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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는 도시
-시민 안내서 v1.0-
2
그림: Karl Jilg, Swedish Road Administration
“세계적인 대도시는 승용차통행을 제한하고 이를 대신하는 교통수단, 즉 대중교통 및 녹색교통을 지원하고 있는 정책을 적극적
으로 펴고 있다“
- 이신해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동차가 쌩쌩 달리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걷기 좋은 도시,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가 진짜 좋은 도시다… 좀 더 편리
한 이동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자동차가 도시의 주인 행세를 하고, 정작 사람은 자동차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 <도시의 발견>,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3
“그 간의 보행환경 개선 정책이 자동차 위주의 교통환경에서 보행공간을 확충하고 개선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에 반하여, 자
동차 위주의 교통환경 조성을 근본적으로 탈피하여 중요한 교통수단으로서 보행에 대해 '걷는 것이 더 좋은‘ 섬세한 보행환경
을 구축하도로록 한다.”
- <제2차 서울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 2018
“최근까지도 자동차 시스템(car system)은 거대한 관성에 힘입어 거의 모든 사회를 자신의 뜻대로 굴복시키며 확산해 왔다.”
- <The Little Book of Car Free Cities>, John Urry외
• 본 책자는 시민에게 <차 없는 도시(Car-Free City 또는 Post-Automobile City)>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 저자소개: 박지호는 <체인지워크(ChangeWalk)>라는 택티컬 어버니즘 프로젝트 그룹에서 활동하는 시민 활동가이다. 택티컬 어버니즘
은 단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해보는 실험적, 단계적 거리재생 접근법이다. 택티컬 어버니즘의 궁극적인 목표
는 차 없는 도시, 그리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별도 출처 표
기가 된 사진, 그림, 자료 등의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으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 표지의 아이콘은 Freepik(flaticon.com)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목차
1. 도로 다이어트
2. 다양한 대중교통의 강화
3. 혼잡통행세, 배출저감구역, 그리고 Road Pricing
4. 주차장 없애기
5. 보행권과 보행 인프라
6. 자전거 문화와 인프라
7. 자동차 중심 설계와 도시의 단절
8. 유발수요이론
9. 인간척도(Human Scale)
목차
… 8
… 10
… 12
… 14
… 16
… 19
… 21
… 23
… 24
차 없는 도시를 위한
시민 안내서 v1.0
• 인간의 탄소배출은 기후위기를 유발했습니다. 전세계 도시에서 일어
나는 탄소 배출량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입니다. 미
국의 경우, 전체 탄소 배출의 가장 높은 비중을 자동차와 수송분야가
차지하고 약 30% 수준입니다.
•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에는 전세계적으로 매23초마
다 한 명의 도로 이용자가 자동차 추돌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5-29세
사이 연령대에서 사망원인 1위는 질병도, 자살도, 살인도 아닌 자동차
추돌입니다.
• 환경, 안전 측면 외에도, 자동차는 우리에게 사회-경제-삶의 질-교통
효율 등 많은 측면에서 유익하지 못합니다.
• 그래서 전세계 도시들은 지금 차 없는 도시로 전환 중에 있습니다. 위
키피디아에는 이태리의 베니스, 스페인의 폰테베드라를 비롯하여
100곳이 넘는 차 없는 도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또한 뉴욕의 맨해튼과 같이 차 없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도시들
이 있습니다. 직장과 생활 편의시설이 도보권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중
교통이 우수하여 자가용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도시들도 차 없는 도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론. <차 없는 도시> 전성기를 맞이하여
내연기관차 철폐를 선언한 국가 목록.
자료: 위키피디아,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지하철 - 188
1863, 런던, 영국
차 없는 거리 – 360+
1953, 로테르담, 네덜랜드
완전도로 – 455
1971, 포틀랜드, 미국
통합교통카드 – 250+
1992, 오울루, 핀란드
공유자동차 – 1,000+
1987, 취리히, 스위스
버스중앙차로(BRT) – 160
1974, 꾸리찌바, 브라질
공유자전거 – 500+
1998, 렌, 프랑스
배출저감구역(LEZ) – 210+
2003, 도쿄, 일본
구글 기반 대중교통 앱 – 250
2005, 포틀랜드, 미국
도시의 수
200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자가용 대체 수단과 제도들. 자료: The New Climate Economy
8
1. 도로 다이어트
• 도로 다이어트(Road Diet 혹은 Rightsizing)는 기존 도로
의 차선의 수와 차로의 폭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 서울시의 버스중앙차로는 자동차 차선을 줄여서 가능해진
대표적인 도로 다이어트입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도로
공간재편사업>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인 도
로 다이어트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 도로 다이어트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차량의 서행과 주의 운전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교통 정온화’라고도 합니다).
- 자동차만 배타적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자전거전용도로,
버스전용도로, 보행로 확장, 전동킥보드도로 등 다른 운송
수단에 할애할 수 있습니다.
- 공원, 보행자 쉼터, 부담가능한 주거 등 교통이 아닌 다른
공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의 도로 다이어트 전후 모습. 사진: 2016 서울시 도로다이어트 현황과 평가.
9
자동차 중심 거리
9,000명/시
3,300명/시
0 명/시
전체 용량: 12,300 명/시
복합수단 거리
16,000명/시
7,000명/시
6,000 명/시
1,100 명/시
0 명/시
전체 용량: 30,100 명/시
• 오른쪽 그림에서 <복합수단 거리, Multimodal Street>의
개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복합수단 거리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보행, 자전거, 버스, 유모차와 휠체어 등도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합니다.
• 복합수단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로 다이어트 같은 정
책을 통하여 자동차가 점유하던 공간을 뺏어야 합니다. 그
림을 보면 기존에 자동차의 주행 차선은 3개였지만 복합수
단 거리에서는 주행 차선이 하나로 줄어들었습니다.
• 복합수단 거리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더 많은 시민을 이동 시킬 수 있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도
로에서는 시간 당 총 12,300명이 통행할 수 있는 거리가
복합수단으로 전환된 후에는 시간당 30,100명이 통행할
수 있습니다.
- 대중교통 간의 연결성이 향상되고 편의성이 높아집니다.
- 더 다양한 시민들의 접근성이 향상됩니다.
- 복합수단 거리에서는 시민들의 체류 시간이 길어 지역의
상인들에게 힘이 됩니다.
그림:
NA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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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없이 원활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별로 연계되어 있고 접근성과
편의성이 우수한 대중교통 체계가 필요합니다.
• 지하철은 매우 편리하지만 이용자가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대표적인 입체시설물
입니다. 입체시설물은 자동차가 지상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 중
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차 없는 도시에서 각광 받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에는
트램이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트램은 저상으로 설계가
가능하기 교통약자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교통수단이 됩니다.
• 지하철역, 또는 언덕동네에 설치되는 자전거 에스컬레이터는 수단 간 연계를 강화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홍콩의 실외 도심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는 보행자가
언덕지형을 다니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페리(ferry)와 지하철, 보행로를 엮어
주어 수단 연계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핀란드를 비롯한 나라들에서는 수단 간 연계를 앱을 통해 지원하는 <Mobility-
as-a-Service>를 시도 중에 있습니다. ‘서비스로서의 이동’으로 번역되는 이 개념
은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한번만 비용을 지불하면 공유자전거, 버스,
지하철, 공유자동차 등의 수단들을 최적의 조합으로 연결시켜 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의 강화
노르웨이 트론헤임의 자전거 에스컬레이터인 <Trampe>.
사진: 트론헤임시.
프라하의 트램. 사진: 위키피디아
공유자전거
거치대
푸드트럭 파클렛
(Parklet,
보행자쉼터)
화물 승하차장 교통약자
승하차장
노상주차장 버스환승장 자가용
승하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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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서 조성된 복합수단 거리는 다른 말로 <완전도로>라고도 합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완전도로에서는 자동차 중심 도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추가됩니다. 자동차 이용자뿐만 모든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어 도로가 완전해 집니다.
• 완전도로에서는 다양한 이용자의 편의가 고려된 만큼 대중교통 연계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교통수단이 조화를 이루는 <완전도로> 개념. 그림: Curbside Appeal, NA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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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혼잡통행세, 배출저감구역, 그리고 Road Pricing
• 차 없는 도시를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로는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 차량의 도심 진입 억제 방법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시행됩니다:
- 혼잡통행세: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운전을 하는 행위 자체가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운전을 하고자하는 사람은 혼잡을 초래하는 비
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 배출저감구역(LEZ-Low Emission Zone): 탄소 및 미세먼지를 비롯한 질소산화물, 메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녹색교통구역이
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 통행교통 및 간선교통 제한/거주자 우선 구역: 특정 도심지에 거주자의 것 외에는 모든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는 구역도 있습니다. 이런 조치의 목적은 보
다 쾌적한 도심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때로는 거주자의 차량 마저도 진입이 제한 되고 거주자는 제한 구역 외곽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
어서 집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 자동차의 도심 진입 억제, 혹은 운행제한 제도들은 제도를 설계하기에 따라서 자가용, 교통약자의 자동차, 택시, 화물차, 승합차 중 적용 예외 차량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외 차종 뿐만 아니라 예외 시간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단계적인 제도 도입에 따라 적용 범위와 수준이 점차 확대되기도 합니
다.
• Road Pricing: <도로이용료>라고 하는 Road Pricing은 192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인 피구(Pigou)가 환경오염 등의 외부불경제(negative
externalities, 어떤 사람의 경제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과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후, 1950년대에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비크리(Vickery)가 이를 자동차에 적용할 것을 주장하면서 정립된 개념입니다. 도로이용료는 자동차와 관련하여 부과되는 현행의 세금으로는 도로의
운영과 유지, 그리고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문제들의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점점 그 도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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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 ULEZ(Ultra Low Emission Zone, 초저감구역): 24시간, 연중으
로 운영됩니다. 배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들은 하루 이용
료로 12.5파운드를 지불해야 하고 화물차와 버스 등 큰 차들은
하루 이용료가 100파운드입니다.
- 혼잡통행세: ULEZ와 운영 구역이 같은 혼잡통행세는 평일 07시
-18시까지 적용되고 하루 이용료가 11.5파운드입니다. 거주자,
장애인 차량 등 예외가 있으며, 배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ULEZ 비용도 추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런던의 혼잡통행세는
2003년부터 도입되었습니다.
• 싱가포르: 1998년부터 도입된 싱가포르의 ERP(Electronic Road
Pricing, 자동 도로이용료 징수 제도) 제도는 시간대와 장소에 따
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유동적입니다. 자동차 통행량이 정점
(peak hour)일 때 가장 비쌉니다. 적게는 2달러에서 많게는 15달
러 이상까지 지불해야합니다.
영국의 혼잡통행세 구역과 배출저감 구역을 알리는 표지판. 사진: AP통신.
싱가포르 ERP의 차량 자동 징수시스템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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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료주차‘에 환호합니다. 공짜 주거는 없어도 공짜 주차는 있는 사회가 자
동차 중심의 사회입니다.
• 하지만 차 없는 도시에는 주차장이 없거나, 주차를 제한하거나 주차에 대한 적정
요금을 징수하고 있습니다.
•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심지 주차요금은 일일 12.0달러로
OECD 26개국 중 24위로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 많은 도시들에서 주차 문제는 고질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는 주차장이 부
족해서가 아니라 주차에 드는 비용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 주차 요금은 적정 가격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책정되어야 실질적으로 자동차 사용
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 대표적으로 서울 은평구에 소재한 <서울혁신파크>는, ‘차 없는 혁신파크‘의 일환
으로 2020년 대대적인 단지내 주차 요금 인상을 시행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1
시간 무료주차 역시 폐지되었습니다.
4. 주차장 없애기
국가 도시명
주차요금(달러)
일일 1개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56.6 396.3
노르웨이 오슬로 55.7 447.3
영국 런던 54.3 987.9
일본 도쿄 52.5 525.0
덴마크 코펜하겐 47.3 472.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5개 도시 평균 44.5 373.1
핀란드 헬싱키 41.1 396.3
스페인 마드리드 35.4 261.9
스웨덴 스톡홀롬 34.2 447.4
프랑스 파리 34.0 319.9
스위스 취리히 등 2개 도시 평균 31.9 473.5
아일랜드 더블린 31.1 467.1
독일 뮌헨 등 6개 도시 평균 30.9 286.3
헝가리 부다페스트 29.5 295.0
이탈리아 밀라노 28.3 496.4
호주 시드니 등 6개 도시 평균 26.3 400.0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26.2 169.9
그리스 아테네 24.1 311.4
포르투갈 리스본 17.0 169.9
체코 프라하 15.6 311.4
미국 주요 52개 도시 평균 15.6 154.2
멕시코 멕시코시티 15.5 116.0
캐나다 주요 12개 도시 평균 13.8 204.0
대한민국 서울 12.0 200.0
뉴질랜드 웰링턴 등 2개 도시 평균 9.0 253.1
폴란드 바르샤바 8.1 184.0
평균 30.4 351.9
OECD국가의 주차요금 수준. 자료: 교통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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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 디렉터를 지닌 Luc Nadal이 찍은 독일 Vauban. 주차가 금지된 Vauban에서 아이들은 걱정
없이 거리에서 놀 수 있다. Nadal은 “주차공간을 줄이는 것이 자동차를 줄이는 열쇠“ 라고 말한다. 사진: Luc Na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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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보도 길이는 약 2700km 이며 차도의 길이는 약 8200km입니다. 킬
로미터당 횡단보도의 개수는 약 4.2개이고 킬로미터당 주차장의 개수는 약
37.1개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도시에서 이등시민이 된 보행자...
•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는 고단합니다. 특히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우리나라 이면도로 제도가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
자의 64.2%는 이면도로에서 숨지고 있습니다.
• 한편 횡단보도 중에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에 의하면 이런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운전자가 횡단자에게 양보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인프라 뿐만 아니라 법적인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 도로교통법 제27조 5항에는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제10조제3항에 따라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도로를 횡단하고 있
을 때에는 안전거리를 두고 일시정지하여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
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운전자는 이미 횡단을 하고 있는 보행자에 한
해서만 양보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반면 지금도 해외의 많은 도시에서는 “횡단을 하려는” 보행자에게도 양보를
할 의무를 명시하거나, 횡단자의 유무와 관계 없이 횡단보도 직전에서는 무
조건 일시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5. 보행권과 보행 인프라
서울 압구정(위)과 부암동(아래)의 모습. 보행 인프라는 늘 뒷전이었다.
사진: 체인지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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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우선이다. 도로교통법 제8조
에서는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아니한 도로에서는 차마와 마주보는 방향의 길가장자리 또는 길가
장자리구역으로 통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명백히 보행자가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 KBS 다큐멘터리 <길 위의 약속>
• 이 밖에도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에 지장을 초래
하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 보행자에게 위험한 수준의 자동차 제한속도
- 보도가 최소 유효폭에 미달인 경우
- 보행자 신호의 신호주기는 짧고 자동차 신호의
신호주기는 긴 문제
- 과도한 횡단보도 설치간격
- 육교, 지하도 등의 입체시설물
- 보도 위 불법주정차
- 보도 위 가로수, 전신주, 분전반, 통신시설, 불법
적재물 등의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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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Cup Project>는 분리되지 않은 자전거도로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진행
된 시민행동이다. 시민들은 페인트로만 구분되어 있는 자전거도로의 가장자리에 빨간색컵과 토
마토를 세워놓고 깨진 컵과 박살난 토마토를 통해 자동차의 자전거도로 침범 문제를 드러냈다.
사진: 미국 덴버에 사는 자전거 활동가 @NoSquish(트위터)
코펜하겐의 아침 출퇴근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19
• 코펜하겐에는 350km 이상의 자전거도로가 있고 출퇴근 통행량의 62% 가량은 자전거로 이루어집니
다. 전세계는 지금 자동차를 버리고 코펜하겐과 같은 자전거 천국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도시들로 가
득합니다.
•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시민들은 자전거로는 짐을 나를 수도 없고, 아이와 함께 다닐 수도 없
고, 장거리를 갈 수 없다고 단정 짓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반시설만 있으면 이 모든 것은 가
능합니다. 인프라를 통해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의 실효성을 높이면 자전거는 금세 일상이 되어버리
죠.
• 주요 자전거 인프라:
- 자전거전용도로: 자전거도로는 크게 자동차 차선과 분리된 것(protected bike lane)과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이나 암스테르담과 같이 이미 오랫동안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문
화가 되어버린 곳에서는 페인트로만 자전거로를 표시하여 보다 효율적인 자전거 통행을 추구하고, 뉴
욕과 같은 곳에서는 화단, 공유자전거 거치대, 기둥 등으로 다양하게 물리적인 구분을 주어 더욱 안전한
자전거 통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Contraflow Bike Lane>으로 불리는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자전
거도로도 있습니다.
- 자전거 신호: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혹은 더운 여름날 자전거 이용자는 자동차이용자보다 취약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선진국에서는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신호등체계를 도입합니다.
- 자전거 우선 정지선: 신호대기하는 자전거가 잘 식별될 수 있도록 정지선에서 자동차보다 앞으로 나와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6. 자전거 문화와 인프라
나이가 많아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아이가 있어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멋지게 차려입고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비가와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반려동물과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짐을 나를 때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택배와 장보기도 자전거로 할 수 있다.
사랑도 자전거로 할 수 있다.
사진: Dutch Cycling Emba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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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중심의 도시 설계는 도시의 단절을 부릅니다. 도시에 물리적인 단절
이 생기는 대표적인 장소는 수변입니다.
- 많은 도시들이 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중심의 많은
도시에서 강변을 따라서 간선도로를 지었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수변 공원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도시 문제 중 하나입니다.
-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도시설계를 하는 구글의 자회사 Sidewalk Labs는 캐
나다 토론토의 <워터프론트 지구 개발 사업>에서 수변에 자동차 도로를 짓
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 물리적으로 단절된 도시에서 시민들은 정서적으로도 단절되게 됩니다.
- 이렇게 분절된 도시에서는 도시의 핵심 기능인 다양한 시민의 집적, 혼재, 공
존과 상생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 시민 간의 소통이 차단된 상태에서 신뢰와 같은 도시의 사회적 자본은 점차
감소하고 사회적 자본의 쇠퇴는 고독과 불신, 혐오와 지역이기주의(NIMBY
현상)까지 낳습니다.
7. 자동차 중심 설계와 도시의 단절
자동차 중심의 도시는 도시를 둘로 나눴다. 사진: 인천시
“영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새로운 도로의 건설이 교통 혼잡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 않다
는 주장이 폭넓게 받아 들여졌다. 새로 도로를 만들면 차량을 이용하는 통행수요가 더 늘어
난다는 사실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 보행교통의 이해, 2019
22
“No New Roads(새로운 도로는 그만)” 캠페인을 벌이고있는
미국의 도시연구소 <Strong Towns> 메인화면.
“#NoNewRoads는 불필요하고 비싼 고속도로와 도로 건설을
막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23
8. 유발수요이론(Law of Induced Demand)
• 차를 타고 막힌 도로에 갇혀있다 보면, ‘머리 위로 도로가 하나 더 있었다면 교통체증이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가 많아진다고 해서 교
통체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유발수요이론 때문입니다.
• 유발수요이론이란, 새로 도로를 짓거나 기존 도로의 용량이 확장되면 교통체증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된다는 개념입니다. 도로 용량의 공급이 더 많은
자동차의 수요를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 교통공학자들은 1930년부터도 유발수요를 인지해왔으며, 1990년대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증 연구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Hansen과 Haung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캘리포니아 14개 지역에 관한 18년치의 수치를 조사한 결과 도로 연장이 10% 증가할 때마다 통행량은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도로 확장 사업 100개를 조사한 Goodwin의 연구에서는 도로 확장으로 절약된 이동 시간과 증가한 통행량의 비율은 1:1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확장으로 인한 개선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간의 신체적, 공감각적 인지 범위와 능력 – 몸체의 크기, 가시거리와 시야각, 움직임의 속도,
행동특성 등 –에 따라 설계된 도시를 우리는 <인간척도 도시(Human Scale City)>라고 부릅
니다.
• 주변의 경관과 어우러지지 않고 혼자 튀는 초고층빌딩, 위압감을 주는 왕복 10차선의 대로변,
자동차의 접근만이 용이한 주유소부지, 인간의 보행반경을 초월하는 메가시티, 방향감을 잃게
하는 복잡한 구조, 따분함을 주는 단조로운 구조 등. 사람에게 무언가 불편하고 생리에 맞지 않
는 도시의 모습들은 근대의 도시가 인간척도가 아닌 자동차의 척도에 따라 설계되었음을 의미
합니다.
• 대표적인 인간척도의 요건들:
- 나지막한 지붕선(skyline)
- 대단지가 아닌 소단지 중심의 도시 설계
- 단조롭지 않고 볼거리가 많은 거리
- 시속 5km 안팎의 저속 설계
9. 인간척도(Human Scale)
25
사람 중심의 도시를 선도한 도시계획가 Jan Gehl 이 그려본 인간척도의 모습. 사진: Gehl Architects
26
• 차 없는 도시에 대하여 시민이 가지는 첫번째 궁금증
과 회의는, 방법이 있느냐와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이
있느냐 입니다.
• 하지만 수많은 연구와, 전세계 도시들의 실제 사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차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방법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앞선 장들에서 설명한 방법들 이외에도 지금 세계는
다양한 방법들로 차 없는 도시를 실험하고 실현하고
있습니다.
• 반면 전문가들이 차 없는 도시에 대하여 가지는 첫번
째 궁금증과 회의는 사뭇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도시
의 시민들, 그리고 도시의 리더십이 준비가 되어 있느
냐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방법은 이미 있기
때문이죠.
맺음말. 차 없는 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1방법
3정부 리더십
2시민 수용성
1. 방법
- 앞선 장들에서는 도로 다이어트, 주차요금 상향, 대중교통 연계성 강화, 혼잡통행세, 교통 정온화 등 차 없는 도시의 기본 작동
을 담보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 그런데 이 방법들은 차 없는 도시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개념들일 뿐, 이보다 더 다양하고 세부적인 방법들이 지금도 전 세계
도시들에서 시행 중에 있습니다. 교통약자와 소수자의 이동권 강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언덕동네 에스컬레이터와 도심
케이블카, 무빙워크, 마을만들기(Place Making), 부담가능한 주거 확립, 택시를 비롯한 공유자동차 등의 방법들입니다.
2. 시민 수용성
- 그동안의 도시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권리는 마치 천부인권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시민들은 차에 대한 강한 정서적 유대까지 가
지게 되었고 차를 앗아가는 것을 자유에 대한 큰 핍박으로 여겼습니다. 차 없는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동의와 인식 변
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시민 수용성을 위해서 헬싱키의 공무원들은 회사로, 학교로 직접 출강을 다니면서까지 차 없는 도시에 대한 시민 홍보와 설득
을 적극으로 해냈습니다. 영국 도시학자 John Urry는 차 없는 도시를 위한 아홉가지 요소 중에 “차 없는 도시에 대한 시민의 정
보 접근성”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3. 정부 리더십
- “미래사회에서 생태교통 도시로의 중요한 진입조건은 리더십이다… 지방정부는 생태교통을 촉진하고 실현하는 최일선의 주
체이다.” – 2013 생태교통 수원총회 보고서, ICLEI
- 런던의 사딕 칸 시장, 뉴욕의 자넷 사딕 칸 교통국장, 꾸리찌바의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 파리의 들라노에 시장, 보고타의 엔리
케 페냐로사 시장 등은 자신들의 도시에서 자동차 중심의 도시설계를 매우 과감하게 타파한 지도자들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 C40 Cities, ICLEI 등과 같은 도시 연합 단체들은 전세계의 지방정부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정부의 장들이 주축
이 되어 차 없는 도시 행동들과 기후위기 행동 등 우리 시대의 난제들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장들은 때로는 중앙정
부가 주저하는 과감한 정책들, 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 갈등이 첨예하여 교착상태에 빠진 문제들의 해결에 앞장서
고 있습니다.
당신이
살고
싶은
도시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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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없는도시 차 없는 도시 시민 안내서

  • 1. 차 없는 도시 -시민 안내서 v1.0-
  • 2. 2 그림: Karl Jilg, Swedish Road Administration
  • 3. “세계적인 대도시는 승용차통행을 제한하고 이를 대신하는 교통수단, 즉 대중교통 및 녹색교통을 지원하고 있는 정책을 적극적 으로 펴고 있다“ - 이신해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동차가 쌩쌩 달리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걷기 좋은 도시,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가 진짜 좋은 도시다… 좀 더 편리 한 이동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자동차가 도시의 주인 행세를 하고, 정작 사람은 자동차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 <도시의 발견>,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3 “그 간의 보행환경 개선 정책이 자동차 위주의 교통환경에서 보행공간을 확충하고 개선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에 반하여, 자 동차 위주의 교통환경 조성을 근본적으로 탈피하여 중요한 교통수단으로서 보행에 대해 '걷는 것이 더 좋은‘ 섬세한 보행환경 을 구축하도로록 한다.” - <제2차 서울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 2018 “최근까지도 자동차 시스템(car system)은 거대한 관성에 힘입어 거의 모든 사회를 자신의 뜻대로 굴복시키며 확산해 왔다.” - <The Little Book of Car Free Cities>, John Urry외
  • 4. • 본 책자는 시민에게 <차 없는 도시(Car-Free City 또는 Post-Automobile City)>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 저자소개: 박지호는 <체인지워크(ChangeWalk)>라는 택티컬 어버니즘 프로젝트 그룹에서 활동하는 시민 활동가이다. 택티컬 어버니즘 은 단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해보는 실험적, 단계적 거리재생 접근법이다. 택티컬 어버니즘의 궁극적인 목표 는 차 없는 도시, 그리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별도 출처 표 기가 된 사진, 그림, 자료 등의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으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 표지의 아이콘은 Freepik(flaticon.com)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 5. 목차 1. 도로 다이어트 2. 다양한 대중교통의 강화 3. 혼잡통행세, 배출저감구역, 그리고 Road Pricing 4. 주차장 없애기 5. 보행권과 보행 인프라 6. 자전거 문화와 인프라 7. 자동차 중심 설계와 도시의 단절 8. 유발수요이론 9. 인간척도(Human Scale) 목차 … 8 … 10 … 12 … 14 … 16 … 19 … 21 … 23 … 24 차 없는 도시를 위한 시민 안내서 v1.0
  • 6. • 인간의 탄소배출은 기후위기를 유발했습니다. 전세계 도시에서 일어 나는 탄소 배출량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입니다. 미 국의 경우, 전체 탄소 배출의 가장 높은 비중을 자동차와 수송분야가 차지하고 약 30% 수준입니다. •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에는 전세계적으로 매23초마 다 한 명의 도로 이용자가 자동차 추돌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5-29세 사이 연령대에서 사망원인 1위는 질병도, 자살도, 살인도 아닌 자동차 추돌입니다. • 환경, 안전 측면 외에도, 자동차는 우리에게 사회-경제-삶의 질-교통 효율 등 많은 측면에서 유익하지 못합니다. • 그래서 전세계 도시들은 지금 차 없는 도시로 전환 중에 있습니다. 위 키피디아에는 이태리의 베니스, 스페인의 폰테베드라를 비롯하여 100곳이 넘는 차 없는 도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또한 뉴욕의 맨해튼과 같이 차 없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도시들 이 있습니다. 직장과 생활 편의시설이 도보권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중 교통이 우수하여 자가용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도시들도 차 없는 도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론. <차 없는 도시> 전성기를 맞이하여 내연기관차 철폐를 선언한 국가 목록. 자료: 위키피디아,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 7. 지하철 - 188 1863, 런던, 영국 차 없는 거리 – 360+ 1953, 로테르담, 네덜랜드 완전도로 – 455 1971, 포틀랜드, 미국 통합교통카드 – 250+ 1992, 오울루, 핀란드 공유자동차 – 1,000+ 1987, 취리히, 스위스 버스중앙차로(BRT) – 160 1974, 꾸리찌바, 브라질 공유자전거 – 500+ 1998, 렌, 프랑스 배출저감구역(LEZ) – 210+ 2003, 도쿄, 일본 구글 기반 대중교통 앱 – 250 2005, 포틀랜드, 미국 도시의 수 200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자가용 대체 수단과 제도들. 자료: The New Climate Economy
  • 8. 8 1. 도로 다이어트 • 도로 다이어트(Road Diet 혹은 Rightsizing)는 기존 도로 의 차선의 수와 차로의 폭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 서울시의 버스중앙차로는 자동차 차선을 줄여서 가능해진 대표적인 도로 다이어트입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도로 공간재편사업>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인 도 로 다이어트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 도로 다이어트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차량의 서행과 주의 운전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교통 정온화’라고도 합니다). - 자동차만 배타적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자전거전용도로, 버스전용도로, 보행로 확장, 전동킥보드도로 등 다른 운송 수단에 할애할 수 있습니다. - 공원, 보행자 쉼터, 부담가능한 주거 등 교통이 아닌 다른 공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의 도로 다이어트 전후 모습. 사진: 2016 서울시 도로다이어트 현황과 평가.
  • 9. 9 자동차 중심 거리 9,000명/시 3,300명/시 0 명/시 전체 용량: 12,300 명/시 복합수단 거리 16,000명/시 7,000명/시 6,000 명/시 1,100 명/시 0 명/시 전체 용량: 30,100 명/시 • 오른쪽 그림에서 <복합수단 거리, Multimodal Street>의 개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복합수단 거리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보행, 자전거, 버스, 유모차와 휠체어 등도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합니다. • 복합수단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로 다이어트 같은 정 책을 통하여 자동차가 점유하던 공간을 뺏어야 합니다. 그 림을 보면 기존에 자동차의 주행 차선은 3개였지만 복합수 단 거리에서는 주행 차선이 하나로 줄어들었습니다. • 복합수단 거리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더 많은 시민을 이동 시킬 수 있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도 로에서는 시간 당 총 12,300명이 통행할 수 있는 거리가 복합수단으로 전환된 후에는 시간당 30,100명이 통행할 수 있습니다. - 대중교통 간의 연결성이 향상되고 편의성이 높아집니다. - 더 다양한 시민들의 접근성이 향상됩니다. - 복합수단 거리에서는 시민들의 체류 시간이 길어 지역의 상인들에게 힘이 됩니다. 그림: NACTO.
  • 10. 10 • 차 없이 원활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별로 연계되어 있고 접근성과 편의성이 우수한 대중교통 체계가 필요합니다. • 지하철은 매우 편리하지만 이용자가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대표적인 입체시설물 입니다. 입체시설물은 자동차가 지상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 중 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차 없는 도시에서 각광 받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에는 트램이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트램은 저상으로 설계가 가능하기 교통약자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교통수단이 됩니다. • 지하철역, 또는 언덕동네에 설치되는 자전거 에스컬레이터는 수단 간 연계를 강화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홍콩의 실외 도심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는 보행자가 언덕지형을 다니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페리(ferry)와 지하철, 보행로를 엮어 주어 수단 연계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핀란드를 비롯한 나라들에서는 수단 간 연계를 앱을 통해 지원하는 <Mobility- as-a-Service>를 시도 중에 있습니다. ‘서비스로서의 이동’으로 번역되는 이 개념 은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한번만 비용을 지불하면 공유자전거, 버스, 지하철, 공유자동차 등의 수단들을 최적의 조합으로 연결시켜 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의 강화 노르웨이 트론헤임의 자전거 에스컬레이터인 <Trampe>. 사진: 트론헤임시. 프라하의 트램. 사진: 위키피디아
  • 11. 공유자전거 거치대 푸드트럭 파클렛 (Parklet, 보행자쉼터) 화물 승하차장 교통약자 승하차장 노상주차장 버스환승장 자가용 승하차장 11 •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서 조성된 복합수단 거리는 다른 말로 <완전도로>라고도 합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완전도로에서는 자동차 중심 도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추가됩니다. 자동차 이용자뿐만 모든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어 도로가 완전해 집니다. • 완전도로에서는 다양한 이용자의 편의가 고려된 만큼 대중교통 연계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교통수단이 조화를 이루는 <완전도로> 개념. 그림: Curbside Appeal, NACTO.
  • 12. 12 3. 혼잡통행세, 배출저감구역, 그리고 Road Pricing • 차 없는 도시를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로는 차량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 차량의 도심 진입 억제 방법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시행됩니다: - 혼잡통행세: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운전을 하는 행위 자체가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운전을 하고자하는 사람은 혼잡을 초래하는 비 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 배출저감구역(LEZ-Low Emission Zone): 탄소 및 미세먼지를 비롯한 질소산화물, 메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법입니다. 녹색교통구역이 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 통행교통 및 간선교통 제한/거주자 우선 구역: 특정 도심지에 거주자의 것 외에는 모든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는 구역도 있습니다. 이런 조치의 목적은 보 다 쾌적한 도심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때로는 거주자의 차량 마저도 진입이 제한 되고 거주자는 제한 구역 외곽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 어서 집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 자동차의 도심 진입 억제, 혹은 운행제한 제도들은 제도를 설계하기에 따라서 자가용, 교통약자의 자동차, 택시, 화물차, 승합차 중 적용 예외 차량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외 차종 뿐만 아니라 예외 시간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단계적인 제도 도입에 따라 적용 범위와 수준이 점차 확대되기도 합니 다. • Road Pricing: <도로이용료>라고 하는 Road Pricing은 192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인 피구(Pigou)가 환경오염 등의 외부불경제(negative externalities, 어떤 사람의 경제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과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후, 1950년대에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비크리(Vickery)가 이를 자동차에 적용할 것을 주장하면서 정립된 개념입니다. 도로이용료는 자동차와 관련하여 부과되는 현행의 세금으로는 도로의 운영과 유지, 그리고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환경적 문제들의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점점 그 도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13. 13 • 런던: - ULEZ(Ultra Low Emission Zone, 초저감구역): 24시간, 연중으 로 운영됩니다. 배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들은 하루 이용 료로 12.5파운드를 지불해야 하고 화물차와 버스 등 큰 차들은 하루 이용료가 100파운드입니다. - 혼잡통행세: ULEZ와 운영 구역이 같은 혼잡통행세는 평일 07시 -18시까지 적용되고 하루 이용료가 11.5파운드입니다. 거주자, 장애인 차량 등 예외가 있으며, 배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ULEZ 비용도 추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런던의 혼잡통행세는 2003년부터 도입되었습니다. • 싱가포르: 1998년부터 도입된 싱가포르의 ERP(Electronic Road Pricing, 자동 도로이용료 징수 제도) 제도는 시간대와 장소에 따 라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유동적입니다. 자동차 통행량이 정점 (peak hour)일 때 가장 비쌉니다. 적게는 2달러에서 많게는 15달 러 이상까지 지불해야합니다. 영국의 혼잡통행세 구역과 배출저감 구역을 알리는 표지판. 사진: AP통신. 싱가포르 ERP의 차량 자동 징수시스템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 14. 14 • 우리는 ‘무료주차‘에 환호합니다. 공짜 주거는 없어도 공짜 주차는 있는 사회가 자 동차 중심의 사회입니다. • 하지만 차 없는 도시에는 주차장이 없거나, 주차를 제한하거나 주차에 대한 적정 요금을 징수하고 있습니다. •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심지 주차요금은 일일 12.0달러로 OECD 26개국 중 24위로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 많은 도시들에서 주차 문제는 고질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는 주차장이 부 족해서가 아니라 주차에 드는 비용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 주차 요금은 적정 가격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책정되어야 실질적으로 자동차 사용 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 대표적으로 서울 은평구에 소재한 <서울혁신파크>는, ‘차 없는 혁신파크‘의 일환 으로 2020년 대대적인 단지내 주차 요금 인상을 시행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1 시간 무료주차 역시 폐지되었습니다. 4. 주차장 없애기 국가 도시명 주차요금(달러) 일일 1개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56.6 396.3 노르웨이 오슬로 55.7 447.3 영국 런던 54.3 987.9 일본 도쿄 52.5 525.0 덴마크 코펜하겐 47.3 472.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5개 도시 평균 44.5 373.1 핀란드 헬싱키 41.1 396.3 스페인 마드리드 35.4 261.9 스웨덴 스톡홀롬 34.2 447.4 프랑스 파리 34.0 319.9 스위스 취리히 등 2개 도시 평균 31.9 473.5 아일랜드 더블린 31.1 467.1 독일 뮌헨 등 6개 도시 평균 30.9 286.3 헝가리 부다페스트 29.5 295.0 이탈리아 밀라노 28.3 496.4 호주 시드니 등 6개 도시 평균 26.3 400.0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26.2 169.9 그리스 아테네 24.1 311.4 포르투갈 리스본 17.0 169.9 체코 프라하 15.6 311.4 미국 주요 52개 도시 평균 15.6 154.2 멕시코 멕시코시티 15.5 116.0 캐나다 주요 12개 도시 평균 13.8 204.0 대한민국 서울 12.0 200.0 뉴질랜드 웰링턴 등 2개 도시 평균 9.0 253.1 폴란드 바르샤바 8.1 184.0 평균 30.4 351.9 OECD국가의 주차요금 수준. 자료: 교통월간.
  • 15. 15 국제교통개발정책연구원 디렉터를 지닌 Luc Nadal이 찍은 독일 Vauban. 주차가 금지된 Vauban에서 아이들은 걱정 없이 거리에서 놀 수 있다. Nadal은 “주차공간을 줄이는 것이 자동차를 줄이는 열쇠“ 라고 말한다. 사진: Luc Nadal.
  • 16. 16 • 서울의 보도 길이는 약 2700km 이며 차도의 길이는 약 8200km입니다. 킬 로미터당 횡단보도의 개수는 약 4.2개이고 킬로미터당 주차장의 개수는 약 37.1개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도시에서 이등시민이 된 보행자... •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는 고단합니다. 특히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우리나라 이면도로 제도가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 자의 64.2%는 이면도로에서 숨지고 있습니다. • 한편 횡단보도 중에는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에 의하면 이런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운전자가 횡단자에게 양보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인프라 뿐만 아니라 법적인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 도로교통법 제27조 5항에는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제10조제3항에 따라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도로를 횡단하고 있 을 때에는 안전거리를 두고 일시정지하여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 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운전자는 이미 횡단을 하고 있는 보행자에 한 해서만 양보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반면 지금도 해외의 많은 도시에서는 “횡단을 하려는” 보행자에게도 양보를 할 의무를 명시하거나, 횡단자의 유무와 관계 없이 횡단보도 직전에서는 무 조건 일시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5. 보행권과 보행 인프라 서울 압구정(위)과 부암동(아래)의 모습. 보행 인프라는 늘 뒷전이었다. 사진: 체인지워크
  • 17. 17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우선이다. 도로교통법 제8조 에서는 “보행자는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아니한 도로에서는 차마와 마주보는 방향의 길가장자리 또는 길가 장자리구역으로 통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 명백히 보행자가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 KBS 다큐멘터리 <길 위의 약속> • 이 밖에도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에 지장을 초래 하는 요소들은 많습니다: - 보행자에게 위험한 수준의 자동차 제한속도 - 보도가 최소 유효폭에 미달인 경우 - 보행자 신호의 신호주기는 짧고 자동차 신호의 신호주기는 긴 문제 - 과도한 횡단보도 설치간격 - 육교, 지하도 등의 입체시설물 - 보도 위 불법주정차 - 보도 위 가로수, 전신주, 분전반, 통신시설, 불법 적재물 등의 장애물
  • 18. 18 <Red Cup Project>는 분리되지 않은 자전거도로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진행 된 시민행동이다. 시민들은 페인트로만 구분되어 있는 자전거도로의 가장자리에 빨간색컵과 토 마토를 세워놓고 깨진 컵과 박살난 토마토를 통해 자동차의 자전거도로 침범 문제를 드러냈다. 사진: 미국 덴버에 사는 자전거 활동가 @NoSquish(트위터) 코펜하겐의 아침 출퇴근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 19. 19 • 코펜하겐에는 350km 이상의 자전거도로가 있고 출퇴근 통행량의 62% 가량은 자전거로 이루어집니 다. 전세계는 지금 자동차를 버리고 코펜하겐과 같은 자전거 천국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도시들로 가 득합니다. •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시민들은 자전거로는 짐을 나를 수도 없고, 아이와 함께 다닐 수도 없 고, 장거리를 갈 수 없다고 단정 짓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반시설만 있으면 이 모든 것은 가 능합니다. 인프라를 통해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의 실효성을 높이면 자전거는 금세 일상이 되어버리 죠. • 주요 자전거 인프라: - 자전거전용도로: 자전거도로는 크게 자동차 차선과 분리된 것(protected bike lane)과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이나 암스테르담과 같이 이미 오랫동안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문 화가 되어버린 곳에서는 페인트로만 자전거로를 표시하여 보다 효율적인 자전거 통행을 추구하고, 뉴 욕과 같은 곳에서는 화단, 공유자전거 거치대, 기둥 등으로 다양하게 물리적인 구분을 주어 더욱 안전한 자전거 통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Contraflow Bike Lane>으로 불리는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자전 거도로도 있습니다. - 자전거 신호: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혹은 더운 여름날 자전거 이용자는 자동차이용자보다 취약합니다. 그래서 자전거 선진국에서는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신호등체계를 도입합니다. - 자전거 우선 정지선: 신호대기하는 자전거가 잘 식별될 수 있도록 정지선에서 자동차보다 앞으로 나와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6. 자전거 문화와 인프라
  • 20. 나이가 많아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아이가 있어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멋지게 차려입고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비가와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반려동물과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짐을 나를 때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택배와 장보기도 자전거로 할 수 있다. 사랑도 자전거로 할 수 있다. 사진: Dutch Cycling Embassy.
  • 21. 21 • 자동차 중심의 도시 설계는 도시의 단절을 부릅니다. 도시에 물리적인 단절 이 생기는 대표적인 장소는 수변입니다. - 많은 도시들이 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중심의 많은 도시에서 강변을 따라서 간선도로를 지었습니다. 이는 시민들의 수변 공원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도시 문제 중 하나입니다. -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도시설계를 하는 구글의 자회사 Sidewalk Labs는 캐 나다 토론토의 <워터프론트 지구 개발 사업>에서 수변에 자동차 도로를 짓 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 물리적으로 단절된 도시에서 시민들은 정서적으로도 단절되게 됩니다. - 이렇게 분절된 도시에서는 도시의 핵심 기능인 다양한 시민의 집적, 혼재, 공 존과 상생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 시민 간의 소통이 차단된 상태에서 신뢰와 같은 도시의 사회적 자본은 점차 감소하고 사회적 자본의 쇠퇴는 고독과 불신, 혐오와 지역이기주의(NIMBY 현상)까지 낳습니다. 7. 자동차 중심 설계와 도시의 단절 자동차 중심의 도시는 도시를 둘로 나눴다. 사진: 인천시
  • 22. “영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 새로운 도로의 건설이 교통 혼잡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 않다 는 주장이 폭넓게 받아 들여졌다. 새로 도로를 만들면 차량을 이용하는 통행수요가 더 늘어 난다는 사실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 보행교통의 이해, 2019 22 “No New Roads(새로운 도로는 그만)” 캠페인을 벌이고있는 미국의 도시연구소 <Strong Towns> 메인화면. “#NoNewRoads는 불필요하고 비싼 고속도로와 도로 건설을 막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 23. 23 8. 유발수요이론(Law of Induced Demand) • 차를 타고 막힌 도로에 갇혀있다 보면, ‘머리 위로 도로가 하나 더 있었다면 교통체증이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가 많아진다고 해서 교 통체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유발수요이론 때문입니다. • 유발수요이론이란, 새로 도로를 짓거나 기존 도로의 용량이 확장되면 교통체증이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된다는 개념입니다. 도로 용량의 공급이 더 많은 자동차의 수요를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 교통공학자들은 1930년부터도 유발수요를 인지해왔으며, 1990년대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증 연구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Hansen과 Haung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캘리포니아 14개 지역에 관한 18년치의 수치를 조사한 결과 도로 연장이 10% 증가할 때마다 통행량은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도로 확장 사업 100개를 조사한 Goodwin의 연구에서는 도로 확장으로 절약된 이동 시간과 증가한 통행량의 비율은 1:1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확장으로 인한 개선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4. • 인간의 신체적, 공감각적 인지 범위와 능력 – 몸체의 크기, 가시거리와 시야각, 움직임의 속도, 행동특성 등 –에 따라 설계된 도시를 우리는 <인간척도 도시(Human Scale City)>라고 부릅 니다. • 주변의 경관과 어우러지지 않고 혼자 튀는 초고층빌딩, 위압감을 주는 왕복 10차선의 대로변, 자동차의 접근만이 용이한 주유소부지, 인간의 보행반경을 초월하는 메가시티, 방향감을 잃게 하는 복잡한 구조, 따분함을 주는 단조로운 구조 등. 사람에게 무언가 불편하고 생리에 맞지 않 는 도시의 모습들은 근대의 도시가 인간척도가 아닌 자동차의 척도에 따라 설계되었음을 의미 합니다. • 대표적인 인간척도의 요건들: - 나지막한 지붕선(skyline) - 대단지가 아닌 소단지 중심의 도시 설계 - 단조롭지 않고 볼거리가 많은 거리 - 시속 5km 안팎의 저속 설계 9. 인간척도(Human Scale)
  • 25. 25 사람 중심의 도시를 선도한 도시계획가 Jan Gehl 이 그려본 인간척도의 모습. 사진: Gehl Architects
  • 26. 26 • 차 없는 도시에 대하여 시민이 가지는 첫번째 궁금증 과 회의는, 방법이 있느냐와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이 있느냐 입니다. • 하지만 수많은 연구와, 전세계 도시들의 실제 사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차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방법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앞선 장들에서 설명한 방법들 이외에도 지금 세계는 다양한 방법들로 차 없는 도시를 실험하고 실현하고 있습니다. • 반면 전문가들이 차 없는 도시에 대하여 가지는 첫번 째 궁금증과 회의는 사뭇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도시 의 시민들, 그리고 도시의 리더십이 준비가 되어 있느 냐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방법은 이미 있기 때문이죠. 맺음말. 차 없는 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1방법 3정부 리더십 2시민 수용성
  • 27. 1. 방법 - 앞선 장들에서는 도로 다이어트, 주차요금 상향, 대중교통 연계성 강화, 혼잡통행세, 교통 정온화 등 차 없는 도시의 기본 작동 을 담보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 그런데 이 방법들은 차 없는 도시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개념들일 뿐, 이보다 더 다양하고 세부적인 방법들이 지금도 전 세계 도시들에서 시행 중에 있습니다. 교통약자와 소수자의 이동권 강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언덕동네 에스컬레이터와 도심 케이블카, 무빙워크, 마을만들기(Place Making), 부담가능한 주거 확립, 택시를 비롯한 공유자동차 등의 방법들입니다. 2. 시민 수용성 - 그동안의 도시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권리는 마치 천부인권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시민들은 차에 대한 강한 정서적 유대까지 가 지게 되었고 차를 앗아가는 것을 자유에 대한 큰 핍박으로 여겼습니다. 차 없는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동의와 인식 변 화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시민 수용성을 위해서 헬싱키의 공무원들은 회사로, 학교로 직접 출강을 다니면서까지 차 없는 도시에 대한 시민 홍보와 설득 을 적극으로 해냈습니다. 영국 도시학자 John Urry는 차 없는 도시를 위한 아홉가지 요소 중에 “차 없는 도시에 대한 시민의 정 보 접근성”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3. 정부 리더십 - “미래사회에서 생태교통 도시로의 중요한 진입조건은 리더십이다… 지방정부는 생태교통을 촉진하고 실현하는 최일선의 주 체이다.” – 2013 생태교통 수원총회 보고서, ICLEI - 런던의 사딕 칸 시장, 뉴욕의 자넷 사딕 칸 교통국장, 꾸리찌바의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 파리의 들라노에 시장, 보고타의 엔리 케 페냐로사 시장 등은 자신들의 도시에서 자동차 중심의 도시설계를 매우 과감하게 타파한 지도자들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 C40 Cities, ICLEI 등과 같은 도시 연합 단체들은 전세계의 지방정부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정부의 장들이 주축 이 되어 차 없는 도시 행동들과 기후위기 행동 등 우리 시대의 난제들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장들은 때로는 중앙정 부가 주저하는 과감한 정책들, 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 갈등이 첨예하여 교착상태에 빠진 문제들의 해결에 앞장서 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