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여성81호

1. 일하는여성 통권 제 81호 (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0년 1월 27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태임, 김은선, 박태화, 송미례, 서윤숙, 장수진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 02-325-6822)
디자인・제작 | 동방기획 (Tel. 02-2277-0365)
통권 제 81 호 (계간지/회원용)
특집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두는 형사상 범죄자?
기획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
노동부인증 사회적기업은 대안 일자리모델이 될 수 있는가?
재능을 나누고 정을 만드는 공동체 화폐운동
전국가정관리사협회 5년 활동 성과와 과제
사회적 경제... 넘 어려워요~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마을공동체
평등의 전화 증가하는 돌봄 일자리, 은폐되는 성희롱
현장의 이모저모 88cc 조합원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통해 얻게 될 가장 값진 성과
요양보호사 노동자성 논란은 이제 그만!
노조 전임자 임금, 노사 자유로 정하는 것이 원칙!
세계의 창 1. 신자유주의와 여성정책
2. 아시아 여성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3. 가사노동자에 대한 ILO협약 체결을 요구한다!
현장의 여성들 행복한 만남
한국여성노동자회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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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0년, 새로운 해가 밝았다.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를 내포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이하 본 회)
는 지난 2009년 6월 17일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보조금지급중지
결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비영리민간
단체 지원사업의 다년간 사업으로 선정된 본회의 사업에 대해 2년차이던 2009년,
일방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중지하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보조금 지급 중지의 사유에 대해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며
보조금 지급 중단의 기준인 점수1)
공개조차 거부하였다. 이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
에 대해“평가결과를 공개하면 업무수행상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가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어 정보공개를 거부한다는
이상한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었다. 하지만 비영리민간단체지원사업의 평가는 외
부 용역을 주어 그 평가에 공정성을 기하는 사업이다. 공정하게 평가된 점수를 그
것도 평가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후 본 회
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그제서야 본 회 사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지의
4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 특집 |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두는
형사상 범죄자?
» 100만 국민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판결에 부쳐
배진경 |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1)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지원사업의 다년도 사업은 해마다 평가를 거쳐 그 해 점수가 평균점수에 미치지
못하면 지원을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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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유를‘불법・폭력 집회 시위에 참여한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2)
. 본 회 단
체가 평균점수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음은 물론이었다. 소송은 민주사회를위한변
호사모임의 공익소송지원을 받아 좌세준 변호사가 진행했다.
7개월이 지난 1월 8일 서울행정법원(제6부)은 피고인 행정안전부의 손을 들어
주었다. 판결 이유에 의하면,“한국여성노동자회가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에 가입한 후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였고,“불법 폭력 집회나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형사상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지난 12월 10일 같은 법원(제14부)이“사단법인 한국여성의
전화가 광우병대책국민회의에 참여한 사실만으로는 보조금 지급이 제한되는 불법
시위단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여성부의 처분은 위법하
다”는 판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본 판결의 핵심쟁점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불법폭력집회시위 참여단체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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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정안전부의 사업공고에 따르면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단체에서 제출한 사업은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라는 단서가 있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보조금 지급 중지의 사유에 대해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으며
보조금 지급 중단의 기준인 점수 공개조차 거부하였다.
이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에 대해
“평가결과를 공개하면 업무수행상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가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어
정보공개를 거부한다는 이상한 답변만 돌아왔을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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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 보조금 지급중지 규정이 합당한가, 두 번째는 경찰청이 자의적으로 제시한 불
법폭력집회시위 참여 단체라고 통보한 내용을 따르는 것이 합당한가, 세 번째로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참여만으로 불법폭력 집회시위 단체인가라는 것이다.
두 판결의 판결문 비교해 보자.
1. 불법폭력집회 시위 참여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중지중지 규정이
합당한가?
보조금은 여성발전기본법 제32조에 의해 지원되는 사업별・프로젝
트별 지원금으로서 단체 운영비로 사용되지 않음에도 지원단체 선정
시 부가되는‘불법 시위 단체 지원 배제 규정’준수 조건은 보조금지
원 대상 사업과 실체적 관련성이 없다.
피고가 관련법규에 의하여 보조금 교부를 결정하면서 붙일 수 있는
조건은‘법령과 예산이 정하는 보조금 교부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조건’일 뿐 보조금 교부목적 달성과는 무관하게 보조금을 지급받을
단체의 성격과 활동내용을 문제로 삼아 불법시위 단체가 아니라는 취
지의 확인서를 제출할 의무를 그 교부조건으로 붙일 수는 없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판결문>
특별선정기준상의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라는 부분은 그 자체로
형사상 범죄를 구성함은 명백하고 그러한 불법폭력 집회 시위에 참여
한 단체에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이루어진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 일반의 법감정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비영리민간단체의 자발적
인 활동을 보장하고 건전한 민간단체로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비영
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증진과 민주사회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
는 비영리 민간단체지원법의 입법취지에도 반하며......
<한국여성노동자회 판결문>
6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 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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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본 판결은‘국민의 법감정’을 운운하며 행정안전부의 보조급 지급거부처분의
정당성을 부각하려 하고 있으나,“교부 목적 달성과는 무관하게 보조금을 지급받
을 단체의 성격과 활동내용 문제 삼는 것”은 그 자체로서 우리 헌법이 정하는 집
회 결사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며, 시민사회단체의 자발적인 활동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행정법원
(제14부)가 지적한 바와 같이 부당결부금지 원칙의 위반에 해당한다. 자의적이고
도 편의적인 행정부처의 지원금 교부조건은 그 자체로 위법인 것이다.
2. 경찰청이 자의적으로 제시한 불법폭력집회시위 참여 단체라고 통보
한 내용을 따르는 것이 합당한가?
이 사건 선정행위 취소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2009. 2경 경찰청이
자의적 기준에 따라 작성하여 통보한 이 사건 시위단체 명단에 근거
하여 원고를 불법폭력집회 참여 단체로 단정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헌법 제21조의 집회의 자유, 헌법 제 37조 제2항의 기본권 보장
의 한계 보장, 헌법 제1조의 민주국가의 원리 및 법치국가원리에 위반
된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판결문>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결성직후부터 매일 저녁 청계광장 등지에서
일몰 후 촛불집회를 개최하여 오다가 2008. 5. 24부터는 촛불집회
후 세종로 등 도로를 무단점거하여 교통을 방해하고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상해를 가함과 동시에 무전기, 진압장비 등을 빼앗거나 경
찰버스를 부수는 등의 불법 폭력 시위와 아울러 청와대 진출 등을 주
도하였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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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본 판결은 경찰청장이 작성하여 정부 각 부처에 배포한‘2008년 불법 폭력시위
관련단체 현황통보’라는 문건에 포함되어 있는 1,86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불법 폭력시위 단체라는 경찰청장의 논리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제출한 검찰수사백서(미쇠고기 수입
반대 불법폭력시위사건 수사백서)에 기초하여, 마치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도로
무단 점거, 경찰에 대한 폭력 행사와 상해, 무전기・진압장비 탈취, 버스를 부수는
행위, 청와대 진출”을 주도한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판단은 사법
적 판단의 범위를 넘어서는‘정치적 판단’임과 동시에, 2008년 촛불집회에 자발
적으로 참여한 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참여만으로 불법폭력 집회시위 단체인가?
원고가 비록 이 사건 시위단체 명단에 이 사건 집회관련 단체로 기
록되어 있고 소외단체의 홈페이지 중 참여단체 부분에 표시되어 있다
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지침 등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불법시위
단체가 아님을 확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하고 원고가 그 제출을
거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를 이 사건 지침 등이 정한 보조금
지급이 제한되는 불법 시위 단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판결문>
원고는 불법폭력집회시위를 주도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하
여 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함과 아울러 스스로도 그러한 집회시위
를 주도하거나 참여한 단체로서 특별선정기준에서 정한 불법 폭력 집
회시위에 참여한 단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판결문>
8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 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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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여성의전화와 마찬가지로 한국여성노동자회 또한 광우병대책국민회의에
참여한 사실 이외에는, 불법 시위를 주최, 주도하거나, 그 구성원이 소속단체 명의
로 불법 시위에 참여하여 집시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없다는 사실은 2개
의 사건 변론절차에서 명백히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판결은 사실상 광우병국
민대책회의에 참여한 단체는 모두‘불법 폭력집회 관련단체’에 해당한다는 경찰
청장의 논리를 확인시켜 준 것으로, 사실인정이나 법리적 측면에서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판결이다. 본 판결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갔던 촛불집회 전
체를 불법폭력 집회시위로 매도하였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1,862개 시민사회
단체와 100만여명의 시민들은 형사상 범죄자로 만들어 버렸다. 원칙을 무시한 무
리한 정치적 판단으로 뒤범벅되어 있는 이번 판결은 재판부로서도 두고두고 치욕
적 판결으로 남을 것이다.
본 회는 지난 1월 14일 항소장을 제출하였다. 고등법원의 정의와 원칙이 살아있
는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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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 연구배경과 목적
최근 한국사회의 진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넘어서서 사회적 경
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 배경이 있다고 보여진다.
첫째, 그동안 사회적 일자리, 사회적 기업 등 일자리 정책을 수행해 온 민간단체
들은 정부에 의해‘사회적 공익’보다는 수익성이란 잣대로 평가당하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당하는 일을 종종 겪고 있다. 이에 민간단체는 정책협력자가 아닌
지침과 규율에 복종해야 하는 정책 수행의 하위파트너로 격하되고 있다는 의구심
을 갖게 되면서, 정부 정책으로 굴절되지 않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
었다.
둘째, 세계경제위기가 역설적으로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 경제에 대해 더욱 관심
을 촉발시킨 배경이 되었다. 신자유주의는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우리 사회에서
절대 시장화 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공공 영역까지 - 주거, 의료, 교육 등 - 시
장화를 추진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승자독식의 야만적 사회가 되었다. 이
에 절대적 이윤 추구가 아닌 공익적 목적을 중시하는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1 0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
»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한 여성노동자회 사회적 경제 활동 분석 연구
1)
임윤옥 | 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1) 이 글은 2009년 11월 18일‘여성노동자,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워크숍에서 발표되었던 발제문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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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셋째, 석유 및 에너지 위기, 환경위기와 기후 변화, 전 지구적 생태위기도 사회
적 경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되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위와 같은 이유로 사회적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지역여노의 활동가들과 함께‘사회적 경제 연구팀’을 구성하여 여성
노동자회의 사회적 경제 시도들의 의미와 한계들을 분석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
는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였다. 이는 여성노동자회의 사회적 경제 활동 - 일자리사
업, 희망 품앗이 사업, 공제회 사업 - 이 사업 영역별로 제각각의 사업 추진 배경
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단위 사업에 대한 협소한 이해를 뛰어넘어 신자유
주의에 대응하는 대안운동, 사회적 경제 운동으로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
요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총 32명의 여성노동자가 참여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사회적 경제운동이 여성노동자의 삶과 노동에 미친 영향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그
연구 결과를 간략하게 소개함으로써 2010년도 여성노동자회의 사회적 경제 활동
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먼저 소개하자면, 유럽의 사회적 경제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인 자크 드푸르니는 사회적 경제란 협동조합, 상호부조조직,
결사체, 재단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① 이윤보다는 구성원이나 지역사회의 이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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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소속 / 인원 시간 / 장소
서울지부 5명 9/11 전가협 서울지부 사무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6명 9/18 전가협 인천지부 사무실
대구지부 7명 10/10 전가협 대구지부 사무실
희망품앗이
부천여노 7명 9/19 부천여노 사무실
대구여노 3명 10/10 대구여노 사무실
공제회 안산여노 4명 10/15 안산여노 사무실
활동가 집담회 사회적경제연구팀 10명 10/6 전여노조 대전충청지부 사무실
표 1. 포커스 집단 인터뷰 실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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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위한 활동이 목표 ② 독립적 운영 ③ 민주적 의사결정 ④ 자본보다는 인간과 노동
을 먼저 고려한 소득배분을 그 원리로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즉 사회적 경제란 공
동체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국가나 시장이 아닌 제3섹터 영
역에서 화폐 혹은 비화폐적 자원을 생산, 교환, 분배, 소비하는 경제활동 영역을
총칭하는 말이다.
3. 여성노동자회 사회적 경제 활동 분석
1) 일자리 영역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2004년 11월에 창립되어 전국 11개지부에서 약 700명의
가사서비스노동자들이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며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인터뷰에는 서울, 인천, 대구 지부 회원 총 18명이 참여하였다. 이에 인터뷰를 바
탕으로 회원들이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그리고 협회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삶과 노동의 변화는 무엇인가? 회원들은 협회를 사회적 기업으로
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과제는 무엇인가 하는 점을 분석해보았다.
이를 통해 드러나 점은 일단 회원들은 협회를 공익적 목적과 민주적 운영을 통
한 경제공동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단순히 일자리 제공기관이 아닌 삶의 질을 함께
높여나가는 가족 같은 조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나타났다.
우리 현재 가정관리사는 뭐 파출사업에서 하는 그런 분과 다르게.. 그런 분은
그냥 등록해서 일 있으면 가고 수수료 떼고 그러시잖아요. 우리 사무실은 개인
이 하는 게 아니고 중장년층한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뭐랄까 꿈을 갖게끔 그렇게 많이 여건을 만들어주시잖아요? 그 전 사무
실하고 차별화됐기 땜에. 첨엔 안 그랬지만 가정관리사협회라고 출범을 했잖아
요. 전국에 열개이상의 지부가 다 연계가 되가지고 서울에서 협회에서 모두다
전국을 관리하시잖아요. (인천지부)
또한 협회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교육과 민주적 토론, 1박 2일의 수련회 경험
등은 회원에게 자심감과 자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였음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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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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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장 중요한 것은 일을 한다는 기쁨과 더불어 소속감을 줌으로써 회원이 자존감을
갖고 떳떳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전가협이 사회적 기업으
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도 놓여 있다.
저는 그래요 사람들이 아직은 관리사라는 이름 자체를 인정 안 해줄라고 그래
요. 고객들도 그러고 주위에서 그러고... 제가 몇군데 안가봤지만 가정관리사라
고 그러면... 저는 그렇게 한번도 가정관리사라고 불려본적이 없구요..... 아직까
지는 가정관리사는 우리 협회에서나 인정한 말이구... (인천지부)
그리고 월급 좀 적더라도 우리가 진짜 안정적으로... 보험이... 4대보장이 되면은
적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우리가 가는...고객이 오지 말라면...사람들
이 오래 있질 못하는 거예요. 보장이 돼야 되는데 아무것도 안 되잖아요. 보험
도 안 되지, 그렇다고 매일 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구지부)
첫째, 가사서비스 노동자에게 4대보험 적용이 되도록 하는 등 가사서비스 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시키고 보다 떳떳한 일자리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
둘째, 사회적 기업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여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조직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 관계망 속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짜는
것, 셋째, 회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 어
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나눔과 배려의 가치와 태도를 내면화 할 수 있도록 교
육, 조직 문화를 새롭게 하는 것 등이다. 이제 5년을 지나온 전가협의 다시 5년 후
를 상상하며 이러한 전가협의 과제가 꼭 실현되길 바란다.
2) 대안 소비와 교환의 영역 : 희망품앗이 운동
희망품앗이 운동은 2008년 5월에 시작되어 현재 전국 10개지부에서 80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 화폐운동인데 인터뷰에는 부천, 대구지부 회원 총
10명이 참여하였다.
희망품앗이 활동의 좋은 점은 첫째, 필요한 물건을 현금 없이 살 수 있다는 점이
며 둘째, 집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가져와서 사람들이 즐겁게 가져갈 때 뿌듯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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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느끼게 되는 것이다. 셋째,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으며, 넷째, 매
달 아는 사람을 만나서 얼굴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으며, 다섯째, 정말 돈이 없어
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며‘돈이 없어도 부자가 된 마음’을 꼽았다.
대구여노 회원은 이를 통해 단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씨앗 단체에 오면은 내
가 내놓을 수 없어도 또 얻어갈 게 있구나. 빈 몸으로 와가지고도 얻어가고. 직거
래하니까 믿음도 생긴다.’며 정말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회원들은 1년 남짓 희망품앗이 공동체 화폐운동을 경험하면서 내가 안
쓰는 물건을 내놓으며 돈이 없어도 남을 도울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남이 쓰는 물
건이라도 소중하게 갖다 쓰며 생각하는 소비를 실천하게 되었다. 또한 농산물 직
거래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믿을 수 있는 거래를 함으로써 작지만 지역순환경제에
기여하게 되었다. 또한 물건 거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굴 있는 만남, 관계가
살아있는 거래를 통해 가족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멈추지 않
고 이 좋은 것을 좀 더 알리고 함께 하기 위해 제안한 희망 품앗이 발전방안 - 회
원들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 거래품목 다양화, 지역사회에 홍보, 상설매장
등 고려 - 이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되어 지역에서 호혜적 경제가 좀 더 활성화
되길 바란다.
3) 대안금융영역 : 공제회
공제회 활동은 안산여성노동자회에서 가장 빠르게 추진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
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 논의 중에 있다. 지난 9월 15일 창립총회를 마치
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안산 공제회는 현재 79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1
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공제회는 상조회 활동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데 지역자활센터에는 90%가 한
부모이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누구 하나 와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
운 상황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돈만이 아니라 정서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끼게 되어 상조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급한 돈이 필요한 딱한
사정에 처하면‘사는 게 뻔하니까 누구 하나, 하다못해 돈 삼십만 원이 필요한 상
황이 되어도 어디 가서 그 돈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말하기가 너무 곤란
해서 우리 안에 공제회를 하나 만들자’라는 의견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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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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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 문제를 빈곤 여성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제회를 준비하게 되었는
데 공제회 활동을 하며 가장 좋은 점은 첫째, 급전이 필요할 때 가족이나 주위 사
람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빌릴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점이 가장 마음 든
든하며, 둘째, 공제회 활동이‘그 누구의 힘도 안 빌리고 저희들 끼리 해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사회에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거. 우
리가 하는 거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셋째, 지금 사회는 옆
에 사람이 있어도‘나에게 사기치지 않을까’경계심을 갖는데 우리는 사람이 옆에
있어 항상 보듬어주고 안쓰러워 해주고 같이 아파해주고 우리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돈만 있으면 난 행복하고, 돈 없으면 어떻게 살아 했는데, 여기 와보니까... 나보
다 더... (힘든 사람도 많더라) 정말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더 행복하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그리고 공제회가 돈 대
출 해주고 그런 것만이 아니라 우리 안의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정말 우리니까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1 5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토론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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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은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 이건 내가 빼면 안 되겠구나. 모르지만, 저도 모르지만 하다 보면 나도 배우
고, 여성의 힘이라는 게 뭐고 비정규직이 뭐고 또 비정규직 있는 분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고 여성들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진짜 바닥을 기고 있는가. 알겠고.
내가 기회가 된다면, 내 힘닿는 데까지 같이 함께 가고 싶다. 끝까지. 그래서 내
가 아무것도 능력은 없지만 그래도 같이 이렇게 어울려서 같이 얘기하고 하는
거를 끝까지 한번 했으면 좋겠다.
위와 같이 분석 결과 여성노동자들은 사회적 경제 활동에 주체적인 참여 속에
경쟁과 이윤 추구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서로 돕고 나누는 기쁨을 깨닫게 되는 과
정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 경제 활동은‘나를 다시 찾은 기분’‘나를 새롭게 하는
힘’이 되며 여성노동자로서 주어진 삶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힘이 다
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끝까지 그 길을 함께 가겠다는 결의와 함께 삶을 나누
는 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힘이 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향후 과제로는 무엇보다 여성노동자회 회원 및 활동가들이 왜 이 시점에서 여노
가 이런 대안 경제활동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보다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하며
지역 여노 스스로가 지역 사회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한 지역화 전략이
수립되어야 함이 제기되었다.‘혼자서 책을 읽으면 머릿속 지식에 그치지만 수많
은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사건이 된다’는 말처럼 여성노동자회 회원들이 함
께 학습하고 토론을 하며 지역화 전략을 모색해 들어간다면 그건 분명 여성노동자
운동의 한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2010년은 바로 그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1 6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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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들어가는 말
2007년 7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 시행 된 이후 2008년 10월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251개의 사회적 기업이 인증되었다. 업종별로는 사회복지 52, 환경
41, 간병・가사 33, 보육 20, 문화・예술 등 12, 교육 11, 보건 , 제조업 등 기타분
야 73개이다.
법에는 사회적기업의 개념을‘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
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제공하는 것을 사회적 목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
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명시하고 있다.
보육콜은 위와 같은 목적을 가진 사업단으로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한 대안 제시
와 모델 창출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업에 동참하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업
의 내용을 다시 점검 해보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2. 보육콜센터‘찾아가는 가정보육사’(이하‘보육콜’) 운영사례
1) 사업목적
부산광역시의 출산율은 1.0대로 6대도시 중 최저이다. 부산지역의 여성경제활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1 7
노동부인증 사회적기업은
대안 일자리모델이 될 수 있는가?1)
» (사)여성과 나눔‘찾아가는 가정보육사’보육콜 사례
손정은 |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장
1) 이 글은 2009년 11월 18일‘여성노동자,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워크숍에서 발표되었던 사례발표를
편집자가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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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동 참가율 역시 전국 6대 도시 중 최저이다. 본 사업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시 가
장 큰 문제점인 보육과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크게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
결에 일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증가하는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한 여성노
동자의 지위 향상을 꾀하는데 있다. 세부 목적으로는 중장년여성들의 일자리 확
보, 저소득・맞벌이 가정의 보육지원,‘아이돌보미’직종의 사회화, 국가 보육서
비스 정책의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2) 보육콜 사업개요
보육콜은 2007년 4월 1일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가 노동부 사회적일자리사업
을 위탁받아 시작되었으며 2008년 12월 15일 사회적기업법 내 사회적기업 인증
을 위해 (사)여성과 나눔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여 (사)여성과나눔 보육콜센터
로 12월 30일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재 노동부 사회적일자리사업을 신청
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활동은‘재가가정파견보육’이다. 참여자모집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어 채용시 자격증소지자을 우대하고 120시간의 전문교육 후 채용
하며 50대 이상이 70%이다.
서비스 이용자 현황은 2008년 할인혜택 가정(도시근로자평균소득 60%이하
220만원 이하 가정)이 59%였으나 2009년 (도시근로자평균소득 60%이하 290만
원이하 가정) 39%로 낮아지고 일반 가정수가 증가하였다. 이는 불황으로 저소득
맞벌이 가정이 조건이 더 어려워져 아이를 보육시설로 보내거나 부모의 실직, 퇴
직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보육콜은 사회적 목적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과 저소득 맞벌이 가정의
보육 지원, 그리고 정책 토론회, 보육모델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참
여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리더십 향상을 위해 교육을 진행 중이다.
참여자들의 근로조건은 8시간을 기본근무로 기본급 837,000을 지급하며, 그
외에 퇴직금, 연장근로수당, 근속수당(1년이상 1만원), 교통비 5만원, 자기개발 교
육비 지원 연 10만원, 상여금 3회 회당 10만원, 연말 인센티브 등이 있다. 평균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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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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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급여가 90만원 정도로 4대보험 본인 부담금을 제외하면 84만원 정도이다.
3) 보육콜의 비젼 및 사회적 역할
4) 보육콜의 발전방안과 과제
① 참여자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비전 공유 및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 이용자
등의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정착이 안되어 참
여자도 그냥‘직장’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비전 공유를 위한 교육
과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
② 최저임금에 조금 웃도는 낮은 임금의 문제
2009년에는 한부모, 실용불량자 등 실질가장이 증가하고 있어 생계비의 절대부
족을 호소하고 있다.
③ 돌봄 직종의 상용, 법내 일자리의 절대적 부족
사회적기업 자체가 안정된 직장이기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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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전문성을 향상하여 직업인으로 양성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4대 보험이 가능
한 일자리, 상용직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어서 사회적 준비와 정책이
시급하다.
더구나 사회적기업의 사회적일자리에 대한 임금이 중지될 경우 공적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의 공공성과 자립에 애로가 있다.
④공보육 확대의 시급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보육서비스의 증가가 필요하다. 어린이집 이용이 어려운
아동, 부모의 근로 조건때문에 방과 후 방치된 아동, 한부모 가정의 증가, 다문화
가정의 증가 등으로 양적, 질적으로 더욱 향상된 보육서비스가 필요하다.
3. 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 대안일자리 모델이 될 수 있는가
1) 인증 사회적기업의 발전을 위한 과제
① 사회적기업의 특징인‘사회적 목적’의 의의와 지향성을 가져가야 한다.
사회적기업법 제정 2년째인 현재, 사회적일자리와 사회적기업에 대한 평가 기
준이 사회적 목적 실현보다는‘자립정도’가 우선시 되고 있으며, 기업의 목적으로
‘일자리 제공’을 주요하게 내걸고 있어 사회적기업의 특징인‘사회적 목적’이 축
소될 우려가 있다. 참여하는 단체도 사회적 목적보다는‘임금 지원’이 목적이 될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기업의 원래 목적이 흐려질 가능성이 높다. 인증 사회적기업
이 대안 일자리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목적 실현과 사회 통합의 지
향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② 사회적기업의 역할에 대한 지역공동체의 네트워크을 구성하고 지역경제, 고
용의 사회적 역할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공적시장(보호된 시장)이 필요한데 이를 법제화해서
공적 기업에 위탁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지자체별로 사회적기업 지원 조례 입안(현재 각지자체 7개 제정)
- 지자체의 공적 업무의 수의 계약 및 입찰 지원(청소, 급식, 교육, 보육 등)
- 공적 시장에 대한 지원 제도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공적 기업에서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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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③ 사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이 시기에 여성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돌봄 직
종에 대한 법적 처우 개선과 일자리 확대를 통해 여성노동의 일용 노동문제와 저
임금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현재 여성 돌봄 노동의 경우 시장
가가 최저임금보다 낮은 실정이다. 현재 구조에서 임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육료
인상을 하여 서비스 이용자가 부담하거나 노동자가 퇴직금, 4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것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공보육의 확대를 위한 공적 지원이 절실하다.
4. 결론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 대안일자리 모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사회
적 기업법은 사회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능하고, 대안 일자리 모
델로서 NGO가 함께 참여할 때 그 의의가 있다. 일자리 제공과 서비스만이 아니
라 사회적 목적이 참여자, 수혜자, 네트워크, 지역사회와 잘 공유되고, 결국 사회
통합, 지역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의 본연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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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희망품앗이 활동은 서로에게 필요한 물품 및 서비스, 자원을 시장에서
화폐를 통해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 나눔과 지
역사회 자원연계를 통해 소비지출을 줄이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
워감으로써 나눔과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어 나가는 활동입니다.
인천여성노동자회‘희망품앗이’는 2008년 7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현재 70가
구가 활동하고 있다. 인천여노만의 카페를 (cafe.daum.net/iseed) 개설하고
품앗이 회원과 지역단체들을 위한 소식지 발행을 통해 장터소식, 품앗이를 활성
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글, 회원과 함께 하는 글, 소감나누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인천여성노동자회 품앗이는 다양한 도농연계, 재능나눔등을 회원들과 함
께 나누고 있다. 뜻을 같이 하는 다른 단체들과 가맹점을 맺고 인근 농촌지역과 품
2 2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재능을 나누고 정을 만드는
공동체 화폐운동1)
» 여성노동자회 희망품앗이 -인천여성노동자회 중심으로
이례교 |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
1) 이 글은 2009년 11월 18일‘여성노동자, 사회적 경제를 만나다’워크숍에서 발표되었던 사례발표를
편집자가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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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나눔 등을 통해 다양한 품목의 농산물(두부, 순두부, 순무, 고구마가루분, 김치, 짱
아지, 호박고구마, 유정란 등)을 씨앗과 현금을 혼합해서 거래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품앗이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회원들이 자신의 품을 통해 씨
앗 나눔을 할수 있는 부분들을 개발하였다. 밑반찬, 머리염색, 커트, 아이숙제 봐
주기, 아이돌보기, 집안청소, 매듭가르치기, 옷 수선, 수지침, 발맛사지, 운전, 심
부름, 집안행사 음식만들기, 운동친구, 힘들 때 같이 술 먹고 놀아주기, 머리미용
등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필요로 하는 품을 나눔으로써 회원간의 친목도 다지게 되
고 실생활에서 품앗이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회원 주체 세우기 및 자발적 참여
회원 주체 세우기와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회원 중에 지기를 구성하여
매월 지기회의를 진행한다. 지기회의에서는 장터를 계획하고 소식지를 발행한다.
또 회원들이 스스로 원하는 소모임을 구성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야기
와 역사가 있는 지역 순례 모임, 춤동아리, 여행동아리-날개, 천연생활용품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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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공장을 견학중인 인천여노 품앗이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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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기 등 회원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서로의 품(재능)을 나누면서 내용을 함께
꾸려가는 소모임이다.
인천여노 정회원, 실업대책본부 여성상조회, 자활지원센터의 자활상조회, 가정
관리사협회 등으로 구성되어 별도로 운영되고 있던 영역별 자조모임의 경계를 해
소하고 재능, 품을 매개로 소모임들 재구성되면서 자조모임을 뛰어넘어 조직이 재
구성되어지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가 품앗이 회원에 가입하고 재능 중심으로 모임이 꾸려지
면서 이후 여노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는 경로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소모임은 자연
스러운 회원활동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조모임간의 소통이 회원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사업이 종료
되어도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삶의 질을 만들어 갈 수 있
다는 가능성을 확인해 가고 있다.
연대를 위한 노력
회원들의 품, 재능으로 운영되는 품앗이는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지
2 4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단체들과의 연대는
장기적으로 품앗이 활동의 다양화를 위해서 중요하다.
또한 회원들의 실생활에서 필요한 치과, 학원, 문구점, 한의원 등 가맹점을 확대하여
여노 회원간의 품앗이 활동을 확대해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아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품앗이 활동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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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만 실질적으로 가계에 보탬이 되거나 생활방식이 바뀌어 삶의 질을 만들어 가기란
많은 시간과 물질적인 것이 요구되어진다.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품, 재능과 필요
한 지역자원을 어떻게 연계해 갈 것인가가 연대의 의미로 보여 진다.
인천여성노동자회의 경우는 인천사회경제네트워크를 통해 녹색경제공동체, 사
회적기업, 지역화폐, 의료복지, 도농직거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단체들과의 연대는 장기적으로 품앗이
활동의 다양화를 위해서 중요하다. 또한 회원들의 실생활에서 필요한 치과, 학원,
문구점, 한의원 등 가맹점을 확대하여 여노 회원간의 품앗이 활동을 확대해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아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품앗이 활동을 위해 열심히 뛰
고 있다.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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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협회 5돌을 맞이하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한국여성노동자회가‘중장년 여성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모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설립한 경제공동체이다.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 낮은 임금에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하는 돌봄서비스 일
자리,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이러한 돌봄일자리를 바꾸어내어 여성들이 당당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로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해왔다.
‘당당한 여성, 신나는 일터,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것이 바로 회원들이 내세
웠던 협회의 상이다.
협회가 닻을 올린 지 5년이 되었다. 협회 활동 5년을 맞이하면서 협회가 내세웠
던 대안경제공동체(사회적기업)로서 가치와 철학, 협회의 목적에 비추어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가 평가해보고 그 과제를 조망해 보았다.
참여와 자치, 협동과 나눔의 경제공동체
협회는 스스로 참여하여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참여와 자치, 함께 협력하고 나누
는 협동과 나눔을 가치로 내세웠다. 이러한 가치 철학 하에서 회원이 주인이 되어
스스로 운영하는 조직을 세워내도록 하였다.
또한 협회는 설립 당시 다음의 4가지 목적을 내세웠다. ▲실직중장년 여성층에
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교육을 통해 가사서비스 일
자리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가사서비스 일이 전문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
다 ▲돌봄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를 통해 사회적 재평가를 이룬다 ▲돌봄
2 6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전국가정관리사협회
5년 활동 성과와 과제
김경희 | 전국가정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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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서비스 노동자의 제도적 보호 방안을
모색한다.
협회는 위와 같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돌봄노동을 전문직업군화 하기 위
한 교육, 일자리 확보를 위한 홍보・마
케팅활동, 돌봄노동자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활동 등을 진행하여 왔다.
이번 평가에서는 스스로 운영하는 형식적 체계와 더불어 내용적으로도 회원들
이 협동조합적 가치와 철학을 제대로 실현해왔는가, 일자리문제만이 아니라 공동
체의식으로 함께 하는 철학과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해왔는가, 또한 설립 초기 내
세웠던 목적은 어느 정도 실현되었는가를 살펴보았다.
협회 평가는 한국여노와 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한국여노 대표자회의,
협회 운영위원회의, 회원설문, 협회 지부운영위원회의와 여노 공동평가, 협회운영
위원회의와 한국여노 대표자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석회의를 통해 정리되었다.
이번 평가를 통해 협회가 회원들에게 많은 의미를 주고 성과도 있었지만 또한
몇가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협회 활동 5년의 성과
협회는 5년 활동을 통해 회원도 확대되고 지부도 확대되었다. 초기 7개 지부
400여명의 회원이 현재 11개 지부 약 700여명으로 확대되었다.(2008년 말에는
900여명의 회원) 또한 이러한 양적 확대와 더불어 내적인 통일성을 높여내며 조
직력을 강화해왔다.
협회 활동 5년의 성과는 다음 네 가지로 정리되었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중장년 여성이 일자리를 갖게 되어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돌봄서비스 일자리가 낮은 서비스 비용으로 완전하게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일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들이
경제적 도움이 되었다고 답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은 취약
계층 중장년 여성층이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돌봄서비스 일에 대해 회원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일하게 되었다. 사회적
으로 낮은 인식의 돌봄 일자리를 교육을 통해 전문 일자리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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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고 직무능력을 향상하여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갖도록 하였다. 이러한 교육과정에서
회원들은 일자리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자부심을 갖고 일하게 되었다.
셋째, 내적 조직력 강화를 이루었다. 협회는 스스로 운영하는 협동조합적 조직
체계를 세우고 이 조직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하였다. 교육을 통해 현장지
도력을 발굴하고 이들 간부 역량을 강화하고 협회 운영매뉴얼을 통해 경쟁력 높여
내도록 하였다. 또한 회원이 확대되면서 분과체계를 구성하여 회원들의 결합력을
높이도록 하였다.
넷째, 함께 협력하고 힘을 얻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였다. 회원들은 아직 경제
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지만 그래도 회원들간 만남에 기꺼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다. 이러한 만남 속에서 회원들간 이해도 높이고 힘을 얻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협회의 성과는 협회활동을 통해 회원들이 느끼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
전국가정관리사협회는 회원들이 느끼는 의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협회
활동에는 아쉬운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첫째는 돌봄 일자리가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되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많은 회원들이‘일에 비해 소득이 너무 적다’,‘일이 너무 힘들어 건강에 어려움
을 느낀다’고 답변하고 있다. 회원들이 건강도 지키면서 서비스에 대한 적정한 서
비스비를 받을 수 있도록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회원들의 의견을 보면 협회
가 지역사회에서 서비스 신뢰도는 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한 반면, 지역사회에서
아직 인지도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평가도 있다.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
해 효율적 홍보 방안을 개발하여 인지도를 강화하고 고객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사회적기업 대안공동체로서의 가치를 지역사회
에 인식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둘째는 돌봄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거나, 회원들의 설문에서 나타난 바에 따르면 4대보험
에 대한 욕구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입회원 모집에 상담 과정에서도 4대보험
되는가를 확인하는 문의도 많다고 한다. 괜찮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보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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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용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셋째는 돌봄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재인식을 위한 노력이다.
회원들은 협회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일자리로 인식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으나 아직도 관리사라는 호칭보다는 파출부, 도우미아줌마 등의 호칭이
일반적이며 직업으로의 인식이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돌봄서비스 노동에 대한 사회적 재인식을 바꾸어 내는 구체적 활동이 필요하다.
돌봄노동에 대한 고객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지역사회에서 돌봄노동에 대한 인식
을 높여내는 구체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넷째, 대안경제조직(사회적기업)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협회는 대안적 경제공동체로서 사회적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공동체로서 회원
들과 서로 나눔과 배려를 느낄 수는 있지만 아직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크게 벗어
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세워내고 공
동체의 철학과 가치가 보다 내면화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품앗이, 상조회 등 공동체 활동 참여와 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 스
스로 공동체적 철학과 가치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실천에 함께 하도록 한다.
또한 조직체계와 교육프로그램도 정비하여 회원들의 결합력도 높이고 전문성도
더 높여 사회적경제조직으로서 조직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요구된다.
다섯째, 지역사회에서의 소통과 연대를 모색한다.
우리 회원들은 협회를 통해 힘을 얻고 내부에서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끼리 잘 하고 있는것으로 그치는 경향이 있다. 적극적으
로 지역사회와 소통하여 지역에서 지지받고 또한 협력체계를 세워나가는 것이 필
요하다.
지역사회에서의 소통과 연대는 바로 위에서 제기한 다양한 과제를 실현하기 위
한 주요한 실천전략이기도 하다.
함께 함으로써 힘이 되는 생활공동체, 경제적 지지를 받는 경제공동체, 전국가
정관리사협회는 대안적 경제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
2010년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2 9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29 mac2

28. 서울로 고고씽~!!!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경제를 만나다]?
주제부터 어려운 워크샵을 향해 새벽 7시 서울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우리 배고플까봐 맛나는 고구마와 김치, 구기자차를 싸온 사무국장님, 품앗이
장터에 내놓을 직접 만든 머리삔을 정리하고, 회원들이 다 끝내지 못한 아크릴 수
세미를 마무리한다고 정신없는 미영언니, 아이들 아침 걱정에 새벽같이 일어나 김
밥을 준비한 성련언니,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21년 만에 서울에 간다고 들뜬 순
정, 서울은 창원보다 춥다며 위아래 내복 입고 히터바람에 더워하는 나.
이렇게 6명이 서울로 고고씽~~!!
로보트 태권V가 나온다는 국회의사당, 63빌딩, 남산타워를 보며 좋아라하는 창
원 촌놈들은 그래도 서울 공기보다 창원 공기가 낫다며 열었던 창문을 닫고 한국
여성노동자회로 향했다.
독일.. 멀지만 닮은 나라!!!
먼저, 독일 전 여성부 장관 베르그만 박사의 [신자유주의와 여성정책-한, 독 여
성 비정규직 대책을 중심으로]라는 초청 토론회가 있었다.
독일은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나라로 오랫동안 소득격차가 낮은 국가로
인정받아 왔으나, 신자유주의자의 노동유연성 강화와 노동규제 완화 정책으로 최
3 0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사회적 경제...
넘 어려워요~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경제를 만나다’토론회 스케치
신주은 |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회원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0 mac2

29. 근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사회보장 정책상의 혜택이 거의 없는 400유로 이하의 계약직인‘미
니잡’의 90%가 여성이며, 남・녀의 임금격차는 유럽전체 평균인 17.4%보다 매우
높은 23%이다.
또한, 보육시설의 부족으로 1.4%의 낮은 출산율과 전통적 여성 직업에 대한 경
시 현상은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상황과 비슷했다.
이에 베르그만 박사는 이러한 문제의 개선 방안을 제언하면서 노력없는 산물은
없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여성들이 직접 나서야 하고 노력함을 강조
했다.
독일, 멀지만 우리와 닮은 나라였다.
여성노동자, 호혜와 연대의 사회적경제를 만나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그동안 조금씩 실천해 온 사회적 경제활동인 [일자리 영역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대안소비와 교환영역 : 희망품앗이운동], [대안금융영역
: 공제회사업]이 여성노동자의 삶과 노동에 주는 의미와 변화, 그리고 앞으로 발전
방향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성노동자의 사회적경제 활동이 경쟁, 돈, 이윤추구 중심의 삶에서 동료, 나눔,
협동, 가치, 기쁨과 주체적인 참여의 공동체로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32명의
여성노동자와의 인터뷰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가사서비스의 낮은 인식과 편견을 없애고, 나눔과 연대의 지역사회 연
계망을 확장하는 과제가 남아 앞으로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소통이 요구된다.
나누는 정.. 품앗이~!!
토론회를 마치고 희망품앗이 장터가 열렸다.
각 지역여노에서 특산품, 직거래물품, 수제품을 가져왔는데 우리가 가져간 아크
릴 수세미, 장아찌, 머리삔과 열쇠고리가 제일 인기가 좋았다.(내 생각^^)
그러나 씨앗이 아닌 현금으로만 거래를 해서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막걸리, 부침개, 어묵을 함께 나눌 수 있었기에 이 날 워크샵을 더욱 더
즐겁고 흥겹게 마칠 수 있었다.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3 1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1 mac2

30. 여전히 어려운 사회적 경제~!!!
여노회에서 원예관리사로 일한지 9개월 남짓...
‘대안운동, 신자유주의, 사회적 경제’등 별로 관심 없던 단어들, 듣기만 해도 머
리 아플 것 같은 단어들을 여노회에서 일하면서 참 많이도 들었다.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기업이나 국가가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영리 민간단체나 협회, 재단 등 제 3섹터가 주체가 되
는 사회경제활동’을 총칭하는 개념을 사회적경제라고 한다.』고 하지만 그 단어들
이 뜻하는 내용은 어렵고, 여전히 어려운 단어들이다.
그러나, 내가 주체가 되고, 사람을 나눌수 있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우리의 활동
들을 통해 조금은 그 의미를 알게 된 것 같다. 더불어 사는 사회적 경제 공동체를
향해, 다 함께 고고씽!
3 2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 마창여노 품앗이 회원들이 직접 만든 머리핀과 손뜨게 수세미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2 mac2

31. ‘인드라망’이라는 말이 생소하지요.
이 세상 모든 생명은 그물의 그물코
처럼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생명도 소
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 그런 관계를
이해하고 살 때만이 우리 삶이 평화롭
고 아름다워 진다는 걸 상징적으로 표
현한 말입니다.
인드라망은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마
을공동체를 가꾸고 지원하는 일을 하는
생명살림 단체입니다.
살림 하면 우리 여성들이 가장 잘하
는 분야지요. 사회적으로 대접을 못 받
아서 그렇지 사실 우리 삶에 가장 필요
하고 절실한 부분이지요. 살림이라는
말속에는 살림살이라는 구체적 내용과
생명을 살린다는 철학적인 부분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현대 사회가 무한경쟁
과 환경파괴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면 이런 죽임의 문화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사회를 만들어 보자. 그
럼 우리가 먼저 그렇게 살아보자. 이런
삶이 현실에서 가능하다고 사람들이 믿
게 되면 그렇게 따라 사는 사람들이 많
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드라망에선 약 10년 동안 귀농학교
를 열어서 도시로 집중되어 있는 사람
들을 농촌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3 3
|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마을공동체
이향민 |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사무처장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3 mac2

32. 교육을 했습니다. 사람이 있어야 새로
운 일도 하고 또 마을이 활기가 생기겠
지요. 인드라망에는 3개의 귀농학교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하는 이론과정인
불교귀농학교, 지리산지역에서 하는 실
습과정인 실상사귀농학교, 전국 10여개
마을에서 하고 있는 정착과정인 현장귀
농학교를 인연으로 매년 100여분의 사
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귀농하신 분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의 사찰이나 소비
자에게 판매하는 불교생활협동조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협은 여성분들이 적극적으로 하셔
야 하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생활을 협
동하는 일인데 살림을 책임지는 여성분
들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통해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그것을 기반으로 의료,
교육, 생산부분까지 다양한 형태의 생
협을 만들고 운영할 수가 있습니다. 협
동조합은 재벌과 거대자본의 모순을 극
복할 대안으로 모색해 볼 수 있는 대안
경제 활동이기도 합니다.
아이들 교육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걱정이자 중요한 일입니다.
시골로 내려갈 때도 가장 큰 걱정중
하나가 아이들 교육입니다. 이런 고민
해결을 위해 중고등 과정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선 50여명의 아이들과 선생
님 10여분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는 대학과정인 마을대학도
문을 엽니다. 인드라망은 농촌마을에
이렇게 작은 대안학교를 많이 만들어
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계획에 관심있는 학부모님이나
교사, 예비 교사분들을 위한 대안교육
안내와 교사 양성을 위한 강좌도 준비
중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일들은 대부분 좋은
마을을 만들 때 우선 필요한 일들입니다.
이렇듯 인드라망에서 하고 있는 일은
살기 좋은 마을을 많이 만드는 일입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엔 사람들이 살고 싶
은 마을이 되려면 남녀노소가 고루 어
울려 살아야 하고 내가 늙어서 노동력
이 없어지거나 우리 집에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 이웃들이 우리 가족
을 잘 보살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야겠지요. 그런 마을에 필요한 경제, 교
육, 의료, 문화 따위를 어떻게 공동체적
으로 재구성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
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지리산 산내면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진행 중
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리 불가
능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산
내면과 그 주변으로 지난 10년간 새로
들어와 사시는 분들이 약 300여분이 됩
3 4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4 mac2

33. 니다. 이분들이 스스로 주인이 돼서 이
마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
야 겠지요. 도시건 농촌이건 사람 사는
곳엔 필요한 게 비슷합니다. 먹고 살아
야 하고, 아이들 키워야 하고, 집도 져
야하고, 이웃 간에 잘 지내야 하고, 아
프면 병원가야 하고, 도서관도 필요하
고, 이웃 간에 말도 통해야 하고...
귀농하면 농사만 짓는다고 생각하시
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마을이 이루어
지면 농사와 다른 일을 반반씩 하는‘반
농반업’이 필요합니다. 도시에서 하시
던 일들이 농촌에서도 많이 필요합니
다. 그래서 인드라망에선 농촌으로 오
실 때 필요한 기술을 잘 쓸 수 있도록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여 사는 마을로
가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사람이 많이 살지만 도시보다
는‘농촌마을 만들기’에 더 마음을 쓰
는 것은‘농업 농촌’은 우리 목숨을 유
지하는 생명을 길러내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데 꼭 필요하
지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포기하다 보
면 결국은 먹는 문제가 끝까지 남게 됩
니다. 너무 흔해서 고마운 줄 모르는 공
기나 물처럼 우리 농촌과 농업도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일인
데도 현대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것이
‘농업과 농촌’이라 생각합니다. 어머
니 품처럼 생명을 길러내는 땅을 함부
로 취급하는 배은망덕한 삶은 오래 갈
수 없습니다.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농
촌 공동체를 복원하고 가꾸는 일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현대사회 삶의 방식
을 극복할 방법을 찾다보니 마을공동체
를 잘 살리고, 의식주 생활을 내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옷 강좌,
내손으로 집짓기, 천연염색, 텃밭농사,
효소 음식 만들기 따위등 살림강좌를
하고 있습니다.
온전하게 태어난 우리가 갈수록 돈이
없으면 무엇하나 할 수 없는 돈의 노예
가 되어 가는 익숙한 현실 삶의 방식과
태도에서 벗어나려면 참으로 많은 노력
과 시간이 필요 할 것입니다. 이 길에 함
께 하는 도반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어린 시절 눈이 소복소복 내리던 날
장작불 땐 아랫목에 배 깔고 누워, 모락
모락 김나는 고구마 먹으며 만화책 보
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따뜻한 기억들
이 이어지길 바래며, 사람이 사람노릇
하고 대접 받는 그런 마을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3 5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5 mac2

34. Ⅰ. 들어가는 말
사회적 돌봄 수요 증가에 따른 돌봄 관련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보육정
책, 장애인활동보조인제도(2007년 5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2008년 7월)
의 실시에 따라 공식적인 돌봄 노동의 공급과 전달체계가 마련되면서 돌봄의
사회화가 진행되고 있다. 돌봄의 사회화 영역의 노동자 대다수는 여성이다. 여
성들이 전통적으로 집에서 해왔던 아동양육, 환자수발, 노인요양 등의 역할을
돌봄의 사회화 이후에도 여전히 여성이 그 역할을 맡아가고 있다. 단지 집에서
노동시장으로 그 공간이 바뀌었을 뿐이다. 우리 사회 여성집중 직종이 갖고 있
는 문제, 즉 열악한 노동조건은 돌봄 노동자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돌봄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우리의 큰 과제 가운
데 하나이다.
2007년 장애인활동보조인제도,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실시 그
이후 돌봄 여성 노동자들은 어떠한 문제들을 겪고 있을까? 2008년 중앙가사
간병교육센터에서 평등의전화에 돌봄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예방교육
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재가 서비스를 하는 돌봄 노동자들이 서비스 이
용자 즉 고객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것을 포착하게 되었다. 돌봄
노동자의 성희롱은 고객에 의한 성희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 그에 대한 해법
3 6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평등의 전화
증가하는 돌봄 일자리,
은폐되는 성희롱
» 성희롱 사각지대에 있는 돌봄 여성노동자 성희롱 실태
김양지영 | 한국여성노동자회 조사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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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을 제안해 줄 수 없었다. 성희롱의 사각지대에 있는 돌봄노동자가 겪고 있는
고통, 아무도 모르는 고통을 드러내 알려내고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해내는 것
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돌봄노동자 성희롱 실태에 대한 조사연구가 시작되었
다.1)
그리고 2009년 10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토론회를 통해 외화시켰
다.
조사연구는 설문지조사와 심층면접조사 2가지가 병행되어 이뤄졌다. 설문
지조사는 2달(6˜8월)동안 전국 자활소속 재가 서비스 돌봄 노동자 중 남성 고
객 돌본 경험 있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해서 2,000부 배포해 944부를 회수했
다. 심층면접은 8월 한 달 동안 서울과 경기도의 지역자활센터에서 돌봄 노동
을 하고 있는 성희롱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 8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지조사
와 심층면접조사에서 주로 조사한 내용은 성희롱 피해 경험 유무, 성희롱 피해
후 대응 여부, 대응하지 못한 이유, 성희롱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 등에 대한
것이다.
Ⅱ. 실태조사 결과
성희롱 피해 경험, 34.8%
성희롱의 지속성 - 가해자 여러 명, 성희롱 횟수도 여러 차례
참은 이유 - 아픈 사람이니까, 원래 이 일을 하다보면 자주 겪는 일이라
대응해도 해결되지 않은 이유-고객이 별 문제로 생각하지 않아서
성희롱 대응책 - 돌봄 노동자와 고객 모두 교육을
설문지조사 결과 돌봄 노동자 34.8%가 성희롱 피해 경험 즉, 10명 중 3.5명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3 7
1)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돌봄 서비스 노동을 하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야만 한다. 정부는 당초 필요인력을 5만명으로 추산했으나 요양보호사 45만 명이 배출되
었고, 1600여개 정도가 필요하다가 추계했던 재가 요양기관은 13000개가 넘게 설립되는 등 과잉공급
상태에 있다. (08년 7월 현재) 돌봄노동자 성희롱 현실을 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공공영역뿐만 아니
라 민간영역까지 아우르는 게 맞으나 민간영역에서의 조사연구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공공영역만을 그
대상으로 했다.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7 mac2

36. 이 성희롱을 겪었다. 돌봄
노동자 1인이 한 달 평균
돌보는 이용자가 4~5인
에 이르다보니 성희롱 행
위자도 2명 이상이 41%
로 나타나고, 성희롱 횟수
도 1회 이상인 경우가
73.9%에 이른다. 성희롱
피해 후 대응을 보면 파견
기관에 도움 요청이 37.8%, 참는다가 32.3%, 고객에게 항의한다가 21.3%로
나타났다. 대응하지 않고 참은 이유에 대해서는‘아픈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
다’가 44.7%,‘돌봄 일을 하다보면 자주 겪는 당연한 일로 여겼다’가 24.9%
로 주요한 이유로 나타났다. 참은 이유를 돌봄 일에 내재된 성격상 어쩔 수 없
이 참는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대응을 했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이유로는
‘고객이 별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가 54.5%로 높게 나타났다. 성희롱 대응
책에 관해서는‘돌봄 노동자도 정기적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한다’가 24.5%,
‘고객에게 성희롱에 관한 서비스 이용수칙을 만들어 교육시킨다’가 23.5%,
‘돌봄서비스 관련부처가 고객 성희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가
21.3%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지 조사를 통해 돌봄 성희롱의 경우 고객(이용자)이 일정한데다 지속적
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데서 그 성희롱 피해가 심각하고, 성희롱 문제 해결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 고객이 성희롱이라고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않아
성희롱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 돌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성희
롱예방교육 실시와 함께 고객 역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
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문지조사를 통해서 양적으로 돌봄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성희롱이 일부
몇몇의 고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면 심층면접조사를 통해서는 재가서비스라
3 8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평등의 전화
▲‘증가하는 돌봄 일자리, 은폐되는 성희롱’토론회 중에서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8 mac2

37. 고 하는 고객의 집에 가서 서비스를 한다는 특성에 따라 성희롱에 심각하게 노
출되어 있는 노동조건을 잘 알 수 있었다.
성희롱, 재가 돌봄 일에 내재
재가 서비스가 이뤄지는 장소인 집은 고객에게는 편안한 집, 돌봄 노동자에
게는 작업 공간이다. 집은 친밀함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폐쇄성을 가진 공간이
다. 사적 공간이 주는 폐쇄성으로 인해 집은 서비스 이용자가 돌봄 노동자에게
성희롱을 해도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그래서 과감하게 자신의 성적 욕
구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재가 서비스를 하는 돌봄 노동자에게‘집’
은 성희롱이 내재된 작업 장소일 수 밖에 없다. 모두들 이러한 특성을 알고 있
고 이 일을 오랫동안 해온 경력자들은 그런 일상적인 성희롱을 잘 받아 넘기는
능력을 노하우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재가 서비스의 성격상 돌봄 노동자
는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일함으로써 돌봄 노동자들이 겪는 성희
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노동자가 아니라 성적 대상인‘여자’
돌봄 노동자가 겪는 성희롱 역시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성희롱과 마
찬가지로 언어적, 신체적, 시각적 성희롱 등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남성 돌봄
서비스 이용자들은 돌봄 노동자에게 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성과 관련한 얘기는 자신의 성적 욕구를 돌봄 노동자에게 드러내
는 일련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 성과 관련한 언어적 성희롱은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단순히 성적인 얘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시각적 성희롱
으로 이어진다. 돌봄 노동자들이 겪는 성희롱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돌봄 노동자는 성희롱 대상, 연애 대상에서‘여자 소개 중개’대상이 된다.
성희롱 가시화, 중층의 4가지 단계-돌봄노동자-기관 담당자-기관-기초자치단체
돌봄 노동자들은 참아내기 힘든 성희롱이라고 판단되면 자신이 소속된 해당
기관 관리자(담당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해당 기관은 현장에서 돌봄 노동자
와 가장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기관에서 성희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 어떠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3 9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39 mac2

38. 한 태도를 보이는지, 어떤 대응을 하는지에 따라서 성희롱 문제가 드러나 해결
되기도 하고 묻히기도 한다. 돌봄 성희롱 문제가 드러나는데 중층의 4가지 단
계,‘돌봄 노동자 - 기관 담당자 - 기관 - 기초자치단체(근로복지공단)’를 거
쳐야 한다. 따라서 돌봄 현장에 밀착해 있는 담당자와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
다. 기관이 성희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비스 중지’를 하더라도 현실
적으로 실효성이 없다. 성희롱 행위자인 이용자가 다른 기관으로 서비스를 옮
겨버리면 성희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한다. 따
라서 사업을 총 기획하고 관리하는 중앙 기관에서 이에 대해 인식하고, 대응책
을 마련해 성희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Ⅲ. 정책제안
실효성 없는 고객에 의한 성희롱 방지법
고객에 의한 성희롱 문제가 가시화되어 2008년에 법제화 되었다. 돌봄의 사
회화에 따라 돌봄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돌봄 노동자의 성희롱 문제가 인식되
고 있다. 그러나 돌봄 노동자의 성희롱 문제는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돌봄 노
동자만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이라는 미봉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
재 고평법상의 고객에 의한 성희롱은 일반 서비스업의 고객의 불특정성, 고객
의 이동성, 사업의 특성(고객=소비자)을 고려해 고객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돌봄 영역의 고객은 그 대상이 명확하고, 일정 고객과 지속적으
로 접촉을 한다는 특성상 고객에 대한 규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희롱 행위자인 고객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규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반쪽뿐인 성희롱 예방교육
고객에 의한 성희롱을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는 가운데 예방차원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이 실효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현행 성희롱 예방교육은 고객
에 의한 성희롱의 경우 그 예방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시하
4 0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평등의 전화
일여81호_86내지p 2010.1.29 3:59 PM 페이지40 mac2

39. 고 있지 않다. 그 결과 돌봄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반쪽짜리 성희롱예방교
육을 하고 있다. 돌봄 영역의 고객은 그 대상이 명확하고, 일정 고객과 지속적
으로 접촉을 한다는 특성상 고객에 대한 성희롱 피해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지
고 있기 때문에 성희롱 예방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에 대한 법제도적인 방
안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현재 반쪽 자리 성희롱 예방교육이지만 이것 또한
제대로 실시될 수 있도록 민간영역을 아우르는 돌봄영역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태를 파악해 예방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돌봄 서비스 사업 주체 대안 모색
현재 돌봄 노동자가 겪는 성희롱 피해가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고 그 결
과 성희롱과 관련한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사업주체인 돌봄 노
동자, 담당자, 기관, 기초자치단체(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가족부가 돌봄
노동자 성희롱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해나갈 필요가 있
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침은 하부 사업수행기관인 지자체나 요양기관에 직접
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침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봄
서비스 노동자의 성희롱 방지를 지침화 해 모든 지자체와 요양기관이 성희롱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현장에서 돌봄 노동자와
가장 밀착되어 일하고 있는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관은 돌봄 노동자가 성
희롱을 인식하고, 그것을 드러내어 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돌봄노동자 성희롱 실태 조사연구를 통해 드러난 연구결
과, 그에 기반한 정책과제는 2009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010년 올해도 지
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여노 7개 자활을 비롯해 전국지역자
센터 협회에서 돌봄 노동자 성희롱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점검하고, 보건복지가족부가 재가 돌봄 서비스 사업하는 과정에 성희
롱에 대해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노동부가
실효성 있는 고객에 의한 성희롱 예방을 위한 법제도개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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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 2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2009년 10월 9일 수원지방법원은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가 제기한 부당
징계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하였습니다. 현 정권하에 노조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집단해고와 폭력등 온갖 불법행위로 노동조합을 와해하려던 88cc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던 88cc분회 조합원들에겐 더 없이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88cc는 국가보훈처에서 보훈기금 마련을 위해 운영하는 골프장입니다. 2008년
정권이 바뀐 이후 88cc에 임원진은 새롭게 바뀌었고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노동
현장이모저모
88cc 조합원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통해 얻게 될 가장 값진 성과
김은숙 | 전국여성노동조합 88cc분회 분회장
▲ 국가보훈처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투쟁발언중인 김은숙 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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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4 3
자성을 부정하는 정권의 입맛에 맞춰 노조탄압이 시작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경기보조원 노동조합은 불법이라며 시작된 노조탄압은 9월부터 부
당한 이유를 들어 조합원을 4명 제명과 54명 무기한 출장유보조치하며 사실상 해
고 조치 하였습니다. 이중 2008년 12월까지 해고된 43명의 조합원이 부당징계확
인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승소 판결 이전인 2009년 4월 16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최초로 해고된 1명
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88cc 경기보조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인정해 부당해고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뒤
이어 같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0여년전의 대법원 판
결을 이유로 이를 번복하는 판결을 내리는 등 원칙 없
는 판결 속에 88cc 조합원들은 어처구니 없는 법적용
의 실태에 한숨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기보조원
은 1996년 대법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불인정 판
결이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노동조합법
상 근로자는 인정되는 기형적인 형태의 노동자로 분
류되어왔습니다.
그동안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보험 설계
사, 레미콘 기사등이 특수고용직으로 대표되어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
고용노동자는 회사측이 인건비 절감이나 고용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 계약조건등
을 전환시킨‘위장자영인’성격이 짙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보장, 사
회복지 등의 사회안전망이 부실하여 법적 노동자로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받
게 될 법적 경제적 불이익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대단히 큰 현실입니다. 실재로는
회사로부터 모든 지휘 감독을 받고 임금결정권등이 회사에 있어 근로기준법상 근
로자에 해당함에도 회사측이 우월적인 지위에서 법망을 피하기 위해 정한 사정들
을 법원이 근로자성 부인의 근거로 인정한 지극히 모호하고 기계적인 판단에 따라
현장이모저모
88cc분회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징계 확인소
송 승소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힘없는 여성노
동자를 함부로 해고한
88cc에 불법행위를 인
정한 판결일 뿐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에 대
한 기존의 편협한 판결
이 문제 있음을 인정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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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 4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수고용노동자들은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방치
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노동시장내의 고용형태가 다변화되면서 퀵서비스배달
원, 대리운전기사, 방송사구성작가등 특수고용노동자의 직업군은 넓은 범위에 걸
쳐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 지난 정권
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되었지만 여,야당 간 이견
과 경영계의 반발로 무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대법원은 비정
규직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법적 지위에 놓여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지나치게
좁은 사용종속성에 집착한 과거 판례로 인해 최소한의 법적보호에서 배제되는 문
제점을 인식하고,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의 인정범위를 넓히려
는 쪽으로 태도가 선회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번 88cc분회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징계 확인소송 승소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힘없는 여성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한 88cc에 불법행위를 인정한 판결일 뿐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기존의 편협한 판결이 문제 있음을 인정한 판결입니다.
88cc는 수원지법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고 경기보조원의 법적 지위는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다시금 판결될 것입니다. 전국의 골프장에서 불합리한 여
건속에 근무하고 있는 경기보조원뿐 아니라 계속해서 확대되어갈 특수고용노동자
전체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판결이 될 것입니다. 또한 노동조합을 통
해 최소한의 노동권과 인권을 지켜내려는 88cc 조합원들의 눈물겨운 투쟁을 통해
얻게 될 가장 값진 성과가 될 것입니다.
현장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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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4 5
지난 2009년 4월 30일 노동부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질의회신
을 내 정상적으로 5대보험에 가입하고, 혜택을 받던 요양보호사의 노동권이 박탈
당해 왔다. 고용보험, 산재보험 신규가입이 거부되거나,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했고, 비슷한 노동형태인 장애인활동보조인의 경우에도 실
업급여 지급이 보류되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노동부의 요양보호사 노동자성 부정의 근거, 이에 대한 비판
노동부는 요양보호사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① 출・퇴근 시간이나 근로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 ② 업무수행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점, ③ 요양보호사가 개인 근무가능시간에 따라 요양보호대상자수를 결정하
는 점, ④ 사업주의 업무지시를 거부하여도 별도의 제재가 없는 점, ⑤ 개인사업자
로 등록되어 개인사업자소득세를 납부해 온 점, ⑥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점들
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요양보호사들은 매월 이용대상자가 결정이 되면 출퇴근
시간, 근로시간이 정해지고 있고, 이 때 결정된 출퇴근시간이 최소 1개월 이상 유
지되고 있다. 또한 지휘감독의 문제도 요양서비스 제공계획을 작성하여 건강보험
공단에 등록하고, 이 계획에 따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전화와 현장방문
을 통해 관리감독받고 있다. 물론 요양보호사를 직접고용한 재가요양기관의 경우
현장이모저모
요양보호사 노동자성
논란은 이제 그만!
박지영 | 민주노총 공공노조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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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 6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에도 이용대상자의 상태와 요구에 따라 주로 해야 할 업무와 주의할 점을 지시하
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가 이용대상자와 마찰이 있을 시에 갈등을 조정
하며 새로운 업무지시를 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소득세 납부나 4대 보험 미가입의
경우 보건복지가족부 지침위반이며 대부분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결국 노동부는 노인요양현장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았고, 노동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에게 그나마 있던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빼앗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 벼랑으로 내몰았다.
또한 사회보험의 하나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일하는 노동자가 사회보험도 가
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낳았다.
요양보호사와 노동시민사회진영의 투쟁으로 노동부 지침 마련
요양보호사와 노동시민사회진영은 노동부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박탈한
데 크게 반발하였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직접고용되어 일
하는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은 논란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 당사
자들과 노동시민사회진영은 10월 7일 노동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11월부터는 1인시위에 돌입하고 릴레이 성명서를 발표 등 지속적으로 투쟁해 왔
다. 그 결과 12월 10일 노동부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지침을 내도
록 만들었다.
노동부의 지침에 대한 평가
노동부는 요양보호사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기준으로 ① 사업주가 지정한 장소
에서 지정된 시간에 근무하고, 근무시간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에게 사전에
통보하여 조정해야하며, 장기요양급여제공기록지 등을 통해 사업주에게 근무상황
을 보고해야 하는 등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음 ② 제3자를 고용하여 업
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음 ③ 시간당
일정액에 정해진 근무시간을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을 뿐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지 아니함 세가지를 제시하
면서‘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할 경우 이 기준에 해당’한
현장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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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4 7
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행정사항으로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 있을 경우 노
동부, 복지부 담당자에게 통보하도록 하였다. 이번 노동부의 요양보호사 노동자성
판단에 있어서‘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경우로 판단하기로 한 것과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요소들을 부차적으로 판단한 것은 적절하였다.
그렇지만 이는“개호보험법에 근거하여 종사하는 개호노동자는 노동자에 해당한
다”고 포괄적으로 명시한 일본 사례에 훨씬 미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지침은
우려스러운 지점 역시 내포하고 있다.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조
건을 보장하는 데에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 그것이다. 노동자로 인정
하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해 놓음으로써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재가요
양기관이 이를 악용하여 변형된 노동형태를 만들 것이 우려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을 노동부, 복지부 담당자에게 통
보하도록 한 행정사항이 충실하게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요양보호사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남은 과제들
노동부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지침을 냈지만, 요양보호사의 노
동권 보장을 위해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노동부는 고용지원센터
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요양보호사에 대한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이 즉각 처리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가요양기관에 대한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5대보험
가입을 비롯하여 근로기준법이 준수되도록 해야 하며, 불법・편법적으로 요양보
호사를 개인사업자화시키는 기관에 대해서 적법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 재가 요
양보호사는 저임금, 이용자 가족에 대한 노동, 성폭력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요양
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서야 하
며 요양보호사의 행동에 노동시민사회진영도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현장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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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 8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복수노조 유예, 전임자 임금 금지
현재 국회가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2009년 12월
8일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 등 169명이 발의 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
조법)의 개정법안 때문이다. 그 핵심 내용은‘복수노조 허용은 미루고’,‘전임자에
게 지급하던 임금은 금지한다’는 것이다. 원안대로 통과되면 복수노조 설립 허용
은 다시 2년 6개월 뒤로 미뤄지고,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2010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전임자의 활동 시간을 법으로 정하는‘노동시간 면제(타임오프, time-
off) 제도’도 도입된다.
‘복수노조 설립 허용’과‘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이미 1996년 노동법
개악 당시 정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어서 일정기간 유예기간까지 두었었다. 그런데 시행 시기가
돌아올 때 마다 세 차례나 그 시행을 미루면서 유령처럼 남아 있는 조항이다. 또
현장이모저모
노조 전임자 임금,
노사 자율로 정하는 것이 원칙!
이수정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설 민주노무법인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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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4 9
다시 유예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왔다. 개정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복수노조는 허용되고,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은 금지된다.
노조전임자 임금,‘무노동 무임금’이 맞나?
노조 전임자에 대해서 노조법(제24조)은“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라
고 정하고 있다. 법 규정에 따르면 전임자는 노사가 단체협약이나 다른 방식으로
정할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노동의 제공이 면제된다.
※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노동조합의 전임자)
①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전임자”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 받아서는 아니
된다.
우리 노동법은‘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운찬 국무
총리가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고 봉급을 받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하고, 비슷한 논리로 한나라당의 안상
수 의원이“(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위배되며 놀고먹는
노동귀족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는 노동자는 노동 제공의 의무를 지고 있는
노동자에 한정된다. 따라서 노동 제공 의무를 면제받고 있는 노조전임자나 휴직자
등에 대해서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이와
관련하여“노조전임자 임금 문제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맥락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 동안 판례와 학설에 따라‘전임자는 휴직 중인 노동자와 유사
해 전임자 급여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근거로 전임자 급여 지급의 부당성이나 금지를 이
야기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파업기간 임을 이유로 노조전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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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5 0 •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에 대한 급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꼭 법으로 정해야 하나?
복수노조의 허용을 유예하자는 안에 대하여 삼성은 환영하고 현대는 이에 반발
하여 경총을 탈퇴했다. 이처럼 노동관계법은 기업이나 노동계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전임자 임금 지급의 문제도 노조가 처한 조건에 따라 의견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즉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고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노
조 본연의 활동을 침해하는 것을 우려하는 쪽은 금지를 찬성한다. 반면 노사 자율
로 정한 사항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고, 전임자의 활동이 기업활동
과 무관한 것이 아니며, 노조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이다.
어떤 의견을 따르더라도 전임자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면 당장 노조활동 자체가
위축되거나 아예 불가능해 질 수 있는 노조가 상당한 것이 현실이다. 노조 자체가
없거나 만들 수 없는 곳도 부지기수다. 이런 현실에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못
박으려는 것은 노사 자율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주요 노동관계법 개
악안의 연장선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정부가 국제 기준이라며 아전인수 격으로
끌어다 쓰는 외국의 경우에도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던 하지 않던 이를 법률로
정한 예는 없다. ILO(국제노동기구)에서도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우려하여 수차례
권고하지 않았는가? 가장 옳은 해결 방법은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 노사관계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스스로 정하도록‘내비 두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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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일 하 는 여 성 8 1 호 • 5 1
언제나 그러하듯이 여유 있게 출발하자고 했건만, 결국
구포역을 향해 뛰느라 숨이 턱에 닿았고 어렵사리 서울행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서울의 차가운 기온은 몸과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였지만 한국여노 교육장에 들어서자 예상
과는 달리 너무 포근해서 마음까지 푸근해졌다. 너무 푸
근한 기운에 힘입어(?) 졸게 될까봐 일부러 앞자리를 택해
앉았다.
동독 출신의 전 여성부 장관인 베르그만 박사는 참 소탈하고 수수했다. 우선 독
일이나 한국이나 여성노동문제에 있어 이상적 상태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런 점에
서 서로의 경험과 상황을 인지하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두를 떼었다. 최
근‘불안정’이 독일사회의 지배적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남녀응답자 8%가 자신
의 생활을 불안정하다고 한 것에 대해 우리 사회와는 그 격차가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독일처럼 사회적 경제를 표방하는 국가도 급격하게 시장경제로 돌
세계의 창
1. 신자유주의와 여성정책
한・독 여성비정규직 대책을 중심으로
박경득 | 부산여성회 평등의전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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