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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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
삼공 라이프진
2019년7월창간
호
정희진
'청년센터가 만난 현직자 멘토들의 생생한 일터 이야기'
장민수
안혜진
pg. 11
pg. 14
pg. 08
pg. 02
우리의 고민을 어디에서 누구와
청년 활동가로 살아가기
스위치를 켜다
강창랑 멘토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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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Lifezine>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온 청년
들의 고민이며, 때로는 찡그리기도 때로는 실컷 웃기
도 한 경험들을 녹여낸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무중력지대 양천 고용노동부 청년센터는 이 하나하
나의 목소리가 널리 퍼져 더 많은 청년들이 이 사회
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삶의 어려움은 함께
풀어나갈 수 있음을 느끼며 힘을 얻길 바랍니다.
발행일 | 2019년 7월 15일
발행인 | 문유진 무중력지대 양천 센터장
발행처 | 서울특별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양천 고용노동부 청년센터
편집 | 김수현 무중력지대 양천 고용노동부 청년센터 매니저
주소 | 서울특별시 양천구 오목로 359
대표전화 | 02-2646-2030
FAX | 02-2646-2030
홈페이지 | youthzone.kr
디자인 | 로드사이드 피크닉
본 매거진의 저작권은 무중력지대 양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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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켜다
청년 창업은 2018년을 달군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실제로 정부와 지
자체는 앞다퉈 젊은 창업자들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
하고 있으며, 대학교 내에서도 창업 동아리나 창업 경진대회 등을 최
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요즘은 고등학교에서까지 창업 동아
리 등을 만든다고 하니, 한국 전체가 꿈꾸는 ‘창업 밸리’에 대한 열망이
느껴진다. 물론, 서울시에서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커뮤니티 지원에서
도 부쩍 창업 동아리나 창업 강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렇지
만 작년 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창업 열풍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
상의 이야기였다.
본전공도, 복수전공도 인문학을 전공했고 대학 내내 인문학 관련
공부에만 열중했었다. 진로를 생각할 때 인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취업도 아니
고 ‘창업’이라니.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뜬금없는 소리로만 다가왔다.
괜히 쉬운 마음으로 건들다가 혹시라도 크게 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
움이 큰 터라 다가갈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 창업은 회사를 다니면
서 경력이 쌓인 ‘어른’들이, 혹은 자금력이 넉넉한 친구들이 해야만 한
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창업 관련 강의나 멘토링을 해줄 때면, 많은 청
년들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들이 그런 것처럼 나 역시 그랬
다.
내가 창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그리고 창업에 가까워지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다른 사람들처럼 창업 분야에
대해 특별한 꿈이 있거나, 재능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시인을 꿈꿔왔다. 현재,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국문학과
출신이라는 것에 많은 놀라움을 표한다. 아무래도 사업을 이끌어가는
입장이니, 경영학과나 경제학과 출신이 아니겠냐는 것이 일반적인 시
각이다. 스무 살 무렵의 나는 정말로 문학을 ‘사랑’했다고 생각된다. 그
것은, 지금 돌이켜 보아도 맹목적인 사랑에 가까웠다. 내가 문학을 바
라보던 심정은 첫사랑의 그것과도 같았다. 무언가를 원한 것이 아니라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다. 평생을 함께 하고 싶었다. 삶의 끝을 생
각할 때는 글을 쓰다가 죽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랑과 믿음이 클수록 그에 따른 실망과 배신감도 크다고 했던, 누
군가의 말을 공감하게 된 것은 그맘때쯤이었다. 4년이었다. 살면서 처
음으로 꿈을 갖게 된 것을 시작으로, 4년간 문학에 대한 애정을 품었었
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해준 일련의 사건
들을 겪게 되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물넷은 얼마든지 달릴 수 있는 나이였다. 혹은 극
복하고, 다시 뛰어가도 될 나이였다. 그렇지만 그때는 어디서부터, 무
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암담하기만 했다. 문학 분야는 더 이상 쳐다
볼 자신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것을 하기엔 준비한 것이 없었다.
안혜진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재학 중. 청
년 창업기업 '사이시옷', '헬로말'의 대
표이며 청년 창업에 대한 강연을 여
러 차례 해 왔다. 현재는 2019 경기
도 소상공인 청년 창업 멘토로 활동
하고 있다.
글. 안혜진
청년 이야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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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미래를 생
각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를 생각하기가
무서워,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히키코모리”. 일
본 영화에서 언젠가 봤던 주인공의 모습이 어느새
내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또래 친
구들은 한둘씩 자신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혼자
서 한없이 울음을 터뜨린 적도 많았다. 그러다가 우
는 것에 자존심이 상해서,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싫어서, 집 안에 있는 거울을 다 버
려버린 날도 있었다. 모든 것이 지긋지긋했다. 당장
오늘만이라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하루가 힘든데, 미래를 생각할 여력이 없
는 것은 당연했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스위치는 꺼
져버린 지 오래였다. 흔히 청춘을 꽃이나 풀로 비교
한다. 당시의 나는 아마도 갈증에 타들어가던 꽃은
아니었을까. 깜깜한 방, 그것은 내가 처한 공간인
동시에 마음이었다. ‘정전 상태’가 지속되던 나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예비 청년 창업자들을 모집한
다”는 공고를 보았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주최하던 청년 창업자
모집 공고였다. 당시 나는 사업 계획서를 어떻게 써
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였다. 대학 4
년 내내, 문학과 관련된 형식이나 문학사 등은 암기
하고 또 암기했지만, 경영학에서는 기본적인 지식
조차 없었다. 고민 끝에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
으로 솔직하게 사업 계획서와 지원서를 작성하기
로 결심했다. 당시 초기 자금을 설명하는 예산 계
획서에다가 학생 때부터 들었던 적금 내역을 10원
짜리 하나, 하나까지 써 내려갈 정도였다. 생각해보
면 심사위원들이 볼 때 얼마나 우스웠을까 싶어 민
망하기도 하다. 처음 해 보는 경영 관련 발표도 떨
리기는 매한가지였다. 준비해 간 발표 용지는 제대
로 보지도 못한 채로, 내가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조
차 몰랐다. 심사위원들의 굳은 표정을 보고 부끄러
운 마음에 정신없이 면접실에서 나왔다. 면접이 끝
났을 땐 허탈하기까지 했다. 탈락을 확신했고, 여전
히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며칠 뒤, ‘1
차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처음, 합격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뭐지?’ 싶은
마음이었다. 혹시나 잘못 나온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서 재차 확인할 정도로 의심
쩍었다. 그렇게, 얼떨결에 심층 면접을 진행하는 대
전의 숙소로 내려갔다. 26살, 대학교에서는 ‘늙은
이’ 취급을 받았던 나이였지만 그곳에서는 새파란
막내였다. 대부분이 30대 초 중반의 사람들, 혹은
30대 후반의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언니, 오빠라
고 부르기에도, 선생님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나이대의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같은 청년들이었
지만, 대학교에서 20대 또래들만 만났던 내게 어렵
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쭈뼛쭈뼛하게 서있는 것도 잠시였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그리고 다정하게 다가
와주었다. 다정한 한 마디, 어깨를 두드리는 손짓들
이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에 익숙해졌던 터라 “안녕, 잘 잤어?”라고 아침 시
간마다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이 어색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난감하기
도 했다. “네, 네….”라고 말하면서 눈을 피하는 것이 대부분의 내가 취한 대답이었다. 그렇
지만 사실, 그런 그들의 태도가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들의 적극성이 좋았고 감
사했다.
사람이란 것이 무서웠고, 도망치고 싶었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세상에 대한 경계와 의
심으로 날카로워져 있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 이제 다시는 그 누구도 믿지 않겠
다는 결심. 어리석게도, 다시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나는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었지만, 그 가시가 나를 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또 한편
으로는 누구라도 좋으니, 내게 ‘진심으로’ 한 명만이라도 다가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은 아닐까. 나는 누군가의 온기가 절실했던, 미운 스물여섯이었다.
처음에는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하루라도 좋으니 도망치자는 생각에서 들어온 ‘창업’
이었다. 창업은 내게 있어 일종의 도피였다. 그래서 처음의 2주간, 합숙은 지루하기만 했
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원가 계산, BEP 계산 등을 하면서 숫자와 내가 하나가 된 기분까지
들었다. 퍼센티지의 안에 끼어들어간 톱니바퀴였다. 적당히 하다가 재미없으면 나가야겠
다, 라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도 사실이었다. 부끄럽지만 그랬다.
꿈을 포기한 후로 나는 포기에 익숙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포기는, 마약 같은 것이
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이나 고비가 닥쳤을 때, 포기라는 약을 잡게 되면 그 순간만큼은 그
토록 편해질 수가 없었으니까. 한 편으로는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는 ‘착각’까지 든다. 그러
나 그것이야말로 ‘일시적’인 것이라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그저 일시적으로 덮어놓
은 것이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결국 언제라도 모습을 바꾸어서 내게 다시 결정을 내
리라는 독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포기는 나를 나약하게 만들고,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금 나를 도망치게 만들어버리는 나쁜 습관을 준다. 한번 포기를 한 사람은 그 뒤에도
끝없이 반복하는 악순환의 굴레로 들어가게 된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꺼진’ 상태에 깜박거리는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차 창
업 아이템에 관심이 생겨가는 것이 그 반증이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은 묘하게도, ‘사람’에
서 시작되었다.
“나는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가시를 잔뜩 세우고 있었지만,
그 가시가 나를 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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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꾸며 같이 들어온 당시의 합격자들을 보면서 나는 서서히, 눈을 뜨고 있었다. 그
들은 모두 꿈을 꾸고 있었다. 특히 공방 창업을 생각하는 언니들과 같은 방을 쓰면서 여러 이
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녀들은 자신의 꿈을 거침없이 말했다.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도, 공
방의 간판이나 조명 하나 하나를 말할 때면 반짝거리는 눈이 있었다. 살아있는 눈이었다. 오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생기. 내가 잃어버린 꿈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진심으
로 부러웠다.
밤을 새가면서, 그들 한 명, 한 명은 자신이 꿈꾸는 매장의 인테리어를 그렸고 어떤 제품인
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나갔다. 그들의 아이템은 점점 다듬어지고 있었다. 무형의
것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발전해가는 변화가 눈에 보이고 느껴졌다. 한때, 나도 저런 적이 있었
다. 저렇게도 반짝이는 눈으로 책을 넘긴 적이 있었고, 서적에 나온 한 줄, 한 줄이 좋아서 밤
을 지새운 날도 있었다. 과거의 꿈을 가지고 있는 내가 그리웠다. 처음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
간을, 그때서야 비로소 가질 수 있었다. 합숙에 들어온지 2주가 되던 밤, 나는 울었다.
대학교 내내, 교수님부터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쉼 없이 달리기만 했다.
쉬는 게 어색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복수전공과 여러 대외 활동, 스터디 활동들, 아르바이
트 등에 치였다. 24학점에 가까운 전공을 들으면서도, 아르바이트 3개씩을 뛰는 나를 보면서
주변 친구들은 ‘기계’라고 혀를 내두르기까지 했다.
가끔은 탈진할 정도로 지쳐가면서도, 한 번도 못하겠다는 소리를 해본 적이 없었다. 마지
막, 시를 포기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포기하는 사람들을 바보 같고, 멘탈이 약한 사람들이라
고만 쉽게 비난했다. 내가 그렇게까지 바둥거렸던 이유는 ‘인정’의 자극 때문이었다. 사람들에
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누군가에게 자랑스러운 딸이자 제자가 되는 느낌이 좋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끝없이 노력했다. 실제로 나는 “힘들다”란 소리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힘들다고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힘들다고 말하면, 지는 기분도 들었
다. 그게 못내 자존심이 상하기까지 했다. 최대치의 결과를 뽑아오는 것, 그리고 보여주는 것.
그것은 내 삶이 존재하는 이유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인정받기 위
해 살아가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쓰라린 실패의 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져버렸
다.
다리가 꺾여버린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었
다. 사람에 지치고, 사람에 실망한 20대 중반, ‘사람’의 손을 잡고 다시금
20대 후반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당시, 최종 면접에서 나
는 떨어졌지만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원하는 사업을 준비할 수
있었고, 현재는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중간, 중간에 내가 생각지 못했던 변수들도 많이 있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전처럼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끝없이 나아가고
있다. 또한 미약한 힘이지만 나와 같이 창업을 처음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
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창업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커뮤니티, 봉사, 취창업 등 청년들을 도와주려고 하는 많은 손길이 있
지만, 안타까운 것은 예전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그 ‘루트’조차 모
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세상과 사람에 지친 청년
들이 많다. 그들의 손을 잡아주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끝
없이 알려줬으면 좋겠다. 지친 사람에게 뻗어오는 손만큼, 사람을 다시 일
으키는 것은 없다. 커뮤니티 지원 등에도 나는 상당히 긍정적인 관점을 가
지고 있다. 꿈을 꾸는 이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그 긍정적인 에
너지가 같이 온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방 안의 스위치가 딸
깍, 소리를 내면서 켜졌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전등이 비춰졌다.
나 역시 누군가의 어두운 방에, 불을 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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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를 누군가에게 소개를 할 기회가 생기면 “청년활동
가 장민수입니다”라고 소개를 한다. 나에 대한 명칭을 고
민한 기간은 꽤 길다. 여러 가지 명칭을 거쳐 수렴된 것이
바로 ‘활동가’이다. 나의 이런 소개에 대해 딴지를 거는 사
람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적절한 선택이라 생각한
다.
내가 처음 활동가를 결심하고 활동을 시작한 곳은 서울이
다. 서울은 청년 관련 활동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아
마 전국의 청년들이 모이는 중심지여서가 아닐까 싶다. 대
학교, 직장, 문화활동 등의 여러 가지의 이유로 서울에 모
이게 된다. 이런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이 모여서 톡톡 튀
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지금의 서울이 만들어 진 것
같다.
서울은 청년활동가들에게는 비옥한 땅이다. 은평구의 청
년허브를 비롯하여 각 구마다 퍼져있는 다양한 청년 공간
은 활동가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서울 청년들에게 여러 가
지 기회를 제공한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노력
이 뿌리내린 결과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
며 따가운 시선도 많이 있었을 것이라 예상한다. 개인적으
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을 나아가 길을 닦아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지속 가능한 결과물까지 도출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
다. 서울은 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장민수
서울대학생유권자센터 대표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생유권자센터는 서
울과 수도권에 거주 및 활동하는 대
학생을 중심으로, 대학생과 청년의
정치참여의식 고양에 그 목적을 둔
다. 사회이슈 참여 및 청년정책 자체
토론회 등 시민 활동을 활발히 꾸려
나가고 있다.
글. 장민수
청년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단순하게 창업, 취업, 주거, 문화
등으로만 국한 짓지 않는다. 마음건강, 교통, 젠더, 민주주의 등으로 카테고리도 다양해
졌다. 청년 공간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졌다. 단순히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을
넘어 음식을 해 먹거나 영화를 보는 등 5년 전만 해도 이런 게 세금으로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들이 현실화되어 실행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서울에 존재
하는 청년정책과 청년 공간을 검색해보시면 단번에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환경이 조성이 된 후 청년활동에 뛰어든 나는 ‘대학생’이라는 아젠다를 선택했다.
서울은 19세부터 39세까지의 보편적인 청년들의 문제를 넘어 대학생이라는 카테고리
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 카테고리는 등록금 문제에만 치중되어 왔던 것이 사
실이다. 누구나 들으면 바로 알고 있는 ‘반값 등록금’이 그 증거이다. 물론 아직 대학 등
록금 문제가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들의 문제를 등록금만 깎아주
면 해결될 것이란 발상은 이제 공감받기 힘들어졌다. 대학생들의 주거문제, 아르바이
트 문제, 하나의 주체로서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문제 등으로 확대되어 갔다.
이러한 다양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내 마음 한 켠
에 또 다른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활동을 시작하고 서울에 몸을 두고 있지만 내
가 자라온 곳인 안양에 대한 마음의 부채가 생겨났다. 서울에서 활동하다 보니 나 같이
경기도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와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꽤 많이 만날 수 있
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청년들이 있었고 몇몇은 자기가 사는 지역으로 내려가 활동을
하였다. 경기도에 사는 청년들이 서울로 올라와 활동을 하는 것은 지역의 입장에서 볼
때 지역청년들이 유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통계적으로 알아보니 이미 안양을 비롯한
많은 경기도의 지자체들은 20대를 비롯한 청년의 인구감소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결국
청년활
동
가로 살아가기
청년 이야기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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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양 지역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 서울과
안양의 청년활동을 병행하게 되었다.
직접 와서 보니 안양은 서울과 많이 달랐다. 아직 청년정책이 시행된지도 얼
마 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기반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였다. 앞서 언급한 단순
한 청년 카테고리 구별법을 아직도 시행하는 중이었다. 특히 행정적인 수치가
잘 나타나는 분야에 더 주목하였다. 예를 들면 청년 취업자의 수, 청년창업 기
업의 개수와 같이 숫자에 더욱 민감하였다. 이런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방
식을 서울에서처럼 대학생으로서의 카테고리를 고집할 수는 없었다. 안양의
청년으로서 청년 아젠다의 획일화를 극복하고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청년들
의 니즈를 전달하고 싶었다. 청년들은 취업과 창업만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
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고 다른 지역에서 나온 정책을 보고 그대로 시행
하는 것이 아니라 안양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집행해달라는 요청을 하
였다.
아마 서울에서도 이런 과정을 먼저 개척하신 분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 개척된 길에 올라타 내가 하고 싶은 아젠다를 할 수 있었다. 반면 안
양은 내가 개척자가 되어 길을 터야 하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청년들의 보편적인 감수성을 전달하는 것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이러한 고민이 나만의 고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
으신 분들은 이걸 꼭 염두해두었으면 좋겠다. 서울과 경기도는 분명히 다르다
는 점이다.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마인드에서부터 정책에 참여하
는 청년들의 적극성 등이 판이하게 다르다. 서울에 좋은 정책을 지역에 가서
적용하고 싶더라도 꼭 그 지역에 맞는 형태로 바꾸어 진행하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활동가의 삶은 어렵다는 점이다. 청년활동
을 함에 있어서 정책적 보완이 많이 이루어져하고 싶은 사업이나 활동에 대
해 사비로 충당하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물론 행정적 절차를 지키는 것은 또
다른 난관이기는 하나 잘 쓰기만 한다면 몇 백만 원의 돈을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건 서울과 경기도 둘 다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아직 인건비
를 주는 곳은 없다. 다시 말하면 많은 활동가들은 본업이 있고 남는 시간에 활
동가로서 활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금방 피로를 호
소하곤 한다. 활동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쉽지 않다. 이런 부분들
을 충분히 파악한 후에 활동을 하신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팀원들
과 활동의 동력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청년 이야기 03
우리의 고민을
어디에서 누구와
글. 정희진
정희진
또래 청년들과 각자의 고민을 공
유하고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은
회사원.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씩
안고 있는 고민들을 희진씨와 이
야기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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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했다. 청년들이 꿈틀거리기에 딱
좋은 이런 곳이 내 활동범위 안에
도 있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신촌
에 있는 파랑고래를 또 우연히 들
어가 보았다.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 보였는데, 계단부터 책상
까지 모두 새것 같았다. 대학가이
니만큼 밴드 연습실과 같이 청년들
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공간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의 작은
공원에는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었다.
일단 이런 물리적인 곳들이 멀
리 있고, 이용하기 어려우니 온라
인으로 눈을 돌렸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보다는 감흥이 덜할 수
있겠지만, 이런 에세이를 쓰고, 투
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
각한다. 이번 경우는 그래도 스스
로 고민을 하다가 하나의 해결책을
만난 셈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너무 힘들거
그래도 예전에 배드민턴이나 볼링 같은 운동도 몇 번 했는데, 끄적거리
는 것이긴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는데, 취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는 없었다. 그럼 나는 취미가 없는 사람인 걸까. 사람들은 취미생활로 뿌듯함
이나 기쁨을 얻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던데 취미가 없어도 괜찮은 걸까 하
는 걱정도 들었다. 아니 취미는 꼭 있어야 하는 거고, 만들어야 하는 걸까 라
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취미의 내용도 고민이지만 취미 자체에 대한 고민도
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취미가 있
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누구나 취미를 어딘가에 말하거나 적어봤을 것
이다. 친구들은 이미 서로를 잘 알기도 하고, 지역이나 학교와 엮여있는 경우
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비슷한 사람들의 취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나의 고민도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고민들은 사실, 경험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고민에 대해서 청년
들과 소통하고 싶다. 시대의 차이는 매우 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20대를 살고 있거나, 살았었겠지만 그것이 과거였다면 요즘의 청년들과는 상
황이 달라 공감할 수 있는 점들이 적음을 경험했었다. 과거에 외모에 대한 고
민을 했을 때, 어른들은 ‘너 때는 뭘 해도 다 예쁘지. 나는 봐라 이제 자글자글
해진거.’라고 하셨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답답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비록 내가 나중에 늙어서 똑같은 소리를 청년들에게 할지언정, 지금
내 상황에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요즘 고민은 취미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 적이 있다.
잠시 생각해보아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이거야 하고 말을 할 수 없었다.
단순한 요즘 생활 패턴을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집에서 회사 그리고 다시 집을 다섯 번 반복하면 주말이 된다.
주말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다시 월요일이 온다.
사실, 청년들이 갖고 있는 고민
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고, 그 가
지와 범위도 많고 넓을 것이다. 진
로와 인생에 대한 고민부터 경제적
인 고민, 사회에 대한 고민 등등 우
리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
무진하다. 이 이야기와 고민을 공
유할 수 있는 장소나 통로가 요즘
많이 생겼다고 알고 있다. 그중 내
가 가본 곳들도 있다.
나는 서울 강남구에서 살면서
일하고 있다. 이 주변에는 무중력
지대가 없어서 아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청년들을 위한 공간에 가
본 경험이 있다. 작년에 친구네 동
네에 갔다가 우연히 무중력지대 홍
제점을 방문했었다. 사람들이 모임
을 갖는 공간, 쉬거나 책을 읽고, 노
트북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들
을 보았다. 또, 벽에 각종 행사나 공
모전 포스터들이 빼곡히 붙어 있어
정보를 얻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생
나,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아예 불
가능한 것들도 있다. 이때마다 청
년들이 언제든 가까운 곳에서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온라인이든 오프라
인이든 생겼으면 좋겠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청년들
과 여러 종류의 고민을 나누고 싶
다. 고민들을 얘기하다 보면 같은
주제의 고민을 했었거나, 앞으로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여
러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며 아이
디어나 힘을 얻기도 하면서 고민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나의 고민을 더 잘 나눌 수 있는 방
법을 열심히 생각할 것이다. 나누
고 싶은 종류의 것들에 대해 글을
써둔다든가, 말을 잘할 수 있도록
생각을 정리해둔다든가 하는 것부
터 시작할 것이다.

9. 14
15
청년센터가 만난
생생한 일터 이야기
현직자 멘토들의
무중력지대 고용노동부 청년센터에서
서울 서서권역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청년 여러분을 위해 마련한
현직자 초청 멘토링 강연의 오프더레코드, 현직자 인터뷰 코너입니다.
매달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계신 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함께 멘토링 강연을 기획, 개최하고 있는데요.
이번달에는 스타트업 분야에서 꾸준히 멘토링을 해오신
강창랑 멘토님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10. 16
17
16
생생한
일터 이야기
하나!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현재 혜인식품(네네치킨) 영업지원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영업지원 팀은
지사 및 가맹점 관리를 통해 가맹점의 이익이 최대화 되도록 지원함으로써 가맹점 수를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여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증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직전에 근무하던 곳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입니다. 울산센터는 스타트업의 창업을 돕기 위해 만들어
진 공공기관으로서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자의 멘토링을 담당하면서 유관기관(창업자금 지원, 투자,
마케팅, 시제품 제작 등을 지원하는 기관)과의 연계를 지원하여 궁극적으로는 스타트업이 초기 어려운
단계를 넘어 창업에 성공하고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울산센터는 청년 취
업 멘토링 역할도 담당하는 곳입니다. 취업을 위해 필요한 교육, 자소서 작성, 모의 면접 등 취업에 필
요한 부분을 멘토링하여 일자리 미스매칭을 줄이고 취업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이전에
는 두산 생물자원, 사조 그룹 등에서 재무, 영업, 기획 등 경영 전반에 대해 경험하였고, 이를 토대로 지
금의 직책을 맡았습니다.
창업을 꿈꾸고 준비해나가는 청년을 위해 컨설팅을 해나가고 싶으시다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풀
어나가길 원하시나요? 창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다양한 업무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봅니다. 울산센터에서 작성하고 교육했던 자료들이 있고, 또 제가 그 동안 했던 멘토링이 많이
도움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단순하게 아이템과
기술만 가지고 창업을 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고 토로하기도
해요. 아이템만 괜찮으면 될 줄 알았는데, 재무, 투자, 조직 관리, 마케팅 등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창업자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 창업자가 향후 과정에서 겪게 될 일들을 미리 알
아보고, 그에 대해 미리 대비하고 계획하는 계기가 되도록 제가 직접 멘토링 했던 창업자의 경험을 함
께 나누고 싶습니다.
멘토께서 하실 이야기를 아우를 핵심을 듣고 싶은데, 짧게 부탁드릴께요. 저는 제일 강조하는 게, 청
년이든 시니어든, 기술, 아이템만 가지고 창업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에요. 사람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해요. 제품을 만들고, 팔고, 사는 주체 모두가
사람이에요. 사람의 심리를 움직여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해가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광고만 열심히 하는 거죠. 그래서 생산
하고 조립하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등이 회사 내
부에서 마케팅을 치열하게 해야 해요. 내부 마케
팅은 어떻게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이고, 외부 마케팅은 고객 관리가
잘하면서, 제품의 특징을 소비자의 마음에 잘 맞
게 홍보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에요. 대부
분 외부 마케팅은 잘 모르니까 외부 업체에 맡기
고, 내부 마케팅은 신경을 쓰지 않으니 원가도 높
아지고 품질이 매우 떨어지게 돼요. 그러므로 저
는 사람을 이해하기를 제 이야기의 중심으로 잡
고 싶어요. 사람을 무엇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내
부 직원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서 좋은 제품을 생
산할지, 외부의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서 제
품이 구매되게끔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에
요. 이러면 성공해요. 사람과 많이 이야기를 하고
상대를 이해해야 해요. 그래서 제가 인문학을 강
조하고, 창업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교육해왔고,
이번 강연에도 이 이야기를 골자로 해서 풀어나
갈 생각이에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했던 멘토링 경험을 한
가지 말씀해주세요. 한 업체가 있었는데, 대표께
서 전형적인 명문대출신 기술자셨습니다. 기술
은 대단한데 마케팅이 많이 부족하셨어요. 이 분
께서 울산센터에 찾아오셨어요. 다만 센터에서는
이 업체의 아이템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잘하면
문제를 풀 수 있겠다 싶어서 멘토링을 시작했습
니다. 멘토링에서는 앞에 말했듯이 사람을 이해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저와 이 분이 상당히 잘
맞아서, 내부조직 관리, 좋은 품질로 제품 만들기,
고객의 포인트에 맞춰서 홍보와 마케팅까지 제가
맡았어요. 그리고 투자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사
기업에서 투자 관리에서 사업 PT까지 다 해봤다
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 경험을 살려 이 분께 투
자자까지 연결해드렸어요. 울산에서 서울까지 직
접 움직이시게끔 했죠. 이를 통해서 2년 전에 10
억을 우선 투자 받았고, 작년에 40억을 더 투자
받아서 지금은 매출이 100억이 되셨습니다. 이
런 사례 말고도 창업을 못하신 분이나 투자 규모
가 작은 업체도 멘토링에 지원합니다. 그렇게 성
공할 때마다 인센티브 같은 건 안 나왔나요? 그
런 건 없죠. (웃음) 다만 이렇게 이야기는 했어요.
나중에 사업이 더 커져서 본사 건물을 만들거나
매입할 텐데, 그 건물 한 층에 청년 창업가를 위한
공유 사무공간이나 센터로 제공해달라고요. ‘그
게 저와 센터에서 받은 혜택을 보답하는 거다, 후
배들에게 보답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돌려주는 거
다’ 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하면 거기에 센터장이
랑 제가 들어가서 강연 열심히 하겠다’ 이런 식으
로 재치 있게 말도 했어요. 제 꿈하고도 이어지기
도 하고요. 실제로 이렇게 먼저 성공한 사람들이
강창랑 멘토
네네치킨 사업본부 영업마케팅 부장
으로 여러 차례 스타트업 기업 대상
으로 마케팅 멘토링을 한 경력이 있
다.
7월의 멘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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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를 위해 힘쓰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게 청년들이 창업을 성공하는 데 있어 커다란 밑거름
이 될 거에요. 그런 시스템이 약해서 문제에요.
자연스레 멘토님의 꿈 이야기와 이어지는데요, 어떤 목표를 바라보고 계신가요? 말해드렸듯이 저는
다양한 회사와 직무를 경험했거든요. 70대까지 회사생활하고 나서 젊은 청년들에게 제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이 일들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걸림돌을 잘 헤쳐 나왔는지에 대해 멘토링해주고 설명해
주는, 재능 기부하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강연이 제게는 앞으로 미래를 향한 관계 설정 등
에 많이 도움 될 것 같고요, 부연설명을 하자면, 울산센터에서 올해 3월까지 있었는데, 청년뿐만 아니
라 시니어 창업자들을 도왔고,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도와드렸어요. 그래서 이러한 경험이 실제로 창
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많이 도움이 되리라 믿고 있어요. 울산센터에서 일하면서 책도 썼어요.
궁금한 점이 계속 이어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아이템을 어느 정도는 잘 설계해 놓아야 성
공이 가능하지 않나 싶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에요. 우선 아이템이 잘 설계되었다는 점을 보는
데에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죠. 창업자들은 자신의 관점, 그리고 자신하고 친한 사람들의 눈으로 아이템
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게 시장에서 효과적인지 아닌지 몰라요. 하지만 제 3자가 봤을 때는 다릅니다.
제가 소비자의 눈으로 볼 때 아이템이 먹히지 않을 것 같다 싶은 사업은 중지를 시켜요.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정말 괜찮은 아이템이 있는데, 마케팅에 효과적인 지점을 놓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멘토링으로 제가 포인트를 다 짚어드리기도 하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제3자적 관점에서, 소비자 관점
에서 창업자들이 못 보는 부분을 알려드리는 점이 멘토링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봐요.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보면 첫 눈에 바로 사업성
과 수익성이 판단되시나요? 대략적으로는 판단
이 됩니다. 그 이유는 제 관점에서가 아니라 제가
소비자라는 관점에서 과연 이 아이템을 내 돈을
주고 구매할 것인가? 구매한다면 어떤 부분을 보
고 구매할 것인가, 구매하지 않는다면 왜 구매하
지 않겠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아이템을 판단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업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여쭤보고 싶은데
요. 창업자가 타깃으로 잡는 시장 분야도 여러
개가 있잖아요? 그래서 마케팅 포인트를 짚는
데 까다로운 점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어떤 점
을 그렇게 느끼시는지 듣고 싶어요. 소비자의 눈
으로 아이템을 보고 싶으면, 딱 한 가지만 보면 돼
요. ‘내가 내 돈을 주고 이 제품을 살까?’ ‘과연 저
제품이 저 사람이 말하는 대로 시연이 되었을 때
제품을 살 의향이 생길까?’ 이것만 봐도 돼요. 그
리고 멘토링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하나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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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으라고 이야기해요. ‘당신의 주 소비층이 누구인가?’ 예를 들면, 여성. 여성
보다 더 구체적으로 가서 돈 많은 여성과 아닌 여성. 젊은 여성과 그렇지 않
은 여성. 이렇게 생각해서 제품의 소비층을 ‘2~30대의 지갑 사정이 두둑한
여성’이라고 판단 내리면 많이 아쉽죠. 더 나아가서, 이 사람들이 어디에 가
는지를 알아야 해요. 백화점이요. 그러면 백화점 하나를 선택해서 그 정문에
서 설문조사를 하라고 해요. 그러면 자기가 원하는 고객층이 제품에 대해서
알게 되고, 실제로 이 제품을 살 의향이 있는지, 돈 주고 살지 알 수 있다는
거예요. 간단한 설문조사로 시장조사가 된다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 이렇게
안 해요. 발품 한 번 팔면 되는 걸 하지 않고, 실컷 개발하고 제품 만든 뒤에
사람들이 제품을 사지 않는 상황을 만나요. 다시 요약하면 ‘내가 진짜 이 제
품을 살까?’의 문제, 그리고 발품 팔아서 시장조사. 두 가지네요.
그러면 지금까지 컨설팅한 제품 중에 직접 구매하신 것도 있었나요? 한 두
제품? 대부분 있었던 제품이 B2B*
였어요. 웬만하면 다 샀겠죠. 제가 열심
히 도와줬는데요. 초기 창업자에게 B2C**
는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기가 쉽
지 않은 방향이에요. 초기 창업자들은 소비시장 파악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B2B 창업을 통해서 경험을 쌓고 B2C에 도전하는데, 또 B2C 는 대부분 애플
리케이션이라서 직접 구매하고 그런 일이 자주 있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창업은 쉽지만 사업은 힘든 나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
습니다. 그만큼 창업을 하고 나서 사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겠
죠. 이처럼 데스밸리 기간에 들어선 창업자들을 많이 만나셨을 텐데, 직접
만나서 느끼신 점을 듣고 싶어요. 제가 울산센터에서 만난 창업자 대부분
이 데스밸리 기간에 속한 분들이었습니다. 데스밸리가 올 때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죠. 초기에 투자한 자금과 정부에서 지원받은 자금이 소진되는 시기
이기 때문입니다. 제도적인 문제도 있고 사람의 문제도 있어요. 제도적인 문
제는 정책적인 자금이 공무원을 통해서 온다는 점이죠. 공무원은 예산을 반
드시 다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경쟁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
업자는 빨리 도태되어야 하는데, 이들이 정책 자금을 통해서 1년 정도를 버
틴다는 점이에요. 남의 돈을 통해서 버티니까 점점 창업 의지가 약해지는 거
죠. 아이템이 별 볼일 없으니까 진척이 안되고, 사업 투자를 받지 못하니까
망해요. 하지만 어떻게든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 애드온(Add-On)을 내요.
잔머리를 굴려서 실제 아이템과 상관없는 아이디어를 짜내서 자금을 만들어
오는 거죠. 이런 자금 사냥꾼도 문제에요. 이렇게 발버둥쳐도 이 기업이 살
아남지는 못해요. 저는 이 자금 문제를 투자자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봐
요. 엔젤 펀드 등 다른 접촉 방법도 많아서, 초기에 5천만원에서 1억원을 투
자 받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그렇게 이 기간을 지나가야 해요.
* ‘Business to Business’의 약어로 기업간 거래를 의미
** ‘Business to Consumer’의 약어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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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매출이에요. 판매요. 이 문제를 겪는 창
업자들은 창업을 준비하면서 또는 창업 초기에
미리 고민하며 계획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
다. 판매가 왜 안 되는지 모르고 사업을 그냥 진행
하는데, 앞에 말한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어
떤 포인트에 맞춰서 마케팅을 할 것인지 알아야
해요. 그게 힘들면 창업 전문 기관 등등에 도움을
구할 수 있지만,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돌아봐야
해요. 자신을 바라보고, 소비자의 뜻을 읽어야죠.
그 다음 순서로 인력관리가 따라오죠. 이 때문에
인문학이 필요해요. 어떤 분은 자기 혼자 일하다
가 한 명만 직원이 늘어나도 관리를 못해요. 7명
까지는 잘 버티다가 그 다음부터 관리를 잘 못하
시는 분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점을 미리 대비하
지 않으면, 이 사람과 어떻게 길게 같이 갈지 고려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나타나는 거죠. 사례 하나
만 들게요. 초기에는 제품을 예쁘게 만들겠다고
디자이너만 다 고용했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런데
1년 지나서 디자인을 마무리하면 디자이너가 필
요가 없어지는데, 초기 멤버라고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 와요. 그래서 다른 일을 시키면 왜 이 일을
자기가 해야 하냐며 거부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팀이 와해됩니다. 그러니 전문성이 조금 약해도,
디자인이 조금 약해도, 영업이든 아니든 다른 업
무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가야 하는 거죠. 디자
인 역량이 조금 부족해도, 외주를 주고 그 디자인
을 감독할 정도면 충분히 같이 갈 수 있어요.
그러면 울산센터에서 창업자들을 한 데 모아 인
문학 강연도 많이 하셨겠네요? 네. 많이 했죠. 제
가 책자랑 PPT도 많이 만들었어요. 대면 강의도
하고요. 지금까지 하신 강의 중에 어떤 강의 내
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나요? 결국 사람이에요.
사람, 신뢰, 소통. 사람을 잘 만나야 하고, 그 사
람과 일을 잘 이어가려면 신뢰가 필요하고, 이 신
뢰를 통해 소통해야 하는데, 셋 중 하나라도 되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해요. 그러면 이 내용을 펼치
시는 데 책 같은 것들을 활용하시지 않나요? 제
가 읽은 것들을 토대로 하고, 이미 아는 것들도 활
용하는데요. 어느 한 가지를 중심으로 풀지는 않
고 고루고루 필요한 점을 엮어냅니다. 제가 10년
간 읽은 책이 2,000권은 됩니다. 일주일에 2~3
권 읽으면 그 정도 되더라고요. 주로 읽은 게 인문
학, 심리학, 논리학, 철학, 역사에요. 경제/경영은
전공이지만 잘 안 읽었어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일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겠더라고요.
상대방을 조종하지는 못해도 ‘어떤 생각으로 어떻
게 행동할 것이다’정도는 알 수 있겠다 싶더라고
요. 이게 마케팅에도, 조직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요, 제품개발 등등에 다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료
를 직접 만들고 강의했습니다.
창업자 분들을 컨설팅 해주실 때 다들 열심히 참
여했나요? 아니죠. 겪어보면 한 7:3? 정도에요.
70% 정도는 젊을 때 한 번 해보겠다, 이력서에
한 줄 넣겠다는 분들, 창업할 의지가 많지 않은 상
태에서 한 번 해볼까, 은퇴하고 나서 해볼까 하는
분들이에요. 30%가 진짜 창업이 마음에 있는, 귀
담아서 들으시는 분들이에요.
창업 전문기관에서 실무자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창업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얕게
망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서른 초까지는 창업을
더 할지 말지 결정하면 그 시기에 맞춰서 다른
진로를 찾을 수 있는데, 더 깊게 들어가면 많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그러면 이
30%에 드는 분들은 사활을 걸고 임하시는 것 아
니겠어요? 그럼 이 30%에게도 실무자 분이 말
씀하신 ‘얕게 망하기’가 통하나요? 멘토를 누구
를 만나는지도 중요하다고 봐요. 실무자께서 하
신 이야기는 앞에 말한 70%에 맞다고 봐요. 그런
데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최초 창업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70%를 넘어요. 그런데 한 번 망하고 두
번째에 망할 가능성은 50%, 세 번째에는 20%에
요. 그만큼 창업에 열심히 임했다가 다시 도전하
시는 분은 성공할 확률이 높고요, 발만 잠깐 담갔
다 나오시는 분들은 그 반대겠죠. 실무자 분 말씀
도 맞지만, 제 생각에는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하
고, 뭔가 해보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분이라면, 발
만 담갔다 빼지 마시고, 깊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노력을 들여서 하는 건 맞지만, 기간이 2년
을 넘기는 건 아니라고 봐요. 데미지가 크다고 하
더라고요. 그래서 Lean Startup이 있잖아요. 빨리
깊이 해보고, 영 아니면 빨리 손 빼는 스타트업인
데 대부분 이렇게 못해요. 깊이 못 들어가고 빨리
못 빼는 거죠. 그러면 재기를 못하죠.
데스밸리를 버티는 사람들을 도와주신 경험이
나 조언이 있으면 짧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추가
적인 자금과 마케팅은 비즈니스모델 재정립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 비즈니스모델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을 얻기 위한
투자가 쉽지 않고 또한 판로개척을 위한 마케팅
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조직 관리의 문제
는 사람의 마음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
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관리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많이 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창업자들이 지금까지 자기 아이템으로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재구축, 재설정한다는 게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거든요. 어떻게 설득하셨는지
궁금해요. 왜 해야 하는지를 먼저 말해요. 설명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바꿔도 돼요. 그
런데 제가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를 해요. 제가 딱
서너 가지를 이야기해요. ‘창업자분이 만든 아이
템이 왜 시장에서 안 통할까요?’ ‘이 부분이 포인
트에 어긋난 것 같아요. 왜?’ ‘이 제품의 장점과 홍

1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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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방향이 어긋나 있어요.’ 예를 들어, 한 스마트폰이 있다고 해요. 이 스마트
폰의 장점은 액정이 크다는 것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홍보는 액정이 크
다고 안하고 다양한 기능을 말하는 거예요. 뚱딴지 같은 소리로 마케팅을 하면
안 먹혀요. 결국 비즈니스모델 재정립은 어려운 게 아니고요, 블록을 대여섯
개 쌓아놓았는데, 블록의 위치를 바꾸거나 블록을 교체하는 거예요. 다 뜯어고
치는 게 아니에요.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지 실제로 안 해봤잖아요. 그럴 때 제
가 왜 바꿔야 하는지 이야기 해주면 할 수 있으면 바꿔요. 대부분 공장 지으려
고 하잖아요? 공장을 지으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거든요. 대부분 자기
가 만들어서 제품을 팔려고 해요. 초기에는 원가가 조금 비싸져도, 내가 많이
팔 자신이 없으면, 공장을 짓지 말고 외부에 위탁 생산을 해서 내부 리스크를
줄여야 해요. 그래서 예를 들어 5만 개를 판매 목표로 둔 다음 팔리는 상황을
보고, 다 팔린다 싶으면 자금계획 세워서 공장을 두고 10만개, 100만개 더 세
워가는 판단이 제일 좋죠. 이게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인데, 큰 계획 없이 공
장 지을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중간에 자금이 막히죠. 공장 지으려면 10억 이
상 들 텐데, 어떤 면을 보고 투자를 해주겠어요? 내가 내 돈으로 10억을 쓰게
부담스러우니, 모델만 살짝 고쳐주면 되는 거예요. 생각보다 재정립이 어렵지
않아요.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하고 나서 많이들 성공하시는지 여쭙고 싶어요. 실
제로 앞에서 말했던 그 30% 중에서 투자를 받는 분들은 5%에서 10%밖에 안
돼요. 전체로 따지면 정말 작은 규모죠. 그런데 저는 아무리 힘들다 해도 투자
까지는 직접 받아야 한다고 봐요. 투자자를 설득할 역량이 되지 않으면 소비자
를 어떻게 설득하겠어요? 투자를 받았다는 점 자체가 시장성과 수익성이 있
다는 점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네요. 그렇죠. 전에 제게 찾아온 기업들은 ‘내
아이템 자체로 시장에서 대박 날 수 있는데, 왜 투자를 받아야 하나요?’와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세 가지 교육을 확실히 했어요. 투자를 받으면 좋
은 점인데요, 내가 내 돈으로 기업을 이끎으로써 나중에 일어날 리스크가 투자
를 통해서 줄어든다. 두 번째는 이 사람들이 내게 투자했다는 점은 내 아이디
어가 시장성이 있다는 점을 다시 시장에 보이게 된다는 결과에요. 다른 사람의
돈으로 기업을 운영할 만한 아이템임을 검증한 것이고요. 세 번째는 투자자들
의 인맥이에요.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면 이 제품이 어떠한지, 왜 좋은지 직접
홍보해줘요. 이 효과가 정말 대단해요. 블로그, SNS에 직접 홍보하는 것보다,
투자자들이 주요 거래처에 직접 연락해주는 게 훨씬 대단해요. 바보같이 마케
팅을 혼자 다 할 수 없어요. 제가 그렇게 설득해서 투자를 받지 않겠다는 분들
중 70%는 마음을 다 돌려놨어요. 물론 투자를 성사시키는 건 다른 일이죠.
정부의 지원책이 기술창업이나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에 많이 포진해있습
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면에서 보면 타당한 정책입니다. 다만, 대다수 창업자가 4차 산업혁명과 연관
되지 않는다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습니다. 제 생
각으로는 전체 예산의 일정 부분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부분에 지원하더라도 나
머지 예산은 정말 창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
고 창업하는 기타 부분의 창업자에게 지원이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울산센터에서 근무하실 때는 창업자들이 어떤
분야에 많이 집중되었나요? 지역마다 차이는 있
습니다. 수도권은 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IT 쪽
이 많고요, 울산은 제조업 창업이 반 정도에요.
IT에 집중하는 쪽이 20%, IT도 아니고 제조업도
아닌 쪽이 20%.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창업은
10%도 안돼요.
창업자들을 컨설팅해주면서, 자금 조달과 관련
한 부분도 같이 다뤄주시나요? 네. 중소벤처기업
부에서 연간 계획이 나오기 때문에 그 사업들을
분석해서 센터에 오신 창업자 여러분에게 맞는
사업 10~15개를 정해요. 그 중에 자금조달과 관
련한 사업도 있겠지요? 지자체에서도 하는 사업
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창업자 여
러분을 한 자리에 모셔서 설명해드려요. 필요하
면 사업 신청에 대해 추천서도 써 드리고요.
청년센터에서 하게 될 멘토님의 멘토링 프로그
램에 어떤 사람들이 찾아왔으면 좋겠는지 말씀
해주시겠어요? 저는 뭐.. 진짜 창업을 열망하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어
요. 고민을 많이 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그냥 와서
‘한 번 들어볼까’가 아니고, ‘취업이 어려운데, 취
업이 아니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하는 생각을 진
지하게 고민한 분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
는 이야기를 듣고 목표가 생기고 마음의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가 괜
찮은지 검토 받고 싶다는 사람은 어떠세요? 네,
괜찮습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공개적으로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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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지대 양천 고용노동부 청년센터의
2030 라이프매거진 프로젝트 월간지,
<2030 Lifezine> 8월호의 원고를 모집합니다!
고용노동부 청년센터의 2030 라이프매거진 프로젝
트는 서울특별시, 특히 서서권역에 오고가는 청년들
의 각종 고민, 취업과 창업, 직장생활, 학교생활 모든
영역에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고자 합니다.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개개인의 경험이 녹아있
는 글 하나하나가 삶을 헤쳐 나가는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2030 Lifezine>에 청년 여러분의 생
생한 이야기들을 보내주세요!
원고제출 및 문의 :
tomato@youthzone3.kr / 02.2646.2030
돼요. 그 자리에 오는 다른 청년도 같은 소비자니까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봅니다. 창업 아이디어의
마케팅 포인트를 바꾸거나 얻을 수도 있고요, 시장조사의 힌트를 얻어서 더 좋은 고객층을 접할 계기
가 될 수도 있죠. 새로 개발해야 할 지점을 탐색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어요. 물론 1:1도 돼요.
마지막으로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반드시 되새기며 검토해야 할 점을 짧게 이야기 해주세요. 청년 창
업가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기술이나 지식으로 창업을 접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창업의 긴 과정을 잘 소화하고 성공하는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
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또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여 사회의 효익을
늘리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제품을 만드는 것도,
판매하는 것도, 구매하는 것도, 기업의 이익을 나누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사람에 대한 이
해와 사랑이 바탕에 있지 않은 창업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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