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추상표현주의 ?
추상표현주의는 1940년대 중반에서 1950년대 초반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전개된 미국
적인 미술사조이다. 액션페인팅과 색면회화로 구분된다.
액션페인팅은 폭발하듯 분출되는 감정과 본능적 직관을 제스처(gesture)를 통해 캔버스
에 표현한다.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액션페인팅에 속하는 대표 화가로는 잭슨 폴
록(Jackson Pollock)이 있다.
반면, 색면회화 화가들은 감정을 정화시키고 절제 시키면서 철학적 의미를 회화에 부여
하였다. 이들은 액션페인팅 화가들과 동일하게 초현실주의와 기하학적 추상회화에 관심을
가졌으나, 서정적인 색감을 넓은 색면으로 완화함으로써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정신성
을 작품에 반영하였다.
FINAL PROJECT
6. FINAL PROJECT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은 미국 미술의 탄생이자 근대와 구별되는 새로운
예술 패러다임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초현
실주의,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으로 인간의 감정을 캔버스 위에 그대로 표출했다. ‘드
리핑’이라는 독특한 표현 방법을 통해 새로운 회화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
를 구축해냈다.
서양
8. FINAL PROJECT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는 추상표현주의 색면회화
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로스코의 색면회화는 단기간에 형성 된것이아
니라 오랜세월 색과 형태에 대한 실험적 미술을 시도한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그는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부터 중세 기독교 미술, 르네상스
미술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을 섭렵하여 회화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표
현하고자 했다.
로스코의 회화는 초기 표현주의적인 성향과 초현실주의적인 성향을
거쳐 깊이감과 고요함,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대형 캔버스 작업으로
전환하여 독특한 예술세계를 이루었고, 전통적인 에너지의 숭배에서
벗어나 명상적 고요함을 추구하였다 (최효준, 2006).
서양
11. FINAL PROJECT
김환기(Kim Whanki, 1913-1974)는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을 대
표하는 화가이다. 초기에는 한국의 서정적 구상화풍을 주로 그렸고
후기에 추상회화로 전환하였다. 추상회화로 전환하면서부터 김환기
의 작품들이 단순히 미적으로 아름 답게 표현된 예술이 아니라 내적
인 감동을 상승시키는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김환기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예술문화 교류를
통해서 세계의 미술을 만 나게 된다. 뿐만이 아니라 중남미 예술 철
학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예술을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 그가
받아들인 것이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 미술이었다. 그리고 여러 문화
가 존재하는 뉴욕에서 오히려 가장 단순한 구성으로 자신만의 새로
운 예술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동양
13. FINAL PROJECT
공통점
마크로스코와 김환기의 작품은 둘다 우리에게 ‘숭고미’를 준다.
‘숭고미’란 높은 곳으로 상승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감정이 점차 고양되는 것과
관련 깊은 개념이다. 숭고와 크기의 관계에 대해서 철학자 칸트는 이렇게 말한다. “단적으로 큰
것”을 우리는 숭고하다고 부른다. 하지만 크기는 언제나 상대적인 “비교개념” 이다. 즉, 수학적·논
리적 측면에서 보자면 모든 것의 크기는 유한할 뿐이다. 그러나 칸트가 예시한 대로 적절한 거리
를 두고 이집트 피라미드를 보거나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그 크기에 대
해 바로 논리적 평가를 들이대지 않는다. 논리적 평가가 아직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성적으로
평가하며 경악, 두려움 등을 느낀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상력의 힘으로 무한한 크기에 대한 관념
을 깨우치게 된다. 칸트는 이런 자각이 그 대상을 최초에 직면하였을때 느끼게 되는 두려움 등의
불쾌감을 쾌감 으로 전환시켜주고 이때 감상자는 숭고하다고 말하게 된다고 한다. 칸트는 결국
숭고한 것은 그 대상이 아니라 그에 반응하는 인간의 내면 작용이다.
14. FINAL PROJECT
차이점
러시아에서 태어나 서양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자란 로스코에 있어서 그림이 종교적 몰입과 영성
의 체험을 위한 길이었다면, 한국에서 태어나 노장사상의 전통에서 자란 김환기의 경우에는 그
림이 자연과 우주와 물아일체를 이루기 위한 길이었다. 김환기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의 무수한 점들은 별일 뿐만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인간이다. 김환기의 점들은 죽
은 이들이자 또 산 이들이자 본인이 그리워하는 천상의 별이기도 하다. 이것은 동아시아적 세계관
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로스코는 자신이 비극과 파멸에 관심 있다고 했듯이 뉴욕 추상표현주의의 숭고는 다소 황량
하고 어두운 톤의 숭고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앞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로
대표되는 김환기의 추상은 거대한 시공간의 질서 속에서 무수한 인간의 인연을 약속하며 그것에
경외감이 느껴지면서도 좀 더 밝고 서정적인 톤을 띤다.
16. FINAL PROJECT
이번 연구를 통해 색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숭고미’를 동서양의 두 작가
를 중심으로 비교분석해 보았다. 두 작가 모두 거대한 캔버스와 색으로만
작품을 만들지만 느낌과 성향이 다르다. 흔히 색으로만 작품을 하면 똑같아
보일 우려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
작가는 자신들의 감정을 색으로 채워내 전혀 다른 숭고미와 감정을 일으키
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앞선 선입견이 기우임을 증명해 낸 것이다. 단순한
색의 조화만으로도 숭고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의 영역에
서 ‘색’이 지니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