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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성회 회원들에게
프로그래머 마법사가
 추천하는 영화들
세대 간의 대화, 소통, 이야기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다큐멘터리 8일(금) 오후 6:30 개막작
손경화 감독 GV : 2030지회
인천여성회 회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던져봤을 질문, 즉 “나의 아버지는 왜
가난한데도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걸
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6.2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고향 대구
를 찾는 손경화 감독. 이 다큐멘터리는
바로 보수정당 지역으로 알려진 대구
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인
터뷰의 기록이자 일종의 ‘가족 다큐멘
터리’인 셈이다.
“가난이 곧 인생인 줄 알았다”던 보수정당 지지자인 아버지와의 인터뷰와 진보정당 지지자인
감독의 생각들이 부딪히면서, 이 사회에서 보수주의가 어떻게 ‘서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게
되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세대 간 갈등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지역정서, 반공주의,
기독교가 삼발이처럼 유지하는 보수주의의 구조를 드러내는 지점이 흥미롭다.
누구와 함께 볼까? 당연히 “가난한 서민들이 왜 한나라당을 찍을까?” 이런 질문을 가진 사람과
함께 보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세대와 이런 논쟁을 겪었거나 아예 이 때문에 대화를 단절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 영화를 보면서 보수주의자인 부모세대가 왜 보수를 선택‘당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모래
다큐멘터리 9일(토) 오전 10:30
김유가람 감독 GV : 이영주 프로그래머
지금까지 딸이 어머니를 담은 다큐는 많았
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를 시도한 다큐는 거
의 없었는데, 올해는 두 편이나 된다. <모
래> 역시 도대체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버
지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말을 거는 다큐
다.
감독이 어릴 적 중동으로 돈 벌러 나간 아
버지. 덕분에 감독은 강남 8학군에서 부족
함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아버지에
대한 어떤 추억도 없다. 세상 대부분의 딸들이 그러하듯이.
집값 폭등으로 전국적 이슈가 된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감독네 집은 여느 강
남 중산층과는 다르다. 그 집을 사기 위해 진 빚, 그 빚을 갚기 위해 사업을 하느라 들인 빚,




                           - 1 -
그 빚들이 매달 500만원이라는 엄청난 이자를 갚기 위해 감독의 부모는 밤낮없이 허리가 휘도
록 일한다.
감독은 궁금하다. 까짓 아파트 팔고 변두리에서 살면 빚에서 해방될 테고, 그럼 훨씬 더 행복할
텐데 왜 아버지는 은마아파트를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것일까?
처음 카메라를 들었을 때만 해도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답답함이
우선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보수적인 정치의식도 답답함에 한몫했다.
관객 역시 그렇다. 부동산에 목매는 사람들, 재테크에 목숨 거는 이들은 자본주의의 노예, 졸부
들이려니 생각했다. 집은, 아파트는, 부동산은, 그렇게 아무 감정 없이 상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었다.
그러나 이 다큐를 보며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를, 욕망하는 ‘사람’을 발견
하게 된다.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와 더불어 청춘을 다 보낸 굽은 어깨로 혼자 소주를 들이키는
처연한 ‘인간’을 보게 된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있게 한 아버지 세대에서, 부동산에
목매는 한국사회의 욕망에서 ‘사람’을 발견하게 한다. 이제 비로소 대화는 시작된다.
누구와 함께 볼까? 글쎄, 프로그래머로서는 누구든 다 봤으면 좋겠다. 굳이 꼽자면 아버지와 화
해하지 못했던 수많은 딸들과 함께 보면 좋겠다.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 일요일 오후에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집>도 함께 보고 나면, 앞서 이야기
한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른 눈을 가지게 된다.
부동산으로서 재산의 가치만이 이야기되는 ‘집’을 사람의 온기와 기억, 역사를 담는 다른 공간
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산, 육아,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두 개의 선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7:00
지민 감독 GV : 부평구지부
다큐멘터리 ‘두 개의 선'은 2년 전 <황보
출, 그녀를 소개합니다>로 인천을 찾았
던 지민 감독님의 새로운 다큐멘터리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다큐멘터리는 두 개
의 선명한 붉은 색 줄, 즉 임신 테스터
에 나타난 두 개의 선에서 시작한다.
진보진영에 몸을 담고 있었지만 결혼이
라는 제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
고 그 제도와 불화했던 부모의 결혼생활
을 보며 비혼동거를 선택한 감독. “결혼
은, 혼인신고따위는 결코 하지 않겠다”던 감독의 굳은 의지는 ‘두 개의 선’이 상징하는 임신이라
는 예기치 못한 대 사건 앞에 뿌리부터 흔들린다.
가장 오래되고 견고하면서도 부조리한 사회적 제도인 결혼.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을
통해 감독은 결혼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난공불락의 요새로 굳건하게 세워져 있는지 뼈저리게



                           - 2 -
실감한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이라는 여성의 생애사적 대 변화는 단순히 결혼이라는 부조리한
제도에 대한 불만에 머무르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은 제도에 대한 단순하
고도 기계적인 비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 문제다.
기존의 낡은 제도에 맞서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이 현실과 부딪히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갈
등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우리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결혼과 출산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앞으로 고민해야 하거나, 혹은 이미 고
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 그리고 그 여성들의 파트너.


아이들
다큐멘터리 10일(일) 오후 6:30 폐막작
류미례 감독 GV : 일하는여성지회
2회 인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엄
마...>로 관객들을 만난 바 있는 류미례 감
독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감독이
면서 (계획도 없이 덜컥) 아이 셋을 낳아
키우게 된 감독의 고군분투 육아일기라 할
수 있다. 육아일기이므로 아이 키워본 경험
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
감할 만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거
나 키워보지 않은 관객은 공감할 것이 없냐? 아니다. 아이를 낳아본 적 없고 앞으로 낳을 생각
도 없는 나 역시 무척 공감하며 본 영화다. 나의 어머니, 어머니가 생각했을 나를 떠올리며 여
러 생각을 곱씹게 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하는 엄마들이 다 그렇듯 감독 역시 다큐멘터리 감독과 엄마 사이에서 매 순간
이 갈등의 연속이다. 굳은 결심과 준비로 된 엄마가 아니건만, 엄마인 그녀에게 가족은, 세상은
냉정하다. 어디 가족과 세상뿐이랴. 감독 자신 역시 아이를 키우며 “나에게는 모성이 부족한 걸
까?” 하는 자책이 떠나지 않는다.
전작 <엄마...>가 자식들을 위한 엄마가 아닌 한 인격체로서의 엄마라는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
고, 엄마와 딸이라는 복잡다단한 관계를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담아내면서 공감과 위로를 전했
다면, <아이들>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엄마 자신과 그 아이들의 일상으로 카메라를 돌려 다
시 한 번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완벽한 엄마라는 ‘모성’의 견고한 신화 앞에서 한없이 위축되
기도 하고. 가족에게도, 사회에도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육아 현실에 지치기도 하지
만, 영화는 세 아이의 육아 과정을 통해 엄마 역시 원래 거기에 있었던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고’, 또 성장해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도 절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을 나누며 아이들과 자신 속의 아이를 달래고 안아가는
씩씩한 감독의 모습은 엄마 되기를 망설이거나 결혼과 육아에 지쳐 자신을 잃어가는 당신에게
용기와 위로를 나누어 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엄마가 되기를 고민하고 있거나 현재 엄마임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여성, 그
런 여성과 함께 사는, 혹은 함께 살 파트너. 그런 여성들의 뱃속에서 태어나 그런 여성들의 보
살핌으로 성장한 모든 사람. 한마디로 모두 보라는 이야기.




                                - 3 -
여성의 욕망에 대해 솔직해지기
네 여자의 수다
드라마 8일(금) 오후 2:30
시네토크 : 서구지부
베이징에 살고 있는 부유한 중년 여성
니우니우는 어느 날 남편의 이메일에서
남편이 자신의 친구 중 한 명과 불륜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된다. 니우니우는 그녀
가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춘절을 핑계
로 (남편과 불륜관계일 것으로 의심되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베이징에 살
고 있는 절반의 남자와 잤다고 소문 난 여배우 친친, 니우니우의 자산투자에 조언을 아끼지 않
는 마담 예, 남편의 대학동기이자 성공한 예술가 라라가 그들이다.
니우니우는 ‘남편의 그녀’를 밝혀내기 위해 마작에서 진 사람이 자신들의 연애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제안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게 되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듯 보이지만 몇 번의 뒤집기가 반복되며 그녀들의 진심과 욕망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된다.
‘네 여자의 수다’는 중국의 여성감독이 만든 극영화다. GV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초청비를 감당할 수 없는 우리 영화제의 형편상 당연히 감독이 영화제에 오지는 못하고, 우리끼
리 수다나 한판! 여성의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수다를 풀어놓는 영화이므로, 이 영화를 ‘빌미'
삼아 자신의 욕망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요런 이야기 함께 나눠보고 싶었던 친구들 한두 명쯤은 있지 않나? 서로 의
심하고 질투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 누구나 다 있지 않나? 그런 친구들과 함께
보면 좋겠다.


고백
드라마 10일(일) 오후 2:00
유지영 감독 GV : 남동구지회
더운 여름 날,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 씨는
집 열쇠가 없어 난감하다. 마침 지나
가던 아들 친구 영배가 대신 담을 넘
어 대문을 열어준다. 박 씨는 영배에
게 과일을 대접하고, 영배는 고민이
있다며 불쑥 낯 뜨거운 고백을 한다.
영배의 고백에 박 씨는 위험할 수도
있는 욕망에 직면하고 당황한다. 아들과 아들 친구가 더 이상 순진한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꾹꾹 눌러왔던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게 된 당황스러운 순간을 솔직함과 유




                         - 4 -
머로 버무린 웰메이드 코미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단편영화다. 종교적 엄숙주의
와 도덕관념을 지키며 살아가던 한 여성이 성에 막 눈뜨기 시작한 아들 또래 청소년을 마주치
며 겪게 되는 당혹한 찰나를 잘 잡아낸 수작이다.
자녀, 특히 ‘야동’에 일상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아들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킬 것인가
만 고민했지 자신의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별 달리 고민해 본 적 없는 엄마로 살았던 이들이라
면, 이 영화가 꽤나 당혹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만큼 자녀의 성교육 문제로 고민 중인
어머니 입장에서나 어머니라는 무성적 존재로 봉인돼 있던 나의 성적 욕망에 대해 고민하는 여
성의 입장에서나 이야깃거리가 꽤 많은 작품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자녀의 성교육으로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또한 여성이
기도 한 자신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친구들.




‘여성의 삶과 노동’에 대해 반추하기
송여사님의 작업일지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5:00
나비 감독 GV : 연수구지회
송여사님의 일터는 거리다. 그
녀는 잰 걸음으로 골목을 돌아
다니면서   도시가스검침을     한
다. 그녀가 메고 있는 가방 안
에는 직업의 노하우로 가득하
다. 그늘에 가려진 검침기의
숫자를 반사시켜 보기 위한 손
거울, 멀리 있는 검침기를 보
기 위한 망원경. 그녀는 이 일
터가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듯하다. 그래서였을까. 송여사님은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자,
노조를 결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송여사님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는 엄마의 노조활
동이 낯설기만 하다. 노동현장에서 보아오던 여성노동자와 엄마 사이에는 뭔가 거리감이 있다.
딸은 조금은 어색한 감정으로 카메라를 들고, 엄마의 일터로 함께 나선다. 일터에서 만난 엄마
는 ‘송여사님’으로 불렸고, 엄마가 아니라 노동자였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는 여성노동자와
엄마 사이에 거리를 좁혀가면서, 엄마의 삶에 말을 걸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 ‘송여사의 작업일지'는 엄마에 대한 다큐이자 여성노동자에 대한 다큐다. 사실 엄마
와 노동자는 별개의 존재가 아님에도 매우 다른 존재인 양 인식되곤 한다. 우리는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종종, 자주 이야기하지만 그 어머니가 여성노동자라는 사실은 잊고 산다. 이 다큐멘터리
를 통해 관객들은 엄마이면서 여성노동자인 한 여성의 삶에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엄마이자 노동자인 여성들, 그런 여성을 둔 엄마로 둔 자식들. 그리고 여성
의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들.




                        - 5 -
사라진 밤
드라마 10일(일) 오후 4:00
차성덕 감독 GV : 동구지회
하루 종일 식당에서 일하는 여인은 남
편이 죽던 날 밤을 기억하지 못한다.
영화는 여러 정황상 그녀가 범인일지
모른다고 예견하지만, 그걸 밝히는 데
는 별 관심이 없다. 남편의 죽음 앞에
서도 별다른 감정표현 없이, 그저 자신
이 일하는 식당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
는 여인의 어눌함, 아니 담담함이 당황
스럽다.
영화는 끝내 이 여인이 남편을 죽인 범인인지 아닌지 가려내지 않는다. 관객은 이 여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엔딩크레딧을 보아야 한다. 영화를 지탱하는 팽팽한 긴장감은 남편의 죽음이
라는 ‘사건’ 때문이지만, 이 영화를 빛내는 것은 가난하지만 끈질기게 버티는 여성노동자의 육
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노동이 체화된 육체, 그 육체의 서글프도록 투명한 강인함이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에서 특별언급을 수상한 단편영화다. 미스테리 스릴러
형식을 띠고 있지만 카메라는 사건의 해결보다는 하루하루 먹고살아야 하는 한 여성의 일상에
집중한다. 답답하리만치 식당에서 일하는 걸 최우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영
화 그 너머에 있는 한 여성의 고통과 갈등, 좌절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누구와 함께 볼까? 장르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장르 너머의 여성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
는 관객, 감독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관객.




역사에 말 걸기
오월愛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4:30
주로미 조감독 GV : 남구지회
다큐멘터리 <오월愛>는 제목에서 이미 짐
작할 수 있듯,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다.
아니, 80년 5월 광주를 살았던 ‘그때 그
사람들’의 현재 이야기다. 영화 ‘화려한 휴
가’가 그때 그 사람들의 ‘그때 그 시절’을
박제된 모양새로 보여줬다면, 이 영화가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은 그들의 현재를 보
여줌으로써 80년 5월 광주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5월 광주는 마치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처럼 여겨진다. 국가가 기념일로 지정했으니 다 끝난
일처럼 기억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 아는 이야기’인 광주는 오히려 광주를 외로운 섬으로 뚝




                            - 6 -
떨어뜨려 놓았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현
재와 대화하지 못하는 광주는 더 이상 역사가 아닌, 박제된 기념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 영화는 그때 그 사람들의 현재를 통해 비로소 광주를 살아 있는 역사로 부활시킨다. 물론 그
과정은 책에서 보듯 감동만 있지 않다.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감동과 더불어 현재에 대한 답답함
과 쓰라림이 공존한다. 그래서 불편하다. 허나, 그렇기 때문에 비로소 살아 있는 역사가 될 수
있다.
누구와 함께 볼까? 광주가 나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고민하며 살았던, 혹은 지금도 고민하며 살
고 있는 사람들. 광주에 대한 부채감을 여전히 안고 사는 사람, 혹은 그마저도 흐릿하게 잊혀가
는 사람들. 살아 있는 광주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
나의 신상 구두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1:00
언제부터인가 국어사전에 실린 표준어인
양 광범위하게 쓰이는 ‘신상’과 여성의
쇼핑중독, 혹은 사치를 상징하는 ‘구두’가
만났다.
영화에 등장하는 샤넬, 구찌 등 화려한
명품 매장에 진열된 ‘신상’ 하이힐들. 그
모습만 본다면 ‘나의 신상 구두’는 여성
의 욕망과 사치에 대한 익숙한 상징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감독은 구두
한 켤레에 담긴 무수히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구두를 조각이자 언어로 이해하는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에서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대만계 사업
가, 중산층에 편입되기를 꿈꾸는 공장매니저, 고향에 가서 옷 가게를 열고자 하는 생산라인 감
독자, 그리고 구두생산라인과 가죽공장의 어린 여성노동자를 차례로 비추면서, <나의 신상 구
두>는 젠더화된 노동시장구조와 그들 각자의 꿈의 불균형을 드러내 보여준다. 동시에 글로벌한
차원에서 벌어지는 생산유통의 먹이사슬 구조를 보여줌으로써, 서구의 소비 스펙터클을 떠받치
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이윤 창출이 결국 중국 젊은 여성의 과잉노동착취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더 나아가 <나의 신상 구두>는 ‘명품 구두’ 제작에 사용되는 최고급 가죽을
생산하기 위한 비인간적인 도축 과정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집요하다. 그냥 예쁘다, 하고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구두 한 켤레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까발리는 영화다. 그러나 이것은 불편한 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들에
게는 기꺼이 감수해야 할 불편함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글로벌 자본주의 착취구조에 대한 생생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 불편함
을 기꺼이 감수하고라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친구들.




                          - 7 -
영화의 재미를 찾아라!
단편영화 데이트
8일(금) 오후 5:00
단편영화란 60분 안쪽의 짧은 영화를 말한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의 장편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요즘은 3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들도 수두룩 빽빽하다.) 단편영화는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끝내버리는 것 같은, 친절하지 않은 영화로 느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렇게 짧게 끝나는 만큼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지는 여지가 많은 것이 단편영화이기도
하다. 완결적 구조를 가진 영화이지만 관객들이 상상력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 단편영화의 매력. 그 매력에 한번 푹 빠져보면 어떨까?


                  대한철강   철강단지의 한 철공소에서 일하는 한 여성 이주노동자와
                  종종 그곳으로 차 배달을 오는 다방 여종업원은 연인 사이다. 다방
                  여종업원을 향한 철공소 남성들의 끈적한 손길을 바라보는 여성 이
                  주노동자의 시선은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녀들을 지켜보는 화이트칼
                  라 남성노동자의 또 다른 시선. 레즈비언, 이주, 노동 등 겹겹이 싸
                  인 영화의 배경은 그 자체만으로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마리와 레티   이상 기후현상으로 45일째 가뭄이 계속되는 무더운 여
                  름, 섬유 공장에서 일하는 필리핀 이주 노동자 마리와 레티의 인생도
                  답답하기만 하다. 중간관리자 현우와 사귀는 마리는 몸에 이상을 느
                  끼고, 곗돈을 붓던 레티는 계주인 최 씨가 돈을 들고 도주했다는 사
                  실을 알게 된다.
                  이주여성을 담은 일련의 영화들이 그녀들을 피해자로 다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마리와 레티>는 두 이주여성의 욕망과 요구를 주체적
                  으로 그려내고 있다.
                  토요근무   뜨거운 토요일 오후, 인터넷 기사인 젊은 남성이 어린 소
                  녀 홀로 있는 집을 방문했다. 뭔가 위험해 보인다. 보는 내내 위태위
                  태한 긴장감은 맴돌지만 그 둘 사이에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
                  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극단적 사건을 만난다.



애니메이션 파티
10일(일) 오전 10:30
애니메이션은 그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장르다.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으
로 풀면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전달된다. 더구나 “아!” 하고 탄성을 지르려는 엔딩크레딧
이 올라가 버리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그 탄성만큼이나 짧지만 굵은 인상을 남긴다.
여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담은 여섯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은 그래서 더욱 기대가 간다.
게다가 영화의 시작과 영화 사이, 끝에 깜짝 등장할 이벤트까지, 애니메이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8 -
낙타들    오래전 연인이었던 남녀가 오랜만에 만난다. 남자는 무언가
를 찾는다고 그녀를 떠났지만 아직도 찾지 못해 헤매는 중이다. 여자
는 몇 번의 이별을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메말라 사막을 건너고 있
는 기분이다. 물주머니를 차고 오아시스를 찾는 오래된 여행객처럼
만난 헤어진 남녀의 이야기.
도시    높다란 빌딩과 아스팔트, 시커먼 매연과 소음으로 둘러싸인 서
울.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울은 전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이룬다. 사람으로 가득 찬 도시 서울, 사람 사
이의 벽과 틀을 없애고 껍질을 벗은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사
방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벽들을 걷어내고 서울의 체온과 숨소리
를 표현한 작품.
남자가 세상을 만들었다고?       1950년대 교육용 애니메이션의 스타일
을 패러디한 작품. 나레이터는 1950년대식 역사 교과서 연표를 참조
해가며 허풍을 떨듯 ‘남성의 역사’에 대해 말한다. 그의 잘난 척하는
태도는 역사에서 하찮은 역할로 밀려난 여성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그녀’는 나레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이 직접 연대기를 만들기로 결정
한다. 영화는 풍자와 슬랩스틱 코미디를 이용하여, 역사가 기록된 방
식에 도전한다.
거꾸로 가는 여자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충격적인 일이 생기면서 세
상을 거꾸로 보게 된 오르솔랴.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 오
르솔랴는 무력감에 빠진다. 그러나 발로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능력을 찾아내고, 그 능력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인
연을 얻게 된다.
출산공포    17살의 아미나는 임신사실을 알고 공포에 떤다. 위안과
조언을 얻기 위해 엄마와 이모를 찾아가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그녀
를 더 큰 두려움에 몰아넣는다. 아미나를 아이 취급하며 아기가 양배
추에서 나온다고 하는 엄마나 출산의 고통과 남자에 대한 증오를 극
대화시키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모 모두 아미나의 출산 준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100개의 다른 코    성형외과 의사와 예술가.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서
로를 이해하기 위해 엽서로 일상을 공유한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신
체적 결함에 대해 살피게 되고 이는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 두 사람은 결함을 특별함
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차분한 감독의 내레이션과 일러
스트가 그려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의 형식은 놀라울
뿐만 아니라 그녀의 고민에 관객들을 동참시키는 능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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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성회 회원들에게 추천하는 7회 영화제 추천작

  • 2. 세대 간의 대화, 소통, 이야기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다큐멘터리 8일(금) 오후 6:30 개막작 손경화 감독 GV : 2030지회 인천여성회 회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던져봤을 질문, 즉 “나의 아버지는 왜 가난한데도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걸 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6.2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고향 대구 를 찾는 손경화 감독. 이 다큐멘터리는 바로 보수정당 지역으로 알려진 대구 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인 터뷰의 기록이자 일종의 ‘가족 다큐멘 터리’인 셈이다. “가난이 곧 인생인 줄 알았다”던 보수정당 지지자인 아버지와의 인터뷰와 진보정당 지지자인 감독의 생각들이 부딪히면서, 이 사회에서 보수주의가 어떻게 ‘서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게 되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세대 간 갈등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지역정서, 반공주의, 기독교가 삼발이처럼 유지하는 보수주의의 구조를 드러내는 지점이 흥미롭다. 누구와 함께 볼까? 당연히 “가난한 서민들이 왜 한나라당을 찍을까?” 이런 질문을 가진 사람과 함께 보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세대와 이런 논쟁을 겪었거나 아예 이 때문에 대화를 단절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 영화를 보면서 보수주의자인 부모세대가 왜 보수를 선택‘당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모래 다큐멘터리 9일(토) 오전 10:30 김유가람 감독 GV : 이영주 프로그래머 지금까지 딸이 어머니를 담은 다큐는 많았 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를 시도한 다큐는 거 의 없었는데, 올해는 두 편이나 된다. <모 래> 역시 도대체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버 지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말을 거는 다큐 다. 감독이 어릴 적 중동으로 돈 벌러 나간 아 버지. 덕분에 감독은 강남 8학군에서 부족 함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아버지에 대한 어떤 추억도 없다. 세상 대부분의 딸들이 그러하듯이. 집값 폭등으로 전국적 이슈가 된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감독네 집은 여느 강 남 중산층과는 다르다. 그 집을 사기 위해 진 빚, 그 빚을 갚기 위해 사업을 하느라 들인 빚, - 1 -
  • 3. 그 빚들이 매달 500만원이라는 엄청난 이자를 갚기 위해 감독의 부모는 밤낮없이 허리가 휘도 록 일한다. 감독은 궁금하다. 까짓 아파트 팔고 변두리에서 살면 빚에서 해방될 테고, 그럼 훨씬 더 행복할 텐데 왜 아버지는 은마아파트를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것일까? 처음 카메라를 들었을 때만 해도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답답함이 우선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보수적인 정치의식도 답답함에 한몫했다. 관객 역시 그렇다. 부동산에 목매는 사람들, 재테크에 목숨 거는 이들은 자본주의의 노예, 졸부 들이려니 생각했다. 집은, 아파트는, 부동산은, 그렇게 아무 감정 없이 상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었다. 그러나 이 다큐를 보며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를, 욕망하는 ‘사람’을 발견 하게 된다.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와 더불어 청춘을 다 보낸 굽은 어깨로 혼자 소주를 들이키는 처연한 ‘인간’을 보게 된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있게 한 아버지 세대에서, 부동산에 목매는 한국사회의 욕망에서 ‘사람’을 발견하게 한다. 이제 비로소 대화는 시작된다. 누구와 함께 볼까? 글쎄, 프로그래머로서는 누구든 다 봤으면 좋겠다. 굳이 꼽자면 아버지와 화 해하지 못했던 수많은 딸들과 함께 보면 좋겠다. 또 하나의 감상포인트 일요일 오후에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집>도 함께 보고 나면, 앞서 이야기 한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른 눈을 가지게 된다. 부동산으로서 재산의 가치만이 이야기되는 ‘집’을 사람의 온기와 기억, 역사를 담는 다른 공간 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산, 육아,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두 개의 선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7:00 지민 감독 GV : 부평구지부 다큐멘터리 ‘두 개의 선'은 2년 전 <황보 출, 그녀를 소개합니다>로 인천을 찾았 던 지민 감독님의 새로운 다큐멘터리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다큐멘터리는 두 개 의 선명한 붉은 색 줄, 즉 임신 테스터 에 나타난 두 개의 선에서 시작한다. 진보진영에 몸을 담고 있었지만 결혼이 라는 제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 고 그 제도와 불화했던 부모의 결혼생활 을 보며 비혼동거를 선택한 감독. “결혼 은, 혼인신고따위는 결코 하지 않겠다”던 감독의 굳은 의지는 ‘두 개의 선’이 상징하는 임신이라 는 예기치 못한 대 사건 앞에 뿌리부터 흔들린다. 가장 오래되고 견고하면서도 부조리한 사회적 제도인 결혼.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을 통해 감독은 결혼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난공불락의 요새로 굳건하게 세워져 있는지 뼈저리게 - 2 -
  • 4. 실감한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이라는 여성의 생애사적 대 변화는 단순히 결혼이라는 부조리한 제도에 대한 불만에 머무르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은 제도에 대한 단순하 고도 기계적인 비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 문제다. 기존의 낡은 제도에 맞서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이 현실과 부딪히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갈 등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우리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결혼과 출산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앞으로 고민해야 하거나, 혹은 이미 고 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 그리고 그 여성들의 파트너. 아이들 다큐멘터리 10일(일) 오후 6:30 폐막작 류미례 감독 GV : 일하는여성지회 2회 인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엄 마...>로 관객들을 만난 바 있는 류미례 감 독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감독이 면서 (계획도 없이 덜컥) 아이 셋을 낳아 키우게 된 감독의 고군분투 육아일기라 할 수 있다. 육아일기이므로 아이 키워본 경험 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 감할 만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아이를 낳거 나 키워보지 않은 관객은 공감할 것이 없냐? 아니다. 아이를 낳아본 적 없고 앞으로 낳을 생각 도 없는 나 역시 무척 공감하며 본 영화다. 나의 어머니, 어머니가 생각했을 나를 떠올리며 여 러 생각을 곱씹게 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하는 엄마들이 다 그렇듯 감독 역시 다큐멘터리 감독과 엄마 사이에서 매 순간 이 갈등의 연속이다. 굳은 결심과 준비로 된 엄마가 아니건만, 엄마인 그녀에게 가족은, 세상은 냉정하다. 어디 가족과 세상뿐이랴. 감독 자신 역시 아이를 키우며 “나에게는 모성이 부족한 걸 까?” 하는 자책이 떠나지 않는다. 전작 <엄마...>가 자식들을 위한 엄마가 아닌 한 인격체로서의 엄마라는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 고, 엄마와 딸이라는 복잡다단한 관계를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담아내면서 공감과 위로를 전했 다면, <아이들>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엄마 자신과 그 아이들의 일상으로 카메라를 돌려 다 시 한 번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완벽한 엄마라는 ‘모성’의 견고한 신화 앞에서 한없이 위축되 기도 하고. 가족에게도, 사회에도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육아 현실에 지치기도 하지 만, 영화는 세 아이의 육아 과정을 통해 엄마 역시 원래 거기에 있었던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고’, 또 성장해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도 절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고민을 나누며 아이들과 자신 속의 아이를 달래고 안아가는 씩씩한 감독의 모습은 엄마 되기를 망설이거나 결혼과 육아에 지쳐 자신을 잃어가는 당신에게 용기와 위로를 나누어 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엄마가 되기를 고민하고 있거나 현재 엄마임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여성, 그 런 여성과 함께 사는, 혹은 함께 살 파트너. 그런 여성들의 뱃속에서 태어나 그런 여성들의 보 살핌으로 성장한 모든 사람. 한마디로 모두 보라는 이야기. - 3 -
  • 5. 여성의 욕망에 대해 솔직해지기 네 여자의 수다 드라마 8일(금) 오후 2:30 시네토크 : 서구지부 베이징에 살고 있는 부유한 중년 여성 니우니우는 어느 날 남편의 이메일에서 남편이 자신의 친구 중 한 명과 불륜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된다. 니우니우는 그녀 가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춘절을 핑계 로 (남편과 불륜관계일 것으로 의심되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다. 베이징에 살 고 있는 절반의 남자와 잤다고 소문 난 여배우 친친, 니우니우의 자산투자에 조언을 아끼지 않 는 마담 예, 남편의 대학동기이자 성공한 예술가 라라가 그들이다. 니우니우는 ‘남편의 그녀’를 밝혀내기 위해 마작에서 진 사람이 자신들의 연애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제안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게 되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듯 보이지만 몇 번의 뒤집기가 반복되며 그녀들의 진심과 욕망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된다. ‘네 여자의 수다’는 중국의 여성감독이 만든 극영화다. GV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초청비를 감당할 수 없는 우리 영화제의 형편상 당연히 감독이 영화제에 오지는 못하고, 우리끼 리 수다나 한판! 여성의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수다를 풀어놓는 영화이므로, 이 영화를 ‘빌미' 삼아 자신의 욕망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요런 이야기 함께 나눠보고 싶었던 친구들 한두 명쯤은 있지 않나? 서로 의 심하고 질투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 누구나 다 있지 않나? 그런 친구들과 함께 보면 좋겠다. 고백 드라마 10일(일) 오후 2:00 유지영 감독 GV : 남동구지회 더운 여름 날,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 씨는 집 열쇠가 없어 난감하다. 마침 지나 가던 아들 친구 영배가 대신 담을 넘 어 대문을 열어준다. 박 씨는 영배에 게 과일을 대접하고, 영배는 고민이 있다며 불쑥 낯 뜨거운 고백을 한다. 영배의 고백에 박 씨는 위험할 수도 있는 욕망에 직면하고 당황한다. 아들과 아들 친구가 더 이상 순진한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꾹꾹 눌러왔던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게 된 당황스러운 순간을 솔직함과 유 - 4 -
  • 6. 머로 버무린 웰메이드 코미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단편영화다. 종교적 엄숙주의 와 도덕관념을 지키며 살아가던 한 여성이 성에 막 눈뜨기 시작한 아들 또래 청소년을 마주치 며 겪게 되는 당혹한 찰나를 잘 잡아낸 수작이다. 자녀, 특히 ‘야동’에 일상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아들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킬 것인가 만 고민했지 자신의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별 달리 고민해 본 적 없는 엄마로 살았던 이들이라 면, 이 영화가 꽤나 당혹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만큼 자녀의 성교육 문제로 고민 중인 어머니 입장에서나 어머니라는 무성적 존재로 봉인돼 있던 나의 성적 욕망에 대해 고민하는 여 성의 입장에서나 이야깃거리가 꽤 많은 작품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자녀의 성교육으로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또한 여성이 기도 한 자신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친구들. ‘여성의 삶과 노동’에 대해 반추하기 송여사님의 작업일지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5:00 나비 감독 GV : 연수구지회 송여사님의 일터는 거리다. 그 녀는 잰 걸음으로 골목을 돌아 다니면서 도시가스검침을 한 다. 그녀가 메고 있는 가방 안 에는 직업의 노하우로 가득하 다. 그늘에 가려진 검침기의 숫자를 반사시켜 보기 위한 손 거울, 멀리 있는 검침기를 보 기 위한 망원경. 그녀는 이 일 터가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듯하다. 그래서였을까. 송여사님은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자, 노조를 결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송여사님의 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는 엄마의 노조활 동이 낯설기만 하다. 노동현장에서 보아오던 여성노동자와 엄마 사이에는 뭔가 거리감이 있다. 딸은 조금은 어색한 감정으로 카메라를 들고, 엄마의 일터로 함께 나선다. 일터에서 만난 엄마 는 ‘송여사님’으로 불렸고, 엄마가 아니라 노동자였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는 여성노동자와 엄마 사이에 거리를 좁혀가면서, 엄마의 삶에 말을 걸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 ‘송여사의 작업일지'는 엄마에 대한 다큐이자 여성노동자에 대한 다큐다. 사실 엄마 와 노동자는 별개의 존재가 아님에도 매우 다른 존재인 양 인식되곤 한다. 우리는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종종, 자주 이야기하지만 그 어머니가 여성노동자라는 사실은 잊고 산다. 이 다큐멘터리 를 통해 관객들은 엄마이면서 여성노동자인 한 여성의 삶에 말을 걸 수 있을 것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엄마이자 노동자인 여성들, 그런 여성을 둔 엄마로 둔 자식들. 그리고 여성 의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들. - 5 -
  • 7. 사라진 밤 드라마 10일(일) 오후 4:00 차성덕 감독 GV : 동구지회 하루 종일 식당에서 일하는 여인은 남 편이 죽던 날 밤을 기억하지 못한다. 영화는 여러 정황상 그녀가 범인일지 모른다고 예견하지만, 그걸 밝히는 데 는 별 관심이 없다. 남편의 죽음 앞에 서도 별다른 감정표현 없이, 그저 자신 이 일하는 식당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 는 여인의 어눌함, 아니 담담함이 당황 스럽다. 영화는 끝내 이 여인이 남편을 죽인 범인인지 아닌지 가려내지 않는다. 관객은 이 여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엔딩크레딧을 보아야 한다. 영화를 지탱하는 팽팽한 긴장감은 남편의 죽음이 라는 ‘사건’ 때문이지만, 이 영화를 빛내는 것은 가난하지만 끈질기게 버티는 여성노동자의 육 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노동이 체화된 육체, 그 육체의 서글프도록 투명한 강인함이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선에서 특별언급을 수상한 단편영화다. 미스테리 스릴러 형식을 띠고 있지만 카메라는 사건의 해결보다는 하루하루 먹고살아야 하는 한 여성의 일상에 집중한다. 답답하리만치 식당에서 일하는 걸 최우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영 화 그 너머에 있는 한 여성의 고통과 갈등, 좌절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누구와 함께 볼까? 장르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장르 너머의 여성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 는 관객, 감독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관객. 역사에 말 걸기 오월愛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4:30 주로미 조감독 GV : 남구지회 다큐멘터리 <오월愛>는 제목에서 이미 짐 작할 수 있듯,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다. 아니, 80년 5월 광주를 살았던 ‘그때 그 사람들’의 현재 이야기다. 영화 ‘화려한 휴 가’가 그때 그 사람들의 ‘그때 그 시절’을 박제된 모양새로 보여줬다면, 이 영화가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은 그들의 현재를 보 여줌으로써 80년 5월 광주가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5월 광주는 마치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처럼 여겨진다. 국가가 기념일로 지정했으니 다 끝난 일처럼 기억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 아는 이야기’인 광주는 오히려 광주를 외로운 섬으로 뚝 - 6 -
  • 8. 떨어뜨려 놓았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현 재와 대화하지 못하는 광주는 더 이상 역사가 아닌, 박제된 기념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 영화는 그때 그 사람들의 현재를 통해 비로소 광주를 살아 있는 역사로 부활시킨다. 물론 그 과정은 책에서 보듯 감동만 있지 않다.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감동과 더불어 현재에 대한 답답함 과 쓰라림이 공존한다. 그래서 불편하다. 허나, 그렇기 때문에 비로소 살아 있는 역사가 될 수 있다. 누구와 함께 볼까? 광주가 나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고민하며 살았던, 혹은 지금도 고민하며 살 고 있는 사람들. 광주에 대한 부채감을 여전히 안고 사는 사람, 혹은 그마저도 흐릿하게 잊혀가 는 사람들. 살아 있는 광주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 나의 신상 구두 다큐멘터리 9일(토) 오후 1:00 언제부터인가 국어사전에 실린 표준어인 양 광범위하게 쓰이는 ‘신상’과 여성의 쇼핑중독, 혹은 사치를 상징하는 ‘구두’가 만났다. 영화에 등장하는 샤넬, 구찌 등 화려한 명품 매장에 진열된 ‘신상’ 하이힐들. 그 모습만 본다면 ‘나의 신상 구두’는 여성 의 욕망과 사치에 대한 익숙한 상징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감독은 구두 한 켤레에 담긴 무수히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구두를 조각이자 언어로 이해하는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에서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대만계 사업 가, 중산층에 편입되기를 꿈꾸는 공장매니저, 고향에 가서 옷 가게를 열고자 하는 생산라인 감 독자, 그리고 구두생산라인과 가죽공장의 어린 여성노동자를 차례로 비추면서, <나의 신상 구 두>는 젠더화된 노동시장구조와 그들 각자의 꿈의 불균형을 드러내 보여준다. 동시에 글로벌한 차원에서 벌어지는 생산유통의 먹이사슬 구조를 보여줌으로써, 서구의 소비 스펙터클을 떠받치 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이윤 창출이 결국 중국 젊은 여성의 과잉노동착취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더 나아가 <나의 신상 구두>는 ‘명품 구두’ 제작에 사용되는 최고급 가죽을 생산하기 위한 비인간적인 도축 과정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집요하다. 그냥 예쁘다, 하고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구두 한 켤레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까발리는 영화다. 그러나 이것은 불편한 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들에 게는 기꺼이 감수해야 할 불편함이다. 누구와 함께 볼까? 글로벌 자본주의 착취구조에 대한 생생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 불편함 을 기꺼이 감수하고라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친구들. - 7 -
  • 9. 영화의 재미를 찾아라! 단편영화 데이트 8일(금) 오후 5:00 단편영화란 60분 안쪽의 짧은 영화를 말한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의 장편 상업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 (요즘은 3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들도 수두룩 빽빽하다.) 단편영화는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끝내버리는 것 같은, 친절하지 않은 영화로 느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렇게 짧게 끝나는 만큼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지는 여지가 많은 것이 단편영화이기도 하다. 완결적 구조를 가진 영화이지만 관객들이 상상력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 단편영화의 매력. 그 매력에 한번 푹 빠져보면 어떨까? 대한철강 철강단지의 한 철공소에서 일하는 한 여성 이주노동자와 종종 그곳으로 차 배달을 오는 다방 여종업원은 연인 사이다. 다방 여종업원을 향한 철공소 남성들의 끈적한 손길을 바라보는 여성 이 주노동자의 시선은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녀들을 지켜보는 화이트칼 라 남성노동자의 또 다른 시선. 레즈비언, 이주, 노동 등 겹겹이 싸 인 영화의 배경은 그 자체만으로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마리와 레티 이상 기후현상으로 45일째 가뭄이 계속되는 무더운 여 름, 섬유 공장에서 일하는 필리핀 이주 노동자 마리와 레티의 인생도 답답하기만 하다. 중간관리자 현우와 사귀는 마리는 몸에 이상을 느 끼고, 곗돈을 붓던 레티는 계주인 최 씨가 돈을 들고 도주했다는 사 실을 알게 된다. 이주여성을 담은 일련의 영화들이 그녀들을 피해자로 다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마리와 레티>는 두 이주여성의 욕망과 요구를 주체적 으로 그려내고 있다. 토요근무 뜨거운 토요일 오후, 인터넷 기사인 젊은 남성이 어린 소 녀 홀로 있는 집을 방문했다. 뭔가 위험해 보인다. 보는 내내 위태위 태한 긴장감은 맴돌지만 그 둘 사이에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 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극단적 사건을 만난다. 애니메이션 파티 10일(일) 오전 10:30 애니메이션은 그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장르다.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애니메이션으 로 풀면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전달된다. 더구나 “아!” 하고 탄성을 지르려는 엔딩크레딧 이 올라가 버리는 단편 애니메이션은 그 탄성만큼이나 짧지만 굵은 인상을 남긴다. 여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담은 여섯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은 그래서 더욱 기대가 간다. 게다가 영화의 시작과 영화 사이, 끝에 깜짝 등장할 이벤트까지, 애니메이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8 -
  • 10. 낙타들 오래전 연인이었던 남녀가 오랜만에 만난다. 남자는 무언가 를 찾는다고 그녀를 떠났지만 아직도 찾지 못해 헤매는 중이다. 여자 는 몇 번의 이별을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메말라 사막을 건너고 있 는 기분이다. 물주머니를 차고 오아시스를 찾는 오래된 여행객처럼 만난 헤어진 남녀의 이야기. 도시 높다란 빌딩과 아스팔트, 시커먼 매연과 소음으로 둘러싸인 서 울.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울은 전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이룬다. 사람으로 가득 찬 도시 서울, 사람 사 이의 벽과 틀을 없애고 껍질을 벗은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사 방을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벽들을 걷어내고 서울의 체온과 숨소리 를 표현한 작품. 남자가 세상을 만들었다고? 1950년대 교육용 애니메이션의 스타일 을 패러디한 작품. 나레이터는 1950년대식 역사 교과서 연표를 참조 해가며 허풍을 떨듯 ‘남성의 역사’에 대해 말한다. 그의 잘난 척하는 태도는 역사에서 하찮은 역할로 밀려난 여성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그녀’는 나레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이 직접 연대기를 만들기로 결정 한다. 영화는 풍자와 슬랩스틱 코미디를 이용하여, 역사가 기록된 방 식에 도전한다. 거꾸로 가는 여자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충격적인 일이 생기면서 세 상을 거꾸로 보게 된 오르솔랴.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 오 르솔랴는 무력감에 빠진다. 그러나 발로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자신만의 능력을 찾아내고, 그 능력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인 연을 얻게 된다. 출산공포 17살의 아미나는 임신사실을 알고 공포에 떤다. 위안과 조언을 얻기 위해 엄마와 이모를 찾아가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그녀 를 더 큰 두려움에 몰아넣는다. 아미나를 아이 취급하며 아기가 양배 추에서 나온다고 하는 엄마나 출산의 고통과 남자에 대한 증오를 극 대화시키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이모 모두 아미나의 출산 준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100개의 다른 코 성형외과 의사와 예술가.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서 로를 이해하기 위해 엽서로 일상을 공유한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신 체적 결함에 대해 살피게 되고 이는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된 두 사람은 결함을 특별함 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차분한 감독의 내레이션과 일러 스트가 그려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의 형식은 놀라울 뿐만 아니라 그녀의 고민에 관객들을 동참시키는 능력을 발휘한다.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