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제 1.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연결하기 위한 시도, 노동영상 그리고 교육
연사 태준식/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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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1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연결하기 위한 시도, 노동영상 그리고 교육
태준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교육국장)
제가 좀 해봐서 아는데… 요;;;
지금까지 하던 일이 고립되어 삶의 고단함에 빠져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도모하는 일이었는지라 스
스로 고립을 선택한 노동운동 활동가로서의 시간에도 ‘연결’은 도망갈 수 없는 저의 역할이 된 듯합니
다. 이런 훌륭한 자리에 암 것도 없는 사람에게도 한 소리 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 거 보니... 이건 나
이를 먹어간 어른이 그나마 죽기 전 세상에 할 수 있는 좋은 일이라 여기며 체념(?!)하도록 하겠습니
다. 좋은 일 하는 거다 좋은 일 하는 거다 좋은 일 하는 거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가장 신기하고도 낯선 단어는 ‘조직’이었습니다. 사람의 기운을 모으는 것이 어
떤 의도적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타입이라 그 단어가 마뜩치 않았는데
노동조합에 들어와 보니 모든 소통의 시작과 끝은 ‘조직’이었습니다. 당황했고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생각의 시작과 의도의 정리, 집행의 구조와 결과의 평가 모든 부분이 ‘조직’이라는 단어에
수렴되었고 노조의 형태는 ‘조직’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었습니다.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 활동가
를 가장 많이 두고 교육의 결과는 조직의 결과로 평가되며 문화는 조직의 안정에 입각해 만들어집니
다. 제가 좀 모르는 소리일 수 있으나 일면 사실인 것은 확실합니다. 탄압에 대한 강력한 돌파라는 민
주노조운동 30년 역사와 노조혐오마저 반가운(?) 저열한 계급의식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결과라
할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조직’이라는 단어가 노동조합의 발전과 확대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시간이
기도 했습니다. 노동운동의 진단과 혁신 또한 이 ‘조직’의 의미를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지당한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조직이라는 활동으로 사람을 모아내고 물리적인 힘으로 전환시켜내는
과정은 신비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쉽게 마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조직이라는
실천으로 모이고 행동하는 과정은 마치 ‘인간해방을 위한 여정’의 작은 축소판과도 같은 감동적인 순
간이었지요. 목적의식적으로 뚜렷한 행동인 ‘조직’과 변화를 가져올 이들의 어쩔 수 없는 삶의 조건이
만나는 순간, 그토록 그리던 더 좋은 세상으로의 한 걸음 다가가는 과정이었던 겁니다. 그래, 까이꺼
이것을 위해 우리는 복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약한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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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을 전제로 하는 ‘조직’이라는 노동조합의 운영원리가 때로는 편협한 결정으로 인해 스스로의 변화
를 느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고정되어 있는 원리는 안정을 희구할 수밖
에 없고 그로인한 상처는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변화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가진 노동운동
의 건강함은 여전이 존재합니다. 공공운수노조의 경우 전략사업기금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전략
조직기금(조합원 1인당 150원), 다른 하나는 교육센터기금(조합원 1인당 50원)입니다. 미조직 노동자들
을 ‘조직’하기 위한 다른 투자의 방식이며 산별노조를 실현할 간부들의 체계적 교육이라는 고민의 결
과였습니다. 장기적 기획의 설정과 자주적 운영의 원칙이 만들어 낸 소중한 결정이고 모자라지만 민
주노조운동의 자기 혁신의 일단이기도 한 것이지요. 이렇듯 노동조합의 ‘조직’ 중심주의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혼재해 있습니다. 미디어 활동가들은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노동조합 운동에 있어서 ‘선전’의 효과는 1차적으로 ‘조직’의 결과에 따라 평가됩니다. 그리고 노동조
합 활동가들도 이 사회 미디어를 향유하는 보통의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
니다. 활동가들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미디어 감수성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기대
는 접어야 합니다. 여기서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이명박근혜는 감옥에 있어야 함을 동의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소통’의 기계에 손가락 힘을 빌려 관계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에 만
족하며, 힘 있다 여겨지는 미디어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노동운동 활동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에 대한 질문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도구적 인식은 깊고 넓게 퍼
져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만 미디어가 ‘조직’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소통과 연결, 그리고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수단이자 소중
한 창작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에는 대부분 동의를 합니다. ‘조직’의 결과에 평가받는 현실이기에 초점
이 고정되어 있어 보이지만 언제든 미디어 활동가들의 ‘힘’에 연대하고 의지하고 스스로를 바꾸며 조
직의 관행을 깨트릴 의지가 있는 겁니다. 이것은 그간 미디어 활동가들의 연대와 노력의 결과물이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노동조합과 사업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활동가들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납품이라는 형식에 머무르기보다 공동의 기획이라는 틀거리를 만들고 ‘조직’이라
는 운영원리에 의한 평가와는 다른 성과 매김이 가능하도록 미디어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
합니다. 작업하기도 바쁜데 그것까지 어떻게 하냐고? 제가 좀 해봐서 아는데… 그것은 숙명입니다.
미디어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덕목 중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소통매체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소개입
니다. 선전활동가들은 노동조합의 메시지가 조합원의 눈앞까지 닿을 수 있는 매체들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미디어 활동가들은 이런 요구에 대해 준비해야 하며 선전 활동가들과 소통하여야 합니다.
너무 냉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창작의 툴을 알려줘 봐야 별 소용없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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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창작자를 만들어 내는 일도 발생하긴 하지만 그거 보다는 미디어 소통의 과정에서 창작자로서의
욕구가 성장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봅니다. 소통 매체 활용의 방법과 ‘조직’의 가능
성 속에 미디어를 다시 읽는 법을 배우고 미디어 생산자로서의 자기규정은 다져지게 됩니다.
노동조합은 미디어의 보물 창고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많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주류미
디어의 외면과 ‘조직’을 위한 활동 속에 제대로 발굴되고 소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자신의
무기를 무기로 만들지 못하는 막혀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활동가들은 너무 많은 기대도 너무 많은 체
념도 없이 노동조합 운동의 생리에 맞는 활동방향을 세워야 합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원대한 꿈이
생각나는 군요. ‘노동자 방송국’을 세우자! 아직 이루어 지지 않았으니 이 꿈은 여전이 저에게 유효 합
니다. 다만 급한 맘은 사라졌고 단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단하게 만들지 않으면 언제든 사
라지기 쉬운 유리알 같은 사회에서 노동조합과의 연대의 내용 또한 흔들리지 않는 성과로 쌓여야 합
니다. 이 일에, 좀 해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추상적인 내용들만 가득하군요. 저의 한계이고 능력 부족입니다. 토론 속에서 채워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