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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대전 여성환경포럼]


                                           여성,   생태주의,   그리고
“대전초록정치”




         서형원 초록정치연대(www.greens.or.kr) 간사




대전여성환경포럼 “여성생태주의와 녹색정치” 발표자료
2004년 9월 2일 오후 2시, 대전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




1. 글머리


․지난 5월 대전충남녹색연합 주최로 초록정치에 관한 모임을 가졌으니 저로서는 이번이 대
전에서 갖는 두 번째 모임이 됩니다. 주제도 더 심화된 셈입니다. 초록정치의 주체와 가치
지향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여성생태주의’의 입장에서 초록정치를 다루게 되었으
니까요. 그래서 가능한 한 오늘은 이곳 대전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실
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초록정치연대는 2006년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환경, 여성, 풀뿌리 등의 주체와 가치를 중심
으로 새로운 정치를 펼칠 초록정당을 만들어가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모
임입니다. 오늘 토론에 초록정치연대 활동가의 발표를 포함시키신 데에는 이 지역에서 새로
운 정치를 열어갈 실질적 방도에 가까이 가보자 하는 의욕이 있으신 것 아닌가, 이런 짐작
을 하게 됩니다.


․수구냉전정치는 접어두더라도, 자본주의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보수정치와 평등과 자주를 핵
심 가치로 추구하는 전통적인 진보정치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대안으로 흔히 녹색당과 녹색
정치 초록정치연대는 올 6월 10일 창립을 앞두고 창립회원들의 토론을 거쳐 녹색정치라는
익숙한 용어 대신 초록정치라는 다소 낯선 명칭을 채택하게 되었다. 창립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새로운 용어를 채택하게 된 배경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녹색은 곧 환경가치
라는 일부의 굳어진 관념 때문에 시민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상징이 필
요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시민사회와 풀뿌리 생활인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단명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생각도 깔려 있었다. 풀뿌리 운동과 생활인을 대안 정
치의 주체로 삼는다는 취지에 초(草)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크게 제기되었다.
최근 풀빛을 의미하는 공식 용어가 녹색에서 초록으로 바뀌면서 생활 주변과 학교 교육에서
초록이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도 참고가 되었다.
를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정치 대안이 요구된 배경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계급계층적 요구를 중심으로 하면서 국가 수준의 진보적 민주주의와 평
등을 추구하는 근대적 사회운동에 더해, 생명, 평화, 풀뿌리민주주의, 지구적 책임, 여성주
의, 다양성 등의 대안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운동이 터져 나오면서 새로운 정치운동
의 잠재력이 형성되어 왔다는 점, 민주주의의 문제가 계급, 계층 간의 문제에서 성간, 지역
간, 세대간, 종간의 공평성이라는 문제로, 풀뿌리 생활공간의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초록정치는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이 제시해온 대안 가치를 실현하려
는 ‘정치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초록정치는 국가 수준의 문제 해결로 충
분치 못 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지역, 혹은 생활공간의 민주화와 초록화를 지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록정치의 참된 주체는 지역 시민사회와 지역 생활인이며, 지역이
야말로 초록정치의 참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저는 오늘 모임의 키워드를 ‘대전지역의 초록정치’, 즉 ‘대전초록정치’로 이
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추상적인 담
론은 줄이고 실제로 어떻게 할까, 어떤 상황을 예상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토론하고 싶습
니다.


․대전 인근으로 수도를 이전하게 되면 이곳에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의 로비 사무실이 자리
잡게 되겠지요. 국제 엔지오들의 사무소도 줄이어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행정․정치
수도 워싱턴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초록정치와 관련해서도 대전은 전국적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초래할 영향이 어떤 것일지 정확히 예견하긴 힘
들지만, 대전 시민사회운동의 역량, 그리고 대전 초록정치의 전망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
질 이유는 분명히 있는 셈입니다. 오늘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겠지만, 대전에서 새로
운 지역정치의 주체를 형성하고자 할 때 앞으로는 더 큰 맥락 속에서 대전의 위치 변화에
대해 좀 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2. 초록정치와 여성, 생태주의 이 장의 내용은 필자가 최근 작성한 두 개의 원고에서 따옵
니다.



1) 한국 정치의 전망과 초록정치


지난 총선의 의미를 수구냉전 정치의 퇴조와 진보정치의 현실 정치 진입으로 요약한다는 전
제에서, 그렇다면 한국정치의 미래는 어떻게 기획할 수 있을까? 우리 자신이 어떤 전망을
그리고 실천하느냐, 즉 어떤 기획을 갖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필
자의 생각이다. 상상력 없이 미래를 만들어 갈 수는 없다.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한 저마다
의 상상과 사회적 토론을 통해, 우리는 그저 남이 걸어간 길의 하나를 선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의 처지가 실제로 요청하는 대안을 창조해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치는 어디로 갈 것인가? 간명하고 현실성 있는 세 가지 전망을 그릴 수 있다. 이하
에서 진보는 초록 이전의 진보를 의미한다.
우선 미국형 정치구조이다. 진보정당이나 초록정당이 발붙일 자리가 없는, 신자유주의 일색
의 양당 정치구조이다. 한 논객의 비유에 의하면 이것은 조선일보 대 중앙일보의 정치구도
(맙소사!)이다. 미국 정치의 실패는, 오이시디 나라 중 최고로 열악한 사회안전망과 심각한
불평등, 미디어 정치에 기반한 우민화의 성공, 환경․외교정책에서의 일방주의, 패권주의 등
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정치구조가 자리잡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각자
의 상상에 맡긴다.
두 번째는 유럽대륙형 정치구조이다. 진보 대 보수의 양당 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 초록당
을 비롯한 소수정치세력이 연립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끄는 등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정치
구조이다. 그곳에서도 시장만능주의가 점점 득세하여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고 하지
만, 상대적으로 매우 단단한 사회안전망, 활력 있는 시민사회,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와 탈
핵발전 프로그램 추진에 기초한 에너지 전환 등 생태적 고려의 증대 등등 ― 유럽대륙의 정
치구조가 한결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정치의 현실을 떠올리면 이런 정치구조를 부러워하지 않기도 어렵다. 그러나 지구화되
고 있는 세계와 파편화하고 있는 우리 삶에 관한 대안이 과연 그곳에서 제시되고 있는지 질
문하면,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유럽 진보정치는 시장의 야만을 길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대안을 넓혀가거
나 현실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어찌 보면 한발도 앞으로는 나아가지 못하
는 시치푸스의 노력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노력 덕에 유럽 사람들은 시장의
폭력에 덜 노출되어 있는 게 분명하지만,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는지 생각하면 회
의적이고, 그저 우경화를 조금 늦추고 있을 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구나 유럽이 현재 누리고 있는 복지 수준과 과감한 생태정책은, 그네들이 다른 민족과 자
연으로부터 빼앗은 부를 포함하여, 우리가 도달하기 어려울 물적 축적과 기술 우위에 근거
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나라든 미개발 전통사회에서 미국식 대량생산 대
량소비 사회로 나아가는 법이라는 로스토우 식 단계론으로 대표되는 주류 개발논리로 따지
면, 우리도 유럽식이든 미국식이든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로 넘어가는 게 순리고 정치도
그들의 길을 따라가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지 바람직할지는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오히려 필자는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성에 힘입어 개구리뜀뛰기식 경로를 기획하고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 보이지만 대안이라고는 할 수 없는 아닌 그네들의 길
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대안으로 뜀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 가는 정치구
조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아이디어는 특이한 것이 아니고, 기후변화협약 등
에서 개도국의 발전모델과 관련해 많이 논의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치는 보수, 진보의 정치와 더불어, 대안의 길을 모색하는 초록정치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치구조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보수 대 진보의 구도라는 것은 바람직한
듯 하지만, 한번 들어서면 빠져나오기 힘든 덫 같은 게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우리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뒷심으로 하여 한국 정치의 또 다른 전망을 모색하자고
제안한다. 거리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지역사회에서, 정치에서, 놀이에서, 대안적 가치와 정
책 의제 설정에서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자발적 시민 역량과 시민사회운동의 역동성에 근
거한 새로운 정치전망 말이다. 초록정치는 시민사회운동, 풀뿌리, 생활인 정치에 기반한 새
로운 정치세력을, 장식품이 아닌 유력한 구성요소로 하는 보수-진보-초록의 세 발 위에 선
정치구조를 기획한다.
이러한 삼정립의 정치구조 위에 설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앞에 닥친 중대한 선택을 놓고
벌어질 토론에 제대로 임할 수 있다. 하나의 선택은 삶과 자연을 희생하고 얻어지는 성장
드라이브의 길, 다른 하나의 선택은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는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사
회주의의 길, 마지막 하나는 생태적으로 지탱가능한 발전이라는 길이라는 선택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경험을 마치 우리가 불가피하게 따라가게 될 경로인 양 받아들
이곤 한다. 그런 선입관에 기초해서 흔히 세 번째 길은 실현가능성이 낮고 첫 번째 길은 실
현가능성이 높으며, 두 번째 길은 첫 번째 길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
기도 한다. 과연 그런가?
성장 드라이브를 통해 유럽, 혹은 미국 수준의 경제적 지위를 따라잡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그렇게 높은가? 필자는 이른바 초일류기업의 논리를 대변하는 사람들로부터도 이와 관련해
낙관적인 답을 하는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들의 주장은 이를 악물고 경쟁하여야 그
나마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경제적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그토록 삶을 희생하며 발버둥을 쳐야 하는가?
필자는 성장의 길을 통해 그들의 지위에 오르기 힘든 우리의 객관적 처지가 대안적 발전 전
망의 모색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런 불안정성이 시민사회를 역동하게 하고 있으
며, 한국 초록정치의 가능성과 지평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성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더 나은 삶을 누리는 대안의 기획은 우리 사회의 불가피
한 요청이다. 성장과 분배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정치구조로는, 더 정확히 말해 성장의 폐해
를 때때로 분배를 통해 보완하는 정치구조로는 이와 같은 요청에 응답할 수 없다.


2) 초록정치의 필요성, 원리, 가치, 전망


대안적 진보를 이끌 초록정치의 여러 면모를 살펴볼 차례다. 아래는 필자 개인의 생각보다
초록정치연대의 창립과정에서 얻어진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초록정치연대
홈페이지 자료실에 게시된 창립자료집을 참고할 수 있다.


초록정치는 있으면 좋은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은 현실과 각자의 삶이 요청하고 있
는 절박한 대안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것이 성장과 개발의 신화였
고, 군사정권과 개발독재를 벗어나 시장의 논리, 경쟁의 논리가 위세를 얻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신화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흔들리고 뿌리뽑힐 위험에 빠진 것은 도리어 우리
자신이다.
상상도 못했을 성장을 이뤘으면서도 일자리는 더 불안정해지고 채무에 몰린 사람들은 벼랑
끝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과 아이들이다.
서울로 대도시로 모든 자원과 권한이 집중되면서 생활의 터전인 지역은 활력과 고유성을 잃
었고, 그나마 지역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해주던 갯벌과 바다와 들판과 숲은 사라지거나 생산
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신 우리가 얻은 것은 생태적으로 지탱불가능한 경제체계와 생활방식이다. 균형을 잃은 지
구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커져 더 이상 책임을 모면할 수 없게 되었고,
경쟁하여 이기는 것이 능사라는 논리는 평화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가혹한 불평등과 빈곤의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의 처방이 아니라 참된 대안이다. 덜 성장하
고 덜 빠르고 덜 집중하고 덜 소비하더라도 이웃과 후손과 자연의 안전과 공존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전망을 일으켜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초록정치는 그동안 정치
가 외면했던 새로운 전망과 가치를 분명히 드러내고 현실로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
게 남아 있는 대안이며, 대안을 실현할 연대이다.


권력과 정치의 개념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초록정치의 큰 특징
이다. 초록정치는 좋은 권력자가 되어 좋은 정책을 집행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려 한다. 초
록정당은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풀뿌리로 분산하고 이양하기 위해 제도에 참여
한다. ‘권력 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정당’이라는 초록정
당의 원리가 이로부터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초록정당은 운동당이며 반(反)정당의 정당이
다.
또한 초록정치의 입장에서는 기초자치단체와 같은 생활공간의 자치운동 그 자체가 독립적인
초록정당(local/grassroots greens)이며 그 전국적 네트워크가 전국 정당(korea greens)이
며, 그 지구적 연대가 지구 정당(global greens)이 된다. 풀뿌리 초록정당의 싹은 지역의 개
발연합, 혹은 기득권연합에 저항하는 지역정치운동으로 이미 다양하게 돋아나고 있다. 지역
에 따라 초록가치를 지향하는 지역정당 추진 움직임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단체들이
지방자치 참여를 위해 연대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안적 조직 원리, 실천 원리를 구체화하기 위해 창조적인 시도가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초록정치연대의 경우 직업 정치인에 의한 정치독점을 방지하고 생활인의 활력과 상식에 기
초한 대안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평회원 중심의 순번제 의결구조를 채택하고, 시민사회
와 개방적으로 네트워킹하는 독립적인 회원모임들이 활동을 이끌기도 한다. 중앙기구를 최
소화하고 권위적인 직제를 배제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중앙 아래 광역과 기초 지역조
직을 두는 피라미드형 정당이 아니라 지역적 정치운동의 수평적, 자발적 연대로 분권적인
전국 정당을 만들어 가는 것도 초록정치의 실현 원리다. 의결구조와 주요 직책에 양성의 평
등한 참여를 제도화할 뿐 아니라, 동등한 참여를 가로막는 공식, 비공식 장애를 제거하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초록정치의 가치는 ‘가치의 연대’라는 원리로 다듬는다. 시민사회운동의 다양한 대안 가치를
포괄하기 위한 원리이다. 서열화된 체계를 갖춘 강령이라기보다 다양한 참여 주체들이 자기
처지에 맞게 유연하게 변용하고 알맞은 내용을 채울 수 있도록, 초록정치의 핵심 가치를 나
타내는 키워드들을 간명하게 병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된 초록정치의
가치는 여러 주체들이 서로 다른 가치에 초점을 두고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지역
사회 전체, 혹은 한국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 포괄적 가치지향을 손쉽게 공유하도록 해
준다.
이런 원리를 염두에 두고 초록정치연대가 작성한 초록정치의 여덟 가지 가치를 짧게 소개한
다. 아래 가치들은 앞으로 벌어질 사회적 토론을 위해 제안된 초안으로 이해하면 된다.


․생명 : 인류가 뭇 생명과의 관계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생명을 수단
이 아닌 목적으로 되돌리고 죽임의 문화를 살림의 문화로 전환한다.
․평화 : 물리적, 제도적, 사회․문화적, 기술적 폭력의 제거, 억압적 통치장치의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핵, 생물 및 화학무기의 금지와 군비축소, 근본 원인인
빈곤과 차별의 제거를 추구한다.
․풀뿌리 : 민주주의의 참된 실현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해 가능하다. 정치적으로는 분권과
주민자치를, 경제적으로는 생태․문화적 여건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분권적 지역경제를 창출한
다.
․지구 : 환경, 평화, 빈곤 등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생활양식과 지역 및 국가
정책 등의 영역에서 지구적 책임을 짊어지며 지구적 공동 행동에 참여한다.
․나눔 : 생태적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원리다. 빈곤과 불평등의 해결, 복지의 증진은 성장의
가속화나 약자에 대한 시혜를 넘어 공평한 분배와 나눔을 통해 추구되어야 한다.
․미래 : 단기적인 경제이윤에 기초한 결정이 낳는 재난을 극복하고 지탱가능한 사회를 만들
기 위해, 예방 원칙을 준수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진다.
․성평등 : 가부장적 질서를 대체하기 위해 성적 소수자를 포함한 성평등의 체제를 만들기 위
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법, 제도는 물론 문화와 의식의 변화를 추구한다.
․다양성 : 문화, 생태 등 모든 영역의 다양성은 파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힘인 동시에 창
조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획일화된 가치와 제도,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초록정치의 실현 경로는 ‘풀뿌리의 연대로 지역의 변화를 이끌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변
화를 이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풀뿌리의 연대라는 말은, 한 지역 공간에서 다양한 지역․풀뿌리 운동의 정치적 연대를 실현
한다는 것과 동시에, 이들 지역적 정치참여운동의 전국적 연대를 추구한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를 위해 지역운동의 지방자치 참여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이들 사
이의 토론을 촉진하고 공동의 가치지향을 확인하며 연대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
다. 지역 생활인 운동의 주체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역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를 활
성화하고 지원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필자는 이 과정에서 초록정치의 실현과 여성
의 정치세력화가 합류할 것으로 전망한다.
초록 가치를 지향하는 지역운동이 2006년 지방선거에 광범위하게 참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2006년은 초록정치가 전국적 정치운동으로 자리잡는 중요한 계기이며
우리 사회의 정치적 대안으로 등장하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국
적 정치운동이 대안적인 형태의 정당 결성을 추진할 것인가 비정당적 정치운동으로 남을 것
인가 하는 논쟁이 시작되었는데, 필자는 정당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유용하다고 생
각한다. 정당 정치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엘리트 직업 정치인들과 기득권
세력에 장악된 정당이 정치를 독점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 의견그
룹인 정당이 기성의 정당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초
록정치가 실현할 수 있는 정치적 진보라고 생각한다. 또한 비정당적 정치운동으로는 정당
중심의 선거에서 성과를 얻기 힘들며, 전망과 대안을 가진 의미 있는 정치운동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정당화를 추진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지역별로, 소그룹별로 분산되
어 있는 지방자치 참여 움직임들이 지역과 단체를 넘어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
일은 상당히 시급한 과제인데, 고립되고 분산된 정치 참여는 자칫하면 귀중한 시민사회 역
량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실제로 의미 있는 연대를 형성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
과 진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참여를 통해 초록정치는 자신의 대안을 지역에서 실현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의 감시자, 비판자로서 시민사회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지방의
원을 광범위하게 배출하는 것은 물론, 몇몇 지역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을 배출하여 지역운
동 공동의 노력으로 초록의 지역적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지역 모델
하나는 전국적, 지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록정치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다수의 국회의원을 배출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의 모습을 지역
모델을 통해 입증함으로서 가능해질 것이다.


기성정당에 기대지 않고 다음 지방자치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주체들,
풀뿌리 지방자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 이
들이 조금씩 서로 다르면서도 공유하고 있는 초록의 가치들을 감안할 때 초록정치는 주장이
나 담론이 아니라 이미 현실의 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광범위한 운동을 연계하고 의미 있
는 정치적 대안으로 만드는 일에는 한 발 앞선 결단과 집요한 노력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반면, 그러한 결단과 노력이 없을 때 불가피하게 벌어질 사회적 역량의 낭비와 후퇴를 떠올
리지 않을 수 없다.
초록정치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다양한 경험을 참고할 필요는 있겠지
만, 무엇보다 우리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삶의 구체성에서 한국 초록정치의 의미와 전망을
찾아내는 것이 절실하다. 유럽은 이랬고 미국은 저랬다는 논의도 필요는 하겠지만 자칫하면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제약하기도 쉽다.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대안다운 대안이 나타나야 하
지 않겠는가? 우리 자신이 가진 역동적 잠재력에 눈 돌릴 것을 다시 한번 권하고 싶다.


3) 초록정치의 주체


정치에 의해 체계적으로 배제된 사람들, 정치를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이야기하는
것을 혐오하던 사람들이 바로 초록정치의 주체다. 개발독재의 정치, 가부장주의 정치, 반생
명적 정치에 몸담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대안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천해온 사람들과 더불어, 자신의 고유성
과 자치능력을 박탈당하며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지역’, 생활 현장의 주인이면
서도 거래관계로 얽힌 지역정치에서 배제되었던 ‘여성’, 낡은 권위주의 정치에 대해 탈정치
적 태도로 반응하고 있는 ‘청년’, 다수의 논리가 폭력적으로 관철되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시
민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사회적 소수와 약자’,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정치에 의해서도 보
호받지 못한 ‘미래세대와 자연환경’ ― 정치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이들이야말로 대안 정치
의 주체이다.


․환경․생명운동
․여성운동
․지역․풀뿌리 운동
- 이들 운동은 스스로의 가치를 정치적으로 실현하려는 강한 지향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차원의 운동에 나설 전국적인 역량을 형성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운동이 초록정치
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일관성 있게 엮어주고 흔들림 없이 실천하도록 할 기반을 제공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부장주의, 성장주의, 중앙집권을 극복하겠다는 태도는 평화와 인권,
통일, 문화, 경제운영, 정치원리 등 다양한 정책 영역에도 깊이 있고 일관된 시각과 방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


4) 여성․여성운동․여성주의의 역할


여성운동은 운동 과제의 제도화라는 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운동으로 꼽히며 기성 정당을 활
용하여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확대해 오기도 했다.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올해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수가 확대되고 그 절반이 여성에게 할당될 것
으로 예상되어 중앙정치의 극심한 남성 편중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견된다. 여성운동은
성평등의 제도화와 끼어들기를 통한 정치진출을 추진하면서도 여성의 시각으로 정치의 틀
자체를 바꾸는 “새판짜기”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국여성민우
회는 기성정당의 힘을 빌지 않고 독자적으로 여성지방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여성의 권익
향상과 여성정책의 개선을 넘어서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새판짜기”는 여성의 시각으로 정
치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포괄적 실천이며 따라서 대안정치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여성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새판짜기”란 초록정치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가
장 중요한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소 긴 다음의 인용문이 이러한 시각을 잘
대변한다.


“남성 중심적 정치의 모순…의 극복은 여성들이 단순히 기존의 정치에 끼어드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정치의 틀을 바꾸는 것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성이 정치를 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 틀 바꾸기를 전제하지
않는 여성의 정치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정치와 다를 것이 없(다). … 이처럼 페미니즘의
정치학은 … 특히 한국에서 직업 정치인들이 독점해 온 정치를 생활자 각자의 일상적 삶으
로 되돌리는 것,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권력 정치에 의거한 엘리트 정치를 여성을 위시한 사
회적 약자들이 주체가 되는 정치로 만드는 것, 중앙 집권적 정치에 압도되어 온 지역 정치
를 살려내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정치를 말한다. … 녹색의 관점에서 추구하는 정치가 특별히
페미니즘의 정치학과 친화적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녹색 정치와 페미니
즘의 정치가 다 같이 국가주의․자본주의․인종 차별주의․성 차별주의와 같은 기존의 지배 구조
와 지배 문화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는 저항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한
해방의 정치는 여성들이 적극적인 정치적 주체로 나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즉 남성적 삶과는 다른 조건과 관점에서 체험되는 여성적 삶을 정치화하고, … 여성적 가치
를 재발견․재평가하기 위해서는 여성들 스스로가 이를 위한 새로운 정치 주체로 나서야 하
는데, 이는 또한 녹색 정치의 필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영자, 1999, “새로운 정치
지평으로서 페미니즘의 정치학”, 계간 ꡕ환경과생명ꡕ 22호



이영자 교수의 지적처럼 여성운동과 여성주의는 그 이념과 가치지향에서 초록정치의 소중한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필자의 섣부른 생각으로, 여성주의의 평등 개념은 정
치경제적, 민족(인종)적, 지역적 평등에 국한되었던 개념을, 생활정치적 평등으로 심화시키
고 있으며, 특히 에코페미니즘의 평등 개념은 성장․개발론의 따라잡기 식 평등, 가부장주의
를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평등 개념을 넘어, 나눔과 생명존중, 공존에 입각한 평등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의 시각과 경험은 과거 정치이념이 도달하지 못한 급진적인 민주주의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이 초록정치의 주체로 부각되는 가장 중요한 현실적인 이유는 여성이야말로 풀
뿌리 생활정치의 주체라는 것이다. 어느 지역을 살펴보더라도 풀뿌리의 중요한 문제인 교
육, 육아, 환경, 먹을거리, 복지 등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참여하는 주체는 여성들, 특
히 주부들이다. 더구나 앞서 지적했듯, 여성운동은 지역에서 꾸준하게 의정감시, 예산분석,
정책제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가 중앙정치의 민주화를 넘어서
는 풀뿌리 기반의 새로운 정치를 열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필자와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은 초록정치는 여성이 참여하는 정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여성
의 정치, 혹은 여성성의 정치라고 믿고 있다. 그 아무리 번듯한 이념과 정책을 갖추어도 대
다수 여성의 삶의 조건에서 발생하는 생활적인 문제의식을 담아내지 못하면 표피적인 윤택
함과 평등을 넘어서기 힘들다고 믿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와 같은 생각은 현장 환경운동에
서 아주머니들의 역할, 생활 환경이슈에서 여성들의 태도,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서 주부들의 참여, 진보적인 남성과 여성 지방의원들의 활동 사례 등을 관찰하면서 더욱 굳
어지고 있다.




3. 전국 차원의 전망 ― 200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초록정치는 내용과 형식만이 아니라 그 과정도 초록이어야 한다. 좋은 정책을 가진 훌륭한
인사들이 중앙정치와 대결하여 국회의 일각을 차지하는 통상적인 정치세력화 과정과는 다른
과정을 겪는다. 초록정치는 국가 단위의 조직보다 지역/풀뿌리 정치운동이 정치적 실체, 말
하자면 지역정당이 되고, 이들의 수평적 연대, 혹은 네트워크가 위계적인 전국 정당을 대신
한다. 한국 초록정치를 실현할 이정표도 이와 같은 원리에 입각하여 그릴 수 있다.


․이제 2년이 채 남지 않은 2006년 지방선거가 한국 초록정치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한국여성민우회와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몇몇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이 독자적인 후보를 낸 바 있다. 그 전에도 지방자치 참여 시도는 많았지만 2002년에는 기
성정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독자 후보로 참여했다는 점(민우회의 경우), 주로 외부 인사를
추천하던 방식에서 내부의 활동가를 진출시켰다는 점(환경연합의 경우)에서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일부는 새로운 정치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
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아홉 명의 수도권 기초의원이 초록정치연대 의원단에 참
여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움직임은 거의 일반적이라고 할 정도로 광범위
하다. 서울의 경우, 각 구나 권역에서 가장 활동력 있는 시민사회단체들 ‘모두’가 지방선거
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적으로도 필자가
만남을 가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지역정치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불
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규모 단체들의 참여 폭도 훨씬 커질 것이 분명하
다.


․광역 차원의 지역운동이 거의 없었던 서울에서는 이명박 시장의 활약(?)을 계기로 지역의
대안적 정치주체 발굴까지 의제에 올린 시민사회 연대기구가 결성되는 중에 있고, 지방자치
참여를 염두에 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지방선거 참여를 경험한 지역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선거가 닥쳐
서 조급하게 참여하지 않기 위해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 개별 단체나
부문(환경, 여성 등)의 당선자를 내었을 때 겪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정치에 참여
할 독립적인 주체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한 단체의 활동은 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지만 당선자는 지역의 모든 문제에 책임 있게 응해야 된다는, 서로의 처지가 다름으로
서 빚어지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지역정치에 참여할 새로운 주체
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5월 19일 개최된 시민자치정책센터 주최 토론회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지역운동단체의 지방정치 참여 중간 평가 그리고 2006년...”에서 지금까지 지방자
치 참여를 평가하면서 ‘지역정치참여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고 그 이후
여러 자리에서 이러한 논의가 확산되어 왔다. (하승수, ‘지역정치 참여의 모델 정립을 위한
몇가지 생각’)
또한 지역적 정치주체는 특정 부문의 가치를 대변하기보다 (지역) 시민사회의 포괄적 대안
가치를 감당하게 되고, 지역의 다른 정치주체와 구별된 정책대안과 가치를 지향한다는 면에
서 ‘초록’의 정치주체여야 한다.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시민사회의 고민은 결국 단체와 개인을 넘어서는 <지역적
초록정치주체> 형성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의 지방자치 참여 양상이 ‘부문에서 지역으로’ 전환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우석훈 박사) 부문 시민운동의 참여에서 지역 정치주체의 참여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지역에서 지방자치 참여의 협력 틀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일
을 더 미룰 수가 없다.


․안타까운 것은 상당수의 지역에서 지방자치 참여와 관련한 논의가, 소그룹, 친밀집단, 단체
내에서만 비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정치참여 이야기를 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기초의원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도 온힘을 다하지
않으면 상처만 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준비 없는 졸속 참여가
예상되며, 전국적으로 졸속적인 지방자치 참여가 이뤄진다면 시민사회가 가진 잠재력을 회
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할 수도 있다.


․지방자치 참여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지역 사이의 토론과 네트워킹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별로 지방자치 참여를 겨냥하는 포럼 등이 생겨나고 있는데, 불분명한 가치지향을 가진
채 참여하여 기성정당에 흡수된 과거의 참여 방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청도 높아지고 있
다. 지역의 기득권 정치집단, 개발연합/성장연합과 구별되는 것은 물론, 자치, 분권, 개혁이
라는 구호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초록정치의 전제조건
이다.


․지방자치 참여 준비는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지역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
배 활동가들이 단체를 넘어서 지역적 정치주체를 준비하고 있고, 어떤 지역은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지방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직접적으로 후보 발굴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어
떤 지역은 주민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단체를 넘어서는 풀뿌리 활동과 예산 감시 등의 활
동을 펼치면서 새로운 주체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광역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지역도
있고 기초 수준에서 준비하는 지역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지역적 정치주체를 만들 것인지
는 정답이 있을 수 없고 지역의 조건에 따라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초록정치연대는 창립 과정에서 환경, 여성, 평화, 풀뿌리지역운동지원 등등, 우리 시민사회
운동에 포함된 대부분의 흐름, 그 중 상당수의 단체에서 짧지 않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부문 면에서는 모든 부문을 포괄하는 정치운동조직이 되었고, 모임
의 운영에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생활인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록정치연대는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초록정치운동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
다. 필자는 2005년 중반까지는 서울, 경기 각각에 초록지역정당의 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
한다. 또한 올해 내에 2006년 지방선거 참여 방향을 모색하는 시민사회의 전국적 토론모임
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록정당은 초록정치연대 같은 조직이 산하 지역조직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초록정치연대는 여러 지역의 초록정치운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되, 수도권에 든든한 초록
지역정당을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다. 대전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2006년 지방자치를 준
비하며 형성될 정치주체들이 토론을 통해 서로의 공감대(초록정치의 가치 지향 등)를 확인
하고 전국적인 정치운동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시민사회의 정치참여와 초록정치를 실현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도 본
격화 하고 있다. 초록정치연대의 풀뿌리정책지원단은 지방자치 교육 프로그램 개설, 지역운
동의 지방자치 참여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전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
고, 정책위원회는 정책개발을 목표로 하는 부설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화문화아
카데미는 녹색정치의 1세대 활동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있으며, 그밖
에 여러 단체와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지방자치 참여를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
다.



4. 대전초록정치를 위하여


․대전 지역정치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를 이끌 새로운 정치주체가 필요한가? 정당
과 까다로운 가치지향(생태주의나 여성주의 등) 따위는 접어두고 좋은 사람을 진출시키는
것으로 충분한가?


․초기 주체의 문제
        -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여성생태주의 등 초록 가치에 관한 공
감대를 가진 인적 네트워크가 초기 주체 형성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예를 들어 필자는 민우회나 환경연합처럼 지방선거 참여 경험이 있는 전국 단체
들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금 해야 할 일은 전국적인 프로그램이 아니고 각 지역에서
지방선거에 참여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일, 다양한 참여주체들 사이의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지역 생활정치를 감당할 여성들이 먼저 나선다면 더욱 바람직하고, 새로운 정치
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는 활동가들이 주축이 된다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 지역시민사회의 폭넓은 지지와 참여, 생활인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
가?
        - 이를 테면 ‘대전초록정치연대’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기획해야 하지 않을까?



․지역에서 마련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 지역 차원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정책, 교육, 행정․예산 관련 활동, 실
제 지방선거 준비 등과 관련한 경험과 지식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한결 빨라질 것이다.
        -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실제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은 서로 연
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혹은 대전 내 어떤 지역의 대안적인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지방자치 참여일 것인
가?
        - 여성주의나 생태주의라는 가치지향이 구체적인 지역 전망과 정책을 대신할 수
없다.
        - 지역 시민사회와 시민들이 지역의 새로운 전망을 마련하는 과정이 선거 참여에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 지역적 정치주체는 이와 같은 노력이 이끌기 위해 필요하다.
        -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이므로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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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여성환경포럼]여성, 생태주의, 그리고 “대전초록정치”(2004년)

  • 1. [2004 대전 여성환경포럼] 여성, 생태주의, 그리고 “대전초록정치” 서형원 초록정치연대(www.greens.or.kr) 간사 대전여성환경포럼 “여성생태주의와 녹색정치” 발표자료 2004년 9월 2일 오후 2시, 대전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센터 1. 글머리 ․지난 5월 대전충남녹색연합 주최로 초록정치에 관한 모임을 가졌으니 저로서는 이번이 대 전에서 갖는 두 번째 모임이 됩니다. 주제도 더 심화된 셈입니다. 초록정치의 주체와 가치 지향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여성생태주의’의 입장에서 초록정치를 다루게 되었으 니까요. 그래서 가능한 한 오늘은 이곳 대전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실 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초록정치연대는 2006년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환경, 여성, 풀뿌리 등의 주체와 가치를 중심 으로 새로운 정치를 펼칠 초록정당을 만들어가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모 임입니다. 오늘 토론에 초록정치연대 활동가의 발표를 포함시키신 데에는 이 지역에서 새로 운 정치를 열어갈 실질적 방도에 가까이 가보자 하는 의욕이 있으신 것 아닌가, 이런 짐작 을 하게 됩니다. ․수구냉전정치는 접어두더라도, 자본주의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보수정치와 평등과 자주를 핵 심 가치로 추구하는 전통적인 진보정치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대안으로 흔히 녹색당과 녹색 정치 초록정치연대는 올 6월 10일 창립을 앞두고 창립회원들의 토론을 거쳐 녹색정치라는 익숙한 용어 대신 초록정치라는 다소 낯선 명칭을 채택하게 되었다. 창립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새로운 용어를 채택하게 된 배경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녹색은 곧 환경가치 라는 일부의 굳어진 관념 때문에 시민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상징이 필 요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시민사회와 풀뿌리 생활인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단명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생각도 깔려 있었다. 풀뿌리 운동과 생활인을 대안 정 치의 주체로 삼는다는 취지에 초(草)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크게 제기되었다. 최근 풀빛을 의미하는 공식 용어가 녹색에서 초록으로 바뀌면서 생활 주변과 학교 교육에서 초록이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도 참고가 되었다.
  • 2. 를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정치 대안이 요구된 배경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계급계층적 요구를 중심으로 하면서 국가 수준의 진보적 민주주의와 평 등을 추구하는 근대적 사회운동에 더해, 생명, 평화, 풀뿌리민주주의, 지구적 책임, 여성주 의, 다양성 등의 대안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운동이 터져 나오면서 새로운 정치운동 의 잠재력이 형성되어 왔다는 점, 민주주의의 문제가 계급, 계층 간의 문제에서 성간, 지역 간, 세대간, 종간의 공평성이라는 문제로, 풀뿌리 생활공간의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초록정치는 한국의 시민사회운동이 제시해온 대안 가치를 실현하려 는 ‘정치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초록정치는 국가 수준의 문제 해결로 충 분치 못 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으며 지역, 혹은 생활공간의 민주화와 초록화를 지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록정치의 참된 주체는 지역 시민사회와 지역 생활인이며, 지역이 야말로 초록정치의 참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저는 오늘 모임의 키워드를 ‘대전지역의 초록정치’, 즉 ‘대전초록정치’로 이 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추상적인 담 론은 줄이고 실제로 어떻게 할까, 어떤 상황을 예상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토론하고 싶습 니다. ․대전 인근으로 수도를 이전하게 되면 이곳에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의 로비 사무실이 자리 잡게 되겠지요. 국제 엔지오들의 사무소도 줄이어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행정․정치 수도 워싱턴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초록정치와 관련해서도 대전은 전국적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초래할 영향이 어떤 것일지 정확히 예견하긴 힘 들지만, 대전 시민사회운동의 역량, 그리고 대전 초록정치의 전망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 질 이유는 분명히 있는 셈입니다. 오늘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겠지만, 대전에서 새로 운 지역정치의 주체를 형성하고자 할 때 앞으로는 더 큰 맥락 속에서 대전의 위치 변화에 대해 좀 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2. 초록정치와 여성, 생태주의 이 장의 내용은 필자가 최근 작성한 두 개의 원고에서 따옵 니다. 1) 한국 정치의 전망과 초록정치 지난 총선의 의미를 수구냉전 정치의 퇴조와 진보정치의 현실 정치 진입으로 요약한다는 전 제에서, 그렇다면 한국정치의 미래는 어떻게 기획할 수 있을까? 우리 자신이 어떤 전망을 그리고 실천하느냐, 즉 어떤 기획을 갖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필 자의 생각이다. 상상력 없이 미래를 만들어 갈 수는 없다. 한국정치의 미래에 대한 저마다 의 상상과 사회적 토론을 통해, 우리는 그저 남이 걸어간 길의 하나를 선택하는 데 머물지
  • 3. 않고 우리의 처지가 실제로 요청하는 대안을 창조해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치는 어디로 갈 것인가? 간명하고 현실성 있는 세 가지 전망을 그릴 수 있다. 이하 에서 진보는 초록 이전의 진보를 의미한다. 우선 미국형 정치구조이다. 진보정당이나 초록정당이 발붙일 자리가 없는, 신자유주의 일색 의 양당 정치구조이다. 한 논객의 비유에 의하면 이것은 조선일보 대 중앙일보의 정치구도 (맙소사!)이다. 미국 정치의 실패는, 오이시디 나라 중 최고로 열악한 사회안전망과 심각한 불평등, 미디어 정치에 기반한 우민화의 성공, 환경․외교정책에서의 일방주의, 패권주의 등 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이런 정치구조가 자리잡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각자 의 상상에 맡긴다. 두 번째는 유럽대륙형 정치구조이다. 진보 대 보수의 양당 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 초록당 을 비롯한 소수정치세력이 연립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끄는 등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정치 구조이다. 그곳에서도 시장만능주의가 점점 득세하여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고 하지 만, 상대적으로 매우 단단한 사회안전망, 활력 있는 시민사회,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와 탈 핵발전 프로그램 추진에 기초한 에너지 전환 등 생태적 고려의 증대 등등 ― 유럽대륙의 정 치구조가 한결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정치의 현실을 떠올리면 이런 정치구조를 부러워하지 않기도 어렵다. 그러나 지구화되 고 있는 세계와 파편화하고 있는 우리 삶에 관한 대안이 과연 그곳에서 제시되고 있는지 질 문하면,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유럽 진보정치는 시장의 야만을 길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대안을 넓혀가거 나 현실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어찌 보면 한발도 앞으로는 나아가지 못하 는 시치푸스의 노력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노력 덕에 유럽 사람들은 시장의 폭력에 덜 노출되어 있는 게 분명하지만,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는지 생각하면 회 의적이고, 그저 우경화를 조금 늦추고 있을 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구나 유럽이 현재 누리고 있는 복지 수준과 과감한 생태정책은, 그네들이 다른 민족과 자 연으로부터 빼앗은 부를 포함하여, 우리가 도달하기 어려울 물적 축적과 기술 우위에 근거 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나라든 미개발 전통사회에서 미국식 대량생산 대 량소비 사회로 나아가는 법이라는 로스토우 식 단계론으로 대표되는 주류 개발논리로 따지 면, 우리도 유럽식이든 미국식이든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로 넘어가는 게 순리고 정치도 그들의 길을 따라가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지 바람직할지는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오히려 필자는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성에 힘입어 개구리뜀뛰기식 경로를 기획하고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 보이지만 대안이라고는 할 수 없는 아닌 그네들의 길 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대안으로 뜀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 가는 정치구 조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아이디어는 특이한 것이 아니고, 기후변화협약 등 에서 개도국의 발전모델과 관련해 많이 논의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치는 보수, 진보의 정치와 더불어, 대안의 길을 모색하는 초록정치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치구조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보수 대 진보의 구도라는 것은 바람직한 듯 하지만, 한번 들어서면 빠져나오기 힘든 덫 같은 게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우리 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뒷심으로 하여 한국 정치의 또 다른 전망을 모색하자고 제안한다. 거리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지역사회에서, 정치에서, 놀이에서, 대안적 가치와 정 책 의제 설정에서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자발적 시민 역량과 시민사회운동의 역동성에 근
  • 4. 거한 새로운 정치전망 말이다. 초록정치는 시민사회운동, 풀뿌리, 생활인 정치에 기반한 새 로운 정치세력을, 장식품이 아닌 유력한 구성요소로 하는 보수-진보-초록의 세 발 위에 선 정치구조를 기획한다. 이러한 삼정립의 정치구조 위에 설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앞에 닥친 중대한 선택을 놓고 벌어질 토론에 제대로 임할 수 있다. 하나의 선택은 삶과 자연을 희생하고 얻어지는 성장 드라이브의 길, 다른 하나의 선택은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는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사 회주의의 길, 마지막 하나는 생태적으로 지탱가능한 발전이라는 길이라는 선택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경험을 마치 우리가 불가피하게 따라가게 될 경로인 양 받아들 이곤 한다. 그런 선입관에 기초해서 흔히 세 번째 길은 실현가능성이 낮고 첫 번째 길은 실 현가능성이 높으며, 두 번째 길은 첫 번째 길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 기도 한다. 과연 그런가? 성장 드라이브를 통해 유럽, 혹은 미국 수준의 경제적 지위를 따라잡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그렇게 높은가? 필자는 이른바 초일류기업의 논리를 대변하는 사람들로부터도 이와 관련해 낙관적인 답을 하는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들의 주장은 이를 악물고 경쟁하여야 그 나마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경제적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그토록 삶을 희생하며 발버둥을 쳐야 하는가? 필자는 성장의 길을 통해 그들의 지위에 오르기 힘든 우리의 객관적 처지가 대안적 발전 전 망의 모색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런 불안정성이 시민사회를 역동하게 하고 있으 며, 한국 초록정치의 가능성과 지평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성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더 나은 삶을 누리는 대안의 기획은 우리 사회의 불가피 한 요청이다. 성장과 분배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정치구조로는, 더 정확히 말해 성장의 폐해 를 때때로 분배를 통해 보완하는 정치구조로는 이와 같은 요청에 응답할 수 없다. 2) 초록정치의 필요성, 원리, 가치, 전망 대안적 진보를 이끌 초록정치의 여러 면모를 살펴볼 차례다. 아래는 필자 개인의 생각보다 초록정치연대의 창립과정에서 얻어진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초록정치연대 홈페이지 자료실에 게시된 창립자료집을 참고할 수 있다. 초록정치는 있으면 좋은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은 현실과 각자의 삶이 요청하고 있 는 절박한 대안이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것이 성장과 개발의 신화였 고, 군사정권과 개발독재를 벗어나 시장의 논리, 경쟁의 논리가 위세를 얻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신화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흔들리고 뿌리뽑힐 위험에 빠진 것은 도리어 우리 자신이다. 상상도 못했을 성장을 이뤘으면서도 일자리는 더 불안정해지고 채무에 몰린 사람들은 벼랑 끝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과 아이들이다. 서울로 대도시로 모든 자원과 권한이 집중되면서 생활의 터전인 지역은 활력과 고유성을 잃 었고, 그나마 지역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해주던 갯벌과 바다와 들판과 숲은 사라지거나 생산 력을 잃어가고 있다. 대신 우리가 얻은 것은 생태적으로 지탱불가능한 경제체계와 생활방식이다. 균형을 잃은 지 구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커져 더 이상 책임을 모면할 수 없게 되었고,
  • 5. 경쟁하여 이기는 것이 능사라는 논리는 평화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가혹한 불평등과 빈곤의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의 처방이 아니라 참된 대안이다. 덜 성장하 고 덜 빠르고 덜 집중하고 덜 소비하더라도 이웃과 후손과 자연의 안전과 공존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전망을 일으켜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초록정치는 그동안 정치 가 외면했던 새로운 전망과 가치를 분명히 드러내고 현실로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 게 남아 있는 대안이며, 대안을 실현할 연대이다. 권력과 정치의 개념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초록정치의 큰 특징 이다. 초록정치는 좋은 권력자가 되어 좋은 정책을 집행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려 한다. 초 록정당은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풀뿌리로 분산하고 이양하기 위해 제도에 참여 한다. ‘권력 획득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정당’이라는 초록정 당의 원리가 이로부터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초록정당은 운동당이며 반(反)정당의 정당이 다. 또한 초록정치의 입장에서는 기초자치단체와 같은 생활공간의 자치운동 그 자체가 독립적인 초록정당(local/grassroots greens)이며 그 전국적 네트워크가 전국 정당(korea greens)이 며, 그 지구적 연대가 지구 정당(global greens)이 된다. 풀뿌리 초록정당의 싹은 지역의 개 발연합, 혹은 기득권연합에 저항하는 지역정치운동으로 이미 다양하게 돋아나고 있다. 지역 에 따라 초록가치를 지향하는 지역정당 추진 움직임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단체들이 지방자치 참여를 위해 연대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대안적 조직 원리, 실천 원리를 구체화하기 위해 창조적인 시도가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초록정치연대의 경우 직업 정치인에 의한 정치독점을 방지하고 생활인의 활력과 상식에 기 초한 대안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평회원 중심의 순번제 의결구조를 채택하고, 시민사회 와 개방적으로 네트워킹하는 독립적인 회원모임들이 활동을 이끌기도 한다. 중앙기구를 최 소화하고 권위적인 직제를 배제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중앙 아래 광역과 기초 지역조 직을 두는 피라미드형 정당이 아니라 지역적 정치운동의 수평적, 자발적 연대로 분권적인 전국 정당을 만들어 가는 것도 초록정치의 실현 원리다. 의결구조와 주요 직책에 양성의 평 등한 참여를 제도화할 뿐 아니라, 동등한 참여를 가로막는 공식, 비공식 장애를 제거하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초록정치의 가치는 ‘가치의 연대’라는 원리로 다듬는다. 시민사회운동의 다양한 대안 가치를 포괄하기 위한 원리이다. 서열화된 체계를 갖춘 강령이라기보다 다양한 참여 주체들이 자기 처지에 맞게 유연하게 변용하고 알맞은 내용을 채울 수 있도록, 초록정치의 핵심 가치를 나 타내는 키워드들을 간명하게 병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된 초록정치의 가치는 여러 주체들이 서로 다른 가치에 초점을 두고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지역 사회 전체, 혹은 한국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 포괄적 가치지향을 손쉽게 공유하도록 해 준다. 이런 원리를 염두에 두고 초록정치연대가 작성한 초록정치의 여덟 가지 가치를 짧게 소개한 다. 아래 가치들은 앞으로 벌어질 사회적 토론을 위해 제안된 초안으로 이해하면 된다. ․생명 : 인류가 뭇 생명과의 관계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생명을 수단
  • 6. 이 아닌 목적으로 되돌리고 죽임의 문화를 살림의 문화로 전환한다. ․평화 : 물리적, 제도적, 사회․문화적, 기술적 폭력의 제거, 억압적 통치장치의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핵, 생물 및 화학무기의 금지와 군비축소, 근본 원인인 빈곤과 차별의 제거를 추구한다. ․풀뿌리 : 민주주의의 참된 실현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해 가능하다. 정치적으로는 분권과 주민자치를, 경제적으로는 생태․문화적 여건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분권적 지역경제를 창출한 다. ․지구 : 환경, 평화, 빈곤 등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생활양식과 지역 및 국가 정책 등의 영역에서 지구적 책임을 짊어지며 지구적 공동 행동에 참여한다. ․나눔 : 생태적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원리다. 빈곤과 불평등의 해결, 복지의 증진은 성장의 가속화나 약자에 대한 시혜를 넘어 공평한 분배와 나눔을 통해 추구되어야 한다. ․미래 : 단기적인 경제이윤에 기초한 결정이 낳는 재난을 극복하고 지탱가능한 사회를 만들 기 위해, 예방 원칙을 준수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진다. ․성평등 : 가부장적 질서를 대체하기 위해 성적 소수자를 포함한 성평등의 체제를 만들기 위 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법, 제도는 물론 문화와 의식의 변화를 추구한다. ․다양성 : 문화, 생태 등 모든 영역의 다양성은 파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힘인 동시에 창 조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획일화된 가치와 제도,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초록정치의 실현 경로는 ‘풀뿌리의 연대로 지역의 변화를 이끌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변 화를 이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풀뿌리의 연대라는 말은, 한 지역 공간에서 다양한 지역․풀뿌리 운동의 정치적 연대를 실현 한다는 것과 동시에, 이들 지역적 정치참여운동의 전국적 연대를 추구한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를 위해 지역운동의 지방자치 참여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이들 사 이의 토론을 촉진하고 공동의 가치지향을 확인하며 연대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 다. 지역 생활인 운동의 주체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역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를 활 성화하고 지원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필자는 이 과정에서 초록정치의 실현과 여성 의 정치세력화가 합류할 것으로 전망한다. 초록 가치를 지향하는 지역운동이 2006년 지방선거에 광범위하게 참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2006년은 초록정치가 전국적 정치운동으로 자리잡는 중요한 계기이며 우리 사회의 정치적 대안으로 등장하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국 적 정치운동이 대안적인 형태의 정당 결성을 추진할 것인가 비정당적 정치운동으로 남을 것 인가 하는 논쟁이 시작되었는데, 필자는 정당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유용하다고 생 각한다. 정당 정치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실에서, 여전히 엘리트 직업 정치인들과 기득권 세력에 장악된 정당이 정치를 독점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 의견그 룹인 정당이 기성의 정당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초 록정치가 실현할 수 있는 정치적 진보라고 생각한다. 또한 비정당적 정치운동으로는 정당 중심의 선거에서 성과를 얻기 힘들며, 전망과 대안을 가진 의미 있는 정치운동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정당화를 추진하느냐 안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지역별로, 소그룹별로 분산되 어 있는 지방자치 참여 움직임들이 지역과 단체를 넘어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다. 이 일은 상당히 시급한 과제인데, 고립되고 분산된 정치 참여는 자칫하면 귀중한 시민사회 역
  • 7. 량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실제로 의미 있는 연대를 형성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 과 진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참여를 통해 초록정치는 자신의 대안을 지역에서 실현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의 감시자, 비판자로서 시민사회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지방의 원을 광범위하게 배출하는 것은 물론, 몇몇 지역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을 배출하여 지역운 동 공동의 노력으로 초록의 지역적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지역 모델 하나는 전국적, 지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록정치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다수의 국회의원을 배출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의 모습을 지역 모델을 통해 입증함으로서 가능해질 것이다. 기성정당에 기대지 않고 다음 지방자치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주체들, 풀뿌리 지방자치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 이 들이 조금씩 서로 다르면서도 공유하고 있는 초록의 가치들을 감안할 때 초록정치는 주장이 나 담론이 아니라 이미 현실의 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광범위한 운동을 연계하고 의미 있 는 정치적 대안으로 만드는 일에는 한 발 앞선 결단과 집요한 노력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반면, 그러한 결단과 노력이 없을 때 불가피하게 벌어질 사회적 역량의 낭비와 후퇴를 떠올 리지 않을 수 없다. 초록정치를 구상하고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다양한 경험을 참고할 필요는 있겠지 만, 무엇보다 우리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삶의 구체성에서 한국 초록정치의 의미와 전망을 찾아내는 것이 절실하다. 유럽은 이랬고 미국은 저랬다는 논의도 필요는 하겠지만 자칫하면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제약하기도 쉽다.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대안다운 대안이 나타나야 하 지 않겠는가? 우리 자신이 가진 역동적 잠재력에 눈 돌릴 것을 다시 한번 권하고 싶다. 3) 초록정치의 주체 정치에 의해 체계적으로 배제된 사람들, 정치를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이야기하는 것을 혐오하던 사람들이 바로 초록정치의 주체다. 개발독재의 정치, 가부장주의 정치, 반생 명적 정치에 몸담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대안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실천해온 사람들과 더불어, 자신의 고유성 과 자치능력을 박탈당하며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지역’, 생활 현장의 주인이면 서도 거래관계로 얽힌 지역정치에서 배제되었던 ‘여성’, 낡은 권위주의 정치에 대해 탈정치 적 태도로 반응하고 있는 ‘청년’, 다수의 논리가 폭력적으로 관철되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시 민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사회적 소수와 약자’,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정치에 의해서도 보 호받지 못한 ‘미래세대와 자연환경’ ― 정치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이들이야말로 대안 정치 의 주체이다. ․환경․생명운동 ․여성운동 ․지역․풀뿌리 운동 - 이들 운동은 스스로의 가치를 정치적으로 실현하려는 강한 지향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차원의 운동에 나설 전국적인 역량을 형성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운동이 초록정치
  • 8. 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일관성 있게 엮어주고 흔들림 없이 실천하도록 할 기반을 제공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부장주의, 성장주의, 중앙집권을 극복하겠다는 태도는 평화와 인권, 통일, 문화, 경제운영, 정치원리 등 다양한 정책 영역에도 깊이 있고 일관된 시각과 방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 4) 여성․여성운동․여성주의의 역할 여성운동은 운동 과제의 제도화라는 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운동으로 꼽히며 기성 정당을 활 용하여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확대해 오기도 했다.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올해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수가 확대되고 그 절반이 여성에게 할당될 것 으로 예상되어 중앙정치의 극심한 남성 편중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견된다. 여성운동은 성평등의 제도화와 끼어들기를 통한 정치진출을 추진하면서도 여성의 시각으로 정치의 틀 자체를 바꾸는 “새판짜기”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국여성민우 회는 기성정당의 힘을 빌지 않고 독자적으로 여성지방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여성의 권익 향상과 여성정책의 개선을 넘어서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새판짜기”는 여성의 시각으로 정 치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포괄적 실천이며 따라서 대안정치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여성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새판짜기”란 초록정치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가 장 중요한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소 긴 다음의 인용문이 이러한 시각을 잘 대변한다. “남성 중심적 정치의 모순…의 극복은 여성들이 단순히 기존의 정치에 끼어드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정치의 틀을 바꾸는 것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성이 정치를 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 틀 바꾸기를 전제하지 않는 여성의 정치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정치와 다를 것이 없(다). … 이처럼 페미니즘의 정치학은 … 특히 한국에서 직업 정치인들이 독점해 온 정치를 생활자 각자의 일상적 삶으 로 되돌리는 것,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권력 정치에 의거한 엘리트 정치를 여성을 위시한 사 회적 약자들이 주체가 되는 정치로 만드는 것, 중앙 집권적 정치에 압도되어 온 지역 정치 를 살려내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정치를 말한다. … 녹색의 관점에서 추구하는 정치가 특별히 페미니즘의 정치학과 친화적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녹색 정치와 페미니 즘의 정치가 다 같이 국가주의․자본주의․인종 차별주의․성 차별주의와 같은 기존의 지배 구조 와 지배 문화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는 저항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러한 해방의 정치는 여성들이 적극적인 정치적 주체로 나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즉 남성적 삶과는 다른 조건과 관점에서 체험되는 여성적 삶을 정치화하고, … 여성적 가치 를 재발견․재평가하기 위해서는 여성들 스스로가 이를 위한 새로운 정치 주체로 나서야 하 는데, 이는 또한 녹색 정치의 필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영자, 1999, “새로운 정치 지평으로서 페미니즘의 정치학”, 계간 ꡕ환경과생명ꡕ 22호 이영자 교수의 지적처럼 여성운동과 여성주의는 그 이념과 가치지향에서 초록정치의 소중한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필자의 섣부른 생각으로, 여성주의의 평등 개념은 정
  • 9. 치경제적, 민족(인종)적, 지역적 평등에 국한되었던 개념을, 생활정치적 평등으로 심화시키 고 있으며, 특히 에코페미니즘의 평등 개념은 성장․개발론의 따라잡기 식 평등, 가부장주의 를 근본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평등 개념을 넘어, 나눔과 생명존중, 공존에 입각한 평등을 제시하고 있다. 여성의 시각과 경험은 과거 정치이념이 도달하지 못한 급진적인 민주주의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이 초록정치의 주체로 부각되는 가장 중요한 현실적인 이유는 여성이야말로 풀 뿌리 생활정치의 주체라는 것이다. 어느 지역을 살펴보더라도 풀뿌리의 중요한 문제인 교 육, 육아, 환경, 먹을거리, 복지 등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참여하는 주체는 여성들, 특 히 주부들이다. 더구나 앞서 지적했듯, 여성운동은 지역에서 꾸준하게 의정감시, 예산분석, 정책제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여성의 지방자치 참여가 중앙정치의 민주화를 넘어서 는 풀뿌리 기반의 새로운 정치를 열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필자와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은 초록정치는 여성이 참여하는 정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여성 의 정치, 혹은 여성성의 정치라고 믿고 있다. 그 아무리 번듯한 이념과 정책을 갖추어도 대 다수 여성의 삶의 조건에서 발생하는 생활적인 문제의식을 담아내지 못하면 표피적인 윤택 함과 평등을 넘어서기 힘들다고 믿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와 같은 생각은 현장 환경운동에 서 아주머니들의 역할, 생활 환경이슈에서 여성들의 태도,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서 주부들의 참여, 진보적인 남성과 여성 지방의원들의 활동 사례 등을 관찰하면서 더욱 굳 어지고 있다. 3. 전국 차원의 전망 ― 2006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초록정치는 내용과 형식만이 아니라 그 과정도 초록이어야 한다. 좋은 정책을 가진 훌륭한 인사들이 중앙정치와 대결하여 국회의 일각을 차지하는 통상적인 정치세력화 과정과는 다른 과정을 겪는다. 초록정치는 국가 단위의 조직보다 지역/풀뿌리 정치운동이 정치적 실체, 말 하자면 지역정당이 되고, 이들의 수평적 연대, 혹은 네트워크가 위계적인 전국 정당을 대신 한다. 한국 초록정치를 실현할 이정표도 이와 같은 원리에 입각하여 그릴 수 있다. ․이제 2년이 채 남지 않은 2006년 지방선거가 한국 초록정치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한국여성민우회와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몇몇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이 독자적인 후보를 낸 바 있다. 그 전에도 지방자치 참여 시도는 많았지만 2002년에는 기 성정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독자 후보로 참여했다는 점(민우회의 경우), 주로 외부 인사를 추천하던 방식에서 내부의 활동가를 진출시켰다는 점(환경연합의 경우)에서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의원들의 일부는 새로운 정치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 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아홉 명의 수도권 기초의원이 초록정치연대 의원단에 참
  • 10. 여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움직임은 거의 일반적이라고 할 정도로 광범위 하다. 서울의 경우, 각 구나 권역에서 가장 활동력 있는 시민사회단체들 ‘모두’가 지방선거 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적으로도 필자가 만남을 가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지역정치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불 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규모 단체들의 참여 폭도 훨씬 커질 것이 분명하 다. ․광역 차원의 지역운동이 거의 없었던 서울에서는 이명박 시장의 활약(?)을 계기로 지역의 대안적 정치주체 발굴까지 의제에 올린 시민사회 연대기구가 결성되는 중에 있고, 지방자치 참여를 염두에 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지방선거 참여를 경험한 지역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선거가 닥쳐 서 조급하게 참여하지 않기 위해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 개별 단체나 부문(환경, 여성 등)의 당선자를 내었을 때 겪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정치에 참여 할 독립적인 주체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한 단체의 활동은 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지만 당선자는 지역의 모든 문제에 책임 있게 응해야 된다는, 서로의 처지가 다름으로 서 빚어지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지역정치에 참여할 새로운 주체 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5월 19일 개최된 시민자치정책센터 주최 토론회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지역운동단체의 지방정치 참여 중간 평가 그리고 2006년...”에서 지금까지 지방자 치 참여를 평가하면서 ‘지역정치참여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고 그 이후 여러 자리에서 이러한 논의가 확산되어 왔다. (하승수, ‘지역정치 참여의 모델 정립을 위한 몇가지 생각’) 또한 지역적 정치주체는 특정 부문의 가치를 대변하기보다 (지역) 시민사회의 포괄적 대안 가치를 감당하게 되고, 지역의 다른 정치주체와 구별된 정책대안과 가치를 지향한다는 면에 서 ‘초록’의 정치주체여야 한다.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시민사회의 고민은 결국 단체와 개인을 넘어서는 <지역적 초록정치주체> 형성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의 지방자치 참여 양상이 ‘부문에서 지역으로’ 전환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우석훈 박사) 부문 시민운동의 참여에서 지역 정치주체의 참여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지역에서 지방자치 참여의 협력 틀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일 을 더 미룰 수가 없다. ․안타까운 것은 상당수의 지역에서 지방자치 참여와 관련한 논의가, 소그룹, 친밀집단, 단체 내에서만 비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정치참여 이야기를 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기초의원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도 온힘을 다하지 않으면 상처만 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준비 없는 졸속 참여가 예상되며, 전국적으로 졸속적인 지방자치 참여가 이뤄진다면 시민사회가 가진 잠재력을 회
  • 11. 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할 수도 있다. ․지방자치 참여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지역 사이의 토론과 네트워킹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별로 지방자치 참여를 겨냥하는 포럼 등이 생겨나고 있는데, 불분명한 가치지향을 가진 채 참여하여 기성정당에 흡수된 과거의 참여 방식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청도 높아지고 있 다. 지역의 기득권 정치집단, 개발연합/성장연합과 구별되는 것은 물론, 자치, 분권, 개혁이 라는 구호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초록정치의 전제조건 이다. ․지방자치 참여 준비는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어떤 지역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 배 활동가들이 단체를 넘어서 지역적 정치주체를 준비하고 있고, 어떤 지역은 시민사회단체 출신의 지방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직접적으로 후보 발굴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어 떤 지역은 주민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단체를 넘어서는 풀뿌리 활동과 예산 감시 등의 활 동을 펼치면서 새로운 주체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광역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지역도 있고 기초 수준에서 준비하는 지역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지역적 정치주체를 만들 것인지 는 정답이 있을 수 없고 지역의 조건에 따라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초록정치연대는 창립 과정에서 환경, 여성, 평화, 풀뿌리지역운동지원 등등, 우리 시민사회 운동에 포함된 대부분의 흐름, 그 중 상당수의 단체에서 짧지 않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부문 면에서는 모든 부문을 포괄하는 정치운동조직이 되었고, 모임 의 운영에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생활인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풍을 만들어가고 있다. ․초록정치연대는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초록정치운동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 다. 필자는 2005년 중반까지는 서울, 경기 각각에 초록지역정당의 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 한다. 또한 올해 내에 2006년 지방선거 참여 방향을 모색하는 시민사회의 전국적 토론모임 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록정당은 초록정치연대 같은 조직이 산하 지역조직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초록정치연대는 여러 지역의 초록정치운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되, 수도권에 든든한 초록 지역정당을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다. 대전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2006년 지방자치를 준 비하며 형성될 정치주체들이 토론을 통해 서로의 공감대(초록정치의 가치 지향 등)를 확인 하고 전국적인 정치운동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시민사회의 정치참여와 초록정치를 실현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도 본 격화 하고 있다. 초록정치연대의 풀뿌리정책지원단은 지방자치 교육 프로그램 개설, 지역운 동의 지방자치 참여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전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 고, 정책위원회는 정책개발을 목표로 하는 부설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화문화아 카데미는 녹색정치의 1세대 활동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있으며, 그밖
  • 12. 에 여러 단체와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지방자치 참여를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 다. 4. 대전초록정치를 위하여 ․대전 지역정치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를 이끌 새로운 정치주체가 필요한가? 정당 과 까다로운 가치지향(생태주의나 여성주의 등) 따위는 접어두고 좋은 사람을 진출시키는 것으로 충분한가? ․초기 주체의 문제 - 특정 단체나 개인이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여성생태주의 등 초록 가치에 관한 공 감대를 가진 인적 네트워크가 초기 주체 형성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예를 들어 필자는 민우회나 환경연합처럼 지방선거 참여 경험이 있는 전국 단체 들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금 해야 할 일은 전국적인 프로그램이 아니고 각 지역에서 지방선거에 참여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일, 다양한 참여주체들 사이의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지역 생활정치를 감당할 여성들이 먼저 나선다면 더욱 바람직하고, 새로운 정치 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는 활동가들이 주축이 된다면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 지역시민사회의 폭넓은 지지와 참여, 생활인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 가? - 이를 테면 ‘대전초록정치연대’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기획해야 하지 않을까? ․지역에서 마련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 지역 차원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정책, 교육, 행정․예산 관련 활동, 실 제 지방선거 준비 등과 관련한 경험과 지식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한결 빨라질 것이다. -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실제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지금은 서로 연 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혹은 대전 내 어떤 지역의 대안적인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지방자치 참여일 것인 가? - 여성주의나 생태주의라는 가치지향이 구체적인 지역 전망과 정책을 대신할 수 없다. - 지역 시민사회와 시민들이 지역의 새로운 전망을 마련하는 과정이 선거 참여에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 지역적 정치주체는 이와 같은 노력이 이끌기 위해 필요하다. -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이므로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