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속되고 있는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이탈
지난 주 FOMC 회의 결과, 예상했던 대로 Fed의 금리인상 시기는 늦춰질 공산이
커졌다. 이로 인해 일본과 ECB의 양적완화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의 팽창과 국내
증시로의 해외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외자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2009년부터 6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개인의
순매도세와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로 인해 KOSPI는 여타 해외증시 대비 지지부
진하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월 20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2.7조원인 반면, 개인
의 증시 이탈 금액은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85%에 달하는 2.3조원(유가증권시장
-1조7,628억원, 코스닥시장 +3,628억원, 국내 주식형펀드 -8,865억원)에 이르고
있다.
개인의 순매도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09년부터로 기간을 연장해 보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73조원을 순매수하였다. 반면 국내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이탈
규모는 69조원에 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에 거의 육박한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0조원이 순유출 되었고, 직접투자자금도 29조원이 순유출(유가증권시장 -35조
원, 코스닥시장 +6조원)되었다.
그림 1.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개인자금 동향 그림 2. 2009년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개인자금 동향
주1: 개인자금 = 개인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순매수 + 국내 주식형펀드 유출입
자료: WiseFn,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WiseFn,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시황전망
글로벌 유동성 유입 vs. 가계자금 이탈
2015.3.23
2009년부터 개인자금은 주식시장에서 69조원 순유출되며, 외국인 순매수 상쇄
가계부채 증가로 전체 가구의 35%가 저축 및 투자, 지출 줄이고 있어
가계자금 유입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
하고 KOSPI는 4월 1분기 실적발표 전까지 완만하게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될 듯
지수보다는 여전히 종목 플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투자전략]
한요섭
02-768-4183
yoseop.han@dwsec.com
1.7
26.3
12.2
-7.2
-22.9
1.2
-22.0
-12.2
-3.9 -2.3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외국인 개인자금(조원)
72.9
-69.3
-80
-60
-40
-20
0
20
40
60
80
100
외국인 개인자금
외국인 개인자금(조원)
2. 시황전망 2015.3.23KDB DAEWOO DAILY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이탈 이유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자금이탈 이유로는 1) KOSPI 2000p 이상에서의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있고, 2) 저조한 기업실적에 대한 실망감, 3) 국내 경기에 대한 비관
론, 4)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투자여력 감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의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기 어렵고, 비관론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
나 KOSPI가 2,200p 이상에서 안착되고 2,400~2,500p를 바라보는 대세 상승장
이 되면 시각은 변할 수 있다. 즉, 증시가 상승하면 투자심리도 변하게 된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원리금상환부담이 높아지고, 주택 월세 및 전월세
비중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의 투자여력 자체가 현저히 낮아
지고 있다는 점이다.
간과할 수 없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
지난 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266조원에 달한다.
2013년 기준, 한국 가계부채 규모는 GDP 대비 85%로 OECD 평균인 75%보다
10%p 높다. 미국(82%), 일본(75%), 독일(56%) 보다도 높다. 2012년 기준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OECD 평균 135%보다 29%p 높은 164%이다. 영국
(152%), 일본(132%), 미국(115%), 프랑스(105%), 독일(93%) 등에 비해 높다. 또
한 미국, 영국, 독일 등은 2008년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디레버리징 과정이 진행
되었으나, 한국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림 3. 국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자료: OECD,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문제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인데, 2014년 한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주택담
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이 각각 8.5%, 10.2%, 25.4%나 증가하였다. 저금리와 전세
물량 감소로 ‘미친 전세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세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전
세자금대출도 급증했다. 이와 더불어 주택구매 및 생활비, 사업자금 목적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64
0
50
100
150
200
250
300
350
덴마크
네델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한국
룩셈부르크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일본
핀란드
미국
그리스
프랑스
벨기에
에스토니아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베니아
칠레
슬로바키아
(%)
가계부채/가처분소득(2012년 기준)
OECD 평균 135%
3. 시황전망 2015.3.23KDB DAEWOO DAILY
그림 4. 대출 종류별 잔액 추이 그림 5. 대출 종류별 증가율 추이
자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올해 2월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비 1.5% 상승하며 2013년 9월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전세금은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년마
다 전세 계약 시, 전세금 인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2년전 대비 전세가격 상승
률은 올해 2월 수도권의 경우 12.3%, 서울 11.7%, 전국 9.9%로 상승세가 가팔라
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13년에 4.6조원이었던 전세자금대출은 2014년 7.1조원으로 늘어났
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1년 18.2조원에서 2014년 35.1조원으로 3년만에 2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임대인(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을 이용해 저위험 상품에는 투자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는 주저하게 된다. 자가 주택
보유 가구의 63%는 금융부채 보유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세입자
는 소득증가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세가격 상승 및 원리금 상환 걱정에, 또
는 전월세 및 월세 전환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 상승으로 주식투자 여력이 낮아지
고 있다.
그림 6. 2년전 대비 전세가격 상승률 추이 그림 7. 아파트 전세가격/매매가격 비율 추이
자료: KB국민은행,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KB국민은행,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35
40
45
50
55
60
65
70
75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매매가격 비율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매매가격 비율
(%)
71%
69%
0
5
10
15
20
25
07 08 09 10 11 12 13 14 15
2년전 대비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
2년전 대비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률
(2년전 대비,%)
12.3%
9.9%
745.8
460.6
35.1
0
100
200
300
400
500
600
700
800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조원)
8.5
10.2
25.4
0
5
10
15
20
25
30
35
40
45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YoY,%)
4. 시황전망 2015.3.23KDB DAEWOO DAILY
전체 가구의 34%가 저축 및 투자, 지출 줄이고 있어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9.1%가 금융부
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부채 보유 가구들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
답한 가구가 71.8%에 달한다. 즉, 전체 가구의 42%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 가구의 34%가 저축 및 투자, 지출을 줄이고 있다
고 응답하였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30대 가구의 71%, 40대 가구의 72%, 50대 가구의 65%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가구주의 연령대별로는 50대의 부채가 가장 많고, 40
대, 30대, 60세 이상, 30세 미만 순이다.
입주형태별로는 자가 가구의 63%, 전세 가구의 59%, 기타 가구(월세 등)의 49%
의 순으로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대출 용도별로는 부동산 관련 용도가 59%
였다.
그림 8. 부채 보유가구 및 생계에 주는 부담 정도에 대한 비율 그림 9. 연령대별/입주형태별 금융부채 보유가구 비율
주: 부채 = 금융부채 + 임대보증금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0. 연령대별 부채유형별 가구당 보유액 그림 11. 대출 용도별 비중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49.4
59.0
62.6
34.7
65.1
72.3
70.6
51.7
0 20 40 60 80
기타(월세 등)
전세
자가
60세 이상
50~59세
40~49세
30~39세
30세 미만
(%)
2.9
6.2
6.8
16.1
25.7
36.0
0 10 20 30 40
부채 상환
생활비
전/월세
보증금마련
거주주택이외
부동산 마련
사업자금마련
거주주택마련
(%)
33.7
42.4
59.1
65.7
0 20 40 60 80
저축/투자/지출
줄이는 가구
원리금 상환
부담스러운 가구
금융부채 보유가구
부채 보유가구
(%)
0 5000 10000
60세 이상
50~59세
40~49세
30~39세
30세 미만
담보대출
신용대출
기타금융부채
임대보증금
(만원)
1,558
5,235
6,824
7,911
4,372
5. 시황전망 2015.3.23KDB DAEWOO DAILY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조건
가계는 부채뿐만 아니라, 금융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가계 금융자산 규모는 2,781
조원인데, 현금/예금 1,206조원, 보험/연금 873조원, 주식 및 출자지분 537조원,
채권 144조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515조원이다. 순금융자산에서 기투자
되어 있는 보험 및 연금(873조원), 주식 및 출자지분(537조원)을 제외한 '가계 주
식 매수 여력'은 105조원이 된다. 현금과 장/단기 저축성예금, 채권 등에서 주식으
로 이동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직까지는 금융자산 투자 시 선호하는
운용 방법으로 여전히 ‘은행 예금’이 72.2%로 가장 높았고, ‘비은행금융기관 예금’
이 12.3%, 주식과 펀드는 각각 1.7%와 1.8%에 불과했다. 금융자산 투자 시 우선
고려 사항도 ‘안전성’이 75.1%로 가장 높은 반면, 수익성은 12.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림 12. 금융자산 투자 시 선호하는 운용 방법에 대한 비율 그림 13. 금융자산 투자 시 우선 고려 사항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통계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중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Smart Money의 이동이 심심찮게 관찰되곤 한다.
지난해 12월 제일모직 공모에 30조원이 몰렸고, 11월 삼성SDS 공모에는 16조원
이 넘는 자금이 청약증거금으로 유입되기도 하였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 설
정잔액은 60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주식형펀드 순자산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가계자금이 1단계 저위험/저수익 상품인 예금에서, 2단계 중위험/중수익 또는 중위
험/고수익 상품(ELS, IPO 등)으로 일부 이동하기는 했으나, 3단계 고위험/고수익인
주식 및 펀드로의 이동은 아직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Smart Money의 주식시장 유입의 전제 조건으로는 1) 국내 기업 실적 회
복, 2) 환율에 의존한 가격경쟁력보다는 제품경쟁력 향상, 3) 국내 기업들의 성공
적인 해외 진출로 저성장 우려 불식, 4) 기업들의 배당확대로 배당수익률 제고, 5)
부동산 시장 안정, 6) 글로벌 유동성 유입 지속, 7) KOSPI 2,200p대 진입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5.4
6.8
12.4
75.1
0 20 40 60 80
현금화 가능성
접근성
수익성
안전성
(%)
1.7
1.8
2.2
2.5
12.3
72.2
0 20 40 60 80
주식
펀드
개인연금
기타
비은행금융기관예금
은행예금
(%)
6. 시황전망 2015.3.23KDB DAEWOO DAILY
KOSPI 상승은 완만하게
빠른 시간 내에 가계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 유입과 함께 가계자금의 동반 유입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한 단계 레벨 업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가계자금 유입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KOSPI는 4월 1분기 실적발표 전까지 완만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여전히 지수보다는 종목 플레이가 이어질 듯 싶다.
그림 14. 한국의 가계 금융자산 (3Q14 기준) 그림 15. 상품별 설정 규모 및 Smart Money의 예
자료: 한국은행,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금융투자협회, 한국예탁결제원,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가계
금융자산
2,781조원
현금/예금
1,206조원
(43%)
보험/연금
873조원
(31%)
주식
537조원
(19%)
채권
144조원
(5%)
61.0
30.1
15.6
4.5
60.6
0
10
20
30
40
50
60
70
국내 주식형펀드 제일모직 삼성SDS 쿠쿠전자 ELS
(조원)
중위험/고수익
IPO 당시
청약증거금
중위험/중수익고위험/고수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