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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과 예술
The Korean Literature and Arts
【특집논문 : 소상팔경(瀟湘八景)과 한국 문예】
제13집
Vol. 13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Institute of Korean Literature and Arts
2014. 3.
한국문학과 예술
The Korean Literature and Arts
제13집
Vol. 13
목 차
특집논문 : 소상팔경(瀟湘八景)과 한국 문예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衣若芬 5
소상팔경(瀟湘八景) 수용과 한국팔경시의 유행 양상 ···············안장리 45
한국 ‘瀟湘八景’詩의 儒家 성향 연구 ········································전유재 77
한⋅중 소상팔경도의 조형성과 표상 비교 - ‘소상야우’를 중심으로
······························································································· 송희경 111
소상팔경의 한국전통성악사적 전개 ··········································김인숙 143
서 평
낯선 존재와 조우하는 사유의 여정 - 󰡔해석의 권리󰡕
(엄경희, 까만양, 2013)를 읽고 ··············································박선영 189
맥락이 증발한 폭력에 대한 재맥락화 - 󰡔야만적인 앨리스 씨󰡕
(황정은, 문학동네, 2013)를 읽고 ············································허명숙 196
흥관군원(興觀群怨)의 파노라마 - 󰡔내가 좋아하는 한시󰡕
(민병수⋅김성언 외, 태학사, 2013)를 읽고····························양훈식 202
자료해제
󰡔同泛契 昌南詩社詩集󰡕에 대하여··············································조규익 211
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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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본 논문에서는 중국 ‘소상팔경(瀟湘八景)’의 기원, 한국⋅일본⋅월남에서의
소상팔경의 역사적 발전 상황을 개술하였다.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 나라인 한국
(고려시기), 일본, 월남까지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영향을 받아, 각자 지역의 팔
경을 발전 변화시켜 색다른 ‘소상팔경(瀟湘八景)’ 시화(詩畫)를 창작하였다. 이에
‘소상팔경(瀟湘八景)’은 동아시아의 공통 모티프의 문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화 작품의 서정적인 표현 면에서 한국⋅중국⋅일본⋅월남의 개별
적인 특색을 비교해보았다. 비교의 결과 중국의 ‘이별에 대한 근심’, 한국의 ‘낙토
(樂土)에 대한 동경’, 일본의 ‘유현선사(幽玄禪思)’, 월남의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
한 회귀(懷歸)’ 등이 표현되었다. 이들은 모두 ‘소상팔경(瀟湘八景)’을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이를 매개로 문화 형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드러냈다.
동아시아 네 나라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 대한 예술 창작은 인간과 경관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직접 소상에 갔던 월남의 시인이든, 지식으로 ‘개념풍경
(概念風景)’을 받아들였던 다른 나라 시인이든, 모두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아
름다움의 상징으로 인정하였다.
주제어 : 소상팔경, 시화(詩畵), 낙토(樂土)에 대한 동경, 유현선사(幽玄禪思), 문화
형상
특집논문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衣若芬*
1)
* 싱가폴 남양이공대학 교수
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1. ‘瀟湘八景’의 기원
‘瀟湘’의 ‘湘’은 상수(湘水)를 일컫는 것으로, 중국 광서(廣西)성 영천(靈
川)현 동쪽에 있는 해양산(海陽山)에서 발원한다. 동북쪽 호남(湖南)성까
지 흘러가서 호남성의 4대 강 중 하나이기도 하다. ‘瀟’자는 위진(魏晉)시대
에는 물이 맑고 깊다는 뜻으로 쓰였고, 당(唐)대에 이르러서는 소수(瀟水)
를 가리켰다. 소수는 호남성 영원(寧遠)현의 구의산(九疑山)에서 발원하고,
영릉(零陵)현에서 상수로 흘러 들어가 호남성을 관통하며, 동정호(洞庭湖)
까지 흘러 들어간다. 이에 좁은 의미에서 보면 ‘瀟湘’은 소수와 상수의 합
칭이고, 넓은 의미로 보면 호남지역을 가리키는 것이다.
‘八景’의 ‘景’자는 원래는 일광을 가리키는데, 위진육조 시대에는 경관이
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때부터 여덟 군데의 경관을
노래하는 시가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심약(沈約)(441-513)의
<八詠詩>1)라는 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는 ‘八’과 ‘景’이 합쳐져 한 단어로
되어 있다. ‘八景’은 원래는 도교 법사 중의 신여(神輿)를 묘사한 것으로,
‘八寶妙景’⋅‘八卦神景’⋅‘八色光景’2)이라고도 한다. 유신(庾信)(513-581)
의 <道士步虛詞>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무명은 만물의 근원이요, 도는 모든 사물의 시작이다. 적막의 끝에서
1) <登臺望秋月>⋅<會圃臨東風>⋅<歲暮湣衰草>⋅<霜來悲落桐>⋅<夕行聞
夜鶴>⋅<晨征聽曉鴻>⋅<解佩去朝市>⋅<被褐守山東>.
2) [明]周玄貞의 ≪皇經集註≫권4에는 “與諸天眷屬馭八景鸞輿。”라고 하였다.
주석에 따르면 “팔경은 팔보묘경, 팔괘신경, 팔색광경이라고도 한다. 대개 하
늘의 신여와 주변 여덟 군데의 경관을 묘사한 것으로, 여덟 절기(八節)를 갖
추고 있어 팔경이라고 한다.” (八景, 一作八寶妙景, 一作八卦神景, 一作八色光
景。大抵天上神輿, 周八方之景, 備八節之和, 故云八景。)라고 하였다.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7
단약의 기운을 타고, 어둠을 밝히려 옥허궁으로 오른다. 상제를 따라 절기
를 세우고, 팔경을 쫓아 여기저기를 다닌다. 〔……〕
“無名萬物始, 有道百靈初。寂絕乘丹氣, 玄明上玉虛。三元隨建節, 八景
逐廻 輿。〔……〕”3)
북송시기에 ‘八景’은 여덟 군데의 경관을 통칭한 것으로 ‘八境’이라고도
하였다. 그 당시 소식(蘇軾)(1037-1101)이 <虔州八境圖八首>⋅<鳳翔八
觀>이라는 시를 지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瀟湘八景’은 바로 호남지역
여덟 군데의 경관을 일컫는 것이다. 북송 심괄(沈括)(1031-1095)의 기재에
따르면 ‘瀟湘八景’은 문인 겸 화가인 송적(宋迪)(자는 復古, 약1015-1080
년)이 그린 평원(平遠) 산수화의 제목이라고 되어 있다.
탁지원외랑(度支員外郎) 송적은 그림 솜씨가 능숙한데 특히 평원 산수
화에 뛰어났다.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는 <平沙雁落>⋅<遠浦帆歸>
⋅<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寺晚鐘>
⋅<漁村落照>가 있는데, 이를 일러‘八景’이라고 한다. 이것은 호사가들에
의해 많이 전해졌다.
“度支員外郎宋迪工畫, 尤善為平遠山水, 其得意者有「平沙雁落」、「遠
浦帆歸」、「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寺晚
鐘」、「漁村落照」, 謂之「八景」。好事者多傳之。”4)
엄격히 보면, 심괄은 송적이 <瀟湘八景圖>를 그렸다고 주장한 바가 없
다. 송휘종(宋徽宗) 시기의 ≪宣和畫譜≫의 기록에 따르면 어부(御府)에
3) 逯欽立輯校, ≪先秦漢魏晉南北朝詩≫(北京:中華書局, 1993年), ≪北周詩≫권
2, 2350쪽.
4) [宋]沈括撰, 胡道靜校注, ≪新校正夢溪筆談≫(香港:中華書局, 1987年), 권
17<書畫>, 171쪽.
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소장된 송적의 그림 작품 중 <八景圖>5)라는 한 폭의 그림이 있지만, <瀟
湘八景圖>라고 하지는 않았다.
오늘날 발견된 것으로 처음 송적의 ‘八境’ 제화시(題畫詩)를 지은 석혜
홍(釋惠洪)(德洪覺範, 1071~1128)이 쓴 시제(詩題)를 보면 <宋迪作八境絕
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各賦一首>라고 되
어 있다. 그러나 화가가 명시되지 않은 다른 제화시들은 통틀어 <瀟湘八
景>이라고 하였다. <瀟湘八景>시의 각 경관의 표제는 심괄이 기재한 송
적의 <八景圖>와 거의 일치하지만, 심괄이 기재한 <平沙雁落>, <遠浦帆
歸>를 석혜홍은 <落雁>, <歸帆>이라고 하였다. 남송의 조희곡(趙希
鵠)(1223년의 進士)은 “송대 復古가 <瀟湘八景>을 창작하였다.”6)라고 언
급한 바가 있고, 원(元)대에 이르러 주덕윤(朱德潤)(1394~1365)은 “<瀟湘
八景圖>는 송대 문신인 송적부터 시작 되었다.”7)라고 하여, 이는 후세에
확고한 주장이 되고 말았다.
송적은 <瀟湘八景圖>를 창작한 첫 번째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瀟湘八
景’의 각 경관의 제목 또한 송적이 명명하였다고 여기고 있으며, 심지어
‘먼저 그림을 그린 후 주제를 정하였다.(先畫後命意)’라는 주장도 있다. 조
희곡의 ≪洞天清祿集≫과 등춘(鄧椿)의 ≪畫繼≫에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송대 復古가 그린 팔경은 모두 밤의 경치인데 그 중 <煙寺晚鐘> 과
5) ≪宣和畫譜≫(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12,
2b-3a쪽, 총 138~139쪽.
6) [宋]趙希鵠, ≪洞天清祿集.古畫辨≫, 黃賓虹⋅鄧實이 편찬한 ≪美術叢書≫
(南京: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책1, 566쪽에 수록되어 있다.
7) [元]朱德潤, ≪存復齋文集≫(臺南:莊嚴文化事業有限公司, 1997年≪四庫全書
存目叢書≫本), 권7<跋馬遠畫瀟湘八景>, 6a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9
<瀟湘夜雨>는 이해하기가 꽤 어렵다. 한밤중에 어찌 종소리가 들리고,
비오는 밤에 소상의 야경을 볼 수 있겠는가? 이에 復古는 먼저 그림을
그리고 주제를 정한 것이다. 다만 심오하고 처량한 모양을 그린 것에 불
과하다.
“宋復古八景, 皆是晚景, 其間煙寺晚鐘, 瀟湘夜雨, 頗費形容。鐘聲固不
可為, 而瀟湘夜矣, 又復雨作, 有何所見, 蓋復古先畫而後命意, 不過略具掩
靄慘淡之狀耳。”8)
이에 ‘瀟湘八景’은 현장에서 직접 여덟 군데의 경관을 사생한 것이 아니
라 단지 수묵으로 표현한 형상들은 모두 이 네 글자로 된 제목을 붙인 것
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경관들 중 <洞庭秋月>과 <瀟湘夜雨>만 대응한
장소를 찾을 수 있지 나머지 여섯 군데의 경관은 어느 지역이든 다 적당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개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瀟湘八景’
은 남송 때 유행한 후 특정한 시각이나 계절, 날씨를 채택해 그린 ‘지방팔
경(地方八景)’⋅‘십경(十景)’, 심지어 ‘십이경(十二景)’ 등을 등장시켰다.
그 외에 남송 때는 <瀟湘八景圖>의 제화사(題畫詞)가 있었고, 원대에
는 마치원(馬致遠)(1250~1321)의 산곡이 있었으며, 나중에는 석혜홍의 제
화시를 모방한 정섭(鄭燮)의 <浪淘沙>라는 사(詞) 작품도 있었다. ‘瀟湘八
景’은 다른 예술 방식도 포함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금가(琴歌)인 <瀟湘水
雲>9), 사조(詞調), 희곡제목 등이 있다.10)
8) [宋]鄧椿, ≪畫繼≫(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
6, 7b쪽, 총 534쪽.
9) 금가(琴歌) <瀟湘水雲>은 남송의 곽면(郭沔)(1190~약1260)이 창작한 것이
다. 곽면의 자는 초망(楚望)이다. “영가(永嘉) 출신이고, 매번 소상의 구름과
안개로 인해 가려져 있는 구의(九嶷)산을 바라보며 곡을 창작하여 간절한 마
음을 표현하였다. 그 곡을 경청하면 교교한 밝은 강물 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비친 강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永嘉人, 每望九嶷, 為瀟湘水雲所蔽, 乃為
1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중국뿐만이 아니라 주변 나라인 한국(고려시기), 일본, 월남까지도 모두
‘瀟湘八景’의 영향을 받아, 각자 지역의 팔경을 발전 변화시켜 색다른 ‘瀟湘
八景’ 詩畫를 창작하였다. 이에 ‘瀟湘八景’은 동아시아의 공통 모티프의 문
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2.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의 역사적 발전 개술
심괄의 묘사에 따르면, 북송 문인 겸 화가인 송적이 창작한 <瀟湘八景
圖>는 여덟 폭의 평원(平遠) 산수화라 칭하고 있다. 송적은 이성(李成)
(?~967)11)을 스승으로 삼아 본받았는데, 그는 “산수와 숲을 그리는 것에
능숙하여 그림의 정취가 우아하고, 형상은 온화하고 점잖다.(善畫山水寒
林, 情致閑雅, 體象雍容。)”12) 석혜홍의 제화시에서도 송적의 팔경도 경관
을 묘사하고 있는데, <江天暮雪>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수묵을 뿌리니 구름이 어두워 돌아오는 새 없고, 넋은 맑은데 하늘은
是曲, 以寓惓惓之意也。聆聽音趣, 更有水光雲影, 一簑江表之致。)”〔清〕孔
興誘, ≪琴苑心傳全編≫, 中國藝術研究院音樂研究所, 北京古琴研究會編,
≪琴曲集成≫(北京:中華書局, 1992年), 430쪽.
10) 남송 때 조장경(趙長卿)의 <瀟湘夜雨.燈詞>가 있었다. ≪惜香樂府≫(臺
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6, 3b~4a쪽. 송원 남
희(南戲) 중 무명씨의 ≪江天暮雪≫이라는 희극이 있는데, 전곡은 이미 유실
되었으나 ≪南曲九宮正始≫에는 산실된 곡이 수록되어 있다. 원대에는 楊顯
之의 ≪臨江驛瀟湘夜雨≫라는 잡극이 있었다.
11) [宋]米芾, ≪畫史≫(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18
쪽.
12) [宋]郭若虛, ≪圖畫見聞誌≫(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권3, 5b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1
갑자기 강에 눈을 뿌린다. 아름다운 천은 여기저기 흐르고, 조용한 나무숲
은 추위에 잘 어울린다. 외로운 배에 누워 창을 두드리는 소리 들으며, 날
밝아 일어나니 달빛 아직 남아 있다. 갑자기 놀라서 청산을 두루 감아 떠
나며, 또다시 봄빛을 지니고 돌아옴을 깨닫는다.
“潑墨雲濃歸鳥滅, 魂清忽作江天雪。一川秀發浩零亂, 萬樹無聲寒妥帖。
孤舟臥聽打窗扉, 起看宵晴月正暉。忽驚盡卷青山去, 更覺重攜春色歸。”
송적의 <瀟湘八景圖>는 오늘날까지는 전해지지 못하였고, 북송말년
남송초기 화가인 왕홍(王洪)(약1131~1161년에 활동함)13)이 그린 <瀟湘
八景圖>(약1150년에 완성됨)는 현존하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현재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에 소장되어 있다. 왕홍
의 <瀟湘八景圖>에는 이성(李成)과 곽희(郭熙)(약1010~1090)의 화북 한
림(寒林)의 산수화 필법이 뚜렷이 보인다. 山石은 굳세고 시원한 준법으로,
마른 나뭇가지는 해조(蟹爪)법으로 그려졌다. 이것은 송적의 화풍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회화 방식은 한국의 <瀟湘八景圖>에 많이 계승되어 주
요한 표현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瀟湘八景
圖>는 약 15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현재 유현재(幽玄齋)에 수장 되어 있다.
이 그림은 중국의 이성과 곽희, 조선의 안견(安堅)의 화법 및 습윤(濕潤)
필묵을 중시한 중국 강남의 산수화 풍격이 융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인들의 화풍을 선호하는 송휘종(宋徽宗)(1100~1125년 재위)은 송적
의 작품을 수장하였으며, 화가 장전(張戩)을 호남 지역으로 파견하여 사생
하게 하기도 하였으며14), 심지어 스스로도 송적을 모방하여 <八勝圖>15)
13) Wen C. Fong et al., Images of the Mind: Selections from the Edward L.
Elliott Family and John B. Elliott Collections of Chinese Calligraphy and
Painting at the Art Museum, Princeton University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1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를 창작하였다. 1124년에 고려화원의 화가인 이녕(李寧)은 추밀사(樞密使)
이자덕(李資德)과 함께 사신으로 송나라에 파견되었다. 이녕의 회화 예술
은 송휘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송휘종은 화원 화가인 왕가훈(王可訓)으로
하여금 이녕에게서 그림을 배우게 하였다.16) 왕가훈은 일찍이 <瀟湘夜雨
圖>를 창작하였던 화가이다. 이녕은 아마도 송휘종으로 인해 궁중에 소장
된 송적의 회화 작품을 보게 된 후 나중에 <瀟湘八景圖>의 제재를 고려로
가져가 그의 아들인 이광필(李光弼)에게 전한 듯하다. 그 후 이광필은 고
려 명종15년(1185)에 왕명을 받아 <瀟湘八景圖>를 창작하였다.17)
북송이 망한 후 송적의 회화 작품은 북방 금나라에 보존되어 있었다. 사
신으로 금나라에 간 고려 문신인 이인로(李仁老)(1152~1220, 약 1182년에
외교사절로 금나라에 갔음)와 진화(陳澕)(약1200년에 활동하였으며, 1209
14) [元]夏文彥, ≪圖繪寶鑑≫(上海:上海人民美術出版社, 1962年≪畫史叢書≫
本), 권3, 89쪽, “장전(張戩), 어디 출신인지 모름. 의지가 깨끗하고 매일 거문
고를 타면서 스스로 즐겼다. 산수화에 능하여 응봉한림(應奉翰林)을 맡고 있
을 때 송휘종은 그를 시켜 배를 타고 나가 산수풍경을 관찰하게 한 후 팔경도
를 그리게 하였다. 그러나 바치기 전에 사로잡혀 그림은 도난당하고 상(湘)에
억류되었다.”(張戩, 不知何許人, 志尚清虛, 每以琴自娛。工畫山水, 應奉翰林
日, 徽宗遣其乘舟, 往觀山水之勝, 作八景圖。未及進上, 而虜禍作, 遂留滯湘
中。)
15) [宋]張澂, ≪畫錄廣遺≫, 黃賓虹、鄧實이 편찬한 ≪美術叢書≫(南京:江蘇古
籍出版社, 1997年), 2081쪽에 수록되어 있다.
16) 연세대학교 동방학연구소 편찬, ≪高麗史≫(서울:景仁文化社, 1972年, 再
版), 권122, 567쪽. 또 [宋]張世南, ≪游宦紀聞≫(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
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6, 9~11쪽, 총 618~619쪽.
17) “왕이 문신에게 명하여 소상팔경시를 지으라고 하였고, 시의 의미에 따라 그림
을 본떠 그리게 하였다. 왕은 그림에 능통하여, 화공인 고유방, 이광필 등과 같
이 그림을 그렸고, 온종일 권태를 모르신다.”(命文臣製瀟湘八景詩, 倣其詩意,
摹寫為圖。王精於圖畫, 與畫工高惟訪、李光弼等繪畫物像, 終日忘倦。) 金宗
瑞등 撰, ≪高麗史節要≫(서울:亞細亞文化社, 1973年), 권13, 342~343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3
년에 외교 사절로 금나라에 갔음)는 송적의 <瀟湘八景圖>를 감상한 적이
있었다. 이인로의 시 작품인 <宋迪八景圖>는 고려시기에 <瀟湘八景圖>
를 시제로 지은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 작품이다. 팔경의 각 표
제는 심괄이 기재한 글 내용과 부합할 뿐만 아니라 순서 또한 완전 일치한
다. 진화가 그림에 지은 칠언 율시는 대부분 석혜홍을 모방한 것이고18),
16세기 김현성(金玄成)(1542~1621)이 제찬(題贊)을 적은 <瀟湘八景圖>
병풍(큐슈국립박물관 소장)에는 진화의 시도 적혀 있다.
남송시대에 이르러 ‘瀟湘八景’은 실제 호남 지역에만 국한된 것에서 벗
어나 점차 개념화, 추상화, 현지화로 변하였다. 미우인(米友仁)(1074~
1153)의 <瀟湘奇觀圖> 와 <瀟湘白雲圖>에는 ‘瀟湘’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지만 그린 곳은 진강(鎮江) 지역의 경관이다. 화원 화가와 승려들의 <瀟
湘八景圖>는 대부분 임안(臨安) 서호(西湖)의 주변 경관을 그린 것으로,
일본 <瀟湘八景圖>의 전범이 되었다.19) 이렇듯 ‘실질지리(實質地理)’에서
‘문화지리(文化地理)’로 전환되어졌고, 화가가 눈앞의 경관을 그렸으나 제
목은 ‘瀟湘’ 혹은 ‘xx八景’이라고 붙이는 현상은 ‘瀟湘八景’이 본국 또는 해
외에 전파되거나 재생산되는데 도움이 되었다.20)
마원(馬遠)(1190~1230년에 활동함)의 <瀟湘八景圖>는 청(清)대 동방
달(董邦達)의 모사본에 남아 있고 하규(夏珪)의 <十二景圖卷>은 팔경도
18) 衣若芬, <高麗文人對中國八景詩之受容現象及其歷史意義>, 한국 상명대학교
한중문화정보연구소, 權錫煥編, ≪한중 팔경구곡과 산수문화(韓中八景九曲與
山水文化)≫(서울:이회문화사, 2004年), 59~72쪽.
19) 板倉聖哲, <作為東亞圖象的瀟湘八景圖─十五世紀朝鮮前期文人所見到的東亞
瀟湘八景圖>, 石守謙⋅廖肇亨主編, ≪東亞文化意象之形塑≫(台北:允晨文化
實業股份有限公司, 2011年), 167~190쪽에 수록되어 있다.
20) 衣若芬, <蘇軾對高麗「瀟湘八景」詩之影響──以李奎報 <虔州八景詩>為例>,
≪宋代文學研究叢刊≫第10期(2004年12月), 205~229쪽. 衣若芬, <李齊賢八景
詩詞與韓國地方八景之開創>, ≪中國詩學≫第9輯(2004年6月), 147~162쪽.
1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의 변형이다. 선승(禪僧)인 목계(牧谿)(1207~1291)와 옥간(玉澗)의 <瀟湘
八景圖>는 아시카가(足利) 집안의 동산어물(東山御物)이 되었으며, 새로
재단하여 만든 후에는 다과회에 전시된 적이 있었고, 일본 화가들로 인해
많이 복제도 되었다.21) 신분이 미상인 남송 화가 李生의 <瀟湘臥遊圖>(동
경국립박물관 소장)에는 출가하지 않고 속세에서 수행하는 아홉 명의 불
교 신자들이 지은 시들이 있는데(1170~1171년간), 짙은 불교 색채를 지니
고 있다.
‘瀟湘八景’은 주로 중국에 다녀 온 사절단 중의 화가와 문신에 의해 고
려로 수입되었다. 일본은 주로 승려들에 의해 수입되어졌고, 고려보다는
조금 늦었다. 대휴정념(大休正念)(1215~1290, 1269년에 일본에 갔음)은
<山市晴嵐>이라는 시를 지었다. 일산일녕(一山一寧)(1247~1317, 1299년
에 일본에 갔음)이 제찬(題贊)을 적은 ‘思堪’이라 날인된 <平沙雁落圖>(일
본 개인소장)는 일본 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본 수묵화
의 기원이 된다.22) 현존하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瀟湘八景圖>는 남송의
화풍과 가깝다. 일산일녕의 제찬은 아래와 같다.
추운 겨울이 아직 이른데, 기러기들이 남쪽으로 와서 가을을 보내는구
나. 모래섬에 날아온 이유가 어찌 식량만을 찾기 위해서이겠는가?
“紫(柴)塞寒應早, 南來傍素秋。飛々沙渚上, 豈止稻梁謀。”
이 시는 두보(杜甫)의 시 ‘그대 보시게나, 철따라 다니는 기러기들도 모두
21) 衣若芬, <玉澗「瀟湘八景図」の詩画と印章の研究>, (日本)≪國華≫1412號
(2013年6月), 5~18쪽. (田中伝訳)
22) 斉藤孝,<里見家蔵一山一寧賛「平沙落雁図」について~-我国中世における
大和絵と水墨画の接点>, ≪史泉≫50號(関西大学文学部史学科創設25周年記
念) (1975.4), 143~160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5
제 먹을 식량을 챙길 줄은 알고 있지 않는가.(君看隨陽雁, 各有稻粱謀)’23)를
반문 하는 것으로, 기러기 떼들이 모래섬에 머물고 있는 것은 살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하고 있는데, 마치 종교
신앙처럼 생계를 위해 분주하는 세인들에게 초탈의 힘을 주는 것과 같다.
남송 영종(寧宗)(1194~1224)의 <瀟湘八景圖> 시에는 당시 궁정에 소
장된 <瀟湘八景圖>의 화가인 화북 산수화계에 속한 관동(關同)과 강남 산
수화계에 속한 동원(董源)의 풍격이 드러났다. 영종의 필적은 명대 주헌왕
(周憲王) 주유돈(朱有燉)이 새긴 <東書堂歷代法帖>(1416)에 수록되었고,
이것은 후에 조선에 전해져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1418~1453,
호는 비해당(匪懈堂))이 수장하게 되었으며, 그는 사람에게 명하여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1442년 안평대군은 많은 신하를 모아 ‘瀟湘八景’에 시를 지
어 노래하게 하였다. 시를 지은 사람은 모두 열아홉 명인데 그 중에 한 명
은 승려였다. 이것은 조선 건국 이래 가장 성대한 예문 활동이었다. 이들이
지은 <匪懈堂瀟湘八景詩卷>24)은 현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원대 장원(張遠)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瀟湘八景圖>(상해박물관소
장)는 마원(馬遠) 화풍의 연장이라고 본다. 명대 오파(吳派) 화가인 문징명
(文徵明)(1470~1559)⋅당인(唐寅)(1470~1523) 등은 ‘瀟湘八景’의 경관을
소주(蘇州)로 가져왔다. 판화기술의 발달에 따라 지방지(地方志)와 ≪海內
奇觀≫등의 저작들이 ‘瀟湘八景’의 각 명소를 확인하는 풍조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瀟湘八景’을 중국의 명승지로 여겨 ‘瀟湘八景’을 구체화했으며,
23) 杜甫:<同諸公登慈恩寺塔>
24) 衣若芬, <朝鮮安平大君李瑢及「匪懈堂瀟湘八景詩卷」析論>, ≪域外漢籍研
究集刊≫第1輯(2005.5), 113~139쪽.
1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개인의 여행 경험과도 결합시켜 <瀟湘八景圖>에 관한 시를 많이 읊게 되
었는데, 이것은 명대에 이르러 점차 세속화 되었다.
명대 절파(浙派) 화풍은 15세기 중기에 중국에 온 사절단의 수행화가들
에 의해 조선으로 전해졌고, 16세기부터 <瀟湘八景圖>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시기 일본의 <瀟湘八景圖>는 중국으로 간 셋슈(雪舟)등의 화가들에
의해 절파 화풍이 도입되었다. 널리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가노단유(狩野
探幽)(1602~1674)의 <探幽縮圖>에는 당시 일본에 전파된 <瀟湘八景圖>
의 양식과 시구를 볼 수 있다.
청나라의 오력(吳歷)(1632~1718)과 왕신(王宸)(1720~1797)등 화가들
의 <瀟湘八景圖>는 옛 화풍을 모방한 것이다. ‘瀟湘八景’이 조선과 일본에
서 유행함에 따라 한글로 쓴 시조(時調)와 일본어로 쓴 화가(和歌)에는 모
두 ‘瀟湘八景’ 시가 있었다. 문인, 승려, 화원 화가들이 <瀟湘八景圖>를 창
작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민간회화 및 청화자기, 일본의 우키요에(浮世
繪)에서도 팔경의 제재를 발견할 수 있다.
고려 사신이 ‘瀟湘八景’을 도입한 것처럼 고대 월남도 사신으로 중국에
오고 간 문인들로 인하여 ‘瀟湘八景’이 전파되었다. 그러나 중국⋅한국⋅
일본의 문인 및 화가들 중에는 동기창(董其昌)(1555~1636)등 소수의 사람
만 ‘瀟湘八景’의 원생지인 호남에 간 적이 있었고, 대다수 사람들은 글이나
화폭만을 통해 ‘瀟湘八景’을 상상하였다. 이에 필자는 이것을 문화지식 측
면의 ‘개념풍경(概念風景)’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월남 사신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외교사절로 중국에 갈 때는 해로로 가지 않았고 육로로 중
국과 월남 두 나라의 국경에 있는 진남관(鎮南關)을 통과하여 광서(廣西)
로 북상하고, 북쪽으로 더 가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호남
영주(永州)에 도착해 ‘瀟湘八景’의 지리적 범위에 들어갔다. 상수를 따라
동정호(洞庭湖)로 북상하는 길은 모두 ‘瀟湘八景’의 풍경에 속한다. 그리하
여 월남의 사행시(使行詩) 중 상당수는 ‘瀟湘’을 읊은 사경시(寫景詩)였다.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7
오고랑(吳高浪)의 ≪歷朝雜記≫에 따르면 1715년의 사망과시(士望科試)에
는 ‘瀟湘八景’을 제목으로 ‘兼’을 압운한 칠언율시를 지으라는 문제가 나왔
다고 한다. 이에 월남 지식인들은 과거시험의 문제를 통해 ‘瀟湘八景’을 배
우게 되었다.25)
3.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의 서정적 표현 비교
‘瀟湘八景’은 중국에서 기원하여 한국⋅일본⋅월남에서 발전하였는데,
전파과정, 중개인, 나라마다의 심미적 의식이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서정
표현이 나타났다. 하나씩 예문을 들어 대략적인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중국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이별에 대한 근심
‘瀟湘’이 위치한 중국 호남 지역은 역대 정치 중심지인 수도와 멀리 떨어
져 있으며, ‘瀟湘’을 주제로 한 문학 형상은 ‘恨別思歸’와 ‘和美自得’ 두 가지
전형으로 귀납할 수 있다. 전자는 소상의 신령과 신화, 굴원(屈原)의 작품
및 좌천되거나 타향에서 기거하는 문학에서 기원된 것이고, 후자는 소상의
형상이 도화원 전설과 결합되어‘漁隱’의 색채가 물들어 있는 것이다.
중국의 ‘瀟湘八景’에 지은 시문의 내용은 ‘客旅之愁’, ‘望歸之情’, ‘漁隱之
樂’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사대부가 재능을 펼 기회를 만
나지 못하거나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외로움을 강조한 것이 중국 ‘瀟湘八
景’의 주요 기조이다. 예를 들면 석혜홍이 <瀟湘八景圖>에 지은 <遠浦歸
帆>과 <煙寺晚鐘> 이라는 시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25) 詹志和, <越南北使漢詩與中國湖湘文化>, ≪中南林業科技大學學報≫第5卷,
第6期(2011.12), 147~150쪽.
1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동풍이 갑자기 휘몰아치고, 앉아서 물결이 치는 것을 바라본다. 햇빛은
긴 섬을 밝히 비추고, 강물의 기세는 멀리 있는 범선을 삼킬듯하다. 난간
에 기대니 감정은 바람에 날리는 실같이 혼란하고, 황망히 바라보니 오리
나 기러기 같다. 점차 높은 돛대 보이는 듯 하며, 더하고 빼는 것은 시적
안목을 따른다.
“東風忽作羊角轉, 坐看波面纖羅卷。日腳明邊白島橫, 江勢吞空客帆遠。
倚欄心緒風絲亂, 蒼茫初見疑鳧鴈。漸覺危檣隱映來, 此時增損憑詩眼。”
험한 세상을 10년간 차마로 다니고, 황혼이 되어 나그네 마음은 혼란하
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에 갑자기 깨어보니, 사찰은 연기피는 촌락
의 가장 깊은 곳에 있네. 계곡 넘어 대나무숲 사이에 인가가 있고, 배를
타고 건너려 하나 사람이 없네, 서풍에 메마른 자색 등나무, 귀승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十年車馬黃塵路, 歲晚客心紛萬緒。猛省一聲何處鐘, 寺在煙村最深處。
隔谿脩竹露人家, 扁舟欲喚無人渡。紫藤瘦倚背西風, 歸僧自入煙蘿去。”26)
시에는 ‘객의 심리’가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歲晚客心>에도 시인은 자
신을 객으로 여겼고, <客帆遠>에도 그림의 인물이 또한 객이었다. 나그네
로서 귀로를 그리워하는 것이고, 귀가하지 못해 근심이 생긴 것이다.
2) 한국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낙토(樂土)에 대한 동경
안평대군이 주도한 ‘瀟湘八景’ 창화(唱和) 활동은 ‘瀟湘八景’을 궁전의
고상한 유희 제재가 되게 하였다. 문신 김종서(金宗瑞)(1390~1453)의 시
를 대표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26)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各賦一
首>의 <遠浦歸帆>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9
산수를 좋아함은 내 바라는 것, 오래 전부터 마음 놓고 즐겼네. 중간에
벼슬길에 얽매게 되어, 속세에서 수고롭게 달려 왔네. 누가 소상팔경도 그
려 가지고, 나에게 아련한 상념 일으키나. 단지 한 척 하얀 비단 사이에,
붓 하나로 삼라만상 몰아쳤네. 축지법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온 세상이
손바닥에 있는 듯. 우뚝 솟은 산 만물이 생동하고, 냇물 흘러 지혜로운 생
각 가네. 좋아하는 것 바로 여기 있으니, 이를 버리고 무얼 본받겠는가!
내가 아끼는 귀공자 비해당은, 초연한 의지 높고도 시원하네. 속세를 벗어
난 물외의 생각이, 진실하구나! 곧 나의 벗이로다.
“二樂吾所尚, 夙昔恣遊賞。中為圭組累, 役役走塵坱。誰作八景圖, 令我
動遐想。只尺雪素間, 一毫驅萬像。縮地術何用, 六合如在掌。山聳若生物,
川流智思長。所樂方在茲, 舍此將焉倣。我愛貴公子, 超然志高爽。出茲物
外念, 諒哉乃我黨。”
조선의 민간 회화는 중국의 수묵화와 달리 선명한 채색을 사용하여 ‘瀟
湘八景’의 선경 같은 환상, 치졸하고 질박한 선, 솔직하고 자유로운 배치를
표현하였다. ‘瀟湘八景’은 민간 회화에서는 상서로움과 축복의 주제들 중
하나이다.27)
조선의 어느 <瀟湘八景圖>에는 한 폭의 그림에 두 군데의 경관이 그려
져 있는데, 이것은 ‘四季山水’ 류의 회화 작품과 점차 근접해지고 있는 것
이다. 신숙주(申叔舟)(1417~1475)가 안평대군의 <四時畫>를 위해 쓴 제
화시에도 <瀟湘八景圖>의 정취를 담고 있다.
27) I, Lofen(衣若芬). “The Secular Taste in Korean ‘Eight Views of
Xiao-Xiang’ Folk Paintings”, Korea and Korean Studies: Vision from Asia
(Vietnam, Hanoi: The University of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Vietnam National University, Hanoi in coordination with the Academy for
Korean Studies, Nov. 25~27, 2008), pp.309~314
2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산중의 맑은 기운으로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다운데, 외딴 곳의 고찰에
동풍이 살살 불어온다. 조물주가 세상을 변화하고자, 신이 귀신을 부려 어
린용을 찾는다. 고향이 그리워 순챗국과 농어회를 찾으니 즐거움이 많으
나, 동정호를 바라보니 마음에 파문이 일어난다. 바람이 멈추고 구름이 걷
어지니 이별의 파교가 밝아 오며, 재자가인은 시와 함께 늙어 간다.
“山中淑氣媚清暉, 地僻寺古東風微。造物變化弄天機, 神鞭鬼馭搜虬螭。
蓴鱸幽討樂事多, 坐覺洞庭生輕波。風定雲收灞橋曉, 玉樹瓊花屬詩老。”28)
이 4연시 첫 연에는 한 계절의 경관을 묘사하고 있고, 제3연과 제4연에
는 ‘蓴鱸之思’와 ‘騎驢灞橋’의 전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瀟湘八景
圖>에 자주 나오는 제영(題詠)이다.
비록 조선 문인들도 자신의 신세와 처지에서 공을 세우거나 덕을 쌓는
것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였지만, 조선의 <瀟湘八景>은 여전히 명랑하고
낙관적인 분위기에 치중되어 있다.
3) 일본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유현선사(幽玄禪思)
14세기 일본에 전파된 남송의 목계(牧谿)와 옥간(玉澗)의 <瀟湘八景
圖>는 상품으로 받들어져 일본 <瀟湘八景圖>의 선화(禪畫) 정취에 영향
을 끼쳤다. 오산승인(五山僧人)이 그림에 지은 시에는 종교적인 사유가 융
합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작품은 조선과 같이 한 폭의 그림에
두 군데의 경관이 그려져 있어 시인 또한 시 한 수로 두 군데의 풍경을 노
래하고 있다. 설촌우매(雪村友梅)(1290~1346)의 <瀟湘八景>에는 <平沙
落雁>과 <江天暮雪>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28) <題匪懈堂四時畫>, ≪保閑齋集≫(서울:民族文化推進會, 1996年≪韓國文集
叢刊≫本), 권11, 1a쪽, 총 89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1
계곡과 산의 공기가 상쾌해 눈이 새롭다. 당나귀를 타는 것이 어찌 홀
로 낚시하는 것과 같은가. 추위에 갈대는 죽고 모래위에 기러기 있네, 아
름다운 속세에서 곡식을 쪼아 먹는다.
“溪山爽氣溢眸新, 策蹇何如獨釣人。清殺寒蘆沙上雁, 稻梁 (粱) 謀盡啄
瑤塵。”29)
시의 의미는 앞에서 언급한 일산일녕(一山一寧)이 지은 <平沙雁落>과
유사하다. 청졸정징(清拙正澄)(1274~1339)의 <瀟湘八景>에는 불교 어휘
를 많이 사용하여 선사(禪思)가 상당히 많이 있다. 그 중의 두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瀟湘夜雨>
용모양의 자격루는 물에 젖고 남방의 날씨는 추운데, 형수의 넓은 물
결에는 비가 아직 내린다. 만일 마혜수라천의 정문안을 가지고 있다면, 비
오는 어두운 밤에도 잘 볼 수 있겠네.
“玉龍漉潤楚雲寒, 衡水沆波漏未殘。若具摩醯頂門眼, 暗中一點不相瞞。”
<遠浦歸帆>
남방 오초지역의 배들이 줄지어 돌아오고, 높고 낮은 구름에 접안이 가
까워진다. 사람은 인생의 방향과 목적지를 알아야 하며, 하늘의 바람에 힘
입어 피안에 도달한다.
“楚〔木邑〕吳檣次第回, 高低雲影近人來。自家認取波羅岸, 更借天風
陣陣催。”30)
29) 玉村竹二編, ≪五山文學新集≫(東京:東京大學出版會, 1967~1981年), 제3권,
雪村友梅集≪寶覺真空禪師錄≫(據東京大學史料編纂所庫本), 813~814쪽.
30) 上村觀光編, ≪五山文學全集≫(京都:思文閣出版社, 1973年), 제1권, ≪禪居
集≫, 62~63쪽, 총 460~461쪽.
2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마혜(摩醯)’는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Maheśvara)을 가리키는 것으
로 보통 사람보다 한 눈이 더 많은데 그 한 눈은 정수리에 있어 ‘정문안(頂
門眼)’이라고 하였다. ‘마혜정문안(摩醯頂門眼)’은 모든 사리에 통달한 대
단한 지혜를 비유하고, ‘파라안(波羅岸)’은 대안을 가리킨다. 청졸정징은
보슬보슬 내리고 있는 밤비에 날이 캄캄한데 ‘摩醯頂門眼’만 잘 볼 수 있다
고 묘사하고 있는데, 시의 의미를 확대해 보면 즉, 어두컴컴한 인생에는 방
향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摩醯頂門眼’이 필요하고, 괴로운 상황에서도 신
념을 바르게 잡으면 피안(彼岸)에 도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4) 월남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한 회귀(懷歸)
중국에 오는 월남 사신들의 문학 작품 중 반휘주(潘輝注)(1782~1840)
의 ‘瀟湘八景’ 시사(詩詞)가 가장 대표적이었다. 반휘주의 자는 임경(霖卿)
이고, 호는 매봉(梅峰)으로 어렸을 때부터 글을 잘 지어 문명이 높았다. 그
는 1825년과 1831년에 외교 사절로 두 번 중국으로 갔으며, ≪華軺吟錄≫
은 반휘주가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지은 시집이다. ≪華軺吟錄≫에 따르면
그는 육로로 중월 변경에 있는 진남관을 넘어, 광서(廣西), 호남(湖南), 호
북(湖北), 하남(河南)을 지나 바로 북경(北京)에 도착하였다. 마침 그때가
도광(道光) 황제의 생신인 만수절이라 반휘주는 원명원(圓明園) 축전에 초
대되어 두 번이나 배를 타고 원유회에 참석하였다.31)
반휘주의 ‘瀟湘八景’ 시사(詩詞)는 왔던 길로 귀국하는 도중에 지은 것
으로, 서문에는 여름에 올 때의 소상 풍광과 현재 겨울철의 풍광이 같지
않아 고인의 ‘瀟湘八景’ 제목을 떠올리며 각각의 팔경에 대한 시와 사를 지
31) 潘輝注, ≪華軺吟錄≫(上海:復旦大學出版社, 2010年≪越南漢文燕行文獻集
成≫제10책, 한남(漢喃) 연구원에 소장된 초본을 근거하여 영인하였음), 173
~174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3
었다. <瀟湘八景詠并序>에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내 여름에 초(楚)땅에 들어 갈 때는 강물이 세차게 치솟아 오르고 산림
도 무성하여, 호남의 경치가 웅장하였거늘, 지금 강물을 거슬러 돌아가는
배를 보니 벌써 초겨울이 되었구나. 물은 얕고 한기가 올라오니, 저녁 산
차가운 기운이 가득 차네. 되돌아보면 올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구나. 산
바위 쓸쓸하고 나무들 드문드문 한 것이, 옛 작품에는 언급되지 않은 풍
경들이다. 강가에서 멀리 바라보니 흥취가 다시 일어난다. 옛 사람들이 지
은 팔경 제목을 떠올리며 오늘에 다 감상하지 못해도 그 정신만은 느낄
수 있겠네. 배타고 가는 길에도 여전히 여덟 주제를 떠올리며 시조를 노
래하네. 각각의 경관을 보며 시와 사를 지으니 모두 열여섯 장이네. 산림
과 강물이 진실되게 묘사되어 이번 소상 여행길이 헛되지 아니 하고, 음
영(吟咏)한 후에도 그들의 뜻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네.
“予昨以夏節入楚, 江水盛長, 山容鬰茂, 三湘吟咏, 景致淋漓。今歸棹溯
泗, 初冬屆候, 潦水盡而寒江清, 煙光□而暮山紫。回視來時, 又別是一番景
色, 其岩巒洲者之蕭踈, 風雨雪霜之寥落, 在宿昔品題之所不及者。江蓬眺
覽, 重覺興生, 因思古人八景題目, 點輟曲盡, 予今日丕覽, 蓋己會得精神。
舟次舒閒, 仍即此八題, 分詠詩調, 每景詩一調一, 共十六章, 庶幾岩溪風物,
描寫見真, 以無負此度瀟湘遊也, 吟成, 因敘之以見意云。”32)
주목할 만 한 것은 반휘주의 ‘瀟湘八景’ 제목 중 <煙寺晨鐘>이라는 작
품으로, 이것은 중국의 <煙寺晚鐘>과는 다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호를 떠도는 타향살이는 마치 참선하는 것과 같다. 한밤중 꿈에서 깨
니 고향이 그리워진다. 바위는 적막하며 계곡물은 은은한 소리를 내는데,
서풍은 어느덧 배를 저만치 보내버린다.
32) 同上註, 317~318쪽.
2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征蓬斜掩曉霜寒, 何處鐘聲落半山。依約松林青靄外, 滄茫鯨響白雲間。
江湖客况禪相似, 開塞鄉心夢乍闌。寂寂岩溪幽韻沓, 西風吹棹過前灘。”
또한 <霜天曉角>라는 사(词)도 지었는데 다음과 같다.
사원의 종소리는 멀리서 들려오고, 사방팔방에서 들린다. 어찌해서 이
런 소리가 들리나, 이는 산속의 사찰에서 참선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차가
운 연무는 산속에 퍼지고, 길손은 깊이 잠들어 있네. 종소리가 그를 몇 번
깨우니, 깨어 앉아 고요한 산중 구름을 감상한다.
“蒲牢遠呌。響八江窻繞。借問起從甚處, 岩上禪關清曉。
煙嵐寒繚緲。征人幽夢杳。枕畔數聲喚起, 坐對雲山悄悄。”33)
반휘주의 ‘瀟湘八景’ 시사(詩詞)에는 산수풍경을 그대로 쓴 작품도 있
다. 그러나 소상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여행객으로서 일찍 귀국하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는 없다.
4. 결론
본 논문은 거시적으로 중국 ‘瀟湘八景’의 기원, 한국⋅일본⋅월남에서
의 역사적 발전 상황을 개술하였고, 詩畫 작품의 서정적인 표현 면에서 네
나라의 개별적인 특색을 비교해보았다. 중국의 ‘이별에 대한 근심(離憂愁
緒)’, 한국의 ‘낙토에 대한 동경(嚮往樂土)’, 일본의 ‘유현선사(幽玄禪思)’,
월남의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한 회귀(異域懷歸)’ 모두 ‘瀟湘八景’을 모티
33) 同上註, 324~325쪽.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5
프로한 문화 형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드러냈다.
동아시아 네 나라의 ‘瀟湘八景’에 대한 예술 창작은 인간과 경관의 관계
를 표현한 것이다.34) 친히 소상에 간 월남 시인이든, 지식으로 ‘개념풍경
(概念風景)’을 받아들인 다른 나라 시인이든, 모두 ‘瀟湘八景’을 아름다움
의 상징으로 인정하였다. 미국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1885~
1972)는 일본의 <瀟湘八景圖>를 감상한 후 시를 지어 자신만의 시적 미학
을 세우고 이루었다. 이것은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모티프가 20세기에 주
목을 받았다는 한 가지 실례이다.35)
34) 石守謙, <勝景的化身─瀟湘八景山水畫與東亞的風景觀看>, ≪移動的桃花源
: 東南亞世界中的山水畫≫(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2年), 91~
188쪽.
35) 葉維廉, ≪龐德與瀟湘八景≫(臺北:臺大出版中心, 2008年).
2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투고일: 2014. 2.10 심사일: 2014. 3. 10 ~ 2014. 3. 21 심사완료일: 2014. 3. 21
부∥록
Ⅰ.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와 관련된 참고 문헌
Alfreda Murck, Poetry and Painting in Song China: The Subtle Art of
Dissent. (Cambridge Massachusetts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Asia Center for the Harvard-Yenching Institute,
2000).
安章利: ≪한국의팔경문학≫(韓國的八景文學) (서울:집문당, 2002年)
堀川貴司:≪瀟湘八景:詩歌と絵画に見る日本化の様相≫(京都:臨川書
店, 2002年)
衣若芬: ≪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Ⅱ. 중국 역대 ‘瀟湘八景’ 詩畫에 대한 연구
衣若芬: ≪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차례
1、瀟湘八景──地方經驗.文化記憶.無何有之鄉
2、「瀟湘」山水畫之文學意象情境探微
3、閱讀風景──蘇軾與「瀟湘八景圖」的興起
4、宋代題「瀟湘」山水畫詩的地理概念、空間表述與心理意識
5、漂流與回歸──宋代題「瀟湘」山水畫詩之抒情底蘊
6、浮生一看──南宋李生「瀟湘臥遊圖」及其歷代題跋
7、玉澗「瀟湘八景圖」東渡日本之前──「三教弟子」印考
8、無邊剎境入毫端──玉澗及其「瀟湘八景圖」詩畫
9、「江山如畫」與「畫裡江山」──宋元題「瀟湘」山水畫詩之比較
10、旅遊、臥遊與神遊──明代文人題「瀟湘」山水畫詩的文化思考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7
瀟湘八景:東亞共同母題的文化意象
衣若芬*
36)
一, 「瀟湘八景」源起
「瀟湘」 之「湘」指湘水, 湘水發源於中國廣西省靈川縣東海陽
山, 朝東北流入湖南省境, 為湖南省四大河流之一。「瀟」字在魏晉時
代, 是形容「水清深」的樣子;到了唐代, 「瀟」字轉指瀟水。瀟水源
出湖南省寧遠縣九疑山, 於零陵縣注入湘水, 湘水貫穿湖南省, 注入
洞庭湖。因此, 狹義而言, 「瀟湘」是瀟水和湘水的合稱;廣義而言,
可泛指湖南地區。
「八景」的「景」字本指日光, 約在魏晉六朝時, 「景」具有「風
景」的意涵, 也大約從那時開始, 有歌詠八種風景的詩歌, 例如沈約
(441‐513) <八詠詩>1)。「八」與「景」合為一詞, 本用於道教, 形容道
教科儀中的神輿, 又作「八寶妙景」、「八卦神景」、「八色光景」。2)庾
信(513‐581) <道士步虛詞>云:
* 新加坡 南洋理工大學
1) <登臺望秋月>、<會圃臨東風>、<歲暮湣衰草>、<霜來悲落桐>、<夕行
聞夜鶴>、<晨征聽曉鴻>、<解佩去朝市>、<被褐守山東>。
2) 明代周玄貞≪皇經集註≫卷四:「與諸天眷屬馭八景鸞輿。」原注:「八
景, 一作八寶妙景, 一作八卦神景, 一作八色光景。大抵天上神輿, 周八
方之景, 備八節之和, 故云八景。」
2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無名萬物始, 有道百靈初。寂絕乘丹氣, 玄明上玉虛。三元隨建節,
八景逐廻輿。〔……〕3)
北宋時期, 「八景」成為八種地方景觀之統稱, 也稱「八境」, 例如蘇軾
(1037‐1101)有 <虔州八境圖八首>、<鳳翔八觀>詩。「瀟湘八景」便是湖
南地區的八種景觀。「瀟湘八景」的內容, 據北宋沈括(1031‐1095)記載, 是
文人畫家宋迪(字復古, 約1015‐1080)畫的平遠山水圖題目:
度支員外郎宋迪工畫, 尤善為平遠山水, 其得意者有「平沙雁落」、「遠
浦帆歸」、「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
寺晚鐘」、「漁村落照」, 謂之「八景」。好事者多傳之。4)
嚴格看來, 沈括並沒有說宋迪畫的是「瀟湘八景圖」。宋徽宗朝 ≪宣和畫
譜≫中記錄御府收藏的31件宋迪畫作, 有一件是「八景圖」5), 也不稱「瀟湘
八景圖」。
至今首見題寫宋迪「八境」題畫詩的釋惠洪(德洪覺範, 1071‐1128), 詩
題為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
之各賦一首>, 另一組畫者未明的題畫詩, 題為 <瀟湘八景>。 <瀟湘八景>
詩的各景標題幾乎與沈括記載的宋迪「八景圖」一致, 除了沈括記「平沙雁
落」, 釋惠洪作「落雁」;沈括記「遠浦帆歸」, 釋惠洪作「歸帆」。南宋趙希
3) 逯欽立輯校:≪先秦漢魏晉南北朝詩≫(北京:中華書局, 1993年), ≪北
周詩≫卷2, 頁2350。
4) [宋]沈括撰, 胡道靜校注:≪新校正夢溪筆談≫(香港:中華書局, 1987
年), 卷17 <書畫>, 頁171。
5) ≪宣和畫譜≫(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12, 頁2b‐3a, 總頁138‐13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9
鵠(1223年進士)便直接稱「宋復古作『瀟湘八景 󰡕」。6)到了元代, 朱德潤
(1394‐1365)云:「『瀟湘八景圖』始自宋文臣宋迪」7), 遂為後世定論。
宋迪被認為是創製「瀟湘八景圖」的第一人, 「瀟湘八景」的各景題目也
被認為是宋迪取名, 而且是「先畫後命意」, 事見趙希鵠≪洞天清祿集≫與鄧
椿≪畫繼≫, 例如:
宋復古八景, 皆是晚景, 其間煙寺晚鐘, 瀟湘夜雨, 頗費形容。鐘聲固
不可為, 而瀟湘夜矣, 又復雨作, 有何所見, 蓋復古先畫而後命意, 不
過略具掩靄慘淡之狀耳。8)
既然如此, 「瀟湘八景」的八個景觀並非當場實際寫生, 而是依水墨表現
出的形態聯繫成四字一句的題目, 這些風景除了「洞庭秋月」和「瀟湘夜
雨」有可對應的實際地點, 其餘六景皆可通適於各地。正是基於如此的概括
性質, 「瀟湘八景」從南宋流行以來, 影響且催生了選取特定視角或季節天氣
的各種「地方八景」、「十景」, 乃至「十二景」等等。
此外, 「瀟湘八景圖」題畫詩在南宋有題畫詞, 元代有馬致遠(1250‐1321)
的散曲, 鄭燮(1693 ‐1766)的 <浪淘沙>詞模擬釋惠洪的題畫詩。「瀟湘八
景」也括及其他藝術形式, 例如「瀟湘水雲」琴曲9), 以及詞調和戲劇題
6) [宋]趙希鵠:≪洞天清祿集.古畫辨≫, 收於黃賓虹、鄧實編:≪美術叢
書≫(南京: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冊1, 頁566。
7) 〔元〕朱德潤:≪存復齋文集≫(臺南:莊嚴文化事業有限公司, 1997年
≪四庫全書存目叢書≫本), 卷7 <跋馬遠畫瀟湘八景>, 頁6a。
8) [宋]鄧椿:≪畫繼≫(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卷6, 頁7b, 總頁534。
3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名。10)
不僅在中國, 周邊的韓國(高麗時代)、日本和越南, 都受到「瀟湘八景」
的浸染, 各自創造衍化地方八景, 以及各具特色的「瀟湘八景」詩畫。「瀟湘
八景」是為東亞共同母題(motif)的文化意象。
二, 東亞「瀟湘八景」詩畫之歷史發展概述
北宋文人畫家宋迪創製的「瀟湘八景圖」, 據沈括的形容, 是八個畫題的
平遠山水圖。宋迪作畫師法李成(?‐967)11), 「善畫山水寒林, 情致閑雅, 體
象雍容。」12)釋惠洪的題畫詩描述了宋迪八景圖的畫面景象, 例如 <江天暮
雪>:
9) 「瀟湘水雲」琴曲, 南宋郭沔(1190‐約1260)所創。郭沔字楚望, 「永嘉人,
每望九嶷, 為瀟湘水雲所蔽, 乃為是曲, 以寓惓惓之意也。聆聽音趣, 更
有水光雲影, 一簑江表之致。」〔清〕孔興誘:≪琴苑心傳全編≫, 中國
藝術研究院音樂研究所, 北京古琴研究會編:≪琴曲集成≫(北京:中華
書局, 1992年), 頁430。
10) 南宋趙長卿有 <瀟湘夜雨.燈詞>, 見≪惜香樂府≫(臺北:臺灣商務印
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6, 頁3b‐4a。宋元南戲有無名氏
≪江天暮雪≫戲曲, 全劇已佚, ≪南曲九宮正始≫收錄其佚曲。元代楊顯
之有≪臨江驛瀟湘夜雨≫雜劇。
11) [宋]米芾:≪畫史≫(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頁18。
12) [宋]郭若虛:≪圖畫見聞誌≫(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
四庫全書≫本, 卷3, 頁5b。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1
潑墨雲濃歸鳥滅, 魂清忽作江天雪。一川秀發浩零亂, 萬樹無聲寒妥
帖。孤舟臥聽打窗扉, 起看宵晴月正暉。忽驚盡卷青山去, 更覺重攜
春色歸。
宋迪的「瀟湘八景圖」不傳於今世, 現存最早之中國「瀟湘八景圖」(約
繪於1150)為北宋末年南宋初期畫家王洪(約活動於1131‐1161)13)的作品, 現
藏美國普林斯敦大學(Princeton University)。王洪「瀟湘八景圖」具有明
顯的李成、郭熙(約1010‐1090)華北寒林山水畫筆法, 山石以勁爽的皴線, 枯
枝如蟹爪, 十分接近畫史對宋迪畫風的描述。這種繪畫方式被韓國的「瀟湘
八景圖」大量繼承, 成為主要的表現形式。現存最早的韓國「瀟湘八景圖」
約繪於15世紀後半, 幽玄齋收藏, 即可得見融合中國李成、郭熙和朝鮮安堅,
以及部分重視濕潤筆墨的中國江南山水畫風格。
喜愛文人畫風的宋徽宗(1100‐1125在位)收藏了宋迪的作品, 派遣畫家張
戩前往湖南實地寫生14), 自己也仿傚宋迪作「八勝圖」15)。1124年, 高麗畫院
畫家李寧與樞密使李資德出使宋朝, 李寧的畫藝受宋徽宗賞識, 命畫院畫家
王可訓等人向李寧學畫。16)王可訓曾經畫過「瀟湘夜雨圖」, 李寧也可能因
13) Wen C. Fong et al., Images of the Mind: Selections from the Edward L.
Elliott Family and John B. Elliott Collections of Chinese Calligraphy and
Painting at the Art Museum, Princeton University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14) 〔元〕夏文彥:≪圖繪寶鑑≫(上海:上海人民美術出版社, 1962年≪畫
史叢書≫本), 卷3, 頁89:「張戩, 不知何許人, 志尚清虛, 每以琴自娛。
工畫山水, 應奉翰林日, 徽宗遣其乘舟, 往觀山水之勝, 作八景圖。未及
進上, 而虜禍作, 遂留滯湘中。」
15) [宋]張澂:≪畫錄廣遺≫, 收於黃賓虹、鄧實編:≪美術叢書≫(南京:
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頁2081。
16)延世大學校東方學研究所纂:≪高麗史≫(서울:景仁文化社, 1972年, 再
3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徽宗而欣賞過內府收藏的宋迪畫作, 將「瀟湘八景圖」題材帶回高麗, 並傳
給兒子李光弼。李光弼於高麗明宗十五年(1185)達成王命繪製「瀟湘八景
圖」的任務。17)
北宋亡國之後, 宋迪的畫作尚存於北方的金國, 出使金國的高麗文臣李仁
老(1152‐1220, 約1182年使金)和陳澕(約活動於1200, 1209年使金)便欣賞過
宋迪的「瀟湘八景圖」。李仁老的 <宋迪八景圖>詩是現今所見最早題詠
「瀟湘八景圖」的高麗作品, 其八景之各個標題不但與沈括所記載之文字內
容相符, 順序也完全一致。陳澕的七言律詩題畫詩則多彷彿釋惠洪18), 16世
紀金玄成(1542‐1621)題贊的「瀟湘八景圖」屏風(九州國立博物館藏)上,
還書寫了陳澕的題畫詩。
南宋時代, 「瀟湘八景」脫離了實際湖南地區的局限, 趨於「概念化」、「抽
象化」和「在地化(本地化)」。米友仁(1074‐1153)的「瀟湘奇觀圖」和
「瀟湘白雲圖」雖有「瀟湘」之名, 畫的是鎮江的風景;畫院畫家和禪僧的
「瀟湘八景圖」多以臨安西湖周邊為描繪對象, 也是日本「瀟湘八景圖」的
典範。19)這種將「實質地理」轉為「文化地理」, 畫家圖繪眼前的景致而冠
版), 卷122, 頁567。事又見[宋]張世南:≪游宦紀聞≫(臺北:臺灣商務
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6, 頁9‐11, 總頁618‐619。
17) 「命文臣製瀟湘八景詩, 倣其詩意, 摹寫為圖。王精於圖畫, 與畫工高惟
訪、李光弼等繪畫物像, 終日忘倦。」金宗瑞等撰:≪高麗史節要≫(서
울:亞細亞文化社, 1973年), 卷13, 頁342‐343。
18) 衣若芬: <高麗文人對中國八景詩之受容現象及其歷史意義>, 韓國祥明
大學校韓中文化情報研究所, 權錫煥編:≪한중 팔경구곡과 산수문화
(韓中八景九曲與山水文化)≫(서울:이회문화사, 2004年), 頁59‐72。
19) 板倉聖哲:<作為東亞圖象的瀟湘八景圖─十五世紀朝鮮前期文人所見到的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3
上「瀟湘」或「xx八景」的現象, 有助於「瀟湘八景」的本國及海外流傳和
再生產。20)
馬遠(活動於1190‐1230)的「瀟湘八景圖」, 今有清代董邦達摹本;夏珪
的「十二景圖卷」為八景圖之變形。禪僧牧谿 (1207‐1291)和玉澗的「瀟
湘八景圖」為足利家東山御物, 被重新裁製後於茶會席間展示, 並被日本畫
家模仿複製。21)畫家身份不詳的南宋李生「瀟湘臥遊圖」(東京國立博物館
藏)經九位在家居士題詠(1170‐1171年間), 富有濃厚的禪意。
「瀟湘八景」主要由出使中國的畫家和文臣輸入高麗;輸入日本
則有賴僧人, 時間稍晚於高麗。大休正念(1215‐1290, 1269年渡日)有
<山市晴嵐>詩。一山一寧(1247‐1317, 1299年渡日)題贊, 鈐有「思
堪」印章的「平沙雁落圖」(日本私人藏), 被認為出於日本畫家之手,
乃日本水墨畫之濫觴22), 現存最早的日本「瀟湘八景圖」, 畫風近於南
宋畫院。一山一寧的題贊為:
東亞瀟湘八景圖>, 收於石守謙、廖肇亨主編:≪東亞文化意象之形塑≫
(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1年), 頁167‐190。
20) 衣若芬:<蘇軾對高麗「瀟湘八景」詩之影響──以李奎報 <虔州八景
詩>為例>, ≪宋代文學研究叢刊≫第10期(2004年12月), 頁205‐229。衣若
芬:<李齊賢八景詩詞與韓國地方八景之開創>, ≪中國詩學≫第9輯
(2004年6月), 頁147‐162。
21) 衣若芬:<玉澗「瀟湘八景図」の詩画と印章の研究>, (日本)≪國華≫
1412號(2013年6月), 頁5‐18。(田中伝訳)
22) 斉藤孝:<里見家蔵一山一寧賛「平沙落雁図」について‐‐我国中世にお
ける大和絵と水墨画の接点>, ≪史泉≫50號(関西大学文学部史学科創
設25周年記念)(1975年4月), 頁143‐160。
3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紫塞寒應早, 南來傍素秋。飛々沙渚上, 豈止稻梁謀。
詩中反用了杜甫詩「君看隨陽雁, 各有稻粱謀」23), 停留於沙渚上的雁群
並非只為了謀生, 而是更有追求。就像宗教信仰給予忙於生活糊口的世人超
脫的力量。
南宋寧宗(1194‐1224)的「瀟湘八景圖」詩顯示當時宮廷裡收藏的「瀟
湘八景圖」畫家包括華北山水畫系的關同和江南山水畫系的董源風格。寧
宗的筆蹟被明代周憲王朱有燉(1374‐1437)所刻之「東書堂歷代法帖」(1416
年)收錄, 傳入朝鮮, 收藏「東書堂歷代法帖」的安平大君李瑢(1418‐1453,
號匪懈堂)命人繪圖。1442年, 安平大君廣邀群臣謳賦歌詠「瀟湘八景」, 題
寫者共有十九人, 其中一位為僧侶, 是朝鮮建國以來最盛大的藝文活動。眾
人題詠的「匪懈堂瀟湘八景詩卷」24), 現藏韓國國立中央博物館。
傳為元代張遠的「瀟湘八景圖」(上海博物館藏)是馬遠畫風的延續。明代
吳派畫家文徵明 (1470‐1559)、唐寅 (1470‐1523) 等人將「瀟湘八景」的
場景帶到了蘇州。隨著版畫技術的發達, 地方志和≪海內奇觀≫等著作加強
了確定「瀟湘八景」各景地點的風氣, 人們視「瀟湘八景」為中國的天下名
勝, 落實「瀟湘八景」的各景地點, 聯繫個人的旅遊經驗, 成為明代「瀟湘八
景圖」題詠逐漸世俗化的背景。
23) 杜甫: <同諸公登慈恩寺塔>。
24) 衣若芬: <朝鮮安平大君李瑢及「匪懈堂瀟湘八景詩卷」析論>, ≪域外
漢籍研究集刊≫第1輯(2005年5月), 頁113‐13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5
明代浙派畫風自十五世紀中期由出使中國的隨行畫家傳入朝鮮, 自十六世
紀影響「瀟湘八景圖」。同時期的日本「瀟湘八景圖」也因有雪舟(1420‐
1506)等去過中國的畫家引進浙派畫風。蒐羅最豐富的狩野探幽(1602‐
1674)「探幽縮圖」裡可見到當時流傳於日本的各種「瀟湘八景圖」樣式和
題詩。
清朝的吳歷(1632‐1718)、王宸 (1720‐1797) 等畫家的「瀟湘八景圖」
是擬古風氣的表現。隨著「瀟湘八景」在朝鮮和日本的深化, 在韓語書寫的
時調及日語書寫的和歌都有「瀟湘八景」詩。不但文人、僧人、畫院畫家
作「瀟湘八景圖」, 朝鮮的民間繪畫和青花瓷器、日本的浮世繪都有「八
景」題材的作品。
和高麗使臣傳入「瀟湘八景」一樣, 古代越南也是經出使中國的文人引進
「瀟湘八景」。不同的是, 中國、韓國和日本的文人與畫家, 除了少數如董其
昌(1555‐1636)去過「瀟湘八景」的原生地湖南, 大多數都是從文字和畫面
想像「瀟湘八景」, 筆者因而稱之為文化知識上的「概念風景」。越南使臣則
不然, 他們出使的路線如果不循海道而走路陸路, 通過中越交界的鎮南關北
上廣西, 再往北便到達瀟水和湘水匯流處的湖南永州, 也就是進入了「瀟湘
八景」的地理範圍。順著湘水北上洞庭湖, 等於沿途都在「瀟湘八景」的風
光之中。因此, 越南使行詩裡有大量的瀟湘寫景詩。吳高浪≪歷朝雜記≫記
載:1715年秋天, 士望科試以「瀟湘八景」爲題, 作「兼」韻七言律體。經
由科舉考試的題目, 越南知識份子學習了「瀟湘八景」。25)
25) 詹志和: <越南北使漢詩與中國湖湘文化>, ≪中南林業科技大學學報≫
第5卷第6期(2011年12月), 頁147‐150。
3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三, 東亞「瀟湘八景」詩畫抒情表現之比較
「瀟湘八景」起源於中國, 在韓國、日本和越南都有藝文發展,
由於傳播途徑和中介人物不同, 以及各國的審美意識差異, 呈現迥然
不同的抒情表現, 茲各舉一例, 管窺其概。
中國「瀟湘八景」的抒情表現:離憂愁緒
「瀟湘」所在的中國湖南地區, 遠離歷代的政治核心和首都, 「瀟
湘」主題的文學意象, 可歸納為「恨別思歸」與「和美自得」兩種典
型, 前者源於瀟湘神靈神話、屈原作品以及左遷流寓文學;後者則因
「瀟湘」的意象與桃花源傳說合流, 染上「漁隱」的色彩。
中國「瀟湘八景」題畫詩的內容, 可概分為「客旅之愁」、「望歸之情」與
「漁隱之樂」三種類型。整體而言, 強調「士不遇」的憂悶, 以及背井離鄉
的孤獨感, 是中國「瀟湘八景」的主要基調。例如釋惠洪題宋迪「瀟湘八景
圖」的「遠浦歸帆」以及「煙寺晚鐘」詩:
東風忽作羊角轉, 坐看波面纖羅卷。日腳明邊白島橫, 江勢吞空客帆
遠。倚欄心緒風絲亂, 蒼茫初見疑鳧鴈。漸覺危檣隱映來, 此時增損
憑詩眼。
十年車馬黃塵路, 歲晚客心紛萬緒。猛省一聲何處鐘, 寺在煙村最深
處。隔谿脩竹露人家, 扁舟欲喚無人渡。紫藤瘦倚背西風, 歸僧自入
煙蘿去。26)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7
詩中充滿了「做客」的心理。「歲晚客心」─詩人自認為是客;「客帆
遠」─畫裡的人物也是客, 由於客旅而望歸, 又由於歸家不得而生愁。
韓國「瀟湘八景」的抒情表現:嚮往樂土
安平大君主導的「瀟湘八景」唱和活動, 使得「瀟湘八景」在朝鮮屬於宮
廷雅玩的題材。文臣金宗瑞(1390‐1453)的詩可以為代表:
二樂吾所尚, 夙昔恣遊賞。中為圭組累, 役役走塵坱。誰作八景圖,
令我動遐想。只尺雪素間, 一毫驅萬像。縮地術何用, 六合如在掌。
山聳若生物, 川流智思長。所樂方在茲, 舍此將焉倣。我愛貴公子,
超然志高爽。出茲物外念, 諒哉乃我黨。
在朝鮮民間繪畫裡, 用有別於中國水墨的鮮明彩色, 表達「瀟湘八景」宛
若仙境的幻想, 稚拙質樸的線條, 坦率自由的布局, 「瀟湘八景」是民畫裡祥
瑞和祝福的主題之一。27)
朝鮮「瀟湘八景圖」有的一圖二景, 逐漸與「四季山水」之類的畫作相
近, 從題畫詩可以得見:申叔舟(1417‐1475)為安平大君「四時畫」所寫的
26)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
各賦一首>之 <遠浦歸帆>、<煙寺晚鐘>。
27) I, Lofen(衣若芬). “The Secular Taste in Korean ‘Eight Views of Xiao‐
Xiang’ Folk Paintings”, Korea and Korean Studies: Vision from Asia
(Vietnam, Hanoi: The University of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Vietnam National University, Hanoi in coordination with the Academy for
Korean Studies, Nov. 25 ‐27, 2008), pp.309‐314.
3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題畫詩裡, 便頗富「瀟湘八景圖」之況味:
山中淑氣媚清暉, 地僻寺古東風微。造物變化弄天機, 神鞭鬼馭搜虬
螭。蓴鱸幽討樂事多, 坐覺洞庭生輕波。風定雲收灞橋曉, 玉樹瓊花
屬詩老。28)
本詩四聯, 大抵一聯描寫一季之景象, 其中第三與第四聯中「蓴鱸之思」
與「騎驢灞橋」的典故, 亦常見諸「瀟湘八景圖」之題詠。
雖然朝鮮文人也會從個人身世遭遇的角度, 表達對立功立德的渴望, 但是
「瀟湘八景」在朝鮮的氛圍仍偏向開朗樂觀。
日本「瀟湘八景」的抒情表現:幽玄禪思
十四世紀傳入日本的南宋牧谿和玉澗「瀟湘八景圖」被奉為上品, 影響了
日本「瀟湘八景圖」的禪畫意味。五山僧人在題詠裡融入了宗教的思維。
有的作品和朝鮮一樣, 一圖二景, 詩人也一詩詠二景, 一山一寧弟子雪村友梅
(1290‐1346)的 <瀟湘八景>一詩合兩題「平沙落雁」和「江天暮雪」:
溪山爽氣溢眸新, 策蹇何如獨釣人。清殺寒蘆沙上雁, 稻梁 (粱) 謀盡
啄瑤塵。29)
28) <題匪懈堂四時畫>, ≪保閑齋集≫(서울:民族文化推進會, 1996年≪韓
國文集叢刊≫本), 卷11, 頁1a, 總頁89。
29) 玉村竹二編:≪五山文學新集≫(東京:東京大學出版會, 1967‐1981年),
第三卷, 雪村友梅集≪寶覺真空禪師錄≫(據東京大學史料編纂所庫本),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9
詩意有如前述一山一寧題「平沙雁落」。
1326年渡日的元僧清拙正澄(1274‐1339), 曾作≪大鑑清規≫整頓日本禪
林, 詩偈為日本五山文學典範, 其 <瀟湘八景>詩運用了佛教語彙, 頗富禪思,
且看其中兩首: 
<瀟湘夜雨>
玉龍漉潤楚雲寒, 衡水沆波漏未殘。若具摩醯頂門眼, 暗中一點不相瞞。
<遠浦歸帆>
楚〔木邑〕吳檣次第回, 高低雲影近人來。自家認取波羅岸, 更。天
風陣陣催。30)
「摩醯」指「摩醯首羅天」 (Maheśvara), 具有三眼, 比常人多的一
眼豎立頂門, 故稱「頂門眼」。「摩醯頂門眼」比喻洞徹一切事理的大
智慧。「波羅岸」即指彼岸。清拙正澄形容夜雨淅瀝, 形色昏暗, 只有
具「摩醯頂門眼」才能看得清楚。若將詩意引申, 則晦冥人生需要
「摩醯頂門眼」明晰方向, 苦海行舟, 各人秉心正念, 自登彼岸。
越南「瀟湘八景」的抒情表現:異域懷歸
在越南使行中國文學作品裡, 潘輝注(1782‐1840)的「瀟湘八景」詩詞可
為代表。潘輝注字霖卿, 號梅峰, 少年即有文名。他於1825年和1831年兩度出
使中國。≪華軺吟錄≫是潘輝注第一次出使時所作詩集。從≪華軺吟錄≫可
頁813‐814。
30) 上村觀光編:≪五山文學全集≫(京都:思文閣出版社, 1973年), 第一卷,
≪禪居集≫, 頁62‐63, 總頁460‐461。
4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知其循陸路入中越邊境的鎮南關, 行經廣西、湖南、湖北、河南、直隸到達
北京。潘輝注在北京適值道光皇帝生日萬壽節, 他於圓明園參與慶典, 兩度
泛舟遊園。31)
潘輝注的瀟湘八景詩詞作於原路回返途中, 序文提到來時的夏日瀟湘風光
與此際冬景殊異, 想到古人的「瀟湘八景」題目, 於是為八景各作一詩一
詞。 <瀟湘八景詠并序>云:
予昨以夏節入楚, 江水盛長, 山容鬰茂, 三湘吟咏, 景致淋漓。今歸棹
溯泗, 初冬屆候, 潦水盡而寒江清, 煙光□而暮山紫。回視來時, 又別
是一番景色, 其岩巒洲者之蕭踈, 風雨雪霜之寥落, 在宿昔品題之所
不及者。江篷眺覽, 重覺興生, 因思古人八景題目, 點輟曲盡, 予今日
丕覽, 蓋己會得精神。舟次舒閒, 仍即此八題, 分詠詩調, 每景詩一調
一, 共十六章, 庶幾岩溪風物, 描寫見真, 以無負此度瀟湘遊也, 吟成,
因敘之以見意云。32)
值得注意的是, 潘輝注的「瀟湘八景」題目有一景作「煙寺晨鐘」, 與中
國的「煙寺晚鐘」不同, 其內容為:
征篷斜掩曉霜寒, 何處鐘聲落半山。依約松林青靄外, 滄茫鯨響白雲
間。江湖客况禪相似, 關塞鄉心夢乍闌。寂寂岩溪幽韻沓, 西風吹棹
過前灘。
又詩餘 <霜天曉角>:
31) 潘輝注:≪華軺吟錄≫(上海:復旦大學出版社, 2010年≪越南漢文燕行
文獻集成≫第10冊, 據漢喃研究院藏鈔本影印), 頁173‐174。
32) 同上註, 頁317‐318。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41
蒲牢遠呌。響八江窻繞。。問起從甚處, 岩上禪關清曉。煙嵐寒繚
緲。征人幽夢杳。枕畔數聲喚起, 坐對雲山悄悄。33)
潘輝注的「瀟湘八景」 詩詞有寫實的山水景致, 瀟湘再美, 詩人還是懷著
客旅之心, 期待早日返國。
   
四, 結語
本文宏觀地概述了中國「瀟湘八景」的源起, 以及在韓國、日本、越南的
歷史發展情形, 並且從詩畫作品的抒情表現, 比較四國的個別特色。中國的
「離憂愁緒」、韓國的「嚮往樂土」、日本的「幽玄禪思」、越南的「異域懷
歸」, 都展示了「瀟湘八景」母題文化意象的多元性和開放性。
東亞四國對「瀟湘八景」的藝術創造, 表達了人與風景的關係, 34)無論是
親臨瀟湘之地的越南詩人, 或是接受知識上「概念風景」的其他國家詩人,
都肯定「瀟湘八景」是「美」的象徵。美國詩人龐德(Ezra Pound,1885‐
1972)欣賞了日本的「瀟湘八景圖」而作詩, 建構個人的詩學美學, 則是東亞
共同文化母題在20世紀受到關注的一個實例。35)
33) 同上註, 頁324‐325
34) 石守謙: <勝景的化身─瀟湘八景山水畫與東亞的風景觀看>, ≪移動的
桃花源:東南亞世界中的山水畫≫(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2年), 頁91‐188。
35) 葉維廉:≪龐德與瀟湘八景≫(臺北:臺大出版中心, 2008年)。
4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附錄
一, 關於東亞瀟湘八景詩畫的參考專書
Alfreda Murck, Poetry and Painting in Song China: The Subtle Art
of Dissent. (Cambridge Massachusetts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Asia Center for the Harvard‐Yenching Institute, 2000).
安章利:≪한국의팔경문학≫(韓國的八景文學) (서울:집문당, 2002年)
堀川貴司:≪瀟湘八景:詩歌と絵画に見る日本化の様相≫(京都:臨川
書店, 2002年)
衣若芬:≪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二, 關於中國歷代「瀟湘八景」詩畫的研究
衣若芬:≪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篇目
壹、瀟湘八景──地方經驗.文化記憶.無何有之鄉
貳、「瀟湘」山水畫之文學意象情境探微
參、閱讀風景──蘇軾與「瀟湘八景圖」的興起
肆、宋代題「瀟湘」山水畫詩的地理概念、空間表述與心理意識
伍、漂流與回歸──宋代題「瀟湘」山水畫詩之抒情底蘊
陸、浮生一看──南宋李生「瀟湘臥遊圖」及其歷代題跋
柒、玉澗「瀟湘八景圖」東渡日本之前──「三教弟子」印考
捌、無邊剎境入毫端──玉澗及其「瀟湘八景圖」詩畫
玖、「江山如畫」與「畫裡江山」──宋元題「瀟湘」山水畫詩之比較
拾、旅遊、臥遊與神遊──明代文人題「瀟湘」山水畫詩的文化思考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43
<ABSTRAC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Culture Shape of the East Asian's Common Motif
I, Lo-Fen
I explained the origin of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in
China and the situation of its historical development in Korea, Japan, and
Vietnam. Not only in China but also in Korea[the era of Koryeo Dynasty],
Japan, and Vietnam, the poems and painting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were created with eight views in their own regions, under
the influences from the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There,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can be a culture shape of the East
Asian's common motif. And, I compared individual characteristics of Korea,
China, Japan, and Vietnam in the lyrical expression of the poems and
paintings about them. Consequently, we identified 'Anxiety of Separation'
in the Chinese work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Aspiration for Paradise' in the Korean works, 'Profound Thought of Zen'
in the Japanese works, and 'Returning to Home from Foreign Countries' in
the Vietnamese works. The motifs of all the works were from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and they disclosed variety and plurality of
culture shape. The artists expressed some relationship between human
beings and views in their own work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Whether the Vietnamese poets visited there or the other
countries' poets accepted it indirectly only with knowledge, they
acknowledged it as a symbol of beauty.
Key words :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Poems and Paintings,
Aspiration for Paradise, Profound thought of Zen, Culture
Shape
󰡔한국문학과 예술󰡕 제14집 원고모집
1. 한국의 문학과 예술 및 문화 전반에 관련된 학술 논문
2. 전공서적에 대한 서평이나 신 자료 발굴에 따른 소개 및 전개
∙ 분 량 : 논문 200자 원고지 150매 이내, 서평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
∙ 마 감 : 2014년 8월 10일
∙ 발행일 : 2014년 9월 31일
∙ 직접 접수, 우편, 전자우편[E­mail]접수 가능
※ 게재가 확정된 논문과 서평은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함.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인쇄일 | 2014년 3월 20일
발행일 | 2014년 3월 31일
발행인 | 조규익
편집인 | 한태문
발행처 |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156-743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369
전화 02-820-0326
팩스 02-820-0326
인쇄처 | 도서출판 학고방
122-843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조동 213-5번지
전화 02-353-9908
팩스 02-386-8308
ISSN 1976-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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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 3. 한국문학과 예술 The Korean Literature and Arts 제13집 Vol. 13 목 차 특집논문 : 소상팔경(瀟湘八景)과 한국 문예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衣若芬 5 소상팔경(瀟湘八景) 수용과 한국팔경시의 유행 양상 ···············안장리 45 한국 ‘瀟湘八景’詩의 儒家 성향 연구 ········································전유재 77 한⋅중 소상팔경도의 조형성과 표상 비교 - ‘소상야우’를 중심으로 ······························································································· 송희경 111 소상팔경의 한국전통성악사적 전개 ··········································김인숙 143 서 평 낯선 존재와 조우하는 사유의 여정 - 󰡔해석의 권리󰡕 (엄경희, 까만양, 2013)를 읽고 ··············································박선영 189
  • 4. 맥락이 증발한 폭력에 대한 재맥락화 - 󰡔야만적인 앨리스 씨󰡕 (황정은, 문학동네, 2013)를 읽고 ············································허명숙 196 흥관군원(興觀群怨)의 파노라마 - 󰡔내가 좋아하는 한시󰡕 (민병수⋅김성언 외, 태학사, 2013)를 읽고····························양훈식 202 자료해제 󰡔同泛契 昌南詩社詩集󰡕에 대하여··············································조규익 211 휘보 한국문예연구소 운영 규정 한국문예연구소 연구윤리 규정 󰡔한국문학과 예술󰡕 발간 및 심사 규정 󰡔한국문학과 예술󰡕 논문투고 규정 한국문예연구소 편집위원회 운영 규정 한국문예연구소 연구윤리위원회 규정 한국문예연구소 임원, 편집위원, 윤리위원 명단
  • 5. 국문초록 본 논문에서는 중국 ‘소상팔경(瀟湘八景)’의 기원, 한국⋅일본⋅월남에서의 소상팔경의 역사적 발전 상황을 개술하였다.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 나라인 한국 (고려시기), 일본, 월남까지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영향을 받아, 각자 지역의 팔 경을 발전 변화시켜 색다른 ‘소상팔경(瀟湘八景)’ 시화(詩畫)를 창작하였다. 이에 ‘소상팔경(瀟湘八景)’은 동아시아의 공통 모티프의 문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화 작품의 서정적인 표현 면에서 한국⋅중국⋅일본⋅월남의 개별 적인 특색을 비교해보았다. 비교의 결과 중국의 ‘이별에 대한 근심’, 한국의 ‘낙토 (樂土)에 대한 동경’, 일본의 ‘유현선사(幽玄禪思)’, 월남의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 한 회귀(懷歸)’ 등이 표현되었다. 이들은 모두 ‘소상팔경(瀟湘八景)’을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이를 매개로 문화 형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드러냈다. 동아시아 네 나라의 ‘소상팔경(瀟湘八景)’에 대한 예술 창작은 인간과 경관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직접 소상에 갔던 월남의 시인이든, 지식으로 ‘개념풍경 (概念風景)’을 받아들였던 다른 나라 시인이든, 모두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아 름다움의 상징으로 인정하였다. 주제어 : 소상팔경, 시화(詩畵), 낙토(樂土)에 대한 동경, 유현선사(幽玄禪思), 문화 형상 특집논문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衣若芬* 1) * 싱가폴 남양이공대학 교수
  • 6. 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1. ‘瀟湘八景’의 기원 ‘瀟湘’의 ‘湘’은 상수(湘水)를 일컫는 것으로, 중국 광서(廣西)성 영천(靈 川)현 동쪽에 있는 해양산(海陽山)에서 발원한다. 동북쪽 호남(湖南)성까 지 흘러가서 호남성의 4대 강 중 하나이기도 하다. ‘瀟’자는 위진(魏晉)시대 에는 물이 맑고 깊다는 뜻으로 쓰였고, 당(唐)대에 이르러서는 소수(瀟水) 를 가리켰다. 소수는 호남성 영원(寧遠)현의 구의산(九疑山)에서 발원하고, 영릉(零陵)현에서 상수로 흘러 들어가 호남성을 관통하며, 동정호(洞庭湖) 까지 흘러 들어간다. 이에 좁은 의미에서 보면 ‘瀟湘’은 소수와 상수의 합 칭이고, 넓은 의미로 보면 호남지역을 가리키는 것이다. ‘八景’의 ‘景’자는 원래는 일광을 가리키는데, 위진육조 시대에는 경관이 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때부터 여덟 군데의 경관을 노래하는 시가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심약(沈約)(441-513)의 <八詠詩>1)라는 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는 ‘八’과 ‘景’이 합쳐져 한 단어로 되어 있다. ‘八景’은 원래는 도교 법사 중의 신여(神輿)를 묘사한 것으로, ‘八寶妙景’⋅‘八卦神景’⋅‘八色光景’2)이라고도 한다. 유신(庾信)(513-581) 의 <道士步虛詞>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무명은 만물의 근원이요, 도는 모든 사물의 시작이다. 적막의 끝에서 1) <登臺望秋月>⋅<會圃臨東風>⋅<歲暮湣衰草>⋅<霜來悲落桐>⋅<夕行聞 夜鶴>⋅<晨征聽曉鴻>⋅<解佩去朝市>⋅<被褐守山東>. 2) [明]周玄貞의 ≪皇經集註≫권4에는 “與諸天眷屬馭八景鸞輿。”라고 하였다. 주석에 따르면 “팔경은 팔보묘경, 팔괘신경, 팔색광경이라고도 한다. 대개 하 늘의 신여와 주변 여덟 군데의 경관을 묘사한 것으로, 여덟 절기(八節)를 갖 추고 있어 팔경이라고 한다.” (八景, 一作八寶妙景, 一作八卦神景, 一作八色光 景。大抵天上神輿, 周八方之景, 備八節之和, 故云八景。)라고 하였다.
  • 7.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7 단약의 기운을 타고, 어둠을 밝히려 옥허궁으로 오른다. 상제를 따라 절기 를 세우고, 팔경을 쫓아 여기저기를 다닌다. 〔……〕 “無名萬物始, 有道百靈初。寂絕乘丹氣, 玄明上玉虛。三元隨建節, 八景 逐廻 輿。〔……〕”3) 북송시기에 ‘八景’은 여덟 군데의 경관을 통칭한 것으로 ‘八境’이라고도 하였다. 그 당시 소식(蘇軾)(1037-1101)이 <虔州八境圖八首>⋅<鳳翔八 觀>이라는 시를 지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瀟湘八景’은 바로 호남지역 여덟 군데의 경관을 일컫는 것이다. 북송 심괄(沈括)(1031-1095)의 기재에 따르면 ‘瀟湘八景’은 문인 겸 화가인 송적(宋迪)(자는 復古, 약1015-1080 년)이 그린 평원(平遠) 산수화의 제목이라고 되어 있다. 탁지원외랑(度支員外郎) 송적은 그림 솜씨가 능숙한데 특히 평원 산수 화에 뛰어났다. 그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는 <平沙雁落>⋅<遠浦帆歸> ⋅<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寺晚鐘> ⋅<漁村落照>가 있는데, 이를 일러‘八景’이라고 한다. 이것은 호사가들에 의해 많이 전해졌다. “度支員外郎宋迪工畫, 尤善為平遠山水, 其得意者有「平沙雁落」、「遠 浦帆歸」、「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寺晚 鐘」、「漁村落照」, 謂之「八景」。好事者多傳之。”4) 엄격히 보면, 심괄은 송적이 <瀟湘八景圖>를 그렸다고 주장한 바가 없 다. 송휘종(宋徽宗) 시기의 ≪宣和畫譜≫의 기록에 따르면 어부(御府)에 3) 逯欽立輯校, ≪先秦漢魏晉南北朝詩≫(北京:中華書局, 1993年), ≪北周詩≫권 2, 2350쪽. 4) [宋]沈括撰, 胡道靜校注, ≪新校正夢溪筆談≫(香港:中華書局, 1987年), 권 17<書畫>, 171쪽.
  • 8. 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소장된 송적의 그림 작품 중 <八景圖>5)라는 한 폭의 그림이 있지만, <瀟 湘八景圖>라고 하지는 않았다. 오늘날 발견된 것으로 처음 송적의 ‘八境’ 제화시(題畫詩)를 지은 석혜 홍(釋惠洪)(德洪覺範, 1071~1128)이 쓴 시제(詩題)를 보면 <宋迪作八境絕 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各賦一首>라고 되 어 있다. 그러나 화가가 명시되지 않은 다른 제화시들은 통틀어 <瀟湘八 景>이라고 하였다. <瀟湘八景>시의 각 경관의 표제는 심괄이 기재한 송 적의 <八景圖>와 거의 일치하지만, 심괄이 기재한 <平沙雁落>, <遠浦帆 歸>를 석혜홍은 <落雁>, <歸帆>이라고 하였다. 남송의 조희곡(趙希 鵠)(1223년의 進士)은 “송대 復古가 <瀟湘八景>을 창작하였다.”6)라고 언 급한 바가 있고, 원(元)대에 이르러 주덕윤(朱德潤)(1394~1365)은 “<瀟湘 八景圖>는 송대 문신인 송적부터 시작 되었다.”7)라고 하여, 이는 후세에 확고한 주장이 되고 말았다. 송적은 <瀟湘八景圖>를 창작한 첫 번째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瀟湘八 景’의 각 경관의 제목 또한 송적이 명명하였다고 여기고 있으며, 심지어 ‘먼저 그림을 그린 후 주제를 정하였다.(先畫後命意)’라는 주장도 있다. 조 희곡의 ≪洞天清祿集≫과 등춘(鄧椿)의 ≪畫繼≫에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송대 復古가 그린 팔경은 모두 밤의 경치인데 그 중 <煙寺晚鐘> 과 5) ≪宣和畫譜≫(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12, 2b-3a쪽, 총 138~139쪽. 6) [宋]趙希鵠, ≪洞天清祿集.古畫辨≫, 黃賓虹⋅鄧實이 편찬한 ≪美術叢書≫ (南京: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책1, 566쪽에 수록되어 있다. 7) [元]朱德潤, ≪存復齋文集≫(臺南:莊嚴文化事業有限公司, 1997年≪四庫全書 存目叢書≫本), 권7<跋馬遠畫瀟湘八景>, 6a쪽.
  • 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9 <瀟湘夜雨>는 이해하기가 꽤 어렵다. 한밤중에 어찌 종소리가 들리고, 비오는 밤에 소상의 야경을 볼 수 있겠는가? 이에 復古는 먼저 그림을 그리고 주제를 정한 것이다. 다만 심오하고 처량한 모양을 그린 것에 불 과하다. “宋復古八景, 皆是晚景, 其間煙寺晚鐘, 瀟湘夜雨, 頗費形容。鐘聲固不 可為, 而瀟湘夜矣, 又復雨作, 有何所見, 蓋復古先畫而後命意, 不過略具掩 靄慘淡之狀耳。”8) 이에 ‘瀟湘八景’은 현장에서 직접 여덟 군데의 경관을 사생한 것이 아니 라 단지 수묵으로 표현한 형상들은 모두 이 네 글자로 된 제목을 붙인 것 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경관들 중 <洞庭秋月>과 <瀟湘夜雨>만 대응한 장소를 찾을 수 있지 나머지 여섯 군데의 경관은 어느 지역이든 다 적당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개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瀟湘八景’ 은 남송 때 유행한 후 특정한 시각이나 계절, 날씨를 채택해 그린 ‘지방팔 경(地方八景)’⋅‘십경(十景)’, 심지어 ‘십이경(十二景)’ 등을 등장시켰다. 그 외에 남송 때는 <瀟湘八景圖>의 제화사(題畫詞)가 있었고, 원대에 는 마치원(馬致遠)(1250~1321)의 산곡이 있었으며, 나중에는 석혜홍의 제 화시를 모방한 정섭(鄭燮)의 <浪淘沙>라는 사(詞) 작품도 있었다. ‘瀟湘八 景’은 다른 예술 방식도 포함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금가(琴歌)인 <瀟湘水 雲>9), 사조(詞調), 희곡제목 등이 있다.10) 8) [宋]鄧椿, ≪畫繼≫(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 6, 7b쪽, 총 534쪽. 9) 금가(琴歌) <瀟湘水雲>은 남송의 곽면(郭沔)(1190~약1260)이 창작한 것이 다. 곽면의 자는 초망(楚望)이다. “영가(永嘉) 출신이고, 매번 소상의 구름과 안개로 인해 가려져 있는 구의(九嶷)산을 바라보며 곡을 창작하여 간절한 마 음을 표현하였다. 그 곡을 경청하면 교교한 밝은 강물 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비친 강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永嘉人, 每望九嶷, 為瀟湘水雲所蔽, 乃為
  • 10. 1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중국뿐만이 아니라 주변 나라인 한국(고려시기), 일본, 월남까지도 모두 ‘瀟湘八景’의 영향을 받아, 각자 지역의 팔경을 발전 변화시켜 색다른 ‘瀟湘 八景’ 詩畫를 창작하였다. 이에 ‘瀟湘八景’은 동아시아의 공통 모티프의 문 화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2.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의 역사적 발전 개술 심괄의 묘사에 따르면, 북송 문인 겸 화가인 송적이 창작한 <瀟湘八景 圖>는 여덟 폭의 평원(平遠) 산수화라 칭하고 있다. 송적은 이성(李成) (?~967)11)을 스승으로 삼아 본받았는데, 그는 “산수와 숲을 그리는 것에 능숙하여 그림의 정취가 우아하고, 형상은 온화하고 점잖다.(善畫山水寒 林, 情致閑雅, 體象雍容。)”12) 석혜홍의 제화시에서도 송적의 팔경도 경관 을 묘사하고 있는데, <江天暮雪>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수묵을 뿌리니 구름이 어두워 돌아오는 새 없고, 넋은 맑은데 하늘은 是曲, 以寓惓惓之意也。聆聽音趣, 更有水光雲影, 一簑江表之致。)”〔清〕孔 興誘, ≪琴苑心傳全編≫, 中國藝術研究院音樂研究所, 北京古琴研究會編, ≪琴曲集成≫(北京:中華書局, 1992年), 430쪽. 10) 남송 때 조장경(趙長卿)의 <瀟湘夜雨.燈詞>가 있었다. ≪惜香樂府≫(臺 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6, 3b~4a쪽. 송원 남 희(南戲) 중 무명씨의 ≪江天暮雪≫이라는 희극이 있는데, 전곡은 이미 유실 되었으나 ≪南曲九宮正始≫에는 산실된 곡이 수록되어 있다. 원대에는 楊顯 之의 ≪臨江驛瀟湘夜雨≫라는 잡극이 있었다. 11) [宋]米芾, ≪畫史≫(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18 쪽. 12) [宋]郭若虛, ≪圖畫見聞誌≫(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권3, 5b쪽.
  • 11.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1 갑자기 강에 눈을 뿌린다. 아름다운 천은 여기저기 흐르고, 조용한 나무숲 은 추위에 잘 어울린다. 외로운 배에 누워 창을 두드리는 소리 들으며, 날 밝아 일어나니 달빛 아직 남아 있다. 갑자기 놀라서 청산을 두루 감아 떠 나며, 또다시 봄빛을 지니고 돌아옴을 깨닫는다. “潑墨雲濃歸鳥滅, 魂清忽作江天雪。一川秀發浩零亂, 萬樹無聲寒妥帖。 孤舟臥聽打窗扉, 起看宵晴月正暉。忽驚盡卷青山去, 更覺重攜春色歸。” 송적의 <瀟湘八景圖>는 오늘날까지는 전해지지 못하였고, 북송말년 남송초기 화가인 왕홍(王洪)(약1131~1161년에 활동함)13)이 그린 <瀟湘 八景圖>(약1150년에 완성됨)는 현존하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현재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에 소장되어 있다. 왕홍 의 <瀟湘八景圖>에는 이성(李成)과 곽희(郭熙)(약1010~1090)의 화북 한 림(寒林)의 산수화 필법이 뚜렷이 보인다. 山石은 굳세고 시원한 준법으로, 마른 나뭇가지는 해조(蟹爪)법으로 그려졌다. 이것은 송적의 화풍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회화 방식은 한국의 <瀟湘八景圖>에 많이 계승되어 주 요한 표현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현존하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瀟湘八景 圖>는 약 15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현재 유현재(幽玄齋)에 수장 되어 있다. 이 그림은 중국의 이성과 곽희, 조선의 안견(安堅)의 화법 및 습윤(濕潤) 필묵을 중시한 중국 강남의 산수화 풍격이 융합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인들의 화풍을 선호하는 송휘종(宋徽宗)(1100~1125년 재위)은 송적 의 작품을 수장하였으며, 화가 장전(張戩)을 호남 지역으로 파견하여 사생 하게 하기도 하였으며14), 심지어 스스로도 송적을 모방하여 <八勝圖>15) 13) Wen C. Fong et al., Images of the Mind: Selections from the Edward L. Elliott Family and John B. Elliott Collections of Chinese Calligraphy and Painting at the Art Museum, Princeton University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 12. 1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를 창작하였다. 1124년에 고려화원의 화가인 이녕(李寧)은 추밀사(樞密使) 이자덕(李資德)과 함께 사신으로 송나라에 파견되었다. 이녕의 회화 예술 은 송휘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송휘종은 화원 화가인 왕가훈(王可訓)으로 하여금 이녕에게서 그림을 배우게 하였다.16) 왕가훈은 일찍이 <瀟湘夜雨 圖>를 창작하였던 화가이다. 이녕은 아마도 송휘종으로 인해 궁중에 소장 된 송적의 회화 작품을 보게 된 후 나중에 <瀟湘八景圖>의 제재를 고려로 가져가 그의 아들인 이광필(李光弼)에게 전한 듯하다. 그 후 이광필은 고 려 명종15년(1185)에 왕명을 받아 <瀟湘八景圖>를 창작하였다.17) 북송이 망한 후 송적의 회화 작품은 북방 금나라에 보존되어 있었다. 사 신으로 금나라에 간 고려 문신인 이인로(李仁老)(1152~1220, 약 1182년에 외교사절로 금나라에 갔음)와 진화(陳澕)(약1200년에 활동하였으며, 1209 14) [元]夏文彥, ≪圖繪寶鑑≫(上海:上海人民美術出版社, 1962年≪畫史叢書≫ 本), 권3, 89쪽, “장전(張戩), 어디 출신인지 모름. 의지가 깨끗하고 매일 거문 고를 타면서 스스로 즐겼다. 산수화에 능하여 응봉한림(應奉翰林)을 맡고 있 을 때 송휘종은 그를 시켜 배를 타고 나가 산수풍경을 관찰하게 한 후 팔경도 를 그리게 하였다. 그러나 바치기 전에 사로잡혀 그림은 도난당하고 상(湘)에 억류되었다.”(張戩, 不知何許人, 志尚清虛, 每以琴自娛。工畫山水, 應奉翰林 日, 徽宗遣其乘舟, 往觀山水之勝, 作八景圖。未及進上, 而虜禍作, 遂留滯湘 中。) 15) [宋]張澂, ≪畫錄廣遺≫, 黃賓虹、鄧實이 편찬한 ≪美術叢書≫(南京:江蘇古 籍出版社, 1997年), 2081쪽에 수록되어 있다. 16) 연세대학교 동방학연구소 편찬, ≪高麗史≫(서울:景仁文化社, 1972年, 再 版), 권122, 567쪽. 또 [宋]張世南, ≪游宦紀聞≫(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 年≪文淵閣四庫全書≫本), 권6, 9~11쪽, 총 618~619쪽. 17) “왕이 문신에게 명하여 소상팔경시를 지으라고 하였고, 시의 의미에 따라 그림 을 본떠 그리게 하였다. 왕은 그림에 능통하여, 화공인 고유방, 이광필 등과 같 이 그림을 그렸고, 온종일 권태를 모르신다.”(命文臣製瀟湘八景詩, 倣其詩意, 摹寫為圖。王精於圖畫, 與畫工高惟訪、李光弼等繪畫物像, 終日忘倦。) 金宗 瑞등 撰, ≪高麗史節要≫(서울:亞細亞文化社, 1973年), 권13, 342~343쪽.
  • 13.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3 년에 외교 사절로 금나라에 갔음)는 송적의 <瀟湘八景圖>를 감상한 적이 있었다. 이인로의 시 작품인 <宋迪八景圖>는 고려시기에 <瀟湘八景圖> 를 시제로 지은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 작품이다. 팔경의 각 표 제는 심괄이 기재한 글 내용과 부합할 뿐만 아니라 순서 또한 완전 일치한 다. 진화가 그림에 지은 칠언 율시는 대부분 석혜홍을 모방한 것이고18), 16세기 김현성(金玄成)(1542~1621)이 제찬(題贊)을 적은 <瀟湘八景圖> 병풍(큐슈국립박물관 소장)에는 진화의 시도 적혀 있다. 남송시대에 이르러 ‘瀟湘八景’은 실제 호남 지역에만 국한된 것에서 벗 어나 점차 개념화, 추상화, 현지화로 변하였다. 미우인(米友仁)(1074~ 1153)의 <瀟湘奇觀圖> 와 <瀟湘白雲圖>에는 ‘瀟湘’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지만 그린 곳은 진강(鎮江) 지역의 경관이다. 화원 화가와 승려들의 <瀟 湘八景圖>는 대부분 임안(臨安) 서호(西湖)의 주변 경관을 그린 것으로, 일본 <瀟湘八景圖>의 전범이 되었다.19) 이렇듯 ‘실질지리(實質地理)’에서 ‘문화지리(文化地理)’로 전환되어졌고, 화가가 눈앞의 경관을 그렸으나 제 목은 ‘瀟湘’ 혹은 ‘xx八景’이라고 붙이는 현상은 ‘瀟湘八景’이 본국 또는 해 외에 전파되거나 재생산되는데 도움이 되었다.20) 마원(馬遠)(1190~1230년에 활동함)의 <瀟湘八景圖>는 청(清)대 동방 달(董邦達)의 모사본에 남아 있고 하규(夏珪)의 <十二景圖卷>은 팔경도 18) 衣若芬, <高麗文人對中國八景詩之受容現象及其歷史意義>, 한국 상명대학교 한중문화정보연구소, 權錫煥編, ≪한중 팔경구곡과 산수문화(韓中八景九曲與 山水文化)≫(서울:이회문화사, 2004年), 59~72쪽. 19) 板倉聖哲, <作為東亞圖象的瀟湘八景圖─十五世紀朝鮮前期文人所見到的東亞 瀟湘八景圖>, 石守謙⋅廖肇亨主編, ≪東亞文化意象之形塑≫(台北:允晨文化 實業股份有限公司, 2011年), 167~190쪽에 수록되어 있다. 20) 衣若芬, <蘇軾對高麗「瀟湘八景」詩之影響──以李奎報 <虔州八景詩>為例>, ≪宋代文學研究叢刊≫第10期(2004年12月), 205~229쪽. 衣若芬, <李齊賢八景 詩詞與韓國地方八景之開創>, ≪中國詩學≫第9輯(2004年6月), 147~162쪽.
  • 14. 1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의 변형이다. 선승(禪僧)인 목계(牧谿)(1207~1291)와 옥간(玉澗)의 <瀟湘 八景圖>는 아시카가(足利) 집안의 동산어물(東山御物)이 되었으며, 새로 재단하여 만든 후에는 다과회에 전시된 적이 있었고, 일본 화가들로 인해 많이 복제도 되었다.21) 신분이 미상인 남송 화가 李生의 <瀟湘臥遊圖>(동 경국립박물관 소장)에는 출가하지 않고 속세에서 수행하는 아홉 명의 불 교 신자들이 지은 시들이 있는데(1170~1171년간), 짙은 불교 색채를 지니 고 있다. ‘瀟湘八景’은 주로 중국에 다녀 온 사절단 중의 화가와 문신에 의해 고 려로 수입되었다. 일본은 주로 승려들에 의해 수입되어졌고, 고려보다는 조금 늦었다. 대휴정념(大休正念)(1215~1290, 1269년에 일본에 갔음)은 <山市晴嵐>이라는 시를 지었다. 일산일녕(一山一寧)(1247~1317, 1299년 에 일본에 갔음)이 제찬(題贊)을 적은 ‘思堪’이라 날인된 <平沙雁落圖>(일 본 개인소장)는 일본 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본 수묵화 의 기원이 된다.22) 현존하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瀟湘八景圖>는 남송의 화풍과 가깝다. 일산일녕의 제찬은 아래와 같다. 추운 겨울이 아직 이른데, 기러기들이 남쪽으로 와서 가을을 보내는구 나. 모래섬에 날아온 이유가 어찌 식량만을 찾기 위해서이겠는가? “紫(柴)塞寒應早, 南來傍素秋。飛々沙渚上, 豈止稻梁謀。” 이 시는 두보(杜甫)의 시 ‘그대 보시게나, 철따라 다니는 기러기들도 모두 21) 衣若芬, <玉澗「瀟湘八景図」の詩画と印章の研究>, (日本)≪國華≫1412號 (2013年6月), 5~18쪽. (田中伝訳) 22) 斉藤孝,<里見家蔵一山一寧賛「平沙落雁図」について~-我国中世における 大和絵と水墨画の接点>, ≪史泉≫50號(関西大学文学部史学科創設25周年記 念) (1975.4), 143~160쪽.
  • 15.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5 제 먹을 식량을 챙길 줄은 알고 있지 않는가.(君看隨陽雁, 各有稻粱謀)’23)를 반문 하는 것으로, 기러기 떼들이 모래섬에 머물고 있는 것은 살 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하고 있는데, 마치 종교 신앙처럼 생계를 위해 분주하는 세인들에게 초탈의 힘을 주는 것과 같다. 남송 영종(寧宗)(1194~1224)의 <瀟湘八景圖> 시에는 당시 궁정에 소 장된 <瀟湘八景圖>의 화가인 화북 산수화계에 속한 관동(關同)과 강남 산 수화계에 속한 동원(董源)의 풍격이 드러났다. 영종의 필적은 명대 주헌왕 (周憲王) 주유돈(朱有燉)이 새긴 <東書堂歷代法帖>(1416)에 수록되었고, 이것은 후에 조선에 전해져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1418~1453, 호는 비해당(匪懈堂))이 수장하게 되었으며, 그는 사람에게 명하여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1442년 안평대군은 많은 신하를 모아 ‘瀟湘八景’에 시를 지 어 노래하게 하였다. 시를 지은 사람은 모두 열아홉 명인데 그 중에 한 명 은 승려였다. 이것은 조선 건국 이래 가장 성대한 예문 활동이었다. 이들이 지은 <匪懈堂瀟湘八景詩卷>24)은 현재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원대 장원(張遠)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瀟湘八景圖>(상해박물관소 장)는 마원(馬遠) 화풍의 연장이라고 본다. 명대 오파(吳派) 화가인 문징명 (文徵明)(1470~1559)⋅당인(唐寅)(1470~1523) 등은 ‘瀟湘八景’의 경관을 소주(蘇州)로 가져왔다. 판화기술의 발달에 따라 지방지(地方志)와 ≪海內 奇觀≫등의 저작들이 ‘瀟湘八景’의 각 명소를 확인하는 풍조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瀟湘八景’을 중국의 명승지로 여겨 ‘瀟湘八景’을 구체화했으며, 23) 杜甫:<同諸公登慈恩寺塔> 24) 衣若芬, <朝鮮安平大君李瑢及「匪懈堂瀟湘八景詩卷」析論>, ≪域外漢籍研 究集刊≫第1輯(2005.5), 113~139쪽.
  • 16. 1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개인의 여행 경험과도 결합시켜 <瀟湘八景圖>에 관한 시를 많이 읊게 되 었는데, 이것은 명대에 이르러 점차 세속화 되었다. 명대 절파(浙派) 화풍은 15세기 중기에 중국에 온 사절단의 수행화가들 에 의해 조선으로 전해졌고, 16세기부터 <瀟湘八景圖>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시기 일본의 <瀟湘八景圖>는 중국으로 간 셋슈(雪舟)등의 화가들에 의해 절파 화풍이 도입되었다. 널리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가노단유(狩野 探幽)(1602~1674)의 <探幽縮圖>에는 당시 일본에 전파된 <瀟湘八景圖> 의 양식과 시구를 볼 수 있다. 청나라의 오력(吳歷)(1632~1718)과 왕신(王宸)(1720~1797)등 화가들 의 <瀟湘八景圖>는 옛 화풍을 모방한 것이다. ‘瀟湘八景’이 조선과 일본에 서 유행함에 따라 한글로 쓴 시조(時調)와 일본어로 쓴 화가(和歌)에는 모 두 ‘瀟湘八景’ 시가 있었다. 문인, 승려, 화원 화가들이 <瀟湘八景圖>를 창 작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민간회화 및 청화자기, 일본의 우키요에(浮世 繪)에서도 팔경의 제재를 발견할 수 있다. 고려 사신이 ‘瀟湘八景’을 도입한 것처럼 고대 월남도 사신으로 중국에 오고 간 문인들로 인하여 ‘瀟湘八景’이 전파되었다. 그러나 중국⋅한국⋅ 일본의 문인 및 화가들 중에는 동기창(董其昌)(1555~1636)등 소수의 사람 만 ‘瀟湘八景’의 원생지인 호남에 간 적이 있었고, 대다수 사람들은 글이나 화폭만을 통해 ‘瀟湘八景’을 상상하였다. 이에 필자는 이것을 문화지식 측 면의 ‘개념풍경(概念風景)’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월남 사신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은 외교사절로 중국에 갈 때는 해로로 가지 않았고 육로로 중 국과 월남 두 나라의 국경에 있는 진남관(鎮南關)을 통과하여 광서(廣西) 로 북상하고, 북쪽으로 더 가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호남 영주(永州)에 도착해 ‘瀟湘八景’의 지리적 범위에 들어갔다. 상수를 따라 동정호(洞庭湖)로 북상하는 길은 모두 ‘瀟湘八景’의 풍경에 속한다. 그리하 여 월남의 사행시(使行詩) 중 상당수는 ‘瀟湘’을 읊은 사경시(寫景詩)였다.
  • 17.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7 오고랑(吳高浪)의 ≪歷朝雜記≫에 따르면 1715년의 사망과시(士望科試)에 는 ‘瀟湘八景’을 제목으로 ‘兼’을 압운한 칠언율시를 지으라는 문제가 나왔 다고 한다. 이에 월남 지식인들은 과거시험의 문제를 통해 ‘瀟湘八景’을 배 우게 되었다.25) 3.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의 서정적 표현 비교 ‘瀟湘八景’은 중국에서 기원하여 한국⋅일본⋅월남에서 발전하였는데, 전파과정, 중개인, 나라마다의 심미적 의식이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서정 표현이 나타났다. 하나씩 예문을 들어 대략적인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중국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이별에 대한 근심 ‘瀟湘’이 위치한 중국 호남 지역은 역대 정치 중심지인 수도와 멀리 떨어 져 있으며, ‘瀟湘’을 주제로 한 문학 형상은 ‘恨別思歸’와 ‘和美自得’ 두 가지 전형으로 귀납할 수 있다. 전자는 소상의 신령과 신화, 굴원(屈原)의 작품 및 좌천되거나 타향에서 기거하는 문학에서 기원된 것이고, 후자는 소상의 형상이 도화원 전설과 결합되어‘漁隱’의 색채가 물들어 있는 것이다. 중국의 ‘瀟湘八景’에 지은 시문의 내용은 ‘客旅之愁’, ‘望歸之情’, ‘漁隱之 樂’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사대부가 재능을 펼 기회를 만 나지 못하거나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외로움을 강조한 것이 중국 ‘瀟湘八 景’의 주요 기조이다. 예를 들면 석혜홍이 <瀟湘八景圖>에 지은 <遠浦歸 帆>과 <煙寺晚鐘> 이라는 시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25) 詹志和, <越南北使漢詩與中國湖湘文化>, ≪中南林業科技大學學報≫第5卷, 第6期(2011.12), 147~150쪽.
  • 18. 1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동풍이 갑자기 휘몰아치고, 앉아서 물결이 치는 것을 바라본다. 햇빛은 긴 섬을 밝히 비추고, 강물의 기세는 멀리 있는 범선을 삼킬듯하다. 난간 에 기대니 감정은 바람에 날리는 실같이 혼란하고, 황망히 바라보니 오리 나 기러기 같다. 점차 높은 돛대 보이는 듯 하며, 더하고 빼는 것은 시적 안목을 따른다. “東風忽作羊角轉, 坐看波面纖羅卷。日腳明邊白島橫, 江勢吞空客帆遠。 倚欄心緒風絲亂, 蒼茫初見疑鳧鴈。漸覺危檣隱映來, 此時增損憑詩眼。” 험한 세상을 10년간 차마로 다니고, 황혼이 되어 나그네 마음은 혼란하 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에 갑자기 깨어보니, 사찰은 연기피는 촌락 의 가장 깊은 곳에 있네. 계곡 넘어 대나무숲 사이에 인가가 있고, 배를 타고 건너려 하나 사람이 없네, 서풍에 메마른 자색 등나무, 귀승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다. “十年車馬黃塵路, 歲晚客心紛萬緒。猛省一聲何處鐘, 寺在煙村最深處。 隔谿脩竹露人家, 扁舟欲喚無人渡。紫藤瘦倚背西風, 歸僧自入煙蘿去。”26) 시에는 ‘객의 심리’가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歲晚客心>에도 시인은 자 신을 객으로 여겼고, <客帆遠>에도 그림의 인물이 또한 객이었다. 나그네 로서 귀로를 그리워하는 것이고, 귀가하지 못해 근심이 생긴 것이다. 2) 한국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낙토(樂土)에 대한 동경 안평대군이 주도한 ‘瀟湘八景’ 창화(唱和) 활동은 ‘瀟湘八景’을 궁전의 고상한 유희 제재가 되게 하였다. 문신 김종서(金宗瑞)(1390~1453)의 시 를 대표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26)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各賦一 首>의 <遠浦歸帆>
  • 1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19 산수를 좋아함은 내 바라는 것, 오래 전부터 마음 놓고 즐겼네. 중간에 벼슬길에 얽매게 되어, 속세에서 수고롭게 달려 왔네. 누가 소상팔경도 그 려 가지고, 나에게 아련한 상념 일으키나. 단지 한 척 하얀 비단 사이에, 붓 하나로 삼라만상 몰아쳤네. 축지법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온 세상이 손바닥에 있는 듯. 우뚝 솟은 산 만물이 생동하고, 냇물 흘러 지혜로운 생 각 가네. 좋아하는 것 바로 여기 있으니, 이를 버리고 무얼 본받겠는가! 내가 아끼는 귀공자 비해당은, 초연한 의지 높고도 시원하네. 속세를 벗어 난 물외의 생각이, 진실하구나! 곧 나의 벗이로다. “二樂吾所尚, 夙昔恣遊賞。中為圭組累, 役役走塵坱。誰作八景圖, 令我 動遐想。只尺雪素間, 一毫驅萬像。縮地術何用, 六合如在掌。山聳若生物, 川流智思長。所樂方在茲, 舍此將焉倣。我愛貴公子, 超然志高爽。出茲物 外念, 諒哉乃我黨。” 조선의 민간 회화는 중국의 수묵화와 달리 선명한 채색을 사용하여 ‘瀟 湘八景’의 선경 같은 환상, 치졸하고 질박한 선, 솔직하고 자유로운 배치를 표현하였다. ‘瀟湘八景’은 민간 회화에서는 상서로움과 축복의 주제들 중 하나이다.27) 조선의 어느 <瀟湘八景圖>에는 한 폭의 그림에 두 군데의 경관이 그려 져 있는데, 이것은 ‘四季山水’ 류의 회화 작품과 점차 근접해지고 있는 것 이다. 신숙주(申叔舟)(1417~1475)가 안평대군의 <四時畫>를 위해 쓴 제 화시에도 <瀟湘八景圖>의 정취를 담고 있다. 27) I, Lofen(衣若芬). “The Secular Taste in Korean ‘Eight Views of Xiao-Xiang’ Folk Paintings”, Korea and Korean Studies: Vision from Asia (Vietnam, Hanoi: The University of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Vietnam National University, Hanoi in coordination with the Academy for Korean Studies, Nov. 25~27, 2008), pp.309~314
  • 20. 2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산중의 맑은 기운으로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다운데, 외딴 곳의 고찰에 동풍이 살살 불어온다. 조물주가 세상을 변화하고자, 신이 귀신을 부려 어 린용을 찾는다. 고향이 그리워 순챗국과 농어회를 찾으니 즐거움이 많으 나, 동정호를 바라보니 마음에 파문이 일어난다. 바람이 멈추고 구름이 걷 어지니 이별의 파교가 밝아 오며, 재자가인은 시와 함께 늙어 간다. “山中淑氣媚清暉, 地僻寺古東風微。造物變化弄天機, 神鞭鬼馭搜虬螭。 蓴鱸幽討樂事多, 坐覺洞庭生輕波。風定雲收灞橋曉, 玉樹瓊花屬詩老。”28) 이 4연시 첫 연에는 한 계절의 경관을 묘사하고 있고, 제3연과 제4연에 는 ‘蓴鱸之思’와 ‘騎驢灞橋’의 전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瀟湘八景 圖>에 자주 나오는 제영(題詠)이다. 비록 조선 문인들도 자신의 신세와 처지에서 공을 세우거나 덕을 쌓는 것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였지만, 조선의 <瀟湘八景>은 여전히 명랑하고 낙관적인 분위기에 치중되어 있다. 3) 일본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유현선사(幽玄禪思) 14세기 일본에 전파된 남송의 목계(牧谿)와 옥간(玉澗)의 <瀟湘八景 圖>는 상품으로 받들어져 일본 <瀟湘八景圖>의 선화(禪畫) 정취에 영향 을 끼쳤다. 오산승인(五山僧人)이 그림에 지은 시에는 종교적인 사유가 융 합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작품은 조선과 같이 한 폭의 그림에 두 군데의 경관이 그려져 있어 시인 또한 시 한 수로 두 군데의 풍경을 노 래하고 있다. 설촌우매(雪村友梅)(1290~1346)의 <瀟湘八景>에는 <平沙 落雁>과 <江天暮雪>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28) <題匪懈堂四時畫>, ≪保閑齋集≫(서울:民族文化推進會, 1996年≪韓國文集 叢刊≫本), 권11, 1a쪽, 총 89쪽.
  • 21.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1 계곡과 산의 공기가 상쾌해 눈이 새롭다. 당나귀를 타는 것이 어찌 홀 로 낚시하는 것과 같은가. 추위에 갈대는 죽고 모래위에 기러기 있네, 아 름다운 속세에서 곡식을 쪼아 먹는다. “溪山爽氣溢眸新, 策蹇何如獨釣人。清殺寒蘆沙上雁, 稻梁 (粱) 謀盡啄 瑤塵。”29) 시의 의미는 앞에서 언급한 일산일녕(一山一寧)이 지은 <平沙雁落>과 유사하다. 청졸정징(清拙正澄)(1274~1339)의 <瀟湘八景>에는 불교 어휘 를 많이 사용하여 선사(禪思)가 상당히 많이 있다. 그 중의 두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瀟湘夜雨> 용모양의 자격루는 물에 젖고 남방의 날씨는 추운데, 형수의 넓은 물 결에는 비가 아직 내린다. 만일 마혜수라천의 정문안을 가지고 있다면, 비 오는 어두운 밤에도 잘 볼 수 있겠네. “玉龍漉潤楚雲寒, 衡水沆波漏未殘。若具摩醯頂門眼, 暗中一點不相瞞。” <遠浦歸帆> 남방 오초지역의 배들이 줄지어 돌아오고, 높고 낮은 구름에 접안이 가 까워진다. 사람은 인생의 방향과 목적지를 알아야 하며, 하늘의 바람에 힘 입어 피안에 도달한다. “楚〔木邑〕吳檣次第回, 高低雲影近人來。自家認取波羅岸, 更借天風 陣陣催。”30) 29) 玉村竹二編, ≪五山文學新集≫(東京:東京大學出版會, 1967~1981年), 제3권, 雪村友梅集≪寶覺真空禪師錄≫(據東京大學史料編纂所庫本), 813~814쪽. 30) 上村觀光編, ≪五山文學全集≫(京都:思文閣出版社, 1973年), 제1권, ≪禪居 集≫, 62~63쪽, 총 460~461쪽.
  • 22. 2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마혜(摩醯)’는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Maheśvara)을 가리키는 것으 로 보통 사람보다 한 눈이 더 많은데 그 한 눈은 정수리에 있어 ‘정문안(頂 門眼)’이라고 하였다. ‘마혜정문안(摩醯頂門眼)’은 모든 사리에 통달한 대 단한 지혜를 비유하고, ‘파라안(波羅岸)’은 대안을 가리킨다. 청졸정징은 보슬보슬 내리고 있는 밤비에 날이 캄캄한데 ‘摩醯頂門眼’만 잘 볼 수 있다 고 묘사하고 있는데, 시의 의미를 확대해 보면 즉, 어두컴컴한 인생에는 방 향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摩醯頂門眼’이 필요하고, 괴로운 상황에서도 신 념을 바르게 잡으면 피안(彼岸)에 도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4) 월남 ‘瀟湘八景’의 서정적 표현: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한 회귀(懷歸) 중국에 오는 월남 사신들의 문학 작품 중 반휘주(潘輝注)(1782~1840) 의 ‘瀟湘八景’ 시사(詩詞)가 가장 대표적이었다. 반휘주의 자는 임경(霖卿) 이고, 호는 매봉(梅峰)으로 어렸을 때부터 글을 잘 지어 문명이 높았다. 그 는 1825년과 1831년에 외교 사절로 두 번 중국으로 갔으며, ≪華軺吟錄≫ 은 반휘주가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지은 시집이다. ≪華軺吟錄≫에 따르면 그는 육로로 중월 변경에 있는 진남관을 넘어, 광서(廣西), 호남(湖南), 호 북(湖北), 하남(河南)을 지나 바로 북경(北京)에 도착하였다. 마침 그때가 도광(道光) 황제의 생신인 만수절이라 반휘주는 원명원(圓明園) 축전에 초 대되어 두 번이나 배를 타고 원유회에 참석하였다.31) 반휘주의 ‘瀟湘八景’ 시사(詩詞)는 왔던 길로 귀국하는 도중에 지은 것 으로, 서문에는 여름에 올 때의 소상 풍광과 현재 겨울철의 풍광이 같지 않아 고인의 ‘瀟湘八景’ 제목을 떠올리며 각각의 팔경에 대한 시와 사를 지 31) 潘輝注, ≪華軺吟錄≫(上海:復旦大學出版社, 2010年≪越南漢文燕行文獻集 成≫제10책, 한남(漢喃) 연구원에 소장된 초본을 근거하여 영인하였음), 173 ~174쪽.
  • 23.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3 었다. <瀟湘八景詠并序>에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내 여름에 초(楚)땅에 들어 갈 때는 강물이 세차게 치솟아 오르고 산림 도 무성하여, 호남의 경치가 웅장하였거늘, 지금 강물을 거슬러 돌아가는 배를 보니 벌써 초겨울이 되었구나. 물은 얕고 한기가 올라오니, 저녁 산 차가운 기운이 가득 차네. 되돌아보면 올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구나. 산 바위 쓸쓸하고 나무들 드문드문 한 것이, 옛 작품에는 언급되지 않은 풍 경들이다. 강가에서 멀리 바라보니 흥취가 다시 일어난다. 옛 사람들이 지 은 팔경 제목을 떠올리며 오늘에 다 감상하지 못해도 그 정신만은 느낄 수 있겠네. 배타고 가는 길에도 여전히 여덟 주제를 떠올리며 시조를 노 래하네. 각각의 경관을 보며 시와 사를 지으니 모두 열여섯 장이네. 산림 과 강물이 진실되게 묘사되어 이번 소상 여행길이 헛되지 아니 하고, 음 영(吟咏)한 후에도 그들의 뜻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네. “予昨以夏節入楚, 江水盛長, 山容鬰茂, 三湘吟咏, 景致淋漓。今歸棹溯 泗, 初冬屆候, 潦水盡而寒江清, 煙光□而暮山紫。回視來時, 又別是一番景 色, 其岩巒洲者之蕭踈, 風雨雪霜之寥落, 在宿昔品題之所不及者。江蓬眺 覽, 重覺興生, 因思古人八景題目, 點輟曲盡, 予今日丕覽, 蓋己會得精神。 舟次舒閒, 仍即此八題, 分詠詩調, 每景詩一調一, 共十六章, 庶幾岩溪風物, 描寫見真, 以無負此度瀟湘遊也, 吟成, 因敘之以見意云。”32) 주목할 만 한 것은 반휘주의 ‘瀟湘八景’ 제목 중 <煙寺晨鐘>이라는 작 품으로, 이것은 중국의 <煙寺晚鐘>과는 다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호를 떠도는 타향살이는 마치 참선하는 것과 같다. 한밤중 꿈에서 깨 니 고향이 그리워진다. 바위는 적막하며 계곡물은 은은한 소리를 내는데, 서풍은 어느덧 배를 저만치 보내버린다. 32) 同上註, 317~318쪽.
  • 24. 2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征蓬斜掩曉霜寒, 何處鐘聲落半山。依約松林青靄外, 滄茫鯨響白雲間。 江湖客况禪相似, 開塞鄉心夢乍闌。寂寂岩溪幽韻沓, 西風吹棹過前灘。” 또한 <霜天曉角>라는 사(词)도 지었는데 다음과 같다. 사원의 종소리는 멀리서 들려오고, 사방팔방에서 들린다. 어찌해서 이 런 소리가 들리나, 이는 산속의 사찰에서 참선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차가 운 연무는 산속에 퍼지고, 길손은 깊이 잠들어 있네. 종소리가 그를 몇 번 깨우니, 깨어 앉아 고요한 산중 구름을 감상한다. “蒲牢遠呌。響八江窻繞。借問起從甚處, 岩上禪關清曉。 煙嵐寒繚緲。征人幽夢杳。枕畔數聲喚起, 坐對雲山悄悄。”33) 반휘주의 ‘瀟湘八景’ 시사(詩詞)에는 산수풍경을 그대로 쓴 작품도 있 다. 그러나 소상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여행객으로서 일찍 귀국하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는 없다. 4. 결론 본 논문은 거시적으로 중국 ‘瀟湘八景’의 기원, 한국⋅일본⋅월남에서 의 역사적 발전 상황을 개술하였고, 詩畫 작품의 서정적인 표현 면에서 네 나라의 개별적인 특색을 비교해보았다. 중국의 ‘이별에 대한 근심(離憂愁 緒)’, 한국의 ‘낙토에 대한 동경(嚮往樂土)’, 일본의 ‘유현선사(幽玄禪思)’, 월남의 ‘외국에서의 고향에 대한 회귀(異域懷歸)’ 모두 ‘瀟湘八景’을 모티 33) 同上註, 324~325쪽.
  • 25.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5 프로한 문화 형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드러냈다. 동아시아 네 나라의 ‘瀟湘八景’에 대한 예술 창작은 인간과 경관의 관계 를 표현한 것이다.34) 친히 소상에 간 월남 시인이든, 지식으로 ‘개념풍경 (概念風景)’을 받아들인 다른 나라 시인이든, 모두 ‘瀟湘八景’을 아름다움 의 상징으로 인정하였다. 미국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1885~ 1972)는 일본의 <瀟湘八景圖>를 감상한 후 시를 지어 자신만의 시적 미학 을 세우고 이루었다. 이것은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모티프가 20세기에 주 목을 받았다는 한 가지 실례이다.35) 34) 石守謙, <勝景的化身─瀟湘八景山水畫與東亞的風景觀看>, ≪移動的桃花源 : 東南亞世界中的山水畫≫(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2年), 91~ 188쪽. 35) 葉維廉, ≪龐德與瀟湘八景≫(臺北:臺大出版中心, 2008年).
  • 26. 2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투고일: 2014. 2.10 심사일: 2014. 3. 10 ~ 2014. 3. 21 심사완료일: 2014. 3. 21 부∥록 Ⅰ. 동아시아 ‘瀟湘八景’ 詩畫와 관련된 참고 문헌 Alfreda Murck, Poetry and Painting in Song China: The Subtle Art of Dissent. (Cambridge Massachusetts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Asia Center for the Harvard-Yenching Institute, 2000). 安章利: ≪한국의팔경문학≫(韓國的八景文學) (서울:집문당, 2002年) 堀川貴司:≪瀟湘八景:詩歌と絵画に見る日本化の様相≫(京都:臨川書 店, 2002年) 衣若芬: ≪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Ⅱ. 중국 역대 ‘瀟湘八景’ 詩畫에 대한 연구 衣若芬: ≪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차례 1、瀟湘八景──地方經驗.文化記憶.無何有之鄉 2、「瀟湘」山水畫之文學意象情境探微 3、閱讀風景──蘇軾與「瀟湘八景圖」的興起 4、宋代題「瀟湘」山水畫詩的地理概念、空間表述與心理意識 5、漂流與回歸──宋代題「瀟湘」山水畫詩之抒情底蘊 6、浮生一看──南宋李生「瀟湘臥遊圖」及其歷代題跋 7、玉澗「瀟湘八景圖」東渡日本之前──「三教弟子」印考 8、無邊剎境入毫端──玉澗及其「瀟湘八景圖」詩畫 9、「江山如畫」與「畫裡江山」──宋元題「瀟湘」山水畫詩之比較 10、旅遊、臥遊與神遊──明代文人題「瀟湘」山水畫詩的文化思考
  • 27.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7 瀟湘八景:東亞共同母題的文化意象 衣若芬* 36) 一, 「瀟湘八景」源起 「瀟湘」 之「湘」指湘水, 湘水發源於中國廣西省靈川縣東海陽 山, 朝東北流入湖南省境, 為湖南省四大河流之一。「瀟」字在魏晉時 代, 是形容「水清深」的樣子;到了唐代, 「瀟」字轉指瀟水。瀟水源 出湖南省寧遠縣九疑山, 於零陵縣注入湘水, 湘水貫穿湖南省, 注入 洞庭湖。因此, 狹義而言, 「瀟湘」是瀟水和湘水的合稱;廣義而言, 可泛指湖南地區。 「八景」的「景」字本指日光, 約在魏晉六朝時, 「景」具有「風 景」的意涵, 也大約從那時開始, 有歌詠八種風景的詩歌, 例如沈約 (441‐513) <八詠詩>1)。「八」與「景」合為一詞, 本用於道教, 形容道 教科儀中的神輿, 又作「八寶妙景」、「八卦神景」、「八色光景」。2)庾 信(513‐581) <道士步虛詞>云: * 新加坡 南洋理工大學 1) <登臺望秋月>、<會圃臨東風>、<歲暮湣衰草>、<霜來悲落桐>、<夕行 聞夜鶴>、<晨征聽曉鴻>、<解佩去朝市>、<被褐守山東>。 2) 明代周玄貞≪皇經集註≫卷四:「與諸天眷屬馭八景鸞輿。」原注:「八 景, 一作八寶妙景, 一作八卦神景, 一作八色光景。大抵天上神輿, 周八 方之景, 備八節之和, 故云八景。」
  • 28. 2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無名萬物始, 有道百靈初。寂絕乘丹氣, 玄明上玉虛。三元隨建節, 八景逐廻輿。〔……〕3) 北宋時期, 「八景」成為八種地方景觀之統稱, 也稱「八境」, 例如蘇軾 (1037‐1101)有 <虔州八境圖八首>、<鳳翔八觀>詩。「瀟湘八景」便是湖 南地區的八種景觀。「瀟湘八景」的內容, 據北宋沈括(1031‐1095)記載, 是 文人畫家宋迪(字復古, 約1015‐1080)畫的平遠山水圖題目: 度支員外郎宋迪工畫, 尤善為平遠山水, 其得意者有「平沙雁落」、「遠 浦帆歸」、「山市晴嵐」、「江天暮雪」、「洞庭秋月」、「瀟湘夜雨」、「煙 寺晚鐘」、「漁村落照」, 謂之「八景」。好事者多傳之。4) 嚴格看來, 沈括並沒有說宋迪畫的是「瀟湘八景圖」。宋徽宗朝 ≪宣和畫 譜≫中記錄御府收藏的31件宋迪畫作, 有一件是「八景圖」5), 也不稱「瀟湘 八景圖」。 至今首見題寫宋迪「八境」題畫詩的釋惠洪(德洪覺範, 1071‐1128), 詩 題為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 之各賦一首>, 另一組畫者未明的題畫詩, 題為 <瀟湘八景>。 <瀟湘八景> 詩的各景標題幾乎與沈括記載的宋迪「八景圖」一致, 除了沈括記「平沙雁 落」, 釋惠洪作「落雁」;沈括記「遠浦帆歸」, 釋惠洪作「歸帆」。南宋趙希 3) 逯欽立輯校:≪先秦漢魏晉南北朝詩≫(北京:中華書局, 1993年), ≪北 周詩≫卷2, 頁2350。 4) [宋]沈括撰, 胡道靜校注:≪新校正夢溪筆談≫(香港:中華書局, 1987 年), 卷17 <書畫>, 頁171。 5) ≪宣和畫譜≫(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12, 頁2b‐3a, 總頁138‐139。
  • 2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29 鵠(1223年進士)便直接稱「宋復古作『瀟湘八景 󰡕」。6)到了元代, 朱德潤 (1394‐1365)云:「『瀟湘八景圖』始自宋文臣宋迪」7), 遂為後世定論。 宋迪被認為是創製「瀟湘八景圖」的第一人, 「瀟湘八景」的各景題目也 被認為是宋迪取名, 而且是「先畫後命意」, 事見趙希鵠≪洞天清祿集≫與鄧 椿≪畫繼≫, 例如: 宋復古八景, 皆是晚景, 其間煙寺晚鐘, 瀟湘夜雨, 頗費形容。鐘聲固 不可為, 而瀟湘夜矣, 又復雨作, 有何所見, 蓋復古先畫而後命意, 不 過略具掩靄慘淡之狀耳。8) 既然如此, 「瀟湘八景」的八個景觀並非當場實際寫生, 而是依水墨表現 出的形態聯繫成四字一句的題目, 這些風景除了「洞庭秋月」和「瀟湘夜 雨」有可對應的實際地點, 其餘六景皆可通適於各地。正是基於如此的概括 性質, 「瀟湘八景」從南宋流行以來, 影響且催生了選取特定視角或季節天氣 的各種「地方八景」、「十景」, 乃至「十二景」等等。 此外, 「瀟湘八景圖」題畫詩在南宋有題畫詞, 元代有馬致遠(1250‐1321) 的散曲, 鄭燮(1693 ‐1766)的 <浪淘沙>詞模擬釋惠洪的題畫詩。「瀟湘八 景」也括及其他藝術形式, 例如「瀟湘水雲」琴曲9), 以及詞調和戲劇題 6) [宋]趙希鵠:≪洞天清祿集.古畫辨≫, 收於黃賓虹、鄧實編:≪美術叢 書≫(南京: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冊1, 頁566。 7) 〔元〕朱德潤:≪存復齋文集≫(臺南:莊嚴文化事業有限公司, 1997年 ≪四庫全書存目叢書≫本), 卷7 <跋馬遠畫瀟湘八景>, 頁6a。 8) [宋]鄧椿:≪畫繼≫(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卷6, 頁7b, 總頁534。
  • 30. 3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名。10) 不僅在中國, 周邊的韓國(高麗時代)、日本和越南, 都受到「瀟湘八景」 的浸染, 各自創造衍化地方八景, 以及各具特色的「瀟湘八景」詩畫。「瀟湘 八景」是為東亞共同母題(motif)的文化意象。 二, 東亞「瀟湘八景」詩畫之歷史發展概述 北宋文人畫家宋迪創製的「瀟湘八景圖」, 據沈括的形容, 是八個畫題的 平遠山水圖。宋迪作畫師法李成(?‐967)11), 「善畫山水寒林, 情致閑雅, 體 象雍容。」12)釋惠洪的題畫詩描述了宋迪八景圖的畫面景象, 例如 <江天暮 雪>: 9) 「瀟湘水雲」琴曲, 南宋郭沔(1190‐約1260)所創。郭沔字楚望, 「永嘉人, 每望九嶷, 為瀟湘水雲所蔽, 乃為是曲, 以寓惓惓之意也。聆聽音趣, 更 有水光雲影, 一簑江表之致。」〔清〕孔興誘:≪琴苑心傳全編≫, 中國 藝術研究院音樂研究所, 北京古琴研究會編:≪琴曲集成≫(北京:中華 書局, 1992年), 頁430。 10) 南宋趙長卿有 <瀟湘夜雨.燈詞>, 見≪惜香樂府≫(臺北:臺灣商務印 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6, 頁3b‐4a。宋元南戲有無名氏 ≪江天暮雪≫戲曲, 全劇已佚, ≪南曲九宮正始≫收錄其佚曲。元代楊顯 之有≪臨江驛瀟湘夜雨≫雜劇。 11) [宋]米芾:≪畫史≫(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 本), 頁18。 12) [宋]郭若虛:≪圖畫見聞誌≫(臺北:臺灣商務印書館, 1983年≪文淵閣 四庫全書≫本, 卷3, 頁5b。
  • 31.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1 潑墨雲濃歸鳥滅, 魂清忽作江天雪。一川秀發浩零亂, 萬樹無聲寒妥 帖。孤舟臥聽打窗扉, 起看宵晴月正暉。忽驚盡卷青山去, 更覺重攜 春色歸。 宋迪的「瀟湘八景圖」不傳於今世, 現存最早之中國「瀟湘八景圖」(約 繪於1150)為北宋末年南宋初期畫家王洪(約活動於1131‐1161)13)的作品, 現 藏美國普林斯敦大學(Princeton University)。王洪「瀟湘八景圖」具有明 顯的李成、郭熙(約1010‐1090)華北寒林山水畫筆法, 山石以勁爽的皴線, 枯 枝如蟹爪, 十分接近畫史對宋迪畫風的描述。這種繪畫方式被韓國的「瀟湘 八景圖」大量繼承, 成為主要的表現形式。現存最早的韓國「瀟湘八景圖」 約繪於15世紀後半, 幽玄齋收藏, 即可得見融合中國李成、郭熙和朝鮮安堅, 以及部分重視濕潤筆墨的中國江南山水畫風格。 喜愛文人畫風的宋徽宗(1100‐1125在位)收藏了宋迪的作品, 派遣畫家張 戩前往湖南實地寫生14), 自己也仿傚宋迪作「八勝圖」15)。1124年, 高麗畫院 畫家李寧與樞密使李資德出使宋朝, 李寧的畫藝受宋徽宗賞識, 命畫院畫家 王可訓等人向李寧學畫。16)王可訓曾經畫過「瀟湘夜雨圖」, 李寧也可能因 13) Wen C. Fong et al., Images of the Mind: Selections from the Edward L. Elliott Family and John B. Elliott Collections of Chinese Calligraphy and Painting at the Art Museum, Princeton University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4). 14) 〔元〕夏文彥:≪圖繪寶鑑≫(上海:上海人民美術出版社, 1962年≪畫 史叢書≫本), 卷3, 頁89:「張戩, 不知何許人, 志尚清虛, 每以琴自娛。 工畫山水, 應奉翰林日, 徽宗遣其乘舟, 往觀山水之勝, 作八景圖。未及 進上, 而虜禍作, 遂留滯湘中。」 15) [宋]張澂:≪畫錄廣遺≫, 收於黃賓虹、鄧實編:≪美術叢書≫(南京: 江蘇古籍出版社, 1997年), 頁2081。 16)延世大學校東方學研究所纂:≪高麗史≫(서울:景仁文化社, 1972年, 再
  • 32. 3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徽宗而欣賞過內府收藏的宋迪畫作, 將「瀟湘八景圖」題材帶回高麗, 並傳 給兒子李光弼。李光弼於高麗明宗十五年(1185)達成王命繪製「瀟湘八景 圖」的任務。17) 北宋亡國之後, 宋迪的畫作尚存於北方的金國, 出使金國的高麗文臣李仁 老(1152‐1220, 約1182年使金)和陳澕(約活動於1200, 1209年使金)便欣賞過 宋迪的「瀟湘八景圖」。李仁老的 <宋迪八景圖>詩是現今所見最早題詠 「瀟湘八景圖」的高麗作品, 其八景之各個標題不但與沈括所記載之文字內 容相符, 順序也完全一致。陳澕的七言律詩題畫詩則多彷彿釋惠洪18), 16世 紀金玄成(1542‐1621)題贊的「瀟湘八景圖」屏風(九州國立博物館藏)上, 還書寫了陳澕的題畫詩。 南宋時代, 「瀟湘八景」脫離了實際湖南地區的局限, 趨於「概念化」、「抽 象化」和「在地化(本地化)」。米友仁(1074‐1153)的「瀟湘奇觀圖」和 「瀟湘白雲圖」雖有「瀟湘」之名, 畫的是鎮江的風景;畫院畫家和禪僧的 「瀟湘八景圖」多以臨安西湖周邊為描繪對象, 也是日本「瀟湘八景圖」的 典範。19)這種將「實質地理」轉為「文化地理」, 畫家圖繪眼前的景致而冠 版), 卷122, 頁567。事又見[宋]張世南:≪游宦紀聞≫(臺北:臺灣商務 印書館, 1983年≪文淵閣四庫全書≫本), 卷6, 頁9‐11, 總頁618‐619。 17) 「命文臣製瀟湘八景詩, 倣其詩意, 摹寫為圖。王精於圖畫, 與畫工高惟 訪、李光弼等繪畫物像, 終日忘倦。」金宗瑞等撰:≪高麗史節要≫(서 울:亞細亞文化社, 1973年), 卷13, 頁342‐343。 18) 衣若芬: <高麗文人對中國八景詩之受容現象及其歷史意義>, 韓國祥明 大學校韓中文化情報研究所, 權錫煥編:≪한중 팔경구곡과 산수문화 (韓中八景九曲與山水文化)≫(서울:이회문화사, 2004年), 頁59‐72。 19) 板倉聖哲:<作為東亞圖象的瀟湘八景圖─十五世紀朝鮮前期文人所見到的
  • 33.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3 上「瀟湘」或「xx八景」的現象, 有助於「瀟湘八景」的本國及海外流傳和 再生產。20) 馬遠(活動於1190‐1230)的「瀟湘八景圖」, 今有清代董邦達摹本;夏珪 的「十二景圖卷」為八景圖之變形。禪僧牧谿 (1207‐1291)和玉澗的「瀟 湘八景圖」為足利家東山御物, 被重新裁製後於茶會席間展示, 並被日本畫 家模仿複製。21)畫家身份不詳的南宋李生「瀟湘臥遊圖」(東京國立博物館 藏)經九位在家居士題詠(1170‐1171年間), 富有濃厚的禪意。 「瀟湘八景」主要由出使中國的畫家和文臣輸入高麗;輸入日本 則有賴僧人, 時間稍晚於高麗。大休正念(1215‐1290, 1269年渡日)有 <山市晴嵐>詩。一山一寧(1247‐1317, 1299年渡日)題贊, 鈐有「思 堪」印章的「平沙雁落圖」(日本私人藏), 被認為出於日本畫家之手, 乃日本水墨畫之濫觴22), 現存最早的日本「瀟湘八景圖」, 畫風近於南 宋畫院。一山一寧的題贊為: 東亞瀟湘八景圖>, 收於石守謙、廖肇亨主編:≪東亞文化意象之形塑≫ (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1年), 頁167‐190。 20) 衣若芬:<蘇軾對高麗「瀟湘八景」詩之影響──以李奎報 <虔州八景 詩>為例>, ≪宋代文學研究叢刊≫第10期(2004年12月), 頁205‐229。衣若 芬:<李齊賢八景詩詞與韓國地方八景之開創>, ≪中國詩學≫第9輯 (2004年6月), 頁147‐162。 21) 衣若芬:<玉澗「瀟湘八景図」の詩画と印章の研究>, (日本)≪國華≫ 1412號(2013年6月), 頁5‐18。(田中伝訳) 22) 斉藤孝:<里見家蔵一山一寧賛「平沙落雁図」について‐‐我国中世にお ける大和絵と水墨画の接点>, ≪史泉≫50號(関西大学文学部史学科創 設25周年記念)(1975年4月), 頁143‐160。
  • 34. 34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紫塞寒應早, 南來傍素秋。飛々沙渚上, 豈止稻梁謀。 詩中反用了杜甫詩「君看隨陽雁, 各有稻粱謀」23), 停留於沙渚上的雁群 並非只為了謀生, 而是更有追求。就像宗教信仰給予忙於生活糊口的世人超 脫的力量。 南宋寧宗(1194‐1224)的「瀟湘八景圖」詩顯示當時宮廷裡收藏的「瀟 湘八景圖」畫家包括華北山水畫系的關同和江南山水畫系的董源風格。寧 宗的筆蹟被明代周憲王朱有燉(1374‐1437)所刻之「東書堂歷代法帖」(1416 年)收錄, 傳入朝鮮, 收藏「東書堂歷代法帖」的安平大君李瑢(1418‐1453, 號匪懈堂)命人繪圖。1442年, 安平大君廣邀群臣謳賦歌詠「瀟湘八景」, 題 寫者共有十九人, 其中一位為僧侶, 是朝鮮建國以來最盛大的藝文活動。眾 人題詠的「匪懈堂瀟湘八景詩卷」24), 現藏韓國國立中央博物館。 傳為元代張遠的「瀟湘八景圖」(上海博物館藏)是馬遠畫風的延續。明代 吳派畫家文徵明 (1470‐1559)、唐寅 (1470‐1523) 等人將「瀟湘八景」的 場景帶到了蘇州。隨著版畫技術的發達, 地方志和≪海內奇觀≫等著作加強 了確定「瀟湘八景」各景地點的風氣, 人們視「瀟湘八景」為中國的天下名 勝, 落實「瀟湘八景」的各景地點, 聯繫個人的旅遊經驗, 成為明代「瀟湘八 景圖」題詠逐漸世俗化的背景。 23) 杜甫: <同諸公登慈恩寺塔>。 24) 衣若芬: <朝鮮安平大君李瑢及「匪懈堂瀟湘八景詩卷」析論>, ≪域外 漢籍研究集刊≫第1輯(2005年5月), 頁113‐139。
  • 35.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5 明代浙派畫風自十五世紀中期由出使中國的隨行畫家傳入朝鮮, 自十六世 紀影響「瀟湘八景圖」。同時期的日本「瀟湘八景圖」也因有雪舟(1420‐ 1506)等去過中國的畫家引進浙派畫風。蒐羅最豐富的狩野探幽(1602‐ 1674)「探幽縮圖」裡可見到當時流傳於日本的各種「瀟湘八景圖」樣式和 題詩。 清朝的吳歷(1632‐1718)、王宸 (1720‐1797) 等畫家的「瀟湘八景圖」 是擬古風氣的表現。隨著「瀟湘八景」在朝鮮和日本的深化, 在韓語書寫的 時調及日語書寫的和歌都有「瀟湘八景」詩。不但文人、僧人、畫院畫家 作「瀟湘八景圖」, 朝鮮的民間繪畫和青花瓷器、日本的浮世繪都有「八 景」題材的作品。 和高麗使臣傳入「瀟湘八景」一樣, 古代越南也是經出使中國的文人引進 「瀟湘八景」。不同的是, 中國、韓國和日本的文人與畫家, 除了少數如董其 昌(1555‐1636)去過「瀟湘八景」的原生地湖南, 大多數都是從文字和畫面 想像「瀟湘八景」, 筆者因而稱之為文化知識上的「概念風景」。越南使臣則 不然, 他們出使的路線如果不循海道而走路陸路, 通過中越交界的鎮南關北 上廣西, 再往北便到達瀟水和湘水匯流處的湖南永州, 也就是進入了「瀟湘 八景」的地理範圍。順著湘水北上洞庭湖, 等於沿途都在「瀟湘八景」的風 光之中。因此, 越南使行詩裡有大量的瀟湘寫景詩。吳高浪≪歷朝雜記≫記 載:1715年秋天, 士望科試以「瀟湘八景」爲題, 作「兼」韻七言律體。經 由科舉考試的題目, 越南知識份子學習了「瀟湘八景」。25) 25) 詹志和: <越南北使漢詩與中國湖湘文化>, ≪中南林業科技大學學報≫ 第5卷第6期(2011年12月), 頁147‐150。
  • 36. 36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三, 東亞「瀟湘八景」詩畫抒情表現之比較 「瀟湘八景」起源於中國, 在韓國、日本和越南都有藝文發展, 由於傳播途徑和中介人物不同, 以及各國的審美意識差異, 呈現迥然 不同的抒情表現, 茲各舉一例, 管窺其概。 中國「瀟湘八景」的抒情表現:離憂愁緒 「瀟湘」所在的中國湖南地區, 遠離歷代的政治核心和首都, 「瀟 湘」主題的文學意象, 可歸納為「恨別思歸」與「和美自得」兩種典 型, 前者源於瀟湘神靈神話、屈原作品以及左遷流寓文學;後者則因 「瀟湘」的意象與桃花源傳說合流, 染上「漁隱」的色彩。 中國「瀟湘八景」題畫詩的內容, 可概分為「客旅之愁」、「望歸之情」與 「漁隱之樂」三種類型。整體而言, 強調「士不遇」的憂悶, 以及背井離鄉 的孤獨感, 是中國「瀟湘八景」的主要基調。例如釋惠洪題宋迪「瀟湘八景 圖」的「遠浦歸帆」以及「煙寺晚鐘」詩: 東風忽作羊角轉, 坐看波面纖羅卷。日腳明邊白島橫, 江勢吞空客帆 遠。倚欄心緒風絲亂, 蒼茫初見疑鳧鴈。漸覺危檣隱映來, 此時增損 憑詩眼。 十年車馬黃塵路, 歲晚客心紛萬緒。猛省一聲何處鐘, 寺在煙村最深 處。隔谿脩竹露人家, 扁舟欲喚無人渡。紫藤瘦倚背西風, 歸僧自入 煙蘿去。26)
  • 37.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7 詩中充滿了「做客」的心理。「歲晚客心」─詩人自認為是客;「客帆 遠」─畫裡的人物也是客, 由於客旅而望歸, 又由於歸家不得而生愁。 韓國「瀟湘八景」的抒情表現:嚮往樂土 安平大君主導的「瀟湘八景」唱和活動, 使得「瀟湘八景」在朝鮮屬於宮 廷雅玩的題材。文臣金宗瑞(1390‐1453)的詩可以為代表: 二樂吾所尚, 夙昔恣遊賞。中為圭組累, 役役走塵坱。誰作八景圖, 令我動遐想。只尺雪素間, 一毫驅萬像。縮地術何用, 六合如在掌。 山聳若生物, 川流智思長。所樂方在茲, 舍此將焉倣。我愛貴公子, 超然志高爽。出茲物外念, 諒哉乃我黨。 在朝鮮民間繪畫裡, 用有別於中國水墨的鮮明彩色, 表達「瀟湘八景」宛 若仙境的幻想, 稚拙質樸的線條, 坦率自由的布局, 「瀟湘八景」是民畫裡祥 瑞和祝福的主題之一。27) 朝鮮「瀟湘八景圖」有的一圖二景, 逐漸與「四季山水」之類的畫作相 近, 從題畫詩可以得見:申叔舟(1417‐1475)為安平大君「四時畫」所寫的 26) <宋迪作八境絕妙人謂之無聲句演上人戲余曰道人能作有聲畫乎因為之 各賦一首>之 <遠浦歸帆>、<煙寺晚鐘>。 27) I, Lofen(衣若芬). “The Secular Taste in Korean ‘Eight Views of Xiao‐ Xiang’ Folk Paintings”, Korea and Korean Studies: Vision from Asia (Vietnam, Hanoi: The University of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Vietnam National University, Hanoi in coordination with the Academy for Korean Studies, Nov. 25 ‐27, 2008), pp.309‐314.
  • 38. 38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題畫詩裡, 便頗富「瀟湘八景圖」之況味: 山中淑氣媚清暉, 地僻寺古東風微。造物變化弄天機, 神鞭鬼馭搜虬 螭。蓴鱸幽討樂事多, 坐覺洞庭生輕波。風定雲收灞橋曉, 玉樹瓊花 屬詩老。28) 本詩四聯, 大抵一聯描寫一季之景象, 其中第三與第四聯中「蓴鱸之思」 與「騎驢灞橋」的典故, 亦常見諸「瀟湘八景圖」之題詠。 雖然朝鮮文人也會從個人身世遭遇的角度, 表達對立功立德的渴望, 但是 「瀟湘八景」在朝鮮的氛圍仍偏向開朗樂觀。 日本「瀟湘八景」的抒情表現:幽玄禪思 十四世紀傳入日本的南宋牧谿和玉澗「瀟湘八景圖」被奉為上品, 影響了 日本「瀟湘八景圖」的禪畫意味。五山僧人在題詠裡融入了宗教的思維。 有的作品和朝鮮一樣, 一圖二景, 詩人也一詩詠二景, 一山一寧弟子雪村友梅 (1290‐1346)的 <瀟湘八景>一詩合兩題「平沙落雁」和「江天暮雪」: 溪山爽氣溢眸新, 策蹇何如獨釣人。清殺寒蘆沙上雁, 稻梁 (粱) 謀盡 啄瑤塵。29) 28) <題匪懈堂四時畫>, ≪保閑齋集≫(서울:民族文化推進會, 1996年≪韓 國文集叢刊≫本), 卷11, 頁1a, 總頁89。 29) 玉村竹二編:≪五山文學新集≫(東京:東京大學出版會, 1967‐1981年), 第三卷, 雪村友梅集≪寶覺真空禪師錄≫(據東京大學史料編纂所庫本),
  • 39.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39 詩意有如前述一山一寧題「平沙雁落」。 1326年渡日的元僧清拙正澄(1274‐1339), 曾作≪大鑑清規≫整頓日本禪 林, 詩偈為日本五山文學典範, 其 <瀟湘八景>詩運用了佛教語彙, 頗富禪思, 且看其中兩首:  <瀟湘夜雨> 玉龍漉潤楚雲寒, 衡水沆波漏未殘。若具摩醯頂門眼, 暗中一點不相瞞。 <遠浦歸帆> 楚〔木邑〕吳檣次第回, 高低雲影近人來。自家認取波羅岸, 更。天 風陣陣催。30) 「摩醯」指「摩醯首羅天」 (Maheśvara), 具有三眼, 比常人多的一 眼豎立頂門, 故稱「頂門眼」。「摩醯頂門眼」比喻洞徹一切事理的大 智慧。「波羅岸」即指彼岸。清拙正澄形容夜雨淅瀝, 形色昏暗, 只有 具「摩醯頂門眼」才能看得清楚。若將詩意引申, 則晦冥人生需要 「摩醯頂門眼」明晰方向, 苦海行舟, 各人秉心正念, 自登彼岸。 越南「瀟湘八景」的抒情表現:異域懷歸 在越南使行中國文學作品裡, 潘輝注(1782‐1840)的「瀟湘八景」詩詞可 為代表。潘輝注字霖卿, 號梅峰, 少年即有文名。他於1825年和1831年兩度出 使中國。≪華軺吟錄≫是潘輝注第一次出使時所作詩集。從≪華軺吟錄≫可 頁813‐814。 30) 上村觀光編:≪五山文學全集≫(京都:思文閣出版社, 1973年), 第一卷, ≪禪居集≫, 頁62‐63, 總頁460‐461。
  • 40. 40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知其循陸路入中越邊境的鎮南關, 行經廣西、湖南、湖北、河南、直隸到達 北京。潘輝注在北京適值道光皇帝生日萬壽節, 他於圓明園參與慶典, 兩度 泛舟遊園。31) 潘輝注的瀟湘八景詩詞作於原路回返途中, 序文提到來時的夏日瀟湘風光 與此際冬景殊異, 想到古人的「瀟湘八景」題目, 於是為八景各作一詩一 詞。 <瀟湘八景詠并序>云: 予昨以夏節入楚, 江水盛長, 山容鬰茂, 三湘吟咏, 景致淋漓。今歸棹 溯泗, 初冬屆候, 潦水盡而寒江清, 煙光□而暮山紫。回視來時, 又別 是一番景色, 其岩巒洲者之蕭踈, 風雨雪霜之寥落, 在宿昔品題之所 不及者。江篷眺覽, 重覺興生, 因思古人八景題目, 點輟曲盡, 予今日 丕覽, 蓋己會得精神。舟次舒閒, 仍即此八題, 分詠詩調, 每景詩一調 一, 共十六章, 庶幾岩溪風物, 描寫見真, 以無負此度瀟湘遊也, 吟成, 因敘之以見意云。32) 值得注意的是, 潘輝注的「瀟湘八景」題目有一景作「煙寺晨鐘」, 與中 國的「煙寺晚鐘」不同, 其內容為: 征篷斜掩曉霜寒, 何處鐘聲落半山。依約松林青靄外, 滄茫鯨響白雲 間。江湖客况禪相似, 關塞鄉心夢乍闌。寂寂岩溪幽韻沓, 西風吹棹 過前灘。 又詩餘 <霜天曉角>: 31) 潘輝注:≪華軺吟錄≫(上海:復旦大學出版社, 2010年≪越南漢文燕行 文獻集成≫第10冊, 據漢喃研究院藏鈔本影印), 頁173‐174。 32) 同上註, 頁317‐318。
  • 41.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41 蒲牢遠呌。響八江窻繞。。問起從甚處, 岩上禪關清曉。煙嵐寒繚 緲。征人幽夢杳。枕畔數聲喚起, 坐對雲山悄悄。33) 潘輝注的「瀟湘八景」 詩詞有寫實的山水景致, 瀟湘再美, 詩人還是懷著 客旅之心, 期待早日返國。     四, 結語 本文宏觀地概述了中國「瀟湘八景」的源起, 以及在韓國、日本、越南的 歷史發展情形, 並且從詩畫作品的抒情表現, 比較四國的個別特色。中國的 「離憂愁緒」、韓國的「嚮往樂土」、日本的「幽玄禪思」、越南的「異域懷 歸」, 都展示了「瀟湘八景」母題文化意象的多元性和開放性。 東亞四國對「瀟湘八景」的藝術創造, 表達了人與風景的關係, 34)無論是 親臨瀟湘之地的越南詩人, 或是接受知識上「概念風景」的其他國家詩人, 都肯定「瀟湘八景」是「美」的象徵。美國詩人龐德(Ezra Pound,1885‐ 1972)欣賞了日本的「瀟湘八景圖」而作詩, 建構個人的詩學美學, 則是東亞 共同文化母題在20世紀受到關注的一個實例。35) 33) 同上註, 頁324‐325 34) 石守謙: <勝景的化身─瀟湘八景山水畫與東亞的風景觀看>, ≪移動的 桃花源:東南亞世界中的山水畫≫(台北:允晨文化實業股份有限公司, 2012年), 頁91‐188。 35) 葉維廉:≪龐德與瀟湘八景≫(臺北:臺大出版中心, 2008年)。
  • 42. 42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附錄 一, 關於東亞瀟湘八景詩畫的參考專書 Alfreda Murck, Poetry and Painting in Song China: The Subtle Art of Dissent. (Cambridge Massachusetts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Asia Center for the Harvard‐Yenching Institute, 2000). 安章利:≪한국의팔경문학≫(韓國的八景文學) (서울:집문당, 2002年) 堀川貴司:≪瀟湘八景:詩歌と絵画に見る日本化の様相≫(京都:臨川 書店, 2002年) 衣若芬:≪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二, 關於中國歷代「瀟湘八景」詩畫的研究 衣若芬:≪雲影天光:瀟湘山水之畫意與詩情≫(臺北:里仁書局, 2013年) 篇目 壹、瀟湘八景──地方經驗.文化記憶.無何有之鄉 貳、「瀟湘」山水畫之文學意象情境探微 參、閱讀風景──蘇軾與「瀟湘八景圖」的興起 肆、宋代題「瀟湘」山水畫詩的地理概念、空間表述與心理意識 伍、漂流與回歸──宋代題「瀟湘」山水畫詩之抒情底蘊 陸、浮生一看──南宋李生「瀟湘臥遊圖」及其歷代題跋 柒、玉澗「瀟湘八景圖」東渡日本之前──「三教弟子」印考 捌、無邊剎境入毫端──玉澗及其「瀟湘八景圖」詩畫 玖、「江山如畫」與「畫裡江山」──宋元題「瀟湘」山水畫詩之比較 拾、旅遊、臥遊與神遊──明代文人題「瀟湘」山水畫詩的文化思考
  • 43. 소상팔경(瀟湘八景) : 동아시아 공통 모티프의 문화형상 43 <ABSTRAC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Culture Shape of the East Asian's Common Motif I, Lo-Fen I explained the origin of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in China and the situation of its historical development in Korea, Japan, and Vietnam. Not only in China but also in Korea[the era of Koryeo Dynasty], Japan, and Vietnam, the poems and painting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were created with eight views in their own regions, under the influences from the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There,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can be a culture shape of the East Asian's common motif. And, I compared individual characteristics of Korea, China, Japan, and Vietnam in the lyrical expression of the poems and paintings about them. Consequently, we identified 'Anxiety of Separation' in the Chinese work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Aspiration for Paradise' in the Korean works, 'Profound Thought of Zen' in the Japanese works, and 'Returning to Home from Foreign Countries' in the Vietnamese works. The motifs of all the works were from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and they disclosed variety and plurality of culture shape. The artists expressed some relationship between human beings and views in their own works about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Whether the Vietnamese poets visited there or the other countries' poets accepted it indirectly only with knowledge, they acknowledged it as a symbol of beauty. Key words : Eight Views of the Xiao and Xiang Rivers, Poems and Paintings, Aspiration for Paradise, Profound thought of Zen, Culture Shape
  • 44.
  • 45. 󰡔한국문학과 예술󰡕 제14집 원고모집 1. 한국의 문학과 예술 및 문화 전반에 관련된 학술 논문 2. 전공서적에 대한 서평이나 신 자료 발굴에 따른 소개 및 전개 ∙ 분 량 : 논문 200자 원고지 150매 이내, 서평 200자 원고지 30매 내외 ∙ 마 감 : 2014년 8월 10일 ∙ 발행일 : 2014년 9월 31일 ∙ 직접 접수, 우편, 전자우편[E­mail]접수 가능 ※ 게재가 확정된 논문과 서평은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함. 한국문학과 예술 제13집 인쇄일 | 2014년 3월 20일 발행일 | 2014년 3월 31일 발행인 | 조규익 편집인 | 한태문 발행처 |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156-743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369 전화 02-820-0326 팩스 02-820-0326 인쇄처 | 도서출판 학고방 122-843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조동 213-5번지 전화 02-353-9908 팩스 02-386-8308 ISSN 1976-8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