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차 과제 관찰연구
-낯익게하기
1346025 이정원
관찰장소: 종로 탑골공원
관찰일시: 1차 과제 10-01(목) 11시 – 폭우로 인해 불발
1차 과제 10-02(금) 3시반
2차 과제 10-03(토) 10시반
1)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일반묘사
* 장소의 특성 상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사실상 많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1차
와 2차때의 다른 모습을 묘사하겠습니다.
1차 관찰(금요일 오후 3시 반)
입구부터 할아버지들이 계심. 안에 들어가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공원임.
공원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은 100% 할아버지. 할머님들은 한 분도 안 계심. 약 3-40명 정도
의 할아버님들이 계심. 내가 공원에 입장하니 쳐다보시고 앉아서 글을 작성할 때에는 말을 거
시거나 뭐하는지 슬쩍 보고가심. 나무가 많아서 시원하지만 살짝 쌀쌀한 기운이 있음. 공원을
청소하는 청소부는 3명정도 있음. 모두 장애우 분들. 내가 낯선사람인줄 알았는지 계속 내 주
위를 맴돎. 전도하는 사람이 많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사람은 없었음. 대신 설문조사를
하러 온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 있음. 4시 반, 관찰을 끝내는 시간이 되니, 정장을 입은 회사
원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공원에 들어오심. 공원에 비둘기가 정말 많은데 비둘기공포증이 있
는 나로서는 너무 무서웠음. 주변에 사물놀이를 하는지 너무 시끄러웠음.
2차 관찰(토요일 오전 10시 반)
어제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이 붐빔. 개천절 기념 행사를 하고 있었음. 오늘은 약 1000명 정도
의 어르신들이 공원을 찾음. 또 할머님들도 계심. 공연을 하시는 어르신들은 연습을 하시고
계심. 청소부는 보이지 않음. 주변도 어제보다 훨씬 덜 시끄러웠음.
2. 2) 1차, 2차 관찰 시 차이점 (작성한 질문을 중심으로)
1차 관찰(금요일 오후 3시 반)
1. 장소에서 주로 보이는 대상? 몇명정도? 어르신, 특히 할아버지(70대 이상). 약 3-40
명.
2. 대상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거동이 불편하셔서 인지 그냥 앉아계심. 또는
서로 인사하고 대화.
3. 장소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공원 안은 조용하고 평화로운데, 주변 교통과
소음 때문에 시끄러움. 공원 안에 공사를 진
행중인 것 같아 보임.
4. 다른 공원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99% 어르신이라는 것. 규모가 매우 작음. 사
람이 많이 없다.
5. 사람들은 주로 어떤 대화를 하는가? 대화를 많이 안하시기도 하고, 잘 안들림.
6. 3.1운동의 흔적이 느껴지는가? 장소가 소규모여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적합한
장소였을 것으로 보인다. 정문쪽에 손병희 선
생의 동상이 있음.
7. 나중에 나이가 들면 본인은 자주 이 장소
를 찾을 것 같은가?
아니다. 할머님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
8. 사람들이 본인의 존재를 신경쓰는가? 좀 신경쓰는 듯 하다. 나를 쳐다보는 사람도
있고 글 작성할때는 지나가다가 뭐하는 지 쓰
윽 보기도 함.
9. 대상들의 표정과 옷차림새는? 무표정임. 주로 캡, 바지, 남방과 그 위에 자
켓을 입으심. 어떤 분들은 페도라 모자를 멋
지게 쓰신 분들도 계심.
2차 관찰(토요일 오전 10시 반)
1. 장소에서 보이는 대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약 1000명 정도 계심
(개천절 행사)
2. 대상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이외에는 모두 행사
에 참석. 천막아래 비치되어있는 의자에 앉아
계심.
3. 오늘은 주변이 시끄러운가? 어제보다는 훨씬 덜 시끄러움. 오히려 행사가
있는 탑골공원 안이 시끄러움.
4. 청소하는 사람이 보이는가? 오늘은 보이지 않음.
5.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새는? 어제와 같거나 조금 더 formal한 의상을 입고
계심.
2차에 걸친 관찰을 통해 탑골공원의 풍경과 공원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어느정도 익숙해
졌고 궁금증도 해결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궁금하고 답을 얻지 못한 것은, 1)왜 할아버지
들만 이 공원을 찾는 것인지, 2)얼마나 오래 이 공원에 머물러 계시는지, 3)왜 공원을 6시까지
만 개장한건지 에 대한 내용이다.
3. 3) 방법론적 성찰
장소섭외
관찰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장소를 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나에게 ‘낯선장소’
는 수없이 많다. 공장, 공사장, 달동네, 성당, 절, 경찰서, 산부인과 등등…그러나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리고 특별한 허가 없이 갈 수 있는 장소는 드물었다. 고
민한 끝에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롭고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장소인
‘탑골공원’을 정하였다. 이 장소를 정한 이유는 역사책에서 3.1운동의 기원지라고 사
진과 글로만 보았을 뿐, 직접 가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소를 결정하는 것
이 끝이 아니었다. 장소를 정하고 나서도, 현장관찰은 날씨와 같은 변수에 영향을 받
기 때문이다. 목요일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관찰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관찰연구는 돌발상황을 항상 염두하고, 그에 알맞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낯익게하기
이번 관찰은 ‘낯익게하기’라는 주제에 잘 부합했던 것 같다. 1차과제 때에는 처음 가
보는 장소인만큼 낯설어서 관찰할 것이 많았다. 공책에 빼곡하게 관찰내용을 적은
만큼 모든 것이 새로웠다. 2차관찰을 하러 현장에 갔을 때는 내가 이 장소에 익숙해
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아버지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았고, 구조도 익숙해
졌다. 그래서 그런지 1차관찰 때 못 봤던 새로운 것을 많이 찾지는 못하였다. 1차관
찰 때 봤던 것을 위주로 봐서 그런지 나의 시선이 좁아진 듯한 느낌이었다. 질문도
10개에서 5개로 줄어들었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1차 현상에 대한 원
인과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1차관찰때에는 할아버지들이 옥수수로 끼
니를 때우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이유는 더 이상 탑골공원 근처에 자원봉
사자가 부족하여 무료급식소가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 1차과제
때 관찰되었던 공사현장은 다음날 개천절 행사를 위한 것이었고, 1차때 들렸던 주변
소음은 노인의 날을 기념한 사물놀이 공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2차에 걸친 과제를
하며, 2번째에는 익숙해진 만큼 새로운 것을 찾지는 못하지만 1차때 보았던 현상에
대한 답과 원인을 찾아내는 것도 ‘낯익게하기’의 의미가 아닌가 싶다.
관찰연구, 시각 or 오감?
이번 관찰에서 딜레마가 있었다. 관찰 중 어르신들이 어떤 대화를 하나, 혹시 관찰에
참고가 될 것 같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과연 관찰연구에 청각을 사용해도 되는지
고민이 되었다. 관찰연구는 시각만 사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오감을 사용해도 되는지
교수님께 질문을 통해 답을 얻어야 할 것 같다. 만약에 청각이 허용이 되었을 때, 대
화를 듣고자 하면 관찰대상에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대상자들이 내
존재를 신경쓰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질문 정하는 어려움
이번 과제에는 특정한 주제가 없고 그냥 장소를 관찰하는 과제였기 때문에 질문정하
기가 저번보다 까다로웠다.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고
4. 민이 되었고, 더 나아가 1차과제때보다 2차과제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을 선
정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익숙해짐에 초점을 맞추어
야 하는지 잘 몰라서 이 부분 또한 수업시간에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다.
현장개입의 정도
탑골공원에 방문하는 전, 종로 쪽 공원가까이 무료급식소가 있고, 가끔씩은 탑골공원
으로 급식차가 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1차 관찰 때, 급식차가 온 흔
적이 없었고 어르신들이 옥수수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으셔서 갑자기 무료급식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관찰연구에서 인터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들었지만 궁금함
을 이기지 못해(?) 관리사무소님을 찾아갔다. 가서 탑골공원에 급식차가 오냐고 여쭤
보았더니 원래는 급식차가 왔었는지 이제는 안온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이
근처에 급식소가 있냐고 여쭤보았더니 주변에 급식소는 있는데 자원봉사자가 없어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궁금증이 해결되어 좋았지만 혹시 이러한
사소한 질문이 관찰연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관찰연구에서 대상들과의 대화
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사회과학적 연구의 어려움
인터뷰와 관찰연구를 하며 느낀 것은 과학적인 연구보다 사회과학적 연구가 더 시간
이 많이 걸리고, 어렵고,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연구는 인과관계가 정해
져있고 정해진 기준과 척도가 있기 때문에 명확한 답을 도출해낼 수 있다. 반면에
사회과학적 연구는 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딜레마에 부딪혀야 한다. 예를
들면, 이번 관찰의 주제는 ‘낯익게하기’인데, 2차과제 후에 내가 이 장소에 낯익게 되
었는지 그 기준이 없어서 관찰이 잘 진행이 되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항상
과제를 수행했을 때마다, 과제를 끝마쳤다는 시원함보다는 과제를 취지에 맞게 잘
한건지, 혹시 실수한 거는 없는지 계속 검토하고 검토해도 가슴 한쪽에 찝찝함이 있
었다. 따라서 사회과학적 연구를 할 때에는 과학적 연구보다 더 현상에 집중하는 능
력이 필요하고 항상 인지적으로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