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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Winter | No.22
                                                                                      www.nationaltrust.or.kr




                                       ˙ –„‡»…¯‡˛˘fi•fl‰”˘fi
                                       THE NATIONAL TRUST of KOREA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처 : 02-739-3131 김금호 사무국장                                 ISSN 1976-2577
CONTENTS
04 신년인사                 새해 인사드립니다     양병이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05 집중과 조명               생태적 메트릭스 목조를 중심으로한 하이브리드 건축                   조남호 | (주)솔토건축사사무소 건축가

                        해외 생태건축의 도입 파시브하우스           이필렬 |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소장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한국형 생태주택의 모색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전통건축에서 친환경건축을 배우다 - 해인사 장경판전              송두삼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15 2011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22 영국NT 이야기             차트웰, 영국의 진정한 아들‘처칠의 안식처’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26 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이종상 화백   김홍남 |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

30 품안에                  2011년 동강 제장마을 생태체험농장에서 웃고 떠들고 꿈꾸던 이야기들                       김영주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동강 간사

                        2011년 근대건축답사 프로그램을 마치고             최호진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 부장

33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자연이야기    단종과 정순왕후의 소나무        박상진 | 경북대학교 교수

34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태안 안기리 갯벌    김진 회원

35 내셔널트러스트 추천도서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        이수용 | 수문출판사

36 회원 인터뷰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황영조+오경진 회원님 | 김종범+김현정 회원님

                        과거에 꿈꾸던 방향의 연장선상에 있는 현재의 자리                 최예선 회원님

38 내셔널트러스트 소식           내셔널트러스트 활동소식
39 내셔널트러스트 알림마당         공지사항
40 후원해주시는 분들            2011년 9월 ~ 2011년 11월 후원내역
42 편집위원의 말              내셔널스터스트 편집위원회에서 신년인사 드립니다.
43 팝업카드시리즈              동강 제장마을




                                                                                                                                          발행일 2012년 1월 1일                    발행처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발행인 김홍남 양병이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11길 20 우리빌딩 4층
                                                                                                                              2012년 겨울호   편집위원장 이은희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4가 72-4번지 우리빌딩 4층)
                                                                                                                                          편집위원 남준기 서왕진 안창모 오충현 유상오           전화 02-739-3131
                                                                                                                                                 윤인석 임정진 조명래 한동욱             전송 02-739-9598
                                                                                                                                          기획 허주희                             1년 정기구독료 20,000원

                                                                                                             ISSN 1976-2577
                                                                                                                                          편집인쇄 (주)디자인내일                      (정기구독료는 후원금으로 사용됩니다.)
                                                                                                                                          www.nationaltrust.or.kr            * 본지에 게재된 글과 사진, 그림은
                                                                                                                                          페이스북 www.facebook.com/trustkorea   무단 전재하거나 복제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트위터 @ntrustkorea
                                                                                                                                          ※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ISSN 1976-2577                 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입니다.
                  표지
                  경희궁의 겨울 사진제공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                                                                                                                               목차사진 동강제장마을 하늘벽 앞의 겨울 모래톱 사진 남준기
|✽신년인사│                                                                                                                            |✽집중과 조명│




                           임진년을 맞이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회원님 여러분들께 두                                           역사를 통해 인류는 생존을 위해 거친 자연에 맞서왔
                           손모아 큰 절을 올립니다. 새해에는 항상 건강하시고 소망하                                         고, 한편에서는 그 자연으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이중
                           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한국내                                         의 대상이었다. 건축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형식인 것


                      새해   셔널트러스트를 위해 후원해 주시고 참여해 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고, 도시는 그 결과물들이 집적된 장소이다. 인간의
                                                                                                    역사는 도시의 역사다. 도시문명의 모순과 한계는 역설
                                                                                                    적이게도‘인간중심’ 합리성과 이익추구가 가장 효
                                                                                                             의


                      인사   우리세대가 잘 지켜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보자는
                                                                                                    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점에 시작됐고,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인간 중
                           취지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창립된 후 11년이 흘렀습니다.                                         심의 도시는 자연이 수용할 수 있는 환경용량을 넘어버

                    드립니다   지난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그동안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7개의 보존자산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렸으며 건축과 도시는 환경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
                                                                                                    다.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자연의 역습’ 도시문명
                                                                                                                         은
                           작년말에 내성천의 습지 겸 농경지를 매입계약을 체결함으로                                          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징후이다.
                           서 8개의 보존자산이 확보되었습니다. 내성천은 모래톱으로                                            생태건축은 친환경건축 뿐만 아니라 녹색건축, 지속
                           이루어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굽이 굽이 휘돌아가는 자                                         가능한 건축 등과 비슷한 것으로 불리지만, 친환경건
                           연 상태의 하천인데 하천정비사업으로 인해 훼손위협을 당하                                          축이 환경과 건축의 공존을 전제한다면, 생태건축은 일
                           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입한                                         반적으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연의 순환체계 속에서
                                                                                                1
                           것입니다. 지난 해에는 회원님들을 위한 활동이 활성화 되었                                         상호간에 유기적인 연계를 갖고 전체시스템의 일부가
                                                                                                2
                           고 전세계적인 경제적 어려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도                                          되는 건축을 지향한다.1)
                           어려웠는 데도 회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태건축에 관한 흐름은 불균형한 두
                                                                                                    가지 현상들이 두드러진다. 두 가지 현상은 그것 자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빠른 걸음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                                         의 문제라기보다는 허약한 중간지대로 인해 왜곡되어
                           고 있는 것은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후원과 참여의 덕분으로 생각                                       보이는 것이다. 첫째는 인문학적 바탕에서 시작된 생
                           합니다. 국제적인 내셔널트러스트 기구인 INTO (International                                태주의는 적절한 대안이 없을 때, 과거 회귀적인 성향
                           National Trust Organisation)의 한국 대표단체인 한국내
                                                                                                    1) 주대관, 생태도시환경론‘건축과 환경’
                                                                                                                          강의자료, 2011
                           셔널트러스트는 새해에는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출발하고자
                           합니다. 우리 국토의 곳곳에서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우리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잘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회원님들이 지속적으로 후
                                                                                                    1 교원게스트하우스 2000, 도고
                           원과 참여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미루재 2011, 분당




                           용의 해를 맞이하여 회원님들의 하시는 일이 크게 번창하시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양 병 이
                                                                        생태적 메트릭스
                                                                        목조를 중심으로한 하이브리드 건축
                                                                        조남호 | (주)솔토건축사사무소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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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정작 인간 자신의 삶은 변할 의사가 없다.
                                  생태건축은 생활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적인 건축재료를 사용하거나 단열
                                 성능을 높여, 그 자체로 에너지 소비를 먼저 줄이고 난 후, 필요한 에너지를 신재생에
                                 너지로 보충하는 개념이다. 이 때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파시브기술이라
                                 고 할 수 있으며 외부의 자연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보충받는 것을 액티브 기술이라
                                 고 할 수 있다.


                                 숲과 목조건축
                            3                                                                                        6
                                 환경문제에서 가장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
                            4                                                                                        7
                                 구온난화이다. 인류는 매년 6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보내는데, 식생은
                                 그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20억 톤을 흡수한다. 배출량을 줄이는 것 외에 유일한 방법
                                 은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자연(나무)에 흡수되는 것이다. 고목화 되어 죽은 나무의 탄
                                 소는 다시 공기 중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자연 성상의 숲은 탄소흡수량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목조건축을 위한 목재는 수령 70년 내외의 것을 사용한다. 단위 지역을
                                 70분의 1씩 매년 잘라 쓰고 식재를 한다면 숲의 일정량은 늘 유지하되 숲의 평균 수
                                 령은 30~40년이 되어 항상 왕성하게 탄소를 저장하는 생태환경이 유지된다. 채취
                                 된 나무는 종이 등의 원료보다는 건축이나 가구 같은 물성이 바뀌지 않고 오래 보존                                   5

3 알즈너코리아 사옥, 연구소 2005            상태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사용 되어야 한다. 숲은 탄소의 생산 공장이고 목조건축        5 평창동P주택 2007
4 서울시립대건축학부 증축동 2006                                                                 6, 7 서울시립대강촌수련원 2010
                                 은 탄소의 저장고가 된다. 목재의 유통을 통해 만들어진 재화는 나무의 지속적인 식
                                 재와 관리를 가능하게 함으로서 목조건축은 지속가능한 산림개발의 필수요소이다.
                                 더구나 콘크리트나 철 등에 비해 목재는 채취, 가공, 폐기 전 과정에서 재활작업이
                                 거의 필요 없이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인간의 환경을 만
                                 들어 나가는데 가장 활력적인 재료이다. 물론 목재의 계획성 없는 과다한 채취로 인
                                 해 오존층을 엷게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목한 우리 환경에 맞는 목조건축의 가능성을 연구, 실험 하면서 만들어진 작업이다.    진보는 직능(職能)을 산업화하고, 그렇게 되면서 개인
과 쉽게 결합 한다. 전통건축 수법과 자연순환형 재료     시원의 가치를 지닌 목재가 현대의 과학기술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공학목재는 목         ‘현대목조건축의 보편적 구법과 전통으로부터 수용한 구법을 새로운 건축 유형에       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본래 삶을 담는 그릇인 건축은
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며, 자연 속에 터를 닦아 주로   재의 성능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산업생산물처럼 그 성능을 객관화해서 현대건축의         융합’
                                                                                       하는 작업이었다.(그림1,2)                               산업사회 생산체계에 편입되어 유연함을 잃었다. 강함
나무와 흙을 이용한 집에 구들을 설치하고, 생태적인     다양한 기술들과 결합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 영구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지속          두 번째 유형은 주거나 휴양시설이 아니라 업무시설, 학교시설 등의 도심 내 보편   과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재료인 목재를 활용해 시민들
생활로 상징된다. 자연을 훼손해 만든 것은 생태적으     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 한다면, 나무는 의심의 여지없이 인       적인 시설로 확장하는 작업들이다. 최소한의 구조를 철근콘크리트조로 해결하고 대      을 건축의 단순 구매자 또는 사용자가 아닌 건축을 만
로 보이는 풍경일 수는 있으나 생태는 아니다. 생태건    간이 인위적 환경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활력적인 요소이다.              부분의 벽과 지붕을 목구조 건식공법으로 만들었다. 목구조 건식공법은 재료의 사용     들어나가는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체험하게 한다.
축은 도시에서 그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두 번째는 이                                                       의 최소화와 친환경 재료의 사용, 재료의 재활용, 공간 활용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제까지의 기술이 자연을 훼손해 왔다면 앞으로의 기술     작업 : 목조 하이브리드건축                                     하는 도시건축을 가능하게 한다.(그림3,4)                         자연이 전적으로 우리를 지배하던 먼 과거는 지나갔
은 자연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여전히 인간중심의 낙관     여기 소개하는 목조건축작업들은 1999년 이후의 작업들이다. 자연재와 공학목재의          세 번째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건축화이다. 생활의 변화는 새로운 공간을 필요로     다. 우리는 지금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는 시대에 살고
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한 때 모든 용어에 문화라는 말   물성, 재료에 대한 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목재와 철근 콘크리트조 또는 철골구조와        한다. 평창동P주택은 거주성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순하고 깊은 평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로 인해 인류 자신까지도 몰
을 조합하면 사업이 되고 돈도 된다는 인식처럼 녹색     혼합되는 하이브리드(이종교배) 구법들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도시라는 다양한 상        면을 가변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서울시립대학교 강촌수련원 본관은 강당과 홀,      락해 가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혹은 그린이란 단어를 넣어 조합한 용어들이 홍수를 이    황에 대응하는 일종의 전략이다. 특정한 영역의 건축이라기보다는 학교나 사무실 같        식당이 하나의 공간 속에 통합되어 있다. 영역의 구분은 가변벽과 지붕구조의 변화     서 구해야 할 것이 자연이라는 보다 명백히 존재하고
룬다. 산업적인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은 공공의 성격을 가진 보편적 구법으로서의 목조건축 작업이다. 우리의 작업은 구        에 의해 인지될 뿐이다. 이 불확정적 공간은 다양한 활동의 조합을 가능하게 해준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환경문제라는 다소 포괄적인
보급에 치중해있어 정작 중요한 주택단열은 간과된다.     축성(Tectonic)을 단서로 도시적 맥락과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크게 네 가지의 유   이 공간들은 미래의 활용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지속가능한 건축의 언어이다.     것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연은 스스로 실재
친환경 건축을 표방하는 이중외피를 가진 고가의 유리     형으로 나타난다.                                           (그림5,6,7)                                        하면서 건축을 좋은 기반 위에 서게 하는 근원이기도
건물 속에서 고감도의 센서가 쾌적한 온도를 유지시킨      첫째는 주로 초기 작업으로 주로 교외지역에서 이루어졌다. 현대 목조 기술을 접          네 번째는 학생들 또는 시민들과의‘나무정자 만들기’
                                                                                                                  이다. 근대 이후의 기술의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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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조명│




                                                                                                     위도 식혀주는 쾌적한 집이어야만 대부분의 사람을 만       리 무거운 기체채움 창호이다. 이 창호에서는 아주 맑은 유리에 에너지 흐름을 줄이
                                                                                                     족시킨다. 그렇다면 파시브하우스의 핵심 요소에는 에       는 금속막을 씌운 유리 3장을 사용하고, 이들 유리 사이에는 무거운 기체를 채워넣
                                                                                                     너지 흐름의 차단 외에 신선한 공기와 햇빛의 공급이       는다. 전체적인 결과는 햇빛 투과율은 약 50%, 에너지 흐름은 보통 건물에서 많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사용하는 이중유리 창호의 4분의 1정도로 준다.
                                                                                                      파시브하우스에서 에너지흐름의 차단은 지혜롭게           집안이 습하면 쾌적함을 느끼기 어렵다. 집안에 곰팡이가 피는 주된 이유는 벽체
                                                                                                     단열을 하면 성취할 수 있다. 설계를 할 때 단열 컨셉을    표면의 습도가 높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집안 전체의 습도가 아주 높아도 발생하지
                                                                                                     잘 짠 다음에 좋은 단열재를 선택해서 세심하게 시공하      만, 전체 습도는 낮지만 벽체 표면이나 벽체 속의 습도가 높아도 생긴다. 겨울철에
                                                                                                     면 충분히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신선한 공기의 공급     가습기를 틀거나 여름철 습도가 높으면 집안 전체의 습도도 높아진다. 이것은 쉽게
                                                                                                     은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돌려서 하는 것이 보통이지      해결할 수 있다. 겨울철에 가습기를 틀지 않으면 되고, 여름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
                                                                                                     만 파시브하우스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이때 에너      을 돌리면 된다. 그러나 벽체표면의 습도만 높은 경우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에너지
                                                                                                     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나가는 공기가       흐름이 많은 집에서는 겨울철에 벽에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겨울에 바깥
                                                                                                     품고 있는 에너지를 들어오는 공기가 빼앗아 가지고 올      바람을 막겠다고 창에 비닐을 친 집에서 곰팡이가 쉽게 핀다. 한옥이 춥다고 전통 창
                                                                                                     수만 있으면 해결된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      호를 시스템 창호로 바꾸거나 비닐을 씌우면 겨울철에 거의 100% 결로가 생기고 곰
                                                                                                     비가 바로 열회수 환기장치이다. 이것은 밖으로 나가       팡이가 발생한다. 곰팡이는 벽체에 밀폐가 잘 안돼 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외
                                            1    2
                                                                                                     는 따뜻한 공기의 에너지와 집안에 공급되는 차가운 공      벽이 흙과 나무로만 구성된 한옥의 경우에는 벽체나 창호가 밀폐되어 있으면 곰팡이
                                                         1 국내 최초의 파시브하우스인 인천청라 파시브하우스. 사진 한라건설
                                                                       2 유럽의 파시브하우스. 사진 Train bird   기의 에너지를 교환시키는 열교환기를 장착한 환기장        가 핀다. 이런 집에서는 곳곳에 공기구멍이 있어야만 집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겨울
                                                                                                     치로, 90% 이상의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바깥의 온   철에 바깥의 찬공기가 들어와서 집안의 습도를 낮게 만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가 0도이고 실내온도가 20도라면, 이 장치를 통과한     당연히 집안은 추울 수밖에 없다. 춥다고 이런 공기구멍을 막으면 결로가 생긴다. 반


해외 생태건축의 도입                                          서도 정반대의 목적을 지닌 건축물로 대표적인 것이 냉
                                                     동창고다. 여기서는 벽, 바닥, 지붕을 모두 수십센티미
                                                     터나 되는 스티로폼이나 우레탄으로 둘러싼다. 출입문
                                                                                                     실내공기는 2도가 되어서 나가고, 바깥 공기는 18도가
                                                                                                     되어서 들어온다.
                                                                                                      햇빛은 집안을 환하게 만들어주고 우리 몸을 기분좋
                                                                                                                                        대로 단열이 잘 된 집에서는 공기구멍이 있으면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핀다. 이런
                                                                                                                                        집에서는 겨울철에 벽체의 온도가 실내온도와 거의 비슷하다. 당연히 결로도 곰팡이
                                                                                                                                        도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벽체에 틈이 있어서 바깥 공기가 새어 들어오면, 그 부분


파시브하우스                                               까지도 아주 두꺼운 단열재를 이용해서 육중하게 만든
                                                     다. 공기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밀폐한다. 밖
                                                                                                     게 달구어주는 적외선을 제공한다. 햇빛은 창호를 통
                                                                                                     해서 들어온다. 창호지를 바른 한옥 창호든 유리를 넣
                                                                                                                                        의 온도는 벽체의 다른 부분보다 유난히 낮아지고 여기서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핀다.
                                                     에서 들어오거나 안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있다면 빠져                    은 창호든 모두 햇빛 공급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제 파시브하우스의 단열, 열회수환기, 창호의 세가지 핵심 요소에 한
이필렬 |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소장
                                                     나가기 아주 어렵게 되어 있다. 물론 냉동창고의 목표                   여기서도 에너지 흐름의 차단과 햇빛공급 사이에 충돌       가지가 더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이것은 바로 기밀성이다. 파시브하우스는 밀폐가
                                                     는 에너지가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들어오                   이 존재한다. 햇빛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두께가 얇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공기가 멋대로 들락거리면 에너지도 그만큼 멋대로 빠져나가
                                                     는 에너지를 가능한 한 막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도 안                  창호지를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유리의 두께도 얇을       고 열회수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지만, 그만큼 또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
                                                     과 밖의 에너지 흐름을 가능한 한 차단한다는 기본 원                   수록 햇빛이 더 많이 통과한다. 반면에 창호지와 유리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리는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냉동창고 속에서 오래 생활                  의 두께가 얇을수록 에너지의 흐름은 더 활발하게 일어       파시브하우스는 쾌적해야 한다. 파시브하우스에서 쾌적성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
만일 일본에서 파시브하우스가 널리 퍼졌다면 어쩌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방이 완전히 막혀 있기 때문                   난다. 그렇다고 두께를 늘리면 햇빛의 투과량은 줄어       다. 필수적으로 파시브하우스에 따라와야 하는 것이다. 쾌적하지 않은 집은 파시브
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자력 사고의 근원적인 예방책은 수       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지 않고, 햇빛도 볼 수 없기 때                 든다.                                하우스가 될 수 없다. 에너지를 아주 적게 쓴다고만 해서 파시브하우스가 되는 것은
많은 안전장치의 설치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고 파시브         문이다. 그 속에 들어가서 하루쯤 생활하면 산소 부족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진      아니다. 냉동창고가 파시브하우스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에너지를 적게
하우스야말로 에너지 소비의 감소를 통해 원자력 전기를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기          으로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                              공 창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창호는 개발      쓰면서도 쾌적한, 두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집이 바로 파시브하우스이다. 파시브하
때문이다. 파시브하우스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우리가 집을 짓고 사는 이유는 첫번째가 비바람과 추                   중이고, 건축자재 시장에는 나와있지 않다. 결국 이와      우스는 최소의 에너지소비와 쾌적성 둘을 한꺼번에 얻으려고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있는 건축 컨셉으로, 건축물의 난방에너지 소비량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위를 막는 것이다. 사람들이 최초로 집을 짓고 살기 시                  관련해서는 열회수 환기장치 같은 해결책은 없는 셈이       아니다. 그러나 처음에 건축컨셉을 확실하게 짜고, 단열을 지혜롭게 하고, 좋은 열회
혁신적인 건축 방식이기 때문이다. 만일 모든 건물을 파시브하우스로 만든다면 인류         작한 때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집안에서 불을 피                    다. 그렇다면 방법은 중간 지점에서 타협을 하는 수밖      수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3중창호를 적당한 자리에 제대로 끼워넣고, 마지막으로 기
의 에너지 소비는 20% 가량 줄어든다.                               워서 요리를 할 때 연기가 집안에 가득 차도 얼마든지                   에 없다. 타협책은 에너지흐름을 가능한 한 줄이면서       밀성에 세심한 신경을 쓰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시브하스 전문
    파시브하우스를 성립시키는 핵심 요소는 안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와 안에서 발생        감수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로는 아무도 만족하                    햇빛은 그래도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창호라고 할      가,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가 모두 파시브하우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공통의
하는 에너지를 오랫동안 건축물 안에 머물러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아주 유사하면         지 못한다. 공기도 좋아야 하고 햇빛이 잘 들어오고 더                  수 있다. 이런 용도로 개발된 창호가 바로 3중 로이유     이해를 바탕으로 합심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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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조명│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축부문에너지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너지소
                                                                                                                    비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에너지소
                                                                                                                    비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00년도 대비 20% 절감한


한국형 생태주택의 모색                                                                                                        다는 계획을 세우고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를 도입
                                                                                                                    하여 공공건축물에 시범 적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생태주거단지나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1990년대는 친환경건축물을,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와서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주택들을 지으며 자연친
작년 9월 초유의 정전사태를 맞은 것은 전력 점검을 위해 원전과 화력발전 일부가 점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              화적이며 생태계와 공존하고 에너지절약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생태건축이란 자연적인 에너                        홍제동의 개미마을. 서대문구는 이곳을 생태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검에 들어간 탓도 있지만 뜻하지 않게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비 40% 감축의무를 가지고 열손실을 막기 위해 주거부
                                                                                                                                                                         사진 blog.naver.com/next5991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에너지 피크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원자력에너지                          문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도 이                 지의 생태적 이용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며 건강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유럽처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개발이나 에너지효율성                             산화탄소 발생원 중 건물에서 발생하는 양은 전체의 1/                한 주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건축하는 것이며, 환경
증대, 에너지 절약이 기후변화시대에 있어 안전한 대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주                        4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부터 영국은                친화적 주택이란 에너지자원절약과 주변 환경과의 유                 포함한 공동주택이 전체 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위주의 초고
택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소비량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독일이나                           건축 부문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및 절약을 위해 공공                 기적 연계, 건강과 쾌적성향상을 도모하며, 환경공생주               층건물과 미관을 고려한 탑상형 건축형태는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여러 세대를 설계
영국 등 외국에서는 생태주택, 친환경건축물, 환경공생주택이나 그린빌딩 등을 지으                          기관, 사기업, 개발업자들이 상호협력하여 에너지 절약                 택이란 지구환경의 보전적 관점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                하여 자연풍을 이용한 환기의 어려움은 물론 직사광선 때문에 견딜만한 여름날씨에
며 에너지를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주거                       형 생태도시와 주거단지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화, 주거환경의 건강이나 쾌적성들을 고려한 주택을 의               도 냉방시스템 가동 없이는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우리는 오히려 기후
부문이 전체 에너지 소비의 30%로 산업 부문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주택이 밀집한 서울시의 경우 2011년 건               미하고, 그린빌딩은 에너지 절약형이나 환경에 해를 미               변화시대에 에너지 다소비 주거형태로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최근 들어 우리
                                                                                                                    치는 물질의 배출을 절감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짓는 빌                나라에서도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도입이나 생태면적율 적용 등으로 아파트단지 건
                                                                                                                    딩을 의미하며,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손실을 최소화                 설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친환경자재를 쓰고 생태적인 측면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하는 주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은 거의                초고층 건물위주의 주거형태에서는 외부녹지와의 활용과 연계보다는 인간을 점점 더
                                                                                                                    비슷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               내부로 몰고 있는 실정이다.
                                                                                                                    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총체적으로는 모두 자               지금 우리 건축을 예전방식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고층위주의 아파트형태를 지양하
                                                                                                                    원절약과 생태적 피해를 최소화하여 인간이 지구상에                 고 우리의 건축방식이나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를 접목하여 자연의 힘으로 주변의 미세
                                                                                                                    서 오래 공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의 저층형태의 공동주택을 조성하여 주거형태의 다양
                                                                                                                     기후변화시대에 들어오면서 이미 선진 외국에서는 자기               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한옥처마의 원리를 도입하거나 벽에서 간격을 띄워 벽면녹
                                                                                                                    만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웰빙보다는 로하스(Lifestyles          화를 하여 여름의 직사광선을 막아 냉방에너지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거나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추구하는 시대로 들   옥상녹화를 통해 열전도율을 낮추어 주고 우수를 저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공간으
                                                                                                                    어서면서 환경 파괴 없이도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지               로 조성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의 미나리꽝의 원리를 식물정화조
                                                                                                                    속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동체 전체를 중요시               를 겸한 생태연못의 조성으로 도입하여 동・식물의 서식처뿐만 아니라 주변의 온습도
                                                                                                                    하며 다음세대까지의 건강과 삶을 지속시키는데 초점                 를 조절할 수 있는 역할도 겸할 수 있는 방안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녹지의 일부는
                                                                                                                    을 맞추고 있다. 선진 각국에서는 이와 같이 환경파괴를              예전 집앞의 남새밭처럼 도시텃밭을 조성한다면 소출의 기쁨도 맛보며 지렁이퇴비장
                                                                                                                    최소화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                 을 활용하여 유기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부산물인 분변토는 퇴비로 활용하여 자연순환
                                                                                                                    오고 있는 반면 우린 소비지향적인 삶의 방식과 건설로               을 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으로 활
                                                                                                                    인해 불과 반세기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도 있었던 제                용하여 사라져가는 공동체 의식을 높혀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소가 부족한 곳은 옥
                                                                                                                    한된 자원을 절약하여 활용하며 자연과 조화된 삶을 누               상을 활용해서 도시텃밭을 만드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과 접목
                                                                                                                    리며 공동체의 삶을 중요시한 모습을 경제적인 풍요로                하여 에너지효율이 높은 형태나 에너지 절감을 위한 현대적인 기술을 적용하여 대도시
                                                                                                                    움 속에 이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된 실정이다.               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생태주택의 다양한 시도들을 정부나 기업들이 적극 협
                                                                                                                     우리나라 2010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아파트                동하여 개발하여야 할 것이며 시민들도 적극 동참하는 공조체계가 이루어진다면 기후
런던 근교의 베드제드는 영국의 대표적인 친환경생태주거단지 중 하나이다. 100가구 가량의 단독・연립주택으로 이뤄진 이곳에는 태양열과 풍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확보하도록 설계되었다. 사진 Tom Chance   가 차지하는 비중이 58.3%로 가장 높고 연립주택 등을             변화시대에 새로운 한국형 생태주택의 장을 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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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조명│




                                                             터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
                                                             는지 잘 모르고 있다. 갑자기 전개되고 있는 친환경건축, 제로에너지건축이라는 시
                                                             류에 이 시대의 건축가들은 방황하고 있다. 필자는 그 해답을 이미 우리 선조들이 수
                                                             백년, 수천년 동안 몸으로 체득하면서 발전시켜왔던 전통건축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다소 진부한 과거의 유물로만 여겨 왔던 전통건축에는 옛사람들
                                                             이 대를 이어 체득하고 전수해왔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이
                                                             있다. 전통건축의 공간구성, 마당, 담, 처마, 문, 마루 등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과학
                                                             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전통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과학적으로 건조된 건물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저하지 않고“해인사 장경판전” 꼽는다. 해인사는 경
                                                                                           을
                                                             남 합천 가야산 서남쪽 중턱에 우두봉, 두리봉, 깃대봉, 단지봉 등의 계곡이 합류하
                                                             는 지점에 위치하여, 항상 일정한 바람이 흘러가지만 태풍과 같은 큰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산중에서도 일년 내내 햇볕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는 양명한 곳에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경판전(藏
                                                             經板殿)은 해인사 경내 가장 깊숙한 위치의 높은 언덕에 입지하여 풍부한 일조량과
                                                             낮에는 계곡풍이 밤에는 산풍이 전각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도록 배치되어 있다.
                                                             장경판전은 수다라장과 법보전 및 동서사간판전 등 모두 4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
                                                             으며, 수다라장과 법보전 사이에는 약 16m 너비의 마당이 있고, 수다라장 전면에는
                                               해인사 장경판 후면창                                                        [그림1] 해인사 장경판
                                                             약 1.25m, 법보전 후면에 약 2.0m의 담이 설치되어 있다. 장경판전 안에는 한칸의    판가 내부

                                                             길이가 150cm, 높이 64cm, 굵은 각재의 5층 높이로 짜여진 판가의 각 칸마다 경판
                                                             을 2단씩 세워서 보관하고 있다. 목재로 만들어진 경판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적
                                                             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해인사 장경판전에 숨어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규명하



전통건축에서
                         20세기를 풍미했던 서구적 모더니즘(Modernism)의     고자 노력해왔고, 현재까지 규명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인사 장경판전은 자
                         건축은 표준화된 설계기준에 따라 지역의 풍토나 사람        연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경판보존에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건물의 배치, 담
                         들의 생활방식을 무시한 채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       장, 창의 형태 및 배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친환경건축을 배우다               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건축, 그러한 건물들을 지어왔
                         다. 즉 20세기의 건축가들은 그 이전의 건축가들이 고
                         민해왔던 자연과의 순응,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의 구
                                                              그림 2와 같이 장경판전의 공기를 흐름을 살펴보면 낮 시간에는 계곡을 따라 올라
                                                             오는 바람은 수다라장을 흘러나가고, 법보전의 경우는 뒤편의 담장에 부딪힌 순환류
                                                             가 뒷면창을 통해 유입되어 전면창을 통해 배출되게 된다. 밤에는 낮 시간과 반대로


해인사 장경판전                 현이라는 어려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건물은
                         철저히 외부환경과 차단된 채 공조시스템과 조명시스
                                                             산 정상에서 산풍이 불어서 법보전은 바람방향의 기류를 수다라장은 바람방향과 반
                                                             대의 순환류에 의해 환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때 수다라장 전면, 법보전 후면에 있
                         템으로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점점 쾌적       는 담은 판전 건물의 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에서와 같이 계곡을 따라 불어
송두삼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한 공간에 익숙해져 가고,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오는 바람은 수다라장 전면에 있는 담에서 약화되어 담과 수다라장 벽면사이에서는
                         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에서 사용       회전하면서 수다라장 전면 하부의 큰 창과 상부의 작은 창을 통해 실내로 유입된다.
                         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지구환경에의 영향을 최소         만일 수다라장 전면에 담이 없다면 강한 바람은 수다라장의 상부창을 통해 수다라장
                         화하는“친환경건축” 요구되고 있다.
                                  이                          내부의 상층부를 거쳐 뒤쪽을 창으로 빠져 나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다라장 하부
                                                                                                                  [그림2] 장경판전의 공기 흐름
                          모더니즘 건축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는 언젠가부         에 놓여있는 판가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수다라장 전면의 담       상 : 법보전 뒤편 담이 있는 경우, 하 : 법보전 뒤편 담이 없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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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2011년 제9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은 수다라장 내부의 판가가 골고루 환기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
                         다. 또한 그림2와 같이 법보전의 경우도 수다라장 지붕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이 법
                         보전 뒤편의 담에 걸려 순환하면서 법보전 후면벽에 설치되어 있는 창을 통해 유입
                         되어 전면벽을 통해 빠져나가면서 그 과정에서 법보전 내 판가의 습기를 제거하게
                                                                                 이곳만은 꼭 지키자!
                         된다. 그림2의 하측 그림과 같이 법보전 뒤편에 담이 없다면 법보전에 유입되는 순환
                                                                                  꼭 지켜야할 자연・문화유산 수상작                                            시상식 일시
                         류는 매우 약해서 법보전 내 환기효율은 매우 나빠질 것이다.
                                                                                  산림청장상   금강 천내습지(수상단체 : 금산참여연대)                                2011년 11월 7일 18시
                          장경판전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지혜는 창이다. 수다라장 전면벽에는 각 칸마다
                                                                                  내셔널트러스트상   경주 읍천리 화산해안 지형(수상단체 :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양측 기둥사이에 중앙에 걸쳐 아래 살창은 폭 2.15m×높이 1.0m, 넓이 2.15m , 위
                                                                           2


                                                                                  아름다운자연상   내성천(수상자 : 박용훈)                                      시상식 장소
                         의 살창은 1.2m×높이 0.44m, 넓이 0.528m2로 설치되어 있다. 아래창이 위창보
                                                                                  미래세대지킴이상   순천 이사천 절강(수상단체 : 순천시청), 철원평야(수상단체 : 철원야생서포터즈)      문학의집・서울 산림문학관
                         다 4배정도 넓다. 반면 건물 뒷면은 아래창이 1.36m×높이 1.2m, 넓이 1.63m2, 위
                         창은 2.4m×높이 1.0m, 넓이 2.4m2로 설치되어 위창이 아래창 보다 약 1.4배 넓
                         다. 후면의 창문 면적의 합은 3면의 창면적의 합과 동일하다. 법보전의 경우도 살창
                         의 높이와 폭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 구조나 비율은 수다라장과 동일하다. 수다
                         라장의 전면벽 하부의 창은 넓게 만들어 담을 통해 약화된 바람이 하부를 통해 많
                         이 유입되어 수다라장 저층부에 비교적 높게 분포하는 습기를 골고루 제거하기 위
                         함이며, 한편 상부창을 작게 만든 것은 창을 통과하는 바람의 속도를 빠르게 함으
                         로써 하부를 통해 유입된 바람이 수다라장 경판사이의 습기를 머금고 판가사이를
                         거쳐 수직으로 상승할 경우, 이 공기를 실의 상부측 창을 통해 배출하기 위함이다.
                         한편 법보전의 경우는 건물 뒤편에서 담장에 부딪힌 바람이 유입되게 되는데 이 바
                         람의 속도는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하부창의 크기를 상부창 보다 작게하여 하부창
                         을 지나는 공기의 속도를 빠르게 하여 그 구동력으로 법보전 내 판가를 환기시키게
                         된다.
[그림3] 장경판전의 창
(상 : 전면창, 하 : 후면창)        장경판전의 환기기술과 더불어 습도조절을 위해 숨어 있는 또 다른 지혜는 판전
                         바닥에 깔려 있는 숯, 소금, 백토이다. 숯, 소금, 백토는 공기중의 습기량에 따라 습
                         기를 흡수하기도 하고 방출하기도 하며, 공기중의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특성
                         이 있다. 그와 더불어 극단적으로 공기중의 습도가 높은 장마철인 경우는 판전 내 기
                         둥이나 판가의 주축돌에는 결로가 발생하여 적극적으로 공기중의 수분을 제거하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지금부터 약 600년 이전에 지어진 장경판전의 놀라운 생태
                         건축 기술을 오늘날 우리가 현대과학으로 간신히 규명하고 이해하는 정도이다. 우리
                         는 어느새 서구문명에 대한 동경,
                                          “서구 = 선진”
                                                  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 지금 건축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건축, 생태건축의 답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해외 견학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 전통건축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과거의 산물로만 치부되어져 왔던 우리 전통건축을 보다 과학적으
                         로 이해하려는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전통건축에 숨겨져 있는 조상들의 지혜
                         를 열심히 규명하여 현 시대에 요구되는 친환경건축 구현에 활용해야 할 것이며, 더
                         불어 해외에 우리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알려야 하겠다.                           ● 주최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 주관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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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곳만은 꼭 지키자’
                                                                                                              금강 천내습지
시민공모전 심사 후기                                                                                                   수상단체 : 금산참여연대
                                                                                                                                                                    산림청장상




                                              이의 결과로 산림청장상은 천내습지가 차지했습니다.
                                             천내습지는 금강의 지천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
                                             으로 4대강 사업의 부적절함을 만인이 함께 느끼게 했습
                                             니다.
                                              내셔널트러스트상은 읍천리 화산 해안지형으로 트러스
                                             트운동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지역입니다. 경주 바닷가에
                                             부채꼴로 누워있는 주상절리로, 영국내셔널트러스트의 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연중 제일 큰 행사 중 하나는 바               름다운 해안 절벽이 떠오릅니다. 우리도 자랑스럽고 뛰어
로 시민공모전‘이곳만은 꼭 지키자’ 하겠습니다. 올해
                   라                         난 해안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는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 부문에 22개작과 잘 가꾼               아름다운 자연상에는 낙동강의 내성천으로, 경관이나 생
자연문화유산 부문에 2개작이 접수되어 많은 수는 아니지               태적으로 뛰어난 곳입니다. 이 역시 4대강 사업과 댐 공사
만 내용이 좋아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로 위기에 처해 있어 내성천 보존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15인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서류심사               됩니다. 현재 지율스님과 함께 내셔널트러스트 내성천살리
와 네티즌 평가를 통해 1차로 충청권 금산 천내습지, 보은 점           기운동을 벌이고 있어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판암 너와집, 전라권 순천 이사천의 절강, 경상권 내성천, 경            미래세대 지킴이상에는 순천 이사천 절강과 철원평야 철
주 읍천리 화산지형, 울산 돌티미골과 약수습원, 경기 강원             새도래지로, 이사천은 아름다운 순천만의 기수지역으로 지
권의 곡릉천 하구와 철원평야 등 총 10곳을 선정했습니다.             방자치단체가 하천 습지 복원 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올해의 잘 가꾼 자연문화유산에서는 출               점이 돋보였습니다. 지역 트러스트운동의 성공으로 바닷물
품작이 선정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제외되었습니다. 2차 심              이 오가는 왕성한 생태계가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사는 심사위원이 현장을 방문한 평가로 이루어졌으며 총 5               철원평야는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겨울철새 도래지로 생
곳으로 수상 예정지를 압축했습니다.                          태계의 보고입니다. 뿐만 아니라 삼국시대나 한국전쟁의 격
                                                                                천내습지가 4대강 공원화사업의 최고 수혜자가 됐습니다. 한강등 다른 강에는 금산의 천내습지 이상의 습지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불행이도 4대강사업으로 그 않았던 습지
 이번 시상식은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상                전지로 역사 문화적으로도 꼭 지켜져야 할 기록의 땅입니다.
                                                                                들이 사라지고, 천내습지는 다행이 사업에서 빠지게 되어서 원형을 보전할 수 있게 되어서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라져 버린 하천습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
예정자가 시상식장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여 참석자                 수상지 5곳뿐만 아니라 응모자의 모든 지역이 꼭 지켜져
                                                                                픈 일이지만 천내습지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금산참여연대로서는 큰 힘을 받게 됐습니다. 4대강공원화사업에 제외 된 것도 충청권의 많은 단체들이 함께 노력해줬기에 가능했고, 습지
시민평가단의 마음을 움직이고, 유명인사가 수상예정지의               야 할 곳이었습니다. 이제시민공모전 수상 선정에만 끝나      보호구역으로 보전하려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상을 받고 와서 천내습지보전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푸른 충남21의제에서 주관을 하고 충청
열렬한 지원 발언으로 호소하였으며, 참석자의 투표가 점              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 결단코 지켜나가야겠습니다. 이에      남도, 금산군, 물포럼코리아, 대청호보전운동본부 등이 함께 해주었고, 환경부에서도 함께 노력할 것을 토론에서 약속했습니다. 토론장에서 충남발전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

수에 합산되어 순위를 결정했습니다. 시상식 마지막 순간              대안으로 트러스트운동에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      데 꾸구리라는 멸종위기종과 삵이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천내습지의 가치와 보전해야 할 까닭이 더욱 커지는 이유입니다. 금산참여연대는 금강 상류에서 가장 큰 천내습지를
                                                                                보호하는데 힘 쏟을 것이고 하천습지를 보전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주민이 보호하는 습지가 되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보전노력에 큰 상으로 답해
까지 긴장감이 있었으며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구합니다.
                                                                                준 내셔널 트러스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시민공모전위원회
 위원장 이수용(수문출판사 대표)
 위원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박석근(한국식물원연구소장) 우동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은희(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주신하(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최중기(인하대학교 교수)        현진오(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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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트러스트상
                         경주 읍천리                                                                                                        내성천                                                  아름다운자연상
                         수상단체 :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김종민, 이성훈, 이재호                                                                              수상자 : 박용훈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화산지형으로 2011년 제9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에서 내셔널트러스트상을 수상한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김종민,          내성천은 굽이굽이 강물 따라 모래가 함께 흐르는 무척 아름다운 강입니다. 봉화에서 시작하여 영주와 예천을 지나 낙동강과 만나는 동안 비단여울의 금강마을과 연꽃이 물위에 떠있
이성훈, 이재호입니다. 개인적(이재호)으로는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시민공모전에 응모를 했습니다. 최종후보에만 올라가고, 수상하지 못했었는데 비로소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는        는 듯한 무섬마을, 그리고 강물이 크게 한 바퀴 원을 그리며 용들이 다투는 듯한 형상의 회룡포를 만들어낸 한반도 제1의 모래강입니다. 제가 호명에서 처음 내성천을 보았을 때 마치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기존의 내셔널트러스트 시민공모전은 생태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 같아서 저희의 전공인‘지리’ 살짝 괴리감도 있었고, 생태(생물)쪽과 연계하면 더 좋
                                                                와는                                      나그네가 어느 곳에선가 문득 고향을 느끼는 듯 하였습니다. 소박하고 은은하며, 겸손하고 넉넉하여 모든 생명이 그 품에서 편안함과 위로를 얻는 강을 본 것입니다. 사람의 눈은 크게
겠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단순히 수상을 목적으로 저희가 추구하는 본질을 잃고 싶지 않아 저희는 지리의 대중화, 지리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더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번에 수상하      다르지 않아서 미국과 독일의 명망 있는 전문가가 내성천을 잠깐 본 것만으로도 감탄하고 안타까워하며 국립공원을 운운합니다. 사실 그들을 거울삼지 않아도 내성천에 들어 한나절
게 된 경주 읍천리의 화산지형의 경우도 저희가 추구했던 목적에 부합하여 응모를 하게 되었고, 결국엔 저희의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전공 특성상 매년 수회에 걸쳐 답      걷다보면 내성천이 세계적인 모래강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종아리를 감싸는 강물을 느끼며 강을 걷고, 강안에서 길을 찾아 강을 건너다보면 삶의 강을 건너는 일도 이와 별로 다를 것
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읍천리 화산지형의 경우 지난 1년간 답사를 갔던 곳 중 가장 인상 깊은 장소로, 경관의 학술적, 환경적 가치에 비해 관리가 소홀하여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체험은 오직 내성천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상상해보십시오. 물고기들이 뛰노는 맑은 강에서 푸른 자연을 숨 쉬고 온 몸으로 고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준 곳입니다. 그리고 고립적인 보존보다는 지속가능한개발이라는 개념으로 경관을 바라보았고, 지오파크(geopark)로서의 가치를 많이 내세웠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인해 답사를 하며     당신의 아이와 생의 중요한 한나절을 함께 걷는 시간을 말입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잔잔한 이 감동은 5박6일의 해외여행이 아니라도 가능한 이 땅에 있는데 사람들은 아직 이 강을 모
환경적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학업과 답사를 병행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다른 수상들에 비해 부족한 점도 많고, 인원도 적으며, 추구하는 목      릅니다. 소중한 것은 자랑하지 않듯이 사람들이 내성천을 모르는 것이 굳이 나쁜 일은 아니겠습니다. 지율스님 말씀처럼 내성천이 초미지급의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적도 다소 다름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벌써부터 내년에는 어떤 장소를 응모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을 기다리는         4대강사업으로 맑은 물이 넘쳐난다는 낙동강에 맑은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서 댐을 짓고 있는 내성천에 하류 쪽으로는 다시 대규모 정비가 곧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여름 내성천에
동안 경주시청에서 읍천리 주상절리를 중심으로 주상절리 테마공원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던 개발을 통한 보존이 아니라 수익창출을 위한 관광객 유치를 위         와서 3일을 보내며 내내 행복해했던 제주도 어린이들이 내성천이 처한 상황을 알고 돌아가는 모습이 지금도 미안합니다. 돌아갈 곳, 돌아가고 싶은 곳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 가슴이 아
한 공원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최대한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기를 바라면서, 친근하게 저희를 대해주신 김금호 사무국장님, 현장 답사에서 많은 도움을 주       픈 일입니다. 지금 온 힘을 다해 지켜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한반도 마지막 모래강입니다.
신 서종철 교수님을 비롯하여 시상식에서 투표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18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9
미래세대지킴이상
                         순천 이사천 절강                                                                                                  철원평야                                              미래세대지킴이상
                         수상단체 : 순천시청                                                                                                수상단체 : 철원 야생서포터즈




순천만은 이제 작은 지방도시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습지보전 정책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인근 도시에 철강산업과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면서 우리는 뭘해      어린 시절 저의 놀이터는 아파트 숲이었습니다. 푸르름없는 주차장에서‘삼팔선’
                                                                                                                                              이라는 놀이를 했습니다. 그 당시‘삼팔선’ 놀이의 하나일 뿐, 너무나 먼 곳이었고 아무런 생각도 없
                                                                                                                                                                    은
야 하나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시는 더 이상 산업화가 아닌 생태와 문화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시대로 변하였습니다. 순천시는 더 이상“순창 고추장의 순창?” “여수 옆
                                                                                            혹은       었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철원에 있는 조류보호협회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을 때도 처음에는 삼팔선, 지금의 휴전선이 있는 DMZ를 제외하고는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곳
순천?”이라는 반문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순천만”
                                         이라는 한 때 천덕꾸러기였던 갯벌이 우리시의 자랑거리로 자긍심을 심어 주었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에는 내가 자라면서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있었고 그 동물들의 집이자 고향이 바로 철원이었습니다. 해가 뜰 무렵이면 가을에 찾아온 수천마리의 쇠기러기가 머리 위를 날
줬습니다. 그런데 순천만의 브랜드화로 생태관광1번지로 명성을 떨칠 즈음 어느 순간 순천만 주변의 샛강에서 흘러들어오는 오염원과 온통 하우스로 이루어진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     아 출근합니다. 두루미는 매년 겨울이 오기 전에 도착해 철원평야의 낙곡들을 먹고 눈과 함께 겨울을 나며, 독수리는 머나먼 시베리아와 몽골에서부터 먹이를 찾아 2500km이상을 날
왔습니다. 과거 드넓게 펼쳐진 평지평야를 빼어난 자연경관을 뽐내며 굽이굽이 순천만으로 흘렀던 사행하천은 80년대 하천정비 및 간척사업으로 직강화 되면서 물길이 단절되고 고      아옵니다. 그밖에 멧돼지, 너구리, 고라니 그리고 온갖 종류의 새들의 쉼터가 철원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풍부한 철원의 먹이자원과 비교적 덜 손상된 자연덕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철원
립되어 지금의 절강(끊어진 강)이 되었고 현재는 주변 농경지나 하우스에 물을 대어주는 저류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농경지 등에서 흘러나오는 농약 등 오염원들로 인해 하부는 썩   도 산업화, 도시화되어가며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민통선이 북상해 개발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철원의 야생동물을 구조하시는 한국조류보호협회
고 물이 고여 순천만의 수질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사행하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약 3.3km절강은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되어 생태학적 보전가치를 인정받고 있습    철원지회의 사무국장 김수호 선생님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철원의 자연이 파괴되고 해마다 찾아오는 철새들이 줄어드는 모습을 직접 느끼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몇 년
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수상은 오래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옛 사행하천을 되찾고 습지로서의 가치를 되살리는 이사천 절강의       전부터 함께 자원봉사를 하던 친구들과‘철원의 야생 서포터즈’ 만들어 돕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손으로 개발의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두루미가 찾아
                                                                                                                                     를
복원은 순천만을 유산으로 남길 또 하나의 방법인 것입니다. 사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나라 곳곳의 숨겨져 있는, 위기에 처해있는 유산을 발굴하여 보전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오지 않는 철원, 생각만 해도 끔찍했고 이곳만은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철원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에 지원하였고 감사하게도‘미래세대지킴이상’ 수
                                                                                                                                                                                                 을
많다는 걸 알았으며 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상했습니다. 다른 발표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한 곳 한 곳 소중하지 않은 자연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제 저는‘고향’
                                                                                                                                                                                                       이
                                                                                                     라는 말을 떠올릴 때면 자라온 아파트 숲보다는 철원을 떠올립니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에게 자연을 선물해준 철원평야는 언제라도 돌아가고 싶은 곳이고 야생이 남아 있는 곳입니
                                                                                                     다. 그 곳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서 지금 눈앞의 자연을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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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차트웰, 영국의 진정한 아들
                                                                                                             view possessed Churchill)’ 말하기도 했다. 실제 그
                                                                                                                                      고
                                                                                                             는‘차트웰을 떠나 있는 날은 허비하는 날(A day away
                                                                                                             from Chartwell is a day wasted)’
                                                                                                                                            이라고 말할 정도로


‘처칠의 안식처’                                                                                                    차트웰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애착은 그 곳
                                                                                                             의 풍광과 자연에 동화되는 일상생활의 리듬으로 구축
                                                                                                             되어 있었다.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차트웰은 런던 동남부 지역을 동서로 길게 가로지르                 1

                                                                                                             는 두 개의 나지막한 구릉 사이에 광활하게 펼쳐진‘캔                2

                                                                                                             트 평원(the weald of Kent)’ 북사면 산자락에 자리
                                                                                                                                    의
                                                                                                             하고 있다. 풍광이 빼어난 이 일대를 영국 사람들은‘영
                                                                                                             국의 정원(the garden of England)’ 부른다. 이 평
                                                                                                                                         이라
                                                                                                             원에서도 표고 198m에 자리 잡은 차트웰은 남쪽으로 끝
                                                                                                             없이 펼쳐지는 전경을 앞에 두고 있다. 총 면적이 300에
                                                                                                             이커(약 38만평)에 이를 정도로 넓은 부지엔 처칠 부부
                                                                                                             가 꾸미고 가꾼 정원, 산책길, 연못, 숲, 공터 등이 그림
                                                                                                             같이 펼쳐져 있다. 처칠은 지대가 약간 높은 곳에 자리
                                                                                                             한 차트웰의 거실에서 바라보는 전경을 특히 좋아 했다.
                                                                                                             그 전경은 마치 그가 퀸 엘리자베스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선상에서 바라본 대해(大海)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차트웰에서 일상은 매순간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말할 정도로,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노정객 처
                                                                                                                고
                                                                                                             칠에게 차트웰은 글자 그대로‘정신적 안식처’
                                                                                                                                    였다. 혹
                                                                                        사진 Gareth Williams                                                                             1 사진 Roger Wollstadt 2 사진 Gabrielle Ludlow
                                                                                                             자는 차트웰을‘처칠의 주된 성년 주택(a rimary adult
                                                                                                             house of Churchill)’ ‘피난처(refuge)’ 불렀다.
                                                                                                                                 혹은           라
 차트웰(Chartwell)은 영국의 전 수장 윈스톤 처칠 경(Sir Winston Churchill, 1874-   마음이 서로 통했는지, 처칠은 이미 당시 그런 류의 전원            48세에 매입한 후, 처칠은 50대 동안(주로 1930년대) 정         칠의 삶 그 자체이면서, 동시에 20세기 중반 영국 역사의 저장고이기도 하다.
 1965)이 인생 후반기 40여 년을 보냈던 집이다. 처칠은 2차 대전 때 수상으로 영국을               주택으로 캔트의 차트웰 매입을 추진하고 있었다. 부인              치적 좌절과 소외를 겪으면서, 이곳에서 정원을 가꾸고                    차트웰은 영어의 고어(古語)에서‘거친 땅(rough land)’ 뜻의
                                                                                                                                                                                                이란  ‘차터(chart)’
                                                                                                                                                                                                              와
 전승국으로 이끈 빼어난 정치인이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영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의 추                     을 편지를 받은 다음날, 처칠은 매매자를 사무실로 불러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면서 한을 풀었다. 낙담해서 차트              우물이란 뜻의‘웰(well)’ 합성어다. 거친 곳에 우물을 파 터전으로 자리 잡게 된 곳
                                                                                                                                                                        의
 앙을 받고 있다. 그의 이력은 다양하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직업군인이면서 수상을 두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매매가는 5500파운드(요즘 한화            웰로 돌아갈 때, 그는 번뇌를 잊기 위해‘캠퍼스를 공격              이라는 역사가 명칭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거처로서 차트웰은 16세기 헨리8세가
 번이나 역임한 직업 정치인이고, 프로급 화가이면서 벽돌공이고 나비 수집가이며, 역                    기준으로 약 9백9십만원)이었지만, 처칠은 흥정 끝에              하러 간다’ 했고, 그림의 여신(Muse of Painting)이
                                                                                                                  고   ‘                                  ‘천일의 앤’ 유명한
                                                                                                                                                               으로   ‘앤 볼린(Ann Boleyn)’ 사랑을 얻기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의
 사가이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문필가이기도 하다. 화려한 업적 못지않게 흠도 적                     5000파운드에 매입하기로 하고 500파운드를 계약금으             자비와 애정으로 나를 구제한다’ 말하곤 했다. 고달픈
                                                                                                                             고                           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19세기 들어 전면 개축하여 전형적인 빅토리아풍(Victorian)
 지 않지만, 영국인들은 그를‘영국의 진정한 아들(a true son of England)’ 부르는
                                                  로               로 냈다. 그러나 재정적 부담이 컸기에 매입 건을 부인             담장 쌓기도 그에겐 번뇌를 잊는 한 방법이었다. 66세가             장원이 되었지만, 처칠이 매입할 당시엔 대부분 허물어져 있었다. 매입 후 처칠은 필립
 데 주저치 않는다.                                                       에게 즉각 알리지 않은 채, 처칠은 믿을만한 건축가를 고            되던 1940년에 첫 번째 수상이 되어 2차 대전을 치르는            틸든(Philip Tilden)이란 건축가를 고용해 토속적인 분위기면서 당시 유명 건축‘에드
  처칠은 런던의 서쪽 옥스포드셔 블랜하임(Blenheim)에서 태어났지만, 91세로 돌아                용해 근 2년간 전면 수리를 했다.                        동안도 처칠은 울적할 때마다 이곳을 들렸다. 1945년 총            윈 루튼스(Edwin Lutyens)의 초기양식으로 차트웰을 개조했다. 기본 콘셉트
 가기 전 40여 년을 런던의 동남쪽 캔트(Kent) 웨스터햄(Westerham) 인근 차트웰이란             그가 차트웰을 매입한 것은 그곳의 웅장한 풍광 때문              선에서 패배한 처칠은 차트웰로 돌아와 노벨 문학상을                (concept)는‘살림 집(home)’
                                                                                                                                                                              이었다. 공간을 넓히고 창문을 크게 해 해가 잘 들어오게
 집에서 보냈다. 그의 나이 48세, 자유당의‘식민부장관’ 취임한 이듬해인 1922년
                               으로                                 이었다. 그 풍광은 그에게 늘 영감과 평온함의 원천이었             받게 된‘전쟁의 역사’ 집필했다. 77세가 되던 1951년
                                                                                                                        를                                하며, 평온함과 가족의 깊은 유대를 느끼도록 거실이나 서재 등을 꾸민 것은 모두 차트
 에 그 집을 매입했다. 1922년 9월12일, 14번째 결혼기념일 날, 부인 클래맨타인                 다. 임종 1년 전 그곳을 떠나기 전까지도, 그는 의자에            그는 두 번째 수상으로 취임했지만, 4년 뒤(1955년) 모           웰을‘가정 분위기(homely atmosphere)’ 연출하기 위함이었다. 이렇듯 나이 50에
                                                                                                                                                                                     로
 (Clementein)은‘우리의 능력에 맞는 작은 전원주택을 하나 사서, 능력에 맞게끔 소박              앉아 시간을 잊은 채 평원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넋을 놓             든 공직을 물리고, 차트웰로 돌아와 정원을 가꾸고 그림              자연 속에 새 거처를 마련하게 된 이면엔 바로 삶의 내면세계에 더욱 충실하고자 했던
 하게 살면, 우리 삶에 큰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 줄 것 같다’ 서신을 띄웠다. 부부의
                                  는                               곤 했었다. 그래서 혹자는‘풍광이 그를 소유했다(The             을 그리면서 노년의 회환을 삭혔다. 차트웰은 이렇듯 처              처칠의 바램이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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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2012 | Winter | No.22 www.nationaltrust.or.kr ˙ –„‡»…¯‡˛˘fi•fl‰”˘fi THE NATIONAL TRUST of KOREA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사무처 : 02-739-3131 김금호 사무국장 ISSN 1976-2577
  • 2. CONTENTS 04 신년인사 새해 인사드립니다 양병이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05 집중과 조명 생태적 메트릭스 목조를 중심으로한 하이브리드 건축 조남호 | (주)솔토건축사사무소 건축가 해외 생태건축의 도입 파시브하우스 이필렬 |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소장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한국형 생태주택의 모색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전통건축에서 친환경건축을 배우다 - 해인사 장경판전 송두삼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15 2011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22 영국NT 이야기 차트웰, 영국의 진정한 아들‘처칠의 안식처’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26 내셔널트러스트가 만난 사람 이종상 화백 김홍남 |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 30 품안에 2011년 동강 제장마을 생태체험농장에서 웃고 떠들고 꿈꾸던 이야기들 김영주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동강 간사 2011년 근대건축답사 프로그램을 마치고 최호진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 부장 33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자연이야기 단종과 정순왕후의 소나무 박상진 | 경북대학교 교수 34 내셔널트러스트 여행 태안 안기리 갯벌 김진 회원 35 내셔널트러스트 추천도서 사랑해서 함께한 백두대간 이수용 | 수문출판사 36 회원 인터뷰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황영조+오경진 회원님 | 김종범+김현정 회원님 과거에 꿈꾸던 방향의 연장선상에 있는 현재의 자리 최예선 회원님 38 내셔널트러스트 소식 내셔널트러스트 활동소식 39 내셔널트러스트 알림마당 공지사항 40 후원해주시는 분들 2011년 9월 ~ 2011년 11월 후원내역 42 편집위원의 말 내셔널스터스트 편집위원회에서 신년인사 드립니다. 43 팝업카드시리즈 동강 제장마을 발행일 2012년 1월 1일 발행처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발행인 김홍남 양병이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11길 20 우리빌딩 4층 2012년 겨울호 편집위원장 이은희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4가 72-4번지 우리빌딩 4층) 편집위원 남준기 서왕진 안창모 오충현 유상오 전화 02-739-3131 윤인석 임정진 조명래 한동욱 전송 02-739-9598 기획 허주희 1년 정기구독료 20,000원 ISSN 1976-2577 편집인쇄 (주)디자인내일 (정기구독료는 후원금으로 사용됩니다.) www.nationaltrust.or.kr * 본지에 게재된 글과 사진, 그림은 페이스북 www.facebook.com/trustkorea 무단 전재하거나 복제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트위터 @ntrustkorea ※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ISSN 1976-2577 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입니다. 표지 경희궁의 겨울 사진제공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 목차사진 동강제장마을 하늘벽 앞의 겨울 모래톱 사진 남준기
  • 3. |✽신년인사│ |✽집중과 조명│ 임진년을 맞이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회원님 여러분들께 두 역사를 통해 인류는 생존을 위해 거친 자연에 맞서왔 손모아 큰 절을 올립니다. 새해에는 항상 건강하시고 소망하 고, 한편에서는 그 자연으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이중 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한국내 의 대상이었다. 건축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형식인 것 새해 셔널트러스트를 위해 후원해 주시고 참여해 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고, 도시는 그 결과물들이 집적된 장소이다. 인간의 역사는 도시의 역사다. 도시문명의 모순과 한계는 역설 적이게도‘인간중심’ 합리성과 이익추구가 가장 효 의 인사 우리세대가 잘 지켜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보자는 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점에 시작됐고, 그 결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인간 중 취지로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창립된 후 11년이 흘렀습니다. 심의 도시는 자연이 수용할 수 있는 환경용량을 넘어버 드립니다 지난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그동안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7개의 보존자산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렸으며 건축과 도시는 환경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 다.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자연의 역습’ 도시문명 은 작년말에 내성천의 습지 겸 농경지를 매입계약을 체결함으로 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징후이다. 서 8개의 보존자산이 확보되었습니다. 내성천은 모래톱으로 생태건축은 친환경건축 뿐만 아니라 녹색건축, 지속 이루어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굽이 굽이 휘돌아가는 자 가능한 건축 등과 비슷한 것으로 불리지만, 친환경건 연 상태의 하천인데 하천정비사업으로 인해 훼손위협을 당하 축이 환경과 건축의 공존을 전제한다면, 생태건축은 일 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입한 반적으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연의 순환체계 속에서 1 것입니다. 지난 해에는 회원님들을 위한 활동이 활성화 되었 상호간에 유기적인 연계를 갖고 전체시스템의 일부가 2 고 전세계적인 경제적 어려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도 되는 건축을 지향한다.1) 어려웠는 데도 회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태건축에 관한 흐름은 불균형한 두 가지 현상들이 두드러진다. 두 가지 현상은 그것 자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빠른 걸음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 의 문제라기보다는 허약한 중간지대로 인해 왜곡되어 고 있는 것은 회원님들의 지속적인 후원과 참여의 덕분으로 생각 보이는 것이다. 첫째는 인문학적 바탕에서 시작된 생 합니다. 국제적인 내셔널트러스트 기구인 INTO (International 태주의는 적절한 대안이 없을 때, 과거 회귀적인 성향 National Trust Organisation)의 한국 대표단체인 한국내 1) 주대관, 생태도시환경론‘건축과 환경’ 강의자료, 2011 셔널트러스트는 새해에는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출발하고자 합니다. 우리 국토의 곳곳에서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우리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잘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회원님들이 지속적으로 후 1 교원게스트하우스 2000, 도고 원과 참여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미루재 2011, 분당 용의 해를 맞이하여 회원님들의 하시는 일이 크게 번창하시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장 양 병 이 생태적 메트릭스 목조를 중심으로한 하이브리드 건축 조남호 | (주)솔토건축사사무소 건축가 4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5
  • 4. 다. 정작 인간 자신의 삶은 변할 의사가 없다. 생태건축은 생활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자연적인 건축재료를 사용하거나 단열 성능을 높여, 그 자체로 에너지 소비를 먼저 줄이고 난 후, 필요한 에너지를 신재생에 너지로 보충하는 개념이다. 이 때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파시브기술이라 고 할 수 있으며 외부의 자연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보충받는 것을 액티브 기술이라 고 할 수 있다. 숲과 목조건축 3 6 환경문제에서 가장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 4 7 구온난화이다. 인류는 매년 6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보내는데, 식생은 그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20억 톤을 흡수한다. 배출량을 줄이는 것 외에 유일한 방법 은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자연(나무)에 흡수되는 것이다. 고목화 되어 죽은 나무의 탄 소는 다시 공기 중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자연 성상의 숲은 탄소흡수량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목조건축을 위한 목재는 수령 70년 내외의 것을 사용한다. 단위 지역을 70분의 1씩 매년 잘라 쓰고 식재를 한다면 숲의 일정량은 늘 유지하되 숲의 평균 수 령은 30~40년이 되어 항상 왕성하게 탄소를 저장하는 생태환경이 유지된다. 채취 된 나무는 종이 등의 원료보다는 건축이나 가구 같은 물성이 바뀌지 않고 오래 보존 5 3 알즈너코리아 사옥, 연구소 2005 상태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사용 되어야 한다. 숲은 탄소의 생산 공장이고 목조건축 5 평창동P주택 2007 4 서울시립대건축학부 증축동 2006 6, 7 서울시립대강촌수련원 2010 은 탄소의 저장고가 된다. 목재의 유통을 통해 만들어진 재화는 나무의 지속적인 식 재와 관리를 가능하게 함으로서 목조건축은 지속가능한 산림개발의 필수요소이다. 더구나 콘크리트나 철 등에 비해 목재는 채취, 가공, 폐기 전 과정에서 재활작업이 거의 필요 없이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인간의 환경을 만 들어 나가는데 가장 활력적인 재료이다. 물론 목재의 계획성 없는 과다한 채취로 인 해 오존층을 엷게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목한 우리 환경에 맞는 목조건축의 가능성을 연구, 실험 하면서 만들어진 작업이다. 진보는 직능(職能)을 산업화하고, 그렇게 되면서 개인 과 쉽게 결합 한다. 전통건축 수법과 자연순환형 재료 시원의 가치를 지닌 목재가 현대의 과학기술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공학목재는 목 ‘현대목조건축의 보편적 구법과 전통으로부터 수용한 구법을 새로운 건축 유형에 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본래 삶을 담는 그릇인 건축은 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며, 자연 속에 터를 닦아 주로 재의 성능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산업생산물처럼 그 성능을 객관화해서 현대건축의 융합’ 하는 작업이었다.(그림1,2) 산업사회 생산체계에 편입되어 유연함을 잃었다. 강함 나무와 흙을 이용한 집에 구들을 설치하고, 생태적인 다양한 기술들과 결합할 수 있다. 자연환경에 영구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지속 두 번째 유형은 주거나 휴양시설이 아니라 업무시설, 학교시설 등의 도심 내 보편 과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재료인 목재를 활용해 시민들 생활로 상징된다. 자연을 훼손해 만든 것은 생태적으 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 한다면, 나무는 의심의 여지없이 인 적인 시설로 확장하는 작업들이다. 최소한의 구조를 철근콘크리트조로 해결하고 대 을 건축의 단순 구매자 또는 사용자가 아닌 건축을 만 로 보이는 풍경일 수는 있으나 생태는 아니다. 생태건 간이 인위적 환경을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활력적인 요소이다. 부분의 벽과 지붕을 목구조 건식공법으로 만들었다. 목구조 건식공법은 재료의 사용 들어나가는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체험하게 한다. 축은 도시에서 그 존재의 의미를 갖는다. 두 번째는 이 의 최소화와 친환경 재료의 사용, 재료의 재활용, 공간 활용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제까지의 기술이 자연을 훼손해 왔다면 앞으로의 기술 작업 : 목조 하이브리드건축 하는 도시건축을 가능하게 한다.(그림3,4) 자연이 전적으로 우리를 지배하던 먼 과거는 지나갔 은 자연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여전히 인간중심의 낙관 여기 소개하는 목조건축작업들은 1999년 이후의 작업들이다. 자연재와 공학목재의 세 번째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건축화이다. 생활의 변화는 새로운 공간을 필요로 다. 우리는 지금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는 시대에 살고 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한 때 모든 용어에 문화라는 말 물성, 재료에 대한 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목재와 철근 콘크리트조 또는 철골구조와 한다. 평창동P주택은 거주성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순하고 깊은 평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로 인해 인류 자신까지도 몰 을 조합하면 사업이 되고 돈도 된다는 인식처럼 녹색 혼합되는 하이브리드(이종교배) 구법들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도시라는 다양한 상 면을 가변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서울시립대학교 강촌수련원 본관은 강당과 홀, 락해 가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혹은 그린이란 단어를 넣어 조합한 용어들이 홍수를 이 황에 대응하는 일종의 전략이다. 특정한 영역의 건축이라기보다는 학교나 사무실 같 식당이 하나의 공간 속에 통합되어 있다. 영역의 구분은 가변벽과 지붕구조의 변화 서 구해야 할 것이 자연이라는 보다 명백히 존재하고 룬다. 산업적인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은 공공의 성격을 가진 보편적 구법으로서의 목조건축 작업이다. 우리의 작업은 구 에 의해 인지될 뿐이다. 이 불확정적 공간은 다양한 활동의 조합을 가능하게 해준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환경문제라는 다소 포괄적인 보급에 치중해있어 정작 중요한 주택단열은 간과된다. 축성(Tectonic)을 단서로 도시적 맥락과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크게 네 가지의 유 이 공간들은 미래의 활용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해 지속가능한 건축의 언어이다. 것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연은 스스로 실재 친환경 건축을 표방하는 이중외피를 가진 고가의 유리 형으로 나타난다. (그림5,6,7) 하면서 건축을 좋은 기반 위에 서게 하는 근원이기도 건물 속에서 고감도의 센서가 쾌적한 온도를 유지시킨 첫째는 주로 초기 작업으로 주로 교외지역에서 이루어졌다. 현대 목조 기술을 접 네 번째는 학생들 또는 시민들과의‘나무정자 만들기’ 이다. 근대 이후의 기술의 하기 때문이다. 6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7
  • 5. |✽집중과 조명│ 위도 식혀주는 쾌적한 집이어야만 대부분의 사람을 만 리 무거운 기체채움 창호이다. 이 창호에서는 아주 맑은 유리에 에너지 흐름을 줄이 족시킨다. 그렇다면 파시브하우스의 핵심 요소에는 에 는 금속막을 씌운 유리 3장을 사용하고, 이들 유리 사이에는 무거운 기체를 채워넣 너지 흐름의 차단 외에 신선한 공기와 햇빛의 공급이 는다. 전체적인 결과는 햇빛 투과율은 약 50%, 에너지 흐름은 보통 건물에서 많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사용하는 이중유리 창호의 4분의 1정도로 준다. 파시브하우스에서 에너지흐름의 차단은 지혜롭게 집안이 습하면 쾌적함을 느끼기 어렵다. 집안에 곰팡이가 피는 주된 이유는 벽체 단열을 하면 성취할 수 있다. 설계를 할 때 단열 컨셉을 표면의 습도가 높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집안 전체의 습도가 아주 높아도 발생하지 잘 짠 다음에 좋은 단열재를 선택해서 세심하게 시공하 만, 전체 습도는 낮지만 벽체 표면이나 벽체 속의 습도가 높아도 생긴다. 겨울철에 면 충분히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신선한 공기의 공급 가습기를 틀거나 여름철 습도가 높으면 집안 전체의 습도도 높아진다. 이것은 쉽게 은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돌려서 하는 것이 보통이지 해결할 수 있다. 겨울철에 가습기를 틀지 않으면 되고, 여름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 만 파시브하우스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이때 에너 을 돌리면 된다. 그러나 벽체표면의 습도만 높은 경우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에너지 지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나가는 공기가 흐름이 많은 집에서는 겨울철에 벽에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겨울에 바깥 품고 있는 에너지를 들어오는 공기가 빼앗아 가지고 올 바람을 막겠다고 창에 비닐을 친 집에서 곰팡이가 쉽게 핀다. 한옥이 춥다고 전통 창 수만 있으면 해결된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 호를 시스템 창호로 바꾸거나 비닐을 씌우면 겨울철에 거의 100% 결로가 생기고 곰 비가 바로 열회수 환기장치이다. 이것은 밖으로 나가 팡이가 발생한다. 곰팡이는 벽체에 밀폐가 잘 안돼 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외 1 2 는 따뜻한 공기의 에너지와 집안에 공급되는 차가운 공 벽이 흙과 나무로만 구성된 한옥의 경우에는 벽체나 창호가 밀폐되어 있으면 곰팡이 1 국내 최초의 파시브하우스인 인천청라 파시브하우스. 사진 한라건설 2 유럽의 파시브하우스. 사진 Train bird 기의 에너지를 교환시키는 열교환기를 장착한 환기장 가 핀다. 이런 집에서는 곳곳에 공기구멍이 있어야만 집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겨울 치로, 90% 이상의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바깥의 온 철에 바깥의 찬공기가 들어와서 집안의 습도를 낮게 만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가 0도이고 실내온도가 20도라면, 이 장치를 통과한 당연히 집안은 추울 수밖에 없다. 춥다고 이런 공기구멍을 막으면 결로가 생긴다. 반 해외 생태건축의 도입 서도 정반대의 목적을 지닌 건축물로 대표적인 것이 냉 동창고다. 여기서는 벽, 바닥, 지붕을 모두 수십센티미 터나 되는 스티로폼이나 우레탄으로 둘러싼다. 출입문 실내공기는 2도가 되어서 나가고, 바깥 공기는 18도가 되어서 들어온다. 햇빛은 집안을 환하게 만들어주고 우리 몸을 기분좋 대로 단열이 잘 된 집에서는 공기구멍이 있으면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핀다. 이런 집에서는 겨울철에 벽체의 온도가 실내온도와 거의 비슷하다. 당연히 결로도 곰팡이 도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벽체에 틈이 있어서 바깥 공기가 새어 들어오면, 그 부분 파시브하우스 까지도 아주 두꺼운 단열재를 이용해서 육중하게 만든 다. 공기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밀폐한다. 밖 게 달구어주는 적외선을 제공한다. 햇빛은 창호를 통 해서 들어온다. 창호지를 바른 한옥 창호든 유리를 넣 의 온도는 벽체의 다른 부분보다 유난히 낮아지고 여기서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가 핀다. 에서 들어오거나 안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있다면 빠져 은 창호든 모두 햇빛 공급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제 파시브하우스의 단열, 열회수환기, 창호의 세가지 핵심 요소에 한 이필렬 |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소장 나가기 아주 어렵게 되어 있다. 물론 냉동창고의 목표 여기서도 에너지 흐름의 차단과 햇빛공급 사이에 충돌 가지가 더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이것은 바로 기밀성이다. 파시브하우스는 밀폐가 는 에너지가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들어오 이 존재한다. 햇빛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두께가 얇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공기가 멋대로 들락거리면 에너지도 그만큼 멋대로 빠져나가 는 에너지를 가능한 한 막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도 안 창호지를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유리의 두께도 얇을 고 열회수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지만, 그만큼 또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 과 밖의 에너지 흐름을 가능한 한 차단한다는 기본 원 수록 햇빛이 더 많이 통과한다. 반면에 창호지와 유리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리는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냉동창고 속에서 오래 생활 의 두께가 얇을수록 에너지의 흐름은 더 활발하게 일어 파시브하우스는 쾌적해야 한다. 파시브하우스에서 쾌적성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 만일 일본에서 파시브하우스가 널리 퍼졌다면 어쩌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방이 완전히 막혀 있기 때문 난다. 그렇다고 두께를 늘리면 햇빛의 투과량은 줄어 다. 필수적으로 파시브하우스에 따라와야 하는 것이다. 쾌적하지 않은 집은 파시브 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자력 사고의 근원적인 예방책은 수 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지 않고, 햇빛도 볼 수 없기 때 든다. 하우스가 될 수 없다. 에너지를 아주 적게 쓴다고만 해서 파시브하우스가 되는 것은 많은 안전장치의 설치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고 파시브 문이다. 그 속에 들어가서 하루쯤 생활하면 산소 부족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진 아니다. 냉동창고가 파시브하우스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에너지를 적게 하우스야말로 에너지 소비의 감소를 통해 원자력 전기를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기 으로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른다. 공 창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창호는 개발 쓰면서도 쾌적한, 두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집이 바로 파시브하우스이다. 파시브하 때문이다. 파시브하우스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우리가 집을 짓고 사는 이유는 첫번째가 비바람과 추 중이고, 건축자재 시장에는 나와있지 않다. 결국 이와 우스는 최소의 에너지소비와 쾌적성 둘을 한꺼번에 얻으려고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있는 건축 컨셉으로, 건축물의 난방에너지 소비량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위를 막는 것이다. 사람들이 최초로 집을 짓고 살기 시 관련해서는 열회수 환기장치 같은 해결책은 없는 셈이 아니다. 그러나 처음에 건축컨셉을 확실하게 짜고, 단열을 지혜롭게 하고, 좋은 열회 혁신적인 건축 방식이기 때문이다. 만일 모든 건물을 파시브하우스로 만든다면 인류 작한 때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집안에서 불을 피 다. 그렇다면 방법은 중간 지점에서 타협을 하는 수밖 수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3중창호를 적당한 자리에 제대로 끼워넣고, 마지막으로 기 의 에너지 소비는 20% 가량 줄어든다. 워서 요리를 할 때 연기가 집안에 가득 차도 얼마든지 에 없다. 타협책은 에너지흐름을 가능한 한 줄이면서 밀성에 세심한 신경을 쓰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시브하스 전문 파시브하우스를 성립시키는 핵심 요소는 안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와 안에서 발생 감수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로는 아무도 만족하 햇빛은 그래도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창호라고 할 가,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가 모두 파시브하우스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공통의 하는 에너지를 오랫동안 건축물 안에 머물러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아주 유사하면 지 못한다. 공기도 좋아야 하고 햇빛이 잘 들어오고 더 수 있다. 이런 용도로 개발된 창호가 바로 3중 로이유 이해를 바탕으로 합심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8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9
  • 6. |✽집중과 조명│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축부문에너지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너지소 비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에너지소 비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00년도 대비 20% 절감한 한국형 생태주택의 모색 다는 계획을 세우고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를 도입 하여 공공건축물에 시범 적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생태주거단지나 이은희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1990년대는 친환경건축물을,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와서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주택들을 지으며 자연친 작년 9월 초유의 정전사태를 맞은 것은 전력 점검을 위해 원전과 화력발전 일부가 점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 화적이며 생태계와 공존하고 에너지절약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생태건축이란 자연적인 에너 홍제동의 개미마을. 서대문구는 이곳을 생태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검에 들어간 탓도 있지만 뜻하지 않게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비 40% 감축의무를 가지고 열손실을 막기 위해 주거부 사진 blog.naver.com/next5991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에너지 피크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원자력에너지 문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도 이 지의 생태적 이용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며 건강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유럽처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개발이나 에너지효율성 산화탄소 발생원 중 건물에서 발생하는 양은 전체의 1/ 한 주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건축하는 것이며, 환경 증대, 에너지 절약이 기후변화시대에 있어 안전한 대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주 4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부터 영국은 친화적 주택이란 에너지자원절약과 주변 환경과의 유 포함한 공동주택이 전체 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위주의 초고 택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소비량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독일이나 건축 부문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및 절약을 위해 공공 기적 연계, 건강과 쾌적성향상을 도모하며, 환경공생주 층건물과 미관을 고려한 탑상형 건축형태는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여러 세대를 설계 영국 등 외국에서는 생태주택, 친환경건축물, 환경공생주택이나 그린빌딩 등을 지으 기관, 사기업, 개발업자들이 상호협력하여 에너지 절약 택이란 지구환경의 보전적 관점에서 주변 환경과의 조 하여 자연풍을 이용한 환기의 어려움은 물론 직사광선 때문에 견딜만한 여름날씨에 며 에너지를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주거 형 생태도시와 주거단지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화, 주거환경의 건강이나 쾌적성들을 고려한 주택을 의 도 냉방시스템 가동 없이는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우리는 오히려 기후 부문이 전체 에너지 소비의 30%로 산업 부문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주택이 밀집한 서울시의 경우 2011년 건 미하고, 그린빌딩은 에너지 절약형이나 환경에 해를 미 변화시대에 에너지 다소비 주거형태로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최근 들어 우리 치는 물질의 배출을 절감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짓는 빌 나라에서도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도입이나 생태면적율 적용 등으로 아파트단지 건 딩을 의미하며,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손실을 최소화 설시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친환경자재를 쓰고 생태적인 측면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하는 주택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은 거의 초고층 건물위주의 주거형태에서는 외부녹지와의 활용과 연계보다는 인간을 점점 더 비슷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 내부로 몰고 있는 실정이다. 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총체적으로는 모두 자 지금 우리 건축을 예전방식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고층위주의 아파트형태를 지양하 원절약과 생태적 피해를 최소화하여 인간이 지구상에 고 우리의 건축방식이나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를 접목하여 자연의 힘으로 주변의 미세 서 오래 공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의 저층형태의 공동주택을 조성하여 주거형태의 다양 기후변화시대에 들어오면서 이미 선진 외국에서는 자기 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한옥처마의 원리를 도입하거나 벽에서 간격을 띄워 벽면녹 만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웰빙보다는 로하스(Lifestyles 화를 하여 여름의 직사광선을 막아 냉방에너지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거나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추구하는 시대로 들 옥상녹화를 통해 열전도율을 낮추어 주고 우수를 저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공간으 어서면서 환경 파괴 없이도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지 로 조성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의 미나리꽝의 원리를 식물정화조 속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동체 전체를 중요시 를 겸한 생태연못의 조성으로 도입하여 동・식물의 서식처뿐만 아니라 주변의 온습도 하며 다음세대까지의 건강과 삶을 지속시키는데 초점 를 조절할 수 있는 역할도 겸할 수 있는 방안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녹지의 일부는 을 맞추고 있다. 선진 각국에서는 이와 같이 환경파괴를 예전 집앞의 남새밭처럼 도시텃밭을 조성한다면 소출의 기쁨도 맛보며 지렁이퇴비장 최소화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 을 활용하여 유기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부산물인 분변토는 퇴비로 활용하여 자연순환 오고 있는 반면 우린 소비지향적인 삶의 방식과 건설로 을 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으로 활 인해 불과 반세기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도 있었던 제 용하여 사라져가는 공동체 의식을 높혀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소가 부족한 곳은 옥 한된 자원을 절약하여 활용하며 자연과 조화된 삶을 누 상을 활용해서 도시텃밭을 만드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과 접목 리며 공동체의 삶을 중요시한 모습을 경제적인 풍요로 하여 에너지효율이 높은 형태나 에너지 절감을 위한 현대적인 기술을 적용하여 대도시 움 속에 이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된 실정이다. 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생태주택의 다양한 시도들을 정부나 기업들이 적극 협 우리나라 2010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아파트 동하여 개발하여야 할 것이며 시민들도 적극 동참하는 공조체계가 이루어진다면 기후 런던 근교의 베드제드는 영국의 대표적인 친환경생태주거단지 중 하나이다. 100가구 가량의 단독・연립주택으로 이뤄진 이곳에는 태양열과 풍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확보하도록 설계되었다. 사진 Tom Chance 가 차지하는 비중이 58.3%로 가장 높고 연립주택 등을 변화시대에 새로운 한국형 생태주택의 장을 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10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1
  • 7. |✽집중과 조명│ 터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 는지 잘 모르고 있다. 갑자기 전개되고 있는 친환경건축, 제로에너지건축이라는 시 류에 이 시대의 건축가들은 방황하고 있다. 필자는 그 해답을 이미 우리 선조들이 수 백년, 수천년 동안 몸으로 체득하면서 발전시켜왔던 전통건축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다소 진부한 과거의 유물로만 여겨 왔던 전통건축에는 옛사람들 이 대를 이어 체득하고 전수해왔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이 있다. 전통건축의 공간구성, 마당, 담, 처마, 문, 마루 등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과학 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전통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과학적으로 건조된 건물을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저하지 않고“해인사 장경판전” 꼽는다. 해인사는 경 을 남 합천 가야산 서남쪽 중턱에 우두봉, 두리봉, 깃대봉, 단지봉 등의 계곡이 합류하 는 지점에 위치하여, 항상 일정한 바람이 흘러가지만 태풍과 같은 큰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산중에서도 일년 내내 햇볕을 풍부하게 받을 수 있는 양명한 곳에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경판전(藏 經板殿)은 해인사 경내 가장 깊숙한 위치의 높은 언덕에 입지하여 풍부한 일조량과 낮에는 계곡풍이 밤에는 산풍이 전각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도록 배치되어 있다. 장경판전은 수다라장과 법보전 및 동서사간판전 등 모두 4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 으며, 수다라장과 법보전 사이에는 약 16m 너비의 마당이 있고, 수다라장 전면에는 해인사 장경판 후면창 [그림1] 해인사 장경판 약 1.25m, 법보전 후면에 약 2.0m의 담이 설치되어 있다. 장경판전 안에는 한칸의 판가 내부 길이가 150cm, 높이 64cm, 굵은 각재의 5층 높이로 짜여진 판가의 각 칸마다 경판 을 2단씩 세워서 보관하고 있다. 목재로 만들어진 경판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적 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해인사 장경판전에 숨어있는 조상들의 지혜를 규명하 전통건축에서 20세기를 풍미했던 서구적 모더니즘(Modernism)의 고자 노력해왔고, 현재까지 규명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인사 장경판전은 자 건축은 표준화된 설계기준에 따라 지역의 풍토나 사람 연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경판보존에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건물의 배치, 담 들의 생활방식을 무시한 채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 장, 창의 형태 및 배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친환경건축을 배우다 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건축, 그러한 건물들을 지어왔 다. 즉 20세기의 건축가들은 그 이전의 건축가들이 고 민해왔던 자연과의 순응, 자연을 활용하는 건축의 구 그림 2와 같이 장경판전의 공기를 흐름을 살펴보면 낮 시간에는 계곡을 따라 올라 오는 바람은 수다라장을 흘러나가고, 법보전의 경우는 뒤편의 담장에 부딪힌 순환류 가 뒷면창을 통해 유입되어 전면창을 통해 배출되게 된다. 밤에는 낮 시간과 반대로 해인사 장경판전 현이라는 어려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건물은 철저히 외부환경과 차단된 채 공조시스템과 조명시스 산 정상에서 산풍이 불어서 법보전은 바람방향의 기류를 수다라장은 바람방향과 반 대의 순환류에 의해 환기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때 수다라장 전면, 법보전 후면에 있 템으로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점점 쾌적 는 담은 판전 건물의 환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림에서와 같이 계곡을 따라 불어 송두삼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한 공간에 익숙해져 가고,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오는 바람은 수다라장 전면에 있는 담에서 약화되어 담과 수다라장 벽면사이에서는 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에서 사용 회전하면서 수다라장 전면 하부의 큰 창과 상부의 작은 창을 통해 실내로 유입된다. 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지구환경에의 영향을 최소 만일 수다라장 전면에 담이 없다면 강한 바람은 수다라장의 상부창을 통해 수다라장 화하는“친환경건축” 요구되고 있다. 이 내부의 상층부를 거쳐 뒤쪽을 창으로 빠져 나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다라장 하부 [그림2] 장경판전의 공기 흐름 모더니즘 건축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는 언젠가부 에 놓여있는 판가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수다라장 전면의 담 상 : 법보전 뒤편 담이 있는 경우, 하 : 법보전 뒤편 담이 없는 경우 12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3
  • 8. |✽2011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2011년 제9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은 수다라장 내부의 판가가 골고루 환기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 다. 또한 그림2와 같이 법보전의 경우도 수다라장 지붕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이 법 보전 뒤편의 담에 걸려 순환하면서 법보전 후면벽에 설치되어 있는 창을 통해 유입 되어 전면벽을 통해 빠져나가면서 그 과정에서 법보전 내 판가의 습기를 제거하게 이곳만은 꼭 지키자! 된다. 그림2의 하측 그림과 같이 법보전 뒤편에 담이 없다면 법보전에 유입되는 순환 꼭 지켜야할 자연・문화유산 수상작 시상식 일시 류는 매우 약해서 법보전 내 환기효율은 매우 나빠질 것이다. 산림청장상 금강 천내습지(수상단체 : 금산참여연대) 2011년 11월 7일 18시 장경판전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지혜는 창이다. 수다라장 전면벽에는 각 칸마다 내셔널트러스트상 경주 읍천리 화산해안 지형(수상단체 :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양측 기둥사이에 중앙에 걸쳐 아래 살창은 폭 2.15m×높이 1.0m, 넓이 2.15m , 위 2 아름다운자연상 내성천(수상자 : 박용훈) 시상식 장소 의 살창은 1.2m×높이 0.44m, 넓이 0.528m2로 설치되어 있다. 아래창이 위창보 미래세대지킴이상 순천 이사천 절강(수상단체 : 순천시청), 철원평야(수상단체 : 철원야생서포터즈) 문학의집・서울 산림문학관 다 4배정도 넓다. 반면 건물 뒷면은 아래창이 1.36m×높이 1.2m, 넓이 1.63m2, 위 창은 2.4m×높이 1.0m, 넓이 2.4m2로 설치되어 위창이 아래창 보다 약 1.4배 넓 다. 후면의 창문 면적의 합은 3면의 창면적의 합과 동일하다. 법보전의 경우도 살창 의 높이와 폭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 구조나 비율은 수다라장과 동일하다. 수다 라장의 전면벽 하부의 창은 넓게 만들어 담을 통해 약화된 바람이 하부를 통해 많 이 유입되어 수다라장 저층부에 비교적 높게 분포하는 습기를 골고루 제거하기 위 함이며, 한편 상부창을 작게 만든 것은 창을 통과하는 바람의 속도를 빠르게 함으 로써 하부를 통해 유입된 바람이 수다라장 경판사이의 습기를 머금고 판가사이를 거쳐 수직으로 상승할 경우, 이 공기를 실의 상부측 창을 통해 배출하기 위함이다. 한편 법보전의 경우는 건물 뒤편에서 담장에 부딪힌 바람이 유입되게 되는데 이 바 람의 속도는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하부창의 크기를 상부창 보다 작게하여 하부창 을 지나는 공기의 속도를 빠르게 하여 그 구동력으로 법보전 내 판가를 환기시키게 된다. [그림3] 장경판전의 창 (상 : 전면창, 하 : 후면창) 장경판전의 환기기술과 더불어 습도조절을 위해 숨어 있는 또 다른 지혜는 판전 바닥에 깔려 있는 숯, 소금, 백토이다. 숯, 소금, 백토는 공기중의 습기량에 따라 습 기를 흡수하기도 하고 방출하기도 하며, 공기중의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특성 이 있다. 그와 더불어 극단적으로 공기중의 습도가 높은 장마철인 경우는 판전 내 기 둥이나 판가의 주축돌에는 결로가 발생하여 적극적으로 공기중의 수분을 제거하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지금부터 약 600년 이전에 지어진 장경판전의 놀라운 생태 건축 기술을 오늘날 우리가 현대과학으로 간신히 규명하고 이해하는 정도이다. 우리 는 어느새 서구문명에 대한 동경, “서구 = 선진” 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 지금 건축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건축, 생태건축의 답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해외 견학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 전통건축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과거의 산물로만 치부되어져 왔던 우리 전통건축을 보다 과학적으 로 이해하려는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전통건축에 숨겨져 있는 조상들의 지혜 를 열심히 규명하여 현 시대에 요구되는 친환경건축 구현에 활용해야 할 것이며, 더 불어 해외에 우리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알려야 하겠다. ● 주최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 주관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 ● 후원 14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5
  • 9. 2011년 ‘이곳만은 꼭 지키자’ 금강 천내습지 시민공모전 심사 후기 수상단체 : 금산참여연대 산림청장상 이의 결과로 산림청장상은 천내습지가 차지했습니다. 천내습지는 금강의 지천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 으로 4대강 사업의 부적절함을 만인이 함께 느끼게 했습 니다. 내셔널트러스트상은 읍천리 화산 해안지형으로 트러스 트운동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지역입니다. 경주 바닷가에 부채꼴로 누워있는 주상절리로, 영국내셔널트러스트의 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연중 제일 큰 행사 중 하나는 바 름다운 해안 절벽이 떠오릅니다. 우리도 자랑스럽고 뛰어 로 시민공모전‘이곳만은 꼭 지키자’ 하겠습니다. 올해 라 난 해안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는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 부문에 22개작과 잘 가꾼 아름다운 자연상에는 낙동강의 내성천으로, 경관이나 생 자연문화유산 부문에 2개작이 접수되어 많은 수는 아니지 태적으로 뛰어난 곳입니다. 이 역시 4대강 사업과 댐 공사 만 내용이 좋아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로 위기에 처해 있어 내성천 보존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15인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서류심사 됩니다. 현재 지율스님과 함께 내셔널트러스트 내성천살리 와 네티즌 평가를 통해 1차로 충청권 금산 천내습지, 보은 점 기운동을 벌이고 있어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판암 너와집, 전라권 순천 이사천의 절강, 경상권 내성천, 경 미래세대 지킴이상에는 순천 이사천 절강과 철원평야 철 주 읍천리 화산지형, 울산 돌티미골과 약수습원, 경기 강원 새도래지로, 이사천은 아름다운 순천만의 기수지역으로 지 권의 곡릉천 하구와 철원평야 등 총 10곳을 선정했습니다. 방자치단체가 하천 습지 복원 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하지만 애석하게도 올해의 잘 가꾼 자연문화유산에서는 출 점이 돋보였습니다. 지역 트러스트운동의 성공으로 바닷물 품작이 선정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제외되었습니다. 2차 심 이 오가는 왕성한 생태계가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사는 심사위원이 현장을 방문한 평가로 이루어졌으며 총 5 철원평야는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겨울철새 도래지로 생 곳으로 수상 예정지를 압축했습니다. 태계의 보고입니다. 뿐만 아니라 삼국시대나 한국전쟁의 격 천내습지가 4대강 공원화사업의 최고 수혜자가 됐습니다. 한강등 다른 강에는 금산의 천내습지 이상의 습지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불행이도 4대강사업으로 그 않았던 습지 이번 시상식은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상 전지로 역사 문화적으로도 꼭 지켜져야 할 기록의 땅입니다. 들이 사라지고, 천내습지는 다행이 사업에서 빠지게 되어서 원형을 보전할 수 있게 되어서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라져 버린 하천습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 예정자가 시상식장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여 참석자 수상지 5곳뿐만 아니라 응모자의 모든 지역이 꼭 지켜져 픈 일이지만 천내습지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금산참여연대로서는 큰 힘을 받게 됐습니다. 4대강공원화사업에 제외 된 것도 충청권의 많은 단체들이 함께 노력해줬기에 가능했고, 습지 시민평가단의 마음을 움직이고, 유명인사가 수상예정지의 야 할 곳이었습니다. 이제시민공모전 수상 선정에만 끝나 보호구역으로 보전하려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상을 받고 와서 천내습지보전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푸른 충남21의제에서 주관을 하고 충청 열렬한 지원 발언으로 호소하였으며, 참석자의 투표가 점 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 결단코 지켜나가야겠습니다. 이에 남도, 금산군, 물포럼코리아, 대청호보전운동본부 등이 함께 해주었고, 환경부에서도 함께 노력할 것을 토론에서 약속했습니다. 토론장에서 충남발전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 수에 합산되어 순위를 결정했습니다. 시상식 마지막 순간 대안으로 트러스트운동에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 데 꾸구리라는 멸종위기종과 삵이 추가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천내습지의 가치와 보전해야 할 까닭이 더욱 커지는 이유입니다. 금산참여연대는 금강 상류에서 가장 큰 천내습지를 보호하는데 힘 쏟을 것이고 하천습지를 보전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주민이 보호하는 습지가 되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보전노력에 큰 상으로 답해 까지 긴장감이 있었으며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구합니다. 준 내셔널 트러스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시민공모전위원회 위원장 이수용(수문출판사 대표) 위원 남준기(내일신문 기자) 박석근(한국식물원연구소장) 우동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은희(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주신하(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최중기(인하대학교 교수) 현진오(동북아식물연구소장 16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7
  • 10. 내셔널트러스트상 경주 읍천리 내성천 아름다운자연상 수상단체 :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김종민, 이성훈, 이재호 수상자 : 박용훈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화산지형으로 2011년 제9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에서 내셔널트러스트상을 수상한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김종민, 내성천은 굽이굽이 강물 따라 모래가 함께 흐르는 무척 아름다운 강입니다. 봉화에서 시작하여 영주와 예천을 지나 낙동강과 만나는 동안 비단여울의 금강마을과 연꽃이 물위에 떠있 이성훈, 이재호입니다. 개인적(이재호)으로는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시민공모전에 응모를 했습니다. 최종후보에만 올라가고, 수상하지 못했었는데 비로소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는 는 듯한 무섬마을, 그리고 강물이 크게 한 바퀴 원을 그리며 용들이 다투는 듯한 형상의 회룡포를 만들어낸 한반도 제1의 모래강입니다. 제가 호명에서 처음 내성천을 보았을 때 마치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기존의 내셔널트러스트 시민공모전은 생태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 같아서 저희의 전공인‘지리’ 살짝 괴리감도 있었고, 생태(생물)쪽과 연계하면 더 좋 와는 나그네가 어느 곳에선가 문득 고향을 느끼는 듯 하였습니다. 소박하고 은은하며, 겸손하고 넉넉하여 모든 생명이 그 품에서 편안함과 위로를 얻는 강을 본 것입니다. 사람의 눈은 크게 겠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단순히 수상을 목적으로 저희가 추구하는 본질을 잃고 싶지 않아 저희는 지리의 대중화, 지리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더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번에 수상하 다르지 않아서 미국과 독일의 명망 있는 전문가가 내성천을 잠깐 본 것만으로도 감탄하고 안타까워하며 국립공원을 운운합니다. 사실 그들을 거울삼지 않아도 내성천에 들어 한나절 게 된 경주 읍천리의 화산지형의 경우도 저희가 추구했던 목적에 부합하여 응모를 하게 되었고, 결국엔 저희의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전공 특성상 매년 수회에 걸쳐 답 걷다보면 내성천이 세계적인 모래강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종아리를 감싸는 강물을 느끼며 강을 걷고, 강안에서 길을 찾아 강을 건너다보면 삶의 강을 건너는 일도 이와 별로 다를 것 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읍천리 화산지형의 경우 지난 1년간 답사를 갔던 곳 중 가장 인상 깊은 장소로, 경관의 학술적, 환경적 가치에 비해 관리가 소홀하여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체험은 오직 내성천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상상해보십시오. 물고기들이 뛰노는 맑은 강에서 푸른 자연을 숨 쉬고 온 몸으로 고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준 곳입니다. 그리고 고립적인 보존보다는 지속가능한개발이라는 개념으로 경관을 바라보았고, 지오파크(geopark)로서의 가치를 많이 내세웠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인해 답사를 하며 당신의 아이와 생의 중요한 한나절을 함께 걷는 시간을 말입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잔잔한 이 감동은 5박6일의 해외여행이 아니라도 가능한 이 땅에 있는데 사람들은 아직 이 강을 모 환경적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학업과 답사를 병행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다른 수상들에 비해 부족한 점도 많고, 인원도 적으며, 추구하는 목 릅니다. 소중한 것은 자랑하지 않듯이 사람들이 내성천을 모르는 것이 굳이 나쁜 일은 아니겠습니다. 지율스님 말씀처럼 내성천이 초미지급의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적도 다소 다름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벌써부터 내년에는 어떤 장소를 응모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을 기다리는 4대강사업으로 맑은 물이 넘쳐난다는 낙동강에 맑은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서 댐을 짓고 있는 내성천에 하류 쪽으로는 다시 대규모 정비가 곧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여름 내성천에 동안 경주시청에서 읍천리 주상절리를 중심으로 주상절리 테마공원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던 개발을 통한 보존이 아니라 수익창출을 위한 관광객 유치를 위 와서 3일을 보내며 내내 행복해했던 제주도 어린이들이 내성천이 처한 상황을 알고 돌아가는 모습이 지금도 미안합니다. 돌아갈 곳, 돌아가고 싶은 곳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 가슴이 아 한 공원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입니다.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최대한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기를 바라면서, 친근하게 저희를 대해주신 김금호 사무국장님, 현장 답사에서 많은 도움을 주 픈 일입니다. 지금 온 힘을 다해 지켜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한반도 마지막 모래강입니다. 신 서종철 교수님을 비롯하여 시상식에서 투표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18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19
  • 11. 미래세대지킴이상 순천 이사천 절강 철원평야 미래세대지킴이상 수상단체 : 순천시청 수상단체 : 철원 야생서포터즈 순천만은 이제 작은 지방도시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습지보전 정책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인근 도시에 철강산업과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면서 우리는 뭘해 어린 시절 저의 놀이터는 아파트 숲이었습니다. 푸르름없는 주차장에서‘삼팔선’ 이라는 놀이를 했습니다. 그 당시‘삼팔선’ 놀이의 하나일 뿐, 너무나 먼 곳이었고 아무런 생각도 없 은 야 하나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시는 더 이상 산업화가 아닌 생태와 문화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시대로 변하였습니다. 순천시는 더 이상“순창 고추장의 순창?” “여수 옆 혹은 었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철원에 있는 조류보호협회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을 때도 처음에는 삼팔선, 지금의 휴전선이 있는 DMZ를 제외하고는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곳 순천?”이라는 반문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순천만” 이라는 한 때 천덕꾸러기였던 갯벌이 우리시의 자랑거리로 자긍심을 심어 주었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에는 내가 자라면서 볼 수 없었던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있었고 그 동물들의 집이자 고향이 바로 철원이었습니다. 해가 뜰 무렵이면 가을에 찾아온 수천마리의 쇠기러기가 머리 위를 날 줬습니다. 그런데 순천만의 브랜드화로 생태관광1번지로 명성을 떨칠 즈음 어느 순간 순천만 주변의 샛강에서 흘러들어오는 오염원과 온통 하우스로 이루어진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 아 출근합니다. 두루미는 매년 겨울이 오기 전에 도착해 철원평야의 낙곡들을 먹고 눈과 함께 겨울을 나며, 독수리는 머나먼 시베리아와 몽골에서부터 먹이를 찾아 2500km이상을 날 왔습니다. 과거 드넓게 펼쳐진 평지평야를 빼어난 자연경관을 뽐내며 굽이굽이 순천만으로 흘렀던 사행하천은 80년대 하천정비 및 간척사업으로 직강화 되면서 물길이 단절되고 고 아옵니다. 그밖에 멧돼지, 너구리, 고라니 그리고 온갖 종류의 새들의 쉼터가 철원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풍부한 철원의 먹이자원과 비교적 덜 손상된 자연덕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철원 립되어 지금의 절강(끊어진 강)이 되었고 현재는 주변 농경지나 하우스에 물을 대어주는 저류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농경지 등에서 흘러나오는 농약 등 오염원들로 인해 하부는 썩 도 산업화, 도시화되어가며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민통선이 북상해 개발이 가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철원의 야생동물을 구조하시는 한국조류보호협회 고 물이 고여 순천만의 수질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사행하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약 3.3km절강은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되어 생태학적 보전가치를 인정받고 있습 철원지회의 사무국장 김수호 선생님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철원의 자연이 파괴되고 해마다 찾아오는 철새들이 줄어드는 모습을 직접 느끼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몇 년 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수상은 오래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옛 사행하천을 되찾고 습지로서의 가치를 되살리는 이사천 절강의 전부터 함께 자원봉사를 하던 친구들과‘철원의 야생 서포터즈’ 만들어 돕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손으로 개발의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두루미가 찾아 를 복원은 순천만을 유산으로 남길 또 하나의 방법인 것입니다. 사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나라 곳곳의 숨겨져 있는, 위기에 처해있는 유산을 발굴하여 보전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오지 않는 철원, 생각만 해도 끔찍했고 이곳만은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철원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에 지원하였고 감사하게도‘미래세대지킴이상’ 수 을 많다는 걸 알았으며 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상했습니다. 다른 발표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한 곳 한 곳 소중하지 않은 자연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제 저는‘고향’ 이 라는 말을 떠올릴 때면 자라온 아파트 숲보다는 철원을 떠올립니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에게 자연을 선물해준 철원평야는 언제라도 돌아가고 싶은 곳이고 야생이 남아 있는 곳입니 다. 그 곳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서 지금 눈앞의 자연을 지키는 일입니다. 20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21
  • 12. |✽영국 내셔널트러스트│ 차트웰, 영국의 진정한 아들 view possessed Churchill)’ 말하기도 했다. 실제 그 고 는‘차트웰을 떠나 있는 날은 허비하는 날(A day away from Chartwell is a day wasted)’ 이라고 말할 정도로 ‘처칠의 안식처’ 차트웰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애착은 그 곳 의 풍광과 자연에 동화되는 일상생활의 리듬으로 구축 되어 있었다. 조명래 |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차트웰은 런던 동남부 지역을 동서로 길게 가로지르 1 는 두 개의 나지막한 구릉 사이에 광활하게 펼쳐진‘캔 2 트 평원(the weald of Kent)’ 북사면 산자락에 자리 의 하고 있다. 풍광이 빼어난 이 일대를 영국 사람들은‘영 국의 정원(the garden of England)’ 부른다. 이 평 이라 원에서도 표고 198m에 자리 잡은 차트웰은 남쪽으로 끝 없이 펼쳐지는 전경을 앞에 두고 있다. 총 면적이 300에 이커(약 38만평)에 이를 정도로 넓은 부지엔 처칠 부부 가 꾸미고 가꾼 정원, 산책길, 연못, 숲, 공터 등이 그림 같이 펼쳐져 있다. 처칠은 지대가 약간 높은 곳에 자리 한 차트웰의 거실에서 바라보는 전경을 특히 좋아 했다. 그 전경은 마치 그가 퀸 엘리자베스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선상에서 바라본 대해(大海)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차트웰에서 일상은 매순간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말할 정도로,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노정객 처 고 칠에게 차트웰은 글자 그대로‘정신적 안식처’ 였다. 혹 사진 Gareth Williams 1 사진 Roger Wollstadt 2 사진 Gabrielle Ludlow 자는 차트웰을‘처칠의 주된 성년 주택(a rimary adult house of Churchill)’ ‘피난처(refuge)’ 불렀다. 혹은 라 차트웰(Chartwell)은 영국의 전 수장 윈스톤 처칠 경(Sir Winston Churchill, 1874- 마음이 서로 통했는지, 처칠은 이미 당시 그런 류의 전원 48세에 매입한 후, 처칠은 50대 동안(주로 1930년대) 정 칠의 삶 그 자체이면서, 동시에 20세기 중반 영국 역사의 저장고이기도 하다. 1965)이 인생 후반기 40여 년을 보냈던 집이다. 처칠은 2차 대전 때 수상으로 영국을 주택으로 캔트의 차트웰 매입을 추진하고 있었다. 부인 치적 좌절과 소외를 겪으면서, 이곳에서 정원을 가꾸고 차트웰은 영어의 고어(古語)에서‘거친 땅(rough land)’ 뜻의 이란 ‘차터(chart)’ 와 전승국으로 이끈 빼어난 정치인이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영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의 추 을 편지를 받은 다음날, 처칠은 매매자를 사무실로 불러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면서 한을 풀었다. 낙담해서 차트 우물이란 뜻의‘웰(well)’ 합성어다. 거친 곳에 우물을 파 터전으로 자리 잡게 된 곳 의 앙을 받고 있다. 그의 이력은 다양하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직업군인이면서 수상을 두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매매가는 5500파운드(요즘 한화 웰로 돌아갈 때, 그는 번뇌를 잊기 위해‘캠퍼스를 공격 이라는 역사가 명칭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거처로서 차트웰은 16세기 헨리8세가 번이나 역임한 직업 정치인이고, 프로급 화가이면서 벽돌공이고 나비 수집가이며, 역 기준으로 약 9백9십만원)이었지만, 처칠은 흥정 끝에 하러 간다’ 했고, 그림의 여신(Muse of Painting)이 고 ‘ ‘천일의 앤’ 유명한 으로 ‘앤 볼린(Ann Boleyn)’ 사랑을 얻기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의 사가이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문필가이기도 하다. 화려한 업적 못지않게 흠도 적 5000파운드에 매입하기로 하고 500파운드를 계약금으 자비와 애정으로 나를 구제한다’ 말하곤 했다. 고달픈 고 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19세기 들어 전면 개축하여 전형적인 빅토리아풍(Victorian) 지 않지만, 영국인들은 그를‘영국의 진정한 아들(a true son of England)’ 부르는 로 로 냈다. 그러나 재정적 부담이 컸기에 매입 건을 부인 담장 쌓기도 그에겐 번뇌를 잊는 한 방법이었다. 66세가 장원이 되었지만, 처칠이 매입할 당시엔 대부분 허물어져 있었다. 매입 후 처칠은 필립 데 주저치 않는다. 에게 즉각 알리지 않은 채, 처칠은 믿을만한 건축가를 고 되던 1940년에 첫 번째 수상이 되어 2차 대전을 치르는 틸든(Philip Tilden)이란 건축가를 고용해 토속적인 분위기면서 당시 유명 건축‘에드 처칠은 런던의 서쪽 옥스포드셔 블랜하임(Blenheim)에서 태어났지만, 91세로 돌아 용해 근 2년간 전면 수리를 했다. 동안도 처칠은 울적할 때마다 이곳을 들렸다. 1945년 총 윈 루튼스(Edwin Lutyens)의 초기양식으로 차트웰을 개조했다. 기본 콘셉트 가기 전 40여 년을 런던의 동남쪽 캔트(Kent) 웨스터햄(Westerham) 인근 차트웰이란 그가 차트웰을 매입한 것은 그곳의 웅장한 풍광 때문 선에서 패배한 처칠은 차트웰로 돌아와 노벨 문학상을 (concept)는‘살림 집(home)’ 이었다. 공간을 넓히고 창문을 크게 해 해가 잘 들어오게 집에서 보냈다. 그의 나이 48세, 자유당의‘식민부장관’ 취임한 이듬해인 1922년 으로 이었다. 그 풍광은 그에게 늘 영감과 평온함의 원천이었 받게 된‘전쟁의 역사’ 집필했다. 77세가 되던 1951년 를 하며, 평온함과 가족의 깊은 유대를 느끼도록 거실이나 서재 등을 꾸민 것은 모두 차트 에 그 집을 매입했다. 1922년 9월12일, 14번째 결혼기념일 날, 부인 클래맨타인 다. 임종 1년 전 그곳을 떠나기 전까지도, 그는 의자에 그는 두 번째 수상으로 취임했지만, 4년 뒤(1955년) 모 웰을‘가정 분위기(homely atmosphere)’ 연출하기 위함이었다. 이렇듯 나이 50에 로 (Clementein)은‘우리의 능력에 맞는 작은 전원주택을 하나 사서, 능력에 맞게끔 소박 앉아 시간을 잊은 채 평원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넋을 놓 든 공직을 물리고, 차트웰로 돌아와 정원을 가꾸고 그림 자연 속에 새 거처를 마련하게 된 이면엔 바로 삶의 내면세계에 더욱 충실하고자 했던 하게 살면, 우리 삶에 큰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 줄 것 같다’ 서신을 띄웠다. 부부의 는 곤 했었다. 그래서 혹자는‘풍광이 그를 소유했다(The 을 그리면서 노년의 회환을 삭혔다. 차트웰은 이렇듯 처 처칠의 바램이 깔려 있었다. 22 | 2012년 겨울호 | | | 2012년 겨울호 |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