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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실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5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1 · 일시 : 2015년 5월 21일(목) 오전 10시
·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 좌담 : 안철수 국회의원·박원순 서울시장
· 사회 : 이일영 교수(한신대학교)
· 주최 : 국회의원 안철수·정책네트워크 내일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목차
1. 근황
2. 좌담회 개최 및 참석 배경
3. 남북경제협력 진단
4. 남북경제협력 방안
5. 남북경제협력과 경제성장
6. 마무리 및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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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중앙 정부나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어주면 서울시와 같은
지방 정부에 몽땅 다 떨어지잖아요. 다양한 일들이 시장의 몫으로 떨어지게 되
는데요. 잘 수행하려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죠.”
안철수 “장애인분들과 도시 농업 하시는
분들 만나 뵙고, 환경미화원분들 모여 계
신 휴게소 가서 말씀 나누고 했습니다. 많
은 분을 뵐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로 현
장의 목소리가 중요하구나 싶습니다”
이일영 교수 (이하 이일영) : 안녕하십니
까. 우선 박 시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서
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그
렇게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요새 어떻게 지
내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하 박원순) :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저께는 어르신들의 복지나 일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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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위해 하루 종일 현장체험도 하고, 어제는 서울시의 관광 명소를 알리기
위해 외국인 기자와 여행사 대표 70여 분을 모시고 한나절 돌았습니다.
중앙 정부나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어주면, 결국은 서울시와
같은 지방 정부에 몽땅 다 떨어지잖아요. 아마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보다 훨
씬 더 다양한 일들이 시장의 몫으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잘 수행하려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죠. 이런 자리는 오히려 휴가를 온 느낌이 듭니다. 안 의원님
초청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남북문제, 남북교류, 경협 문제, 이 부분도 서울시에서는 굉장히 중차대
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본격적으로 고민해보고 말씀 나누는 좋
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일영 : 박 시장님, 워낙 부지런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원순 : 별로 좋은 리더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똑게형’(똑똑하고 게으른)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똑부형’(똑똑하고 부지런한)입니다. 조금 게을러야
하는데요. 너무 부지런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이일영 : 다음에는 안철수 전 대표님께 여쭙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의원
님께서 굉장히 많은 일들을 겪으시고 계신 것 같고, 또 이 행사가 기획될 때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요. 엊그제 보니까 언론에 굉장히
많이 보도되시고 그래요. 저처럼 경제학 공부를 한 사람 입장에서는 지난번 정
책엑스포에서 발표하신 ‘공정성장론’ 같이 정치인들이 이런 큰 비전들을 착실
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제 문제에 계속
집중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안철수 국회의원 (이하 안철수) : 말씀하셨듯이 공정성장론, 큰 틀은 어느 정도
마련을 했고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다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관돼서 여러
분들 만나 뵙고 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도시농업 하시는 분들 만나 뵙고, 환경
미화원분들 모여 계신 휴게소 가서 말씀 나누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을 뵀는데
요. 뵐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로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하구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지금 보건복지위원입니다. 장애인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현장에 계신 분들을 만나 뵐 때마다 새로운 이
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한 청각장애인 분이 얼마 전에 복지 카드를 신
청했는데요. 본인 확인을 위해서 카드사에서 전화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그 분
은 들을 수가 없으니 결국 카드를 받는 데 두세 달이 걸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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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모르고 책상에서 정책만 하는 사람은 이런 부분을 놓치기 쉽지
않겠습니까.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현장의 목소리들이 공정성장론의 세부 내용들을
채워넣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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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5.24 조치 있었던 그 당시에는 천안함 문제때문에 국민적 공감이 있어
서 그런 조치에 불가피성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지금
에 와서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느냐 이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
다.”
안철수 “우리나라 산업 구조 속에서 벤처
기업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지 그게 제
뇌리에 굉장히 강하게 각인되어 있고, 그
당시 문제의식들 굉장히 많습니다. ”
이일영 : 두 분 닮으신 점이 있습니다. 현
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국민
들과 가까이 하시려고 항상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두 분 근황 잠시 들어봤는데요.
한국의 정치인들이 꼭 대답해야 하는 문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식견이나 외교, 남북관계에 대한 대답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요새 경제도 어렵답니다. 남북관계도 막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좌담회 개최 및 참석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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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있죠. 외교도 잘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렇지 않다는 말들 많습
니다. 오늘이 마침 5월 21일인데 사흘 후면은 5.24 조치가 지금 만 5년을 맞게
됩니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틀어 막혀있는 상황이 5년 째인데요. 오늘 남북관계
와 경제협력 부분을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관해서, 두 분
지도자들께서 무릎을 맞대고 서로 견해를 나누시는 이 자리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 자주 만나셔서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고민을 같이하시면 좋
은 일들이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장님께 먼저, 바쁘
신데 어떻게 자리에 함께하시게 되었는지요.
박원순 : 안 의원님이 부르시면 제가 언제든 달려옵니다. 사실은 5.24 조치 말
씀 전에, 안 의원님의 공정성장론에 대해서 자리에 앉았을 때도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동의할 수 있는 좋은 구상이라 생각되고요.
혁신 성장, 공정 분배, 생산적 복지, 세 가지 말씀 하셨는데, 생산적 복지
부분은 새정치연합의 정책박람회에서 이 제목으로 강의했는데요. 상당히 똑같
은 것 같습니다.
저희 서울시 같은 경우는 2014년인가요. 6조 정도를 복지에 투자했는데,
그 결과 14조 정도의 경제 창출 효과, 15만 명 정도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다
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결코, 복지가 낭비가 아니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그게 (안 의원님 공정성장론의) 핵심으로 되어있
더라고요. 공정 분배도 오랜 요구였는데 잘 범주화해주셨다고 보고요. 서울시
가 추진해 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생활임금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안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범주 안의 정책일 것 같고요.
혁신 성장, 혁신과 창조를 통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경제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에도
7~80년대의 도심 제조업 같은 부분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해내지 않으면 안 되
고, R&D 융복합과 관광 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한류 진원지가
서울이잖습니까. 이것을 우리가 잘 아울러서 새로운 단계로, 완전히 다른 경제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점 지적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 구상하신 내용을 저희 서울시가 열심히 추진하겠습니
다. 안 대표님이 주장하시면 서울시가 추진하겠습니다.
더불어 5.24 조치에 관해서 말씀드리면, 5.24 조치가 있었던 그 당시에
는 천안함 문제 때문에 국민적 공감이 있어서 그런 조치에 불가피성이 있었다
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느냐 이 점
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는 해제하는 것이 저
는 온당하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일영 : 큰 틀에 대해서 앞으로 말씀해주실 내용을 요약해주신 것 같습니다.
공정성장론에 기대가 있으시다는 말씀인 것 같고요. 제가 사회활동가들 앙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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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는데 박 시장님과 안 의원님을 대표적인 혁신가로 생각하더라고요. 두 분
이 공유하는 경험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좌담을 주최하신 안 의원님께서는 지난해 12월부터죠. ‘한국경제 해
법 찾기’,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보통은 흔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남북관계 이런
것들은 조금 다른 범주로 하는데 이 주제를 경제성장과 관련지어서 정책화하겠
다. 비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구상하게 된 취지가
독특하다고 느껴지는데, 박 시장님을 특별히 모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안철수 : 박 시장님과 인연이 오래됐습니다. 예전에 안 연구소 대표로 있을 때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앞치마 두르고 처음 뵀었고요. 그 인연
으로 카이스트 교수로 있을 때 희망제작소에서 하는 소셜 디자이너 스쿨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업가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양성할 수
있을까에 관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시장님께서 하고 계셨는데요.
그때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교
육 하고 있으니까, 사회적 기업가에게 초점을 맞춰서 단기과정으로 맡아서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뜻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당시 대전에서 살
고 있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씩 와서, 한 번에 세 시간씩 저녁에 강의를 했습니
다. 한 달 정도 더 된 것 같은데요. 학생들을 가르치고 졸업도 시켰습니다. 그 학
생들은 지금도 연락 옵니다. 대학교 제자뿐만 아니라 사회인 제자들도 고민을
함께 공유하는 좋은 인연이라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서 공정성장론을 처음 생각했었던 건 훨씬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회사 경영하면서 한국 사회의 산업 구조 문제점을 제가 온몸으로 체험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 기업가 입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일자리를 만드는 게 굉장히 큰 결심이 수반됩니다. 그만큼 회사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회사가 지속할 수 있지 않습니까. 안 그러면 망하기 나름
이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늘 때마다 얼마나 큰마음을 먹게 되는지 기업가로
서 체험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산업 구조 속에 벤처기업
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지 그게 제 뇌리에 굉장히 강하게 각인되어 있고, 그
당시 문제의식들 굉장히 많습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창업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지금의 한국 산업구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
는가를 가르치면서 조금씩 정리됐습니다. 국회에 와서 정치를 경험하면서 느꼈
던 그런 부분들도 녹여서 완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15년, 20년 정
도 경험이 쌓여서, 지금 하나의 공정성장론의 담론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지난 12월부터 토론회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여러 가지 성장 담론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산업 정책·산업 전략
부분에 대해서 이근 교수님과 토론회하고, 1월에는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분배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장하성 교수님과 2월에는 박영선 의원과 공정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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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에 대해서 대담했고, 그다음 달 안희정 지사와 복지 부분에 관해 현장에서
고민하는 분의 목소리 들으면서 같이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공정성장론에 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적
인 성장이 가능해지고, 그 성장의 과실이 제대로 분배와 선순환 구조로 연결이
되어야 우리가 목표로 지향하는, 다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런 믿음의 성장 담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은 크게 세 가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의 산업 구조
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단히 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될 수 있
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산업 전략입니다. IT 분야, 바이오
분야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요. 어떤 분야에 우리가 효과적으로 정책을 두고 도
와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북방경제, 오늘
말씀드릴 부분입니다.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시고, 서울
시장으로서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하신 시장님과 말씀을 나눌 것입니다.
박원순 : 이 교수님이 혁신가라고 소개를 하셨잖아요. 저는 안철수 대표님을 뵈
면서 소개해주신 일화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안 의원님은 사실
안철수 연구소를 통해서 애플이나 구글 같은 대기업으로 만들어내셨습니다. 벤
처 정신을 통해서 벤처 기업가로서 큰 기업을 만들어냈는데요. 또 하나 존경하
게 된 것은 그 당시에 외국계 기업이 안철수 연구소를 인수하려고 몇백억을 가
져와서 인수하겠다고 하는 것을 물리치셨단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실 벤처 정신이라는 것,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자체에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변화를 만들
어내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는
데요. 그런 측면에서는 안철수 대표님은 혁신 기업을 통해서, 벤처를 통해서 많
은 사람에게 꿈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저는 사실 그것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아
름다운 가게라든지 비영리 쪽에서 새로운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도
서로 통했고요. 대전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와서 밤늦게 강의를 10여 차례
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저희가 돈을 거의 못 드렸지만 그래도 늘 와주시고 그래
서 안 대표님한테는 빚을 많이 지고 있습니다.
공정이라든지, 혁신이라든지 이런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실 수 있는 자격
이 있는 분이고. 그렇게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가지신 분이다. 제가
옆에서 확실히 증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안철수 : 너무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10
박원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런 말이 있는데 ‘바보야. 경제는 남북경협
이야.’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안철수 “어떤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그걸 우선 정하는 게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이일영 : 본격적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다
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갈 것 같은데요. 지난 대선
에서 복지국가, 경제 민주화와 같은 얘기
가 많이 나왔습니다만, 최근에는 세계경제
위기나 저성장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시급한 상
황입니다. 성장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
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
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것
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고요.
안 의원님께서는 공정성장론을 들고나오
시면서 핵심적인 축의 하나로써 북방경제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 진단
11
를 드셨습니다. 보통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정보를 다루기도 어렵고, 방법론
적으로도 어렵고, 계량하기도 어려워 주류경제학에서 미뤄놓은 측면이 있습니
다. 대부분은 국제정치, 남북관계 이렇게 다뤘는데, 이것을 성장문제로 한번 다
뤄보자 하신 것 같습니다. 경제문제로 다루기 전에, 남북관계의 특수한 측면에
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전통적인 견해들도 있습니다. 특히 2006년 핵실험
이후 포용 정책 구도가 완전히 흔들렸단 말이죠.
박 시장님께서는 그 당시에 국민 공감대 말씀을 하셨어요. 이 문제를 어
떻게 진단해야 해야 할지,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있습니다. 박 시장님도 그런 부분에 관해서 구상들을 많
이 하셨을 것 같은데, 실제로 서울시 차원에서도 남북경제협력을 진행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지 않았을까요. 5.24 조치 이후에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원순 : 지금 서울시 경우에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른바 ‘서울 디스카운
트’ 라고 하는 경제적 타격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로도 있지만, 특히 글로벌
경제 도시로서의 서울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고 보는데요. 과거 서울시
의 경우에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서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따
로 기금도 만들어서 지원을 많이 했습니다. 2010년 5.24조치가 진행되면서 완
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서울시의 경우에도 달라져야 한다. 이렇게 보고 있고
요. 제가 여러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경평전의 부활이라든지, 오케스트라의 남
북 협연이라든지, 이런 주장들을 했습니다. 안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북방
경제나 남북경협의 정상화 등은 서울시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우선 서울은 지금 휴전선에서 겨우 4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굉장히 가
깝습니다. 만약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개성공단이 있던 곳이 북한군이 있던
곳이라, 그만큼 후방으로 밀려나면서 안정지역으로 될 뿐만 아니라 서울의 리
스크를 줄여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개성공단이 들어가 있는 기업의 30%는 원래 서울에 있던 기
업입니다. 지금 서울의 도심부에 있는 제조업들은 한계 상황에 와있습니다. 이
런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입주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면 우리나라 경공업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 이런 업체들이 모두 중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인건비
가 오르니까 베트남으로 갑니다. 지금 베트남은 아마 우리 업체들의 투자처 1위
일 겁니다. 그런데 베트남도 인건비가 오르면 어디로 갑니까. 북한이 굉장히 좋
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광물의 가치가 최소 7천 조 정도 된다고 추정하는데요. 철강만 해도
약 50억 톤 정도 될 겁니다. 저도 포스코 사외이사를 했습니다만 우리 업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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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이 중국에 밀려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의 철광석을
이용해서 제철소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철강이 다시 한 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한국 경제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국이 우리가 안 하는 사이 북한의 자원을 잠식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을 우리가 움직이려면 고리가 필요한데, 지금은 아
무것도 없는 상태여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성
공단을 보니까 1단계 100만 평 중에서 40만 평이 개발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
체가 1,600만 평이라고 하니까. 온전히 개발한다고 하면 어마어마할 거라고 생
각합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런 말 있는데 ‘바보야. 경제는 남북경협이
야.’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안 대표가 주창하시는 남북경협
의 활성화나 북방경제라는 것이 얼마나 탁월한 견해이고, 구상인지 잘 알 수 있
습니다.
이일영 : 지금 남북경제 상황에 대해서 안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 시장
께서는 현실적으로 서울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안철수 : 오늘은 주로 경제 문제 중심으로 남북 관계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
려고 하고,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를 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시
작하기 이전에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기본 생각들을 밝히고,
지난 대선 때 공약집을 냈습니다. 공약이나 정책은 원래 가지고 있는 기본적 생
각의 방향과 계속 변화하는 현실의 접점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
이 바뀌면 공약은 바뀔 수 있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변함없이 가게 됩니다. 이
번에 다시 한 번 볼 기회를 가졌는데요.
남북관계에 대해 먼저 ‘어떤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이것을 우
선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칠게 나누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
는 북한을 적으로 보는 것인데요. 즉, 붕괴의 대상으로 보는 것입니다. 결국은
흡수 통일 쪽으로 가는 시각으로 관계 맺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다른
시각은 북한을 하나의 통일의 대상으로, 상대방으로 인정하는 시각입니다. 궁
극적으로는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에 우리 모두의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니겠
습니까. 그래서 북한을 점진적인 통일의 대상으로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관계를 풀어가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연히 후자의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 입문하기 전에 안철수
의 생각에서 밝힌 요점이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 두 번째로는 북한과 정부 당국에서만 노력할 것이
13
아니라 민간에서도 일종의 투트랙으로 움직이면서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
이 중요하다. 동독이 서독과 통일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은 동독 주민
들이 서독 주민들과 통일을 원했습니다. 그런 점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로는 통
일 정책과 외교 정책 그리고 안보 정책이 따로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처럼 큰
나라에서는 이 세 가지가 충돌하거나 비효율적이게 되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
다. 따라서 이 세가지 정책은 큰 하나의 정책 속에서 조율되고 같이 가야 합니
다. 그런 말씀 세 가지 정도 드렸었는데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각 아래에서 지금 현재 상황을 보면 정말 답답하죠. 완전
히 대화는 꽉 막혀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 신뢰프로세스를 발표하면
서 이제는 예전보다는, 이명박 정부보다는 관계가 조금 나아지고 긴장이 완화
되고 그럴 거라고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국 지금은 팽팽하게 맞서있지 않습니
까. 우리는 북한의 대화 재개를 위해서 요구 조건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행
동을 먼저 보여야 하고, 그다음에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서 먼저 인
정하고 사과하고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북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하지 말고, 한미 연합 훈련 중지하고 5.24조치 해제하고 그래야
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팽팽하게 대치하다 보니 대화가 되지 않는 것 같
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남북 간에 협정서들 많았지만, 하나도 제대로 지켜
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해서 노태우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합의한 것들 하나도 제대로 이
루어지고 있지 않은 게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가장 문제는 너무 긴장이 고조되
고 전쟁 위협들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 삶도, 경제도, 국제 외교 관계에서도 치
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 개성공단에 가는 것도 북한에서
막았잖습니까. 저렇게 자기 마음대로 예측 불허하게 움직이는 상대와 대화를
재개해서 전쟁 위협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이르게 해야 하는데요. 지
금의 긴장관계를 푸는 것이 굉장히 큰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 저는 안 대표님 남북 관계, 남북 경협, 분석하는 현실과 대안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동의하는데요. 사실 봉쇄전략으로만 가서는 이것이 남북관계가 회
복되거나 발전하기는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단순히 소극적인 대결 관계
를 넘어서 평화와 화해 관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우리
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는 확연히 다른 대담한 구상과 실천이 있어야
된다고 보는데요.
제가 대표님한테 보여드렸지만 (자료를 가리키며) 이게 개성공단인데요.
작은 1단계 중에서도 한 40만 평밖에 개발이 안 된 상태거든요. 이 전체는 약
1,600만 평에 이릅니다. 이 40만 평 가지고도 이미 약 5만3천 명 정도를 고용
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전체가 개발된다고 생각하면, 그게 얼마가 됩니까.
40배 이상 늘어나는데요. 그러면 평양 시민의 절반 정도를 고용하게 되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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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되면 우리가 지렛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제 북한이
우리에게 영향을 받게 돼 있다는 거죠.
제가 자료를 보니까 2013년 현재 중국과 대만 교역액이 거의 2천억 달러
에 이르고, 양쪽을 오가는 항공편이 1주에 800회가 넘고, 오가는 사람이
8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이 불가능해지는 거죠. 저는 개
성공단이 온전하게 개발되고, 서울시가 주장하는 남포공단에 서울공단이 하나
들어간다. 이게 열 개만 되면, 저는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우
리 한국 경제가 완전히 새로운 출구를,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
다. 한국의 경우에도 많은 사람이 희망하는 4만 불 시대가 저절로 올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건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를 위해서, 우리 경제를 위해
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안 대표님 주장이 백번 옳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일영 : 구체적인 말씀을 해주셔서, 이어서 조금 더 부연해주셨으면 좋겠습니
다. 서울시에서 개성공단이나, 남포공단이나 이런 것에 대한 어떤 정책을 가지
고 계시는지요.
박원순 : 제가 사실은 그런 제안을 이미 했죠. 개성공단만 하더라도 아직은 남
아있는 미개발 지역이 많습니다. 합의된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모든 일에서는 신뢰가 중요하잖아요? 6.15 선언이라든지, 남북정상회담
을 통해서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그런 내용을 지키지 않으니까 이런 상황이 되
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이룩한 진전을 지금까지 실천해왔다
면 아마 지금 정도는 평화가 정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의
절반 정도는 가지 않았을까요. 그럼 1년에 백만 명, 이백만 명이 오가게 되잖아
요.
안 대표님 말씀 중에 통일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독일을 한 번 돌아보니까요. 여러분 잘 아시는 동방정책이라는 게 브란트
수상이 처음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계속 바뀌면서도 전혀 안 바뀌고, 정
책이 지속 되어왔잖아요. 그래서 마침내 통일을 이룩했는데, 바이체커 대통령
같은 경우도 기민당 출신입니다. 그런데 사민당이 지지해서 재선할 정도로, 그
야말로 당파적 이익을 넘어서서 민족적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는 합의하고, 그
합의는 끝까지 지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왔다 갔다 해버리면 이루어
질 수가 없죠. 그래서 저는 신뢰가 중요하다. 지금 약속한 것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서 개성공단 1600만 평, 이거라도 제대로 개발되면 저는 우리 한국의 경제
가 돌파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정
치에 대해 불신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닙니까. 좋은 구상과 좋은 아이디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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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성과 기존의 합의가 다 있는데 왜 안 지키는 겁니까.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
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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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화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고, 비합리적인 발언들도 대화를 통
해서 교정해야죠”
이일영 :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는 ‘개성공단이 과거에 있었다. 이것
을 그대로 하면 된다’는 게 박 시장님 말씀
이신 것 같고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같은 여러 가지
성과들이 흔들리기도 하고, 금강산 같은
경우엔 중단된 상태입니다. 안 의원님 어
떻습니까? 5.24 조치 이후에, 천안함 이후
에, 이것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요?
안철수 : 어쨌든 첫 번째 단추는 대화 재개
가 아니겠습니까. 조금 동떨어진 예가 될
수 있는데요. 회사를 경영할 때 체험하면
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장기목표와 단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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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목표는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시겠습니다만, 뭘 이
루려는 장기목표가 있고, 매일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 단기목표가 있습니다.
둘 다 꼭 필요하고 병행되어야 합니다. 만약에 장기목표는 가져가는데, 단기목
표를 등한시하면 가다가 굶어 죽습니다. 장기목표를 못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장기목표가 없이, 단기목표인 돈 벌기에만 급급해서 계속 가다 보면 내가
도대체 왜 일을 하는지 혼란스럽고, 엉뚱한 곳에 가 있게 되고, 심지어 범법행
위까지도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게 흑백논리처럼 뭘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이 두 가지가 균형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데요.
저는 외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대일외교에서 지난 몇 년간 돌이켜보
면 우리에게 기회가 참 많았습니다. 오히려 일본이 저자세로 있을 때, 우리가
그 상황을 이용해서 국면을 주도하고, 동북아시아에서 얼마든지 외교를 펼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었습니다. 강온책을 병행하지 않고 하나의 원칙에만 집
착해서 강경하게 갔습니다. 그리고 역할 분담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요. 예를 들면,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과 한 몸은 아니지 않습니까. 역할이 다르
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고 있다면,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장
관급과 소통하면서 얼마든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강온책을
병행하고 서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하면서 우리의 기회를 슬기롭게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너무 강경책 그리고 역할 분담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구
조 속에서 우리가 수세에 몰려 굉장히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습니
다.
북한 관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팽팽하게 대치되어있고, 잘못은
북한에 있습니다. 원칙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 보이고, 변덕이 너무나 심하
고,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그런 상대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그냥 두거나, 강경하게만 계속 가거나, 봉쇄정책을 하거나 또
는 봉쇄정책 아래에서 망하기만 기다리는 그런 상황은 지금 유효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북한은 그렇게 봉쇄정책을 함에도 경제적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북한 핵 개발 계속 진행되고 있고, 남북 적대관계 계속
심해지고, 전쟁위협만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상태 그대로 있으면 우리에게 손
해입니다. 양쪽에서 대화 재개를 위해서 서로 이런저런 조건을 먼저 내걸고, 상
대방이 해줄 때만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해결이 안 되니, 결국은
우리가 푸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북한에서 내건 정책 다 들어줄 테
니까 하자. 이럴 수도 없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가능한 부분을 하나 풀어서
보여준다든지. 예를 들면 대북전단에 대한 조치 같은 것들이나 요구조건에서는
없습니다만 민간 차원에서의 인도적인 지원을 어느 정도 부분씩 재개를 한다든
지, 그런 것들을 통해서 먼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5.24 조치에
대해서 한 번 대화를 나눠보자.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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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고, 비합리적인 발언들도 대화를 통해
서 교정해야죠. 비합리적이라고 놔두면 그게 고쳐지겠습니까. 결국은 대화를
시작해서 교정하고 고치고, 그래서 대화 성과를 통해서 경제 교류를 시작하고,
문화 스포츠 교류를 시작하고, 그다음에 인도적 지원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고, 이런 일들을 시작하면서 북한을 점점 개방으로 이끄는 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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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현실적인 문제에서 경제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문제는 반드
시 조만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원순 “과정을 우리가 잘 관리해서 지방정부라든지 민간영역이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임, 역
할이라고 봅니다.”
이일영 : 두 분 말씀 공통점이 대화하자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대화라는 게 상대
방 얘기 다 들어주는 게 아니다 이런 말씀
이시죠. 해온 것들을 가지고서 주고받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화를 안 하는 것 자
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두 분 모두 살림살이를 해보
셔서, 그 관점에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서 경제협력으로
갈 거냐. 현재 어떤 일들을 시작해야 하느
냐 이런 부분들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다음에는 구체적으로 경제 성장과 어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과 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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떤 관련이 있는지. 어떤 사업들을 우리가 생각해야 할지 짚어보면 좋겠다고 생
각합니다.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성장 추세가 심상치 않고, 수출도 어
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차원에서도 그런 것
아니냐. 20세기 전반이 굉장히 어려운 시대였다. 그에 비해서 세계대전 이후에
성장 속도나 발전이 비교적 좋은 시절이었다 그렇게 보는 거죠. 그런데 21세기
들어오면서 다들 어려워지고 있는 것 아니냐. 중국 얘기하셨습니다만 중국도
점점 지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그래서 중국 지도부들이 국제 구상을 적극적
으로 내세우는 게, 그런 측면과도 관련 있다는 생각입니다. 성장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활로를 찾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다라고 말씀할 수 있습니다.
안 의원님, 몇 가지 성장 축을 제시하셨거든요. 거기에 북방경제 얘기를
하셨습니다. 안 의원님께서 구상하고 계시는 북방경제라는 게 뭔지, 그게 어떻
게 정책화될 수 있는 건지를 설명해주시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
다.
안철수 : 북방경제 이야기를 처음 한 게 지난 대선 때 공약을 통해서입니다. 그
때 119 프로젝트라고 해서 설명해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119 프로젝트라는 것
이 북방경제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 올리고, 만개의 중소기업을 진출시
키고, 9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그래서 119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
면 어떻게 북쪽과 경제교류를 통해서 우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북한도 개
방으로 이끌 수 있는가.
하나 예를 들어보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가끔 만납니다. IT
할 때부터 만나기 시작했었는데, 지난 대선 무렵 정도였었는데요. 그때 그분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글로벌 스마트 그리드였습니다. 스
마트 그리드는 많이 들어 보셨겠습니다만, 지금 전기가 굉장히 비효율적입니
다. 어떤 때는 많이 쓰고, 어떤 때는 적게 쓰고, 어느 부분은 낭비되고, 어느 부
분은 모자라고. 그런 것들이 관리가 굉장히 힘들다 보니까 최대 용량으로 발전
소를 짓습니다. 그때는 괜찮지만, 적게 쓸 때는 낭비 폭이 커집니다. 많은 사람
들이 고민하다가 전기에 IT 기술을 접목해서 자동으로, 효율적으로 전기 관리
를 합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하고, 분배하고, 소비하게 하는
그런 시스템인데요.
이걸 한 나라가 아니고 다른 나라까지 확장하자는 게 글로벌 스마트 그리
드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전력 생산 단가가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엄청나게 높고요. 우리나라가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전력 수
요가 자꾸 늘어나니까 열심히 발전소 짓고 있습니다. 각 나라가 다 그 나라 안
에서 최대의 전기용량을 만들 수 있는 발전소를 짓다 보니까 나라마다 굉장히
투자가 많이 필요합니다. 만약에 세 나라만이라도 전력선들이 연결된다면, 스
마트 그리드 시스템이 들어가서 발전원가가 싼 한국 전기가 일본으로 자동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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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됩니다. 그러면 일본은 일본대로 싼 전기에 더불어 추가 발전소 건설 비용까
지 그 경제적인 효용은 엄청납니다. 그게 손정의 회장의 구상이었습니다.
결국, 그게 가능해지려면 부산부터 동해안 쪽으로 올라가는 라인이 최적
지인데요. 거기를 통해서 전력선들이 연결되고,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도
가겠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러시아에 가스 파이프 라인이 설치될 수 있고,
도로나 기차가 연결되면서 우리나라의 부산항은 동북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물
류 허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 경제들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북방경제를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하자면, 앞서 말한 것들을 통해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고요. 두번째는 개성공단 2.0이라고 부르
고 싶은데요. 박 시장님께서 여러 번 자세히 설명해주신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좀 더 확장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미 계획되어있는 개성공단, 지금 1/10도 사
용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널리 채우고, 다른 분야들까지도 확산하고, 강원도 쪽
에 물류센터 만드는 것을 통해서 훨씬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 번
째는, 박 시장님께서 앞서 언급하셨던 것처럼, 북한의 광물자원, 관광자원, 인적
자원들 이용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희토류 같으면 굉장히 많이 북한에 저장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중국이 최대의 희토류 생산지이기 때문
에 전 세계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만약 개발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박원순 : 안 대표님의 북방경제를 제가 조금 더 보완하면요. 제가 시장이 되기
전에 핫산이라고 하는 지역,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의 북한과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갔다 온 적이 있는데요. 사실 러시아 쪽에서는 연해주 쪽은 변방이기 때
문에 한국이 투자해주길 바랍니다. 중국은 동북3성이 있고, 2억이 넘잖아요?
계속 러시아 연해주로 진출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입장에
서는 엄청난 노동력이 지금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을 함께 결합한다면, 그
일대에 굉장한 하나의 경제 공동체라고 할까요. 이런 것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
각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정도냐면 속초 쪽에서 밤새 배를 타고 가면 연해주에
새벽에 도착합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짐꾼들이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교역하
는 그런 수준에 머물러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연해주 일대에 그런 경제 공동
체나 모두가 윈윈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면, 스마트 그리드같이 여러 가지 새로
운 산업에서 성장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좀 전에 가스 파이프 라인 말씀하셨는데, 러시아 연해주에서 생성되는 가
스를 러시아는 팔고 싶어 하죠. 우리는 가스가 필요하잖아요. 가스 파이프 관을
북한을 통해서 대한민국으로 가져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어도 50%의 가
스비용이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득을 보고, 북한은 통
과료를 받게 되니까 북한도 좋은 것입니다. 러시아도 팔아서 돈을 받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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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이게 얼마나 큰 효과냐 이거에요. 이미 철도 연결에 대해서는 벌써 많은 우
려가 있지 않습니까. 몽골을 거쳐서 가는 라인, 시베리아를 거쳐 가는 라인, 또
중국을 거쳐 가는 라인. 이 세 개가 지금 동시에 급부상 되고 있는데, 이것을 통
해 수출하게 되면 훨씬 더 운송비용을 줄이게 되는 효과도 있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동북아의 평화 경제 공동체입니다. 아니면 그 지역 일대가
발해이니까, 발해 구상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죠. 서로가 윈윈
하는 이런 경제적 성장을 매개로 하는 구상이라면 얼마든지 현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유럽 공동체같은 여러 가지 FTA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지역이 가까워서 서로 효과 보는 부분들이 있는데 왜 이것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힘이 부족하냐. 그런 점에서 북방경제론, 북방경제성장론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이일영 : 박 시장님께서 보충해주셨고요. 안 의원님께서는 동해선이나 전력선,
가스같은 아이디어를 내신 것 같습니다. 개성공단 2.0은 두 분 다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박 시장님께서는 연해주 쪽 연결 평화 경제 공동체에 대해서 구체적
인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지금 정도에서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데 이런 말씀
을 귀담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박 시장님께서는 대도시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국제협력같은 사업들을 관심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 상
황에서는 정부에서 받아주면 좋겠지만 21세기는 국가가 중심으로만 하는 플레
이어가 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도시나 시민사회나 지자체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원순 : 저는 앞으로 경제 교역이나 북방경제론 같은 것이, 기본적으로는 서로
경제적 이익이 맞으면 추진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고, 정치와 연관되면 또 어
려워지는 측면들이 있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이제 그런 의미에서 이런 정책은 기본적으로는 정경분리가 되어
야 합니다. 지금 남북이 이렇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어떻게든 돌
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저희가 분석했듯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고요.
지방 도시, 지방자치단체 잘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방자치
단체는 정치적이거나 국가의 어떤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훨씬 더 자유롭고 민
간 중심이고, 더 유연할 수 있죠. 5.24 조치 이전에는 남북관계 개선이나 경제
교역 강화, 이런 것들에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서울시도 70억이
넘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었잖아
요. 지속해서 계속됐다면 아마 남북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에게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평화의 정착은 물론
이고, 교류가 많아지면서 통일도 훨씬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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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독일을 보니까, 독일은 통일되기 전에 이미 독일 철도가 있었잖아
요. 그렇게 됐는데도 혼란이 있었는데, 만약에 이런 것 없이 통일이 갑자기 왔
다. 그러면 정말 대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안 대표님이 말씀하신 과정을 우리
가 잘 관리해서 지방정부나 민간영역이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일영 : 의원님, 기업가들의 요구도 개성공단 등 많은 것 같은데 국회 차원에
서도 호응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안철수 : 안타까운 게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폭이 아주 작습
니다. 아시겠습니다만 북측에서 개성공단의 인건비 인상 요구 때문에 기업들이
지금 굉장히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사실 그 문제는 개별기업들이 행동으로 옮
기게 하지 말고 정부 당국이 책임지고 직접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남북관계가 제대로 정착되고 대화가 시작되면 풀릴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 중장기적으로 저의 걱정이 한중 FTA입니다. 다들 농산물 걱정을 하
고 있는데 저는 공산품이 더 걱정입니다. 올해 1월에 CES를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 혁신경쟁의 장인데요. 거기 2/3 이상이 중국 기업입니다. 거의 모든 것을
다 만들어냅니다. 제조업 수준이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우리가
뒤처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추후에 한중 FTA가 타결되면
농산품이 아니라 중국 중소기업들의 공산품이 물 흐르듯이 밀려오면서 우리나
라 중소기업들이 엄청나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돌파구 중에 하나가 개성
공단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활로를 찾는 것들 아니겠냐는 생각입니다.
단편적으로, ‘되면 좋지만 안되면 없는 거다. 플러스알파다.’의 시각은 위험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통일이라는 게 평화의 궁극적 해결책 아니겠습니까. 통일되지 않으면 평
화가 확실하게 보장되기는 어렵다고 보는데요. 민족적인 대의, 이런 것뿐만 아
니라 바로 눈앞에 닥치는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외교적인 문제. 우리가 북한과
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때 동북아시아 외교의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서 경제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문
제는 반드시 조만간, 빨리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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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방어할 수 있어야, 준비돼 있어야, 실력이 있어
야 남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보가 국가의 가장
큰 기반입니다.”
박원순 “이산가족의 한과 슬픔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게 범죄가 아니고 무
엇입니까. 이런 절박함으로 하면 될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이일영 : 시간이 많이 지나서 청중 여러분
의 질문을 다뤄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질
문지를 작성해주셨는데요. 두 분의 사업가
분을 소개해드리고, 안 의원님과 박 시장
님께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박○○ 선생님이 주신 의견인데요. 이산
가족하고 남북관계의 단절에서 간절한 마
음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3년 안에 7만
명 이내의 이산가족 상봉이 되도록 주도해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마무리 및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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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의지를 갖추고 문을 두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견 어떠신지 여쭤봅니다.
벤처 사업하시는 주○ 선생님께서 안 의원님께 주로 질문 드렸습니다. 지
금 남북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을 하려면 안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안보에 대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견을
주셨습니다. 북방 안보에 대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떠한 지도자상을 준비
하시는지 의견 주셨습니다.
안철수 : 이산가족 문제 언급 안 한 것 같은데요. 지금 7만 명 생존해 계시다고
그러셨잖습니까. 이산가족 상봉이 그냥 소규모 인원이 하는 행사 식으로 가끔
일어나다 보면 7만 분이 기회를 다 못 가지십니다. 지금이야말로 특히 1세대 이
산가족분들의 전면적인 상봉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기도 정기화해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또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하고, 서로가 점진적인 통일을 하게 될 때 서로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될 거거든
요.
제가 지금 걱정 중에 하나가 얼마 전에 서울대학교 통일 평화 연구원에서
조사한 북한 주민 의식 변화를 봤습니다. 2012년과 2014년에 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2012년에 70% 정도였
는데, 2년 후인 2014년에 80% 가까이 됐습니다. 반면에 한국에 대해서 보면
2012년에는 24%가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가, 2014년에는 16%로 감소했
습니다. 감소했다는 추세 경향도 문제이지만, 중국과의 큰 격차도 굉장히 큰 문
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른 시일 안에, 많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고 있는데요. 그러려면 교류가 필요하고, 교류 최우선 순위가 1세대 이산가족
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정부에서 우
선순위를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안보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고요. 안보가 가장 큰 근간 아닙니까. 예
전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세 가지 가치에 관해서 이야기 했었는데요. 그중에서
하나가 평화였습니다. 앞에 둘은 복지와 정의였습니다. 그런데 정의로운 사회,
복지 국가 만드는 것이 우리의 시대 과제이긴 하지만 평화가 기반이 되지 않으
면 다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평화가 가장 중요하고, 이것은 다른 나라의 양심
에 기댈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방어할 수 있어야, 준비돼 있어야,
실력이 있어야 남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보가
국가의 가장 큰 기반입니다.
성장과 분배, 우선순위, 이것에 대해서도 장기계획과 단기계획 중 뭐가
중요하냐. 사실 둘 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분배도 마찬
가지입니다. 항상 진영이 나뉘는데요. 보수진영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분배가
될 거다. 그러나 성장만 집중한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반대로 분
배만 집중하다 보면 선순환이 될 수가 없습니다.
26
그래서 사실은 둘 다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연결 고리를 만들 것인
가. 즉, 성장한 결실이 분배로 선순환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건 제도적인 문
제입니다. 역사가 증명합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랬습니다. 어떻게 하
면 성장한 과실을 공정하게 분배되게 만들 것인가. 또 분배된 것이 어떻게 성장
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으
면 성장과 분배가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절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집중
한 것이 제가 말씀드린 공정성장론입니다.
박원순 : 질문하신 것,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남북 경협이나 교역이 두 당사자
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도 함께 참여하면 훨씬 더 잘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에 저
도 동의합니다.
시장이 되기 전에 어느 분이 구상을 말씀하셨는데요. 이른바 벽란도 프로
젝트라고 일종의 자유무역도시를 하나 만드는 것인데, 이미 다양한 경로로 추
진하고 있습니다. 국제 자본이 들어와서 도시를 만들고, 그 대신 치안이나 최소
한의 권한만 국가가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마 투자의 가능성이 굉장
히 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대한민국만 하더라도 저금리 시대에 투자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있는 돈이 어마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 관점에서 얼마든
지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이산가족의 경우에는, 사실 비인도적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천만 이상의 가족이 다 돌아가시고, 자기 고향 땅도 못 밟아 보고, 가족 한
번 제대로 못 만나본 상태로 있습니다. 또 이렇게 만났다 하더라도 금방 몇 시
간 만에 헤어져야 하는데요. 이런 한과 슬픔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게
범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런 절박함으로 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이일영 : 뜻깊은 자리입니다. 두 분 함께 만나셔서 고민 나누시는 것 자체가 중
요한 사건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두 분 전체적으로 소감과 마무리 말
씀 부탁합니다. 오늘 주제 관련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고 이 자리를
마감하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안철수 :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릴 내용이 없으면 어떡
하나 걱정 했습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가 사회문제 중에 가장 복잡합니다. 서로
가 서로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이 워
낙 많기 때문인데요. 그런 부분들을 제가 그동안 경험했고, 공부하고, 국회에서
정책화하면서 담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요. 몇 달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틀도
잡히고 조금씩 진행이 돼서 저는 굉장히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27
예전에 학생들 강의할 때는 머릿속에서 담고 있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
명했었는데, 지금은 가슴으로 확신을 느낍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렇게만
하면 우리나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가 고생해서 만든 내용이지만 그냥
다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지금은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에 대해서 계속 말씀드리고, 여당 의원들과도 이야기 해봤습니다. 그렇
게 확산하고자 노력할 생각입니다.
오늘 조금 특이한 주제인데요. 남북 경제 문제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박원순 서
울시장님과 자리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 저는 어제부터 설레서 잠을 잘 못 잤
습니다. 그런 상황입니다. 다시 한 번 더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바쁘시
지 않습니까. 노원구 20만 주민들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일 처리 해드리
는 것도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한 사람이 하기에는 참 벅찬 일이구나 싶은데
요. 천만 서울 시민은 어떨까. 저는 정말 상상이 안 갑니다. 그 바쁘신 분이 이렇
게 국회에서 두 시간 이상 말씀해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원순 : 안철수 대표님이 어제 설레서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하는데 저는 오늘
만남이 기대돼서 잠을 잘 잤습니다. 죄송한 느낌이 드는데요.
제가 2004년에 한 3개월 정도 독일을 시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
다. 그때 놀랬던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동독과 서독의 TV를 동독에
서 분단되는 시점부터 통일될 때까지 누구나 계속 시청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데 우리 남한의 방송들을 북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상상이 가능합니까. 그 얘기
는 무슨 얘기냐면, 최소한의 신뢰관계와 소통은 되고 있었다는 거죠. 그게 우연
히 된 겁니까. 그건 서독 정부가 끊임없이 지원하고, 그 지원을 끊을 수가 없어
서 동독에서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아까 제가 지렛대 효과라는 게 바로 그런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이른바 상호주의라는 신화에 매달려있으면 저는 한 치도 남북관계를 발
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모든 문제를 정치를 떠나, 실용
적 관점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 정말 이것이 우리 민족과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한다면, 저는 얼마든지 이런저런 과감한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안 대표님과 토론을 하면서 느낀 것이, 일본에서는 ‘력’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시민력’ 이런 것입니다. 저는 ‘논의력’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
다. 사회자 이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사회 문제를 이대로 끝
내는 것이 아니고 이 문제를 갖고, 경제를 중심으로 또는 남북 교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토론해가는 힘. 그리고 그것에서 어떤 사회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
이런 논의력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게 아닌가 싶은데 바로 오늘 토론이 그런
점에서 중요한 하나였다 생각합니다.
28
이일영 : 오늘 행사 제목이 공정성장 해법 찾기입니다. 논의력 말씀하셨는데 굉
장히 마음에 와 닿고요. 해법 찾아가는 노력, 논의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협력을 통해서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한마디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길이라는 게 원래 없던 거다. 그런데 길을 걸어가면
길이 된다.” 두 분 함께 손잡고 걸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희망인 것 같습니
다. 이상입니다.
(끝)
29
xxx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5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1판 1쇄 펴냄 2015년 5월 27일
기획 김태형
편집 김우곤
사진 방영문
펴낸곳 안철수의원실
전자우편 ahncs.kr@gmail.com
트위터 @ahncs111
안철수의원실, 2015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안철수의원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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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목차 1. 근황 2. 좌담회 개최 및 참석 배경 3. 남북경제협력 진단 4. 남북경제협력 방안 5. 남북경제협력과 경제성장 6. 마무리 및 질의응답 2
  • 4. 3 박원순 “중앙 정부나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어주면 서울시와 같은 지방 정부에 몽땅 다 떨어지잖아요. 다양한 일들이 시장의 몫으로 떨어지게 되 는데요. 잘 수행하려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죠.” 안철수 “장애인분들과 도시 농업 하시는 분들 만나 뵙고, 환경미화원분들 모여 계 신 휴게소 가서 말씀 나누고 했습니다. 많 은 분을 뵐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로 현 장의 목소리가 중요하구나 싶습니다” 이일영 교수 (이하 이일영) : 안녕하십니 까. 우선 박 시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서 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그 렇게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요새 어떻게 지 내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하 박원순) :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저께는 어르신들의 복지나 일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근황
  • 5. 4 자리를 위해 하루 종일 현장체험도 하고, 어제는 서울시의 관광 명소를 알리기 위해 외국인 기자와 여행사 대표 70여 분을 모시고 한나절 돌았습니다. 중앙 정부나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어주면, 결국은 서울시와 같은 지방 정부에 몽땅 다 떨어지잖아요. 아마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것보다 훨 씬 더 다양한 일들이 시장의 몫으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잘 수행하려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죠. 이런 자리는 오히려 휴가를 온 느낌이 듭니다. 안 의원님 초청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남북문제, 남북교류, 경협 문제, 이 부분도 서울시에서는 굉장히 중차대 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본격적으로 고민해보고 말씀 나누는 좋 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일영 : 박 시장님, 워낙 부지런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원순 : 별로 좋은 리더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똑게형’(똑똑하고 게으른)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똑부형’(똑똑하고 부지런한)입니다. 조금 게을러야 하는데요. 너무 부지런해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이일영 : 다음에는 안철수 전 대표님께 여쭙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의원 님께서 굉장히 많은 일들을 겪으시고 계신 것 같고, 또 이 행사가 기획될 때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요. 엊그제 보니까 언론에 굉장히 많이 보도되시고 그래요. 저처럼 경제학 공부를 한 사람 입장에서는 지난번 정 책엑스포에서 발표하신 ‘공정성장론’ 같이 정치인들이 이런 큰 비전들을 착실 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제 문제에 계속 집중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안철수 국회의원 (이하 안철수) : 말씀하셨듯이 공정성장론, 큰 틀은 어느 정도 마련을 했고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다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관돼서 여러 분들 만나 뵙고 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도시농업 하시는 분들 만나 뵙고, 환경 미화원분들 모여 계신 휴게소 가서 말씀 나누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을 뵀는데 요. 뵐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로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하구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지금 보건복지위원입니다. 장애인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현장에 계신 분들을 만나 뵐 때마다 새로운 이 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를 들면, 한 청각장애인 분이 얼마 전에 복지 카드를 신 청했는데요. 본인 확인을 위해서 카드사에서 전화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그 분 은 들을 수가 없으니 결국 카드를 받는 데 두세 달이 걸렸답니다.
  • 6. 5 현장을 모르고 책상에서 정책만 하는 사람은 이런 부분을 놓치기 쉽지 않겠습니까.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현장의 목소리들이 공정성장론의 세부 내용들을 채워넣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7. 6 박원순 “5.24 조치 있었던 그 당시에는 천안함 문제때문에 국민적 공감이 있어 서 그런 조치에 불가피성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지금 에 와서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느냐 이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 다.” 안철수 “우리나라 산업 구조 속에서 벤처 기업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지 그게 제 뇌리에 굉장히 강하게 각인되어 있고, 그 당시 문제의식들 굉장히 많습니다. ” 이일영 : 두 분 닮으신 점이 있습니다. 현 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국민 들과 가까이 하시려고 항상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두 분 근황 잠시 들어봤는데요. 한국의 정치인들이 꼭 대답해야 하는 문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식견이나 외교, 남북관계에 대한 대답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요새 경제도 어렵답니다. 남북관계도 막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좌담회 개최 및 참석 배경
  • 8. 7 혀있죠. 외교도 잘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렇지 않다는 말들 많습 니다. 오늘이 마침 5월 21일인데 사흘 후면은 5.24 조치가 지금 만 5년을 맞게 됩니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틀어 막혀있는 상황이 5년 째인데요. 오늘 남북관계 와 경제협력 부분을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관해서, 두 분 지도자들께서 무릎을 맞대고 서로 견해를 나누시는 이 자리가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 자주 만나셔서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고민을 같이하시면 좋 은 일들이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장님께 먼저, 바쁘 신데 어떻게 자리에 함께하시게 되었는지요. 박원순 : 안 의원님이 부르시면 제가 언제든 달려옵니다. 사실은 5.24 조치 말 씀 전에, 안 의원님의 공정성장론에 대해서 자리에 앉았을 때도 말씀드렸지만, 굉장히 동의할 수 있는 좋은 구상이라 생각되고요. 혁신 성장, 공정 분배, 생산적 복지, 세 가지 말씀 하셨는데, 생산적 복지 부분은 새정치연합의 정책박람회에서 이 제목으로 강의했는데요. 상당히 똑같 은 것 같습니다. 저희 서울시 같은 경우는 2014년인가요. 6조 정도를 복지에 투자했는데, 그 결과 14조 정도의 경제 창출 효과, 15만 명 정도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다 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결코, 복지가 낭비가 아니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그게 (안 의원님 공정성장론의) 핵심으로 되어있 더라고요. 공정 분배도 오랜 요구였는데 잘 범주화해주셨다고 보고요. 서울시 가 추진해 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생활임금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안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범주 안의 정책일 것 같고요. 혁신 성장, 혁신과 창조를 통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경제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에도 7~80년대의 도심 제조업 같은 부분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해내지 않으면 안 되 고, R&D 융복합과 관광 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한류 진원지가 서울이잖습니까. 이것을 우리가 잘 아울러서 새로운 단계로, 완전히 다른 경제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그 점 지적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 구상하신 내용을 저희 서울시가 열심히 추진하겠습니 다. 안 대표님이 주장하시면 서울시가 추진하겠습니다. 더불어 5.24 조치에 관해서 말씀드리면, 5.24 조치가 있었던 그 당시에 는 천안함 문제 때문에 국민적 공감이 있어서 그런 조치에 불가피성이 있었다 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느냐 이 점 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지점에 이르러서는 해제하는 것이 저 는 온당하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일영 : 큰 틀에 대해서 앞으로 말씀해주실 내용을 요약해주신 것 같습니다. 공정성장론에 기대가 있으시다는 말씀인 것 같고요. 제가 사회활동가들 앙케트
  • 9. 8 해봤는데 박 시장님과 안 의원님을 대표적인 혁신가로 생각하더라고요. 두 분 이 공유하는 경험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좌담을 주최하신 안 의원님께서는 지난해 12월부터죠. ‘한국경제 해 법 찾기’,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보통은 흔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남북관계 이런 것들은 조금 다른 범주로 하는데 이 주제를 경제성장과 관련지어서 정책화하겠 다. 비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구상하게 된 취지가 독특하다고 느껴지는데, 박 시장님을 특별히 모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안철수 : 박 시장님과 인연이 오래됐습니다. 예전에 안 연구소 대표로 있을 때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앞치마 두르고 처음 뵀었고요. 그 인연 으로 카이스트 교수로 있을 때 희망제작소에서 하는 소셜 디자이너 스쿨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업가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양성할 수 있을까에 관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시장님께서 하고 계셨는데요. 그때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교 육 하고 있으니까, 사회적 기업가에게 초점을 맞춰서 단기과정으로 맡아서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뜻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당시 대전에서 살 고 있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씩 와서, 한 번에 세 시간씩 저녁에 강의를 했습니 다. 한 달 정도 더 된 것 같은데요. 학생들을 가르치고 졸업도 시켰습니다. 그 학 생들은 지금도 연락 옵니다. 대학교 제자뿐만 아니라 사회인 제자들도 고민을 함께 공유하는 좋은 인연이라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서 공정성장론을 처음 생각했었던 건 훨씬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회사 경영하면서 한국 사회의 산업 구조 문제점을 제가 온몸으로 체험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 기업가 입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일자리를 만드는 게 굉장히 큰 결심이 수반됩니다. 그만큼 회사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회사가 지속할 수 있지 않습니까. 안 그러면 망하기 나름 이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늘 때마다 얼마나 큰마음을 먹게 되는지 기업가로 서 체험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산업 구조 속에 벤처기업 이 어떻게 하면 살아남는지 그게 제 뇌리에 굉장히 강하게 각인되어 있고, 그 당시 문제의식들 굉장히 많습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창업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지금의 한국 산업구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 는가를 가르치면서 조금씩 정리됐습니다. 국회에 와서 정치를 경험하면서 느꼈 던 그런 부분들도 녹여서 완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15년, 20년 정 도 경험이 쌓여서, 지금 하나의 공정성장론의 담론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지난 12월부터 토론회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여러 가지 성장 담론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산업 정책·산업 전략 부분에 대해서 이근 교수님과 토론회하고, 1월에는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분배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장하성 교수님과 2월에는 박영선 의원과 공정한 시장
  • 10. 9 구조에 대해서 대담했고, 그다음 달 안희정 지사와 복지 부분에 관해 현장에서 고민하는 분의 목소리 들으면서 같이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공정성장론에 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적 인 성장이 가능해지고, 그 성장의 과실이 제대로 분배와 선순환 구조로 연결이 되어야 우리가 목표로 지향하는, 다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런 믿음의 성장 담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은 크게 세 가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의 산업 구조 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단히 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될 수 있 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산업 전략입니다. IT 분야, 바이오 분야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요. 어떤 분야에 우리가 효과적으로 정책을 두고 도 와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북방경제, 오늘 말씀드릴 부분입니다.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시고, 서울 시장으로서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하신 시장님과 말씀을 나눌 것입니다. 박원순 : 이 교수님이 혁신가라고 소개를 하셨잖아요. 저는 안철수 대표님을 뵈 면서 소개해주신 일화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안 의원님은 사실 안철수 연구소를 통해서 애플이나 구글 같은 대기업으로 만들어내셨습니다. 벤 처 정신을 통해서 벤처 기업가로서 큰 기업을 만들어냈는데요. 또 하나 존경하 게 된 것은 그 당시에 외국계 기업이 안철수 연구소를 인수하려고 몇백억을 가 져와서 인수하겠다고 하는 것을 물리치셨단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실 벤처 정신이라는 것,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자체에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변화를 만들 어내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는 데요. 그런 측면에서는 안철수 대표님은 혁신 기업을 통해서, 벤처를 통해서 많 은 사람에게 꿈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저는 사실 그것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아 름다운 가게라든지 비영리 쪽에서 새로운 변화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도 서로 통했고요. 대전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와서 밤늦게 강의를 10여 차례 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저희가 돈을 거의 못 드렸지만 그래도 늘 와주시고 그래 서 안 대표님한테는 빚을 많이 지고 있습니다. 공정이라든지, 혁신이라든지 이런 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실 수 있는 자격 이 있는 분이고. 그렇게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배경을 가지신 분이다. 제가 옆에서 확실히 증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안철수 : 너무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11. 10 박원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런 말이 있는데 ‘바보야. 경제는 남북경협 이야.’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안철수 “어떤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그걸 우선 정하는 게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이일영 : 본격적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다 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갈 것 같은데요. 지난 대선 에서 복지국가, 경제 민주화와 같은 얘기 가 많이 나왔습니다만, 최근에는 세계경제 위기나 저성장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시급한 상 황입니다. 성장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 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 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것 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고요. 안 의원님께서는 공정성장론을 들고나오 시면서 핵심적인 축의 하나로써 북방경제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 진단
  • 12. 11 를 드셨습니다. 보통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정보를 다루기도 어렵고, 방법론 적으로도 어렵고, 계량하기도 어려워 주류경제학에서 미뤄놓은 측면이 있습니 다. 대부분은 국제정치, 남북관계 이렇게 다뤘는데, 이것을 성장문제로 한번 다 뤄보자 하신 것 같습니다. 경제문제로 다루기 전에, 남북관계의 특수한 측면에 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전통적인 견해들도 있습니다. 특히 2006년 핵실험 이후 포용 정책 구도가 완전히 흔들렸단 말이죠. 박 시장님께서는 그 당시에 국민 공감대 말씀을 하셨어요. 이 문제를 어 떻게 진단해야 해야 할지,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있습니다. 박 시장님도 그런 부분에 관해서 구상들을 많 이 하셨을 것 같은데, 실제로 서울시 차원에서도 남북경제협력을 진행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지 않았을까요. 5.24 조치 이후에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원순 : 지금 서울시 경우에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른바 ‘서울 디스카운 트’ 라고 하는 경제적 타격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로도 있지만, 특히 글로벌 경제 도시로서의 서울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고 보는데요. 과거 서울시 의 경우에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서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따 로 기금도 만들어서 지원을 많이 했습니다. 2010년 5.24조치가 진행되면서 완 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서울시의 경우에도 달라져야 한다. 이렇게 보고 있고 요. 제가 여러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경평전의 부활이라든지, 오케스트라의 남 북 협연이라든지, 이런 주장들을 했습니다. 안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북방 경제나 남북경협의 정상화 등은 서울시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우선 서울은 지금 휴전선에서 겨우 40킬로 떨어져 있습니다. 굉장히 가 깝습니다. 만약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개성공단이 있던 곳이 북한군이 있던 곳이라, 그만큼 후방으로 밀려나면서 안정지역으로 될 뿐만 아니라 서울의 리 스크를 줄여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개성공단이 들어가 있는 기업의 30%는 원래 서울에 있던 기 업입니다. 지금 서울의 도심부에 있는 제조업들은 한계 상황에 와있습니다. 이 런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입주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면 우리나라 경공업의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 이런 업체들이 모두 중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인건비 가 오르니까 베트남으로 갑니다. 지금 베트남은 아마 우리 업체들의 투자처 1위 일 겁니다. 그런데 베트남도 인건비가 오르면 어디로 갑니까. 북한이 굉장히 좋 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광물의 가치가 최소 7천 조 정도 된다고 추정하는데요. 철강만 해도 약 50억 톤 정도 될 겁니다. 저도 포스코 사외이사를 했습니다만 우리 업체의
  • 13. 12 경쟁력이 중국에 밀려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의 철광석을 이용해서 제철소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철강이 다시 한 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한국 경제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국이 우리가 안 하는 사이 북한의 자원을 잠식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을 우리가 움직이려면 고리가 필요한데, 지금은 아 무것도 없는 상태여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성 공단을 보니까 1단계 100만 평 중에서 40만 평이 개발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 체가 1,600만 평이라고 하니까. 온전히 개발한다고 하면 어마어마할 거라고 생 각합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런 말 있는데 ‘바보야. 경제는 남북경협이 야.’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안 대표가 주창하시는 남북경협 의 활성화나 북방경제라는 것이 얼마나 탁월한 견해이고, 구상인지 잘 알 수 있 습니다. 이일영 : 지금 남북경제 상황에 대해서 안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 시장 께서는 현실적으로 서울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안철수 : 오늘은 주로 경제 문제 중심으로 남북 관계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 려고 하고,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를 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시 작하기 이전에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기본 생각들을 밝히고, 지난 대선 때 공약집을 냈습니다. 공약이나 정책은 원래 가지고 있는 기본적 생 각의 방향과 계속 변화하는 현실의 접점에서 만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 이 바뀌면 공약은 바뀔 수 있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변함없이 가게 됩니다. 이 번에 다시 한 번 볼 기회를 가졌는데요. 남북관계에 대해 먼저 ‘어떤 북한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이것을 우 선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칠게 나누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 는 북한을 적으로 보는 것인데요. 즉, 붕괴의 대상으로 보는 것입니다. 결국은 흡수 통일 쪽으로 가는 시각으로 관계 맺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다른 시각은 북한을 하나의 통일의 대상으로, 상대방으로 인정하는 시각입니다. 궁 극적으로는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에 우리 모두의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니겠 습니까. 그래서 북한을 점진적인 통일의 대상으로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관계를 풀어가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연히 후자의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 입문하기 전에 안철수 의 생각에서 밝힌 요점이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 두 번째로는 북한과 정부 당국에서만 노력할 것이
  • 14. 13 아니라 민간에서도 일종의 투트랙으로 움직이면서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 이 중요하다. 동독이 서독과 통일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은 동독 주민 들이 서독 주민들과 통일을 원했습니다. 그런 점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로는 통 일 정책과 외교 정책 그리고 안보 정책이 따로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처럼 큰 나라에서는 이 세 가지가 충돌하거나 비효율적이게 되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 다. 따라서 이 세가지 정책은 큰 하나의 정책 속에서 조율되고 같이 가야 합니 다. 그런 말씀 세 가지 정도 드렸었는데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각 아래에서 지금 현재 상황을 보면 정말 답답하죠. 완전 히 대화는 꽉 막혀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 신뢰프로세스를 발표하면 서 이제는 예전보다는, 이명박 정부보다는 관계가 조금 나아지고 긴장이 완화 되고 그럴 거라고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국 지금은 팽팽하게 맞서있지 않습니 까. 우리는 북한의 대화 재개를 위해서 요구 조건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행 동을 먼저 보여야 하고, 그다음에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서 먼저 인 정하고 사과하고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북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하지 말고, 한미 연합 훈련 중지하고 5.24조치 해제하고 그래야 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팽팽하게 대치하다 보니 대화가 되지 않는 것 같 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남북 간에 협정서들 많았지만, 하나도 제대로 지켜 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해서 노태우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합의한 것들 하나도 제대로 이 루어지고 있지 않은 게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가장 문제는 너무 긴장이 고조되 고 전쟁 위협들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 삶도, 경제도, 국제 외교 관계에서도 치 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 개성공단에 가는 것도 북한에서 막았잖습니까. 저렇게 자기 마음대로 예측 불허하게 움직이는 상대와 대화를 재개해서 전쟁 위협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이르게 해야 하는데요. 지 금의 긴장관계를 푸는 것이 굉장히 큰 숙제로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 저는 안 대표님 남북 관계, 남북 경협, 분석하는 현실과 대안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동의하는데요. 사실 봉쇄전략으로만 가서는 이것이 남북관계가 회 복되거나 발전하기는 어렵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단순히 소극적인 대결 관계 를 넘어서 평화와 화해 관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우리 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는 확연히 다른 대담한 구상과 실천이 있어야 된다고 보는데요. 제가 대표님한테 보여드렸지만 (자료를 가리키며) 이게 개성공단인데요. 작은 1단계 중에서도 한 40만 평밖에 개발이 안 된 상태거든요. 이 전체는 약 1,600만 평에 이릅니다. 이 40만 평 가지고도 이미 약 5만3천 명 정도를 고용 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전체가 개발된다고 생각하면, 그게 얼마가 됩니까. 40배 이상 늘어나는데요. 그러면 평양 시민의 절반 정도를 고용하게 되고, 이
  • 15. 14 렇게 되면 우리가 지렛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제 북한이 우리에게 영향을 받게 돼 있다는 거죠. 제가 자료를 보니까 2013년 현재 중국과 대만 교역액이 거의 2천억 달러 에 이르고, 양쪽을 오가는 항공편이 1주에 800회가 넘고, 오가는 사람이 8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이 불가능해지는 거죠. 저는 개 성공단이 온전하게 개발되고, 서울시가 주장하는 남포공단에 서울공단이 하나 들어간다. 이게 열 개만 되면, 저는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우 리 한국 경제가 완전히 새로운 출구를,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 다. 한국의 경우에도 많은 사람이 희망하는 4만 불 시대가 저절로 올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건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를 위해서, 우리 경제를 위해 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안 대표님 주장이 백번 옳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일영 : 구체적인 말씀을 해주셔서, 이어서 조금 더 부연해주셨으면 좋겠습니 다. 서울시에서 개성공단이나, 남포공단이나 이런 것에 대한 어떤 정책을 가지 고 계시는지요. 박원순 : 제가 사실은 그런 제안을 이미 했죠. 개성공단만 하더라도 아직은 남 아있는 미개발 지역이 많습니다. 합의된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모든 일에서는 신뢰가 중요하잖아요? 6.15 선언이라든지, 남북정상회담 을 통해서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그런 내용을 지키지 않으니까 이런 상황이 되 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이룩한 진전을 지금까지 실천해왔다 면 아마 지금 정도는 평화가 정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과의 관계의 절반 정도는 가지 않았을까요. 그럼 1년에 백만 명, 이백만 명이 오가게 되잖아 요. 안 대표님 말씀 중에 통일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독일을 한 번 돌아보니까요. 여러분 잘 아시는 동방정책이라는 게 브란트 수상이 처음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계속 바뀌면서도 전혀 안 바뀌고, 정 책이 지속 되어왔잖아요. 그래서 마침내 통일을 이룩했는데, 바이체커 대통령 같은 경우도 기민당 출신입니다. 그런데 사민당이 지지해서 재선할 정도로, 그 야말로 당파적 이익을 넘어서서 민족적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는 합의하고, 그 합의는 끝까지 지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왔다 갔다 해버리면 이루어 질 수가 없죠. 그래서 저는 신뢰가 중요하다. 지금 약속한 것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서 개성공단 1600만 평, 이거라도 제대로 개발되면 저는 우리 한국의 경제 가 돌파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정 치에 대해 불신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닙니까. 좋은 구상과 좋은 아이디어, 현
  • 16. 15 실성과 기존의 합의가 다 있는데 왜 안 지키는 겁니까.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 는 거죠.
  • 17. 16 안철수 “대화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고, 비합리적인 발언들도 대화를 통 해서 교정해야죠” 이일영 :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는 ‘개성공단이 과거에 있었다. 이것 을 그대로 하면 된다’는 게 박 시장님 말씀 이신 것 같고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같은 여러 가지 성과들이 흔들리기도 하고, 금강산 같은 경우엔 중단된 상태입니다. 안 의원님 어 떻습니까? 5.24 조치 이후에, 천안함 이후 에, 이것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요? 안철수 : 어쨌든 첫 번째 단추는 대화 재개 가 아니겠습니까. 조금 동떨어진 예가 될 수 있는데요. 회사를 경영할 때 체험하면 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장기목표와 단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 방안
  • 18. 17 기목표는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시겠습니다만, 뭘 이 루려는 장기목표가 있고, 매일 먹고 살 수 있어야 하는 단기목표가 있습니다. 둘 다 꼭 필요하고 병행되어야 합니다. 만약에 장기목표는 가져가는데, 단기목 표를 등한시하면 가다가 굶어 죽습니다. 장기목표를 못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장기목표가 없이, 단기목표인 돈 벌기에만 급급해서 계속 가다 보면 내가 도대체 왜 일을 하는지 혼란스럽고, 엉뚱한 곳에 가 있게 되고, 심지어 범법행 위까지도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게 흑백논리처럼 뭘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이 두 가지가 균형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데요. 저는 외교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대일외교에서 지난 몇 년간 돌이켜보 면 우리에게 기회가 참 많았습니다. 오히려 일본이 저자세로 있을 때, 우리가 그 상황을 이용해서 국면을 주도하고, 동북아시아에서 얼마든지 외교를 펼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었습니다. 강온책을 병행하지 않고 하나의 원칙에만 집 착해서 강경하게 갔습니다. 그리고 역할 분담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요. 예를 들면,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과 한 몸은 아니지 않습니까. 역할이 다르 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고 있다면,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장 관급과 소통하면서 얼마든지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강온책을 병행하고 서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하면서 우리의 기회를 슬기롭게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너무 강경책 그리고 역할 분담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구 조 속에서 우리가 수세에 몰려 굉장히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습니 다. 북한 관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팽팽하게 대치되어있고, 잘못은 북한에 있습니다. 원칙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 보이고, 변덕이 너무나 심하 고,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그런 상대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그냥 두거나, 강경하게만 계속 가거나, 봉쇄정책을 하거나 또 는 봉쇄정책 아래에서 망하기만 기다리는 그런 상황은 지금 유효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북한은 그렇게 봉쇄정책을 함에도 경제적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북한 핵 개발 계속 진행되고 있고, 남북 적대관계 계속 심해지고, 전쟁위협만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상태 그대로 있으면 우리에게 손 해입니다. 양쪽에서 대화 재개를 위해서 서로 이런저런 조건을 먼저 내걸고, 상 대방이 해줄 때만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해결이 안 되니, 결국은 우리가 푸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북한에서 내건 정책 다 들어줄 테 니까 하자. 이럴 수도 없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가능한 부분을 하나 풀어서 보여준다든지. 예를 들면 대북전단에 대한 조치 같은 것들이나 요구조건에서는 없습니다만 민간 차원에서의 인도적인 지원을 어느 정도 부분씩 재개를 한다든 지, 그런 것들을 통해서 먼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5.24 조치에 대해서 한 번 대화를 나눠보자.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 19. 18 대화하면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고, 비합리적인 발언들도 대화를 통해 서 교정해야죠. 비합리적이라고 놔두면 그게 고쳐지겠습니까. 결국은 대화를 시작해서 교정하고 고치고, 그래서 대화 성과를 통해서 경제 교류를 시작하고, 문화 스포츠 교류를 시작하고, 그다음에 인도적 지원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고, 이런 일들을 시작하면서 북한을 점점 개방으로 이끄는 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20. 19 안철수 “현실적인 문제에서 경제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문제는 반드 시 조만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원순 “과정을 우리가 잘 관리해서 지방정부라든지 민간영역이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임, 역 할이라고 봅니다.” 이일영 : 두 분 말씀 공통점이 대화하자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대화라는 게 상대 방 얘기 다 들어주는 게 아니다 이런 말씀 이시죠. 해온 것들을 가지고서 주고받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화를 안 하는 것 자 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두 분 모두 살림살이를 해보 셔서, 그 관점에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서 경제협력으로 갈 거냐. 현재 어떤 일들을 시작해야 하느 냐 이런 부분들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다음에는 구체적으로 경제 성장과 어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남북경제협력과 경제성장
  • 21. 20 떤 관련이 있는지. 어떤 사업들을 우리가 생각해야 할지 짚어보면 좋겠다고 생 각합니다.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성장 추세가 심상치 않고, 수출도 어 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차원에서도 그런 것 아니냐. 20세기 전반이 굉장히 어려운 시대였다. 그에 비해서 세계대전 이후에 성장 속도나 발전이 비교적 좋은 시절이었다 그렇게 보는 거죠. 그런데 21세기 들어오면서 다들 어려워지고 있는 것 아니냐. 중국 얘기하셨습니다만 중국도 점점 지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그래서 중국 지도부들이 국제 구상을 적극적 으로 내세우는 게, 그런 측면과도 관련 있다는 생각입니다. 성장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활로를 찾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다라고 말씀할 수 있습니다. 안 의원님, 몇 가지 성장 축을 제시하셨거든요. 거기에 북방경제 얘기를 하셨습니다. 안 의원님께서 구상하고 계시는 북방경제라는 게 뭔지, 그게 어떻 게 정책화될 수 있는 건지를 설명해주시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 다. 안철수 : 북방경제 이야기를 처음 한 게 지난 대선 때 공약을 통해서입니다. 그 때 119 프로젝트라고 해서 설명해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119 프로젝트라는 것 이 북방경제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 올리고, 만개의 중소기업을 진출시 키고, 9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그래서 119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 면 어떻게 북쪽과 경제교류를 통해서 우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북한도 개 방으로 이끌 수 있는가. 하나 예를 들어보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가끔 만납니다. IT 할 때부터 만나기 시작했었는데, 지난 대선 무렵 정도였었는데요. 그때 그분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글로벌 스마트 그리드였습니다. 스 마트 그리드는 많이 들어 보셨겠습니다만, 지금 전기가 굉장히 비효율적입니 다. 어떤 때는 많이 쓰고, 어떤 때는 적게 쓰고, 어느 부분은 낭비되고, 어느 부 분은 모자라고. 그런 것들이 관리가 굉장히 힘들다 보니까 최대 용량으로 발전 소를 짓습니다. 그때는 괜찮지만, 적게 쓸 때는 낭비 폭이 커집니다. 많은 사람 들이 고민하다가 전기에 IT 기술을 접목해서 자동으로, 효율적으로 전기 관리 를 합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하고, 분배하고, 소비하게 하는 그런 시스템인데요. 이걸 한 나라가 아니고 다른 나라까지 확장하자는 게 글로벌 스마트 그리 드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전력 생산 단가가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엄청나게 높고요. 우리나라가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전력 수 요가 자꾸 늘어나니까 열심히 발전소 짓고 있습니다. 각 나라가 다 그 나라 안 에서 최대의 전기용량을 만들 수 있는 발전소를 짓다 보니까 나라마다 굉장히 투자가 많이 필요합니다. 만약에 세 나라만이라도 전력선들이 연결된다면, 스 마트 그리드 시스템이 들어가서 발전원가가 싼 한국 전기가 일본으로 자동 수
  • 22. 21 출됩니다. 그러면 일본은 일본대로 싼 전기에 더불어 추가 발전소 건설 비용까 지 그 경제적인 효용은 엄청납니다. 그게 손정의 회장의 구상이었습니다. 결국, 그게 가능해지려면 부산부터 동해안 쪽으로 올라가는 라인이 최적 지인데요. 거기를 통해서 전력선들이 연결되고, 일본,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도 가겠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러시아에 가스 파이프 라인이 설치될 수 있고, 도로나 기차가 연결되면서 우리나라의 부산항은 동북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물 류 허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 경제들도 아주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북방경제를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하자면, 앞서 말한 것들을 통해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고요. 두번째는 개성공단 2.0이라고 부르 고 싶은데요. 박 시장님께서 여러 번 자세히 설명해주신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좀 더 확장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미 계획되어있는 개성공단, 지금 1/10도 사 용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널리 채우고, 다른 분야들까지도 확산하고, 강원도 쪽 에 물류센터 만드는 것을 통해서 훨씬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세 번 째는, 박 시장님께서 앞서 언급하셨던 것처럼, 북한의 광물자원, 관광자원, 인적 자원들 이용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희토류 같으면 굉장히 많이 북한에 저장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금은 중국이 최대의 희토류 생산지이기 때문 에 전 세계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만약 개발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박원순 : 안 대표님의 북방경제를 제가 조금 더 보완하면요. 제가 시장이 되기 전에 핫산이라고 하는 지역,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의 북한과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갔다 온 적이 있는데요. 사실 러시아 쪽에서는 연해주 쪽은 변방이기 때 문에 한국이 투자해주길 바랍니다. 중국은 동북3성이 있고, 2억이 넘잖아요? 계속 러시아 연해주로 진출하려고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입장에 서는 엄청난 노동력이 지금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을 함께 결합한다면, 그 일대에 굉장한 하나의 경제 공동체라고 할까요. 이런 것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 각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정도냐면 속초 쪽에서 밤새 배를 타고 가면 연해주에 새벽에 도착합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짐꾼들이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교역하 는 그런 수준에 머물러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연해주 일대에 그런 경제 공동 체나 모두가 윈윈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면, 스마트 그리드같이 여러 가지 새로 운 산업에서 성장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좀 전에 가스 파이프 라인 말씀하셨는데, 러시아 연해주에서 생성되는 가 스를 러시아는 팔고 싶어 하죠. 우리는 가스가 필요하잖아요. 가스 파이프 관을 북한을 통해서 대한민국으로 가져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어도 50%의 가 스비용이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득을 보고, 북한은 통 과료를 받게 되니까 북한도 좋은 것입니다. 러시아도 팔아서 돈을 받지 않습니
  • 23. 22 까. 이게 얼마나 큰 효과냐 이거에요. 이미 철도 연결에 대해서는 벌써 많은 우 려가 있지 않습니까. 몽골을 거쳐서 가는 라인, 시베리아를 거쳐 가는 라인, 또 중국을 거쳐 가는 라인. 이 세 개가 지금 동시에 급부상 되고 있는데, 이것을 통 해 수출하게 되면 훨씬 더 운송비용을 줄이게 되는 효과도 있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동북아의 평화 경제 공동체입니다. 아니면 그 지역 일대가 발해이니까, 발해 구상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죠. 서로가 윈윈 하는 이런 경제적 성장을 매개로 하는 구상이라면 얼마든지 현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유럽 공동체같은 여러 가지 FTA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지역이 가까워서 서로 효과 보는 부분들이 있는데 왜 이것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힘이 부족하냐. 그런 점에서 북방경제론, 북방경제성장론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생각입니다 이일영 : 박 시장님께서 보충해주셨고요. 안 의원님께서는 동해선이나 전력선, 가스같은 아이디어를 내신 것 같습니다. 개성공단 2.0은 두 분 다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박 시장님께서는 연해주 쪽 연결 평화 경제 공동체에 대해서 구체적 인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지금 정도에서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데 이런 말씀 을 귀담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박 시장님께서는 대도시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국제협력같은 사업들을 관심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 상 황에서는 정부에서 받아주면 좋겠지만 21세기는 국가가 중심으로만 하는 플레 이어가 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도시나 시민사회나 지자체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원순 : 저는 앞으로 경제 교역이나 북방경제론 같은 것이, 기본적으로는 서로 경제적 이익이 맞으면 추진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고, 정치와 연관되면 또 어 려워지는 측면들이 있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이제 그런 의미에서 이런 정책은 기본적으로는 정경분리가 되어 야 합니다. 지금 남북이 이렇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어떻게든 돌 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저희가 분석했듯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고요. 지방 도시, 지방자치단체 잘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방자치 단체는 정치적이거나 국가의 어떤 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훨씬 더 자유롭고 민 간 중심이고, 더 유연할 수 있죠. 5.24 조치 이전에는 남북관계 개선이나 경제 교역 강화, 이런 것들에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서울시도 70억이 넘는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었잖아 요. 지속해서 계속됐다면 아마 남북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로에게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평화의 정착은 물론 이고, 교류가 많아지면서 통일도 훨씬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4. 23 제가 독일을 보니까, 독일은 통일되기 전에 이미 독일 철도가 있었잖아 요. 그렇게 됐는데도 혼란이 있었는데, 만약에 이런 것 없이 통일이 갑자기 왔 다. 그러면 정말 대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안 대표님이 말씀하신 과정을 우리 가 잘 관리해서 지방정부나 민간영역이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일영 : 의원님, 기업가들의 요구도 개성공단 등 많은 것 같은데 국회 차원에 서도 호응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안철수 : 안타까운 게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폭이 아주 작습 니다. 아시겠습니다만 북측에서 개성공단의 인건비 인상 요구 때문에 기업들이 지금 굉장히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사실 그 문제는 개별기업들이 행동으로 옮 기게 하지 말고 정부 당국이 책임지고 직접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남북관계가 제대로 정착되고 대화가 시작되면 풀릴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생각 합니다. 지금 중장기적으로 저의 걱정이 한중 FTA입니다. 다들 농산물 걱정을 하 고 있는데 저는 공산품이 더 걱정입니다. 올해 1월에 CES를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 혁신경쟁의 장인데요. 거기 2/3 이상이 중국 기업입니다. 거의 모든 것을 다 만들어냅니다. 제조업 수준이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이미 우리가 뒤처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추후에 한중 FTA가 타결되면 농산품이 아니라 중국 중소기업들의 공산품이 물 흐르듯이 밀려오면서 우리나 라 중소기업들이 엄청나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돌파구 중에 하나가 개성 공단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활로를 찾는 것들 아니겠냐는 생각입니다. 단편적으로, ‘되면 좋지만 안되면 없는 거다. 플러스알파다.’의 시각은 위험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통일이라는 게 평화의 궁극적 해결책 아니겠습니까. 통일되지 않으면 평 화가 확실하게 보장되기는 어렵다고 보는데요. 민족적인 대의, 이런 것뿐만 아 니라 바로 눈앞에 닥치는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외교적인 문제. 우리가 북한과 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때 동북아시아 외교의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습니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에서 경제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문 제는 반드시 조만간, 빨리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25. 24 안철수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방어할 수 있어야, 준비돼 있어야, 실력이 있어 야 남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보가 국가의 가장 큰 기반입니다.” 박원순 “이산가족의 한과 슬픔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게 범죄가 아니고 무 엇입니까. 이런 절박함으로 하면 될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이일영 : 시간이 많이 지나서 청중 여러분 의 질문을 다뤄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질 문지를 작성해주셨는데요. 두 분의 사업가 분을 소개해드리고, 안 의원님과 박 시장 님께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박○○ 선생님이 주신 의견인데요. 이산 가족하고 남북관계의 단절에서 간절한 마 음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3년 안에 7만 명 이내의 이산가족 상봉이 되도록 주도해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마무리 및 질의응답
  • 26. 25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이 거부하더라도 의지를 갖추고 문을 두드리는 게 중요하다. 의견 어떠신지 여쭤봅니다. 벤처 사업하시는 주○ 선생님께서 안 의원님께 주로 질문 드렸습니다. 지 금 남북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을 하려면 안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안보에 대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견을 주셨습니다. 북방 안보에 대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떠한 지도자상을 준비 하시는지 의견 주셨습니다. 안철수 : 이산가족 문제 언급 안 한 것 같은데요. 지금 7만 명 생존해 계시다고 그러셨잖습니까. 이산가족 상봉이 그냥 소규모 인원이 하는 행사 식으로 가끔 일어나다 보면 7만 분이 기회를 다 못 가지십니다. 지금이야말로 특히 1세대 이 산가족분들의 전면적인 상봉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기도 정기화해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또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하고, 서로가 점진적인 통일을 하게 될 때 서로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될 거거든 요. 제가 지금 걱정 중에 하나가 얼마 전에 서울대학교 통일 평화 연구원에서 조사한 북한 주민 의식 변화를 봤습니다. 2012년과 2014년에 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2012년에 70% 정도였 는데, 2년 후인 2014년에 80% 가까이 됐습니다. 반면에 한국에 대해서 보면 2012년에는 24%가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가, 2014년에는 16%로 감소했 습니다. 감소했다는 추세 경향도 문제이지만, 중국과의 큰 격차도 굉장히 큰 문 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른 시일 안에, 많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고 있는데요. 그러려면 교류가 필요하고, 교류 최우선 순위가 1세대 이산가족 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정부에서 우 선순위를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안보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이고요. 안보가 가장 큰 근간 아닙니까. 예 전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세 가지 가치에 관해서 이야기 했었는데요. 그중에서 하나가 평화였습니다. 앞에 둘은 복지와 정의였습니다. 그런데 정의로운 사회, 복지 국가 만드는 것이 우리의 시대 과제이긴 하지만 평화가 기반이 되지 않으 면 다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평화가 가장 중요하고, 이것은 다른 나라의 양심 에 기댈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방어할 수 있어야, 준비돼 있어야, 실력이 있어야 남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보가 국가의 가장 큰 기반입니다. 성장과 분배, 우선순위, 이것에 대해서도 장기계획과 단기계획 중 뭐가 중요하냐. 사실 둘 다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분배도 마찬 가지입니다. 항상 진영이 나뉘는데요. 보수진영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분배가 될 거다. 그러나 성장만 집중한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반대로 분 배만 집중하다 보면 선순환이 될 수가 없습니다.
  • 27. 26 그래서 사실은 둘 다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연결 고리를 만들 것인 가. 즉, 성장한 결실이 분배로 선순환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건 제도적인 문 제입니다. 역사가 증명합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랬습니다. 어떻게 하 면 성장한 과실을 공정하게 분배되게 만들 것인가. 또 분배된 것이 어떻게 성장 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으 면 성장과 분배가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절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집중 한 것이 제가 말씀드린 공정성장론입니다. 박원순 : 질문하신 것,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남북 경협이나 교역이 두 당사자 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도 함께 참여하면 훨씬 더 잘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에 저 도 동의합니다. 시장이 되기 전에 어느 분이 구상을 말씀하셨는데요. 이른바 벽란도 프로 젝트라고 일종의 자유무역도시를 하나 만드는 것인데, 이미 다양한 경로로 추 진하고 있습니다. 국제 자본이 들어와서 도시를 만들고, 그 대신 치안이나 최소 한의 권한만 국가가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마 투자의 가능성이 굉장 히 크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대한민국만 하더라도 저금리 시대에 투자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있는 돈이 어마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 관점에서 얼마든 지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이산가족의 경우에는, 사실 비인도적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천만 이상의 가족이 다 돌아가시고, 자기 고향 땅도 못 밟아 보고, 가족 한 번 제대로 못 만나본 상태로 있습니다. 또 이렇게 만났다 하더라도 금방 몇 시 간 만에 헤어져야 하는데요. 이런 한과 슬픔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게 범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런 절박함으로 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이일영 : 뜻깊은 자리입니다. 두 분 함께 만나셔서 고민 나누시는 것 자체가 중 요한 사건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두 분 전체적으로 소감과 마무리 말 씀 부탁합니다. 오늘 주제 관련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고 이 자리를 마감하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안철수 :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릴 내용이 없으면 어떡 하나 걱정 했습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가 사회문제 중에 가장 복잡합니다. 서로 가 서로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이 워 낙 많기 때문인데요. 그런 부분들을 제가 그동안 경험했고, 공부하고, 국회에서 정책화하면서 담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요. 몇 달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틀도 잡히고 조금씩 진행이 돼서 저는 굉장히 보람 있게 생각합니다.
  • 28. 27 예전에 학생들 강의할 때는 머릿속에서 담고 있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설 명했었는데, 지금은 가슴으로 확신을 느낍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렇게만 하면 우리나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가 고생해서 만든 내용이지만 그냥 다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지금은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에 대해서 계속 말씀드리고, 여당 의원들과도 이야기 해봤습니다. 그렇 게 확산하고자 노력할 생각입니다. 오늘 조금 특이한 주제인데요. 남북 경제 문제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박원순 서 울시장님과 자리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 저는 어제부터 설레서 잠을 잘 못 잤 습니다. 그런 상황입니다. 다시 한 번 더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바쁘시 지 않습니까. 노원구 20만 주민들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일 처리 해드리 는 것도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한 사람이 하기에는 참 벅찬 일이구나 싶은데 요. 천만 서울 시민은 어떨까. 저는 정말 상상이 안 갑니다. 그 바쁘신 분이 이렇 게 국회에서 두 시간 이상 말씀해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원순 : 안철수 대표님이 어제 설레서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하는데 저는 오늘 만남이 기대돼서 잠을 잘 잤습니다. 죄송한 느낌이 드는데요. 제가 2004년에 한 3개월 정도 독일을 시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 다. 그때 놀랬던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동독과 서독의 TV를 동독에 서 분단되는 시점부터 통일될 때까지 누구나 계속 시청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데 우리 남한의 방송들을 북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상상이 가능합니까. 그 얘기 는 무슨 얘기냐면, 최소한의 신뢰관계와 소통은 되고 있었다는 거죠. 그게 우연 히 된 겁니까. 그건 서독 정부가 끊임없이 지원하고, 그 지원을 끊을 수가 없어 서 동독에서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아까 제가 지렛대 효과라는 게 바로 그런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이른바 상호주의라는 신화에 매달려있으면 저는 한 치도 남북관계를 발 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모든 문제를 정치를 떠나, 실용 적 관점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 정말 이것이 우리 민족과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한다면, 저는 얼마든지 이런저런 과감한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안 대표님과 토론을 하면서 느낀 것이, 일본에서는 ‘력’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시민력’ 이런 것입니다. 저는 ‘논의력’이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 다. 사회자 이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사회 문제를 이대로 끝 내는 것이 아니고 이 문제를 갖고, 경제를 중심으로 또는 남북 교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토론해가는 힘. 그리고 그것에서 어떤 사회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 이런 논의력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게 아닌가 싶은데 바로 오늘 토론이 그런 점에서 중요한 하나였다 생각합니다.
  • 29. 28 이일영 : 오늘 행사 제목이 공정성장 해법 찾기입니다. 논의력 말씀하셨는데 굉 장히 마음에 와 닿고요. 해법 찾아가는 노력, 논의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협력을 통해서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한마디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길이라는 게 원래 없던 거다. 그런데 길을 걸어가면 길이 된다.” 두 분 함께 손잡고 걸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희망인 것 같습니 다. 이상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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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 xxx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5 공정성장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1판 1쇄 펴냄 2015년 5월 27일 기획 김태형 편집 김우곤 사진 방영문 펴낸곳 안철수의원실 전자우편 ahncs.kr@gmail.com 트위터 @ahncs111 안철수의원실, 2015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안철수의원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