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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CONTENTS
이슈 :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도시재생]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교통계획]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조경설계]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시민참여]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
[학생의견]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 뺨치는 도심공원으로?
기획 : 공지의 재발견
[도시계획]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본 공지의 발생원인과 문제점
[도시설계] 근린 재생 자원으로서의 유휴공간, 현황과 과제
[조경] 지방도시에서 주택정원의 활용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환경관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지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가능성 연구
융복합 집담회
융복합 접근방법에 따른 미래 도시·환경 연구의 조망
Research Brief
비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시냇물 성분의 변화를 어떻게 간편하게 추적할 수 있을까?
식물 종자 전파 능력은 마을숲의 식물 종수에 영향을 주는 주변지역과 경관 변수들을 중재한다
2015년 8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조명래 4
김태완 20
배정한 28
조경민 (고가산책단장) 35
김민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41
김찬호 50
임유경 58
히라타 후지오·손용훈 67
전의찬 74
97
108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 공학부 교수)
85
이은주·오능환 89
고인수 92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교수)
(미국 버몬트 대학교(University of Vermont) 박사후연구원)
(효고현립대학 녹지환경 경관관리과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 뺨치는 도심공원으로?
최근 들어서 서울시에서는 안전을 문제로 철거가 예정되
었던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방면의 이슈 제기를 통해 전문가 및 환경대학원 재학
생으로부터 폭넓은 견해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슈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5
서울역 고가도로는 중구 남대문5가에서 만리동
사이를 잇는 도로시설물이다. 총 연장은 914.5m
이지만 높이 8.4m의 옹벽구간 226m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제외한 순수 고가부분은 폭 8.4m 연장
688.5m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서울역의 철도시
설 부지에 의해 분리된 동측 퇴계로, 남대문 시장
일대와 서측 만리동, 서계동 일대를 자동차 통행
으로 직접 이어줌으로써 이 일대의 교통흐름 개선
에 크게 기여했다 1)
. 실제 도심에서 만리동이나 마
포 공덕동 방향으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도심 방
향으로 들어오면, 이동 시간이 아주 짧아 그 편리
함이 각별히 느껴진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울역 일대
는 그냥 늘 스쳐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땅에 발
을 딛지 않은 채 공중에서 자동차로 획 지나가다
보니, 그곳에 눈길을 주고 머물며, 또한 그로 인
해 사람과 활동이 모이고 발전하는 매력적인 공
간이 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억제되었다. 서울역
은 근대 서울의 출발점이고 하루에 39만 명의 사
람들이 오가는 교통요충지이며 지근거리에 남대
문 시장, 명동, 남산, 시청 등의 중심부 시설공간
들을 두고 있지만, 이들과 연계된 도심부의 거점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 냉철하게 말하면, 중심
거점 역할을 못해 왔다는 것보다 일대 전체가(장
소가 갖는 매력이나 역량에 견주어) 현저하게 낙
후되어 있다는 게 더 정확한 진단이다. 서울역 서
측(청파동, 만리동, 서계동 등)과 북측일대의 낙후
정도가 특히 심하다. 심지어 전면부(서울 스퀘어
빌딩 일대)나 남측 한강로 주변도 서울역과 별 연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 재생 방법론의 관점에서 -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1. 시작하며
1) ‘서울역 고가는 만리재로-퇴계로를 동서방향으로 연결하는 왕복 2차로의 간선도로로 하루 약 4만6000대의 차량이 이용하
는데, 이중 단순통과 목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이 60%에 해당한다.
도시재생
4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관성 없는 개별 공간 혹은 장소로만 있는 채, 최
근 들어 개별적이면서 부분적인 정비가 이루어지
고 있다. 이렇게 된 중요한 까닭 중 하나로 서울역
고가도로를 꼽는다. 고가도로로 인한 인근 지역간
연결흐름의 극대화가 지역 내로 혹은 지역을 중심
으로 하는 흐름의 연계성과 응집성의 구현을 가로
막아 온 것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5년 10월 30일 준공되
었다. 1970년대는 국가주도적 근대화(도시산업화
등)가 강도 높게 추진되던 시절이었고, 이른바 근
대성(modernity)의 구현을 위한 노력이 도시계
획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도시의 공간구조를 새로 짜기 위해 새로운 도로
가 신설, 확장되고, 로터리, 고가도로, 지하도, 자
동차 전용도로 등의 새로운 교통시설이 도시전역
에 설치되었다. 그러면서도 밀려드는 인구와 팽
창하는 도시활동을 수용해내기 위해, 도시공간을
면적으로 확장하는 정책도 강도 높게 추진되었는
데, 강남개발이 본격화된 것도 바로 이 시절이었
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자동차 중심 도로가 대거
설치되던 시절, 서울의 공간발전이 강남으로 확장
될 때 도심과 서남부(마포, 여의도, 영등포)를 연
결하는 축의 하나로 건설되었다.
40여년이 흐른, 현 단계 서울의 도시발전 맥락
에서 볼 때 고도성장기 때 만들어진 고가도로는
그 기능이나 역할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장
소 간 흐름의 편리함을 돕는 것에서 장소성의 형
성과 장소 간 연결을 방해하고 해체하는 장애물로
대두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1000만 대도
시 서울의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효율적인 자동
차중심 도로체계가 일정하게 필요하겠지만, 이것
만으로 삶의 질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경쟁력, 나
아가 도시발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자동차와 같은
시설이나 도구를 중심으로 발전이 아니라 거주하
는 사람의 가치를 최대한 실현하고 존중하는 것으
로 서울의 도시적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자
동차 중심 교통체계를 사람중심 소통체계로 일정
하게 바꾸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글은 이런 관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둘러싼 갈등의 허와 실을
살펴본 뒤, 제기된 쟁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재
생이란 틀에 담아 ‘고가도로의 공원화’ 방안을 논
의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법제화 이후 한국적
도시재생론을 논하고, 나아가 서울역 고가의 역사
와 공원화를 둘러싼 생각들을 살펴 본 뒤, ‘고가 재
생’을 활용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특징을 재생
방법(론)이란 측면으로 분석한다. 글의 결론은 서
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반대론의 한계를 지적하
면서 올바른 복원에 시민적 역량 집중을 제안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 한국적 도시재생론의 모색 .
한국은 현재 도시재생 중이라 할 정도로 도시계
획이나 도시관리 분야에서 도시재생이 큰 유행을
이루고 있다. 특히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시
행되면서부터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쯤 해서 우리는 한국적 도시재생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국토부의 ‘VC10
과제’로 도시재생(정책)은 오랫동안 준비되어 왔
고, 법제화가 된 후에는 표준화된 제도 틀에서 일
정한 절차와 방침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아직은
일반화하기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법제화 이
후 도시재생’은 나름대로 한국적인 특성을 이미
드러내고 있다.
서구에서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 논
의되고 정책으로 추진되는 배경에는 ‘도시 쇠퇴
(urban decline)’란 분명한 현상이 있었다. 이는
경기변동이나 도시발전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도
시변화의 일시적 양상이 아니라 산업패러다임, 도
065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시패러다임, 거버넌스 패러다임 등의 복합적 전환
에 따른 것으로, 크게 보면 서구 자본주의 체제 변
화와 맞물려 있다(조명래, 2001). 하지만 한국의
도시쇠퇴 현상은 서구가 앞서 경험한 만큼 분명하
지 않다. 이는 여러 연구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서
구도시의 경험을 잣대로 한다면, 한국의 도시쇠퇴
는 불분명하다. 중소도시의 원도심 낙후, 구시가
지의 노후화, 개발지 사업의 미추진 등으로 나타
나는 도시의 정체 현상이 간헐적으로 확인되지만,
서구도시에서 볼 수 있는 도시의 전면적인 방기나
쇠퇴(예, 미국의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가 미국
자동차 산업 사양화에 따른 도시 전체가 방기되
는 현상)의 모습은 아직 없다. 도시 정체의 이면에
는 고도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넘어가면서 나타나
는 개발수요 부족, 또는 감소란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한 신규개발의 어려움이 도시개발의 정체를 초
래하는 주된 원인으로 간주되곤 한다.
이런 도시적(발전) 상황에서, 한국적 도시재생
은 현재 시행중인 도시재생특별법에 의해 규정되
는 도시재생의 내용과 방법에 의해 특성화되고 있
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쇠퇴진단, 활성화
구역 지정, 재생사업, 지원센터의 구성 등 법의 기
준과 절차에 의해 추진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여전
히 도시재생을 어떻게 규정하고 사업화해야 될지
는 지역마다, 도시마다, 심지어 참여하는 전문가
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 법정계획으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면서 서울시는 법상의 도시재
생유형(경제기반재생, 근린재생)을 기반으로 하더
라도 서울의 특성과 조건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이
른바 ‘서울형 도시재생’ 유형을 설정하고 있는 것
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2)
. 서울시의 도시재
생을 가지고 본다면, 도시관리방식으로 도시재생
은 ‘참여형 도시계획’으로 다루어지고, 사업으로
선 재건축・재개발・뉴타운의 후속방식으로 간
주되며, 기법이나 방식으로는 ‘마을(공동체) 만들
기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과정 지향적인 도
시재생사업에선 그 어느 누구도 그 성과를 명확히
판정할 수 없는 것도 서울시의 도시재생 경험이
다. 도시재생의 방법론적 특징만 아니라 재생 내
용에서도 서울형 도시재생은 ‘신성장 동력의 창
출’, ‘노후주거지의 대안적 정비’, ‘역사문화/공동
체의 복원과 활성화’ 등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 저
성장 시대 도시관리를 위한 ‘성장관리’, ‘노후지정
비’, ‘역사문화 육성’ 등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에
서 한국형 도시재생은 도시・산업 패러다임 전환
기의 도시쇠퇴를 대응하는 서구의 도시재생과는
분명 다르다3)
.
한국의 도시재생은 그간의 고도 성장기를 거치
면서 겪었던 각종 성장과 개발 후유증을 치유하
고 극복하면서 새로운 단계의 도시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에 알게 모르게 맞추어져 있다. 반
세기 가까이 지속된 고도성장이 끝나고 저성장으
로 이어지는 성장방식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도시
들은 대부분 도시의 성격, 도시개발의 수요나 관
리 방식 측면에서 심대한 전환의 필요성을 마주하
고 있다(조명래 외, 2011). 이에 따라 개발주의 도
시에서 탈개발주의 도시로, 관료적 관리도시에서
시민적 거버넌스 도시로의 이행을 위한 도시정책
과 도시관리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강하
고, 또한 그러한 변화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중이
기도 하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한마디로 ‘도
시의 중심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다. 2010년 지방선거의 무상급식논쟁을 계기로
전국의 많은 지자체장들이 ‘사람중심도시’를 슬로
건으로 내건 자치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이러
한 변화를 반영하고 추종하는 현상이다. 이는 마
06
2) 서울시는 도시재생 법정 유형구분을 적용하여 총 4개의 ‘서울형 도시재생유형’을 설정하고 있다. 도시경제기반형에 기초해 ‘
저이용・저개발 중심지역’, 근린재생형에 기초해 ‘중심시가형’과 ‘일반형’으로 나누어, 앞의 유형엔 ‘쇠퇴・낙후산업지역’, ‘
역사・문화・관광 특화지역’을, 그리고 뒤의 유형엔 ‘노후주거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서울형 도시재생유형은 ‘저이
용・저개발 중심지역’, ‘쇠퇴・낙후 산업지역’, ‘역사・문화・관광 특화 지역’, ‘노후 주거지역’으로 구분된다(김태현, 2015)
6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JES
치 1960년대 후반, 1970년대 초반 일본에서 전
국적으로 확산되었던 ‘혁신자치제’의 붐과 비슷
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멀리는 1990년대 중후반부
터, 가까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고도성장에서
저성장으로의 전환과 함께 개발에서 보전으로, 하
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경제에서 문화복지로,
경제중심에서 환경공생중심으로, 관치에서 협치
로 도시의 중심가치(의제)의 전환에 대한 시대의
요구가 점증했다. 이는 ‘성장기 동안 억압되고 배
제된 ‘사람중심 도시 가치’를 참여시정을 통해 복
원하고 구현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실제
이러한 방식으로 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도시재생은 바로 이러한 도시적 변화요
구를 반영하면서 실행되고 있지만, ‘성장기 동안
억압되고 배제된 도시적 가치 복원과 구현’은 서
구의 도시쇠퇴를 극복하는 의미의 ‘도시재생’과
다른 것이면서 또한 한국적 도시재생이 특징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적 도시재생의 대상은 사
람중심도시로의 복원과 재창조, 즉 지금까지 경제
시스템 중심도시에서 사람(가치)과 공동체 중심도
시로의 이행과 복원을 겨냥하는 것이 돼야 한다.
도시재생의 내용도 장소와 경제의 번영에서 공동
체와 사람의 번영(human flourishing)으로 도시
이행과 복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재생도시의
상은 그래서 자연히 ‘사람중심도시(human cen-
tered city)’ 혹은 ‘진보도시(progressive city)’
와 같은 것으로 설정된다. 한국적 도시재생은 이
렇듯 도시의 단편적인 문제해결이나 환경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시를 사람중심도시로 어
떻게 재창조하느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말
하자면 사람중심의 도시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의 관점으로 도시재생의 대상과 범주, 방식
이 정의되고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3.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배경과 갈등
1) 고가도로의 탄생과 철거
서울역 고가도로는 김현옥 시장(1966.3-1970.4)
하에서 1967년 수립되고 이듬해 변경된 ‘고속고가
도로계획’에 의해 태어났다. 광희 고가도로(1967.1
준공), 한강대교북단 고가도로(1968.9 준공), 아현
고가도로(1968.9 준공), 원남 고가도로(1969.4 준
공)에 이어 서울역 고가도로는 1969 년 3월19일
착공돼 1970년 8월15일 완공되었다. 설치목적은
서울역 앞 교통혼잡 해소와 함께, 도심부(퇴계로)
와 서남부(제2한강교(양화대교) 및 서울대교(마포
대교))간 원활한 교통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서울에는 총 101
개의 고가도로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를
접어들면서 고가도로들이 당초 의도했던 것과 달
리 교통흐름을 막거나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문제
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이하는 전상봉, 2015
를 주로 참조해 작성되었음). 고가도로가 장애물
이 되어 지역이 단절되고 지역 간 흐름이 왜곡되
며,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할 고가도로가 과도한
차량의 유입으로 오히려 심각한 체증을 유발했다.
고가도로로 인한 정체는 주변지역의 교통흐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쳐, 도심부의 교통속도가 전
반적으로 감소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가령, 철
거 전 청계천 고가도로 상의 출퇴근 시간대 평균
06
3) 서구의 도시재생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예, 폐광도시를 문화예술도시로 재생) 재생의 의미를 갖는다면, 한국의
도시재생은 고도성장 이후의 도시문제를 관리하는, ‘유’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7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속도는 시속 6km이었는데, 이로 인한 청계고가
도로와 연계된 을지로나 종로 지역에서도 교통속
도가 떨어졌다.
한편, 고가도로가 노후화되면서 안전문제와
함께 관리비용이 점증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1985년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는 청계 고가, 아현
고가, 서울역 고가 등의 교량에 붕괴위험이 있음
을 지적했다. 2014년 철거된 아현 고가의 경우 연
간 유지비로 4억원, 보수비용으로 80억원이 들 정
도로 ‘존치의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2000년
대를 접어들면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민들은
고가도로로 인한 소음, 분진, 미관훼손 등의 문제
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철거를 요구
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003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명박 후보가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와
물길 복원)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고, 시민들로부
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건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었다.
고가도로 철거는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
로 도심 교통의 패턴과 정책이 바뀌는 중요한 계
기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2002년 동대문구 전농
동에 위한 떡전 고가 철거를 시작으로 하여 17개
고가도로가 지금껏 철거되었고 85개가(2015년 현
재) 남아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 안정성 문제는
1990년대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1998년 8월
부터는 13톤 이상의 화물트럭 통행을 제한했고 매
년 보수공사를 실시해 왔다. 2004년도에는 서울역
고가도 동자동방향의 A 램프를 철거했다. 2006년
감사원이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안정성 평가에서
D등급 판정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2008년 시
장방침 제225호로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
도로 개선계획’을 수립했다. 2009년에는 예외적
으로 허용해 왔던 노선버스 및 공항버스 등 모든
중차량의 운행을 전면적으로 통제했으며, 2009년
에서 2012년까지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
로 개선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수행했다.
2013년 3월에는 서울역 고가를 ‘북부 역세권 개
발과 연계해 2015년 철거’하고 고가도로 구간을
축소하여 새로운 고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
표했다. 2014년 1월엔 바닥판 콘크리트가 탈락하
는 등 교량안전성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서 조기
철거가 검토되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철
거를 전제로 진행된 서울역 고가도로의 안전진단
을 위해 13억원의 예산이 투여되었고 유지보수비
로 2012년 6억1천만원, 2014년 5억원, 2015년 4
억원이 들었다.
2) 철거에서 재활용으로: 고가도로의 공원화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는 오세훈시장 재임 때인
2008년 시장방침으로 정해졌고, 이는 박원순 시
장 취임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3년 6월28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 답변에서 박원순 시장은 가
능한 빠른 시간 안에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14년에
접어들어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재활용 관련 구
조안정성 검토를 2회나 실시하면서 철거 대신 재
활용하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 하는 방안이 2014년 4월 검
토되었고, 그런 검토 끝에 2014년 5월 서울역 고
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로와 공원으로 활용
하는 방안이 주요 선거공약으로 발표되었다.
2014년 7월과 8월엔 서울역 고가 재활용 관련
디자인·구조에 관한 전문가 합동회의가 4차례 열
렸고, 2014년 8월27일엔 시장방침으로 사업추진
이 하달되었다. 그리고 2014년 9월24일 박원순
시장은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방문한 자리
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을 공식 발표했다.
2014년 9월30일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 투자심사
가 실시되었는데 경제성(B/C)이 1:1.18로 나와 적
합판정이 내려졌다. 2014년 10월에는 국민 누구
나 참여할 수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이 개최되었다4)
. 2014년 7
8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월부터 준비해 11월에 발표한 ‘민선6기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서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은 민
선6기 도시재생 핵심사업의 하나로 포함되었다.
서울시 도시재생패러다임 전환에서 서울역 고가
도로는 철거할 것이 아니라 보존중심으로 재생해
야 한다는 것으로 구상되었다.
2015년 1월29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친화적인 고
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과 방안
을 제시했다. 7017이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
년에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 ‘1970년 차량
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 ‘1970년에 만들
어진 17m 높이의 고가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크게 ‘서울역 고가 재생
을 통한 보행환경의 획기적 향상’, ‘남대문 시장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 ‘소통, 교통, 안전 등의
문제점 보완 및 해결’, 등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
다. 이를 위해 시는 ‘시민위원회’, ‘고가산책단’ 등
을 구성해 주기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시민
참여형 의사결정 모델을 구축 운영하기도 했다.
2015년 3월에 ‘시민위원회’가 구성되었고, 2015
년 2월부터 4월 사이 시장의 현장소통, 시민/전문
가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 100여 차례의 소
<그림 1>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역 7017’
4) 2014년 10월1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공모전에 161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되었다. 크게 보면 ‘보행중심으로 변모하는 도
시패러다임 변화에 상응하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재활용 방안’, ‘남대문 시장, 남산, 서울성곽, 남대문, 구 서울역사, 약현
성당, 서소문공원, 손기정 공원, 국립극단 등 주변 역사 및 문화자원을 존중하는 아이디어’, ‘지역재생, 단절된 만리동 일
대와 남대문 지역의 소통 등 혁신적 도시의 지향점과 연계한 아이디어’, ‘고가도로 상·하부 및 주변 유휴지 연계방안, 위
치·계절·계층별 프로그램과 조성 및 운영과정에서 시민 및 기업참여 확대 방안’ 등이 제시되었다(자세한 것은 서울시 홈
페이지 ‘서울 2017’ 참조).
9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통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2015년 5월엔 현장 목소
리를 담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이 발표됐
다. 같은 달, 서울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국
제현상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건축가 비
니마스(Winy Mass)의 ‘서울 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 발표했다.
당선작 ‘서울수목원’은 서울역 고가를 하나의 큰
나무로 설정하고, 퇴계로에서 중림동까지 국내 수
목을 가나다순으로 심고, 램프는 나뭇가지로 비
유하여 17개 보행길과 연계한다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 있다.
3) 반대 여론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한 서울시 자체
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 집단은 66.0%,
서울시민은 54.0%, 지역주민은 53.4% 찬성한 것
으로 나타났다(서울시, 2015a). 전반적으로 찬성
이 과반이 약간 넘는다는 점에서 본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
다. 이는, 철거예정이었던 고가도로를 공감할 수
있는 논거제시와 시민(특히 인근 지역주민) 설득
과정 없이 2014년 선거공약이란 이유로 보존과
재활용을 내세워 공원화를 서두른 결과일 것이다.
‘철거 대신 재활용’의 단순 논리에 서울시가 갇힌
채 사업의 타당성을 편의적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2015년 6월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원순
시장은 이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람들은 마치 뉴욕에 가서(갑작스레) 발
표한 걸로 생각하는 데 이미 선거공약에 있었다”
며 “시민들이 물론 그것(공약)만 유심히 보고(나
를) 찍은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를 통해 한번은 걸
러진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장은 “이렇게 반
대가 많을 줄 알았으면 충분히 주민에게 설명하
는 등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06
<그림 2>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비니마스의 ‘서울 수목원’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역 7017’
10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이유 집단 서울시 방안
교통/상권 문제
·교통정체/교통대란
·남대문 시장상권 위축
·지역경제(봉제산업 등) 공동화
·주변 환경 악화, 등
(노숙인 쉼터화, 지가하락, 정비사업
어려움 등)
·남대문 시장 상인
·만리동 봉제업자
·중림동, 회현동 주민
·지역정치인 등
·대체도로의 확보
·우회도로 흐름 개선
·노선버스 운영재개
·봉제산업 단지화
·지역통합재생
소통문제
·공론화/합의 과정 부족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방적 추진 등
·시민활동가
·언론
·정치인 등
·현장 시장실 등을 통한 주민과 소통
·고가산책단, 시민위원회 등을 통한
주민참여 활성화 및 여론 수렴
·각종 시민제안 창구 개방
도시계획적 문제
·보행도시원칙과 불합치
·공중 수목공원의 부적합성(반환경적)
·서울역 경관파괴
·보행연결의 비현실성
·고가의 안전문제
·고비용 등
·교수
·전문가
·공공기관 등
(코레일, 경찰청 등)
·연구·설계공모·종합계획 수립 등을
통해 최적 대안 강구
·위원회 등에 전문가 참여 확대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한 시민/전문
가 설득
·기관 간 협의지속
<표 1>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반대 이유와 집단, 그리고 서울시 방안
면서 현장시장 운영 등을 통해 다양한 노력을 기
울였다고 소개했다.....(뉴시스, [뉴시스초대석]
박원순 서울시장 “소통부족 반성... 노력하겠다,
2015.6.1.).
말하자면, 대규모 개발사업도 아니고, 폐기할
시설의 재활용을 통해 시민들의 보행환경을 개선
시켜주는 만큼 시민들도 오히려 지지할 것으로 판
단했던 것이다. 이러한 판단이 그렇게 무리했다고
는 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보면, 시민들의 높지
않는 지지는 사업 자체의 내용적 문제도 있겠지만
소통부족이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은 2014년 11월을 전후
로 해서 본격 불거졌다. 그 동안 드러난 ‘서울역 고
가도로 공원화’ 반대 여론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교통정체와(남대문 시장) 상권 및 주변 환
경 악화를 이유로 공원화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수 차례의 집단시위, 시장
과의 면담 등을 통해 이런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집단이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한 반대
가 가장 심하고, 반대여론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반대를 주도하는 상인대표들은 ‘80%가 반대한다’
고 주장하지만, 주변 소매상이나 건물주들 중에는
찬성하는 이도 적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
대론자들은 ‘고가도로의 공원화 자체’에 대해서라
기보다 ‘대체도로의 신설 없는 고가도로의 폐쇄
(그리고 공원화)’에 관한 것이다. 2009년 고가를
다니는 버스노선 5개가 없어진 뒤로 남대문 시장
을 찾는 손님이 줄어 상가 공실률이 30% 증가하
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는 것을 중요한 논거의 하
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륜차로 고가를 오가며 주
변시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1500여개에 달하는 봉
제공장이 산재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비슷한
이유에 의한 것이다. 그 밖에 중림동, 회현동 등의
주민들은 고가도로 존치로 노숙인 쉼터화, 고가
도로 주변 혐오물자 적치, 지역 환경악화로 지가
하락 및 정비사업 추진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어
공원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상인과 주민 중심
의 이러한 반대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대체도로
의 확보’, ‘우회도로 흐름 개선’, ‘서울역 앞 교통
11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5) 2015년 1월 29일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박원순시장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지역관계자들과 소통
이 부족했던 것은 분명한 내 실수”라며 “사과도 하고 모든 단계에서 협의, 공유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명했다(뉴시스,
‘서울시, 서울역 고가 17개 보행로 연결... 도보관광시대 문연다’, 2015.1.29.).
흐름 개선’, ‘노선버스 운영재개’, ‘봉제산업 단
지화’, ‘지역통합재생’ 등의 해결방안들을 제시하
고 있다.
둘째, 서울시(장)의 소통부족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다. 시민활동가, 정치인, 언론 등이 주로 이
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서울시정에 대
해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시민활동가들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특히 인터넷 언론 등에 기고
를 통해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철거방침
의 변경에 대한 해명부족,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도 불구하고 추진을 서두름, 뉴욕 하이라인 모델
적용의 부적절성, 고가공원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이 모두가 시민운동가 출
신 시장의 ‘소통부족’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주장
한다. 정책성격이나 추진공과를 분석해 선제적으
로 문제제기를 했다기보다 시장 상인들의 집단반
발이 언론이 크게 다루어지면서 ‘소통부족’을 제
기했다는 점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란 반론도 적
지 않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반
발하지 않는 데서 이들 소수의 비판은 서울시정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일정하게 가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류 보수 언론들이 시장상인들의 집단
반발을 계기로 서울역 고가 공원화의 문제를 집중
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문제제기가 일정하게 타당
한 측면도 있지만, 진보적 성향 시장에 대한 정치
적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의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이명박 시장의 ‘청
계천 복원’과 비교하면서, 시장의 대선행보를 위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일부
정치인들의 문제제기와 비판은 보다 편향적인 정
치적 해석을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소
통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5)
, 서울
시는 현장 시장실, 간담회, 설명회 등을 통한 주민
과의 소통강화, 고가산책단·시민위원회 등을 통한
주민참여 활성화 및 여론수렴, 디자인으로부터 운
영방안 등에 대한 시민제안 수용 등의 방안을 제
시하고 있다.
셋째, 고가도로의 공원화 자체에 대한 문제점과
비판을 제기하는 입장이다. 이는 대부분 교수나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는 것이다. 폐쇄할 고가도
로 자체를 남기는 것은 미래지향적 도시계획과는
어긋난다는 전문적인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
엔 고가도로가 서울역 일대 경관을 파괴하기 때문
에 당초 방침대로 해체하는 것을 넘어 차제에 주
변의 역사환경(예, 만초천 등)을 복원해야 한다는
비판적 주장, 평면보도가 아닌 공중보도를 만드
는 것은 보행도시의 원칙과 어긋난다는 비판적 주
장 등이 있다. 또한 보행도로로 바꾼다 해도, 인공
적인 시설과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할 공중수목원
으로 조성하는 것은 반환경적일 뿐 아니라, 그 자
체로서 새로운 개발사업이라는 비판도 있다.(높이
때문에) 보행고가의 안전문제는 이의 부수적 문제
로 지적된다. 고가의 양쪽을 오가는 보행의 수요
가 불분명하고, 있다 하더라도 남대문 상권 등 지
역의 경제활동(예, 마이스 산업)을 유발하는 유형
의 활동이 아니라면서 보행연결의 비현실성 자체
를 지적하는 비판도 있다. 설치의 고비용(380억
+ 알파)을 들어 반대하고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관련 공공기관들도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
다. 가령, 중구청, 코레일, 경찰청 등은 서울역 철
도부지를 통과하는 대체도로 건설이나 폐쇄 이후
의 교통흐름 개선의 한계와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간접적인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
런 비판과 문제제기에 대해 서울시는 연구·설계
공모·종합계획 수립 등을 통해 최적 대안을 강구
하고, 위원회 등에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며, 공청
12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회, 토론회 등을 통한 시민과 전문가에 대한 이해
도를 높여나가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관련
기관과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해간다는 입장이다.
4) 고가도로 공원화의 올바른 해석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해 그간 제기된
반대 혹은 비판은 타당하고 옳은 측면도 있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객관적으로 본다면 사안
의 성격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정치적 해석이 가
해진 측면도 없지 않다. 이 문제를 바라볼 때, 분명
한 전제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자동차 통행이 불
가능한 도로’라는 사실이다(양병이, 2015). 다시
말해, ‘2006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8년 시
장방침으로 철거될 예정’이었다는 전제를 두고 철
거와 재활용의 대안을 비교해야 한다.
대체도로의 확보여부를 떠나 안전문제 때문에
서울역 고가도로의 철거는 불가피하고, 예정대로
다면 2015년 말까지는 철거되어 사라지게 된다.
철거를 한다는 것은 만리재와 퇴계로를 잇는 자
동차전용 고가도로가 폐쇄되는 것과 토목구조물
로서 고가도로가 시각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
한다. 도로폐쇄로 인한 대체도로나 우회도로 그대
로 확보 등은 정책당국이 강구해야 할 별개의 과
제로 남는다. 철거로 인한 가장 분명한 효과는 경
관의 개선이지만, 존치 시킨다 해서 경관이 특별
히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나아질
수도 있다. 반면, 철거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서
울역을 중심으로 한 동서 간 단절과 분리로 도심
낙후(특히 서울역 서측 지역)가 가속화될 수 있는
점이다. 일부 논자들의 주장대로, 철거를 하더라
도 서울역 일대 보행자 우선의 평면도로를 설치하
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꾸며진 보
행 도로로 바꾸는 대안은 물리적으로는 고가도로
의 모습으로 남지만 차도로서의 용도 폐기를 전
제로 하고, 나아가 보행이란 사람중심의 교통을
이용해 서울역 일대의 동서 간 연계와 통합을 도
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철거하고 인근의
공간환경 자원들을 연계하는 사람중심 도시를 만
들자는 일부 논자의 주장도 철거(자동차 도로폐
쇄) 대신 보행전용도로 활용하면 그렇지 않을(철
거) 때 보다 더 큰 연계효과를 얻을 수 있어, 두 입
장이 상충하는 게 아니다. 주변경관도 보행도로를
어떻게 꾸미고 어떤 형태로 주변과 연계시키느냐
에 따라 철거보다 나은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업화 시대의 도시유산으로 고가도로를 남겨 미
래유산으로 보전・활용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이
후의 도시 패러다임에 적극 부합하는 것이다. 사
람중심, 보행, 소통, 연계, 토속경관, 미래유산 등
은 사람중심도시의 코드로서, 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질료들이다. 즉, 자동차 도로를 폐쇄
하고 이를 사람이 걷고 소통하는 통로로 재활용하
는 것을 계기로 하여 서울역 일대 도심부를 재생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그 만큼 커진다.
박원순 시장이 2014년 선거를 거치면서 전임시
장 때 결정됐던 ‘철거 방침’을 도시재생을 위한
‘보행고가 재활용’으로 바꾼 배경엔 이러한 고려
와 판단이 있었다. 시민들에게 이 부분이 충분히
설명되고 또한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
통부족의 문제 지적은 옳다. 그러나 공약으로 제
시되었고, 또한 당선이 된 만큼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따라서 소통부족은 소
통이 없었다는 과거의 사실로서가 아니라, 공약
으로 이행하면서 본격 논의해야 할 미래의 사실
로 제기되어야 할 문제다. 이런 점에서 소통의 문
제는 사안을 올바르게 이해하면서 풀어가야 할 문
제이기도 하다.
13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4. 보행고가를 활용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방법(론)
1) ‘고가 재생’에서 ‘역세권 재생’으로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사업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로 명명되지만 공식적으로는 ‘서
울역 역세권 종합재생(안)’이란 ‘도시재생특별법’
상 법정 재생(활성화)계획으로 수립되고 있다. 자
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폐지하는 대신 사람들이 걷
고 휴식을 취하는 공중고가공원으로 재생하고, 이
를 계기로 낙후된 서울역 역세권 일대 개별 권역
(서계동, 중림동, 회현동, 남대문, 만리동, 서울역,
서울역과 서울역 북측 등)의 통합재생을 도모하
는 게,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와 연동되고 또
한 포함된 ‘서울역세권 종합재생’의 내용이다. 고
가공원화 논란과 관련하여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고가 폐쇄와 재활용 문제를 ‘914m의 고
가 그 자체’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찻길
을 사람 길로의 재생, 즉 ‘선(線)의 재생’을 넘어,
이를 모티브로 하면서 동시에 연동하여 서울역 역
세권이란 ‘면(面)의 재생’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선에 국한된 논의만으로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화’사업의 실체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할 수 없
다. 선의 재생에서 면의 재생이라고 해서, 선과 면
의 재생이 선후의 관계(가령, 먼저, 선의 재생, 이
후 면의 재생)가 아니라 상호 동시적이면서 내포
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엄격하게 보면,
서울역 역세권 일대 종합 재생의 틀 속에서 서울
역 고가의 공원화(공중보행도로화) 사업이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재생이란 도시계
획적 수법은 역세권이란 면 전체는 물론, 여기에
포함된 서울역 고가란 선에 대해서도 동시에 적용
된다. 이점에서 그간의 개발중심 도시계획이나 도
시관리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동
사업이 ‘도시재생특별법’ 상의 여느 도시재생사업
과 반드시 같다고도 할 수 없다. 특히 도시재생방
법이 도심부(서울역 일대)의 끊어진 연결망을 사
람중심의 보행로로 이어, 이것이 같은 재생의 기
법적 효과를 이용해 서울역 일대(면)의 재생을 이
끌어내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도새재생 방법론에서
이는 새로운 것이면서 실험적이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효성을 제대로 구현해내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2) 뉴론(neuron)과 뉴런(new run)으로 보행
고가의 연결
서울역을 에워싸고 있는 지역들은 서로 분리되
고 단절됨으로써 도심부 땅으로서 가지고 있는 잠
재적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낙후되어 있
다. 따라서 분리된 지역들이 연결되고 통합된다
면 도심부 장소들의 활력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상
승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 통합적이면서 창조
적 도시재생의 물꼬를 여는 하나의 계기를 견인할
장치가 곧 서울역 고가도로의 재생이다. 서울역
세권종합재생계획(재생활성화계획)(안)은 신경세
포인 뉴런(neuron)6)
의 의미를 함축한 뉴런(New
Run)이란 개념으로 고가도로의 재생방법을 제시
하고 있다. (그림 3)에서 보듯, 단절된 서울역 일
대의 동과 서를 보행 브릿지로 연결하면 그 자체
로서 ‘새로운 흐름(New Run)’을 만들어내고, 이
흐름은 신경계통을 따라 다른 신경세포들의 결절
점(spot)들로 신호와 자극을 전달하고 확산시키
는 것으로 작용하게 된다. 신경세포의 결절점인
스팟(spot)으로 신호와 자극이 모이면서 주변으
로 반복적으로 퍼지면 부위(面) 전체가 일정한 활
성화 상태를 이룬다. 선의 재생이 면으로 재생으
로 전환은 서울역 보행고가의 연결로 인한 ‘뉴런’(
물리적 변화)이 ‘뉴론’(화학적 변화)으로 작용변화
를 통해 이루어진다.
재생활성화계획(안)에서는 서울역 보행고가 설
치로 서로 단절되고 분리된 공간이 ‘연결(link)’되
고, 이를 통해 지역 간 신호와 활력이 흘러 주요 스
팟을 ‘자극’(stimulate)하면, 주변 지역이 ‘활성화
14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vitalize)’되는 것으로 ‘재생방법론’이 설명되어
있다. 이 중 ‘연결’은 ‘서울역 7017(일명 서울수
목원)’이 형태와 기능으로 담당한다. 뉴런이자 뉴
론으로서 연결성은 중간의 ‘서울역 일대’를 ‘집객
과 분산의 결절’로, 서측(만리동 쪽)과 동측(남대
문 시장쪽) 이입부를 ‘연결과 확산의 결절’로 각각
조성되고 기능하는 것의 합으로 나타난다. 이중에
서 서울역 일대가 30만 유동인구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선 시민광장, 서울역 프롬나드
(테라스 산책길, 하늘정원, 롯데백화점 옥상 도시
농장 등으로 구성), 서울역 7017 플라자, 북부 역
세권을 신성장 산업(MICE)으로 조성하는 등의 재
생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리동 쪽 서측 입구도 스
트리트 광장 등으로 조성해 주변의 가로와 지역자
원들을 보행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
대문 쪽 동측 입구는 도로 다이어트, 가로수길 조
성, 주변 보행로와의 연계 등을 통해 남대문 시장
과 회현동으로 보행흐름이 이어지고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 간 신호와 활력의 ‘흐름’을 만들
어 내기 위해 ‘서울역 7017’을 동서로 확장한 선
(線)상에 5군데 스팟(신경세포의 결절점)을 조성
해 인근 지역의 재생을 자극하도록 해야 한다. 여
기에는 ‘공덕 오거리 주변(스팟 3)’, ‘만리재 부근
(스팟 2)’, ‘명동 예장자락 입구(스팟 5)’, ‘충무로
교차로(스팟 6)’, ‘세운상가 인근(스팟 7)’ 등이 후
보지로 고려될 수 있다. 스팟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의 활성화(vitalization)는 서울역 주변을 크
게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특성화에 의한 재
생을 이끌어내게 된다. 여기엔 서계.청파동 일대
를 ‘강북의 새로운 관광문화거점’, 만리동 일대를
‘예술인 녹색마을’, 회현동 일대를 ‘관광객이 머무
는 젊은이의 동네’, 남대문 시장을 ‘세계 최고의
6) 뉴런은 신경계를 이루는 구조적, 기능적인 기본 단위를 말한다. 전기적, 화학적 신호가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를 통해 전
달되고 이러한 연결의 집합적인 활동을 통해 감각, 운동, 사고 등의 복잡한 생명 활동이 이루어진다(네이버 지식백과).
<그림 3> 뉴런(New Run)으로서 서울역 보행고가: 연결+흐름+활성화의 ‘서울 수목원’
출처 : 서울시, 2015, 2025 서울역 역세권 종합재생방안, 내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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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보행접근성(accessibility) 녹지공간(green) 밀도전략(density)
·담장허물기(remove fence)
·공유공간(shared space boulevard)
·접근가능한 경사지(acessible slope)
·커피카페(street cafe)
·옥상연결(connet rooftop)
·트리분 건물(tribune building)
·스포츠공원(connect sportpark)
·지하철 입구(metro entrance)
·게릴라정원(guerilla garden)
·골목길녹화(green alley)
·파고라녹화(green pergora)
·쌈지공원(porket park)
·옥상정원(green rooftops)
·감춰진숲(hidden forest)
·미기후마을
(micro climatized village)
·하늘정원(sky garden)
·DIY개선(DIY interventions)
·틈새건물(inbetween building)
·옥상확장(rooftop extension)
·주차장 상단건물(building above parking)
·건물위로 걷기(building over)
·버티컬 빌리지(vertical village)
·상업공간과 통합
(integrate with commercial space)
·펜슬타워(pensil tower)
<표 2> 비니마스의 툴 박스
출처 : 서울시, 2015, 서울역세권종합재생방안, 내부자료.
글로벌 민속시장’으로 육성하는 방식의 도시재생
이 앞의 ‘연결(link)’과 ‘흐름(stimulate)’에 의한
도시재생과 동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3) 비니 마스의 툴 박스(tool box)
서울역 고가도로를 차길에서 사람길로 재생시
킨 효과, 즉 ‘선’의 재생 효과를 인접(낙후된) 지
역(면)의 재생으로 확산시키는 방법(툴)은 ‘서울역
7017 국제현상공모’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비니 마스(Winy Mass)의 ‘서울수목원’ 계획안에
담겨 있다. 이를 서울역 고가 툴 박스(tool box)로
부른다. 크게 보면, ‘접근성(accessability)’, ‘녹
지공간(green)’, ‘밀도(density) 전략’, 3 가지다.
이 세 종류의 툴이 곧 적재적소에 적용해 보행고
가로 생겨난 보행흐름을 인근 지역 전체로 확산시
키고 연결시키는 연장 혹은 장치들이다. 가령 담
장허물기, 공유공간, 접근 가능한 경사지, 커피카
페, 옥상연결, 트리분 건물, 스포츠공원, 지하철
입구 등은 적재적소에 조성 내지 설치하여 동선
으로 연결하면 보행자들이 어느 곳이라도 쉽게 접
근하게 만드는 툴이 된다. 게릴라 공원, 골목길 녹
화, 쌈지공원, 옥상정원, 감춰진 숲, 하늘정원 등
은 녹지 징검다리 혹은 정거장이 되어 보행자들이
찾아 쉬고 머물며 다른 곳으로 시키는 툴이다. 보
행 연결성을 촘촘하게 짜기 위해선 건물과 건물,
장소와 장소, 건물과 장소를 다양하게 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보행밀도를 다양하게 만드는 툴로
는 DIY 개선, 틈새건물, 옥상확장, 주차장 상단건
물, 건물위로 걷기, 버티컬 빌리지, 상업공간과의
통합, 펜슬타워 등이 제시되어 있다.
보행접근성, 녹지조성, 밀도전략 툴들을 이용해
서울역 고가 주변엔 보행흐름을 끌어들이고 머물
게 하며 순환케 하는 다양한 공공(보행) 목적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로도 서울역 주변 일대엔
‘서울시 미래유산’을 비롯한 지역유산・공공・문
화・종교・상업시설 등 약 60여개 이상의 잠재적
인 공공목적지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
다. 녹지징검다리 혹은 정류장이 될 잠재적인 녹
지 목적지도 약 30여개가 분포해 있다. 이 밖에도
재생사업을 통해 다양한 목적지를 조성하고 비니
마스의 툴을 이용해 이들을 연결시키면 보행밀도
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비니 마스의 툴을 이용해 접
근성과 연결성 등이 확보되면,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부 유동인구를 잠재적 보행 목적지로 끌어
들이고 머물게 하면 그에 따른 장소별 경제적, 문
화적, 사회적 활동이 생성된다. 서울역 역세권 도
시재생은 바로 이의 총합으로 구현된다.
4)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서울역 고가 공원화, 즉 차길을 사람길로 재생
에서 핵심 기제는 ‘보행’이다. 동서로 나누어진 지
역을 차가 아닌 사람들이 걷고 보고 머물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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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하는 ‘사람 몸의 움직임’에 의해 연결됨으로써, 그
에 따른 장소의 복원, 재생, 그리고 연결과 활성화
도 모두 이를 매개로 하는 것을 전제한다. 이 점에
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방법론은 ‘물리적 시설
과 환경, 사회경제적 활동, 공동체’ 자체를 재생하
는 것에 역점을 두는 일반적인 재생 방법론과 구
분된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에서 ‘보행’은 ‘통과하
는 차’를 중심으로 하던 도시공간의 해석 및 이용
방식을 ‘몸(body)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같은 공간이라도,
그리고 공간 속의 활동이라도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중심이 되면, 그에 따른 공간의 스케일,
일상의 시간성(속도), 관계망과 활동의 속성도 달
라진다.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설정하는 공간
의 스케일은(자동차로 움직이면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오감(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을 가진
육체의 행위와 의식이 작용하는 영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간을 프랑스 공간철학자 앙리 르페브르
는 ‘육체적 공간(corporate space)’라 부른다. 자
기 몸이 있는 공간은 주체에 의해 전유된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자본주의적 산업화가 만들
어낸 ‘시스템의 공간(space of system)’ 이전에
존재했던 지배적인 공간유형이다(자세한 논의는
조명래, 2013 참조).
도시산책자로서 보행자가 만드는 ‘스케일의 공
간’은 자본주의적 도시공간화에 의해 배제된 ‘몸
뚱이 공간’을 복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공
간의 복원과 함께 사람중심의 시간성도 복원된다.
자동차가 아니라 몸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몸이 갖
는 생체적인 시간을 따른다. 천천히 걷고, 걸음
을 멈춘 채 관찰하고 체험하며, 그러면서 주변(의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은 ‘보행의 시간성’
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몸을 움직이면
서 공간과 장소를 대하는 방식도 ‘시각, 촉각, 미
각, 후각, 청각’ 등 감각(sense)에 의한 것이다(이
에 재단 자세한 논의는 존 어리, 2012 참조). 이는
이성에 의해 규정되고 지배받던 도시의 근대 공간
성(modern spatiality)과 다른 공간의 작용체계
를 만들어 낸다. 근대도시의 공간성과 속도성을
거부하면서 ‘성찰하는 주체’의 전형으로는 벤야
민의 산책자(flaneur)를 꼽을 수 있다(메리필드,
2005).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바로 도시산책자들
을 끌어들이고 머물며 성찰하고 소통하는 행위를
다양한 공간의 재생활동으로 이끌어내는 방식으
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대문 상인이 중림동 집으
로 돌아가고, 북부 역세권 마이스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남대문 시장과 남산을 찾아 여가시간을
보내며, 서울역에 내린 승객이 만리동 예술인 마
을을 찾아 문화체험을 하고, 시청 앞 오피스 근무
자가 서울역 수목원에서 친구를 만나 담소하는 다
양한 보행(산책)의 행위들의 반복과 집적은 그에
따른 장소별로 특화된 활동패턴을 만들어내게 된
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보행산책자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성과 시간성을 장소별
로 구축하고 연결하는 방법(뉴런이 뉴론으로 전환
되는 방법)으로 구현된다.
5) 공동체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 재생
도시재생은 기존의 도시계획과 달리, 물리적 재
생과 사회경제적 재생을 통합하되, 이를 지역주민
들이 공동체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하
고 있다. 이 점에서 도시재생은 통합재생의 의미
를 갖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물리적 재
생이 우선되고 있다. 더욱 장소별, 지역별 특성화
된 재생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
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권역으
로 보더라고 도심부의 여러 개별(분리된) 지역들
이 포함되어 있고, 각각은 각각의 정비계획이나
관리계획 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분리된 지
역의 활성화(재생)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중
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지역의 활성화를
어떻게 서로 연결시켜 통합의 시너지적 효과를 극
대화하느냐다.
0817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그러나 이 통합은 다양한 차원의 통합이기도 하
다. 인프라(도로 등)나 장소의 기능적 연계(예, 북
부 역세권의 마이스산업과 남대문 시장 유통업간
의 연계)에 의한 ‘지역간 통합’만 아니라 보행자의
행위 효과(연결, 머무름, 소통, 협력 등)를 이용한
다양한 공간 스케일(장소)의 통합, 지역별로 구성
되어 있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의 소통과 연대
를 통한 통합의 차원이 있다. 다양한 차원의 기능
적, 장소적, 인적 통합의 화학적 작용은 ‘뉴런’을
‘뉴론’으로 전환시키고, 선의 재생을 면의 재생으
로 확산시키며, 분야별, 장소별 재생을 역세권이
란 영역적 재생으로 묶어내는 기제가 된다. 따라
서 서울역 역세권 도시재생은 통합의 다층적 차원
들을 공동체 원리로 통합하는 ‘공동체 거버넌스’
에 의해서 이끌어져야 한다.
5. 마치며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6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8년 시장방침으로 철거될 예정이었다.
박원순 시장도 2013년까지만 해도 철거방침을 견
지했지만 2014년 선거과정에서 철거 대신 보행고
가도로의 활용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나름의 논의
와 검토가 있었고 당선된 만큼 그 공약은 이행되
어야 한다. 공약을 이행하려는 순간, 성급한 반대
론자들은 ‘왜 민주적 과정을 밟지 않냐, 소통이 부
족하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간의 공
과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 사업의 특징은 ‘철거 대신 보전과 재활용’에
있다. 2기 박원순 시장이 내놓은 ‘서울의 컨셉’ 중
하나는 ‘보행도시’다. 4대문 안 주요도로를 축소해
보행공간을 확대함으로써 사람중심 도시를 만들겠
다는 복안이다.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도
로로 쓰겠다는 것은 그 본보기 사업이다. 철거가 더
보행 친화적이라고? 그런 측면도 있지만, 이 사업
은 ‘시설의 보전과 재활용’이란 정책목적과 ‘보행
친화성’이란 정책목적을 조합한 것이다.
‘철거 대신 재활용’은 ‘보전과 재생’이란 서울시
의 사람중심 시정의 정책 철학을 반영한다. 서울
시는 근대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유・무형 시설과
산물들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보전하는 일을 하
고 있다.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그
시대의 도시풍경이자 도시유산으로 평가 받고 있
다. 따라서 ‘철거’해야 할 성장기의 낙후시설이면
서, 동시에 도시유산으로 보전할 가치를 함께 가지
고 있는 게 서울역 고가도로다. 철거 대신 재활용
은 이렇듯 보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2015년에
철거키로 하고 버스와 대형 화물차량의 통행을 금
지시켰다. 철거하기로 되어 있었던 만큼, ‘통행불
편으로 인해 남대문 상권이 위축된다’는 주장은 올
바른 문제제기가 아니다. 통행불편은 ‘주변도로개
선’, ‘대체고가도로 건설’ 등으로 풀어야 한다. 상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전용도로로 바꾸면서 서울역 일대와 남대문
일대를 엮는 도심재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하고 있다. 상권문제는 이런 것으로 풀어야 한다.
고가도로의 재활용은, 도시계획적 상상력이 보
태지면, 도심재생을 위한 훌륭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여름에 덮고 겨울에 추워 이용하기 힘들다’,
‘수목정원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안전하지 않다’,
‘높아서 보행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은
지금으로선 대부분 적절치 않다. ‘창조적 도시재생
방식’으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이 사업
의 선의와 긍정성은 서울도심 재창조를 견인할 잠
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의 역량도 이
런 긍정성을 최대한 구현하는 데로 모아져야 한다.
0818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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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2001, 『현대사회의 도시론』, 서울: 한울
조명래, 2013, 『공간으로 사회읽기』, 서울: 한울
조명래 외, 2011,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 서울: 한울
존 어리(John Urry) 지음, 윤여일 옮김, 2012, 『사회를 넘어선 사회학』, 서울: 휴마니타스
19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5
서울시에서는 2002년 이후 노후화되거나 그 기
능이 상실된 고가차도에 대한 철거사업을 진행 중
이다. 일각에서는 고가차도의 철거에 따라 도심의
교통체증이 심각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다행히 철거 후에 교통체증에 대한 부작용보다는
도시경관의 개선, 지역 경제의 활성화 등으로 대
체적으로 고가차도철거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태
도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고가
차도 철거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최근의 도시
공간을 차량보다는 보행위주로 전환하려는 움직
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서울시의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가급적이면 고가 구
조물보다는 평면으로, 부득이한 경우라도 지상구
조물 보다는 지하구조물로 차량 및 보행 교통량을
처리하여 보행의 연속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려
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
상육교를 철거하고 평면횡단보도를 설치하거나
지상육교나 지하보도를 통하여 도로횡단이 가능
함에도 평면횡단보도를 이중으로 설치하는 경우
도 최근에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서울역 고가차도는 1970년 개통된 이후 서울역
의 동서를 잇는 주요 연결로로서의 기능을 다하여
왔으나 개통 후 45년이 지난 지금 안전성의 문제
로 그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2014년
9월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대신
녹지 및 보행공간으로 재활용하기로 하고 현재 서
울역 7017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7017 사업을 통하여 서울역 주변의 보행
환경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고, 서울
역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의 증가로 주변상권 재
도약이 가능하며, 서울역 주변의 남산, 용산공원,
효창공원 등을 연결하는 녹지축의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서울역 7017 계획을 반대하
는 측은 차량으로 인한 접근성 저하로 지역 상권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김태완(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1. 서론
교통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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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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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활력을 잃을 수 있으며, 녹지나 보행로로서의
기대효과가 크지 않고, 대체도로를 만들면서까지
안전에 문제가 있는 고가를 보행로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역 7017 계획을 둘러싼 문제해결
을 위해서는 도시의 교통, 경관, 환경, 경제와 문
화 등에 대한 기술·계량적인 분석과 함께 주관적
가치문제에 대한 서울시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협
의와 합의도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고가차도가 철거된 후의 개방
감이 좋은 것인지 녹지요소가 들어간 보행구조물
이 좋은 것인지는 개인적 판단문제로 이는 주민참
여를 통한 지속적인 여론수렴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주관적 가치판단의 측면보다
는 가능한 객관적 측면에서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과 관련한 교통처리대책에 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2. 고가차도의 건설과 철거
1) 고가차도 건설 배경
1970년대 이후 경제발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
도시로의 인구유입, 경제활동 증가 및 차량대수
의 급격한 증가로 교통정체가 도시문제로 대두됨
에 따라 서울시는 1960년대 이후 91개소의 고가
차도를 건설하였다. 도심내의 고가차도는 그 설치
목적에 따라 교차로에서의 교통지체를 해소하고
주 교통류를 연속교통류로 바꾸어 신속한 이동을
확보하기 위한 형태와 철도나 지형여건에 따른 단
절을 극복하기 위해 설치되는 고가차도의 두 가
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편의상 이 글에서
는 전자를 병렬형 고가차도, 후자를 연결형 고가
차도로 부르고자 한다. 내부순환도로와 같이 연장
이 긴 도시고속도로에서는 부분적으로 병렬형과
연결형이 같이 존재할 수도 있다. 서울시내의 고
가차도에서 철도나 지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결형 고가차도가 교차로 소통을 위한 병렬형 고
가차도보다 약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
다. 병렬형 고가차도의 경우 고가차도에 의한 도
로용량의 증가와 신호지체의 저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고가차도 종점부의 하류측이 교통혼잡
구간일 경우 교통혼잡이 고가차도로까지 전파되
어 고가차도가 그 본래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할 수 있으며 시종점부에서 차량의 엇갈림으로
인해 도로용량저하와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증가
할 수 있다. 연결형 고가차도의 경우 고가차도가
없다면 통행이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거리를 우회
하여야 할 교통량이 고가차도 이용에 따른 통행거
리의 단축효과와 우회도로에서의 교통량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병렬형이든 연결형이든 그 고가
차도의 건설이나 철거에 따른 영향은 주변의 도
로체계와 교통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
체적으로 병렬형의 경우 고가차도가 미치는 영향
은 해당 도로구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
면 연결형은 인접 지역에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고가차도 철거와 기대효과
고가차도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던 1970~1990
년에는 도시부 도로용량의 증대, 신속한 대용량
교통의 처리, 교차로 정체의 완화, 단절구간의 연
결 등이 도시부 도로교통정책의 주요한 정책과제
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기존 고가차도의 노후
화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정책,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여건의 조성, 도시의
경관 및 환경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
라 고가차도에 대한 철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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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8서울시는 2002년 떡전 고가차도를 시작으로 홍
제(2012), 아현(2014) 등 최근까지 총 16개소의
고가차도를 철거하였으며(2004년 철거된 서울역
고가 A램프 제외) 2015년 현재 서대문 고가차도
가 철거진행 중이다. 또한 구로 고가차도, 노들 고
가차도를 포함 15개의 고가차도에 대하여도 추가
로 철거를 검토 중이다.
고가차도가 철거 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경관 및 환경개선의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
과를 들 수 있다. 고가차도 건설 당시에는 도시경
관에 대한 문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였으나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도시주거환경이 개선됨
에 따라 도시경관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하
였으며 특히 노후화된 고가차도는 도시의 흉물로
까지 인식되었다. 따라서 고가차도의 철거에 따른
도시경관개선효과는 가장 직접적인 편익으로 볼
수 있는데 서울시에서 2011년 실시한 「서울시 고
가차도 철거에 따른 직간접 효과분석 연구」 에 의
하면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경관가치 편익은 지
점별로 연간 총 38억원~72억원이 발생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이는 경관에 대한 효과만으로 소음
도 저감, 대기오염감소, 고가차도 하부의 생활여
건 개선 등 환경개선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편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경
제활성화 효과는 계량화하기 어려우나 동 보고서
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약 8.9%가량의 지가
상승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경제활성화 또
한 고가차도 철거로 기대할 수 있는 큰 편익이다.
고가차도와 관련하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주변
도로에 미치는 교통혼잡 문제인데 동 보고서의 분
석에 의하면 조사지점 11개소 중에서 혜화 고가
차도와 회현 고가차도를 제외한 9개소에서 오히
려 교통소통 개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차도 건설 당시에 비해 주변의 교통여건
이 변화하여 당초 기대했던 고가차도의 기능에 한
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고가차도 철거에 대비한 교
차로 기하구조 개선, 신호최적화, 차로 운영방법
의 개선 등이 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철거된 서울시내 총 17개의 고가차도 등에서
심각한 교통정체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경관이나 경제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
가 나타났음을 볼 때 향후 서울시의 교통정책에서
고가차도 철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
인다. 다만 고가차도 철거 후 일부 지점에서는 교
통상황이 다소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철거대상 고
가차도별로 교통여건을 면밀히 분석하여 교통 소
통에 지장이 없도록 도로구조와 교통체계 개선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와
서울역 7017사업
1) 추진과정
서울역 고가차도는 1970년 개통된 이후 서울역
철로시설들로 인하여 단절된 회현동과 중림동, 청
연번 고가차도 연장(m) 준공연도 철거연도
1 떡전 30 1977 2002
2
노량진수원지 180 1969 2003
3 원남 382 1969 2003
4 청계 5864 1976 2003
5 미아 440 1978 2004
6 신설 487 1969 2007
7 광희 487 1967 2008
8 혜화 357 1971 2008
9 회현 300 1977 2009
10 한강대교북단 716 1968 2009
11 문래 485 1979 2010
12 화양 490 1979 2011
13 노량진 260 1981 2011
14 홍제 205 1977 2012
15 아현 939 1968 2014
16 약수 420 1984 2014
17 서대문 374 1971 2015
출처: 서울시
<표 1> 서울시 고가차도 철거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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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파동 지역을 직결하는 도로로서 서울역과 한국 산
업근대화의 상징물처럼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서
울역 고가차도는 2006년 12월 정밀안전진단 안
전성 평가결과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하여 긴
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
정하여야 하는’ D등급으로 판정되어 2008년 서
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계획을 수립
하였다. 2009년에는 서울역 고가차도를 북부 역
세권과 연계하여 철거하기로 결정하였고 2012에
는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완료되었으며 교량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고가차도의 조기철거가 검토되
었다. 그러나 2014년 서울시는 고가차도를 철거
하는 대신 그 상징성과 서울역 부근의 열악한 보
행환경 개선을 위하여 서울역 고가차도를 녹지 및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활용하여 서울역 일대의 도
시재생사업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서울역 7017사
업이 추진되고 있다.
2) 철거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서울역 고가차도는 철로로 인하여 단절된 퇴
계로와 만리재길, 청파로 등을 연결하는 연장
686m, 폭 10.35m의 왕복 2차로 도로로 교차로
및 철도횡단부분은 PLATE GIRDER교로 시종점
부는 PSC BEAM과 RC SLAB교로 구성되어 있
다. 서울역 앞 교차로로 진입하는 램프A는 2004
년 철거되었으며 현재 중림동으로 진출하는 램프
B와 청파로에서 진입하는 램프D는 운영 중이다.
서울역 고가주변의 도로망으로는 남북축 간선기
능으로 청파로, 의주로, 한강로가 있고 동서축 간
선기능으로 칠패길, 퇴계로, 만리재길이 있다.
서울역 7017 계획이 발표되기 전의 “서울역 고
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에서의 교통대책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
이 요약될 수 있다.
① 서울역 고가도로는 철거하고 퇴계로-만리재
길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고가도로를 북부역
세권 개발과 연계하여 신설하며 서울역 교차로는
5지로 변형하여 고가도로 진출입차량을 퇴계로와
평면으로 연결
② 기존의 중림동-퇴계로 교통량은 칠패길이나
서울역 교차로를 통하여 우회하고 청파동-퇴계로
교통량은 한강로를 통하여 우회 유도
③ 서울역 교차로의 접근용량증대를 위하여 의
주로 지하차도 편측을 폐쇄하고 평면신호 처리
④ 서부역 교차로 기하구조 개선 및 교통운영 개선
동보고서에서 예측된 교통량을 보면 2023년
첨두시간 기준 퇴계로→만리재길 방면 1,537대/
시, 만리재길→퇴계로 방면 1,173대/시, 퇴계로
출처 :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2012
<그림 1> 서울역 7017 현상설계공모 당선작 <그림 2> 서울역 주변 간선도로망도
출처 : www.ss7017.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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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중림동 방면(램프 B) 549대/시, 퇴계로→청파
로(램프 D) 방면 300대/시로 예측되었는데 퇴계
로와 만리재길의 양방향 교통량이 2,710대/시로
현재의 고가차도가 양방향 2차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교통량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
적으로 교통량이 적은 램프 B와 D 통행교통은 칠
패로, 서소문로, 한강로, 태평로, 남대문로, 을지
로, 종로 등으로 우회 처리하고 퇴계로와 만리재
길 통행교통은 4차로 신설 고가차도로 처리한 것
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서울역 교차로
의 평면통행으로 교차로 통행량이 증가하고 교차
로 통과거리가 늘어남에 의한 신호손실시간의 추
가발생으로 교차로의 혼잡은 가중될 수 있으며 이
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2015년 서울시의 서울역 7017프로젝트 설
명자료를 보면 이전 실시설계 보고서와는 다소 차
이를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4차로 고가
차도를 신설하는 대신 새문안로, 서소문로, 한강
대로, 이태원로 및 강변북로 등을 활용한 중장거
리 우회경로와 중림동교차로 개선, 염천교 교차
로 개선, 칠패로 차로 재배분, 숭례문 서측교차
로 신설 등을 통한 근거리 우회경로를 제시하였으
며 향후 북부 역세권과 연계한 청파로-칠패로-통
일로 도로확장과 갈월가도교 및 갈월지하차도 확
장, 대체 교량의 신설 등을 검토할 수 있음을 제
시하고 있다.
4. 교통처리대책에 대한 제언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서울역 7017 계획과 관
련한 교통처리대책은 서울시에서 아직 의견수렴단
계이거나 검토가 진행 중이므로 개별적인 교통처
리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검토는 추후로 미루
고자 하며 이 글에서는 앞서 언급된 서울시의 교통
처리대책과 보행로 재활용에 대하여 그 방향성이
나 고려되어야 할 사항에 대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세계적으로 저탄소 친환경적인 교통체계
의 구축이 도시교통정책의 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동차 보다는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보행중심으로 도시교통체계를 전환하려
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995
<그림 3> 철거 후 신설고가 조감도
출처 :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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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년부터 교통정책방향을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
개선으로 전환하여 1997년에는 서울시 보행조례
를 제정하고 1998년에는 보행환경기본계획을 수
립한 바 있다. 2000년 이후에도 서울시는 ‘보행
친화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차 없는 거
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으며 보행전용거
리를 확대 조성하는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
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
행환경 개선노력이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나 자칫
승용차나 대중교통의 지나친 위축을 담보로 하여
서는 안되며 교통수단간의 균형되고 조화로운 역
할 분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
다. 미국 시카고시의 완전가로(Complete Street)
정책에서는 교통수단간의 중요도를 보행자-대중
교통-자전거-차량 순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빌딩
이나 도로의 형태 및 기능에 따라 가로를 유형화
하여 유형에 따라 교통수단간의 적정한 위계와 공
간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교통정책 시행과정에서 보행자와 차량을 지나치
게 배타적인 교통수단으로 인식하여 보행환경개
선을 위하여 차량통행의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인
식이 있으나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보행량이 적고 원활한 차량통행이 필요한 교차로
에서 고원식 교차로를 설치하여 불필요한 교차로
혼잡을 가중시킨다거나, 차량의 과속이 구조적으
로 불가능한 가로에서 지나치게 많은 과속방지턱
을 설치하여 차량의 잦은 가감속으로 환경과 교통
안전의 문제가 오히려 증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하나의 가치에 지나치
게 집착하여 교통체계 전체를 균형 있게 바라보지
못함에 기인한다. 서울역 고가차도와 관련한 교통
처리대책 수립에 있어서도 차량이나 보행 중 하나
의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
하며 차량이나 보행수단이 조화롭게 고유의 기능
을 수행할 수 있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교통체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둘째, 2012년의 실시설계 보고서나 서울역
7017계획을 보면 우회교통이 통과할 것으로 예
상되는 중림동교차로, 염천교 교차로, 서울역교
차로, 숭례문 교차로의 각 교차로에 대한 시설 및
운영개선방안은 제시되어 있으나 우회도로축 차
원에서 통합적인 교통분석 및 운영방안이 다소 미
흡하다. 예를 들면 염천교 교차로와 서울역 교차
로의 개별 교차로는 교통량에 따른 현시설계가 잘
되어 있더라도 하류측 교차로의 Spill-back에 의
하여 상류측 교차로의 용량이 감소되거나 상류측
교차로에서 유출되는 교통량의 일시적인 증가나
감소가 하류측 교차로 신호의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염천교 교차로, 서울역 교차로, 남
대문로 교차로의 경우 교차로간 간격이 비교적 짧
고 교통량이 많아 인접 교차로간의 교통상황이 짧
은 시간에 직접적으로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통개선대책 수립 시에는 근거
리 우회도로 축에 대하여 개별 교차로와 링크를
통합하여 네트워크 차원에서의 동적인 교통상황
에 대한 분석과 운영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셋째, 현재의 서울역 고가차도의 주교통류인 만
리재길-퇴계로간 교통량은 북부 역세권과 연계된
4차로 고가가 신설이 될 경우 신설고가-서울역교
차로-퇴계로간의 경로로, 고가가 신설이 되지 않
을 경우 염천교-서울역교차로-퇴계로 간의 경로
로 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통량과 함께
한강로-퇴계로간 교통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현
재 왕복 4차로로 되어 있는 퇴계로 입구의 평면차
로용량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최소
한 왕복 6차로로 퇴계로 입구의 평면차로용량 증
대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고가차도의
일부 교각에 대한 이설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서울역 고가차도를 보행로로 재활용할 경
우 그 고가차도를 이용할 보행자들에 대한 특성이
나 통행패턴에 대한 분석이 먼저 이루어지고 난
후에 보행로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에 들어갈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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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요가 있다. 서울역의 고가보행로를 통하여 주로
수용하고자 하는 보행통행이 서울역 인근에서의
통근·통학이나 업무통행인지 아니면 남대문 시장
이나 명동, 숭례문 등의 관광이나 쇼핑통행을 위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울역에 대한 상징성
이나 호기심으로 고가보행로를 돌아보는 통행인
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서울역 고가보
행로가 어느 한 통행목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보행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
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 통행 목적별 보행량의
비율이나 보행O/D에 대한 기초조사가 선행되어
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고가보행로의 목적과 기
능, 형태에 대한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는 고가보행로를 통하여 보
행인구가 증가하고 주변상권이 재도약하며, 새로
운 녹지축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
나 고가보행로의 진출입구가 들어설 퇴계로나 서
부역 부근의 보행환경은 현재 열악한 실정이다.
즉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는 고가보행로를 조성하
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고가보행로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가보
행로의 17개 진출입부에서의 보행환경과 생활·경
제활동환경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시
는 도시재생을 촉진하기 위하여 남대문 시장과 퇴
계로를 활성화하고 낙후지역에 대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개발지역과 고가보
행로간의 단절이 없이 연결된 쾌적한 보행환경 조
성이 되지 않는다면 주변 지역의 개발이 고가보행
로를 이용하는 보행량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가보행로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
지만 그 사업의 성공여부는 주변지역의 개발과 쾌
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고가보행로와 자
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노력이 더 중요할 것이다.
5. 결론
서울시는 안전성 문제로 철거가 필요한 서울역
고가차도를 보행로로 재활용하여 서울역 주변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서울역 주변지역 개발의 마
중물로 삼고자 하는 서울역 7017 사업을 추진 중
이다. 이 글에서는 차량과 보행의 교통측면에서
이미 서울시에서 제시한 교통개선대책을 중심으
로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서울역 고가차도 철
거와 서울역 7017사업은 교통측면에서뿐 아니라
경제,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이다. 또
한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교통, 경관, 환
경, 경제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술
적인 분석이 필요할 뿐 아니라 가치판단을 위해서
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
하다. 교통소통의 측면에서는 근거리 우회경로의
추가적인 개발과 우회경로축 및 도로망 차원에서
의 정밀한 교통운영계획수립이 필요하며 고가보
행로가 지역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고가보행로 자체의 조성도 중요하지만 주변지역
의 개발 및 보행환경의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 고
가보행로와의 유기적인 연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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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참고문헌>
김종혁 외 3인, 2013,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경관개선 효과 편익분석 연구 메리 필드 지음, 남청수.
김성희.최남도 옮김, 2005, 『매혹의 도시, 맑스주의를 만나다』, 서울: 시울
서울도시연구 제 14권 제 4호, pp. 171~184
서울연구원, 2001, 걷고싶은 거리만들기 시범가로 시행평가 및 향후 추진방향 연구
서울연구원, 2012, 서울시 차없는 거리 개선 및 확대방안 연구
서울연구원, 2014, ‘보행친화도시 만들기’ 가로설계·관리 매뉴얼의 기본 방향
서울특별시, 2009,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교통운영개선방안 수립 기본계획 』
서울특별시, 2011, 『서울시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직간접 효과분석 연구』
서울특별시, 2012,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서울특별시 www.ss7017.org
서울특별시, 2015,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설명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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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비평 -
03
작년 가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의 하이라
인에 올라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포
했다.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
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므
로 “원형을 보전하면서…하이라인 파크를 뛰어넘
는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시민에게 돌려드리겠
다.…서울역 고가가 관광 명소가 되면 침체에 빠
진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산업 유산이므로 남겨서 하이라인처럼
명소로 만든다는 낭만적 논리는 국제 설계공모의
기본 정신으로 이어졌다. 논란과 우려 속에서 강
행된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의 초청사에서 박 시장은 이렇게 말한다. “1970년
에 준공된 서울역 고가는 근대 서울의 얼굴을 담
고 있는 역사 유산이자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추억의 공간입
니다.…서울역 고가를 무조건 철거하기보다는 주
변 지역과 연계하여 녹지,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재생하고…사람 중심의 보행 거리로 탈바꿈시키
고자 합니다.…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도심
의 문화 유산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변 지역
의 경제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설계 지침
서에 활자화된 공모의 목적은 “보존을 통해 도시
기억과 시민 공간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서
울역 고가는 한국의 근대사를 대표하는 산업 유산
이므로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공공의 보행로로
재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쟁점은 결국 서울역 고가를 근대
산업 유산으로 볼 수 있는가로 수렴된다. 이번 공
모전은 이 이슈에 대한 해석과 해법을 중심에 놓
았어야 한다. 서울역 고가는 1960년대 후반의 폭
발적인 인구 집중과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불도저 시장’ 김현옥이 주도하고 건축가 김수근이
배정한(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1.
1) 이 글은 배정한,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환경과조경』 327호, 2015년 7월호, pp.62-65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임.
조경설계
1)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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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4
구상한 서울 입체 도시화 사업의 산물이다. 그 직
전에 도쿄에서 진행된 파괴적 입체 개발의 모방이
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역 고가를 비롯한 당시의
고가도로들은 개발의 상징이자 근대화를 과시하
는 경관적 표상이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교
통 정체를 유발하고 안전을 위협하며 시민의 보행
권과 조망권에 장애가 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
다. 2003년 청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서울에서만
16개의 고가가 철거되었다. 서울의 관문 경관을
가로막고 있는 서울역 고가는 철거해야 할 위험 시
설로 이미 2007년에 진단받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
라질 예정이었다. 서울역 고가는 과연 보존할 가
치가 있는 산업 유산인가2)
? 옛 것이면 가치를 불
문하고 다시 살려 써야 한다는, 강박증적 ‘재생’ 이
데올로기는 아닌가? 재활용의 ‘착한’ 이미지에 편
승한 포퓰리즘적 논리는 아닌가?
공모전에 초청된 일곱 명의 조경가와 건축가에
게는 바로 이 핵심 쟁점을 탐구하는 작품을 요청
했어야 한다. 만일 폭력적 도시 개발의 산물인 고
가도로를 산업 유산의 하나로 재평가할 수 있다 하
더라도, 또 우리가 과거를 지워버리지 않고 기억
하며 다시 쓰고자 한다 하더라도, 그 디자인적 해
법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철거하여 기
형적 경관을 바로잡고 고가가 있던 자리에는 선을
그어 기록할 수도 있다. 구조체와 재료의 일부만
을 살려 전망대로 쓰는 방법도 있다. 철로로 단절
된 구역의 고가만 남겨 보행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강한’ 조건의 설
계 지침은 설계의 창의적 스펙트럼을 좁힐 수밖에
없다. 강한 지침을 따르며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938m의 긴 고가를 본래의 선형대로 유지
하면서 고가 주변의 도시 조직과 적절히 연계되는
보행 위주의 공원을 제안하는 일뿐이다. 서울역
고가―그것이 근대 산업 유산이든 아니든― 자체
에 대한 해석을 봉쇄당한 디자이너, 그는 고가 상
부의 미려한 포장, 시각적 부담이 없고 동시에 안
전에도 문제가 없는 난간, 보행의 원활한 흐름과
다양한 행태를 수용하는 장치 정도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화장술이 관
건인 것이다. 결국 서울판 하이라인이 요구된 셈
인데, 역설적이게도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하이
라인을 재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건으로부
터 탈출하기 쉽지 않은 설계 과제다. 다음에서 간
략히 살펴보겠지만, 제출작들은 기초화장, 네일아
트, 원더브라 정도의 제한적 선택지에서 답을 고
르는 데 고심했다.
2.
제목을 달지 않은 마르틴 라인-카노Martin
Rein-Cano(Topotek1)의 제출작은 ‘강한’ 설계
조건에 역으로 대응해 서울역 고가를 화려한 주연
보다는 충실한 조연으로 규정한다. 가장 ‘약한’ 디
자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설
계적 개입을 전략적으로 최소화한 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비움과 개방을
통해 역동적인 유연성을 꾀한 이 작품에는 아무런
구조물이 없다. 고가 전체를 하얀 콘크리트로 포
장하여 단순한 공간미를 주고 고가 가장자리에 선
형의 벤치를 겸할 수 있는 목재 데크의 선큰 플랫
폼을 놓는 게 전부다. 프로그램별로 공간을 구획
하지도 않는다(그림 1). 거의 전 구간이 동질적이
고, 그 위에서 일상적 이용과 계절별 이벤트가 자
유롭게 펼쳐질 수 있다.
2) 다음 졸고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논의를 전개한 바 있다. 배정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건축
신문』 12호, 2015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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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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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헤레로스Juan Herrreros(estudio Her-
roros)의 ‘서울 늘 푸른 테라스Seoul Evergreen
Terrace’ 또한 고가 상부에 새로운 구조체나 시
설을 거의 더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라인-카노
의 제출작과 교집합을 갖는다. 대신 이 작품은 다
섯 개의 룸으로 긴 선형을 구획하고 있는데, 고가
아래 지면에 식재한 대규모 수목 클러스터가 상부
의 성격을 규정하는 입체적 매개체가 되고 있다
는 점이 독특하다. 고립된 고가 자체의 한계를 지
면의 숲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인데, 이러한 숲
이 고가를 위해서는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겠지
만 도심의 복잡한 도시 질서와 맺는 관계에 대해
서는 의구심이 든다.
2등작인 조성룡의 ‘모두를 위한 길Walkway
for All’은 고가를 수평면을 일곱 개의 성격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별도의 구조물이나 시설을 디자
인함으로써 구분한 것이 아니라 주변 도시 조직과
성격에 대한 면밀한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고가
의 수직적 구조를 적극적으로 재활용해 네 개 층
의 길을 제안한 점은 라인-카노나 헤레로스의 디
자인과 크게 다르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대
상지 역사를 읽고 해석하는 과정과 접근 방식을
작품의 일부로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역 고가를 서울의 역사와 도시 조직 속에서
다시 읽는 리서치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
러나 그 독해의 결론이 설계 지침서의 이념과 동
어반복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앞의 작품들과 달리 창융허Chang Yung
Ho(Atelier FCJZ)의 ‘서울 신기루Seoul Mirage’
는 고가 상부를 물질적으로 강하게 프로그래밍한
다. 각각 다른 행위를 유발시키는 14개의 중정을
유리 패널로 구성하고 있다. 유리의 투명한 성질
을 통해 서울의 복합적 도시 경관을 반사하고 반
영하는 효과를 의도한 프레이밍은 이채롭지만, 단
위 중정에 의해 물리적으로 고정화된 콘텐츠가 선
형 공간에서 일어날 우연성과 유동성을 제약할 가
능성이 적지 않다.
진양교(CA 조경)의 ‘느림, 영혼, 서울Slow,
Soul, Seoul’은 기존 고가의 물리적 한계를 적극
적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통행, 휴식,
조망 등 다양한 행위를 동시에 수용하기에 10m
폭의 공간 규모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해 기존 고가 위에 한 층의 긴 데크를 덧붙여 쌓
았다. 복층의 구조는 면적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
지만 거대한 부피감이 가져올 경관적 영향이 지나
치다고 보인다. A 공간에서는 쉬어야 하고, B 공
간에서는 경관을 감상해야 하며, C 공간에서는 산
책을 즐겨야 한다는 식으로 모든 공간에서 일어날
행위를 강하게 규정한 설계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
에 가질 가능성이 크다.
3등작인 조민석(매스스터디스)의 ‘흐르는 랜
드마크: 통합된 하이퍼 콜라주 도시Continuous
Landmark: Unified Hyper-Collage City’는 서
울역 고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지침
에 도전한 유일한 작품이다. 필요한 부분은 업그
레이드해서 사용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
분은 과감히 철거한다. 고가의 서쪽 끝에 구조체
와 결합된 산을 구축하고 동쪽 끝에는 남대문과 한
양 도성 주변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량을 덧붙인 시
도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고가 상부에 세 가지 스
케일의 서울 고유의 풍경―언덕, 서어나무 숲, 잡
초―을 결합시키고 있는 점도 흥미롭지만, 텍스트
와 콘텍스트의 관계에 대한 토론 거리를 남긴다.
3.
당선작인 비니 마스Winy Mass(MVRDV)의 ‘서
울 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은 앞에서 짚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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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JES
  • 2. CONTENTS 이슈 :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도시재생]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교통계획]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조경설계]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시민참여]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 [학생의견]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 뺨치는 도심공원으로? 기획 : 공지의 재발견 [도시계획]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본 공지의 발생원인과 문제점 [도시설계] 근린 재생 자원으로서의 유휴공간, 현황과 과제 [조경] 지방도시에서 주택정원의 활용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환경관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지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가능성 연구 융복합 집담회 융복합 접근방법에 따른 미래 도시·환경 연구의 조망 Research Brief 비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시냇물 성분의 변화를 어떻게 간편하게 추적할 수 있을까? 식물 종자 전파 능력은 마을숲의 식물 종수에 영향을 주는 주변지역과 경관 변수들을 중재한다 2015년 8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조명래 4 김태완 20 배정한 28 조경민 (고가산책단장) 35 김민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41 김찬호 50 임유경 58 히라타 후지오·손용훈 67 전의찬 74 97 108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 공학부 교수) 85 이은주·오능환 89 고인수 92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사과정·교수) (미국 버몬트 대학교(University of Vermont) 박사후연구원) (효고현립대학 녹지환경 경관관리과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
  • 3.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 뺨치는 도심공원으로? 최근 들어서 서울시에서는 안전을 문제로 철거가 예정되 었던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방면의 이슈 제기를 통해 전문가 및 환경대학원 재학 생으로부터 폭넓은 견해를 들어보고자 한다. 이슈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 4.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5 서울역 고가도로는 중구 남대문5가에서 만리동 사이를 잇는 도로시설물이다. 총 연장은 914.5m 이지만 높이 8.4m의 옹벽구간 226m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제외한 순수 고가부분은 폭 8.4m 연장 688.5m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서울역의 철도시 설 부지에 의해 분리된 동측 퇴계로, 남대문 시장 일대와 서측 만리동, 서계동 일대를 자동차 통행 으로 직접 이어줌으로써 이 일대의 교통흐름 개선 에 크게 기여했다 1) . 실제 도심에서 만리동이나 마 포 공덕동 방향으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도심 방 향으로 들어오면, 이동 시간이 아주 짧아 그 편리 함이 각별히 느껴진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울역 일대 는 그냥 늘 스쳐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땅에 발 을 딛지 않은 채 공중에서 자동차로 획 지나가다 보니, 그곳에 눈길을 주고 머물며, 또한 그로 인 해 사람과 활동이 모이고 발전하는 매력적인 공 간이 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억제되었다. 서울역 은 근대 서울의 출발점이고 하루에 39만 명의 사 람들이 오가는 교통요충지이며 지근거리에 남대 문 시장, 명동, 남산, 시청 등의 중심부 시설공간 들을 두고 있지만, 이들과 연계된 도심부의 거점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 냉철하게 말하면, 중심 거점 역할을 못해 왔다는 것보다 일대 전체가(장 소가 갖는 매력이나 역량에 견주어) 현저하게 낙 후되어 있다는 게 더 정확한 진단이다. 서울역 서 측(청파동, 만리동, 서계동 등)과 북측일대의 낙후 정도가 특히 심하다. 심지어 전면부(서울 스퀘어 빌딩 일대)나 남측 한강로 주변도 서울역과 별 연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 - 재생 방법론의 관점에서 -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1. 시작하며 1) ‘서울역 고가는 만리재로-퇴계로를 동서방향으로 연결하는 왕복 2차로의 간선도로로 하루 약 4만6000대의 차량이 이용하 는데, 이중 단순통과 목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이 60%에 해당한다. 도시재생 4
  • 5.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관성 없는 개별 공간 혹은 장소로만 있는 채, 최 근 들어 개별적이면서 부분적인 정비가 이루어지 고 있다. 이렇게 된 중요한 까닭 중 하나로 서울역 고가도로를 꼽는다. 고가도로로 인한 인근 지역간 연결흐름의 극대화가 지역 내로 혹은 지역을 중심 으로 하는 흐름의 연계성과 응집성의 구현을 가로 막아 온 것이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5년 10월 30일 준공되 었다. 1970년대는 국가주도적 근대화(도시산업화 등)가 강도 높게 추진되던 시절이었고, 이른바 근 대성(modernity)의 구현을 위한 노력이 도시계 획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이루어지던 시절이었다. 도시의 공간구조를 새로 짜기 위해 새로운 도로 가 신설, 확장되고, 로터리, 고가도로, 지하도, 자 동차 전용도로 등의 새로운 교통시설이 도시전역 에 설치되었다. 그러면서도 밀려드는 인구와 팽 창하는 도시활동을 수용해내기 위해, 도시공간을 면적으로 확장하는 정책도 강도 높게 추진되었는 데, 강남개발이 본격화된 것도 바로 이 시절이었 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자동차 중심 도로가 대거 설치되던 시절, 서울의 공간발전이 강남으로 확장 될 때 도심과 서남부(마포, 여의도, 영등포)를 연 결하는 축의 하나로 건설되었다. 40여년이 흐른, 현 단계 서울의 도시발전 맥락 에서 볼 때 고도성장기 때 만들어진 고가도로는 그 기능이나 역할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장 소 간 흐름의 편리함을 돕는 것에서 장소성의 형 성과 장소 간 연결을 방해하고 해체하는 장애물로 대두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1000만 대도 시 서울의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효율적인 자동 차중심 도로체계가 일정하게 필요하겠지만, 이것 만으로 삶의 질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경쟁력, 나 아가 도시발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자동차와 같은 시설이나 도구를 중심으로 발전이 아니라 거주하 는 사람의 가치를 최대한 실현하고 존중하는 것으 로 서울의 도시적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자 동차 중심 교통체계를 사람중심 소통체계로 일정 하게 바꾸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 글은 이런 관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둘러싼 갈등의 허와 실을 살펴본 뒤, 제기된 쟁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재 생이란 틀에 담아 ‘고가도로의 공원화’ 방안을 논 의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법제화 이후 한국적 도시재생론을 논하고, 나아가 서울역 고가의 역사 와 공원화를 둘러싼 생각들을 살펴 본 뒤, ‘고가 재 생’을 활용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특징을 재생 방법(론)이란 측면으로 분석한다. 글의 결론은 서 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반대론의 한계를 지적하 면서 올바른 복원에 시민적 역량 집중을 제안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 한국적 도시재생론의 모색 . 한국은 현재 도시재생 중이라 할 정도로 도시계 획이나 도시관리 분야에서 도시재생이 큰 유행을 이루고 있다. 특히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시 행되면서부터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쯤 해서 우리는 한국적 도시재생은 과연 어떤 것인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국토부의 ‘VC10 과제’로 도시재생(정책)은 오랫동안 준비되어 왔 고, 법제화가 된 후에는 표준화된 제도 틀에서 일 정한 절차와 방침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아직은 일반화하기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법제화 이 후 도시재생’은 나름대로 한국적인 특성을 이미 드러내고 있다. 서구에서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 논 의되고 정책으로 추진되는 배경에는 ‘도시 쇠퇴 (urban decline)’란 분명한 현상이 있었다. 이는 경기변동이나 도시발전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도 시변화의 일시적 양상이 아니라 산업패러다임, 도 065
  • 6.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시패러다임, 거버넌스 패러다임 등의 복합적 전환 에 따른 것으로, 크게 보면 서구 자본주의 체제 변 화와 맞물려 있다(조명래, 2001). 하지만 한국의 도시쇠퇴 현상은 서구가 앞서 경험한 만큼 분명하 지 않다. 이는 여러 연구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서 구도시의 경험을 잣대로 한다면, 한국의 도시쇠퇴 는 불분명하다. 중소도시의 원도심 낙후, 구시가 지의 노후화, 개발지 사업의 미추진 등으로 나타 나는 도시의 정체 현상이 간헐적으로 확인되지만, 서구도시에서 볼 수 있는 도시의 전면적인 방기나 쇠퇴(예, 미국의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가 미국 자동차 산업 사양화에 따른 도시 전체가 방기되 는 현상)의 모습은 아직 없다. 도시 정체의 이면에 는 고도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넘어가면서 나타나 는 개발수요 부족, 또는 감소란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한 신규개발의 어려움이 도시개발의 정체를 초 래하는 주된 원인으로 간주되곤 한다. 이런 도시적(발전) 상황에서, 한국적 도시재생 은 현재 시행중인 도시재생특별법에 의해 규정되 는 도시재생의 내용과 방법에 의해 특성화되고 있 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쇠퇴진단, 활성화 구역 지정, 재생사업, 지원센터의 구성 등 법의 기 준과 절차에 의해 추진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여전 히 도시재생을 어떻게 규정하고 사업화해야 될지 는 지역마다, 도시마다, 심지어 참여하는 전문가 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 법정계획으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면서 서울시는 법상의 도시재 생유형(경제기반재생, 근린재생)을 기반으로 하더 라도 서울의 특성과 조건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이 른바 ‘서울형 도시재생’ 유형을 설정하고 있는 것 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2) . 서울시의 도시재 생을 가지고 본다면, 도시관리방식으로 도시재생 은 ‘참여형 도시계획’으로 다루어지고, 사업으로 선 재건축・재개발・뉴타운의 후속방식으로 간 주되며, 기법이나 방식으로는 ‘마을(공동체) 만들 기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과정 지향적인 도 시재생사업에선 그 어느 누구도 그 성과를 명확히 판정할 수 없는 것도 서울시의 도시재생 경험이 다. 도시재생의 방법론적 특징만 아니라 재생 내 용에서도 서울형 도시재생은 ‘신성장 동력의 창 출’, ‘노후주거지의 대안적 정비’, ‘역사문화/공동 체의 복원과 활성화’ 등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 저 성장 시대 도시관리를 위한 ‘성장관리’, ‘노후지정 비’, ‘역사문화 육성’ 등으로 채워져 있다는 점에 서 한국형 도시재생은 도시・산업 패러다임 전환 기의 도시쇠퇴를 대응하는 서구의 도시재생과는 분명 다르다3) . 한국의 도시재생은 그간의 고도 성장기를 거치 면서 겪었던 각종 성장과 개발 후유증을 치유하 고 극복하면서 새로운 단계의 도시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에 알게 모르게 맞추어져 있다. 반 세기 가까이 지속된 고도성장이 끝나고 저성장으 로 이어지는 성장방식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도시 들은 대부분 도시의 성격, 도시개발의 수요나 관 리 방식 측면에서 심대한 전환의 필요성을 마주하 고 있다(조명래 외, 2011). 이에 따라 개발주의 도 시에서 탈개발주의 도시로, 관료적 관리도시에서 시민적 거버넌스 도시로의 이행을 위한 도시정책 과 도시관리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강하 고, 또한 그러한 변화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중이 기도 하다. 이것이 함의하는 바는, 한마디로 ‘도 시의 중심가치’가 바뀌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다. 2010년 지방선거의 무상급식논쟁을 계기로 전국의 많은 지자체장들이 ‘사람중심도시’를 슬로 건으로 내건 자치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이러 한 변화를 반영하고 추종하는 현상이다. 이는 마 06 2) 서울시는 도시재생 법정 유형구분을 적용하여 총 4개의 ‘서울형 도시재생유형’을 설정하고 있다. 도시경제기반형에 기초해 ‘ 저이용・저개발 중심지역’, 근린재생형에 기초해 ‘중심시가형’과 ‘일반형’으로 나누어, 앞의 유형엔 ‘쇠퇴・낙후산업지역’, ‘ 역사・문화・관광 특화지역’을, 그리고 뒤의 유형엔 ‘노후주거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서울형 도시재생유형은 ‘저이 용・저개발 중심지역’, ‘쇠퇴・낙후 산업지역’, ‘역사・문화・관광 특화 지역’, ‘노후 주거지역’으로 구분된다(김태현, 2015) 6
  • 7. 서울역 고가는 무엇을 넘고 있는가?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JES 치 1960년대 후반, 1970년대 초반 일본에서 전 국적으로 확산되었던 ‘혁신자치제’의 붐과 비슷 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멀리는 1990년대 중후반부 터, 가까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고도성장에서 저성장으로의 전환과 함께 개발에서 보전으로, 하 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경제에서 문화복지로, 경제중심에서 환경공생중심으로, 관치에서 협치 로 도시의 중심가치(의제)의 전환에 대한 시대의 요구가 점증했다. 이는 ‘성장기 동안 억압되고 배 제된 ‘사람중심 도시 가치’를 참여시정을 통해 복 원하고 구현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많은 지자체에서 실제 이러한 방식으로 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도시재생은 바로 이러한 도시적 변화요 구를 반영하면서 실행되고 있지만, ‘성장기 동안 억압되고 배제된 도시적 가치 복원과 구현’은 서 구의 도시쇠퇴를 극복하는 의미의 ‘도시재생’과 다른 것이면서 또한 한국적 도시재생이 특징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적 도시재생의 대상은 사 람중심도시로의 복원과 재창조, 즉 지금까지 경제 시스템 중심도시에서 사람(가치)과 공동체 중심도 시로의 이행과 복원을 겨냥하는 것이 돼야 한다. 도시재생의 내용도 장소와 경제의 번영에서 공동 체와 사람의 번영(human flourishing)으로 도시 이행과 복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재생도시의 상은 그래서 자연히 ‘사람중심도시(human cen- tered city)’ 혹은 ‘진보도시(progressive city)’ 와 같은 것으로 설정된다. 한국적 도시재생은 이 렇듯 도시의 단편적인 문제해결이나 환경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시를 사람중심도시로 어 떻게 재창조하느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말 하자면 사람중심의 도시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의 관점으로 도시재생의 대상과 범주, 방식 이 정의되고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3.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배경과 갈등 1) 고가도로의 탄생과 철거 서울역 고가도로는 김현옥 시장(1966.3-1970.4) 하에서 1967년 수립되고 이듬해 변경된 ‘고속고가 도로계획’에 의해 태어났다. 광희 고가도로(1967.1 준공), 한강대교북단 고가도로(1968.9 준공), 아현 고가도로(1968.9 준공), 원남 고가도로(1969.4 준 공)에 이어 서울역 고가도로는 1969 년 3월19일 착공돼 1970년 8월15일 완공되었다. 설치목적은 서울역 앞 교통혼잡 해소와 함께, 도심부(퇴계로) 와 서남부(제2한강교(양화대교) 및 서울대교(마포 대교))간 원활한 교통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서울에는 총 101 개의 고가도로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를 접어들면서 고가도로들이 당초 의도했던 것과 달 리 교통흐름을 막거나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문제 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이하는 전상봉, 2015 를 주로 참조해 작성되었음). 고가도로가 장애물 이 되어 지역이 단절되고 지역 간 흐름이 왜곡되 며, 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할 고가도로가 과도한 차량의 유입으로 오히려 심각한 체증을 유발했다. 고가도로로 인한 정체는 주변지역의 교통흐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쳐, 도심부의 교통속도가 전 반적으로 감소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가령, 철 거 전 청계천 고가도로 상의 출퇴근 시간대 평균 06 3) 서구의 도시재생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예, 폐광도시를 문화예술도시로 재생) 재생의 의미를 갖는다면, 한국의 도시재생은 고도성장 이후의 도시문제를 관리하는, ‘유’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7
  • 8.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속도는 시속 6km이었는데, 이로 인한 청계고가 도로와 연계된 을지로나 종로 지역에서도 교통속 도가 떨어졌다. 한편, 고가도로가 노후화되면서 안전문제와 함께 관리비용이 점증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1985년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는 청계 고가, 아현 고가, 서울역 고가 등의 교량에 붕괴위험이 있음 을 지적했다. 2014년 철거된 아현 고가의 경우 연 간 유지비로 4억원, 보수비용으로 80억원이 들 정 도로 ‘존치의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2000년 대를 접어들면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민들은 고가도로로 인한 소음, 분진, 미관훼손 등의 문제 점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철거를 요구 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2003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명박 후보가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와 물길 복원)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고, 시민들로부 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건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이었다. 고가도로 철거는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 로 도심 교통의 패턴과 정책이 바뀌는 중요한 계 기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2002년 동대문구 전농 동에 위한 떡전 고가 철거를 시작으로 하여 17개 고가도로가 지금껏 철거되었고 85개가(2015년 현 재) 남아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 안정성 문제는 1990년대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1998년 8월 부터는 13톤 이상의 화물트럭 통행을 제한했고 매 년 보수공사를 실시해 왔다. 2004년도에는 서울역 고가도 동자동방향의 A 램프를 철거했다. 2006년 감사원이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안정성 평가에서 D등급 판정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2008년 시 장방침 제225호로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 도로 개선계획’을 수립했다. 2009년에는 예외적 으로 허용해 왔던 노선버스 및 공항버스 등 모든 중차량의 운행을 전면적으로 통제했으며, 2009년 에서 2012년까지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 로 개선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수행했다. 2013년 3월에는 서울역 고가를 ‘북부 역세권 개 발과 연계해 2015년 철거’하고 고가도로 구간을 축소하여 새로운 고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 표했다. 2014년 1월엔 바닥판 콘크리트가 탈락하 는 등 교량안전성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서 조기 철거가 검토되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철 거를 전제로 진행된 서울역 고가도로의 안전진단 을 위해 13억원의 예산이 투여되었고 유지보수비 로 2012년 6억1천만원, 2014년 5억원, 2015년 4 억원이 들었다. 2) 철거에서 재활용으로: 고가도로의 공원화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는 오세훈시장 재임 때인 2008년 시장방침으로 정해졌고, 이는 박원순 시 장 취임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2013년 6월28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 답변에서 박원순 시장은 가 능한 빠른 시간 안에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14년에 접어들어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재활용 관련 구 조안정성 검토를 2회나 실시하면서 철거 대신 재 활용하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서울역 고가를 공원화 하는 방안이 2014년 4월 검 토되었고, 그런 검토 끝에 2014년 5월 서울역 고 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로와 공원으로 활용 하는 방안이 주요 선거공약으로 발표되었다. 2014년 7월과 8월엔 서울역 고가 재활용 관련 디자인·구조에 관한 전문가 합동회의가 4차례 열 렸고, 2014년 8월27일엔 시장방침으로 사업추진 이 하달되었다. 그리고 2014년 9월24일 박원순 시장은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방문한 자리 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을 공식 발표했다. 2014년 9월30일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 투자심사 가 실시되었는데 경제성(B/C)이 1:1.18로 나와 적 합판정이 내려졌다. 2014년 10월에는 국민 누구 나 참여할 수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이 개최되었다4) . 2014년 7 8
  • 9.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월부터 준비해 11월에 발표한 ‘민선6기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서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은 민 선6기 도시재생 핵심사업의 하나로 포함되었다. 서울시 도시재생패러다임 전환에서 서울역 고가 도로는 철거할 것이 아니라 보존중심으로 재생해 야 한다는 것으로 구상되었다. 2015년 1월29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친화적인 고 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과 방안 을 제시했다. 7017이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 년에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 ‘1970년 차량 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 ‘1970년에 만들 어진 17m 높이의 고가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크게 ‘서울역 고가 재생 을 통한 보행환경의 획기적 향상’, ‘남대문 시장 활성화와 도시재생 촉진’, ‘소통, 교통, 안전 등의 문제점 보완 및 해결’, 등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 다. 이를 위해 시는 ‘시민위원회’, ‘고가산책단’ 등 을 구성해 주기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통해 시민 참여형 의사결정 모델을 구축 운영하기도 했다. 2015년 3월에 ‘시민위원회’가 구성되었고, 2015 년 2월부터 4월 사이 시장의 현장소통, 시민/전문 가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 100여 차례의 소 <그림 1>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역 7017’ 4) 2014년 10월1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공모전에 161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되었다. 크게 보면 ‘보행중심으로 변모하는 도 시패러다임 변화에 상응하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재활용 방안’, ‘남대문 시장, 남산, 서울성곽, 남대문, 구 서울역사, 약현 성당, 서소문공원, 손기정 공원, 국립극단 등 주변 역사 및 문화자원을 존중하는 아이디어’, ‘지역재생, 단절된 만리동 일 대와 남대문 지역의 소통 등 혁신적 도시의 지향점과 연계한 아이디어’, ‘고가도로 상·하부 및 주변 유휴지 연계방안, 위 치·계절·계층별 프로그램과 조성 및 운영과정에서 시민 및 기업참여 확대 방안’ 등이 제시되었다(자세한 것은 서울시 홈 페이지 ‘서울 2017’ 참조). 9
  • 10.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통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2015년 5월엔 현장 목소 리를 담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이 발표됐 다. 같은 달, 서울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국 제현상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건축가 비 니마스(Winy Mass)의 ‘서울 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 발표했다. 당선작 ‘서울수목원’은 서울역 고가를 하나의 큰 나무로 설정하고, 퇴계로에서 중림동까지 국내 수 목을 가나다순으로 심고, 램프는 나뭇가지로 비 유하여 17개 보행길과 연계한다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 있다. 3) 반대 여론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한 서울시 자체 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 집단은 66.0%, 서울시민은 54.0%, 지역주민은 53.4% 찬성한 것 으로 나타났다(서울시, 2015a). 전반적으로 찬성 이 과반이 약간 넘는다는 점에서 본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 있 다. 이는, 철거예정이었던 고가도로를 공감할 수 있는 논거제시와 시민(특히 인근 지역주민) 설득 과정 없이 2014년 선거공약이란 이유로 보존과 재활용을 내세워 공원화를 서두른 결과일 것이다. ‘철거 대신 재활용’의 단순 논리에 서울시가 갇힌 채 사업의 타당성을 편의적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2015년 6월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원순 시장은 이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람들은 마치 뉴욕에 가서(갑작스레) 발 표한 걸로 생각하는 데 이미 선거공약에 있었다” 며 “시민들이 물론 그것(공약)만 유심히 보고(나 를) 찍은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를 통해 한번은 걸 러진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장은 “이렇게 반 대가 많을 줄 알았으면 충분히 주민에게 설명하 는 등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06 <그림 2>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비니마스의 ‘서울 수목원’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역 7017’ 10
  • 11.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6 이유 집단 서울시 방안 교통/상권 문제 ·교통정체/교통대란 ·남대문 시장상권 위축 ·지역경제(봉제산업 등) 공동화 ·주변 환경 악화, 등 (노숙인 쉼터화, 지가하락, 정비사업 어려움 등) ·남대문 시장 상인 ·만리동 봉제업자 ·중림동, 회현동 주민 ·지역정치인 등 ·대체도로의 확보 ·우회도로 흐름 개선 ·노선버스 운영재개 ·봉제산업 단지화 ·지역통합재생 소통문제 ·공론화/합의 과정 부족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방적 추진 등 ·시민활동가 ·언론 ·정치인 등 ·현장 시장실 등을 통한 주민과 소통 ·고가산책단, 시민위원회 등을 통한 주민참여 활성화 및 여론 수렴 ·각종 시민제안 창구 개방 도시계획적 문제 ·보행도시원칙과 불합치 ·공중 수목공원의 부적합성(반환경적) ·서울역 경관파괴 ·보행연결의 비현실성 ·고가의 안전문제 ·고비용 등 ·교수 ·전문가 ·공공기관 등 (코레일, 경찰청 등) ·연구·설계공모·종합계획 수립 등을 통해 최적 대안 강구 ·위원회 등에 전문가 참여 확대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한 시민/전문 가 설득 ·기관 간 협의지속 <표 1>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반대 이유와 집단, 그리고 서울시 방안 면서 현장시장 운영 등을 통해 다양한 노력을 기 울였다고 소개했다.....(뉴시스, [뉴시스초대석] 박원순 서울시장 “소통부족 반성... 노력하겠다, 2015.6.1.). 말하자면, 대규모 개발사업도 아니고, 폐기할 시설의 재활용을 통해 시민들의 보행환경을 개선 시켜주는 만큼 시민들도 오히려 지지할 것으로 판 단했던 것이다. 이러한 판단이 그렇게 무리했다고 는 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보면, 시민들의 높지 않는 지지는 사업 자체의 내용적 문제도 있겠지만 소통부족이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은 2014년 11월을 전후 로 해서 본격 불거졌다. 그 동안 드러난 ‘서울역 고 가도로 공원화’ 반대 여론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교통정체와(남대문 시장) 상권 및 주변 환 경 악화를 이유로 공원화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수 차례의 집단시위, 시장 과의 면담 등을 통해 이런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 집단이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한 반대 가 가장 심하고, 반대여론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반대를 주도하는 상인대표들은 ‘80%가 반대한다’ 고 주장하지만, 주변 소매상이나 건물주들 중에는 찬성하는 이도 적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 대론자들은 ‘고가도로의 공원화 자체’에 대해서라 기보다 ‘대체도로의 신설 없는 고가도로의 폐쇄 (그리고 공원화)’에 관한 것이다. 2009년 고가를 다니는 버스노선 5개가 없어진 뒤로 남대문 시장 을 찾는 손님이 줄어 상가 공실률이 30% 증가하 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는 것을 중요한 논거의 하 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륜차로 고가를 오가며 주 변시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1500여개에 달하는 봉 제공장이 산재 있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비슷한 이유에 의한 것이다. 그 밖에 중림동, 회현동 등의 주민들은 고가도로 존치로 노숙인 쉼터화, 고가 도로 주변 혐오물자 적치, 지역 환경악화로 지가 하락 및 정비사업 추진 어려움 등의 이유를 들어 공원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상인과 주민 중심 의 이러한 반대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대체도로 의 확보’, ‘우회도로 흐름 개선’, ‘서울역 앞 교통 11
  • 12.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5) 2015년 1월 29일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박원순시장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 지역관계자들과 소통 이 부족했던 것은 분명한 내 실수”라며 “사과도 하고 모든 단계에서 협의, 공유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명했다(뉴시스, ‘서울시, 서울역 고가 17개 보행로 연결... 도보관광시대 문연다’, 2015.1.29.). 흐름 개선’, ‘노선버스 운영재개’, ‘봉제산업 단 지화’, ‘지역통합재생’ 등의 해결방안들을 제시하 고 있다. 둘째, 서울시(장)의 소통부족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다. 시민활동가, 정치인, 언론 등이 주로 이 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서울시정에 대 해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시민활동가들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특히 인터넷 언론 등에 기고 를 통해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철거방침 의 변경에 대한 해명부족,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도 불구하고 추진을 서두름, 뉴욕 하이라인 모델 적용의 부적절성, 고가공원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이 모두가 시민운동가 출 신 시장의 ‘소통부족’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주장 한다. 정책성격이나 추진공과를 분석해 선제적으 로 문제제기를 했다기보다 시장 상인들의 집단반 발이 언론이 크게 다루어지면서 ‘소통부족’을 제 기했다는 점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란 반론도 적 지 않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반 발하지 않는 데서 이들 소수의 비판은 서울시정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일정하게 가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류 보수 언론들이 시장상인들의 집단 반발을 계기로 서울역 고가 공원화의 문제를 집중 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문제제기가 일정하게 타당 한 측면도 있지만, 진보적 성향 시장에 대한 정치 적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의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이명박 시장의 ‘청 계천 복원’과 비교하면서, 시장의 대선행보를 위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일부 정치인들의 문제제기와 비판은 보다 편향적인 정 치적 해석을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소 통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5) , 서울 시는 현장 시장실, 간담회, 설명회 등을 통한 주민 과의 소통강화, 고가산책단·시민위원회 등을 통한 주민참여 활성화 및 여론수렴, 디자인으로부터 운 영방안 등에 대한 시민제안 수용 등의 방안을 제 시하고 있다. 셋째, 고가도로의 공원화 자체에 대한 문제점과 비판을 제기하는 입장이다. 이는 대부분 교수나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는 것이다. 폐쇄할 고가도 로 자체를 남기는 것은 미래지향적 도시계획과는 어긋난다는 전문적인 비판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 엔 고가도로가 서울역 일대 경관을 파괴하기 때문 에 당초 방침대로 해체하는 것을 넘어 차제에 주 변의 역사환경(예, 만초천 등)을 복원해야 한다는 비판적 주장, 평면보도가 아닌 공중보도를 만드 는 것은 보행도시의 원칙과 어긋난다는 비판적 주 장 등이 있다. 또한 보행도로로 바꾼다 해도, 인공 적인 시설과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할 공중수목원 으로 조성하는 것은 반환경적일 뿐 아니라, 그 자 체로서 새로운 개발사업이라는 비판도 있다.(높이 때문에) 보행고가의 안전문제는 이의 부수적 문제 로 지적된다. 고가의 양쪽을 오가는 보행의 수요 가 불분명하고, 있다 하더라도 남대문 상권 등 지 역의 경제활동(예, 마이스 산업)을 유발하는 유형 의 활동이 아니라면서 보행연결의 비현실성 자체 를 지적하는 비판도 있다. 설치의 고비용(380억 + 알파)을 들어 반대하고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관련 공공기관들도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 다. 가령, 중구청, 코레일, 경찰청 등은 서울역 철 도부지를 통과하는 대체도로 건설이나 폐쇄 이후 의 교통흐름 개선의 한계와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간접적인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 런 비판과 문제제기에 대해 서울시는 연구·설계 공모·종합계획 수립 등을 통해 최적 대안을 강구 하고, 위원회 등에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며, 공청 12
  • 13.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회, 토론회 등을 통한 시민과 전문가에 대한 이해 도를 높여나가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관련 기관과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해간다는 입장이다. 4) 고가도로 공원화의 올바른 해석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에 대해 그간 제기된 반대 혹은 비판은 타당하고 옳은 측면도 있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객관적으로 본다면 사안 의 성격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정치적 해석이 가 해진 측면도 없지 않다. 이 문제를 바라볼 때, 분명 한 전제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자동차 통행이 불 가능한 도로’라는 사실이다(양병이, 2015). 다시 말해, ‘2006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8년 시 장방침으로 철거될 예정’이었다는 전제를 두고 철 거와 재활용의 대안을 비교해야 한다. 대체도로의 확보여부를 떠나 안전문제 때문에 서울역 고가도로의 철거는 불가피하고, 예정대로 다면 2015년 말까지는 철거되어 사라지게 된다. 철거를 한다는 것은 만리재와 퇴계로를 잇는 자 동차전용 고가도로가 폐쇄되는 것과 토목구조물 로서 고가도로가 시각적으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 한다. 도로폐쇄로 인한 대체도로나 우회도로 그대 로 확보 등은 정책당국이 강구해야 할 별개의 과 제로 남는다. 철거로 인한 가장 분명한 효과는 경 관의 개선이지만, 존치 시킨다 해서 경관이 특별 히 더 나빠지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나아질 수도 있다. 반면, 철거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서 울역을 중심으로 한 동서 간 단절과 분리로 도심 낙후(특히 서울역 서측 지역)가 가속화될 수 있는 점이다. 일부 논자들의 주장대로, 철거를 하더라 도 서울역 일대 보행자 우선의 평면도로를 설치하 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꾸며진 보 행 도로로 바꾸는 대안은 물리적으로는 고가도로 의 모습으로 남지만 차도로서의 용도 폐기를 전 제로 하고, 나아가 보행이란 사람중심의 교통을 이용해 서울역 일대의 동서 간 연계와 통합을 도 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철거하고 인근의 공간환경 자원들을 연계하는 사람중심 도시를 만 들자는 일부 논자의 주장도 철거(자동차 도로폐 쇄) 대신 보행전용도로 활용하면 그렇지 않을(철 거) 때 보다 더 큰 연계효과를 얻을 수 있어, 두 입 장이 상충하는 게 아니다. 주변경관도 보행도로를 어떻게 꾸미고 어떤 형태로 주변과 연계시키느냐 에 따라 철거보다 나은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업화 시대의 도시유산으로 고가도로를 남겨 미 래유산으로 보전・활용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이 후의 도시 패러다임에 적극 부합하는 것이다. 사 람중심, 보행, 소통, 연계, 토속경관, 미래유산 등 은 사람중심도시의 코드로서, 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질료들이다. 즉, 자동차 도로를 폐쇄 하고 이를 사람이 걷고 소통하는 통로로 재활용하 는 것을 계기로 하여 서울역 일대 도심부를 재생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그 만큼 커진다. 박원순 시장이 2014년 선거를 거치면서 전임시 장 때 결정됐던 ‘철거 방침’을 도시재생을 위한 ‘보행고가 재활용’으로 바꾼 배경엔 이러한 고려 와 판단이 있었다. 시민들에게 이 부분이 충분히 설명되고 또한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 통부족의 문제 지적은 옳다. 그러나 공약으로 제 시되었고, 또한 당선이 된 만큼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따라서 소통부족은 소 통이 없었다는 과거의 사실로서가 아니라, 공약 으로 이행하면서 본격 논의해야 할 미래의 사실 로 제기되어야 할 문제다. 이런 점에서 소통의 문 제는 사안을 올바르게 이해하면서 풀어가야 할 문 제이기도 하다. 13
  • 14.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4. 보행고가를 활용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방법(론) 1) ‘고가 재생’에서 ‘역세권 재생’으로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 사업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로 명명되지만 공식적으로는 ‘서 울역 역세권 종합재생(안)’이란 ‘도시재생특별법’ 상 법정 재생(활성화)계획으로 수립되고 있다. 자 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폐지하는 대신 사람들이 걷 고 휴식을 취하는 공중고가공원으로 재생하고, 이 를 계기로 낙후된 서울역 역세권 일대 개별 권역 (서계동, 중림동, 회현동, 남대문, 만리동, 서울역, 서울역과 서울역 북측 등)의 통합재생을 도모하 는 게,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와 연동되고 또 한 포함된 ‘서울역세권 종합재생’의 내용이다. 고 가공원화 논란과 관련하여 여기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고가 폐쇄와 재활용 문제를 ‘914m의 고 가 그 자체’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찻길 을 사람 길로의 재생, 즉 ‘선(線)의 재생’을 넘어, 이를 모티브로 하면서 동시에 연동하여 서울역 역 세권이란 ‘면(面)의 재생’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선에 국한된 논의만으로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화’사업의 실체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할 수 없 다. 선의 재생에서 면의 재생이라고 해서, 선과 면 의 재생이 선후의 관계(가령, 먼저, 선의 재생, 이 후 면의 재생)가 아니라 상호 동시적이면서 내포 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엄격하게 보면, 서울역 역세권 일대 종합 재생의 틀 속에서 서울 역 고가의 공원화(공중보행도로화) 사업이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재생이란 도시계 획적 수법은 역세권이란 면 전체는 물론, 여기에 포함된 서울역 고가란 선에 대해서도 동시에 적용 된다. 이점에서 그간의 개발중심 도시계획이나 도 시관리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동 사업이 ‘도시재생특별법’ 상의 여느 도시재생사업 과 반드시 같다고도 할 수 없다. 특히 도시재생방 법이 도심부(서울역 일대)의 끊어진 연결망을 사 람중심의 보행로로 이어, 이것이 같은 재생의 기 법적 효과를 이용해 서울역 일대(면)의 재생을 이 끌어내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도새재생 방법론에서 이는 새로운 것이면서 실험적이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효성을 제대로 구현해내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2) 뉴론(neuron)과 뉴런(new run)으로 보행 고가의 연결 서울역을 에워싸고 있는 지역들은 서로 분리되 고 단절됨으로써 도심부 땅으로서 가지고 있는 잠 재적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낙후되어 있 다. 따라서 분리된 지역들이 연결되고 통합된다 면 도심부 장소들의 활력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상 승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 통합적이면서 창조 적 도시재생의 물꼬를 여는 하나의 계기를 견인할 장치가 곧 서울역 고가도로의 재생이다. 서울역 세권종합재생계획(재생활성화계획)(안)은 신경세 포인 뉴런(neuron)6) 의 의미를 함축한 뉴런(New Run)이란 개념으로 고가도로의 재생방법을 제시 하고 있다. (그림 3)에서 보듯, 단절된 서울역 일 대의 동과 서를 보행 브릿지로 연결하면 그 자체 로서 ‘새로운 흐름(New Run)’을 만들어내고, 이 흐름은 신경계통을 따라 다른 신경세포들의 결절 점(spot)들로 신호와 자극을 전달하고 확산시키 는 것으로 작용하게 된다. 신경세포의 결절점인 스팟(spot)으로 신호와 자극이 모이면서 주변으 로 반복적으로 퍼지면 부위(面) 전체가 일정한 활 성화 상태를 이룬다. 선의 재생이 면으로 재생으 로 전환은 서울역 보행고가의 연결로 인한 ‘뉴런’( 물리적 변화)이 ‘뉴론’(화학적 변화)으로 작용변화 를 통해 이루어진다. 재생활성화계획(안)에서는 서울역 보행고가 설 치로 서로 단절되고 분리된 공간이 ‘연결(link)’되 고, 이를 통해 지역 간 신호와 활력이 흘러 주요 스 팟을 ‘자극’(stimulate)하면, 주변 지역이 ‘활성화 14
  • 15.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vitalize)’되는 것으로 ‘재생방법론’이 설명되어 있다. 이 중 ‘연결’은 ‘서울역 7017(일명 서울수 목원)’이 형태와 기능으로 담당한다. 뉴런이자 뉴 론으로서 연결성은 중간의 ‘서울역 일대’를 ‘집객 과 분산의 결절’로, 서측(만리동 쪽)과 동측(남대 문 시장쪽) 이입부를 ‘연결과 확산의 결절’로 각각 조성되고 기능하는 것의 합으로 나타난다. 이중에 서 서울역 일대가 30만 유동인구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선 시민광장, 서울역 프롬나드 (테라스 산책길, 하늘정원, 롯데백화점 옥상 도시 농장 등으로 구성), 서울역 7017 플라자, 북부 역 세권을 신성장 산업(MICE)으로 조성하는 등의 재 생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리동 쪽 서측 입구도 스 트리트 광장 등으로 조성해 주변의 가로와 지역자 원들을 보행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 대문 쪽 동측 입구는 도로 다이어트, 가로수길 조 성, 주변 보행로와의 연계 등을 통해 남대문 시장 과 회현동으로 보행흐름이 이어지고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 간 신호와 활력의 ‘흐름’을 만들 어 내기 위해 ‘서울역 7017’을 동서로 확장한 선 (線)상에 5군데 스팟(신경세포의 결절점)을 조성 해 인근 지역의 재생을 자극하도록 해야 한다. 여 기에는 ‘공덕 오거리 주변(스팟 3)’, ‘만리재 부근 (스팟 2)’, ‘명동 예장자락 입구(스팟 5)’, ‘충무로 교차로(스팟 6)’, ‘세운상가 인근(스팟 7)’ 등이 후 보지로 고려될 수 있다. 스팟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의 활성화(vitalization)는 서울역 주변을 크 게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특성화에 의한 재 생을 이끌어내게 된다. 여기엔 서계.청파동 일대 를 ‘강북의 새로운 관광문화거점’, 만리동 일대를 ‘예술인 녹색마을’, 회현동 일대를 ‘관광객이 머무 는 젊은이의 동네’, 남대문 시장을 ‘세계 최고의 6) 뉴런은 신경계를 이루는 구조적, 기능적인 기본 단위를 말한다. 전기적, 화학적 신호가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를 통해 전 달되고 이러한 연결의 집합적인 활동을 통해 감각, 운동, 사고 등의 복잡한 생명 활동이 이루어진다(네이버 지식백과). <그림 3> 뉴런(New Run)으로서 서울역 보행고가: 연결+흐름+활성화의 ‘서울 수목원’ 출처 : 서울시, 2015, 2025 서울역 역세권 종합재생방안, 내부자료 15
  • 16.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보행접근성(accessibility) 녹지공간(green) 밀도전략(density) ·담장허물기(remove fence) ·공유공간(shared space boulevard) ·접근가능한 경사지(acessible slope) ·커피카페(street cafe) ·옥상연결(connet rooftop) ·트리분 건물(tribune building) ·스포츠공원(connect sportpark) ·지하철 입구(metro entrance) ·게릴라정원(guerilla garden) ·골목길녹화(green alley) ·파고라녹화(green pergora) ·쌈지공원(porket park) ·옥상정원(green rooftops) ·감춰진숲(hidden forest) ·미기후마을 (micro climatized village) ·하늘정원(sky garden) ·DIY개선(DIY interventions) ·틈새건물(inbetween building) ·옥상확장(rooftop extension) ·주차장 상단건물(building above parking) ·건물위로 걷기(building over) ·버티컬 빌리지(vertical village) ·상업공간과 통합 (integrate with commercial space) ·펜슬타워(pensil tower) <표 2> 비니마스의 툴 박스 출처 : 서울시, 2015, 서울역세권종합재생방안, 내부자료. 글로벌 민속시장’으로 육성하는 방식의 도시재생 이 앞의 ‘연결(link)’과 ‘흐름(stimulate)’에 의한 도시재생과 동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3) 비니 마스의 툴 박스(tool box) 서울역 고가도로를 차길에서 사람길로 재생시 킨 효과, 즉 ‘선’의 재생 효과를 인접(낙후된) 지 역(면)의 재생으로 확산시키는 방법(툴)은 ‘서울역 7017 국제현상공모’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비니 마스(Winy Mass)의 ‘서울수목원’ 계획안에 담겨 있다. 이를 서울역 고가 툴 박스(tool box)로 부른다. 크게 보면, ‘접근성(accessability)’, ‘녹 지공간(green)’, ‘밀도(density) 전략’, 3 가지다. 이 세 종류의 툴이 곧 적재적소에 적용해 보행고 가로 생겨난 보행흐름을 인근 지역 전체로 확산시 키고 연결시키는 연장 혹은 장치들이다. 가령 담 장허물기, 공유공간, 접근 가능한 경사지, 커피카 페, 옥상연결, 트리분 건물, 스포츠공원, 지하철 입구 등은 적재적소에 조성 내지 설치하여 동선 으로 연결하면 보행자들이 어느 곳이라도 쉽게 접 근하게 만드는 툴이 된다. 게릴라 공원, 골목길 녹 화, 쌈지공원, 옥상정원, 감춰진 숲, 하늘정원 등 은 녹지 징검다리 혹은 정거장이 되어 보행자들이 찾아 쉬고 머물며 다른 곳으로 시키는 툴이다. 보 행 연결성을 촘촘하게 짜기 위해선 건물과 건물, 장소와 장소, 건물과 장소를 다양하게 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보행밀도를 다양하게 만드는 툴로 는 DIY 개선, 틈새건물, 옥상확장, 주차장 상단건 물, 건물위로 걷기, 버티컬 빌리지, 상업공간과의 통합, 펜슬타워 등이 제시되어 있다. 보행접근성, 녹지조성, 밀도전략 툴들을 이용해 서울역 고가 주변엔 보행흐름을 끌어들이고 머물 게 하며 순환케 하는 다양한 공공(보행) 목적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로도 서울역 주변 일대엔 ‘서울시 미래유산’을 비롯한 지역유산・공공・문 화・종교・상업시설 등 약 60여개 이상의 잠재적 인 공공목적지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 다. 녹지징검다리 혹은 정류장이 될 잠재적인 녹 지 목적지도 약 30여개가 분포해 있다. 이 밖에도 재생사업을 통해 다양한 목적지를 조성하고 비니 마스의 툴을 이용해 이들을 연결시키면 보행밀도 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비니 마스의 툴을 이용해 접 근성과 연결성 등이 확보되면, 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부 유동인구를 잠재적 보행 목적지로 끌어 들이고 머물게 하면 그에 따른 장소별 경제적, 문 화적, 사회적 활동이 생성된다. 서울역 역세권 도 시재생은 바로 이의 총합으로 구현된다. 4)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 서울역 고가 공원화, 즉 차길을 사람길로 재생 에서 핵심 기제는 ‘보행’이다. 동서로 나누어진 지 역을 차가 아닌 사람들이 걷고 보고 머물며 체험 16
  • 17.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하는 ‘사람 몸의 움직임’에 의해 연결됨으로써, 그 에 따른 장소의 복원, 재생, 그리고 연결과 활성화 도 모두 이를 매개로 하는 것을 전제한다. 이 점에 서 서울역 역세권 재생의 방법론은 ‘물리적 시설 과 환경, 사회경제적 활동, 공동체’ 자체를 재생하 는 것에 역점을 두는 일반적인 재생 방법론과 구 분된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에서 ‘보행’은 ‘통과하 는 차’를 중심으로 하던 도시공간의 해석 및 이용 방식을 ‘몸(body)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같은 공간이라도, 그리고 공간 속의 활동이라도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중심이 되면, 그에 따른 공간의 스케일, 일상의 시간성(속도), 관계망과 활동의 속성도 달 라진다. 몸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설정하는 공간 의 스케일은(자동차로 움직이면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오감(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을 가진 육체의 행위와 의식이 작용하는 영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공간을 프랑스 공간철학자 앙리 르페브르 는 ‘육체적 공간(corporate space)’라 부른다. 자 기 몸이 있는 공간은 주체에 의해 전유된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자본주의적 산업화가 만들 어낸 ‘시스템의 공간(space of system)’ 이전에 존재했던 지배적인 공간유형이다(자세한 논의는 조명래, 2013 참조). 도시산책자로서 보행자가 만드는 ‘스케일의 공 간’은 자본주의적 도시공간화에 의해 배제된 ‘몸 뚱이 공간’을 복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공 간의 복원과 함께 사람중심의 시간성도 복원된다. 자동차가 아니라 몸으로 움직이는 속도는 몸이 갖 는 생체적인 시간을 따른다. 천천히 걷고, 걸음 을 멈춘 채 관찰하고 체험하며, 그러면서 주변(의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은 ‘보행의 시간성’ 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몸을 움직이면 서 공간과 장소를 대하는 방식도 ‘시각, 촉각, 미 각, 후각, 청각’ 등 감각(sense)에 의한 것이다(이 에 재단 자세한 논의는 존 어리, 2012 참조). 이는 이성에 의해 규정되고 지배받던 도시의 근대 공간 성(modern spatiality)과 다른 공간의 작용체계 를 만들어 낸다. 근대도시의 공간성과 속도성을 거부하면서 ‘성찰하는 주체’의 전형으로는 벤야 민의 산책자(flaneur)를 꼽을 수 있다(메리필드, 2005).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바로 도시산책자들 을 끌어들이고 머물며 성찰하고 소통하는 행위를 다양한 공간의 재생활동으로 이끌어내는 방식으 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대문 상인이 중림동 집으 로 돌아가고, 북부 역세권 마이스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남대문 시장과 남산을 찾아 여가시간을 보내며, 서울역에 내린 승객이 만리동 예술인 마 을을 찾아 문화체험을 하고, 시청 앞 오피스 근무 자가 서울역 수목원에서 친구를 만나 담소하는 다 양한 보행(산책)의 행위들의 반복과 집적은 그에 따른 장소별로 특화된 활동패턴을 만들어내게 된 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보행산책자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성과 시간성을 장소별 로 구축하고 연결하는 방법(뉴런이 뉴론으로 전환 되는 방법)으로 구현된다. 5) 공동체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 재생 도시재생은 기존의 도시계획과 달리, 물리적 재 생과 사회경제적 재생을 통합하되, 이를 지역주민 들이 공동체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하 고 있다. 이 점에서 도시재생은 통합재생의 의미 를 갖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물리적 재 생이 우선되고 있다. 더욱 장소별, 지역별 특성화 된 재생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 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역 역세권 재생은 권역으 로 보더라고 도심부의 여러 개별(분리된) 지역들 이 포함되어 있고, 각각은 각각의 정비계획이나 관리계획 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분리된 지 역의 활성화(재생)를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중 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지역의 활성화를 어떻게 서로 연결시켜 통합의 시너지적 효과를 극 대화하느냐다. 0817
  • 18.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그러나 이 통합은 다양한 차원의 통합이기도 하 다. 인프라(도로 등)나 장소의 기능적 연계(예, 북 부 역세권의 마이스산업과 남대문 시장 유통업간 의 연계)에 의한 ‘지역간 통합’만 아니라 보행자의 행위 효과(연결, 머무름, 소통, 협력 등)를 이용한 다양한 공간 스케일(장소)의 통합, 지역별로 구성 되어 있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의 소통과 연대 를 통한 통합의 차원이 있다. 다양한 차원의 기능 적, 장소적, 인적 통합의 화학적 작용은 ‘뉴런’을 ‘뉴론’으로 전환시키고, 선의 재생을 면의 재생으 로 확산시키며, 분야별, 장소별 재생을 역세권이 란 영역적 재생으로 묶어내는 기제가 된다. 따라 서 서울역 역세권 도시재생은 통합의 다층적 차원 들을 공동체 원리로 통합하는 ‘공동체 거버넌스’ 에 의해서 이끌어져야 한다. 5. 마치며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6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8년 시장방침으로 철거될 예정이었다. 박원순 시장도 2013년까지만 해도 철거방침을 견 지했지만 2014년 선거과정에서 철거 대신 보행고 가도로의 활용이란 공약을 제시했다. 나름의 논의 와 검토가 있었고 당선된 만큼 그 공약은 이행되 어야 한다. 공약을 이행하려는 순간, 성급한 반대 론자들은 ‘왜 민주적 과정을 밟지 않냐, 소통이 부 족하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간의 공 과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 사업의 특징은 ‘철거 대신 보전과 재활용’에 있다. 2기 박원순 시장이 내놓은 ‘서울의 컨셉’ 중 하나는 ‘보행도시’다. 4대문 안 주요도로를 축소해 보행공간을 확대함으로써 사람중심 도시를 만들겠 다는 복안이다.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도 로로 쓰겠다는 것은 그 본보기 사업이다. 철거가 더 보행 친화적이라고? 그런 측면도 있지만, 이 사업 은 ‘시설의 보전과 재활용’이란 정책목적과 ‘보행 친화성’이란 정책목적을 조합한 것이다. ‘철거 대신 재활용’은 ‘보전과 재생’이란 서울시 의 사람중심 시정의 정책 철학을 반영한다. 서울 시는 근대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유・무형 시설과 산물들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보전하는 일을 하 고 있다. 1970년에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그 시대의 도시풍경이자 도시유산으로 평가 받고 있 다. 따라서 ‘철거’해야 할 성장기의 낙후시설이면 서, 동시에 도시유산으로 보전할 가치를 함께 가지 고 있는 게 서울역 고가도로다. 철거 대신 재활용 은 이렇듯 보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2015년에 철거키로 하고 버스와 대형 화물차량의 통행을 금 지시켰다. 철거하기로 되어 있었던 만큼, ‘통행불 편으로 인해 남대문 상권이 위축된다’는 주장은 올 바른 문제제기가 아니다. 통행불편은 ‘주변도로개 선’, ‘대체고가도로 건설’ 등으로 풀어야 한다. 상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전용도로로 바꾸면서 서울역 일대와 남대문 일대를 엮는 도심재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하고 있다. 상권문제는 이런 것으로 풀어야 한다. 고가도로의 재활용은, 도시계획적 상상력이 보 태지면, 도심재생을 위한 훌륭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여름에 덮고 겨울에 추워 이용하기 힘들다’, ‘수목정원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안전하지 않다’, ‘높아서 보행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은 지금으로선 대부분 적절치 않다. ‘창조적 도시재생 방식’으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이 사업 의 선의와 긍정성은 서울도심 재창조를 견인할 잠 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의 역량도 이 런 긍정성을 최대한 구현하는 데로 모아져야 한다. 0818
  • 19. 도시재생으로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검토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8 <참고문헌> 김태현, 2015, 2025 서울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안) 발표, 서울시 주관 『2025 서울시 도시재생전략계획 (안) 』 공청회 자료집 뉴시스, [뉴시스초대석] 박원순 서울시장 소통부족 반성... 노력하겠다, 2015.6.1. 메리 필드 지음, 남청수.김성희.최남도 옮김, 2005, 『매혹의 도시, 맑스주의를 만나다』, 서울: 시울 양병이, 2015, 서울역 고가도로 재활용 계산서, 라펜트, 2015.7.1 여장권, 2015, 2025 서울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의 추진방향, 서울시 주관 『2025 서울시 도시재생전략계 획(안) 』 공청회 자료집 서울시, 2015a, 『서울역 7017 프로젝트 내용』(내부회의자료. 서울시, 2015b, 『2025 서울 역세권 종합재생방안』(내부회의자료) 전상봉, 2015, 서울역 고가공원 밀어붙이기....박원순답지 않다, 오마이뉴스, 2015.05.29 조명래, 2001, 『현대사회의 도시론』, 서울: 한울 조명래, 2013, 『공간으로 사회읽기』, 서울: 한울 조명래 외, 2011,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 서울: 한울 존 어리(John Urry) 지음, 윤여일 옮김, 2012, 『사회를 넘어선 사회학』, 서울: 휴마니타스 19
  • 20.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5 서울시에서는 2002년 이후 노후화되거나 그 기 능이 상실된 고가차도에 대한 철거사업을 진행 중 이다. 일각에서는 고가차도의 철거에 따라 도심의 교통체증이 심각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다행히 철거 후에 교통체증에 대한 부작용보다는 도시경관의 개선, 지역 경제의 활성화 등으로 대 체적으로 고가차도철거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태 도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고가 차도 철거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최근의 도시 공간을 차량보다는 보행위주로 전환하려는 움직 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서울시의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가급적이면 고가 구 조물보다는 평면으로, 부득이한 경우라도 지상구 조물 보다는 지하구조물로 차량 및 보행 교통량을 처리하여 보행의 연속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려 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 상육교를 철거하고 평면횡단보도를 설치하거나 지상육교나 지하보도를 통하여 도로횡단이 가능 함에도 평면횡단보도를 이중으로 설치하는 경우 도 최근에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서울역 고가차도는 1970년 개통된 이후 서울역 의 동서를 잇는 주요 연결로로서의 기능을 다하여 왔으나 개통 후 45년이 지난 지금 안전성의 문제 로 그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2014년 9월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대신 녹지 및 보행공간으로 재활용하기로 하고 현재 서 울역 7017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7017 사업을 통하여 서울역 주변의 보행 환경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고, 서울 역을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의 증가로 주변상권 재 도약이 가능하며, 서울역 주변의 남산, 용산공원, 효창공원 등을 연결하는 녹지축의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서울역 7017 계획을 반대하 는 측은 차량으로 인한 접근성 저하로 지역 상권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김태완(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1. 서론 교통계획 20
  • 21.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8 이 활력을 잃을 수 있으며, 녹지나 보행로로서의 기대효과가 크지 않고, 대체도로를 만들면서까지 안전에 문제가 있는 고가를 보행로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역 7017 계획을 둘러싼 문제해결 을 위해서는 도시의 교통, 경관, 환경, 경제와 문 화 등에 대한 기술·계량적인 분석과 함께 주관적 가치문제에 대한 서울시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협 의와 합의도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 고가차도가 철거된 후의 개방 감이 좋은 것인지 녹지요소가 들어간 보행구조물 이 좋은 것인지는 개인적 판단문제로 이는 주민참 여를 통한 지속적인 여론수렴이 필요한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주관적 가치판단의 측면보다 는 가능한 객관적 측면에서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과 관련한 교통처리대책에 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2. 고가차도의 건설과 철거 1) 고가차도 건설 배경 1970년대 이후 경제발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 도시로의 인구유입, 경제활동 증가 및 차량대수 의 급격한 증가로 교통정체가 도시문제로 대두됨 에 따라 서울시는 1960년대 이후 91개소의 고가 차도를 건설하였다. 도심내의 고가차도는 그 설치 목적에 따라 교차로에서의 교통지체를 해소하고 주 교통류를 연속교통류로 바꾸어 신속한 이동을 확보하기 위한 형태와 철도나 지형여건에 따른 단 절을 극복하기 위해 설치되는 고가차도의 두 가 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편의상 이 글에서 는 전자를 병렬형 고가차도, 후자를 연결형 고가 차도로 부르고자 한다. 내부순환도로와 같이 연장 이 긴 도시고속도로에서는 부분적으로 병렬형과 연결형이 같이 존재할 수도 있다. 서울시내의 고 가차도에서 철도나 지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결형 고가차도가 교차로 소통을 위한 병렬형 고 가차도보다 약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 다. 병렬형 고가차도의 경우 고가차도에 의한 도 로용량의 증가와 신호지체의 저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고가차도 종점부의 하류측이 교통혼잡 구간일 경우 교통혼잡이 고가차도로까지 전파되 어 고가차도가 그 본래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할 수 있으며 시종점부에서 차량의 엇갈림으로 인해 도로용량저하와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증가 할 수 있다. 연결형 고가차도의 경우 고가차도가 없다면 통행이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거리를 우회 하여야 할 교통량이 고가차도 이용에 따른 통행거 리의 단축효과와 우회도로에서의 교통량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병렬형이든 연결형이든 그 고가 차도의 건설이나 철거에 따른 영향은 주변의 도 로체계와 교통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 체적으로 병렬형의 경우 고가차도가 미치는 영향 은 해당 도로구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반 면 연결형은 인접 지역에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고가차도 철거와 기대효과 고가차도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던 1970~1990 년에는 도시부 도로용량의 증대, 신속한 대용량 교통의 처리, 교차로 정체의 완화, 단절구간의 연 결 등이 도시부 도로교통정책의 주요한 정책과제 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기존 고가차도의 노후 화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정책,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여건의 조성, 도시의 경관 및 환경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 라 고가차도에 대한 철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21
  • 22.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8서울시는 2002년 떡전 고가차도를 시작으로 홍 제(2012), 아현(2014) 등 최근까지 총 16개소의 고가차도를 철거하였으며(2004년 철거된 서울역 고가 A램프 제외) 2015년 현재 서대문 고가차도 가 철거진행 중이다. 또한 구로 고가차도, 노들 고 가차도를 포함 15개의 고가차도에 대하여도 추가 로 철거를 검토 중이다. 고가차도가 철거 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경관 및 환경개선의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 과를 들 수 있다. 고가차도 건설 당시에는 도시경 관에 대한 문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였으나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도시주거환경이 개선됨 에 따라 도시경관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하 였으며 특히 노후화된 고가차도는 도시의 흉물로 까지 인식되었다. 따라서 고가차도의 철거에 따른 도시경관개선효과는 가장 직접적인 편익으로 볼 수 있는데 서울시에서 2011년 실시한 「서울시 고 가차도 철거에 따른 직간접 효과분석 연구」 에 의 하면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경관가치 편익은 지 점별로 연간 총 38억원~72억원이 발생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이는 경관에 대한 효과만으로 소음 도 저감, 대기오염감소, 고가차도 하부의 생활여 건 개선 등 환경개선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편익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경 제활성화 효과는 계량화하기 어려우나 동 보고서 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약 8.9%가량의 지가 상승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경제활성화 또 한 고가차도 철거로 기대할 수 있는 큰 편익이다. 고가차도와 관련하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주변 도로에 미치는 교통혼잡 문제인데 동 보고서의 분 석에 의하면 조사지점 11개소 중에서 혜화 고가 차도와 회현 고가차도를 제외한 9개소에서 오히 려 교통소통 개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가차도 건설 당시에 비해 주변의 교통여건 이 변화하여 당초 기대했던 고가차도의 기능에 한 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고가차도 철거에 대비한 교 차로 기하구조 개선, 신호최적화, 차로 운영방법 의 개선 등이 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철거된 서울시내 총 17개의 고가차도 등에서 심각한 교통정체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경관이나 경제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 가 나타났음을 볼 때 향후 서울시의 교통정책에서 고가차도 철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보 인다. 다만 고가차도 철거 후 일부 지점에서는 교 통상황이 다소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철거대상 고 가차도별로 교통여건을 면밀히 분석하여 교통 소 통에 지장이 없도록 도로구조와 교통체계 개선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와 서울역 7017사업 1) 추진과정 서울역 고가차도는 1970년 개통된 이후 서울역 철로시설들로 인하여 단절된 회현동과 중림동, 청 연번 고가차도 연장(m) 준공연도 철거연도 1 떡전 30 1977 2002 2 노량진수원지 180 1969 2003 3 원남 382 1969 2003 4 청계 5864 1976 2003 5 미아 440 1978 2004 6 신설 487 1969 2007 7 광희 487 1967 2008 8 혜화 357 1971 2008 9 회현 300 1977 2009 10 한강대교북단 716 1968 2009 11 문래 485 1979 2010 12 화양 490 1979 2011 13 노량진 260 1981 2011 14 홍제 205 1977 2012 15 아현 939 1968 2014 16 약수 420 1984 2014 17 서대문 374 1971 2015 출처: 서울시 <표 1> 서울시 고가차도 철거현황 22
  • 23.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파동 지역을 직결하는 도로로서 서울역과 한국 산 업근대화의 상징물처럼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서 울역 고가차도는 2006년 12월 정밀안전진단 안 전성 평가결과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하여 긴 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 정하여야 하는’ D등급으로 판정되어 2008년 서 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계획을 수립 하였다. 2009년에는 서울역 고가차도를 북부 역 세권과 연계하여 철거하기로 결정하였고 2012에 는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완료되었으며 교량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고가차도의 조기철거가 검토되 었다. 그러나 2014년 서울시는 고가차도를 철거 하는 대신 그 상징성과 서울역 부근의 열악한 보 행환경 개선을 위하여 서울역 고가차도를 녹지 및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활용하여 서울역 일대의 도 시재생사업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서울역 7017사 업이 추진되고 있다. 2) 철거에 따른 교통처리대책 서울역 고가차도는 철로로 인하여 단절된 퇴 계로와 만리재길, 청파로 등을 연결하는 연장 686m, 폭 10.35m의 왕복 2차로 도로로 교차로 및 철도횡단부분은 PLATE GIRDER교로 시종점 부는 PSC BEAM과 RC SLAB교로 구성되어 있 다. 서울역 앞 교차로로 진입하는 램프A는 2004 년 철거되었으며 현재 중림동으로 진출하는 램프 B와 청파로에서 진입하는 램프D는 운영 중이다. 서울역 고가주변의 도로망으로는 남북축 간선기 능으로 청파로, 의주로, 한강로가 있고 동서축 간 선기능으로 칠패길, 퇴계로, 만리재길이 있다. 서울역 7017 계획이 발표되기 전의 “서울역 고 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에서의 교통대책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 이 요약될 수 있다. ① 서울역 고가도로는 철거하고 퇴계로-만리재 길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고가도로를 북부역 세권 개발과 연계하여 신설하며 서울역 교차로는 5지로 변형하여 고가도로 진출입차량을 퇴계로와 평면으로 연결 ② 기존의 중림동-퇴계로 교통량은 칠패길이나 서울역 교차로를 통하여 우회하고 청파동-퇴계로 교통량은 한강로를 통하여 우회 유도 ③ 서울역 교차로의 접근용량증대를 위하여 의 주로 지하차도 편측을 폐쇄하고 평면신호 처리 ④ 서부역 교차로 기하구조 개선 및 교통운영 개선 동보고서에서 예측된 교통량을 보면 2023년 첨두시간 기준 퇴계로→만리재길 방면 1,537대/ 시, 만리재길→퇴계로 방면 1,173대/시, 퇴계로 출처 :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2012 <그림 1> 서울역 7017 현상설계공모 당선작 <그림 2> 서울역 주변 간선도로망도 출처 : www.ss7017.org 23
  • 24.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중림동 방면(램프 B) 549대/시, 퇴계로→청파 로(램프 D) 방면 300대/시로 예측되었는데 퇴계 로와 만리재길의 양방향 교통량이 2,710대/시로 현재의 고가차도가 양방향 2차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교통량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 적으로 교통량이 적은 램프 B와 D 통행교통은 칠 패로, 서소문로, 한강로, 태평로, 남대문로, 을지 로, 종로 등으로 우회 처리하고 퇴계로와 만리재 길 통행교통은 4차로 신설 고가차도로 처리한 것 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서울역 교차로 의 평면통행으로 교차로 통행량이 증가하고 교차 로 통과거리가 늘어남에 의한 신호손실시간의 추 가발생으로 교차로의 혼잡은 가중될 수 있으며 이 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2015년 서울시의 서울역 7017프로젝트 설 명자료를 보면 이전 실시설계 보고서와는 다소 차 이를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4차로 고가 차도를 신설하는 대신 새문안로, 서소문로, 한강 대로, 이태원로 및 강변북로 등을 활용한 중장거 리 우회경로와 중림동교차로 개선, 염천교 교차 로 개선, 칠패로 차로 재배분, 숭례문 서측교차 로 신설 등을 통한 근거리 우회경로를 제시하였으 며 향후 북부 역세권과 연계한 청파로-칠패로-통 일로 도로확장과 갈월가도교 및 갈월지하차도 확 장, 대체 교량의 신설 등을 검토할 수 있음을 제 시하고 있다. 4. 교통처리대책에 대한 제언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서울역 7017 계획과 관 련한 교통처리대책은 서울시에서 아직 의견수렴단 계이거나 검토가 진행 중이므로 개별적인 교통처 리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검토는 추후로 미루 고자 하며 이 글에서는 앞서 언급된 서울시의 교통 처리대책과 보행로 재활용에 대하여 그 방향성이 나 고려되어야 할 사항에 대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세계적으로 저탄소 친환경적인 교통체계 의 구축이 도시교통정책의 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동차 보다는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보행중심으로 도시교통체계를 전환하려 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995 <그림 3> 철거 후 신설고가 조감도 출처 :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24
  • 25.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년부터 교통정책방향을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 개선으로 전환하여 1997년에는 서울시 보행조례 를 제정하고 1998년에는 보행환경기본계획을 수 립한 바 있다. 2000년 이후에도 서울시는 ‘보행 친화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차 없는 거 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으며 보행전용거 리를 확대 조성하는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 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 행환경 개선노력이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나 자칫 승용차나 대중교통의 지나친 위축을 담보로 하여 서는 안되며 교통수단간의 균형되고 조화로운 역 할 분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 다. 미국 시카고시의 완전가로(Complete Street) 정책에서는 교통수단간의 중요도를 보행자-대중 교통-자전거-차량 순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빌딩 이나 도로의 형태 및 기능에 따라 가로를 유형화 하여 유형에 따라 교통수단간의 적정한 위계와 공 간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교통정책 시행과정에서 보행자와 차량을 지나치 게 배타적인 교통수단으로 인식하여 보행환경개 선을 위하여 차량통행의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인 식이 있으나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보행량이 적고 원활한 차량통행이 필요한 교차로 에서 고원식 교차로를 설치하여 불필요한 교차로 혼잡을 가중시킨다거나, 차량의 과속이 구조적으 로 불가능한 가로에서 지나치게 많은 과속방지턱 을 설치하여 차량의 잦은 가감속으로 환경과 교통 안전의 문제가 오히려 증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하나의 가치에 지나치 게 집착하여 교통체계 전체를 균형 있게 바라보지 못함에 기인한다. 서울역 고가차도와 관련한 교통 처리대책 수립에 있어서도 차량이나 보행 중 하나 의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 하며 차량이나 보행수단이 조화롭게 고유의 기능 을 수행할 수 있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교통체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둘째, 2012년의 실시설계 보고서나 서울역 7017계획을 보면 우회교통이 통과할 것으로 예 상되는 중림동교차로, 염천교 교차로, 서울역교 차로, 숭례문 교차로의 각 교차로에 대한 시설 및 운영개선방안은 제시되어 있으나 우회도로축 차 원에서 통합적인 교통분석 및 운영방안이 다소 미 흡하다. 예를 들면 염천교 교차로와 서울역 교차 로의 개별 교차로는 교통량에 따른 현시설계가 잘 되어 있더라도 하류측 교차로의 Spill-back에 의 하여 상류측 교차로의 용량이 감소되거나 상류측 교차로에서 유출되는 교통량의 일시적인 증가나 감소가 하류측 교차로 신호의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염천교 교차로, 서울역 교차로, 남 대문로 교차로의 경우 교차로간 간격이 비교적 짧 고 교통량이 많아 인접 교차로간의 교통상황이 짧 은 시간에 직접적으로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통개선대책 수립 시에는 근거 리 우회도로 축에 대하여 개별 교차로와 링크를 통합하여 네트워크 차원에서의 동적인 교통상황 에 대한 분석과 운영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셋째, 현재의 서울역 고가차도의 주교통류인 만 리재길-퇴계로간 교통량은 북부 역세권과 연계된 4차로 고가가 신설이 될 경우 신설고가-서울역교 차로-퇴계로간의 경로로, 고가가 신설이 되지 않 을 경우 염천교-서울역교차로-퇴계로 간의 경로 로 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통량과 함께 한강로-퇴계로간 교통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현 재 왕복 4차로로 되어 있는 퇴계로 입구의 평면차 로용량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최소 한 왕복 6차로로 퇴계로 입구의 평면차로용량 증 대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고가차도의 일부 교각에 대한 이설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서울역 고가차도를 보행로로 재활용할 경 우 그 고가차도를 이용할 보행자들에 대한 특성이 나 통행패턴에 대한 분석이 먼저 이루어지고 난 후에 보행로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에 들어갈 필 25
  • 26.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요가 있다. 서울역의 고가보행로를 통하여 주로 수용하고자 하는 보행통행이 서울역 인근에서의 통근·통학이나 업무통행인지 아니면 남대문 시장 이나 명동, 숭례문 등의 관광이나 쇼핑통행을 위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서울역에 대한 상징성 이나 호기심으로 고가보행로를 돌아보는 통행인 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서울역 고가보 행로가 어느 한 통행목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보행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 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 통행 목적별 보행량의 비율이나 보행O/D에 대한 기초조사가 선행되어 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고가보행로의 목적과 기 능, 형태에 대한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는 고가보행로를 통하여 보 행인구가 증가하고 주변상권이 재도약하며, 새로 운 녹지축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 나 고가보행로의 진출입구가 들어설 퇴계로나 서 부역 부근의 보행환경은 현재 열악한 실정이다. 즉 단절된 지역을 연결하는 고가보행로를 조성하 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고가보행로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가보 행로의 17개 진출입부에서의 보행환경과 생활·경 제활동환경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시 는 도시재생을 촉진하기 위하여 남대문 시장과 퇴 계로를 활성화하고 낙후지역에 대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개발지역과 고가보 행로간의 단절이 없이 연결된 쾌적한 보행환경 조 성이 되지 않는다면 주변 지역의 개발이 고가보행 로를 이용하는 보행량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가보행로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 지만 그 사업의 성공여부는 주변지역의 개발과 쾌 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고가보행로와 자 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노력이 더 중요할 것이다. 5. 결론 서울시는 안전성 문제로 철거가 필요한 서울역 고가차도를 보행로로 재활용하여 서울역 주변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서울역 주변지역 개발의 마 중물로 삼고자 하는 서울역 7017 사업을 추진 중 이다. 이 글에서는 차량과 보행의 교통측면에서 이미 서울시에서 제시한 교통개선대책을 중심으 로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서울역 고가차도 철 거와 서울역 7017사업은 교통측면에서뿐 아니라 경제,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이다. 또 한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교통, 경관, 환 경, 경제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술 적인 분석이 필요할 뿐 아니라 가치판단을 위해서 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 하다. 교통소통의 측면에서는 근거리 우회경로의 추가적인 개발과 우회경로축 및 도로망 차원에서 의 정밀한 교통운영계획수립이 필요하며 고가보 행로가 지역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고가보행로 자체의 조성도 중요하지만 주변지역 의 개발 및 보행환경의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 고 가보행로와의 유기적인 연결이 필요하다. 26
  • 27. 서울역 고가차도 철거 및 재활용에 따른 교통처리대책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참고문헌> 김종혁 외 3인, 2013,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경관개선 효과 편익분석 연구 메리 필드 지음, 남청수. 김성희.최남도 옮김, 2005, 『매혹의 도시, 맑스주의를 만나다』, 서울: 시울 서울도시연구 제 14권 제 4호, pp. 171~184 서울연구원, 2001, 걷고싶은 거리만들기 시범가로 시행평가 및 향후 추진방향 연구 서울연구원, 2012, 서울시 차없는 거리 개선 및 확대방안 연구 서울연구원, 2014, ‘보행친화도시 만들기’ 가로설계·관리 매뉴얼의 기본 방향 서울특별시, 2009,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교통운영개선방안 수립 기본계획 』 서울특별시, 2011, 『서울시 고가차도 철거에 따른 직간접 효과분석 연구』 서울특별시, 2012, 서울역 고가도로 철거 및 주변도로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보고서 서울특별시 www.ss7017.org 서울특별시, 2015,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설명자료 27
  • 28.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비평 - 03 작년 가을,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욕의 하이라 인에 올라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포 했다.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 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므 로 “원형을 보전하면서…하이라인 파크를 뛰어넘 는 녹색 공간으로 재생시켜 시민에게 돌려드리겠 다.…서울역 고가가 관광 명소가 되면 침체에 빠 진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산업 유산이므로 남겨서 하이라인처럼 명소로 만든다는 낭만적 논리는 국제 설계공모의 기본 정신으로 이어졌다. 논란과 우려 속에서 강 행된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의 초청사에서 박 시장은 이렇게 말한다. “1970년 에 준공된 서울역 고가는 근대 서울의 얼굴을 담 고 있는 역사 유산이자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추억의 공간입 니다.…서울역 고가를 무조건 철거하기보다는 주 변 지역과 연계하여 녹지,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재생하고…사람 중심의 보행 거리로 탈바꿈시키 고자 합니다.…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도심 의 문화 유산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변 지역 의 경제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설계 지침 서에 활자화된 공모의 목적은 “보존을 통해 도시 기억과 시민 공간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서 울역 고가는 한국의 근대사를 대표하는 산업 유산 이므로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공공의 보행로로 재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쟁점은 결국 서울역 고가를 근대 산업 유산으로 볼 수 있는가로 수렴된다. 이번 공 모전은 이 이슈에 대한 해석과 해법을 중심에 놓 았어야 한다. 서울역 고가는 1960년대 후반의 폭 발적인 인구 집중과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불도저 시장’ 김현옥이 주도하고 건축가 김수근이 배정한(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1. 1) 이 글은 배정한,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환경과조경』 327호, 2015년 7월호, pp.62-65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임. 조경설계 1)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 28
  • 29.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4 구상한 서울 입체 도시화 사업의 산물이다. 그 직 전에 도쿄에서 진행된 파괴적 입체 개발의 모방이 라는 평가도 있다. 서울역 고가를 비롯한 당시의 고가도로들은 개발의 상징이자 근대화를 과시하 는 경관적 표상이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교 통 정체를 유발하고 안전을 위협하며 시민의 보행 권과 조망권에 장애가 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 다. 2003년 청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서울에서만 16개의 고가가 철거되었다. 서울의 관문 경관을 가로막고 있는 서울역 고가는 철거해야 할 위험 시 설로 이미 2007년에 진단받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 라질 예정이었다. 서울역 고가는 과연 보존할 가 치가 있는 산업 유산인가2) ? 옛 것이면 가치를 불 문하고 다시 살려 써야 한다는, 강박증적 ‘재생’ 이 데올로기는 아닌가? 재활용의 ‘착한’ 이미지에 편 승한 포퓰리즘적 논리는 아닌가? 공모전에 초청된 일곱 명의 조경가와 건축가에 게는 바로 이 핵심 쟁점을 탐구하는 작품을 요청 했어야 한다. 만일 폭력적 도시 개발의 산물인 고 가도로를 산업 유산의 하나로 재평가할 수 있다 하 더라도, 또 우리가 과거를 지워버리지 않고 기억 하며 다시 쓰고자 한다 하더라도, 그 디자인적 해 법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철거하여 기 형적 경관을 바로잡고 고가가 있던 자리에는 선을 그어 기록할 수도 있다. 구조체와 재료의 일부만 을 살려 전망대로 쓰는 방법도 있다. 철로로 단절 된 구역의 고가만 남겨 보행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강한’ 조건의 설 계 지침은 설계의 창의적 스펙트럼을 좁힐 수밖에 없다. 강한 지침을 따르며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938m의 긴 고가를 본래의 선형대로 유지 하면서 고가 주변의 도시 조직과 적절히 연계되는 보행 위주의 공원을 제안하는 일뿐이다. 서울역 고가―그것이 근대 산업 유산이든 아니든― 자체 에 대한 해석을 봉쇄당한 디자이너, 그는 고가 상 부의 미려한 포장, 시각적 부담이 없고 동시에 안 전에도 문제가 없는 난간, 보행의 원활한 흐름과 다양한 행태를 수용하는 장치 정도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화장술이 관 건인 것이다. 결국 서울판 하이라인이 요구된 셈 인데, 역설적이게도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하이 라인을 재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건으로부 터 탈출하기 쉽지 않은 설계 과제다. 다음에서 간 략히 살펴보겠지만, 제출작들은 기초화장, 네일아 트, 원더브라 정도의 제한적 선택지에서 답을 고 르는 데 고심했다. 2. 제목을 달지 않은 마르틴 라인-카노Martin Rein-Cano(Topotek1)의 제출작은 ‘강한’ 설계 조건에 역으로 대응해 서울역 고가를 화려한 주연 보다는 충실한 조연으로 규정한다. 가장 ‘약한’ 디 자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설 계적 개입을 전략적으로 최소화한 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비움과 개방을 통해 역동적인 유연성을 꾀한 이 작품에는 아무런 구조물이 없다. 고가 전체를 하얀 콘크리트로 포 장하여 단순한 공간미를 주고 고가 가장자리에 선 형의 벤치를 겸할 수 있는 목재 데크의 선큰 플랫 폼을 놓는 게 전부다. 프로그램별로 공간을 구획 하지도 않는다(그림 1). 거의 전 구간이 동질적이 고, 그 위에서 일상적 이용과 계절별 이벤트가 자 유롭게 펼쳐질 수 있다. 2) 다음 졸고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논의를 전개한 바 있다. 배정한, “서울역 고가 공원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건축 신문』 12호, 2015년 1월 15일. 29
  • 30. 세상에서 가장 긴 화분JES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04 후안 헤레로스Juan Herrreros(estudio Her- roros)의 ‘서울 늘 푸른 테라스Seoul Evergreen Terrace’ 또한 고가 상부에 새로운 구조체나 시 설을 거의 더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라인-카노 의 제출작과 교집합을 갖는다. 대신 이 작품은 다 섯 개의 룸으로 긴 선형을 구획하고 있는데, 고가 아래 지면에 식재한 대규모 수목 클러스터가 상부 의 성격을 규정하는 입체적 매개체가 되고 있다 는 점이 독특하다. 고립된 고가 자체의 한계를 지 면의 숲으로 해결하고자 한 시도인데, 이러한 숲 이 고가를 위해서는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겠지 만 도심의 복잡한 도시 질서와 맺는 관계에 대해 서는 의구심이 든다. 2등작인 조성룡의 ‘모두를 위한 길Walkway for All’은 고가를 수평면을 일곱 개의 성격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별도의 구조물이나 시설을 디자 인함으로써 구분한 것이 아니라 주변 도시 조직과 성격에 대한 면밀한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고가 의 수직적 구조를 적극적으로 재활용해 네 개 층 의 길을 제안한 점은 라인-카노나 헤레로스의 디 자인과 크게 다르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대 상지 역사를 읽고 해석하는 과정과 접근 방식을 작품의 일부로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역 고가를 서울의 역사와 도시 조직 속에서 다시 읽는 리서치 자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 러나 그 독해의 결론이 설계 지침서의 이념과 동 어반복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앞의 작품들과 달리 창융허Chang Yung Ho(Atelier FCJZ)의 ‘서울 신기루Seoul Mirage’ 는 고가 상부를 물질적으로 강하게 프로그래밍한 다. 각각 다른 행위를 유발시키는 14개의 중정을 유리 패널로 구성하고 있다. 유리의 투명한 성질 을 통해 서울의 복합적 도시 경관을 반사하고 반 영하는 효과를 의도한 프레이밍은 이채롭지만, 단 위 중정에 의해 물리적으로 고정화된 콘텐츠가 선 형 공간에서 일어날 우연성과 유동성을 제약할 가 능성이 적지 않다. 진양교(CA 조경)의 ‘느림, 영혼, 서울Slow, Soul, Seoul’은 기존 고가의 물리적 한계를 적극 적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통행, 휴식, 조망 등 다양한 행위를 동시에 수용하기에 10m 폭의 공간 규모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해 기존 고가 위에 한 층의 긴 데크를 덧붙여 쌓 았다. 복층의 구조는 면적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 지만 거대한 부피감이 가져올 경관적 영향이 지나 치다고 보인다. A 공간에서는 쉬어야 하고, B 공 간에서는 경관을 감상해야 하며, C 공간에서는 산 책을 즐겨야 한다는 식으로 모든 공간에서 일어날 행위를 강하게 규정한 설계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 에 가질 가능성이 크다. 3등작인 조민석(매스스터디스)의 ‘흐르는 랜 드마크: 통합된 하이퍼 콜라주 도시Continuous Landmark: Unified Hyper-Collage City’는 서 울역 고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지침 에 도전한 유일한 작품이다. 필요한 부분은 업그 레이드해서 사용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 분은 과감히 철거한다. 고가의 서쪽 끝에 구조체 와 결합된 산을 구축하고 동쪽 끝에는 남대문과 한 양 도성 주변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량을 덧붙인 시 도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고가 상부에 세 가지 스 케일의 서울 고유의 풍경―언덕, 서어나무 숲, 잡 초―을 결합시키고 있는 점도 흥미롭지만, 텍스트 와 콘텍스트의 관계에 대한 토론 거리를 남긴다. 3. 당선작인 비니 마스Winy Mass(MVRDV)의 ‘서 울 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은 앞에서 짚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