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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환경논총
Journal of
Environmental
Studies
VOL 53 03/2014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ISSN 1226-9000
환경계획 설계를 통한 Healing
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
JES
·
CONTENTS
이슈 :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정원의 회복탄력성-의료시설의 치유정원
기획 :“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
행복과 공간적 정의
국민행복의 공간인문사회학
신경건축학: 뇌에게‘행복의 공간’에 대해 묻다
공공공간 설계와 일상의 행복
녹색-건강 위상학 -그린을 통한 건강·행복 증진
여성의 삶을 지원하는 도시공간구조
Research Brief
서울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 2012-2016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취약성 실태와 기후변화 대응 과제
수도권의 범죄발생 패턴: 공간자기상관성의 발견
2014년 2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답사기
산악의 땅 네팔 답사기
Book Review
리씽킹 서울 [김경민·박재민 저]
김은정·김태환 4
조남건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5
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5
탁영란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35
최막중·김경민·장수은·이유미 89
[환경대학원 교수,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김경민·이혜인102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45
전상인 [환경대학원 교수] 52
이희연 [환경대학원 교수] 95
106
116
[환경대학원 원장,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대학원 교수]
이도원 [환경대학원 교수]119
윤순진 [환경대학원 교수]131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58
이석정 [환경대학원 교수] 63
성종상 [환경대학원 교수] 71
이선영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80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국토연구원 본부장]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정원의 회복탄력성 - 의료시설의 치유정원
최근 한국 사회는 웰빙, 건강, 치유, 행복 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볼 수 있는 건강
하게 장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주택, 녹지, 기반시설과 같은 물리적 환경 및 대기오
염 등도 개인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번 호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힐링에 대한 접근방법을 듣고자 한다.
이슈
환경계획 설계를
통한 HEALING
·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1)
바야흐로 건강과 웰빙의 시대다. 건강하고 행복
한 삶을 누리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
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기조도 국민행복과 건강
을 제고하기 위한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
만 실제 우리국민의 건강수준은 날로 악화되고 있
다.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
난 5년간(‘08~’12) 우리나라 국민의 걷기실천율
은 50.6%에서 40.8%로 감소하였고, 반대로 비만
율은 21.6%에서 24.1%로 2.5%p가 증가하였다.
같은기간 고혈압 및 당뇨병 평생의사진단 경험률
(30세 이상)은 각각 16.5%에서 18.6%로, 6.2%에
서 7.2%로 증가하였다(질병관리본부, 2013).
최근 다양한 연구들에서 도시환경이 심장질
환, 고혈압, 제2형 당뇨, 호흡기질환, 비만, 우울
증 등 각종 만성질환과 연관되어 있다고 논의하
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시계획 분야에서 지역주
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el-
ly-Schwartz et al., 2004; Frank et al, 2006;
Rundle et al, 2007; Sallis et al., 2009; Calson
et al., 2012). 도시환경과 건강간의 메커니즘은 <
그림 1>에서 보는바와 같다. 도시환경은 개인의
행태(behavior)에 영향을 주어 신체적 활동을 촉
진시키거나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신체활동의 패
턴은 개인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
체적 활동 패턴과 건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
환경의 특성으로는 도시의 스프롤화, 자동차 위주
의 통근통행 패턴, 보행자도로의 감소, 녹지 감소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Sesso et al.,
1999; Steptoe and Feldman 2001).
우리나라에서도 도시환경과 건강과의 상관성
에 대한 연구가 나타나고는 있으나(김은정·강민
규, 2011a; 2011b; 이경환·안건혁, 2007; 2008),
김은정(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태환(국토연구원 본부장)
1) 이 글은 국토연구원에서 수행했던 “100세 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 방향과 과제(2011)”와 함께 사례분석연구로
수행했던 “한국의 건강장수도시 사례분석 연구(2012)”, “사례로 본 우리나라 건강장수도시의 특성과 시사점(2013)”의
원고 일부를 발췌하여 수정·활용하였음.
1. 서론
4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아직까지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못하다. 또
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건강도시’사업이 추진되
고 있으나, 대부분은 보건학적 접근에 한정되어
있고, 도시계획과의 연계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
이다. 이에 이 글은 건강과 행복이 중요해지는 시
대적 여건에 대응하여 우리의 국토와 도시정책이
나아가야할 목표와 방향, 정책과제들을 도출하고
자 한다. 이와 함께 현재 건강한 도시만들기를 위
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추진중인 사례들을 살펴봄
으로써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
시정책의 목표
건강행복시대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에 참
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
표 달성을 위해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시정
책은 국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조
성,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 정비 및 확충,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시설 제공, 그리고 다양
한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즉,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시
정책의 비전인 “건강하고 활력 있는 국토 조성”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목표로서 건강(돌봄), 안전(배
려), 참여(일자리), 쾌적한 환경 조성(여가)을 설정
할 수 있다.2)
실천목표별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돌봄)은 건강한 생활의 영위로
서 질병 예방, 적당한 운동과 쉴 수 있는 공간, 환
경의 질(공기, 물 등) 제고 등을 통한 건강한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둘째, 안전(배려)은 안전
한 도시 및 안정된 주거 여건 조성으로서 주거환
경 개선, 노인계층을 위한 다양한 시설, 경노시설
및 재가 노인 지원, 각박한 사회 및 독거생활에 대
응한 공동체 회복 및 적응 프로그램 발굴 등을 포
함한다. 셋째, 참여(일자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일
반인 뿐 아니라 고령계층을 위한 적당한 일자리와
여유있는 시간을 활용한 사회활동 참여를 포함한
다. 마지막으로 쾌적한 환경(여가)은 즐거운 삶을
보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의 제공으로서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 여건 개선, 쾌적한 환경 조성(녹지 확
충), 여가활동 기회 제공(접근성, 시설, 프로그램
등)을 포함할 수 있다.
2) 이는 100세 시대의 목표로서 건강한 삶, 안정된 삶, 풍요로운 삶 및 일하는 삶을 제시하고 있는 이수영(2011)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그림 1> 도시환경과 신체활동, 건강과의 관계
출처: Frank, et al., 2009.
5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3. 건강행복시대 국토 및 도시
정책의 방향과 과제
1) 방향성 설정과 정책과제 도출
건강행복시대의 목표 그리고 각 분야별 추진방
향을 고려하여 3개 분야별 정책과제를 선정하였
다. 그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과제들을 열거하고
그 가운데 단기에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
에 두고 현실적으로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을 중
심으로 선별하였다. 정책과제는 건강행복시대의
4대 추진목표와 3개 분야를 고려하여 <표 1>와
같은 정책과제(4×3) 매트릭스를 작성하였다. 위
에서 설정한 4대 추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
간계획에서 다루어야 하는 분야로 도시 및 지역
정주, 주거, 교통 부문으로 구분하여 건강행복시
대의 국토 및 도시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로 한다.
2) 분야별 국토 및 도시정책 방향과 과제
■도시 및 지역정주 분야
건강행복시대의 도시는 모든 사람이 쾌적한 환
경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
가는 도시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핵
심 주제를 고려한 정책 추진을 실시해야 한다. 첫
째, 쾌적한 도시이다. 소음이나 진동, 대기오염 수
준이 낮아 사람이 살아가기에 쾌적한 도시를 조성
해야 한다. 둘째, 건강한 도시이다. 시민이 건강하
고, 도시 자체가 건강한 도시여야 한다. 모든 시민
이 아프기 전에 예방하고, 아픈 사람은 적절한 치
료를 용이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 시스템이
관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 누구나 휴식하고
운동 할 수 있는 활동 친화적 시설이 다양하게 구
비되어야 한다. 셋째, 안전한 도시이다. 모든 시민
이 범죄와 사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이다. 특
히 아이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CCTV
등 방범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고, 아이와 여성,
노인들이 이동이 쉬운 배리어프리 디자인 도입,
교통사고로 부터 안전한 교통안전시설 설치 등도
추진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재해로부터 안전한 방재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
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사는 도시이다.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이 없고, 모든 시민이 조화롭
게 더불어 사는 도시여야 한다. 보육 도우미 서비
스, 어린이집, 방과 후 교실 등 보육 인프라의 충
분한 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노인들의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노인복지관, 노인 일자리 사업(봉
사활동 포함) 등의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
한, 장애인의 사회참여 및 일자리 제공을 위한 공
동작업장,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등의 지원 시스
템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2> 건강행복시대의 도시계획적 정책과제 도출
프로세스
6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 주거분야
주거부문의 정책추진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쾌적하고 부담 가능하며 독립적인 주
거생활을 영위하도록, 고령계층이 안전하고 편안
한 주택 및 주거환경을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누
리면서,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공동체
및 가족과의 연대감 증대를 통해 고령계층의 요
구에 부합하는 주거서비스를 보다 충실히 제공하
고, 세대간 교류를 확대하도록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력증진을 통한 정
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거 및 복지 정책
을 연계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되, 민관협력을
통해 정책을 수행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
해야 할 것이다.
■ 교통분야
건강행복시대의 교통정책의 방향은 ‘부담 가능
한 비용지불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간
중심의(안전하고) 친환경적인(건강한) 교통인프
라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활력있는 사회 도모
(사회활동 참여를 지원하는)를 위한 교통환경 조
성’으로 설정하였다. 첫째, ‘부담 가능한(afford-
able) 교통’이란 고령층 및 저소득층이 직장, 병
원 등 생활에 필요한 통행을 하는데 있어서 부담
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지불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인
간중심의(안전한) 교통’이란 교통사고로부터 안
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으로부터 어린이 및 고령자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보행자를 보호 할 수 있는 정책(교통정온화, 어린
이보호구역 등)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친환경적인(건강한) 교통’이란 대기오염 및 에너
지소비 등이 낮은 쾌적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
을 의미한다. 이를 위하여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
의 생활교통 정비가 필요하며, 하이브리드카, 전
기자동차, 모노레일 등 친환경 교통수단의 개발
구분 도시·지역정주 주거 교통
건강
(돌봄)
- 청소년 등 활동 촉진형 체육·
문화시설 설치
- 도시텃밭 조성
- 걷는 길 조성·치유시설
- 선진형 의료복지시스템
(취약계층, 취약지역 포괄)
- 건강영항평가
- 건강도시 인증제
- 재가서비스 공급
- 다양한 고령자 주택
(1-2인 가구 증대) 공급
- 걷는 길 조성, 친환경
건강주택(아토피)
- 보행중심의 생활교통 정비
-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접근성, 편의성 등)
- 친환경교통수단 (하이브리드카, 전기자
동차, 모노레일 등) 개발 및 보급 확대
안전
(배려)
- 무장애 디자인
- 방재 강화(모니터링)
- 보육시설(여성건강·노인건강·
고령인구 부양필요) 확대
- 고령자를 배려한 주택 개조
(디자인, 필수시설, 개조필
요, 유지관리)
- 고령자 생활 배려를 위한
전용주택 공급 확대
- 교통정온화 대책 (노인보호구역, 어린이
보호구역, 30km/h 죤 등) 확대
- 대중교통 무장애화
- 안전한 운전환경 조성
(도로정비 및 교통·면허제도 개선)
- 차량 및 인프라의 지능화
참여
(일자리,
봉사)
- 재택 케어(사회서비스 일자리)
- 문화해설사·숲해설·향토해설·
도시해설사 확대
- 커뮤니티 활동참여
- 재가관련 일자리(노노케어)
- 교통안전관련 자원봉사 확대
- 특별교통수단 자원봉사 확대
쾌적한
환경
(여가)
- 도시숲 조성
- 도시공원 면적 확충
- 수변공간 조성
- 녹지네트워크 구축
- 농촌정주 여건 개선
- 건강을 위한 텃밭 및 집주
변 걷는 길 조성
- 세대통합 커뮤니티
- 편의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
제고 환경 조성
- 특별 교통수단 도입
- 노인을 위한 주차 공간 마련
표 1. 건강행복시대에 대응한 실천목표와 분야별 추진과제 매트릭스
7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및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 넷째, ‘활력있는 사회를
도모하는 교통’이란 고령층 등 교통약자들의 사회
활동 참여를 지원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구축하여
활력있는 사회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2) 추진과제별 주요 실천사례
<표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건강한 국토와 도
시를 만들기 위한 추진과제들은 새로울 것이 없
다. 이미 다른 계획적 접근에서 또는 복지적 차원
에서 부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대다수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과제들은 시
민의 건강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절에서는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추진중
인 관련 실천사례들을 찾아보고 특성을 분석하여
향후 타 지자체 또는 국가정책에서 벤치마킹 할
요소들을 발굴하고자 하였다.
■ 도시 및 지역정주 부문
도시 및 지역정주 부문에서 건강한 도시와 지역
을 만들기 위한 과제로는 주로 도시숲 조성, 도시
텃밭 조성, 체육시설 확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
는 관련 제도의 마련 등이다. 우선 현대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질환, 성인병의 예방 및 치유, 도
시 내 열섬방지, 미세먼지 등 공기정화를 위해 건
강인프라로서 도시숲 조성이 필요하다. 급격한 산
업화 및 도시화로 인한 소음과 대기오염 등은 현
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며, 미세먼지나 대
기오염에 의한 각종 질환으로 상당한 수준의 경제
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
시는 2003년~2010년 동안 학교공원화(열린교정
푸른숲 조성)사업을 통해 73개 학교에 학교숲을
조성하였고,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가양복개천
등 62개소에 쌈지공원 형식의 시민휴식형 도시숲
을 조성하였다. 원주시의 경우는 초기이긴 하나
모델 학교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청곡근
린공원 도시숲3)
조성사업을 추진하였다. 한편 고
양시는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주민을 위한 건
강휴식공간 조성한 사례이다. 고양시와 한국철도
시설공단이 2011년 철도 유휴부지 사용 및 공공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통해 고양시 일대
50만㎡의 철도 유휴부지를 주민 휴식공간으로 탈
바꿈시킨 것이다. 일산서구 탄현동 238-1번지 일
원(5,180㎡)의 탄현 큰마을 앞 완충녹지 조성, 일
산서구 일산동 2123번지(728㎡) 철도부지 공원화
사업 등이 완료되었고 추가로 일산역-삼정건널목
구간 완충녹지 조성사업, 철도 유휴부지 생태네트
워크 구축사업, 원릉역 도시숲 조성사업 등도 추
진하여 주민을 위한 더 많은 휴식공간 마련을 위
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 시민의 건강과 참여기회의 확대를 위한
도시텃밭 만들기 사업이다. 시민들, 특히 노인의
여가활동 및 소일거리를 위한 생산적 공간이 부족
하고, 구성원간의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동구는 도시민에게 쾌적한 녹색공
간 제공과 소일거리 및 정서순화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인 도시
텃밭 정책을 추진하였다. 처음 225구좌로 시작한
텃밭은 2011년 1,600구좌로 증가하였으며, 2012
년에는 2,300구좌의 증설을 목표로 했다. 텃논을
포함한 텃밭은 모두 14개소, 6만 4,941㎡를 보유
하고 있다. 2011년 11월 1일에는 ‘도시농업기반
조성반’을 신설하여 도시농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와 협약을 맺어 친환경농법 교육을 통한 저변확대
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텃
3) 청곡근린공원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둘러싼 인구밀집지역으로 인근에 위치한 백간공원과 연계하여 활용
도가 높음. 청곡근린공원 바로 옆에 봉화산이 자리하고 있어 공원과 연계하여 시민들을 위한 여가선용과 심신단련의 장
으로 활용가치가 높음. 연중 숲 생태체험 교실을 운영함으로써 시민의 체험 및 여가공간으로서 활용됨.
8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원주시 교통초교 학교숲 조성 전·후 원주시 청곡근린공원 도시숲 조성 전·후
고양시 탄현 큰마을 앞 완충녹지 조성 전·후 고양시 삼정건널목 앞 철도부지 공원화사업 전·후
밭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방치된 국공유지를 텃밭
으로 조성하여 환경개선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강동구는 2020년 1인 1텃밭 조성을 목표로 다
양한 정책과 주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011년
부터 매년 친환경도시농업축제와 도시농부 한마
당을 개최하여 주민들에게 텃밭의 의미를 알리고
참여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주민들이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체험농장 운영, 친환경농업을 위한 토
종종자 증식농장 운영과 자연퇴비 자원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도시영농이 본격화되면 재배한 농
작물의 직거래를 위한 시설과 공간이 필요해진다.
이를 감안하여 로컬푸드 시스템을 마련하고 판매
를 위한 도시농업지원센터를 건립 중이다(2012년
12월 완공 예정). 그 외에도 방치된 땅을 생태논으
로 조성하여 초등학생과 주민을 위한 논 체험장을
조성하였고, 텃밭을 농업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도
시농업공원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출처: 원주시 및 고양시 내부자료
<그림 3> 원주시와 고양시의 도시숲 조성 사례
출처: 강동구 내부자료
<그림 4> 강동구 도시텃밭
9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4) 2010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542만명(2010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인구분야)).
5) 주요시설 및 현황 : 노인복지관(1일 평균 400여명 이용), 노인요양시설(118명 정원 중 111명 입소), 장애인종합복지관
(1일 평균 300명 이용), 노인요양병원(132명 입원중), 한방찜질방, 장애인보호작업장(정원 40명, 조미김 생산), 고령자
용 국민임대주택(107세대, 2011년 11월 현재 100% 분양됨), 야외공연장, 공동농장, 노인건강체육시설(게이트볼장, 파
크골프장), 생태하천, 녹색복지공간(목교, 교목, 관목, 초화류, 산책로 시설).
셋째, 건강한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체육시설
확충이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최고의 이
슈로 대두된 여건에서,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의 공급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
다. 대표적인 사례로 원주시는 원주천 주변을 자
연친화적 건강공원으로 조성하고, 쓰레기 매립장
을 생활체육공원으로 환원하는 사업 등도 추진하
면서 건강인프라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건강인프
라 확충을 위한 사업에는 건강관리와 의료·체육시
설 및 문화시설이 집적된 헬스파크 단지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 헬스파크 단지에는 종합운동장,
원주따뚜 공연장, 원주국민체육센터, 원주엘리트
체육관이 집적되어 있는데, 이 중 원주국민체육센
터에서는 수영장, 헬스장, 다목적 체육관, X-게임
장 등이 설치되어 시민을 위한 생활체육활동의 중
심 역할을 하고 있다.
■ 주거 부문
주거분야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야 할 과제로는
고령자 전용주택 공급 확대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 법·제도적 근거하의 고령자전용주거시설의 입
소정원은 전체 노인인구4)
의 0.32%(2010)에 불과
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기존의 고령자전용주택
외에도 서비스결합주택, 첨단 의료주택, 일자리
와 연계된 노인전용주거시설 등 고령자의 복지 수
준을 증대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
이 필요하다.
서천군의 경우 노인들이 주거에서부터 의료, 요
양, 문화․경제활동 등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한 곳
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들의 단지화를 추
진하여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5)
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군정만족도 주민 여론조사(2009.9) 결과,
만족도는 43.0%로 최근 서천군이 가장 잘한 일
로 평가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고령자 복합단지
사례로서 각계각층에서 벤치마킹되고 있다. 또한
농촌지역의 열악한 복지환경을 극복하고 고령자
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단지 내 복지시설에 200여명의 종사자를
채용하여 지역주민의 고용창출 효과도 지니고 있
다. 이 외에도 고령자를 위한 주택개조사업, 재
가복지서비스의 체계적 지원 등으로 확대될 필요
가 높다.<그림 5> 텃논 조성 이전과 이후의 모습
출처: 필자 촬영
10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 교통 부문
교통부문에서는 보행 및 자전거교통 환경 정비,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 등의
사업이 필수적이다. 원주시는 보행자와 운전자 모
두 건강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차도의 일부를 보
행자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
내 중심의 가장 분주한 도로를 보행자전용거리로
개편하고, 주변의 왕복 4차선 두 개 도로를 편도 3
차선으로 줄여 이 중 1차로를 보행자도로로 전환
하였다. 또 도로 양쪽 보도의 폭을 넓혀 보행환경
을 개선하고 도시미관도 함께 개선하는 사업을 추
진하고 있다6)
. 이와 함께, 시민의 신체활동 촉진
을 위한 것으로 원주천변 걷기 및 자전거도로 조
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의 건강체육 증진
과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하여 현재 원주천변 양
안에 명품 코스를 조성 중인데, 걷기 산책로 및 자
전거도로 코스를 분리하여 이용효율을 높이고 이
용자 간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
에 원주천 주변을 자연친화적 건강공원으로 조성
하고, 쓰레기 매립장을 생활체육공원으로 환원하
는 사업 등도 추진하면서 건강인프라 확충에 매
진하고 있다.
한편 창원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공공자전거 ‘누
비자’를 도입하여 시민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한 사례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개년 계획
인 누비자 사업계획은 총사업비 180억 원을 투자
하여 터미널 280개소와 공공자전거인 누비자 6천
대를 도입하는 계획으로, 2012년 1월 현재 터미널
(무인대여소) 230개소와 자전거 4천 대를 운영하
고 있다. 회원 수는 회원가입 가능연령인 만 15세
이상 인구 88만 명의 16.7%인 14만 7천 명으로 1
일 평균 2만 회 이용과 1대당 8회의 높은 회전율
을 보이고 있다. 또한 창원시는 자전거 타기 편리
한 기반조성을 위해 자전거도로 연계성 확보와 도
로다이어트, 자전거 문화센터 운영 등을 통해 공
영자전거 시스템 구축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전거
연계성 확보를 위한 자전거 인프라로 186개 노선
472.2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확충했으며, 이
중 자전거전용도로는 18개 노선 100.8km를 조성
했다. 도로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대방로 4.3km
에서 기존 1개 차로를 축소한 후 자전거 전용도로
를 양측에서 2m씩 확보했다. 또한 자전거 문화센
터를 설치하여 자전거 홍보관과 강의장, 주행교육
장, 자전거 정비소, 자전거 전시관 등을 운영하면
서 전국 최초의 자전거 관련 교육·홍보·체험을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6) 이 중 1개 도로(원일로)는 2012년 6월 말 준공하였음.
노인요양병원 노인요양원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그림 6>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 시설 및 주요 활동모습
출처: 서천에머니티복지마을 홈페이지(http://www.scbokjitown.or.kr/)
11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창원시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 인프라 대방로 도로 다이어트 추진 사업 전·후
누비자운영센터 내 설치된 누비자 상황판 누비자를 즐기는 시민들
7) http://www.cdc.gov/healthyplaces/toolkit/healthy_community_design_checklist.pdf에서 발췌하였음.
4. 결론
이 글은 건강과 웰빙이 중요시되는 ‘건강행복시
대’에 대응하여 국토 및 도시계획적 차원의 목표
와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과제를 도출하였다. 또
한 건강행복시대를 위한 국토 및 도시정책 수립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도시 및 지역정
주, 주거 및 교통분야에서 향후 추진할 과제에 대
한 정책적 대안을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세부 추진 정책들을 선별하여 제시하였
다. 도시, 주거, 교통 등 분야별 접근을 통해 전 국
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
과제를 제시하였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더불
어 건강행복시대를 지향하는 지자체의 정책추진
의 모습들도 살펴보았다. 도시민이 쉴 수 있는 공
간으로서 도시숲과 도시텃밭을 조성하고, 생활속
에서 활동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체육시설 공
급에도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보행 및 대중교통
환경 여건을 개선시킴으로써 생활속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시책들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고령화시대를 대비하여 노인들이 건
강하게 거주하고, 서로 돌보는 고령자 주거단지
조성과 운영에 대한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 그리고 얼
마나 건강하게 살 것인지를 결정한다(your ad-
dress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how
long you live and how healthy you are)”라고
말한다7)
. 우리의 도시환경이 우리의 건강에 직간
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제 국토 및 도
시계획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할 시기이다. 거주
하고 일하는 공간으로서 여겨지던 우리 국토와 도
시를 이제는 국민 누구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향유하는 복지인프라로 인식하고, 이에 적합한 공
간정책들을 발굴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림 7> 창원시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인프라와 누비자를 즐기는 시민들
출처: 필자 촬영
12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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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 머리글
2012년 통계청의 e-나라지표에 의하면, 우리나
라 사람의 평균적인 기대여명이 81.4세로 2001년
75.6세에서 약 6세가 늘어났다. 기대여명이 늘어
나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된 관심이 건강
과 장수이며, 여기에 힐링이 덧붙여졌다. 매스컴
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만나는 어느 곳에서도 힐링
을 이야기하고 있다. 힐링의 사전적 의미는‘상처
받거나 다친 부위가 원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1)
그렇다면 지금 사람들은 그동안 무엇인가에 스트
레스를 받거나 상처를 입어왔다는 것이고,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환경은 어떤 면
에서 보면 모두 상처받기 쉬운 여건을 만들어 놓
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통만 놓고 보아도 그렇
다. 교통없이 일상생활이 유지되기 힘들지만, 교
통으로 인한 부작용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
를 주었고, 그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교통사고, 교통공해, 교통혼잡과 같은 부작용은
모두 자동차 사회가 야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고,
우리는 현대적인 도시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부작
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의 발달이 현대화를 가능하게 하였고, 국부
를 축적시키고,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였지
만, 승용차의 보급증대로 인한 상처는 그것을 야
기한 본인은 물론이고 불특정 다수에게도 전가되
어 사회적 비용을 부담시키게 되었다. 교통의 폐
해는 보행자나 운전자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부상을 야기하는 것 외에도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기후변화라는 공동해결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것
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승용차를 중심으로
이용하는 교통여건은 과체중 혹은 비만이라는 부
산물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부작용이 우리에게 안
겨준 상처라면 상처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교통계획이나
교통정책이 이러한 부작용을 줄여주거나 치유해
줄 수는 없을까? 이 글은 교통으로 야기되는 부작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조남건 (국토연구원 국토인프라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1) Longman Advanced American Dictionary, 2007,
15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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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예방하여 회피하거나 치유하면서,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친화적인 교통계획이
나 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자 한다.
2. 교통과 힐링
1) 교통자체의 힐링 기능
■ 옥시톡신을 생성하는 보행
보행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갖고 있다. 보행은
인간의 기본적인 교통활동인데, 이 보행활동 자체
가 인간을 힐링시켜 준다니 다행이다. 보행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적인 활동은 사람의 뇌를
자극하게 되는데, 뇌 속에서 옥시토신(oxytocin)2)
이라는 물질을 생성하여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것
이다.
Kerstin 박사는 옥시토신의 주 기능에 대해, 여
성에게 있어서 수유 및 출산의 긴요한 요소이며,
모든 포유동물에게는 걱정, 불안을 덜어주고, 오
르가즘을 느낄 수 있도록 뇌의 사회통제센터를 도
와준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혈압을 낮추고 두뇌의
스트레스 관련 반응을 감소시키고, 전반적인 건강
및 힐링을 도와준다. 특히 흥미롭게도 친절 및 신
뢰처럼 긍정적인 사회적 활동을 증진시키는 역할
을 한다.3)
그러므로 아무리 적은 시간의 야외 신체활동이
라도 높은 자기만족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
가 있고, 특히 수변 가까운 곳에서의 신체활동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Jo
Barton 등은 정부관계자들이 걷기와 자건거타기
및 수영 등의 야외활동을 정기적인 일상생활이 가
능하도록 도시를 설계하여 사회적 접촉을 강화시
키는 것이 정부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주
장하고 있다4)
(Tumlin, 2013 재인용).
따라서 걷기 편하고 자전거타기 좋은 교통환경
을 설계하여 적용하는 것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므로, 힐링에 기여하는 기본요소
라고 볼 수 있다.
■ 사회적 소외감을 치유하는 이동
1948년 유엔에서 제정된 인권헌장에 의하면 이
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미국 교통성 고속도로청
의 통행조사(FHWA, 1999)에서는 개인통행 부문
에서 연령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서‘이동 자체가
외로움을 고쳐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5)
즉,
보행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적 활동에 의
한 이동 외에도 차량에 의한 이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애가 있어서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보행 이외에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는 사람들에게
차량에 의한 이동 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주
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노화되어 마땅한 이동수
단이 없는 고령자에게도 외출 그 자체가 살아있
는 기쁨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는 가
치를 느끼는 중대한 일이 된다. 외출의 기회가 없
는 사람들에게‘외출’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지자체나 사회봉사단체들이 정기적으로 이런‘
2) 에스더 M. 스턴버그(서영조 역, 2013).옥시토신은 주로 신체접촉, 섹스, 수유 등에서 많이 생성되며, 걷기, 자전거 타기
및 수영 등의 신체활동에서도 만들어짐(Jeffrey Tumlin, 2013, 32쪽).
3) Kerstin Uvnas Moberg, The Oxytocin Factor; Tapping the Hormons of Calm, Love, and Healing (Da Capo
Press, 2003)을 Tumlin 32쪽 재인용.
4) 원문 출처 : J. Barton and J. Pretty “What is the best does of nature and Green Exercise for Improving Mental
Health? A Multi-Study Analysis,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2010), doi:10.1021/es903183r
5) 원문은 “Mobility can help cure isolation”임. FHWA(1999).
16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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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이 취약한’분들에게 외출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것은 바로 교통복지활동의 하나가 되는 것이
고, 답답한 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치유와 행복을
안겨드리는 일이므로 진정한 힐링이라고 볼 수 있
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교통활동 자체가 고령자
혹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삶의 질
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일상생활의 힐링에 기
여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자폐증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려운 장애의 한 유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
에 어려움을 갖고 있고, 상식적으로 통하지 못하
는 면이 있다. 그런데, 자폐아들에게 교통박물관
견학이 사회성을 길러주고, 치유의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한다(Haughney, 2011). 특수한 상황
이기는 하나, 교통수단의 움직임 관찰이나 교통
박물관의 활동이 자폐아들의 치료에 기여하고 있
음은 교통이 갖고 있는 힐링 역할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 교통의 부정적 영향
■ 교통사고
교통의 발달로 경제가 발전하고,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다양
하고 심각하다. 교통사고는 인명의 손실을 가져오
는데, 우리나라도 한 해에 약 5천여 명이 사망하
고 있다. 과거에 한해 1만 명 이상이 사망하던 때
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었지만 교통사고 피해정도
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 중 보행자와 자전거이용
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6)
(도로교통공단 홈페이
지). 특히, 자전거 이용이 장려된 후 자전거 관련
사망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이 65%나 되는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OECD/ITF 2013).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교
통활동으로 인해 인명을 손상하는 결과를 가져온
다는 것은 치명적인 교통시스템의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힐링과 연관이 높은 보행자나 자전
거 사망자가 높다는 것은 그들이 이용하는 공간
에 안전이 우선시되는 공간계획과 설계가 필요함
을 시사해준다.
■ 교통공해
년 초에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로 인해 미세먼
지 농도가 심해져 정부가 국민의 외출을 삼가 해
달라는 요청을 할 정도였는데, 실제로 디젤을 연
료로 사용하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우
리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차량에 의한 배출
가스는 온실가스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아황
산가스, 아질산가스를 동반하고 있다. 배출가스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의 주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교통에 의한 소음, 진동 등도 건강을 위해하는데,
큰 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이로 인한 영향을 많
이 받는 편이다. 소음에 의한 피해는 도로교통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항공기 이착륙에 의한 영향도
큰 편인데, 저소득층이 소음에 많이 노출되는 편
이라고 한다(김태환, 김은정 외, 2014). 한편, 소
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국소빈혈의 심장병을
일으켜 어린이에게 인지장애를 주고 수면을 방해
한다(WHO 2011, OECD/ITF 2013 재인용).
6) 2012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5,392명 중 보행자 2,027명과 자전거 이용자 286명 등 43%를 차지함(도로교통공단의 경찰
DB 참고).
17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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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장애
교통수단의 발달이 가져온 도시의 외연적 확산
은 점점 더 승용차에 의존적인 도시구조를 고착화
시켰다. 직주근접이 어려운 여건에서 교통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이 연계되지 않아 통행을 증가시키
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교통여건
이 초래한 부작용의 하나가 건강장애이다.
신체적인 활동을 기피하는 승용차 중심의 생
활은 서서히 과체중 또는 비만인구의 증가를 가
져왔다. 성인 인구 중 비만비율이 미국 32~36%,
OECD 평균 16~18%인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4%
수준으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10~19세 청소
년 층에서는 과체중 비율이 24%로 높은 편이다
(Sassi, 2010). 과체중이나 비만이 유발된 원인으
로 과영양을 들 수 있겠지만, 운동부족도 큰 원인
이다. 특히 신체적 활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교통환경에도 그 책임의 일부가 있다.
어린이들의 등굣길도 마땅히 걸어서 가야 할 것
이지만, 가끔 발생하는 어린이 유괴 및 추행사건
등으로 인해 부모들이 과보호가 겹쳐서 짧은 등굣
길도 승용차를 태워서 가는 것도 이러한 어린이
의 비만이나 과체중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운동부족은 결과적으로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발병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WHO 2011, Bull 2004 등, OECD/ITF 2013
재인용). 비만은 매년 280만명의 사망에 관련되
고, 신체적인 비활동은 추가적으로 매년 320만명
의 사망과 관련된다고 추정되고 있으므로(de Na-
zelle et. al 2011, OECD/ITF 2013 재인용), 비만
이나 과체중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예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1)은 국가별 비만율과 대중교통 및 비동력수단 이
용자 비율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반비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 교통혼잡
도로상에 차량이 증가하면서 항상 일어나는 문
제는 교통체증이다. 체증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운전자도 승객도 짜증이 늘어나고, 심리적인
상태가 악화되며, 도로상에서‘폭력(road rage)’
이 발생하여 난폭운전을 야기하고, 심할 때는 충
돌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불량한 교통시스
템이 야기하는 상처라고 할 수 있는데, 차량과 차
량 간에 소통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운전자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와 같은 익명성이
높은 곳에서 운전자들끼리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자기의 의사를 나타내려는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
다(김민주·송희령 2009).
대중교통수단의 차내 혼잡도 건강한 인간생활
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정원을 훨씬 넘는 버스와
전철 내에서 남녀노소가 뒤섞여 차량의 흔들림에
견디면서 이동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하는 성추행은 더욱더 대중교<그림 1> 국가별 비만율과 대중교통 및 비동력수단
이용율의 관계
6) 2012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5,392명 중 보행자 2,027명과 자전거 이용자 286명 등 43%를 차지함(도로교통공단의 경찰
DB 참고).
7) 지하철에서 발생한 추행관련 건수는 2010년 976건, 2011년 923건, 2012년 471건 등으로 감소추세에 있음(국가통계포
탈 http://kosis.kr, 경찰청 DB 참조).
18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9
통이용자들에게 상처를 준다.7)
지하철은 차량내
의 극심한 혼잡으로 인해 지옥철로 폄하되기도 한
다. 2012년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최고 혼잡도 수
준은 196%에 달한다. 차량내 적정 수준보다 두 배
가까이 되는 사람이 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출근길이 행복한 직
장인이라도 기분이 우울해지고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으니 힐링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교통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제는 사
고의 피해를 회피하거나 줄여줄 수 있어야 하고,
공해를 저감시켜주어야 하며, 이동과 관련된 스트
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힐링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는 시점에서 교
통의 힐링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것은, 교통
시스템이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고, 스트레
스, 건강위해 등 여러 가지 상처를 준 것이 분명하
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 이동을 수반하는 활동
에서 힐링을 도와주고, 건강을 배려하는 교통정책
을 중심으로 보기로 한다.
3. 건강 친화적 교통정책
1) 걷기 좋은 거리 조성정책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는 현대적인 도시생활 속
에서 보행은 보조적인 이동수단으로 인식되어 왔
고, 그 중요성이 폄하되어 왔지만, 기본적인 이
동수단으로서 보행이 갖고 있는 역할은 지대하다
고 볼 수 있다. OECD/ITF(2012)는 보행의 역할
을 강조하면서, 이동하기 좋고 더 살기 좋은 도시
를 만들기 위해서 보행을 보다 매력적으로 유도하
는 제안을 12개나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동 관리
(mobility management)와 도시계획의 통합, 대
중교통 서비스와의 결합, 비동력 교통수단 이용공
간의 우선권 제공, 안전제고를 위한 보행환경 설
계 등을 강조하고 있다.
보행자 시설은 보행자가 안전하게, 편하게, 쾌
적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설계 개념이
적용되는데,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반영되고 있
는 기법이 보편적 설계(유니버살 디자인)와 무장
애(barrier free) 설계이다. 이 개념은 어린이, 노
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이동할 때, 걸림이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통약
자를 배려하여 교통시설을 제공하게 되면, 그 외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 좋은 거리는 보행자에게 전용공간이 보장
되어 있거나, 보행자와 차가 함께 이용하더라도
차량의 속도가 낮은 곳이다. 도로공간을 사람과
차량이 함께 공유하는 개념인 본넬프(Woonerf)
정책은 차량에겐 장애물 코스이지만 주민들에겐
생활공간의 확대를 의미한다. 1960년대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시작되었으며, 1976년 공식적으로 인
정받았다. 본넬프는 도로상의 차량속도를 줄이기
위해, 도로 폐쇄, 일방통행, 험프 등 속도제한 시
설 설치 등을 적용하였으며, 독일, 스웨덴, 일본
등에서 이 정책을 법제화하여 적용하게 되었다.
이 정책은 차량의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
하는 통행규제 방식으로 발전되어 사고감소, 대
기질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었다. 1980년대에는
이 정책이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기법으
로 발전되어 미국과 유럽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으
며,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의 안전성을 향상시키
고 교통환경을 개선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Ew-
ing,1999).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승용차의
이용을 저감시키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걷기와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방안으로 다양
한 수법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시행
되어온 교통정책 수법으로는 Complete Street,
Smart Growth, TOD(Transit Oriented D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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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opment), Neo Urbanism, Active Living by
Design 등을 들 수 있다 (김태환·김은정 외,
2014). 이 중에서 Complete Street 기법은 미국
에서 Smart Growth에서 지원하는 구체적인 정
책으로 2003년경부터 실시되었으며, 2014년 1월
현재 뉴욕 등 대도시 등 610개 커뮤니티가 채택
하여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Na-
tional Complete Street Coalition 홈페이지).
Complete street(통합가로)8)
의 기본개념은, 누
구나 걷고 싶고, 쉬고 싶고,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고, 차량의 속도를 줄이도록 유도
하여 안전하게 거리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 통합
가로는 (그림 3)처럼 격자형으로 길이가 90~120
미터 정도의 짧은 블록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
러한 가로망 구조는 컬드삭으로 이루어진 가로망
보다 연속성이 보장되어 보행환경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많은 교차로구조가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
의 차량 속도를 저하시켜 안전도를 높이며, 승용
차 이용을 보행으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National Complete Streets Coalition
홈페이지).
통합가로는 보행의 역할을 강조하여 걷는 활동
이나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여 도로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와 공해 등을 줄여주고, 즐겁고 안전
하며 편한 공유공간이 되도록 한다. 그 긍정적 효
과의 하나가 바로 건강증진이다. 도로에서의 차
량속도를 저감시키기 위해 차도의 수를 줄여서
자전거도로나 보행로로 이용하는‘도로 다이어트
(street diet)’기법(그림4 참조)을 적용하기도 한
다.
20
출처 : 인터넷 Woonerf 이미지
출처: National Complete Streets Coalition, Networks of
Complete Streets 안내 자료
<그림 3> 전형적인 주거지역 가로망(좌)과 통합가로의 가
로망(우)
출처 :US DOT, FHWA 홈페이지
<그림 4> 도로 다이어트 시행 전과 시행 후의 모습
8) Complete Street을 통합가로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음(서민호·정진규 2012).
<그림 2> 본넬프 표지판
20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2) 교통과 결합하는 토지이용 정책
교통활동은 토지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승
용차를 중심으로 하는 교통계획은 자연히 보행환
경을 저해하는 토지이용계획을 조장하여 왔다. 대
표적으로 슈퍼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로망은 보행
환경을 열악하게 만든다. 승용차에 의한 통행발생
을 줄여 도시확산을 막으면서, 승용차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으로 TOD 정책을 들 수 있다. TOD
정책은 1) 복합용도개발, 2) 대중교통수단의 연접
및 접근성을 높이는 개발, 3) 대중교통수단의 이
용을 높이는 개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미국 오
레곤 주의 포틀랜드는 약 40년 전부터 이 정책을
선도하였는데, 노면전차 또는 경전철역 도보권을
대상으로 최소밀도 유지, 주차상한제 설정, 자동
차 중심의 토지이용 억제 등을 설계요건으로 두고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TOD 정책이 실시된 개발
지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율이 증가한 것으로 밝
혀졌다(박세훈 외, 2008).
영국에서는 도시계획가이드(PPG13)를 통해 교
통과 토지이용의 결합을 통해 불필요한 승용차 통
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및 비동력 수단으로 일자
리, 쇼핑, 여가 등 일상활동의 접근성을 향상시키
려고 노력하였다9)
. 실제로 영국에서 2011년 조사
된 결과에 의하면, 총 통행 중 95%가 25마일 이하
이며, 66%는 5마일 이하인데, 그 중 54%가 승용
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DfT, 2013). 자전거에
의한 통행이 평균 2~5마일인 것을 감안하면 승용
차 통행의 상당수를 비동력 수단으로 대체가 가능
하다는 것이다(1마일≒1.6km).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이동수단 및 이동거
리가 제약을 받는 고령자에겐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
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각종 서비스(슈퍼마켓,
병원, 은행, 레저시설 등)가 종합된 대규모 복합
시설은 지가가 저렴한 교외에 입지하는 경향이 강
했다. 이러한 토지이용은 승용차의 이용을 유발하
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면이 있다.
이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덴마크에서는 대
형 복합시설을 교외에 입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
을 제정하였는데, 이는 고령화사회에서 교통서비
스를 근거리에서 해결하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이
다(OECD, 2001).
복합적 서비스가 결합된 토지이용은 이용자의
편의를 중시한 것이지만, 그 입지가 통행발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통행유발이 큰 시설일
수록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적인 토지이용을 유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동력수단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
고, 이동을 겸한 신체활동을 통해 그들의 건강을
증진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
게 된다고 볼 수 있다.
9) 도시계획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PPG(Planning Policy Guidance)는 1988년 처음 만들어졌고, 지방교통계획을 다룬
PPG13은 1994년에 처음 만들어져 2001년 개정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2012년 3월에 National Planning Policy Frame-
work가 계획지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멸실되었음(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national-
planning-policy-framework—2).
출처 : NYC DOT 홈페이지
<그림 5> 뉴욕 맨하탄 9번 애비뉴의 통합가로 실시로 조
성된 자전거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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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3)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정책
대중교통의 이용을 장려하려면 보행환경의 개
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걷거나 자
전거를 타는 환경이 열악할 경우, 대중교통이용도
쉽지 않다.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대중교통이용도
증가함으로써 승용차의 이용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보행자가 걷고 싶은 마음이 들도
록 매력적인 요소, 심미적인 환경을 갖추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김태환·김은정 외, 2014).
오늘날 승용차가 교통시스템에서 중심적인 위
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승용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면허를 보유하지 못하는 연령층으로부터 너무 나
이가 많아 승용차 운전이 어려운 고령자, 경제적
인 이유로 승용차를 보유하지 못하는 저소득 계
층, 장애가 있어서 운전이 어려운 장애자 등 많
은 사람이 있다. 2012년말 현재 우리나라 운전면
허 보유자 2,826만명을 제외하면 전체 인구의 약
45%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강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행환경을 개
선하는 일은 대다수 비승용차 이용자를 위하는 일
이며,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일이다. 특히 대
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보행에
의존하므로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급선무이
고, 걷기 편하고, 안전하며, 오염이 적은 거리환경
을 조성함으로써 힐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4) 건강을 고려한 교통규제 정책
교통규제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로마시대 때 이
미 시내의 교통혼잡을 우려하여 카이사르가 주
간에 공공목적외의 마차통행을 규제했다는 기록
이 있을 정도이다. 당시 오히려 야간에 마차통행
이 가능하였고, 이 소음으로 인해 가난한 로마인
들은 잠을 자기 어려웠다고 한다(김민주, 송희령
2009).
차량이 집중하는 도심지역에서 대기질의 악화
를 예방하거나 개선하여 거주민이나 방문자의 건
강을 보호하고 안전성을 향상시키려는 규제도 많
은 도시에서 실시되고 있다. 환경오염 배출이 심
한 차량의 통행을 규제하는 탄소저배출구역(Low
Emission Zone) 제도는 유럽을 중심으로 13개
국가의 220개 도시(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등)에
서 실시하고 있다. 이 탄소저배출구역에서는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이 많은 대형차량 및 노령 차량
에 대해 통행을 불허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통행
허가증을 구매해야 한다(Lowemissionzones 홈
페이지)10)
.
한편, 혼잡한 도심으로 통행하는 차량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어 통행을 억제하는 방안
으로 혼잡통행료가 부과되기도 한다. 런던에서
2003년부터 실시하여 차량통행량의 감소는 물론
배출가스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스톡홀름은 이와
같은 제도를 시범으로 실시하였다가 시한이 되어
규제를 풀었는데, 그 효과가 좋아서 다시 실시하
고 있다(김태환, 김은정 외, 2014).
4. 정책적 함의 및 결론
최근 교통정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안전성
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배려하면서,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을 두는 경향이 강
하다. 이를 위해 승용차의 이용을 더 불편하게 하
고, 보행자와 자전거가 더 안전하고 편하게 이용
하도록 하고 있다. 보행은 가장 기본적인 이동수
10) 이 정책은, 유럽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31만 명이 조산으로 사망하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손실 비용이 연
간 4,270억~7,900억 유로로 추정되고 있어서,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실시된 것이다(http://www.lowemission
zones.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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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단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으며, 교
통정책에서 소외되어 왔다. 그렇지만 편리한 교통
생활의 후유증으로 과체중과 비만 인구가 증가하
면서 보행이나 자전거타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행이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간단한 운동이
옥시토신을 생성하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므로 돈
도 들지 않는 힐링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음은 주
목할 필요가 있다.
힐링을 배려하는 교통정책을 추진할 때, 어느
한가지 요소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비동력수단과
관련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합적으로 혹은 총
체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긴요하다. 안전하고 이
동하기 편한 보도가 만들어져 있어야 하고, 걸어
다닐 때 치안이 불안하지 않아야 하며, 대중교통
의 이용이 편해야 하고, 최종 목적지까지 쉽게 접
근이 가능해야 한다. 보행 정책과 관련된 요소는
미세한 설계요소로부터 이동관리 정책, 대중교통
정책, 기후변화 관련정책, 토지이용정책, 재정지
원, 교육홍보 및 연구 등 다양하다. 이러한 여러
요소가 융복합되어 추진될 때 교통의 힐링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교통과 토지이용
의 관계는 통행발생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므로
복합적인 토지이용을 유도하여 통행발생도 줄이
고, 비동력 교통수단의 이용이 강화되도록 계획적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배려한 교통정책의 수법도 강조되고 있
다. 교통공해로 인한 환경악화를 최소화하려는 정
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교통정책으로 발전
되었고, 비만 등 건강문제를 고려한 교통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Smart Growth 정책에서 파생된 통합가로 정책
은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호응을 받고 있으며, 도
시계획의 일환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 정책은 보
행을 중시하는 계획적 설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걷기 좋고, 쉬기 좋고, 사람을 만나서 즐거우며,
살맛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면에서 힐링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이 가져온 여러 가
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힐링까지 하기 위
해서는 정주공간에 대한 환경설계시 보행의 역할
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3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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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요즘 힐링(healing)의 열풍이 불고 있다. 2011
년 모 방송국에서 시작한 토크 쇼를 통해 대중적
인 키워드가 되면서 전국 방방곡곡 힐링 신드롬은
시들 줄 모르고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
인 힐링 도서인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
는 것들”은 출간 7개월 만에 최단 기간 100만부
판매기록을 수립1)
하기도 했다. 진정 위로와 치유
가 필요한 시대인가 보다.
힐링은 심신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
지만, ‘heal’의 어원인 ‘hal’은 ‘whole(전체적인)’
이란 의미이다. 건강을 뜻하는 ‘health’도 같은 어
원에서 유래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
에 대해 내린 정의를 보면 ‘단지 질병이 없고 허약
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육체적·정신적
사회복지(social well-being) 측면에서 완전한 것
을 나타낸다’고 되어있다. 따라서 치유는 인간이
원래의 균형 잡힌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과
정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장기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에서 행
복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위로하
고 안식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등장했고, 2000년
대 중반을 휩쓴 웰빙 트렌드에 정신건강이 강조
되면서 힐링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
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0년 이후에도 경기부
진이 장기화되고 사회도 각박해지면서 잘먹고 잘
사는 웰빙 이전에 공감과 위로, 치유에 대한 사회
적 요구가 급증했고, 그로 인해 출판계와 방송계
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힐링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일본에서는 힐링 트렌드에 힘입어 릴랙세이션
열풍이 불었고 힐링산업이 본격화되었다. 1990년
대 후반 힐링과 유사한 개념의 릴랙세이션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릴랙스 살롱이나 고농도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1. 힐링 열풍
조경두(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 강찬구 외(2013), 힐링을 힐링하다 : 힐링열풍의 배경과 발전방향, CEO Information 897호, 삼성경제연구소.
25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산소를 마실 수 있는 산소 바 등이 대표 휴식공간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유럽 등지에서도 스파와 휴
양관광 등이 꾸준한 인기로 대중화되면서 멘탈케
어와 명상, 요가, 스파 등 힐링 비즈니스가 지속적
으로 성장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하였다.
일본 관광산업미래백서는 2020년 일본 릴랙세
이션산업이 12조∼16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는 전망2)
을 내놓기도 했고, 글로벌 스파는 약 550
억달러, 글로벌 휴양관광은 약 1,100억달러 규모
의 거대시장으로 성장3)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 힐링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국내 언론매체4)
를 통해 ‘21세기 시사용
어’를 통하여 ‘힐링산업’이란 일본의 새로운 트렌
드5)
가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힐링 트렌드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상품과 접목하
면서 힐링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스트레스
관리와 피부미용 효과를 겸비한 에스테틱 스파가
붐을 이루고 대표적 휴양관광상품인 템플스테이
도 방문자 수가 2005년 5.1만명에서 2011년 21.3
만명으로 급증할만큼 인기가 높다6)
. 아직까지는
마케팅 성격이 강하지만, 의료와 식품, 패션, 화
장품, 문화, 관광, 가구 등 광범위한 산업영역에서
힐링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2. 힐링 열풍의 이유
국가별로 힐링 열풍이 확산되었던 시기를 파악
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각각
1990년대 중반 이후와 2010년 이후에 힐링 열풍
이 확산되었다. 따라서 힐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
이 고조된 시기의 특징을 보편화하기는 쉽지 않
다. 한일 양국의 예로 보면, 소득이 높아진 상태에
서 경제적 충격으로 저성장이 장기화되었거나 경
제·정신적 어려움이 커졌던 시기와 일치한다. 경
제적 안정 이후 급격히 찾아온 저성장과 경제위기
는 힐링의 사회적 수요를 유발한다.
일본의 힐링 열풍은, 실질적인 GDP성장율이
1980년대 4.5%였다가 90년대 1.6%를 거쳐 21
세기 들어 0.8%로 둔화되면서 1981년 10만명당
20.4명이었던 자살률이 1990년 17.5명, 1998년
23.9명으로 크게 증가한 시기에 찾아왔다. 우리나
라도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달러를 달성하였으
나, 금융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확대된 2010년 이
후7)
힐링 열풍이 확산되었다8)
. 미국은 일본과 비
슷한 1988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
했지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
세를 유지하면서 힐링보다는 웰빙이 사회적 관심
대상이었다. 반면 유럽은 지속적인 경제적 안정과
풍요가 경제위기를 통해 크게 위협받으면서 힐링
의 여건이 형성되었다. 대체로 힐링 열풍의 이유
2) “[힐링 비즈니스] 치유 상품서비스 봇물… 마케팅 코드로 자리잡다”. 한국경제매거진(2012.5.23.).
3) Euromonitor(2010). Still pampering?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facing the global spa and beauty in-
dustry.; Global Spa Summit(2011). Wellness tourism and medical tourism: Where do spas fit? 등을 토대로 추
정(강찬구 외(2013) 재인용).
4) “만화로 배우는 21C 시사용어”. 동아일보(1997.11.25).
5) 힐링은 본래 병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힐링산업은 마음을 치료해주는 산업을 뜻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발달하
기 시작한 힐링산업은 풍요롭지만 행복을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 불안과 고독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제공해주는 신종 산업임.
6)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한민국 힐링에 빠졌다”. 이데일리(2012.8.2.)에서 재인용).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21&newsid=02033606599623384&DCD=A00302
7) 2010년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33.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
8) 1990년대말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자살률 급등 등 치유의 필요성은 높았지만 소득수준이 낮아 힐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는 않았음.
26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다.
첫째, 힐링 열풍은 경제적 안정 이후 찾아온 경
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거나 가중되면서 생기는 사
람들의 체감 스트레스9)
증대로부터 출발한다. 우
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고용구조 변화의 영향으
로 중산층이 축소되는 등 소득분배가 악화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990년 0.256이
었던 지니계수10)
는 2009년 0.295이었고, 1990년
75.4%에 달하던 중산층11)
은 2008년 66.3%로 낮
아졌다. 더욱이 청년실업이 악화되면서 청년계층
의 심리적 불안감도 높아졌다.
둘째, 힐링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생활 속 힐링
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누적되거나 확대되었다. 특
히 우리나라는 1인 가구 확산과 고령화 진전 등의
영향12)
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 일상적 관계 속에서
위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련의 힐링 스트레스
가 해소되지 못한 채 누적되어왔다.
셋째,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뚜렷한 사
회적 시그널13)
들로 인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
강이 강조되면서 심신의 실질적 치유효과가 있다
는 힐링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확대되었다.
이 때문에 브랜드명에 ‘치유’를 덧붙인 식품이나
전시회, 리조트와 스파 외에도 ‘애정충전’을 콘셉
트로 하는 애완견 대여 등의 서비스가 등장했고,
정신과 치료 외에 다양한 양·한방 협진이나 대체
의학 등과 통합·연계된 의료서비스까지 성업 중
이다.
하지만 힐링 열풍이나 힐링산업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민간 대기업들
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중장기적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아픈 마
음을 상술에 활용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
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2000년대 초반 힐
링 열풍이 휩쓸었던 일본14)
에서도 힐링 트렌드 도
입기에 고조됐던 소비자의 기대감이 오히려 다양
한 상품을 체험한 후 실망으로 바뀌는 사례가 적
지 않았다.
3. 힐링을 위한 공간 : 치유의 숲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병(암, 심장병, 뇌졸중 등)
은 오랜 생활습관과 생활환경으로부터 발생한다.
질병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항상 피곤함을 느끼는
등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미병(未病)상
태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의학의 치료방법과 함
께 다양한 대체요법을 개발해야 하며 힐링 열풍에
발맞춘 방법의 일환으로 산림치유가 활용15)
될 수
있을 것이다.
생리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인간의 몸을 구성하
9) AP/Ipsos (2006). International-stress polls.에 따르면, 한국인이 받는 체감스트레스는 세계 최고수준임.
10) 지니계수란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함.
11) 중산층은 중위 처분가능소득 50∼150% 가구(2인 이상 도시가계 기준) (통계청, KOSIS.)
12) 한국의 1인 가구 증가는 1990년 102만 가구에서 2011년 436만 가구로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의
영향으로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24.0%에서 2030년 39.8%로 급증할 전망임.
13)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진료자 수는 2005년 170만명에서 2010년 231만명으로 35.9% 증가하였음.
14) 힐링상품의 효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효능이 불확실(54.2%)’하고 ‘효과 대비 높은 가격(38.9%)’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임.
15) 박범진·이준우(2010).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지역경제 활성을 위한 산림치유의 활용 : 일본 동경도 오쿠타마마치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환경생태학회 2011년 학술대회 논문집 2호, 한국환경생태학회.
27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6) 권전오·허지연(2013), 지속가능한 도시숲 이용을 위한 체험프로그램 지원 방안, IDI연구보고서 2013-25, 인천발전
연구원.
고 있는 모든 신체기관이 진화과정을 통하여 숲
이라는 환경에 맞도록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숲이
쾌적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생리인류학을 창시한
사토우는 진화의 관점에서 인류는 500만 년 전에
탄생해서 숲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진화를
거듭해 왔으며,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숲이라는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인
간이 산업화 이후 약 200년 동안의 도시생활을 시
작하면서 점점 자연과 격리된 반면, 200년이라는
짧은 시간은 생물학적으로 인류의 몸을 도시생활
에 적합하도록 진화시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인간이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환경변화에 대
해서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인간이 주의 집중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게 되면 피곤한 상태가 된
다고 한다. 주의 집중을 할 수 없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
고 짜증, 흥분 등의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게 된다.
숲환경은 도시환경과 다르게 외부 자극이 적어서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환경이다. 숲속에
서 시간을 보내면 주변 환경에 의해서 긴장된 주
의력이 회복되며 쾌적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도
시에서는 외부의 많은 자극에 대한 방어적 기작으
로 스스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기관을 닫
아버리는 반면, 반대로 자연환경 속에서는 스스로
감각기관을 열고 자연환경이 주는 오감의 자극을
적극적으로 느끼게 된다16)
지역명 위치 개소수
경기
포천 하늘아래 치유의 숲, 가
평 치유의 숲
2
강원 영월 망경대산 치유의 숲 1
충북
충주 계명산 치유의 숲, 영동
민주지산
2
전북 순창 용궐산 1
전남
장흥 편백숲, 화순 만연산, 광
양 백운산, 고흥 팔영산, 나주
치유의 숲, 강진 치유의 숲,
해남 Eco-Healing 단지, 완도
치유의 숲
8
경남
합천 오도산, 창원 편백, 함양
치유의 숲
3
제주 서귀포 1
합계 18
산림청이 2007년부터 추친하고 있는 치유의 숲
사업목적은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 고혈압 등 생
활습관성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유수단으로 산
림을 활용함으로서 국민건강 증진 및 심신함양
을 도모하는 것이다. 치유의 숲은 50ha(사유림
은 30ha) 이상의 면적에, 산림치유 체험시설과 운
동요법시설, 편의시설 및 위생시설 등을 조성하
며, 개소당 50∼100억원(국비, 지방비 비중 각각
50%)의 예산이 투자되고 있다. 전남 장흥을 시작
으로 지자체 치유의 숲은 2010년부터 2013년 3
월까지 18개소를 조성하고 있고, 강릉과 양평, 울
주군 등 3개소에 국립 치유의 숲을 추가로 조성
할 예정이다.
치유의 숲이 아니더라도 전국에 수많은 힐링타
운이나 힐링캠프, 암환자나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
으로 하는 에코힐링빌리지 또는 치유마을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힐링 공간이 공
출처: 산림청 내부자료.
표 1. 지자체 치유의 숲 조성 현황
28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컨텐츠는 일반적으로 자연
이 주는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아름다운 경관,
그리고 약초를 통해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게 함으
로써, 몸과 마을이 고달픈 현대인을 치유하고 위
로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를 테면, 체질검
사를 통한 침, 뜸, 처장 등 한방진료체험과 친환
경 약선음식과 기능성 식품체험이나 알레르기(아
토피) 클리닉센터 운영 등의 체험의료, 명상, 요
가, 아로마, 기(기)수련을 통한 심신치유, 전통한
옥, 황토집, 한방목욕 등 체험을 통한 숙박휴식 등
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국내 주류(酒類)기업 ㈜더맥키스 컴
퍼니는 ‘에코힐링’이라는 기업철학 하에 대전 계
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해 개방하고 매년 숲속 맨발
걷기 축제를 개최하여 큰 호응17)
을 받고 있는가 하
면, 일본의 아사히 맥주는 히로시마 현에 21.6㎢
면적의 아사히 숲을 조성하여 지역사회를 대상으
로 힐링형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코르
크 병마개 재료 확보와 수자원 보호, 온실가스 흡
수 등의 목적으로 숲을 조성했는데, 이후 지역주
민에게 개방하여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모토로 직
접 숲을 가꾸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위안을
갖게 하는 다양한 힐링행사를 개최하고 있다18)
.
도심 속의 작은 포켓공원과 사막의 오아시스,
치유의 숲은 분명 심적 이완의 장소라고 할 수 있
다. 하지만 이완을 실천에 옮길 것인지 지나칠 것
인지는 공간적 맥락이나 심신의 아픔 또는 상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을 계획과 설계
과정에서 반영하고자 한다면, 보통의 경험과 통
찰로는 오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제주 올
레길 이후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붐을 이뤘던
둘레길의 사례들은 사람과 자연의 치유를 염원했
지만 모두에게 치유는커녕 상처와 고통을 부추기
기도 한다.
이렇듯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힐링에 관한 한,
외과의 수술기법을 통한 응급조치는 가능해졌지
만 내과적 진단과 근치를 위한 노하우는 체계적으
로 축적되어 있지 않다. 육체적 장애를 가진 이를
위한 설계와 계획기법은 있을지언정, 심적인 고통
과 아픔을 치유하는 설계와 계획기법은 일반적이
지 않기 때문이다.
4. 힐링의 함의
힐링을 최근의 단기적 상황과 힐링산업의 관점
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힐링을 이
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힐링의 핵심은 근대에서 탈근대로 이전하는 과정
을 거치면서 어떻게 인간의 모습을 되찾아야 하는
가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성과 감성을 분리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통합적 인문주의와 관
련이 깊다. 근대에는 이성이 감성보다 우위에 있
었지만, 탈근대는 이성을 바탕으로 하되 감각과
몸에 많은 비중을 둔다. 그것이 곧 근대의 위기를
치유하는 길이기도 하다.
고도산업사회로의 압축성장을 거치면서 에너지
혁명을 통해 자연질서로부터 많이 이탈했고, ‘완
전한 자연의 힘’을 잊은 채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
거나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더욱
이 극심한 경쟁사회는 수많은 사람의 심신과 자연
을 훼손하게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경우에 따
라 낙오자로서 상실감에 빠져 쓸쓸히 지내거나 병
상에서 지내기도 한다. 우리는 늘 “열심히 하겠습
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같은 말을 입에 달
고 산다. 성공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스
스로를 채찍질하지만, 점점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17) ㈜더맥키스 컴퍼니(구 선양) 홈페이지(http://www.themackiss.co.kr/)
18) Asahi Group Holdings (2012), Summary of Asahi Group CSR Activities.
29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만 한다. 오히려 아마추어의 자세로 삶을 풍부하
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일본 홋카이도에서 정신장애인들이 ‘이익이 나
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설
립한 ‘베델의 집19)
’은 이러한 출발의 희망을 보여
준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과 영화로 만들고, 직
접 꾸민 카페 운영, 다시마 판매 등 여러 사업을 통
해 해마다 1억엔이 훌쩍 넘게 매출을 올리는 베델
의 집.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마
을을 위해,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기에 이
런 사업을 시작했다. 그저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
었기에 병이 있는 자신들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내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20)
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는 근대 서양문
명이 이분법을 통해 문화와 자연, 육체와 정신, 감
성과 이성을 구분한 덕택에 과학이나 학문에서 놀
라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그 정도가 지나
쳐 탈근대에 들어 사회적 힐링을 논의해야 할 상
황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의
극복은 진리에 대한 새로운 성찰에서 출발해야 하
며, ‘카리타스21)
’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모
든 것이 감성을 바탕으로 할 때 사회적 힐링을 성
취할 수 있는데, ‘나’를 주어로 하는 시대에서 ‘
우리’를 주어로 하는 시대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근대에서 탈근대로 가는 과정은 개인의 틀을 벗
어나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이 과
정에서 소규모 공동체인 신부족주의(neo-tribal-
ism)가 생겨난다. 자신의 틀에 갇혀 폐쇄적인 것
이 아니라 밖으로 열려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
패드 같은 통신수단은 개인적으로 사용되긴 하지
만, 결국 외부를 연결하는 수단이며 인터넷을 통
해 전 지구적 네트워크도 가능해졌다. 근대가 새
로운 과학기술로 자연에 관한 신비로움을 잊어버
린 시대였다면, 탈근대는 타인과 관계를 새롭게
맺으면서 자연의 신비를 되찾아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원해야 할 휴머니즘은 옛날식
의 인간 중심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이 어우러져
야 할 것 같다.
‘소비의 사회학’을 쓴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
리야르가 지적한 것처럼 마르크스적 소외 개념은
한계가 있다. 오늘날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이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소
외라는 관점에서 투쟁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더 나은 쪽으로 ‘적응’하는 것이 탈근대적인 해결
방법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별적인 모
든 나쁜 현상에 대하여 완전한 답을 찾는 것은 불
가능하며, 더 나은 방향의 개선책을 찾는 적응의
접근법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대하는 일반적 대처방식은 자연을 개
발과 통제의 수직적 관리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자
연 그대로의 존재와 변화를 인정하며 거기에 맞춰
가려는 순응 또는 적응의 지혜를 포함하고 있다.
5. 환경계획·설계의 힐링을
향한 새로운 도전
힐링(Healing)은 치유를 의미하며, 아픔과 상처
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힐링열풍의 원인을 경
제적 어려움이나 청년실업,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비관론의 확산 등을 볼 수 있지만, 저변에
는 1인 가구 확산과 고령화 진전 등으로 가족이
나 친구로부터의 일상적 배려와 위로에 대한 염
19) ‘베델의 집’은 ‘안심하고 농땡이 칠 수 있는 직장만들기’, ‘장소의 힘을 믿는다’, ‘약함을 동반자로’,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 ‘올라가는 인생에서 내려가는 인생으로’ 등과 같은 이념을 정하고 있음.
20) 쓰지 신이치, 김남희(2013).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문학동네.
21) Caritas는 사랑·자선을 뜻하는 Charity의 어원으로, 좁은 의미에서 자선, 남을 돕는다는 뜻이며 넓은 의미에서는 사랑
을 포함한 감성적인 것을 말함.
30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원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힐링에 대
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탐구와 접근은 뒤로 한
채, 다양한 힐링 상품과 서비스가 물밀 듯 출현
하고 있는 상황은 적잖은 부작용을 예상하게 하
는 부분이다.
힐링 열풍이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으로 전환되
기 위해서는 예방과 통합의 힐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22)
, 상품과 서비스, 공간의 공급 측면보
다는 이용하고 생활할 소비자의 내면을 심층적으
로 이해하고 맞춤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
하다. 소비자가 직면한 다양한 내적 갈등과 스트
레스를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삶을 질적으
로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둔 힐링 서비스가 필요하
다. 특히 생애주기별로 심리적 갈등이나 불만의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힐링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가 내 고향이구나 마치 어머니 품과 같이
느끼며 스스로 가장 편안한 곳은 그 사람이 살아
온 이력과 지닌 정신세계와 감성, 그가 속한 공동
체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마
찬가지로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 장소 역시
계획가와 설계자가 재현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닐
까 생각한다. 에스더 M. 스턴버그23)
는 신경과학
과 건축의 통합의학인 신경건축학이라고 새로운
영역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
더라도 한사람 한사람의 맞춤형 공간이 될 수는
없으며,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교집합의 공간을 점
진적으로 복원하고 만들어가는 정보의 일부가 아
닐까 생각해본다.
1) 힐링을 향한 관찰과 기법
힐링을 지향하는 환경계획과 설계는 뇌와 신체,
환경요소들에 영향을 끼치고 치유를 돕는 환경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학문의 개별분야는 상대 분야에게서 배우고, 다시
그 지식은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시행하는 초
석이 될 것이다. 월트 디즈니는 깜깜한 장소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자는
아이디어로부터 인간 지각과 행동의 다양한 측면
의 분석연구를 통해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마치
진짜 같고 마음을 끄는 세계가 만들어졌는데, 개
인적 선호의 극단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녀노
소 구분없이 연간 약 4천만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
의 디즈니랜드를 찾는다고 한다.
디즈니랜드 관람객들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각
각의 개별 공간은 서서히 다음 공간으로 디졸브24)
되는데,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 세계를 떠나 다
음 세계에 도착한다는 것을 천천히 의식하게 된
다. 디즈니의 ‘창안자(Imagineers)’들은 다가오
는 새로운 세계를 암시하는 신호들을 모든 감각을
통해 지각되도록 추가해가는 동시에 지나온 세계
의 신호들을 제거함으로써 그런 효과를 완성했다.
크로스 디졸브(한 장면이 다음 장면으로 천천히
교차하며 바뀌는 기법)가 얼마나 교묘하게 이루어
졌는지, 우리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주변이 바
뀐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다. 이 외에도 디즈니의
창안자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사람들의 행동을 이
끌어낼 방법을 구상해 냈다. 사람들의 뇌가 주변
환경에서 얻은 감각적 단서들을 받아들이는 방법
22) 강찬구 외(2013).
23) 에스더 M. 스턴버그(서영조 역, 2013).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더퀘스트.
24) 통상 비디오 편집에서 장면을 전환시킬 때는 페이드(fade)가 사용됨. 새로운 영상을 재생시킬 때 페이드인 하면 서서
히 영상이 나타나며, 그 영상을 종료시키려면 페이드아웃 해서 영상이 점점 소멸되도록 한다.그러나 디졸브(dissolve)
는 이2개의 효과를 동시에 수행해서 페이드아웃 하기 전의 화면이 없어짐과 동시에 페이드인 하는 다음 화면이 나타
나는 것같이 합성하는 것임.
31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환경논총 제5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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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논총 제53권

  • 1. HEALING 환경논총 Journal of Environmental Studies VOL 53 03/2014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ISSN 1226-9000 환경계획 설계를 통한 Healing 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 JES ·
  • 2. CONTENTS 이슈 :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정원의 회복탄력성-의료시설의 치유정원 기획 :“국민행복, 공간에게 길을 묻다.” 행복과 공간적 정의 국민행복의 공간인문사회학 신경건축학: 뇌에게‘행복의 공간’에 대해 묻다 공공공간 설계와 일상의 행복 녹색-건강 위상학 -그린을 통한 건강·행복 증진 여성의 삶을 지원하는 도시공간구조 Research Brief 서울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 2012-2016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취약성 실태와 기후변화 대응 과제 수도권의 범죄발생 패턴: 공간자기상관성의 발견 2014년 2월 환경대학원 석·박사 학위논문 목록 박사학위 논문 요지 석사학위 논문 목록 답사기 산악의 땅 네팔 답사기 Book Review 리씽킹 서울 [김경민·박재민 저] 김은정·김태환 4 조남건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5 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5 탁영란 [한양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35 최막중·김경민·장수은·이유미 89 [환경대학원 교수,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김경민·이혜인102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45 전상인 [환경대학원 교수] 52 이희연 [환경대학원 교수] 95 106 116 [환경대학원 원장,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대학원 교수, 환경대학원 교수] 이도원 [환경대학원 교수]119 윤순진 [환경대학원 교수]131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58 이석정 [환경대학원 교수] 63 성종상 [환경대학원 교수] 71 이선영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80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국토연구원 본부장]
  • 3.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정원의 회복탄력성 - 의료시설의 치유정원 최근 한국 사회는 웰빙, 건강, 치유, 행복 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볼 수 있는 건강 하게 장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주택, 녹지, 기반시설과 같은 물리적 환경 및 대기오 염 등도 개인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번 호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힐링에 대한 접근방법을 듣고자 한다. 이슈 환경계획 설계를 통한 HEALING ·
  • 4.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1) 바야흐로 건강과 웰빙의 시대다. 건강하고 행복 한 삶을 누리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 지고 있고, 정부의 정책기조도 국민행복과 건강 을 제고하기 위한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 만 실제 우리국민의 건강수준은 날로 악화되고 있 다.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 난 5년간(‘08~’12) 우리나라 국민의 걷기실천율 은 50.6%에서 40.8%로 감소하였고, 반대로 비만 율은 21.6%에서 24.1%로 2.5%p가 증가하였다. 같은기간 고혈압 및 당뇨병 평생의사진단 경험률 (30세 이상)은 각각 16.5%에서 18.6%로, 6.2%에 서 7.2%로 증가하였다(질병관리본부, 2013). 최근 다양한 연구들에서 도시환경이 심장질 환, 고혈압, 제2형 당뇨, 호흡기질환, 비만, 우울 증 등 각종 만성질환과 연관되어 있다고 논의하 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시계획 분야에서 지역주 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el- ly-Schwartz et al., 2004; Frank et al, 2006; Rundle et al, 2007; Sallis et al., 2009; Calson et al., 2012). 도시환경과 건강간의 메커니즘은 < 그림 1>에서 보는바와 같다. 도시환경은 개인의 행태(behavior)에 영향을 주어 신체적 활동을 촉 진시키거나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신체활동의 패 턴은 개인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 체적 활동 패턴과 건강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 환경의 특성으로는 도시의 스프롤화, 자동차 위주 의 통근통행 패턴, 보행자도로의 감소, 녹지 감소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Sesso et al., 1999; Steptoe and Feldman 2001). 우리나라에서도 도시환경과 건강과의 상관성 에 대한 연구가 나타나고는 있으나(김은정·강민 규, 2011a; 2011b; 이경환·안건혁, 2007; 2008), 김은정(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태환(국토연구원 본부장) 1) 이 글은 국토연구원에서 수행했던 “100세 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 방향과 과제(2011)”와 함께 사례분석연구로 수행했던 “한국의 건강장수도시 사례분석 연구(2012)”, “사례로 본 우리나라 건강장수도시의 특성과 시사점(2013)”의 원고 일부를 발췌하여 수정·활용하였음. 1. 서론 4
  • 5.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아직까지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못하다. 또 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건강도시’사업이 추진되 고 있으나, 대부분은 보건학적 접근에 한정되어 있고, 도시계획과의 연계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 이다. 이에 이 글은 건강과 행복이 중요해지는 시 대적 여건에 대응하여 우리의 국토와 도시정책이 나아가야할 목표와 방향, 정책과제들을 도출하고 자 한다. 이와 함께 현재 건강한 도시만들기를 위 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추진중인 사례들을 살펴봄 으로써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 시정책의 목표 건강행복시대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에 참 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 표 달성을 위해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시정 책은 국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조 성,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설 정비 및 확충,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시설 제공, 그리고 다양 한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즉, 건강행복시대의 국토 및 도시 정책의 비전인 “건강하고 활력 있는 국토 조성”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목표로서 건강(돌봄), 안전(배 려), 참여(일자리), 쾌적한 환경 조성(여가)을 설정 할 수 있다.2) 실천목표별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돌봄)은 건강한 생활의 영위로 서 질병 예방, 적당한 운동과 쉴 수 있는 공간, 환 경의 질(공기, 물 등) 제고 등을 통한 건강한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둘째, 안전(배려)은 안전 한 도시 및 안정된 주거 여건 조성으로서 주거환 경 개선, 노인계층을 위한 다양한 시설, 경노시설 및 재가 노인 지원, 각박한 사회 및 독거생활에 대 응한 공동체 회복 및 적응 프로그램 발굴 등을 포 함한다. 셋째, 참여(일자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일 반인 뿐 아니라 고령계층을 위한 적당한 일자리와 여유있는 시간을 활용한 사회활동 참여를 포함한 다. 마지막으로 쾌적한 환경(여가)은 즐거운 삶을 보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의 제공으로서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 여건 개선, 쾌적한 환경 조성(녹지 확 충), 여가활동 기회 제공(접근성, 시설, 프로그램 등)을 포함할 수 있다. 2) 이는 100세 시대의 목표로서 건강한 삶, 안정된 삶, 풍요로운 삶 및 일하는 삶을 제시하고 있는 이수영(2011)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그림 1> 도시환경과 신체활동, 건강과의 관계 출처: Frank, et al., 2009. 5
  • 6.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3. 건강행복시대 국토 및 도시 정책의 방향과 과제 1) 방향성 설정과 정책과제 도출 건강행복시대의 목표 그리고 각 분야별 추진방 향을 고려하여 3개 분야별 정책과제를 선정하였 다. 그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과제들을 열거하고 그 가운데 단기에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 에 두고 현실적으로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것을 중 심으로 선별하였다. 정책과제는 건강행복시대의 4대 추진목표와 3개 분야를 고려하여 <표 1>와 같은 정책과제(4×3) 매트릭스를 작성하였다. 위 에서 설정한 4대 추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공 간계획에서 다루어야 하는 분야로 도시 및 지역 정주, 주거, 교통 부문으로 구분하여 건강행복시 대의 국토 및 도시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로 한다. 2) 분야별 국토 및 도시정책 방향과 과제 ■도시 및 지역정주 분야 건강행복시대의 도시는 모든 사람이 쾌적한 환 경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 가는 도시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핵 심 주제를 고려한 정책 추진을 실시해야 한다. 첫 째, 쾌적한 도시이다. 소음이나 진동, 대기오염 수 준이 낮아 사람이 살아가기에 쾌적한 도시를 조성 해야 한다. 둘째, 건강한 도시이다. 시민이 건강하 고, 도시 자체가 건강한 도시여야 한다. 모든 시민 이 아프기 전에 예방하고, 아픈 사람은 적절한 치 료를 용이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 시스템이 관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 누구나 휴식하고 운동 할 수 있는 활동 친화적 시설이 다양하게 구 비되어야 한다. 셋째, 안전한 도시이다. 모든 시민 이 범죄와 사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이다. 특 히 아이와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CCTV 등 방범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고, 아이와 여성, 노인들이 이동이 쉬운 배리어프리 디자인 도입, 교통사고로 부터 안전한 교통안전시설 설치 등도 추진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재해로부터 안전한 방재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 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사는 도시이다.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이 없고, 모든 시민이 조화롭 게 더불어 사는 도시여야 한다. 보육 도우미 서비 스, 어린이집, 방과 후 교실 등 보육 인프라의 충 분한 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노인들의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노인복지관, 노인 일자리 사업(봉 사활동 포함) 등의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 한, 장애인의 사회참여 및 일자리 제공을 위한 공 동작업장,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등의 지원 시스 템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2> 건강행복시대의 도시계획적 정책과제 도출 프로세스 6
  • 7.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 주거분야 주거부문의 정책추진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쾌적하고 부담 가능하며 독립적인 주 거생활을 영위하도록, 고령계층이 안전하고 편안 한 주택 및 주거환경을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누 리면서,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공동체 및 가족과의 연대감 증대를 통해 고령계층의 요 구에 부합하는 주거서비스를 보다 충실히 제공하 고, 세대간 교류를 확대하도록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력증진을 통한 정 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거 및 복지 정책 을 연계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되, 민관협력을 통해 정책을 수행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 해야 할 것이다. ■ 교통분야 건강행복시대의 교통정책의 방향은 ‘부담 가능 한 비용지불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간 중심의(안전하고) 친환경적인(건강한) 교통인프 라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활력있는 사회 도모 (사회활동 참여를 지원하는)를 위한 교통환경 조 성’으로 설정하였다. 첫째, ‘부담 가능한(afford- able) 교통’이란 고령층 및 저소득층이 직장, 병 원 등 생활에 필요한 통행을 하는데 있어서 부담 할 수 있는 수준의 비용지불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인 간중심의(안전한) 교통’이란 교통사고로부터 안 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 으로부터 어린이 및 고령자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보행자를 보호 할 수 있는 정책(교통정온화, 어린 이보호구역 등)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친환경적인(건강한) 교통’이란 대기오염 및 에너 지소비 등이 낮은 쾌적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것 을 의미한다. 이를 위하여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 의 생활교통 정비가 필요하며, 하이브리드카, 전 기자동차, 모노레일 등 친환경 교통수단의 개발 구분 도시·지역정주 주거 교통 건강 (돌봄) - 청소년 등 활동 촉진형 체육· 문화시설 설치 - 도시텃밭 조성 - 걷는 길 조성·치유시설 - 선진형 의료복지시스템 (취약계층, 취약지역 포괄) - 건강영항평가 - 건강도시 인증제 - 재가서비스 공급 - 다양한 고령자 주택 (1-2인 가구 증대) 공급 - 걷는 길 조성, 친환경 건강주택(아토피) - 보행중심의 생활교통 정비 -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접근성, 편의성 등) - 친환경교통수단 (하이브리드카, 전기자 동차, 모노레일 등) 개발 및 보급 확대 안전 (배려) - 무장애 디자인 - 방재 강화(모니터링) - 보육시설(여성건강·노인건강· 고령인구 부양필요) 확대 - 고령자를 배려한 주택 개조 (디자인, 필수시설, 개조필 요, 유지관리) - 고령자 생활 배려를 위한 전용주택 공급 확대 - 교통정온화 대책 (노인보호구역, 어린이 보호구역, 30km/h 죤 등) 확대 - 대중교통 무장애화 - 안전한 운전환경 조성 (도로정비 및 교통·면허제도 개선) - 차량 및 인프라의 지능화 참여 (일자리, 봉사) - 재택 케어(사회서비스 일자리) - 문화해설사·숲해설·향토해설· 도시해설사 확대 - 커뮤니티 활동참여 - 재가관련 일자리(노노케어) - 교통안전관련 자원봉사 확대 - 특별교통수단 자원봉사 확대 쾌적한 환경 (여가) - 도시숲 조성 - 도시공원 면적 확충 - 수변공간 조성 - 녹지네트워크 구축 - 농촌정주 여건 개선 - 건강을 위한 텃밭 및 집주 변 걷는 길 조성 - 세대통합 커뮤니티 - 편의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 제고 환경 조성 - 특별 교통수단 도입 - 노인을 위한 주차 공간 마련 표 1. 건강행복시대에 대응한 실천목표와 분야별 추진과제 매트릭스 7
  • 8.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및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 넷째, ‘활력있는 사회를 도모하는 교통’이란 고령층 등 교통약자들의 사회 활동 참여를 지원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구축하여 활력있는 사회형성에 기여하는 것이다. 2) 추진과제별 주요 실천사례 <표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건강한 국토와 도 시를 만들기 위한 추진과제들은 새로울 것이 없 다. 이미 다른 계획적 접근에서 또는 복지적 차원 에서 부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대다수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과제들은 시 민의 건강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재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절에서는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추진중 인 관련 실천사례들을 찾아보고 특성을 분석하여 향후 타 지자체 또는 국가정책에서 벤치마킹 할 요소들을 발굴하고자 하였다. ■ 도시 및 지역정주 부문 도시 및 지역정주 부문에서 건강한 도시와 지역 을 만들기 위한 과제로는 주로 도시숲 조성, 도시 텃밭 조성, 체육시설 확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 는 관련 제도의 마련 등이다. 우선 현대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질환, 성인병의 예방 및 치유, 도 시 내 열섬방지, 미세먼지 등 공기정화를 위해 건 강인프라로서 도시숲 조성이 필요하다. 급격한 산 업화 및 도시화로 인한 소음과 대기오염 등은 현 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며, 미세먼지나 대 기오염에 의한 각종 질환으로 상당한 수준의 경제 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 시는 2003년~2010년 동안 학교공원화(열린교정 푸른숲 조성)사업을 통해 73개 학교에 학교숲을 조성하였고,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가양복개천 등 62개소에 쌈지공원 형식의 시민휴식형 도시숲 을 조성하였다. 원주시의 경우는 초기이긴 하나 모델 학교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청곡근 린공원 도시숲3) 조성사업을 추진하였다. 한편 고 양시는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주민을 위한 건 강휴식공간 조성한 사례이다. 고양시와 한국철도 시설공단이 2011년 철도 유휴부지 사용 및 공공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통해 고양시 일대 50만㎡의 철도 유휴부지를 주민 휴식공간으로 탈 바꿈시킨 것이다. 일산서구 탄현동 238-1번지 일 원(5,180㎡)의 탄현 큰마을 앞 완충녹지 조성, 일 산서구 일산동 2123번지(728㎡) 철도부지 공원화 사업 등이 완료되었고 추가로 일산역-삼정건널목 구간 완충녹지 조성사업, 철도 유휴부지 생태네트 워크 구축사업, 원릉역 도시숲 조성사업 등도 추 진하여 주민을 위한 더 많은 휴식공간 마련을 위 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 시민의 건강과 참여기회의 확대를 위한 도시텃밭 만들기 사업이다. 시민들, 특히 노인의 여가활동 및 소일거리를 위한 생산적 공간이 부족 하고, 구성원간의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동구는 도시민에게 쾌적한 녹색공 간 제공과 소일거리 및 정서순화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인 도시 텃밭 정책을 추진하였다. 처음 225구좌로 시작한 텃밭은 2011년 1,600구좌로 증가하였으며, 2012 년에는 2,300구좌의 증설을 목표로 했다. 텃논을 포함한 텃밭은 모두 14개소, 6만 4,941㎡를 보유 하고 있다. 2011년 11월 1일에는 ‘도시농업기반 조성반’을 신설하여 도시농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와 협약을 맺어 친환경농법 교육을 통한 저변확대 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텃 3) 청곡근린공원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둘러싼 인구밀집지역으로 인근에 위치한 백간공원과 연계하여 활용 도가 높음. 청곡근린공원 바로 옆에 봉화산이 자리하고 있어 공원과 연계하여 시민들을 위한 여가선용과 심신단련의 장 으로 활용가치가 높음. 연중 숲 생태체험 교실을 운영함으로써 시민의 체험 및 여가공간으로서 활용됨. 8
  • 9.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원주시 교통초교 학교숲 조성 전·후 원주시 청곡근린공원 도시숲 조성 전·후 고양시 탄현 큰마을 앞 완충녹지 조성 전·후 고양시 삼정건널목 앞 철도부지 공원화사업 전·후 밭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방치된 국공유지를 텃밭 으로 조성하여 환경개선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 강동구는 2020년 1인 1텃밭 조성을 목표로 다 양한 정책과 주민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011년 부터 매년 친환경도시농업축제와 도시농부 한마 당을 개최하여 주민들에게 텃밭의 의미를 알리고 참여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주민들이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체험농장 운영, 친환경농업을 위한 토 종종자 증식농장 운영과 자연퇴비 자원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도시영농이 본격화되면 재배한 농 작물의 직거래를 위한 시설과 공간이 필요해진다. 이를 감안하여 로컬푸드 시스템을 마련하고 판매 를 위한 도시농업지원센터를 건립 중이다(2012년 12월 완공 예정). 그 외에도 방치된 땅을 생태논으 로 조성하여 초등학생과 주민을 위한 논 체험장을 조성하였고, 텃밭을 농업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도 시농업공원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출처: 원주시 및 고양시 내부자료 <그림 3> 원주시와 고양시의 도시숲 조성 사례 출처: 강동구 내부자료 <그림 4> 강동구 도시텃밭 9
  • 10.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4) 2010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542만명(2010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인구분야)). 5) 주요시설 및 현황 : 노인복지관(1일 평균 400여명 이용), 노인요양시설(118명 정원 중 111명 입소), 장애인종합복지관 (1일 평균 300명 이용), 노인요양병원(132명 입원중), 한방찜질방, 장애인보호작업장(정원 40명, 조미김 생산), 고령자 용 국민임대주택(107세대, 2011년 11월 현재 100% 분양됨), 야외공연장, 공동농장, 노인건강체육시설(게이트볼장, 파 크골프장), 생태하천, 녹색복지공간(목교, 교목, 관목, 초화류, 산책로 시설). 셋째, 건강한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체육시설 확충이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최고의 이 슈로 대두된 여건에서,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의 공급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 다. 대표적인 사례로 원주시는 원주천 주변을 자 연친화적 건강공원으로 조성하고, 쓰레기 매립장 을 생활체육공원으로 환원하는 사업 등도 추진하 면서 건강인프라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건강인프 라 확충을 위한 사업에는 건강관리와 의료·체육시 설 및 문화시설이 집적된 헬스파크 단지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 헬스파크 단지에는 종합운동장, 원주따뚜 공연장, 원주국민체육센터, 원주엘리트 체육관이 집적되어 있는데, 이 중 원주국민체육센 터에서는 수영장, 헬스장, 다목적 체육관, X-게임 장 등이 설치되어 시민을 위한 생활체육활동의 중 심 역할을 하고 있다. ■ 주거 부문 주거분야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야 할 과제로는 고령자 전용주택 공급 확대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 법·제도적 근거하의 고령자전용주거시설의 입 소정원은 전체 노인인구4) 의 0.32%(2010)에 불과 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기존의 고령자전용주택 외에도 서비스결합주택, 첨단 의료주택, 일자리 와 연계된 노인전용주거시설 등 고령자의 복지 수 준을 증대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 이 필요하다. 서천군의 경우 노인들이 주거에서부터 의료, 요 양, 문화․경제활동 등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한 곳 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들의 단지화를 추 진하여 서천 어메니티 복지마을5) 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군정만족도 주민 여론조사(2009.9) 결과, 만족도는 43.0%로 최근 서천군이 가장 잘한 일 로 평가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고령자 복합단지 사례로서 각계각층에서 벤치마킹되고 있다. 또한 농촌지역의 열악한 복지환경을 극복하고 고령자 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단지 내 복지시설에 200여명의 종사자를 채용하여 지역주민의 고용창출 효과도 지니고 있 다. 이 외에도 고령자를 위한 주택개조사업, 재 가복지서비스의 체계적 지원 등으로 확대될 필요 가 높다.<그림 5> 텃논 조성 이전과 이후의 모습 출처: 필자 촬영 10
  • 11.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 교통 부문 교통부문에서는 보행 및 자전거교통 환경 정비,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 등의 사업이 필수적이다. 원주시는 보행자와 운전자 모 두 건강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차도의 일부를 보 행자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 내 중심의 가장 분주한 도로를 보행자전용거리로 개편하고, 주변의 왕복 4차선 두 개 도로를 편도 3 차선으로 줄여 이 중 1차로를 보행자도로로 전환 하였다. 또 도로 양쪽 보도의 폭을 넓혀 보행환경 을 개선하고 도시미관도 함께 개선하는 사업을 추 진하고 있다6) . 이와 함께, 시민의 신체활동 촉진 을 위한 것으로 원주천변 걷기 및 자전거도로 조 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의 건강체육 증진 과 자전거 이용활성화를 위하여 현재 원주천변 양 안에 명품 코스를 조성 중인데, 걷기 산책로 및 자 전거도로 코스를 분리하여 이용효율을 높이고 이 용자 간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 에 원주천 주변을 자연친화적 건강공원으로 조성 하고, 쓰레기 매립장을 생활체육공원으로 환원하 는 사업 등도 추진하면서 건강인프라 확충에 매 진하고 있다. 한편 창원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공공자전거 ‘누 비자’를 도입하여 시민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한 사례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개년 계획 인 누비자 사업계획은 총사업비 180억 원을 투자 하여 터미널 280개소와 공공자전거인 누비자 6천 대를 도입하는 계획으로, 2012년 1월 현재 터미널 (무인대여소) 230개소와 자전거 4천 대를 운영하 고 있다. 회원 수는 회원가입 가능연령인 만 15세 이상 인구 88만 명의 16.7%인 14만 7천 명으로 1 일 평균 2만 회 이용과 1대당 8회의 높은 회전율 을 보이고 있다. 또한 창원시는 자전거 타기 편리 한 기반조성을 위해 자전거도로 연계성 확보와 도 로다이어트, 자전거 문화센터 운영 등을 통해 공 영자전거 시스템 구축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전거 연계성 확보를 위한 자전거 인프라로 186개 노선 472.2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확충했으며, 이 중 자전거전용도로는 18개 노선 100.8km를 조성 했다. 도로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대방로 4.3km 에서 기존 1개 차로를 축소한 후 자전거 전용도로 를 양측에서 2m씩 확보했다. 또한 자전거 문화센 터를 설치하여 자전거 홍보관과 강의장, 주행교육 장, 자전거 정비소, 자전거 전시관 등을 운영하면 서 전국 최초의 자전거 관련 교육·홍보·체험을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6) 이 중 1개 도로(원일로)는 2012년 6월 말 준공하였음. 노인요양병원 노인요양원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그림 6>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 시설 및 주요 활동모습 출처: 서천에머니티복지마을 홈페이지(http://www.scbokjitown.or.kr/) 11
  • 12.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창원시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 인프라 대방로 도로 다이어트 추진 사업 전·후 누비자운영센터 내 설치된 누비자 상황판 누비자를 즐기는 시민들 7) http://www.cdc.gov/healthyplaces/toolkit/healthy_community_design_checklist.pdf에서 발췌하였음. 4. 결론 이 글은 건강과 웰빙이 중요시되는 ‘건강행복시 대’에 대응하여 국토 및 도시계획적 차원의 목표 와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과제를 도출하였다. 또 한 건강행복시대를 위한 국토 및 도시정책 수립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도시 및 지역정 주, 주거 및 교통분야에서 향후 추진할 과제에 대 한 정책적 대안을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세부 추진 정책들을 선별하여 제시하였 다. 도시, 주거, 교통 등 분야별 접근을 통해 전 국 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 과제를 제시하였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더불 어 건강행복시대를 지향하는 지자체의 정책추진 의 모습들도 살펴보았다. 도시민이 쉴 수 있는 공 간으로서 도시숲과 도시텃밭을 조성하고, 생활속 에서 활동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체육시설 공 급에도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보행 및 대중교통 환경 여건을 개선시킴으로써 생활속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시책들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고령화시대를 대비하여 노인들이 건 강하게 거주하고, 서로 돌보는 고령자 주거단지 조성과 운영에 대한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 그리고 얼 마나 건강하게 살 것인지를 결정한다(your ad- dress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how long you live and how healthy you are)”라고 말한다7) . 우리의 도시환경이 우리의 건강에 직간 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제 국토 및 도 시계획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할 시기이다. 거주 하고 일하는 공간으로서 여겨지던 우리 국토와 도 시를 이제는 국민 누구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향유하는 복지인프라로 인식하고, 이에 적합한 공 간정책들을 발굴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림 7> 창원시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인프라와 누비자를 즐기는 시민들 출처: 필자 촬영 12
  • 13.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참고문헌> 김은정·강민규, 2011a, “공간회귀모형을 활용한 도시환경이 지역사회 비만도와 자가건강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토연구, 68, 85-98. 안양. 김은정·강민규, 2011b, “도시환경과 개인특성이 지역주민의 건강수준에 미치는 영향”, 지역연구, 27(3), 27-42, 서울. 김은정·김태환·강미나·양진홍·변필성·이미영·김준기·하수정·박초롱, 2013, 사례로 본 우리나라 건강장수도시의 특성과 시사점, 안양: 국토연구원. 김은정·김태환·최영국·권영섭·차미숙·임영태·김재욱, 2012, 한국의 건강장수도시 사례분석 연구, 안양: 국토연 구원. 이경환·안건혁, 2007, “커뮤니티의 물리적 환경이 지역 주민의 보행시간에 미치는 영향”, 국토계획, 42(6), 105- 118, 서울. 이경환·안건혁, 2008, “근린환경이 지역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국토계획, 43(3), 249-261, 서울. 이수영, 2011, “100세 시대 도래의 시사점과 정책방향”. 100세 시대 종합 컨퍼런스 발표 자료집: 역동적인 100세 사회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서울: 기획재정부. 질병관리본부. 2013. 4. “2008-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조사개요 및 주요 결과”, 충북: 질병관리본부. 최영국·김은정·김혜승·김준기·박정은, 2011, 100세 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 방향과 과제, 안양: 국토연 구원. Calson, C., Aytur, S., Gardner, K. and Rogers, S., 2012, “Complexity in built environment, health, and destination walking: a neighborhood-scale analysis”, Journal of Urban Health, 89(2), 270-284. Frank, L.D., Sallis, J.F., Conway, T.L., Chapman, J.E., Saelens, B.E. and Bachman, W., 2006, “Many path- ways from land use to health: associations between neighborhood walkability and active transpor- tation, body mass index, and air quality”, Journal of theAmerican PlanningAssociation, 72(1), 75-87. Frank, L.D., Winters, M., Patterson, B. and Craig, C.L., 2009, Promoting Physical Activity through Healthy Community Design. Vancouver: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accessed from http://atl.sites. olt.ubc.ca/files/2011/07/VanFdnStudy.pdf Kelly-Schwartz, A.C., Stockard, J., Doyle, S. and Schlossberg, M., 2004, “Is sprawl unhealthy?: a mul- tilevel analysis of the relationship of metropolitan sprawl to the health of individuals”, Journal of Planning Education and Research, 24, 184-196. Rundle, A., Diez-Roux, A.V., Freeman, L.M, Miller, D., Neckerman, K.M. and Weiss, C.C., 2007, “The urban built environment and obesity in New York City: A multilevel analysis”, American Journal of Health Promotion, 21(4), 326-334. Sallis, J.F., Saelens, B.E., Frank, L.D., Conway, T.L., Slymen, D.J., Cain, K.L., Chapman, J.E. and Kerr, J., 2009, “Neighborhood built environment and income: Examining multiple health outcomes”, Social Science & Medicine, 68, 1285-1293. Sesso, H. D., Paffenbarger, R.S., Ha, T. and Lee I.M., 1999. “Physical activity and cardiovascular disease risk in middle-aged and older women.”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150, 408-416. 13
  • 14.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건강행복시대를 대비한 국토 및 도시정책의 과제와 방향 Steptoe, A. and Feldman, P. J. 2001. “Neighborhood problems as sources of chronic stress: development of a measure of neighborhood problems, and associations with socioeconomic status and health.” Annal of Behavioral Medicine, 23(3), 177-185. Swinburn, B., et al. 1999. “Dissecting obesogenic environments: the development and application of a framework for identifying and prioritizing environmental interventions for obesity”, Preventive Medicine 29, 563-570. CDC. http://www.cdc.gov/healthyplaces/toolkit/healthy_community_design_checklist.pdf 14
  • 15.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 머리글 2012년 통계청의 e-나라지표에 의하면, 우리나 라 사람의 평균적인 기대여명이 81.4세로 2001년 75.6세에서 약 6세가 늘어났다. 기대여명이 늘어 나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된 관심이 건강 과 장수이며, 여기에 힐링이 덧붙여졌다. 매스컴 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만나는 어느 곳에서도 힐링 을 이야기하고 있다. 힐링의 사전적 의미는‘상처 받거나 다친 부위가 원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1) 그렇다면 지금 사람들은 그동안 무엇인가에 스트 레스를 받거나 상처를 입어왔다는 것이고,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환경은 어떤 면 에서 보면 모두 상처받기 쉬운 여건을 만들어 놓 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통만 놓고 보아도 그렇 다. 교통없이 일상생활이 유지되기 힘들지만, 교 통으로 인한 부작용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 를 주었고, 그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교통사고, 교통공해, 교통혼잡과 같은 부작용은 모두 자동차 사회가 야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고, 우리는 현대적인 도시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부작 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의 발달이 현대화를 가능하게 하였고, 국부 를 축적시키고,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였지 만, 승용차의 보급증대로 인한 상처는 그것을 야 기한 본인은 물론이고 불특정 다수에게도 전가되 어 사회적 비용을 부담시키게 되었다. 교통의 폐 해는 보행자나 운전자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부상을 야기하는 것 외에도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기후변화라는 공동해결의 필요성이 논의되는 것 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승용차를 중심으로 이용하는 교통여건은 과체중 혹은 비만이라는 부 산물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부작용이 우리에게 안 겨준 상처라면 상처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교통계획이나 교통정책이 이러한 부작용을 줄여주거나 치유해 줄 수는 없을까? 이 글은 교통으로 야기되는 부작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 조남건 (국토연구원 국토인프라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1) Longman Advanced American Dictionary, 2007, 15
  • 16.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6 용을 예방하여 회피하거나 치유하면서,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친화적인 교통계획이 나 정책을 중심으로 보고자 한다. 2. 교통과 힐링 1) 교통자체의 힐링 기능 ■ 옥시톡신을 생성하는 보행 보행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갖고 있다. 보행은 인간의 기본적인 교통활동인데, 이 보행활동 자체 가 인간을 힐링시켜 준다니 다행이다. 보행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적인 활동은 사람의 뇌를 자극하게 되는데, 뇌 속에서 옥시토신(oxytocin)2) 이라는 물질을 생성하여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것 이다. Kerstin 박사는 옥시토신의 주 기능에 대해, 여 성에게 있어서 수유 및 출산의 긴요한 요소이며, 모든 포유동물에게는 걱정, 불안을 덜어주고, 오 르가즘을 느낄 수 있도록 뇌의 사회통제센터를 도 와준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혈압을 낮추고 두뇌의 스트레스 관련 반응을 감소시키고, 전반적인 건강 및 힐링을 도와준다. 특히 흥미롭게도 친절 및 신 뢰처럼 긍정적인 사회적 활동을 증진시키는 역할 을 한다.3) 그러므로 아무리 적은 시간의 야외 신체활동이 라도 높은 자기만족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 가 있고, 특히 수변 가까운 곳에서의 신체활동이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Jo Barton 등은 정부관계자들이 걷기와 자건거타기 및 수영 등의 야외활동을 정기적인 일상생활이 가 능하도록 도시를 설계하여 사회적 접촉을 강화시 키는 것이 정부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주 장하고 있다4) (Tumlin, 2013 재인용). 따라서 걷기 편하고 자전거타기 좋은 교통환경 을 설계하여 적용하는 것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므로, 힐링에 기여하는 기본요소 라고 볼 수 있다. ■ 사회적 소외감을 치유하는 이동 1948년 유엔에서 제정된 인권헌장에 의하면 이 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미국 교통성 고속도로청 의 통행조사(FHWA, 1999)에서는 개인통행 부문 에서 연령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면서‘이동 자체가 외로움을 고쳐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5) 즉, 보행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적 활동에 의 한 이동 외에도 차량에 의한 이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애가 있어서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보행 이외에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는 사람들에게 차량에 의한 이동 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주 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노화되어 마땅한 이동수 단이 없는 고령자에게도 외출 그 자체가 살아있 는 기쁨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는 가 치를 느끼는 중대한 일이 된다. 외출의 기회가 없 는 사람들에게‘외출’그 자체가 힐링의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지자체나 사회봉사단체들이 정기적으로 이런‘ 2) 에스더 M. 스턴버그(서영조 역, 2013).옥시토신은 주로 신체접촉, 섹스, 수유 등에서 많이 생성되며, 걷기, 자전거 타기 및 수영 등의 신체활동에서도 만들어짐(Jeffrey Tumlin, 2013, 32쪽). 3) Kerstin Uvnas Moberg, The Oxytocin Factor; Tapping the Hormons of Calm, Love, and Healing (Da Capo Press, 2003)을 Tumlin 32쪽 재인용. 4) 원문 출처 : J. Barton and J. Pretty “What is the best does of nature and Green Exercise for Improving Mental Health? A Multi-Study Analysis,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2010), doi:10.1021/es903183r 5) 원문은 “Mobility can help cure isolation”임. FHWA(1999). 16
  • 17.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7 이동권이 취약한’분들에게 외출하는 기회를 제공 하는 것은 바로 교통복지활동의 하나가 되는 것이 고, 답답한 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치유와 행복을 안겨드리는 일이므로 진정한 힐링이라고 볼 수 있 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교통활동 자체가 고령자 혹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삶의 질 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일상생활의 힐링에 기 여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자폐증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려운 장애의 한 유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 에 어려움을 갖고 있고, 상식적으로 통하지 못하 는 면이 있다. 그런데, 자폐아들에게 교통박물관 견학이 사회성을 길러주고, 치유의 가능성을 줄 수 있다고 한다(Haughney, 2011). 특수한 상황 이기는 하나, 교통수단의 움직임 관찰이나 교통 박물관의 활동이 자폐아들의 치료에 기여하고 있 음은 교통이 갖고 있는 힐링 역할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 교통의 부정적 영향 ■ 교통사고 교통의 발달로 경제가 발전하고,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다양 하고 심각하다. 교통사고는 인명의 손실을 가져오 는데, 우리나라도 한 해에 약 5천여 명이 사망하 고 있다. 과거에 한해 1만 명 이상이 사망하던 때 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었지만 교통사고 피해정도 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 중 보행자와 자전거이용 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6) (도로교통공단 홈페이 지). 특히, 자전거 이용이 장려된 후 자전거 관련 사망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이 65%나 되는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OECD/ITF 2013).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교 통활동으로 인해 인명을 손상하는 결과를 가져온 다는 것은 치명적인 교통시스템의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힐링과 연관이 높은 보행자나 자전 거 사망자가 높다는 것은 그들이 이용하는 공간 에 안전이 우선시되는 공간계획과 설계가 필요함 을 시사해준다. ■ 교통공해 년 초에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로 인해 미세먼 지 농도가 심해져 정부가 국민의 외출을 삼가 해 달라는 요청을 할 정도였는데, 실제로 디젤을 연 료로 사용하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우 리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차량에 의한 배출 가스는 온실가스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아황 산가스, 아질산가스를 동반하고 있다. 배출가스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의 주원인이기도 하다. 또한 교통에 의한 소음, 진동 등도 건강을 위해하는데, 큰 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이로 인한 영향을 많 이 받는 편이다. 소음에 의한 피해는 도로교통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항공기 이착륙에 의한 영향도 큰 편인데, 저소득층이 소음에 많이 노출되는 편 이라고 한다(김태환, 김은정 외, 2014). 한편, 소 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국소빈혈의 심장병을 일으켜 어린이에게 인지장애를 주고 수면을 방해 한다(WHO 2011, OECD/ITF 2013 재인용). 6) 2012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5,392명 중 보행자 2,027명과 자전거 이용자 286명 등 43%를 차지함(도로교통공단의 경찰 DB 참고). 17
  • 18.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8 ■ 건강장애 교통수단의 발달이 가져온 도시의 외연적 확산 은 점점 더 승용차에 의존적인 도시구조를 고착화 시켰다. 직주근접이 어려운 여건에서 교통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이 연계되지 않아 통행을 증가시키 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교통여건 이 초래한 부작용의 하나가 건강장애이다. 신체적인 활동을 기피하는 승용차 중심의 생 활은 서서히 과체중 또는 비만인구의 증가를 가 져왔다. 성인 인구 중 비만비율이 미국 32~36%, OECD 평균 16~18%인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4% 수준으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10~19세 청소 년 층에서는 과체중 비율이 24%로 높은 편이다 (Sassi, 2010). 과체중이나 비만이 유발된 원인으 로 과영양을 들 수 있겠지만, 운동부족도 큰 원인 이다. 특히 신체적 활동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교통환경에도 그 책임의 일부가 있다. 어린이들의 등굣길도 마땅히 걸어서 가야 할 것 이지만, 가끔 발생하는 어린이 유괴 및 추행사건 등으로 인해 부모들이 과보호가 겹쳐서 짧은 등굣 길도 승용차를 태워서 가는 것도 이러한 어린이 의 비만이나 과체중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운동부족은 결과적으로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발병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WHO 2011, Bull 2004 등, OECD/ITF 2013 재인용). 비만은 매년 280만명의 사망에 관련되 고, 신체적인 비활동은 추가적으로 매년 320만명 의 사망과 관련된다고 추정되고 있으므로(de Na- zelle et. al 2011, OECD/ITF 2013 재인용), 비만 이나 과체중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예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1)은 국가별 비만율과 대중교통 및 비동력수단 이 용자 비율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반비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 교통혼잡 도로상에 차량이 증가하면서 항상 일어나는 문 제는 교통체증이다. 체증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운전자도 승객도 짜증이 늘어나고, 심리적인 상태가 악화되며, 도로상에서‘폭력(road rage)’ 이 발생하여 난폭운전을 야기하고, 심할 때는 충 돌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불량한 교통시스 템이 야기하는 상처라고 할 수 있는데, 차량과 차 량 간에 소통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운전자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로와 같은 익명성이 높은 곳에서 운전자들끼리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자기의 의사를 나타내려는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 다(김민주·송희령 2009). 대중교통수단의 차내 혼잡도 건강한 인간생활 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정원을 훨씬 넘는 버스와 전철 내에서 남녀노소가 뒤섞여 차량의 흔들림에 견디면서 이동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하는 성추행은 더욱더 대중교<그림 1> 국가별 비만율과 대중교통 및 비동력수단 이용율의 관계 6) 2012년도 교통사고 사망자 5,392명 중 보행자 2,027명과 자전거 이용자 286명 등 43%를 차지함(도로교통공단의 경찰 DB 참고). 7) 지하철에서 발생한 추행관련 건수는 2010년 976건, 2011년 923건, 2012년 471건 등으로 감소추세에 있음(국가통계포 탈 http://kosis.kr, 경찰청 DB 참조). 18
  • 19.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9 통이용자들에게 상처를 준다.7) 지하철은 차량내 의 극심한 혼잡으로 인해 지옥철로 폄하되기도 한 다. 2012년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최고 혼잡도 수 준은 196%에 달한다. 차량내 적정 수준보다 두 배 가까이 되는 사람이 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출근길이 행복한 직 장인이라도 기분이 우울해지고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으니 힐링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교통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제는 사 고의 피해를 회피하거나 줄여줄 수 있어야 하고, 공해를 저감시켜주어야 하며, 이동과 관련된 스트 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힐링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는 시점에서 교 통의 힐링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것은, 교통 시스템이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고, 스트레 스, 건강위해 등 여러 가지 상처를 준 것이 분명하 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 이동을 수반하는 활동 에서 힐링을 도와주고, 건강을 배려하는 교통정책 을 중심으로 보기로 한다. 3. 건강 친화적 교통정책 1) 걷기 좋은 거리 조성정책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는 현대적인 도시생활 속 에서 보행은 보조적인 이동수단으로 인식되어 왔 고, 그 중요성이 폄하되어 왔지만, 기본적인 이 동수단으로서 보행이 갖고 있는 역할은 지대하다 고 볼 수 있다. OECD/ITF(2012)는 보행의 역할 을 강조하면서, 이동하기 좋고 더 살기 좋은 도시 를 만들기 위해서 보행을 보다 매력적으로 유도하 는 제안을 12개나 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동 관리 (mobility management)와 도시계획의 통합, 대 중교통 서비스와의 결합, 비동력 교통수단 이용공 간의 우선권 제공, 안전제고를 위한 보행환경 설 계 등을 강조하고 있다. 보행자 시설은 보행자가 안전하게, 편하게, 쾌 적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설계 개념이 적용되는데,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반영되고 있 는 기법이 보편적 설계(유니버살 디자인)와 무장 애(barrier free) 설계이다. 이 개념은 어린이, 노 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이동할 때, 걸림이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통약 자를 배려하여 교통시설을 제공하게 되면, 그 외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 좋은 거리는 보행자에게 전용공간이 보장 되어 있거나, 보행자와 차가 함께 이용하더라도 차량의 속도가 낮은 곳이다. 도로공간을 사람과 차량이 함께 공유하는 개념인 본넬프(Woonerf) 정책은 차량에겐 장애물 코스이지만 주민들에겐 생활공간의 확대를 의미한다. 1960년대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시작되었으며, 1976년 공식적으로 인 정받았다. 본넬프는 도로상의 차량속도를 줄이기 위해, 도로 폐쇄, 일방통행, 험프 등 속도제한 시 설 설치 등을 적용하였으며, 독일, 스웨덴, 일본 등에서 이 정책을 법제화하여 적용하게 되었다. 이 정책은 차량의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 하는 통행규제 방식으로 발전되어 사고감소, 대 기질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었다. 1980년대에는 이 정책이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기법으 로 발전되어 미국과 유럽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으 며,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의 안전성을 향상시키 고 교통환경을 개선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Ew- ing,1999).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승용차의 이용을 저감시키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걷기와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방안으로 다양 한 수법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시행 되어온 교통정책 수법으로는 Complete Street, Smart Growth, TOD(Transit Oriented Devel 19
  • 20.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opment), Neo Urbanism, Active Living by Design 등을 들 수 있다 (김태환·김은정 외, 2014). 이 중에서 Complete Street 기법은 미국 에서 Smart Growth에서 지원하는 구체적인 정 책으로 2003년경부터 실시되었으며, 2014년 1월 현재 뉴욕 등 대도시 등 610개 커뮤니티가 채택 하여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Na- tional Complete Street Coalition 홈페이지). Complete street(통합가로)8) 의 기본개념은, 누 구나 걷고 싶고, 쉬고 싶고,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고, 차량의 속도를 줄이도록 유도 하여 안전하게 거리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 통합 가로는 (그림 3)처럼 격자형으로 길이가 90~120 미터 정도의 짧은 블록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 러한 가로망 구조는 컬드삭으로 이루어진 가로망 보다 연속성이 보장되어 보행환경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많은 교차로구조가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 의 차량 속도를 저하시켜 안전도를 높이며, 승용 차 이용을 보행으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National Complete Streets Coalition 홈페이지). 통합가로는 보행의 역할을 강조하여 걷는 활동 이나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여 도로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와 공해 등을 줄여주고, 즐겁고 안전 하며 편한 공유공간이 되도록 한다. 그 긍정적 효 과의 하나가 바로 건강증진이다. 도로에서의 차 량속도를 저감시키기 위해 차도의 수를 줄여서 자전거도로나 보행로로 이용하는‘도로 다이어트 (street diet)’기법(그림4 참조)을 적용하기도 한 다. 20 출처 : 인터넷 Woonerf 이미지 출처: National Complete Streets Coalition, Networks of Complete Streets 안내 자료 <그림 3> 전형적인 주거지역 가로망(좌)과 통합가로의 가 로망(우) 출처 :US DOT, FHWA 홈페이지 <그림 4> 도로 다이어트 시행 전과 시행 후의 모습 8) Complete Street을 통합가로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음(서민호·정진규 2012). <그림 2> 본넬프 표지판 20
  • 21.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2) 교통과 결합하는 토지이용 정책 교통활동은 토지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승 용차를 중심으로 하는 교통계획은 자연히 보행환 경을 저해하는 토지이용계획을 조장하여 왔다. 대 표적으로 슈퍼 블록으로 이루어진 가로망은 보행 환경을 열악하게 만든다. 승용차에 의한 통행발생 을 줄여 도시확산을 막으면서, 승용차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으로 TOD 정책을 들 수 있다. TOD 정책은 1) 복합용도개발, 2) 대중교통수단의 연접 및 접근성을 높이는 개발, 3) 대중교통수단의 이 용을 높이는 개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미국 오 레곤 주의 포틀랜드는 약 40년 전부터 이 정책을 선도하였는데, 노면전차 또는 경전철역 도보권을 대상으로 최소밀도 유지, 주차상한제 설정, 자동 차 중심의 토지이용 억제 등을 설계요건으로 두고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TOD 정책이 실시된 개발 지역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율이 증가한 것으로 밝 혀졌다(박세훈 외, 2008). 영국에서는 도시계획가이드(PPG13)를 통해 교 통과 토지이용의 결합을 통해 불필요한 승용차 통 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및 비동력 수단으로 일자 리, 쇼핑, 여가 등 일상활동의 접근성을 향상시키 려고 노력하였다9) . 실제로 영국에서 2011년 조사 된 결과에 의하면, 총 통행 중 95%가 25마일 이하 이며, 66%는 5마일 이하인데, 그 중 54%가 승용 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DfT, 2013). 자전거에 의한 통행이 평균 2~5마일인 것을 감안하면 승용 차 통행의 상당수를 비동력 수단으로 대체가 가능 하다는 것이다(1마일≒1.6km).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이동수단 및 이동거 리가 제약을 받는 고령자에겐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 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각종 서비스(슈퍼마켓, 병원, 은행, 레저시설 등)가 종합된 대규모 복합 시설은 지가가 저렴한 교외에 입지하는 경향이 강 했다. 이러한 토지이용은 승용차의 이용을 유발하 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면이 있다. 이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하여 덴마크에서는 대 형 복합시설을 교외에 입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 을 제정하였는데, 이는 고령화사회에서 교통서비 스를 근거리에서 해결하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이 다(OECD, 2001). 복합적 서비스가 결합된 토지이용은 이용자의 편의를 중시한 것이지만, 그 입지가 통행발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통행유발이 큰 시설일 수록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적인 토지이용을 유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동력수단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 고, 이동을 겸한 신체활동을 통해 그들의 건강을 증진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 게 된다고 볼 수 있다. 9) 도시계획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PPG(Planning Policy Guidance)는 1988년 처음 만들어졌고, 지방교통계획을 다룬 PPG13은 1994년에 처음 만들어져 2001년 개정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2012년 3월에 National Planning Policy Frame- work가 계획지침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멸실되었음(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national- planning-policy-framework—2). 출처 : NYC DOT 홈페이지 <그림 5> 뉴욕 맨하탄 9번 애비뉴의 통합가로 실시로 조 성된 자전거 도로. 21
  • 22.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3)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정책 대중교통의 이용을 장려하려면 보행환경의 개 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걷거나 자 전거를 타는 환경이 열악할 경우, 대중교통이용도 쉽지 않다.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대중교통이용도 증가함으로써 승용차의 이용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보행자가 걷고 싶은 마음이 들도 록 매력적인 요소, 심미적인 환경을 갖추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김태환·김은정 외, 2014). 오늘날 승용차가 교통시스템에서 중심적인 위 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승용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면허를 보유하지 못하는 연령층으로부터 너무 나 이가 많아 승용차 운전이 어려운 고령자, 경제적 인 이유로 승용차를 보유하지 못하는 저소득 계 층, 장애가 있어서 운전이 어려운 장애자 등 많 은 사람이 있다. 2012년말 현재 우리나라 운전면 허 보유자 2,826만명을 제외하면 전체 인구의 약 45%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강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행환경을 개 선하는 일은 대다수 비승용차 이용자를 위하는 일 이며,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일이다. 특히 대 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보행에 의존하므로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급선무이 고, 걷기 편하고, 안전하며, 오염이 적은 거리환경 을 조성함으로써 힐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4) 건강을 고려한 교통규제 정책 교통규제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로마시대 때 이 미 시내의 교통혼잡을 우려하여 카이사르가 주 간에 공공목적외의 마차통행을 규제했다는 기록 이 있을 정도이다. 당시 오히려 야간에 마차통행 이 가능하였고, 이 소음으로 인해 가난한 로마인 들은 잠을 자기 어려웠다고 한다(김민주, 송희령 2009). 차량이 집중하는 도심지역에서 대기질의 악화 를 예방하거나 개선하여 거주민이나 방문자의 건 강을 보호하고 안전성을 향상시키려는 규제도 많 은 도시에서 실시되고 있다. 환경오염 배출이 심 한 차량의 통행을 규제하는 탄소저배출구역(Low Emission Zone) 제도는 유럽을 중심으로 13개 국가의 220개 도시(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등)에 서 실시하고 있다. 이 탄소저배출구역에서는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이 많은 대형차량 및 노령 차량 에 대해 통행을 불허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통행 허가증을 구매해야 한다(Lowemissionzones 홈 페이지)10) . 한편, 혼잡한 도심으로 통행하는 차량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어 통행을 억제하는 방안 으로 혼잡통행료가 부과되기도 한다. 런던에서 2003년부터 실시하여 차량통행량의 감소는 물론 배출가스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스톡홀름은 이와 같은 제도를 시범으로 실시하였다가 시한이 되어 규제를 풀었는데, 그 효과가 좋아서 다시 실시하 고 있다(김태환, 김은정 외, 2014). 4. 정책적 함의 및 결론 최근 교통정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안전성 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배려하면서,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을 두는 경향이 강 하다. 이를 위해 승용차의 이용을 더 불편하게 하 고, 보행자와 자전거가 더 안전하고 편하게 이용 하도록 하고 있다. 보행은 가장 기본적인 이동수 10) 이 정책은, 유럽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31만 명이 조산으로 사망하고,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손실 비용이 연 간 4,270억~7,900억 유로로 추정되고 있어서,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실시된 것이다(http://www.lowemission zones.eu/). 22
  • 23.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단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으며, 교 통정책에서 소외되어 왔다. 그렇지만 편리한 교통 생활의 후유증으로 과체중과 비만 인구가 증가하 면서 보행이나 자전거타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행이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간단한 운동이 옥시토신을 생성하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므로 돈 도 들지 않는 힐링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음은 주 목할 필요가 있다. 힐링을 배려하는 교통정책을 추진할 때, 어느 한가지 요소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비동력수단과 관련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합적으로 혹은 총 체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긴요하다. 안전하고 이 동하기 편한 보도가 만들어져 있어야 하고, 걸어 다닐 때 치안이 불안하지 않아야 하며, 대중교통 의 이용이 편해야 하고, 최종 목적지까지 쉽게 접 근이 가능해야 한다. 보행 정책과 관련된 요소는 미세한 설계요소로부터 이동관리 정책, 대중교통 정책, 기후변화 관련정책, 토지이용정책, 재정지 원, 교육홍보 및 연구 등 다양하다. 이러한 여러 요소가 융복합되어 추진될 때 교통의 힐링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교통과 토지이용 의 관계는 통행발생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주므로 복합적인 토지이용을 유도하여 통행발생도 줄이 고, 비동력 교통수단의 이용이 강화되도록 계획적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배려한 교통정책의 수법도 강조되고 있 다. 교통공해로 인한 환경악화를 최소화하려는 정 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교통정책으로 발전 되었고, 비만 등 건강문제를 고려한 교통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Smart Growth 정책에서 파생된 통합가로 정책 은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호응을 받고 있으며, 도 시계획의 일환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 정책은 보 행을 중시하는 계획적 설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걷기 좋고, 쉬기 좋고, 사람을 만나서 즐거우며, 살맛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면에서 힐링의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이 가져온 여러 가 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힐링까지 하기 위 해서는 정주공간에 대한 환경설계시 보행의 역할 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3
  • 24. 힐링을 배려한 건강친화적 교통정책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참고문헌> 김민주·송희령 옮김, 2009, 『트래픽』, 서울, 김영사, 원저 : Vanderbilt, Tom, 2008, Traffic, New York, Vintage Books. 김태환·김은정 외 옮김, 2014, 『시민을 위한 건강한 도시만들기』, 안양, 한국, 국토연구원. 원저 :Howard Frum- kin, Arthur M. Wendel, Robin Fran Abrams, Emil Malizia, 2011, Making Healthy Places; Designing and Building for Health, Well-being, and Sustainability, Washington, D.C. Island Press. 박세훈 외, 2008, 『대중교통중심형 도시공간구조 구축을 위한 도시계획과 교통계획의 연계방안 연구』, (국토연 2008-52), 안양, 국토연구원. 서민호·정진규, 2012, 『도시가로의 적주성(livability) 도입방안 연구』, (국토연 2012-10), 안양, 국토연구원. Bert Van Wee, Jan Anne Annema and David Banister, 2013, The Transport System and Transport Policy; An Introduction, Cheltenham, UK, Edward Elgar. Ewing, Reid, 1999, Traffic Calming, State of the Practice, Washington D.C. Institute of Transportation Engi- neers. Haughney, Christine 2011, “Children With Autism, Connecting via Train”, New York Times (8월 14일 자). DfT, 2013, Door to Door ;Astrategy for improving sustainable transport integration, London, UK Department for Transport. FHWA, 1999, 1999 Status of the nation’s Surface Transportation : Conditions and Report, < Ch.1. Personal Mo- bility>, US. DOT, FHWA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http://wwwcf.dot.gov/policy/1999cpr/ report.htm National Complete Street Coalition, Homepage. OECD, 2001, Ageing and Transport : Mobility Needs and Safety Issues, Paris, OECD. OECD/ITF, 2012, Pedestrian Safety, Urban Space and Health, Paris, OECD/International Transport Forum. OECD/ITF, 2013, Cycling, Health and Safety, Paris, OECD/International Transport Forum. Pucher, 2009, Walking and Cycling: Path to Improved Public Health, Fit City Conference, NYC, June 2009. (재 인용) mncompletestreets.org, Complete Streets : Moving from introduction to local policy(PPT 자 료), Minnesota Complete Streets Coalition, 2010. Sassi, Franco, 2010, Obesity and the Economics of Prevention : Fit not Fat, Paris OECD. Tumlin, Jeffrey, 2011, Sustainable Transportation Planning, NJ, USA, Wiley. https://www.koroad.or.kr/(도로교통공단). www.fhwa.dot.gov ( 미국 교통부 고속도로청). http://www.nyc.gov/html/dot/downloads/pdf/stratplan_streets.pdf (뉴욕시 교통국). http://www.lowemissionzones.eu/ (유럽 저탄소배출구역). 24
  • 25.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요즘 힐링(healing)의 열풍이 불고 있다. 2011 년 모 방송국에서 시작한 토크 쇼를 통해 대중적 인 키워드가 되면서 전국 방방곡곡 힐링 신드롬은 시들 줄 모르고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 인 힐링 도서인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 는 것들”은 출간 7개월 만에 최단 기간 100만부 판매기록을 수립1) 하기도 했다. 진정 위로와 치유 가 필요한 시대인가 보다. 힐링은 심신을 치유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 지만, ‘heal’의 어원인 ‘hal’은 ‘whole(전체적인)’ 이란 의미이다. 건강을 뜻하는 ‘health’도 같은 어 원에서 유래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 에 대해 내린 정의를 보면 ‘단지 질병이 없고 허약 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육체적·정신적 사회복지(social well-being) 측면에서 완전한 것 을 나타낸다’고 되어있다. 따라서 치유는 인간이 원래의 균형 잡힌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과 정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장기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에서 행 복하지 않은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위로하 고 안식을 제공하는 개념으로 등장했고, 2000년 대 중반을 휩쓴 웰빙 트렌드에 정신건강이 강조 되면서 힐링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유행하 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0년 이후에도 경기부 진이 장기화되고 사회도 각박해지면서 잘먹고 잘 사는 웰빙 이전에 공감과 위로, 치유에 대한 사회 적 요구가 급증했고, 그로 인해 출판계와 방송계 를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힐링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일본에서는 힐링 트렌드에 힘입어 릴랙세이션 열풍이 불었고 힐링산업이 본격화되었다. 1990년 대 후반 힐링과 유사한 개념의 릴랙세이션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릴랙스 살롱이나 고농도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 1. 힐링 열풍 조경두(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 강찬구 외(2013), 힐링을 힐링하다 : 힐링열풍의 배경과 발전방향, CEO Information 897호, 삼성경제연구소. 25
  • 26.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산소를 마실 수 있는 산소 바 등이 대표 휴식공간 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유럽 등지에서도 스파와 휴 양관광 등이 꾸준한 인기로 대중화되면서 멘탈케 어와 명상, 요가, 스파 등 힐링 비즈니스가 지속적 으로 성장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하였다. 일본 관광산업미래백서는 2020년 일본 릴랙세 이션산업이 12조∼16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는 전망2) 을 내놓기도 했고, 글로벌 스파는 약 550 억달러, 글로벌 휴양관광은 약 1,100억달러 규모 의 거대시장으로 성장3)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 힐링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국내 언론매체4) 를 통해 ‘21세기 시사용 어’를 통하여 ‘힐링산업’이란 일본의 새로운 트렌 드5) 가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힐링 트렌드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상품과 접목하 면서 힐링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스트레스 관리와 피부미용 효과를 겸비한 에스테틱 스파가 붐을 이루고 대표적 휴양관광상품인 템플스테이 도 방문자 수가 2005년 5.1만명에서 2011년 21.3 만명으로 급증할만큼 인기가 높다6) . 아직까지는 마케팅 성격이 강하지만, 의료와 식품, 패션, 화 장품, 문화, 관광, 가구 등 광범위한 산업영역에서 힐링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2. 힐링 열풍의 이유 국가별로 힐링 열풍이 확산되었던 시기를 파악 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각각 1990년대 중반 이후와 2010년 이후에 힐링 열풍 이 확산되었다. 따라서 힐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 이 고조된 시기의 특징을 보편화하기는 쉽지 않 다. 한일 양국의 예로 보면, 소득이 높아진 상태에 서 경제적 충격으로 저성장이 장기화되었거나 경 제·정신적 어려움이 커졌던 시기와 일치한다. 경 제적 안정 이후 급격히 찾아온 저성장과 경제위기 는 힐링의 사회적 수요를 유발한다. 일본의 힐링 열풍은, 실질적인 GDP성장율이 1980년대 4.5%였다가 90년대 1.6%를 거쳐 21 세기 들어 0.8%로 둔화되면서 1981년 10만명당 20.4명이었던 자살률이 1990년 17.5명, 1998년 23.9명으로 크게 증가한 시기에 찾아왔다. 우리나 라도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달러를 달성하였으 나, 금융위기로 저성장 우려가 확대된 2010년 이 후7) 힐링 열풍이 확산되었다8) . 미국은 일본과 비 슷한 1988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 했지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 세를 유지하면서 힐링보다는 웰빙이 사회적 관심 대상이었다. 반면 유럽은 지속적인 경제적 안정과 풍요가 경제위기를 통해 크게 위협받으면서 힐링 의 여건이 형성되었다. 대체로 힐링 열풍의 이유 2) “[힐링 비즈니스] 치유 상품서비스 봇물… 마케팅 코드로 자리잡다”. 한국경제매거진(2012.5.23.). 3) Euromonitor(2010). Still pampering?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facing the global spa and beauty in- dustry.; Global Spa Summit(2011). Wellness tourism and medical tourism: Where do spas fit? 등을 토대로 추 정(강찬구 외(2013) 재인용). 4) “만화로 배우는 21C 시사용어”. 동아일보(1997.11.25). 5) 힐링은 본래 병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힐링산업은 마음을 치료해주는 산업을 뜻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발달하 기 시작한 힐링산업은 풍요롭지만 행복을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좌절과 분노, 불안과 고독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제공해주는 신종 산업임. 6)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한민국 힐링에 빠졌다”. 이데일리(2012.8.2.)에서 재인용).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21&newsid=02033606599623384&DCD=A00302 7) 2010년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33.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 8) 1990년대말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자살률 급등 등 치유의 필요성은 높았지만 소득수준이 낮아 힐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는 않았음. 26
  • 27.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다. 첫째, 힐링 열풍은 경제적 안정 이후 찾아온 경 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거나 가중되면서 생기는 사 람들의 체감 스트레스9) 증대로부터 출발한다. 우 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고용구조 변화의 영향으 로 중산층이 축소되는 등 소득분배가 악화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990년 0.256이 었던 지니계수10) 는 2009년 0.295이었고, 1990년 75.4%에 달하던 중산층11) 은 2008년 66.3%로 낮 아졌다. 더욱이 청년실업이 악화되면서 청년계층 의 심리적 불안감도 높아졌다. 둘째, 힐링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생활 속 힐링 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누적되거나 확대되었다. 특 히 우리나라는 1인 가구 확산과 고령화 진전 등의 영향12) 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 일상적 관계 속에서 위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련의 힐링 스트레스 가 해소되지 못한 채 누적되어왔다. 셋째,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뚜렷한 사 회적 시그널13) 들로 인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 강이 강조되면서 심신의 실질적 치유효과가 있다 는 힐링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확대되었다. 이 때문에 브랜드명에 ‘치유’를 덧붙인 식품이나 전시회, 리조트와 스파 외에도 ‘애정충전’을 콘셉 트로 하는 애완견 대여 등의 서비스가 등장했고, 정신과 치료 외에 다양한 양·한방 협진이나 대체 의학 등과 통합·연계된 의료서비스까지 성업 중 이다. 하지만 힐링 열풍이나 힐링산업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민간 대기업들 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중장기적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아픈 마 음을 상술에 활용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 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2000년대 초반 힐 링 열풍이 휩쓸었던 일본14) 에서도 힐링 트렌드 도 입기에 고조됐던 소비자의 기대감이 오히려 다양 한 상품을 체험한 후 실망으로 바뀌는 사례가 적 지 않았다. 3. 힐링을 위한 공간 : 치유의 숲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병(암, 심장병, 뇌졸중 등) 은 오랜 생활습관과 생활환경으로부터 발생한다. 질병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항상 피곤함을 느끼는 등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미병(未病)상 태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의학의 치료방법과 함 께 다양한 대체요법을 개발해야 하며 힐링 열풍에 발맞춘 방법의 일환으로 산림치유가 활용15) 될 수 있을 것이다. 생리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인간의 몸을 구성하 9) AP/Ipsos (2006). International-stress polls.에 따르면, 한국인이 받는 체감스트레스는 세계 최고수준임. 10) 지니계수란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함. 11) 중산층은 중위 처분가능소득 50∼150% 가구(2인 이상 도시가계 기준) (통계청, KOSIS.) 12) 한국의 1인 가구 증가는 1990년 102만 가구에서 2011년 436만 가구로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의 영향으로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24.0%에서 2030년 39.8%로 급증할 전망임. 13)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진료자 수는 2005년 170만명에서 2010년 231만명으로 35.9% 증가하였음. 14) 힐링상품의 효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효능이 불확실(54.2%)’하고 ‘효과 대비 높은 가격(38.9%)’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임. 15) 박범진·이준우(2010).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지역경제 활성을 위한 산림치유의 활용 : 일본 동경도 오쿠타마마치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환경생태학회 2011년 학술대회 논문집 2호, 한국환경생태학회. 27
  • 28.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16) 권전오·허지연(2013), 지속가능한 도시숲 이용을 위한 체험프로그램 지원 방안, IDI연구보고서 2013-25, 인천발전 연구원. 고 있는 모든 신체기관이 진화과정을 통하여 숲 이라는 환경에 맞도록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숲이 쾌적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생리인류학을 창시한 사토우는 진화의 관점에서 인류는 500만 년 전에 탄생해서 숲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진화를 거듭해 왔으며,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숲이라는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인 간이 산업화 이후 약 200년 동안의 도시생활을 시 작하면서 점점 자연과 격리된 반면, 200년이라는 짧은 시간은 생물학적으로 인류의 몸을 도시생활 에 적합하도록 진화시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인간이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환경변화에 대 해서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인간이 주의 집중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게 되면 피곤한 상태가 된 다고 한다. 주의 집중을 할 수 없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 고 짜증, 흥분 등의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게 된다. 숲환경은 도시환경과 다르게 외부 자극이 적어서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환경이다. 숲속에 서 시간을 보내면 주변 환경에 의해서 긴장된 주 의력이 회복되며 쾌적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도 시에서는 외부의 많은 자극에 대한 방어적 기작으 로 스스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기관을 닫 아버리는 반면, 반대로 자연환경 속에서는 스스로 감각기관을 열고 자연환경이 주는 오감의 자극을 적극적으로 느끼게 된다16) 지역명 위치 개소수 경기 포천 하늘아래 치유의 숲, 가 평 치유의 숲 2 강원 영월 망경대산 치유의 숲 1 충북 충주 계명산 치유의 숲, 영동 민주지산 2 전북 순창 용궐산 1 전남 장흥 편백숲, 화순 만연산, 광 양 백운산, 고흥 팔영산, 나주 치유의 숲, 강진 치유의 숲, 해남 Eco-Healing 단지, 완도 치유의 숲 8 경남 합천 오도산, 창원 편백, 함양 치유의 숲 3 제주 서귀포 1 합계 18 산림청이 2007년부터 추친하고 있는 치유의 숲 사업목적은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 고혈압 등 생 활습관성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유수단으로 산 림을 활용함으로서 국민건강 증진 및 심신함양 을 도모하는 것이다. 치유의 숲은 50ha(사유림 은 30ha) 이상의 면적에, 산림치유 체험시설과 운 동요법시설, 편의시설 및 위생시설 등을 조성하 며, 개소당 50∼100억원(국비, 지방비 비중 각각 50%)의 예산이 투자되고 있다. 전남 장흥을 시작 으로 지자체 치유의 숲은 2010년부터 2013년 3 월까지 18개소를 조성하고 있고, 강릉과 양평, 울 주군 등 3개소에 국립 치유의 숲을 추가로 조성 할 예정이다. 치유의 숲이 아니더라도 전국에 수많은 힐링타 운이나 힐링캠프, 암환자나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 으로 하는 에코힐링빌리지 또는 치유마을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힐링 공간이 공 출처: 산림청 내부자료. 표 1. 지자체 치유의 숲 조성 현황 28
  • 29.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컨텐츠는 일반적으로 자연 이 주는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아름다운 경관, 그리고 약초를 통해 몸과 마음이 행복해지게 함으 로써, 몸과 마을이 고달픈 현대인을 치유하고 위 로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를 테면, 체질검 사를 통한 침, 뜸, 처장 등 한방진료체험과 친환 경 약선음식과 기능성 식품체험이나 알레르기(아 토피) 클리닉센터 운영 등의 체험의료, 명상, 요 가, 아로마, 기(기)수련을 통한 심신치유, 전통한 옥, 황토집, 한방목욕 등 체험을 통한 숙박휴식 등 이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국내 주류(酒類)기업 ㈜더맥키스 컴 퍼니는 ‘에코힐링’이라는 기업철학 하에 대전 계 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해 개방하고 매년 숲속 맨발 걷기 축제를 개최하여 큰 호응17) 을 받고 있는가 하 면, 일본의 아사히 맥주는 히로시마 현에 21.6㎢ 면적의 아사히 숲을 조성하여 지역사회를 대상으 로 힐링형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코르 크 병마개 재료 확보와 수자원 보호, 온실가스 흡 수 등의 목적으로 숲을 조성했는데, 이후 지역주 민에게 개방하여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모토로 직 접 숲을 가꾸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위안을 갖게 하는 다양한 힐링행사를 개최하고 있다18) . 도심 속의 작은 포켓공원과 사막의 오아시스, 치유의 숲은 분명 심적 이완의 장소라고 할 수 있 다. 하지만 이완을 실천에 옮길 것인지 지나칠 것 인지는 공간적 맥락이나 심신의 아픔 또는 상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을 계획과 설계 과정에서 반영하고자 한다면, 보통의 경험과 통 찰로는 오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제주 올 레길 이후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붐을 이뤘던 둘레길의 사례들은 사람과 자연의 치유를 염원했 지만 모두에게 치유는커녕 상처와 고통을 부추기 기도 한다. 이렇듯 환경계획‧설계를 통한 힐링에 관한 한, 외과의 수술기법을 통한 응급조치는 가능해졌지 만 내과적 진단과 근치를 위한 노하우는 체계적으 로 축적되어 있지 않다. 육체적 장애를 가진 이를 위한 설계와 계획기법은 있을지언정, 심적인 고통 과 아픔을 치유하는 설계와 계획기법은 일반적이 지 않기 때문이다. 4. 힐링의 함의 힐링을 최근의 단기적 상황과 힐링산업의 관점 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힐링을 이 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힐링의 핵심은 근대에서 탈근대로 이전하는 과정 을 거치면서 어떻게 인간의 모습을 되찾아야 하는 가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성과 감성을 분리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통합적 인문주의와 관 련이 깊다. 근대에는 이성이 감성보다 우위에 있 었지만, 탈근대는 이성을 바탕으로 하되 감각과 몸에 많은 비중을 둔다. 그것이 곧 근대의 위기를 치유하는 길이기도 하다. 고도산업사회로의 압축성장을 거치면서 에너지 혁명을 통해 자연질서로부터 많이 이탈했고, ‘완 전한 자연의 힘’을 잊은 채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 거나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더욱 이 극심한 경쟁사회는 수많은 사람의 심신과 자연 을 훼손하게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경우에 따 라 낙오자로서 상실감에 빠져 쓸쓸히 지내거나 병 상에서 지내기도 한다. 우리는 늘 “열심히 하겠습 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같은 말을 입에 달 고 산다. 성공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스 스로를 채찍질하지만, 점점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17) ㈜더맥키스 컴퍼니(구 선양) 홈페이지(http://www.themackiss.co.kr/) 18) Asahi Group Holdings (2012), Summary of Asahi Group CSR Activities. 29
  • 30.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만 한다. 오히려 아마추어의 자세로 삶을 풍부하 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일본 홋카이도에서 정신장애인들이 ‘이익이 나 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설 립한 ‘베델의 집19) ’은 이러한 출발의 희망을 보여 준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과 영화로 만들고, 직 접 꾸민 카페 운영, 다시마 판매 등 여러 사업을 통 해 해마다 1억엔이 훌쩍 넘게 매출을 올리는 베델 의 집.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마 을을 위해,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기에 이 런 사업을 시작했다. 그저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 었기에 병이 있는 자신들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내 사업으로 이어진 경우20) 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는 근대 서양문 명이 이분법을 통해 문화와 자연, 육체와 정신, 감 성과 이성을 구분한 덕택에 과학이나 학문에서 놀 라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그 정도가 지나 쳐 탈근대에 들어 사회적 힐링을 논의해야 할 상 황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의 극복은 진리에 대한 새로운 성찰에서 출발해야 하 며, ‘카리타스21) ’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모 든 것이 감성을 바탕으로 할 때 사회적 힐링을 성 취할 수 있는데, ‘나’를 주어로 하는 시대에서 ‘ 우리’를 주어로 하는 시대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근대에서 탈근대로 가는 과정은 개인의 틀을 벗 어나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이 과 정에서 소규모 공동체인 신부족주의(neo-tribal- ism)가 생겨난다. 자신의 틀에 갇혀 폐쇄적인 것 이 아니라 밖으로 열려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 패드 같은 통신수단은 개인적으로 사용되긴 하지 만, 결국 외부를 연결하는 수단이며 인터넷을 통 해 전 지구적 네트워크도 가능해졌다. 근대가 새 로운 과학기술로 자연에 관한 신비로움을 잊어버 린 시대였다면, 탈근대는 타인과 관계를 새롭게 맺으면서 자연의 신비를 되찾아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복원해야 할 휴머니즘은 옛날식 의 인간 중심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이 어우러져 야 할 것 같다. ‘소비의 사회학’을 쓴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 리야르가 지적한 것처럼 마르크스적 소외 개념은 한계가 있다. 오늘날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이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소 외라는 관점에서 투쟁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 더 나은 쪽으로 ‘적응’하는 것이 탈근대적인 해결 방법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별적인 모 든 나쁜 현상에 대하여 완전한 답을 찾는 것은 불 가능하며, 더 나은 방향의 개선책을 찾는 적응의 접근법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대하는 일반적 대처방식은 자연을 개 발과 통제의 수직적 관리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자 연 그대로의 존재와 변화를 인정하며 거기에 맞춰 가려는 순응 또는 적응의 지혜를 포함하고 있다. 5. 환경계획·설계의 힐링을 향한 새로운 도전 힐링(Healing)은 치유를 의미하며, 아픔과 상처 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힐링열풍의 원인을 경 제적 어려움이나 청년실업,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비관론의 확산 등을 볼 수 있지만, 저변에 는 1인 가구 확산과 고령화 진전 등으로 가족이 나 친구로부터의 일상적 배려와 위로에 대한 염 19) ‘베델의 집’은 ‘안심하고 농땡이 칠 수 있는 직장만들기’, ‘장소의 힘을 믿는다’, ‘약함을 동반자로’,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 ‘올라가는 인생에서 내려가는 인생으로’ 등과 같은 이념을 정하고 있음. 20) 쓰지 신이치, 김남희(2013).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문학동네. 21) Caritas는 사랑·자선을 뜻하는 Charity의 어원으로, 좁은 의미에서 자선, 남을 돕는다는 뜻이며 넓은 의미에서는 사랑 을 포함한 감성적인 것을 말함. 30
  • 31.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을 위한 새로운 도전환경계획·설계를 통한 HealingJES 원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힐링에 대 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탐구와 접근은 뒤로 한 채, 다양한 힐링 상품과 서비스가 물밀 듯 출현 하고 있는 상황은 적잖은 부작용을 예상하게 하 는 부분이다. 힐링 열풍이 지속가능한 힐링환경으로 전환되 기 위해서는 예방과 통합의 힐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22) , 상품과 서비스, 공간의 공급 측면보 다는 이용하고 생활할 소비자의 내면을 심층적으 로 이해하고 맞춤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 하다. 소비자가 직면한 다양한 내적 갈등과 스트 레스를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삶을 질적으 로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둔 힐링 서비스가 필요하 다. 특히 생애주기별로 심리적 갈등이나 불만의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힐링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가 내 고향이구나 마치 어머니 품과 같이 느끼며 스스로 가장 편안한 곳은 그 사람이 살아 온 이력과 지닌 정신세계와 감성, 그가 속한 공동 체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마 찬가지로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 장소 역시 계획가와 설계자가 재현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닐 까 생각한다. 에스더 M. 스턴버그23) 는 신경과학 과 건축의 통합의학인 신경건축학이라고 새로운 영역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 더라도 한사람 한사람의 맞춤형 공간이 될 수는 없으며,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교집합의 공간을 점 진적으로 복원하고 만들어가는 정보의 일부가 아 닐까 생각해본다. 1) 힐링을 향한 관찰과 기법 힐링을 지향하는 환경계획과 설계는 뇌와 신체, 환경요소들에 영향을 끼치고 치유를 돕는 환경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학문의 개별분야는 상대 분야에게서 배우고, 다시 그 지식은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하고 시행하는 초 석이 될 것이다. 월트 디즈니는 깜깜한 장소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자는 아이디어로부터 인간 지각과 행동의 다양한 측면 의 분석연구를 통해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마치 진짜 같고 마음을 끄는 세계가 만들어졌는데, 개 인적 선호의 극단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녀노 소 구분없이 연간 약 4천만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 의 디즈니랜드를 찾는다고 한다. 디즈니랜드 관람객들은 길을 따라 걸으면서 각 각의 개별 공간은 서서히 다음 공간으로 디졸브24) 되는데,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 세계를 떠나 다 음 세계에 도착한다는 것을 천천히 의식하게 된 다. 디즈니의 ‘창안자(Imagineers)’들은 다가오 는 새로운 세계를 암시하는 신호들을 모든 감각을 통해 지각되도록 추가해가는 동시에 지나온 세계 의 신호들을 제거함으로써 그런 효과를 완성했다. 크로스 디졸브(한 장면이 다음 장면으로 천천히 교차하며 바뀌는 기법)가 얼마나 교묘하게 이루어 졌는지, 우리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주변이 바 뀐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다. 이 외에도 디즈니의 창안자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사람들의 행동을 이 끌어낼 방법을 구상해 냈다. 사람들의 뇌가 주변 환경에서 얻은 감각적 단서들을 받아들이는 방법 22) 강찬구 외(2013). 23) 에스더 M. 스턴버그(서영조 역, 2013).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더퀘스트. 24) 통상 비디오 편집에서 장면을 전환시킬 때는 페이드(fade)가 사용됨. 새로운 영상을 재생시킬 때 페이드인 하면 서서 히 영상이 나타나며, 그 영상을 종료시키려면 페이드아웃 해서 영상이 점점 소멸되도록 한다.그러나 디졸브(dissolve) 는 이2개의 효과를 동시에 수행해서 페이드아웃 하기 전의 화면이 없어짐과 동시에 페이드인 하는 다음 화면이 나타 나는 것같이 합성하는 것임.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