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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논총
Journal of
Environmental
Studies
ISSN 1226-9000
JES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VOL 55 03/2015
social value
“좋은 환경, 좋은 물, 좋은도시”심포지움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CONTENTS
이슈 :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도시계획 개발에서의 사회적 기업의 역할
기획 : “좋은 환경, 좋은 물, 좋은 도시” 심포지움
21세기를 위한 물의 환경계획학
좋은 환경과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
좋은 도시를 위한 하천의 위상과 기능
도시설계, 물을 만나다
Research Brief
BK21플러스 협동과정 조경학 <그린인프라 창조 인재 양성팀>의 연구 개요
2015년 2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칼럼
대만의 탈핵운동과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의 만남
답사기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논으로 유명한 위엔양(元陽)
Book Review
미국의 인프라 쇠퇴와 대응: 1980년대 공공사업 개혁
[Pat Choate and Susan Walter 저, 조남건 외 7인 옮김]
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 4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13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20
임경수 (한겨레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6
김경민·홍보영 35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전상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44
문태훈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51
손용훈·이규철 61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68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83
95
이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106
장수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123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76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97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도시계획 개발에서의 사회적 기업의 역할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빈부 격차, 세
대 간 갈등, 지역공동체 해체 등 심각한 각종 사회문제들이 대
두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경제“ 이슈를 선정하여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
치를 생성하고 호혜성과 나눔의 재분배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
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사회적 경제
와 공유 가치’에 대한 폭넓은 견해를 듣고자 한다.
이슈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5
사회적 경제는 희망과 대안의 이름으로 등장했
다. 1997년 이후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과 빈곤이
날로 심화되자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이 사회적 경
제였다. 1990년대 초반 빈민지역을 중심으로 사
회적 경제의 맹아라 할 소규모 노동자협동조합이
등장하기도 했고, 1996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5개
의 ‘자활지원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3년에
는 노동부에서도 ‘사회적’이라는 말을 정책 용어
로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실행하면서였다. 이 사업은 수익성은 낮지만 사회
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사회적 일’로 정의하고, 이
런 사회적 서비스를 사회에 충분히 공급하고, 더
불어 그 사회적 일을 취약계층의 일자리로 만들어
내려는 시도였다. 이후 더욱 속도를 내더니 2007
년에는 사회적 기업법이 만들어졌고, 2010년에는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마을기업을 육성하기에 이
르렀다. 그리고 2012년 말에는 협동조합 기본법
이 제정되어 시민들의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
고, 그 결과 2015년 현재 전국의 협동조합 수는
6,500여개, 이 중 서울은 1,700여개에 이르고 있
다. 만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늘
어난 협동조합의 수는 비록 많은 허수를 포함하고
있을지라도 새로운 변화와 대안에 목말라 하는 시
민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박원순(서울특별시 시장)
1. 시작하며
“두 다리나 두 손처럼 우리는 서로 협력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멋있는 말이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수상록」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류는 협력하고 연대할 때 가장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빈부격차와 자원고갈, 대량의 실업문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를 세계시민 모두 함께 더불어 잘 사
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가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의 캐치프레이즈는 ‘함께 서울-시
민과 함께, 세계와 함께’입니다. 저는 연대하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가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목에 희망
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이미 경제위기, 환경문제, 지역공동체
붕괴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4년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서울시장 기조연설 중>
4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이는 비단 국내의 경우만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스페인의 몬드라곤, 캐나다의 퀘
벡 등 해외 사회적 경제의 선진 사례지역들도 모
두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고 발
전하였다. 국제연합(UN)과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국제기구 역시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의 방안으로 사회
적 경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경제가 어떻게 희망과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제 막 시작된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가 더욱 꽃 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 글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가진 의미와 원리, 그
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의
원리에 대해서 서울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
소개를 주요 내용으로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2. 사회적 경제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경제
왜 경제에 ‘사회적’이라는 말이 덧붙었을까? 경
제가 ‘사회적’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론
부터 말하자면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을 희생해서 공동체를 위하
자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이익이 증가할 때, 구
성원 개인의 이익도 증가한다는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는 개인과 기업들의
수익추구 활동이며,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경쟁이 이루어지는 장이 시장이다. 그래서 흔히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시장경제는 매우 강력한 성
장의 동력이 된다. 혼자 달리기를 하는 것보다 옆
라인의 누군가와 경쟁하며 달리면 더 빨리 달리
게 되기 때문이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한국 사회가 해방 이후 급속
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개인과 기업
들의 자유로운 수익추구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시장경제는 개인 또는 기업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는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환경문제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편리를 추구하여 일회용품을
많이 쓰고, 기업들이 당면한 이익만 추구하여 환
경을 파괴하는 기술을 사용한다면, 인류 전체에게
는 해가 된다. 이처럼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이 어긋나는 경우를 ‘사회적 딜레마’라고 하
는데, 개인의 이익추구와 경쟁을 바탕으로 굴러가
는 시장경제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에는
취약하다.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신뢰와 협동이다. 모두가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협동이다. 협동이 지속가능
하려면 내가 노력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노력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와 협동을 통해
우리는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경제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사회적 딜레마에 해당
한다. 환경 문제 외에도 저출산, 금융위기, 부동산
투기 등도 그렇다. 저출산의 경우를 보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것이 합리적
이고 이익이 되는 선택일 수 있으나, 이러한 개인
의 선택들이 모이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심각한 문
제가 된다. 이런 문제의 경우 개인의 능력과 시장
에서의 공급(예를 들어 민간 어린이집)에만 맡겨
서는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국가가 재정을 투
자하여 복지를 늘려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재정 마련과 정확한 수요 파악이 쉬운 일
은 아니다. 이럴 때에는 문제의 당사자들이 신뢰
와 협동으로 공동의 이익을 찾아가는 사회적 경제
가 답이 될 수 있다.
065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조금 더 명확한 정의를 위해 관련 기관과 단체
들이 내린 사회적 경제의 정의를 빌려보자. 캐다
나 퀘벡 사회적경제위원회의 경우 다음과 같이 정
의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이윤보다는 회원과
공동체를 위해 운영되며,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가
지며, 1인 1표의 민주적 경영을 하고,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을 우선하며, 참여의 원칙을 강조하
는 조직과 행위를 말한다.” 유럽의회에서는 다음
과 같이 정의하였다. “사회적 경제는 사람을 우선
에 놓는 민주적 가치를 가진 경제의 하나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환경적, 기술적 혁신을 지
원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사회적 경제 기업들로는 협
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영리기업 제외),
신용조합과 마이크로 금융, 그리고 비영리단체와
자선단체들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경제
기업을 크게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자
활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3. 퀘벡과 에밀리아로마냐에서
배우는 사회적 경제 정책의
방향
사회적 경제의 중요 요소인 신뢰와 협동은 단기
간에 강제적으로 생겨날 수 없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긴밀한 네트워
크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또한 사회
적 경제 기업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물질적 인센티브보다는 사
회적 가치나 규범을 중시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
의 이런 특성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경제
를 활성화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캐나다 퀘벡
의 사회적 경제발전 과정을 살펴보자. 1995년 당
시 퀘벡은 1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로 애를 먹
고 있었다. 이에 시민운동과 지방정부가 함께 머
리를 맞댄 끝에 사회적 경제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지방정부를 포함하여 시
민운동, 노동운동, 대학 등 다양한 지역 조직들이
함께하는 사회적경제위원회인 샹티에(Chantier)
를 만들어서, 민관이 함께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
하는 거버넌스를 이루고 있다.
또한 사업서비스, 기금, 교육과 훈련, 연구라는
4가지 축에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
한 정책을 펴고 있다. 개별 사회적 경제 기업이나
주체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들지만 꼭 필요한 4가
지 요소들을 공동의 자원을 이용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나서서 이것들
을 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샹티에라는 민관 거버
넌스를 중심으로 하여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주축
이 되어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금 마련에
서는 특히 노동조합과 기업들이 주축이 되고, 연
구는 지역의 대학이 주축이 되는 식이다.
06
<그림 1> 사회적 경제·시장경제·공공경제의 관계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위한 기초연구
(2014,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6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더불어 캐나다 전체적으로는 사회적 경제를 통
한 공동체 지역개발을 진행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지역개발이 개발의 원천을 외부에서 찾았
다면, 사회적 경제에 기반한 공동체 지역개발은
개발의 원천을 공동체의 내부에서 찾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며, 공동체가 겪고 있는
실업과 빈곤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지역문제 해결에 사회적 경제 방
식과 주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에밀라아로마냐도 협동조합을 필두
로 한 사회적 경제가 발달한 곳이다. 이곳의 GDP
는 이탈리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강력한 산업 네트워크 덕분이다. 이 지
역의 기업 수는 40만여 개인데, 인구수는 약 430
만 명이나 하나의 기업 당 직원 수는 약 10명 정도
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협동조합도 많다. 수
많은 중소기업들은 정보, 장비, 사람, 주문을 공
유한다. 사업을 할 때 필요한 시장조사, 기술훈련,
인력관리, 연구개발과 같은 사업서비스도 공동으
로 만들어서 이용한다. 에밀리아로마냐의 지방정
부가 이러한 사업서비스 지원 중간기관을 제공하
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경쟁력
이 떨어지는 측면이 충분히 보완된다. 덕분에 작
은 기업들이 모여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 체계의
도입이 신속히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위험이 있
을 수 있지만 그것조차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금
방 회복될 수 있다. 또한 산업 네트워크 중심이면
서도 지역 주민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지역개발이
란 산업의 발전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발전이 동
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퀘벡에
서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개발을 도모하는 것과
연관되는 측면이 있다.
4. 서울의 사회적 경제 현황과
정책적 성과
이제 서울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서울시
는 2012년 처음으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협동조합 도시 선언, 공유도시 선언 등
을 발표하며 사회적 경제 정책의 체계를 정립해 나
가고 있다. 현재 서울의 사회적 경제 기업은 2014
년 말 기준으로 (예비)사회적 기업이 374개, 마을
06
출처 : 서울시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
(2012,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그림 2> 서울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 비전과 목표
7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기업이 125개, 협동조합이 1695개로 총 2,196개
에 달했다. 여기에 170여개의 자활기업까지 더하
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2012년 이후 협동조합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수도 크게 늘어났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을 비전
으로 체계적인 중간지원시스템 구축과 성장단계
별 맞춤형 종합지원, 공공부문 소비시장 확대, 지
역사회 중심의 협력적 생태계 기반 구축을 중점분
야로 삼아 2012년 서울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을 수립하였다. 주요 추진기반은 지역공동체
기반 시민주도와 민관 거버넌스이다.
사회적 경제가 가진 자율성, 지역성을 살리면서
민간 주체들의 능력을 키우고 전체 생태계를 만
들어가는 쪽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잡은 것이다.
해외사례를 참고하고 민간주체 및 전문가들과 여
러 차례 논의를 한 결과, 정부의 역할은 민간의 역
량을 최대화하고 좋은 판을 만들어주는 ‘마중물’
역할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의
사회적 경제 지원이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과 인건
비와 같은 직접 지원 중심이었던 탓에 나타난 한
계점들을 극복하고자 했다. 이러한 큰 방향 아래
2013년에는 인재육성, 유통시장 다변화, 신규 사
회적 경제 조직 발굴 지원, 협동조합 지원체계 구
축 등이 새로운 중점 분야로 진행되었다. 2014년
에는 사회적 경제 조직 간의 협업체계 구축 운영,
사회적 경제의 규모화, 우수 사회적 기업 육성 등
이 추가되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서울시 사회적 경제가 이
룬 성과를 몇 가지 꼽자면, 우선 활발한 민관 거버
넌스를 들 수 있다. 현재 한달에 한 번 ‘사회적 경
제 민관 정책 협의회’를 개최하여 4대 부문(사회
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의 협의체
와 민간 조직, 서울시 산하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서울시가 함께 모여 현황을 공유하고 정책의 공동
생산과 집행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협의회를
통해 가끔은 따끔한 비판을 들을 때도 있고, 현장
으로부터 나오는 생생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시의 입장에서도 적절한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민
간의 역량과 자원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민관협의회를 통해 만난 네트워크
를 통해서 관련된 도움을 얻고 있다.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나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
원조직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도 민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직접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서 생태
계 조성을 위한 간접지원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
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의 조사에 의
하면 현재 전체 사업비 비중 중 생태계 조성을 위
한 간접지원이 51%를 차지하고 있다. 생태계 조
성을 위한 지원이란 기업에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
는 방식이 아닌 교육, 경영 및 사업서비스, 공간 제
공 등의 방식을 말한다. 서울시는 사회적 경제 아
카데미 운영, 협동조합 상담센터를 통한 상시적인
상담과 교육 진행,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를 통한
경영컨설팅 지원, 혁신형 기업이나 우수 사회적기
업 공모 제도를 통한 홍보 및 마케팅, 연구와 사업
개발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치구별 사
회적 경제생태계 조성사업단을 만들고 운영하며
지역 차원에서 다양한 생태계 조성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성동구의 경우 성동구 사회
적 경제협의회가 만들어지고 이를 중심으로 성동
구 사회적 경제 한마당을 진행하는 등 지역 내 네
트워크를 가시화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형 사
회적 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라
고 하면 취약계층 고용을 목적으로 한다는 고정
된 관점이 있는데, 이를 다양화하면서 제반 사회
적 문제해결로 확대하고자 했다. 그래서 보육, 지
역재생, 도시농업 등과 같은 전략분야를 선정하고
이 분야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
을 발굴하고 지원하였다. 이는 사회적 경제의 역
할은 곧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고 평가된다. 스마트폰 게임을 하
면서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하는 ‘트리 플래
8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닛’,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제작하고 새로운 결혼
문화를 만들어가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 경력단
절 여성을 역사체험 전문강사로 양성하는 ‘우리가
만드는 미래’, 공정여행 업체 ‘트러블러스맵’ 등이
모두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었던
기업들이다.
네 번째로는 공공부문에서의 시장 확대를 들 수
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판
로개척인데, 공공부문에서부터 판로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서울시와 자치구, 투자
출연기관 등이 사회적 경제기업 우선구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구매 보고회 및
공공구매 실적평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을 통
해 관리해 나가고 있다. 또한 광화문 장터, 서울시
청 광장 장터 등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맞춰 사회
적경제기업 장터를 개설하여 시민들과의 접전을
늘리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 기업 전용 쇼핑몰 함
께누리몰(www.hknuri.co.kr)을 개설하여 판매
통로를 확장해가고 있다.
다섯 번째로는 국제협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는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국제사회적경
제포럼(GSEF, Global Social Economy Forum)
을 개최하여, 2013년에는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고
2014년에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를 구성하였
다. 2013년에는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홍콩 등
해외 8개 도시와 8개 단체, 2014년에는 해외 18개
도시와 43개 단체가 참가했다. 서울시는 의장국으
로서 이들 도시 및 단체와 네트워크를 맺으며 사
회적 경제의 경험을 나누고 사회적 경제 도시로서
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5. 또 하나의 대안 - 공유
서울의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이 행
복하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
해 ‘공유의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
다. ‘공유경제’란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
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를 의미한
다. 쉽게 말해 ‘나눠쓰기’란 뜻으로 자동차, 방, 책
등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
으로써 자원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소
유자 입장에서는 효율을 높이고, 구매자는 싼 값
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소비형태인 셈이다.(네이
버 한국경제 경제용어사전)
서울시는 ‘공유’를 공간, 물건, 정보, 재능, 경험
등 자원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환경
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공
유는 자원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사용’하는 개념
으로 전환하여 적은 비용으로 소유하지 않고도 소
유한 것과 동일한 효용을 누리고 함께 사용함으로
써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
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소비생활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여 서비스의 질이 높아짐으
로써 결국에는 시민의 삶이 행복해지도록 하는 또
하나의 생활방식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
휴 자원을 함께 나눠 자원부족과 경제위기의 어려
움을 극복하고, 단절되었던 사람들과의 소통을 활
성화시켜 해체된 공동체를 복원하고 환경도 이롭
게 하는 사회혁신적인 방안이다. 서울은 유휴 생
산력과 잠재 소비자가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수준
의 IT 환경 등 공유경제가 경제활동으로 뿌리내리
기에 적합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2년 9월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
한 이후 조례제정(‘12.12), 민관협력방식의 공유
촉진위원회 구성(’13.2)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공
유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
였다. 민간중심의 공유경제가 발달한 미국 샌프란
시스코의 경우와 달리 서울은 공공기관에서 선도
적으로 공유경제 활성화와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공무원만 이용하던 회의실,
강당 등의 공공시설 공간을 개방하여 시민과 공유
하였으며, 서울시가 보유한 유용한 공공데이터를
공개하여 필요로 하는 사람누구나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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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한 가격으로 승용차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나눔카
(카셰어링), 남는 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수
익을 얻는 도시민박, 가끔 사용하는 공구를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구도서관 등을 통
해 실제 시민의 삶속에 공유가 생활화되도록 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과 빈
방을 소유하고 있는 어르신이 주거를 공유하는 ‘
한지붕 세대공감(룸셰어링)’, 하루가 다르게 자라
나는 아이들의 남는 옷과 필요한 옷을 공유하는 ‘
아이옷나누기’ 등을 통해 나눔과 공동체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속되는 경기침체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 민간부문 공
유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50개의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 민간영역에서 자생적으
로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새
로운 일자리 찾기와 더불어 블루오션을 만들어가
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숙박을 제
공하는 도시민박 ‘코자자’, 카페, 회의실 등 비어
있는 공간을 빌려 주는 ‘아이들랏’, ‘엔스페이스’,
거주자우선 주차장 등 주차장을 공유하는 ‘모두컴
퍼니’, 부엌이나 거실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우
주’ 등(공간공유 23개), 서울시 나눔카 브랜드로
카셰어링을 하는 ‘쏘카’, ‘그린카’, 작아진 아이들
의 옷을 서로 나누는 ‘키플’, 정장을 공유하는 ‘열
린옷장’ 등(물건 공유 12개), 공유에 대한 모든 지
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공유허브」를 운영하는 ‘
크레이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여행경험을 공유하
는 ‘플레이플래닛’, ‘마이리얼트립’, 다양한 지식
을 공유하는 ‘위즈돔’, 음식을 통해 모임을 만드
는 소셜다이닝 기업 ‘집밥’ 등(경험·지식·정보공유
15개)이 있다.
지난해부터 시민 생활 속에 공유문화를 확산하
고 지역 단위의 공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치
구‧학교 공유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마을 및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28개 공유사업을 발굴·추진
하였고, 학교 내에서 공유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
는 7개 사업도 시범적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마
포, 서초, 노원, 영등포 등 4개 구를 순회하면서 자
치구 공무원과 시민들에게 공유의 가치를 전달하
기 위해 ‘찾아가는 공유한 마당’도 운영하는 등 자
치구로 공유가 확산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
고 있다.
아울러 「공유 제도개선 추진단」을 통해 기존 산
업과의 충돌문제를 해결하고 공유를 저해하는 법·
제도를 발굴·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
금까지 교통, 관광, 세제, 주차장, 보험, 식품업, 건
축 등 7가지 영역을 발굴하였으며 올해에는 각 분
야별로 포럼이나 토론회 개최를 통해 법·제도개선
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
이다. 공유정책 추진 3년차로 접어드는 올해에는
시민들의 일상과 직접 관계가 되는 실효성 높은
정책을 시민들과 함께 발굴 추진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공유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민간
영역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0610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6. 2015년 서울의 사회적 경제
사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사회적 경제는 이
제 시작일 뿐이다. 해외 사회적 경제 선진지역들
이 100여년의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하
면 우리가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경계해야 될 점은 사회
적 경제가 그들만의 ‘찻잔 속 태풍’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해 알고 느껴
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가 가져오
는 실질적인 삶의 변화가 나타나야 하고, 사회적
경제가 조금 더 외연을 넓혀서 다양한 부문과 만
나고, 그것 모두가 합쳐져서 질적인 규모화로 성
과를 맺어야 할 것이다. 올해 서울의 사회적 경제
는 이런 점에 주목할 계획이다. 민관 거버넌스와
시민주도를 기반으로 하여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
제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을 계속 추구하되, 아
래와 같은 분야에 조금 더 중점을 두어 진행하고
자 한다.
우선 사회적 경제의 사회문제 해결 측면과 지
역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업종의 개발 및
집중지원과 사회적 경제 특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략업종의 경우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면서도 당
구분 사업명 사업내용
공간공유
하늘나무 사랑방, 동네부엌 밥심
(성동구)
동네부엌을 개방하여 공간공유 커뮤니티, 소셜다이닝 등
삶과 인생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공유 등 추진
우리동네 공유 공간, 잇슈(금천구)
구 독산1동파출소 자리에 다양한 마을공동체에서 공동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 공유공간 조성·운영
주거공유
주거공유멘티멘토링을 통한 재능 및
기숙사 공유(중랑구)
서울시립대학생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면목고등학교 기숙
사 숙박을 제공하고 시립대학생은 고등학생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주차장공유
거주자우선 주차장 공유
(용산구, 마포구, 강동구, 광진구, 영등
포구, 송파구, 서대문구)
거주자우선주차장이 개인 주차장이 아니라 공영주차장으로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역주민의 인식 전환 및 공유기업 모바
일 서비스를 통해 방문주차자의 편의를 도모
임대아파트 주차장 공유사업(성북구)
임대아파트 주차장의 유휴 주차 면을 거주자 우선주차장으
로 협약을 맺고 인근 주민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료는
아파트관리비로 지급
물품공유
삼개나루 좋은이웃, 공유센터(마포구)
재개발대상 건물을 활용하여 물품공유센터를 운영하고 공
간공유 및 경험 공유를 위한 색다른 쉼터 제공
장난감 공유, 동동레코텍(강동구)
장난감 공유를 위한 택배서비스 실시, 가정의 유휴장난감
수집을 위한 나눔 장터 등을 운영하여 장난감 공유 활성화
추진
아이옷 공유(구로구, 성북구, 서대문
구, 동작구, 중랑구, 은평구, 영등포
구, 서초구)
아이옷을 공유기업에 보내고 적립 받은 포인트로 다른 아이
옷을 구매
경험공유
이태원에서 즐기는, 세계여행(용산구)
이태원 지역의 도시민박 특화 및 로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하여 지역주민이 가이드가 되어 관광객에게 골목여행 체험
을 안내하는 등 공간․경험공유 프로그램
문래동 공유 여행(영등포구)
문래예술 창작촌을 중심으로 문래창작촌의 다양한 프로그
램 정보를 공유하고, 문래동 마을예술가와 주민 가이드를
통한 생생한 여행 정보와 경험을 공유
<표 1> 대표적인 자치구의 공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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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면하여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보육, 의료, 주
거, 노인 돌봄 등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육의
경우, 최근 민간 어린이집의 문제가 많이 대두되
고 있는데 이를 단순히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만
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재정의 문제도 있을뿐더
러 국공립 어린이집이 새로 지어진다고 해도 운영
주체들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민간 어린이집
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에 사회적 경제 영역에 있는 공동육아나 어린이집
협동조합을 활성화하여 이들이 신규 국공립 어린
이집을 위탁하거나 민간 어린이집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이는 시민들로 하여금 사회
적 경제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
이다. 사회적 경제 특구는 사회문제 해결과 함께
지역화를 조금 더 강조한다. 특정 지역 내 문제를
지역 내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계획하
여, 지역 내 자원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것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사회적 금융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
화해 나갈 것이다.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으로
500억을 조성하고 여기에 민간의 기금을 더하여
사회적 경제 기업들에게 금융 지원을 해오고 있
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준비기였던 만큼 올해부터
는 기존의 사회적 경제 지원정책과 사회투자기금
의 활용을 긴밀하게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자 한다. 더 많은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사회투자
기금을 이용하고, 재정 지원과 금융 지원이 결합
되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를 기대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
해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다방면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사회적 경제 주체들을 위한 교육이나 사
회적 경제에 입문하려는 성인들을 위한 교육은 다
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적 경제 교육은 아직 미미하다. 그래서
올해 초중등용 사회적 경제 교재 개발을 추진 중
이고, 학교 협동조합이 확산될 수 있도록 이에 대
한 지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7. 마치며
정책이란 것은 마음먹은 대로의 결과를 내지 않
을 때도 있다. 사회적 경제와 같이 이전의 사고방
식과 조금 다르고, 과거의 경험이나 자료가 없어
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국내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칫 이제 막 불이
붙은 사회적 경제를 꺼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인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신뢰와 협동을 확산해 나
가고, 그 길에서 민간의 사회적 경제 주체들과 더
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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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7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
-혁신적 사회적 금융상품 개발과 기부문화 활성화 필요-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2012년 12월 설립된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의 초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종수 이사장은 우리나라 사회적 금
융의 산 증인이다. 일찍이 외국계 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은행
을 설립하는 등, 정통 금융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목도하면서 이
들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금융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연대은행인
‘함께 만드는 세상’(사) 설립을 주도하였다.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기관과 의회 관계자, 잠재적
기부자들을 만나느라 하루하루가 바쁜 이종수 이사장을 2015년 1월 22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가 만나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에 대하여 인터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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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금융인으로 활동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서 비교적 생소한 사회적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종수: 어렸을 때부터 사회이슈에 대해 관심
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 대학생 시절, 민청학련
으로 옥고를 치르면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범죄
를 저지르는 재소자들을 많이 만났고 가난한 사람
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출소 후 신
원조회를 하지 않는 외국계 금융기관에 들어갈 수
있었고, 금융인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
의 주된 업무는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
도상국에서 은행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었습
니다. 캄보디아에서 있을 때 내전과 학살로 인해
삶이 불안정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며 감옥에서의
다짐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20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농촌 빈민
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1년간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한 시간
을 보낸 후 한국에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그때가
1999년, 금융위기 사태로 전 국민이 힘들던 시기
였습니다. 은행과 금융에 대한 제 지식을 바탕으
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금융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홍종호: 사회적 금융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
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회적 금융을 정
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적 금융과 기존의 전
통적인 금융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종수: 사회적 금융은 한마디로 사회적 가치
를 창출하는 금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주를
위해 이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금융
과 달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이익보다
더 우선시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한
국사회투자에서는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이를 짓
는 기업에는 융자해 주지 않지만, 재생에너지 확
산,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의 실현
을 위해 사업을 하는 기업에는 융자를 해 줍니다.
08
한국사회투자의 협력사업을 통해 준공한 햇빛발전협동조합(출처 삼각산 재미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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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그렇다면 사회적 금융기관인 한국사회
투자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한국사회투자 이전에도 사회적 금융과 관련한 기
관을 설립하거나 참여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종수: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들은 사회가 발
전하면서 더욱 복잡하고 해결하기 힘들어지고 있
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의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한국
사회투자 이전 제가 설립한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마이크로 파이낸싱과 같이 개인을 대상으로 한 융
자사업에 집중하였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사회투자는 개인보다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그
리고 마을기업 등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
젝트를 지원하여 사회문제를 풀어나가고자 설립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이 개인금융이라
면 한국사회투자는 기업금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홍종호: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경향을 보
이고 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
습니다. 금융위기가 촉발된 이유는 무엇이고, 이
종수 이사장께서 생각하는 금융의 본질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종수: 최초의 은행은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
에서 소액의 필요자금을 대출해주고, 원거리 무역
결제를 위해 생겨난 방카(Banca)에서 유래한 것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원래 금융은 실물
경제를 원활히 하는 촉매제로 시작되었습니다만,
언제부터인가 실물이 아닌 신용이나 위험 등 보이
지 않는 것들도 거래하게 되면서 반대로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금융상품들 중 하
나가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
지입니다.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판
매하면서 고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위험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고, 이것
이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것이죠. 이를 계기로 사
람들은 실물경제를 지배하는 기존의 금융시스템
에 강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홍종호: 2008년 금융위기는 사회적 금융에 어
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나요? 사회적 금융이 서브
프라임 사태로 문제로 부각된 기존 금융의 운영방
식과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종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08년 금융
위기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기존 금융기관에 실
망한 사람들이 사회적 금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독일에서는 사회적 금융기
관에 예치하는 예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 사회적 금융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메이저 은행과 사회
적 금융기관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사회적 금융
의 수익률이 메이저 은행들에 뒤지지 않으면서 사
회적인 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회적 금융이 기존 금융기관을 대체할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등한 경쟁력을 가진다
는 것을 의미합니다.
0815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2008년 금융위기를 발단으로 사회적
금융이 발전하게 되었다면, 앞으로 사회적 금융
은 지속가능할까요? 사회적 금융의 발전 가능성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종수: 사회적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우선
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문제들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
기 위해서는 금융과 경영의 방법론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도입될 필요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입은 사회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는 중요한 윤
활유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사
회적 금융의 발전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금융은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사회영향투자(Impact Invest-
ing),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
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홍종호: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금융의 하나인 마
이크로크레딧을 한국에 도입하셨는데, 우리나라
모델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어떤 특수성이 있다
고 생각하십니까?
▶▶이종수: 마이크로크레딧의 원조라고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농촌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영업창업을 통해 빈곤을 벗어나는 모
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마이크로크레딧을 한
국에 도입할 때 우리 사회의 금융 및 시장 환경에
맞는 모델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
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영업 창업 후 5년 안
에 70~80%가 문을 닫고 주로 도시화되어 있어 무
담보, 무보증 대출을 시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런 이유로 대출자가 파산하지 않도록 대출 전후
로 경영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언하고 도와주
는 RM(Relationship Management, 사후관리자)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금융업에 종사하다
퇴직한 분들이 RM 교육을 받은 뒤 한 분이 30여
개의 대출자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RM 제도를 통해 경영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긴
급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 판단하여 지원해 주기
도 합니다.
▶홍종호: 사회적 금융은 단기적인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아닌, 소위 사회적 가치
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향한다고 하셨
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사회적 금융의 지원을 받
아 성공적으로 경영 활동을 영위하는 사회적 기업
들의 예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종수: 국외 사례로는 영국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세운 피프틴 레
스토랑(Fifteen Restaurant)이 있습니다. 피프틴
레스토랑은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요리를 배우게
하고 다른 레스토랑에 취업하게 하여 성공적인 사
회복귀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미국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Pioneer Human Services)는 약물
중독자와 재소자를 고용하는 항공기 납품 부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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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투자 이사장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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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사로 유명합니다. 국내 사례로는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의 무궁화전자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직원 70% 이상이 장
애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가장 성공적인 사회
적 기업으로 아름다운 가게를 손꼽을 수 있을 것
입니다.
▶홍종호: 아직 (재)한국사회투자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성공 여
부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투자의 대표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이종수: 가장 어려운 점은 저희 재단 기금의
대부분이 정부에서 온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기
금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무리 적절하게 운
영하고자 노력해도 공무원들의 요구는 물론, 시의
회의 요구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
습니다. 저희 기관은 2년에 한 번씩 계약을 갱신
하는데, 문제는 저희의 융자상품은 대출기간이 5
년 단위라는 것입니다. 이런 불일치는 업무에 크
고 작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홍종호: 한국사회투자의 설립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의 기금 규모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
까? 만약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방법으로, 누구
를 대상으로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규모를 키
울 생각인가요?
▶▶이종수: 기금의 규모 확대에 앞서 기금의 원
천을 기존의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환해야하는 시
점입니다. 민간 대상으로는 대기업의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은 의
미 있는 사업에 기부하고자 하는 자산가들을 대
상으로 소위 사회투자통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기부는 자신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고 일회적으로 끝
나는데 반해, 사회투자통장은 기부를 하나의 은행
입금으로 취급한 후 기부 대상을 기부자가 정하
면 그에 따른 기부금 지출은 출금으로 기록됩니
다. 이 통장을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데, 현재 은행과 협의하여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홍종호: 한국사회투자가 투자하기에 적합한 한
국의 소셜 벤쳐가 있다고 보십니까? 예를 들어주
시기 바랍니다.
▶▶이종수: 현재 우리나라에는 젊고 유능한 청년
들이 소셜 벤처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투
자하기에 적합한 소셜 벤처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
니다. 각 대학교에는 사회적 기업 동아리가 활발
하게 서로 네트워크하며 성장하고 있고, 고용노동
부에서 주관하는 청년 소셜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에서도 훌륭한 청년들이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
어 소셜 벤처의 미래는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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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홍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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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유능한 청년들이 소셜 벤처에 많이 참
여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이런 청년
들이 창업하는 소셜 벤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종수:기존 사회적 기업의 성격이 일자리 창
출이 강했다면, 이런 청년들의 소셜 벤처는 IT와
접목하여 혁신적이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중점
을 두는 기업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한
국의 소셜 벤처가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홍종호: 현재 5년 만기, 2% 금리 조건으로 한국
사회투자는 소셜하우징(임대사업)에 대한 융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또
한 통상 부동산 사업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
고 수익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에 대한 위험부담도 있지 않은가요?
▶▶이종수: 한 사업 당 대략 10억원 정도의 규모
로 매년 7개 정도를 진행합니다. 소셜하우징으로
연립주택을 짓는데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완공 후 SH공사에서 바로 매입하기 때문에 수익
에 대한 위험부담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투자융자를 통해 완공한 소셜하우징 1호
18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소셜하우징 사업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
는 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융
자사업에 대한 해당 사업자의 반응과 한국사회투
자의 내부 평가는 어떠한가요?
▶▶이종수: 이 사업은 한국사회투자의 사업비로
건설노동자협동조합에서 시공하며, SH에서 매입
합니다. SH는 이 연립주택을 취약 계층에게 임대
합니다. 한국사회투자는 SH에게서 융자를 상환하
여 다른 소셜하우징에 재투자하며 선순환합니다.
이로써 사업자인 SH와 한국사회투자는 물론 건설
노동자협동조합, 취약계층이 모두 Win-Win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종호: 앞으로 소셜하우징 투자사업에 대한 장
기적인 비전 또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종수: 단순히 주택을 지어주고 끝나는 주거
복지보다는 장기적으로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취
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타 기관과 연계하여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복지와 주거복지가 결합한 혁신적인 복
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종호: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금융
을 포괄하여 한국에서의 사회적 경제의 성공 및 정
착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종수: 우리 사회는 역동적이기에 사회적 경
제 또한 앞으로 성공적으로 발전, 정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부와 민간의 사회적 경제 파트
너십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적절한 방향 모색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부분의 강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 부분이 해결
된다면 한국에서의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은 무궁
무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 계속 강조
하였지만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 문제는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반면 재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회적 기업, 협
동조합, 마을기업이 성장하고 있고, 이를 도와주
기 위해 사회적 금융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
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이 뜨겁습니다. 사회문제는 심각해지는
데 정부 재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이에 대한 대안으
로 사회투자를 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경제 발전
을 위하여 도로,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을 구축
하듯이, 사회문제를 장기적인 관심에서 해결하는
사회투자 역시 주는 복지와 병행해야 합니다. 이
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 금융입니다. 사회
투자와 사회적 금융. 이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창
조경제 아닐까요?
19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03
사회적 기업은 여러 국가에서 중요한 사회혁신
의 주체로서 주목 받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사회
적 기업은 1980년대에 태동하였지만, 2007년에
시작된 세계적 경제침체를 경험하면서 현대사회
가 가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과거와 같이 정부나
비영리 조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바
탕으로 재조명되고 더욱 강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도 그 활동의 대부분이 시장을 활용하여 이루어지
기 때문에 세금이나 기부금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
의 사회문제 해결방안의 재원마련에 비해서 좀 더
도현명(임팩트스퀘어 대표)
1. 한국 사회적 기업의 현재
도현명 대표가 창업한 임팩트 스퀘어는 소셜벤처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측정
,평가 그리고 인큐베이팅을 하는 조직이다. 호모 임팩타쿠스는 ‘인간’을 의
미하는 ‘Homo’와 ‘영향을 주다’라는 뜻인 ‘Impact’를 결합한 말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을 뜻한다. (주)임팩트스퀘어(Impact
Square)는 바로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를 하는 회사이다.
20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적합하며, 다양하고 창의
적인 도전이 유연하게 적용되기에 유리하다는 점
에서 그 매력이 높게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2007년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
정된 이래 정부와 기업 등의 조직에서 다양한 지
원방안이 이어졌다. 실제로 현재 노동부로부터 인
증받은 사회적 기업이 1,200개를 넘어섰고 그 외
에도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조직이나 인
증과 상관없이 사회적 기업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
는 조직, 그리고 협동조합 등으로 대표되는 범사
회적 경제 조직을 포함한다면 물경 수천 개에 이
르는 수준까지 그 규모가 성장했다. 최근 ‘제2차 5
개년 사회적기업육성 기본계획’도 발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2017년까지 3천개의 사회적 기업이
인증될 것이고, 사회적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를 구매하는 공공시장의 규모도 1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서 이러한 성장은 그 속도를 더할 것으
로 예상된다.
하지만 근래에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아직 그 질적인 성
장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아직 다수의 사회적 기업들은 사업 스스로 유
지될 만큼의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
며, 그러한 상황 때문에 도리어 사회적 성과가 침
해되는 사례들도 가끔씩 나타나서 많은 이들을 안
타깝게 한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에서의 질의를
보면 사회적 기업 5곳 중 4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
고 있다. 이에 작년 국내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
드포럼에 참여한 저명한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
도 사회적 기업이 생존하고 번창하려면 반드시 수
익성을 갖춰야 한다며 해당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
을 역설했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개별 사회적 기업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
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사회적 기업에게 기대하
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과 나아가 사회혁신의 실현
이 요원해질 수 있다.
2. 한국 사회적 기업은 왜
어려운가?
무엇보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실제로 사회
적 기업의 성립과 성공은 본질적으로 간단한 문제
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야
하겠지만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
르면 국내 일반 신생기업의 5년 이내 폐업확률은
70.1%로 10개 중 7개가 5년 이내에 사업을 중단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사업을 영
위하면서도 경쟁적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익
을 창출하는 활동은 상당한 위험과 어려움이 따
른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에게
는 그 경제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도전이 더 너무
나 당연히 상당한 장벽을 경험하는 일이다. 실제
로 다수의 사회문제는 시장의 실패에 의해서 야기
된다. 때문에 그 시장의 실패 영역에 시장을 활용
하는 기업이 진출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
은 어떤 면에서는 본질적인 불가능성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또는 한계
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게 전제되지 않은 채 단순한
비판이나 부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이제 10년도
되지 않은 사회적 기업들의 가능성을 너무 속단하
여 제한하는 어리석음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가지는 기반적 요소들의 부족함이
사회적 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잉태하는 데 있어
서 다소 한계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서 유럽에서
는 친환경 인증인 LOHAS 마크가 있는 상품에 대
해서는 25%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다
고 하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그러한 성향이 없거
나 5% 이하가 수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
과이다. 때문에 대중을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
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유럽 등의 선진
국에 비하여 그 판매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밖
에 없다. 그 외에도 개인 기부비율과 봉사활동 참
여율이 낮고, 비영리 조직들의 성숙도도 선진사회
21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와 차이가 있다는 점도 사회적 기업의 활동에 제
약조건이 된다.
정부 주도의 육성이 부딪히는 한계도 점진적으
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과제들이다. 물론 정부의
강력한 추진이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성장
을 이루었고, 그 결과 다수의 사회적 기업이 생겨
난 것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을 들어보았거나 경험했다는 큰 성과를 거두
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우리나라의 급격한 경제
성장이 야기하고 있는 여러 부정적 영향과 같이,
몇 가지 한계를 낳은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서 초기의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들은 고용노
동부 주도 하에서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된 만큼
대다수가 취약계층 고용에 중점을 두었다. 고용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에는 반
론이 없으나, 전체 인증 사회적 기업 중 65%가 취
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유형에 쏠리고 있
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그리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편향된
강조가 도리어 폭 넓은 사회적 기업의 성장과 상
호간의 시너지를 낼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지원금 위주의 사업 지원이 사회적 기업들의 정부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을 만들었고, 이는 자생가능
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도리어 걸림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 외에도 정부의 이러한 지원을 받
을 만한 조직들을 선별하고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전세계에서 유일한 인증제도를 운영하며 이 인증
받지 않은 조직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명칭 자체
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제한하여 개념상의
혼란과 함께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도 문제요소를 찾을 수 있다.
3. 문제 해결의 시작, 생태계
적 관점
이러한 한계들은 사회적 기업이 제시하는 새로
운 사회혁신의 접근법으로서의 가치를 전혀 저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들이
마주하는 현실이 곧 다음 단계로 나아가리라는 희
망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과정적 이해가 옳
은 대응이다. 그리고 그 극복의 시작은 생태계적
관점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될 수 있다. 사회적 기
업을 개별주체로 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
자들과 협업하고 거래하고 또 경쟁하는 범주의 존
재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하나의 개별 사회적 기
업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
인 생태계의 수준 증진이 현재 단계에 가장 필요
한 처방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 정부 정
책들은 개별 사회적 기업들의 직접적인 문제를 해
소하여 더 많은 창업과 인증이 늘어나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그보다 적절
한 생태계 환경을 구축해준다면, 그 생태계 내에
서 생겨나고 또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들 역시 긍정
적인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며, 이는 다른 선
진사회에 비하여 다소 약점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현재 상황에서 분명히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생태계를 잘 구성한다는 것은 무슨 의
미인가? 매우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무엇
보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은 생태
계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인재와 자본일 것이
다. 모든 기업이라는 조직이 그러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그 특성상 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가, 즉
사회적 기업가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기업의 정의 중에는 ‘사회적 기업은 사회
적 기업가가 운영하는 조직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적 기업은 기업가에게 가장 많은 영향
을 받는다. 또 창업하고 경영하는 기업가 외에도
그 구성원들이 어떠한 비전을 공유하고 충분한 전
문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그 기업의 미래에 큰 영
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교육과 직업의 범주를 걸어 온 경우 사
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에
훈련된 인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최근 성장하
22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적절한
인재의 유입과 훈련이라는 점을 보면 그 상황을 짐
작할 수 있다. 인재는 짧은 시간 내에 개발되지 않
는 특성을 가진 만큼,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교육
을 통한 인재육성은 물론 일반 경제 영역 또는 비
영리 영역 등 외부 영역에서의 인재 유입을 유인
하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재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자본이다. 기업은
노동과 자본으로 생산을 하는데, 사회적 기업들은
자금 조달 수단을 충분히 활용하기가 어렵다. 일
반 기업이 자본을 미래의 성장성 등을 담보로 조달
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기업은 그 기대 수익성이
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 문제
의 대안으로는 임팩트 투자가 떠오르고 있다. 임
팩트 투자는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경제적 가치 외
에도 사회적 성과를 투자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
으로 활용하는 투자의 한 분야를 의미하며, JP모
건의 2010년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에는 전세
계의 임팩트 투자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
될 만큼 그 성장이 크다. 국내에서도 SK행복나눔
재단, D3Jubilee, SOPOONG, HGI 등의 기관들을
통하여 임팩트 투자 사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으
며,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
에 기반하여 그 긍정적 외부성을 보상하는 사회성
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프로젝트
도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이 사회적 기업에게 투여되
면서 기존의 벤처나 기업의 자본 조달에서는 존재
하지 않았던 한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데, 바로 사회성과평가(Social Impact Assess-
ment)가 그것이다. 일반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
해서는 그 기업의 성장성과 위험성을 추정하고 가
치를 산출하는 과정이 있듯이, 사회적 기업에서는
그 사회적 기업이 투자 또는 지원을 통하여 성장
하며 창출하게 될 사회적 성과가 얼마나 유의미한
지가 중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아직 전세계
적으로도 완성된 방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국내에
서도 한국임팩트평가(Korea Integrated Impact
Analytics)가 약 100여 개의 사회적 기업 평가 리
포트를 서비스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4. 생태계의 핵심 과제 : 혁신
의 배양
그렇다면 앞서 논의된 생태계적 관점과 그 필
수 요소가 조금씩 갖추어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
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핵심 과제는 무엇일까?
생태계적 관점은 사회적 기업이 활동할 무대에 대
한 시각을 가지고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접근하
자는 뜻이라면 인재와 자본은 그 생태계에서 순환
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들에 대한 고민이
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제기의 전제인 본래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은 희소하기 마련이며 대부분
사회적 기업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본래 시장에 존
재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라는 본질적 제약에 대
한 논의는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
저 블랙박스로 놔두고 개별 기업가의 역량이나 상
황, 또는 희생에 맡기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혁신
을 생태계 내에 배양하는 것을 주요한 과제로 삼
아야 한다.
실제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들을 분석해보면 사업의 아이디어 개발 또는 초
기 단계에 이러한󰡐안되게  하는  요소󰡑,소위  끊어
진 고리(missing link)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의 모양은 다르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고리를
이어, 사업 경쟁력 달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
다.이 끊어진 부분은 사회적 미션이 해결을 추구
하는 구조적인 모순이나 사회적 문제 자체일 수도
있고, 사회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거나, 사회나 시
대의 특수한 상황으로 비롯된 결과 등 다양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이라도 이 끊어진 고리를 해결
하지 못하면 좋은 모델은 성립되기 힘들다는 사실
23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은 동일하다. 그 끊어진 고리를 잇는 네 가지 대표
적 방안을 유형화해보면, 󰡐자원󰡑,  󰡐영웅󰡑,  󰡐사회적 
선의󰡑,  󰡐혁신󰡑이다.
먼저 자원이라 함은 기업에서는 보통 자산이라
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로, 자본은 물론이고 기술
이나 브랜드 같은 지적재산 역시 포함하는 개념이
다.예를 들어서 대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형식
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 때 상대적으로 큰 자본을
들여서 기계를 구입하거나 일부 기술 등을 제공하
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중증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여 인쇄 업무를 첫 사업으로 추진
한 베어베터는 장애인들의 생산성을 보조하고 품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고급의 인쇄기를 두 대
나 구입하였고, 인쇄전문업체인 킨코스가 명함인
쇄를 베어베터에 맡길 정도로 유효한 사업성과를
달성했다. 또 해외의 사례로는 유럽의 거대화학
회사인 바스프의 모기퇴치 화학물의 지적재산권
과 그라민의 동남아시아 네트워크와 접근 노하우
를 합하여 기술력이라는 끊어진 고리를 극복한 그
라민-바스프(Grameen-Basf)가 있다.
영웅이라고 하면, 보통 사회적 기업가 본인이나
주요 인력이 상당한 역량이나 자원을 보유하고 있
는 경우를 말한다. 그라민은행의 창립자 유누스
박사는 세계 최빈곤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출
신으로 미국의 밴더빌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
위를 받은 엘리트였다.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
지만 구한 말에 하버드 석사와 프린스턴 박사를 취
득하고 돌아와 대통령이 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생
각해보면, 무하마드 유누스가 방글라데시에서 금
융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낸 것은 단순히 운이 좋
았거나 시장이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개
인적인 역량과 네트워크의 역할을 조명할 수밖에
없다.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는 본인의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도 독성물질이 다수 들어있다
는 사실을 발견하고 무독성의 유아용품을 만들어
내는 어니스트컴퍼니를 공동으로 창업하였다. 그
기업의 성장속도는 매우 가파른데, 그것이 사업모
델의 특수성 자체보다는 제시카 알바라는 유명한
영화배우의 홍보효과에 기인하였다는 사실을 부
인하기는 어렵다.
셋째는 사회적 선의로, 이는 대부분의 사회적 기
업이 활용할 만한 요소이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일반 기업에 비하여 긍정
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주고 반응해주는 경향이 있
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성향이 구매까지 이어
지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다소 작다. 그러나 여전
히 이러한 요소를 통해서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져
야 하는 차별성 혹은 가치적 입지를 강화할 기회
는 남아있다. 예를 들어서 탐스슈즈는 독특한 디
자인과 함께, 선한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연예인이
나 유명인사들이 착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크게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 정책에도
어떻게 사업이 확산되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찾
을 수 있다. 또 국내에서도 추가의 비용을 지불할
용의는 작더라도 같은 가격과 품질이면 부가적인
사회적 가치가 구매의 마지막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
는 저관여 상품들의 사회적 기업 구매는 지속적으
로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위
생과 체온저하의 문제로 하루에도 무수히 죽고 있
는 영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기존의 인큐베이터를
개선하려는 GE등의 도전을 포켓형태의 워머로 해
결한 엠브레이스(Embrace)는 자원도, 영웅도, 사
회적 선의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지만 적정기술
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딜라이트 보청기는 국내의 높은 보청
기 가격으로 인한 낮은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 바우처 수준인 34만원의 제품을 만드는 도전
을 했고, 이 끊어진 고리들은 카이스트 연구원들
의 도움을 통한 기술개발과 판매 유통과정을 단축
하여 그 유통비용을 가격 절감에 활용하는 접근으
로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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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사회적 기
업 생태계에 있는 사회적 기업은 이 네 가지 중에
서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자원과 영웅은 선택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중의 지지
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사회 수준에 제약이
따른다. 때문에 우리가 결국에 이 생태계에 배양
해야 하는 것은, 그간 주목 받지 못하던 혁신성에
대한 추구라는 점이 명확하다.
5. 사회적 기업이 마주하는 기회
과거 초등학교에서는 석유의 매장량이 20년 남
짓이라고 가르쳤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
금에도 여전히 석유는 고갈되지 않았고 20년 이
상의 매장량이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의 교사들이
거짓말을 했다기 보다는 실제로 석유의 매장량은
채굴 가능한 매장량을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
러 가지 변수가 시간의 지남에 따라 변경된 이유
가 크다. 기술이 발달하여 더 많은 매장자원을 찾
았을 테고,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에도
쉽게 채굴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중 한 가지 재
미있는 설명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석유의 가격이 50달러일 때에는 채굴가능 매장량
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80달러, 90달러짜리 매
장자원을 매장량의 채산성을 맞추는 계기가 되었
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사
회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복잡성은 증가하고 있다.
사회문제론에서 지적하는 사회문제의 본원적인
뿌리인 자본주의, 세계화, 도시화는 계속되고 있
기 때문이다. 사회문제가 점점 더 심화되는 것은
반대로 사회적 문제 해결의 비용, 말하자면 사회
적 가치의 가격을 높이고 있는 일이다. 이는 2007
년에 시작된 경제침체 이후 더 급격한 변화를 보
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는 점점 더 높아
질만한 근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사
회문제를 시장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을 갖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과거에는 시장
의 관점에서 해결이 거의 불가능했던 사회 문제들
도, 이제는 채굴 가능한, 그러니까 시장적 접근이
가능한 사회적 문제 해결의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회문제가 한국 사회에 존재하
며, 그 중 국내의 형편상 시장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기회를 찾는
방안이 된다. 예를 들어서 대중이 공유하고 있는
일자리 문제, 빈부격차 문제, 교육 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북한문
제, 핵발전소 문제, 고령화 문제, 다문화 문제 등
에 대해서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
일수록 해결할 수 있다면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
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기업들이 매진하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의 전략의
흐름이 또한 이 추정에 힘을 더한다.
현재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증세 없는 복지를 외
치고 있다.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그 구호는 심정
적으로 기대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말
하자면 사회적 기업은 증세 없는 복지의 거의 유
일하게 검증된 방안이다. 개별의 민간 조직들이
사회 문제 해결을 스스로의 목적으로 삼고 있고
그 자생력도 스스로가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 정
책 때문에 사회적 기업가들이 오늘도 노력을 경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하
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더 나은 삶을 누리고자
하는 바람은 충분히 증세 없는 복지를 이룰 수 있
는 원동력이다. 현재의 상황이 자생력 없는 사회
적 기업이 많다고 해서, 정부의 정책에 부정적 효
과가 있었고, 뛰어난 사회적 기업의 사례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이 불씨를 꺼버릴 수는 없다. 도리
어 다음의 장을 열기 위하여 사회적 기업가, 정부,
기업, 학계, 소비자 등 모두의 힘을 모아 아직은 불
투명해 보이는 사회적 기업의 희망을 만들어내고
그 노력을 경주할 때이다.
25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조경두(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09
1. 들어가며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
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흔히 마을만들기
와 사회적 경제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기획되고
추진되어 이러한 연관관계는 무시되고 그 성과도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
제를 이렇게 정책적으로 구별하는 태도는 우리나
라의 독특한 경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는 시민활동에서 시작한 마을 만들기를 주민참
여형 지역개발사업으로 받아들였고 사회적 경제
는 공공근로를 확장한 사회적 기업 정책을 추진하
면서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을만들기에서는 일자리와 경제문제
를 작은 마을 단위에 국한함으로서 자본주의적 시
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마을을 만드는, 그래서 같
은 지역 내에서 다른 마을과 적대적인 관계가 만
들어지는 사례가 양산되었다. 사회적 경제 분야에
서는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의 공동
체의 조직원리를 가진 경제적 주체를 통해 일반 기
업보다 유연한 새로운 노동시장을 만들려고 했지
만 지역사회의 공동체성과 사회적 자산이 늘어나
지 않는 한 팍팍한 자본주의의 시장체계에서 이러
한 경제주체들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았고 유연
한 노동시장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마을 만들기 운동의 경험
을 정리하고 마을 만들기 운동이 어떻게 사회적
경제를 만나게 되었는지, 만날 수밖에 없게 되었
는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새마을운동, 마
을 만들기 운동, 생태공동체 운동 등의 우리나라
마을 만들기의 경험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들이 마을 만들기의 한
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공동체 운동과 사회적 경
제로 그 활동을 확장한 이유와 사례를 설명하였
다. 이 과정에서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의 연
관성이 드러날 것이다. 끝으로 일본의 마찌쯔구리
를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와 비교하면서 마을 만
들기의 진정한 가치를 재확인하고 그 확정성을 검
토하였다.
2. 마을 만들기의 경험
1) 새마을운동
1970년대 우리나라의 농촌마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일이 일어나는데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산업화, 도시화 중심의 경제개발정
책에서 소외된 농촌을 재건하기 위한 운동이었지
만 농촌 새마을운동의 성과는 도시로 확산되었고
전 국민 의식운동으로 발전한다. 새마을운동은 근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임경수(한겨레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6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7
대화라는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했
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은
차관을 재원으로 산업화 중심의 경제개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경제개발정책에
있어 농촌지역에 대한 관심은 적어질 수밖에 없었
다. 1970년 겨울, 한파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지방
장관과의 회의에서 수재민 복구대책을 넘어서 경
제개발정책에 소외된 농촌지역의 재건을 위한 국
가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새마을사
업’이라 부르며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전국의 3만 여개의 마을에 시멘트 335포를 균일
하게 무상 지원하고 이 시멘트를 마을에서 자율적
으로 이용하도록 하였다.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
났다. 첫째는 지원한 시멘트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더 나아가 자체 자금을 투입
하여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한 경우이고, 둘째
는 뚜렷한 사업의 성과를 못 낸 경우였다. 정부는
반응이 있는 1만 6,000여개 마을에 시멘트 500포
대와 철근 1톤씩을 무상공급하면서 자발적인 협
동과 자주적인 노력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경쟁적, 선별적 방식으로 시작된 새마을
운동은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과 홍보를 바탕으로
농촌마을 뿐 아니라 도시로까지 확대되었으며 한
국사회 전체의 근대화 운동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근면, 자조, 협동을 강조하는 새
마을운동의 정신은 근대화를 통해 경제적인 자립
을 이루고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자는 의식개혁
운동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현재에도 각 마을에
는 새마을지도자가 있고 각 지역에는 새마을운동
본부가 있으며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연수를 오기
도 한다. 하지만 주민주도적인 방식이 아닌 행정
에 의한 하향식 운동이었고 시멘트가 상징하듯이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생태적이고 공동체적인 전
통은 무시되었다.
2) 마을 만들기 운동
마을 만들기 운동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
긴 어렵다. 일본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국내에 소
개하여 마을 만들기 운동을 촉발한 김찬호(2000)
는 일본의 마을 만들기(마찌쯔구리)에 대해 “지역
공간을 주민들이 스스로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이
라 정의하고 있다. 김찬호 박사는 일본의 마을 만
들기 운동을 소개한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라는 책을 번역, 출간하였는데 마침 민주화에 따
라 다양한 분야로 분화, 확대하던 시민운동의 발
전과 맞물리면서 이 책을 읽은 많은 시민활동가
들이 마을과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어 마을 만들기 운동은 정
치, 문화, 예술, 건축, 농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서 많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목적, 내
용, 방법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마을 디자인, 마을 가꾸기,
마을 만들기, 마을진흥사업, 생태마을운동, 공동
체 운동, 주민자치운동, 마을의제 운동 등으로 다
양하게 불리면서 확산되었다.
2000년도 후반에 우리나라의 마을 만들기 운
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주민참여형 지역
개발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정치적으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가 설정되면서 민간
차원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정부가 정책적 수단으
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마을 만들기 운동에 있어
정부의 참여는 마을 만들기 운동을 확대, 보급하
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마을 만들기의 본질
을 외면한 채,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성과에 집착
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서울 인사동에
서 전통문화라는 지역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찾기
27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8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면서 북촌 한옥마을로 이
어졌으며 여러 도시에서 차 없는 골목 만들기, 쌈
지 공원 만들기, 어린이 통학로 확보 운동 등으로
번져나갔다. 도시의 마을 만들기 사례 중에 대구
의 삼덕동의 사례를 주목할 만한데 삼덕동에 살
고 있던 한 시민활동가가 자신이 살고 있던 담장
을 헐면서 시작한 골목 가꾸기 사업은 주민들의 자
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담장을 허물거나 아
름답게 꾸미게 되었고 이는 행정기관이 스스로 담
장을 허물게 하는 주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하
지만 삼덕동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단순히 골목을
꾸미는 일에만 그쳤던 것은 아니고 마을 내에 청
소년 쉼터, 마을 미술관, 마을회관 등을 만들어나
가고 마을 축제를 운영하는 등 삼덕동의 마을 공
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활동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이후 삼덕동에 불어 닥친 재개발의 광풍에도 마
을주민들이 재개발을 거부하고 마을공동체를 지
켜내었다.
도시의 마을 만들기 운동에 있어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 할 사례는 서대문구 장천동, 서교동 일대
소위 홍대 앞 클럽을 중심으로 한 거리문화 운동
이다. 도시 마을 만들기 운동에 앞장섰던 문화 활
동가에 의해 2001년부터 시작된 홍대 근처의 거
리문화운동은 홍대거리를 클럽이라는 독특하면서
도 젊고 하위적이며 생산적인 문화활동을 통해 지
역공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홍대 앞 거리문화운동에 있어 눈여겨보아야 할 점
은 골목을 정비하거나 아름답게 만드는 디자인 운
동이나 단순한 문화축제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번
씩 열리는 클럽데이와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로
드 페스티발을 통해 홍대앞 거리의 클럽들이 경제
적인 공동체를 형성하였고 이러한 활동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후 많은 지역
에서 다양한 분야의 마을 만들기의 성공적인 사례
들이 만들어졌고 2010년 이후 도시의 지방정부도
이러한 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 농촌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
농촌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농촌지도자들에 의
해 촌락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있어왔지만
일단의 전문가들과 농촌마을이 결합하여 마을 만
들기 운동을 시도한 사례는 1990년대 후반 녹색
연합의 금산 건천리 생태마을 사업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금산 건천리의 생태마을 사업의 결과
는 전문가와 마을주민과의 간극으로 그다지 성공
적이지 않았지만 녹색연합은 강화도 장화리, 무주
진도리, 홍성 문당리 생태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촌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주도하였다. 특히
홍성 문당리에 있어 주형로라는 마을지도자와 녹
색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교수 등의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농촌마을에 있어 마을 만들
기 운동의 전형을 제시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농
촌마을에 대해 정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농촌
살리기, 그린투어리즘 등으로 부르면서 지원을 시
작하였다.
농촌에 있어서 마을 만들기 운동은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과 달리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사업영역으로 발전하게 되
어 농촌마을의 마을 만들기과 관련한 비즈니스 그
룹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정부의 참여, 사업적 영
역으로서 전문가 참여, 마을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해 일부 농촌마을에서 가시적인 성과
가 나타나 화천 토고미 마을, 양평 부래미 마을, 남
해 다랭이 마을 등 소위 스타 마을을 탄생시키기
도 했다. 정부지원에 의한 농촌 마을 만들기 확산
은 새마을운동 이후 마을단위 주민활동을 자발적
으로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경제
적 관점 중심의 정책적 지원은 빠른 사업적 추진
을 요구하면서 기존의 마을공동체 정신을 훼손하
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8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9
3) 생태공동체 운동
우리나라의 생태공동체 운동은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특성을 담보하고 있는 전통마을에서 그
원형을 찾았다면 보다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 것
이다. 하지만 경제개발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새
마을운동의 확산과 공동체운동을 공산주의와 연
결하는 군사정부의 시각 때문에 한국에 있어 생
태공동체 운동은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종교적, 사상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
단의 사람들이 함께 사는 마을을 건설하고 공동체
삶을 시작한 경북 울진의 돌나라 한농북구회, 경
기 화성의 야마기시마을 등의 사례가 있다. 하지
만 외국의 생태공동체운동과 달리 개방적이지 않
거나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아 생태공동체 운동
의 범주에 포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990년대 후반 녹색연합과 불교환경교육원 등
의 환경운동단체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북부의 핀드혼 마을과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즈 마
을 등이 소개되면서 비로소 생태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앞서
는 사례는 경남 산청의 간디마을이다. 경남 산청
외송리에 1999년에 개교한 간디학교와 함께 19
세대로 계획한 마을로 간디학교 인근의 준농림지
약 45,000평을 이용하였다. 주민들은 자연과 조화
된 삶의 양식과 지속가능한 농촌모델 창조를 위해
마을을 만들고자 하였다. 참여 입주자는 40대 전․
후반의 비교적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초기부터 마
을계획에 참여하였다. 1999년 토지 매입을 시작
으로 입주자 모집, 수차례의 주민간담회 등을 통
해 조성된 마을은 2001년 2월 첫 번째 가구의 공
사가 완료되었고, 순차적으로 주택이 조성되었다.
입주자들은 간디학교 학부모와 교사, 한의사, 건
축가, 약사, 대학 강사 등 대부분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이다.
전북 장수군은 농촌발전기획단을 두어 농어촌
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귀
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순환농업 시범단지를 조성
하였다.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에 자리잡은 하늘소
마을은 2003년 도시민 귀농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 농촌교육, 마을 만들기, 농촌활성화 문제에 대
해 깊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
서 마을을 조성하였다. 경사가 있는 논이었던 곳
에 가구당 150~200평 택지를 매입하고 마을을
스스로 계획하고 창고, 작업장, 인터넷 등의 마을
공동시설은 장수군으로부터 10억을 지원받아 설
치하였다. 현재 30∼40대의 12가구, 40여명이 입
주하여 살고 있으며 장수군의 지원을 바탕으로 하
고 있지만 주택의 형태, 작목규모, 품목 등은 모두
다르다. 하늘소 마을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
로 마을의 생활환경 기반을 조성하고 영농을 중심
으로 한 소득대책을 지원하여 조성한 마을이지만
입주한 주민 스스로 공부방을 만드는 등 자발적으
로 삶의 질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후 경남 함
양의 청미래 마을, 전북 진안의 새울터, 충남 서천
의 산너울 등의 생태공동체마을이 만들어졌고 최
근에는 명상공동체를 지향하는 선애 마을 활동이
활발하다.
3. 지역공동체 운동과 사회적
경제
1) 지역공동체 운동으로의 확장
마을 만들기 운동에 참여한 한국의 활동가들은
다른 나라의 생태운동, 대안적 지역개발운동을 접
하면서 확장된 마을 만들기 운동을 통해 한국사회
에 지속가능성한 공동체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
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활동가들은 마을 만들기
를 해왔지만 정작 마을은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였다. 마을이라는 지역적이고 특별한 공간
은 도시의 경우 아파트라는 무의미한 공간이 되었
고 농촌마을은 인구의 감소로 낙후된 채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해체는 자신이 사는 곳을 아
파트 건설회사 브랜드로 부르거나 마을이름보다
29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30
는 지역이름으로 부르는 등 정서적인 해체를 일으
켰다. 마을의 정서적 해체는 마을에서 이어져있던
인간적인 고리마저 단절시키고 생활의 기반이었
던 마을은 그저 잠자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마을의 해체가 경
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 마을
이던 농촌마을이던 그 정도는 달랐지만 마을 내부
에는 순환적인 경제가 형성되어 있었다. 즉 마을
에서의 한 개인의 소득은 일정부분 마을주민들의
소득으로 돌아갔고 그렇게 얻어진 소득은 다시 마
을 주민들의 소득으로 분배되는 순환이 일어났지
만 지금은 마을로 들어온 돈과 마을에서 창출된 가
치는 끊임없이 외부로 유출된다. 마을의 경제구조
가 해체되고 소비경향이 바뀌면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던 소규모 사업은 다른 마을, 더 나아
가 다른 지역과 경쟁해야 하고 심지어 거대자본이
경영하는 대형유통매장과 경쟁해야 했다. 실제로
중소도시의 상점들은 끊임없이 업종을 바꾸면서
작은 점포로 분화하고 있고 농촌의 소도읍의 소규
모 상업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어느 누구든 거대자본과 경쟁해야 하지만 거
대자본이 마련한 소비시장에서 소비할 수밖에 없
는 이중적인 착취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다시 마을을 해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거대자본의 커다랗고 두려운 힘
은 ‘세계화’로 미화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을 만들기는 ‘외형적 만들
기’가 아니라 ‘내용적 만들기’라는 개념 전환이 필
요하게 되었다. 즉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대상은
마을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
전의 마을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은 마을주민들의
자치, 문화, 경제활동의 범위를 규정하는 경계였
다. 물질의 자유로운 이동이 어렵고 다른 지역에
서 에너지의 유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을은 삶
을 꾸려가기 위한 가장 작고 효율적인 공간 범위
였다. 이제 물질과 에너지의 자유로운 유입과 유
출이 허락되고 더구나 정보가 손쉽게 전달하는 현
대에 들어 그런 외연적 범위는 더 이상 의미를 가
지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마을
만들기의 대상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주민의
실천적이고 자발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 즉, 마을
만들기는 그 공간적 범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는 풀뿌리 자치운동이고 다양성을 담보하는 주민
참여 문화운동이며 계층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지
역주민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 운동
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기존의
마을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범위
에서의 공동체운동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이 지점은 결국 “세계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공동체적 “지역화”라는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
레나 노르베르호지의 주장과 맞닿게 된다. 즉, 세
계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운동으로 발
전시킨다. 농촌지역에서 이러한 모범적인 사례는
충남 홍성군에서 일어났다. 홍성군 홍동면일대는
1958년 개교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의 설립을
계기로 주민중심의 생협활동, 문화활동, 교육환경
조성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통해 활발한 농촌
을 만들어왔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1970년
대 유기농업을 도입하여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농
촌지도자와 농촌지역 일꾼을 양성하면서 지역사
회운동의 확대를 도모하였다. 많은 풀무학교 졸업
생들이 지역에 남아 농촌의 축적된 인적자원, 지
역 잠재력이 신협, 생협, 주민주도형 어린이집, 여
성농업인 센터 등 다양한 풀뿌리식 농촌 자치조직
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풀뿌리 조직은 시간의 흐
름에 따라 더 많이 만들어지면서 농촌의 생활환
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풀
뿌리 조직과 이들의 느슨한 교류와 협력으로 만들
어진 무정형의 지역공동체가 지역주민의 삶을 지
탱 가능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도시민이 이주가 일
어나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선순환적 지역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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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논총 제55권

  • 1. 환경논총 Journal of Environmental Studies ISSN 1226-9000 JES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VOL 55 03/2015 social value “좋은 환경, 좋은 물, 좋은도시”심포지움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 2. CONTENTS 이슈 :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도시계획 개발에서의 사회적 기업의 역할 기획 : “좋은 환경, 좋은 물, 좋은 도시” 심포지움 21세기를 위한 물의 환경계획학 좋은 환경과 지속가능한 물관리 정책 좋은 도시를 위한 하천의 위상과 기능 도시설계, 물을 만나다 Research Brief BK21플러스 협동과정 조경학 <그린인프라 창조 인재 양성팀>의 연구 개요 2015년 2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칼럼 대만의 탈핵운동과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의 만남 답사기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논으로 유명한 위엔양(元陽) Book Review 미국의 인프라 쇠퇴와 대응: 1980년대 공공사업 개혁 [Pat Choate and Susan Walter 저, 조남건 외 7인 옮김] 박원순 (서울특별시 시장) 4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13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20 임경수 (한겨레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6 김경민·홍보영 35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 전상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44 문태훈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51 손용훈·이규철 61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68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83 95 이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106 장수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123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76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97
  • 3.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도시계획 개발에서의 사회적 기업의 역할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빈부 격차, 세 대 간 갈등, 지역공동체 해체 등 심각한 각종 사회문제들이 대 두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각광을 받으면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경제“ 이슈를 선정하여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 치를 생성하고 호혜성과 나눔의 재분배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 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사회적 경제 와 공유 가치’에 대한 폭넓은 견해를 듣고자 한다. 이슈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 4.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5 사회적 경제는 희망과 대안의 이름으로 등장했 다. 1997년 이후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과 빈곤이 날로 심화되자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이 사회적 경 제였다. 1990년대 초반 빈민지역을 중심으로 사 회적 경제의 맹아라 할 소규모 노동자협동조합이 등장하기도 했고, 1996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5개 의 ‘자활지원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3년에 는 노동부에서도 ‘사회적’이라는 말을 정책 용어 로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실행하면서였다. 이 사업은 수익성은 낮지만 사회 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사회적 일’로 정의하고, 이 런 사회적 서비스를 사회에 충분히 공급하고, 더 불어 그 사회적 일을 취약계층의 일자리로 만들어 내려는 시도였다. 이후 더욱 속도를 내더니 2007 년에는 사회적 기업법이 만들어졌고, 2010년에는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마을기업을 육성하기에 이 르렀다. 그리고 2012년 말에는 협동조합 기본법 이 제정되어 시민들의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 고, 그 결과 2015년 현재 전국의 협동조합 수는 6,500여개, 이 중 서울은 1,700여개에 이르고 있 다. 만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늘 어난 협동조합의 수는 비록 많은 허수를 포함하고 있을지라도 새로운 변화와 대안에 목말라 하는 시 민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 박원순(서울특별시 시장) 1. 시작하며 “두 다리나 두 손처럼 우리는 서로 협력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멋있는 말이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수상록」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류는 협력하고 연대할 때 가장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빈부격차와 자원고갈, 대량의 실업문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를 세계시민 모두 함께 더불어 잘 사 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가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의 캐치프레이즈는 ‘함께 서울-시 민과 함께, 세계와 함께’입니다. 저는 연대하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가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목에 희망 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이미 경제위기, 환경문제, 지역공동체 붕괴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4년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서울시장 기조연설 중> 4
  • 5.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이는 비단 국내의 경우만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스페인의 몬드라곤, 캐나다의 퀘 벡 등 해외 사회적 경제의 선진 사례지역들도 모 두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고 발 전하였다. 국제연합(UN)과 국제노동기구(ILO)와 같은 국제기구 역시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의 방안으로 사회 적 경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경제가 어떻게 희망과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제 막 시작된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가 더욱 꽃 피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 글에서는 사회적 경제가 가진 의미와 원리, 그 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의 원리에 대해서 서울시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 소개를 주요 내용으로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2. 사회적 경제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경제 왜 경제에 ‘사회적’이라는 말이 덧붙었을까? 경 제가 ‘사회적’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론 부터 말하자면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을 희생해서 공동체를 위하 자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이익이 증가할 때, 구 성원 개인의 이익도 증가한다는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제는 개인과 기업들의 수익추구 활동이며, 경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경쟁이 이루어지는 장이 시장이다. 그래서 흔히 시장경제라고 부른다. 시장경제는 매우 강력한 성 장의 동력이 된다. 혼자 달리기를 하는 것보다 옆 라인의 누군가와 경쟁하며 달리면 더 빨리 달리 게 되기 때문이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한국 사회가 해방 이후 급속 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개인과 기업 들의 자유로운 수익추구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시장경제는 개인 또는 기업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는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환경문제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편리를 추구하여 일회용품을 많이 쓰고, 기업들이 당면한 이익만 추구하여 환 경을 파괴하는 기술을 사용한다면, 인류 전체에게 는 해가 된다. 이처럼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이 어긋나는 경우를 ‘사회적 딜레마’라고 하 는데, 개인의 이익추구와 경쟁을 바탕으로 굴러가 는 시장경제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에는 취약하다.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신뢰와 협동이다. 모두가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협동이다. 협동이 지속가능 하려면 내가 노력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노력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와 협동을 통해 우리는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경제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사회적 딜레마에 해당 한다. 환경 문제 외에도 저출산, 금융위기, 부동산 투기 등도 그렇다. 저출산의 경우를 보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것이 합리적 이고 이익이 되는 선택일 수 있으나, 이러한 개인 의 선택들이 모이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심각한 문 제가 된다. 이런 문제의 경우 개인의 능력과 시장 에서의 공급(예를 들어 민간 어린이집)에만 맡겨 서는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국가가 재정을 투 자하여 복지를 늘려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재정 마련과 정확한 수요 파악이 쉬운 일 은 아니다. 이럴 때에는 문제의 당사자들이 신뢰 와 협동으로 공동의 이익을 찾아가는 사회적 경제 가 답이 될 수 있다. 065
  • 6.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조금 더 명확한 정의를 위해 관련 기관과 단체 들이 내린 사회적 경제의 정의를 빌려보자. 캐다 나 퀘벡 사회적경제위원회의 경우 다음과 같이 정 의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이윤보다는 회원과 공동체를 위해 운영되며,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가 지며, 1인 1표의 민주적 경영을 하고,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을 우선하며, 참여의 원칙을 강조하 는 조직과 행위를 말한다.” 유럽의회에서는 다음 과 같이 정의하였다. “사회적 경제는 사람을 우선 에 놓는 민주적 가치를 가진 경제의 하나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환경적, 기술적 혁신을 지 원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사회적 경제 기업들로는 협 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영리기업 제외), 신용조합과 마이크로 금융, 그리고 비영리단체와 자선단체들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경제 기업을 크게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자 활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3. 퀘벡과 에밀리아로마냐에서 배우는 사회적 경제 정책의 방향 사회적 경제의 중요 요소인 신뢰와 협동은 단기 간에 강제적으로 생겨날 수 없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긴밀한 네트워 크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또한 사회 적 경제 기업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물질적 인센티브보다는 사 회적 가치나 규범을 중시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 의 이런 특성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경제 를 활성화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캐나다 퀘벡 의 사회적 경제발전 과정을 살펴보자. 1995년 당 시 퀘벡은 1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로 애를 먹 고 있었다. 이에 시민운동과 지방정부가 함께 머 리를 맞댄 끝에 사회적 경제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지방정부를 포함하여 시 민운동, 노동운동, 대학 등 다양한 지역 조직들이 함께하는 사회적경제위원회인 샹티에(Chantier) 를 만들어서, 민관이 함께 정책을 계획하고 집행 하는 거버넌스를 이루고 있다. 또한 사업서비스, 기금, 교육과 훈련, 연구라는 4가지 축에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 한 정책을 펴고 있다. 개별 사회적 경제 기업이나 주체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들지만 꼭 필요한 4가 지 요소들을 공동의 자원을 이용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나서서 이것들 을 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샹티에라는 민관 거버 넌스를 중심으로 하여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주축 이 되어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금 마련에 서는 특히 노동조합과 기업들이 주축이 되고, 연 구는 지역의 대학이 주축이 되는 식이다. 06 <그림 1> 사회적 경제·시장경제·공공경제의 관계 출처 : 서울시 사회적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위한 기초연구 (2014,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6
  • 7.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더불어 캐나다 전체적으로는 사회적 경제를 통 한 공동체 지역개발을 진행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지역개발이 개발의 원천을 외부에서 찾았 다면, 사회적 경제에 기반한 공동체 지역개발은 개발의 원천을 공동체의 내부에서 찾고, 공동체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며, 공동체가 겪고 있는 실업과 빈곤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지역문제 해결에 사회적 경제 방 식과 주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에밀라아로마냐도 협동조합을 필두 로 한 사회적 경제가 발달한 곳이다. 이곳의 GDP 는 이탈리아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강력한 산업 네트워크 덕분이다. 이 지 역의 기업 수는 40만여 개인데, 인구수는 약 430 만 명이나 하나의 기업 당 직원 수는 약 10명 정도 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협동조합도 많다. 수 많은 중소기업들은 정보, 장비, 사람, 주문을 공 유한다. 사업을 할 때 필요한 시장조사, 기술훈련, 인력관리, 연구개발과 같은 사업서비스도 공동으 로 만들어서 이용한다. 에밀리아로마냐의 지방정 부가 이러한 사업서비스 지원 중간기관을 제공하 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경쟁력 이 떨어지는 측면이 충분히 보완된다. 덕분에 작 은 기업들이 모여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 체계의 도입이 신속히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위험이 있 을 수 있지만 그것조차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금 방 회복될 수 있다. 또한 산업 네트워크 중심이면 서도 지역 주민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지역개발이 란 산업의 발전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발전이 동 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퀘벡에 서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개발을 도모하는 것과 연관되는 측면이 있다. 4. 서울의 사회적 경제 현황과 정책적 성과 이제 서울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서울시 는 2012년 처음으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협동조합 도시 선언, 공유도시 선언 등 을 발표하며 사회적 경제 정책의 체계를 정립해 나 가고 있다. 현재 서울의 사회적 경제 기업은 2014 년 말 기준으로 (예비)사회적 기업이 374개, 마을 06 출처 : 서울시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 (2012,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그림 2> 서울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 비전과 목표 7
  • 8.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기업이 125개, 협동조합이 1695개로 총 2,196개 에 달했다. 여기에 170여개의 자활기업까지 더하 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2012년 이후 협동조합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수도 크게 늘어났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을 비전 으로 체계적인 중간지원시스템 구축과 성장단계 별 맞춤형 종합지원, 공공부문 소비시장 확대, 지 역사회 중심의 협력적 생태계 기반 구축을 중점분 야로 삼아 2012년 서울시 사회적 경제 종합지원 계획을 수립하였다. 주요 추진기반은 지역공동체 기반 시민주도와 민관 거버넌스이다. 사회적 경제가 가진 자율성, 지역성을 살리면서 민간 주체들의 능력을 키우고 전체 생태계를 만 들어가는 쪽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잡은 것이다. 해외사례를 참고하고 민간주체 및 전문가들과 여 러 차례 논의를 한 결과, 정부의 역할은 민간의 역 량을 최대화하고 좋은 판을 만들어주는 ‘마중물’ 역할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의 사회적 경제 지원이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과 인건 비와 같은 직접 지원 중심이었던 탓에 나타난 한 계점들을 극복하고자 했다. 이러한 큰 방향 아래 2013년에는 인재육성, 유통시장 다변화, 신규 사 회적 경제 조직 발굴 지원, 협동조합 지원체계 구 축 등이 새로운 중점 분야로 진행되었다. 2014년 에는 사회적 경제 조직 간의 협업체계 구축 운영, 사회적 경제의 규모화, 우수 사회적 기업 육성 등 이 추가되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서울시 사회적 경제가 이 룬 성과를 몇 가지 꼽자면, 우선 활발한 민관 거버 넌스를 들 수 있다. 현재 한달에 한 번 ‘사회적 경 제 민관 정책 협의회’를 개최하여 4대 부문(사회 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의 협의체 와 민간 조직, 서울시 산하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서울시가 함께 모여 현황을 공유하고 정책의 공동 생산과 집행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협의회를 통해 가끔은 따끔한 비판을 들을 때도 있고, 현장 으로부터 나오는 생생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시의 입장에서도 적절한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민 간의 역량과 자원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민관협의회를 통해 만난 네트워크 를 통해서 관련된 도움을 얻고 있다.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나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 원조직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도 민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직접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서 생태 계 조성을 위한 간접지원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 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의 조사에 의 하면 현재 전체 사업비 비중 중 생태계 조성을 위 한 간접지원이 51%를 차지하고 있다. 생태계 조 성을 위한 지원이란 기업에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 는 방식이 아닌 교육, 경영 및 사업서비스, 공간 제 공 등의 방식을 말한다. 서울시는 사회적 경제 아 카데미 운영, 협동조합 상담센터를 통한 상시적인 상담과 교육 진행,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를 통한 경영컨설팅 지원, 혁신형 기업이나 우수 사회적기 업 공모 제도를 통한 홍보 및 마케팅, 연구와 사업 개발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치구별 사 회적 경제생태계 조성사업단을 만들고 운영하며 지역 차원에서 다양한 생태계 조성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성동구의 경우 성동구 사회 적 경제협의회가 만들어지고 이를 중심으로 성동 구 사회적 경제 한마당을 진행하는 등 지역 내 네 트워크를 가시화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형 사 회적 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라 고 하면 취약계층 고용을 목적으로 한다는 고정 된 관점이 있는데, 이를 다양화하면서 제반 사회 적 문제해결로 확대하고자 했다. 그래서 보육, 지 역재생, 도시농업 등과 같은 전략분야를 선정하고 이 분야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 을 발굴하고 지원하였다. 이는 사회적 경제의 역 할은 곧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고 평가된다. 스마트폰 게임을 하 면서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하는 ‘트리 플래 8
  • 9.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닛’,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제작하고 새로운 결혼 문화를 만들어가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 경력단 절 여성을 역사체험 전문강사로 양성하는 ‘우리가 만드는 미래’, 공정여행 업체 ‘트러블러스맵’ 등이 모두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었던 기업들이다. 네 번째로는 공공부문에서의 시장 확대를 들 수 있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판 로개척인데, 공공부문에서부터 판로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서울시와 자치구, 투자 출연기관 등이 사회적 경제기업 우선구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구매 보고회 및 공공구매 실적평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을 통 해 관리해 나가고 있다. 또한 광화문 장터, 서울시 청 광장 장터 등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맞춰 사회 적경제기업 장터를 개설하여 시민들과의 접전을 늘리고 있으며, 사회적 경제 기업 전용 쇼핑몰 함 께누리몰(www.hknuri.co.kr)을 개설하여 판매 통로를 확장해가고 있다. 다섯 번째로는 국제협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는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국제사회적경 제포럼(GSEF, Global Social Economy Forum) 을 개최하여, 2013년에는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고 2014년에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를 구성하였 다. 2013년에는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홍콩 등 해외 8개 도시와 8개 단체, 2014년에는 해외 18개 도시와 43개 단체가 참가했다. 서울시는 의장국으 로서 이들 도시 및 단체와 네트워크를 맺으며 사 회적 경제의 경험을 나누고 사회적 경제 도시로서 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5. 또 하나의 대안 - 공유 서울의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이 행 복하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 해 ‘공유의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 다. ‘공유경제’란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 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를 의미한 다. 쉽게 말해 ‘나눠쓰기’란 뜻으로 자동차, 방, 책 등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 으로써 자원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소 유자 입장에서는 효율을 높이고, 구매자는 싼 값 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소비형태인 셈이다.(네이 버 한국경제 경제용어사전) 서울시는 ‘공유’를 공간, 물건, 정보, 재능, 경험 등 자원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환경 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공 유는 자원을 ‘소유’하는 개념에서 ‘사용’하는 개념 으로 전환하여 적은 비용으로 소유하지 않고도 소 유한 것과 동일한 효용을 누리고 함께 사용함으로 써 자원의 활용도를 높여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 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소비생활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여 서비스의 질이 높아짐으 로써 결국에는 시민의 삶이 행복해지도록 하는 또 하나의 생활방식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 휴 자원을 함께 나눠 자원부족과 경제위기의 어려 움을 극복하고, 단절되었던 사람들과의 소통을 활 성화시켜 해체된 공동체를 복원하고 환경도 이롭 게 하는 사회혁신적인 방안이다. 서울은 유휴 생 산력과 잠재 소비자가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수준 의 IT 환경 등 공유경제가 경제활동으로 뿌리내리 기에 적합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2년 9월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 한 이후 조례제정(‘12.12), 민관협력방식의 공유 촉진위원회 구성(’13.2)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공 유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 였다. 민간중심의 공유경제가 발달한 미국 샌프란 시스코의 경우와 달리 서울은 공공기관에서 선도 적으로 공유경제 활성화와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공무원만 이용하던 회의실, 강당 등의 공공시설 공간을 개방하여 시민과 공유 하였으며, 서울시가 보유한 유용한 공공데이터를 공개하여 필요로 하는 사람누구나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렴 9
  • 10.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한 가격으로 승용차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나눔카 (카셰어링), 남는 방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수 익을 얻는 도시민박, 가끔 사용하는 공구를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구도서관 등을 통 해 실제 시민의 삶속에 공유가 생활화되도록 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과 빈 방을 소유하고 있는 어르신이 주거를 공유하는 ‘ 한지붕 세대공감(룸셰어링)’, 하루가 다르게 자라 나는 아이들의 남는 옷과 필요한 옷을 공유하는 ‘ 아이옷나누기’ 등을 통해 나눔과 공동체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속되는 경기침체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등 민간부문 공 유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50개의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 민간영역에서 자생적으 로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새 로운 일자리 찾기와 더불어 블루오션을 만들어가 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숙박을 제 공하는 도시민박 ‘코자자’, 카페, 회의실 등 비어 있는 공간을 빌려 주는 ‘아이들랏’, ‘엔스페이스’, 거주자우선 주차장 등 주차장을 공유하는 ‘모두컴 퍼니’, 부엌이나 거실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우 주’ 등(공간공유 23개), 서울시 나눔카 브랜드로 카셰어링을 하는 ‘쏘카’, ‘그린카’, 작아진 아이들 의 옷을 서로 나누는 ‘키플’, 정장을 공유하는 ‘열 린옷장’ 등(물건 공유 12개), 공유에 대한 모든 지 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공유허브」를 운영하는 ‘ 크레이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여행경험을 공유하 는 ‘플레이플래닛’, ‘마이리얼트립’, 다양한 지식 을 공유하는 ‘위즈돔’, 음식을 통해 모임을 만드 는 소셜다이닝 기업 ‘집밥’ 등(경험·지식·정보공유 15개)이 있다. 지난해부터 시민 생활 속에 공유문화를 확산하 고 지역 단위의 공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치 구‧학교 공유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마을 및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28개 공유사업을 발굴·추진 하였고, 학교 내에서 공유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 는 7개 사업도 시범적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마 포, 서초, 노원, 영등포 등 4개 구를 순회하면서 자 치구 공무원과 시민들에게 공유의 가치를 전달하 기 위해 ‘찾아가는 공유한 마당’도 운영하는 등 자 치구로 공유가 확산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 고 있다. 아울러 「공유 제도개선 추진단」을 통해 기존 산 업과의 충돌문제를 해결하고 공유를 저해하는 법· 제도를 발굴·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 금까지 교통, 관광, 세제, 주차장, 보험, 식품업, 건 축 등 7가지 영역을 발굴하였으며 올해에는 각 분 야별로 포럼이나 토론회 개최를 통해 법·제도개선 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 이다. 공유정책 추진 3년차로 접어드는 올해에는 시민들의 일상과 직접 관계가 되는 실효성 높은 정책을 시민들과 함께 발굴 추진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공유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민간 영역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0610
  • 11.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6. 2015년 서울의 사회적 경제 사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사회적 경제는 이 제 시작일 뿐이다. 해외 사회적 경제 선진지역들 이 100여년의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하 면 우리가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경계해야 될 점은 사회 적 경제가 그들만의 ‘찻잔 속 태풍’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해 알고 느껴 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가 가져오 는 실질적인 삶의 변화가 나타나야 하고, 사회적 경제가 조금 더 외연을 넓혀서 다양한 부문과 만 나고, 그것 모두가 합쳐져서 질적인 규모화로 성 과를 맺어야 할 것이다. 올해 서울의 사회적 경제 는 이런 점에 주목할 계획이다. 민관 거버넌스와 시민주도를 기반으로 하여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 제 생태계 조성이라는 비전을 계속 추구하되, 아 래와 같은 분야에 조금 더 중점을 두어 진행하고 자 한다. 우선 사회적 경제의 사회문제 해결 측면과 지 역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업종의 개발 및 집중지원과 사회적 경제 특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략업종의 경우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면서도 당 구분 사업명 사업내용 공간공유 하늘나무 사랑방, 동네부엌 밥심 (성동구) 동네부엌을 개방하여 공간공유 커뮤니티, 소셜다이닝 등 삶과 인생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공유 등 추진 우리동네 공유 공간, 잇슈(금천구) 구 독산1동파출소 자리에 다양한 마을공동체에서 공동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주민 공유공간 조성·운영 주거공유 주거공유멘티멘토링을 통한 재능 및 기숙사 공유(중랑구) 서울시립대학생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면목고등학교 기숙 사 숙박을 제공하고 시립대학생은 고등학생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주차장공유 거주자우선 주차장 공유 (용산구, 마포구, 강동구, 광진구, 영등 포구, 송파구, 서대문구) 거주자우선주차장이 개인 주차장이 아니라 공영주차장으로 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역주민의 인식 전환 및 공유기업 모바 일 서비스를 통해 방문주차자의 편의를 도모 임대아파트 주차장 공유사업(성북구) 임대아파트 주차장의 유휴 주차 면을 거주자 우선주차장으 로 협약을 맺고 인근 주민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료는 아파트관리비로 지급 물품공유 삼개나루 좋은이웃, 공유센터(마포구) 재개발대상 건물을 활용하여 물품공유센터를 운영하고 공 간공유 및 경험 공유를 위한 색다른 쉼터 제공 장난감 공유, 동동레코텍(강동구) 장난감 공유를 위한 택배서비스 실시, 가정의 유휴장난감 수집을 위한 나눔 장터 등을 운영하여 장난감 공유 활성화 추진 아이옷 공유(구로구, 성북구, 서대문 구, 동작구, 중랑구, 은평구, 영등포 구, 서초구) 아이옷을 공유기업에 보내고 적립 받은 포인트로 다른 아이 옷을 구매 경험공유 이태원에서 즐기는, 세계여행(용산구) 이태원 지역의 도시민박 특화 및 로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하여 지역주민이 가이드가 되어 관광객에게 골목여행 체험 을 안내하는 등 공간․경험공유 프로그램 문래동 공유 여행(영등포구) 문래예술 창작촌을 중심으로 문래창작촌의 다양한 프로그 램 정보를 공유하고, 문래동 마을예술가와 주민 가이드를 통한 생생한 여행 정보와 경험을 공유 <표 1> 대표적인 자치구의 공유사업 11
  • 12. 신뢰와 협동으로 서울의 대안을 만드는 사회적 경제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JES 06 면하여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보육, 의료, 주 거, 노인 돌봄 등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육의 경우, 최근 민간 어린이집의 문제가 많이 대두되 고 있는데 이를 단순히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만 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재정의 문제도 있을뿐더 러 국공립 어린이집이 새로 지어진다고 해도 운영 주체들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민간 어린이집 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에 사회적 경제 영역에 있는 공동육아나 어린이집 협동조합을 활성화하여 이들이 신규 국공립 어린 이집을 위탁하거나 민간 어린이집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이는 시민들로 하여금 사회 적 경제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 이다. 사회적 경제 특구는 사회문제 해결과 함께 지역화를 조금 더 강조한다. 특정 지역 내 문제를 지역 내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계획하 여, 지역 내 자원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것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사회적 금융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 화해 나갈 것이다. 서울시는 사회투자기금으로 500억을 조성하고 여기에 민간의 기금을 더하여 사회적 경제 기업들에게 금융 지원을 해오고 있 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준비기였던 만큼 올해부터 는 기존의 사회적 경제 지원정책과 사회투자기금 의 활용을 긴밀하게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자 한다. 더 많은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사회투자 기금을 이용하고, 재정 지원과 금융 지원이 결합 되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를 기대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 해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다방면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사회적 경제 주체들을 위한 교육이나 사 회적 경제에 입문하려는 성인들을 위한 교육은 다 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적 경제 교육은 아직 미미하다. 그래서 올해 초중등용 사회적 경제 교재 개발을 추진 중 이고, 학교 협동조합이 확산될 수 있도록 이에 대 한 지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7. 마치며 정책이란 것은 마음먹은 대로의 결과를 내지 않 을 때도 있다. 사회적 경제와 같이 이전의 사고방 식과 조금 다르고, 과거의 경험이나 자료가 없어 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국내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부담스럽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칫 이제 막 불이 붙은 사회적 경제를 꺼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인정 속에서 우리 사회의 신뢰와 협동을 확산해 나 가고, 그 길에서 민간의 사회적 경제 주체들과 더 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12
  • 13.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7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 -혁신적 사회적 금융상품 개발과 기부문화 활성화 필요-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2012년 12월 설립된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의 초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종수 이사장은 우리나라 사회적 금 융의 산 증인이다. 일찍이 외국계 은행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은행 을 설립하는 등, 정통 금융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목도하면서 이 들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금융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연대은행인 ‘함께 만드는 세상’(사) 설립을 주도하였다.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기관과 의회 관계자, 잠재적 기부자들을 만나느라 하루하루가 바쁜 이종수 이사장을 2015년 1월 22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가 만나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에 대하여 인터뷰 하였다.   13
  • 14.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금융인으로 활동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서 비교적 생소한 사회적 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종수: 어렸을 때부터 사회이슈에 대해 관심 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 대학생 시절, 민청학련 으로 옥고를 치르면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범죄 를 저지르는 재소자들을 많이 만났고 가난한 사람 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출소 후 신 원조회를 하지 않는 외국계 금융기관에 들어갈 수 있었고, 금융인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 의 주된 업무는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 도상국에서 은행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었습 니다. 캄보디아에서 있을 때 내전과 학살로 인해 삶이 불안정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며 감옥에서의 다짐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20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농촌 빈민 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1년간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한 시간 을 보낸 후 한국에 다시 들어오게 됩니다. 그때가 1999년, 금융위기 사태로 전 국민이 힘들던 시기 였습니다. 은행과 금융에 대한 제 지식을 바탕으 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금융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홍종호: 사회적 금융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 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회적 금융을 정 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적 금융과 기존의 전 통적인 금융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종수: 사회적 금융은 한마디로 사회적 가치 를 창출하는 금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주를 위해 이익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금융 과 달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이익보다 더 우선시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한 국사회투자에서는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이를 짓 는 기업에는 융자해 주지 않지만, 재생에너지 확 산,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의 실현 을 위해 사업을 하는 기업에는 융자를 해 줍니다. 08 한국사회투자의 협력사업을 통해 준공한 햇빛발전협동조합(출처 삼각산 재미난 마을) 14
  • 15.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그렇다면 사회적 금융기관인 한국사회 투자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한국사회투자 이전에도 사회적 금융과 관련한 기 관을 설립하거나 참여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종수: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들은 사회가 발 전하면서 더욱 복잡하고 해결하기 힘들어지고 있 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의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한국 사회투자 이전 제가 설립한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마이크로 파이낸싱과 같이 개인을 대상으로 한 융 자사업에 집중하였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사회투자는 개인보다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그 리고 마을기업 등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 젝트를 지원하여 사회문제를 풀어나가고자 설립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이 개인금융이라 면 한국사회투자는 기업금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홍종호: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경향을 보 이고 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 습니다. 금융위기가 촉발된 이유는 무엇이고, 이 종수 이사장께서 생각하는 금융의 본질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종수: 최초의 은행은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 에서 소액의 필요자금을 대출해주고, 원거리 무역 결제를 위해 생겨난 방카(Banca)에서 유래한 것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원래 금융은 실물 경제를 원활히 하는 촉매제로 시작되었습니다만, 언제부터인가 실물이 아닌 신용이나 위험 등 보이 지 않는 것들도 거래하게 되면서 반대로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금융상품들 중 하 나가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 지입니다.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판 매하면서 고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위험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고, 이것 이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것이죠. 이를 계기로 사 람들은 실물경제를 지배하는 기존의 금융시스템 에 강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홍종호: 2008년 금융위기는 사회적 금융에 어 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나요? 사회적 금융이 서브 프라임 사태로 문제로 부각된 기존 금융의 운영방 식과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이종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08년 금융 위기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기존 금융기관에 실 망한 사람들이 사회적 금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독일에서는 사회적 금융기 관에 예치하는 예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 사회적 금융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메이저 은행과 사회 적 금융기관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사회적 금융 의 수익률이 메이저 은행들에 뒤지지 않으면서 사 회적인 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회적 금융이 기존 금융기관을 대체할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등한 경쟁력을 가진다 는 것을 의미합니다. 0815
  • 16.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2008년 금융위기를 발단으로 사회적 금융이 발전하게 되었다면, 앞으로 사회적 금융 은 지속가능할까요? 사회적 금융의 발전 가능성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종수: 사회적 금융은 사회적 가치를 우선 한다는 차원에서 지속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문제들은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 기 위해서는 금융과 경영의 방법론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도입될 필요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입은 사회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는 중요한 윤 활유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사 회적 금융의 발전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금융은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사회영향투자(Impact Invest- ing),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 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홍종호: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금융의 하나인 마 이크로크레딧을 한국에 도입하셨는데, 우리나라 모델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어떤 특수성이 있다 고 생각하십니까? ▶▶이종수: 마이크로크레딧의 원조라고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농촌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영업창업을 통해 빈곤을 벗어나는 모 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 마이크로크레딧을 한 국에 도입할 때 우리 사회의 금융 및 시장 환경에 맞는 모델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 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영업 창업 후 5년 안 에 70~80%가 문을 닫고 주로 도시화되어 있어 무 담보, 무보증 대출을 시행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런 이유로 대출자가 파산하지 않도록 대출 전후 로 경영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언하고 도와주 는 RM(Relationship Management, 사후관리자) 제도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금융업에 종사하다 퇴직한 분들이 RM 교육을 받은 뒤 한 분이 30여 개의 대출자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RM 제도를 통해 경영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긴 급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에 판단하여 지원해 주기 도 합니다. ▶홍종호: 사회적 금융은 단기적인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아닌, 소위 사회적 가치 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향한다고 하셨 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사회적 금융의 지원을 받 아 성공적으로 경영 활동을 영위하는 사회적 기업 들의 예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종수: 국외 사례로는 영국 유명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세운 피프틴 레 스토랑(Fifteen Restaurant)이 있습니다. 피프틴 레스토랑은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요리를 배우게 하고 다른 레스토랑에 취업하게 하여 성공적인 사 회복귀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미국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Pioneer Human Services)는 약물 중독자와 재소자를 고용하는 항공기 납품 부품회 08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이종수 16
  • 17.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사로 유명합니다. 국내 사례로는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의 무궁화전자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직원 70% 이상이 장 애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가장 성공적인 사회 적 기업으로 아름다운 가게를 손꼽을 수 있을 것 입니다. ▶홍종호: 아직 (재)한국사회투자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성공 여 부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투자의 대표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이종수: 가장 어려운 점은 저희 재단 기금의 대부분이 정부에서 온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기 금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무리 적절하게 운 영하고자 노력해도 공무원들의 요구는 물론, 시의 회의 요구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 습니다. 저희 기관은 2년에 한 번씩 계약을 갱신 하는데, 문제는 저희의 융자상품은 대출기간이 5 년 단위라는 것입니다. 이런 불일치는 업무에 크 고 작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홍종호: 한국사회투자의 설립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의 기금 규모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 까? 만약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방법으로, 누구 를 대상으로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규모를 키 울 생각인가요? ▶▶이종수: 기금의 규모 확대에 앞서 기금의 원 천을 기존의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환해야하는 시 점입니다. 민간 대상으로는 대기업의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은 의 미 있는 사업에 기부하고자 하는 자산가들을 대 상으로 소위 사회투자통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기부는 자신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고 일회적으로 끝 나는데 반해, 사회투자통장은 기부를 하나의 은행 입금으로 취급한 후 기부 대상을 기부자가 정하 면 그에 따른 기부금 지출은 출금으로 기록됩니 다. 이 통장을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데, 현재 은행과 협의하여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홍종호: 한국사회투자가 투자하기에 적합한 한 국의 소셜 벤쳐가 있다고 보십니까? 예를 들어주 시기 바랍니다. ▶▶이종수: 현재 우리나라에는 젊고 유능한 청년 들이 소셜 벤처에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투 자하기에 적합한 소셜 벤처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 니다. 각 대학교에는 사회적 기업 동아리가 활발 하게 서로 네트워크하며 성장하고 있고, 고용노동 부에서 주관하는 청년 소셜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에서도 훌륭한 청년들이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 어 소셜 벤처의 미래는 밝습니다. 08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홍종호 17
  • 18.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유능한 청년들이 소셜 벤처에 많이 참 여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이런 청년 들이 창업하는 소셜 벤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종수:기존 사회적 기업의 성격이 일자리 창 출이 강했다면, 이런 청년들의 소셜 벤처는 IT와 접목하여 혁신적이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중점 을 두는 기업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한 국의 소셜 벤처가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홍종호: 현재 5년 만기, 2% 금리 조건으로 한국 사회투자는 소셜하우징(임대사업)에 대한 융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또 한 통상 부동산 사업은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 고 수익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에 대한 위험부담도 있지 않은가요? ▶▶이종수: 한 사업 당 대략 10억원 정도의 규모 로 매년 7개 정도를 진행합니다. 소셜하우징으로 연립주택을 짓는데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완공 후 SH공사에서 바로 매입하기 때문에 수익 에 대한 위험부담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투자융자를 통해 완공한 소셜하우징 1호 18
  • 19. 한국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미래 밝아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홍종호: 소셜하우징 사업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 는 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융 자사업에 대한 해당 사업자의 반응과 한국사회투 자의 내부 평가는 어떠한가요? ▶▶이종수: 이 사업은 한국사회투자의 사업비로 건설노동자협동조합에서 시공하며, SH에서 매입 합니다. SH는 이 연립주택을 취약 계층에게 임대 합니다. 한국사회투자는 SH에게서 융자를 상환하 여 다른 소셜하우징에 재투자하며 선순환합니다. 이로써 사업자인 SH와 한국사회투자는 물론 건설 노동자협동조합, 취약계층이 모두 Win-Win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종호: 앞으로 소셜하우징 투자사업에 대한 장 기적인 비전 또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종수: 단순히 주택을 지어주고 끝나는 주거 복지보다는 장기적으로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취 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타 기관과 연계하여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복지와 주거복지가 결합한 혁신적인 복 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종호: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금융 을 포괄하여 한국에서의 사회적 경제의 성공 및 정 착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종수: 우리 사회는 역동적이기에 사회적 경 제 또한 앞으로 성공적으로 발전, 정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부와 민간의 사회적 경제 파트 너십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적절한 방향 모색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부분의 강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 부분이 해결 된다면 한국에서의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은 무궁 무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 계속 강조 하였지만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 문제는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한 반면 재원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회적 기업, 협 동조합, 마을기업이 성장하고 있고, 이를 도와주 기 위해 사회적 금융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 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이 뜨겁습니다. 사회문제는 심각해지는 데 정부 재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이에 대한 대안으 로 사회투자를 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경제 발전 을 위하여 도로,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을 구축 하듯이, 사회문제를 장기적인 관심에서 해결하는 사회투자 역시 주는 복지와 병행해야 합니다. 이 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 금융입니다. 사회 투자와 사회적 금융. 이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창 조경제 아닐까요? 19
  • 20.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 03 사회적 기업은 여러 국가에서 중요한 사회혁신 의 주체로서 주목 받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사회 적 기업은 1980년대에 태동하였지만, 2007년에 시작된 세계적 경제침체를 경험하면서 현대사회 가 가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과거와 같이 정부나 비영리 조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바 탕으로 재조명되고 더욱 강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도 그 활동의 대부분이 시장을 활용하여 이루어지 기 때문에 세금이나 기부금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 의 사회문제 해결방안의 재원마련에 비해서 좀 더 도현명(임팩트스퀘어 대표) 1. 한국 사회적 기업의 현재 도현명 대표가 창업한 임팩트 스퀘어는 소셜벤처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 측정 ,평가 그리고 인큐베이팅을 하는 조직이다. 호모 임팩타쿠스는 ‘인간’을 의 미하는 ‘Homo’와 ‘영향을 주다’라는 뜻인 ‘Impact’를 결합한 말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을 뜻한다. (주)임팩트스퀘어(Impact Square)는 바로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를 하는 회사이다. 20
  • 21.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적합하며, 다양하고 창의 적인 도전이 유연하게 적용되기에 유리하다는 점 에서 그 매력이 높게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2007년에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 정된 이래 정부와 기업 등의 조직에서 다양한 지 원방안이 이어졌다. 실제로 현재 노동부로부터 인 증받은 사회적 기업이 1,200개를 넘어섰고 그 외 에도 예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조직이나 인 증과 상관없이 사회적 기업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 는 조직, 그리고 협동조합 등으로 대표되는 범사 회적 경제 조직을 포함한다면 물경 수천 개에 이 르는 수준까지 그 규모가 성장했다. 최근 ‘제2차 5 개년 사회적기업육성 기본계획’도 발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2017년까지 3천개의 사회적 기업이 인증될 것이고, 사회적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를 구매하는 공공시장의 규모도 1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서 이러한 성장은 그 속도를 더할 것으 로 예상된다. 하지만 근래에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아직 그 질적인 성 장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아직 다수의 사회적 기업들은 사업 스스로 유 지될 만큼의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 며, 그러한 상황 때문에 도리어 사회적 성과가 침 해되는 사례들도 가끔씩 나타나서 많은 이들을 안 타깝게 한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에서의 질의를 보면 사회적 기업 5곳 중 4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 고 있다. 이에 작년 국내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 드포럼에 참여한 저명한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 도 사회적 기업이 생존하고 번창하려면 반드시 수 익성을 갖춰야 한다며 해당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 을 역설했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개별 사회적 기업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 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사회적 기업에게 기대하 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과 나아가 사회혁신의 실현 이 요원해질 수 있다. 2. 한국 사회적 기업은 왜 어려운가? 무엇보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실제로 사회 적 기업의 성립과 성공은 본질적으로 간단한 문제 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야 하겠지만 국내의 문제만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 르면 국내 일반 신생기업의 5년 이내 폐업확률은 70.1%로 10개 중 7개가 5년 이내에 사업을 중단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일반적인 사업을 영 위하면서도 경쟁적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수익 을 창출하는 활동은 상당한 위험과 어려움이 따 른다.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에게 는 그 경제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도전이 더 너무 나 당연히 상당한 장벽을 경험하는 일이다. 실제 로 다수의 사회문제는 시장의 실패에 의해서 야기 된다. 때문에 그 시장의 실패 영역에 시장을 활용 하는 기업이 진출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 은 어떤 면에서는 본질적인 불가능성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또는 한계 에 대한 이해가 명확하게 전제되지 않은 채 단순한 비판이나 부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이제 10년도 되지 않은 사회적 기업들의 가능성을 너무 속단하 여 제한하는 어리석음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가지는 기반적 요소들의 부족함이 사회적 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잉태하는 데 있어 서 다소 한계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서 유럽에서 는 친환경 인증인 LOHAS 마크가 있는 상품에 대 해서는 25%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다 고 하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그러한 성향이 없거 나 5% 이하가 수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 과이다. 때문에 대중을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 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유럽 등의 선진 국에 비하여 그 판매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밖 에 없다. 그 외에도 개인 기부비율과 봉사활동 참 여율이 낮고, 비영리 조직들의 성숙도도 선진사회 21
  • 22.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와 차이가 있다는 점도 사회적 기업의 활동에 제 약조건이 된다. 정부 주도의 육성이 부딪히는 한계도 점진적으 로 개선해나가야 하는 과제들이다. 물론 정부의 강력한 추진이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성장 을 이루었고, 그 결과 다수의 사회적 기업이 생겨 난 것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을 들어보았거나 경험했다는 큰 성과를 거두 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우리나라의 급격한 경제 성장이 야기하고 있는 여러 부정적 영향과 같이, 몇 가지 한계를 낳은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서 초기의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들은 고용노 동부 주도 하에서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된 만큼 대다수가 취약계층 고용에 중점을 두었다. 고용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에는 반 론이 없으나, 전체 인증 사회적 기업 중 65%가 취 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유형에 쏠리고 있 는 현상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그리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의 편향된 강조가 도리어 폭 넓은 사회적 기업의 성장과 상 호간의 시너지를 낼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지원금 위주의 사업 지원이 사회적 기업들의 정부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을 만들었고, 이는 자생가능 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도리어 걸림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 외에도 정부의 이러한 지원을 받 을 만한 조직들을 선별하고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전세계에서 유일한 인증제도를 운영하며 이 인증 받지 않은 조직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명칭 자체 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제한하여 개념상의 혼란과 함께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도 문제요소를 찾을 수 있다. 3. 문제 해결의 시작, 생태계 적 관점 이러한 한계들은 사회적 기업이 제시하는 새로 운 사회혁신의 접근법으로서의 가치를 전혀 저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들이 마주하는 현실이 곧 다음 단계로 나아가리라는 희 망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과정적 이해가 옳 은 대응이다. 그리고 그 극복의 시작은 생태계적 관점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될 수 있다. 사회적 기 업을 개별주체로 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 자들과 협업하고 거래하고 또 경쟁하는 범주의 존 재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하나의 개별 사회적 기 업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 인 생태계의 수준 증진이 현재 단계에 가장 필요 한 처방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 정부 정 책들은 개별 사회적 기업들의 직접적인 문제를 해 소하여 더 많은 창업과 인증이 늘어나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그보다 적절 한 생태계 환경을 구축해준다면, 그 생태계 내에 서 생겨나고 또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들 역시 긍정 적인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며, 이는 다른 선 진사회에 비하여 다소 약점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현재 상황에서 분명히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생태계를 잘 구성한다는 것은 무슨 의 미인가? 매우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무엇 보다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은 생태 계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인재와 자본일 것이 다. 모든 기업이라는 조직이 그러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그 특성상 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가, 즉 사회적 기업가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기업의 정의 중에는 ‘사회적 기업은 사회 적 기업가가 운영하는 조직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적 기업은 기업가에게 가장 많은 영향 을 받는다. 또 창업하고 경영하는 기업가 외에도 그 구성원들이 어떠한 비전을 공유하고 충분한 전 문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그 기업의 미래에 큰 영 향을 미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교육과 직업의 범주를 걸어 온 경우 사 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에 훈련된 인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최근 성장하 22
  • 23.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적절한 인재의 유입과 훈련이라는 점을 보면 그 상황을 짐 작할 수 있다. 인재는 짧은 시간 내에 개발되지 않 는 특성을 가진 만큼, 지금부터라도 적절한 교육 을 통한 인재육성은 물론 일반 경제 영역 또는 비 영리 영역 등 외부 영역에서의 인재 유입을 유인 하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재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자본이다. 기업은 노동과 자본으로 생산을 하는데, 사회적 기업들은 자금 조달 수단을 충분히 활용하기가 어렵다. 일 반 기업이 자본을 미래의 성장성 등을 담보로 조달 하는 것과 달리, 사회적 기업은 그 기대 수익성이 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 문제 의 대안으로는 임팩트 투자가 떠오르고 있다. 임 팩트 투자는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경제적 가치 외 에도 사회적 성과를 투자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 으로 활용하는 투자의 한 분야를 의미하며, JP모 건의 2010년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에는 전세 계의 임팩트 투자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 될 만큼 그 성장이 크다. 국내에서도 SK행복나눔 재단, D3Jubilee, SOPOONG, HGI 등의 기관들을 통하여 임팩트 투자 사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으 며,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성과 에 기반하여 그 긍정적 외부성을 보상하는 사회성 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프로젝트 도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본이 사회적 기업에게 투여되 면서 기존의 벤처나 기업의 자본 조달에서는 존재 하지 않았던 한 요소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데, 바로 사회성과평가(Social Impact Assess- ment)가 그것이다. 일반 기업이 투자를 받기 위 해서는 그 기업의 성장성과 위험성을 추정하고 가 치를 산출하는 과정이 있듯이, 사회적 기업에서는 그 사회적 기업이 투자 또는 지원을 통하여 성장 하며 창출하게 될 사회적 성과가 얼마나 유의미한 지가 중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아직 전세계 적으로도 완성된 방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국내에 서도 한국임팩트평가(Korea Integrated Impact Analytics)가 약 100여 개의 사회적 기업 평가 리 포트를 서비스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4. 생태계의 핵심 과제 : 혁신 의 배양 그렇다면 앞서 논의된 생태계적 관점과 그 필 수 요소가 조금씩 갖추어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 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핵심 과제는 무엇일까? 생태계적 관점은 사회적 기업이 활동할 무대에 대 한 시각을 가지고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접근하 자는 뜻이라면 인재와 자본은 그 생태계에서 순환 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들에 대한 고민이 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제기의 전제인 본래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은 희소하기 마련이며 대부분 사회적 기업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본래 시장에 존 재하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라는 본질적 제약에 대 한 논의는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 저 블랙박스로 놔두고 개별 기업가의 역량이나 상 황, 또는 희생에 맡기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혁신 을 생태계 내에 배양하는 것을 주요한 과제로 삼 아야 한다. 실제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들을 분석해보면 사업의 아이디어 개발 또는 초 기 단계에 이러한󰡐안되게 하는 요소󰡑,소위 끊어 진 고리(missing link)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의 모양은 다르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고리를 이어, 사업 경쟁력 달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 다.이 끊어진 부분은 사회적 미션이 해결을 추구 하는 구조적인 모순이나 사회적 문제 자체일 수도 있고, 사회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거나, 사회나 시 대의 특수한 상황으로 비롯된 결과 등 다양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이라도 이 끊어진 고리를 해결 하지 못하면 좋은 모델은 성립되기 힘들다는 사실 23
  • 24.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은 동일하다. 그 끊어진 고리를 잇는 네 가지 대표 적 방안을 유형화해보면, 󰡐자원󰡑, 󰡐영웅󰡑, 󰡐사회적 선의󰡑, 󰡐혁신󰡑이다. 먼저 자원이라 함은 기업에서는 보통 자산이라 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로, 자본은 물론이고 기술 이나 브랜드 같은 지적재산 역시 포함하는 개념이 다.예를 들어서 대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형식 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 때 상대적으로 큰 자본을 들여서 기계를 구입하거나 일부 기술 등을 제공하 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중증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여 인쇄 업무를 첫 사업으로 추진 한 베어베터는 장애인들의 생산성을 보조하고 품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고급의 인쇄기를 두 대 나 구입하였고, 인쇄전문업체인 킨코스가 명함인 쇄를 베어베터에 맡길 정도로 유효한 사업성과를 달성했다. 또 해외의 사례로는 유럽의 거대화학 회사인 바스프의 모기퇴치 화학물의 지적재산권 과 그라민의 동남아시아 네트워크와 접근 노하우 를 합하여 기술력이라는 끊어진 고리를 극복한 그 라민-바스프(Grameen-Basf)가 있다. 영웅이라고 하면, 보통 사회적 기업가 본인이나 주요 인력이 상당한 역량이나 자원을 보유하고 있 는 경우를 말한다. 그라민은행의 창립자 유누스 박사는 세계 최빈곤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출 신으로 미국의 밴더빌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 위를 받은 엘리트였다.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 지만 구한 말에 하버드 석사와 프린스턴 박사를 취 득하고 돌아와 대통령이 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생 각해보면, 무하마드 유누스가 방글라데시에서 금 융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낸 것은 단순히 운이 좋 았거나 시장이 준비되어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개 인적인 역량과 네트워크의 역할을 조명할 수밖에 없다.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는 본인의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도 독성물질이 다수 들어있다 는 사실을 발견하고 무독성의 유아용품을 만들어 내는 어니스트컴퍼니를 공동으로 창업하였다. 그 기업의 성장속도는 매우 가파른데, 그것이 사업모 델의 특수성 자체보다는 제시카 알바라는 유명한 영화배우의 홍보효과에 기인하였다는 사실을 부 인하기는 어렵다. 셋째는 사회적 선의로, 이는 대부분의 사회적 기 업이 활용할 만한 요소이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 일반 기업에 비하여 긍정 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주고 반응해주는 경향이 있 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성향이 구매까지 이어 지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다소 작다. 그러나 여전 히 이러한 요소를 통해서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져 야 하는 차별성 혹은 가치적 입지를 강화할 기회 는 남아있다. 예를 들어서 탐스슈즈는 독특한 디 자인과 함께, 선한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연예인이 나 유명인사들이 착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크게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 정책에도 어떻게 사업이 확산되는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찾 을 수 있다. 또 국내에서도 추가의 비용을 지불할 용의는 작더라도 같은 가격과 품질이면 부가적인 사회적 가치가 구매의 마지막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품질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 는 저관여 상품들의 사회적 기업 구매는 지속적으 로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 위 생과 체온저하의 문제로 하루에도 무수히 죽고 있 는 영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기존의 인큐베이터를 개선하려는 GE등의 도전을 포켓형태의 워머로 해 결한 엠브레이스(Embrace)는 자원도, 영웅도, 사 회적 선의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지만 적정기술 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딜라이트 보청기는 국내의 높은 보청 기 가격으로 인한 낮은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 바우처 수준인 34만원의 제품을 만드는 도전 을 했고, 이 끊어진 고리들은 카이스트 연구원들 의 도움을 통한 기술개발과 판매 유통과정을 단축 하여 그 유통비용을 가격 절감에 활용하는 접근으 로 성공하였다. 24
  • 25. 사회적 기업의 위기와 기회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04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사회적 기 업 생태계에 있는 사회적 기업은 이 네 가지 중에 서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자원과 영웅은 선택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중의 지지 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사회 수준에 제약이 따른다. 때문에 우리가 결국에 이 생태계에 배양 해야 하는 것은, 그간 주목 받지 못하던 혁신성에 대한 추구라는 점이 명확하다. 5. 사회적 기업이 마주하는 기회 과거 초등학교에서는 석유의 매장량이 20년 남 짓이라고 가르쳤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 금에도 여전히 석유는 고갈되지 않았고 20년 이 상의 매장량이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의 교사들이 거짓말을 했다기 보다는 실제로 석유의 매장량은 채굴 가능한 매장량을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 러 가지 변수가 시간의 지남에 따라 변경된 이유 가 크다. 기술이 발달하여 더 많은 매장자원을 찾 았을 테고,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에도 쉽게 채굴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중 한 가지 재 미있는 설명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석유의 가격이 50달러일 때에는 채굴가능 매장량 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80달러, 90달러짜리 매 장자원을 매장량의 채산성을 맞추는 계기가 되었 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사 회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복잡성은 증가하고 있다. 사회문제론에서 지적하는 사회문제의 본원적인 뿌리인 자본주의, 세계화, 도시화는 계속되고 있 기 때문이다. 사회문제가 점점 더 심화되는 것은 반대로 사회적 문제 해결의 비용, 말하자면 사회 적 가치의 가격을 높이고 있는 일이다. 이는 2007 년에 시작된 경제침체 이후 더 급격한 변화를 보 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는 점점 더 높아 질만한 근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사 회문제를 시장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을 갖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과거에는 시장 의 관점에서 해결이 거의 불가능했던 사회 문제들 도, 이제는 채굴 가능한, 그러니까 시장적 접근이 가능한 사회적 문제 해결의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회문제가 한국 사회에 존재하 며, 그 중 국내의 형편상 시장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기회를 찾는 방안이 된다. 예를 들어서 대중이 공유하고 있는 일자리 문제, 빈부격차 문제, 교육 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북한문 제, 핵발전소 문제, 고령화 문제, 다문화 문제 등 에 대해서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 일수록 해결할 수 있다면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 이기 때문이다. 일반 대기업들이 매진하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의 전략의 흐름이 또한 이 추정에 힘을 더한다. 현재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증세 없는 복지를 외 치고 있다.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그 구호는 심정 적으로 기대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말 하자면 사회적 기업은 증세 없는 복지의 거의 유 일하게 검증된 방안이다. 개별의 민간 조직들이 사회 문제 해결을 스스로의 목적으로 삼고 있고 그 자생력도 스스로가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 정 책 때문에 사회적 기업가들이 오늘도 노력을 경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하 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더 나은 삶을 누리고자 하는 바람은 충분히 증세 없는 복지를 이룰 수 있 는 원동력이다. 현재의 상황이 자생력 없는 사회 적 기업이 많다고 해서, 정부의 정책에 부정적 효 과가 있었고, 뛰어난 사회적 기업의 사례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이 불씨를 꺼버릴 수는 없다. 도리 어 다음의 장을 열기 위하여 사회적 기업가, 정부, 기업, 학계, 소비자 등 모두의 힘을 모아 아직은 불 투명해 보이는 사회적 기업의 희망을 만들어내고 그 노력을 경주할 때이다. 25
  • 26.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조경두(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09 1. 들어가며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는 동전의 앞뒤와 같 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흔히 마을만들기 와 사회적 경제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기획되고 추진되어 이러한 연관관계는 무시되고 그 성과도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 제를 이렇게 정책적으로 구별하는 태도는 우리나 라의 독특한 경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는 시민활동에서 시작한 마을 만들기를 주민참 여형 지역개발사업으로 받아들였고 사회적 경제 는 공공근로를 확장한 사회적 기업 정책을 추진하 면서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을만들기에서는 일자리와 경제문제 를 작은 마을 단위에 국한함으로서 자본주의적 시 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마을을 만드는, 그래서 같 은 지역 내에서 다른 마을과 적대적인 관계가 만 들어지는 사례가 양산되었다. 사회적 경제 분야에 서는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의 공동 체의 조직원리를 가진 경제적 주체를 통해 일반 기 업보다 유연한 새로운 노동시장을 만들려고 했지 만 지역사회의 공동체성과 사회적 자산이 늘어나 지 않는 한 팍팍한 자본주의의 시장체계에서 이러 한 경제주체들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았고 유연 한 노동시장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마을 만들기 운동의 경험 을 정리하고 마을 만들기 운동이 어떻게 사회적 경제를 만나게 되었는지, 만날 수밖에 없게 되었 는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새마을운동, 마 을 만들기 운동, 생태공동체 운동 등의 우리나라 마을 만들기의 경험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들이 마을 만들기의 한 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공동체 운동과 사회적 경 제로 그 활동을 확장한 이유와 사례를 설명하였 다. 이 과정에서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의 연 관성이 드러날 것이다. 끝으로 일본의 마찌쯔구리 를 우리나라의 마을만들기와 비교하면서 마을 만 들기의 진정한 가치를 재확인하고 그 확정성을 검 토하였다. 2. 마을 만들기의 경험 1) 새마을운동 1970년대 우리나라의 농촌마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일이 일어나는데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산업화, 도시화 중심의 경제개발정 책에서 소외된 농촌을 재건하기 위한 운동이었지 만 농촌 새마을운동의 성과는 도시로 확산되었고 전 국민 의식운동으로 발전한다. 새마을운동은 근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임경수(한겨레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6
  • 27.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7 대화라는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했 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은 차관을 재원으로 산업화 중심의 경제개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된다. 이러한 경제개발정책에 있어 농촌지역에 대한 관심은 적어질 수밖에 없었 다. 1970년 겨울, 한파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지방 장관과의 회의에서 수재민 복구대책을 넘어서 경 제개발정책에 소외된 농촌지역의 재건을 위한 국 가적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새마을사 업’이라 부르며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전국의 3만 여개의 마을에 시멘트 335포를 균일 하게 무상 지원하고 이 시멘트를 마을에서 자율적 으로 이용하도록 하였다.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 났다. 첫째는 지원한 시멘트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더 나아가 자체 자금을 투입 하여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한 경우이고, 둘째 는 뚜렷한 사업의 성과를 못 낸 경우였다. 정부는 반응이 있는 1만 6,000여개 마을에 시멘트 500포 대와 철근 1톤씩을 무상공급하면서 자발적인 협 동과 자주적인 노력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경쟁적, 선별적 방식으로 시작된 새마을 운동은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과 홍보를 바탕으로 농촌마을 뿐 아니라 도시로까지 확대되었으며 한 국사회 전체의 근대화 운동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근면, 자조, 협동을 강조하는 새 마을운동의 정신은 근대화를 통해 경제적인 자립 을 이루고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자는 의식개혁 운동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현재에도 각 마을에 는 새마을지도자가 있고 각 지역에는 새마을운동 본부가 있으며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연수를 오기 도 한다. 하지만 주민주도적인 방식이 아닌 행정 에 의한 하향식 운동이었고 시멘트가 상징하듯이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생태적이고 공동체적인 전 통은 무시되었다. 2) 마을 만들기 운동 마을 만들기 운동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 긴 어렵다. 일본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국내에 소 개하여 마을 만들기 운동을 촉발한 김찬호(2000) 는 일본의 마을 만들기(마찌쯔구리)에 대해 “지역 공간을 주민들이 스스로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이 라 정의하고 있다. 김찬호 박사는 일본의 마을 만 들기 운동을 소개한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라는 책을 번역, 출간하였는데 마침 민주화에 따 라 다양한 분야로 분화, 확대하던 시민운동의 발 전과 맞물리면서 이 책을 읽은 많은 시민활동가 들이 마을과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어 마을 만들기 운동은 정 치, 문화, 예술, 건축, 농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서 많은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목적, 내 용, 방법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마을 디자인, 마을 가꾸기, 마을 만들기, 마을진흥사업, 생태마을운동, 공동 체 운동, 주민자치운동, 마을의제 운동 등으로 다 양하게 불리면서 확산되었다. 2000년도 후반에 우리나라의 마을 만들기 운 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주민참여형 지역 개발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정치적으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과제가 설정되면서 민간 차원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정부가 정책적 수단으 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마을 만들기 운동에 있어 정부의 참여는 마을 만들기 운동을 확대, 보급하 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마을 만들기의 본질 을 외면한 채,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성과에 집착 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서울 인사동에 서 전통문화라는 지역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찾기 27
  • 28.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8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면서 북촌 한옥마을로 이 어졌으며 여러 도시에서 차 없는 골목 만들기, 쌈 지 공원 만들기, 어린이 통학로 확보 운동 등으로 번져나갔다. 도시의 마을 만들기 사례 중에 대구 의 삼덕동의 사례를 주목할 만한데 삼덕동에 살 고 있던 한 시민활동가가 자신이 살고 있던 담장 을 헐면서 시작한 골목 가꾸기 사업은 주민들의 자 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담장을 허물거나 아 름답게 꾸미게 되었고 이는 행정기관이 스스로 담 장을 허물게 하는 주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하 지만 삼덕동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단순히 골목을 꾸미는 일에만 그쳤던 것은 아니고 마을 내에 청 소년 쉼터, 마을 미술관, 마을회관 등을 만들어나 가고 마을 축제를 운영하는 등 삼덕동의 마을 공 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활동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이후 삼덕동에 불어 닥친 재개발의 광풍에도 마 을주민들이 재개발을 거부하고 마을공동체를 지 켜내었다. 도시의 마을 만들기 운동에 있어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 할 사례는 서대문구 장천동, 서교동 일대 소위 홍대 앞 클럽을 중심으로 한 거리문화 운동 이다. 도시 마을 만들기 운동에 앞장섰던 문화 활 동가에 의해 2001년부터 시작된 홍대 근처의 거 리문화운동은 홍대거리를 클럽이라는 독특하면서 도 젊고 하위적이며 생산적인 문화활동을 통해 지 역공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홍대 앞 거리문화운동에 있어 눈여겨보아야 할 점 은 골목을 정비하거나 아름답게 만드는 디자인 운 동이나 단순한 문화축제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번 씩 열리는 클럽데이와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로 드 페스티발을 통해 홍대앞 거리의 클럽들이 경제 적인 공동체를 형성하였고 이러한 활동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후 많은 지역 에서 다양한 분야의 마을 만들기의 성공적인 사례 들이 만들어졌고 2010년 이후 도시의 지방정부도 이러한 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 농촌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 농촌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농촌지도자들에 의 해 촌락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있어왔지만 일단의 전문가들과 농촌마을이 결합하여 마을 만 들기 운동을 시도한 사례는 1990년대 후반 녹색 연합의 금산 건천리 생태마을 사업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금산 건천리의 생태마을 사업의 결과 는 전문가와 마을주민과의 간극으로 그다지 성공 적이지 않았지만 녹색연합은 강화도 장화리, 무주 진도리, 홍성 문당리 생태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촌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을 주도하였다. 특히 홍성 문당리에 있어 주형로라는 마을지도자와 녹 색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교수 등의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농촌마을에 있어 마을 만들 기 운동의 전형을 제시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농 촌마을에 대해 정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농촌 살리기, 그린투어리즘 등으로 부르면서 지원을 시 작하였다. 농촌에 있어서 마을 만들기 운동은 도시에서의 마을 만들기 운동과 달리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사업영역으로 발전하게 되 어 농촌마을의 마을 만들기과 관련한 비즈니스 그 룹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정부의 참여, 사업적 영 역으로서 전문가 참여, 마을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해 일부 농촌마을에서 가시적인 성과 가 나타나 화천 토고미 마을, 양평 부래미 마을, 남 해 다랭이 마을 등 소위 스타 마을을 탄생시키기 도 했다. 정부지원에 의한 농촌 마을 만들기 확산 은 새마을운동 이후 마을단위 주민활동을 자발적 으로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경제 적 관점 중심의 정책적 지원은 빠른 사업적 추진 을 요구하면서 기존의 마을공동체 정신을 훼손하 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8
  • 29.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29 3) 생태공동체 운동 우리나라의 생태공동체 운동은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특성을 담보하고 있는 전통마을에서 그 원형을 찾았다면 보다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 것 이다. 하지만 경제개발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새 마을운동의 확산과 공동체운동을 공산주의와 연 결하는 군사정부의 시각 때문에 한국에 있어 생 태공동체 운동은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종교적, 사상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 단의 사람들이 함께 사는 마을을 건설하고 공동체 삶을 시작한 경북 울진의 돌나라 한농북구회, 경 기 화성의 야마기시마을 등의 사례가 있다. 하지 만 외국의 생태공동체운동과 달리 개방적이지 않 거나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아 생태공동체 운동 의 범주에 포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990년대 후반 녹색연합과 불교환경교육원 등 의 환경운동단체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북부의 핀드혼 마을과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즈 마 을 등이 소개되면서 비로소 생태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앞서 는 사례는 경남 산청의 간디마을이다. 경남 산청 외송리에 1999년에 개교한 간디학교와 함께 19 세대로 계획한 마을로 간디학교 인근의 준농림지 약 45,000평을 이용하였다. 주민들은 자연과 조화 된 삶의 양식과 지속가능한 농촌모델 창조를 위해 마을을 만들고자 하였다. 참여 입주자는 40대 전․ 후반의 비교적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초기부터 마 을계획에 참여하였다. 1999년 토지 매입을 시작 으로 입주자 모집, 수차례의 주민간담회 등을 통 해 조성된 마을은 2001년 2월 첫 번째 가구의 공 사가 완료되었고, 순차적으로 주택이 조성되었다. 입주자들은 간디학교 학부모와 교사, 한의사, 건 축가, 약사, 대학 강사 등 대부분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이다. 전북 장수군은 농촌발전기획단을 두어 농어촌 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귀 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순환농업 시범단지를 조성 하였다.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에 자리잡은 하늘소 마을은 2003년 도시민 귀농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 농촌교육, 마을 만들기, 농촌활성화 문제에 대 해 깊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 서 마을을 조성하였다. 경사가 있는 논이었던 곳 에 가구당 150~200평 택지를 매입하고 마을을 스스로 계획하고 창고, 작업장, 인터넷 등의 마을 공동시설은 장수군으로부터 10억을 지원받아 설 치하였다. 현재 30∼40대의 12가구, 40여명이 입 주하여 살고 있으며 장수군의 지원을 바탕으로 하 고 있지만 주택의 형태, 작목규모, 품목 등은 모두 다르다. 하늘소 마을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 로 마을의 생활환경 기반을 조성하고 영농을 중심 으로 한 소득대책을 지원하여 조성한 마을이지만 입주한 주민 스스로 공부방을 만드는 등 자발적으 로 삶의 질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후 경남 함 양의 청미래 마을, 전북 진안의 새울터, 충남 서천 의 산너울 등의 생태공동체마을이 만들어졌고 최 근에는 명상공동체를 지향하는 선애 마을 활동이 활발하다. 3. 지역공동체 운동과 사회적 경제 1) 지역공동체 운동으로의 확장 마을 만들기 운동에 참여한 한국의 활동가들은 다른 나라의 생태운동, 대안적 지역개발운동을 접 하면서 확장된 마을 만들기 운동을 통해 한국사회 에 지속가능성한 공동체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 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활동가들은 마을 만들기 를 해왔지만 정작 마을은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에 직면하였다. 마을이라는 지역적이고 특별한 공간 은 도시의 경우 아파트라는 무의미한 공간이 되었 고 농촌마을은 인구의 감소로 낙후된 채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해체는 자신이 사는 곳을 아 파트 건설회사 브랜드로 부르거나 마을이름보다 29
  • 30.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경제JES 사회적 경제와 공유가치 30 는 지역이름으로 부르는 등 정서적인 해체를 일으 켰다. 마을의 정서적 해체는 마을에서 이어져있던 인간적인 고리마저 단절시키고 생활의 기반이었 던 마을은 그저 잠자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마을의 해체가 경 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 마을 이던 농촌마을이던 그 정도는 달랐지만 마을 내부 에는 순환적인 경제가 형성되어 있었다. 즉 마을 에서의 한 개인의 소득은 일정부분 마을주민들의 소득으로 돌아갔고 그렇게 얻어진 소득은 다시 마 을 주민들의 소득으로 분배되는 순환이 일어났지 만 지금은 마을로 들어온 돈과 마을에서 창출된 가 치는 끊임없이 외부로 유출된다. 마을의 경제구조 가 해체되고 소비경향이 바뀌면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던 소규모 사업은 다른 마을, 더 나아 가 다른 지역과 경쟁해야 하고 심지어 거대자본이 경영하는 대형유통매장과 경쟁해야 했다. 실제로 중소도시의 상점들은 끊임없이 업종을 바꾸면서 작은 점포로 분화하고 있고 농촌의 소도읍의 소규 모 상업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어느 누구든 거대자본과 경쟁해야 하지만 거 대자본이 마련한 소비시장에서 소비할 수밖에 없 는 이중적인 착취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다시 마을을 해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거대자본의 커다랗고 두려운 힘 은 ‘세계화’로 미화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을 만들기는 ‘외형적 만들 기’가 아니라 ‘내용적 만들기’라는 개념 전환이 필 요하게 되었다. 즉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대상은 마을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 전의 마을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은 마을주민들의 자치, 문화, 경제활동의 범위를 규정하는 경계였 다. 물질의 자유로운 이동이 어렵고 다른 지역에 서 에너지의 유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을은 삶 을 꾸려가기 위한 가장 작고 효율적인 공간 범위 였다. 이제 물질과 에너지의 자유로운 유입과 유 출이 허락되고 더구나 정보가 손쉽게 전달하는 현 대에 들어 그런 외연적 범위는 더 이상 의미를 가 지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마을 만들기의 대상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주민의 실천적이고 자발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 즉, 마을 만들기는 그 공간적 범위와 상관없이 정치적으로 는 풀뿌리 자치운동이고 다양성을 담보하는 주민 참여 문화운동이며 계층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지 역주민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 운동 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마을 만들기 운동은 기존의 마을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범위 에서의 공동체운동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이 지점은 결국 “세계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공동체적 “지역화”라는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 레나 노르베르호지의 주장과 맞닿게 된다. 즉, 세 계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운동으로 발 전시킨다. 농촌지역에서 이러한 모범적인 사례는 충남 홍성군에서 일어났다. 홍성군 홍동면일대는 1958년 개교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의 설립을 계기로 주민중심의 생협활동, 문화활동, 교육환경 조성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통해 활발한 농촌 을 만들어왔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1970년 대 유기농업을 도입하여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농 촌지도자와 농촌지역 일꾼을 양성하면서 지역사 회운동의 확대를 도모하였다. 많은 풀무학교 졸업 생들이 지역에 남아 농촌의 축적된 인적자원, 지 역 잠재력이 신협, 생협, 주민주도형 어린이집, 여 성농업인 센터 등 다양한 풀뿌리식 농촌 자치조직 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풀뿌리 조직은 시간의 흐 름에 따라 더 많이 만들어지면서 농촌의 생활환 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풀 뿌리 조직과 이들의 느슨한 교류와 협력으로 만들 어진 무정형의 지역공동체가 지역주민의 삶을 지 탱 가능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도시민이 이주가 일 어나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선순환적 지역발전을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