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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폭풍우에 잠길 물방울들
벤야민의 ‘실패’에 대하여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1. 1920년대 이후: 전쟁과 자본주의 그리고 파시즘
1932년: 망명(추방이자 탈출)
“그것(정신의 혁명)은 인간의 환경을 건드리지 않은 채
인간의 태도를 바꾸고자 했던 최후의 영웅적
시도였다. 그때의 우리는 그 시도가 실패할 수
밖에 없음을 알지 못했지만, 우리 중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었을 사람은 없었다.”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 『발터 벤야민 평전』, 66쪽 재인용)
발터 벤야민의 삶
2. 1920년대 이전: 영구한 정신의 혁명
「경험」(1913), 「청년의 형이상학」(1913), 「대학생활」(1914)
“창조정신을 직업정신으로 변질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
“인식들의 공동체“, 우정의 공동체
“영원의 관점에 따라서 살아감과 활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
“주로 프티부르주아나 부르주아 계급에 속해 있던 많은 고등학생이 학교의 권위주의적 질서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독선적
공론가들이 학교를 지배하면서 학생의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자발적 학습 의욕을 철저히 억압하고
교육 과정을 군비 증가 이데올로기와 연계시키며 군주제를 숭배하는 학교의 현실이 그곳에서 가르치는 인본주의적 이상
들과 충돌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아울러 고등학생들이 볼 때, 가정에 팽배한 부르주아 계급의 도덕률, 이윤 추구, 그에 수
반되는 위선과 비굴함 그리고 무자비함은 혐오 대상이었다. …그들의 비순응주의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동력은 현행 사회
질서가 아니라 세대 갈등이었다…그들의 목표는 교육, 곧 “자기가 세운 원칙대로 사는 삶, 스스로 책임지는 삶, 내적으로
참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었다.”(『발터 벤야민 평전』, 56쪽 재인용)
발터 벤야민의 삶
(1935) (1936)
발터 벤야민의 두 가지 전략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힘
1) 새로운 매체인 ‘영상’
2) 오래된 매체인 ‘편지’
후손들에게 (To Those Born Later), 브레히트
1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간교한 속임이 없는 말은 어리석다.
매끈한 이마는 무감각함을 드러낸다.
웃는 사람은
단지 그가 아직 끔찍한 소식을
듣지 못 했을 뿐이다.
나무에 관한 이야기조차 그것이
수많은 참상에 대한 침묵을 의미하기에
범죄가 되는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저기 느긋이 길을 건너는 이는
아마도 곤경에 빠진 친구들을 만나지 못 하겠지?
내가 아직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믿어 다오. 그것은 우연일 뿐.
내가 하는 일로 배불리 먹을 아무런 자격이 없다.
우연히 나를 해를 입지 않았을 뿐이다. (나의 행운이 다하면, 나도 끝장이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먹고 마셔라! 그럴 수 있는 것을 기뻐하라!
그러나 내가 먹는 것이 굶주린 자에게서 빼앗은 것이고,
내가 마시는 물 한 잔이 목마름으로 죽어가는 자의 것이라면
어떻게 내가 먹고 마실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먹고 마신다.
나는 지혜로워지고 싶다.
옛 책은 무엇이 지혜로운 것인지 말해 준다.
세상의 싸움에 끼어들지 말고 짦은 한편생
잠시라도 두려움 없이 보내고,
폭력 없이 지내고,
악을 선으로 갚고,
자기의 욕망을 다 채우려 하지 않고 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라고.
나는 이 모든 것을 할 수 없으니,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2
굶주림이 휩쓸던 혼돈의 시대에
나는 도시로 왔다.
반란의 시대에 사람들 사이로 와서
그들과 함께 반항했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싸움터에서 밥을 먹고
살인자들 틈에 누워 잠을 자고
되는대로 사랑에 빠지고
참을성 없이 자연을 바라보았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내 시대에는 길들이 모두 늪을 향해 나 있었다.
내 언어는 도살자들에게 나를 드러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내가 없어야 더 안전했고, 나도 그걸 바랬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우리의 힘은 너무 미미했다.
목표는 아득히 먼 곳에 있었다.
내가 거기 도달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보였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3
우리가 잠겨 버린 밀물로부터
떠오르게 될 너희.
우리의 결점을 이야기할 때
너희들을 피해 간
이 암울한 시대를
기억해 다오.
신발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꾸며,
불의만 있고, 분노가 없을 때 절망하며,
계급 전쟁을 뚫고 우리는 살아왔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알게 되었다.
비천함에 대한 증오조차
표정을 일그러뜨린다는 것을.
불의에 대한 분노조차
목소리를 쉬게 한다는 것을.
아, 우리는
우애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우리 스스로 우애롭지 못 했다.
그러나 너희는,
마침내 사람이 사람을 도와주는
그런 세상을 맞이하거든
관대한 마음으로
우리를 생각해 다오.
“동시에 야만의 기록이 아닌 문화의 기록이란 없다.”
벤야민,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선집5)』, 275-276쪽.
“ 자연적 원천은 버려진 개울로부터, 이름없는 습기로부터, 거
의 메말라 가는 수맥으로부터 공급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
적인 것의 원천들 또한 그러하다. 그것들은 숱하게 불려지는
“영향력”으로는 살지 않으며, 씨앗과 피가 솟아나는 큰 열정으
로 살아갈 뿐 아니라, 또한 고단한 나날의 땀과 감격하여 흐르
는 눈물로 살아간다. 이내 폭풍우 속에 잠길 방울들.”
벤야민, 『독일인들 – 일련의 편지들(선집12)』, 121쪽.
동자가 말했다. “흘러가는 부드러운 물이 시간이 흐르면 단단한
돌을 이긴다는 것이오. 단단한 것이 진다는 것을 아시겠어요?”
벤야민, 『브레히트와 유물론(선집8)』,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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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내 폭풍우에 잠길 물방울들 벤야민의 ‘실패’에 대하여
  • 2.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1. 1920년대 이후: 전쟁과 자본주의 그리고 파시즘 1932년: 망명(추방이자 탈출) “그것(정신의 혁명)은 인간의 환경을 건드리지 않은 채 인간의 태도를 바꾸고자 했던 최후의 영웅적 시도였다. 그때의 우리는 그 시도가 실패할 수 밖에 없음을 알지 못했지만, 우리 중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었을 사람은 없었다.”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 『발터 벤야민 평전』, 66쪽 재인용) 발터 벤야민의 삶
  • 3. 2. 1920년대 이전: 영구한 정신의 혁명 「경험」(1913), 「청년의 형이상학」(1913), 「대학생활」(1914) “창조정신을 직업정신으로 변질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 “인식들의 공동체“, 우정의 공동체 “영원의 관점에 따라서 살아감과 활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 “주로 프티부르주아나 부르주아 계급에 속해 있던 많은 고등학생이 학교의 권위주의적 질서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독선적 공론가들이 학교를 지배하면서 학생의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자발적 학습 의욕을 철저히 억압하고 교육 과정을 군비 증가 이데올로기와 연계시키며 군주제를 숭배하는 학교의 현실이 그곳에서 가르치는 인본주의적 이상 들과 충돌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아울러 고등학생들이 볼 때, 가정에 팽배한 부르주아 계급의 도덕률, 이윤 추구, 그에 수 반되는 위선과 비굴함 그리고 무자비함은 혐오 대상이었다. …그들의 비순응주의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동력은 현행 사회 질서가 아니라 세대 갈등이었다…그들의 목표는 교육, 곧 “자기가 세운 원칙대로 사는 삶, 스스로 책임지는 삶, 내적으로 참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교육하는 것이었다.”(『발터 벤야민 평전』, 56쪽 재인용) 발터 벤야민의 삶
  • 5.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힘 1) 새로운 매체인 ‘영상’ 2) 오래된 매체인 ‘편지’
  • 6. 후손들에게 (To Those Born Later), 브레히트 1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간교한 속임이 없는 말은 어리석다. 매끈한 이마는 무감각함을 드러낸다. 웃는 사람은 단지 그가 아직 끔찍한 소식을 듣지 못 했을 뿐이다. 나무에 관한 이야기조차 그것이 수많은 참상에 대한 침묵을 의미하기에 범죄가 되는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저기 느긋이 길을 건너는 이는 아마도 곤경에 빠진 친구들을 만나지 못 하겠지? 내가 아직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믿어 다오. 그것은 우연일 뿐. 내가 하는 일로 배불리 먹을 아무런 자격이 없다. 우연히 나를 해를 입지 않았을 뿐이다. (나의 행운이 다하면, 나도 끝장이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먹고 마셔라! 그럴 수 있는 것을 기뻐하라! 그러나 내가 먹는 것이 굶주린 자에게서 빼앗은 것이고, 내가 마시는 물 한 잔이 목마름으로 죽어가는 자의 것이라면 어떻게 내가 먹고 마실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먹고 마신다. 나는 지혜로워지고 싶다. 옛 책은 무엇이 지혜로운 것인지 말해 준다. 세상의 싸움에 끼어들지 말고 짦은 한편생 잠시라도 두려움 없이 보내고, 폭력 없이 지내고, 악을 선으로 갚고, 자기의 욕망을 다 채우려 하지 않고 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라고. 나는 이 모든 것을 할 수 없으니,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2 굶주림이 휩쓸던 혼돈의 시대에 나는 도시로 왔다. 반란의 시대에 사람들 사이로 와서 그들과 함께 반항했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싸움터에서 밥을 먹고 살인자들 틈에 누워 잠을 자고 되는대로 사랑에 빠지고 참을성 없이 자연을 바라보았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내 시대에는 길들이 모두 늪을 향해 나 있었다. 내 언어는 도살자들에게 나를 드러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내가 없어야 더 안전했고, 나도 그걸 바랬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우리의 힘은 너무 미미했다. 목표는 아득히 먼 곳에 있었다. 내가 거기 도달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보였다. 지상에서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3 우리가 잠겨 버린 밀물로부터 떠오르게 될 너희. 우리의 결점을 이야기할 때 너희들을 피해 간 이 암울한 시대를 기억해 다오. 신발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꾸며, 불의만 있고, 분노가 없을 때 절망하며, 계급 전쟁을 뚫고 우리는 살아왔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알게 되었다. 비천함에 대한 증오조차 표정을 일그러뜨린다는 것을. 불의에 대한 분노조차 목소리를 쉬게 한다는 것을. 아, 우리는 우애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우리 스스로 우애롭지 못 했다. 그러나 너희는, 마침내 사람이 사람을 도와주는 그런 세상을 맞이하거든 관대한 마음으로 우리를 생각해 다오.
  • 7. “동시에 야만의 기록이 아닌 문화의 기록이란 없다.” 벤야민,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선집5)』, 275-276쪽.
  • 8. “ 자연적 원천은 버려진 개울로부터, 이름없는 습기로부터, 거 의 메말라 가는 수맥으로부터 공급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 적인 것의 원천들 또한 그러하다. 그것들은 숱하게 불려지는 “영향력”으로는 살지 않으며, 씨앗과 피가 솟아나는 큰 열정으 로 살아갈 뿐 아니라, 또한 고단한 나날의 땀과 감격하여 흐르 는 눈물로 살아간다. 이내 폭풍우 속에 잠길 방울들.” 벤야민, 『독일인들 – 일련의 편지들(선집12)』, 121쪽.
  • 9. 동자가 말했다. “흘러가는 부드러운 물이 시간이 흐르면 단단한 돌을 이긴다는 것이오. 단단한 것이 진다는 것을 아시겠어요?” 벤야민, 『브레히트와 유물론(선집8)』,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