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3학년도 제2학기
우리말과 글쓰기
기말 소논문
간첩 소재 영화의 클리셰와 그 사용의 문제 분석
담당교수 : 이은아
수업시간 : 월요일 6교시, 수요일 5교시
학생이름 : 유희경
학과 : 교육공학과
학번 : 1346018
제출일 : 2013.12.16
2. 목차
Ⅰ. 서론
Ⅱ. <의형제>와<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나타난 공통적 클리셰
1. 판타지를 자극하는 간첩 캐릭터
2. 조국에게 버림받은 상황
3. 남한에서 만난 조력자·동료의 존재
Ⅲ. 간첩영화 클리셰 사용의 문제 분석
1. 간첩에 대해 미화된 인식 전파
2. 흥행의 도구로 전락하는 간첩 소재
3. 간첩 영화 장르의 다양성 상실
Ⅳ.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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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Ⅰ. 서론
최근 북한 간첩의 남파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눈에 띄게 많이 제작되고, 흥행 몰이에 성공하
고 있다. 과거에도 <쉬리>, <이중 간첩> 등 흥행에 성공했던 간첩 소재의 영화들이 존재했지만
흥행한 다른 소재의 영화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그리 큰 비중은 아니었다. 이와 달리 2010년대
에 들어서면서부터 간첩 영화는 하나의 흥행 코드로서 유행의 양상을 띄우며 영화계에서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2013년 올해 북한 간첩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이 각각 600만, 100만 관객을 돌파1)했으며, 또 다른 간첩 영화 <붉은 가
족>, <용의자>도 매스컴의 큰 관심을 받으며 상영 중이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유행처
럼 제작된 간첩 영화들에서는 공통적인 흥행 코드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클리셰적 요
소들의 사용이 간첩 영화들의 개성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2010년부
터 2013년까지 제작된 간첩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2)한 두 영화 <의형제>와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나타난 클리셰3)적 요소를 분석해보고, 이러한 요소들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Ⅱ. <의형제>와<은밀하게 위대하게>에 나타난 공통적 클리셰
1. 판타지를 자극하는 간첩 캐릭터
우선, 영화 <의형제>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두 남자 주인공 간첩은 모두 판타지를 자극하
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각 영화의 주인공 강동원과 김수현은 잘생기고 우수에 찬 외모로 관
객들의 호감과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정이 많고 순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의형제>의 주인공 남파 공작원 지원은 오직 북에 있는 가
족들을 지키기 위해 북한 정부의 명령을 거역하는 우직한 가장의 모습을 보인다. 남한에서 함께
생활한 과거 국정원 요원 한규와 연민의 정을 쌓아가며, 그가 국정원 요원이었다는 것을 안 후
에도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주인공 류환은
바보 행세를 하며 순수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며, 동네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사이좋게 어울리
는 인간적인 성격도 지닌다. 마지막까지 같은 북한 공작원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맞는
모습은 그의 의리있고 정의감 넘치는 면모를 극적으로 강조한다. 이렇게 현실에 없을 법한 매력
적인 외모와 성격을 지닌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자칫 무섭고 거리감 있게 느껴 질 수 있는 간첩
이라는 인물을 호감형으로 탈바꿈시켜 관객들이 쉽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잘생긴
외모를 가진,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남자 간첩이 주인공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여성 관객들
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러한 요소들이 클리셰화된 이유이다.
1) <2013년 6월-12월 기간별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 2013.12.14.,
http://www.kobis.or.kr/kobis/business/stat/boxs/findPeriodBoxOfficeList.do
2) <2010년, 2011년, 2012년 연도별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 2013.12.14.,
http://www.kobis.or.kr/kobis/business/stat/boxs/findYearlyBoxOfficeList.do?loadEnd=0&se
archType=search&sSearchYearFrom=2010&sMultiMovieYn=N&sRepNationCd=K&sWideAre
aCd=
3) 진부한 표현 혹은 상투구를 칭하는 비평 용어. 영화에서 사용될 때 역시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쓰여 뻔
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나 캐릭터, 카메라 스타일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키워드 : 클리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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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조국에게 버림받은 상황
또한 간첩 소재 영화들의 주인공은 대게 조국에서 버림받는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주인공들 모두 조국에게 버림받아 제거될 위기에 처한다. <의
형제>의 지원은 몇 년간 북한 정부의 지령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지만 조국이 자신을 버리지 않
았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린다. 마지막 암살 임무를 전달받고 행하려 하지만 이는 반란을 일으
키려는 북한 인물이 단독으로 진행한 임무에 지원이 이용당한 것이었다. 결국 그는 조국의 인물
에 의해 제거될 위기를 맞는다. <의형제>의 주인공 류한과 다른 두 명의 간첩 동료들도 조국에
충성을 맹세하며 임무를 다하려 하지만, 조국으로부터 자결 명령을 받고 도피하다가 결국 모두
죽음에 이르고 만다. 이러한 “조국에게 버려진 간첩”이라는 클리셰는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북한 정부에 의해 제거될 위기에 처해 쫒기는 주인공들의 모
습이 극의 후반부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또한 충성을 맹세했음에도 결국 버려지고 마는
간첩들의 상황은 관객의 연민과 안타까움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3. 남한에서 만난 조력자·동료의 존재
마지막으로 간첩 소재 영화에는 주인공 간첩이 남한에서 만나 진한 우정을 나누게 되는 조력
자나 동료가 매번 등장한다. <의형제>의 주인공 지원은 남한의 전 국정원 요원 한규를 만나 같
이 중소 기업을 꾸려가며 동료의 관계를 맺는다. 한규는 지원이 남한 생활에 정착하며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우며, 결정적인 순간에 지원의 목숨을 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은밀하
게 위대하게>의 주인공 류한도 처음 남한에 내려와 갈 곳 없는 자신을 보듬어 준 조력자인 할머
니를 만나 남한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한다. 남한에서 만난 다른 북한 동료 두 명과도 깊은 우정
을 쌓으며 의지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간첩 소재 영
화에 꼭 등장하는 주인공 간첩의 조력자나 동료는 극의 개연성을 높여주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하나의 클리셰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간첩 소재 영화의 남파 간첩들은 초반에는 남한
을 적대시하며 경계하다가 점점 남한에 정을 붙이며 북한의 사상에서 벗어나는 절차를 거치는데,
남한 조력자나 동료의 존재는 이 과정을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적절한 요소인 것이다. 또
한 남한의 조력자와 주인공이 감정적인 교류를 나누는 모습은 중요한 감동 코드 중의 하나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
Ⅲ. 간첩 영화 클리셰 사용의 문제 분석
1. 간첩에 대해 미화된 인식 전파
위에서 <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 두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살펴 본 간첩 영화의 클리셰
들은 그 자체에 문제점을 지니고 있거나, 그 사용이 영화 또는 영화계에 문제적인 영향을 끼친
다. 우선, 간첩 영화의 클리셰들은 매우 이상적이며, 현실성이 과도하게 결여되어 있다. 매력적인
외모와 성격을 가진 간첩 캐릭터는 오직 관객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지나치게 이상
화되었다. 일상에서도 존재하기 힘든 이상적인 캐릭터를 간첩이라는 인물에 투영함으로써 그 비
현실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실제 간첩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영화 속에서 매력적으로 묘사되는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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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첩의 모습은 사람들이 간첩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품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 미화된 간첩들을
본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간첩을 미화시켜 생각하여 대한민국의 간첩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
지 못한다.
2. 흥행의 도구로 전락하는 간첩 소재
또한 간첩 영화에서의 클리셰의 사용은 간첩이라는 소재가 영화 흥행의 수단으로 가볍게 다루
어지게 만든다. 위에서 살펴본 클리셰들은 관객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를
돕는, 영화가 대중성을 갖추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위의 클리셰들이 간첩 영화의 주요한
흥행 코드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영화 제작사들은 영화의 흥행을 위해 이미 검증된 흥행 요
소들을 앞다투어 삽입한다. 햐지만 이렇게 유행처럼 간첩을 다루는 영화들을 제작하고 비슷한 클
리셰들을 사용하다보면 남파 간첩이라는 영화의 소재가 흥행을 위한 소품이 되어버린다. 간첩이
라는 소재를 통해 남북간의 문제, 분단 상황을 심도있게 그려내기보다는 단지 흥행의 물결에 편
승하기 위해 간첩 소재를 기존의 영화들이 그려냈던 방식 그대로, 겉핥기식으로 그려내는 것이
다. 위에서 살펴본 두 간첩 영화 <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간첩 소재를 흥미를 유발하
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의 클리셰를 사용하여 가볍게 다루었다. 결국 가장 성공한 간첩 영화의
기록을 세우며 흥행에는 성공하였지만 남북의 현실을 다각도로 의미 있게 다루지는 못하였다. 이
렇듯 기존의 클리셰를 차용하여 흥행을 위해 만들어진 간첩 영화는 관객들에게 남북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영화가 아닌, 보는 순간만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오락 영
화에 그치게 된다.
3. 간첩 영화 장르의 다양성 상실
클리셰의 사용한 간첩 영화들의 제작이 증가하는 현상은 간첩 영화 간의 다양성을 상실시키고
진부함을 유발하여 간첩 영화 장르의 쇠퇴를 불러온다. 영화 산업은 결국 제작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작자들은 흥행 보장을 위해 간첩 소재를 사용하고 그 클리셰들을
비슷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결국 같은 소재를 가진 비슷한 형태의
영화들이 범람하여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같은 간첩 소재의 영화라고 해도 각자의 개성 있
는 방식으로 해석하여 풀어내면 오히려 각 영화의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간첩 영화 장르가 더욱
풍부해지게 된다. 하지만 위에서 분석한 두 영화들과 같이 흥행을 위한 클리셰의 사용으로 비슷
해진 현재의 간첩 영화들은 진부함을 유발하여, 관객들의 흥미를 저하시킨다. 초기에 오락적 클
리셰들을 사용한 간첩 영화에 재미를 느끼던 관객들도 점점 비슷한 영화들의 반복에 진부함을
느껴 관람 의욕을 상실한다. 일례로 가장 최근에 상영된 간첩 소재 영화 <동창생>은 기존 간첩
영화와 다를 것 없이 진부하다는 평을 받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4) 따라
서 흥행을 위한 클리셰의 사용이 오히려 흥행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결국에는 간첩 영화 장
르의 쇠퇴를 가져오게 된다.
4) 최나영, “이 영화, 설마 뜰 줄이야 VS 망할 줄이야”, <OSEN>, 2013.12.13.,
http://osen.mt.co.kr/article/G110974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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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Ⅳ. 결론
지금까지 간첩 소재의 영화가 유행하며 나타나는 클리셰들을 살펴보았으며, 이러한 클리셰들이
가져오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분석해보았다. 간첩 영화 <의형제>,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공통
적으로 나타난 첫 번째 클리셰는 판타지를 자극하는 주인공 간첩 캐릭터이다. 또한 두 영화의
간첩 주인공 모두 북한 정부에게 버려진 상황에 처해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간첩에게는 남한에
서 만난 조력자와 동료가 함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표적인 세 가지 클리셰들은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흥행을 위한 클리셰의 사용이 불러오는 문제들이
존재한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간첩 영화의 클리셰는 간첩에 대한 사람들의 미화된 인식을 불러
오며, 흥행을 위한 맹목적인 클리셰의 사용이 간첩 소재를 가벼운 흥행 수단으로 전락시킨다. 또
한 간첩 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간첩 영화 장르의 쇠퇴를 불러오는 문제도 유발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간첩 영화 제작 시 기존 클리셰의 사용을 자제하고, 각
영화마다 개성 있는 방법으로 간첩 소재를 해석하여 영화의 고유한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단순 오락 영화의 목적에만 그쳤던 전과 달리 간첩 소재에 대
해 다양한 시각에서 심도 있게 다루는 영화들도 많이 제작되어, 간첩 영화 장르의 다양화와 발
전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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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참고문헌
1차 자료
장훈 감독(2010), <의형제>
장철수 감독(2012), <은밀하게 위대하게>
2차 자료
<2013년 6월-8월 기간별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 2013.12.14.,
http://www.kobis.or.kr/kobis/business/stat/boxs/findPeriodBoxOfficeList.do
<2010년, 2011년, 2012년 연도별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 2013.12.14.,
http://www.kobis.or.kr/kobis/business/stat/boxs/findYearlyBoxOfficeList.do?loadEnd=0&se
archType=search&sSearchYearFrom=2010&sMultiMovieYn=N&sRepNationCd=K&sWide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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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키워드 : 클리셰)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0263&cid=347&categoryId=347
최나영, “이 영화, 설마 뜰 줄이야 VS 망할 줄이야”, <OSEN>, 2013.12.13.,
http://osen.mt.co.kr/article/G110974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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