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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론과 비평 2015-2 학기
영화<모나리자 스마일>에 대한
페미니즘 비평
사범대 교육공학과 1346025 이정원
개인과제
2015-11-30
1. 서론
우리말로는 ‘여성주의’로 불리는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이다. 사전적 의미의 페미니즘은 계급,
인종, 종족, 능력, 성적 지향, 지리적 위치, 국적 혹은 다른 형태의 ‘사회적 배제’와
더불어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이론과 정치적 의제들을 의미한다.
역사의 흐름에 따른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미디어에도 녹아들게 된다.
1970년대 영화이론에 도입된 정신분석학은 주체의 문제와 영화-관객의 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주요한 틀이 되었는데, ‘무의식적 욕망을 재현하는 도구’가 바로
영화라고 정신분석학 이론가들은 말했다.
페미니즘과 영화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몰리 하스켈은 『숭배에서
강간까지』라는 논문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에 대해 페미니스트적으로
비평으로 하고, 영화에 내재된 여성 재현의 부정적 전형들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20년대 무성영화에서 ‘요부’와 ‘처녀’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보여지던 여성은 그 후
‘신여성’이나 ‘파티걸’ 등으로 변형되었다가 ‘낮에는 정숙한 아내 밤에는 매춘부’라는
분열적인 여성상으로까지 진전되었고, 급기야 60년대 히피문화를 반영한
로드무비에서는 여성의 부재 또는 극도의 여성혐오증으로까지 변화양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영화양상에 대해 비판하고 변화를 꾀한 것이 영화분야에서 페미니스트의
역할이었다.
전통에 얽매여 보수적인 학생들이 선생님을 만나 자신, 그리고 여성의 가치를 찾아가는,
영화<모나리자의 스마일>. 일부 평론가들은 여성판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평가할
정도로 깊은 인생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진정의 여성의 자유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페미니스트적인 이 영화는 70년대 전까지 영화에서 그려낸 여성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장면을 그려낸다. 따라서 기존 영화에 나타나던 ‘남성적 응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탈피하고 있고,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수동적인 남성에 대비되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더불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페미니즘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이 비평문의 목표가 되겠다.
2. 본론
(1) 줄거리
뉴잉글랜드의 명문 여자대학교 웰슬리에 왓슨은 미술사 강사로 부임하게 된다.
이곳 학생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남자’와 ‘결혼’이다. 이미 예습으로 수업의 모든
부분을 꿰고 있을 정도의 똑똑한 여학생들이지만, 그들의 최종 목표는 결혼이다.
웰슬리대학교는 학생이 결혼을 하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부러움과 축하를
쏟아주는 그런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학교다. 그 학교에서 왓슨 선생님은
그녀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현대미술과 같이 전통의 개념을 벗어난 미술사의
흐름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아름다움’과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싫어한다. 그러나 왓슨선생님의 가르침과 학생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학생들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전통탈피의 의미를 점점
이해하게 된다. 중간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결국 왓슨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누군가의 부인이 되지 말고, 네 자신이 되어라”라는 말을 남기고 자기 발로
학교를 떠나게 된다.
(2) 남성적 응시에서의 탈피
‘남성적 응시’라는 말은 로라 멀비의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라는
논문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로라 멀비는 ‘영화는 근본적으로 남성적 응시나 남성의
시선을 생각하며 여성은 언제나 이러한 응시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즉, 영화
속 가부장적 무의식에 주목한 것이었다.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은 일찍 결혼하고
현모양처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여기는 여성대학교가 배경이 된다. 왓슨
선생님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나중에는 학생들에게 그동안 꾸지 못했던 꿈을 꾸게
해주지만, 그 전에는 남성의 위치에서 일을 하며 돈버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영화 초반에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여성이 갖춰야 할 자세, 예의 등을
배우고 부모와 학교가 결혼을 강요하는 장면을 통해 그 당시에 강요된 여성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한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이는
‘남성적 응시에서 탈피한 스토리 전개’가 영화의 주를 이루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영화를 찍고 있는 카메라의 응시는 메츠에 의하면 항상 관음증적 응시이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페미니즘’을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카메라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담고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관객들은 관음증적으로 이
페미니즘이라는 메시지를 수용하게 된다. 즉, 남성의 위치가 아닌 여성의 위치를
가지고 수동적인 여성을 비판하고 능동적인 여성이 되어가는 관객이 있게 된다.
(3) 수동적 남성vs.능동적 여성
1970년 전, 페미니즘이 영화에서 실현되기 전에는 남성과 여성이 비대칭적인
권력관계에 놓여있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항상 우월한 위치에 있었으며, 따라서
여성은 남근이 결여된 여자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영화속에서 능동적 남성캐릭터와 수동적 여성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반면, <모나리자
스마일>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입장, 즉 능동적인 여성과 수동적인 여성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왓슨 여선생님(줄리아 로버츠)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왓슨은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에 있는 웰슬리 대학교에 일하게 되면서
남선생님과 눈이 맞게 되고, 전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게 된다. 바람을 피고,
남자와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결혼적정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혼으로
설정한 여성캐릭터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왓슨은 결혼은 인생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웰슬리 대학교를
신부학교로 둔갑한 명문 대학교라고 비판하며,학생 들이 결혼이 아닌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여성성을 중시하며 현모양처를 최고의 목표로
가지고 있는 그들의 가치관을 맹렬하게 비판하는 왓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모나리자 스마일>영화 감독은 남성주의적 토대에 대한 성찰과 잠재의식적인
성차별에 대한 비판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4) <모나리자 스마일>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이란?
세기 최고의 걸작 <모나리자>속의 모나리자는 눈은 웃고 있지만 입은 웃고
있지 않은, 무덤덤하고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어떨지 알 수 없는 모습은 웰슬리 학교의 학생들을 표현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녀들은 졸업 후 결혼이 너무나 당연시되어 남들이 다 하듯 남자와 함께
살게 된다. 이는 전통에 따른 것일 뿐, 그녀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영화 중간에서 베티는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쏟으며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를 하기도 하고, 결혼을 했어도 환한 미소를 보여주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풍습에 얽매여 본인 꿈을 접는 것을 당연시하는 여성들에게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왓슨 선생님이 강요하는 ‘일을 하라’가 아니다. 영화
후반에 예일대를 뒤로하고 결혼을 택한 조앤에 대해 왓슨 선생님은 실망한다. 그때
재인은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잖아요. 결혼은
제가 선택한 가치이고,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거에요”라고 말을 한다. 왓슨선생님은
사회적인 억압, 특히 남자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직업을 가진 여성은 건강한 여성상이고 주부는 사회의 억압을 받아들인 수동적
여성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잣대를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한 것이었다. 진정한 여성의 자유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했을 때에 얻어질
수 있는 것이지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왓슨 선생님은 깨닫게
되고, 이는 영화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의 의미가 된다.
3. 결론
위에 비평한 바와 같이, 페미니즘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은 이전 영화와는
달리 카메라, 캐릭터, 관객의 응시를 통한 남성적 응시에서 탈피하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어떠한 것이듯 남의 강요가 아닌 본인이
원하는 것을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는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전달한다.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로써 더 특별한 이유는 진정한 여성의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새로운 교훈을
던져준다. 결혼을 하고 남편을 내조하는 현모양처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생각하고
억압당했던 과거 때문인지 요즘 말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은 그와 반대되는
‘커리어우먼’이다. 왓슨 선생님도 오직‘일 하는 여자’를 진보적이고 깨어있는 여성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결혼을 거부하고 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여성의
자유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모양처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보고 일하는 여성을
도태된 여성으로 본 과거의 가치관과, 일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보고
현모양처를 도태된 여성으로 보는 오늘날의 가치관은, 결국에는 똑 같은 이분법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억압과 전통의 또 다른 굴레가 된다. 결국,
우리가 벗어나야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가치관이 아닌 여성상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가치관이며, 일을 하던 결혼을 하던 결국 여성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루는 사람이 진정한 이상적 여성상이며 여성의 자유라는 것을 이 영화는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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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lt;모나리자>에 대한 페미니즘 비평

  • 1. 영화이론과 비평 2015-2 학기 영화<모나리자 스마일>에 대한 페미니즘 비평 사범대 교육공학과 1346025 이정원 개인과제 2015-11-30
  • 2. 1. 서론 우리말로는 ‘여성주의’로 불리는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이다. 사전적 의미의 페미니즘은 계급, 인종, 종족, 능력, 성적 지향, 지리적 위치, 국적 혹은 다른 형태의 ‘사회적 배제’와 더불어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이론과 정치적 의제들을 의미한다. 역사의 흐름에 따른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미디어에도 녹아들게 된다. 1970년대 영화이론에 도입된 정신분석학은 주체의 문제와 영화-관객의 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주요한 틀이 되었는데, ‘무의식적 욕망을 재현하는 도구’가 바로 영화라고 정신분석학 이론가들은 말했다. 페미니즘과 영화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몰리 하스켈은 『숭배에서 강간까지』라는 논문에서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에 대해 페미니스트적으로 비평으로 하고, 영화에 내재된 여성 재현의 부정적 전형들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20년대 무성영화에서 ‘요부’와 ‘처녀’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보여지던 여성은 그 후 ‘신여성’이나 ‘파티걸’ 등으로 변형되었다가 ‘낮에는 정숙한 아내 밤에는 매춘부’라는 분열적인 여성상으로까지 진전되었고, 급기야 60년대 히피문화를 반영한 로드무비에서는 여성의 부재 또는 극도의 여성혐오증으로까지 변화양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영화양상에 대해 비판하고 변화를 꾀한 것이 영화분야에서 페미니스트의 역할이었다. 전통에 얽매여 보수적인 학생들이 선생님을 만나 자신, 그리고 여성의 가치를 찾아가는, 영화<모나리자의 스마일>. 일부 평론가들은 여성판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평가할 정도로 깊은 인생의 의미를 전달하는 영화이다. 진정의 여성의 자유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페미니스트적인 이 영화는 70년대 전까지 영화에서 그려낸 여성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장면을 그려낸다. 따라서 기존 영화에 나타나던 ‘남성적 응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탈피하고 있고,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수동적인 남성에 대비되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더불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페미니즘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이 비평문의 목표가 되겠다.
  • 3. 2. 본론 (1) 줄거리 뉴잉글랜드의 명문 여자대학교 웰슬리에 왓슨은 미술사 강사로 부임하게 된다. 이곳 학생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남자’와 ‘결혼’이다. 이미 예습으로 수업의 모든 부분을 꿰고 있을 정도의 똑똑한 여학생들이지만, 그들의 최종 목표는 결혼이다. 웰슬리대학교는 학생이 결혼을 하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부러움과 축하를 쏟아주는 그런 보수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학교다. 그 학교에서 왓슨 선생님은 그녀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현대미술과 같이 전통의 개념을 벗어난 미술사의 흐름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아름다움’과 ‘전통’을 중시하는 학교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을 싫어한다. 그러나 왓슨선생님의 가르침과 학생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학생들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전통탈피의 의미를 점점 이해하게 된다. 중간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결국 왓슨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누군가의 부인이 되지 말고, 네 자신이 되어라”라는 말을 남기고 자기 발로 학교를 떠나게 된다. (2) 남성적 응시에서의 탈피 ‘남성적 응시’라는 말은 로라 멀비의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라는 논문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로라 멀비는 ‘영화는 근본적으로 남성적 응시나 남성의 시선을 생각하며 여성은 언제나 이러한 응시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즉, 영화 속 가부장적 무의식에 주목한 것이었다.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은 일찍 결혼하고 현모양처가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여기는 여성대학교가 배경이 된다. 왓슨 선생님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나중에는 학생들에게 그동안 꾸지 못했던 꿈을 꾸게 해주지만, 그 전에는 남성의 위치에서 일을 하며 돈버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영화 초반에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여성이 갖춰야 할 자세, 예의 등을 배우고 부모와 학교가 결혼을 강요하는 장면을 통해 그 당시에 강요된 여성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러한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이는 ‘남성적 응시에서 탈피한 스토리 전개’가 영화의 주를 이루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영화를 찍고 있는 카메라의 응시는 메츠에 의하면 항상 관음증적 응시이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페미니즘’을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카메라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담고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관객들은 관음증적으로 이 페미니즘이라는 메시지를 수용하게 된다. 즉, 남성의 위치가 아닌 여성의 위치를 가지고 수동적인 여성을 비판하고 능동적인 여성이 되어가는 관객이 있게 된다.
  • 4. (3) 수동적 남성vs.능동적 여성 1970년 전, 페미니즘이 영화에서 실현되기 전에는 남성과 여성이 비대칭적인 권력관계에 놓여있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항상 우월한 위치에 있었으며, 따라서 여성은 남근이 결여된 여자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영화속에서 능동적 남성캐릭터와 수동적 여성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반면, <모나리자 스마일>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입장, 즉 능동적인 여성과 수동적인 여성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왓슨 여선생님(줄리아 로버츠)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왓슨은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다. 그러나 뉴잉글랜드에 있는 웰슬리 대학교에 일하게 되면서 남선생님과 눈이 맞게 되고, 전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게 된다. 바람을 피고, 남자와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결혼적정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혼으로 설정한 여성캐릭터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왓슨은 결혼은 인생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웰슬리 대학교를 신부학교로 둔갑한 명문 대학교라고 비판하며,학생 들이 결혼이 아닌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여성성을 중시하며 현모양처를 최고의 목표로 가지고 있는 그들의 가치관을 맹렬하게 비판하는 왓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모나리자 스마일>영화 감독은 남성주의적 토대에 대한 성찰과 잠재의식적인 성차별에 대한 비판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4) <모나리자 스마일>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이란? 세기 최고의 걸작 <모나리자>속의 모나리자는 눈은 웃고 있지만 입은 웃고 있지 않은, 무덤덤하고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어떨지 알 수 없는 모습은 웰슬리 학교의 학생들을 표현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녀들은 졸업 후 결혼이 너무나 당연시되어 남들이 다 하듯 남자와 함께 살게 된다. 이는 전통에 따른 것일 뿐, 그녀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영화 중간에서 베티는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쏟으며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를 하기도 하고, 결혼을 했어도 환한 미소를 보여주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풍습에 얽매여 본인 꿈을 접는 것을 당연시하는 여성들에게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왓슨 선생님이 강요하는 ‘일을 하라’가 아니다. 영화 후반에 예일대를 뒤로하고 결혼을 택한 조앤에 대해 왓슨 선생님은 실망한다. 그때 재인은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잖아요. 결혼은 제가 선택한 가치이고,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거에요”라고 말을 한다. 왓슨선생님은 사회적인 억압, 특히 남자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 5. 직업을 가진 여성은 건강한 여성상이고 주부는 사회의 억압을 받아들인 수동적 여성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잣대를 학생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한 것이었다. 진정한 여성의 자유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했을 때에 얻어질 수 있는 것이지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왓슨 선생님은 깨닫게 되고, 이는 영화에서 말하는 페미니즘의 의미가 된다. 3. 결론 위에 비평한 바와 같이, 페미니즘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은 이전 영화와는 달리 카메라, 캐릭터, 관객의 응시를 통한 남성적 응시에서 탈피하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어떠한 것이듯 남의 강요가 아닌 본인이 원하는 것을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루는 것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전달한다.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로써 더 특별한 이유는 진정한 여성의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새로운 교훈을 던져준다. 결혼을 하고 남편을 내조하는 현모양처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생각하고 억압당했던 과거 때문인지 요즘 말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은 그와 반대되는 ‘커리어우먼’이다. 왓슨 선생님도 오직‘일 하는 여자’를 진보적이고 깨어있는 여성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결혼을 거부하고 공부하고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여성의 자유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모양처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보고 일하는 여성을 도태된 여성으로 본 과거의 가치관과, 일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보고 현모양처를 도태된 여성으로 보는 오늘날의 가치관은, 결국에는 똑 같은 이분법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억압과 전통의 또 다른 굴레가 된다. 결국, 우리가 벗어나야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가치관이 아닌 여성상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가치관이며, 일을 하던 결혼을 하던 결국 여성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루는 사람이 진정한 이상적 여성상이며 여성의 자유라는 것을 이 영화는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