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성환경포럼] 여성이 일구어가는 재활용운동 _김선희(녹색나눔터)

1. [2004 대구 여성환경포럼]
여성이 일구어가는 재
활용운동
김선희(녹색나눔터)
:: 시작하게 된 동기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지구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문제는
실천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아파트라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
여해 자원을 재사용, 재활용하는 녹색소비실천을 벌이는 지역 공동체운동을 포인트로 삼아
전국 처음으로 아파트 단지내 상설재활용 장터로서 대구에서 “녹색나눔터” 를 개소하게 되
었습니다.
“녹색나눔터” 는 2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 5월 29일 가오픈을 시작으로 6월 16일 정
식오픈일을 거친후 벌써 5개월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역사회 뿐만아니라 ‘아름다운가게’ 등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아나바다 매장들이 속
속 생기고 있는 현실에서 아파트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상설운영하는 것은 전국
처음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구매가 가능한 곳에 살고 있지만, 막상 활용되지 않는 물품
들에 대한 대안은 없고, 구매와 사용, 그리고 폐기만이 반복되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생
각하던 차에 아파트內에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논의하다
집안 곳곳에 잠들어 있는 물품들의 재활용에 대한 내용들이 화두가 실천으로 옮겨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운영현황
건강하고 살기좋은 녹색아파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메트로팔레스 5단지 부녀회와 대구녹색
소비자연대가 공동으로 재활용하고자 하는 물품이 있다고 해도 직접 가져가 기증을 하거나
기증의 의사를 밝히고 물품의 수거를 의뢰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기증뿐 아니라
위탁판매까지 가능한 곳을 개설하게 되었으며,
자신의 물품을 맡기고 그것으로 다른 물품들을 교환해 갈수 있는 시스템도 활용하므로서,
꼭 돈이 아닌 물품들의 상호교환이라는 의미도 되새기고 있습니다.
집안 곳곳을 살펴보면 분명 필요로 구입 하였으나, 쓰지 않고 방치되는 물품, 이미 오래시

2. 간 사용하고 집에서는 이미 그 용도를 다 마친 물품 등이 있지만, 쓰레기종량제 등의 문제
로 쉽게 처리하지 못하고 쌓아두는 물품들이 많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힘을 얻어서 아파트내
게시판 및 반상회 홍보 등을 통하여 주민들에게 알려 나갔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생각과는 달리 물품이 모이지 않아서 부녀회원들 및 녹색나눔터 자원봉사를
자청한 이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물품을 준비하였습니다.
또, 물품이 모이지 않는 것이 왜인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알아보니 누군가가 다시금
사용할때는 그래도 내놓았을때 망신은 당하지 않을 새것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는냐는 말도
들었지만, 꼭 새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하고서 이미 그 용도를 다한 것이 다른이에게 다시금
사용될수 있도록 시작한 것이라는 것을 홍보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아파트내 로비에 물품
을 받을수 있는 상자들을 준비하고, 부피가 큰 물품들은 자원봉사자가 직접 방문하여 수거
하는등 주민들이 좀더 쉽게 물품들을 기증할수 있는 공간과 여유 등을 마련하였습니다.
과천에 남미정 선생님을 초빙하여 자원봉사라는 것이 어떤 것이며, 이미 시행하는 쪽의 노
하우도 알게 되고, 녹색소비자연대의 도움으로 자원봉사자 교육도 받았지만, 이론과 실제
부딪치면서 쌓는 것은 차이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의 괘도로 진입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녹색나눔터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자원봉사자들이 각각 2명씩 맡아서 일주일
에 1번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독서실 공간을 이용하는 자치기구이다 보니 운영시간과 운영
일자가 제한적이라는 것이 늘 아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합니다.
물품의 교환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녹색카드”를 발급하고 있는데, 우선, 자신이 한 품목
을 기증하면 녹색카드를 발행받을 수 있으며, 그후로는 가지고 오시는 교환품들에 대하여
녹색나눔터 자원봉사자들이 가격을 측정후 총금액의 60%를 녹색카드에 기재하여 드리면
다음날 판매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녹색카드에 적립된 금액으로 판매되는 재활
용품을 구매할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증이나 교환, 위탁가능한 물품들은 의류, 신발류, 그릇류, 악세사리, 의류소품(넥타이, 머
플러, 헤어밴드 등), 가방, 액자, 도서, 장난감 등으로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부피를 크게 차지하는 가구나 가전제품들은 공간상의 이유로 직접적인 거래를 권해드
리고, 꼭 파시겠다는 분들은 명단을 따로이 작성해서 직거래가 될 수 있도록 주선해 드리고
있습니다.
위탁의 경우는 물품가액은 무조건 오천원 이상이 되어야 하며, 판매기간은 위탁일로 부터 2
개월이내 입니다. 기간을 초과하였을때는 판매가액을 조정후 2개월의 추가적인 판매기간을
가질수 있지만, 그 이후는 위탁자가 물품을 수거하도록 하였으며, 위탁품이 판매되었을 경
우 판매금액의 10%를 녹색나눔터에 귀속시키고, 나머지 90%를 위탁자에게 되돌려 드리고
있습니다.
또, 아파트내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할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며, 재활용이 왜 필요한지, 재활용이 우리 일상생활도 함께 있는 것이지 멀리 떨어져 있
지 않다는 것도 알려주고 있답니다.
만약 구매품에 대해서 반품을 원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현금구입이라고 하여도
교환권으로 다음에 재구매 하실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3. 그리고, 대단위 아파트라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 환경세제 사용으로 오염되는 환경을 막아
보고자 하는 의도로 환경세제를 현금판매 하고 있습니다.
빨래비누, 세수비누, 주방세제 및 세탁가루비누, 유아용세제 등의 20여가지의 품목을 판매
하며, 특히, 주방세제, 헤어삼푸, 바디클레져, 세탁가루비누는 용기에 보관하여 덜어서 판매
를 하고 있습니다. 용기를 가져오시면 100ML당 500원에서 900원까지 자신이 원하는 량을
구매할수 있도록 하여, 리필용기도 아끼면서 리필용기 소각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시행착오와 앞으로의 계획
처음엔 자원봉사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접했던 자원봉사자분들도 하루하루 실무에 접하다 보
니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자원봉사가 이루어 진다는 사실
을 인지하고, 자발적인 참여 및 주변 홍보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녹색나눔터에 기증이나 교환을 위해서 무조건 물품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채 가져와 도리
어 물품처리비를 들여서 버려야 할 것들도 많이 나왔지만, 이제는 상태를 고려하여 기증 또
는 교환을 하기 위해 가져오시는 분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녹색나눔터를 처음 열었을때는 과연 이 물품들이 판매가 될까하는 의구심에 손님이
오시면, 그 손님이 무조건 구매하고자 하는 양을 제한하지 않고 판매함으로써, 1인 2품목이
라는 계획을 실천할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물품을 그것도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할수 있는 것들만 미리 구매해가는
통에 다음 손님이 구매를 하고자 할때는 이미 물품이 많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후 다시금 회의를 열어 기존의 원칙을 지켜 나가자는 결의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산이나 영천등 친정에 왔다가 잠시 들렀다는 서울의 새댁이 왔을때는 조금의 융
통성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지만, 이제는 단골이 되신 분들 뿐만아니라 자원봉
사자 분들이 구매를 하시는 분들께 1인 2품목 구매에 대하여 설명을 하면 기껏이 이해해
주신답니다.
한두달이 지나면서 물품이 들어오는 속도에 비해서 판매되는 물품의 량이 많아서 고민하던
중 MBC의 아름다운 장터에 참여하여 메트로팔레스에 “녹색나눔터” 팜플렛을 전해드리면
홍보도 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시도하여, 100여점의 물품을 참가 3시간마나에 판매종
료 할 수 있었고, 그때 홍보전단을 받으신 분들의 방문을 받을 수도 있었답니다.
전문적인 판매사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식비나 활동비 등의 지원이 뒤따르는 자원봉사도 아
니기 때문에 때로는 힘들다는 생각과 자신의 여가라는 사이에서 회의가 들때도 있다고 하시
지만, 한달에 한번씩 서로의 문제점이나 발전을 이야기 할수 있는 월례회를 마련하여 많은
사항들을 논의, 수정해 나가고 있답니다.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이런 곳이 있는 줄을 몰랐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제는 타단지, 외
지에서도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한번쯤을 다녀가신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
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4. 처음 개소를 하였을때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대단위 아파트 내에서 주민자치로 이루어지는
재활용가게, 그리고, 환경세제를 리필할수 있는 곳이라는 이유로 메스컴의 관심도 받았지만,
반짝하는 것에 만족할 수 없고, 이것이 발판이 되어서 우리 아파트 뿐만아니라지역에서 흔
히 접할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좀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중고물건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고,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여 사용할수 있다는 인
식을 심어드리고 싶습니다.
녹색나눔터에서 구매한 물품을 사용후 그 용도를 마쳤을때, 다시금 녹색나눔터에 교환, 또
는 기증하여 다른 이들이 사용할수 있다는 것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환경세제가 좀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 있도록 홍보하여 지금의 환경이 우리 뿐만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가져가야할 문화라는 것을 인식시키겠습니다.
지금은 장소가 많이 협소하지만, 단체의 지원이 없는 순수한 자치의 의미를 잃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재활용문화를 보다 확산하고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