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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용 자료




학교 언어문화 개선 연구팀

연구책임자 : 김정우(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공동연구원 : 박종훈(부산교대 국어교육과)
       김은성(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김소정(서경초등학교)
       강용철(경희여자중학교)
       이미지(충북예술고등학교)
보조연구원 : 정수민(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이은홍(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심현아(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감수

한국어교육학회

윤여탁(서울대 국어교육과)
원진숙(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구본관(서울대 국어교육과)
권순희(전주교대 국어교육과)
박재현(상명대 국어교육과)
이 자료는 배려와 사랑의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제작하였
                                                      습니다. 이 안에는 현재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는 언어 가
                                                      운데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낮추게 되는 다양
                                                      한 사례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말들이 상대방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 말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더 나은 학교 언어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학생 언어는 학교, 가정, 공공장소,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를
                                                      다양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교사 언어는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겪는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학교의 구성원 모두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언어
이 자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신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충청북도교육청,     문화를 만들고, 그러한 언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게 되
한국어교육학회의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촉박한 일정 가운데 좋은 자료를 만들기 위해 밤낮
                                                      기를 기대합니다.
없이 애써 주신 디자인, 삽화, 인쇄 팀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2011년 한글날
                                  연구진을 대표하여 김정우 드림
구성


    각 장의 제목은 대화 상   제시된 대화의 문제점을
    대의 생각이나 마음을     진단하는 내용으로 구성
    보여 줍니다.         하였습니다.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위에서 진단한 문제점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    해결하고, 상대방을 배
    나, 주위 사람을 불편하   려하는 언어로 바꾸어
    게 만든 상황을 만화로    보는 부분입니다.
    구성하였습니다.




    대화 상황 이후의 이야    이 장에서 다룬 상황에
    기로, 잘못된 언어 사용   대한 심화 활동이나, 유
    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    사한 사례를 제시하였습
    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   니다.
    습니다.




6                                   7
서언
                                                학생의 언어
                                                학생들의 언어를 조사해 보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언어, 품격이 낮은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위하여                           언어, 효과적인 소통을 막는 규범 일탈과 파괴의 언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어느 시대든 자라나는 세대의 말은 기성세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
                                   김정우 (이화여대)   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지만, 무한 경쟁 사회로 인한 인성 형성의 어려움
                                                과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한 언어의 급속한 전파 등으로 인해 현대 사회
                                                에서는 확실히 그 변화의 정도나 심각함이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학교 언어문화의 특성                                  학생들은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학생들의
    학교는 과거의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언어문화       발화된 말은 몇 마디의 언어적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러한 말을 하게 된
    의 관점에서 볼 때, 학교는 학생들이 이 사회의 소통 문화를 익혀 사회     데에는 학생의 심리적 요인, 학생이 처한 상황의 사회 문화적 요인이 복
    에 무리 없이 입문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한편, 미래 사회가 요구하     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불안한
    는 창의적인 언어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우리 언어문화의 과     가정에서 사랑을 못 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져 남을 존중하는 언어 또한
    거를 전하고 현재를 돌아보아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고, 보다 나은 미래      사용할 줄 모르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풀 길이 마땅치 않으니 욕
    의 언어문화를 창조하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설을 하고, 말의 의미도 정확히 모르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
    주체의 면에서 볼 때에도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상이한 집단의 언       기 위해 비속어를 공유한다.
    어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곳이다. 교사의 관점에서 보면 학생의 언어는       그러므로 무조건 바른 말, 고운 말만 쓰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생
    불안하고 부족하며 일탈적이다. 반면 학생의 관점에서 보면 교사의 언       들이 왜 그런 말을 쓰는지 헤아리는 과정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거나,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언어일        학생들이 듣고 싶은 말이 어떤 것인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 학생
    수 있다. 학교의 언어는 학생의 언어가 교사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곳     들이 듣고 싶은 말, 좋아하는 말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사랑이 담겨 있는
    이어야 하고, 교사의 언어가 학생들의 존경 속에서 진정한 권위를 가지      것이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말을 자꾸 들려주면, 그들의 언어 또한 그
    는 곳이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힘을 가지거나 힘을 잃을       에 화답하는 사랑의 언어가 될 것이다.
    때, 학교 언어문화는 급격하게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학교 언어문화는 복합적이며, 관점과 처지에 따라 학교 언어문                  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화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바          ① 넌 할 수 있어!           ① 넌 어쩜 그러냐?

    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려면 규범과 전통을 향하는 구심성과            ② 너 성격 참 좋다.          ② 컴퓨터 그만하고 공부 좀 해라.
                                                 학
    발산과 새로움을 향하는 원심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생
                                                     ③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③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냐?

    그리고 다른 주체를 향한 배려와 사랑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지향하는             ④ ~야, 사랑해.            ④ 옷이 그게 뭐니?

    공감의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⑤ ~야, 고마워.            ⑤ 집에서 그렇게 가르치더냐?

                                                     2011년 충북 지역 초·중·고 학생들의‘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8                                                                                                 9
교사의 언어                                              배려와 사랑의 자세로
     교육의 주체이자 말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의 언어에도 성찰해야 할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부분이 적지 않다. 추락하고 있는 교권, 열악한 교육 여건, 그리고 사회            함께 생각하고, 그들을 배려하며 사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자기
     전반적으로 배려와 존중의 미덕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 등이 교사의 언어              자신을 중심을 놓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 하더라도, 자신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전히 많은 교사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본분에              이 맺고 있는 관계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지
     충실하며 인내와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지만, 본인의 의도와 달리 학생              않도록 주의하는 도덕적 감수성과 공감의 자세가 요구된다.
     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말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학             이 자료에서는 학교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의 언어를 상황에 따라 나누
     생이 편견이나 차별을 느꼈다거나 교사에게 제대로 존중받고 있지 못하               고, 소통의 국면에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다고 느낀 경우, 교사가 그것을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줄 수 있는 경우를 주로 다루었다. 특히 잘못된 언어 사용이 다른 사람
     이 시대 학생들은 사랑에 결핍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교사에게 기대는              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부분이 크며,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말 한 마디에 매우 고무되기도 하고,            제시된 상황마다 청자 또는 주위 사람의 반응을 함께 제시하였다. 이 반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수업 일지 쓰            응들을 통해 학생과 교사는 자신의 말이 주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기, 교사 상호간의 참여 관찰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교사 스스로의              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
     언어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는“무엇이 문제일까요?” 대안을 제시하는
                                                                     와,        “이렇게 바꿔 볼까요?”
                                                                                           를
                                                         통해 바람직한 언어문화의 방향을 가늠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익
                 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힐 수 있을 것이다.
         ① 선생님, 수업 완전 재밌어요.      ① 옆 반은 ○○○ 해 주셨다는데, 선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공격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공격적인 존재가 될
                                   생님은 왜 안 해 주세요?        것이고, 희망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면 희망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작은
         ② 선생님, 오늘 원피스(넥타이) 완전   ② 오늘 야자(야간 자율학습) 빼 주
           멋져요.                    세요.                   책자이지만‘바람직한 학생 언어, 사랑의 교사 언어’ 읽고 함께 생각
                                                                                    를
     교
         ③ 선생님은 차별 안 하셔서 정말 좋    ③ 선생님, 수업이 너무 지루해요.     을 나눔으로써 배려와 사랑의 언어로 학생과 교사가 모두 행복한 학교
     사
           아요.
                                                         가 되기를 기대한다.
         ④ 선생님, 고맙습니다.           ④ 왜 아무개만 예뻐하세요?
         ⑤ 선생님, 사랑해요.            ⑤ 아, 정말 짜증 나.

         2011년 충북 지역 초·중·고 교사들의‘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10                                                                                                 11
교사언어 차례


     교사언어 개관 ………………………………………………………… 16       12 학생의 처지에 공감하며 말 들어 주기 ………………………… 42
                                             13 학생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기 …………………………………… 44

     등교 시간에
                                             점심시간에
     01 `상황을 넘겨짚어 말하지 않기 …………………………………… 20
                                             14 외모를 비하하는 말 하지 않기 ………………………………… 46
     수업 시간에

     02 미안한 마음 표현하기 …………………………………………… 22
                                             방과 후에

     03 화내기보다‘지도’ …………………………………………… 24
                하기                           15 학생의 주변 사람 끌어들여 비난하지 않기 …………………… 48
     04 학생의 답변에 적절하게 응대하기 ……………………………… 26    16 지혜롭게 훈계하기 ………………………………………………… 50
     05 엉뚱한 질문도 적절하게 포용하기 ……………………………… 28    17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담아 말하지 않기 ……………… 52
     06 평가할 때 학생 배려하기 ………………………………………… 30    18 노력과 행동을 중심으로 칭찬하기 ……………………………… 54
     07 모두를 배려하여 칭찬하기 ……………………………………… 32
     08 학생의 미래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기 ………………………… 34    상담할 때에
     09 ‘너’ 초점을 맞추어 비난하지 않기………………………… 36
          에게
                                             19 학생에 대해 미리 단정하고 말하지 않기 ……………………… 56
                                             20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말하지 않기 …………………………… 58
     쉬는 시간에

     10 별명을 부를 때 학생의 마음 헤아리기 ………………………… 38
     11 학생의 상황과 감정을 헤아려 갈등 조정하기 ………………… 40




12                                                                                    13
교사 언어


            12
            점심시간
                                          등교 시간에
     오전                          상담할 때에
    수업 시간              오후
                      수업 시간


9                         3
                                               수업 시간에
                              방과 후에

     등교            방과 후



            6    상담
                                 쉬는 시간에    점심시간에
교사언어 개관
                                                 됩니다. 이에 비해 관계 목적은 말을 통해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
                                                 하거나 개선하려는 목적을 말합니다. 예컨대 욕설과 협박으로 상대방을
     교사 언어의 현실과 개선 방향                            움직이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화행 목적은 달성했을지 몰라도 관계 목
                                                 적에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박종훈 (부산교대 국어교육과)    화행 목적과 관계 목적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은 교사가 학생에
                                                 게 말하는 경우에도 어김없이 적용됩니다. 학교는 공동체이고, 그 공동
                                                 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교사와 학생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
     교사 언어 되돌아보기                                 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는 이
      교사에게 언어는 교육의 주된 수단입니다. 칠판에 적는 글이나 영상,      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교사와 학생
     교구, 몸짓 등도 중요한 교육 수단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교육 현장에서      이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간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말입니다. 지식을      대인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을 목적으로 선의를 가지고 무심코 건넨 말
     가르치든, 인성이나 태도를 가르치든 말은 교사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되어 서로 멀어지게 되는 일이 적지 않은 것 같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학교 현장에서는 많은 교사들      습니다. 이렇게 멀어진 관계는 정보 전달과 설득의 효과를 떨어뜨려 결
     이 학생들을 성공적으로 가르치고자 열심히 그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국 화행 목적의 충족까지도 어렵게 만듭니다. 반대로 교사와 학생 간의
     그렇다면 성공적인 교육을 위한 말하기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관계가 좋아지면 학생은 교사를 신뢰하게 되고 교사도 학생에게 더욱
     요? 대부분의 교사들은 각자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을 것      집중하게 되어 말하기의 효과가 더욱 좋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니다. 이러한 특별한 방법들은 학생들의 특성, 학교의 특성, 그리고      화행 목적만이 아니라 관계 목적을 충족하는 말하기가 특히 강조되어야
     교사 자신의 특성 등이 모두 반영되어 최적화된 방법들일 것입니다. 따      하는 것입니다.
     라서 성공적인 교사 화법은 개인마다 다르고, 이에 왕도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말하든 반드시 고려해야     역지사지의 태도, 경청의 자세, 학생 스스로 판단하게 하기
     할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화행 목적’ ‘관계 목적’ 동시에 충족하
                         과       을               관계 목적의 말하기에서 중요한 원칙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미리 생각해 보고 상
                                                 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마음속으로 상대
     화행 목적과 관계 목적                                방의 처지를 상상하면서 입장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화행 목적은 말을 통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        하는 말을 듣는 학생의 기분이 어떠할까를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
     는 목적을 말합니다. 예컨대 우리는 말을 통해 정보를 알려 줄 수도 있     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요구됩니다.
     고, 상대방을 설득해서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무엇인가를 약속할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생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정보 전달, 설득, 약속 등은 모두 화행 목적에 해당   의 말이기에 가볍게 들릴 수 있고, 학생의 말이기에 무심코 지나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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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빨리 학생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배려의 언어로 만드는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
     의욕이 앞선 나머지 학생의 말에 대해 판단부터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   이 자료에 제시된 상황들은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한
     지만 좋은 관계의 첫걸음은 학생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주고 학생의 마   번쯤은 겪어 볼 만한 상황입니다. 각 상황에서 교사가 어떻게 말하느냐
     음에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 주는   에 따라 학생들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학생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학생과 교사의 심리적 거리
     각과 함께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새록새록 솟아나게 될 것이며, 보다 깊   가 가까워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각각의 상
     은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황에 대해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물론 이 자료의
      될 수 있는 대로 학생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생의   진단과 대안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고, 모든 교실에 다 적합한 것은 아
     잘못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는 학생 스스로 자신이 잘못했음을      닐 수도 있습니다만, 각 교실에 어울리는 창의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길
     깨닫게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떤 학생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상대방을
     교사가 바로 지적하여 공표하면 그 말을 들은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을    배려하며 말해야 한다는 대원칙입니다. 이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
     ‘잘못을 저지른 학생’
                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그 학생은 심리    한다면 우리의 학교 언어문화는 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해 갈 수 있
     적으로 큰 부담을 가지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학생은 잘못을 지적한     을 것입니다.
     교사를 보면서‘나를 문제 학생으로 만든 장본인’
                              이라고 생각할 수 있
     습니다. 반면 교사가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
     는 방식으로 말한다면 학생은 심리적인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고, 학
     생에게 교사는‘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분’ 될 수 있
                                   이
     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을 배려하고, 학생의 말에 귀 기울이며,
     학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 교사의 권위가 제대로 서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교사의 진정한
     권위는 힘이나 위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신뢰에 의
     해 만들어집니다. 학생이 교사를 믿고 따를 때 빈껍데기뿐인 권위가 아
     닌, 진정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권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권위를 획득한 교사의 말은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어 학생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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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1    어
          등교 시간에



          상황을 넘겨짚어 말하지 않기
                                                       교사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의 행동을 판단하게 된다. 그렇지만 때로는 교사가 지레짐작
                                                       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여 학생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앞의 상황에서도 교사는 예전에 희아에게 들은 이야기와 오늘의 모습을 보고 밤을 새워 게임을 하
           안녕하세요.                   보나마나 어제 게임         느라 기운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교사가 섣부른 판단을 하면“안 봐도 눈에 훤하
                                    하느라 늦게 잤구먼!
                                                       다.” 식으로 학생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거나 학생의 말을 변명으로만 듣게 된다는 것이다.
                                                         는
                                                       한 번 그런 일을 겪은 학생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억울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더 이상 교사와 소
                         …….
                                                       통하려고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왕 하는 인사,
           잘 좀 해 봐!


                                                       어떠한 상황을 교사가 넘겨짚어 판단하지 말고, 학생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는 기
                                                       회를 주는 것이 좋다.
                    안 봐도 눈에      모범생인 줄     희아~ 게임
     아니에요.
                     훤하다~        알았더니…….    폐인이구나~     희아      안녕하세요. (기운이 없다)
                                                       윤 선생님     희아야! 안녕? 기운이 없어 보이는구나! 무슨 일 있니?
                                                       희아      네… 어제 수행평가 때문에 잠을 늦게 잤어요.
                                                       윤 선생님     그랬구나. 많이 피곤하겠네. 희아야, 힘내라!




                                                       <넘겨짚어 말하기>
     희아의 일기
                                                       •교과서를 안 가져온 것을 보니, 너는 공부에 관심이 없나 보구나!
선생님께 지난번에 컴퓨터를 좋아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내가 좀 피곤해하거    •학교에서 하는 짓을 보니, 밖에서 하는 짓은 안 봐도 뻔하다.
나 지쳐하면 자꾸만 컴퓨터 때문에 그런 것처럼 연관을 지으신다. 아침부터 게임만 좋아하는 애라   •혼자 밥을 먹고 있다니, 너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니?
는 이야기를 들어서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고 속상했다.
                                                       •어제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오늘 이렇게 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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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2     어
           수업 시간에



               미안한 마음 표현하기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권위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명백한 실수나 잘못이 있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교사를 믿지 못
                                                        하게 될 것이고, 또 거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권위로 누르면 겉으로는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종 친 지가         있겠지만, 자신이 믿지 못하는 선생님의 지도 내용을 학생들이 깊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데 아직도
                                                        앞의 상황에서 정 선생님은 일 때문에 늦은 거라면서 자신이 수업 시간에 늦은 것을 합리화하고
                                         돌아다녀?
                                                        있다. 그러나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정 선생님의 책임이다. 더구나 두 학생 입장에서
                                                        는 화장실 다녀오느라 늦은 것과 일 때문에 늦은 것 사이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고, 자신
                                                        들만 혼나야 하는 상황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결국 두 학생은 선생님을 자
                                                        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학생들을 권위로 누르려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선생님은 일 때문에
             선생님도                        늦은 거지. 어디서     정 선생님    (빙그레 웃으며) 요 녀석, 그래 선생님도 늦었다. 너무 일이 바쁘다 보니 시작
급해서…        늦었잖아요.                         말대꾸야?
                                                                 시간을 놓쳤구나. 어쨌든 늦은 건 늦은 거니 너희에게 미안하구나. 너희들한테
                                                                 한 글자라도 더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말이지. 그런데 너희도 선생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지웅, 길현   선생님, 죄송해요.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갔어야 했는데.

                                                        정 선생님    (미소 지으며) 그럼 이번엔 비긴 거네. (공격적이지 않지만 단호하게) 서로 잘못
                                                                 이 있을 때는 따지는 것보다는 자기 잘못을 먼저 인정할 줄 아는 게 중요하단
                                                                 다. 자, 빨리 들어가서 공부 시작하자.




     지웅이의 일기
오늘 1교시 시작종이 울렸는데 선생님이 안 들어오셨다. 그래서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하필
이면 선생님한테 딱 걸렸다. 길현이가 버릇없이 말해서 더 많이 혼났다. 그래도 길현이 말이 틀린   교사가 명백한 실수나 잘못을 했고 그것이 학생들에게 손해나 불편을 가져다 주었다면 과감하게
말은 아니었는데……. 선생님도 늦으신 건 마찬가지인데……. 예쁘고 잘 가르치셔서 좋았던 선생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은 오히려 그러한 모습에서 자신의 잘못부터 돌아보는
님이 오늘따라 참 멀게 느껴진다.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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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3     어
           수업 시간에



              화내기보다 ‘지도’하기
                                                          교사도 사람인 이상 학생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나 돌발적인 위기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분노감
                                                          을 표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앞의 상황에서 강 선생님은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에게 지도를
                                                          하고 있다기보다 단순히‘숙제를 해 오지 않은 사실’ 대해서 여러 차례 확인을 하고 있을 뿐이
                                                                                     에
            숙제 안 해 온                숙제를 왜 안 했어!!
            사람 일어섯!                   숙제는 기본              다. 강 선생님은 분명히 화가 나 있는 자신의 분노감을 표현하기 위하여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
                                       아니야?               을 윽박지르며 비난하고 있다.
                                                   네.     ‘지도’ 아닌‘분노감 표출’
                                                             가          에서 그칠 경우, 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하기보다 수동적으로 교수·학습 과정의 변두리에만 머물게 될 것이다.




                                                          학생들의 좋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마음의 평정을 잃고 화를 내거나 분노감을 표출하기보다는 부
                                                          정적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지도’ 해야 한다. 좋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
                                                                           를
                                    넌 어떻게 매번              악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숙제를 안 해 오니?
 왜?                                                       강 선생님   혹시 숙제를 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니?
                                                          정훈   어제 숙제가 너무 어려웠어요.
            숙제가                                           강 선생님
 숙제가                                                              아, 그랬구나. 선생님은 정훈이가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장난이니?
하기 싫어?                                                    정훈   네, 다음부터는 꼭 해 올게요.
                                                          강 선생님   그래. 이번 숙제는 어려워서 하지 못했다고 하니, 오늘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
                                                                  과 함께 다시 복습을 해 보도록 하자.




      정훈이가 친구에게 보낸 전자우편
                                                          <학생을 격려하는 말>
오늘 수업 시간에 숙제를 안 해 갔는데, 딱 걸린 거야. 선생님이 이유도 안 물어보시고 계속 숙제    •이렇게 하면 어떨까?(명령이 아닌 제안)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어!
왜 안 했냐고, 숙제하기 싫은 거 아니냐고 화만 내셨어. 애들도 다 보고 있었는데, 너무 창피하고,
                                                          •조금만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항상 열심히 하는구나!
부끄럽더라.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그 마음을 왜 선생님은 몰라주실까?
                                                          •역시 OOO야!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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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4    어
          수업 시간에



     학생의 답변에 적절하게 응대하기
                                                       교사의 발문과 학생의 대답은 수업 상황의 각 단계에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발문을 통해 교사는
                                                       단순한 지식이나 기능에 대한 기억의 재생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학생과 인간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래프가                                      앞의 상황에서 교사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내용의 이해 정도 확인을 위한 발문을 하였고,
                                      어… 희아,
           이쪽으로 움직이면,                 대답해 봐!           희아는 자신의 이해 정도를 바탕으로 답변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사는 그러한 희아에게‘지금까지
                                                 x와
            어떻게 될까?                                    뭘 들었니?’
                                                             라며 희아의 노력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 게다가 교실 안의 다른 학생들이 윤 선생님
                                               y가…….
                                                       의 발문과 희아의 답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발언이었기에 희아는 더욱 큰 좌절감을 느꼈
                                                       을 것이다. 또한 교사의‘너 한테 뭘 기대한 내가 바보지.’ 같은 회의적 반응은 이후 희아를 포
                                                                                       와
                                                       함한 학급 전체 학생들의 학습 태도나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사의 발문에 대하여 학생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경우에 답변 유도를 위한 조언을 하거나
                                                       다음 기회에 답변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면 학생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학습 의
지금까지 뭘 들었니?                                            욕을 갖게 할 수 있다.
                y가 증가할                으이구! 너한테 뭘
 다시 대답해 봐!
                때마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조 선생님   그래프가 이쪽으로 움직이면 이 그래프에 대한 식은 어떻게 변할까?
                                                               (잠시 시간을 두고) 희아가 한번 말해 볼까?

                                                       희아   x부분이…….
                                                       조 선생님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고) x부분이(희아의 말을 반복하고) 그래프의 x축 부
                                                               분이?(조언)

                                                       희아   그래프가 x축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식의 x부분이 변했을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잘 모르겠어요.

                                                       조 선생님   그래, 변화의 과정을 희아가 잘 설명했구나. 그 다음은 우리 같이 한번 해 볼까?

     희아의 일기
오늘 수학 시간에 선생님께서 나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 어려웠지만 배운 대로 열심히 대답해   <발문 후에 마음속으로‘하나, 둘, 셋’세기>
보려고 했다. 모른다고 하는 것보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대답하면 선생님께서 도와주시거나 하다
                                                       발문 후에 학생들로 하여금 즉각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것은 단순 지식의 재생 혹은 순간적인 사실
못해 힌트라도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나를 혼내시기만 하셨다. 화만 내시
                                                       판단만을 강요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발문 후에는 3초 정도의 시간을 두어 학생들이
니까 다시 물어볼 용기가 나지도 않고……. 수학 시간이 무섭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동시에 발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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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5    어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도 적절하게 포용하기
                                                           용기를 내어 궁금한 것을 질문한 학생에게 교사는‘넌 왜 그런 게 궁금하니?’
                                                                                                    라고 반문하거나, 수업
                                                           의 흐름과는 관계가 없는 질문이라고 단정 지으며‘쓸데없는 소리’그만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예에서도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고 혜수의 질문을 받아 주지 않은 선생님의 반응은 다른 학생
                                                           들도 더 이상의 질문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또한 혜수로 하여금 수업에서의 소통을
다들 이해했지?                          왜 소설 주인공은
                                                           단념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
 자, 질문!                            항상 예뻐요?
                        선생님!                               학생의 질문에 대한 교사의 응대는 수업 상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학생의 질문을 교사가
                                                           폐쇄적으로 수용하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대만큼
                                                           의 교수·학습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수업 시간에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하거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수업에 효과적이다. 일부 학생들
                                                           이 인기를 독점하기 위해서, 혹은 산만한 수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질문을 독점하는 경우가
            넌 왜 그런 게                                       아니라면 학생들의 사소한 질문도 수업으로 끌어들여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살아 있는 수업으로
                                      쓸데없는 소리 그만
           궁금하니? 그런 건                                      만드는 것이 좋다.
                                       하고, 다시 집중!
            시험에 안 나와.
                                                           혜수   왜 소설 주인공은 항상 예뻐요?
                                                           장 선생님    혜수가 소설 주인공은 왜 항상 예쁘냐고 질문을 했는데, 예를 들면 어떤 소설이
                                                                    그렇지?
                                                           다른 학생들    춘향전에서 주인공도 예쁘고…….

                                                           장 선생님    그러면, 우리가 작가의 입장이 되어 소설 속의 주인공을 왜 그렇게 설정하게 되
                                                                    었는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혜수가 친구에게 보낸 쪽지
윤미야! 나 눈물 날 것 같아. 오늘 수업 시간에 말이야. 정말 궁금한 것이 있어서 선생님께 질문을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니?
했어. 알지? 나 웬만하면 수업 시간에 말 안 하는 거. 그런데 선생님께서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것     → 중요한 질문이야. 그런데 궁금한 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볼까?
이 왜 궁금하냐면서 내 말을 무시하고, 더 이상 말도 못하게 하셨어. 괜히 질문 했나 봐. 나 창피해   •앞에서 다 설명했는데, 수업을 제대로 안 들으니까 같은 걸 또 묻지!
서 어떻게 해.                                                    → 앞에서 설명한 거 다들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려 했는데, 마침 질문을 해 주어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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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6    어
          수업 시간에



           평가할 때 학생 배려하기
                                                         학생들의 수행 결과에 대한 적절한 조언은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발전
                                                         의 토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의 지도 내용이 부정적 평가일 경우,
                                                         학생은 다른 학생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는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 이처럼 사람은                     그러므로 자연이 단지               렇다고 해서 학생의 부족한 점을 말해 주지 않는다면 그 학생에게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
 자연을 지배하기도                     정복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다.
 종속되기도 한다.                         것은…….
                                                         부정적 평가가 특히 학생에게 상처가 되는 이유는 평가하는 말의 주어가 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앞
                                                         의 상황에서 장 선생님은‘정훈이는 주술 호응을 지키지 않았다.’
                                                                                           ,‘정훈이는 문장 쓰는 능력이 부
                                                         족하다.’ 같이 학생을 주어로 내세워 부정적 평가를 했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 번의 발표로 인해
                                                             와
                                                         자신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학생의 발전을 위해 부정적 평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학생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표현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정훈이는 전반적으로                       정훈이는 문장 쓰는
주술 호응을 잘 지키지                    능력이 부족하니까 앞으로
    않았네.                          많이 노력해야겠어.
                                                         장 선생님   이 문장은 주술 호응이 되지 않는구나. 주술 호응을 잘 지키면 글이 좀 더 좋아지
                                                                 겠어.

                                                         정훈    (마음속으로) 아 이번에 내가 주술 호응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구나. 앞으로 좀 더 신경
                                                               써야지.




     윤지가 정훈이에게 보낸 편지                                     부정적 평가의 주어를‘학생’
                                                                       으로 하지 말고‘수행’ ‘결과물’ 하여 문장을 만들면 부정적인
                                                                                  이나    로
                                                         것은 바로 그 한 번의‘수행’
                                                                        이나 한 개의‘결과물’ 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문장에 자신의 이름
                                                                                   이
정훈아, 오늘 국어 시간에 맘이 많이 안 좋았겠다. 사실 나는 작년에도 장 선생님한테 국어를 배웠
                                                         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이번 수행이나 결과물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는데, 나도 발표 한 번 잘못했다가 크게 창피당한 적이 있어. 나는 문학적 감수성이 떨어진다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문제점을 지적한 뒤에 미래의 나아진 모습을 언급하여 긍정적인
그때는 정말 내가‘감수성 떨어지는 애’ 된 것 같아서 고개를 들 수 없었는데 지금의 너도 비슷
                    가
                                                         사고를 갖게 하면 더욱 좋다.
한 기분일 것 같아. 어쨌든 학교 끝나고 떡볶이나 먹으면서 안 좋은 기억은 날려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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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7     어
           수업 시간에



            모두를 배려하여 칭찬하기
                                                        칭찬받은 혜수는 기쁘다. 이제 매일 완벽한 준비물을 챙길 것이고, 그림에 관해 더 많은 책도 읽어
                                                        볼 것이다. 다른 과목보다 미술을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역시 혜수는                                           그러나 교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은 혜수가 받은 칭찬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교사는 칭찬받은
                              혜수는 그림도 잘
     준비물이 완벽하구나.               그리는구나.                   학생의 바른 행동을 본보기로 하여 다른 학생들도 발전해 나가길 원했다. 그러나 교사의 기대와 달
                                                        리 칭찬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서운함과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특정 학생만 지칭하여‘00이가 참 잘했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거나‘00처럼 너희도 해 보렴.’
                                                                                                           이
                                                        라고 비교하는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교하는 표현들은 본의 아니게 다른 학생들을 어딘지 부
                                                        족하고 잘하지 못하는 학생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소외된 학생들은 상대적인 불공평함이나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칭찬을 하기 전에 먼저 한 학생을 편애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지 않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또        나도 잘
     혜수야?      그리는데.        부럽다!                        있다.

                                                         혜수가 꼼꼼하게 준비물을 챙겨 왔네. 지연이는 이것저것 넉넉하게 준비해 왔구나. 경준이
                                                         는 미리 물감까지 짜 왔고. 민수는 책상에 준비물 정리가 잘 되어 있네. 모두들 준비가 잘 되
                                                         었으니 시작해 볼까요?

                                                         혜수는 그림에서 나뭇잎을 인상적으로 표현했고, 지연이는 건물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구
                                                         나!




     혜수네 반 학생들의 일기                                      •너는 참 좋은 애다. (성격/인성을 판단하는 칭찬)
                                                        •너는 천재구나! (과장된 칭찬)
오늘 미술 시간은 재미가 없었다. 나도 준비물을 다 챙겨 오고 열심히 그렸는데 혜수만 두 번이나
                                                        •좋다. 잘했어! (모호한 칭찬)
칭찬을 받았다. 나도 칭찬을 받고 싶은데 혹시 선생님은 혜수만 특별히 예뻐하는 것일까? 하긴 혜
수는 얌전하고 공부도 나보다 잘한다. 그래도 선생님은 불공평하다. 평소에 우리에게 차별은 나쁘    •잘했다. 그런데……. (비난이 따르는 칭찬)
다고 하시면서 선생님은 왜 그렇게 말씀하실까?                               •전교 1등을 했구나! 잘했어! (결과에 대한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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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언




08    어
          수업 시간에



     학생의 미래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기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교사는 가끔 그 학생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한
                                                        다. 교사는 학생이 문제 행동을 계속할 경우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알려 주면 문제 행동을 중단할 것
                                                        이라는 교육적 의도에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에 이러한 처방은 적절하지 않다. 오
                                     쯧쯧, 나쁜 일만
                                                        히려 학생은 스스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적으로 규정해서 문제 행동을 지속하게 될 가능성
                                     일삼더니…….
                                                        이 높다.
                       우웩,                              앞의 상황에서 정 선생님은 평소 말썽을 많이 부리는 지웅이가 영화를 보고 교훈을 얻기를 바랐겠
                      더러워라.                             지만, 지웅이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에 자신의 미래 모습을 연관시키면서 큰 상처를 받았을 것
                                                        이다.‘네 미래 모습일지 몰라.’
                                                                         라는 말은‘너는 저렇게 쓰레기를 뒤질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나쁜 아이야.’
                                                                            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 앞에서 자기 자신만을 지목해서 말했기 때문에 그 상처는 더 컸을 것이다.




       지웅아 잘 봐 둬. 네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지도할 때는 학생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부정적인 인물로 규정하게 될
       미래 모습일지 몰라.
                                                        만한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제 행동 자체만을 지적하여 알려 주는 것이 좋고, 문제 행동
                                                        을 하지 않았을 때 돌아올 수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그 순간의 문
                                                        제 행동이 아닌 평소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자 할 때는, 학생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장 선생님    역시 나쁜 일만 하는 사람은 벌을 받았죠.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
                                                                 을까요?

                                                        학생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을 것 같아요~
                                                        장 선생님     여러분도 자신의 삶을 잘 돌아보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세요.
                                                        지웅      (마음속으로) 나도 이제부터는 말썽 좀 그만 부리려고 노력해야겠다.
     지웅이의 일기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 영화를 보여 주셨다. 영화 속에는 쓰레기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
나왔는데, 우리 선생님은 바로 그 사람이 미래의 내 모습이라고 친구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씀하
                                                        •너 그러다 나중에 거지 된다.
셨다. 나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쓰레기가 아닌데……. 선생님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고 억울해
                                                        •(부정적 인물을 예로 들며) 너 나중에 이 사람 꼴 난다.
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쓰레기 같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쓰레기
                                                        •그렇게 하다가는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졸업도 못 한다.
라는 단어만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속상하기만 하다.
                                                        •지금부터 공부해도, 너는 앞으로 성적 올리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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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쉬는 시간에



     별명을 부를 때 학생의 마음 헤아리기
                                                        우리가 누군가의 별명을 부르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특
                                                        징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다.
                                                        특히 어린 시기에 불리는 별명은 학생의 자아 개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교사가‘말썽대장’
                                                                                                           이
     말썽대장 또                                             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학생은 친구들도 정말‘말썽대장’
                                                                                    으로 대할 것이고, 당사자 역시 스스로를
                                            우리반 똘똘이,
      너냐?                                               말썽대장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역시 전교 1등!
                                                        ‘똘똘이’
                                                            라는 별명은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지만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 이러
                                                        한 별명을 일부 소수 학생만 갖게 된다면 당사자도 부담을 가지게 되고,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을
                                                        시기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교사가 그 학생만 편애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별명은 친근함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별명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학생
                                                        과 일대일로 만날 때 긍정적 별명을 불러 주는 것은 학생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할 수 있고 학생
으이구, 말썽대장,                                     그래, 난
  또 너냐?                    똘똘아.     전교 1등               이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똘똘이.       띨띨이야.
                                                        학생들에게 자신의 장래 희망을 별명으로 불러 주는 것은 어떨까? 김 박사, 이 판사 등과 같이 긍
                                                        정적인 별명을 통해 학생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특별한 목적 이외에는 될 수 있으면 별명보다 이름을 불러주
                                                        는 것이 좋다.




                                                        <학생을 부를 때>
                                                        •10번!(번호로 학생을 부르기)
     지웅이의 일기                                            •야! 반장 옆에!
                                                        •안경 쓴 애!
오늘은 엄청 열 받는 날이다. 선생님이 나보고 말썽대장이라 불렀는데 이제 애들까지 따라한다.
나도 내가 조심하지 못한 건 알지만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니 하는 일마다 꼬여 간다. 똘똘이라는    •저번에 백점 맞은 애, 너 !
친구도 애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거기, 거기! 너 말이야, 너!
                                                        •세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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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쉬는 시간에



     ‘너’에게 초점을 맞추어 비난하지 않기
                                                            ‘너’ 주어로 하는 말은 마치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런 비난의 느
                                                              를
                                                            낌이 드는 말을 반복하게 되면 학생에게 부정적인 자아 인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야 너 잡히면             이거
                                     패스 패스                  ‘넌 제대로 하는 게 뭐니?, 너는 늘 이 모양이지!’ 같은 교사의 말은 학생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와
       죽어~              잡아라~
                                                            단정 짓고,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반복함으로써 학생의 자아존중감 형성을 방해하기에 이른다. 교
                                                            사의 입장에서는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훈계, 설교, 평가, 비난, 명령조나 위협조의 말 등을 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지나친 긴장감이나 저항감 내지는 분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    (뛰어 놀고 있는 상황)

           또 너냐? 너는 더                                       선생님   얘들아, 잠깐!
                                너는 늘 이
             혼나야 해!             모양이지!                             복도에서 이렇게 뛰어다니면 위험해. 선생님은 너희들이 뛰어다니는 것만 보면 넘
                                                                  어질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해. 복도에서는 다칠 수 있으니까 조심히 다녔으면 좋겠
 넌 제대로                                                            구나.
 하는 게                                                       정훈이    (마음속으로)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복도에서 조심해야겠
  뭐니?
                                                                   구나.

                                                            동준이    (마음속으로) 선생님께서 우리들의 걱정을 많이 해 주시는구나.



     정훈이가 친구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난 지금도 머리에서 자꾸만‘너는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
정훈
     는 애’
        ,
        ‘너는 늘 이 모양이다’ 누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라고                                      <나 - 전달법>
                                                            ‘나-전달법’ ‘너’ 문제를‘나’ 관점으로 바꾸어서 말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은   의      의
           맞아, 맞아. 계속‘너, 너, 너’
                             이러시니까 내가 진짜 엄청 나쁜 애 같아.   동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심정이나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에휴~ 우리가 공부도 못하고 그러니까 우리만 무시하
정훈                                                          •비난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되는 상황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시는 거지. 이럴 때는 공부 못하는 것이 한이다 한.
                                                            •문제가 된 상황으로 인한 영향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으아아아악~ 너! 너! 너! 네가 보기에도 내가 나쁜 애 같니?   동준
                                                            •그 결과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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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쉬는 시간에



     상황과 감정을 헤아려 갈등 조정하기
                                                          다툼이 일어나면 교사는 보통 학생들에게 화를 내고, 싸우지 말라는 학급의 규칙을 되새기거나 다
                                                          그치는 말로 싸움의 해결을 시도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싸움은 옳지 않은 행동임을 알려 주고 해
                                                          결사 역할을 하려고 한다.
       뭐하는 짓이야?                            연필 하나 가지고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갈등 해결은 종종 실패한다. 교사가 열심히 한 행동은 교실에서 싸움을 없애는
                                            싸움질이야?        것이었지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갈등을 풀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생이 규칙이나 도덕이 무엇인지 몰라서 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에게 규칙을 환
                                                          기시키거나, 화를 내는 것은 갈등의 표면적인 중단에 그칠 수 있다. 한편 갈등을 빚는 학생들의 감
                                                          정과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채 교사가 독단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진심 어린 갈등의 해
                                                          결에 이르기는 어렵다.




                                                          정 선생님     무슨 일로 교실에서 다투고 있는 거니?
           교실에서 친구랑           자, 여기 연필.
           싸우면 안 되지!           이제 됐지?                     지웅      얘가 제 연필을 자꾸만 자기 거라고 우겨요!
                                                          짝꿍      아니에요. 이 연필은 제 것이에요.
                                                          정 선생님     연필 좀 이리 줘 보렴. 연필에 이름이 없구나. 그러니 충분히 헷갈릴 수 있지.
                                                                    둘 다 연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로구나. 자, 지웅이 연필은 어
                                                                    떤 건지 그리고 네 연필도 어떤 건지 설명해 보렴.




                                                          학생의 마음에 담아 있는 화부터 어루만져 주어야 상처와 실망감이 남지 않을 수 있다. 다툼이 학
     지웅이의 일기                                              생의 입장에서 결정한 최종적인 선택이었던 것만큼 교사는 학생의 생각을 읽어 주고 인정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선생님의 화와 다그치는 말은 학생들의 입을 닫게 만든다. 말싸움은
오늘 또 선생님께 혼이 났다. 짝꿍이랑 연필을 가지고 싸웠는데 교실에서 싸운다고 더 크게 혼났      사소한 간섭과 오해는 감정 소모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다. 그런데 난 그것보다 선생님 때문에 더 화가 났다. 선생님 표정은 계속해서 우리를 이해할 수     혹은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로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 금세 그 다
없다는 거였고, 우리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고 하셨다. 그리고는 바로 새 연필을 하나 주셨다. 새     툼의 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연필이 원래 내 연필이 될 수는 없는 건데……. 그리고 내가 뭐 연필 때문에 그런 건가, 짝꿍이 자   또한 학생에게 다툼만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며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안내
꾸 내 연필을 자기 거라고 우기니까 그런 건데! 선생님은 내 마음은 하나도 모른다.            한다면 스스로 갈등 상황을 조절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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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쉬는 시간에



         처지에 공감하며 말 들어 주기
                                                         교사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조 선생님의 경우
                                                         도 희아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고,‘수업은 들어야 한다’ 학생의 의무를 강요하거나,‘보
                                                                                          는
                                                         건실에 가서 약 먹어’
                                                                    라는 말을 통해 희아의 문제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희아의 처지에 공
      선생님,     그래도 수업은           정말이에요.                  감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수업 시간에도 희아를 살피기보다는‘나도 알아, 약 먹었어’
                                                                                                      라는 말만 하
     배 아파요.                      진짜 아파요.     얼른 보건실 가서   고 있다.
                들어야 돼.                         약 먹어.
                                                         학생은 교사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신속한 해결책만큼이나 위로의 말을 필요로 한다. 교사
                                                         는 학생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
                                                         의 상황에 공감해 주지 않는 교사의 태도는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앞의 상황에서 조 선생님의 공감을 얻지 못한 희아는 선생님과 마음으로의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더 이상 교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희아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려는 교사의 노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희아의 상황을 충분히
                                  나도 알아.                 확인하고, 희아의 마음에 공감하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약 먹었어. 책들
                                     펴.                  희아      선생님, 배 아파요.

 선생님 희아                                                  조 선생님      저런, 언제부터 그랬어?
  아파요.                                                   희아      네, 아까부터 배가 계속 심하게 아팠어요.
                                                         조 선생님      선생님이 보기에도 네가 정말 힘들어 보여.
                                                         희아      아무래도 어제 음식을 잘못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조 선생님      그랬구나. 그렇다면 일단 보건 선생님과 자세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희아      네, 그렇게 할게요.

      희아의 일기
오늘 많이 아팠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신경도 안 써 주셨다. 그냥 괜찮냐고 한 마디만 해 주셨어   <공감의 대화 - 공감하며 듣기>
도 덜 속상했을 것 같은데. 얼마나 아프냐고 물어만 주셨어도 이렇게 마음까지 아프지는 않을 텐
                                                         ‘공감하며 듣기’ 상대방에게 많은 말을 하기보다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주는
                                                                 는
데……. 내 이야기는 들어보려고 하시지도 않으셨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선생님이 계셨으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귀로 들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눈과 가슴으로 듣게 된
면 좋겠다. 오늘은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 날이다.
                                                         다. 교사는 학생의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학생과 공감하며 대화함으로써 학생
                                                         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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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쉬는 시간에



            학생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기
                                                     수업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에 몰려든다. 하지만 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해결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시간에 학생이 상담을 요청하게 되는 경우 교사들은 대부분 학생이 감정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있잖아요.   이 상하지 않도록 이야기도 들으면서 동시에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앞의 상황처럼 학
 선생님…….                                   제가요.       생의 이야기에 완전히 집중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저학년 학생일수록 학생 스스로가 선생님의 상황을 파악한 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순간과 장소에서 말하려고 한다. 이때 학생들은 선생님의 바쁜 상황을 알아차리기보
                                                     다 자신의 말에 잘 귀 기울이지 않는 교사의 모습만을 바라본다.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한
                                                     지웅이는 금세 시무룩해졌다.




                 어저께 사실은요…!
                 @#$%^&* 근데요…
     어… 응…      @#$%^&* 그래서요…   어… 응…      이제
      그래.                        그래.      들어가렴.
                                                      선생님이 바쁘지 않을 때 와 줄 수 있니? 선생님도 지웅이 이야기 듣고 싶어요.

                                                      선생님이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래. 쪽지에 적어서 책상 위에 둘래? 끝나고 꼭 확인
                                                      해 볼게요.

                                                      지금은 상황이 곤란하구나. 일기장에 써서 선생님께 꼭 말해 주렴. 선생님이 꼭 읽고 답변해
                                                      줄게요.




     지웅이가 쓴 시
       <우리 반 선생님>

       선생님은 바쁘다             선생님은 바쁘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 이야기       그래서 어제 들어주신 이야기
                                                     학생에게 교사의 바쁜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한 후 학생 스스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인지
       잘 들어주신다              또 잊으셨다.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학생과 상담할 시간을 약속하거나 글로 남기어
       어 응 그래               또 난 내 이야기 한창
                            어 응 그래                   대화를 지속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어 응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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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점심시간에



         외모를 비하하는 말 하지 않기
                                                         학생들이 친구를 놀릴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은‘외모’ 대한 것이다. 외모에 대한 언급은
                                                                                        에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사용될 때가 더 많다. 외모로 별명을 만들어 부르고, 외모를 동물에 빗
                                                         대고, 서로의 외모를 비교하며 놀린다.

            그것밖에 안 먹으니           그러니깐                    외모를 묘사하는 말들은 감정적인 부분과 자존감, 자신감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 외모를 부정적
             키가 안 크지.           쪼만하지! 크크.                으로 언급하는 것은 단순히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차원이 아니라 부끄러움, 반발, 무기력, 자
                                                         기 비하 등의 심리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도 무의식중에 외모로 학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학생들이 바로 따라
                                                         하며 놀릴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이 노력해도 변할 수 없는 키나 얼굴
                  이거 하나 더            그러니까 돼지처럼           생김새 등을 가지고 비하하는 표현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받았다!               살찌는 거야.
                                                          그렇게 조금 먹으면 튼튼하게 자랄 수가 없어.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돼지다,
                                  뚱돼지!


                                                         <외모에 관한 표현>
                                                         •너 머리 되게 커 보여. 지금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 학생이 파마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지웅이 친구의 일기
                                                         •키가 작아서 어떻게 사냐?
나는 이 세상에서 돼지가 가장 싫다.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튼튼해서 좋다고 하는데 학교에 있는     → 골고루 많이 먹어야 건강하고 키도 크지.
모든 사람이 날 돼지라고 놀린다. 또 지웅이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큰 소리로 날 돼지라고
                                                         •그렇게 돼지처럼 느려 터져서 뭘 해 먹고 살 거니?
불러서 집에 막 뛰어왔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선생님도 밉고 친구들도 싫다. 앞으로 선생님 옆자
                                                          → 조금 더 노력해서 시간 맞추어서 과제를 끝내자.
리에서 먹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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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방과 후에



 학생의 주변 사람 끌어들여 비난하지 않기
                                                          교사가 학생을 꾸중할 때 학생에게 소중한 주변 사람을 끌어들여 비난한다면 학생은 자기 자신이
                                                          받은 상처는 감내하더라도 그 소중한 사람의 명예가 떨어지게 된 데 대해 많이 속상해할 것이고,
                                                          그렇게 말한 교사에게 야속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내일                                                     앞의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이 선생님을 속였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에
모의고사니까…                         누구야?                      게“넌 어째 네 언니랑 판박이냐?”
                                                                            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 말은 희아에게는“네 언니도 너와 마찬
                                                          가지로 남을 속이는 못된 사람이다.”
                                                                             라는 의미로, 나아가서“너의 집안은 못된 사람 집안이다.”
                                                                                                            와
                                                          같은 의미로까지 해석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선생
                                                          님의 말씀은 희아에게는 두 번 상처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식의 말은, 설사 오해로 인해 빚어진
                                                          상황이 아니라 학생이 진짜 잘못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학생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는 발화도 바람직하지 않은데, 학생의 주변 사람까지 나쁜 사람으로
     아침에 일부러                              넌 어째 네
     전화 안 냈지?                                             만들어 버리는 발화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학생이 명백하게 잘못해서 꾸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게                    언니랑 판박이냐?
                 아니라…                                     면 학생의 잘못한 점만 지적하는 것이 좋다.

                                                          조 선생님   왜 교실에서 전화를 가지고 있니?
                                                          희아   병원 다녀오느라 늦는 바람에 미처 내지 못했어요.
                                                          조 선생님   그래도 학교에서는 전원을 꺼 두어야지.
                                                          희아   네, 죄송해요.




      희아가 언니에게 보낸 메일                                      <가족을 끌어들여 혼내는 표현>
                                                          •넌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못됐니?
아, 나 진짜 속상해. 오늘 내가 병원 들르느라고 늦게 오는 바람에 아침에 휴대전화를 못 냈어. 그
                                                          •네 부모님은 도대체 뭐 하시는 분들이니?
런데 어쩌다 보니 졸지에 내가 선생님 속인 애가 돼 버렸더라고.
하지만 더 속상한 건 선생님이 언니 이야기를 자꾸 하시는 거야. 나는 그렇다 치고, 언니는 무슨     •너희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치시더냐?

죄냐고! 정말 오늘 기분 꽝이야.                                        •네 동생이나 너나 어쩜 그렇게 하는 짓이 똑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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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방과 후에



                  지혜롭게 훈계하기
                                                         학생들을 칭찬하는 교사는 학생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좋은 선생님으로 비추어진다. 반면
                                                         학생의 잘못을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교정하는 교사는 학생에게 나쁘고 미운 선생님이 되기 십
                                                         상이다. 교사가 아무리 칭찬만큼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정확하게 문제 상황에 대해
                                                         교정하지 않거나 교사의 입장만을 내세우다 보면 학생들은 근거 없는 비난과 질책으로 받아들일
        와, 끝났다.
                                                         수 있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대화를 살펴보면, 교사는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기보다 학생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
                                   복도에서 이렇게 뛰면           는 채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행동을 교정하기보다 부정적인 평가 결과들을 나열하여 나쁜 행동을
                                   어떻게… 지난번에도
                                                         미리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반성하기보다 그
                                     이렇게 뛰다가…
                                   다른 반 선생님이랑            것을 잔소리로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사의 대화 방식
                                  친구들이 욕하면… 어제는          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반발심과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학생의 가능성을 제한하여 부
                                  낙서하다가… 며칠 전에도          정적인 자아의식을 지니게 할 수 있다.
                                  나랑 약속… 한 달 전에도
                                   반성… 선행상 받은
                                    학생이면 뭐해…….


                                                         강 선생님    복도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가지 말해 보렴.
                                                         정훈이     복도에서 뛰어서는 안 돼요.
                                                         강 선생님    지난번에도 선생님이랑 복도에서 같은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정훈이     네. 제가 깜빡했어요. 앞으로는 복도에서 절대로 뛰지 않을게요.
                                                         강 선생님    정훈이가 앞으로 선생님과의 약속을 잘 지켰으면 좋겠어.




     정훈이의 일기
오늘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이 났다. 빨리 집에 가려고 하다 보니 뛰게 된 것 같은데 선생님한테 딱
                                                         학생을 훈계해야 할 때에는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교사가 학생의 잘못을 지도할 때, 불
걸렸다. 선생님이 되게 길게, 많이 화를 내셨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옛날에 잘못한 것까지
                                                         쑥 화를 내거나 장황하게 잔소리를 늘어놓기보다는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막 꺼내시는데 도저히 무엇 때문에 화를 내시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지 모르겠다. 내
                                                         잘못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주어야 한다. 학생에게 막연히‘잘못했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고
가 그렇게 나쁜 짓 많이 한 질 나쁜 학생인가? 선생님은 툭하면 나한테 화를 내시는 거 같고 오늘
                                                         부분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말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좀 잘못 걸린 것도 같다. 아,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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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방과 후에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담아
                                                             대화에서 교사가 청소를 지도하면서 사내자식, 시집, 여자, 남자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칭찬을 하거
               말하지 않기                                        나 잘못을 훈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별 차이에 따라 청소 역할을 기대하는 지도와 칭찬
                                                             은 성 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그래 가지고
                                                             이러한 고정 관념은 가부장적 사회가 규정하고 있는 여성과 남성의 지위와 역할을 그대로 수용하
     사내자식이 힘이                      시집은 가겠어?
      그게 뭐야?                                                 는 데서 비롯되었다. 여성은 가정에서 가사에 전념해야 한다든지 남성은 힘이 좋아야 한다는 등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담은 말을 하다 보면, 학생들 역시 은연중에 그러한 생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게 된다.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실제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른 고정 관념을 이미 가지고 있음
                                                             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은‘여자같이 생긴 남자아이’
                                                                                        ,‘목소리가 여자 같은 남자아이, 힘이 센 여자
               오,                      역시 여자라                아이’등의 말을 들으면 바로 싫은 감정을 표현한다.
             남자답구나.                    꼼꼼하구나.                잘못을 교정할 때에도 성별에 대한 비논리적인 근거가 아니라 객관적인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큰 대걸레는 휘두르면 위험하니 조심해서 다루도록 하렴.

                                                              잘 안 닦이는 것 같지 않니? 손에 힘을 세게 주고 위아래로 문질러 보자.




       반 친구들의 청소시간
여학생1   (씩씩)나도 시집은 갈 거라고.                                     <성차별적 표현>
남학생1   선생님이 못 간다고 하시잖아. 시집은 다 갔다. 야, 넌 아까 걸레질 좀 한다고 선생님한테    •여자가 조신하지 못해?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려고 하니?
       칭찬받더라. 매일 집에서 걸레질? 신데렐라? 하하.                          •남자가 속이 좁아서                  •사내자식이 울긴 왜 울어?
여학생2   걸레질 하는 데 남자 여자가 어디 있냐? 너, 청소나 해. 아니다. 생각해 보니깐 네 목소리
                                                             •글씨 좀 예쁘게 써라. 여자가 그게 뭐니?     •여자가 시집만 잘 가면 되지!
       도 여자 같아서 걸레질 잘하겠다.
                                                             •남자치고 글씨 좀 쓰는데               •우유 먹어야 키 큰 멋진 남자 된다.
남학생1   (화가 나서) 뭐라고?

52                                                                                                                53
18      방과 후에



       노력과 행동 중심으 칭찬하기
             을   로
                                                        단순히 잘했다와 멋지다로 끝나는 칭찬은 듣는 학생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칭찬의 효과도 지속
                                                        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앞의 대화에서 교사의 칭찬은 성격과 인성에 대한 언급뿐이다. 이 경우에
                                                        학생은 계속해서 훌륭한 일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생의 성격과 인격에 집중된 칭찬은 또한 스스로가 칭찬받은 이유, 혹은 칭찬을 받기 위해 내가
                                                        해야 할 행동을 잘못 파악하게 될 여지가 있다.‘착하고 성실한 것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거구
                                                        나’
                                                         ,‘난 천사가 아니니까 저런 행동 안 할래.’ 같은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와




                                                        칭찬을 할 때에는 학생의 성격이나 행동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구체적인 칭찬의 근거들을
 와. 혜수는                       아,                        바탕으로 학생의 노력과 행동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학생의 입장
  천사구나.                      네…….
                                                        에서도 자신이 칭찬을 받은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여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정말 착하고
  성실해요.                                                  학급 문고를 깔끔하게 정리했구나. 책이 이렇게 분류가 되어 있으니 참 편리하다.

                                                         쓰레기를 주울 생각을 하다니 덕분에 교실이 깨끗해졌네.




     혜수의 일기                                             •학급 게시판을 잘 정돈해 주어서 고마워. (칭찬 받을 만한 행동에 대한 칭찬)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주어 흥미롭게 들었어. (진실된 칭찬)
선생님이 해 주시는 칭찬이 요즘은 되게 부담스럽다. 며칠 동안 그냥 교실을 정리하고 싶었고 그
렇게 한 것뿐인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수군수군하는 것도 신경 쓰인     •적절한 예를 들어 주어서 고맙다. (구체적인 칭찬)
다. 계속해서 착하고 성실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매일매일 이런 칭찬을 듣고 싶은데, 착하지   •잘했다. 앞으로 계속 노력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거야. (긍정적 전망의 칭찬)
않고 성실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가 있었구나. (과정에 대한 칭찬)


54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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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학교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용 자료 학교 언어문화 개선 연구팀 연구책임자 : 김정우(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공동연구원 : 박종훈(부산교대 국어교육과) 김은성(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김소정(서경초등학교) 강용철(경희여자중학교) 이미지(충북예술고등학교) 보조연구원 : 정수민(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이은홍(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심현아(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감수 한국어교육학회 윤여탁(서울대 국어교육과) 원진숙(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구본관(서울대 국어교육과) 권순희(전주교대 국어교육과) 박재현(상명대 국어교육과)
  • 3. 이 자료는 배려와 사랑의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제작하였 습니다. 이 안에는 현재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는 언어 가 운데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낮추게 되는 다양 한 사례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 말들이 상대방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 말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더 나은 학교 언어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학생 언어는 학교, 가정, 공공장소,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언어를 다양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교사 언어는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겪는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학교의 구성원 모두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언어 이 자료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신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충청북도교육청, 문화를 만들고, 그러한 언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게 되 한국어교육학회의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촉박한 일정 가운데 좋은 자료를 만들기 위해 밤낮 기를 기대합니다. 없이 애써 주신 디자인, 삽화, 인쇄 팀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2011년 한글날 연구진을 대표하여 김정우 드림
  • 4. 구성 각 장의 제목은 대화 상 제시된 대화의 문제점을 대의 생각이나 마음을 진단하는 내용으로 구성 보여 줍니다. 하였습니다. 잘못된 언어 사용으로 위에서 진단한 문제점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 해결하고, 상대방을 배 나, 주위 사람을 불편하 려하는 언어로 바꾸어 게 만든 상황을 만화로 보는 부분입니다. 구성하였습니다. 대화 상황 이후의 이야 이 장에서 다룬 상황에 기로, 잘못된 언어 사용 대한 심화 활동이나, 유 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 사한 사례를 제시하였습 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 니다. 습니다. 6 7
  • 5. 서언 학생의 언어 학생들의 언어를 조사해 보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언어, 품격이 낮은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위하여 언어, 효과적인 소통을 막는 규범 일탈과 파괴의 언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어느 시대든 자라나는 세대의 말은 기성세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 김정우 (이화여대) 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지만, 무한 경쟁 사회로 인한 인성 형성의 어려움 과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인한 언어의 급속한 전파 등으로 인해 현대 사회 에서는 확실히 그 변화의 정도나 심각함이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학교 언어문화의 특성 학생들은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학생들의 학교는 과거의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언어문화 발화된 말은 몇 마디의 언어적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러한 말을 하게 된 의 관점에서 볼 때, 학교는 학생들이 이 사회의 소통 문화를 익혀 사회 데에는 학생의 심리적 요인, 학생이 처한 상황의 사회 문화적 요인이 복 에 무리 없이 입문하게 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한편, 미래 사회가 요구하 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불안한 는 창의적인 언어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우리 언어문화의 과 가정에서 사랑을 못 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져 남을 존중하는 언어 또한 거를 전하고 현재를 돌아보아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고, 보다 나은 미래 사용할 줄 모르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풀 길이 마땅치 않으니 욕 의 언어문화를 창조하는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설을 하고, 말의 의미도 정확히 모르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 주체의 면에서 볼 때에도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상이한 집단의 언 기 위해 비속어를 공유한다. 어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곳이다. 교사의 관점에서 보면 학생의 언어는 그러므로 무조건 바른 말, 고운 말만 쓰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학생 불안하고 부족하며 일탈적이다. 반면 학생의 관점에서 보면 교사의 언 들이 왜 그런 말을 쓰는지 헤아리는 과정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거나,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언어일 학생들이 듣고 싶은 말이 어떤 것인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 학생 수 있다. 학교의 언어는 학생의 언어가 교사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곳 들이 듣고 싶은 말, 좋아하는 말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사랑이 담겨 있는 이어야 하고, 교사의 언어가 학생들의 존경 속에서 진정한 권위를 가지 것이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말을 자꾸 들려주면, 그들의 언어 또한 그 는 곳이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힘을 가지거나 힘을 잃을 에 화답하는 사랑의 언어가 될 것이다. 때, 학교 언어문화는 급격하게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학교 언어문화는 복합적이며, 관점과 처지에 따라 학교 언어문 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화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바 ① 넌 할 수 있어! ① 넌 어쩜 그러냐? 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려면 규범과 전통을 향하는 구심성과 ② 너 성격 참 좋다. ② 컴퓨터 그만하고 공부 좀 해라. 학 발산과 새로움을 향하는 원심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생 ③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③ 나중에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냐? 그리고 다른 주체를 향한 배려와 사랑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지향하는 ④ ~야, 사랑해. ④ 옷이 그게 뭐니? 공감의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⑤ ~야, 고마워. ⑤ 집에서 그렇게 가르치더냐? 2011년 충북 지역 초·중·고 학생들의‘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8 9
  • 6. 교사의 언어 배려와 사랑의 자세로 교육의 주체이자 말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의 언어에도 성찰해야 할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부분이 적지 않다. 추락하고 있는 교권, 열악한 교육 여건, 그리고 사회 함께 생각하고, 그들을 배려하며 사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자기 전반적으로 배려와 존중의 미덕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 등이 교사의 언어 자신을 중심을 놓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 하더라도, 자신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전히 많은 교사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본분에 이 맺고 있는 관계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지 충실하며 인내와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지만, 본인의 의도와 달리 학생 않도록 주의하는 도덕적 감수성과 공감의 자세가 요구된다. 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말들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학 이 자료에서는 학교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의 언어를 상황에 따라 나누 생이 편견이나 차별을 느꼈다거나 교사에게 제대로 존중받고 있지 못하 고, 소통의 국면에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다고 느낀 경우, 교사가 그것을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줄 수 있는 경우를 주로 다루었다. 특히 잘못된 언어 사용이 다른 사람 이 시대 학생들은 사랑에 결핍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교사에게 기대는 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부분이 크며,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말 한 마디에 매우 고무되기도 하고, 제시된 상황마다 청자 또는 주위 사람의 반응을 함께 제시하였다. 이 반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수업 일지 쓰 응들을 통해 학생과 교사는 자신의 말이 주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기, 교사 상호간의 참여 관찰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교사 스스로의 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 언어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는“무엇이 문제일까요?” 대안을 제시하는 와, “이렇게 바꿔 볼까요?” 를 통해 바람직한 언어문화의 방향을 가늠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익 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힐 수 있을 것이다. ① 선생님, 수업 완전 재밌어요. ① 옆 반은 ○○○ 해 주셨다는데, 선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공격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공격적인 존재가 될 생님은 왜 안 해 주세요? 것이고, 희망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면 희망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작은 ② 선생님, 오늘 원피스(넥타이) 완전 ② 오늘 야자(야간 자율학습) 빼 주 멋져요. 세요. 책자이지만‘바람직한 학생 언어, 사랑의 교사 언어’ 읽고 함께 생각 를 교 ③ 선생님은 차별 안 하셔서 정말 좋 ③ 선생님, 수업이 너무 지루해요. 을 나눔으로써 배려와 사랑의 언어로 학생과 교사가 모두 행복한 학교 사 아요. 가 되기를 기대한다. ④ 선생님, 고맙습니다. ④ 왜 아무개만 예뻐하세요? ⑤ 선생님, 사랑해요. ⑤ 아, 정말 짜증 나. 2011년 충북 지역 초·중·고 교사들의‘듣고 싶은 말’ ,‘듣기 싫은 말’ 10 11
  • 7. 교사언어 차례 교사언어 개관 ………………………………………………………… 16 12 학생의 처지에 공감하며 말 들어 주기 ………………………… 42 13 학생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기 …………………………………… 44 등교 시간에 점심시간에 01 `상황을 넘겨짚어 말하지 않기 …………………………………… 20 14 외모를 비하하는 말 하지 않기 ………………………………… 46 수업 시간에 02 미안한 마음 표현하기 …………………………………………… 22 방과 후에 03 화내기보다‘지도’ …………………………………………… 24 하기 15 학생의 주변 사람 끌어들여 비난하지 않기 …………………… 48 04 학생의 답변에 적절하게 응대하기 ……………………………… 26 16 지혜롭게 훈계하기 ………………………………………………… 50 05 엉뚱한 질문도 적절하게 포용하기 ……………………………… 28 17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담아 말하지 않기 ……………… 52 06 평가할 때 학생 배려하기 ………………………………………… 30 18 노력과 행동을 중심으로 칭찬하기 ……………………………… 54 07 모두를 배려하여 칭찬하기 ……………………………………… 32 08 학생의 미래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기 ………………………… 34 상담할 때에 09 ‘너’ 초점을 맞추어 비난하지 않기………………………… 36 에게 19 학생에 대해 미리 단정하고 말하지 않기 ……………………… 56 20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말하지 않기 …………………………… 58 쉬는 시간에 10 별명을 부를 때 학생의 마음 헤아리기 ………………………… 38 11 학생의 상황과 감정을 헤아려 갈등 조정하기 ………………… 40 12 13
  • 8. 교사 언어 12 점심시간 등교 시간에 오전 상담할 때에 수업 시간 오후 수업 시간 9 3 수업 시간에 방과 후에 등교 방과 후 6 상담 쉬는 시간에 점심시간에
  • 9. 교사언어 개관 됩니다. 이에 비해 관계 목적은 말을 통해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 하거나 개선하려는 목적을 말합니다. 예컨대 욕설과 협박으로 상대방을 교사 언어의 현실과 개선 방향 움직이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화행 목적은 달성했을지 몰라도 관계 목 적에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박종훈 (부산교대 국어교육과) 화행 목적과 관계 목적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은 교사가 학생에 게 말하는 경우에도 어김없이 적용됩니다. 학교는 공동체이고, 그 공동 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교사와 학생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 교사 언어 되돌아보기 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는 이 교사에게 언어는 교육의 주된 수단입니다. 칠판에 적는 글이나 영상, 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교사와 학생 교구, 몸짓 등도 중요한 교육 수단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교육 현장에서 이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간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말입니다. 지식을 대인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을 목적으로 선의를 가지고 무심코 건넨 말 가르치든, 인성이나 태도를 가르치든 말은 교사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되어 서로 멀어지게 되는 일이 적지 않은 것 같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학교 현장에서는 많은 교사들 습니다. 이렇게 멀어진 관계는 정보 전달과 설득의 효과를 떨어뜨려 결 이 학생들을 성공적으로 가르치고자 열심히 그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국 화행 목적의 충족까지도 어렵게 만듭니다. 반대로 교사와 학생 간의 그렇다면 성공적인 교육을 위한 말하기의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관계가 좋아지면 학생은 교사를 신뢰하게 되고 교사도 학생에게 더욱 요? 대부분의 교사들은 각자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을 것 집중하게 되어 말하기의 효과가 더욱 좋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니다. 이러한 특별한 방법들은 학생들의 특성, 학교의 특성, 그리고 화행 목적만이 아니라 관계 목적을 충족하는 말하기가 특히 강조되어야 교사 자신의 특성 등이 모두 반영되어 최적화된 방법들일 것입니다. 따 하는 것입니다. 라서 성공적인 교사 화법은 개인마다 다르고, 이에 왕도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말하든 반드시 고려해야 역지사지의 태도, 경청의 자세, 학생 스스로 판단하게 하기 할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화행 목적’ ‘관계 목적’ 동시에 충족하 과 을 관계 목적의 말하기에서 중요한 원칙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미리 생각해 보고 상 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마음속으로 상대 화행 목적과 관계 목적 방의 처지를 상상하면서 입장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화행 목적은 말을 통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 하는 말을 듣는 학생의 기분이 어떠할까를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 는 목적을 말합니다. 예컨대 우리는 말을 통해 정보를 알려 줄 수도 있 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요구됩니다. 고, 상대방을 설득해서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으며, 무엇인가를 약속할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생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정보 전달, 설득, 약속 등은 모두 화행 목적에 해당 의 말이기에 가볍게 들릴 수 있고, 학생의 말이기에 무심코 지나치게 될 16 17
  • 10. 수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빨리 학생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배려의 언어로 만드는 바람직한 학교 언어문화 의욕이 앞선 나머지 학생의 말에 대해 판단부터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 이 자료에 제시된 상황들은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한 지만 좋은 관계의 첫걸음은 학생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주고 학생의 마 번쯤은 겪어 볼 만한 상황입니다. 각 상황에서 교사가 어떻게 말하느냐 음에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 주는 에 따라 학생들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학생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학생과 교사의 심리적 거리 각과 함께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새록새록 솟아나게 될 것이며, 보다 깊 가 가까워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각각의 상 은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황에 대해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물론 이 자료의 될 수 있는 대로 학생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생의 진단과 대안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고, 모든 교실에 다 적합한 것은 아 잘못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는 학생 스스로 자신이 잘못했음을 닐 수도 있습니다만, 각 교실에 어울리는 창의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길 깨닫게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떤 학생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상대방을 교사가 바로 지적하여 공표하면 그 말을 들은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을 배려하며 말해야 한다는 대원칙입니다. 이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 ‘잘못을 저지른 학생’ 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그 학생은 심리 한다면 우리의 학교 언어문화는 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해 갈 수 있 적으로 큰 부담을 가지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학생은 잘못을 지적한 을 것입니다. 교사를 보면서‘나를 문제 학생으로 만든 장본인’ 이라고 생각할 수 있 습니다. 반면 교사가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하 는 방식으로 말한다면 학생은 심리적인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고, 학 생에게 교사는‘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분’ 될 수 있 이 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을 배려하고, 학생의 말에 귀 기울이며, 학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 교사의 권위가 제대로 서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교사의 진정한 권위는 힘이나 위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신뢰에 의 해 만들어집니다. 학생이 교사를 믿고 따를 때 빈껍데기뿐인 권위가 아 닌, 진정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권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권위를 획득한 교사의 말은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어 학생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18 19
  • 11. 교사언 01 어 등교 시간에 상황을 넘겨짚어 말하지 않기 교사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의 행동을 판단하게 된다. 그렇지만 때로는 교사가 지레짐작 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여 학생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앞의 상황에서도 교사는 예전에 희아에게 들은 이야기와 오늘의 모습을 보고 밤을 새워 게임을 하 안녕하세요. 보나마나 어제 게임 느라 기운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문제는 교사가 섣부른 판단을 하면“안 봐도 눈에 훤하 하느라 늦게 잤구먼! 다.” 식으로 학생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거나 학생의 말을 변명으로만 듣게 된다는 것이다. 는 한 번 그런 일을 겪은 학생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억울한 마음을 가지게 되어 더 이상 교사와 소 ……. 통하려고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왕 하는 인사, 잘 좀 해 봐! 어떠한 상황을 교사가 넘겨짚어 판단하지 말고, 학생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는 기 회를 주는 것이 좋다. 안 봐도 눈에 모범생인 줄 희아~ 게임 아니에요. 훤하다~ 알았더니……. 폐인이구나~ 희아 안녕하세요. (기운이 없다) 윤 선생님 희아야! 안녕? 기운이 없어 보이는구나! 무슨 일 있니? 희아 네… 어제 수행평가 때문에 잠을 늦게 잤어요. 윤 선생님 그랬구나. 많이 피곤하겠네. 희아야, 힘내라! <넘겨짚어 말하기> 희아의 일기 •교과서를 안 가져온 것을 보니, 너는 공부에 관심이 없나 보구나! 선생님께 지난번에 컴퓨터를 좋아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내가 좀 피곤해하거 •학교에서 하는 짓을 보니, 밖에서 하는 짓은 안 봐도 뻔하다. 나 지쳐하면 자꾸만 컴퓨터 때문에 그런 것처럼 연관을 지으신다. 아침부터 게임만 좋아하는 애라 •혼자 밥을 먹고 있다니, 너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니? 는 이야기를 들어서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고 속상했다. •어제 밤늦게까지 돌아다니고, 오늘 이렇게 졸고 있구나? 20 21
  • 12. 교사언 02 어 수업 시간에 미안한 마음 표현하기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권위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명백한 실수나 잘못이 있음에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교사를 믿지 못 하게 될 것이고, 또 거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권위로 누르면 겉으로는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종 친 지가 있겠지만, 자신이 믿지 못하는 선생님의 지도 내용을 학생들이 깊이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데 아직도 앞의 상황에서 정 선생님은 일 때문에 늦은 거라면서 자신이 수업 시간에 늦은 것을 합리화하고 돌아다녀? 있다. 그러나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정 선생님의 책임이다. 더구나 두 학생 입장에서 는 화장실 다녀오느라 늦은 것과 일 때문에 늦은 것 사이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고, 자신 들만 혼나야 하는 상황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결국 두 학생은 선생님을 자 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학생들을 권위로 누르려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선생님은 일 때문에 선생님도 늦은 거지. 어디서 정 선생님 (빙그레 웃으며) 요 녀석, 그래 선생님도 늦었다. 너무 일이 바쁘다 보니 시작 급해서… 늦었잖아요. 말대꾸야? 시간을 놓쳤구나. 어쨌든 늦은 건 늦은 거니 너희에게 미안하구나. 너희들한테 한 글자라도 더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말이지. 그런데 너희도 선생님한테 할 말 있지 않아? 지웅, 길현 선생님, 죄송해요.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갔어야 했는데. 정 선생님 (미소 지으며) 그럼 이번엔 비긴 거네. (공격적이지 않지만 단호하게) 서로 잘못 이 있을 때는 따지는 것보다는 자기 잘못을 먼저 인정할 줄 아는 게 중요하단 다. 자, 빨리 들어가서 공부 시작하자. 지웅이의 일기 오늘 1교시 시작종이 울렸는데 선생님이 안 들어오셨다. 그래서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하필 이면 선생님한테 딱 걸렸다. 길현이가 버릇없이 말해서 더 많이 혼났다. 그래도 길현이 말이 틀린 교사가 명백한 실수나 잘못을 했고 그것이 학생들에게 손해나 불편을 가져다 주었다면 과감하게 말은 아니었는데……. 선생님도 늦으신 건 마찬가지인데……. 예쁘고 잘 가르치셔서 좋았던 선생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은 오히려 그러한 모습에서 자신의 잘못부터 돌아보는 님이 오늘따라 참 멀게 느껴진다.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2 23
  • 13. 교사언 03 어 수업 시간에 화내기보다 ‘지도’하기 교사도 사람인 이상 학생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나 돌발적인 위기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분노감 을 표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앞의 상황에서 강 선생님은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에게 지도를 하고 있다기보다 단순히‘숙제를 해 오지 않은 사실’ 대해서 여러 차례 확인을 하고 있을 뿐이 에 숙제 안 해 온 숙제를 왜 안 했어!! 사람 일어섯! 숙제는 기본 다. 강 선생님은 분명히 화가 나 있는 자신의 분노감을 표현하기 위하여 숙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 아니야? 을 윽박지르며 비난하고 있다. 네. ‘지도’ 아닌‘분노감 표출’ 가 에서 그칠 경우, 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교수·학습 과정에 참여하기보다 수동적으로 교수·학습 과정의 변두리에만 머물게 될 것이다. 학생들의 좋지 못한 행동에 대하여 마음의 평정을 잃고 화를 내거나 분노감을 표출하기보다는 부 정적 행동을 교정하기 위한‘지도’ 해야 한다. 좋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 를 넌 어떻게 매번 악하여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숙제를 안 해 오니? 왜? 강 선생님 혹시 숙제를 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니? 정훈 어제 숙제가 너무 어려웠어요. 숙제가 강 선생님 숙제가 아, 그랬구나. 선생님은 정훈이가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장난이니? 하기 싫어? 정훈 네, 다음부터는 꼭 해 올게요. 강 선생님 그래. 이번 숙제는 어려워서 하지 못했다고 하니, 오늘 수업이 끝난 후에 선생님 과 함께 다시 복습을 해 보도록 하자. 정훈이가 친구에게 보낸 전자우편 <학생을 격려하는 말> 오늘 수업 시간에 숙제를 안 해 갔는데, 딱 걸린 거야. 선생님이 이유도 안 물어보시고 계속 숙제 •이렇게 하면 어떨까?(명령이 아닌 제안)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어! 왜 안 했냐고, 숙제하기 싫은 거 아니냐고 화만 내셨어. 애들도 다 보고 있었는데, 너무 창피하고, •조금만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항상 열심히 하는구나! 부끄럽더라.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그 마음을 왜 선생님은 몰라주실까? •역시 OOO야!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24 25
  • 14. 교사언 04 어 수업 시간에 학생의 답변에 적절하게 응대하기 교사의 발문과 학생의 대답은 수업 상황의 각 단계에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발문을 통해 교사는 단순한 지식이나 기능에 대한 기억의 재생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학생과 인간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래프가 앞의 상황에서 교사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 내용의 이해 정도 확인을 위한 발문을 하였고, 어… 희아, 이쪽으로 움직이면, 대답해 봐! 희아는 자신의 이해 정도를 바탕으로 답변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사는 그러한 희아에게‘지금까지 x와 어떻게 될까? 뭘 들었니?’ 라며 희아의 노력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 게다가 교실 안의 다른 학생들이 윤 선생님 y가……. 의 발문과 희아의 답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발언이었기에 희아는 더욱 큰 좌절감을 느꼈 을 것이다. 또한 교사의‘너 한테 뭘 기대한 내가 바보지.’ 같은 회의적 반응은 이후 희아를 포 와 함한 학급 전체 학생들의 학습 태도나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사의 발문에 대하여 학생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경우에 답변 유도를 위한 조언을 하거나 다음 기회에 답변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면 학생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학습 의 지금까지 뭘 들었니? 욕을 갖게 할 수 있다. y가 증가할 으이구! 너한테 뭘 다시 대답해 봐! 때마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조 선생님 그래프가 이쪽으로 움직이면 이 그래프에 대한 식은 어떻게 변할까? (잠시 시간을 두고) 희아가 한번 말해 볼까? 희아 x부분이……. 조 선생님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고) x부분이(희아의 말을 반복하고) 그래프의 x축 부 분이?(조언) 희아 그래프가 x축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식의 x부분이 변했을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잘 모르겠어요. 조 선생님 그래, 변화의 과정을 희아가 잘 설명했구나. 그 다음은 우리 같이 한번 해 볼까? 희아의 일기 오늘 수학 시간에 선생님께서 나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 어려웠지만 배운 대로 열심히 대답해 <발문 후에 마음속으로‘하나, 둘, 셋’세기> 보려고 했다. 모른다고 하는 것보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대답하면 선생님께서 도와주시거나 하다 발문 후에 학생들로 하여금 즉각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것은 단순 지식의 재생 혹은 순간적인 사실 못해 힌트라도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나를 혼내시기만 하셨다. 화만 내시 판단만을 강요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발문 후에는 3초 정도의 시간을 두어 학생들이 니까 다시 물어볼 용기가 나지도 않고……. 수학 시간이 무섭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동시에 발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다. 26 27
  • 15. 교사언 05 어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도 적절하게 포용하기 용기를 내어 궁금한 것을 질문한 학생에게 교사는‘넌 왜 그런 게 궁금하니?’ 라고 반문하거나, 수업 의 흐름과는 관계가 없는 질문이라고 단정 지으며‘쓸데없는 소리’그만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예에서도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고 혜수의 질문을 받아 주지 않은 선생님의 반응은 다른 학생 들도 더 이상의 질문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또한 혜수로 하여금 수업에서의 소통을 다들 이해했지? 왜 소설 주인공은 단념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 자, 질문! 항상 예뻐요? 선생님! 학생의 질문에 대한 교사의 응대는 수업 상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학생의 질문을 교사가 폐쇄적으로 수용하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대만큼 의 교수·학습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수업 시간에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하거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수업에 효과적이다. 일부 학생들 이 인기를 독점하기 위해서, 혹은 산만한 수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질문을 독점하는 경우가 넌 왜 그런 게 아니라면 학생들의 사소한 질문도 수업으로 끌어들여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살아 있는 수업으로 쓸데없는 소리 그만 궁금하니? 그런 건 만드는 것이 좋다. 하고, 다시 집중! 시험에 안 나와. 혜수 왜 소설 주인공은 항상 예뻐요? 장 선생님 혜수가 소설 주인공은 왜 항상 예쁘냐고 질문을 했는데, 예를 들면 어떤 소설이 그렇지? 다른 학생들 춘향전에서 주인공도 예쁘고……. 장 선생님 그러면, 우리가 작가의 입장이 되어 소설 속의 주인공을 왜 그렇게 설정하게 되 었는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혜수가 친구에게 보낸 쪽지 윤미야! 나 눈물 날 것 같아. 오늘 수업 시간에 말이야. 정말 궁금한 것이 있어서 선생님께 질문을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니? 했어. 알지? 나 웬만하면 수업 시간에 말 안 하는 거. 그런데 선생님께서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것 → 중요한 질문이야. 그런데 궁금한 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볼까? 이 왜 궁금하냐면서 내 말을 무시하고, 더 이상 말도 못하게 하셨어. 괜히 질문 했나 봐. 나 창피해 •앞에서 다 설명했는데, 수업을 제대로 안 들으니까 같은 걸 또 묻지! 서 어떻게 해. → 앞에서 설명한 거 다들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려 했는데, 마침 질문을 해 주어서 고마워. 28 29
  • 16. 교사언 06 어 수업 시간에 평가할 때 학생 배려하기 학생들의 수행 결과에 대한 적절한 조언은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서 발전 의 토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의 지도 내용이 부정적 평가일 경우, 학생은 다른 학생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는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 이처럼 사람은 그러므로 자연이 단지 렇다고 해서 학생의 부족한 점을 말해 주지 않는다면 그 학생에게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 자연을 지배하기도 정복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다. 종속되기도 한다. 것은……. 부정적 평가가 특히 학생에게 상처가 되는 이유는 평가하는 말의 주어가 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앞 의 상황에서 장 선생님은‘정훈이는 주술 호응을 지키지 않았다.’ ,‘정훈이는 문장 쓰는 능력이 부 족하다.’ 같이 학생을 주어로 내세워 부정적 평가를 했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 번의 발표로 인해 와 자신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학생의 발전을 위해 부정적 평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학생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표현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정훈이는 전반적으로 정훈이는 문장 쓰는 주술 호응을 잘 지키지 능력이 부족하니까 앞으로 않았네. 많이 노력해야겠어. 장 선생님 이 문장은 주술 호응이 되지 않는구나. 주술 호응을 잘 지키면 글이 좀 더 좋아지 겠어. 정훈 (마음속으로) 아 이번에 내가 주술 호응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구나. 앞으로 좀 더 신경 써야지. 윤지가 정훈이에게 보낸 편지 부정적 평가의 주어를‘학생’ 으로 하지 말고‘수행’ ‘결과물’ 하여 문장을 만들면 부정적인 이나 로 것은 바로 그 한 번의‘수행’ 이나 한 개의‘결과물’ 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문장에 자신의 이름 이 정훈아, 오늘 국어 시간에 맘이 많이 안 좋았겠다. 사실 나는 작년에도 장 선생님한테 국어를 배웠 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이번 수행이나 결과물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는데, 나도 발표 한 번 잘못했다가 크게 창피당한 적이 있어. 나는 문학적 감수성이 떨어진다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문제점을 지적한 뒤에 미래의 나아진 모습을 언급하여 긍정적인 그때는 정말 내가‘감수성 떨어지는 애’ 된 것 같아서 고개를 들 수 없었는데 지금의 너도 비슷 가 사고를 갖게 하면 더욱 좋다. 한 기분일 것 같아. 어쨌든 학교 끝나고 떡볶이나 먹으면서 안 좋은 기억은 날려 버리자. 30 31
  • 17. 교사언 07 어 수업 시간에 모두를 배려하여 칭찬하기 칭찬받은 혜수는 기쁘다. 이제 매일 완벽한 준비물을 챙길 것이고, 그림에 관해 더 많은 책도 읽어 볼 것이다. 다른 과목보다 미술을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역시 혜수는 그러나 교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은 혜수가 받은 칭찬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교사는 칭찬받은 혜수는 그림도 잘 준비물이 완벽하구나. 그리는구나. 학생의 바른 행동을 본보기로 하여 다른 학생들도 발전해 나가길 원했다. 그러나 교사의 기대와 달 리 칭찬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서운함과 부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특정 학생만 지칭하여‘00이가 참 잘했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거나‘00처럼 너희도 해 보렴.’ 이 라고 비교하는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교하는 표현들은 본의 아니게 다른 학생들을 어딘지 부 족하고 잘하지 못하는 학생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소외된 학생들은 상대적인 불공평함이나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칭찬을 하기 전에 먼저 한 학생을 편애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지 않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또 나도 잘 혜수야? 그리는데. 부럽다! 있다. 혜수가 꼼꼼하게 준비물을 챙겨 왔네. 지연이는 이것저것 넉넉하게 준비해 왔구나. 경준이 는 미리 물감까지 짜 왔고. 민수는 책상에 준비물 정리가 잘 되어 있네. 모두들 준비가 잘 되 었으니 시작해 볼까요? 혜수는 그림에서 나뭇잎을 인상적으로 표현했고, 지연이는 건물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구 나! 혜수네 반 학생들의 일기 •너는 참 좋은 애다. (성격/인성을 판단하는 칭찬) •너는 천재구나! (과장된 칭찬) 오늘 미술 시간은 재미가 없었다. 나도 준비물을 다 챙겨 오고 열심히 그렸는데 혜수만 두 번이나 •좋다. 잘했어! (모호한 칭찬) 칭찬을 받았다. 나도 칭찬을 받고 싶은데 혹시 선생님은 혜수만 특별히 예뻐하는 것일까? 하긴 혜 수는 얌전하고 공부도 나보다 잘한다. 그래도 선생님은 불공평하다. 평소에 우리에게 차별은 나쁘 •잘했다. 그런데……. (비난이 따르는 칭찬) 다고 하시면서 선생님은 왜 그렇게 말씀하실까? •전교 1등을 했구나! 잘했어! (결과에 대한 칭찬) 32 33
  • 18. 교사언 08 어 수업 시간에 학생의 미래를 함부로 규정하지 않기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교사는 가끔 그 학생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한 다. 교사는 학생이 문제 행동을 계속할 경우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알려 주면 문제 행동을 중단할 것 이라는 교육적 의도에서 그런 말을 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에 이러한 처방은 적절하지 않다. 오 쯧쯧, 나쁜 일만 히려 학생은 스스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적으로 규정해서 문제 행동을 지속하게 될 가능성 일삼더니……. 이 높다. 우웩, 앞의 상황에서 정 선생님은 평소 말썽을 많이 부리는 지웅이가 영화를 보고 교훈을 얻기를 바랐겠 더러워라. 지만, 지웅이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에 자신의 미래 모습을 연관시키면서 큰 상처를 받았을 것 이다.‘네 미래 모습일지 몰라.’ 라는 말은‘너는 저렇게 쓰레기를 뒤질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나쁜 아이야.’ 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 앞에서 자기 자신만을 지목해서 말했기 때문에 그 상처는 더 컸을 것이다. 지웅아 잘 봐 둬. 네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지도할 때는 학생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부정적인 인물로 규정하게 될 미래 모습일지 몰라. 만한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제 행동 자체만을 지적하여 알려 주는 것이 좋고, 문제 행동 을 하지 않았을 때 돌아올 수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그 순간의 문 제 행동이 아닌 평소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자 할 때는, 학생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장 선생님 역시 나쁜 일만 하는 사람은 벌을 받았죠.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 을까요? 학생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았을 것 같아요~ 장 선생님 여러분도 자신의 삶을 잘 돌아보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세요. 지웅 (마음속으로) 나도 이제부터는 말썽 좀 그만 부리려고 노력해야겠다. 지웅이의 일기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 영화를 보여 주셨다. 영화 속에는 쓰레기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 나왔는데, 우리 선생님은 바로 그 사람이 미래의 내 모습이라고 친구들 앞에서 큰 소리로 말씀하 •너 그러다 나중에 거지 된다. 셨다. 나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쓰레기가 아닌데……. 선생님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고 억울해 •(부정적 인물을 예로 들며) 너 나중에 이 사람 꼴 난다. 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앞으로 쓰레기 같은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쓰레기 •그렇게 하다가는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졸업도 못 한다. 라는 단어만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속상하기만 하다. •지금부터 공부해도, 너는 앞으로 성적 올리기 힘들어. 34 35
  • 19. 09 쉬는 시간에 별명을 부를 때 학생의 마음 헤아리기 우리가 누군가의 별명을 부르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특 징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다. 특히 어린 시기에 불리는 별명은 학생의 자아 개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교사가‘말썽대장’ 이 말썽대장 또 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학생은 친구들도 정말‘말썽대장’ 으로 대할 것이고, 당사자 역시 스스로를 우리반 똘똘이, 너냐? 말썽대장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역시 전교 1등! ‘똘똘이’ 라는 별명은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지만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 이러 한 별명을 일부 소수 학생만 갖게 된다면 당사자도 부담을 가지게 되고,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을 시기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교사가 그 학생만 편애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별명은 친근함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별명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학생 과 일대일로 만날 때 긍정적 별명을 불러 주는 것은 학생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할 수 있고 학생 으이구, 말썽대장, 그래, 난 또 너냐? 똘똘아. 전교 1등 이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똘똘이. 띨띨이야. 학생들에게 자신의 장래 희망을 별명으로 불러 주는 것은 어떨까? 김 박사, 이 판사 등과 같이 긍 정적인 별명을 통해 학생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특별한 목적 이외에는 될 수 있으면 별명보다 이름을 불러주 는 것이 좋다. <학생을 부를 때> •10번!(번호로 학생을 부르기) 지웅이의 일기 •야! 반장 옆에! •안경 쓴 애! 오늘은 엄청 열 받는 날이다. 선생님이 나보고 말썽대장이라 불렀는데 이제 애들까지 따라한다. 나도 내가 조심하지 못한 건 알지만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니 하는 일마다 꼬여 간다. 똘똘이라는 •저번에 백점 맞은 애, 너 ! 친구도 애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거기, 거기! 너 말이야, 너! •세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 너! 36 37
  • 20. 10 쉬는 시간에 ‘너’에게 초점을 맞추어 비난하지 않기 ‘너’ 주어로 하는 말은 마치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런 비난의 느 를 낌이 드는 말을 반복하게 되면 학생에게 부정적인 자아 인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야 너 잡히면 이거 패스 패스 ‘넌 제대로 하는 게 뭐니?, 너는 늘 이 모양이지!’ 같은 교사의 말은 학생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와 죽어~ 잡아라~ 단정 짓고,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반복함으로써 학생의 자아존중감 형성을 방해하기에 이른다. 교 사의 입장에서는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훈계, 설교, 평가, 비난, 명령조나 위협조의 말 등을 하는 것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지나친 긴장감이나 저항감 내지는 분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 (뛰어 놀고 있는 상황) 또 너냐? 너는 더 선생님 얘들아, 잠깐! 너는 늘 이 혼나야 해! 모양이지! 복도에서 이렇게 뛰어다니면 위험해. 선생님은 너희들이 뛰어다니는 것만 보면 넘 어질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해. 복도에서는 다칠 수 있으니까 조심히 다녔으면 좋겠 넌 제대로 구나. 하는 게 정훈이 (마음속으로)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복도에서 조심해야겠 뭐니? 구나. 동준이 (마음속으로) 선생님께서 우리들의 걱정을 많이 해 주시는구나. 정훈이가 친구들과 주고받은 이야기 난 지금도 머리에서 자꾸만‘너는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 정훈 는 애’ , ‘너는 늘 이 모양이다’ 누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라고 <나 - 전달법> ‘나-전달법’ ‘너’ 문제를‘나’ 관점으로 바꾸어서 말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은 의 의 맞아, 맞아. 계속‘너, 너, 너’ 이러시니까 내가 진짜 엄청 나쁜 애 같아. 동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심정이나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에휴~ 우리가 공부도 못하고 그러니까 우리만 무시하 정훈 •비난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되는 상황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시는 거지. 이럴 때는 공부 못하는 것이 한이다 한. •문제가 된 상황으로 인한 영향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으아아아악~ 너! 너! 너! 네가 보기에도 내가 나쁜 애 같니? 동준 •그 결과에 대한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한다. 38 39
  • 21. 11 쉬는 시간에 상황과 감정을 헤아려 갈등 조정하기 다툼이 일어나면 교사는 보통 학생들에게 화를 내고, 싸우지 말라는 학급의 규칙을 되새기거나 다 그치는 말로 싸움의 해결을 시도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싸움은 옳지 않은 행동임을 알려 주고 해 결사 역할을 하려고 한다. 뭐하는 짓이야? 연필 하나 가지고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갈등 해결은 종종 실패한다. 교사가 열심히 한 행동은 교실에서 싸움을 없애는 싸움질이야? 것이었지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갈등을 풀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생이 규칙이나 도덕이 무엇인지 몰라서 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에게 규칙을 환 기시키거나, 화를 내는 것은 갈등의 표면적인 중단에 그칠 수 있다. 한편 갈등을 빚는 학생들의 감 정과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채 교사가 독단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진심 어린 갈등의 해 결에 이르기는 어렵다. 정 선생님 무슨 일로 교실에서 다투고 있는 거니? 교실에서 친구랑 자, 여기 연필. 싸우면 안 되지! 이제 됐지? 지웅 얘가 제 연필을 자꾸만 자기 거라고 우겨요! 짝꿍 아니에요. 이 연필은 제 것이에요. 정 선생님 연필 좀 이리 줘 보렴. 연필에 이름이 없구나. 그러니 충분히 헷갈릴 수 있지. 둘 다 연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로구나. 자, 지웅이 연필은 어 떤 건지 그리고 네 연필도 어떤 건지 설명해 보렴. 학생의 마음에 담아 있는 화부터 어루만져 주어야 상처와 실망감이 남지 않을 수 있다. 다툼이 학 지웅이의 일기 생의 입장에서 결정한 최종적인 선택이었던 것만큼 교사는 학생의 생각을 읽어 주고 인정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선생님의 화와 다그치는 말은 학생들의 입을 닫게 만든다. 말싸움은 오늘 또 선생님께 혼이 났다. 짝꿍이랑 연필을 가지고 싸웠는데 교실에서 싸운다고 더 크게 혼났 사소한 간섭과 오해는 감정 소모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다. 그런데 난 그것보다 선생님 때문에 더 화가 났다. 선생님 표정은 계속해서 우리를 이해할 수 혹은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로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 금세 그 다 없다는 거였고, 우리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고 하셨다. 그리고는 바로 새 연필을 하나 주셨다. 새 툼의 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연필이 원래 내 연필이 될 수는 없는 건데……. 그리고 내가 뭐 연필 때문에 그런 건가, 짝꿍이 자 또한 학생에게 다툼만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며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안내 꾸 내 연필을 자기 거라고 우기니까 그런 건데! 선생님은 내 마음은 하나도 모른다. 한다면 스스로 갈등 상황을 조절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0 41
  • 22. 12 쉬는 시간에 처지에 공감하며 말 들어 주기 교사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상황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앞의 조 선생님의 경우 도 희아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고,‘수업은 들어야 한다’ 학생의 의무를 강요하거나,‘보 는 건실에 가서 약 먹어’ 라는 말을 통해 희아의 문제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희아의 처지에 공 선생님, 그래도 수업은 정말이에요. 감하지 않고 있다. 또한 수업 시간에도 희아를 살피기보다는‘나도 알아, 약 먹었어’ 라는 말만 하 배 아파요. 진짜 아파요. 얼른 보건실 가서 고 있다. 들어야 돼. 약 먹어. 학생은 교사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신속한 해결책만큼이나 위로의 말을 필요로 한다. 교사 는 학생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 의 상황에 공감해 주지 않는 교사의 태도는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앞의 상황에서 조 선생님의 공감을 얻지 못한 희아는 선생님과 마음으로의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더 이상 교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희아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려는 교사의 노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희아의 상황을 충분히 나도 알아. 확인하고, 희아의 마음에 공감하는 말하기가 필요하다. 약 먹었어. 책들 펴. 희아 선생님, 배 아파요. 선생님 희아 조 선생님 저런, 언제부터 그랬어? 아파요. 희아 네, 아까부터 배가 계속 심하게 아팠어요. 조 선생님 선생님이 보기에도 네가 정말 힘들어 보여. 희아 아무래도 어제 음식을 잘못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조 선생님 그랬구나. 그렇다면 일단 보건 선생님과 자세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희아 네, 그렇게 할게요. 희아의 일기 오늘 많이 아팠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신경도 안 써 주셨다. 그냥 괜찮냐고 한 마디만 해 주셨어 <공감의 대화 - 공감하며 듣기> 도 덜 속상했을 것 같은데. 얼마나 아프냐고 물어만 주셨어도 이렇게 마음까지 아프지는 않을 텐 ‘공감하며 듣기’ 상대방에게 많은 말을 하기보다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주는 는 데……. 내 이야기는 들어보려고 하시지도 않으셨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선생님이 계셨으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귀로 들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눈과 가슴으로 듣게 된 면 좋겠다. 오늘은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 날이다. 다. 교사는 학생의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학생과 공감하며 대화함으로써 학생 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42 43
  • 23. 13 쉬는 시간에 학생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기 수업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에 몰려든다. 하지만 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해결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런 시간에 학생이 상담을 요청하게 되는 경우 교사들은 대부분 학생이 감정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있잖아요. 이 상하지 않도록 이야기도 들으면서 동시에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앞의 상황처럼 학 선생님……. 제가요. 생의 이야기에 완전히 집중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저학년 학생일수록 학생 스스로가 선생님의 상황을 파악한 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순간과 장소에서 말하려고 한다. 이때 학생들은 선생님의 바쁜 상황을 알아차리기보 다 자신의 말에 잘 귀 기울이지 않는 교사의 모습만을 바라본다.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한 지웅이는 금세 시무룩해졌다. 어저께 사실은요…! @#$%^&* 근데요… 어… 응… @#$%^&* 그래서요… 어… 응… 이제 그래. 그래. 들어가렴. 선생님이 바쁘지 않을 때 와 줄 수 있니? 선생님도 지웅이 이야기 듣고 싶어요. 선생님이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래. 쪽지에 적어서 책상 위에 둘래? 끝나고 꼭 확인 해 볼게요. 지금은 상황이 곤란하구나. 일기장에 써서 선생님께 꼭 말해 주렴. 선생님이 꼭 읽고 답변해 줄게요. 지웅이가 쓴 시 <우리 반 선생님> 선생님은 바쁘다 선생님은 바쁘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 이야기 그래서 어제 들어주신 이야기 학생에게 교사의 바쁜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한 후 학생 스스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인지 잘 들어주신다 또 잊으셨다.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학생과 상담할 시간을 약속하거나 글로 남기어 어 응 그래 또 난 내 이야기 한창 어 응 그래 대화를 지속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어 응 그래 44 45
  • 24. 14 점심시간에 외모를 비하하는 말 하지 않기 학생들이 친구를 놀릴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은‘외모’ 대한 것이다. 외모에 대한 언급은 에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사용될 때가 더 많다. 외모로 별명을 만들어 부르고, 외모를 동물에 빗 대고, 서로의 외모를 비교하며 놀린다. 그것밖에 안 먹으니 그러니깐 외모를 묘사하는 말들은 감정적인 부분과 자존감, 자신감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 외모를 부정적 키가 안 크지. 쪼만하지! 크크. 으로 언급하는 것은 단순히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는 차원이 아니라 부끄러움, 반발, 무기력, 자 기 비하 등의 심리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도 무의식중에 외모로 학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학생들이 바로 따라 하며 놀릴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이 노력해도 변할 수 없는 키나 얼굴 이거 하나 더 그러니까 돼지처럼 생김새 등을 가지고 비하하는 표현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받았다! 살찌는 거야. 그렇게 조금 먹으면 튼튼하게 자랄 수가 없어.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돼지다, 뚱돼지! <외모에 관한 표현> •너 머리 되게 커 보여. 지금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 학생이 파마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지웅이 친구의 일기 •키가 작아서 어떻게 사냐? 나는 이 세상에서 돼지가 가장 싫다.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튼튼해서 좋다고 하는데 학교에 있는 → 골고루 많이 먹어야 건강하고 키도 크지. 모든 사람이 날 돼지라고 놀린다. 또 지웅이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큰 소리로 날 돼지라고 •그렇게 돼지처럼 느려 터져서 뭘 해 먹고 살 거니? 불러서 집에 막 뛰어왔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선생님도 밉고 친구들도 싫다. 앞으로 선생님 옆자 → 조금 더 노력해서 시간 맞추어서 과제를 끝내자. 리에서 먹지 않을 것이다. 46 47
  • 25. 15 방과 후에 학생의 주변 사람 끌어들여 비난하지 않기 교사가 학생을 꾸중할 때 학생에게 소중한 주변 사람을 끌어들여 비난한다면 학생은 자기 자신이 받은 상처는 감내하더라도 그 소중한 사람의 명예가 떨어지게 된 데 대해 많이 속상해할 것이고, 그렇게 말한 교사에게 야속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내일 앞의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이 선생님을 속였다고 오해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에 모의고사니까… 누구야? 게“넌 어째 네 언니랑 판박이냐?” 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 말은 희아에게는“네 언니도 너와 마찬 가지로 남을 속이는 못된 사람이다.” 라는 의미로, 나아가서“너의 집안은 못된 사람 집안이다.” 와 같은 의미로까지 해석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선생 님의 말씀은 희아에게는 두 번 상처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식의 말은, 설사 오해로 인해 빚어진 상황이 아니라 학생이 진짜 잘못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학생을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는 발화도 바람직하지 않은데, 학생의 주변 사람까지 나쁜 사람으로 아침에 일부러 넌 어째 네 전화 안 냈지? 만들어 버리는 발화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학생이 명백하게 잘못해서 꾸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게 언니랑 판박이냐? 아니라… 면 학생의 잘못한 점만 지적하는 것이 좋다. 조 선생님 왜 교실에서 전화를 가지고 있니? 희아 병원 다녀오느라 늦는 바람에 미처 내지 못했어요. 조 선생님 그래도 학교에서는 전원을 꺼 두어야지. 희아 네, 죄송해요. 희아가 언니에게 보낸 메일 <가족을 끌어들여 혼내는 표현> •넌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못됐니? 아, 나 진짜 속상해. 오늘 내가 병원 들르느라고 늦게 오는 바람에 아침에 휴대전화를 못 냈어. 그 •네 부모님은 도대체 뭐 하시는 분들이니? 런데 어쩌다 보니 졸지에 내가 선생님 속인 애가 돼 버렸더라고. 하지만 더 속상한 건 선생님이 언니 이야기를 자꾸 하시는 거야. 나는 그렇다 치고, 언니는 무슨 •너희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치시더냐? 죄냐고! 정말 오늘 기분 꽝이야. •네 동생이나 너나 어쩜 그렇게 하는 짓이 똑같니? 48 49
  • 26. 16 방과 후에 지혜롭게 훈계하기 학생들을 칭찬하는 교사는 학생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좋은 선생님으로 비추어진다. 반면 학생의 잘못을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교정하는 교사는 학생에게 나쁘고 미운 선생님이 되기 십 상이다. 교사가 아무리 칭찬만큼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정확하게 문제 상황에 대해 교정하지 않거나 교사의 입장만을 내세우다 보면 학생들은 근거 없는 비난과 질책으로 받아들일 와, 끝났다. 수 있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대화를 살펴보면, 교사는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기보다 학생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 복도에서 이렇게 뛰면 는 채점자 역할을 하고 있다. 행동을 교정하기보다 부정적인 평가 결과들을 나열하여 나쁜 행동을 어떻게… 지난번에도 미리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반성하기보다 그 이렇게 뛰다가… 다른 반 선생님이랑 것을 잔소리로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사의 대화 방식 친구들이 욕하면… 어제는 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반발심과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학생의 가능성을 제한하여 부 낙서하다가… 며칠 전에도 정적인 자아의식을 지니게 할 수 있다. 나랑 약속… 한 달 전에도 반성… 선행상 받은 학생이면 뭐해……. 강 선생님 복도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가지 말해 보렴. 정훈이 복도에서 뛰어서는 안 돼요. 강 선생님 지난번에도 선생님이랑 복도에서 같은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정훈이 네. 제가 깜빡했어요. 앞으로는 복도에서 절대로 뛰지 않을게요. 강 선생님 정훈이가 앞으로 선생님과의 약속을 잘 지켰으면 좋겠어. 정훈이의 일기 오늘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이 났다. 빨리 집에 가려고 하다 보니 뛰게 된 것 같은데 선생님한테 딱 학생을 훈계해야 할 때에는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교사가 학생의 잘못을 지도할 때, 불 걸렸다. 선생님이 되게 길게, 많이 화를 내셨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옛날에 잘못한 것까지 쑥 화를 내거나 장황하게 잔소리를 늘어놓기보다는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막 꺼내시는데 도저히 무엇 때문에 화를 내시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지 모르겠다. 내 잘못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주어야 한다. 학생에게 막연히‘잘못했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고 가 그렇게 나쁜 짓 많이 한 질 나쁜 학생인가? 선생님은 툭하면 나한테 화를 내시는 거 같고 오늘 부분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말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좀 잘못 걸린 것도 같다. 아, 짜증! 50 51
  • 27. 17 방과 후에 성 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을 담아 대화에서 교사가 청소를 지도하면서 사내자식, 시집, 여자, 남자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칭찬을 하거 말하지 않기 나 잘못을 훈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별 차이에 따라 청소 역할을 기대하는 지도와 칭찬 은 성 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그래 가지고 이러한 고정 관념은 가부장적 사회가 규정하고 있는 여성과 남성의 지위와 역할을 그대로 수용하 사내자식이 힘이 시집은 가겠어? 그게 뭐야? 는 데서 비롯되었다. 여성은 가정에서 가사에 전념해야 한다든지 남성은 힘이 좋아야 한다는 등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담은 말을 하다 보면, 학생들 역시 은연중에 그러한 생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게 된다. 아이들을 관찰해 보면 실제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른 고정 관념을 이미 가지고 있음 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은‘여자같이 생긴 남자아이’ ,‘목소리가 여자 같은 남자아이, 힘이 센 여자 오, 역시 여자라 아이’등의 말을 들으면 바로 싫은 감정을 표현한다. 남자답구나. 꼼꼼하구나. 잘못을 교정할 때에도 성별에 대한 비논리적인 근거가 아니라 객관적인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큰 대걸레는 휘두르면 위험하니 조심해서 다루도록 하렴. 잘 안 닦이는 것 같지 않니? 손에 힘을 세게 주고 위아래로 문질러 보자. 반 친구들의 청소시간 여학생1 (씩씩)나도 시집은 갈 거라고. <성차별적 표현> 남학생1 선생님이 못 간다고 하시잖아. 시집은 다 갔다. 야, 넌 아까 걸레질 좀 한다고 선생님한테 •여자가 조신하지 못해? •여자가 무슨 축구를 하려고 하니? 칭찬받더라. 매일 집에서 걸레질? 신데렐라? 하하. •남자가 속이 좁아서 •사내자식이 울긴 왜 울어? 여학생2 걸레질 하는 데 남자 여자가 어디 있냐? 너, 청소나 해. 아니다. 생각해 보니깐 네 목소리 •글씨 좀 예쁘게 써라. 여자가 그게 뭐니? •여자가 시집만 잘 가면 되지! 도 여자 같아서 걸레질 잘하겠다. •남자치고 글씨 좀 쓰는데 •우유 먹어야 키 큰 멋진 남자 된다. 남학생1 (화가 나서) 뭐라고? 52 53
  • 28. 18 방과 후에 노력과 행동 중심으 칭찬하기 을 로 단순히 잘했다와 멋지다로 끝나는 칭찬은 듣는 학생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칭찬의 효과도 지속 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앞의 대화에서 교사의 칭찬은 성격과 인성에 대한 언급뿐이다. 이 경우에 학생은 계속해서 훌륭한 일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생의 성격과 인격에 집중된 칭찬은 또한 스스로가 칭찬받은 이유, 혹은 칭찬을 받기 위해 내가 해야 할 행동을 잘못 파악하게 될 여지가 있다.‘착하고 성실한 것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거구 나’ ,‘난 천사가 아니니까 저런 행동 안 할래.’ 같은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와 칭찬을 할 때에는 학생의 성격이나 행동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구체적인 칭찬의 근거들을 와. 혜수는 아, 바탕으로 학생의 노력과 행동의 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학생의 입장 천사구나. 네……. 에서도 자신이 칭찬을 받은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여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정말 착하고 성실해요. 학급 문고를 깔끔하게 정리했구나. 책이 이렇게 분류가 되어 있으니 참 편리하다. 쓰레기를 주울 생각을 하다니 덕분에 교실이 깨끗해졌네. 혜수의 일기 •학급 게시판을 잘 정돈해 주어서 고마워. (칭찬 받을 만한 행동에 대한 칭찬)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주어 흥미롭게 들었어. (진실된 칭찬) 선생님이 해 주시는 칭찬이 요즘은 되게 부담스럽다. 며칠 동안 그냥 교실을 정리하고 싶었고 그 렇게 한 것뿐인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수군수군하는 것도 신경 쓰인 •적절한 예를 들어 주어서 고맙다. (구체적인 칭찬) 다. 계속해서 착하고 성실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매일매일 이런 칭찬을 듣고 싶은데, 착하지 •잘했다. 앞으로 계속 노력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거야. (긍정적 전망의 칭찬) 않고 성실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가 있었구나. (과정에 대한 칭찬) 54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