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Share a Scribd company logo
1 of 7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1
황인경 책임연구원 sarah@lgeri.com
오늘 날처럼 경영 환경의 변화가 다양하고도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리더 한 사람만의 지혜에 의탁하여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위태로운 도박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충분히 활용하는 조직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생각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회사
‘생각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회사’란 각계각
층에 있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관점
들을 창조적으로 통합함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구성원들의 지혜를 직급이나 나이, 성
별, 인종 등에 따른 편견 없이 통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 회사다. 이러한 모습을 갖춘 회사로서
의 초기 원형 중 하나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다. 1980년대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도요타의 고효율 생산 시스템의 비결을 알아내
기 위해 수 많은 벤치마킹을 거듭했다. ‘최소의
노동 시간으로 최소의 결함을 가진 차를 생산
하는 비결’을 알고 싶어했다. 오랜 기간의 벤치
마킹 끝에 미국 회사들이 내린 결론은, 현장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의미 있게 받
아 들이고 경영에 반영해 나가는 능력에 있다
는 것이었다. 도요타 내부에서는 이를 ‘생각하
는 사람 방식’이라고도 일컫는다.
다양성, 정말 중요할까?
하지만 이러한 조직의 모습과 반대적인 모습으
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성공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천재적인 한 명의 리더십에 의해 조직이
성장해 나가는 경우인데, 스티브 잡스의 애플
도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학계든 기업계
든 “너무나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구성원들
의 생각을 반영하려고 민주적인 고생을 하기
보다는, 천재적인 한 명의 리더십을 선택하고
그 뒤를 이을 후계자를 잘 선정하여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고상한 방법 아닐까?”라는
논란이 일곤 한다. 분명 세상에는 스티브 잡스
처럼 수 백명 혹은 수 천명 이상의 사람들보다
먼저 미래를 선견하고 더 나은 판단을 하는 진
정한 천재들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런 천재
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한 기업에
서 탁월한 천재들이 연속적으로 발굴되어 뒤
를 이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좋은 기업을 넘
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불과 10년 만에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라며,
본인이 꼽았던 위대한 기업들 중 상당 수를 실
패한 기업으로 재분류해야 했다.
포용력 있는 기업, 즉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충분히 활용하는 조직의 모습이
확실한 상대적 우위의 모습이라고 아직 단언
하기는 어렵다. 이를 단언할 만큼 충분한 사례
들이 축적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발표되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이는 미
래에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갈 조직 운
영 방식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
구나 오늘 날처럼 경영 환경의 변화가 다양하
고도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리더 한
Weekly 포커스
22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사람만의 지혜에 의탁하여 조직을 운영하는 것
은 위태로운 도박처럼 보이기도 한다. 런던 비즈
니스 스쿨의 교수인 게리 해멀은 그의 최근 저서
인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에
서 다양성이 조직 운영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
각되고 있는 변화의 모습은 일시적인 것이 아
니며, 앞으로도 동일한 방향으로의 지속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우선 구성원
들의 집단 지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의 체
질을 만들어 놓고, 천재적인 리더십은 ‘만나면
천운이요, 못 만나면 아쉬울 뿐’이라는 형태로
조직을 운영해 가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
이다.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체질 변화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천재적인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천재
적인 리더십을 얻는 것은 말 그대로 ‘천운’에
가깝다면, 포용력 있는 조직을 만드는 일은 ‘시
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사람의 힘으로 변
화시켜 나갈 수 있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다
양성을 포용하는 회사로 거듭나는데 있어 우
선적으로 짚어봐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몇
가지 살펴 보자.
살아있는 핵심가치 (Shared Value)
무엇보다 핵심가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뚜렷
한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다양성을 강조할
경우 자칫 회사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사공
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목적
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별 자리를 잘 아는 사
공은 별을 따라가기 좋은 곳으로, 물을 잘 아
는 사공은 물 흐름을 따라가기 좋은 곳으로,
바람을 잘 아는 사공은 바람을 잘 탈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다툴 것이다. 목적지가 분명해
야 각자의 관점에 근거하여 의견을 조율하며
동일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회사
도 마찬가지다. 전사적으로 공유되는 핵심 가
치가 없다면 각 구성원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하려고 할 뿐, 다른 구성원들과 힘
을 모으는 데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어떤 형태로든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
지 않은 회사란 없다. 대다수의 회사는 사훈,
경영이념, 경영방침 등의 이름 하에 핵심가치
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핵심가치는
액자 속에서 잠자고 있을 뿐 실제 경영 현장에
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핵심
가치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이를 기반으로 구
성원들의 다양성을 통합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
야 할까? 첫째, 직관적이고도 감각적으로 구성
원들의 가슴에 꽂힐 수 있도록 핵심가치를 재
정리해야 한다. 어렵고 복잡하거나, 유려하기
만 한 말들은 큰 의미가 없다. 구성원들의 감
성을 실질적으로 터치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핵심가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우리는 왜
회사를 운영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익 창출이라는 기
본 목표가 있지만 사람들은 돈 때문에만 일을
핵심가치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통합해 나가야 한다.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3
의사결정의 중심에 핵심가치를 놓아야 하며
이에 따라 전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하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제약업체인 에이사이의
예를 들어보자. 에이사이는 부단한 조직 변화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의 지혜를 널리 흡수하
여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알
려져 있다. 에이사이는 우선 ‘어떤 회사가 되길
원합니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면서 변화
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으로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를 이끌어내었고
이를 ‘이노베이션을 위한 서약(Commitment
to Innovation)’이라는 일종의 세부적인 성명
서로 자세히 풀었다. 에이사이는 이를 기반으
로 구성원들의 마음과 지혜를 하나로 묶기 위
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둘째, 경영자들이 앞장 서서 실제적인 의
사결정의 중심에 핵심가치를 놓아야 하며 이
에 따라 전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독려
해야 한다. 앞서 에이사이의 경우 핵심가치를
정립한 이후 경영진들은 구성원들에게 환자들
을 ‘어떻게든 우리 물건을 사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이해
할 것을 강조했다. 에이사이에서 중요한 질문
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의약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우리
가 의약품을 만드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로 바뀌었다. 특히 경영진은 ‘사람을 위한 건강
관리’라는 슬로건이 모든 구성원들의 행동지침
으로 내면화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전파했
다.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감정’을 가진
한 주체로서의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끔 독려
하고 환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도록
장려했다. 이를 통해 에이사이는 조직 내의 커
다란 의사결정에서부터 작은 의사결정에 이르
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가 되도록 만들어 나갔다. 때로 구성
원들간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명
확하게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라는 큰 틀 안
에서 의견 조율이 이루어져 갔다.
일하는 방식의 자율성을 보장
구성원에게 잠재되어 있는 각자의 다양성을
충분히 잘 이끌어 내려면, 일하는 방식에 있어
서의 자율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사람들에게
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강하게
휘몰아치며 독불장군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
고, 어떤 사람은 온화하게 주위를 배려하며 일
에이사이는 구성원들이 환자와 직접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장려한다.
Weekly 포커스
24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내성적으로 묵묵히
일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당장 하루하
루를 잘해야 먼 미래도 있는 법’이라는 생각으
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당장 먹
고 살기 힘들어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따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의 스타일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있을까? 주요 심리학 이론들에 따르면 사람들
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해 줄 때 그 사람에 맞는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구글의 회
장인 에릭 슈미트는 “우리 회사의 핵심 전략은
좋은 인재를 확보한 후 그들을 풀어 놓는 것이
다(Turn them Loose)”라고 말한 바 있다. 각
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내버려둘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는 뜻이다.
간혹 ‘문화적 적합성(Culture Fit)’을 말하
는 사람들이 있다. 즉 회사의 문화에 맞게 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
적 적합성’이라는 말은 매우 주의 깊게 이해해
야 한다. 이 말은 특정한 성향을 가진 사람, 예
컨대 활달하거나, 온순하거나, 인간적이거나
등 그런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적합성은 조직이 지향하는 핵심가치에 얼마나
몰입(Commitment)하는 사람이냐를 판단하
는 것이다. 이를 특정한 성향으로 이해하기 시
작하면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 “저 사람
은 우리 회사에 적합하지 않아”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는 구성원들의 개성과 다
양성을 빼앗고 재단시켜 버린다. 문화적 적합
성은 매우 잔인한 말이 될 수 있다. 광야를 활
보할 야성의 사자를, 동물원에 갇힌 온순한 사
자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과거 등소평은 수정된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하면서 “하얀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
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라고 말했
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핵심가치를 금과옥조로 삼고 사랑하
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알아서
하도록 가급적 내버려 둬야 한다. 그 일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함께 가는
동지라는 생각으로 각자의 방식을 존중해 줘
야 한다. 그래야 다양성이 살아날 수 있다.
책임을 지게 만드는 관리의 기술
조직 내 자율성이 있어야 다양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이다. 그런데 자율(自律),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인 자율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으로 옮
에릭 슈미트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여 풀어 놓는 것(Turn them Loose)"이
구글의 힘이라고 말한다.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5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인 ‘자율(自律)’을 제대로 이해하여
실천으로 옮기는 구성원들로 가득해야 한다.
길 수 있는 사람들이 조직에 얼마나 있을까?
리더들은 “자율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방임이
라며 비난하고, 그래서 다시 관리를 좀 하려고
하면 간섭이라고 한다”며 난감해 한다. 리더들
에게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더들 탓만 할 일도 아니다. 많은 구성
원들이 “좀 더 자율적으로 일하게 해 줘야 한
다, 리더들이 너무 지시 일변도다”라고 말을 하
지만, 막상 자율을 줬을 때 그 자율을 제대로
누리기 보다 리더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구성원들은 자
율에 따른 책임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리
더들은 부하들을 챙기는 것을 리더십의 덕목
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구성원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하며 책임지
기 보다는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일단 리더에
게 보고해 두면 리더가 책임을 질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는 경우가 많고, 리더들은
구성원에 대해 “내가 리더십을 보여야지. 내
부하인데 내가 보호해주고 챙겨줘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유교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이는 ‘아름다운 미덕’처럼 보이기
도 하지만 조직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훼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의 한계를 넘어 서려면
업무 영역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실
행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리더에게 보고를 하
더라도 리더는 코칭하는 것일 뿐 그 일에 대한
의사결정과 책임은 구성원 본인 스스로 지도
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리더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은, 해답을 알려 달라고 찾아오는 구성원
들을 보며 “그렇지, 내가 없으면 역시 안되지”
라며 기뻐해선 곤란하다. 자율에 익숙하지 않
은 구성원들의 경우 책임을 진다는 것을 두려
워할 수도 있고 계속 리더를 찾아 해답을 달
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리더가 기뻐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구성원들은 “역시 우
리 리더는 자신의 뜻을 물어보고 그대로 실행
하는 사람을 좋아해”라며 동일한 행동을 반복
할 것이다. 한 두 번이라면 몰라도 계속 그런
상태라면 해당 구성원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
아야 한다. “당신이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
다. 일단 다른 사람에게 시키겠다”라며 일을
돌리는 게 좋을 것이다. 냉정하게 보일 수도
있고 “리더가 사람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만
그래야 구성원들도 일하는 자세가 바뀔 것이
다. 또한 리더 입장에서 본인의 의견을 반드시
관철시키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네 일이 아니
라 내 일이다”라고 사전에 분명히 선을 긋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넓혀라
다양성을 인정하며 각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는 것은 실패 가능성과 성공 가능성의 범위
(Range)가 넓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정량적 평
가도 중요하지만 다양성을 폭 넓게 용인하기
Weekly 포커스
26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성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리더의 몫’이라는,
리더의 정성적 평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직 내부에 굳건히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위해서는 정성적 판단의 여지에 대한 재량권
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정량적인 평가가 정교해
질수록 새로운 시도나 생각은 숨을 쉬기가 어
려워지고, 구성원들은 해당 목표를 ‘안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 조직 내 관행이나 선임자의
방식을 답습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조직에서 정성적 평가를 하기 어려운 이
유는 공정성 시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조
직은 구성원들의 공정성 시비에 말려 들고 싶
어하지 않는다. 즉 “객관적 성과가 아니라, 그
냥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준 것 아
니냐?”와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히나 많은 리더들은 “당신은 회사가
잘되게 하는 것보다, 당신 사람들을 챙기는데
더 신경을 썼다”라는 평가를 들을까 전전긍긍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
보면서 일을 더 잘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있
더라도, 정량적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
면 평가를 좋게 주기가 어렵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객관적인’ 성과라는
것은 없다. 경영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지, 갑자기 중
요한 시장에서 전쟁이나 테러가 일어날지, 금
융 위기가 터질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지 등
등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의 목표
대비 성과 달성 여부를 놓고 정량적 평가를 중
점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경영은
본질적으로 예술(Art)이다”라는 말이 있다. 복
잡다단한 환경에서 그때그때 균형 잡힌 의사결
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터진 시장
에서 판단을 잘 내려서 손해를 최소화한 사람
이, 문제가 없던 시장에서 목표를 달성한 사람
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 “목표 대비 못했으면, 어쨌든 못
한 걸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
스러울 수 있다. 정량적 목표에 지나치게 치중
할 경우에는, 이에 맞추기 위한 왜곡된 행동까
지도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면, 단기적인 성과
달성만을 위해 미래에 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
는다든지, 전사 차원에서 이익이 되는 의사결
정을 하기 보다는 자기 부서의 입장만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성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리더의 몫’이라는,
리더의 정성적 평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분위기
가 조직 내부에 굳건히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높이면서 동시
에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법이 있을
까?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
수는 절차적 공정성(Process Fairness)을 높여
야 한다고 말한다. 즉 평가 과정과 결과에 대해
평가자와 피평가자간 서로 공유하고 논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연말에 평가 결과를 놓고
무엇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논의하고 피
평가자의 변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야 한다. 이를 통해 피평가자는 “리더가 내 업
무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 몰라서 잘못
평가한 것이 아니구나. 나름 이유가 있구나”를
알게 되고, “내 의견을 다시 한번 들어주는구
나”라며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7
가급적 기존의 조직 형태는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는 조직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업무적인 측
면은 물론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리더에 대한 신
뢰감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프로세스이기 때
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많은 리더들은 이러한
피드백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평가 결과에 대한 허심탄회한 공유와 논의 없
이는, 리더의 진심어린 정성적 평가가 리더의
온정주의로 폄하되어 버릴 수도 있다.
유연한 조직 운영
다양성을 장려하고 자율을 허용하다 보면, 아
주 기발한 아이디어이지만 기존 조직 체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생각들이 나오기도 한다. 다양성
을 보다 폭넓게 포용하려면 기존의 정형화된 조
직을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
재의 조직이나 업무 프로세스는 기존의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우
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하는 등 크게 흔드는 것
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은 한번 흔들
고 나면 안정화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부 조직들 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하는 것
만 하더라도, 문서화될 수 없는 세세한 영역까
지 ‘누가, 어디까지,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평
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생각보다 많은 시간
이 소요된다. 그런 만큼 가급적 기존의 조직 형
태는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유연성을 부여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부터 미래 조직의 형태로 제안된 조직의 모습은
적지 않다. 널리 알려진 스컹크 조직(Skunk
Team)을 비롯하여 일본 교세라의 아메바 조
직, IBM의 양수겸장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 네트워크 조직 등 여러 모습이
있다(<그림> 참조). 조직 운영 방식이란 ‘단 하나
뿐인 최고의 대안’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급
하게 움직이기 보다, 각자 처한 상황에 맞게 구
조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여 한걸음씩 움직여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의 다양한 생각들을 포용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기존의 위계적인 조직
에 익숙한 리더와 구성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일
을 해 나가고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
이다. 그럼에도 다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장기
적으로 견고하게 살아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는, 한 두 사람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들을
품어내는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 조직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www.lgeri.com
<그림> 유연한 조직 운영 방식 예 - 하나의 조직, 두 개의 시스템
자료 : Accelerate(2012), John Kotter, Harvard Business Review
기존 조직 네트워크 조직
기존 Operation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조직
자발적인 지원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실험해보는 조직

More Related Content

What's hot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연 허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연 허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재욱 남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연 허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세진 양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성원 정
 
Ai theory and practice lotte
Ai theory and practice lotteAi theory and practice lotte
Ai theory and practice lotte연 허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조현경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Joon-Ho Hyun
 
테크니컬 리더
테크니컬 리더테크니컬 리더
테크니컬 리더Seungbin Cho
 
기업가정신[Upload]
기업가정신[Upload]기업가정신[Upload]
기업가정신[Upload]JiEun Kim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수원 주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Paul (Seogjoo) Hwang, Ph.D.
 

What's hot (15)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
고객중심고성과조직 Khu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
4주차 창의적 조직풍토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
경영과비전 7조 리더십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
Managing up 강의슬라이드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
공명리더십 참고자료 2013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
조직에서 '태도'가 중요한 이유
 
Ai theory and practice lotte
Ai theory and practice lotteAi theory and practice lotte
Ai theory and practice lotte
 
기업문화
기업문화기업문화
기업문화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
조직문화진단과 변화관리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
빙산이 녹고 있다고(John Kotter 책) - 변화관리
 
테크니컬 리더
테크니컬 리더테크니컬 리더
테크니컬 리더
 
팀 리더십
팀 리더십팀 리더십
팀 리더십
 
기업가정신[Upload]
기업가정신[Upload]기업가정신[Upload]
기업가정신[Upload]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
협동조합조직문화익히기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holistic leadership development)
 

Viewers also liked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민경 정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chmbc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gdiwelfare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Josh Park
 
자료구조4보고서
자료구조4보고서자료구조4보고서
자료구조4보고서KimChangHoen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thecirclefoundation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여성환경연대
 
두개의심장
두개의심장두개의심장
두개의심장rainnfoggy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techunder_snu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호석 진호석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JiandSon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봉조 김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guest69b42c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Creative Commons Korea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XpressEngine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Daum의 문화전략 - 2014.6.13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Jeonghwan Jeon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혜원 정
 
박재삼시모음
박재삼시모음박재삼시모음
박재삼시모음alsemffpRhc
 

Viewers also liked (20)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
미래사회와교육팀프로젝트[1]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
춘천MBC 정보통신공사업 소개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
지역복지 활동과 마을 만들기_최종복(춘의종합사회복관 관장)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
아두이노 5강 maker_school
 
자료구조4보고서
자료구조4보고서자료구조4보고서
자료구조4보고서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
[동그라미재단] 2014ㄱ찾기_어썸스쿨_나를 알아가는 과정_2주차 나의 역사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
공동체를 살리는 생활 속의 환경 교육 프로그램(문재현)
 
두개의심장
두개의심장두개의심장
두개의심장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
Techunder_Shadia 2011 결과보고서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
[대구SNS마케팅] 카카오스토리 11.30
 
설화집
설화집설화집
설화집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
2015.03.14 Piday in Korea 지앤선 라즈베리 미트업(박종건)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
혈당측정기 성능평가 가이드라인2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
공유허브의 날 - 위시켓 강수훈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
XE 오픈 세미나(2014-04-26) - 김동현 "XE 코어 구조론"
 
Web08
Web08Web08
Web08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Daum의 문화전략 - 2014.6.13
Daum의 문화전략 - 2014.6.13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
공영숙 2011 국내 실행기능연구동향분석
 
박재삼시모음
박재삼시모음박재삼시모음
박재삼시모음
 

Similar to 생각의다양성을포용하는회사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Seoungcheol Lee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주)위브스튜디오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은기 황
 
조직개발과 성인학습
조직개발과 성인학습조직개발과 성인학습
조직개발과 성인학습조현경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Seoungcheol Lee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dcjin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DongWoo Son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Jahee Lee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Jahee Lee
 
Idea to-business-process-13
Idea to-business-process-13Idea to-business-process-13
Idea to-business-process-13Dojun Rhee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광영 김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Seoungcheol Lee
 
교재(Talent 131126)
교재(Talent 131126)교재(Talent 131126)
교재(Talent 131126)gilforum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Jahee Lee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조현경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Jahee Lee
 
1 기업가정신과 벤처
1  기업가정신과 벤처1  기업가정신과 벤처
1 기업가정신과 벤처Wlliam Lee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SeoulExchange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인태 박
 

Similar to 생각의다양성을포용하는회사 (20)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조직의 다양성 및 갈등 관리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
예비CEO를 위한 사업아이디어선정과 핵심능력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
Agile한 스타트업 조직을 위한 HR의 역할
 
조직개발과 성인학습
조직개발과 성인학습조직개발과 성인학습
조직개발과 성인학습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
기업가 정신과 리더의 역할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시작하는 HR을 위해 (HR인,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 문화(Netflix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비속어번역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
Creative employee engagement ideas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Attributes of an Ideal Boss 무엇이 좋은 보스를 만드나
 
Idea to-business-process-13
Idea to-business-process-13Idea to-business-process-13
Idea to-business-process-13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
 
Jack Welch 'Winning'
Jack Welch 'Winning'Jack Welch 'Winning'
Jack Welch 'Winning'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
201602 hr insight 특집 저성과자관리
 
교재(Talent 131126)
교재(Talent 131126)교재(Talent 131126)
교재(Talent 131126)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
8 habits of the visionary companies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
4강 기업교육론 20110323(공유)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One piece of paper 최고 리더는 단순하게 일한다
 
1 기업가정신과 벤처
1  기업가정신과 벤처1  기업가정신과 벤처
1 기업가정신과 벤처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
서울거래 비상장 HR 설명자료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
직장인경쟁력강화방법
 

생각의다양성을포용하는회사

  • 1.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1 황인경 책임연구원 sarah@lgeri.com 오늘 날처럼 경영 환경의 변화가 다양하고도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리더 한 사람만의 지혜에 의탁하여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위태로운 도박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충분히 활용하는 조직의 모습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생각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회사 ‘생각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회사’란 각계각 층에 있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관점 들을 창조적으로 통합함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구성원들의 지혜를 직급이나 나이, 성 별, 인종 등에 따른 편견 없이 통합하여 활용할 수 있는 회사다. 이러한 모습을 갖춘 회사로서 의 초기 원형 중 하나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다. 1980년대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도요타의 고효율 생산 시스템의 비결을 알아내 기 위해 수 많은 벤치마킹을 거듭했다. ‘최소의 노동 시간으로 최소의 결함을 가진 차를 생산 하는 비결’을 알고 싶어했다. 오랜 기간의 벤치 마킹 끝에 미국 회사들이 내린 결론은, 현장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의미 있게 받 아 들이고 경영에 반영해 나가는 능력에 있다 는 것이었다. 도요타 내부에서는 이를 ‘생각하 는 사람 방식’이라고도 일컫는다. 다양성, 정말 중요할까? 하지만 이러한 조직의 모습과 반대적인 모습으 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성공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천재적인 한 명의 리더십에 의해 조직이 성장해 나가는 경우인데, 스티브 잡스의 애플 도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학계든 기업계 든 “너무나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 구성원들 의 생각을 반영하려고 민주적인 고생을 하기 보다는, 천재적인 한 명의 리더십을 선택하고 그 뒤를 이을 후계자를 잘 선정하여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고상한 방법 아닐까?”라는 논란이 일곤 한다. 분명 세상에는 스티브 잡스 처럼 수 백명 혹은 수 천명 이상의 사람들보다 먼저 미래를 선견하고 더 나은 판단을 하는 진 정한 천재들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런 천재 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한 기업에 서 탁월한 천재들이 연속적으로 발굴되어 뒤 를 이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좋은 기업을 넘 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불과 10년 만에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라며, 본인이 꼽았던 위대한 기업들 중 상당 수를 실 패한 기업으로 재분류해야 했다. 포용력 있는 기업, 즉 다양한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충분히 활용하는 조직의 모습이 확실한 상대적 우위의 모습이라고 아직 단언 하기는 어렵다. 이를 단언할 만큼 충분한 사례 들이 축적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발표되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이는 미 래에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갈 조직 운 영 방식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 구나 오늘 날처럼 경영 환경의 변화가 다양하 고도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리더 한
  • 2. Weekly 포커스 22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사람만의 지혜에 의탁하여 조직을 운영하는 것 은 위태로운 도박처럼 보이기도 한다. 런던 비즈 니스 스쿨의 교수인 게리 해멀은 그의 최근 저서 인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에 서 다양성이 조직 운영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 각되고 있는 변화의 모습은 일시적인 것이 아 니며, 앞으로도 동일한 방향으로의 지속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우선 구성원 들의 집단 지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의 체 질을 만들어 놓고, 천재적인 리더십은 ‘만나면 천운이요, 못 만나면 아쉬울 뿐’이라는 형태로 조직을 운영해 가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 이다. 구성원들의 집단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체질 변화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천재적인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천재 적인 리더십을 얻는 것은 말 그대로 ‘천운’에 가깝다면, 포용력 있는 조직을 만드는 일은 ‘시 간이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사람의 힘으로 변 화시켜 나갈 수 있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다 양성을 포용하는 회사로 거듭나는데 있어 우 선적으로 짚어봐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몇 가지 살펴 보자. 살아있는 핵심가치 (Shared Value) 무엇보다 핵심가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뚜렷 한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다양성을 강조할 경우 자칫 회사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사공 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목적 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별 자리를 잘 아는 사 공은 별을 따라가기 좋은 곳으로, 물을 잘 아 는 사공은 물 흐름을 따라가기 좋은 곳으로, 바람을 잘 아는 사공은 바람을 잘 탈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다툴 것이다. 목적지가 분명해 야 각자의 관점에 근거하여 의견을 조율하며 동일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회사 도 마찬가지다. 전사적으로 공유되는 핵심 가 치가 없다면 각 구성원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하려고 할 뿐, 다른 구성원들과 힘 을 모으는 데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어떤 형태로든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 지 않은 회사란 없다. 대다수의 회사는 사훈, 경영이념, 경영방침 등의 이름 하에 핵심가치 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핵심가치는 액자 속에서 잠자고 있을 뿐 실제 경영 현장에 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핵심 가치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이를 기반으로 구 성원들의 다양성을 통합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 야 할까? 첫째, 직관적이고도 감각적으로 구성 원들의 가슴에 꽂힐 수 있도록 핵심가치를 재 정리해야 한다. 어렵고 복잡하거나, 유려하기 만 한 말들은 큰 의미가 없다. 구성원들의 감 성을 실질적으로 터치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핵심가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우리는 왜 회사를 운영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익 창출이라는 기 본 목표가 있지만 사람들은 돈 때문에만 일을 핵심가치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이를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통합해 나가야 한다.
  • 3.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3 의사결정의 중심에 핵심가치를 놓아야 하며 이에 따라 전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하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제약업체인 에이사이의 예를 들어보자. 에이사이는 부단한 조직 변화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의 지혜를 널리 흡수하 여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알 려져 있다. 에이사이는 우선 ‘어떤 회사가 되길 원합니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면서 변화 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으로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를 이끌어내었고 이를 ‘이노베이션을 위한 서약(Commitment to Innovation)’이라는 일종의 세부적인 성명 서로 자세히 풀었다. 에이사이는 이를 기반으 로 구성원들의 마음과 지혜를 하나로 묶기 위 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둘째, 경영자들이 앞장 서서 실제적인 의 사결정의 중심에 핵심가치를 놓아야 하며 이 에 따라 전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독려 해야 한다. 앞서 에이사이의 경우 핵심가치를 정립한 이후 경영진들은 구성원들에게 환자들 을 ‘어떻게든 우리 물건을 사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이해 할 것을 강조했다. 에이사이에서 중요한 질문 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의약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우리 가 의약품을 만드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로 바뀌었다. 특히 경영진은 ‘사람을 위한 건강 관리’라는 슬로건이 모든 구성원들의 행동지침 으로 내면화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전파했 다.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감정’을 가진 한 주체로서의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끔 독려 하고 환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도록 장려했다. 이를 통해 에이사이는 조직 내의 커 다란 의사결정에서부터 작은 의사결정에 이르 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이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가 되도록 만들어 나갔다. 때로 구성 원들간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명 확하게 “사람을 위한 건강관리”라는 큰 틀 안 에서 의견 조율이 이루어져 갔다. 일하는 방식의 자율성을 보장 구성원에게 잠재되어 있는 각자의 다양성을 충분히 잘 이끌어 내려면, 일하는 방식에 있어 서의 자율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사람들에게 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강하게 휘몰아치며 독불장군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 고, 어떤 사람은 온화하게 주위를 배려하며 일 에이사이는 구성원들이 환자와 직접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장려한다.
  • 4. Weekly 포커스 24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사람들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내성적으로 묵묵히 일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당장 하루하 루를 잘해야 먼 미래도 있는 법’이라는 생각으 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당장 먹 고 살기 힘들어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따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의 스타일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있을까? 주요 심리학 이론들에 따르면 사람들 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해 줄 때 그 사람에 맞는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구글의 회 장인 에릭 슈미트는 “우리 회사의 핵심 전략은 좋은 인재를 확보한 후 그들을 풀어 놓는 것이 다(Turn them Loose)”라고 말한 바 있다. 각 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내버려둘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는 뜻이다. 간혹 ‘문화적 적합성(Culture Fit)’을 말하 는 사람들이 있다. 즉 회사의 문화에 맞게 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 적 적합성’이라는 말은 매우 주의 깊게 이해해 야 한다. 이 말은 특정한 성향을 가진 사람, 예 컨대 활달하거나, 온순하거나, 인간적이거나 등 그런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적합성은 조직이 지향하는 핵심가치에 얼마나 몰입(Commitment)하는 사람이냐를 판단하 는 것이다. 이를 특정한 성향으로 이해하기 시 작하면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 “저 사람 은 우리 회사에 적합하지 않아”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는 구성원들의 개성과 다 양성을 빼앗고 재단시켜 버린다. 문화적 적합 성은 매우 잔인한 말이 될 수 있다. 광야를 활 보할 야성의 사자를, 동물원에 갇힌 온순한 사 자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과거 등소평은 수정된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하면서 “하얀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 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라고 말했 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핵심가치를 금과옥조로 삼고 사랑하 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알아서 하도록 가급적 내버려 둬야 한다. 그 일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함께 가는 동지라는 생각으로 각자의 방식을 존중해 줘 야 한다. 그래야 다양성이 살아날 수 있다. 책임을 지게 만드는 관리의 기술 조직 내 자율성이 있어야 다양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이다. 그런데 자율(自律),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인 자율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으로 옮 에릭 슈미트는 "좋은 인재를 확보하여 풀어 놓는 것(Turn them Loose)"이 구글의 힘이라고 말한다.
  • 5.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5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인 ‘자율(自律)’을 제대로 이해하여 실천으로 옮기는 구성원들로 가득해야 한다. 길 수 있는 사람들이 조직에 얼마나 있을까? 리더들은 “자율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방임이 라며 비난하고, 그래서 다시 관리를 좀 하려고 하면 간섭이라고 한다”며 난감해 한다. 리더들 에게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더들 탓만 할 일도 아니다. 많은 구성 원들이 “좀 더 자율적으로 일하게 해 줘야 한 다, 리더들이 너무 지시 일변도다”라고 말을 하 지만, 막상 자율을 줬을 때 그 자율을 제대로 누리기 보다 리더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구성원들은 자 율에 따른 책임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리 더들은 부하들을 챙기는 것을 리더십의 덕목 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구성원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하며 책임지 기 보다는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일단 리더에 게 보고해 두면 리더가 책임을 질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는 경우가 많고, 리더들은 구성원에 대해 “내가 리더십을 보여야지. 내 부하인데 내가 보호해주고 챙겨줘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유교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이는 ‘아름다운 미덕’처럼 보이기 도 하지만 조직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훼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호 작용의 한계를 넘어 서려면 업무 영역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실 행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리더에게 보고를 하 더라도 리더는 코칭하는 것일 뿐 그 일에 대한 의사결정과 책임은 구성원 본인 스스로 지도 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리더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은, 해답을 알려 달라고 찾아오는 구성원 들을 보며 “그렇지, 내가 없으면 역시 안되지” 라며 기뻐해선 곤란하다. 자율에 익숙하지 않 은 구성원들의 경우 책임을 진다는 것을 두려 워할 수도 있고 계속 리더를 찾아 해답을 달 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리더가 기뻐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구성원들은 “역시 우 리 리더는 자신의 뜻을 물어보고 그대로 실행 하는 사람을 좋아해”라며 동일한 행동을 반복 할 것이다. 한 두 번이라면 몰라도 계속 그런 상태라면 해당 구성원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 아야 한다. “당신이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 다. 일단 다른 사람에게 시키겠다”라며 일을 돌리는 게 좋을 것이다. 냉정하게 보일 수도 있고 “리더가 사람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지만 그래야 구성원들도 일하는 자세가 바뀔 것이 다. 또한 리더 입장에서 본인의 의견을 반드시 관철시키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네 일이 아니 라 내 일이다”라고 사전에 분명히 선을 긋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넓혀라 다양성을 인정하며 각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는 것은 실패 가능성과 성공 가능성의 범위 (Range)가 넓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정량적 평 가도 중요하지만 다양성을 폭 넓게 용인하기
  • 6. Weekly 포커스 26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성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리더의 몫’이라는, 리더의 정성적 평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직 내부에 굳건히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위해서는 정성적 판단의 여지에 대한 재량권 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정량적인 평가가 정교해 질수록 새로운 시도나 생각은 숨을 쉬기가 어 려워지고, 구성원들은 해당 목표를 ‘안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 조직 내 관행이나 선임자의 방식을 답습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조직에서 정성적 평가를 하기 어려운 이 유는 공정성 시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조 직은 구성원들의 공정성 시비에 말려 들고 싶 어하지 않는다. 즉 “객관적 성과가 아니라, 그 냥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준 것 아 니냐?”와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히나 많은 리더들은 “당신은 회사가 잘되게 하는 것보다, 당신 사람들을 챙기는데 더 신경을 썼다”라는 평가를 들을까 전전긍긍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 보면서 일을 더 잘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있 더라도, 정량적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 면 평가를 좋게 주기가 어렵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객관적인’ 성과라는 것은 없다. 경영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지, 갑자기 중 요한 시장에서 전쟁이나 테러가 일어날지, 금 융 위기가 터질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지 등 등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의 목표 대비 성과 달성 여부를 놓고 정량적 평가를 중 점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경영은 본질적으로 예술(Art)이다”라는 말이 있다. 복 잡다단한 환경에서 그때그때 균형 잡힌 의사결 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터진 시장 에서 판단을 잘 내려서 손해를 최소화한 사람 이, 문제가 없던 시장에서 목표를 달성한 사람 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 “목표 대비 못했으면, 어쨌든 못 한 걸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 스러울 수 있다. 정량적 목표에 지나치게 치중 할 경우에는, 이에 맞추기 위한 왜곡된 행동까 지도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면, 단기적인 성과 달성만을 위해 미래에 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 는다든지, 전사 차원에서 이익이 되는 의사결 정을 하기 보다는 자기 부서의 입장만 고려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성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리더의 몫’이라는, 리더의 정성적 평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분위기 가 조직 내부에 굳건히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성적 판단의 여지를 높이면서 동시 에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법이 있을 까?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 수는 절차적 공정성(Process Fairness)을 높여 야 한다고 말한다. 즉 평가 과정과 결과에 대해 평가자와 피평가자간 서로 공유하고 논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연말에 평가 결과를 놓고 무엇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논의하고 피 평가자의 변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야 한다. 이를 통해 피평가자는 “리더가 내 업 무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 몰라서 잘못 평가한 것이 아니구나. 나름 이유가 있구나”를 알게 되고, “내 의견을 다시 한번 들어주는구 나”라며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 7.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3 6 19 27 가급적 기존의 조직 형태는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는 조직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업무적인 측 면은 물론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리더에 대한 신 뢰감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 프로세스이기 때 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많은 리더들은 이러한 피드백을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평가 결과에 대한 허심탄회한 공유와 논의 없 이는, 리더의 진심어린 정성적 평가가 리더의 온정주의로 폄하되어 버릴 수도 있다. 유연한 조직 운영 다양성을 장려하고 자율을 허용하다 보면, 아 주 기발한 아이디어이지만 기존 조직 체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생각들이 나오기도 한다. 다양성 을 보다 폭넓게 포용하려면 기존의 정형화된 조 직을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 재의 조직이나 업무 프로세스는 기존의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우 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하는 등 크게 흔드는 것 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조직은 한번 흔들 고 나면 안정화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부 조직들 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하는 것 만 하더라도, 문서화될 수 없는 세세한 영역까 지 ‘누가, 어디까지,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평 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생각보다 많은 시간 이 소요된다. 그런 만큼 가급적 기존의 조직 형 태는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유연성을 부여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부터 미래 조직의 형태로 제안된 조직의 모습은 적지 않다. 널리 알려진 스컹크 조직(Skunk Team)을 비롯하여 일본 교세라의 아메바 조 직, IBM의 양수겸장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 네트워크 조직 등 여러 모습이 있다(<그림> 참조). 조직 운영 방식이란 ‘단 하나 뿐인 최고의 대안’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급 하게 움직이기 보다, 각자 처한 상황에 맞게 구 조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여 한걸음씩 움직여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의 다양한 생각들을 포용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기존의 위계적인 조직 에 익숙한 리더와 구성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일 을 해 나가고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 이다. 그럼에도 다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장기 적으로 견고하게 살아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는, 한 두 사람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들을 품어내는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 조직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www.lgeri.com <그림> 유연한 조직 운영 방식 예 - 하나의 조직, 두 개의 시스템 자료 : Accelerate(2012), John Kotter, Harvard Business Review 기존 조직 네트워크 조직 기존 Operation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조직 자발적인 지원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실험해보는 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