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1 우양재단 농어촌 사례세미나
농어촌교회 자립과 성장을 위한 생명목회
박용철목사(총회농촌선교센터 원장)
1. 시작하며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군농어촌선교부 정책협의회자료집(2011. 8.16)에 의하
면 전체교회 8162교회 가운데 농어촌교회가 2988교회, 자립예정교회(미자립교회)
는 1335교회(44.7%)이다. 총회는 미자립교회를 위해 월 100만원 목회사례비를 보
장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자립교회가 자립화되는
사례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교회와 교회간의 합병이나 교
회폐쇄 또는 기도처로의 전환 방식으로 농어촌교회가 수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교회 자립과 성장을 논하는 것은 현실상황에서 적절치 못하다. 누군가
그것을 계속 주장한다면 ‘농촌실정과 농촌교회 형편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는 사
실을 반증할 뿐이다. 현재 농어촌교회는 현상태 유지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
으로 보는 것이 올바르다. 왜냐하면 현상태 유지의 몸부림은 곧 미래에 자립과 성
장을 담보하는 씨앗이고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태 유지를 위해 몸부림치
기에 버거운 현실에 처해 있는 것이 농어촌교회의 비극이다.
농어촌교회 자립의 기준을 본 교단에서는 연 교회재정 결산이 2천 만 원 이상이 될
경우 자립교회로 분류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결산 2천 만 원 이상을 농어촌교
회가 교인 헌금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만약에 가능하려면 교인수가 많던지, 적은
교인수라도 헌금이 많던지 해야 한다. 그런데 농어촌의 실상은 인구감소(노령화, 이
농), 농어가수입감소(노령화로 경작지 감소)라는 치명상을 안고 있다. 교회는 교인
수 감소와 재정감소를 고스란히 안으며 교회존립의 위기의식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농어촌인구증가와 농어가수입증대만 이루어진다면
교회자립과 성장이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이 문제에 집중해서 교회 자립과 성장
방안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전제되어야할 것은 농어촌교회 자체만으로
힘들다는 사실과 기존의 교회성장 중심의 목회방식을 넘어서는 목회패러다임이 필
요하다는 사실이다.
2. 풀어가며
가. 성장중심의 전통적 목회패러다임
2. 2011 우양재단 농어촌 사례세미나
복음이 한국사회에 전파된 시점은 농업중심, 농촌중심의 사회였으므로 인구가
집중되어 있었고, 적은 규모이지만 경제활동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교회는 농촌에
세워지고 농촌을 중심으로 전도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났다. 본교단 초대 농촌부 총
무를 지낸 배민수 목사는 조만식 선생과 함께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여 농민의 경
제적 자립을 통해 민족의 독립을 이루려 했는데 그 이유는 농업인구가 80%를 차지
했기 때문이다. 농업과 농민 중심의 한국사회 모습은 한 동안 지속되어 오다가 경
제개발정책이 시작되면서 이농현상이 점차 가속화되어 붕괴되기 시작했다. 도시인
구는 점차 늘어나고 농어촌인구는 점차 줄어들면서 농어촌교회도 점차 이농현상의
영향을 받으며 교인수 감소가 이루어진다. 급기야 1990년대 들어서면서 신자유주
의 경제체제가 세계경제구조의 지배틀로 등장하면서 농촌인구 감소와 농어가 수입
의 감소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었다. 이런 한국적 상황에서 당연히 도시교회는 농
어촌교회에서 양육받은 좋은 신자들을 심지도 않고 거둬들이는 혜택을 누리며 성장
했고 농어촌교회는 점차 교세가 약해져 스스로 지탱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렇
게 된 이유는 한국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농어촌교회가 그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였
고 특히, 전통적인 성장중심의 목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오히려 농어
촌교회를 더욱 열악하게 만든 주된 요인이 되었다.
<전통적 목회 패러다임 : 성장중심>
- 교회중심(거룩한 공동체)에서 마을 사람들(세속화된 집단)을 바라봄
- 교인과 비교인 구분하여 비교인을 전도의 대상으로만 바라봄
- 교회행사는 항상 전도행사로서의 의미 부여
- 교회건축에 집중
- 교인교육 / 교인심방에만 집중
성장중심의 전통적 목회패러다임은 오로지 교회가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만 관
심 가지므로 영혼구원은 곧 교회성장과 맞물려 교회 중심의 목회를 잘 하는 목회자
가 능력있는 목회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농어촌교회의 상황은 더 이상
교회중심, 전도중심으로 목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것을 넘어서는 목회패러다임
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목회방식에 현실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여 온 생명을 구원하
는 목회를 생명중심의 목회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겠다. 흔히 목회적 방식에서는 생
명목회라 하고, 선교적 측면에서는 생명선교라고 칭한다.
나. 생명중심의 목회 패러다임
생명목회, 생명선교는 신학적인 이론 바탕을 언급해야 하므로 지면상 생략하기
로 하고 농어촌목회자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는 범위에서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한
다.
3. 2011 우양재단 농어촌 사례세미나
첫째,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창조물이고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을 부여 받았다. 그
러므로 모든 생명하며, 생명간 소통도 중요하다.
둘째, 농약, 제초제 사용으로 땅을 죽이고 환경을 훼손시키고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
는 농사가 아닌 생명살리는 생명농업을 하는 것
셋째, 생산자가 소비자의 생명을 살리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도농
상생의 관계
넷째, 교회중심의 목회가 아닌 교회가 지역사회(마을)를 살리는 지역사회목회(교회)
론
다섯째, 영혼을 구원하는 전도가 아닌 하나님이 창조한 모든 생명을 생명답게 살게
하고 상호교류하는 생명선교
다. 생명중심의 목회 패러다임에서 하는 목회적 사역들
첫째, 생명농업의 실천이다. 목회자가 생명살리는 관점에 서면 교인이나 마을주민들
이 생명농업을 실천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명농업의 실천은 토지, 농민,
소비자, 자연환경을 살리는 귀중한 생명선교이다.
둘째, 노인돌봄사역, 노인복지시설 운영, 지역아동센터 운영, 방과후 학교 운영, 다
문화 가정 사역 등. 경제적 관점이 아닌 돌봄 사역의 관점이 중요하다
셋째, 생태환경회복 및 예방의 실천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잔반줄이기, 수질오염방
지 등등
넷째, 생태마을, 녹색체험마을 만들기로 마을을 살린다는 좋은 의미 담고 있다. 마
을에 경제적 수입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 있으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마을은 많지 않은 상태
다섯째, 도농농산물 직거래 사업의 실천이다. 좋은 먹거리, 신선한 먹거리, 믿을만한
먹거리를 소비자가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고, 생산자는 농협보다 약간 비싼
값으로 판매하므로 생산자와 소비자 상호간에 유익하다.
여섯째, 농산물을 가공하여 식품으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몇몇
교회들 중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일곱째, 귀촌, 귀농인들에 대한 교육이다.
위 사역들 중 국가나 자치단체지원 사업들은 자칫 경제적 이윤 충동에 빠져 선
교적 사역을 가로막는 경우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다른 수익 사업들도 경제적 욕
구에 몰두하면 오히려 공동체를 헤칠 가능성이 높다.
라. 도농직거래의 중요성
도농직거래는 생명농업, 생명목회, 생명상생의 가치 담보하고 있다.
4. 2011 우양재단 농어촌 사례세미나
생산자가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고백하므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 생명
들을 살리는 일에 관심가지고 생명농사를 지을 뿐 아니라, 생산한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을 고려하므로 온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도농직거래는 생명목회의 핵심이다. 생명농업이 가능해야 생명목회가 가능하다.
생명농업을 교인들에게 실천하게 하여 직거래가 활성화되면 비교인들에 대해서도
생명농업을 실천하여 직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하므로 전도, 선교의 효과가 있다.
나아가 생명살림의 관점에서 인간과 자연환경이 소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
하고, 교인과 비교인이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모든 생명이 정의와 평화
로운 관계에서 생명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도농직거래는 지역사회목회, 지역사회교회로서 역할하도록 이끈다. 단순한 수익
사업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도시교회와 함께 선교하는 생명선교사역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도농직거래 또는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간의 농산물 직거래는 유익한 사업
이다. 그러나 실상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직거래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직거래
경험을 가진 농어촌목회자들은 말한다.
<직거래 방식의 유형>
- 정기적 도시교회방문 장터개설 형태
- 교회 연 1~2회 일일장터 프로그램 운영 형태
- 농촌교회와 개별교인과의 직거래 형태
- 생활협동조합을 통한 거래 형태(중간 유통단계 있으므로 직거래는 아님)
<바람직한 직거래 방식>
- 신뢰할만한 양심적 생산자, 감사하고 이해하며 소비하는 겸허한 소비자의식 전
제
- 교회 주일공동식사와 교인 가정에서 생명의 식탁(생명밥상운동)차리기를 실천
하므로 직거래 활성화 필요
- 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 농산물 연 3~4회 직거래 운영(교회대 교회 직거래)
- 신선한 국내산 제철 농산물 공급이 중요(유기농, 일반농 모두 거래)
- 인터넷상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 개설(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농산물의 연중 거래 가능키 위해 전국적 참여 농가 필요 / 가격을 적절히 유지
하기 위해 중간마진(수수료) 단계 없는 주문, 택배 운영방식 채택 필요 / 직거래 전
반에 관한 관리와 홍보하는 시스템 필요 / 철저한 연구 논의 필요
3. 끝내며
농어촌의 상황과 농어촌교회의 상황을 보고 몸부림치는 수고가 있을 때, 현상유
지가 가능하고 그 몸부림이 지속될 때 자립도 있고 성장도 이루어질 것이다. 전통
적목회 패러다임에서 생명적목회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온 생명을 구원하기 위한
5. 2011 우양재단 농어촌 사례세미나
다양한 사역을 가능케 한다. 농어촌교회에서 생명적목회 패러다임의 중심은 생명농
업이다. 생명농업의 근간에서 생명목회와 생명선교가 가능하다. 이런 가치들을 함축
하는 사역이 농어촌교회와 도시교회간 농산물 직거래사역이다. 직거래가 가능하기
위해 생명의 먹거리를 교회나 가정의 식탁에 올려야 하는 이유를 도시교회 목회자
와 교인들은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의 토대 위에 직거래사역이 이루어진다면 도
농간 상생의 선교가 가능하고, 농어촌교회가 자립하고 성장하는 희망의 싹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