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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홍님 추모모임에 다녀오신 왕풀님故
풀꽃평화연구소 대표이신 왕풀 정상명 님 홈페이지의 사는 얘기들 에서 퍼 왔습니다 산' ' .--
풀
==============================================
저는 지난 월 일 금 밝은사회 국제클럽에서 열렸던2 17 ( )
정치생태학자 문순홍의 주기 추모 및 유고선집 출판기념회에 풀꽃세상 대표자격으로 다녀1
왔습니다.
생태담론과 생태여성론 정치생태학 연구와 실천에 힘을 썼던 문순홍은,
년 여를 병마와 싸우다가 년 월 채 오십이 못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3 2005 1 , .
대화아카데미와 여성환경연대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추모행사는
그의 동료들과 후학들이 생전의 문순홍을 기리며 펴낸 유고선집,
생태학의 담론 정치생태학 출판기념회도 겸한 자리였습니다< > < > .
그날 제게 주어진 일은 인간적인 문순홍 의 면모를 보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
제가 문순홍과는 대모와 대녀의 관계로서 거의 이십여년이 넘도록 함께 지내왔기 때문에
사적으로 저보다 그녀를 잘 아는 분들이 없어서 맡겨진 일이었습니다.
추모식에는 여명의 환경쪽 분들이 모였습니다70 .
그분들이 그녀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보여주신 지극한 모습에서
생전에 제 대녀가 얼마나 아름답게 살았는지를 다시한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날 읽었던 내용인데 대녀가 세상을 떠난 작년 월1 ,
제 개인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에 약간의 첨삭을 가한 것입니다.
조촐하지만 정성이 깊었던 추모행사는-
촛불을 켜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만약에 누가 제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산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은가 하" '
고 묻는다면
저는 망서림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네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제 대녀인 문순홍 펠리치타스입니다 라고요" . ." .
저는 순홍이와 오랜 시간동안 대모와 대녀의 관계로서 속 깊은 마음을 나누어왔습니다.
순홍이가 이십대 후반일 때 우리는 만났습니다.
제가 환경판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우리는 나이도 하는 일도 전혀, ,
달랐지만
순홍이는 제 마음을 완전히 열어젖히고 바닥까지 드러내보일 수 있는,
그런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순홍이 역시 제게 그랬다고 믿습니다, .
순홍이는 영특했고 아이처럼 천진했으며 다정다감하고 이해심이 깊고 명랑했으며 솔직했습
니다.
무섭게 공부했고 무엇보다도 제가 아는 인간들 중에서 가장 정직한 인간이었습니다, .
기분좋을 때에 나오는 재기발랄한 위트와 유모어는 폭소를 자아내게 했으며 품위있게 유쾌
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으로 그를 추모하는 경향도 있는데
순홍이에 대한 제 표현에는 조금치도 과장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문순홍이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요.
순홍이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림동네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홍이는 자기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시켰습니다.
덕분에 저는 그림동네 밖의 사람들 즉 환경쪽 사람들과 인연을 갖게 되었습니다, .
이 글을 쓰면서 제가 만났던 사람들을 회고해보니
순홍이가 소장으로 있던 젊은 학자들의 모임인 생태사회연구소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오릅' '
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당시 생사연 멤버들이 보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가끔 만났는데 어느날 순홍이가 뜻밖의 청을 했습니다.
그건 제 작업실에서 생태사회연구소 사람들끼리 소박한 음악회를 열면 어떻겠느냐 는 내용' '
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즐겁게 응했지요.
음악회가 열리던 날,
저는 무대로 사용하기 위해 작업실 한쪽을 치운 뒤 조촐한 음식을 장만하고 그들을 기다렸,
습니다.
시간이 되자 젊고 생기넘치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조용했던 제 작업실은 그들이 내는 에너지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이 준비해 온 프로그램도 다양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야금을 가져와 연주를 하고 어떤 사람은 판소리를 하고, ,
독창 이중창 합창공연이 이어졌습니다, , .
참석한 사람들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음악회에 출연자로 나왔습니다.
순홍이는 가늘고 높은 목소리로 매우 수줍게 목포의 눈물 을 불렀습니다< > .
그 노래는 순홍이가 아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순홍이는 그날 아주 많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당시 생사연 멤버중의 한 분으로 작업실음악회를 주도적으로 이끈 유정길님 현 에코붓다 대(
표 께서)
추모의 노래를 부르고 계십니다.
저는 그분들말고도 여러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지하선생님과 일하던 시절에는,
일산에 사시는 김지하선생님댁까지 저를 데리고 가서 인사를 드리게 하였고
어느 해 사월인가는 느닷없이 저를 문경 산속 암자까지 끌고 가서
거기 사시는 한 스님께 절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날 암자에서 젊은 법륜스님 도 처음 뵈었습니다' ' .
어쩌면 그때의 만남이 후일 제가 환경판에 뛰어들게 되리라는 걸을 알아서,
운명이 미리 준비시켰던 만남들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순홍이는 정말 골치아픈 애였습니다.
고지식하기가 교과서 모범답안 같았습니다.
자기도 돈이 없는 주제에 길을 가다가 거지를 만나면 버스비만 남겨놓고 몽땅 털어주어
배 쫄쫄 굶으면서 공부하다가 허기진 몸으로 밤늦게 귀가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저를 마음 아프고 놀라게 했습니다.
삼십대 초반 한 때는 맨날 똑같은 청바지에 똑같은 티셔츠만 빨아 입고 다녔는데,
옷이 너무 낡아서 보기가 좀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젊은 애가 옷을 좀 예쁘게 입고 다니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꺼냈다가
세상에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옷을 입고 다녀야 덜 미안하다 고 진지한 얼굴" "
로 댓구하여
저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했습니다.
어느 한 시절에는 시간강사들의 권익에 보탬이 되게 하려고 선후배들과 전국강사모임 을 만' '
들어
가난한 시간강사들의 임금을 조금이라도 올려주려고 힘을 기우렸으며
동료들 중에서 결혼한 강사들이 시간배당을 덜 받거나 못 받으면
자기에게 배당된 시간을 동료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모님 저는 결혼을 안 했으니 그들보다는 돈 쓸 데가 적잖아요" , ."
거의 결벽증에 가까운 데도 있었습니다.
순홍이는 이 세상에 사는동안 제게 서너 번 정도 돈을 빌려간 적이 있었는데
대게가 만원 안짝이었고 커봐야 백만원 정도였습니다50 .
돈을 빌려갈 때는 언제 어떻게 해서 돈이 생길테니 그때 갚겠다 고 자세히 상황을 설명했으' '
며
약속한 날짜를 지켰습니다.
순홍이 형편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대모인 내가 네게 그 정도도 못해주니 하면서 돈을 받지않으려 해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 ?"
았습니다.
박사과정 이후라 그러나요 독일에 다녀올 때는 책만 수백권 사오느라고,
책무게 때문에 공항에서 죽도록 고생했다는 이야기며,
호주에 가서 공부할 때는 전철에서 자료가 다 든 컴퓨터를 잃어버려 하늘이 무너져내린다며
절망에 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순홍이는 시간이 나면 수시로 찾아와서 자신에게 일어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 했습니다.
울 때도 많았습니다.
시인이신 김지하선생님의 생명운동에 순홍이는 학자로서 깊이 참여하여-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열과 성을 쏟았습니다.
그러기에 김지하선생님의 고인에 대한 추모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순홍이가 그랬듯이 저 역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순홍이를 제일 먼저 찾았고
순홍이는 세심하게 이야기를 듣고 첫째 둘째 해가면서 분석을 해주었으며, ,
언제나 용기를 주는 조언으로 제 마음을 다스려 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다가 제가 운명적으로 환경판에 뛰어들게되어
화랑 일을 접고 풀꽃세상을 창립했을 때는 초창기 두어 달 제 일을 도왔습니다, .
그러나 이내 풀꽃세상 일은 저와 최성각선생님께서 도맡아 진행하게 되었고
순홍이 역시 그의 일로 바빠 전처럼 자주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미술동네에서 일하던 전과는 달리 같은 환경판이라
순홍이가 훌륭한 학자로서의 곧은 길을 걸어가는 예쁜 모습을 잘 지켜볼 수 있었으며
사람들에게 학자로서 인정을 받고 사랑도 받고 있는 것 같아 저는 자랑스러웠고 기뻤습니
다.
하지만 순홍이의 개인적인 삶은 절대로 좋은 삶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하여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여 호의호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한눈팔지 않고 거의 모든 시간을 무섭도록 공부에만 전념했음으로
사람사이의 관계맺기에도 많이 서툴렀습니다.
찾아온 사랑도 어떻게 진행시켜야 되는 지 몰라 뜻대로 풀리지 않았으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무와도 몸을 섞지 않아 깨끗했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망에 부딧쳐 깊은 상처를 받아서 고통스러워 한 적도 많았으나
굴하지 않으려고 기를 썼습니다.
순도 높은 그 영혼은 오염되지 않아 언제나 맑고 순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순홍이에게 많이 부족한 대모였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 할 수 있는 인간,
제 속을 썩인 적은 있었지만 한번도 이 믿음을 배신한 적이 없던 성실한 인간,
자신이 세운 가치을 바르게 지켜나가려고 진지하게 노력했던 정직한 인간,
무섭게 공부했고 무섭게 예민했던 인간,
쨤뽕을 잘 먹고 신경질도 잘 내고 잘 웃고 잘 울던 인간, , , ,
목덜미와 어깨선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샤넬 라인의 스커트를 입으면 아주 예뻤던 그애를 사랑으로 기억합니다.
순홍이 영정 아래서 순홍이와 함께 지내온 이십여년이 넘는 세월을 회고하노라니-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순홍이의 천진성과 정직성 순도높은 영혼을 제 무딘 말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
하지만 누구보다도 신앙심이 깊었던 그애가
지금은 좋은 세상에서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저는 진심으로 믿습니다.
끝으로 년 월 일에1986 9 9
순홍이가 제게 보내온 편지의 앞 귀절 한 부분을 소개하는 걸로 이 자리를 마감하려 합니
다.
이쁜 글씨로 쓰려고 열심히 노력해요.
지독스럽게 평안하려 해요.
잊지않고 감사하며 기뻐하고 웃으려 해요.
손에서 단 묵주를 놓지 않으려 해요10 .
주위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게도 한번 쯤은 눈길을 주려고 하고요.
입가에는 미소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모든 것이 하려 해요 뿐이네요"~~~ " .
몸에 붙어 체화된 것이 아니고 노력중인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모님 언제쯤이면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저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올까요, ?
살아있는 동안 마음을 주었던 한 사람을 다시볼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
많은 사랑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에게는 아픈 마음이 더 하겠지요.
바람과 물 연구소 에서 소장으로 근무했던 순홍이를 마지막 날까지 정성껏 보살펴주신< >
대화문화아카데미의 강대인원장님 왼쪽 과 김지하 선생님 오른쪽( ) ( ) -
문순홍이 주기를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써주신 많은 분들과1 ,
우리 시대의 큰 분이신 김지하선생님께서 보여주신 한 아랫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실천
에,
특히 문순홍이를 만난 이후부터 세상을 뜰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아름다운 인간의 한 전형을 보여주신 강대인선생님께 진심으로 감동하여 깊은 인사를 드립
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천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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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故문순홍님 추모모임에 다녀오신 정상명 님의 글

  • 1. 문순홍님 추모모임에 다녀오신 왕풀님故 풀꽃평화연구소 대표이신 왕풀 정상명 님 홈페이지의 사는 얘기들 에서 퍼 왔습니다 산' ' .-- 풀 ============================================== 저는 지난 월 일 금 밝은사회 국제클럽에서 열렸던2 17 ( ) 정치생태학자 문순홍의 주기 추모 및 유고선집 출판기념회에 풀꽃세상 대표자격으로 다녀1 왔습니다. 생태담론과 생태여성론 정치생태학 연구와 실천에 힘을 썼던 문순홍은, 년 여를 병마와 싸우다가 년 월 채 오십이 못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3 2005 1 , . 대화아카데미와 여성환경연대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추모행사는 그의 동료들과 후학들이 생전의 문순홍을 기리며 펴낸 유고선집, 생태학의 담론 정치생태학 출판기념회도 겸한 자리였습니다< > < > . 그날 제게 주어진 일은 인간적인 문순홍 의 면모를 보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 제가 문순홍과는 대모와 대녀의 관계로서 거의 이십여년이 넘도록 함께 지내왔기 때문에 사적으로 저보다 그녀를 잘 아는 분들이 없어서 맡겨진 일이었습니다. 추모식에는 여명의 환경쪽 분들이 모였습니다70 . 그분들이 그녀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보여주신 지극한 모습에서 생전에 제 대녀가 얼마나 아름답게 살았는지를 다시한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날 읽었던 내용인데 대녀가 세상을 떠난 작년 월1 , 제 개인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에 약간의 첨삭을 가한 것입니다. 조촐하지만 정성이 깊었던 추모행사는- 촛불을 켜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만약에 누가 제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산 사람을 만난 적이 있은가 하" ' 고 묻는다면 저는 망서림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네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제 대녀인 문순홍 펠리치타스입니다 라고요" . ." . 저는 순홍이와 오랜 시간동안 대모와 대녀의 관계로서 속 깊은 마음을 나누어왔습니다. 순홍이가 이십대 후반일 때 우리는 만났습니다. 제가 환경판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우리는 나이도 하는 일도 전혀, , 달랐지만 순홍이는 제 마음을 완전히 열어젖히고 바닥까지 드러내보일 수 있는, 그런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순홍이 역시 제게 그랬다고 믿습니다, .
  • 2. 순홍이는 영특했고 아이처럼 천진했으며 다정다감하고 이해심이 깊고 명랑했으며 솔직했습 니다. 무섭게 공부했고 무엇보다도 제가 아는 인간들 중에서 가장 정직한 인간이었습니다, . 기분좋을 때에 나오는 재기발랄한 위트와 유모어는 폭소를 자아내게 했으며 품위있게 유쾌 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으로 그를 추모하는 경향도 있는데 순홍이에 대한 제 표현에는 조금치도 과장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문순홍이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요. 순홍이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림동네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홍이는 자기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시켰습니다. 덕분에 저는 그림동네 밖의 사람들 즉 환경쪽 사람들과 인연을 갖게 되었습니다, . 이 글을 쓰면서 제가 만났던 사람들을 회고해보니 순홍이가 소장으로 있던 젊은 학자들의 모임인 생태사회연구소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오릅' ' 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당시 생사연 멤버들이 보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을 가끔 만났는데 어느날 순홍이가 뜻밖의 청을 했습니다. 그건 제 작업실에서 생태사회연구소 사람들끼리 소박한 음악회를 열면 어떻겠느냐 는 내용' ' 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즐겁게 응했지요. 음악회가 열리던 날, 저는 무대로 사용하기 위해 작업실 한쪽을 치운 뒤 조촐한 음식을 장만하고 그들을 기다렸, 습니다. 시간이 되자 젊고 생기넘치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조용했던 제 작업실은 그들이 내는 에너지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이 준비해 온 프로그램도 다양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야금을 가져와 연주를 하고 어떤 사람은 판소리를 하고, , 독창 이중창 합창공연이 이어졌습니다, , . 참석한 사람들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음악회에 출연자로 나왔습니다. 순홍이는 가늘고 높은 목소리로 매우 수줍게 목포의 눈물 을 불렀습니다< > . 그 노래는 순홍이가 아는 유일한 노래입니다. 순홍이는 그날 아주 많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당시 생사연 멤버중의 한 분으로 작업실음악회를 주도적으로 이끈 유정길님 현 에코붓다 대( 표 께서) 추모의 노래를 부르고 계십니다. 저는 그분들말고도 여러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지하선생님과 일하던 시절에는,
  • 3. 일산에 사시는 김지하선생님댁까지 저를 데리고 가서 인사를 드리게 하였고 어느 해 사월인가는 느닷없이 저를 문경 산속 암자까지 끌고 가서 거기 사시는 한 스님께 절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날 암자에서 젊은 법륜스님 도 처음 뵈었습니다' ' . 어쩌면 그때의 만남이 후일 제가 환경판에 뛰어들게 되리라는 걸을 알아서, 운명이 미리 준비시켰던 만남들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순홍이는 정말 골치아픈 애였습니다. 고지식하기가 교과서 모범답안 같았습니다. 자기도 돈이 없는 주제에 길을 가다가 거지를 만나면 버스비만 남겨놓고 몽땅 털어주어 배 쫄쫄 굶으면서 공부하다가 허기진 몸으로 밤늦게 귀가했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저를 마음 아프고 놀라게 했습니다. 삼십대 초반 한 때는 맨날 똑같은 청바지에 똑같은 티셔츠만 빨아 입고 다녔는데, 옷이 너무 낡아서 보기가 좀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젊은 애가 옷을 좀 예쁘게 입고 다니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꺼냈다가 세상에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옷을 입고 다녀야 덜 미안하다 고 진지한 얼굴" " 로 댓구하여 저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했습니다. 어느 한 시절에는 시간강사들의 권익에 보탬이 되게 하려고 선후배들과 전국강사모임 을 만' ' 들어 가난한 시간강사들의 임금을 조금이라도 올려주려고 힘을 기우렸으며 동료들 중에서 결혼한 강사들이 시간배당을 덜 받거나 못 받으면 자기에게 배당된 시간을 동료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모님 저는 결혼을 안 했으니 그들보다는 돈 쓸 데가 적잖아요" , ." 거의 결벽증에 가까운 데도 있었습니다. 순홍이는 이 세상에 사는동안 제게 서너 번 정도 돈을 빌려간 적이 있었는데 대게가 만원 안짝이었고 커봐야 백만원 정도였습니다50 . 돈을 빌려갈 때는 언제 어떻게 해서 돈이 생길테니 그때 갚겠다 고 자세히 상황을 설명했으' ' 며 약속한 날짜를 지켰습니다. 순홍이 형편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대모인 내가 네게 그 정도도 못해주니 하면서 돈을 받지않으려 해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 ?" 았습니다. 박사과정 이후라 그러나요 독일에 다녀올 때는 책만 수백권 사오느라고, 책무게 때문에 공항에서 죽도록 고생했다는 이야기며, 호주에 가서 공부할 때는 전철에서 자료가 다 든 컴퓨터를 잃어버려 하늘이 무너져내린다며
  • 4. 절망에 찬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순홍이는 시간이 나면 수시로 찾아와서 자신에게 일어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 했습니다. 울 때도 많았습니다. 시인이신 김지하선생님의 생명운동에 순홍이는 학자로서 깊이 참여하여-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열과 성을 쏟았습니다. 그러기에 김지하선생님의 고인에 대한 추모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순홍이가 그랬듯이 저 역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순홍이를 제일 먼저 찾았고 순홍이는 세심하게 이야기를 듣고 첫째 둘째 해가면서 분석을 해주었으며, , 언제나 용기를 주는 조언으로 제 마음을 다스려 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다가 제가 운명적으로 환경판에 뛰어들게되어 화랑 일을 접고 풀꽃세상을 창립했을 때는 초창기 두어 달 제 일을 도왔습니다, . 그러나 이내 풀꽃세상 일은 저와 최성각선생님께서 도맡아 진행하게 되었고 순홍이 역시 그의 일로 바빠 전처럼 자주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미술동네에서 일하던 전과는 달리 같은 환경판이라 순홍이가 훌륭한 학자로서의 곧은 길을 걸어가는 예쁜 모습을 잘 지켜볼 수 있었으며 사람들에게 학자로서 인정을 받고 사랑도 받고 있는 것 같아 저는 자랑스러웠고 기뻤습니 다. 하지만 순홍이의 개인적인 삶은 절대로 좋은 삶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하여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여 호의호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한눈팔지 않고 거의 모든 시간을 무섭도록 공부에만 전념했음으로 사람사이의 관계맺기에도 많이 서툴렀습니다. 찾아온 사랑도 어떻게 진행시켜야 되는 지 몰라 뜻대로 풀리지 않았으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무와도 몸을 섞지 않아 깨끗했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망에 부딧쳐 깊은 상처를 받아서 고통스러워 한 적도 많았으나 굴하지 않으려고 기를 썼습니다. 순도 높은 그 영혼은 오염되지 않아 언제나 맑고 순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순홍이에게 많이 부족한 대모였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 할 수 있는 인간, 제 속을 썩인 적은 있었지만 한번도 이 믿음을 배신한 적이 없던 성실한 인간, 자신이 세운 가치을 바르게 지켜나가려고 진지하게 노력했던 정직한 인간, 무섭게 공부했고 무섭게 예민했던 인간, 쨤뽕을 잘 먹고 신경질도 잘 내고 잘 웃고 잘 울던 인간, , , , 목덜미와 어깨선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샤넬 라인의 스커트를 입으면 아주 예뻤던 그애를 사랑으로 기억합니다.
  • 5. 순홍이 영정 아래서 순홍이와 함께 지내온 이십여년이 넘는 세월을 회고하노라니-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순홍이의 천진성과 정직성 순도높은 영혼을 제 무딘 말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 하지만 누구보다도 신앙심이 깊었던 그애가 지금은 좋은 세상에서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저는 진심으로 믿습니다. 끝으로 년 월 일에1986 9 9 순홍이가 제게 보내온 편지의 앞 귀절 한 부분을 소개하는 걸로 이 자리를 마감하려 합니 다. 이쁜 글씨로 쓰려고 열심히 노력해요. 지독스럽게 평안하려 해요. 잊지않고 감사하며 기뻐하고 웃으려 해요. 손에서 단 묵주를 놓지 않으려 해요10 . 주위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게도 한번 쯤은 눈길을 주려고 하고요. 입가에는 미소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모든 것이 하려 해요 뿐이네요"~~~ " . 몸에 붙어 체화된 것이 아니고 노력중인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모님 언제쯤이면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저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올까요, ? 살아있는 동안 마음을 주었던 한 사람을 다시볼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 많은 사랑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에게는 아픈 마음이 더 하겠지요. 바람과 물 연구소 에서 소장으로 근무했던 순홍이를 마지막 날까지 정성껏 보살펴주신< > 대화문화아카데미의 강대인원장님 왼쪽 과 김지하 선생님 오른쪽( ) ( ) - 문순홍이 주기를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써주신 많은 분들과1 , 우리 시대의 큰 분이신 김지하선생님께서 보여주신 한 아랫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실천 에, 특히 문순홍이를 만난 이후부터 세상을 뜰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아름다운 인간의 한 전형을 보여주신 강대인선생님께 진심으로 감동하여 깊은 인사를 드립 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천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