트워크 형성 등 인적 물적 조건을 고려한
활동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과제 2 : 투쟁 및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1) 업종별 요구 투쟁 : 업종별 요구 투쟁 및 이를 통한 근로조건의 개선, 불이익으
로부터의 보호는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
이다. 용역분회들은 원청 책임을 만드는 법제도개선과 최저임금 현실화, 학교
비정규직은 모범적인 사례를 확산해 나가면서 결국 시도교육청이 책임지는 구
조를 만드는 것, 의료급여관리사들은 무기계약 전환 등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88CC분회는 현안 투쟁을 승리하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이다.
2) 이슈 확장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 : 여성노동자로서 나는, 노동자이고, 여성이
며, 소비자이고 유권자이다. 우리 삶은 이런 다양한 조건이 어떻게 만들어 지
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식량가격의 상승, 석유가격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물가인상이 계속되면 급여가 올라도 삶은 더 어려워진다. 사회제도적으로 저
렴한 공공주택 제공, 무상 교육 확대, 육아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면 우리는 지금 받는 돈으로도 훨씬 좋은 삶의 조건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인 우리 삶의 조건은 현장에서의 요구투쟁만으로는 매우 제한적
이어서 사회제도 개선이 중요하다. 따라서 노동자, 여성, 소비자, 유권자, 생활
인으로서 삶의 질을 높일 과제를 확장하고 이를 조합원들과 함께 하기 위한 일
상교육과 토론, 실천,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세력화를 위한 적극적
인 선거활동 등 정치활동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3)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선전 및 연대 : 여성노조가 가진 소중한 경험 하
나하나가 폭넓게 공유될 수 있도록, 선전 영역을 강화하여 도움이 필요한 여성
들이 여성노조의 문을 두드리도록 해야 한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인터넷
2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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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활용 등을 적극 검토하여 소통의 폭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더불어 진
보적인 여성계에서 여성노조의 성장을 여성운동의 과제로 가져갈 수 있게 연
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과제 3 : 교육의 측면에서
전여노조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한 사업장에 한명씩 일하는 조합원들이 모
이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모임을 활성화하고 모임에서 교육
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짧은 내용, 쉬운 전달, 매체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정리한 교육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과제 4 : 조합원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 가치, 비전 만들기
1)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 담론 만들기 : 여성노조는 근로조건 개선활동과 더
불어 함께 나누는 실천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초보적인 형태지만 이 시도는
여성노동조합이 조합원들과 함께 공동체적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상호 부조적 결합을 통해 자주적인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공공성과 대안적 사회경제시스템
을 창출해 내고 대안적 가치와 삶을 추구하는 사회운동과 결합해 나가야 할 것
이다.
2) 조합원과 함께하는 사회적 실천 : 더불어 함께 나누는 운동 실천을 지역으로도
확장시켜 경제적·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조합원들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
여하도록 해야 한다. 직거래, 장터, 씨앗 나눔 등 생활요구를 모아 실천하는 조
직 틀을 만들고 이후 대안경제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자. 공제회, 신용협
동조합 등은 사회적 경제적 동반자의 역할과 나눔 활동을 한다. 보다 나은 미
래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자. 6,000명의 조합원이 무엇
을 하고 싶은 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해야 할 시점
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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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가 만들어가는 여성주의 가치관의 확인 : 우리가 공동으로 만들어 가고 있
는 여성주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이것은 여성노동자가 갖고 있는 다중적 정체
성, 관계중심, 비위계적 사고, 협력과 상생의 마음을 우리가 지향하는 하나의
가치관으로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된 여성친화적 조직활동의
철학은 조합원들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성장시키고 권력과 돈이 아닌 사람중
심의 대안 사회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된다. 이를 위해‘여성친화적 조직이 지향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에 대
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2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우리 사회의 가치관 여성노동조합의 가치관
직장 가정
남성의 일 여성의 일
중요한 일 사소한 일
노동조합 활동은 직장의 일, 정규직 남성의 근
로조건 개선 활동
직장과 가정은 다 같이 중요한 일
경제활동과 자녀양육, 가사노동은 남성과
여성이, 사회가 함께 분담
노동조합 활동은 직장과 가정, 삶을 함께 나누
고 개선하는 활동
권력과 돈이 주인인 관점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주인
·회사에서는 사장이 주인
·조합에서는 위원장이 주인
·사회에서는 남성이 주인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주인
사람이 주인인 관점
·가정에서는 가족이 주인
·회사에서는 사장과 노동자가 주인
·조합에서는 조합원이 주인
·사회에서는 남녀가 함께 주인
·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
지배적 철학
·경제성장 우선
·경쟁과 효율성 우선
·노동에 대한 가치절하
·더 많은 소비를 통한 자존감 향상
여성은 열등하고 남성 의존적이며 수동적이다.
여성들끼리는 잘 단결하지 못한다.
대안 철학
·지속가능한 성장 우선
·협력과 상생 우선
·노동의 존중
·적은 소비를 하면서도 삶의 질 개선
여성은 배려하고 협조한다. 평등세상을 원하는
여성의 힘은 우리사회를 민주적으로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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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는‘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
장’이라는 주제로 여성노조 10주년 기념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약 600여명의 조합원들과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최순영 민주
노동당 최고위원, 이철순 일하는여성아카데미 대표,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
표, 최상림 초대 위원장, 나지현 2대 위원장 등 각계각층의 여성계 인사들이 참석하
여 여성노조 10년의 도전과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대회에서 여성노조는‘여성비정규직 차별철폐, 괜찮은 여성 일자리 확보,
새 삶의 공동체 창조’를 3대 요구로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용역노동자들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9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 행사스케치
일하는 여성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장
김은숙 | 전국여성노조 조직국장
-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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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노조활동 권리보장,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보장, 공공부문에서 일하
는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현실화, 임신·출산 걱정 없는 직장생활 보장
등에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남희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99년 8월 470만 미조직 여성노동자에게 희망을
주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 법적권리를 위해 발로
뛰고 노동3권보장과 최저임금인상투쟁을 위해 줄기차게 투쟁해온 10년, 때론 힘들
고 외로운 길이었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태고자 노동조
3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 행사스케치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0mac3
합으로 모여들어 똘똘 뭉치는 승리의 길이었다”면서“사회양극화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 앞에서 반노동자적인 정부정책에 맞서 이제 10년의 성과를 발판삼아 전
국여성노동조합이 여성노동자를 위한 정책개발과 정치세력화에 앞장서겠다”고 밝
혔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민주주의탄압에 맞서 여성노조가 희망과 비전을 제
시해달라”고 주문했고, 최순영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현 노동운동의 어려움을 극
복하고 사회발전을 이끄는데 여성노조가 앞장설 것”을 믿으며“앞으로 새삶의 공동
체를 꿈꾸는 여성들의 연대로 함께 힘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노동조합은 그동안 여성노조를 일구고 권리찾기와 처우개선투쟁에 항상 앞
장서 왔고 조합의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조합활동을 활발하게 벌여온 일
곱명의 조합원들에게 모범조합원상을 수여했고, 현재까지 해고와 노조탄압에도 꿋
꿋하게 맞서 투쟁하고 있는 88CC분회에 씨앗상을,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여성노조를 탄생시키고 아낌없이 지원해준 한국여성노동자회에 전
조합원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10주년대회를 신명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만드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전국의 조
합원들이 일하는 시간 틈틈이 대본을 쓰고 함께 모여 연습한 지부 축하공연은 완벽
한 무대준비와 수준높은 내용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큰 북을 힘차게 두드리며 여
성들의 파워를 보여준 난타를 비롯하여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노동가요, 비정규
직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코믹상황극, 청소용역직 여성들의 삶의 애환과 노조활동으
로 단결되는 과정을 그린 노래극, 민요가사를 현장상황에 맞게 바꿔 어깨를 들썩이
게 하는 민요 노가바 등 다양한 업종을 포괄하는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이 만든 대형 걸개그림을 무대위로 올리는 퍼포먼스를 진행
했다.‘10년의 성과를 발판삼아 평등평화의 세상을, 나눔의 실천으로 새 삶의 공동
체 창조를 선언’하고 700만 일하는 여성들 모두의 큰 희망으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힘찬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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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워크샵 3박 4일이라는 일정보다 더 큰 부담감으로 다가온 것은 외국어에 대
한 부담감이었다.“영어도 못하는데, 어떡하지?”
10주년 행사를 마치고 밤 11시가 되어서야 우이동‘명상의 집’에 들어 섰을 때는
이미 각국에서 도착한 국제교류팀은 깊은 잠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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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국제 워크샵
짧은 교류, 긴 소통
- 새로운 전망, 대안적 조직화 전략을 위한 국제워크샵 -
서명순 | 전국여성노동조합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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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제 워크샵에 참석한 나라는 남아프리카, 나카라과, 홍콩, 일본, 한국을 비
롯한 총 14개국 60여명으로 그야말로 다양한 국제적 교류를 경험하는 장이 되었다.
첫날은 전국여성노동조합의 학교비정규직을 조직한 경험과 일본의 도쿄 청년노
동조합의 경험, 동일노동 동일임금 사례를 나누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통역기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시간차이가 있어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함께 웃고 열띤 토론을
나누었다.
도쿄 청년노동조합의 사례는 인상적이었다. 편의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23시
간의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다 과로로 쓰러진 경험, 일자리를 잃게 되면 바로 노숙자
가 되는 바람에, 해고된 사람들을 위해 노동조합이 공원에 50개의 천막을 쳤다는
사례는 충격이었다. 일본에서도 비정규직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만큼이나 처절하고
안타까워 보였다. 그리고 도쿄청년노동조합의 삶과 밀착된 투쟁도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둘째 날은 남아프리카 농업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홍콩 청소서비스 노조
와 니카라과의 자원봉사단체‘MEC’이야기였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난디는 아주
열정적이고 개방적이며 도전적인 친구였고 우리는 남아프리카 농업여성노동자들이
농업지주인 백인들에게서 받는 착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농업여성노동자들은
근로계약과 주거계약을 함께 함으로 인해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이, 아이들은 방치
되는 열악한 상황이었고 우리는 관련된 사진들을 보며 일제히‘아!’탄식했다.
홍콩 청소 서비스 노조는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니 우리보다 더 주변화된
느낌이었다. 홍콩에는 95,000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있지만 용역과 외주화로 그들의
존재는 인식되지 못하고 특히 민간부문의 청소용역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었다. 그리고 니카라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조
직이었다. 한해 2,000여명의 여성 리더를 발굴해 내고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도 7만
명이나 되는 회원조직들을 일일이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물론 니카라
과는 역사적으로 혁명을 경험했고 자본주의 체제가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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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마치 우리나라 70년대 수출자유지역을 연상케 하는 사진은 바로 우리의 과거
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국제워크샵 3박 4일 동안 공부하면서 각 나라 여성노동자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현실문제를 알게 되었다. 자본주의가 오래 되고 발전하면 할수록 일하는 사람
들은 살기가 어려워지고 노동법은 후퇴한다는 것이고, 남아프리카에 있던 베트남에
있던 대한민국에 있던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는 것이었
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와 고용주와 세계화에 대해 저항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각 나
라가 처한 상황은 틀리지만 일하는 사람들의“품위 있는 세상”에 대한 열망은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류와 연대를 위한, 열정적인 토론을 벌였고 그 첫 번째로 88CC에 대한
건의문을 정부와 관련기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일상과 조직에만 파묻혀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는 우리들이었는데, 이번 국제
교류를 통해 시야가 확 넓어진 것 같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의 투쟁과
열정이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여성노조 그대여! 신발 끈을 매어라!
3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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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일회용의 연속이다.
일회용 컵으로 모닝커피를 마시고, 점심시간엔 일회용 젓가락으로 자장면을 먹
고, 저녁에는 시장을 보며 일회용팩에 담긴 식품들을 구입해서 일회용 봉투에 담아
들고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우리가 만든 일회용품들이 우리의 삶 곳곳에서 우리와
마주치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런 쓰레기들이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하
려 하지 않는다. 왜? 마음이 불편하니까! 그걸 생각하면 생활 하나하나가 번거로워
지니까!
연간 사용되는 일회용 기저귀는 얼마나 될까?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일회용기저귀 사용량이 연간 20억8천400만개(약 40톤)
로 유아 한명이 기저귀를 사용하는 개수는 약 4,403개라고 한다. 분해되는데 100
년 이상 걸리는 쓰레기, 2.5톤 청소트럭 약 16대분을 이 땅속에 차곡차곡 쌓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 중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보다 그 심각성이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회
복하기 어려운 오염이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땅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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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천기저귀를써야하는가?
워리 |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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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우리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어지기라도 하듯 땅속에 모든 것을 감추며
살아왔다.
오염만의 문제일까?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와 가족들 때문에 시골로 이사하거나 먹거리, 입을거리,
쓸거리를 자연친화적으로 다 바꿔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유해
한 화학약품에 노출되어 있는지, 인간이 만든 것들이 얼마나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
는지...
너무나 사랑해서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아이들을 화학약품
속에 앉혀놓고 행복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단지 우리 눈에 보이는 편리함과 깨끗함
만을 위해 보이지 않는 훨씬 더 많은 유해물질을 우리 아이들에게 입히고 먹이고 있
지는 않을까?
일회용 기저귀에서는 맹독 성분이 있는 TBT가 검출된 바 있으며, 청결과 위생을
강조하기 위해 표백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첨가되고 있다. 얼마 전 일회
용기저귀에서 애벌레가 나와서 파문이 인적이 있다. 현재 기저귀는 식약청 소관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돼 성분에 대한 기준 및 시험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알 수 없
3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황금똥 천귀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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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기저귀를 하루 24시간 내내 입히고 있는 것이다.
엄마들 중에는 일회용기저귀 사용으로 아기 엉덩이발진이나 짓무름으로 고민해
오다 천기저귀를 찾게 되고, 천기저귀 사용 후 발진이 사라지는 효과를 봤다는 경우
가 많다.
“기저귀 발진 달고 다니던 아들네미 고추가 이뻐졌어요. 하하.. 방수되는 일
체형 쓰던 때는 계속 발진 달고 살았거든요. 일반 종이기저귀는 더 심했구
요. 아토피 피부라 민감해 친환경 중에서도 흡수력 좋은 비싼 기저귀 아님
종이기저귀를 쓸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한번 싸고 바로 갈아 주지 않음.. 정
말.. 엄청 난리납니다. 그래서 천기저귀를 알아보던 중..황금똥이라는 팬티형
천기저귀를 알았네요.”
- 황금똥 천기저귀 고객후기 중 -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회는 달라지지 않았다. 가사와 육아는 고
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와도 여성에게는 가사일이 쌓여
있다. 슈퍼우먼이 아닌 다음에야 직장일에, 가사일에,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감당해
야 하는 여성의 삶은 고달프다. 당연히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일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사실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가 힘들이지 않고 좀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한 욕심 때문이다. 편리함에 길들여진 우리는“환경을 생각한다면, 일회용을 쓰
면 안되지. 하지만 오늘은 이래서... 오늘만... 내일만...”그렇게 날마다 일회용에
길들여져 간다. 그래서 일회용품은 날마다 판매량이 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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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편리함으로 만들어온 세상이 지금이다.
일회용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유해성분이 들어있는지,
연일 뉴스와 방송을 통해서 나와도 우리는 나와 다른 세상의 일이거나 아주 잠시 걱
정하면서‘그래, 이래서는 안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송이 끝
나고 나면 이 생각은 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의
손에서는 또 다른 일회용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회용에 지구와 우리의
몸을 내맡긴 채 썩어가도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천기저귀가 환경과 아기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
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용에 두려움을 갖는 것은‘세탁’
의 번거로움 때문이다.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일회용과는 비교도 안되는 장점들
을 경험할 수 있다.
“저 종이 기저귀 값 모아서 우리 아이 책 많이 사줬습니다. 장난감도요. 한
달에 10만원씩 꼬박꼬박 모아보세요. 정말 큰돈이랍니다....
천기저귀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래 봤자 응가 기저귀 애벌 빨래하는
시간 5분여... 세탁기에 넣고, 세탁 후 꺼내서 널고, 개는 시간 10~20여분...
그게 다입니다. 갈아 주는거요? 어차피 종이기저귀 하루에 10장정도 갈아주
는데 천기저귀도 10~15장정도 갈아줍니다. 별로 차이도 없지요?“
- 황금똥천기저귀 고객후기 중 -
천기저귀의 경우 배변 훈련에 들어가지 전까지 최대 200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
3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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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아기피부가 알 수 없는 화학물질 범벅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 쾌적해짐을 경
험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일회용이 가지는 장점은 말 그대로 한번 쓰고 버린다는 것 밖에 없
다. 오히려 단점이 더 많다. 경제적 부담, 피부질환, 환경오염 등등.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일회용품을 사용해 왔다면,
천기저귀 사용으로, 지구를 지키고, 우리의 지갑을 지키고, 우리의 아기를 지키
는, 말 그대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실천해 보자.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9
한국여성노동자회는 팬티형 천기저귀와 면생리대 쇼핑몰 ‘작은차이
www.littlechai.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차이의 제품들은 빈곤여성들
의 자활공동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판매수익금은 빈곤여성들의 경제적 자립
을 위해, 그리고 한국여노의 어려운 재정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은차이 ☎ 070-7568-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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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세요’이 말처럼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강하게 영향을 미친 말은 없
을 것이다. 여자 연예인이 나와 하얀 눈밭에서 팔을 커다랗게 원을 그려가며 부자되
라고 소리치는 광고를 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외환위기로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그 기분좋은 메시지는 희망을 주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했다. 그 뒤로‘부자되세요’는 인사말이 되기도 하고 반가운 이에게
건네는 덕담이 되기도 했다. 또한 서점가를 온통 몇 억 부자로 만들어줄 비법이 가
득한 책들로 넘쳐나게 만들기도 했고 온갖 신문에는 돈 버는 비법을 싣는 코너를 연
재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회 구석구석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부자되라
는 주문과 교육을 했음에도 우리나라 가정경제 성적은 별로 좋지 않다.
지난해 가계 순저축률이 1% 수준에 머물렀다. 가계 순 저축률은 가계 총 소득에
서 총 지출을 뺀 금액이다. 가계 순 저축률이 1%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은 한마디로
벌어들인 돈에서 소비하고 남은 돈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다.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소득이 형편없는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2000년대 들
어 꾸준히 저축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실질소
4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녹색가계부로살림도살리고지구도살리자
제윤경 | 에듀머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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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이 감소했던 탓일까. 두 가지 모두 정답이 아니다. 우리나라 가계 살림살이를 저
축할 여력 하나 없이 몰아가고 있는 주범은 실상‘빚’때문이다. 가계부채가 결국
700조를 돌파하기에 이른 것이다. 부자 되기 위한 사회 구석구석의 노력들이 너도
나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대열을 형성하면서 주택가격은 폭등하고 주택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한 보통 사람들이 무리한 빚을 내가며 투자한 결과 가정 경제를 빚더미
에 앉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부터 돈에 대한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태도는 더욱 통제 불능한 수준으로
커진다. 빚을 내서 투자한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자산 가치가 상승을 하니 부
자된 기분에 휩싸인다. 살고 있는 아파트 값이 몇 천 만원이 오르고 몇 억이 올랐다
고 해서 분명 손에 쥔 돈은 없다. 그러나 마음은 부채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을 갖게 만들어 신용카드 꺼내는 손에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절약
은 구질구질한 것이고 쉽게 돈을 벌어 걱정 없이 돈 쓰고 사는 부자를 꿈꾸기에 이
른 것이다.
돈이 돈을 쓰는 부자와 사람이 돈을 쓰는 녹색가계부
돈을 끝도 없이 버는 사람이라면 무슨 문제냐고 하겠지만 월 소득이 몇 천만원이
되는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소유하고 있는 자산에 들어가는 고정 유지비용은 삶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 실제로 자신이 직접 소비하고 있는 돈 보다는 깔고 사
는 아파트가 돈을 쓰고 정수기가 돈을 쓰고 승용차가 돈을 쓰는 셈이다. 주말마다
맛 집을 돌아다니며 유류비와 상당한 외식비용을 지출했지만 가족들은 점점 입맛이
까다로워져서 웬만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니 자신은 돈 버는 기계 같
다는 이야기를 한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채무 원금을 상환하
기 위해 죽을 때까지 지금의 소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은 미래에 대한 공포
심을 줄 수 밖에 없다. 결국 돈을 원없이 쓰고 사는 부자가 되고싶어 하지만 정작 돈
을 많이 쓰면 쓸수록 우리는 더욱 돈에 끌려 다니게 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친환경 소비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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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만족감을 경험하면서 돈을 쓴다. 알고 보면 더 넓은 공간은 가족이 사용하지
않는 공간 낭비 일 수 밖에 없다. 그 공간을 유지하고 채우기 위해 소요되는 지출까
지 감안하면 상당한 고소득자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소
비는 소비를 만들어 낸다. 한 두가지를 쓰다보면 다른 소비를 연속적으로 할 수 밖
에 없다. 반대로 한 두가지 불필요한 소비, 욕구 충족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비를 제
거하면 소비 절감효과는 생각보다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수기를 끊으면 월 렌탈료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전기세와 수도세를 함께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식비를 줄이면 냉
장고가 덜 차서 전기세를 줄일 뿐 아니라 남는 반찬을 없애는 약간의 노력으로 외식
비를 줄이고 쓰레기 처리 비용이 줄어든다. 외식비를 줄이면 유류비가 절약되고 전
자제품 소비를 줄임으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냉 난방비까지 줄
어들면서 관리비 전반이 절감되는 것이다. 자동차 한 대에 따라 오는 지출은 유류비
외 할부금, 보험료, 자동차 세금, 대리운전비, 벌금, 수리비 등 필수 지출부터 네비
게이션, 오디오 시스템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물론 모든 소비를 끊고 원시적으로 돈을 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한정된 자
원인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택과 포기를 하는 것이다. 당장 가족의 행복
을 직접적으로 채우는 소비가 아닌 것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그 대신 절감된 비용
4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절약을 통해 만들어진 여유 소득을 저축하는 것은 알고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일 뿐 아니라 미래 재원이 쉽게 확보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사는 것이다.
돈이 많아 우리의 욕망이 원하는 대로 돈을 쓰기만 하는 삶이 부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쓰는 모습이야 말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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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문화생활비를 채우거나 친환경제품 소비를 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일상의
소비 통제는 현금흐름을 안정시켜 금융비용을 줄이는 효과까지 만든다. 절감된 비
용과 금융비용만 잘 활용해도 노후자금과 미래 자녀교육비 일부가 해결 될 수 있다.
절약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절약을 통해 만들어진 여유 소득을
저축하는 것은 알고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일 뿐 아니라 미래 재원이 쉽게 확
보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사는 것이다. 돈이 많아 우리의 욕망이 원하
는 대로 돈을 쓰기만 하는 삶이 부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쓰는 모습이야 말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다.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체계적으로 쓰는 것이 바로 경제적 의사결정과정이다.
사람은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으로 돈을 쓸 때 비로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목표
를 세워 달성함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욕구를 통제하는 데서 자부심을 얻는 것이다.
게다가 선택과 포기의 과정에서 가계 고정 비용을 줄이고 가족의 건강을 위하고 환
경을 위하는 가치 행동까지 이어질 때 강한 자존감이 생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금융비용까지 절감해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게 되면 가정 경제는 선
순환 구조를 가지며 지속가능한 소비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더 많이 쓰며 늘 욕
구불만과 많이 벌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삶에 비해 훨씬 질이 높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욕지족이란 종교인만이 실천하는 추상적인 삶이
아닌 것이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자가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이고 현실
적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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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에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로 내려보낸 2010년도 예산편성지침을 읽어보
았다. 80여쪽에 이르는 문서이지만, 전달하려는 내용은 크게 보아서 딱 한가지다.
4대강사업을 해야겠는데 감세로 국고가 부족하니 다른 예산은 무조건 깎으라는 것
이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도 생략하겠지만, 다른 사업에 대해서
는 조사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간이조사라도 추가로 받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4대
강사업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지원하라고 명시하였다.
당초 13.9조원이라던 4대강사업예산은 발표한지 불과 몇 개월만에 22.2조원으로
뻥튀기가 되었고, 다른 부처에 숨겨진 간접연계사업까지 하면 30조에 이른다. 게다
가 대부분의 토목사업들이 그렇듯이 이 예산도 시간이 흐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많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 이명박정부는 처음엔 일자리창출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일
자리창출효과가 다른 사업에 비해서 매우 적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홍수예방
이라고 했다. 그런데 홍수는 정작 지류지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는 것
이 밝혀지자, 이번엔 오염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염 또한 지류지천의 문제이기
때문에 4대강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라
고 딴소리를 했다. 그런데 물이 부족하다는 통계 자체가 엉터리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그냥 아무런 이야기없이 그냥 강행이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있어야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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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토목건설이냐 사람투자냐
박주현 |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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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라는 게 과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올해 4대강관련예산은 1.1조원이었다. 이조차도 그동안 강정비관련예산에 비해
서 두 배가 부풀려진 것이었다. 그런데 내년 예산은 8.6조을 요구하였다 한다. 평소
예산의 13배이상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 8.6조 가운데 평소의 강정비예산 0.5조를
제외한 8.1조를 가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내는 수업료가 한 달에 15만원 정도 된다. 이것을 면제하여 고등학
교 무상교육을 하는데 2조원이면 된다.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매월 10만원씩 아동
수당을 지급해서 젊은 부모들의 양육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데 2조원이면 된
다. 대학등록금을 소득별로 차등지원해서 저소득층과 서민중산층에게 사실상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데 3.4조원이면 된다.(이명박정부는 등록금후불제를 한다고 엄
청나게 생색을 내고 있으나, 이명박정부 기간중에 쓰겠다는 돈은 1년에 평균 5천억
밖에 되지 않는다. 부담은 이후 정부에게 다 떠넘기고 생색은 혼자서 다 내고 있다.
사실 대학무상교육이 먼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일부진보진영에서 등록금후불제를
주장한 것이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우선은 보육료차등지원처럼 등록금을
6분위까지 차등지원하고 이후에 점차로 지원폭을 늘려서 선진국처럼 대학무상교육
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고 교육받는 과정에 획기적인 지원을 하는데 8조원이 채 들
지 않는다. 이명박정부가 내년에 4대강사업예산이라며 증액한 돈 8.1조원이면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나라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세금과
복지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내년에 부자감세로 인해서 사라지는 세입이 23조 정도인데, 그
돈이면 연봉 2000만원의 상시적인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만들 수 있
다. 지금 이명박정부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만든 월 83만원의 6
개월짜리 일자리가 아니라,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기존
의 사회적 일자리가 아니라, 수익사업을 해서 자립하는 걸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지
원하는 사회적기업일자리가 아니라,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교육·복지·고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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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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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환경·공공안전 등의 공공서비스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면 그것이
곧 상시적인 사회서비스일자리가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에 건강보험공단이 있고 국
민연금에 국민연금공단이 있듯이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사회서비스공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면 될 것이다.
가뜩이나 실업자가 많고 자영업도 과잉경쟁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데, 사회서
비스 일자리 100만개가 확보되면 실업의 구제와 자영업의 과잉경쟁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내수를 살려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
이다.
국민의 세금을 강바닥 파고 부자용돈 주는 데 사용할 것인가, 아이들이 자라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것인가하는 것은, 토목건설과 부자감세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이명박정부와 사람투자와 일자리창출의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국민의
한판승부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4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시선
지금 이명박정부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만든
월 83만원의 6개월짜리 일자리가 아니라,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기존의 사회적 일자리가 아니라,
수익사업을 해서 자립하는 걸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일자리가 아니라,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교육·복지·고용·생태·환경·공공안전 등의 공공서비스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면 그것이 곧 상시적인 사회서비스일자리가 되는 것이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6mac3
저는 2001년 OO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9년을 근무하면서 계속 계약갱신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 3월 2일 OO은행 □□지점 지점장님께서 계약만료
를 갱신이 안 되었으니 2009년 3월 31일까지 정리하라고 통보받았습니다.
해고의 사유는 첫째, 인사고과가 안 좋다. 둘째, 인턴사원채용 때문에 기존 직원
중에 30%정도는 계약갱신을 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내세우며‘본사 인사부 결정
이다’라고 하며 출산하고 복직 할 수 있게 도와 줄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를 내세우며 임신 중인 저에게“지금은 홀몸이 아니
라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더 이상은 당신이 필요 없다”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이런 통보를 받고나니 그 동안 재직하고 있던 동안에도 느꼈던 열심히 해도 인정
해주지 않는 조직인 걸 알고는 있었지만, 9년이란 시간을 한배를 타고 조직을 위해
함께 애써왔던 시간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면서 공공기관인 ○○은행에서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7
현장의 이모저모
육아휴직 중
부당해고 사례에 맞서다
김진희1) | ○○은행 비정규직 노동자
1) 글쓴이의 요청에 따라 필명을 씀을 밝힙니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7mac3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를 했다는 것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정말 부족해서 계약갱
신이 안 된거라면 부당하다는 생각없이 깨끗하게 그만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
했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이 안 되는 이런 현실에서 권리를 되찾고 싶습니다. 부당해
고를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젊은시절 열정을 다해 열심히 근무했던 직장
이었습니다. 하지만 울고 싶어도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뱃속에서 힘
차게 태동하는 아기가 있었으니까요. 밝고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서 자라 주길 바라
는 부모마음은 똑같을 거니까요.
태어날 아이에게 불의에 맞설 줄 아는 엄마의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아무
런 법률적인 지식도, 도움을 받을 곳도 없었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이런 문제로 변
호사를 선임한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라 인터넷과 지인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곳
을 찾던 중 서울여성노동자회에 인터넷 상담을 통해서 법률적 도움을 많이 받았습
니다. 자문변호사님인 한민영 변호사님은 휴가기간에도 출근하여 발 벗고 도와주셨
습니다. 나와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위해 일해주시는 좋은 분 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 아무것도 몰랐던 불안한 마음도 안정이 되
었습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황현숙회장님과 자문변호사 한민영님의 도움으로 OO
은행과 맞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4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임신했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이 안 되는 이런 현실에서 제 권리를 되찾고 싶습니다.
부당해고를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젊은시절 열정을 다해 열심히 근무했던 직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울고 싶어도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뱃속에서 힘차게 태동하는 저희 아기가 있었으니까요.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8mac3
부당해고 구제신청 진행기간 동안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주었고 품에 안겨 밝
게 웃는 아이를 통해 큰 힘을 얻었습니다.
2009. 8.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심문회의일정을 통보받고 출석하게 되었
고 긴장도 많이 되고 법률지식이 없어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저를 위해 도와주셨던
분들을 생각하며 심문회의장에 들어섰습니다. OO은행 측에서는 법률전문가인 노
무사를 앞세워 여러명의 직원들이 출석했고 저는 혼자 심문회의에 출석을 하여 심
문이 진행되었다. 본인이 겪었던 부당함에 대해서 진실만을 얘기했고 근로자측 심
의위원이 저의 억울함을 시원스럽게 대변해 주시며 큰 힘이 되주셨고 심판위원회위
원들의 질문에 쩔쩔매는 OO은행 측 참석자들의 모습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계
약직 근로자들을 대변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다시 은행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OO은행측과 맞서 싸우는 동안 어떤
보상도 없이 큰 도움을 주신 서울여성노동자회와 자문변호사님께 고개숙여 감사말
씀을 드립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9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9mac3
2009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보훈병원지부에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몰아치
는 구조조정의 광풍을 맞아야 했습니다.
2009년 들어 새롭게 출발한 노동조합 집행부가 제 모습을 채 갖추기도 전인 2월
연봉제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노사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상위직에 대한
연봉제를 확대했습니다. 또한 4월 1일에는 가장 힘없는 말단에서 묵묵히 일하는
5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보훈병원 노동자의‘단결’,
그리고‘연대’
양승헌 |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지부 정책국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0mac3
383명의 정원을 서면결의 이사회로 날치기 삭제시
켜 하루아침에 2012년까지의 시한부 정규직으로 전
락시켜 버렸습니다. 곧이어 5월 20일 신규초임을
20% 가까이 일방적으로 삭감시키는가 하면 급기야
6월30일부로 2년도래 비정규직 20명을 사실상 해
고나 다름없는 계약해지를 단행함으로써‘비정규직
보호법’을‘비정규직 해고법’으로 악용하는데 앞장
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여년전 IMF때와 마찬가지로 영양
실에 대한 아웃소싱계획이 핵심적으로 추진되었고 영양실 조합원 117명 전원에 대
한 정원이 삭제되는 일방적인 만행이 또다시 자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고용불
안을 가장 심각하게 겪는 여성노동자의 현실이 보훈병원에서 되풀이 되는 현실에
노동조합도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98년 3월 영양실 조합원 52명에 대한 해고장이 노동조합으로 통보된 이후 수
년 동안 미친듯한 투쟁을 전개하여 해고계획을 철회시키고 병원사업장의 영양실 직
영에 대한 당위성을 알려내서 마침내 2004년 정부로부터 영양실 정원을 확보하고
직영으로의 원상복구를 이뤄냈을 때, 6년여에 걸친 처절한 투쟁의 최종적인 승리를
전 조합원이 함께 감동으로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딱 5년 이었습니다. 딱 5년만인 2009년, 가장 힘없고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영양실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은 다시 추진되었고 2012년부로 영양실
조합원은 다시 해고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10여년간의 투쟁을 통해 영양실을 원상복구 하는 과정에서 미완의 숙제로
남게된 것이 비정규직의 증가였습니다. 사측은 영양실을 공격하는데 이 비정규직을
첫 번째 희생양으로 삼고 6월 30일 2년이 도래하는 비정규직에 대해서 사실상 해
고를 단행함으로써‘비정규직 해고법’을 만드는데 첨병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1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1mac3
이 땅에서 가장 힘없는 계층이‘비정규직 여성노동자’임을 피눈물로 절감하는 순
간이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비정규직의 해고가 가시화되자 노동조합에서는 미가입한 비정규직
원에 대한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 되는 투쟁을 준비
했습니다. 구조조정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있을 수 없음을 알려내고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것이 나아가 정규직을 보호하는 지름길임을 조합원에 알려나
갔습니다.
또한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 등 전국에 산재해있는 관계로 투쟁의 집중력을 극
대화 시키는데 한계가 있던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인 투쟁을 보건의료노조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7월 29일, 말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대내외적인 압박과 탄압을
뚫고 보훈병원지부 최초로 전국 5개 보훈병원지회 동시파업을 10일간 진행했습
니다.
‘서울병원만 파업하는데 지방병원은 왜 모이느냐’,‘비정규직 때문에 파업하는데
정규직이 왜 이용당하느냐’,‘어차피 짤린 사람들 때문에 파업까지 해야 하느냐’등
5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 보건의노조 보훈병원지부,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2mac3
온갖 유언비어와 이간질이 난무하고, 온갖 기관과 단체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나아
가야 하는 10일간의 파업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보훈병원지부 조합원들은 10일간의 파업기간동안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
았습니다. 끝까지 투쟁과정을 함께하고,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실상 병원사업장은 직종이 다양하고 전문직이 다양해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2009년 투쟁은 전 조합원이 직종별 이해관계를 떠나, 정규
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떠나 함께 연대하며 의지하는 투쟁을 전개했기에 그 어려
운 상황 속에서도 10일간의 파업을 흔들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훈병원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미완의 투쟁입니다. 해결한 사항보다 아
직 해결해야할 사항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10
년 전 IMF때도 6년여에 걸쳐 처절하지만 치밀하고 단계적인 투쟁으로 마무리했
습니다.
IMF때와 마찬가지로 2009년부터 전개하는 우리의 투쟁이 결코 만만한 투쟁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쉽게 타올랐다가 쉽게 사그러지는 투쟁으로는 결코 승리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동자로서의 원칙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
길 때 까지 차근차근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입니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는 투쟁으로 마침내 승리해서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는 날을
꼭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9.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보훈병원지부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3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3mac3
현장의 여성들
아기를 튼튼이어린이집(직장보육시
설)에 보내고 막 사무실에 헐레벌떡 들
어오면 반갑게 항상 반겨주시는 팀장님
이 계신다.“수련회 가서 젤 잘 논 동숙
씨가 한 장 써주세요~.”그냥“네”했고
이렇게 엄청난 일 일 줄은 생각 못했다.
훗~ 수줍은 나의 이야기를 꺼내본다.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오빠와 함께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온지도 10여년.
부산에서 나만의 가족을 꾸리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되었다.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사람을 사귀고
자리잡는 일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쉽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난 갈망했다. 직장을 다니
면서 그 속에서 어울리고 용기내서 부
딪히고 하다 보니 지금은, 행복한 내 일
터 이곳에 내가 앉아있다.
컴퓨터만 보고 일만 하는 줄 알았는
데, 이곳저곳 교육도 가라고 하고 수련
회, 연수도 있다고 한다. 아기 때문에 부
담스럽지만 이것 또한 내 노력 없이는
나아질 수 없다 느끼고 아빠와 아기의
유대관계를 높여주기 위해 자주 놀아주
게 하였다. 해서 조금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자유부인 가능성이 조금씩~
보인다) 드디어 남편과 아기를 잠시 두
5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정동숙 |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보육콜센터 운영지원팀
나의이야기로부른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4mac3
고 혼자 연수 가는 첫 날~ 두근두근 콩
콩콩, 난 바쁘다! 어서 떠나고 싶고, 더
많이 보고 싶고 느끼고 싶었다.
그곳은 <한국여성노동자회 통합간부
수련회>. 전국에서 온다는데 고향사람도
보겠구나하며 마냥 기대되었다. 부산에
서 만리포까지 달리는 차안에서 시끌시
끌 신나게 수다 7시간, 지치지 않는 나
의 에너지, 고향과 가까운 만리포를 보
자마자 아~~~~너무 조타~~~~
강의 듣는 중에도 쉬는 시간 중에도
두리번 두리번, 또래도 보이고 어린분도
있는 것 같고 남자 같은 카리스마 아줌
마들도 보이고, 멋쟁이 사모님 같은 아
줌마도 보인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 걸까?
사례발표가 있었다. 가끔씩 들어 왔던
품앗이 사례가 인상적이고, 공제회도 흥
미로웠다. 토론을 위해 방 배정 받아 나
름 각오를 새기고 들어갔다. 내가 막내
인 듯,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있
고 편했다. (나도 한마디정도 할까?), 나
의 일도 얘기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
다. 말을 막상 꺼내니 술술~ 한분이 나
보고 서기를 하란다, 나중에는 발표도
하란다. (이런.. 내가?) 떨리고 긴장되어
웃음만 나왔다. 젤 먼저 하는 것도 좋다
싶어, (해보자) 올라갔다.
남자들이 아니고 여자들만 있는 곳,
부끄럼은 조금씩 사라지고 나의 이야기
처럼 말이 나온다..(어라, 말이 술술 잘
나온다..훗~), 강한 카리스마 여성들만
똘똘 뭉친 곳이구나... 엄마여서 강하고,
여자여서 강하고, 일을 해서 강하고, 이
젠 나서서 주장할 수 있는 목표가 있어
서 강한 한국여노 여성들, 멋지다 그리
고 (눈물이 쬐금 났다...)맘이 찡하다, 한
국여노의 시작은 외롭고 힘들었으나 이
겨냈고 행복을 찾는다. 나의 행복만을
위한 것 보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목청
껏 목소리를 냈다. 희망이 보인다. 상상
만 하던 생각이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
센터 보육콜센터 운영지원팀 현실로 보
이고, 희망이 이루어지는 한국여노! 만
리포까지 와서 내가 느낀 게 있구나, 잘
왔구나!, 벅찬 가슴을 갖고 집으로 향한
다. 하하하, 나를 자꾸 깨워 보여주는 이
곳 일터를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부족한 게 많은 나를....) 고맙습니다.
꾸벅^^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5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5mac3
현장의 여성들
골프장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을 듣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골프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모든
게 서툴렀던 신입시절 장시간 걸어다니
는 일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었습
니다. 경기보조원의 업무는 무거운 골프
백을 어깨에 메고 5시간 넘게 운반하는
일과 고객이 경기를 할 때 필요한 모든
지원과 조언을 해야 합니다. 항상 상냥
하고 친절한 서비스 태도와 정확한 거리
측정, 바람의 방향과 지형을 고려한 정
확한 클럽선택의 조언과 골프장의 특성
등을 설명해야 합니다. 고객이 플레이가
잘 안되서 화를 내거나 짖굳은 농담을
할 때면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힘든 저를 배려해주고 손님들의 짖굳
은 장난도 커버해주는 선배들의 모습에
서 입사 전에 상상했던 그런 소문 속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정 많고
힘들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저는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
객에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도 배워갔
고 기능에서도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
습니다. 그러나 근무 중 볼을 맞거다 다
쳐도 아무런 보상도 없는 노동조건, 고
객으로부터 상스러운 욕을 듣거나 폭행
을 당하고 성희롱을 당해도 하소연할 때
5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김은숙 |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 분회장
단식농성을합니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6mac3
도 없이 경기보조원만 울며 상처받는 일
들, 진행이 늦거나 시설이 낙후되어 생
기는 고객의 불만도 모두 경기보조원의
책임으로 몰아세웁니다. 질서유지라는
명목으로 관리자의 기분에 따라 내려지
는 부당한 벌칙들, 관리자의 눈밖에 나
서 이유도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다가
퇴사하는 동료들, 회사에서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직원과 경기보조원에 대한
차별들, 그리고 인격적인 무시 등 말할
수 없이 많은 부당함들을 견뎌내는 길은
무관심과 체념뿐이었습니다. 우리가 뭉
친다면 이런 부당함을 없앨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은 꿈일 뿐이었습니다.
근무한 지 2개월 되던 때, 남자직원에
게 선배언니가 폭행을 당하자 경기보조
원을 관리하는 마스터가 경기보조원을
해고시켰습니다. 경기보조원의 처지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었습
니다.
그러던 중 98년 회사가 경기보조원들
의 정년제한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구
경만 했습니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던
언니들이 해고당하자 정신이 바짝 들었
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의 도움을 받
아 정년제한을 철회시켰습니다. 99년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절대 앞에 나서지
말라는 엄마와 세상의 가르침이 있었으
나 어쩌다보니 간부직을 맡게 되었습니
다. 꿈과 희망에 부풀어 아무것도 모르
는 노동조합에 대해 배우고 실수하며 동
료들과 함께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노조결성 이후 직장폐쇄, 파업, 승리
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 등으로 힘들었습
니다. 하지만 동료들을 배신하지 않겠다
는 다짐, 맨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되
겠다는 각오.... 그 뿐이었습니다. 그렇
게 우리의 투쟁은 승리했고 경기보조원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무급이지
만 육아휴직, 출산휴가, 생리휴가, 근무
중 안경착용 등.... 우리의 승리로 더 큰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2008년‘88골프장은 노동조합이 있
어 경기보조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한다더라’라는 소문은
다른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임원진도 바뀌
었습니다. 그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노동
조합은 불법이 되어버렸습니다. 작년부
터 해고된 조합원들이 총 58명이 되었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7mac3
현장의 여성들
고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복직을 위한 투
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인 중
노위에서 88CC 경기보조원에 대해 근
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인정했으나 회
사는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위탁사업장
인 88CC는 국회의원 말도, 보훈처 말도
듣지 않습니다. 법과 원칙들 따지던 회
사가 이제 불법을 너무나 쉽게 저지르면
서도 당당하기만 합니다.
요즘 세상에 단식농성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웃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
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밖에 없음을 깨달았고 그래서 시작한 단
식농성이 보름을 넘기고 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안팎이 맑
아지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의 모습이 평
소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권력에
빌붙어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자들을 어
쩌면 용서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까지 들게 합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동료들을 위해 김밥
을 싸 오던 조합원, 재정마련을 위해 꽃
판매를 함께 했던 조합원, 일일주점이
다, 1인 시위다 힘든 내색 없이 간부들의
결정을 묵묵히 따라주던 조합원.... 투쟁
이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늘
집회에 함께 하던 조합원, 생계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내내 미안한 마음
에 눈물이 멈추지 않아 모든 조합원들이
울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성가장으로
오빠의 병원비를 내야하고 고향집에 생
활비를 부쳐야 하는 조합원이 있습니다.
그 조합원은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마트에서 청소 일을 하고 아침 11시에
보훈처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월세가 많이 밀리고 가스며
수도가 끊긴 조합원, 대학등록금 때문에
야간에 일을 하는 조합원....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이 모여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을 했다면 부당함에 저항
한 것밖에 없습니다. 노예의 삶을 거부
한 죄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잘못이 아
니라 너무나 상식적인 일임을 저들이 깨
달을 때까지 우리들의 투쟁은 멈추지 않
을 것입니다.
※ 10월 9일 88CC조합원은 부당징계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였다.
5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8mac3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9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9mac3
6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60mac3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6 1
‘공공기관 비정규직 해고 규탄 및
정규직화 촉구 여성집회’
·주최 : 생생여성행동
·2009.7.14 12:00
국회 여의도 국민은행 앞
제5차 노동포럼-특수고용 노동자 문제
에 대한 입법 논의 정리
특수고용논의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현
재 국회에 입법 발의된 민주당안과 민노
당안을 자세히 비교해서 살펴봄.
(발제 : 김진 변호사 )
·2009. 7.21 16:00~18:00
한국여노 교육장
2009 통합간부수련회
‘통합. 상생. 비상!! 막강 간부들이 떴다.
1박 2일!’
11개지부와 부설기관 활동가 160여명
참여로 영역과 지역을 넘어 소통과 화합
을 통해 간부로서 결속을 다지는 자리.
·2009. 7.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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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주최 : 생생여성행동
·200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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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진압 경찰대신 물과 의약품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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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중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생
수 600병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사측의
봉쇄에 막혀 전달하지 못함.
·2009. 7. 28 11:00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제
비가 오는 가운데 YH노조 선배들과 활
동가들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제
를 진행.
·2009. 8.11
마석 모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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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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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80호 내지76p

  • 1. 일하는여성 통권 제 80호 (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09년 10월 13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태임, 정현주, 신명진, 서윤숙, 장수진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 02-325-6822) 디자인·제작 | 동방기획 (Tel. 02-2277-0365) 통권 제 80 호 (계간지/회원용) 특집 아픔을 넘어 역사를 넘어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 70년대 여성 노동자 운동,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을 만들며... 고 YH김경숙 열사 기념 영화시사회 후기 기획 소외된 여성들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 10년을 돌아본다 - 일하는 여성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장 짧은 교류, 긴 소통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왜 천기저귀를 써야 하는가? 녹색가계부로 살림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자 시선 토목건설이냐 사람투자냐 현장의 이모저모 육아휴직 중 부당해고 사례에 맞서다 보훈병원 노동자의‘단결’, 그리고‘연대’ 현장의 여성들 나의 이야기로 부른다 단식농성을 합니다 만화 한국여성노동자회소식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mac3
  • 2. 지난 9월 21일 (월)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본회와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공동 주최로 고 YH 김경숙열사 30주기 기념 심포지움, <고 YH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시사 회, 기념식을 진행하였다. 심포지움:70년대여성노동자운동,그리고우리들의이야기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고 YH 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 기념 행사 스케치 아픔을 넘어 역사를 넘어 신명진 |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1970년대 유신독제채재에 온몸으로 맞서 노동기본권 회복, 노동문제와 젠더 문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의지와 의미를 재해석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mac3
  • 3.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70년대 여성노동운동의 대표로 청계 피복의 신순애님의 <우리들은 이렇게 싸 웠다>, 전태일열사 이후 시대의 노동운 동에 대한 이야기 여성노동자회 큰언니이자 현재 구로삶 터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윤혜련님의 80 년대 구로동맹파업 이야기 강인순(경남대 사회심리학부)교수의 ‘다시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과 민 주노조운동’주제발제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mac3
  • 4. 90년대 여성노동자 정현숙님, 마산 창원수출자유지역의 외자기업 위장폐 업에 맞서 일본 원정 투쟁을 벌인 한 국수미다 전기 투쟁 이야기 현재 부당해고에 맞서 단식농성중 인 특수고용노동자인 88CC 경기보조 원 김은숙님 영화시사회-YH김경숙그리고우리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장희선 영화감독 및 관계자들의 수고 와 정성, 김경숙열사기념사업회와 본회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김경숙 열사와 KTX승무지부 지부장으로 대변되는 과거와 현재의 여성노동자 이 야기.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6mac3
  • 5. 스크린으로 보는 고 YH김경숙 열사 의 모습 영화의 두 중심인 YH 조합원 선배 들과 오미선 KTX승무지부 지부장 70년대음식나눔 70년대 농성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먹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옥수수, 감자, 주먹밥 등을 나누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7mac3
  • 6. 추모기념식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배옥병(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 선배 님의 사회로 기념식을 시작했다. YH노조 전 지부장이였던 최순영 민주 노동당 최고위원의 기념사. YH노조가 30여년전 군사독재를 무너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듯이 세상을 바꾸는데 여성이 나서야한다고 하였다. 정문자 본회 대표의 김경숙열사기념사 업회 발족보고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8mac3
  • 7.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9 함께 자리한 YH동우회 선배분들 YH 동우회분들과 함께한 고 김경숙열 사의 남동생 살풀이 춤‘푸리’(김경선 진주교방굿 거리 이수자), 22살 젊디 젊은 나이에 돌 아가신 김경숙열사의 영혼에 조그만 위 로가 되었기를 기대한다. 70년대 노동운동가요를 부르고 있는 여성연합 김미란 활동가. YH 선배분들 앞에서 노래하게되 영광이며 김경숙 열 사 40주기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9mac3
  • 8. 이 글의 목적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을 성 인지적 관점과 시대적 맥락에서 다시 살펴보면서 기존 평가가 간과한 점들을 지적하고, 오늘날의 시각에서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 동의 투쟁과 의미를 살펴보는데 있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을 다시 살펴보는 의미는 오늘날 주류 노동운동의 위기, 일부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치우쳐 버린 위 축되고 침체된 대기업 정규직 남성중심의 노동운동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 평가 중 일부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간과 된 점이 있었다. 첫째,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에 의한 민주노조운동이 조합주의적 이고 경제주의적인 한계를 지녔다는 평가이다. 이는 유신독재체제의 1970년대라는 시대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내려진 평가이다. 유신독재체제아래 자주적 노조결 성과 결성한 자주노조의 유지가 어려웠고, 저임금. 저곡가 정책을 기반으로 한 산업 화시기에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생활해야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경 우, 우선적인 해결 과제는 임금인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 강인순 | 경남대, 심리사회학부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0mac3
  • 9. 둘째, 여성노동자운동으로서 1970년대 민주노조 운동이 젠더과제를 제대로 실현 하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이는 시기적으로 분류하여 살펴보는 점이 간과되었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을 시기적으로 나눠보면, 1970년대 초반에는 젠더과제가 여성노동자운동의 과제로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으나 자주적 노조가 기반을 잡고 일 상 활동이 이뤄지는 198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 젠더과제를 실현하게 된다. 즉, 작업장 내 여성비하발언과 호칭 개선, 성희롱의 개선, 산전산후휴가나 생리휴가, 수 유시간을 포함한 모성보호제 실시, 결혼퇴직제 철폐등의 과제들을 실현시켰다. 70 년대에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과 비인간적 노동조건에서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보다 노동자로서 인간이라는 계급정체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1970년대 당시 여성들은 여성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요조숙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가 지배적인 시기이고 진보적인 여성운동이 부재했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성정체성 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단절과 정치민주화, 정치 투쟁과 연대투쟁으로 연결되지 못 했다는 평가이다. 이는 민종진 가스질식사, 기독교방송 진입 항의 투쟁, 부활절 예 배 시위 투쟁, YH무역의 신민당 농성 등에 대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우선, 여 성노동자운동의 조직은 정부주도아래 산별노조의 형태를 띠었지만, 상급단체의 친 자본적, 친정부적 성격으로 인해 투쟁은 개별 조직 단위로 기업 단위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나 타 사업장과의 연대 투쟁 자체가 국가의 폭 력적 통제와 탄압으로 불가능하였다. 긴급조치시대, 유신독재체제 아래서 여성노동 자들이 온몸으로 얻어맞고 터지면서 가열차게 투쟁하여 민주노조인 자주노조를 결 성하였고, 황색노조를 민주화하기도 하였다. 자주적인 노조조직의 보존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사회와 연대를 생각하고 사회민주화 투쟁, 정치투쟁을 함께 한다는 것은 그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민종진 가스질식사 항 의 투쟁, 기독교방송국 진입 항의 투쟁, 부활절 예배 시위 투쟁은 여러 사업자의 여 성노동자들이 공동으로 투쟁한 것으로 여성노동자 운동사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제도 언론의 비판적 기능 상실을 항의하고 노동청의 반 노동자적 태도에 대해 항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1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1mac3
  • 10. 한 투쟁으로서 일종의 정치투쟁의 성격을 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YH무역의 경우 의 자본철수문제는 개별 자본에 대한 투쟁을 넘어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 라고 생각해 신민당사에서 농성하여 박정희 정권이 몰락하는데 기여하였다. 넷째,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이 1980년대 남성중심 노동운동과 단절되었다는 평가이다. 이 평가는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노동운동을 평가했기 때 문에 다음과 같은 점이 간과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 노동운동이 경공업 여 성노동자 중심이었고 1980년대 노동운동이 중화학 대기업의 남성 중심이었으므로, 노동운동의 주체 면에서는 당연히 단절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인지적 관점에 서 노동운동을 보면, 1970년대 노동운동과 1980년대 노동운동은 단절이 아니라 연 속의 노동운동이었다. 1970년대 노동운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여성노동자들 의 투쟁과 운동은 1980년대로 넘어가면서 주변으로 밀려났다. 한국사회의 자본축 적 구조가 여성노동자 중심의 경공업에서 남성노동자 중심의 중화학 공업으로 전환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지역과 부산지역, 마산과 창원, 경인지역의 경우, 1980년과 1990년대 이후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지역노동운동에서 지속적으로 주도 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1997년 IMF 관리체제 이후 구조조정과 시장자유주의로 인한 노동시장 유연화는 여성들을 정규직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시장으로 내 몰았다. 물론 비정규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전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임시직, 시 간제라는 이름으로 고용되었다. 여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고용의 다수를 차지하자 1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2mac3
  • 11. 여성노동자운동은 위축되었고, 고용 불안정과 낮은 임금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여 성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노동 상황에서 여성노동 자들은 성별 노조인 여성노조를 건설하여, 다시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여성노동자들의 노조운동은 2000년대 현재까지 단절된 적이 없었고, 운동의 중심성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런 평가 역시 남성 중심적 노동운동에 대한 평 가에 기인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이었다면, 1980년대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은 남성 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IMF 이후 시장자유주 의 확산에 따라 빠르게 진행된 자본의 세계화,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비정규 직 고용을 증대시켜 노동자 계급의 분화를 가져 왔다. 2000년대 이처럼 변화되고 있는 노동사회 현실에서 1980년대 정규직 대기업 중심의 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침체와 위기를 겪고 있다. 즉, 남성, 정규직, 대기업 의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 현실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영세· 중소기업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 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경공업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다수 노동 력이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오늘날, 비정규직 고용이 보편화되고 있고 여성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고용이 다수인 현실에서 본인은 여성노동자들이 민주노조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 다고 본다. 1970년대 유신독재체제에 온몸으로 맞서 노동기본권 회복과 노동문제 와 젠더문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의 의지와 의미는 시장자유주 의의 확대와 노동시장시장의 유연화정책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2000년대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 해결 없이 현재의 노동운동의 침체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힘들다고 보 기 때문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3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3mac3
  • 12. 김경숙 열사 30주기를 맞아 70년대 여성 노동자운동을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 했다. 연구자와 당시 노동 운동을 했던 당사자들이 함께 해 당시 여성 노동자운동을 기억하며, 그것이 현재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다시 보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과 민주노조운동”에서 강인순 교수는 1970년 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 평가에 대해 1970년대의 정치경제적 배경과 성인 지적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평가는 현재 2009년 노동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즉 일부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에 치우친 대기업 남성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으로 인해 노동운동이 지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 동자들의 노동문제와 젠더문제 해결 없이는 지금의 어려움이 극복되기 어렵다고 보 기 때문이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노동운동의 관점 에서 정치투쟁과 연대투쟁을 하지 않았고, 개별 사업장 중심의 여성노동자 운동이 지역사회와 단절되어 노동조건 개선에만 치중해 정치민주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1970년대 경공업 중심의 여성노동자들에 의해 주도된 민주 1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70년대 여성노동자운동,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양지 | 한국여성노동자회 조사연구부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4mac3
  • 13. 노조운동이 조합주의적이고 경제주의 적인 한계를 지녔고, 여성운동의 관점 에서 젠더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못했 다고 보는 것이다. 강인순 교수는 1970년대라는 시대적 맥락, 사회경제적 배경, 성인지적 관점 을 가지고 1970년대 여성 노동자 운동 을 운동의 주체, 목표나 이념, 조직과 활동, 운동의 과제, 노동 통제 등을 중 심으로 기존 평가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신순애(청계피복), 8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윤혜련(가리봉 전자), 9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정현숙(한국 수미다 전기), 그리고 200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 당사자 김은숙(88 컨트리 클럽). 이들의 존재는 70년대 민주노조 운동이 단절된 적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 증거들이었다. 1970년 만들어진 청계피복 노조는 1972년에는 조합원이 무려 7천명에 이르렀다. 당시 노조의 주된 활동은 체불임금을 받아주는 것이었다. 노조가 좀 더 안정화되면 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시작해 1974년 근로시간 단축과 일요일 휴무투쟁, 1975년 퇴직금 보장 투쟁, 1979년 임금인상과 유니온 샵 제도 도입 투쟁 등 많은 성 과를 이뤘다. 1970년대 청계피복 노조를 만들어 투쟁했던 신순애는 70년대 운동이 80년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받는데 못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수 없었다고 말 했다. 유신독재체제하에서 70년대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각종 탄압을 받아 숨 어살 수 밖에 없다보니 그 당시를 증언하고 알릴 이들이 없었다고 한다. 역사는 사료 로 말하는데 탄압으로 인해 사료조차 남겨놓은게 없고 그러다보니 당시 여성노동운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5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5mac3
  • 14. 동이 드러나지 않아 그러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신순애는 공부하면 서 직접 그 당시 여성노동운동을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80년대 노동현장 당사자인 윤혜련은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노 동법도 알게 되면서 노동조합을 결성해 노동운동을 했다. 이러한 경험을 자신의 삶 의 맥락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짚어냈다. 70년대 노동운동이 경제위주의 조합주 의인 각 단위 투쟁으로 실패했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80년대에는 연대활동 을 통한 정치투쟁을 해나갔다. 그러나 80년대후반 산업구조조정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공장 여성노동자들은 영세하청으로 분산되어 조직화하 기 힘들었다. 이후 새로운 대안운동으로 노동자협동조합을 꿈꿔‘공동체 한백’을 만들었다. 윤혜련은 앞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은 힘들듯하다며 지역주민과 함께 천천 히 살면서 변화를 꿈꿀 것이라고 했다. 1990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게 해보자, 한국 수미다 전기의 정현숙이 있었다. 90년은 전국노동조합협의회가 결성된 해로 90년대 전노협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시 전노협은 정권과 자본에게 커다란 위협이었기에 각종 탄압을 받고 있었다. 일 반 사업 노조가 탄압받고 있을 때 외국자본 기업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 시기 외국자본 철수로 인해 외자기업 노동자들은 생존권의 위 협을 받고 있었고, 그 속에 마산수출자유지역내 한국 수미다 전기가 있었다. 한국 수미다 전자 노동조합은 일본 원정을 통한 본사투쟁과 함께 한국내에 외자기업의 횡포와 이를 방관하는 정부의 만행을 온 국민에게 알려내는 투쟁을 해나갔다. 공장 을 재가동하지는 못했지만 우선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국내 일간지에 사과문을 발 표하였으며 투쟁 조합원에 대한 생계대책비, 투쟁경비, 밀린 임금 및 투쟁기간 동안 의 임금을 얻어내는 성과를 냈다. 수미다 전자의 일본원정 투쟁은 국외 노동자 연대 투쟁의 장을 넓히고 외자기업투쟁의 한 전형을 남겼다. 2009년 현재, 내가 배운 가치의 소중함을 위하여 투쟁중인 88 컨트리 클럽의 김 은숙이 있다. 1992년 88CC 골프장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던 그녀는 경 기보조원에 대한 인격적 무시, 각종 차별 등을 무관심과 체념으로 견뎌냈고, 그 시 1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6mac3
  • 15. 기 노동조합은 멀기만 했다. 1998년 회사의 경기보조원 40세 정년제로 인해 친하 게 지내던 언니가 정년대상이 되면서 경기보조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 는데 동참해 정년 철회를 이뤄냈다. 이후 전국여성노동조합에 가입해 전체 90%이 상이 가입했고, 이때부터 시작된 회사의 탄압, 1명을 제외한 간부전원이 해고되었 고, 복직투쟁이 시작되었다. 해고된 간부가 복직하고 이후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 고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최초로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2008년 정권이 바뀌고 임 원진이 바뀌면서 경기보조원은 다시 개인사업자이고 노동조합은 불법이라며 탄압 이 다시 시작되었고 조합원 58명이 해고되었다. 다시 88cc는 투쟁을 시작했고, 지 금 현재 김은숙은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김은숙은 말한다. 노동조합활동으로 인해 경기보조원에 대한 사회인식이 크게 변했다고. 그리고 그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내 권리만큼 타인의 권리도 소중함’을 알았다고 말한다.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의 운동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를 지나 지금도 우 리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노동의 주변화, 그 결과 노동운동에서 도 주변화되어 있는 우리, 지금 여성노동자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현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이 역시 우리 여성노동자임을 말해주고 있다. 선배들의 경험, 그것이 현재의 우리들에게 면면히 흐르기를.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7mac3
  • 16. 처음 YH사건과 김경숙 열사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맡기고 싶다는 제안을 받 았을 때, 솔직히 겁부터 났다. 대학 이 후,‘페미니즘’과‘영화’라는 두 단어에 의미를 두고 살았지만 항상 내가 잘 아 는 것들에서 시작했었다. 이전에 한국여 노와 함께 만든 <재희 이야기>, <화기애 애>등은‘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부족 하다 해도, 한국에서 살아 온 여성이라면 겪어봤고, 느꼈던 일이었으므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여성노동자들’, 더구나‘열사’에 관한 영 화를 만든다?“만들 수 있을까?”보다는“만들어도 될까?”라는 생각에,“왜 저한 테...”라는 질문을 했다.“모르는 사람으로서, 그 입장에서 만들었으면 한다”는 대 답에 나는 이 겁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치게 된 벽은 YH사건의 의미 와 김경숙 열사의‘열사’로서의 의미였다.‘YH 사건’도‘김경숙 열사’도 결과에 의 해 그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았다. 그냥‘우연한’일이었을까? 우연히 신민당사에 1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을 만들며... 장희선 | 영화감독 ▲ 장희선 감독 <YH 김경숙 그리고 우리들>은 <꽃다운>으로 영화제목을 바꾸었습니다. ▶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8mac3
  • 17. 들어가게 되었고, 우연히 목숨을 잃었던 것인가? 가장 중요한 의문이었다. YH 노동조합 분들을 찾아 인터뷰했다. 첫 번째 의문이 풀어졌다. YH사건은 YH 노조가 가졌던 자립적이고 단결력이 강했기에 가능했고, 당시 여성노동자들의 현실 을 알려야 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민주노조를 만들 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고, 민주적 성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그 안에서 단결한 사람들, 그리고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YH사건의 긴박 함보다 YH노조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열사’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태 일 열사와 달리 김경숙‘열사’의 위대함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고향 의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누이라던가, 극한 상황에서 폭력 진압에 의해 살해되었다 는 것. 안타까운 죽음이긴 하지만,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작 업을 해가면서 얻게 된 답은 김경숙 열사가‘위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79년까지 2 년간 쓴 일기를 읽으며 느끼게 되는 그녀는 이제 막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요즈음에 비하면 소박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노동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절실함과 믿음은 여전히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힘이 아닐까. 요즘엔 자꾸 패배적인 우울감에 빠지려고 한다. 기본적인 상식은 통하지 않은 지 오래고, 한 때 희망을 줬던 사람들의 죽음마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세상은 가진 자 를 중심으로 무섭게 돌아가고, 그 안에서 나는 너무나 힘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체념 하고 받아들이고 싶어진다. 이런 때, YH 노조와 같은 동료가 있다면, 김경숙 열사 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는다면, 다시 한 번 용기를 낼 수 있을 거 같다. 체념하고 살기엔 남은 시간은 길고 계속되며,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한 신념 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1 9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19mac3
  • 18. 2009년 9월 21일 고 YH 김경숙 열사 30주기 추모제에 참석하는 날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무거운 하늘처럼 암울하다는 생각으로 추모 제에 참석하였다. “YH김경숙 그리고 우리들”... 김경숙열사가 우리 여성노동운동 의 시발이 되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 는 나에게 그녀의 생활과 생각들이 오롯이 담겨있는 영화 상영은 나를 더욱 부끄럽 게 만들었다. 초등학교6학년 때부터 가족의 생계와 동생의 학교진학을 위하여 경제활동에 들 어간 김경숙 열사의 모습은 우리 어머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공부에 대한 본인의 열의를 접어야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서울에 올라와서 일을 시작해야 했던 김경숙 열사에게는 본인의 즐거움과 행복을 생각하기도 전에 너무나 무거운 생활의 책임이 주어진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야학을 하면서 한문공부와 영어공부를 하는 김경숙 열사의 모습은 2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고 YH김경숙 열사 기념 영화를 보고... 하은희 |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활동가 ▲ 하은희 활동가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0mac3
  • 19. 하루하루에 대한 애정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기조발언을 하였던 김경숙 열사의 당당한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전율은 단지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의한 것이기보 다, 하루하루의 삶에 대한 처절한 애정이 담겨있는 듯 들렸다. 동생들과 어머니를 잊지 않고 편지와 일기를 남겼던 따스한 마음이 살아있었고, 일하는 것에 대한 애정 이 남달랐던 김경숙 열사에게 어쩌면 가진 자가 휘두드는 폭력을 모르는 척하며 피 하고 본인의 살길만 찾는 것은 김경숙 열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였을 것이다. 현재의 KTX승무지부 지부장을 맡아 투쟁을 해내가는 오미선씨에게도 마찬가지 였으리라 그녀는 노동쟁의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은 투쟁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어하던 평범한 사람이였다. 하지만 당연히 가져야 할 노동에 대한 대가와 당연히 인 정되었어야 할 권리를 짖밟히면서 오미선씨는 눈을 감고 돌아서지 않았다. 함께하 는 동지들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뒤돌아서지 않고, 눈을 감지 않고, 본인들에게 주어진 길에 충 실했다는 것이다. 영화 시사회를 통해 본 여성노동의 역사에서 그녀들이 만들어 내 는 지금의 우리들의 권리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잊지 않아야겠다. 무거운 하늘아래 비오는 와중에 열렸던 고 YH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제에서 그 하늘의 무게보다 더 힘들었던 시대가 있었고 내리는 비보다 더 많은 눈물과 땀을 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1 동생들과 어머니를 잊지 않고 편지와 일기를 남겼던 따스한 마음이 살아있었고, 일하는 것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김경숙 열사에게 어쩌면 가진 자가 휘두드는 폭력을 모르는 척하며 피하고 본인의 살길만 찾는 것은 김경숙 열사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였을 것이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1mac3
  • 20. 렸던 노동의 역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자리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눈빛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지켜낸 인간다운 당당함을, 그리고 노동으로 삶을 빛내며 나뿐만 아니라 옆의 동료와 나중 에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걸음까지 고민하는 따스함이 있었다. 솔직히.... 누구나 나서고 싶지 않고, 일어나고 싶지 않다. 깨우치지 않고, 모든 것이 저절로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더 많다. 굳이 내가 아니여도 역사는 흐르고 새벽은 온다고 위로도 해보곤 한다. 내가 알아나가고, 바꾸어나가는 나 하나의 힘이 미미할테니 시작도 하지말자고 스스로를 정당화 시켜보려고 한 다....하지만 나의 이러한 나태함이 온몸에 넘치는 동안, 분노하고, 일어서고, 깨우 치고, 깨지고, 변화시키고, 다시 일어섰다. 선배들의 역사가 바래지고 있는 것을 외 면할 수가 없다. 무거운 하늘이 문제가 아니다. 비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내 팔자가 문제가 아 니다. 김경숙 열사가 생각하고, 우리 선배들이 생각하고 행동한 것처럼 나는 이 자 리에서 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2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영화시사회 후 기념촬영에서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2mac3
  • 21. 전국여성노동조합은 1999년 8월 29일 조합원 400명으로 결성되었고, 여성우선 해고,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산 등 악화되고 있는 여성노동자 현실에 대응하여 일하 는 여성들의 노동권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건설된 조직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 활동을 한 마디로 얘기한다면‘소외된 여성노동자들의 희망’이었다. 기존 노동조합에서도 외면하던 비정규직 조직화의 기치를 내걸고 6,000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했다. 일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전국 단일노조 형태로 만들었고,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문제임을 선언 했으며, 여성에게 맞는 방식의 여성친화적 조직운영을 해 왔고, 또 비정규직의 조건 에 맞게 단계적이고 유연한 투쟁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었다. 가령 88CC분회를 조직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 문 제를 제기하였고, 용역분회를 조직하면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학교비정규직을 조직 하면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여성 리더십 (간부)도 육성하였다. 그리고 여성노조에만 있는 사업으로 더불어 함께 나누는 운동 실천이 있다. 2007 년부터 공식 사업으로 채택한 이 운동은 어려운 조건에 있는 여성비정규직들이 실 천하는 나누는 삶이다. 나누는 삶이 주는 행복을 체험하는 일이다. 나눔에 참여한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3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소외된 여성들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 10년을 돌아본다 - 이혜순 |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3mac3
  • 22. 조합원들의 높은 만족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진정 사람들은 언제 행복을 느끼는 지 우리들 삶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에 저항함과 동시에 나누는 삶을 통한 행복을 찾아가자. 특히 지역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으로 나누는 삶 들의 만남을 확장하여 우리들의 행복을 우리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일이다. 또,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활동은 한국사회 비정규직 운동을 일구어 낸 소중 한 경험이었다. 여성노조 출범 당시 어색했던 이름인 비정규직을 수면위로 끌어올 렸다. 출범 이듬해에 한국여성노동자회와 공동으로‘비정규직 여성 권리찾기 운동 본부’를 만들어 비정규직의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법적 권리를 지속적으로 홍보했 으며 상담과 투쟁을 지원했다. 비정규직은 좋지 않은 고용형태이고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많이 있었으나 실제로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 직인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조건에서 여 성노조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이며, 따라서 당사자들을 조직 하여 주체로 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표방하고 그 일을 해 온 것이다. 앞으로도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일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소외된 여성노동자들에 2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 여성노조 10년 과제 워크샵 2009. 8. 13 -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4mac3
  • 23. 게 더 큰 희망이 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자 한다. 그 한 발 전진을 위하여 몇 가지 과제를 정했는데 간단히 소개한다. 이 과제들은 조합원들과 함께 올해 계속 토론하 여, 2010년 대의원대회때 사업계획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과제 1 : 조직의 측면에서 1) 조합원이 중심이 되는 조직 체계 만들기 : 한 사업장에 한 사람씩 일하고 있는 조건에 맞는 기초 단위 모임을 만들고 체계화해야 한다. 2) 간부역량 강화 : 현장 간부들의 활동역량 강화, 체계적인 상근 간부 양성 시스 템 마련, 지역 지부의 경험과 사례 공유를 통한 상근 간부들의 조직활동 지원, 취약 지부 지원, 그리고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상근 간부들의 재충전과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3) 조직 확대와 활동 영역 확장 : 여성노동자의 조직율은 6%, 비정규직 여성노동 자는 1.5%에 불과하다. 조직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조합원이 있는 업종에 대한 조직확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하고, 나아가 취업 알선, 직업훈련, 경제공동체 등의 조합사업, 도서교환, 생활법률상담, 자녀프로그램, 지역사회와 결합한 의 료서비스 등 공제영역의 개발과 확대로 조직을 확대하고 여성의 생애와 함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5 실제로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인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조건에서 여성노조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이며, 따라서 당사자들을 조직하여 주체로 세우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표방하고 그 일을 해 온 것이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5mac3
  • 24. 하는 조합활동을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과의 논의, 지부별 시범사업, 여성노동자회와 네트워크 형성 등 인적 물적 조건을 고려한 활동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과제 2 : 투쟁 및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1) 업종별 요구 투쟁 : 업종별 요구 투쟁 및 이를 통한 근로조건의 개선, 불이익으 로부터의 보호는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 이다. 용역분회들은 원청 책임을 만드는 법제도개선과 최저임금 현실화, 학교 비정규직은 모범적인 사례를 확산해 나가면서 결국 시도교육청이 책임지는 구 조를 만드는 것, 의료급여관리사들은 무기계약 전환 등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88CC분회는 현안 투쟁을 승리하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이다. 2) 이슈 확장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 : 여성노동자로서 나는, 노동자이고, 여성이 며, 소비자이고 유권자이다. 우리 삶은 이런 다양한 조건이 어떻게 만들어 지 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식량가격의 상승, 석유가격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물가인상이 계속되면 급여가 올라도 삶은 더 어려워진다. 사회제도적으로 저 렴한 공공주택 제공, 무상 교육 확대, 육아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면 우리는 지금 받는 돈으로도 훨씬 좋은 삶의 조건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인 우리 삶의 조건은 현장에서의 요구투쟁만으로는 매우 제한적 이어서 사회제도 개선이 중요하다. 따라서 노동자, 여성, 소비자, 유권자, 생활 인으로서 삶의 질을 높일 과제를 확장하고 이를 조합원들과 함께 하기 위한 일 상교육과 토론, 실천,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세력화를 위한 적극적 인 선거활동 등 정치활동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3)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선전 및 연대 : 여성노조가 가진 소중한 경험 하 나하나가 폭넓게 공유될 수 있도록, 선전 영역을 강화하여 도움이 필요한 여성 들이 여성노조의 문을 두드리도록 해야 한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인터넷 2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6mac3
  • 25. 매체 활용 등을 적극 검토하여 소통의 폭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더불어 진 보적인 여성계에서 여성노조의 성장을 여성운동의 과제로 가져갈 수 있게 연 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과제 3 : 교육의 측면에서 전여노조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한 사업장에 한명씩 일하는 조합원들이 모 이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모임을 활성화하고 모임에서 교육 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짧은 내용, 쉬운 전달, 매체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정리한 교육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과제 4 : 조합원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 가치, 비전 만들기 1)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 담론 만들기 : 여성노조는 근로조건 개선활동과 더 불어 함께 나누는 실천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초보적인 형태지만 이 시도는 여성노동조합이 조합원들과 함께 공동체적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상호 부조적 결합을 통해 자주적인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공공성과 대안적 사회경제시스템 을 창출해 내고 대안적 가치와 삶을 추구하는 사회운동과 결합해 나가야 할 것 이다. 2) 조합원과 함께하는 사회적 실천 : 더불어 함께 나누는 운동 실천을 지역으로도 확장시켜 경제적·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조합원들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 여하도록 해야 한다. 직거래, 장터, 씨앗 나눔 등 생활요구를 모아 실천하는 조 직 틀을 만들고 이후 대안경제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자. 공제회, 신용협 동조합 등은 사회적 경제적 동반자의 역할과 나눔 활동을 한다. 보다 나은 미 래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자. 6,000명의 조합원이 무엇 을 하고 싶은 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해야 할 시점 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7mac3
  • 26. 3) 우리가 만들어가는 여성주의 가치관의 확인 : 우리가 공동으로 만들어 가고 있 는 여성주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이것은 여성노동자가 갖고 있는 다중적 정체 성, 관계중심, 비위계적 사고, 협력과 상생의 마음을 우리가 지향하는 하나의 가치관으로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된 여성친화적 조직활동의 철학은 조합원들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성장시키고 권력과 돈이 아닌 사람중 심의 대안 사회를 만들어 가는 힘이 된다. 이를 위해‘여성친화적 조직이 지향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에 대 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2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우리 사회의 가치관 여성노동조합의 가치관 직장 가정 남성의 일 여성의 일 중요한 일 사소한 일 노동조합 활동은 직장의 일, 정규직 남성의 근 로조건 개선 활동 직장과 가정은 다 같이 중요한 일 경제활동과 자녀양육, 가사노동은 남성과 여성이, 사회가 함께 분담 노동조합 활동은 직장과 가정, 삶을 함께 나누 고 개선하는 활동 권력과 돈이 주인인 관점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주인 ·회사에서는 사장이 주인 ·조합에서는 위원장이 주인 ·사회에서는 남성이 주인 ·국가에서는 대통령이 주인 사람이 주인인 관점 ·가정에서는 가족이 주인 ·회사에서는 사장과 노동자가 주인 ·조합에서는 조합원이 주인 ·사회에서는 남녀가 함께 주인 ·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 지배적 철학 ·경제성장 우선 ·경쟁과 효율성 우선 ·노동에 대한 가치절하 ·더 많은 소비를 통한 자존감 향상 여성은 열등하고 남성 의존적이며 수동적이다. 여성들끼리는 잘 단결하지 못한다. 대안 철학 ·지속가능한 성장 우선 ·협력과 상생 우선 ·노동의 존중 ·적은 소비를 하면서도 삶의 질 개선 여성은 배려하고 협조한다. 평등세상을 원하는 여성의 힘은 우리사회를 민주적으로 변화시킨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8mac3
  • 27. 지난 9월 12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는‘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 장’이라는 주제로 여성노조 10주년 기념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약 600여명의 조합원들과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 최순영 민주 노동당 최고위원, 이철순 일하는여성아카데미 대표,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 표, 최상림 초대 위원장, 나지현 2대 위원장 등 각계각층의 여성계 인사들이 참석하 여 여성노조 10년의 도전과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대회에서 여성노조는‘여성비정규직 차별철폐, 괜찮은 여성 일자리 확보, 새 삶의 공동체 창조’를 3대 요구로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용역노동자들의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2 9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 행사스케치 일하는 여성의 희망 전국여성노동조합, 10년의 도전과 성장 김은숙 | 전국여성노조 조직국장 -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에서 -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29mac3
  • 28. 고용과 노조활동 권리보장,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보장, 공공부문에서 일하 는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현실화, 임신·출산 걱정 없는 직장생활 보장 등에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남희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99년 8월 470만 미조직 여성노동자에게 희망을 주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 법적권리를 위해 발로 뛰고 노동3권보장과 최저임금인상투쟁을 위해 줄기차게 투쟁해온 10년, 때론 힘들 고 외로운 길이었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태고자 노동조 3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대회 행사스케치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0mac3
  • 29. 합으로 모여들어 똘똘 뭉치는 승리의 길이었다”면서“사회양극화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 앞에서 반노동자적인 정부정책에 맞서 이제 10년의 성과를 발판삼아 전 국여성노동조합이 여성노동자를 위한 정책개발과 정치세력화에 앞장서겠다”고 밝 혔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민주주의탄압에 맞서 여성노조가 희망과 비전을 제 시해달라”고 주문했고, 최순영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현 노동운동의 어려움을 극 복하고 사회발전을 이끄는데 여성노조가 앞장설 것”을 믿으며“앞으로 새삶의 공동 체를 꿈꾸는 여성들의 연대로 함께 힘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노동조합은 그동안 여성노조를 일구고 권리찾기와 처우개선투쟁에 항상 앞 장서 왔고 조합의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조합활동을 활발하게 벌여온 일 곱명의 조합원들에게 모범조합원상을 수여했고, 현재까지 해고와 노조탄압에도 꿋 꿋하게 맞서 투쟁하고 있는 88CC분회에 씨앗상을,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여성노조를 탄생시키고 아낌없이 지원해준 한국여성노동자회에 전 조합원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10주년대회를 신명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만드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전국의 조 합원들이 일하는 시간 틈틈이 대본을 쓰고 함께 모여 연습한 지부 축하공연은 완벽 한 무대준비와 수준높은 내용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큰 북을 힘차게 두드리며 여 성들의 파워를 보여준 난타를 비롯하여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노동가요, 비정규 직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코믹상황극, 청소용역직 여성들의 삶의 애환과 노조활동으 로 단결되는 과정을 그린 노래극, 민요가사를 현장상황에 맞게 바꿔 어깨를 들썩이 게 하는 민요 노가바 등 다양한 업종을 포괄하는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이 만든 대형 걸개그림을 무대위로 올리는 퍼포먼스를 진행 했다.‘10년의 성과를 발판삼아 평등평화의 세상을, 나눔의 실천으로 새 삶의 공동 체 창조를 선언’하고 700만 일하는 여성들 모두의 큰 희망으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힘찬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1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1mac3
  • 30. 국제워크샵 3박 4일이라는 일정보다 더 큰 부담감으로 다가온 것은 외국어에 대 한 부담감이었다.“영어도 못하는데, 어떡하지?” 10주년 행사를 마치고 밤 11시가 되어서야 우이동‘명상의 집’에 들어 섰을 때는 이미 각국에서 도착한 국제교류팀은 깊은 잠에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3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여성노동조합 10주년 기념 국제 워크샵 짧은 교류, 긴 소통 - 새로운 전망, 대안적 조직화 전략을 위한 국제워크샵 - 서명순 | 전국여성노동조합 부위원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2mac3
  • 31. 이번 국제 워크샵에 참석한 나라는 남아프리카, 나카라과, 홍콩, 일본, 한국을 비 롯한 총 14개국 60여명으로 그야말로 다양한 국제적 교류를 경험하는 장이 되었다. 첫날은 전국여성노동조합의 학교비정규직을 조직한 경험과 일본의 도쿄 청년노 동조합의 경험, 동일노동 동일임금 사례를 나누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통역기를 통해 전달이 되는데 시간차이가 있어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함께 웃고 열띤 토론을 나누었다. 도쿄 청년노동조합의 사례는 인상적이었다. 편의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23시 간의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다 과로로 쓰러진 경험, 일자리를 잃게 되면 바로 노숙자 가 되는 바람에, 해고된 사람들을 위해 노동조합이 공원에 50개의 천막을 쳤다는 사례는 충격이었다. 일본에서도 비정규직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만큼이나 처절하고 안타까워 보였다. 그리고 도쿄청년노동조합의 삶과 밀착된 투쟁도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둘째 날은 남아프리카 농업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와 홍콩 청소서비스 노조 와 니카라과의 자원봉사단체‘MEC’이야기였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난디는 아주 열정적이고 개방적이며 도전적인 친구였고 우리는 남아프리카 농업여성노동자들이 농업지주인 백인들에게서 받는 착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농업여성노동자들은 근로계약과 주거계약을 함께 함으로 인해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이, 아이들은 방치 되는 열악한 상황이었고 우리는 관련된 사진들을 보며 일제히‘아!’탄식했다. 홍콩 청소 서비스 노조는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니 우리보다 더 주변화된 느낌이었다. 홍콩에는 95,000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있지만 용역과 외주화로 그들의 존재는 인식되지 못하고 특히 민간부문의 청소용역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었다. 그리고 니카라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조 직이었다. 한해 2,000여명의 여성 리더를 발굴해 내고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도 7만 명이나 되는 회원조직들을 일일이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물론 니카라 과는 역사적으로 혁명을 경험했고 자본주의 체제가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3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3mac3
  • 32. 특성, 마치 우리나라 70년대 수출자유지역을 연상케 하는 사진은 바로 우리의 과거 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국제워크샵 3박 4일 동안 공부하면서 각 나라 여성노동자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현실문제를 알게 되었다. 자본주의가 오래 되고 발전하면 할수록 일하는 사람 들은 살기가 어려워지고 노동법은 후퇴한다는 것이고, 남아프리카에 있던 베트남에 있던 대한민국에 있던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는 것이었 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와 고용주와 세계화에 대해 저항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각 나 라가 처한 상황은 틀리지만 일하는 사람들의“품위 있는 세상”에 대한 열망은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류와 연대를 위한, 열정적인 토론을 벌였고 그 첫 번째로 88CC에 대한 건의문을 정부와 관련기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일상과 조직에만 파묻혀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는 우리들이었는데, 이번 국제 교류를 통해 시야가 확 넓어진 것 같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의 투쟁과 열정이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여성노조 그대여! 신발 끈을 매어라! 3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4mac3
  • 33. 우리의 일상은 일회용의 연속이다. 일회용 컵으로 모닝커피를 마시고, 점심시간엔 일회용 젓가락으로 자장면을 먹 고, 저녁에는 시장을 보며 일회용팩에 담긴 식품들을 구입해서 일회용 봉투에 담아 들고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우리가 만든 일회용품들이 우리의 삶 곳곳에서 우리와 마주치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런 쓰레기들이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하 려 하지 않는다. 왜? 마음이 불편하니까! 그걸 생각하면 생활 하나하나가 번거로워 지니까! 연간 사용되는 일회용 기저귀는 얼마나 될까?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일회용기저귀 사용량이 연간 20억8천400만개(약 40톤) 로 유아 한명이 기저귀를 사용하는 개수는 약 4,403개라고 한다. 분해되는데 100 년 이상 걸리는 쓰레기, 2.5톤 청소트럭 약 16대분을 이 땅속에 차곡차곡 쌓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 중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보다 그 심각성이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회 복하기 어려운 오염이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땅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다. 그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5 왜천기저귀를써야하는가? 워리 |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5mac3
  • 34. 러나 우리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어지기라도 하듯 땅속에 모든 것을 감추며 살아왔다. 오염만의 문제일까?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와 가족들 때문에 시골로 이사하거나 먹거리, 입을거리, 쓸거리를 자연친화적으로 다 바꿔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유해 한 화학약품에 노출되어 있는지, 인간이 만든 것들이 얼마나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 는지... 너무나 사랑해서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아이들을 화학약품 속에 앉혀놓고 행복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단지 우리 눈에 보이는 편리함과 깨끗함 만을 위해 보이지 않는 훨씬 더 많은 유해물질을 우리 아이들에게 입히고 먹이고 있 지는 않을까? 일회용 기저귀에서는 맹독 성분이 있는 TBT가 검출된 바 있으며, 청결과 위생을 강조하기 위해 표백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첨가되고 있다. 얼마 전 일회 용기저귀에서 애벌레가 나와서 파문이 인적이 있다. 현재 기저귀는 식약청 소관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돼 성분에 대한 기준 및 시험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알 수 없 3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황금똥 천귀저기 -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6mac3
  • 35. 는 화학물질로 뒤범벅된 기저귀를 하루 24시간 내내 입히고 있는 것이다. 엄마들 중에는 일회용기저귀 사용으로 아기 엉덩이발진이나 짓무름으로 고민해 오다 천기저귀를 찾게 되고, 천기저귀 사용 후 발진이 사라지는 효과를 봤다는 경우 가 많다. “기저귀 발진 달고 다니던 아들네미 고추가 이뻐졌어요. 하하.. 방수되는 일 체형 쓰던 때는 계속 발진 달고 살았거든요. 일반 종이기저귀는 더 심했구 요. 아토피 피부라 민감해 친환경 중에서도 흡수력 좋은 비싼 기저귀 아님 종이기저귀를 쓸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한번 싸고 바로 갈아 주지 않음.. 정 말.. 엄청 난리납니다. 그래서 천기저귀를 알아보던 중..황금똥이라는 팬티형 천기저귀를 알았네요.” - 황금똥 천기저귀 고객후기 중 -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회는 달라지지 않았다. 가사와 육아는 고 스란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와도 여성에게는 가사일이 쌓여 있다. 슈퍼우먼이 아닌 다음에야 직장일에, 가사일에,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감당해 야 하는 여성의 삶은 고달프다. 당연히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일은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사실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가 힘들이지 않고 좀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한 욕심 때문이다. 편리함에 길들여진 우리는“환경을 생각한다면, 일회용을 쓰 면 안되지. 하지만 오늘은 이래서... 오늘만... 내일만...”그렇게 날마다 일회용에 길들여져 간다. 그래서 일회용품은 날마다 판매량이 늘 수밖에 없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7mac3
  • 36. 그런 편리함으로 만들어온 세상이 지금이다. 일회용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유해성분이 들어있는지, 연일 뉴스와 방송을 통해서 나와도 우리는 나와 다른 세상의 일이거나 아주 잠시 걱 정하면서‘그래, 이래서는 안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송이 끝 나고 나면 이 생각은 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의 손에서는 또 다른 일회용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회용에 지구와 우리의 몸을 내맡긴 채 썩어가도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천기저귀가 환경과 아기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 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용에 두려움을 갖는 것은‘세탁’ 의 번거로움 때문이다.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면 일회용과는 비교도 안되는 장점들 을 경험할 수 있다. “저 종이 기저귀 값 모아서 우리 아이 책 많이 사줬습니다. 장난감도요. 한 달에 10만원씩 꼬박꼬박 모아보세요. 정말 큰돈이랍니다.... 천기저귀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이래 봤자 응가 기저귀 애벌 빨래하는 시간 5분여... 세탁기에 넣고, 세탁 후 꺼내서 널고, 개는 시간 10~20여분... 그게 다입니다. 갈아 주는거요? 어차피 종이기저귀 하루에 10장정도 갈아주 는데 천기저귀도 10~15장정도 갈아줍니다. 별로 차이도 없지요?“ - 황금똥천기저귀 고객후기 중 - 천기저귀의 경우 배변 훈련에 들어가지 전까지 최대 200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 3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8mac3
  • 37. 고, 아기피부가 알 수 없는 화학물질 범벅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 쾌적해짐을 경 험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일회용이 가지는 장점은 말 그대로 한번 쓰고 버린다는 것 밖에 없 다. 오히려 단점이 더 많다. 경제적 부담, 피부질환, 환경오염 등등.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일회용품을 사용해 왔다면, 천기저귀 사용으로, 지구를 지키고, 우리의 지갑을 지키고, 우리의 아기를 지키 는, 말 그대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실천해 보자.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3 9 한국여성노동자회는 팬티형 천기저귀와 면생리대 쇼핑몰 ‘작은차이 www.littlechai.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차이의 제품들은 빈곤여성들 의 자활공동체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판매수익금은 빈곤여성들의 경제적 자립 을 위해, 그리고 한국여노의 어려운 재정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은차이 ☎ 070-7568-682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39mac3
  • 38. ‘부자되세요’이 말처럼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강하게 영향을 미친 말은 없 을 것이다. 여자 연예인이 나와 하얀 눈밭에서 팔을 커다랗게 원을 그려가며 부자되 라고 소리치는 광고를 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외환위기로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그 기분좋은 메시지는 희망을 주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했다. 그 뒤로‘부자되세요’는 인사말이 되기도 하고 반가운 이에게 건네는 덕담이 되기도 했다. 또한 서점가를 온통 몇 억 부자로 만들어줄 비법이 가 득한 책들로 넘쳐나게 만들기도 했고 온갖 신문에는 돈 버는 비법을 싣는 코너를 연 재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회 구석구석에서 보통 사람들에게 부자되라 는 주문과 교육을 했음에도 우리나라 가정경제 성적은 별로 좋지 않다. 지난해 가계 순저축률이 1% 수준에 머물렀다. 가계 순 저축률은 가계 총 소득에 서 총 지출을 뺀 금액이다. 가계 순 저축률이 1%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은 한마디로 벌어들인 돈에서 소비하고 남은 돈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다.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소득이 형편없는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2000년대 들 어 꾸준히 저축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실질소 4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녹색가계부로살림도살리고지구도살리자 제윤경 | 에듀머니 대표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0mac3
  • 39. 득이 감소했던 탓일까. 두 가지 모두 정답이 아니다. 우리나라 가계 살림살이를 저 축할 여력 하나 없이 몰아가고 있는 주범은 실상‘빚’때문이다. 가계부채가 결국 700조를 돌파하기에 이른 것이다. 부자 되기 위한 사회 구석구석의 노력들이 너도 나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대열을 형성하면서 주택가격은 폭등하고 주택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한 보통 사람들이 무리한 빚을 내가며 투자한 결과 가정 경제를 빚더미 에 앉게 만든 것이다. 여기서부터 돈에 대한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태도는 더욱 통제 불능한 수준으로 커진다. 빚을 내서 투자한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자산 가치가 상승을 하니 부 자된 기분에 휩싸인다. 살고 있는 아파트 값이 몇 천 만원이 오르고 몇 억이 올랐다 고 해서 분명 손에 쥔 돈은 없다. 그러나 마음은 부채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을 갖게 만들어 신용카드 꺼내는 손에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절약 은 구질구질한 것이고 쉽게 돈을 벌어 걱정 없이 돈 쓰고 사는 부자를 꿈꾸기에 이 른 것이다. 돈이 돈을 쓰는 부자와 사람이 돈을 쓰는 녹색가계부 돈을 끝도 없이 버는 사람이라면 무슨 문제냐고 하겠지만 월 소득이 몇 천만원이 되는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소유하고 있는 자산에 들어가는 고정 유지비용은 삶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 실제로 자신이 직접 소비하고 있는 돈 보다는 깔고 사 는 아파트가 돈을 쓰고 정수기가 돈을 쓰고 승용차가 돈을 쓰는 셈이다. 주말마다 맛 집을 돌아다니며 유류비와 상당한 외식비용을 지출했지만 가족들은 점점 입맛이 까다로워져서 웬만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니 자신은 돈 버는 기계 같 다는 이야기를 한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채무 원금을 상환하 기 위해 죽을 때까지 지금의 소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은 미래에 대한 공포 심을 줄 수 밖에 없다. 결국 돈을 원없이 쓰고 사는 부자가 되고싶어 하지만 정작 돈 을 많이 쓰면 쓸수록 우리는 더욱 돈에 끌려 다니게 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친환경 소비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1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1mac3
  • 40. 더 큰 만족감을 경험하면서 돈을 쓴다. 알고 보면 더 넓은 공간은 가족이 사용하지 않는 공간 낭비 일 수 밖에 없다. 그 공간을 유지하고 채우기 위해 소요되는 지출까 지 감안하면 상당한 고소득자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소 비는 소비를 만들어 낸다. 한 두가지를 쓰다보면 다른 소비를 연속적으로 할 수 밖 에 없다. 반대로 한 두가지 불필요한 소비, 욕구 충족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비를 제 거하면 소비 절감효과는 생각보다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수기를 끊으면 월 렌탈료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전기세와 수도세를 함께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식비를 줄이면 냉 장고가 덜 차서 전기세를 줄일 뿐 아니라 남는 반찬을 없애는 약간의 노력으로 외식 비를 줄이고 쓰레기 처리 비용이 줄어든다. 외식비를 줄이면 유류비가 절약되고 전 자제품 소비를 줄임으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냉 난방비까지 줄 어들면서 관리비 전반이 절감되는 것이다. 자동차 한 대에 따라 오는 지출은 유류비 외 할부금, 보험료, 자동차 세금, 대리운전비, 벌금, 수리비 등 필수 지출부터 네비 게이션, 오디오 시스템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물론 모든 소비를 끊고 원시적으로 돈을 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한정된 자 원인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택과 포기를 하는 것이다. 당장 가족의 행복 을 직접적으로 채우는 소비가 아닌 것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그 대신 절감된 비용 4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절약을 통해 만들어진 여유 소득을 저축하는 것은 알고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일 뿐 아니라 미래 재원이 쉽게 확보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사는 것이다. 돈이 많아 우리의 욕망이 원하는 대로 돈을 쓰기만 하는 삶이 부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쓰는 모습이야 말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2mac3
  • 41. 을 문화생활비를 채우거나 친환경제품 소비를 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일상의 소비 통제는 현금흐름을 안정시켜 금융비용을 줄이는 효과까지 만든다. 절감된 비 용과 금융비용만 잘 활용해도 노후자금과 미래 자녀교육비 일부가 해결 될 수 있다. 절약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절약을 통해 만들어진 여유 소득을 저축하는 것은 알고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일 뿐 아니라 미래 재원이 쉽게 확 보되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고 사는 것이다. 돈이 많아 우리의 욕망이 원하 는 대로 돈을 쓰기만 하는 삶이 부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쓰는 모습이야 말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다. 우선순위를 결정해 돈을 체계적으로 쓰는 것이 바로 경제적 의사결정과정이다. 사람은 경제적 의사결정 과정으로 돈을 쓸 때 비로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목표 를 세워 달성함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욕구를 통제하는 데서 자부심을 얻는 것이다. 게다가 선택과 포기의 과정에서 가계 고정 비용을 줄이고 가족의 건강을 위하고 환 경을 위하는 가치 행동까지 이어질 때 강한 자존감이 생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금융비용까지 절감해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게 되면 가정 경제는 선 순환 구조를 가지며 지속가능한 소비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더 많이 쓰며 늘 욕 구불만과 많이 벌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삶에 비해 훨씬 질이 높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욕지족이란 종교인만이 실천하는 추상적인 삶이 아닌 것이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자가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이고 현실 적인 과제이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3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3mac3
  • 42. 올해 4월에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로 내려보낸 2010년도 예산편성지침을 읽어보 았다. 80여쪽에 이르는 문서이지만, 전달하려는 내용은 크게 보아서 딱 한가지다. 4대강사업을 해야겠는데 감세로 국고가 부족하니 다른 예산은 무조건 깎으라는 것 이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도 생략하겠지만, 다른 사업에 대해서 는 조사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간이조사라도 추가로 받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4대 강사업에 대해서는 차질없이 지원하라고 명시하였다. 당초 13.9조원이라던 4대강사업예산은 발표한지 불과 몇 개월만에 22.2조원으로 뻥튀기가 되었고, 다른 부처에 숨겨진 간접연계사업까지 하면 30조에 이른다. 게다 가 대부분의 토목사업들이 그렇듯이 이 예산도 시간이 흐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많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 이명박정부는 처음엔 일자리창출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일 자리창출효과가 다른 사업에 비해서 매우 적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홍수예방 이라고 했다. 그런데 홍수는 정작 지류지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는 것 이 밝혀지자, 이번엔 오염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염 또한 지류지천의 문제이기 때문에 4대강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라 고 딴소리를 했다. 그런데 물이 부족하다는 통계 자체가 엉터리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번엔 그냥 아무런 이야기없이 그냥 강행이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있어야할‘염 4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시선 토목건설이냐 사람투자냐 박주현 |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4mac3
  • 43. 치’라는 게 과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올해 4대강관련예산은 1.1조원이었다. 이조차도 그동안 강정비관련예산에 비해 서 두 배가 부풀려진 것이었다. 그런데 내년 예산은 8.6조을 요구하였다 한다. 평소 예산의 13배이상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 8.6조 가운데 평소의 강정비예산 0.5조를 제외한 8.1조를 가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에서 내는 수업료가 한 달에 15만원 정도 된다. 이것을 면제하여 고등학 교 무상교육을 하는데 2조원이면 된다.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매월 10만원씩 아동 수당을 지급해서 젊은 부모들의 양육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데 2조원이면 된 다. 대학등록금을 소득별로 차등지원해서 저소득층과 서민중산층에게 사실상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데 3.4조원이면 된다.(이명박정부는 등록금후불제를 한다고 엄 청나게 생색을 내고 있으나, 이명박정부 기간중에 쓰겠다는 돈은 1년에 평균 5천억 밖에 되지 않는다. 부담은 이후 정부에게 다 떠넘기고 생색은 혼자서 다 내고 있다. 사실 대학무상교육이 먼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일부진보진영에서 등록금후불제를 주장한 것이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우선은 보육료차등지원처럼 등록금을 6분위까지 차등지원하고 이후에 점차로 지원폭을 늘려서 선진국처럼 대학무상교육 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고 교육받는 과정에 획기적인 지원을 하는데 8조원이 채 들 지 않는다. 이명박정부가 내년에 4대강사업예산이라며 증액한 돈 8.1조원이면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나라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세금과 복지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내년에 부자감세로 인해서 사라지는 세입이 23조 정도인데, 그 돈이면 연봉 2000만원의 상시적인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100만개 이상 만들 수 있 다. 지금 이명박정부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만든 월 83만원의 6 개월짜리 일자리가 아니라,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기존 의 사회적 일자리가 아니라, 수익사업을 해서 자립하는 걸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지 원하는 사회적기업일자리가 아니라,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교육·복지·고용·생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5 시선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5mac3
  • 44. 태·환경·공공안전 등의 공공서비스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면 그것이 곧 상시적인 사회서비스일자리가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에 건강보험공단이 있고 국 민연금에 국민연금공단이 있듯이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사회서비스공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면 될 것이다. 가뜩이나 실업자가 많고 자영업도 과잉경쟁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데, 사회서 비스 일자리 100만개가 확보되면 실업의 구제와 자영업의 과잉경쟁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내수를 살려서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 이다. 국민의 세금을 강바닥 파고 부자용돈 주는 데 사용할 것인가, 아이들이 자라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것인가하는 것은, 토목건설과 부자감세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이명박정부와 사람투자와 일자리창출의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국민의 한판승부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4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시선 지금 이명박정부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만든 월 83만원의 6개월짜리 일자리가 아니라, 월 100만원이 채 되지 않고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기존의 사회적 일자리가 아니라, 수익사업을 해서 자립하는 걸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일자리가 아니라,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교육·복지·고용·생태·환경·공공안전 등의 공공서비스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해주면 그것이 곧 상시적인 사회서비스일자리가 되는 것이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6mac3
  • 45. 저는 2001년 OO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9년을 근무하면서 계속 계약갱신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 3월 2일 OO은행 □□지점 지점장님께서 계약만료 를 갱신이 안 되었으니 2009년 3월 31일까지 정리하라고 통보받았습니다. 해고의 사유는 첫째, 인사고과가 안 좋다. 둘째, 인턴사원채용 때문에 기존 직원 중에 30%정도는 계약갱신을 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내세우며‘본사 인사부 결정 이다’라고 하며 출산하고 복직 할 수 있게 도와 줄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를 내세우며 임신 중인 저에게“지금은 홀몸이 아니 라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더 이상은 당신이 필요 없다”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이런 통보를 받고나니 그 동안 재직하고 있던 동안에도 느꼈던 열심히 해도 인정 해주지 않는 조직인 걸 알고는 있었지만, 9년이란 시간을 한배를 타고 조직을 위해 함께 애써왔던 시간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면서 공공기관인 ○○은행에서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7 현장의 이모저모 육아휴직 중 부당해고 사례에 맞서다 김진희1) | ○○은행 비정규직 노동자 1) 글쓴이의 요청에 따라 필명을 씀을 밝힙니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7mac3
  • 46.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를 했다는 것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정말 부족해서 계약갱 신이 안 된거라면 부당하다는 생각없이 깨끗하게 그만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 했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이 안 되는 이런 현실에서 권리를 되찾고 싶습니다. 부당해 고를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젊은시절 열정을 다해 열심히 근무했던 직장 이었습니다. 하지만 울고 싶어도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뱃속에서 힘 차게 태동하는 아기가 있었으니까요. 밝고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서 자라 주길 바라 는 부모마음은 똑같을 거니까요. 태어날 아이에게 불의에 맞설 줄 아는 엄마의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아무 런 법률적인 지식도, 도움을 받을 곳도 없었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이런 문제로 변 호사를 선임한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라 인터넷과 지인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곳 을 찾던 중 서울여성노동자회에 인터넷 상담을 통해서 법률적 도움을 많이 받았습 니다. 자문변호사님인 한민영 변호사님은 휴가기간에도 출근하여 발 벗고 도와주셨 습니다. 나와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위해 일해주시는 좋은 분 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 아무것도 몰랐던 불안한 마음도 안정이 되 었습니다. 서울여성노동자회 황현숙회장님과 자문변호사 한민영님의 도움으로 OO 은행과 맞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4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임신했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이 안 되는 이런 현실에서 제 권리를 되찾고 싶습니다. 부당해고를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젊은시절 열정을 다해 열심히 근무했던 직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울고 싶어도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뱃속에서 힘차게 태동하는 저희 아기가 있었으니까요.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8mac3
  • 47. 부당해고 구제신청 진행기간 동안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주었고 품에 안겨 밝 게 웃는 아이를 통해 큰 힘을 얻었습니다. 2009. 8.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심문회의일정을 통보받고 출석하게 되었 고 긴장도 많이 되고 법률지식이 없어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저를 위해 도와주셨던 분들을 생각하며 심문회의장에 들어섰습니다. OO은행 측에서는 법률전문가인 노 무사를 앞세워 여러명의 직원들이 출석했고 저는 혼자 심문회의에 출석을 하여 심 문이 진행되었다. 본인이 겪었던 부당함에 대해서 진실만을 얘기했고 근로자측 심 의위원이 저의 억울함을 시원스럽게 대변해 주시며 큰 힘이 되주셨고 심판위원회위 원들의 질문에 쩔쩔매는 OO은행 측 참석자들의 모습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계 약직 근로자들을 대변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다시 은행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OO은행측과 맞서 싸우는 동안 어떤 보상도 없이 큰 도움을 주신 서울여성노동자회와 자문변호사님께 고개숙여 감사말 씀을 드립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4 9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49mac3
  • 48. 2009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보훈병원지부에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몰아치 는 구조조정의 광풍을 맞아야 했습니다. 2009년 들어 새롭게 출발한 노동조합 집행부가 제 모습을 채 갖추기도 전인 2월 연봉제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노사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상위직에 대한 연봉제를 확대했습니다. 또한 4월 1일에는 가장 힘없는 말단에서 묵묵히 일하는 5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보훈병원 노동자의‘단결’, 그리고‘연대’ 양승헌 | 보건의료노조 보훈병원지부 정책국장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0mac3
  • 49. 383명의 정원을 서면결의 이사회로 날치기 삭제시 켜 하루아침에 2012년까지의 시한부 정규직으로 전 락시켜 버렸습니다. 곧이어 5월 20일 신규초임을 20% 가까이 일방적으로 삭감시키는가 하면 급기야 6월30일부로 2년도래 비정규직 20명을 사실상 해 고나 다름없는 계약해지를 단행함으로써‘비정규직 보호법’을‘비정규직 해고법’으로 악용하는데 앞장 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10여년전 IMF때와 마찬가지로 영양 실에 대한 아웃소싱계획이 핵심적으로 추진되었고 영양실 조합원 117명 전원에 대 한 정원이 삭제되는 일방적인 만행이 또다시 자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고용불 안을 가장 심각하게 겪는 여성노동자의 현실이 보훈병원에서 되풀이 되는 현실에 노동조합도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98년 3월 영양실 조합원 52명에 대한 해고장이 노동조합으로 통보된 이후 수 년 동안 미친듯한 투쟁을 전개하여 해고계획을 철회시키고 병원사업장의 영양실 직 영에 대한 당위성을 알려내서 마침내 2004년 정부로부터 영양실 정원을 확보하고 직영으로의 원상복구를 이뤄냈을 때, 6년여에 걸친 처절한 투쟁의 최종적인 승리를 전 조합원이 함께 감동으로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딱 5년 이었습니다. 딱 5년만인 2009년, 가장 힘없고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영양실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은 다시 추진되었고 2012년부로 영양실 조합원은 다시 해고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10여년간의 투쟁을 통해 영양실을 원상복구 하는 과정에서 미완의 숙제로 남게된 것이 비정규직의 증가였습니다. 사측은 영양실을 공격하는데 이 비정규직을 첫 번째 희생양으로 삼고 6월 30일 2년이 도래하는 비정규직에 대해서 사실상 해 고를 단행함으로써‘비정규직 해고법’을 만드는데 첨병역할을 자임했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1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1mac3
  • 50. 이 땅에서 가장 힘없는 계층이‘비정규직 여성노동자’임을 피눈물로 절감하는 순 간이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비정규직의 해고가 가시화되자 노동조합에서는 미가입한 비정규직 원에 대한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 되는 투쟁을 준비 했습니다. 구조조정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있을 수 없음을 알려내고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것이 나아가 정규직을 보호하는 지름길임을 조합원에 알려나 갔습니다. 또한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 등 전국에 산재해있는 관계로 투쟁의 집중력을 극 대화 시키는데 한계가 있던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인 투쟁을 보건의료노조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7월 29일, 말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대내외적인 압박과 탄압을 뚫고 보훈병원지부 최초로 전국 5개 보훈병원지회 동시파업을 10일간 진행했습 니다. ‘서울병원만 파업하는데 지방병원은 왜 모이느냐’,‘비정규직 때문에 파업하는데 정규직이 왜 이용당하느냐’,‘어차피 짤린 사람들 때문에 파업까지 해야 하느냐’등 5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현장의 이모저모 ▲ 보건의노조 보훈병원지부,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2mac3
  • 51. 온갖 유언비어와 이간질이 난무하고, 온갖 기관과 단체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나아 가야 하는 10일간의 파업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보훈병원지부 조합원들은 10일간의 파업기간동안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 았습니다. 끝까지 투쟁과정을 함께하고,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실상 병원사업장은 직종이 다양하고 전문직이 다양해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2009년 투쟁은 전 조합원이 직종별 이해관계를 떠나, 정규 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떠나 함께 연대하며 의지하는 투쟁을 전개했기에 그 어려 운 상황 속에서도 10일간의 파업을 흔들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훈병원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미완의 투쟁입니다. 해결한 사항보다 아 직 해결해야할 사항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10 년 전 IMF때도 6년여에 걸쳐 처절하지만 치밀하고 단계적인 투쟁으로 마무리했 습니다. IMF때와 마찬가지로 2009년부터 전개하는 우리의 투쟁이 결코 만만한 투쟁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쉽게 타올랐다가 쉽게 사그러지는 투쟁으로는 결코 승리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동자로서의 원칙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 길 때 까지 차근차근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입니다. 앞으로도 지치지 않는 투쟁으로 마침내 승리해서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는 날을 꼭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9.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보훈병원지부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3 현장의 이모저모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3mac3
  • 52. 현장의 여성들 아기를 튼튼이어린이집(직장보육시 설)에 보내고 막 사무실에 헐레벌떡 들 어오면 반갑게 항상 반겨주시는 팀장님 이 계신다.“수련회 가서 젤 잘 논 동숙 씨가 한 장 써주세요~.”그냥“네”했고 이렇게 엄청난 일 일 줄은 생각 못했다. 훗~ 수줍은 나의 이야기를 꺼내본다.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오빠와 함께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온지도 10여년. 부산에서 나만의 가족을 꾸리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되었다.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사람을 사귀고 자리잡는 일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쉽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난 갈망했다. 직장을 다니 면서 그 속에서 어울리고 용기내서 부 딪히고 하다 보니 지금은, 행복한 내 일 터 이곳에 내가 앉아있다. 컴퓨터만 보고 일만 하는 줄 알았는 데, 이곳저곳 교육도 가라고 하고 수련 회, 연수도 있다고 한다. 아기 때문에 부 담스럽지만 이것 또한 내 노력 없이는 나아질 수 없다 느끼고 아빠와 아기의 유대관계를 높여주기 위해 자주 놀아주 게 하였다. 해서 조금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자유부인 가능성이 조금씩~ 보인다) 드디어 남편과 아기를 잠시 두 5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정동숙 |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보육콜센터 운영지원팀 나의이야기로부른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4mac3
  • 53. 고 혼자 연수 가는 첫 날~ 두근두근 콩 콩콩, 난 바쁘다! 어서 떠나고 싶고, 더 많이 보고 싶고 느끼고 싶었다. 그곳은 <한국여성노동자회 통합간부 수련회>. 전국에서 온다는데 고향사람도 보겠구나하며 마냥 기대되었다. 부산에 서 만리포까지 달리는 차안에서 시끌시 끌 신나게 수다 7시간, 지치지 않는 나 의 에너지, 고향과 가까운 만리포를 보 자마자 아~~~~너무 조타~~~~ 강의 듣는 중에도 쉬는 시간 중에도 두리번 두리번, 또래도 보이고 어린분도 있는 것 같고 남자 같은 카리스마 아줌 마들도 보이고, 멋쟁이 사모님 같은 아 줌마도 보인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모인 걸까? 사례발표가 있었다. 가끔씩 들어 왔던 품앗이 사례가 인상적이고, 공제회도 흥 미로웠다. 토론을 위해 방 배정 받아 나 름 각오를 새기고 들어갔다. 내가 막내 인 듯,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있 고 편했다. (나도 한마디정도 할까?), 나 의 일도 얘기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 다. 말을 막상 꺼내니 술술~ 한분이 나 보고 서기를 하란다, 나중에는 발표도 하란다. (이런.. 내가?) 떨리고 긴장되어 웃음만 나왔다. 젤 먼저 하는 것도 좋다 싶어, (해보자) 올라갔다. 남자들이 아니고 여자들만 있는 곳, 부끄럼은 조금씩 사라지고 나의 이야기 처럼 말이 나온다..(어라, 말이 술술 잘 나온다..훗~), 강한 카리스마 여성들만 똘똘 뭉친 곳이구나... 엄마여서 강하고, 여자여서 강하고, 일을 해서 강하고, 이 젠 나서서 주장할 수 있는 목표가 있어 서 강한 한국여노 여성들, 멋지다 그리 고 (눈물이 쬐금 났다...)맘이 찡하다, 한 국여노의 시작은 외롭고 힘들었으나 이 겨냈고 행복을 찾는다. 나의 행복만을 위한 것 보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목청 껏 목소리를 냈다. 희망이 보인다. 상상 만 하던 생각이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 센터 보육콜센터 운영지원팀 현실로 보 이고, 희망이 이루어지는 한국여노! 만 리포까지 와서 내가 느낀 게 있구나, 잘 왔구나!, 벅찬 가슴을 갖고 집으로 향한 다. 하하하, 나를 자꾸 깨워 보여주는 이 곳 일터를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부족한 게 많은 나를....) 고맙습니다. 꾸벅^^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5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5mac3
  • 54. 현장의 여성들 골프장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을 듣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골프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모든 게 서툴렀던 신입시절 장시간 걸어다니 는 일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었습 니다. 경기보조원의 업무는 무거운 골프 백을 어깨에 메고 5시간 넘게 운반하는 일과 고객이 경기를 할 때 필요한 모든 지원과 조언을 해야 합니다. 항상 상냥 하고 친절한 서비스 태도와 정확한 거리 측정, 바람의 방향과 지형을 고려한 정 확한 클럽선택의 조언과 골프장의 특성 등을 설명해야 합니다. 고객이 플레이가 잘 안되서 화를 내거나 짖굳은 농담을 할 때면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힘든 저를 배려해주고 손님들의 짖굳 은 장난도 커버해주는 선배들의 모습에 서 입사 전에 상상했던 그런 소문 속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정 많고 힘들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저는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 객에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도 배워갔 고 기능에서도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 습니다. 그러나 근무 중 볼을 맞거다 다 쳐도 아무런 보상도 없는 노동조건, 고 객으로부터 상스러운 욕을 듣거나 폭행 을 당하고 성희롱을 당해도 하소연할 때 5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김은숙 |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 분회장 단식농성을합니다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6mac3
  • 55. 도 없이 경기보조원만 울며 상처받는 일 들, 진행이 늦거나 시설이 낙후되어 생 기는 고객의 불만도 모두 경기보조원의 책임으로 몰아세웁니다. 질서유지라는 명목으로 관리자의 기분에 따라 내려지 는 부당한 벌칙들, 관리자의 눈밖에 나 서 이유도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다가 퇴사하는 동료들, 회사에서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직원과 경기보조원에 대한 차별들, 그리고 인격적인 무시 등 말할 수 없이 많은 부당함들을 견뎌내는 길은 무관심과 체념뿐이었습니다. 우리가 뭉 친다면 이런 부당함을 없앨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은 꿈일 뿐이었습니다. 근무한 지 2개월 되던 때, 남자직원에 게 선배언니가 폭행을 당하자 경기보조 원을 관리하는 마스터가 경기보조원을 해고시켰습니다. 경기보조원의 처지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었습 니다. 그러던 중 98년 회사가 경기보조원들 의 정년제한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구 경만 했습니다. 하지만 친하게 지내던 언니들이 해고당하자 정신이 바짝 들었 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의 도움을 받 아 정년제한을 철회시켰습니다. 99년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절대 앞에 나서지 말라는 엄마와 세상의 가르침이 있었으 나 어쩌다보니 간부직을 맡게 되었습니 다. 꿈과 희망에 부풀어 아무것도 모르 는 노동조합에 대해 배우고 실수하며 동 료들과 함께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노조결성 이후 직장폐쇄, 파업, 승리 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 등으로 힘들었습 니다. 하지만 동료들을 배신하지 않겠다 는 다짐, 맨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되 겠다는 각오.... 그 뿐이었습니다. 그렇 게 우리의 투쟁은 승리했고 경기보조원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무급이지 만 육아휴직, 출산휴가, 생리휴가, 근무 중 안경착용 등.... 우리의 승리로 더 큰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2008년‘88골프장은 노동조합이 있 어 경기보조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한다더라’라는 소문은 다른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임원진도 바뀌 었습니다. 그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노동 조합은 불법이 되어버렸습니다. 작년부 터 해고된 조합원들이 총 58명이 되었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7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7mac3
  • 56. 현장의 여성들 고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복직을 위한 투 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인 중 노위에서 88CC 경기보조원에 대해 근 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인정했으나 회 사는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인 국가보훈처의 위탁사업장 인 88CC는 국회의원 말도, 보훈처 말도 듣지 않습니다. 법과 원칙들 따지던 회 사가 이제 불법을 너무나 쉽게 저지르면 서도 당당하기만 합니다. 요즘 세상에 단식농성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웃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 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밖에 없음을 깨달았고 그래서 시작한 단 식농성이 보름을 넘기고 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안팎이 맑 아지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의 모습이 평 소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권력에 빌붙어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자들을 어 쩌면 용서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까지 들게 합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동료들을 위해 김밥 을 싸 오던 조합원, 재정마련을 위해 꽃 판매를 함께 했던 조합원, 일일주점이 다, 1인 시위다 힘든 내색 없이 간부들의 결정을 묵묵히 따라주던 조합원.... 투쟁 이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늘 집회에 함께 하던 조합원, 생계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 내내 미안한 마음 에 눈물이 멈추지 않아 모든 조합원들이 울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성가장으로 오빠의 병원비를 내야하고 고향집에 생 활비를 부쳐야 하는 조합원이 있습니다. 그 조합원은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마트에서 청소 일을 하고 아침 11시에 보훈처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월세가 많이 밀리고 가스며 수도가 끊긴 조합원, 대학등록금 때문에 야간에 일을 하는 조합원....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이 모여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을 했다면 부당함에 저항 한 것밖에 없습니다. 노예의 삶을 거부 한 죄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잘못이 아 니라 너무나 상식적인 일임을 저들이 깨 달을 때까지 우리들의 투쟁은 멈추지 않 을 것입니다. ※ 10월 9일 88CC조합원은 부당징계 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하였다. 5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8mac3
  • 57.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5 9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59mac3
  • 58. 6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60mac3
  • 59. 일 하 는 여 성 8 0 호 _ 1 0 월 6 1 ‘공공기관 비정규직 해고 규탄 및 정규직화 촉구 여성집회’ ·주최 : 생생여성행동 ·2009.7.14 12:00 국회 여의도 국민은행 앞 제5차 노동포럼-특수고용 노동자 문제 에 대한 입법 논의 정리 특수고용논의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현 재 국회에 입법 발의된 민주당안과 민노 당안을 자세히 비교해서 살펴봄. (발제 : 김진 변호사 ) ·2009. 7.21 16:00~18:00 한국여노 교육장 2009 통합간부수련회 ‘통합. 상생. 비상!! 막강 간부들이 떴다. 1박 2일!’ 11개지부와 부설기관 활동가 160여명 참여로 영역과 지역을 넘어 소통과 화합 을 통해 간부로서 결속을 다지는 자리. ·2009. 7.18~19 서산 만리포 청소년수련원 쌍용자동차 사태의 대화를 통한 평화 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주최 : 생생여성행동 ·2009. 7. 24 서울서대문경찰청 앞 폭력진압 경찰대신 물과 의약품을 제 공하라. 주최 :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농성중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생 수 600병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사측의 봉쇄에 막혀 전달하지 못함. ·2009. 7. 28 11:00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김경숙열사 30주기 추모제 비가 오는 가운데 YH노조 선배들과 활 동가들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제 를 진행. ·2009. 8.11 마석 모란공원 여성노동자회소식 한국여성노동자회 일여80호_내지76p2009.10.96:16PM페이지61ma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