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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심층 사례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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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가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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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남산골 해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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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알 란성장관찰일지

서울시 동대문구 품앗이 공동육아 〈알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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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당
ⅳ 공 육 , 마을속 로퐁 ~

서울시 은평구 공동육아협동조합 〈소리나는 어린이집〉 	

광 사 들의 잔치 야기
ⅴ 마을미디어《 진 람 》 돌 이
서울시 광진구 마을미디어 《광진사람들》 	

통
가
ⅵ 소 하는 자원활동 를 꿈꾸며
서울시 성동구 〈책과 함께 사는 마을〉 	

4

7

85

145

189

231

281
펴내며

‘마을씨’들이 하나둘 움트고 싹을 낼 것입니다
지난 9월 말, 시장님을 모시고 서울시의 여러 간부, 마을의 활동가, 센터의 식구가
한데 모여, 한 해 동안의 마을공동체 활동의 성과를 나누고 내년의 방향을 의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마을기업 인큐베이터, 자치구의 담당 공무원, 센터의 활동가 등이
각자의 활동을 TED 방식으로 발표하였다. 발표 후에는 참석한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황윤옥 하자센터 부센터장이 세 번째인가에 마이크를 들었다.

“태어나면 두 살이고, 이제 막 돌 지난 간난쟁이더러 세 살이라 하듯이, 서울시
마을지원센터 이제 일 년 되었는데 세 살이라 한다.” 순간 행사장은 “와하하하~”
유쾌한 웃음이 터졌다. “맞아, 맞아, 이제 일 년 되었는데 바라는 게 너무 많아.” 황
부센터장이 말을 잇는다. “돌이 되었다는 것은 살아주었다는 것이다. 돌잔치를 하
는 것은 세상에 갓 나와 일 년이나 버티고 살아준 것을 기뻐하고 또한 고마워하는
것이다.” 그 자리의 있던 나는 물론이고, 여러 활동가는 커다란 위안을 얻었다. 이
러저러한 개선점을 세세히 지적하던 사람들도 “그래~ 이만하면 그동안 잘한 거지”
하며 팽팽한 듯 긴장된 분위기는 일순 거짓말처럼 누그러지고, 서로 대견해하고 수
고했노라는 덕담장으로 뒤바뀌었다.

그렇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한 지 만 이 년, 센터가 설립되어 활동한
지는 일 년이 조금 넘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약 7,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울시 및
센터가 주관하는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등장하였다. 그리고 등장한 이 주

4
민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마을의 씨앗들이 하나둘 만들어질 것이
다. 내년이 지나고 나면 이런 ‘마을씨’들은 하나둘 움트고 싹을 낼 것이다. 마을씨가
움트는 과정에서 활동가의 활약은 필수다. 마을은 사람들의 관계망이고, 사람들의
힘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람들 속에서 움직이는 활동가들의 양성이 관건이라고
들 한다. 그런데 그 활동가는 마을씨가 움트고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발굴되고 배출
된다. 동네 이웃들과 좌충우돌 지지고 볶으며 우여곡절 몇 고비 넘기고 나서, 겨우
돌아보니 함께 일구어온 성과가 대견하고 함께 만들어온 이야깃거리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도 어느덧 활동가가 되어있다.

여기 실린 여러 이야기, 한 해 두 해 여러 해 동안의 우여곡절과 지지고 볶아온
이야깃거리들이다. 평범한 동네 주민이 이웃들과 함께 벌여온 각본 없는 드라마들
이다. 평범한 주민의 성장기이며, 우리 마을의 생생한 아카이브다. 활동하랴 짬짬
이 글 쓰랴, 날밤 새운 날도 부지기수였을 거다. 안 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개인적
으론 인생 한때의 값진 기록이고, 마을로서는 생생한 역사 그 자체다.

“정말,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3년 12월 12일
짱가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

5
ⅰ같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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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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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은평 품앗이 육아〉

글쓴이 | 안세정

3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2008년 첫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
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한 강의를 통해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다.
이후 ‘품앗이 육아’에 대한 막연한 비전을 가슴에 품고 살다가 2012년 6월, 10개월 된 둘째 아이
를 안고 참석한 ‘책 꾸러미 행사’(생후 3~18개월 아이를 위한 북 스타트 운동의 일환)에서 만난
10명의 엄마들과 운명처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 모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모임은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돌봄 분야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의 단체로 재탄
생하게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깜냥과는 무관하게 엉겁결에 대표를 맡아 마을공동체 속에서 새
로운 삶을 경험하게 된다.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 엄마들의 욕구에 발맞춘 꾸준한 성장으로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현재는 80여 명의 엄마
와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읽어주기와 엄마표 수업 및 엄마들을 위한 독
서토론, 기타 여러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ansjjjang@naver.com
글소개

품앗이 육아, 해보면 알게 될 걸?
“육아를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든든한 동지들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함께’의 힘을 아이들도 엄마도 배우게 되었다. 내 아이뿐만 아닌, 우리 아이들이
다 함께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크고 가치 있는 일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를 위해 만난 모임인데, 이제는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이 성장하고 배우는 공
동체가 되었다.”
“육아로 힘들고 무거웠던 일상이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과의 만남으로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엄마’라는 명함을 더욱 더 빛날 수 있게 해주는 공동체, 우리 아이들의 ‘첫 책 놀
이터’이다.”

우리 마을공동체 ‘은평구 품앗이 육아’ 회원들의 활동소감이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 볼만한 이 ‘품앗이 육아의 가치와 비전’을 우리의 실제 활
동모습과 성장과정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어서 용기 내어 이 글을 전하게 되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작년 2012년 6월부터 현재 마을공동체로서 자리매김을 하기
까지 리더로서 역량이 부족한 탓이었는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다른 이들은
아이가 아프면 한두 번 모임에 빠지기도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리더인 나로서는 아이가 아파도 모임을 위해 내색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는 점이 너무나 힘이 들었다. ‘나 역시 아이를 위해 시작한 모임인데, 왜 지금은 모
임을 위해 아이를 희생시키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8
서울시 은평구

           은평 품앗이 육아
           은평 품앗이 육아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내가 잘한 일은 당연시되고,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 내
책임이 되는 듯해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어느 곳에 토로를 해야 할지 막막하고 힘
들어서 숨 막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깨가 무거웠던 시
기였다. 하지만 매 모임마다 함께하는 육아의 즐거움과 부모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알아가는 나와 회원들의 모습 속에서 ‘아, 이래서 이 일
이 가치 있는 거구나’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품앗이 육아’는
내게 포기할 수 없는 과업이 되었다. 힘들었지만 분명히 가치 있는 시간들이었고,
지금도 힘들지만 그렇게 견디면서 단계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힘들 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하지만 몇 글자 남겨보고
자 한다. 특히 ‘품앗이 육아’로 내 아이를 내 손으로, 또 ‘함께’ 키우며 서로의 아이가
자라고 그 속에서 내 아이와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인
지를 알리고 싶었다. ‘품앗이 육아’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모
르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이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험난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나를 믿어주고 함께 최
선을 다해준 1기 북키북키 멤버들, 열등감과 콤플렉스로 점철된 나를 ‘은평 품앗이
육아’ 속에서 새롭게 단련하고 그로부터 다시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 딸 휘준이와 휘연이, 집안
살림은 뒷전으로 미룬 채 마을공동체 활동에만 전념하던 나를 보며 가끔은 싫은 소

9
리도 했지만 내가 행복해보이니 그저 묵묵히 협조해주었던 남편 안병화씨, 딸내미
의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손자들 픽업과 돌봄으로 본의 아니게 바빠지셨던 친정아버
지, 언제나 사랑과 기도로 함께 해주는 친정엄마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배려와 그들이 주는 안락함이 없었다면 그토록 최선을 다해
마을공동체 활동에 전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울시마을공동체사례집에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관계자분들께도 매우 감사
하며 깊은 내공으로 정성껏 피드백해주신 이현구 선생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의 마
음을 보낸다.
내 개인의 시선과 견해가 우리 멤버들 또는 누군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상
처가 되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다. 그래도 ‘은평 품앗이 육아’의 탄생부터 짧은 기간
의 성장 동안 리더로서 보고 들으며 겪은 이야기와 속내를 여과 없이 솔직하게 털
어내고 싶다. 그래야 다음 길을 걷게 될 누군가가 좀 더 앞길을 예측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말이다.

10
서울시 은평구

차례

           은평 품앗이 육아

1. 작은 품앗이 모임이 마을공동체가 되기까지
어색한 첫 만남 / 커뮤니티로 소통하기 / 우연히 알게 된 마을공동체 /
좌충우돌 마을공동체 만들기 작전 / 마을공동체로 결정

2. 마을공동체로서의 몸부림
애 메고 누가 일하나? / 마을공동체가 된 후 활동의 변화 / ‘함께’의 열매, 첫 소식지

3. 수많은 어려움들
우리만의 장소가 필요해 /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 /
회의, 회의, 끝없는 회의 속에 드는 회의감 / 뻣뻣해진 마음을 풀어주는 ‘수다의 힘’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성장 중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안식처 / 더 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장소물색 /
대망의 2기를 모집하다 / 그들의 열정, 2기 모집 대성공 /
2013년 마을공동체 재선정 / 드디어 우리만의 전용공간이 생기다

5. 우리의 앞날 생각해보기
리더로서의 고충 / 내려놓아야 할 시간 /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
끊임없는 회의와 토론 / 리더의 조건 / 이게 뭐라고!!

6. 그들이 본 은평 품앗이 육아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이현숙 팀장과 곽영선 /
어린이 도서연구회 은평지회 석은진 /
신사종합사회복지관 담당 홍경희 사회복지사 /
신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보련스님과 부장 이승재 사회복지사 /
아빠들 대표 3인(은찬아빠 양길수, 태희아빠 김재광, 한비아빠 이지현)

에필로그
품앗이 육아, 이 정도면 해 볼만 하지?

11
1.
작은 품앗이 모임이
마을공동체가 되기까지
어색한 첫 만남

주민등록등본을 뗄 일이 있어서 10개월 된 딸아이를 안고 응암동사무소에 갔다. 등
본을 떼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입구에 붙은 손바닥만 한 종이의 공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 책 놀이방 북스타트 데이 1. 일시: 06.19.(화) 10:00~12:00
2. 대상: 은평구 내 생후 3개월~18개월 영아 20명(선착순)
3.  용: 시행대상 부모에게 북스타트 꾸러미(그림책 2권, 북스타트 가방, 	
내
손수건, 권장도서목록)를 증정하고 책을 통한 놀이프로그램 진행.
4. 장소: 꿈나무 도서관 내 2층 책 놀이방
5. 방법: 유선연락을 통한 사전접수
6. 준비: 당일 영아와 함께 참여 및 주민등록등본 지참
7. 신청 접수 및 문의: ☎ 351-2016 (10:00~17:00)
※ 오시는 방법: 은평구청 건너편 파리바게트와 청진동해장국 사이 골목으로 들
어와 직진하면 꿈나무 마을 후문이 나옵니다. 후문으로 들어와서 우측에 실내수
영장 있고, 바로 옆이 책 놀이방입니다.
★ 책 놀이방 운영시간 :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12
서울시 은평구

‘오호, 책 꾸러미를 공짜로 준다고? 한 번 가봐야겠는걸?’ 다이어리에 일정을 표
시하고 ‘유선연락을 통한 사전접수’라는 안내는 뒷전으로 한 채 그날 당일, 큰 아이
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작은 아이를 안고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다. ‘신청 안 해서 안

           은평 품앗이 육아

된다면 말지 뭐’라는 생각과 ‘설마, 아이 안고 거기까지 갔는데 그냥 가라고 하겠
어?’라는 알 수 없는 배짱으로 말이다.
사실 우리 집 근처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도서관이 있다는 게 놀랍고 궁금해
서였다. 평소 책에 관심이 많고 휴식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도서관을 찾는 나로서
는 행사보다는 ‘꿈나무 도서관’에 더 관심이 갔다. 은평구청 맞은편 언덕을 헉헉 거
리며 겨우 올라 꿈나무 도서관에 도착했다. 이미 몇몇 엄마들이 아가들과 함께 행사
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신청하고 오신 거 맞죠?” 데스크에 계신 선생님이 나를
향해 물었다.
“아, 아니요. 신청은 못했는데…….”
“아, 그러세요. 그럼 그냥 여기에 이름이랑 주소 써주시고 참석해주세요. 다행히
오늘 오신다고 하신 한 분이 빠지게 돼서 공석이 있거든요.”
바쁘게 이름을 적고 아가와 엄마들 무리에 자리하고 앉았다. 영국에서 시작되었
다는 ‘북스타트 운동’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우
리나라에서도 이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는 설명과 함께 좋은 도서목록과 동화책
2권, 손수건을 에코백에 담아 무상으로 주었다.
선생님이 나오셔서 책을 읽어주시고 같이 동요를 부른 후 이날의 행사는 간략하
게 끝이 났다. 도서관측에서 북스타트 데이 행사를 담당한 선생님은 이번이 은평구
에서 처음 시행한 북스타트 운동이라면서 앞으로 매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씀하셨
다. 더불어, 오늘 배운 것처럼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책을 통해 같이 성장하면 좋겠
다며 지금 모인 엄마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만나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기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3~18개월의 아이들이 모인 자리였으므로 아이들의 발달은 제각각이었다. 누워
있는 아이, 기어 다니는 아이, 서 있는 아이, 걷는 아이, 뛰는 아이 등등……. 아이
가 걷고 뛰는 엄마들은 전반적으로 자신의 아이들이 너무 커서 함께 하기에는 월령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다며 모임 결성 및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13
“자, 그럼 함께 모임 꾸려가기 원하시는 분들 한 번 모여보세요.” 선생님의 진두
지휘로 둥그렇게 앉은 엄마들은 나까지 총 10명이었다.
“네, 이 정도면 괜찮네요. 그럼 같이 어떻게 모이고 어떻게 진행할지 의논해보세
요. 모임 장소는 저희 꿈나무 도서관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이곳의 도서는 원래
대출이 되지 않지만, 모임에 필요하시다면 따로 대출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
시 부모교육 등이 필요하시면 강사도 섭외해서 강의를 제공해드릴 의향도 있고요.”
담당 선생님의 모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에 자리에 앉은 엄마들 모두 얼굴
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누가 먼저 일을 진행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중
간쯤에 앉은 이제 막 아이가 5~6개월 되어 보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우리 만남 일정을 정해볼까요?”
결국 우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반에 꿈나무 도서관에서 만나
기로 했다. 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돌아가며 품앗이로 동화책 읽어주기로 프로그램
을 확정하고 말이다.
1기 멤버들은 동화책 읽어주기 모임을 갖기로 결정 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승연맘 배진윤 : 그냥 마실할 곳이 필요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만남으로 말이지요.
은찬맘 장명정: 은찬이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고 싶어서 그날 도서관 북스타트
행사에 가게 됐고 마침 선생님의 권유로, 엄마들이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시작하게 됐죠.
윤지맘 김미정: 처음에는 윤지한테 문화센터보단 엄마표로 뭔가를 해주고 싶
은 맘으로 모임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호연맘 강은자 : 저는 맨 처음은 아니고 중간에 들어왔는데, 그냥 엄마들과 같
이 모여서 소통하고 싶었어요. 처음 키우는 아이라서 그저 육아방법을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리고 한두 달 지나면서 아이와 내가 성장한
것을 느꼈고 달라졌어요.

14
서울시 은평구

커뮤니티로 소통하기

이제 정기적으로 만나서 엄마들이 돌아가며 동화책 읽어주기를 하자는 의견이 결정
된 순간, 나의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 했다.

           은평 품앗이 육아

2008년 여름, 첫 아이를 낳고 매일 집에 틀어박혀 육아를 해야 하는 나의 일상이
그저 우울함으로 물들 던 어느 날 들었던 강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동네 아줌마들
과 작은 재능을 모아서 품앗이 교육으로 아이들을 키운 이야기.
당시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가슴 떨림을 경험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단
순히 시간 보내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서로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은
그를 통해 사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무한한 사랑과 긍정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서
말이다.
그때부터 나의 마음에는 언제나 ‘품앗이 육아’에 대한 열망이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 이곳이 그런 내 열망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는 ‘촉’이 온
것이다.
“그럼, 제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열게요. 카페가 있으면 앞으로 저희가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에 편할 것 같아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처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페’를 만들겠다고 나섰
다. 모두들 그런 것도 만들 줄 아냐면서 대단하다고 좋다는 반응이었다. 다음으로
카페 이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의 정체성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오랫동안 지속하기를 바라는 암묵적인 나의 염원을 담아 ‘은평
북스타트 맘’이라는 이름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그럼 카페를 열고나서 제가 카페 주소를 다시 문자로 알려드리도록 하죠.”
그러자고 한 후, 각자 어색한 인사와 마무리를 하고 하나둘 자리를 비웠다. 그리
고 첫 만남 후 딱 일주일 뒤인 2012년 6월 26일, 드디어 포털 사이트에 ‘은평 북스
타트 맘’이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를 열었다. 미리 취합한 회원들의 핸드폰 번호로
문자를 보내서 공지를 하고 각자 자기소개를 간략히 남기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라는 이름의 공감대로 서로를 알아갔고 그 마음으로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
를 2주에 한 번 진행해나갔다.
그 후 카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 모임을 체계적으로 끌어가고 함께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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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하며,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데 매우 좋은 소통공간으로 함께 하고 있다. 무
엇보다 우리 모임을 알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이들에게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통로이다.
그 속에는 우리가 함께 했던 다양한 활동, 아이들과 엄마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
겨져 있다. 만일, 누군가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꼭 온라인
커뮤니티를 동반하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온라인상에
그 문제를 올려놓고 고민하고, 의논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둔 엄
마들은 같이 만나서 이야기 할 시간이 녹록치 않을 때, 서로 필요한 것을 채우고 싶
을 때, 이 카페에서 많은 것을 드러내고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꿈나무 도서관에서는 매월 북스타트 행사가 진행되는데, 그때마다 우리
카페를 소개해주어서 계속 새로운 멤버들이 유입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마을공동체

“언니, 얼마 전에 은평구 소식지에 보니까 마을공동체라고 3인 이상 되면 신청할 수
있더라고요. 예산도 얼마 받을 수 있고 하던데, 생각해보니까 우리 인원이면 충분
하겠다 싶더라고요.”
멤버 중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 집에서 수다를 떨다가 가볍게 던진 이야기였다.
나는 평소 지역정보나 소소한 정보들에 관심이 많은 터라 나와 연관지을만한 것이
있으면 기억해두거나 메모를 해두는 편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또 그 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련의 과정에 대한 마음가짐이 선뜻 생겨나지
않은 터였다.
며칠 후,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세정아, 내가 다 알아봤더니 우리도 할 수 있겠더라. 양식 다 뽑아놨으니까 다
같이 모여서 의논하고 작성해보자.”
맨 처음 모임을 열 때도 모임 일정 및 방법 등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주도했던
언니다. 이번에도 그런 빛나는 추진력으로 우리를 리드했다. 함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일일이 모든 멤버에게 전화를 걸었고 어디서 만나서 의논할지 미리 정해서 알
려왔다.

16
서울시 은평구

며칠 후 우리는 대형마트 8층 푸드 코트에서 각자 아이를 가슴에 안고 모여 앉았
다. 손에는 하얗고 두꺼운 마을공동체 지원양식이 들려졌다. 마을공동체지원사업
에 선정되면 예산도 받을 수 있고 우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으니 힘내서 한

           은평 품앗이 육아

번 지원해보자는 얘기와 함께 이런 저런 의견이 오고 갔다. 각자 양식을 가져가서
작성해 본 후 다음번 모임에 들고 오기로 하고 헤어졌다.

좌충우돌 마을공동체 만들기 작전

각자 지원양식에 아이디어를 조금씩 모아서 취합을 했지만, 처음으로 이런 양식을
작성하는 우리는 그야말로 모든 작성란이 오리무중이었다. 어떻게 작성해야 탁월
한 것인지, 어떤 내용을 적어야 옳은지를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골치를 썩여야 했
다. 우선 처음 일을 주도하게 된 명정언니와 내가 은평구청 담당자와 통화를 하면서
일을 진행해 갔다. 날은 한여름으로 땡볕이었고 우리는 아이를 안고 동분서주 하면
서 지원 마지막 일정인 8월 10일까지 제대로 해내기 위해 애써야 했다.
“언니, 우리 오늘 은평구청 안에 커피숍에서 만날까요? 거기 커피도 싸고 시원하
고, 컴퓨터도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명정언니와 나는 은평구청 커피숍에서 각자 아이를 가슴에 안고 만났다. 내 손에
는 지난번에 사람들이 모아준 지원서가 한데 뭉쳐 있었다. 내용이 중복되거나 조금
엉뚱한 것들도 뒤섞여있어서 하나로 잘 통합해서 구성해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명정언니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러 간 사이 나는 딸아이를 안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구상하고 하나하나 적기 시작했다. 점심 끼니도 놓친 채, 좀 전에 산 머
핀 케이크로 허기를 겨우 달래면서 말이다.
그때 옆에 누군가가 다가왔다.
“지금 뭐 하고 계세요?”
“네?”
“애 안고 힘들게 작성하시는 게 뭔가 하고요.”
“네. 마을공동체 지원서 작성하고 있어요.”
“아, 그러세요. 이런 일은 저희가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
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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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그 분은 은평구청 주민참여위원회 위원장이셨다. 우리에게 친히 주민
참여위원회 회의 장소 공간을 열어주시면서 편하게 컴퓨터로 작성하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시며 관계부서 분들을 불러 모아 소개해주셨다.
“이봐, 여기 이분들이 이번에 새로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
하실 계획이라는데 좀 도와드려.”
비록 양식 작성은 모두 우리 몫이었지만, 예산구성 등에 있어서는 은평구청측으
로부터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밖에 단체 등록을 위해 우리 단체명을 ‘은평
품앗이 육아’로 정한 후 장소 지정이 필요했을 때, 꿈나무도서관측의 협조로 도서관
을 우리 단체주소로 지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엉겁결에 만장일치로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단체의 대표가 되었다.
조금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 작은 모임이 앞으로 우리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이
지역의 엄마들에게 분명히 크고 작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거라는 확고한 비전이
있었기에 순순히 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어떤 모임의 ‘장’이 아닌 한 단체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내게 매우 큰 의미이자 막중한 책임을 묻는 일이었기에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마을공동체로 결정

은평 품앗이 육아 대표가 된 나는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로서 자리매김을 위한 대
부분의 일들을 전담해서 하게 되었다. 관계기관이 필요한 서류나 미팅이 있을 때 내
게 전화를 하거나 메일 등을 보내왔다. 그때마다 나는 회원들에게 알릴 사항이 있을
경우 카페를 통해 알렸다.

“지난 8월 10일, 서울시에 ‘은평구 품앗이 육아’로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하였
습니다. 서울시에 현재 회원 명단 제출하였고요. 추후 실제 진행여부 확인을
위하여 해당부처 담당자와 미팅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정확한 일정은 다시
확인해서 카페를 통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 있도
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활동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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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꿈나무 도서관 현장조사와 서울시청에서의 면접 등을 통해 최종 마을공동체 사
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지원서 양식 작성과 서울시 직원 방문 현장조사, 서울시청
면접 등의 일련의 과정은 아이를 동반해야 하는 우리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은평 품앗이 육아

하지만 마을공동체를 위해 뛰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끈끈해졌고 앞으로 우리 모
임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당시의 상황을 우리 회원들은 다음
과 같이 회상한다.

승연맘 배진윤: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다. ‘되겠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서울
시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정책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못
했다.
호연맘 강은자: 나도 솔직히 ‘되겠어?’라는 생각이 강했고, 내놓을만한 무언가
도 없었는데 빠른 추진력과 열정에 놀랐다.

2.
마을공동체로서의
몸부림
애 메고 누가 일하나?

2012년 10월~12월까지 총 3개월의 기간 동안 300만 원의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 자부담 10퍼센트가 있기에 우리 멤버 14명은(중간에 새로 멤버가 4명 들어
왔다) 3개월분의 회비 3만 원을 한 번에 납입해서 자부담 비용으로 충당해 넣었다.
막상 서울시 예산을 받고 마을공동체가 되고 보니 그전에 느슨하게 진행되던 것
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원서에 적은대로 부모교
육이나 외부활동 등 여러 가지가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우리는 누가
그런 일을 주도할 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냥 성인 한사람, 한사람으로 움직이면 일에 대한 포지션을 명확히 나눠서 할

19
수 있지만 각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때에 따라 아이들의 컨디션이 천양지차인
지라 누구도 나서서 무엇을 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임을 위한 리
더로 나와 총무가 있었지만, 마을공동체로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는 것은 우리 모
두에게 버거운 일이었다.
300만 원의 예산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특히나 한 번도 정부 예산을 운
용해본 적이 없는 평범한 우리로서는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행여
잘못 써서 문제되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하기도 하였으며 행사 하나하나가 처음이라
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운영과 관리, 마을공동체 예산 운용과 때에 따른 마을
공동체 교육 참석, 필요한 양식작성 등 뜻밖의 일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서울시와
구청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일치되지 않아서 중간에서 설명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
복하면서 해나가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비일비재했다. 때문에 우리는 그에 따른 에
너지 소모에 대한 비용을 회장과 총무에게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회장과 총
무역시도 아이를 키우는 똑같은 입장에서 희생을 감행하고 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꼭 필요하다는 점에 전체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인건비 책정은 회장과 총무 스스로 그에 준하는 성실함을 갖추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회장과 총무라는 직함으로 뭉뚱그려진 희생과 헌신보다는
어느 정도의 인건비를 책정하여 일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고, 또 일을 보다 추진력
있게 진행해보자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사실 당사자인 회장과 총무에 대한 인건
비 책정은 도리어 더 큰 올가미 같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대표자로서 그
일을 결정한 나는 더욱 그런 책임감을 느껴야 했다. 총 예산 300만 원 중 한 달에 회
장과 총무에게 각각 20만 원씩 3개월 동안 총 120만 원의 지출은 적은 금액이 아니
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례를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리더의 결정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나머지 예산은 엄마표 수업 재료비와
우리 활동을 기록으로 남길 소식지 제작, 식비나 간식비 등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회장과 총무 인건비 관련해서는, 2013년에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지원하며
예산안에도 넣은 바 있다. 하지만 단체의 운영진에게는 인건비를 일절 지급하지 않
는다는 규정으로 인해 2013년 회장, 총무에게는 인건비 지급이 전혀 안 되는 실정

20
서울시 은평구

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꼭 언급하고 싶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단체라
하더라도 그 단체가 제대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영진에 대한 예우가 반드시 필
요하다.

           은평 품앗이 육아

물론, 이런 단체의 장이나 운영진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희생과 헌신의 마
인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을공동체를 끌어가기 위한 나의 활동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들의 당위성을
가치와 비전으로만 증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리고 이런 도시의 삭막하고 바쁜 현
실에서 그런 가치와 비전을 공유해 줄 수 있는 가족도 흔치 않다.
실제로 나는 마을공동체를 끌어가면서 집안 살림과 아이들 돌보는 일에 그전보
다 훨씬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전업주부가 정작 돌봐야 할 아이들과
살림은 뒷전으로 하고 모임에만 전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문을 자주 해왔고,
부모님 역시도 네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집안 살림을 이 꼴로 하면서 그렇게
열정을 쏟아야 하느냐고 묻는 일이 다반사였다.
더군다나 단체 성장 및 모임도모를 위해 애쓰면서 들어가는 교통비와 통신비가
평소의 2~3배 넘게 늘어나는데, 주부인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비용일 수밖에 없
다. 따라서 운영진 인건비 부분은 최소한의 활동비라도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에너지 소비 외에도 경제적으로 개인비용이 추가되면 부담이 돼서 운영진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운영진이 지속적인 책임과 의무를 갖고, 마을공
동체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애쓰게 하려면, 이런 부분의 예산규정이 반드시 생겨나
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을공동체가 된 후 활동의 변화

마을공동체로 선정이 되면서 2주에 한 번이었던 모임을 1주에 한 번으로 늘리고, 돌
아가며 동화책 읽어주기와 함께 2인 1조로 엄마표 수업을 같이 진행해보기로 했다.
첫 순서는 나와 명정언니가 맡았다. 이런저런 의논 끝에 인형극을 겸한 촉감놀이를
하기로 했다. 인형을 구하고 검은 콩과 쌀을 준비해서 아가들 양말에 넣어보고 만지
는 놀이로 정했다.
첫 번째 타자인 우리는 많이 떨리고 부담되어서 미리 만나 리허설도 했다. 다행

21
히 엄마들이 크게 호응해주고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잘 마쳤지만 긴장한 탓인지 호
흡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면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이후, 엄마표 수업은 점점 익
숙해지고 점점 진화되어 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엄마와 옆의 친구들과 함
께 행복하고 즐겁게 교감하며 자라갔다.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은 집 안에서 아이하고만 지내는, 참으로 힘든 일상을 보
낸다. 우리는 다함께 카카오톡으로 일상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서로 육아나 살림에
대한 궁금증 등을 풀어가면서 친해져갔다. 함께 같은 시기의 아이를 키워간다는 것
은 엄청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을 원동력이 되었다.
좀 더 끈끈하고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를 더 모이면 좋겠다’는 생
각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하루를 기왕이면, 동화책에 대한 엄마들의 공부로 시
작하면 어떨까 싶던 찰나에,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연락이
와서 순간적으로 도움을 청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정씨, 요즘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들어요? 혹시 앞으로 활동 못하시는 건가
요?”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제가 품앗이 육아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어서 요
즘 못 갔네요. 죄송해요~ 그런데 혹시 저희 모임에 독서모임을 도와주실 선생님 안
계실까요?”
덕분에, 어린이도서연구회 은평지회에서 10년 넘게 활동하시고 사단법인 어린
이도서연구회 서울지부에서 지부장까지 맡으셨던 석은진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었
다. 선생님의 어린이 동화책 강의를 시작으로 우리에게 독서모임이 생기면 어떨지
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다행히 다들 좋다고 했고 우리는 이 날을 엄마를 위한, 엄마
가 공부하는, ‘맘스데이’라 칭하고 함께 좋은 작가의 동화책과 양질의 자녀양육 이
론서를 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좋은 동화책은 무엇인지 서서히 알게 되었으며, 동화책
속에 담긴 삶의 철학과 지혜를 한층 더 깊이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동화책과 자녀
양육 이론서를 함께 보고 토론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다들 생소한 듯 했지만, 시간
이 흐를수록,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펼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덕분에
우리는 선생님이 없이도 스스로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22
서울시 은평구

‘함께’의 열매, 첫 소식지

2012년 11월, 우연히 5살 큰 아이의 어린이집 소식지를 보다가 우리도 이런 소식지

           은평 품앗이 육아

를 발간하면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면서 동시에 마을공동체로서 하나의 새로
운 일로 부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올해뿐 아니라, 다음 해에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특히, 주변에 아가를 키우면서 힘든 엄마들에게 우리 모임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내포되어 있었다.
모임이 있는 날, 큰 아이 어린이집에 비치된 소식지를 몇 장 집어 들고 멤버들에
게 우리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물었다. 모두 찬성하였고
어떤 형식으로 만들면 좋을지에 대한 의논이 시작되었다. 우선 멤버들 중 관련분야
에서 일했던 사람이나 미술 쪽에 재능 있는 사람을 뽑아 총괄하면 어떨지 의견을 모
았다. 다행히, 결혼 전에 만화가로 활동했던 미해가 해보겠다고 나서주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데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니 같이 만
나서 아이를 봐주기로 했다. 한 사람이 모두 전담하기 보다는 최대한 함께 모여서
아이디어를 짜고 같이 만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왜냐면, 모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버겁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카페에는 소식지에 들어갈 아이템을 함께 모으기로 하고 우선 모임 외에
시간이 되는 날을 잡아 전지를 하나 놓고 전체 틀을 짜보기로 했다.
그런데 소식지 발간을 위한 첫 모임을 약속한 그 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덕
분에 전원이 함께 하지는 못했다. 참석한 인원들도 아이들을 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에 휩싸이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나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격려하고 다독였다. 모인 인원들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 가위, 풀, 색종이, 스
카치테이프 등을 꺼내놓고 머리를 모았다. 우선 소식지가 발간되는 시기가 12월이
니 컨셉을 크리스마스로 잡고 디자인하기로 했다.
소식지 발간 리더를 맡은 미해가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집에서 미리 아이들 얼굴
을 캐리커처로 그려왔다. 사진처럼 아이들의 특징을 잘 살린 그녀의 그림은 우리에
게 엄청난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늘 함께 아이 안고 어쩔 줄 몰라 하던 평범한 우리
속에 이런 달란트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고 신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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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그날의 단상을 당시에 우리 모임 카페에 올린 나의 모임 후기로 대
체해볼까 한다.

제목: 이번엔 雨中 소식지 발간모임!! ^ㅡㅡ^’’
지난 금요일, 지난 3개월 동안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 활동을 추억으로 남길
소식지를 만들기 위해 만나기로 한 우리!!
열심을 내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속이 든든해야 하기에 울 동네 30년
전통의 김밥역사를 자랑한다는 ‘청기와 김밥집’에 전화로 15줄의 김밥을 주문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다 큰 아들내미 어린이집도
보내야하니 김밥을 찾으러 갈길이 너무 막막했습니다.ㅠㅠ
더군다나 그 김밥집 현금만 받으시는 곳인데, 수중에 현금이 제로!! 은행에 들
러 현금 찾고 가야할 판, ‘어쨌든 가보자’ 하고 나왔어요. 헌데, 비바람 너무 심
하게 불어서 아들이 든 우산은 뒤집어지고, 저도 휘연이 매고 우산 들고 멘붕
이 왔는데, 그 순간 은자에게 걸려온 전화!!
“언니, 김밥 안 찾았으면 내가 가져갈께!! 나 호연이 두고 혼자 가!!”
‘오예~기쁘다, 구주 오셨네~’ 구렁텅이에서 누군가 손 내밀어 구해준 느낌!!
가볍게 아들을 어린이집으로 들여 보내고 꿈나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천
재지변을 뚫고 만나서인지 더욱 반가웠던 우리~

오자마자 열심히 컨셉 잡아주시는 두 분의 미술 전문
가, 미해와 명정언니^^(또랑또랑 은찬이 영문을 모른
채 엄마 등에 밀착!! ‘은찬아, 너희 엄마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란다.’)
아픈 아가들이 많고 아침부터 비가 몰아쳐서 많은 분들
이 함께 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윤이와 미해가 남편이
휴무이고 은자도 친절한 시엄마가 호연이를 봐주셔서
자유부인으로 나와서 일이 너무 수월했네요. (물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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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는 주아, 유이, 호연이를 매우 사랑합니다. 암요!!)

           은평 품앗이 육아

전날 밤에, 잠을 쪼개 그려온 미해의 아가들 캐리커처 보면서 완전 신난 우리.
조심조심 가위질 해봅니다. 이런 보물 같은 달란트를 가진 사람이 우리 안에
있다니, 너무 감동~~물결~~은자는 미해에
게 가족 캐리커쳐 선주문 넣어주셨어요.ㅋㅋㅋ
우리 모두 공동구매로 미해에게 캐리커쳐 그려
달라 하자며 한동안 왁자지껄 신나게 웃었네
요.^^

하릴없이 턱 괴고 경청만 하고 있는 저의 모습.
우헤헤헤, 보이시나요? ‘나는 왜 그림 그리는
재주가 없이 태어난 걸까~’ 하고 슬퍼하는 중.ㅠㅠ (괜찮아요, 함께 하는 것만
으로도 힘이 되고 즐거우니까~호호호….)
그래도 함께인 덕분에 여차저차 컨셉은 잡았네요. 하지만 결국 미해에게 일이
다 몰리게 되어 미해는 정신이 살짝 혼미해진 거 같았어요.ㅠㅠ 기꺼이 기쁘
게 착착 진행해가는 미해 솜씨가 어찌나 믿음직스럽던 지요~ 역시 같이 모인
덕분에 소식지 이름도 1분 만에 ‘북키북키’(북과 키즈의 합성어)라고 정하고
요.ㅎㅎ 세찬 빗소리 들으며 김밥 2줄 이상 흡입하고 위층 카페 올라가 커피
도 한잔씩 들이키며 나름 즐거운 시간 보냈답니다.

이 날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모인 우리, 왠지 더 끈끈하게 뭉친 느낌이었네
요. 오고 싶었지만, 아가들 컨디션과 여러 가지 여건이 되지 않아 못 오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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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마음으로 함께 했다는 거 다 알아요.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기!! 그 마음으
로 다음번에 더 많이 헌신해주기!!
월요일에도 미해의 작업을 돕기 위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윤이, 은자, 명정
언니, 제가 미해 집에 갑니다. 저는 큰 아이를 찾으러 금세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미해가 작업할 동안 유이도 볼봐주고 옆에서 외롭지
않게 수다 떨고 오렵니다. 맛난 것도 같이 시켜먹고요~^^;;
우리 이렇게 사랑과 추억 쌓아가는 거 맞지요. 모든 과정과정 감사하고 행복
합니다. 소식지 나오는 그날을 기대하며~우리 소식지 만들기 첫 모임 후기
마쳐요~^^

소식지 발간을 통해, 우리는 처음으로 마을공동체로서 함께 뭉침의 의미를 깨닫
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는 소식지에 들어갈 전반적인 내용을 구상하고, 또 누군
가는 아이 때문에 작업이 힘든 미해를 돕기 위해 주말에 몇몇이 미해 집으로 가서
미해가 컴퓨터 작업할 동안 같이 아이를 돌봐주었다. 또 다른 멤버는 그동안 찍은
활동사진 중 잘 나온 것들을 골라서 한데 모아 미해에게 전달해주었다. 다 같이 일
을 쪼개서 하긴 했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리드하는 사람이 가장 고생을 하기 마
련이다. 덕분에 미해는 몇 날을 아이를 재운 후 밤마다 고된 작업을 해야 했다.
“언니, 우리 남편이 나 이거 하는 것 보고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하더라.”
“그러게, 너 잠도 못자고 너무 고생이 많다. 신랑이 그렇게 말할만해.”
“근데 언니, 나 재밌어. 하나하나 채워지는 것 보면 너무 뿌듯해~ 오랜만에 그림
그리니까 즐겁고 또 애들 얼굴 하나하나 사진 보면서 그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애정
이 새록새록 피어나더라고.”
한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의 재능을 묻어두고 지낸 미해의 말이었다. 개인적
으로 처음 품앗이 육아를 시작할 때 가지고 있던 비전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
다. 집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느라 자신의 재능을 잊은 엄마들이 작은 달란트일지라
도 이곳을 통해 그것을 발현시켜 엄마로서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의 빛나는 미래
를 닦아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남몰래 혼자 마음이 따끈해졌다. 덧붙여 미해에게
다른 한 마디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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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미해야,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인데 말야. 혹시라도 이 모임에서 활동을 하면서
네가 한 일에 대해 누군가가 엄청난 칭찬과 격려를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만일, 그런 기대가 너무 높아지고 사람들이 호응이 없으면 넌 네가 할 일에

           은평 품앗이 육아

대한 가치를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냥 네가 그 일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완성된 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다행히 속 깊은 미해는 나의 이야기를 깊이 공감해 주었고 그로 인해 서로 좀 더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마을공동체를 끌어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내가 한 일을 누군가가 당연시
할 때였다. 자신의 상황은 어쩔 수 없으니 못하는 것이고, 누군가가 해주겠지 하는
마인드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희생하며 감내하는 이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가장 큰 교훈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고 일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의 성장에 기뻐하자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계
속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기대로 갈등을 양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우리 소식지 ‘북키북키’(북 앤드 키즈의 줄인 말)가 발간되었다.
“300부 나왔습니다.”
“정말?”
“드디어 나온 거야? 어디 있어?”
“빨리 받아보고 싶다.”
“나 주변에 다 돌려야지~”
“우리 이 소식지 어디다가 배포할까?”
“보건소랑 구청이랑, 어린이집, 교회, 동사무소 등등 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누가 배포하지?”
“나!! 만들 때 많이 돕지 못했으니 배포는 내가 할게요!!”
“저도요~!!”
카카오톡 단체 채팅창이 후끈 달아올랐다. 처음으로 다함께 마음을 모아 만든 결
과물이었다. 전문가의 도움 하나 받지 않고 다함께 마음과 시간을 쪼개서 아이를 같
이 봐주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소중한 소식지 한 장, 한 장이 마치 우리의 자
식처럼 느껴졌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만든 소식지였기에 한 사람당 한 두 장만 가
져가게 하고 배포 할 곳도 잘 선별하기로 한 뒤 우선 도서관 창고 한 편에 잘 모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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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그리고 이후 이 소식지는 우리 단체 소개가 필요한 곳곳에 열 마디 말을 대신
할 최고의 자료가 되어주었다.

▲ 우리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진 첫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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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3.
수많은
어려움들

           은평 품앗이 육아

우리만의 장소가 필요해!!

우리 마을공동체 이름은 ‘은평 품앗이 육아’, 말 그대로 품앗이로 아이들을 함께 키
워가자는 취지지만, 장소가 한정적인데다 모임장소인 도서관 특성상, 정해진 날만
모이고 헤어져야 하니 활동이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좀 더 적극적인 품앗이
육아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여건에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각자의 집을 돌아가
면서 해보면 어떠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다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집을 오
픈하는 일이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좀 더 자주모여서 같이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밑반찬도 나누고, 다
함께 돌아가며 아이들을 봐주며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필요로 했다. 이런 이야
기가 계속 오고 가면서 나는 카페에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했다.
이 카테고리는 우리 마을공동체가 미래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는 버킷리스트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다음과 같은 글을 첫 번째로 남겼다.

제목: 사랑방 만들기!!
언제든 맘만 먹으면 모일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어요.
그곳에서 함께 배고플 땐 음식도 나눠먹고,
힘들거나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땐 애도 봐주고,
우울할 땐 수다로 풀어내면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예요!!
언제든지 모이고 싶을 때 모일 수 있는 우리만의 장소, 꼭 만들자고요~^^

그리고 이 꿈은 불과 반년 만에 이뤄졌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
록 하겠다.

29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

하나의 마을공동체로 꾸려가려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들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서 진행하여야 했다. 예산을 가지고 어떤 강의를 열어야 우리가 유익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를 구상해야 했고, 도서관 사용문제에 변경이 생길 때 수시로 담당자와 연
락을 해야 했으며, 강의 발굴 및 강사 섭외, 일정 조율하기, 지출 정산, 카페 운영,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발굴 등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어쩌면 사실은 별 일 아닌 것들인
데 처음 해보는 우리가, 더군다나 육아와 병행하며 진행해야 했기에 버겁게 느낀 것
일지도 모른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멤버들과 그렇지 못한 멤버들로 나
뉘기 시작했다. 사실, 그렇지 못한 멤버들은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빠진다거
나, 일이 생겨서 결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만일, 아이가 없다면 지적할 수 있
는 문제들이지만 아이를 잘 키우자고 모인 모임이고 우리 주업은 육아이므로 이 마
을공동체가 육아에 방해가 된다면 그 의미가 상실되므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
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간의 그런 괴리 속에서 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었
다. 누군가는 아이가 조금 아프면 아픈 대로 ‘모임을 위해’ 나오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이가 아플 것 같은 기미만 보여도 ‘아이를 위해’ 바로 모임을 뒤로 미루었기 때문
이다. 모두 내 아이를 소중히 하는 건 결코 다르지 않은데, 활동에 대한 각자의 다른
기준이 엄마인 우리 스스로에게 매우 큰 자괴감이 들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이를 위해서 하는 모임인데, 왜 내 애는 이 모임 지속을 위해 방치되고 제대로
케어도 못 받고 있는 거지? 저 사람은 아이 열 조금 난다고 안 나왔는데 난 왜 이렇
게 열성적으로 애 열 조금밖에 안 나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나오고 있는 거야?’
사실 이런 고민은 모임을 리드해야 하는 나부터 모임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였다. 특히,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아파도 모임 때마다 그 자리를 지켜야 했
고 관계기관에서 갑자기 요구하는 서류나 교육자리 등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
이를 안고 참석해야 했다. 서울시에서도 처음 실시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이고, 우리
엄마들 역시 처음 해보는 마을공동체라서 좌충우돌하며 진행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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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의 문제는 지속되었다. 아마 어떤 단체에서든 이런 문제
는 항상 제기될 것이다. 리더는 이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좀 더 꼼꼼히 계획을 세우
고 더욱 솔선수범하면서 그 과정 자체에서 성장하고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멤버들에

           은평 품앗이 육아

게 설파하면서 끌어가야 한다.

회의, 회의, 끝없는 회의 속에 드는 회의감

“같이 아이 키우면서 편하게 나올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무언가를 요
구할수록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어요. 나는 그냥 수다 떨고 일상 이야기, 내 고민 등
을 말하고 싶은데 만날 마을공동체를 위한 회의, 회의, 회의 너무 지겹고 힘들었어
요. 이 부분은 지금도 그래요. 그냥 나는 예를 들어 어느 목욕탕의 누가 때를 잘 밀
어요? 하면 ‘아, 거기 A목욕탕에 세 번째 아줌마가 싹싹하게 때를 잘 밀어요!’ 하는
식의 아주 사소한 질문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바랐는데 말이에요.”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한 멤버의 이야기다. 이번 마을공동체 사례
집 발간을 위해 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객관적으로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며 이야
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차’ 싶었다.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으
로 인해 느끼는 부담감으로 우리 본연의 색을 잃은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 모임의 가치와 비전 속 에는 서로 힐링이 되는 육아, 함께 성
장하는 육아를 위한 것이 내포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멤버가 반대 의견을 냈다.
“물론, 수다 떨고 일상대화 나누는 거 좋죠. 하지만 그럼 그걸로 뭐할 건데요? 물
론 힐링은 되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체계를 잡고 은평 품앗이 육아라고 했을 때 “이
런 활동을 하는 곳이에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었을까요? 생각해봐
요, 꿈나무 도서관에서 매달 북 스타트 행사하면서 지속적인 모임 하라고 얘기하지
만 우리처럼 이렇게 모임이 지속되고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어요.”
실제로 최근에 들어온 새로운 멤버들 중 한명은 이 모임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 아이 또래 엄마들과 만날 만나서 수다 떨고 차 마시고 밥 먹고 할 때는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해요. 근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뭐했지 싶고 마음이 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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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예요. 아이 또래 엄마들과 만나서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은 됐지만, 정
작 내 아이는 방치되고 결국 무의미한 시간이었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이곳 ‘은평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어요. 순간, 이곳이면 내
아이도 좋고, 나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게 됐죠.”
“언니, 나는 사실 내 아이들 대안학교 보내고 싶었는데 이 은평 품앗이 육아에서
활동하면서 대안학교는 보내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대안학교는 학부모 회의로 많
은 일이 이뤄지잖아요. 이젠 회의에 지쳤어요. 그냥 일반학교 편하게 보낼래요.”
지금까지 함께 활동한 또 다른 멤버의 이야기다. 리더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
섰다.
“아니에요, 언니. 시행착오를 먼저 겪었으니까 좋은 거지. 이 모임자체는 너무 좋
은데 내가 적응을 못한 거예요.”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도 이곳에서 자신을 많이 발견한 사람 중 하나임을 나는 안다.
사실 ‘중도’가 필요했다. 때로는 웃고 즐기면서 편안한 수다 모임이 되면서 맛있
는 음식도 나눠먹고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도 나눴어야 했는데 대표인 나에게는 마
을공동체 지원 사업으로 어떻게 새로운 일을 만들면서 우리가 더 알차게 예산을 쓰
고, 지역에 보탬이 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
서 마을공동체로서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지만, 속속들이 보면 회의와 새
로운 일 구상에 지친 멤버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뻣뻣해진 마음을 풀어주는 ‘수다의 힘’

앞서 말했듯이 하나의 단체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운영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
다. 이들이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하고 새로운 방안을 구상해서 어떻게 리드해 가느
냐에 따라 모임의 색이 전혀 달라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운영진으로서 힘에
부칠 때가 있다. 무엇보다 매월 있을 행사들의 향후 방향에 대한 회의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고 수많은 문제에 대한 논의를 누구보다 최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영진이라고 따로 예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동반한 채 따로 시간을 내서 미
팅을 하고 회의를 해야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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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올해 2월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2기 새 멤버들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
는데, 꿈나무 도서관측에서 방학에는 그곳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주로 사용해야
하므로 장소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초 처음 모임을 계획할 당시,

           은평 품앗이 육아

공휴일을 제외하고 정해진 요일에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었다. 더
군다나 마을공동체로서 방학 때마다 활동이 중간에 끊기게 되면 보통 문제가 아니
므로 도서관 운영담당자 분들과 바로 미팅을 잡았다.
당시 우리는 1, 2기 멤버가 3개의 모둠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각 반별 반장과 부반
장, 회장과 총무까지 함께 모이기로 했다. 결국, 이야기가 잘 마무리 되어서 방학에
도 원활히 장소사용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미팅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
지만, 모두들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아침부터 아이들을 일찌감치 씻기고, 기저귀
가방을 챙기고 급하게 아이 밥만 먹인 채 배를 곯고 나온 우리들의 기분이 좋을 리
만무했다.
“우리 아침부터 고생했는데 이럴 땐 카페인이 들어가 줘야지?!!”
미팅을 마친 후,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도서관 바로 위에 자리한 카페에 올
라갔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얼굴색이 펴지면서 활기찬 수다가
시작됐다. 오늘 아침 아이 안고 나오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어제 아이가 잠투정했
던 이야기, 아이 이유식 만드는 이야기, 남편과 시부모님 이야기 등등
여자들은 이렇듯 할 이야기가 많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육아, 살림,
남편, 가정경제 등등 할 이야기가 어마어마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일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남편은 어떤 사람
이고 집안 분위기는 어떤지 곧잘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우리 모임 속에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모임에서 활동
하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확인되지만 말이다. 서로를 인간적으로 알아 가는 데는
‘수다’ 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수다를 떨며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친밀
해지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만남 그 자체가 즐거우므로 일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
기 마련이다.
실제로 처음 마을공동체로 선정이 되고 프로그램 정비 등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하
려 할 때 우리 마을공동체를 컨설팅해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측의 이현숙 팀장과
곽영선님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하루 속히 친해지는 것이에요. 친해지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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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한결 매끄럽게 진행될 거예요”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날 우리는 정말 뜻밖의 ‘수다’의 힘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 운영진은 헤어지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카톡으로 주고받았다.
“운영진분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그러게요, 미팅은 힘들었지만 마지막 수다가 골든타임이었네요.”
“저는 미팅보다 수다가 더 의미 있고 즐거웠네요.”
“맞아요, 수다 떠니까 스트레스가 확!! 수다타임 즐거웠어요.”
우리에게 활력은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 일이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성장 중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안식처

우리의 관계 속에는 마을공동체라는 ‘일’이 있기에 서로 맞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부
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 속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하나
하나 진행해 가며 점점 발전하는 우리 모습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더 나은 프로그램과 진행을 온통 우리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
야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많은 힘이 되었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을 때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늦은 밤에도 카톡을 주고받으
며 서로를 격려하고, 아이가 고열이 나거나 아플 때도 근처에 좋은 병원을 소개하거
나 먼저 겪은 엄마들이 조언을 하면서 다독이며, 심심한 사람은 짬이 나는 대로 야
외에 나가 아이들을 풀어놓고 수다를 떨거나 차를 마시고, 누군가는 집을 오픈해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생일파티도 해주곤 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주 만나는 우리는 누구보다 친했으며 단순한 친
목도모를 위해 만난 관계가 아니었기에 우리가 하고 있는 엄마표 수업이나 맘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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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이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로 늘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2기 현교맘 준희씨가 해 준 이야기다.(2기 멤버 모집 과정에 대한 이야
기는 바로 뒤에 나온다.)

           은평 품앗이 육아

“은평 품앗이 육아를 만나고 복직하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예요. 이제 겨우
몇 개월 활동 했는데 우리 멤버들 모두 마치 죽마고우인 거 같이 편하고 좋아요. 특
히 우리 달님반은 공동구매를 좋아하거든요. 발목 스타킹, 스티커북, 기저귀 등을
같이 사면서 얼마나 큰 즐거움을 느끼는지 몰라요. 또 모임 없는 날은 벙개도 많이
하고요. 육아에 대한 니즈 뿐 아니라 개인적인 욕구도 채우고 힐링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더 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장소물색

2012년 10월~12월, 3개월간의 마을공동체 지원이 끝나고 새해가 도래할 즈음, 멤
버들에게 물었다.
“다음 해에도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하길 원하시나요?”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래도 마을공동체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만큼 많
은 일을 할 수 있었고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 모두 의견을 모았다.
다시 마을공동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토인 품앗이 육아가 더 많은 이
지역의 엄마들과 공유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2기 멤버를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카페를 통해 오프멤버가 되고 싶다는 회원들이 많았으므로 2기 멤버 모집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꿈나무 도서관은 화, 목 오전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물색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우선 주민센터와 가정지원센터 측
에 전화를 걸어 사정이야기를 해보았다. 적어도 서울시 마을공동체로 인증이 된 단
체이고, 엄마들이 스스로 모여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성장하는 자조모임이니 지자
체에서도 반기고 적극 협조해줄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이 근방의 동사무소와 가정지원센터 측에 전화를 걸어 빌려줄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물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마을공동체 대표인데요. 혹시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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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일정하게 대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자체가 해줘야 할 일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으므로 당연히 쌍수를 들
어 환영하는 반응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우리의 착각이었다.
“죄송합니다. 공공예약 시스템을 이용해주세요.”
주민 센터 측에서는 매번 이용할 때마다 미리 공공예약시스템을 이용해 장소를
예약하고 대여료를 내야 한다는 답변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국가에서는 출
산과 육아지원정책을 장려한다면서 연일 언론에 보도하고 있는데 막상, 서민의 삶
을 가장 가까이 하고 있는 지자체는 그런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해 보였기 때문
이다. 가정지원센터 역시, 우리 단체에게 따로 내 줄 장소가 없다고 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기운이 쭉 빠졌다.
때마침, 구청장님이 각 동 주민 센터를 돌면서 행사보고 등을 주민과 함께 듣는
자리가 열린다는 공고문을 보고 우리 모두 유모차를 끌고 가서 구청장님께 직접 건
의해볼까 하는 의견도 카페에 올려봤다. 정말이지 유모차 부대로 데모라도 해서 장
소를 얻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무모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잠
시 조급함을 내려놓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장소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답답한 심정을 맘스데이 때마다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해주시는 은평어린이도서
연구회 석은진 선생님께 토로했다. 우리의 처음 시작과 현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
신데다, 오랫동안 동화책 읽어주기와 부모교육 강의 등의 활동을 하셨기에 주변 도
서관과 관계기관 담당자들을 많이 알고 계셨다.
우선 아쉬운 대로, 은평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실을 함께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
안해주셨다. 하지만 그 곳은 우리 아이들이 엄마들과 동반해서 활동하기에는 겨
울인 그 때에 다소 썰렁하고 협소한 공간이었다. 그렇게 유난히도 추웠던 2012년
12월, 아이를 안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를 전화를 돌리면서 장소물색에
힘을 쏟았다. 그러기를 딱 한 달이 되었던 어느 날!! 석은진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세정씨, 내일 시간 되요? 활동을 할 수 있을만한 장소 두 곳이 있는데 같이 가볼
까 해서요.”
다음날 아침,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급히 보내고 바로 길을 나섰다. 매서운 바람
이 뺨을 얼얼하게 하던 1월, 옷을 잔뜩 껴입고 아이를 가슴에 품은 채 ‘정말이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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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무 힘들다’는 생각이 온몸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
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인데 지금 나는 아이가 아닌 ‘모
임’을 위해 내 아이를 혹사시키고 있으니 이 무슨 일인가 싶었던 것이다.

           은평 품앗이 육아

아이의 코와 양 볼이 빨개졌다. 아이를 좀 더 감싸 안으며 선생님과 함께 두 곳
을 알아보기로 했다. 한 군데는 초록엔 도서관으로 얼마 전에 생긴 동네 도서관이었
고, 한 곳은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이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초록엔 도서관은 동네도
서관으로서는 손색이 없는 공간이었지만, 우리 아가들이 활동하기에는 이동거리와
위치, 공간 등이 조금 애매했다. 함께 한 선생님께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엄청나게 낙심이 됐다. ‘나는 지금 어디를 찾고 있는 걸까? 그냥 이대로 집으로 돌
아가고 싶다. 과연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긴 한 걸까?’ 하는 생각
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신사복지관으
로 향했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은 응암역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고, 1층에 엘리베이터가 있
어서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와도 아주 편하게 이동이 가능한 곳이었다. ‘아, 엘리
베이터가 있다니 너무 좋은걸? 더군다나 이곳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평지!!’ 마음
으로 쾌재를 부르며 꼭 좋은 공간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담당인 홍경희
선생님과 미팅을 했다. 미리 준비해 온 우리
모임 소식지를 가방에서 고이 꺼내 보이며 모
임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담당자인 홍경희 선생님은 소식지를 보시
면서 정말로 이 소식지를 엄마들이 만들었냐
면서 감탄하셨다. 그 속에 담긴 우리 활동사
진들도 꼼꼼히 살피셨다. 엄마들이 참 대단하

▲ 신사복지관 첫 미팅 사진, 왼쪽부터 홍경희, 석은진 선생님

다며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바
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부장님과 관장님의 허락을 받고 오픈여부를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다.

꼭 오픈해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만일 우리가 활동하게 된다면 쓸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여쭸다. 2층 강당이라고 하셨다. ‘강당?’ 어떤 곳일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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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여러 곳을 알아보고 돌아보는 가운데 낙심했던 마음에 또 상처가 될까 두려
운 마음도 들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돌아가는 길에 2층 강당을 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곳을 보고 나는 ‘왈칵’ 눈
물이 쏟아질 뻔 했다. 그야말로 우리 모임에 ‘딱’인 장소였다. 매번 장소를 알아볼
때마다, 아이들 때문에 겨울에는 따뜻한지, 여름에는 시원한지부터 체크했는데 이
곳은 겨울에는 바닥에 보일러가 들어오고 여름에는 천정에 에어컨이 있어서 냉난방
시설에 전혀 손색없는 장소였다.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이 맘껏 뛸 수 있는 넓은 공
간이 더없이 맘에 들었다. ‘이 곳에 오면 우리 아이들 맘껏 뛰어놀 수 있겠구나!’
너무 신이 나서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으로 강당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렸다. 꼭 이곳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다함께 기도하자면서 말이다.
다들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여줬다.
“우리 애들 맘껏 뛰어놀 수 있겠다.”
“와우, 짱! 꼭 되길!!”
“우리 그럼 2기 모집 오픈 수업 여기서 하는 거야?” 등등.
그리고 며칠 뒤에 담당자 홍경희 선생님으로부터 장소 사용 승인이 났다는 연
락이 왔고, 우리는 월요일, 수요일 오전 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되
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복지관도 어떻게 하면 이 지역주민들이 문턱
없이 드나드는 곳이 될지를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다고 한다. 우리에게 신사종합사
회복지관은 그야말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었다.

대망의 2기를 모집하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강당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2기 모집에 대한 안건이 초
읽기로 들어갔다.
“우리 그럼 오픈수업으로 하는 것 어때? 우리가 하고 있는 수업 그대로, 한 사람
이 동화책 읽어주고 2인 1조로 엄마표 수업 진행하는 거 보여주면 될 것 같은데.”
“그래, 그러자!!”
당초 오픈수업을 2회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어떨까하고 마음을 모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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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지만,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처음 해보는 오픈수업을 2주에 걸쳐 2번이나
감행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우리에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딱 1회만 진
행하기로 하고 대신에 혼신의 힘을 다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은평 품앗이 육아

우선 오픈수업 참여희망자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 온라인 카페에 2기 멤버 모집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 그리고 기왕 하는 것이니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수업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엄마들의 정보망으로 유명한 대규모 온라인 육아 커뮤
니티 한군데에도 오픈수업 공지 글을 아래와 같이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은평 품앗이 육아’입니다.
지난 2012년 6월 북스타트 (생후 3~18개월의 책꾸러미 행사)를 통해 첫 만남
을 가져, 14명의 엄마들이 마음을 모아 ‘은평 북스타트 맘’이라는 카페를 개설
하고 서로 의견을 교류하며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으로 모임을 열었
는데요.
불볕 같은 더위 속에서도 아가들을 책과 함께 지혜롭고 밝게 키우고 싶은 열
망으로 모인 우리는 그 열정으로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한 ‘마을공동체 사업’
에 지원하게 되었고,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의 마을공동체로 새롭게 탄
생하였습니다.
지난 반년동안 14명의 아이들은 엄마들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담긴 책이야기
와 활동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의 엄마와 아가들이 행복한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 안의 소통을 통해 바
르게 길러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2013년에 2기 어머님들과 아가들을 모집하기 위해 오픈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저희 쪽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주
신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제야 그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
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도 공지합니다.
모집요건은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고요. 책을 좋아하고, 좋아하고 싶은 엄마

39
와 아가(생후 3~18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아울러, 좋은 정보와 자료 같이 나누고 만들어가고 싶은 적극적인 마인드도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오픈 수업 일정〉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이고요.
장소는, 신청하고 오셔야 사전 준비가 됨에 차질이 없으니 아래 링크된 카페
로 오셔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오픈수업이라 해서 굉장히 거창한건 아니고, 저희들이 늘 해왔던 수업을 어머
님들께 보여 드리고자 하는 자리입니다.
편하게 오셔서 참석하시고 오실 땐 아가들 먹을 것 잘 챙겨 오시고요.어머님
들께서 생각했던 것 보다 수준이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함께
모여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로서 성장해가기 위함이지요.
신청은 이번 주말까지만 받습니다.
내용 확인 후 신청 원하시면 아래 카페로 들어오셔서 가입 후 댓글 남겨주시
기 바랍니다.^^ 좋은 만남 기대하겠습니다.
http://cafe.naver.com/epbookstart/315

오픈수업을 준비하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우선 그동안 했던 수업
중 괜찮았던 것들을 선별하여 최종으로 악기놀이를 선택했다. 월령 구분 없이 포괄
적으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교감하는 시간을 갖기에 악기와 노래가 제격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집집마다 있는 악기가 무엇인지 취합하고 생수 통에 반짝이를 넣
어 흔들어서 시각과 청각을 자극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어, 오픈수업에 참여하는 모
든 분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작고 예쁜 생수 통을 각자 10개씩 모으기로 했다. 시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생수
통이 아니라, 그 통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는 발 빠르게 미리 택배주문을 했고, 또 누
군가는 주말 내내 대형마트를 돌아다녀야 했으며, 그런 줄도 모르고 동네슈퍼가면
얼마든지 있겠지 하고 넋 놓고 있었던 나는 정신이 번쩍 들어 지금 마트에 그 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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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

통을 찾았다고 카톡을 통해 비상연락을 해온 다른 누군가에게 함께 구해줄 것을 부
탁해야 했다.
오픈수업은 프로그램 준비, 진행, 완료 후 오프멤버 희망자 취합 등에 있어 매우

           은평 품앗이 육아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 신청자는 스무 명이 넘었고 엄마와 아이들을 합치면 벌써
40~50명의 인원이 채워진 셈이었다. 장소와 활동 여건상 급하게 더 이상의 회원모
집은 어려워서 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바로 삭제하고 최종 리허설에 들어
갔다.
인사노래부터 자기소개하기, 동화 구연, 엄마표 수업, 다과, 모임운영규칙, 질의
응답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사이사이 필요한 준비물 등을 우리가 미리 준비
하거나 복지관에 요청해서 협업하기로 했다. 꼼꼼하게 준비가 되지 않으면 자칫 오
픈수업이 엉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행사 이틀 전 날, 미리 프로그램 표를 짜
고 그에 따른 준비물 등을 나름대로 최대한 꼼꼼히 정리해서 홍경희 선생님에게 아
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다.

〈프로그램 진행 순서〉

〈복지관 협조 요청사항〉

- 정: 2013. 01. 31. 목. 오전 10시 30분	
일
(총 예상소요시간: 1시간 30분 내외)
-장소: 신사종합사회복지관 2층 강당

(1) 입장 전 명단체크 및
명찰 작성 부착

〈전체진행: 안세정〉

-명단에 참가체크하고 	

- 체 안전대비 공지 및 안내	
전

입장하는 분들께 빈 명찰

(쓰레기 배출, 화장실 등)

1) 자기소개 및 인사
- 자 자기 소개하면서 노래 불러주기	
각
‘호연아~호연아~반가워요.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노래 음으로~)
-싱글벙글 노래 부르면서 다함께 인사

라벨을 나눠주고 	
각자 스스로 ‘본인이름/	
아가이름/아가 개월 수/
사는 곳/연락처’ 쓰고 	
가슴에 붙이게 해주세요.
(준비물: 라벨지, 	
유성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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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싱글싱글~~~~ 벙글벙글 ~~~~	

(2) 동영상 및 사진촬영

우리 모두 고개 돌려 샥!

협조

싱글싱글 ~~~~벙글벙글 ~~~~	

-프로그램 시작되면 	

옆 사람과 인사해요(안녕하세요!!)

동영상 촬영고정 부탁드

싱글~~벙글~~싱글~~벙글~해

립니다.

싱글~~벙글~~싱글~~벙글~해

중간에 사진 촬영(준비물:

2) 동화구연
-효정(시리동동, 거미동동)
-미정(숲속 음악회): CD플레이안효정
#1.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개사해서 부르기
#2. ‘우리 모두 다함께 ~해’ 개사해서 부르기
#3. ‘리듬 악기 놀이’ 노래 개사해서 부르기

3) 활동 마침 노래
(다리 펴서 무릎 위에 아가 올려놓고 	
무릎 세워, 아가와 엄마 눈 맞추며)
‘~야, 엄만 너를 사랑해, ~야 	
엄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나는 엄만 너를 사랑해~’

4) 은평 품앗이 육아 운영규칙
간략히 소개(총무 안효정)
-5분 이내로 운영규칙 간략히 소개

5) 소식지 배포  간식과 함께
자유 질의응답 시간
6) 모두 마침-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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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 동영상 촬영기,
카메라)
(3) 안전사고 대비 가이드
-아가들이 밖으로 나가거
나 사고가 없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4) 동화구연_	
시리동동 거미동동 내용
이젤 설치
(5) 악기놀이 완료 후 	
악기수거
-병으로 된 악기 제외
(6) 소식지 및 간식 배포
-’프로그램 6’ 진행에 필
요(준비물: 소식지, 간식)
7) 활동 희망자 명단 체크
-품앗이 활동 희망자들
체크해주세요.
서울시 은평구

- 앗이 활동의사 있는 사람은 데스크에서 	
품
명단 체크하고 가기.

7) 활동 희망자 명단 체크

           은평 품앗이 육아

-품앗이 활동 희망자들 체크해주세요.

오픈 수업 전날, 난생 처음 해보는 행사로 너무나 긴장되고 과연 신청인원이 모
두 참석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서 도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더군다나
매끄럽게 전체진행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그 속에 있을 여러 가지 상황을 예견하고
안내와 당부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해서 멘트를 짜느라 이틀 전날부터 새벽 4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행사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1월 31일, 그 날 아침에 쓴 나의 블로그 일기다.

밤새 잠을 설쳤다. 결국 새벽 3시30분 기상.
몇 시간 뒤면 대망의 ‘은평 품앗이 육아’ 2기 모집을 위한 오픈 수업이 진행된
다. 그동안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여건상 무리가 따랐기에 적
당한 시점을 잡아 신입모집을 위한 오픈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월요일, 최종 리허설을 위해 모였던 우리. 아가들과 신나는 노래, 동화책
읽어주기, 악기놀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악기 만들기를 위해 지난 주말 각
자 이곳저곳 마트를 돌아다니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300밀리리터짜리
생수 병을 찾아 말리고 가져와서 그 안에 색종이와 반짝이를 쪼개 넣고.
각자 아이들을 업고 안고, 누군가는 악기놀이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누
군가는 재밌는 동화구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누군가는 그런 엄
마들 때문에 방치된 아이들을 돌본다. 서로의 할일들을 체크하면서, 긴장의
빛으로 해나가는 모습들. 칭얼거리는 아이를 업고 안고서라도, 누구 하나 손
놓지 않고 함께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바쁜 엄마들 사이에서 밝게
놀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저 고맙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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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종일 카톡이 바빴다.
“누구야~우리 같이 만나서 따로 동화구연 연습 좀 하자!!”
“얼굴 빨개진 것 티 안 나게 내일 얼굴에 파운데이션 두껍게 바르고들 나오세요.”
“귀 빨개지는 건 어떻게 해?”
“머리 내리면 되지~”
“아휴, 시선 집중 무서워~”
“자그마치 눈이 몇 개야? 까악~우리 멤버들까지 총 120개가 넘잖아!”
“정말이네?ㅠㅠ”
이제 곧 이 ‘떨림의 향연’이 시작된다. 오전 10시30분에 있을 우리의 오픈 수업.
순식간에 신청자가 20명이 훌쩍 넘어 깜짝 놀라, 품앗이 육아 컨설팅을 해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만큼 지역 엄마들의 욕구가 간절했
다는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혹자는 폄하할지도 모를, ‘함께 하는 육아, 같이 키우는 아이’에 대한 새로운 사명
감이 생겨난다. 과연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얼마만큼 성장하고 서로에게 힘이 될
지, 또 새로 오시는 분들은 우리를 통해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지, ‘즐거운 긴장과
설렘’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그들의 열정, 2기 모집 대성공

2기 모집을 위한 오픈 수업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인
1기 멤버들은 분주하게 자신이 할 일을 체크하고 준비하면서 기대를 품고 이른 아
침부터 아가를 안고 달려온 엄마들을 기쁘게 맞이해주었다.
총 25명 신청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20명이었다. 다행히 복지관에서 아이들의 안
전과 전체 프로그램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보조해 줄 인력을 2~3명 투입해주
셔서 행사를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오픈 수업을 모두 마치고 공지사항을
알린 후, 활동 희망자들은 미리 준비된 출석부의 본인 이름에 체크를 하고 가도록
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결과!! 참석자 20명 중 무려 19명이 활동의사를 밝힌 것이
다. 오픈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마치 연극무대에서 내려온 배우들처럼 서로 어깨

44
서울시 은평구

를 토닥이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서로에게 미소를 한껏 띠여 보내면서 너무나 수
고했다는 인사를 건넸다. 오픈수업은 소식지 발간 이후로 우리 모두가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함께 만들어낸 최고의 걸

           은평 품앗이 육아

작품이었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오롯이 우리 스스로 머
리를 맞대, 하나하나 닦아 만들어
낸 작품. 우리의 모습을 통해 육아
에 힘들고 지치기만 했던 다른 엄
마들에게 한줄기 새로운 희망을 준
우리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엄청

▲ 오픈 수업하는 우리 모습

난 희열과 성취감으로 우리는 모두 상기되어 있었다.
이 날 우리 카페에 올라온 오픈수업 후기다.

“오늘 너무 재미있었고요~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요. 수고들도 많으셨고, 대단들 하십니다.”
“으흐흐흐~이렇게 감동적인 게 정상인가요?ㅋㅋ 이런 모임 있음 진작 왔을
것을 이제야 알아서 서운하네요.ㅜㅜ”
“문화센터는 그저 그랬는데 앞으로의 활동 기대만발입니다!”

▲ 오픈 수업 후 기쁨과 환희에 찬 우리들 모습

45
우리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육아만 하는 엄마들이었지만 그날의 우리는
마치 이전의 나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이 되어 반짝반짝 빛났다.

2013년 마을공동체로 재선정

오픈 수업에 참여한 후 활동의사를 밝힌 사람들 외에 우리 모임을 주변에서 소개받
고 참여를 희망한 사람들까지 합류하게 되어 2기 모임은 총 21명으로 새롭게 출발
하게 되었다. 기존의 1기 멤버들은 그 모둠대로 모임을 진행하고 새로 들어 온 멤버
들은 아이들 월령별로 2개의 반으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들 어찌나 설렘과
기대, 열정으로 뭉치는지 그날 이후 우리 온라인 커뮤니티가 연일 후끈후끈 달아올
랐다. 모임이 있던 날은 어김없이 모임후기가 올라오고 사진들도 즐비하게 업데이
트 되었다. 새로운 모임에 융합되면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감과 이해의 즐거움을
그들은 한껏 만끽하며 신나했다.
2013년 2월, 2013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이 공고되었다. 드디어, 2013년 마을
공동체에 재도전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마을공동체 지원 양식을 다운 받아 온라
인 커뮤니티에 올린 후 예산을 제외한 모든 공란을 전 회원이 아이디어를 모아 양식
을 작성하고 모둠별로 최종안을 만들어서 그것을 다시 취합한 후 마지막 지원서를
올리기로 했다. 우리가 작년에 그랬듯이, 다들 어리둥절하고 힘들어하는 모양이었
지만 그래도 마을공동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각 반의 반장들
이 최종 작성해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 카페에 업데이트 해놓은 모습을 보고 매우 흡
족했다.
작년에 이미 작성을 해봤던 1기는 올해 다시 봐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이 역력했
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다 같이 만나서 함께 결론을 도출
하는 것이 빠르다는 점을 익히 아는 우리는 모임날 함께 작성해서 최종 본을 만들어
냈다.
최종 3개의 안을 가지고 내용을 모으고 예산을 짜서 지원을 하고 선정결과를 기
다렸다. 작년에는 인큐베이팅으로 10~12월 3백만 원의 지원을 받았고, 그 때보다
는 훨씬 많은 인원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성장했으므로 선정은 당연히 될 것이고 예
산도 넉넉히 받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서류를 접수하고 서울시와 은평구청

46
서울시 은평구

에서 현장조사를 나온 후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2013년에도 마을공동체로 선정!!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뒤따랐다. 우
리의 기대와는 달리 작년대비 훨씬 적은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보

           은평 품앗이 육아

다 예산사용기간이 훨씬 더 길고 인원수가 훨씬 늘었음에도 고작 4백만 원의 예산
이 책정된 것이다. 조금은 억울하고 이해가 안가는 마음이 들어서 가만히 선정결과
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선정공고문을 제대로 확인해보니 선정된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었
다. 예산금액을 떠나서, 우리가 지원단체 32개 중에서 단, 7개 선정단체 안에 든 것
이었다. 말 그대로 무려 25개의 단체가 재심사 대상이거나 불합격처리가 되었다.
더군다나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는 꿈나무 도서관과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을 번갈아
사용하며 정확한 거점이 없음에도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것 같았다.
예산은 둘째 치고, ‘서울시가 선정한 마을공동체’로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에 참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회원들에게 알리니 회원들도
모두 기뻐하며 예산이 적게 책정된 것에 대한 불만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이런 때는 항상 생각한다. 리더는 먼저 깊게 생각하고 설득하며 격려할 줄 알아
야 팀을 꾸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쨌든 2년 연속 마을공동체로 선정된 것
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큰 성취였다.

드디어 우리만의 전용공간이 생기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과 꿈나무 도서관 두 개의 장소를 원활히 사용하고 있는 우리였
지만, 언제든 맘 놓고 모일 장소에 대한 목마름이 가시지 않았다.
“언니,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애들 풀어놓고 수다 떨고 맛있는 것도 나눠먹을 장소
있으면 진짜 좋겠어요.”
“장소만 있으면 우리 애들 어린이집 보낼 필요 없이 돌아가면서 어린이집처럼 보
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진짜 나도 그런 생각 했었어. 우리 안에 어린이집처럼 돌볼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맘 놓고 직장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 어차피 일 안하고 애 키우는 엄마들이 같이 애
봐주면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을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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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한차례씩 진행되는 전체모임 때 1기 멤버들이 김밥 한 줄씩 앞에 놓고 먹으
며 나눈 대화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복지관 담당자 홍경희 선생님이 “어떻게 5층에
방 하나 열어달라고 말씀 드려볼까요?”라는 말을 건네 오셨다. 우리는 정말 그게 가
능한 일이냐며 신나했고 그럼 너무나 좋겠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있은 지 불과 2~3개월 만에, 우리는 정말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우리만의 전용공간을 신사종합사회복지관 5층에 열 수 있게 되었다. 지속적
으로 열심히 모임을 진행하고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이 복지관 관장님 눈에도 좋게
보였던 것이다.
기존에 복지관 이미지는 지역주민들에게 장애인이나 노인들 또는 저소득층 아이
들 정도의 특정인에게만 이용되는 곳으로 인식되었었는데 우리 멤버들이 이용하면
서 복지관 내에 도서관 활용도 늘고 엄마와 아이의 왕래가 잦아들면서 활기가 돌았
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복지관측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우리처럼 주민이 스스로 자조
하는 모임을 만난 것이 복지관측에서도 매우 큰 행운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마
을공동체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다른 단체를 만나다보면 장소는 아주 훌륭하게 마련
되어 있는데 주민 모임을 유치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복지관의 전폭적인 지지로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은평 품앗이 육아 전용공간
‘육아사랑방’을 오픈하게 되었다. 이 날 그동안 우리 모임을 위해 곁에서 도움주신
어린이도서연구회은평지회 운영진 분들과 우리에게 지속적인 컨설팅과 조언을 아
끼지 않아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측의 이현숙 팀장님과 곽영선님도 오셔서 축하
해주셨다.
이 날, 우리는 우리모임이 시작된 지 1년이 됐음을 기억하며 지난날을 함께 회상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품앗이 동화책 읽기모임으로 시작해서 마을공동체
로 선정되기까지의 일, 원활한 모임을 위한 장소를 얻기 위해 추운겨울 이곳저곳을
누벼야 했던 일, 오픈수업으로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한 일 등등 모든 것이 주마등처
럼 지나갔다.
2012년 11월 말에 카페에 꿈꾸는 다락방 카테고리에 올린 첫 번째 버킷리스트 ‘사
랑방 만들기’가 고작 6개월 남짓의 시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날이었다. 우리 1기
멤버들은 지난 날 카페에 올린 그 글을 보면서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개인적으로

48
서울시 은평구

이날 개소식은 내게 결혼식 다음으로 뜻 깊은 의식이었다. 우리의 시작을 잘 알고
있는 주변 분들의 축하와 격려가 너무나 가슴 벅차고 감사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지
난 1년은 지난 삶 중 가장 길고, 힘들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은평 품앗이 육아

5.
우리의 앞날
생각해보기
리더로서의 고충

2012년 처음 마을공동체로 선정된 직후, 남편이 생일을 챙겨주지 않아 속상하다는
것을 핑계로 나는 강릉행 기차에 홀로 몸을 실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하는 일
부터 본격적인 활동으로 많이 힘들고 지쳐있는 상태에서 좀 유치해보이지만, 그나
마 생일로 기분전환을 좀 하고 싶었는데 남편마저 바쁘다고 무심하게 깜박해버리자
어느 때보다 상심이 컸었다. 어딘가의 ‘장’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마을공동체지만 그곳의 ‘대표’라는 자리가 무척 부담되었다.
하나하나 새로운 일을 꾸려가면서 리더인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되는 일이 하나
도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 해보는 마을공동체인 것은 나 말고도 우리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므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 싶다. 리더로서 가장
힘든 것은, 앞서 말했듯이 다들 아이가 있는 엄마들이다 보니 맘 놓고 일을 분담하
기가 어려웠던 점이다. 일을 분담한다고 해도 아이가 아프면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
게 미뤄지기 마련이었다.
당시 나는 크지 않은 돈이지만, 정부 예산을 받아 일을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어
렵게 느껴졌다. 행여 잘못 되서 문제가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휩싸여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대표로서 최종결정을 모두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은 실로 컸다.
결국 그래서 하나하나 세심하고 꼼꼼하게 내 손으로 하는 일이 늘어갔고 그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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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2013 마을공동체 심층사례집 우리마을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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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2013 마을공동체 심층사례집 우리마을돌아보기

  • 1. 마을공동체 심층 사례집 2013 우 마을 리 돌 기 아보
  • 2.
  • 3. 차례 ‘ 을 ’이하 움 고싹 낼것 니 마 씨들 나둘 트 을 입 다 짱가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 ‘ 이 키 니까‘ ’ 더 ⅰ 같 ’ 우 , 가치 를알겠 라 서울시 은평구 <은평 품앗이 육아> 의 네 정 ⅱ 나 동 잡지원 기 서울시 용산구 《남산골 해방촌》 토 ⅲ 알 란성장관찰일지 서울시 동대문구 품앗이 공동육아 〈알토란〉 동 아 으 당 ⅳ 공 육 , 마을속 로퐁 ~ 서울시 은평구 공동육아협동조합 〈소리나는 어린이집〉 광 사 들의 잔치 야기 ⅴ 마을미디어《 진 람 》 돌 이 서울시 광진구 마을미디어 《광진사람들》 통 가 ⅵ 소 하는 자원활동 를 꿈꾸며 서울시 성동구 〈책과 함께 사는 마을〉 4 7 85 145 189 231 281
  • 4. 펴내며 ‘마을씨’들이 하나둘 움트고 싹을 낼 것입니다 지난 9월 말, 시장님을 모시고 서울시의 여러 간부, 마을의 활동가, 센터의 식구가 한데 모여, 한 해 동안의 마을공동체 활동의 성과를 나누고 내년의 방향을 의논하는 자리를 가졌다. 마을기업 인큐베이터, 자치구의 담당 공무원, 센터의 활동가 등이 각자의 활동을 TED 방식으로 발표하였다. 발표 후에는 참석한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황윤옥 하자센터 부센터장이 세 번째인가에 마이크를 들었다. “태어나면 두 살이고, 이제 막 돌 지난 간난쟁이더러 세 살이라 하듯이, 서울시 마을지원센터 이제 일 년 되었는데 세 살이라 한다.” 순간 행사장은 “와하하하~” 유쾌한 웃음이 터졌다. “맞아, 맞아, 이제 일 년 되었는데 바라는 게 너무 많아.” 황 부센터장이 말을 잇는다. “돌이 되었다는 것은 살아주었다는 것이다. 돌잔치를 하 는 것은 세상에 갓 나와 일 년이나 버티고 살아준 것을 기뻐하고 또한 고마워하는 것이다.” 그 자리의 있던 나는 물론이고, 여러 활동가는 커다란 위안을 얻었다. 이 러저러한 개선점을 세세히 지적하던 사람들도 “그래~ 이만하면 그동안 잘한 거지” 하며 팽팽한 듯 긴장된 분위기는 일순 거짓말처럼 누그러지고, 서로 대견해하고 수 고했노라는 덕담장으로 뒤바뀌었다. 그렇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한 지 만 이 년, 센터가 설립되어 활동한 지는 일 년이 조금 넘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약 7,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울시 및 센터가 주관하는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등장하였다. 그리고 등장한 이 주 4
  • 5. 민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마을의 씨앗들이 하나둘 만들어질 것이 다. 내년이 지나고 나면 이런 ‘마을씨’들은 하나둘 움트고 싹을 낼 것이다. 마을씨가 움트는 과정에서 활동가의 활약은 필수다. 마을은 사람들의 관계망이고, 사람들의 힘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람들 속에서 움직이는 활동가들의 양성이 관건이라고 들 한다. 그런데 그 활동가는 마을씨가 움트고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발굴되고 배출 된다. 동네 이웃들과 좌충우돌 지지고 볶으며 우여곡절 몇 고비 넘기고 나서, 겨우 돌아보니 함께 일구어온 성과가 대견하고 함께 만들어온 이야깃거리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도 어느덧 활동가가 되어있다. 여기 실린 여러 이야기, 한 해 두 해 여러 해 동안의 우여곡절과 지지고 볶아온 이야깃거리들이다. 평범한 동네 주민이 이웃들과 함께 벌여온 각본 없는 드라마들 이다. 평범한 주민의 성장기이며, 우리 마을의 생생한 아카이브다. 활동하랴 짬짬 이 글 쓰랴, 날밤 새운 날도 부지기수였을 거다. 안 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개인적 으론 인생 한때의 값진 기록이고, 마을로서는 생생한 역사 그 자체다. “정말,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3년 12월 12일 짱가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 5
  • 6.
  • 7. ⅰ같 ’우 , ‘ 이 키 니까 ‘ ’ 알겠 라 가치 를 더 서울시 은평구 〈은평 품앗이 육아〉 글쓴이 | 안세정 3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2008년 첫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 달리며 행복한 육아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한 강의를 통해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다. 이후 ‘품앗이 육아’에 대한 막연한 비전을 가슴에 품고 살다가 2012년 6월, 10개월 된 둘째 아이 를 안고 참석한 ‘책 꾸러미 행사’(생후 3~18개월 아이를 위한 북 스타트 운동의 일환)에서 만난 10명의 엄마들과 운명처럼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 모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모임은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돌봄 분야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의 단체로 재탄 생하게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깜냥과는 무관하게 엉겁결에 대표를 맡아 마을공동체 속에서 새 로운 삶을 경험하게 된다.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 엄마들의 욕구에 발맞춘 꾸준한 성장으로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현재는 80여 명의 엄마 와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읽어주기와 엄마표 수업 및 엄마들을 위한 독 서토론, 기타 여러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ansjjjang@naver.com
  • 8. 글소개 품앗이 육아, 해보면 알게 될 걸? “육아를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든든한 동지들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함께’의 힘을 아이들도 엄마도 배우게 되었다. 내 아이뿐만 아닌, 우리 아이들이 다 함께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크고 가치 있는 일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를 위해 만난 모임인데, 이제는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이 성장하고 배우는 공 동체가 되었다.” “육아로 힘들고 무거웠던 일상이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과의 만남으로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엄마’라는 명함을 더욱 더 빛날 수 있게 해주는 공동체, 우리 아이들의 ‘첫 책 놀 이터’이다.” 우리 마을공동체 ‘은평구 품앗이 육아’ 회원들의 활동소감이다. 때로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 볼만한 이 ‘품앗이 육아의 가치와 비전’을 우리의 실제 활 동모습과 성장과정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어서 용기 내어 이 글을 전하게 되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작년 2012년 6월부터 현재 마을공동체로서 자리매김을 하기 까지 리더로서 역량이 부족한 탓이었는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다른 이들은 아이가 아프면 한두 번 모임에 빠지기도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리더인 나로서는 아이가 아파도 모임을 위해 내색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는 점이 너무나 힘이 들었다. ‘나 역시 아이를 위해 시작한 모임인데, 왜 지금은 모 임을 위해 아이를 희생시키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8
  • 9. 서울시 은평구 은평 품앗이 육아 은평 품앗이 육아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내가 잘한 일은 당연시되고,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 내 책임이 되는 듯해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어느 곳에 토로를 해야 할지 막막하고 힘 들어서 숨 막혔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깨가 무거웠던 시 기였다. 하지만 매 모임마다 함께하는 육아의 즐거움과 부모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알아가는 나와 회원들의 모습 속에서 ‘아, 이래서 이 일 이 가치 있는 거구나’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품앗이 육아’는 내게 포기할 수 없는 과업이 되었다. 힘들었지만 분명히 가치 있는 시간들이었고, 지금도 힘들지만 그렇게 견디면서 단계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이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힘들 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하지만 몇 글자 남겨보고 자 한다. 특히 ‘품앗이 육아’로 내 아이를 내 손으로, 또 ‘함께’ 키우며 서로의 아이가 자라고 그 속에서 내 아이와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인 지를 알리고 싶었다. ‘품앗이 육아’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모 르는 분들에게 나의 경험이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험난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나를 믿어주고 함께 최 선을 다해준 1기 북키북키 멤버들, 열등감과 콤플렉스로 점철된 나를 ‘은평 품앗이 육아’ 속에서 새롭게 단련하고 그로부터 다시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 딸 휘준이와 휘연이, 집안 살림은 뒷전으로 미룬 채 마을공동체 활동에만 전념하던 나를 보며 가끔은 싫은 소 9
  • 10. 리도 했지만 내가 행복해보이니 그저 묵묵히 협조해주었던 남편 안병화씨, 딸내미 의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손자들 픽업과 돌봄으로 본의 아니게 바빠지셨던 친정아버 지, 언제나 사랑과 기도로 함께 해주는 친정엄마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배려와 그들이 주는 안락함이 없었다면 그토록 최선을 다해 마을공동체 활동에 전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울시마을공동체사례집에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서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관계자분들께도 매우 감사 하며 깊은 내공으로 정성껏 피드백해주신 이현구 선생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의 마 음을 보낸다. 내 개인의 시선과 견해가 우리 멤버들 또는 누군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상 처가 되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다. 그래도 ‘은평 품앗이 육아’의 탄생부터 짧은 기간 의 성장 동안 리더로서 보고 들으며 겪은 이야기와 속내를 여과 없이 솔직하게 털 어내고 싶다. 그래야 다음 길을 걷게 될 누군가가 좀 더 앞길을 예측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말이다. 10
  • 11. 서울시 은평구 차례 은평 품앗이 육아 1. 작은 품앗이 모임이 마을공동체가 되기까지 어색한 첫 만남 / 커뮤니티로 소통하기 / 우연히 알게 된 마을공동체 / 좌충우돌 마을공동체 만들기 작전 / 마을공동체로 결정 2. 마을공동체로서의 몸부림 애 메고 누가 일하나? / 마을공동체가 된 후 활동의 변화 / ‘함께’의 열매, 첫 소식지 3. 수많은 어려움들 우리만의 장소가 필요해 /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 / 회의, 회의, 끝없는 회의 속에 드는 회의감 / 뻣뻣해진 마음을 풀어주는 ‘수다의 힘’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성장 중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안식처 / 더 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장소물색 / 대망의 2기를 모집하다 / 그들의 열정, 2기 모집 대성공 / 2013년 마을공동체 재선정 / 드디어 우리만의 전용공간이 생기다 5. 우리의 앞날 생각해보기 리더로서의 고충 / 내려놓아야 할 시간 /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 끊임없는 회의와 토론 / 리더의 조건 / 이게 뭐라고!! 6. 그들이 본 은평 품앗이 육아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이현숙 팀장과 곽영선 / 어린이 도서연구회 은평지회 석은진 / 신사종합사회복지관 담당 홍경희 사회복지사 / 신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보련스님과 부장 이승재 사회복지사 / 아빠들 대표 3인(은찬아빠 양길수, 태희아빠 김재광, 한비아빠 이지현) 에필로그 품앗이 육아, 이 정도면 해 볼만 하지? 11
  • 12. 1. 작은 품앗이 모임이 마을공동체가 되기까지 어색한 첫 만남 주민등록등본을 뗄 일이 있어서 10개월 된 딸아이를 안고 응암동사무소에 갔다. 등 본을 떼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입구에 붙은 손바닥만 한 종이의 공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 책 놀이방 북스타트 데이 1. 일시: 06.19.(화) 10:00~12:00 2. 대상: 은평구 내 생후 3개월~18개월 영아 20명(선착순) 3. 용: 시행대상 부모에게 북스타트 꾸러미(그림책 2권, 북스타트 가방, 내 손수건, 권장도서목록)를 증정하고 책을 통한 놀이프로그램 진행. 4. 장소: 꿈나무 도서관 내 2층 책 놀이방 5. 방법: 유선연락을 통한 사전접수 6. 준비: 당일 영아와 함께 참여 및 주민등록등본 지참 7. 신청 접수 및 문의: ☎ 351-2016 (10:00~17:00) ※ 오시는 방법: 은평구청 건너편 파리바게트와 청진동해장국 사이 골목으로 들 어와 직진하면 꿈나무 마을 후문이 나옵니다. 후문으로 들어와서 우측에 실내수 영장 있고, 바로 옆이 책 놀이방입니다. ★ 책 놀이방 운영시간 : 10:00~17:00 매주 월요일 휴관 12
  • 13. 서울시 은평구 ‘오호, 책 꾸러미를 공짜로 준다고? 한 번 가봐야겠는걸?’ 다이어리에 일정을 표 시하고 ‘유선연락을 통한 사전접수’라는 안내는 뒷전으로 한 채 그날 당일, 큰 아이 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작은 아이를 안고 무작정 그곳으로 향했다. ‘신청 안 해서 안 은평 품앗이 육아 된다면 말지 뭐’라는 생각과 ‘설마, 아이 안고 거기까지 갔는데 그냥 가라고 하겠 어?’라는 알 수 없는 배짱으로 말이다. 사실 우리 집 근처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도서관이 있다는 게 놀랍고 궁금해 서였다. 평소 책에 관심이 많고 휴식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도서관을 찾는 나로서 는 행사보다는 ‘꿈나무 도서관’에 더 관심이 갔다. 은평구청 맞은편 언덕을 헉헉 거 리며 겨우 올라 꿈나무 도서관에 도착했다. 이미 몇몇 엄마들이 아가들과 함께 행사 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신청하고 오신 거 맞죠?” 데스크에 계신 선생님이 나를 향해 물었다. “아, 아니요. 신청은 못했는데…….” “아, 그러세요. 그럼 그냥 여기에 이름이랑 주소 써주시고 참석해주세요. 다행히 오늘 오신다고 하신 한 분이 빠지게 돼서 공석이 있거든요.” 바쁘게 이름을 적고 아가와 엄마들 무리에 자리하고 앉았다. 영국에서 시작되었 다는 ‘북스타트 운동’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우 리나라에서도 이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는 설명과 함께 좋은 도서목록과 동화책 2권, 손수건을 에코백에 담아 무상으로 주었다. 선생님이 나오셔서 책을 읽어주시고 같이 동요를 부른 후 이날의 행사는 간략하 게 끝이 났다. 도서관측에서 북스타트 데이 행사를 담당한 선생님은 이번이 은평구 에서 처음 시행한 북스타트 운동이라면서 앞으로 매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씀하셨 다. 더불어, 오늘 배운 것처럼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책을 통해 같이 성장하면 좋겠 다며 지금 모인 엄마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만나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기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3~18개월의 아이들이 모인 자리였으므로 아이들의 발달은 제각각이었다. 누워 있는 아이, 기어 다니는 아이, 서 있는 아이, 걷는 아이, 뛰는 아이 등등……. 아이 가 걷고 뛰는 엄마들은 전반적으로 자신의 아이들이 너무 커서 함께 하기에는 월령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같다며 모임 결성 및 참여에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13
  • 14. “자, 그럼 함께 모임 꾸려가기 원하시는 분들 한 번 모여보세요.” 선생님의 진두 지휘로 둥그렇게 앉은 엄마들은 나까지 총 10명이었다. “네, 이 정도면 괜찮네요. 그럼 같이 어떻게 모이고 어떻게 진행할지 의논해보세 요. 모임 장소는 저희 꿈나무 도서관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이곳의 도서는 원래 대출이 되지 않지만, 모임에 필요하시다면 따로 대출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 시 부모교육 등이 필요하시면 강사도 섭외해서 강의를 제공해드릴 의향도 있고요.” 담당 선생님의 모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에 자리에 앉은 엄마들 모두 얼굴 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누가 먼저 일을 진행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중 간쯤에 앉은 이제 막 아이가 5~6개월 되어 보이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가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우리 만남 일정을 정해볼까요?” 결국 우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반에 꿈나무 도서관에서 만나 기로 했다. 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돌아가며 품앗이로 동화책 읽어주기로 프로그램 을 확정하고 말이다. 1기 멤버들은 동화책 읽어주기 모임을 갖기로 결정 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승연맘 배진윤 : 그냥 마실할 곳이 필요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만남으로 말이지요. 은찬맘 장명정: 은찬이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고 싶어서 그날 도서관 북스타트 행사에 가게 됐고 마침 선생님의 권유로, 엄마들이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시작하게 됐죠. 윤지맘 김미정: 처음에는 윤지한테 문화센터보단 엄마표로 뭔가를 해주고 싶 은 맘으로 모임에 동참하게 되었어요. 호연맘 강은자 : 저는 맨 처음은 아니고 중간에 들어왔는데, 그냥 엄마들과 같 이 모여서 소통하고 싶었어요. 처음 키우는 아이라서 그저 육아방법을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리고 한두 달 지나면서 아이와 내가 성장한 것을 느꼈고 달라졌어요. 14
  • 15. 서울시 은평구 커뮤니티로 소통하기 이제 정기적으로 만나서 엄마들이 돌아가며 동화책 읽어주기를 하자는 의견이 결정 된 순간, 나의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 했다. 은평 품앗이 육아 2008년 여름, 첫 아이를 낳고 매일 집에 틀어박혀 육아를 해야 하는 나의 일상이 그저 우울함으로 물들 던 어느 날 들었던 강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동네 아줌마들 과 작은 재능을 모아서 품앗이 교육으로 아이들을 키운 이야기. 당시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가슴 떨림을 경험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단 순히 시간 보내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서로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은 그를 통해 사교육에서 얻을 수 없는 무한한 사랑과 긍정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서 말이다. 그때부터 나의 마음에는 언제나 ‘품앗이 육아’에 대한 열망이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왠지 이곳이 그런 내 열망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는 ‘촉’이 온 것이다. “그럼, 제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열게요. 카페가 있으면 앞으로 저희가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에 편할 것 같아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처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페’를 만들겠다고 나섰 다. 모두들 그런 것도 만들 줄 아냐면서 대단하다고 좋다는 반응이었다. 다음으로 카페 이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의 정체성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오랫동안 지속하기를 바라는 암묵적인 나의 염원을 담아 ‘은평 북스타트 맘’이라는 이름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그럼 카페를 열고나서 제가 카페 주소를 다시 문자로 알려드리도록 하죠.” 그러자고 한 후, 각자 어색한 인사와 마무리를 하고 하나둘 자리를 비웠다. 그리 고 첫 만남 후 딱 일주일 뒤인 2012년 6월 26일, 드디어 포털 사이트에 ‘은평 북스 타트 맘’이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를 열었다. 미리 취합한 회원들의 핸드폰 번호로 문자를 보내서 공지를 하고 각자 자기소개를 간략히 남기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라는 이름의 공감대로 서로를 알아갔고 그 마음으로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 를 2주에 한 번 진행해나갔다. 그 후 카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 모임을 체계적으로 끌어가고 함께 생각을 15
  • 16. 공유하며,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데 매우 좋은 소통공간으로 함께 하고 있다. 무 엇보다 우리 모임을 알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이들에게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통로이다. 그 속에는 우리가 함께 했던 다양한 활동, 아이들과 엄마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 겨져 있다. 만일, 누군가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꼭 온라인 커뮤니티를 동반하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온라인상에 그 문제를 올려놓고 고민하고, 의논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둔 엄 마들은 같이 만나서 이야기 할 시간이 녹록치 않을 때, 서로 필요한 것을 채우고 싶 을 때, 이 카페에서 많은 것을 드러내고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꿈나무 도서관에서는 매월 북스타트 행사가 진행되는데, 그때마다 우리 카페를 소개해주어서 계속 새로운 멤버들이 유입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마을공동체 “언니, 얼마 전에 은평구 소식지에 보니까 마을공동체라고 3인 이상 되면 신청할 수 있더라고요. 예산도 얼마 받을 수 있고 하던데, 생각해보니까 우리 인원이면 충분 하겠다 싶더라고요.” 멤버 중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 집에서 수다를 떨다가 가볍게 던진 이야기였다. 나는 평소 지역정보나 소소한 정보들에 관심이 많은 터라 나와 연관지을만한 것이 있으면 기억해두거나 메모를 해두는 편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또 그 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련의 과정에 대한 마음가짐이 선뜻 생겨나지 않은 터였다. 며칠 후,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세정아, 내가 다 알아봤더니 우리도 할 수 있겠더라. 양식 다 뽑아놨으니까 다 같이 모여서 의논하고 작성해보자.” 맨 처음 모임을 열 때도 모임 일정 및 방법 등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주도했던 언니다. 이번에도 그런 빛나는 추진력으로 우리를 리드했다. 함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일일이 모든 멤버에게 전화를 걸었고 어디서 만나서 의논할지 미리 정해서 알 려왔다. 16
  • 17. 서울시 은평구 며칠 후 우리는 대형마트 8층 푸드 코트에서 각자 아이를 가슴에 안고 모여 앉았 다. 손에는 하얗고 두꺼운 마을공동체 지원양식이 들려졌다. 마을공동체지원사업 에 선정되면 예산도 받을 수 있고 우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으니 힘내서 한 은평 품앗이 육아 번 지원해보자는 얘기와 함께 이런 저런 의견이 오고 갔다. 각자 양식을 가져가서 작성해 본 후 다음번 모임에 들고 오기로 하고 헤어졌다. 좌충우돌 마을공동체 만들기 작전 각자 지원양식에 아이디어를 조금씩 모아서 취합을 했지만, 처음으로 이런 양식을 작성하는 우리는 그야말로 모든 작성란이 오리무중이었다. 어떻게 작성해야 탁월 한 것인지, 어떤 내용을 적어야 옳은지를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골치를 썩여야 했 다. 우선 처음 일을 주도하게 된 명정언니와 내가 은평구청 담당자와 통화를 하면서 일을 진행해 갔다. 날은 한여름으로 땡볕이었고 우리는 아이를 안고 동분서주 하면 서 지원 마지막 일정인 8월 10일까지 제대로 해내기 위해 애써야 했다. “언니, 우리 오늘 은평구청 안에 커피숍에서 만날까요? 거기 커피도 싸고 시원하 고, 컴퓨터도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명정언니와 나는 은평구청 커피숍에서 각자 아이를 가슴에 안고 만났다. 내 손에 는 지난번에 사람들이 모아준 지원서가 한데 뭉쳐 있었다. 내용이 중복되거나 조금 엉뚱한 것들도 뒤섞여있어서 하나로 잘 통합해서 구성해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명정언니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러 간 사이 나는 딸아이를 안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구상하고 하나하나 적기 시작했다. 점심 끼니도 놓친 채, 좀 전에 산 머 핀 케이크로 허기를 겨우 달래면서 말이다. 그때 옆에 누군가가 다가왔다. “지금 뭐 하고 계세요?” “네?” “애 안고 힘들게 작성하시는 게 뭔가 하고요.” “네. 마을공동체 지원서 작성하고 있어요.” “아, 그러세요. 이런 일은 저희가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 세요.” 17
  • 18. 알고 보니 그 분은 은평구청 주민참여위원회 위원장이셨다. 우리에게 친히 주민 참여위원회 회의 장소 공간을 열어주시면서 편하게 컴퓨터로 작성하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시며 관계부서 분들을 불러 모아 소개해주셨다. “이봐, 여기 이분들이 이번에 새로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 하실 계획이라는데 좀 도와드려.” 비록 양식 작성은 모두 우리 몫이었지만, 예산구성 등에 있어서는 은평구청측으 로부터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밖에 단체 등록을 위해 우리 단체명을 ‘은평 품앗이 육아’로 정한 후 장소 지정이 필요했을 때, 꿈나무도서관측의 협조로 도서관 을 우리 단체주소로 지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엉겁결에 만장일치로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단체의 대표가 되었다. 조금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 작은 모임이 앞으로 우리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이 지역의 엄마들에게 분명히 크고 작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거라는 확고한 비전이 있었기에 순순히 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어떤 모임의 ‘장’이 아닌 한 단체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내게 매우 큰 의미이자 막중한 책임을 묻는 일이었기에 어깨가 매우 무거웠다. 마을공동체로 결정 은평 품앗이 육아 대표가 된 나는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로서 자리매김을 위한 대 부분의 일들을 전담해서 하게 되었다. 관계기관이 필요한 서류나 미팅이 있을 때 내 게 전화를 하거나 메일 등을 보내왔다. 그때마다 나는 회원들에게 알릴 사항이 있을 경우 카페를 통해 알렸다. “지난 8월 10일, 서울시에 ‘은평구 품앗이 육아’로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하였 습니다. 서울시에 현재 회원 명단 제출하였고요. 추후 실제 진행여부 확인을 위하여 해당부처 담당자와 미팅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정확한 일정은 다시 확인해서 카페를 통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 있도 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활동 부탁드립니다.” 18
  • 19. 서울시 은평구 꿈나무 도서관 현장조사와 서울시청에서의 면접 등을 통해 최종 마을공동체 사 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지원서 양식 작성과 서울시 직원 방문 현장조사, 서울시청 면접 등의 일련의 과정은 아이를 동반해야 하는 우리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은평 품앗이 육아 하지만 마을공동체를 위해 뛰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욱 끈끈해졌고 앞으로 우리 모 임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당시의 상황을 우리 회원들은 다음 과 같이 회상한다. 승연맘 배진윤: 많은 기대는 하지 않았다. ‘되겠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서울 시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정책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못 했다. 호연맘 강은자: 나도 솔직히 ‘되겠어?’라는 생각이 강했고, 내놓을만한 무언가 도 없었는데 빠른 추진력과 열정에 놀랐다. 2. 마을공동체로서의 몸부림 애 메고 누가 일하나? 2012년 10월~12월까지 총 3개월의 기간 동안 300만 원의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 자부담 10퍼센트가 있기에 우리 멤버 14명은(중간에 새로 멤버가 4명 들어 왔다) 3개월분의 회비 3만 원을 한 번에 납입해서 자부담 비용으로 충당해 넣었다. 막상 서울시 예산을 받고 마을공동체가 되고 보니 그전에 느슨하게 진행되던 것 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원서에 적은대로 부모교 육이나 외부활동 등 여러 가지가 실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우리는 누가 그런 일을 주도할 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냥 성인 한사람, 한사람으로 움직이면 일에 대한 포지션을 명확히 나눠서 할 19
  • 20. 수 있지만 각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때에 따라 아이들의 컨디션이 천양지차인 지라 누구도 나서서 무엇을 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임을 위한 리 더로 나와 총무가 있었지만, 마을공동체로서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는 것은 우리 모 두에게 버거운 일이었다. 300만 원의 예산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특히나 한 번도 정부 예산을 운 용해본 적이 없는 평범한 우리로서는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행여 잘못 써서 문제되는 것 아닐까 노심초사하기도 하였으며 행사 하나하나가 처음이라 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운영과 관리, 마을공동체 예산 운용과 때에 따른 마을 공동체 교육 참석, 필요한 양식작성 등 뜻밖의 일들이 많았다. 더군다나 서울시와 구청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일치되지 않아서 중간에서 설명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 복하면서 해나가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비일비재했다. 때문에 우리는 그에 따른 에 너지 소모에 대한 비용을 회장과 총무에게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회장과 총 무역시도 아이를 키우는 똑같은 입장에서 희생을 감행하고 있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꼭 필요하다는 점에 전체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인건비 책정은 회장과 총무 스스로 그에 준하는 성실함을 갖추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회장과 총무라는 직함으로 뭉뚱그려진 희생과 헌신보다는 어느 정도의 인건비를 책정하여 일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고, 또 일을 보다 추진력 있게 진행해보자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사실 당사자인 회장과 총무에 대한 인건 비 책정은 도리어 더 큰 올가미 같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대표자로서 그 일을 결정한 나는 더욱 그런 책임감을 느껴야 했다. 총 예산 300만 원 중 한 달에 회 장과 총무에게 각각 20만 원씩 3개월 동안 총 120만 원의 지출은 적은 금액이 아니 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례를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리더의 결정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나머지 예산은 엄마표 수업 재료비와 우리 활동을 기록으로 남길 소식지 제작, 식비나 간식비 등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회장과 총무 인건비 관련해서는, 2013년에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지원하며 예산안에도 넣은 바 있다. 하지만 단체의 운영진에게는 인건비를 일절 지급하지 않 는다는 규정으로 인해 2013년 회장, 총무에게는 인건비 지급이 전혀 안 되는 실정 20
  • 21. 서울시 은평구 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꼭 언급하고 싶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단체라 하더라도 그 단체가 제대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영진에 대한 예우가 반드시 필 요하다. 은평 품앗이 육아 물론, 이런 단체의 장이나 운영진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희생과 헌신의 마 인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을공동체를 끌어가기 위한 나의 활동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들의 당위성을 가치와 비전으로만 증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리고 이런 도시의 삭막하고 바쁜 현 실에서 그런 가치와 비전을 공유해 줄 수 있는 가족도 흔치 않다. 실제로 나는 마을공동체를 끌어가면서 집안 살림과 아이들 돌보는 일에 그전보 다 훨씬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전업주부가 정작 돌봐야 할 아이들과 살림은 뒷전으로 하고 모임에만 전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문을 자주 해왔고, 부모님 역시도 네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집안 살림을 이 꼴로 하면서 그렇게 열정을 쏟아야 하느냐고 묻는 일이 다반사였다. 더군다나 단체 성장 및 모임도모를 위해 애쓰면서 들어가는 교통비와 통신비가 평소의 2~3배 넘게 늘어나는데, 주부인 우리에게는 어마어마한 비용일 수밖에 없 다. 따라서 운영진 인건비 부분은 최소한의 활동비라도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에너지 소비 외에도 경제적으로 개인비용이 추가되면 부담이 돼서 운영진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운영진이 지속적인 책임과 의무를 갖고, 마을공 동체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애쓰게 하려면, 이런 부분의 예산규정이 반드시 생겨나 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을공동체가 된 후 활동의 변화 마을공동체로 선정이 되면서 2주에 한 번이었던 모임을 1주에 한 번으로 늘리고, 돌 아가며 동화책 읽어주기와 함께 2인 1조로 엄마표 수업을 같이 진행해보기로 했다. 첫 순서는 나와 명정언니가 맡았다. 이런저런 의논 끝에 인형극을 겸한 촉감놀이를 하기로 했다. 인형을 구하고 검은 콩과 쌀을 준비해서 아가들 양말에 넣어보고 만지 는 놀이로 정했다. 첫 번째 타자인 우리는 많이 떨리고 부담되어서 미리 만나 리허설도 했다. 다행 21
  • 22. 히 엄마들이 크게 호응해주고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잘 마쳤지만 긴장한 탓인지 호 흡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면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 이후, 엄마표 수업은 점점 익 숙해지고 점점 진화되어 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엄마와 옆의 친구들과 함 께 행복하고 즐겁게 교감하며 자라갔다.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은 집 안에서 아이하고만 지내는, 참으로 힘든 일상을 보 낸다. 우리는 다함께 카카오톡으로 일상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서로 육아나 살림에 대한 궁금증 등을 풀어가면서 친해져갔다. 함께 같은 시기의 아이를 키워간다는 것 은 엄청난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을 원동력이 되었다. 좀 더 끈끈하고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를 더 모이면 좋겠다’는 생 각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하루를 기왕이면, 동화책에 대한 엄마들의 공부로 시 작하면 어떨까 싶던 찰나에,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연락이 와서 순간적으로 도움을 청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정씨, 요즘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들어요? 혹시 앞으로 활동 못하시는 건가 요?”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제가 품앗이 육아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어서 요 즘 못 갔네요. 죄송해요~ 그런데 혹시 저희 모임에 독서모임을 도와주실 선생님 안 계실까요?” 덕분에, 어린이도서연구회 은평지회에서 10년 넘게 활동하시고 사단법인 어린 이도서연구회 서울지부에서 지부장까지 맡으셨던 석은진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었 다. 선생님의 어린이 동화책 강의를 시작으로 우리에게 독서모임이 생기면 어떨지 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다행히 다들 좋다고 했고 우리는 이 날을 엄마를 위한, 엄마 가 공부하는, ‘맘스데이’라 칭하고 함께 좋은 작가의 동화책과 양질의 자녀양육 이 론서를 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좋은 동화책은 무엇인지 서서히 알게 되었으며, 동화책 속에 담긴 삶의 철학과 지혜를 한층 더 깊이 깨달을 수 있게 되었다. 동화책과 자녀 양육 이론서를 함께 보고 토론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다들 생소한 듯 했지만, 시간 이 흐를수록,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펼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덕분에 우리는 선생님이 없이도 스스로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22
  • 23. 서울시 은평구 ‘함께’의 열매, 첫 소식지 2012년 11월, 우연히 5살 큰 아이의 어린이집 소식지를 보다가 우리도 이런 소식지 은평 품앗이 육아 를 발간하면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면서 동시에 마을공동체로서 하나의 새로 운 일로 부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올해뿐 아니라, 다음 해에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폭제가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특히, 주변에 아가를 키우면서 힘든 엄마들에게 우리 모임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내포되어 있었다. 모임이 있는 날, 큰 아이 어린이집에 비치된 소식지를 몇 장 집어 들고 멤버들에 게 우리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물었다. 모두 찬성하였고 어떤 형식으로 만들면 좋을지에 대한 의논이 시작되었다. 우선 멤버들 중 관련분야 에서 일했던 사람이나 미술 쪽에 재능 있는 사람을 뽑아 총괄하면 어떨지 의견을 모 았다. 다행히, 결혼 전에 만화가로 활동했던 미해가 해보겠다고 나서주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데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니 같이 만 나서 아이를 봐주기로 했다. 한 사람이 모두 전담하기 보다는 최대한 함께 모여서 아이디어를 짜고 같이 만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왜냐면, 모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버겁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카페에는 소식지에 들어갈 아이템을 함께 모으기로 하고 우선 모임 외에 시간이 되는 날을 잡아 전지를 하나 놓고 전체 틀을 짜보기로 했다. 그런데 소식지 발간을 위한 첫 모임을 약속한 그 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덕 분에 전원이 함께 하지는 못했다. 참석한 인원들도 아이들을 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에 휩싸이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나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격려하고 다독였다. 모인 인원들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 가위, 풀, 색종이, 스 카치테이프 등을 꺼내놓고 머리를 모았다. 우선 소식지가 발간되는 시기가 12월이 니 컨셉을 크리스마스로 잡고 디자인하기로 했다. 소식지 발간 리더를 맡은 미해가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집에서 미리 아이들 얼굴 을 캐리커처로 그려왔다. 사진처럼 아이들의 특징을 잘 살린 그녀의 그림은 우리에 게 엄청난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늘 함께 아이 안고 어쩔 줄 몰라 하던 평범한 우리 속에 이런 달란트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고 신기했기 때문이다. 23
  • 24. 여기서 잠깐!! 그날의 단상을 당시에 우리 모임 카페에 올린 나의 모임 후기로 대 체해볼까 한다. 제목: 이번엔 雨中 소식지 발간모임!! ^ㅡㅡ^’’ 지난 금요일, 지난 3개월 동안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 활동을 추억으로 남길 소식지를 만들기 위해 만나기로 한 우리!! 열심을 내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속이 든든해야 하기에 울 동네 30년 전통의 김밥역사를 자랑한다는 ‘청기와 김밥집’에 전화로 15줄의 김밥을 주문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다 큰 아들내미 어린이집도 보내야하니 김밥을 찾으러 갈길이 너무 막막했습니다.ㅠㅠ 더군다나 그 김밥집 현금만 받으시는 곳인데, 수중에 현금이 제로!! 은행에 들 러 현금 찾고 가야할 판, ‘어쨌든 가보자’ 하고 나왔어요. 헌데, 비바람 너무 심 하게 불어서 아들이 든 우산은 뒤집어지고, 저도 휘연이 매고 우산 들고 멘붕 이 왔는데, 그 순간 은자에게 걸려온 전화!! “언니, 김밥 안 찾았으면 내가 가져갈께!! 나 호연이 두고 혼자 가!!” ‘오예~기쁘다, 구주 오셨네~’ 구렁텅이에서 누군가 손 내밀어 구해준 느낌!! 가볍게 아들을 어린이집으로 들여 보내고 꿈나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천 재지변을 뚫고 만나서인지 더욱 반가웠던 우리~ 오자마자 열심히 컨셉 잡아주시는 두 분의 미술 전문 가, 미해와 명정언니^^(또랑또랑 은찬이 영문을 모른 채 엄마 등에 밀착!! ‘은찬아, 너희 엄마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란다.’) 아픈 아가들이 많고 아침부터 비가 몰아쳐서 많은 분들 이 함께 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윤이와 미해가 남편이 휴무이고 은자도 친절한 시엄마가 호연이를 봐주셔서 자유부인으로 나와서 일이 너무 수월했네요. (물론, 저 24
  • 25. 서울시 은평구 는 주아, 유이, 호연이를 매우 사랑합니다. 암요!!) 은평 품앗이 육아 전날 밤에, 잠을 쪼개 그려온 미해의 아가들 캐리커처 보면서 완전 신난 우리. 조심조심 가위질 해봅니다. 이런 보물 같은 달란트를 가진 사람이 우리 안에 있다니, 너무 감동~~물결~~은자는 미해에 게 가족 캐리커쳐 선주문 넣어주셨어요.ㅋㅋㅋ 우리 모두 공동구매로 미해에게 캐리커쳐 그려 달라 하자며 한동안 왁자지껄 신나게 웃었네 요.^^ 하릴없이 턱 괴고 경청만 하고 있는 저의 모습. 우헤헤헤, 보이시나요? ‘나는 왜 그림 그리는 재주가 없이 태어난 걸까~’ 하고 슬퍼하는 중.ㅠㅠ (괜찮아요, 함께 하는 것만 으로도 힘이 되고 즐거우니까~호호호….) 그래도 함께인 덕분에 여차저차 컨셉은 잡았네요. 하지만 결국 미해에게 일이 다 몰리게 되어 미해는 정신이 살짝 혼미해진 거 같았어요.ㅠㅠ 기꺼이 기쁘 게 착착 진행해가는 미해 솜씨가 어찌나 믿음직스럽던 지요~ 역시 같이 모인 덕분에 소식지 이름도 1분 만에 ‘북키북키’(북과 키즈의 합성어)라고 정하고 요.ㅎㅎ 세찬 빗소리 들으며 김밥 2줄 이상 흡입하고 위층 카페 올라가 커피 도 한잔씩 들이키며 나름 즐거운 시간 보냈답니다. 이 날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모인 우리, 왠지 더 끈끈하게 뭉친 느낌이었네 요. 오고 싶었지만, 아가들 컨디션과 여러 가지 여건이 되지 않아 못 오신 분 25
  • 26. 들 마음으로 함께 했다는 거 다 알아요.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기!! 그 마음으 로 다음번에 더 많이 헌신해주기!! 월요일에도 미해의 작업을 돕기 위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윤이, 은자, 명정 언니, 제가 미해 집에 갑니다. 저는 큰 아이를 찾으러 금세 집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미해가 작업할 동안 유이도 볼봐주고 옆에서 외롭지 않게 수다 떨고 오렵니다. 맛난 것도 같이 시켜먹고요~^^;; 우리 이렇게 사랑과 추억 쌓아가는 거 맞지요. 모든 과정과정 감사하고 행복 합니다. 소식지 나오는 그날을 기대하며~우리 소식지 만들기 첫 모임 후기 마쳐요~^^ 소식지 발간을 통해, 우리는 처음으로 마을공동체로서 함께 뭉침의 의미를 깨닫 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는 소식지에 들어갈 전반적인 내용을 구상하고, 또 누군 가는 아이 때문에 작업이 힘든 미해를 돕기 위해 주말에 몇몇이 미해 집으로 가서 미해가 컴퓨터 작업할 동안 같이 아이를 돌봐주었다. 또 다른 멤버는 그동안 찍은 활동사진 중 잘 나온 것들을 골라서 한데 모아 미해에게 전달해주었다. 다 같이 일 을 쪼개서 하긴 했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리드하는 사람이 가장 고생을 하기 마 련이다. 덕분에 미해는 몇 날을 아이를 재운 후 밤마다 고된 작업을 해야 했다. “언니, 우리 남편이 나 이거 하는 것 보고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하더라.” “그러게, 너 잠도 못자고 너무 고생이 많다. 신랑이 그렇게 말할만해.” “근데 언니, 나 재밌어. 하나하나 채워지는 것 보면 너무 뿌듯해~ 오랜만에 그림 그리니까 즐겁고 또 애들 얼굴 하나하나 사진 보면서 그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애정 이 새록새록 피어나더라고.” 한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자신의 재능을 묻어두고 지낸 미해의 말이었다. 개인적 으로 처음 품앗이 육아를 시작할 때 가지고 있던 비전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 다. 집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느라 자신의 재능을 잊은 엄마들이 작은 달란트일지라 도 이곳을 통해 그것을 발현시켜 엄마로서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의 빛나는 미래 를 닦아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남몰래 혼자 마음이 따끈해졌다. 덧붙여 미해에게 다른 한 마디 말을 건넸다. 26
  • 27. 서울시 은평구 “미해야,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인데 말야. 혹시라도 이 모임에서 활동을 하면서 네가 한 일에 대해 누군가가 엄청난 칭찬과 격려를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만일, 그런 기대가 너무 높아지고 사람들이 호응이 없으면 넌 네가 할 일에 은평 품앗이 육아 대한 가치를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냥 네가 그 일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완성된 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다행히 속 깊은 미해는 나의 이야기를 깊이 공감해 주었고 그로 인해 서로 좀 더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마을공동체를 끌어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내가 한 일을 누군가가 당연시 할 때였다. 자신의 상황은 어쩔 수 없으니 못하는 것이고, 누군가가 해주겠지 하는 마인드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희생하며 감내하는 이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가장 큰 교훈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고 일 그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고 스스로의 성장에 기뻐하자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계 속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기대로 갈등을 양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우리 소식지 ‘북키북키’(북 앤드 키즈의 줄인 말)가 발간되었다. “300부 나왔습니다.” “정말?” “드디어 나온 거야? 어디 있어?” “빨리 받아보고 싶다.” “나 주변에 다 돌려야지~” “우리 이 소식지 어디다가 배포할까?” “보건소랑 구청이랑, 어린이집, 교회, 동사무소 등등 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누가 배포하지?” “나!! 만들 때 많이 돕지 못했으니 배포는 내가 할게요!!” “저도요~!!” 카카오톡 단체 채팅창이 후끈 달아올랐다. 처음으로 다함께 마음을 모아 만든 결 과물이었다. 전문가의 도움 하나 받지 않고 다함께 마음과 시간을 쪼개서 아이를 같 이 봐주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소중한 소식지 한 장, 한 장이 마치 우리의 자 식처럼 느껴졌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만든 소식지였기에 한 사람당 한 두 장만 가 져가게 하고 배포 할 곳도 잘 선별하기로 한 뒤 우선 도서관 창고 한 편에 잘 모셔두 27
  • 28. 었다. 그리고 이후 이 소식지는 우리 단체 소개가 필요한 곳곳에 열 마디 말을 대신 할 최고의 자료가 되어주었다. ▲ 우리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진 첫 ‘소식지’ 28
  • 29. 서울시 은평구 3. 수많은 어려움들 은평 품앗이 육아 우리만의 장소가 필요해!! 우리 마을공동체 이름은 ‘은평 품앗이 육아’, 말 그대로 품앗이로 아이들을 함께 키 워가자는 취지지만, 장소가 한정적인데다 모임장소인 도서관 특성상, 정해진 날만 모이고 헤어져야 하니 활동이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좀 더 적극적인 품앗이 육아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여건에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각자의 집을 돌아가 면서 해보면 어떠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다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집을 오 픈하는 일이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좀 더 자주모여서 같이 수다도 떨고,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밑반찬도 나누고, 다 함께 돌아가며 아이들을 봐주며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필요로 했다. 이런 이야 기가 계속 오고 가면서 나는 카페에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설했다. 이 카테고리는 우리 마을공동체가 미래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는 버킷리스트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다음과 같은 글을 첫 번째로 남겼다. 제목: 사랑방 만들기!! 언제든 맘만 먹으면 모일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어요. 그곳에서 함께 배고플 땐 음식도 나눠먹고, 힘들거나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땐 애도 봐주고, 우울할 땐 수다로 풀어내면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예요!! 언제든지 모이고 싶을 때 모일 수 있는 우리만의 장소, 꼭 만들자고요~^^ 그리고 이 꿈은 불과 반년 만에 이뤄졌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 록 하겠다. 29
  • 30.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 하나의 마을공동체로 꾸려가려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들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서 진행하여야 했다. 예산을 가지고 어떤 강의를 열어야 우리가 유익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를 구상해야 했고, 도서관 사용문제에 변경이 생길 때 수시로 담당자와 연 락을 해야 했으며, 강의 발굴 및 강사 섭외, 일정 조율하기, 지출 정산, 카페 운영, 아이들을 위한 교육 발굴 등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어쩌면 사실은 별 일 아닌 것들인 데 처음 해보는 우리가, 더군다나 육아와 병행하며 진행해야 했기에 버겁게 느낀 것 일지도 모른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멤버들과 그렇지 못한 멤버들로 나 뉘기 시작했다. 사실, 그렇지 못한 멤버들은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빠진다거 나, 일이 생겨서 결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만일, 아이가 없다면 지적할 수 있 는 문제들이지만 아이를 잘 키우자고 모인 모임이고 우리 주업은 육아이므로 이 마 을공동체가 육아에 방해가 된다면 그 의미가 상실되므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 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간의 그런 괴리 속에서 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었 다. 누군가는 아이가 조금 아프면 아픈 대로 ‘모임을 위해’ 나오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이가 아플 것 같은 기미만 보여도 ‘아이를 위해’ 바로 모임을 뒤로 미루었기 때문 이다. 모두 내 아이를 소중히 하는 건 결코 다르지 않은데, 활동에 대한 각자의 다른 기준이 엄마인 우리 스스로에게 매우 큰 자괴감이 들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이를 위해서 하는 모임인데, 왜 내 애는 이 모임 지속을 위해 방치되고 제대로 케어도 못 받고 있는 거지? 저 사람은 아이 열 조금 난다고 안 나왔는데 난 왜 이렇 게 열성적으로 애 열 조금밖에 안 나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나오고 있는 거야?’ 사실 이런 고민은 모임을 리드해야 하는 나부터 모임 구성원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였다. 특히,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아파도 모임 때마다 그 자리를 지켜야 했 고 관계기관에서 갑자기 요구하는 서류나 교육자리 등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 이를 안고 참석해야 했다. 서울시에서도 처음 실시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이고, 우리 엄마들 역시 처음 해보는 마을공동체라서 좌충우돌하며 진행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30
  • 31. 서울시 은평구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의 문제는 지속되었다. 아마 어떤 단체에서든 이런 문제 는 항상 제기될 것이다. 리더는 이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좀 더 꼼꼼히 계획을 세우 고 더욱 솔선수범하면서 그 과정 자체에서 성장하고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멤버들에 은평 품앗이 육아 게 설파하면서 끌어가야 한다. 회의, 회의, 끝없는 회의 속에 드는 회의감 “같이 아이 키우면서 편하게 나올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무언가를 요 구할수록 불편하고 부담스러웠어요. 나는 그냥 수다 떨고 일상 이야기, 내 고민 등 을 말하고 싶은데 만날 마을공동체를 위한 회의, 회의, 회의 너무 지겹고 힘들었어 요. 이 부분은 지금도 그래요. 그냥 나는 예를 들어 어느 목욕탕의 누가 때를 잘 밀 어요? 하면 ‘아, 거기 A목욕탕에 세 번째 아줌마가 싹싹하게 때를 잘 밀어요!’ 하는 식의 아주 사소한 질문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을 바랐는데 말이에요.”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한 멤버의 이야기다. 이번 마을공동체 사례 집 발간을 위해 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객관적으로 서로의 속내를 드러내며 이야 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차’ 싶었다.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으 로 인해 느끼는 부담감으로 우리 본연의 색을 잃은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 모임의 가치와 비전 속 에는 서로 힐링이 되는 육아, 함께 성 장하는 육아를 위한 것이 내포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멤버가 반대 의견을 냈다. “물론, 수다 떨고 일상대화 나누는 거 좋죠. 하지만 그럼 그걸로 뭐할 건데요? 물 론 힐링은 되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체계를 잡고 은평 품앗이 육아라고 했을 때 “이 런 활동을 하는 곳이에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었을까요? 생각해봐 요, 꿈나무 도서관에서 매달 북 스타트 행사하면서 지속적인 모임 하라고 얘기하지 만 우리처럼 이렇게 모임이 지속되고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어요.” 실제로 최근에 들어온 새로운 멤버들 중 한명은 이 모임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 아이 또래 엄마들과 만날 만나서 수다 떨고 차 마시고 밥 먹고 할 때는 너무 기분 좋고 행복해요. 근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뭐했지 싶고 마음이 휑 31
  • 32. 한 거예요. 아이 또래 엄마들과 만나서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은 됐지만, 정 작 내 아이는 방치되고 결국 무의미한 시간이었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이곳 ‘은평 품앗이 육아’를 알게 되었어요. 순간, 이곳이면 내 아이도 좋고, 나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게 됐죠.” “언니, 나는 사실 내 아이들 대안학교 보내고 싶었는데 이 은평 품앗이 육아에서 활동하면서 대안학교는 보내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대안학교는 학부모 회의로 많 은 일이 이뤄지잖아요. 이젠 회의에 지쳤어요. 그냥 일반학교 편하게 보낼래요.” 지금까지 함께 활동한 또 다른 멤버의 이야기다. 리더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 섰다. “아니에요, 언니. 시행착오를 먼저 겪었으니까 좋은 거지. 이 모임자체는 너무 좋 은데 내가 적응을 못한 거예요.”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도 이곳에서 자신을 많이 발견한 사람 중 하나임을 나는 안다. 사실 ‘중도’가 필요했다. 때로는 웃고 즐기면서 편안한 수다 모임이 되면서 맛있 는 음식도 나눠먹고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도 나눴어야 했는데 대표인 나에게는 마 을공동체 지원 사업으로 어떻게 새로운 일을 만들면서 우리가 더 알차게 예산을 쓰 고, 지역에 보탬이 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 서 마을공동체로서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지만, 속속들이 보면 회의와 새 로운 일 구상에 지친 멤버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뻣뻣해진 마음을 풀어주는 ‘수다의 힘’ 앞서 말했듯이 하나의 단체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운영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 다. 이들이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하고 새로운 방안을 구상해서 어떻게 리드해 가느 냐에 따라 모임의 색이 전혀 달라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운영진으로서 힘에 부칠 때가 있다. 무엇보다 매월 있을 행사들의 향후 방향에 대한 회의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고 수많은 문제에 대한 논의를 누구보다 최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영진이라고 따로 예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동반한 채 따로 시간을 내서 미 팅을 하고 회의를 해야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32
  • 33. 서울시 은평구 올해 2월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2기 새 멤버들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 는데, 꿈나무 도서관측에서 방학에는 그곳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주로 사용해야 하므로 장소사용을 자제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초 처음 모임을 계획할 당시, 은평 품앗이 육아 공휴일을 제외하고 정해진 요일에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었다. 더 군다나 마을공동체로서 방학 때마다 활동이 중간에 끊기게 되면 보통 문제가 아니 므로 도서관 운영담당자 분들과 바로 미팅을 잡았다. 당시 우리는 1, 2기 멤버가 3개의 모둠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각 반별 반장과 부반 장, 회장과 총무까지 함께 모이기로 했다. 결국, 이야기가 잘 마무리 되어서 방학에 도 원활히 장소사용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미팅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 지만, 모두들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아침부터 아이들을 일찌감치 씻기고, 기저귀 가방을 챙기고 급하게 아이 밥만 먹인 채 배를 곯고 나온 우리들의 기분이 좋을 리 만무했다. “우리 아침부터 고생했는데 이럴 땐 카페인이 들어가 줘야지?!!” 미팅을 마친 후,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도서관 바로 위에 자리한 카페에 올 라갔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얼굴색이 펴지면서 활기찬 수다가 시작됐다. 오늘 아침 아이 안고 나오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어제 아이가 잠투정했 던 이야기, 아이 이유식 만드는 이야기, 남편과 시부모님 이야기 등등 여자들은 이렇듯 할 이야기가 많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육아, 살림, 남편, 가정경제 등등 할 이야기가 어마어마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일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남편은 어떤 사람 이고 집안 분위기는 어떤지 곧잘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우리 모임 속에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모임에서 활동 하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확인되지만 말이다. 서로를 인간적으로 알아 가는 데는 ‘수다’ 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수다를 떨며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친밀 해지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만남 그 자체가 즐거우므로 일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 기 마련이다. 실제로 처음 마을공동체로 선정이 되고 프로그램 정비 등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하 려 할 때 우리 마을공동체를 컨설팅해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측의 이현숙 팀장과 곽영선님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하루 속히 친해지는 것이에요. 친해지고 나면 33
  • 34. 모든 일이 한결 매끄럽게 진행될 거예요”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날 우리는 정말 뜻밖의 ‘수다’의 힘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 운영진은 헤어지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카톡으로 주고받았다. “운영진분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그러게요, 미팅은 힘들었지만 마지막 수다가 골든타임이었네요.” “저는 미팅보다 수다가 더 의미 있고 즐거웠네요.” “맞아요, 수다 떠니까 스트레스가 확!! 수다타임 즐거웠어요.” 우리에게 활력은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 일이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쭉’ 성장 중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안식처 우리의 관계 속에는 마을공동체라는 ‘일’이 있기에 서로 맞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부 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 속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하나 하나 진행해 가며 점점 발전하는 우리 모습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더 나은 프로그램과 진행을 온통 우리 스스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 야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많은 힘이 되었다. 아이가 잠을 자지 않을 때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늦은 밤에도 카톡을 주고받으 며 서로를 격려하고, 아이가 고열이 나거나 아플 때도 근처에 좋은 병원을 소개하거 나 먼저 겪은 엄마들이 조언을 하면서 다독이며, 심심한 사람은 짬이 나는 대로 야 외에 나가 아이들을 풀어놓고 수다를 떨거나 차를 마시고, 누군가는 집을 오픈해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생일파티도 해주곤 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주 만나는 우리는 누구보다 친했으며 단순한 친 목도모를 위해 만난 관계가 아니었기에 우리가 하고 있는 엄마표 수업이나 맘스데 34
  • 35. 서울시 은평구 이 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로 늘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2기 현교맘 준희씨가 해 준 이야기다.(2기 멤버 모집 과정에 대한 이야 기는 바로 뒤에 나온다.) 은평 품앗이 육아 “은평 품앗이 육아를 만나고 복직하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예요. 이제 겨우 몇 개월 활동 했는데 우리 멤버들 모두 마치 죽마고우인 거 같이 편하고 좋아요. 특 히 우리 달님반은 공동구매를 좋아하거든요. 발목 스타킹, 스티커북, 기저귀 등을 같이 사면서 얼마나 큰 즐거움을 느끼는지 몰라요. 또 모임 없는 날은 벙개도 많이 하고요. 육아에 대한 니즈 뿐 아니라 개인적인 욕구도 채우고 힐링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더 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장소물색 2012년 10월~12월, 3개월간의 마을공동체 지원이 끝나고 새해가 도래할 즈음, 멤 버들에게 물었다. “다음 해에도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하길 원하시나요?”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래도 마을공동체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만큼 많 은 일을 할 수 있었고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 모두 의견을 모았다. 다시 마을공동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토인 품앗이 육아가 더 많은 이 지역의 엄마들과 공유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2기 멤버를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카페를 통해 오프멤버가 되고 싶다는 회원들이 많았으므로 2기 멤버 모집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꿈나무 도서관은 화, 목 오전만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소물색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우선 주민센터와 가정지원센터 측 에 전화를 걸어 사정이야기를 해보았다. 적어도 서울시 마을공동체로 인증이 된 단 체이고, 엄마들이 스스로 모여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성장하는 자조모임이니 지자 체에서도 반기고 적극 협조해줄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이 근방의 동사무소와 가정지원센터 측에 전화를 걸어 빌려줄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물은 것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마을공동체 대표인데요. 혹시 저희가 35
  • 36. 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일정하게 대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자체가 해줘야 할 일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으므로 당연히 쌍수를 들 어 환영하는 반응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우리의 착각이었다. “죄송합니다. 공공예약 시스템을 이용해주세요.” 주민 센터 측에서는 매번 이용할 때마다 미리 공공예약시스템을 이용해 장소를 예약하고 대여료를 내야 한다는 답변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국가에서는 출 산과 육아지원정책을 장려한다면서 연일 언론에 보도하고 있는데 막상, 서민의 삶 을 가장 가까이 하고 있는 지자체는 그런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해 보였기 때문 이다. 가정지원센터 역시, 우리 단체에게 따로 내 줄 장소가 없다고 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기운이 쭉 빠졌다. 때마침, 구청장님이 각 동 주민 센터를 돌면서 행사보고 등을 주민과 함께 듣는 자리가 열린다는 공고문을 보고 우리 모두 유모차를 끌고 가서 구청장님께 직접 건 의해볼까 하는 의견도 카페에 올려봤다. 정말이지 유모차 부대로 데모라도 해서 장 소를 얻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무모한 방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잠 시 조급함을 내려놓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답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장소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답답한 심정을 맘스데이 때마다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해주시는 은평어린이도서 연구회 석은진 선생님께 토로했다. 우리의 처음 시작과 현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 신데다, 오랫동안 동화책 읽어주기와 부모교육 강의 등의 활동을 하셨기에 주변 도 서관과 관계기관 담당자들을 많이 알고 계셨다. 우선 아쉬운 대로, 은평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실을 함께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 안해주셨다. 하지만 그 곳은 우리 아이들이 엄마들과 동반해서 활동하기에는 겨 울인 그 때에 다소 썰렁하고 협소한 공간이었다. 그렇게 유난히도 추웠던 2012년 12월, 아이를 안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를 전화를 돌리면서 장소물색에 힘을 쏟았다. 그러기를 딱 한 달이 되었던 어느 날!! 석은진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세정씨, 내일 시간 되요? 활동을 할 수 있을만한 장소 두 곳이 있는데 같이 가볼 까 해서요.” 다음날 아침,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급히 보내고 바로 길을 나섰다. 매서운 바람 이 뺨을 얼얼하게 하던 1월, 옷을 잔뜩 껴입고 아이를 가슴에 품은 채 ‘정말이지 너 36
  • 37. 서울시 은평구 무 힘들다’는 생각이 온몸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 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인데 지금 나는 아이가 아닌 ‘모 임’을 위해 내 아이를 혹사시키고 있으니 이 무슨 일인가 싶었던 것이다. 은평 품앗이 육아 아이의 코와 양 볼이 빨개졌다. 아이를 좀 더 감싸 안으며 선생님과 함께 두 곳 을 알아보기로 했다. 한 군데는 초록엔 도서관으로 얼마 전에 생긴 동네 도서관이었 고, 한 곳은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이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초록엔 도서관은 동네도 서관으로서는 손색이 없는 공간이었지만, 우리 아가들이 활동하기에는 이동거리와 위치, 공간 등이 조금 애매했다. 함께 한 선생님께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엄청나게 낙심이 됐다. ‘나는 지금 어디를 찾고 있는 걸까? 그냥 이대로 집으로 돌 아가고 싶다. 과연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긴 한 걸까?’ 하는 생각 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신사복지관으 로 향했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은 응암역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고, 1층에 엘리베이터가 있 어서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와도 아주 편하게 이동이 가능한 곳이었다. ‘아, 엘리 베이터가 있다니 너무 좋은걸? 더군다나 이곳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평지!!’ 마음 으로 쾌재를 부르며 꼭 좋은 공간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담당인 홍경희 선생님과 미팅을 했다. 미리 준비해 온 우리 모임 소식지를 가방에서 고이 꺼내 보이며 모 임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담당자인 홍경희 선생님은 소식지를 보시 면서 정말로 이 소식지를 엄마들이 만들었냐 면서 감탄하셨다. 그 속에 담긴 우리 활동사 진들도 꼼꼼히 살피셨다. 엄마들이 참 대단하 ▲ 신사복지관 첫 미팅 사진, 왼쪽부터 홍경희, 석은진 선생님 다며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바 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부장님과 관장님의 허락을 받고 오픈여부를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다. 꼭 오픈해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만일 우리가 활동하게 된다면 쓸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여쭸다. 2층 강당이라고 하셨다. ‘강당?’ 어떤 곳일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37
  • 38. 그 동안 여러 곳을 알아보고 돌아보는 가운데 낙심했던 마음에 또 상처가 될까 두려 운 마음도 들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돌아가는 길에 2층 강당을 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곳을 보고 나는 ‘왈칵’ 눈 물이 쏟아질 뻔 했다. 그야말로 우리 모임에 ‘딱’인 장소였다. 매번 장소를 알아볼 때마다, 아이들 때문에 겨울에는 따뜻한지, 여름에는 시원한지부터 체크했는데 이 곳은 겨울에는 바닥에 보일러가 들어오고 여름에는 천정에 에어컨이 있어서 냉난방 시설에 전혀 손색없는 장소였다. 더군다나 우리 아이들이 맘껏 뛸 수 있는 넓은 공 간이 더없이 맘에 들었다. ‘이 곳에 오면 우리 아이들 맘껏 뛰어놀 수 있겠구나!’ 너무 신이 나서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으로 강당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렸다. 꼭 이곳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길 다함께 기도하자면서 말이다. 다들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여줬다. “우리 애들 맘껏 뛰어놀 수 있겠다.” “와우, 짱! 꼭 되길!!” “우리 그럼 2기 모집 오픈 수업 여기서 하는 거야?” 등등. 그리고 며칠 뒤에 담당자 홍경희 선생님으로부터 장소 사용 승인이 났다는 연 락이 왔고, 우리는 월요일, 수요일 오전 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되 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복지관도 어떻게 하면 이 지역주민들이 문턱 없이 드나드는 곳이 될지를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다고 한다. 우리에게 신사종합사 회복지관은 그야말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었다. 대망의 2기를 모집하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강당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2기 모집에 대한 안건이 초 읽기로 들어갔다. “우리 그럼 오픈수업으로 하는 것 어때? 우리가 하고 있는 수업 그대로, 한 사람 이 동화책 읽어주고 2인 1조로 엄마표 수업 진행하는 거 보여주면 될 것 같은데.” “그래, 그러자!!” 당초 오픈수업을 2회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이면 어떨까하고 마음을 모았 38
  • 39. 서울시 은평구 지만,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처음 해보는 오픈수업을 2주에 걸쳐 2번이나 감행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우리에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딱 1회만 진 행하기로 하고 대신에 혼신의 힘을 다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은평 품앗이 육아 우선 오픈수업 참여희망자를 파악하기 위해 우리 온라인 카페에 2기 멤버 모집에 대한 공지를 올렸다. 그리고 기왕 하는 것이니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수업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엄마들의 정보망으로 유명한 대규모 온라인 육아 커뮤 니티 한군데에도 오픈수업 공지 글을 아래와 같이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2012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은평 품앗이 육아’입니다. 지난 2012년 6월 북스타트 (생후 3~18개월의 책꾸러미 행사)를 통해 첫 만남 을 가져, 14명의 엄마들이 마음을 모아 ‘은평 북스타트 맘’이라는 카페를 개설 하고 서로 의견을 교류하며 ‘품앗이 동화책 읽어주기’를 시작으로 모임을 열었 는데요. 불볕 같은 더위 속에서도 아가들을 책과 함께 지혜롭고 밝게 키우고 싶은 열 망으로 모인 우리는 그 열정으로 서울시에서 새로 시행한 ‘마을공동체 사업’ 에 지원하게 되었고, ‘은평 품앗이 육아’라는 이름의 마을공동체로 새롭게 탄 생하였습니다. 지난 반년동안 14명의 아이들은 엄마들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담긴 책이야기 와 활동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의 엄마와 아가들이 행복한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 안의 소통을 통해 바 르게 길러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2013년에 2기 어머님들과 아가들을 모집하기 위해 오픈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저희 쪽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주 신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제야 그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 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도 공지합니다. 모집요건은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고요. 책을 좋아하고, 좋아하고 싶은 엄마 39
  • 40. 와 아가(생후 3~18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아울러, 좋은 정보와 자료 같이 나누고 만들어가고 싶은 적극적인 마인드도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오픈 수업 일정〉 2013년 1월 31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이고요. 장소는, 신청하고 오셔야 사전 준비가 됨에 차질이 없으니 아래 링크된 카페 로 오셔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오픈수업이라 해서 굉장히 거창한건 아니고, 저희들이 늘 해왔던 수업을 어머 님들께 보여 드리고자 하는 자리입니다. 편하게 오셔서 참석하시고 오실 땐 아가들 먹을 것 잘 챙겨 오시고요.어머님 들께서 생각했던 것 보다 수준이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함께 모여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로서 성장해가기 위함이지요. 신청은 이번 주말까지만 받습니다. 내용 확인 후 신청 원하시면 아래 카페로 들어오셔서 가입 후 댓글 남겨주시 기 바랍니다.^^ 좋은 만남 기대하겠습니다. http://cafe.naver.com/epbookstart/315 오픈수업을 준비하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우선 그동안 했던 수업 중 괜찮았던 것들을 선별하여 최종으로 악기놀이를 선택했다. 월령 구분 없이 포괄 적으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교감하는 시간을 갖기에 악기와 노래가 제격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집집마다 있는 악기가 무엇인지 취합하고 생수 통에 반짝이를 넣 어 흔들어서 시각과 청각을 자극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어, 오픈수업에 참여하는 모 든 분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작고 예쁜 생수 통을 각자 10개씩 모으기로 했다. 시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생수 통이 아니라, 그 통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는 발 빠르게 미리 택배주문을 했고, 또 누 군가는 주말 내내 대형마트를 돌아다녀야 했으며, 그런 줄도 모르고 동네슈퍼가면 얼마든지 있겠지 하고 넋 놓고 있었던 나는 정신이 번쩍 들어 지금 마트에 그 생수 40
  • 41. 서울시 은평구 통을 찾았다고 카톡을 통해 비상연락을 해온 다른 누군가에게 함께 구해줄 것을 부 탁해야 했다. 오픈수업은 프로그램 준비, 진행, 완료 후 오프멤버 희망자 취합 등에 있어 매우 은평 품앗이 육아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 신청자는 스무 명이 넘었고 엄마와 아이들을 합치면 벌써 40~50명의 인원이 채워진 셈이었다. 장소와 활동 여건상 급하게 더 이상의 회원모 집은 어려워서 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바로 삭제하고 최종 리허설에 들어 갔다. 인사노래부터 자기소개하기, 동화 구연, 엄마표 수업, 다과, 모임운영규칙, 질의 응답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사이사이 필요한 준비물 등을 우리가 미리 준비 하거나 복지관에 요청해서 협업하기로 했다. 꼼꼼하게 준비가 되지 않으면 자칫 오 픈수업이 엉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행사 이틀 전 날, 미리 프로그램 표를 짜 고 그에 따른 준비물 등을 나름대로 최대한 꼼꼼히 정리해서 홍경희 선생님에게 아 래와 같이 메일을 보냈다. 〈프로그램 진행 순서〉 〈복지관 협조 요청사항〉 - 정: 2013. 01. 31. 목. 오전 10시 30분 일 (총 예상소요시간: 1시간 30분 내외) -장소: 신사종합사회복지관 2층 강당 (1) 입장 전 명단체크 및 명찰 작성 부착 〈전체진행: 안세정〉 -명단에 참가체크하고 - 체 안전대비 공지 및 안내 전 입장하는 분들께 빈 명찰 (쓰레기 배출, 화장실 등) 1) 자기소개 및 인사 - 자 자기 소개하면서 노래 불러주기 각 ‘호연아~호연아~반가워요.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노래 음으로~) -싱글벙글 노래 부르면서 다함께 인사 라벨을 나눠주고 각자 스스로 ‘본인이름/ 아가이름/아가 개월 수/ 사는 곳/연락처’ 쓰고 가슴에 붙이게 해주세요. (준비물: 라벨지, 유성매직) 41
  • 42. 1절 싱글싱글~~~~ 벙글벙글 ~~~~ (2) 동영상 및 사진촬영 우리 모두 고개 돌려 샥! 협조 싱글싱글 ~~~~벙글벙글 ~~~~ -프로그램 시작되면 옆 사람과 인사해요(안녕하세요!!) 동영상 촬영고정 부탁드 싱글~~벙글~~싱글~~벙글~해 립니다. 싱글~~벙글~~싱글~~벙글~해 중간에 사진 촬영(준비물: 2) 동화구연 -효정(시리동동, 거미동동) -미정(숲속 음악회): CD플레이안효정 #1.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개사해서 부르기 #2. ‘우리 모두 다함께 ~해’ 개사해서 부르기 #3. ‘리듬 악기 놀이’ 노래 개사해서 부르기 3) 활동 마침 노래 (다리 펴서 무릎 위에 아가 올려놓고 무릎 세워, 아가와 엄마 눈 맞추며) ‘~야, 엄만 너를 사랑해, ~야 엄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나는 엄만 너를 사랑해~’ 4) 은평 품앗이 육아 운영규칙 간략히 소개(총무 안효정) -5분 이내로 운영규칙 간략히 소개 5) 소식지 배포 간식과 함께 자유 질의응답 시간 6) 모두 마침-안녕!! 42 삼각대, 동영상 촬영기, 카메라) (3) 안전사고 대비 가이드 -아가들이 밖으로 나가거 나 사고가 없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4) 동화구연_ 시리동동 거미동동 내용 이젤 설치 (5) 악기놀이 완료 후 악기수거 -병으로 된 악기 제외 (6) 소식지 및 간식 배포 -’프로그램 6’ 진행에 필 요(준비물: 소식지, 간식) 7) 활동 희망자 명단 체크 -품앗이 활동 희망자들 체크해주세요.
  • 43. 서울시 은평구 - 앗이 활동의사 있는 사람은 데스크에서 품 명단 체크하고 가기. 7) 활동 희망자 명단 체크 은평 품앗이 육아 -품앗이 활동 희망자들 체크해주세요. 오픈 수업 전날, 난생 처음 해보는 행사로 너무나 긴장되고 과연 신청인원이 모 두 참석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서 도무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더군다나 매끄럽게 전체진행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그 속에 있을 여러 가지 상황을 예견하고 안내와 당부사항 등을 꼼꼼히 체크해서 멘트를 짜느라 이틀 전날부터 새벽 4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행사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1월 31일, 그 날 아침에 쓴 나의 블로그 일기다. 밤새 잠을 설쳤다. 결국 새벽 3시30분 기상. 몇 시간 뒤면 대망의 ‘은평 품앗이 육아’ 2기 모집을 위한 오픈 수업이 진행된 다. 그동안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여건상 무리가 따랐기에 적 당한 시점을 잡아 신입모집을 위한 오픈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월요일, 최종 리허설을 위해 모였던 우리. 아가들과 신나는 노래, 동화책 읽어주기, 악기놀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악기 만들기를 위해 지난 주말 각 자 이곳저곳 마트를 돌아다니며,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300밀리리터짜리 생수 병을 찾아 말리고 가져와서 그 안에 색종이와 반짝이를 쪼개 넣고. 각자 아이들을 업고 안고, 누군가는 악기놀이 프로그램 진행을 구상하고, 누 군가는 재밌는 동화구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누군가는 그런 엄 마들 때문에 방치된 아이들을 돌본다. 서로의 할일들을 체크하면서, 긴장의 빛으로 해나가는 모습들. 칭얼거리는 아이를 업고 안고서라도, 누구 하나 손 놓지 않고 함께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바쁜 엄마들 사이에서 밝게 놀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저 고맙기만 했다. 43
  • 44. 어제는 종일 카톡이 바빴다. “누구야~우리 같이 만나서 따로 동화구연 연습 좀 하자!!” “얼굴 빨개진 것 티 안 나게 내일 얼굴에 파운데이션 두껍게 바르고들 나오세요.” “귀 빨개지는 건 어떻게 해?” “머리 내리면 되지~” “아휴, 시선 집중 무서워~” “자그마치 눈이 몇 개야? 까악~우리 멤버들까지 총 120개가 넘잖아!” “정말이네?ㅠㅠ” 이제 곧 이 ‘떨림의 향연’이 시작된다. 오전 10시30분에 있을 우리의 오픈 수업. 순식간에 신청자가 20명이 훌쩍 넘어 깜짝 놀라, 품앗이 육아 컨설팅을 해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만큼 지역 엄마들의 욕구가 간절했 다는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혹자는 폄하할지도 모를, ‘함께 하는 육아, 같이 키우는 아이’에 대한 새로운 사명 감이 생겨난다. 과연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얼마만큼 성장하고 서로에게 힘이 될 지, 또 새로 오시는 분들은 우리를 통해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지, ‘즐거운 긴장과 설렘’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그들의 열정, 2기 모집 대성공 2기 모집을 위한 오픈 수업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모인 1기 멤버들은 분주하게 자신이 할 일을 체크하고 준비하면서 기대를 품고 이른 아 침부터 아가를 안고 달려온 엄마들을 기쁘게 맞이해주었다. 총 25명 신청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20명이었다. 다행히 복지관에서 아이들의 안 전과 전체 프로그램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보조해 줄 인력을 2~3명 투입해주 셔서 행사를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오픈 수업을 모두 마치고 공지사항을 알린 후, 활동 희망자들은 미리 준비된 출석부의 본인 이름에 체크를 하고 가도록 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결과!! 참석자 20명 중 무려 19명이 활동의사를 밝힌 것이 다. 오픈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마치 연극무대에서 내려온 배우들처럼 서로 어깨 44
  • 45. 서울시 은평구 를 토닥이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서로에게 미소를 한껏 띠여 보내면서 너무나 수 고했다는 인사를 건넸다. 오픈수업은 소식지 발간 이후로 우리 모두가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함께 만들어낸 최고의 걸 은평 품앗이 육아 작품이었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오롯이 우리 스스로 머 리를 맞대, 하나하나 닦아 만들어 낸 작품. 우리의 모습을 통해 육아 에 힘들고 지치기만 했던 다른 엄 마들에게 한줄기 새로운 희망을 준 우리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엄청 ▲ 오픈 수업하는 우리 모습 난 희열과 성취감으로 우리는 모두 상기되어 있었다. 이 날 우리 카페에 올라온 오픈수업 후기다. “오늘 너무 재미있었고요~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요. 수고들도 많으셨고, 대단들 하십니다.” “으흐흐흐~이렇게 감동적인 게 정상인가요?ㅋㅋ 이런 모임 있음 진작 왔을 것을 이제야 알아서 서운하네요.ㅜㅜ” “문화센터는 그저 그랬는데 앞으로의 활동 기대만발입니다!” ▲ 오픈 수업 후 기쁨과 환희에 찬 우리들 모습 45
  • 46. 우리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육아만 하는 엄마들이었지만 그날의 우리는 마치 이전의 나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이 되어 반짝반짝 빛났다. 2013년 마을공동체로 재선정 오픈 수업에 참여한 후 활동의사를 밝힌 사람들 외에 우리 모임을 주변에서 소개받 고 참여를 희망한 사람들까지 합류하게 되어 2기 모임은 총 21명으로 새롭게 출발 하게 되었다. 기존의 1기 멤버들은 그 모둠대로 모임을 진행하고 새로 들어 온 멤버 들은 아이들 월령별로 2개의 반으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다들 어찌나 설렘과 기대, 열정으로 뭉치는지 그날 이후 우리 온라인 커뮤니티가 연일 후끈후끈 달아올 랐다. 모임이 있던 날은 어김없이 모임후기가 올라오고 사진들도 즐비하게 업데이 트 되었다. 새로운 모임에 융합되면서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감과 이해의 즐거움을 그들은 한껏 만끽하며 신나했다. 2013년 2월, 2013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이 공고되었다. 드디어, 2013년 마을 공동체에 재도전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마을공동체 지원 양식을 다운 받아 온라 인 커뮤니티에 올린 후 예산을 제외한 모든 공란을 전 회원이 아이디어를 모아 양식 을 작성하고 모둠별로 최종안을 만들어서 그것을 다시 취합한 후 마지막 지원서를 올리기로 했다. 우리가 작년에 그랬듯이, 다들 어리둥절하고 힘들어하는 모양이었 지만 그래도 마을공동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각 반의 반장들 이 최종 작성해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 카페에 업데이트 해놓은 모습을 보고 매우 흡 족했다. 작년에 이미 작성을 해봤던 1기는 올해 다시 봐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이 역력했 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다 같이 만나서 함께 결론을 도출 하는 것이 빠르다는 점을 익히 아는 우리는 모임날 함께 작성해서 최종 본을 만들어 냈다. 최종 3개의 안을 가지고 내용을 모으고 예산을 짜서 지원을 하고 선정결과를 기 다렸다. 작년에는 인큐베이팅으로 10~12월 3백만 원의 지원을 받았고, 그 때보다 는 훨씬 많은 인원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성장했으므로 선정은 당연히 될 것이고 예 산도 넉넉히 받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서류를 접수하고 서울시와 은평구청 46
  • 47. 서울시 은평구 에서 현장조사를 나온 후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2013년에도 마을공동체로 선정!!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뒤따랐다. 우 리의 기대와는 달리 작년대비 훨씬 적은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보 은평 품앗이 육아 다 예산사용기간이 훨씬 더 길고 인원수가 훨씬 늘었음에도 고작 4백만 원의 예산 이 책정된 것이다. 조금은 억울하고 이해가 안가는 마음이 들어서 가만히 선정결과 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선정공고문을 제대로 확인해보니 선정된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었 다. 예산금액을 떠나서, 우리가 지원단체 32개 중에서 단, 7개 선정단체 안에 든 것 이었다. 말 그대로 무려 25개의 단체가 재심사 대상이거나 불합격처리가 되었다. 더군다나 우리 은평 품앗이 육아는 꿈나무 도서관과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을 번갈아 사용하며 정확한 거점이 없음에도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것 같았다. 예산은 둘째 치고, ‘서울시가 선정한 마을공동체’로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에 참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회원들에게 알리니 회원들도 모두 기뻐하며 예산이 적게 책정된 것에 대한 불만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이런 때는 항상 생각한다. 리더는 먼저 깊게 생각하고 설득하며 격려할 줄 알아 야 팀을 꾸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쨌든 2년 연속 마을공동체로 선정된 것 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큰 성취였다. 드디어 우리만의 전용공간이 생기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과 꿈나무 도서관 두 개의 장소를 원활히 사용하고 있는 우리였 지만, 언제든 맘 놓고 모일 장소에 대한 목마름이 가시지 않았다. “언니,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애들 풀어놓고 수다 떨고 맛있는 것도 나눠먹을 장소 있으면 진짜 좋겠어요.” “장소만 있으면 우리 애들 어린이집 보낼 필요 없이 돌아가면서 어린이집처럼 보 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진짜 나도 그런 생각 했었어. 우리 안에 어린이집처럼 돌볼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맘 놓고 직장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 어차피 일 안하고 애 키우는 엄마들이 같이 애 봐주면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을 텐데 말이야.” 47
  • 48. 매월 한차례씩 진행되는 전체모임 때 1기 멤버들이 김밥 한 줄씩 앞에 놓고 먹으 며 나눈 대화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복지관 담당자 홍경희 선생님이 “어떻게 5층에 방 하나 열어달라고 말씀 드려볼까요?”라는 말을 건네 오셨다. 우리는 정말 그게 가 능한 일이냐며 신나했고 그럼 너무나 좋겠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있은 지 불과 2~3개월 만에, 우리는 정말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우리만의 전용공간을 신사종합사회복지관 5층에 열 수 있게 되었다. 지속적 으로 열심히 모임을 진행하고 성장해가는 우리 모습이 복지관 관장님 눈에도 좋게 보였던 것이다. 기존에 복지관 이미지는 지역주민들에게 장애인이나 노인들 또는 저소득층 아이 들 정도의 특정인에게만 이용되는 곳으로 인식되었었는데 우리 멤버들이 이용하면 서 복지관 내에 도서관 활용도 늘고 엄마와 아이의 왕래가 잦아들면서 활기가 돌았 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복지관측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우리처럼 주민이 스스로 자조 하는 모임을 만난 것이 복지관측에서도 매우 큰 행운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마 을공동체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다른 단체를 만나다보면 장소는 아주 훌륭하게 마련 되어 있는데 주민 모임을 유치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복지관의 전폭적인 지지로 2013년 6월 11일 화요일, 은평 품앗이 육아 전용공간 ‘육아사랑방’을 오픈하게 되었다. 이 날 그동안 우리 모임을 위해 곁에서 도움주신 어린이도서연구회은평지회 운영진 분들과 우리에게 지속적인 컨설팅과 조언을 아 끼지 않아주셨던 사단법인 공동육아측의 이현숙 팀장님과 곽영선님도 오셔서 축하 해주셨다. 이 날, 우리는 우리모임이 시작된 지 1년이 됐음을 기억하며 지난날을 함께 회상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품앗이 동화책 읽기모임으로 시작해서 마을공동체 로 선정되기까지의 일, 원활한 모임을 위한 장소를 얻기 위해 추운겨울 이곳저곳을 누벼야 했던 일, 오픈수업으로 새로운 멤버들을 영입한 일 등등 모든 것이 주마등처 럼 지나갔다. 2012년 11월 말에 카페에 꿈꾸는 다락방 카테고리에 올린 첫 번째 버킷리스트 ‘사 랑방 만들기’가 고작 6개월 남짓의 시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날이었다. 우리 1기 멤버들은 지난 날 카페에 올린 그 글을 보면서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개인적으로 48
  • 49. 서울시 은평구 이날 개소식은 내게 결혼식 다음으로 뜻 깊은 의식이었다. 우리의 시작을 잘 알고 있는 주변 분들의 축하와 격려가 너무나 가슴 벅차고 감사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지 난 1년은 지난 삶 중 가장 길고, 힘들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은평 품앗이 육아 5. 우리의 앞날 생각해보기 리더로서의 고충 2012년 처음 마을공동체로 선정된 직후, 남편이 생일을 챙겨주지 않아 속상하다는 것을 핑계로 나는 강릉행 기차에 홀로 몸을 실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지원하는 일 부터 본격적인 활동으로 많이 힘들고 지쳐있는 상태에서 좀 유치해보이지만, 그나 마 생일로 기분전환을 좀 하고 싶었는데 남편마저 바쁘다고 무심하게 깜박해버리자 어느 때보다 상심이 컸었다. 어딘가의 ‘장’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리 크지 않은 마을공동체지만 그곳의 ‘대표’라는 자리가 무척 부담되었다. 하나하나 새로운 일을 꾸려가면서 리더인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되는 일이 하나 도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 해보는 마을공동체인 것은 나 말고도 우리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므로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 싶다. 리더로서 가장 힘든 것은, 앞서 말했듯이 다들 아이가 있는 엄마들이다 보니 맘 놓고 일을 분담하 기가 어려웠던 점이다. 일을 분담한다고 해도 아이가 아프면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 게 미뤄지기 마련이었다. 당시 나는 크지 않은 돈이지만, 정부 예산을 받아 일을 진행하는 것이 너무나 어 렵게 느껴졌다. 행여 잘못 되서 문제가 되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휩싸여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대표로서 최종결정을 모두 내가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은 실로 컸다. 결국 그래서 하나하나 세심하고 꼼꼼하게 내 손으로 하는 일이 늘어갔고 그럴수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