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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토론회]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명칭,
어떻게 할 것인가
2015년 1월 27일(화) 오후 3시
수원시의회 세미나실
●●●
●기조발제 1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공공재원 확보방안
- 김주석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기조발제 2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의 비/반 공공성
- 양훈도 한벗지역사회연구소
●지정토론
박태균 수원미협 부회장
박원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원
최준영 작가/인문학자
김정열 수원시의원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측에도 참여요청을 했으나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
- 2 -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관련 경과]
● 2012년 7월 9일 수원시 부지(화성행궁 인근)에 300억원 규모의 건물을 지
어 ‘기부채납’하기로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주) MOU 체결.
● 2013년 10월부터 11월까지 수원시 주최 세 차례 심포지엄 개최.
● 2013년 12월 21일 기공식(현 공사부지에서) 진행.
● 2014년 7월 23일, 9월 29일 대안미디어 너머, 양훈도님 기고(수원 아이파
크 미술관? 그건 아니다)
● 2014년 11월 14일 경인일보 보도(기부채납한 문화시설...건설사 ‘홍보관’ 전
락)이후 sbs, 매일경제신문 등 보도 이어짐.
● 11월 17일, 수원지역 문화예술인 및 시민사회단체 모임 진행.
● 12월 2일, 미술관 명칭변경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 시작.
● 12월 11일 <수원시립미술관인가, 아니면 현대산업개발 홍보관인가?!> 기자
회견 진행. 수원시에 의견서 전달
● 12월 15일 <수원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명칭 공모전> 시작.
● 12월 16일 오후 2시 30분 수원시 주최 공청회 진행
● 12월 31일 명칭공모전 마감 및 수원시장 면담 신청 공문발송
● 2015년 1월 24일 수원시장 일정 관계상 면담 어렵다고 통보 옴.
● 1월 27일 본 토론회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공공재원 확보방안
- 시설물 명칭활용을 중심으로 -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김주석
Ⅰ .저성장이도시관리정책에서가지는의미
가. 행정재정의 한계
○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사회에 미치는 변수가 복잡다양해진 현 사회에서 일반
적 기술혁신으로는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과
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 도시의 계획 및 사업실행, 그리고 유지관리를 포함하는 도시관리 행정에 있
어서도 과거와 같은 지속적인 재정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림 1 도시관리 행정재정에 있어 유지관리 비용의 부담
○ 상기 그림에서 보여지듯 만일 도시관리행정의 모든 행위(복지, 교육, 건축
등 모든영역 포함)를 하나의 건물을 짓는 것이고, 이의 설치에 10억 유지관
리에 2억이 매년 소요된다고 가정을 할 때, 최초에는 10개의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1년후에는 기존 10개 건물에 대한 유지관리비로 20억이 고정적
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8개 밖에 못지으며, 4년후에는 절반인 5개밖에 짓지
- 3 -
종류 개소수 비용
문화체육시설 10개소 -
환경시설 6개소 -
도서관 11개소 -
사회복지시설 15개소 -
교통시설 4개소 -
합 46개소 약3800억
못한다. 12년 후면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 도시관리행정에 실패한 미국 디트로이트 같은 도시들은 결국 행정서비스를
방기했고, 도시자체가 황폐화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 이에 따라, 세계 선진각국에서는 도시관리 행정의 지속성을 위해 도시의 유
지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강구되어 왔으며, 최근 시민참
여, 주인의식 강화, 사용자 중심,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등의 용어가 강조되
고, 회자되는 배경도 민주주의의 확대와는 별도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이는 강조되고 있다.)
나. 수원시 최근 공공건축물 운영비 예산지원(예정)현황
○ 수원시는 증가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 증진 및 복지증진을 위해 다양한 문화
체육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 수원시민들의 이용을 위한 주요 공
공건축물을 보면, 문화체육시설 10
개소, 도서관 11개소, 생태환경체험
교육관과 같은 환경시설 6개소, 어
린이집 등 사회복지 시설15개소, 택
시쉼터 등의 교통시설 4개소 등
2013년~2017년까지 46개소의 건립
이 예정되어 있으며, 건립비용은 모
두 3800억에 이른다.
표 1 2013-17년 건립예정 공공시설물
약430억
1900만원
그림 2 2013년 이후 건축된 수원시 공공시설물 운영비 예상 추이
- 4 -
○ 운영비는 2013년도 기준 1900만원에 불과하지만 건축물의 증가에 따라 매
년 가파르게 증가하여 2017년 이후에는 46개 건축물의 운영비로만 매년
430억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는 고정적 지출이며, 해당 금액만큼 매년 수원시의 재정운용의 유연성을
제한하게 되며, 시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예산은 줄어든다.
표 2. 2013년 준공 건축물 예산지원 (수원시, 2014.1기준/ 단위: 억원)
사 업 명
예산지원(예정) 현황
비고
계 2013
이전
2014 2015 2016 2017
이후
수원SK아트리움(기부채납)
수원시생태환경체험교육관
광교박물관(기부채납)
남수택시쉼터
원천택시쉼터
시립장애아전담서호어린이집
시립수원산업단지어린이집
약
81
81 - - - - 건립비
약
176
0.19 43 44 44 44 운영비
○ 2013년 준공된 7개 건축물을 보면, 건립비는 기부채납 등의 방안을 강구하
여 많은 예산을 절감, 81억여원에 불과하였으나 운영비는 준공이후 매년 43
억원 이상의 금액이 소요되며, 2014년과 2015년의 2년간의 운영비 합계(87
억)만으로도 시설 건립에 지원된 비용을 상회하고 있다.
○ 최근 화성광장 옆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경우도 2015년도부터 운영을 위해
매년 40억 이상의 예산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2013년
건축된 7개 건축물의 운영비 지원액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표 3. 2013~2017년 가용재원 현황(추계) (수원시, 2014.1기준/ 단위: 억원)
구 분 2013 2014 2015 2016 2017 비고
세 입 합 계 (Ⅰ) 17,126 16,253 16,993 16,742 17,910
신규사업 가용재원 875 862 873 877
일반회계 및 기타특별회계 기준
○ 수원시 예산 추계를 보면 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액을 포함하더라도 가용재
- 5 -
원은 매년 870억 내외이다. 앞의 ‘ 표1’ 를 기준으로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관련 공공건축물들의 운영비로만 2017이후 430억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 상된다.
○ 따라서 지속적인 양질의 대시민 행정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는 기부채납을 포
함하여 새로운 시설의 건립예산 확보 및 절감에 앞서 해당 시설의 운영 시
소요되는 예산 지원금액에 대한 행정재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
히 요구된다.
Ⅱ . 정책 방향 및 사례
가. 정책방향
○ 공공시설물의 운영에 소요되는 지원금액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크게 다음과
같은 2가지 방안이 상정될 수 있다.
① 운영지원 비용 자체를 줄이는 방안 : 시설물 사용자들인 시민 등이 지역
내 유휴 노동력 등을 활용하여 해당 시설물, 혹은 해당 시설물과 시설내
운용 프로그램의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
② 해당 공공시설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운영비 등으
로 활용하는 방안 : 해당 시설물 및 시설물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등
을 활용한 광고사업이나 시설 명명권 매매 등
○ 상기 ‘ ①’ 의 경우는 시설운영에 있어 운영비용의 절감 측면보다는
운영효율화 및 사용자 만족도강화 측면에서 접근되는 면이 강하고, 특히,
관련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행정 소유 시설물에 대한 위탁 관련 법제도
규정의 정비 는 물론 피 위탁 주민조직에 관한 규정 및 조직구성 과정에
대한 행정지원을 포함하는 세밀한 검토가 요구되므로 본 현안수시과제로
다루기는 한계가 있 다.
○ 상기 ‘ ②’ 의 경우는 행정의 정책판단으로 우선 적용 가능한 방안으로,
해당 정책 수행에 대한 요강 및 기준 등의 수립을 통해 운용할 수 있다.
- 6 -
표 4. 일본 요코하마시의 공공시설물 운용 관련 사업유형
사업유형 적용대상상황 기대효과 유의사항 관계법령 등
①
민
간
에
의
한
공
공
서
비
스
제
공
지정
관리자
공적시설의
관리운영을
행하는 경우
질의향상(이용자
수요반영,
신규서비스제공,)
, 효율화,
정보개시의 촉진,
지역 고용촉진
지정기간, 시설의
운영비전제시,
사업자인센티브
의 도입, 적절한
리스크 분담과
모니터링
지방자치법,
각시설설치조례,
지정관리자제도운용
가이드라인(책정중)
포괄적
민간위
탁
민간의
창의여지가 있고,
대상이 되는
업무의 질의
향상이나
효율화가
예상되는 경우
질의향상, 효율화
계약기간, 적절한
리스크 분담과
모니터링
②
공
유
자
산
활
용
재
원
마
련
광고사
업
민간사업자가
시유자산에 대해
광고효과를
예상하는 경우
재원확보,
경비감축
옥외광고물과
양호한
도시경관형성
요코하마시광고게재
요강, 요코하마시
광고게재기준
명명권
시설명명권의
유효활용이
예상되는 경우
재원확보,
부수서비스제공
종래의 명칭에
대한 시민감정,
시장의 미확립
명명권 도입에 관한
가이드라인,
요코하마시
광고게재요강,
요코하마시
광고게재기준
나. 공공시설물 및 운용프로그램을 활용한 재원마련 사례
1) 시설물의 명칭에 대한 권리(naming rights, 명명권) 판매
○ 1970년대의 미국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스포츠시설이 신축, 개축되었는데, 이
때 앙등하는 건축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융과 마케팅, 양쪽의 운영 노하
우를 융합하여 고안한 것이 명명권1)의 시작이다.
○ 요컨대 단순히 기업명을 시설명에 붙이는 광고판으로서 시설을 다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설 그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의도도 내
재되어 있다.
1) 서구에서는 ‘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로 불리우며, 일본에서 이를 2000년대에
받아들 이면서 ‘ 명명권(命名權)’ 으로 직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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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미국내 명명권 도입 주요 시설별 계약연수 및 단위: 억원
시설명 스폰서 명 계약년수 금액/년 총액
메르세데스 벤츠 슈퍼돔 메르세데스 벤츠 10 150 1500
시티필드 시티그룹 20 200 4000
토요타센타 토요타자동차 20 47.5 950
출처: Border Zero 조사자료
○ 비교적 최근의 명명권 사례의 대표적 예로는, ‘ 루이지애나 슈퍼돔’ 이
‘ 메르세 데스 벤츠 슈퍼돔’ 으로 된 케이스로, 2005년에 플로리다 반도를
덮친 허리케 인에 의해 괴멸적 피해를 입은 슈퍼돔 재건에 메르세데스가
명명권 파트너로 참여하였다. 계약내용은 2011년부터 10년간 약1500억원
정도이다.
<그림 3> 메르세데스 벤츠 슈퍼돔 http://www.superdome.com/site.php
○ 또 다른 사례는 MLB의 메츠의 홈 스타디움, 시티필드는 그 이름 대로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이 20년 계약, 총액 약4000억이라고 하는 대형계약으로 권
리를 취득하였다.
<그림 4 시티필드> http://ryu99news.tistory.com/m/post/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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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스턴의 랜드마크적인 존재로 알려진 토요타센터는 2003년부터 20년간, 약
950억원의 계약으로 건설비 약1750억원의 반액이상을 명명권 계약으로 부
담하였다.
<그림 5> 토요타센타, 휴스턴 http://spodb.spojoy.com/team/?team_id=1020
○ 일본에서는 2002년 동경스타디움의 명명권을 식품회사 아지노모토(味の素)
가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의 명명권 비즈니스도 많은 자치단체에서 도입
이 확대되었다.
표 6. 일본 내 명명권 도입시설의 용도종류
분류 내역
프로스포츠시설 프로야구 및 프로축구 홈팀 사용시설
일반스포츠시설
야구장, 구기장, 체육관, 운동공원, 스케이트장,
테니스장, 수영장 등
문화시설 문화홀, 과학관, 수족관 등
기타시설 공원, 공중화장실 등
출처:마스카와유지 외(2010.10)시설명명권의 실태조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 구조계30(1):301
○ 일본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스포츠 시설이 많으며, 특이하게 요코하마시에서
는 스포츠 시설은 물론, 문화시설 및 공원, 공중화장실 등에 대해 명명권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시유자산에 대한 적극적 활용을 통한 사업화를 전담하
는 공창프론트라고 하는 별도 부서를 운용하고 있음에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 기업이 공공시설의 명명권을 사는 목적은 지역공헌, 기업이미지 향상, 인지
도 향상, 수요창출, 지역밀착 어필, 광고선전효과, 사내 모티베이션 등의 순
으로 정리된다.
○ 자치단체가 명명권 제도를 통한 수입의 운용처는 시설의 유지관리비용 및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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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용, 스포츠‧ 문화활동 진흥 등이다.2)
표 7 일본내 명명권 도입 주요 시설별 계약연수 및 계약금액 단위: 억원
시설명 스폰서 명 계약년수 금액/년 총액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아지노모토 5 23.3 140
닛산 스타디움 닛산 5 47 235
스카이마크 스타디움 스카이마크 3 20 60
후쿠오카 야후재팬 돔 야후 5 50 250
후쿠타전자아리나 후쿠타전자 5.5 8.8 48.4
코어테크 스타디움 센다이 코어테크 3 7 21
큐슈석유돔 큐슈석유 3 7 21
굳윌 돔 굳윌그룹 5 - -
쿄세라돔 오사카 쿄세라 4.75 - -
홈즈 스타디움 넥스트 3 7 21
동북전력 빅스완 동북전력 3 12 36
ND소프트 스타디움 ND소프트웨어 3 1.2 3.6
포카리스웻 스타디움 오츠카제약 5 2.5 12.5
NACK5 스타디움 오오미야 NACK5 6 3 18
베스트 어매너티 스타디움 베스트 어매너티 3 3.2 9.5
닛파츠 미쯔자와 구기장 일본바네 5 8 40
출처: Border Zero 조사자료
○ 미국과 일본의 주요사례를 비교해 보면, 미국은 해당 시설물의 설치 및 운용
에 있어 주된 파트너로 계약 기간도 길고 금액도 큰 반면, 일본에서는 대부
분 스폰서로, 미국에 비해 단기의 소규모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특히, 일본의 요코하마시는 공창프론트라는 별도의 민관협력 사업발굴 부서
를 운용하며, 다양한 공공시설물에 대해 명명권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적극적
으로 운용하고 있다.
표 8 요코하마 운용사례 일부 (스타디움, 화장실, 공원, 쇼핑몰 연결 브릿지)
닛산스타디움 카와야도 화장실 라면공원 베이쿼터 워크
2) 마스카와유지 외(2010.10)시설명명권의 실태조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 구조계30(1):3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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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명명권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도입되기 시작하였는
데, 대표적으로 우리금융아트홀과 SK핸드볼경기장이 있다.
① 우리금융아트홀
- 국내에서 명칭 사용권이 도입된 최초의 경기장으로, 올림픽역도경기장이
었던 이곳의 시설이 노후화되고 늘어나는 문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08년~2009년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리모델링.
- 리모델링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로부터 30억원의 지원을 받아 그 대가로
20년간 명칭 사용권을 획득
그림 10 우리금융아트홀(http://www.olympicpark.co.kr)
② SK핸드볼경기장
- 올림픽공원 내 구 역도경기장을 SK그룹이 가변식 객석을 갖춘 핸드볼
전용경기장으로 2008년 리모델링, 비용 전액(약430억)을 SK그룹이 부담
하고 완공 후 10년 간 경기장의 명칭을 'SK핸드볼경기장'으로 함.
- 11 -
그림 11 SK핸드볼경기장 http://www.olympicpark.co.kr
2) 기타 미술관 운용프로그램을 활용한 재원마련 사례
○ 현대자동차는 영국의 미술관, 테이트모던과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
간의 후원 계약을 통해 2015년 가을부터 미술관의 상징적인 터빈 홀 내 컨
템포러리 아티스트의 새로운 작품 전시를 후원하고 있다.
<그림 12> 테이트모던 미술관 http://www.imagnet.com/story/detail/4968
○ 계약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의 현대미술관과 10년간 120억원의 파
트너쉽을 맺은 것을 고려할 때, 이를 상회하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는 이 후원 계약과 함께 ‘ 테이트모던’ 이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1932-2006)의 주요 작품 9점을 구매하는 것도
지원하였다.
- 12 -
Ⅳ. 추진 방안 및 전략
○ 수원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행정서비스의 지속적인 공급과 질적
향상을 위해 스포츠, 문화, 예술 및 기타 산하 공공시설물에 대한 운용비 지
원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이의 주요한 방안으로서 해당 시설물의 명칭
및 운용에 관한 민간과의 파트너쉽 체결과 같은 적극적인 재원마련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이를 위해서는 관련 ‘ 수원시 광고게재 지침(가칭)’ 및 ‘ 수원시 명명권
도입 가이드라인(가칭)’ 등의 제도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또한, 관련 정책이 개별 건축물 단위의 명명권 제도의 단순도입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창의적이고 전방위적인 방안 마련 및 그 추진을 위해서는 수원시
공유자산에 대한 총괄적인 사업화기회 모색 및 협상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
부서의 설치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
○ 최근 화성광장 옆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명칭도 상기의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재원마련 정책의 일환으로 접근, 해당 명칭 및 미술관 운용에 대한 적극적인
파트너쉽 형성을 추진 할 필요가 있다.
○ 파트너쉽을 추진함에 있어 향후 관련 제도운용 가이드라인 등에서도 다루어
야 하겠지만, 시설물의 종류와 규모, 지역공헌 정도, 시민들의 이용정도 및
언론노출정도, 시설물이 갖는 이미지 강도, 그리고 해당 시설의 명명에 의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기업 브랜드 기여도 및 해당 기업의 지역공헌 의지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정 파트너쉽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 해당 미술관이 가지는 입지특성을 좌우하는 화성행궁 및 행궁광장에서 이루
어지는 행사 및 인지정도, 브랜드강도, 이용객 및 방문객 수, 공중파 방송 및
기타 언론 노출 정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 13 -
- 14 -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의 비/반 공공성
양훈도(한벗지역사회연구소)
들어가며
이 글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비(非)공공적 또는 반(反)공공적
임을 주장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설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가려져야 할 문제다. 수원시가 제대로 된 ‘인문학 도시’라면, 인문학적
성찰과 민주적 절차에 의해 공공성에 부합하는 이름을 채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존
관행이나 권위를 앞세워 비판과 토론 자체를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사람 중심
더 큰 도시’의 자세가 아니다. 이 글이 활발한 시민토론을 이끌어내기를 계기가 되기
를 기대한다.
2015년 1월 현재 수원시 관계자들은 공공연히 ‘가칭’이라는 전제를 생략하고 ‘수원
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을 마치 공식 명칭처럼 사용하고 있다. 시가 지난 연말에 진행
한 미술관 운영 방안 공청회에서도 ‘가칭’은 생략되었으며, 올 연초 구별로 순회 개최
한 ‘열린 대화’ 자리에서도 ‘가칭’을 붙이지 않은 채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호명했다.
미술관의 명칭에 대한 이의제기는 최소한 2014년 여름 이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시는
이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1) 시의 입장은 지난해 하반
기부터 이 문제를 취재 보도한 여러 언론의 기사에 인용된 시 관계자의 답변에서 추
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선, 지금까지 보도된 언론 기사와 간접적 전언 등을 토대로
시의 입장을 재구성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시의 주장대로 전혀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발제자를 비롯해 명칭의 비
/반 공공성을 주장하는 시민들과 예술인의 그릇된 판단이 개재되지 않았는지 먼저 반
성적으로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의 입장은 최대한 호의적으로 해석할 것이다.
이어, 시 입장이 함의하고 있는 문제점을 몇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지적한다. 첫째,
기부와 거래의 차이를 살핀다. 둘째, 시가 내세우는 국내외 사례와 ‘아이파크 미술관’
의 차이점을 밝힌다. 셋째, 현 입지의 역사-문화적 상징성을 중심으로 명칭의 부당성
을 검토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시의 입장을 공박하는데 있지 않다. 화성행
궁이라는 수원의 중심 상징 앞에 세워지는 미술관이 적어도 비/반 공공적이지는 않은
명칭을 얻게 하려는데 있다. 나아가 도시공공성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계
1) ‘수원시립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지난 2014년 12월30일자로 보낸 시장 면담 요청도 2015년 1
월15일자로 “다양한 시정활동”으로 “면담일정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후 결정’을 통보해왔
다. 보름 만에 보내온 답변에서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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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제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수원시의 입장
현재까지 파악된 수원시의 입장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수원시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기업의 기부(문화)를 확산시
키기 위해서’이다.2) 주지하다시피 이 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300억 원가
량을 투입해 지어 시에 기부(혹은 기부채납)하는 것이다.3) 기부이든 기부채납이든,
300억 원이면 적지 않은 투자액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 정도를 투입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파크’라는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미술관 명칭으로 쓰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라고 판단된다. 예산 부족 때문에 공공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는 입장에
서 거액을 기부할 기업을 물색하려는 시의 의지와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 마땅하다.
하지만 의지와 노력이 ‘공공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시의 선의와 공공
성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시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근거는 국내
외에 유사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화성행궁 앞 미술관 유치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10월 개관한 빌
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미술
관은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1959년 개관)의 분관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서는
국립극장 안에 지어진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도 사례로 들 수 있다. 2008년
국민은행이 국립극장의 리노베이션을 지원하여 지어진 극장이다. 주로 ‘KB하늘극장’
이라는 약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공연장은 국내 공공공연장 가운데 민간 기업의 이름
을 딴 첫 사례다. 이 극장은 국립극장이라는 기존 예술 공간 안에 들어선 것이다.
수원시내에서는 행궁 뒤편에 자리 잡은 ‘선경도서관’과 지난해 문을 연 정자동 ‘SK
아트리움’, 올 시즌 선을 보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가 있다. 시는 이처럼 기업명을
공공 공간에 사용한 선례가 적지 않은 만큼 ‘아이파크 미술관’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국내외 선례가 이미 충분하므로, 이번에도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명으로 미술관 명칭을 작명하는 게 무엇이 문제냐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 공간의 특성은 각각의 설립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명칭
또한 이런 식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의는 좋으나 맥락을 놓치고 있
는 것이다.
2) 시의 강조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기부문화 확산은 일관되게 등장하는
입장이다.
3) 이를 두고 기부냐 기부채납이냐를 따지는 것은 이 문맥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부로 통일한
다. 수원시는 현산의 기부채납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것도 기부의 일종이라고 대응하고 있다고 보인다.
의무성을 띤 기증 형식이라 할지라도, 많은 기업이 동참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이름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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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원시는 미술관의 명칭보다 향후 미술관의 운영을 더 중시하는 듯하다. 예를
들면, 그동안 미술관 자문회의에서 명칭의 문제를 몇몇 전문가가 거론했으나, 시정 책
임자의 답변은 명칭보다 운영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공
청회에서도 시 관계자들은 명칭에 대한 이의제기를 원천봉쇄했으며, 미술관 운영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애쓰는 태도를 드러냈다. 시의 입장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명칭
에 연연하기보다 앞으로 제대로 운영하여 시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로 “세계적 명품
미술관”으로 키우는 것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명(名) 자체가
공간 입지의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어긋나는 상황에서 명실상부하게 “세계적 명품 미
술관”이 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수원시 입장에서 보면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문제제기는 ‘뒤늦은
시정 발목잡기’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2013년 이전부터 추진된 미술관을 왜
이제 와서 문제 삼느냐고 되묻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시는 ‘상당수’ 시민들이
‘아이파크’라는 명칭에 불만이 없다는 전제를 은연중 깔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시가 지금까지 진행과정에서 진정으로 협치에 입각해 일을 추진해왔는지 의문이다.
기부인가, 거래인가
미술관 건립을 놓고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 사이에 어떠한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명
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수원시가 지난해 12월19일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에 보낸 답변서에 따르면 애초(2013년 5월)에 현대산업개발은 이 미술관을 ‘포
니정 미술관’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현대산업개발의 창업자인 고 정세영 회
장을 기린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대산업개발은 처음부터 기부의
뜻조차 무시했다는 얘기가 된다. 기부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재물을
무상으로 내주는 것을 가리킨다. 기부 받은 자가 감사와 기념의 의미로 기부자를 기
릴 수는 있지만, 기부자가 내놓고 명칭을 요구했다는 것은 기부보다 ‘잿밥’에 뜻이 있
었다는 의심을 면키 어렵다. ‘우리가 300억이나 내놓는 마당이니 이름이라도 우리가
가져야겠다’는 함의가 읽힌다.
이런 의심은 수원시가 ‘포니정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거부했다는 데서 더 굳어진다.
‘포니정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공공성과 전혀 어울릴 수 없다는 점을 시가 의식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 이름이 “지역성과 대표성이 미흡”하여 거부했다고 밝혔
다. 이로부터 몇 개월 간 시와 현산은 이름을 두고 실랑이를 거듭한 것으로 추정된
다. 시에 따르면 2013년 11월 현산 측이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해 달라고 수정
제의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조차도
현산의 요구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현산이 공개를 거부하기 때문에 양자 사
이에 체결된 협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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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만 보면 미술관 명칭(당시로서는 가칭) 결정 과정은 기부라기보다 일종의
흥정 과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인 기부의 이면에서 여러 논의가 이뤄지긴
하지만 이 케이스처럼 노골적인 사정이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현산이 순수하게 미
술관을 기부하는 것이었다면 명칭은 수원시에 일임했어야 한다. 현산은 더구나 권선
아이파크 단지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미술관을 ‘조건 없
이’ 기부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산은 기부를 거래로 바꾼
셈이다.
시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는 기부라기보다 거래다. 미술관 건물을 지어받는 대가
로 상대의 기업 홍보성 요구를 들어준 것을 기부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이런 식이라
면 기부를 받기 위해 수원시 곳곳에 기업 홍보적 명칭을 언제든지 허락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예를 들어 특정 건설사가 시청 강당이나 회의실을 지어준다면, 그 회사
브랜드명을 얼마든지 붙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산이 시청 강당을 지어준다
고 해서 시청 안에 있는 강당의 명칭을 ‘아이파크 홀’이라 명명할 수는 없다. 이는 시
행정의 공공성 이전에 시민의 자존심과 관련되는 문제다. 방금 예시한 시청 내 ‘아이
파크 홀’이 성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에서 ‘아이파크 미술관’도 성립할 수 없다.
‘아이파크 미술관’은 시청 밖에 있지 않냐는 주장은 유치하다. 더구나 화성행궁 앞 광
장은 수원시청 안 보다 더 수원적이고, 공공적인 공간이다.
예술 공간의 입지와 이름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같은 차원에 놓고 비교
할 대상이 아니다. 구겐하임은 그 자체로 세계 유수 미술관의 대명사다. 빌바오 시가
구겐하임을 유치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반면 아이파크는 미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수원 시민은 물론이고 한국인 누구도 아이파크에서 ‘미술’을 연상하기 어렵다. 아이파
크는 물론 아파트 브랜드로서는 한국에서 한 손에 꼽아주는 명칭이다. 미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아파트로서는 국내 최고급인 브랜드명을 미술관에 갖다 붙이는 것은 기
업 홍보 외에 다른 의미가 조금도 읽히지 않는 다. 수원시와 현산은 기부가 아니라
거래를 한 것이라는 게 다시금 확인된다.
‘KB 하늘극장’과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우선 ‘KB 하늘극장’
은 한국 공연공간의 대명사인 국립극장 안에 있다.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은 수원의
역사-문화 상징인 화성행궁 앞에 위치한다. 더구나 KB는 문화예술 후원 사업을 꾸준
히 벌여왔다. 반면 과문한 탓인지 현산이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특히 미술과 관련해서 현산의 후원은 없었다. 게다가 KB는 나
름 예술성을 고려한 이름(하늘정원)을 선택한 반면 현산은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
랜드명을 고집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선경도서관’의 ‘선경’은 산업화 시기 수원을 대표하는 기업의 명칭이었다. 뿐만 아
니라 선경은 이제 사라진 이름이다. 또한 선경도서관은 설립 경위 자체가 다르다.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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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화성행궁을 복원하기 위해 경기경찰청을 이전해야 했고, 그 이전 부지에 SK 측
이 문화공간(도서관)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다시 말해 선경도서관은 화성과
화성행궁 복원이라는 수원 최대 숙원인 역사-문화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아이파크 미술관’은 문화 사업이기는 하지만 화성 및 화성행궁 복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실 ‘SK 아트리움’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대해서는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
하는 사람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이 역시 공공성을 훼손하는 명칭이라는 의견
과 미술관의 경우와는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 공존한다. 다만, 여기서는 ‘SK아트리움’
은 자체 부지 위에 지어졌다는 점에서 ‘아이파크 미술관’과 다르고, ‘케이티 위즈 파
크’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과정을 고려할 때 ‘아이파크 미술관’과 맥락 자체가 다
르다는 점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화성행궁 복원의 문화성과 ‘아이파크 미술관’의 반문화성
일본 총독부가 고의적으로 훼손 방치한 화성행궁 복원에 힘을 기울인 사람으로 고
심재덕 시장을 꼽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민선 1기와 2기 시장을 역임한 심재덕
시장은 시장 당선(1995년) 훨씬 이전부터 화성행궁 복원 사업에 앞장섰다. 수원문화
원장으로서 그는 수원경찰서와 수원의료원 등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화성행궁으로
되살려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수원의료원은 증개축 새 단장을 계획하
고 있었으나 심 문화원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계획 자체를 포기하고 오히려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립 의료기관의 공공성, 공익성보다 화성과 화성행궁이 갖는
역사-문화적 공공성, 공익성이 훨씬 크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낸 덕이다.
주지하듯이 이후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현재 미술
관이 지어지고 있는 자리도 역사-문화적 공공성, 공익성이라는 명분 덕분에 확보된
자리다. 이 일대를 근거로 삶의 터전을 일구었던 시민들도 이 공간의 상징성을 되살
려야 한다는 명분에 기꺼이 동의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행궁 광장과 주변 공간이
마련될 수 있었다. 공간의 사유화가 지나치게 진행되기 일쑤인 현대도시에서 이처럼
대단위 공공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원시가 지난 20여 년에 걸
쳐 이룩한 이 문화적 성취는 시민 모두에게 뿌듯한 자긍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아이파크 미술관’은 그런 자긍심에 생채기만 낼 것으로 예측된다. 어렵사리 확보한
공공적 공간에 비/반 공공적인 광고 간판을 세워주는 격이기 때문이다. 시가 기대하
듯이 화성 및 화성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 미술관에도 들러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문화의식, 시민의식이 있는 관광객들은 역사-문화 공간과 전혀 어
울리지 않는 상업광고스러운 명칭에 어리둥절해 하거나 조소(嘲笑)를 보내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
결론을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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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지방자치가 부활되던 해인 1995년 수원시의 최대 현안은 수원천 복개 문제였
다. 관선 시대인 1991~94년 진행된 1차 복개에 이어 2차 복개가 진행되어야 했기 때
문이다. 지역의 13개 단체(학술단체, 시민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복개반대 운동을 펴
기 시작했다. 당시 시의 여론을 보면 예정된 복개공사를 진행하여 교통문제를 해결해
야 한다는 복개 찬성론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복개 반대 운동 진
영은 복개를 강행할 경우 남수문 등 화성의 역사-문화적 면모를 온전히 되살릴 수 없
게 되고, 수원천을 죽음의 하천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분 하나로 우
세한 찬성 진영에 맞선 끝에 마침내 시민의 여론을 문화적,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결국 1996년 당시 심재덕 시장은 복개 중단을 선언했다. 청계천보다 10년
앞선, 세계 도시의 모범이 되는 사례라고 수원시가 지금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이
다.
민선 20년이 흐른 오늘날 수원시의 행정은 왜 문화적인 면모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
일까? 오늘날 세계의 도시들은 반 공공적 성격을 띠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 도시의 공
공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4) 그러나 앞에서 검토했듯이 ‘수
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이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서론 부분에서 밝혔듯이 수원시는 이 글의 지적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 진정한 협치는 시민들의 지적에 귀 기울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문
제를 지적하는 시민의 숫자가 얼마냐, 누가 문제를 지적하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제기가 타당하고 적실하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문제제기가 정당하면
받아들이면 되고, 부당할 경우 공개적 입장 표명을 통해 시민사회가 판단하도록 하면
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예정대로 올해 10월쯤 미술관이 개관토록 하려면 ‘가칭’이 아닌
본 명칭을 확정해서 운영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 명품 미술관”이 되려면 명칭
말고도 할 일이 무수히 많다. 그 고비 고비 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4) 조명래 교수가 쓴 『도시공간으로 사회 읽기』 중 ‘도시 공간의 공공성과 반공공성’(15장), ‘공간의 모순
과 공간적 실천’(16장), ‘자본주의 도시의 빈 공간이 갖는 역설’(17장) 등 참조. 조명래, 『도시공간으로
사회 읽기-개념, 쟁점과 대안』 (한울; 2013), 267~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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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미술관 관련 언론보도
[e수원뉴스] 수원시-현대산업개발 미술관 건립 협약
현대산업개발 300억원 지원, 2014년까지 행궁 옆 부지에 건립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내에 미술관이 들어선다.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주)는 9일 오전 11시 시청 상황실에서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협
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박창민 현대산업개발(주) 대표이사, 노영관 수원시
의회 의장, 수원문화 예술단체 협회장 등이 참석해 세계문화유산 화성 내의 신풍도시
개발지구에 미술관 건립 협약 및 상호지원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수원시가 현재의 화성행궁 광장 북측 4,800㎡의 부지를 무상사용토록 제공하고 현대
산업개발(주)은 2014년 3월까지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0,000㎡ 규모의 300억
원을 투입해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그 동안 수원예총과 수원민예총, 그리고 수원미술협회 등 수원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
을 중심으로 수원미술관 건립을 여러 차례 수원시에 건의했으며, 지난 5월 24일 수원
미술관 건립을 촉구하기 위해 37명으로 구성된 ‘수원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하
면서 미술관 건립이 급물살을 탔다.
‘수원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수원화성의 정체성을 활성화시키고, 수원의 기초적
문화예술 기반시설인 미술관 건립을 현안사업으로 추진하여 줄 것을 시에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시기에 현대산업개발(주)에서 기업이윤의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상생적 경영철학
을 실천한다는 뜻에서 미술관 건립을 약속하는 기부 의사를 밝혀 이날 협약이 이루어
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은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문화예술의 도시였지만 현대에 걸
맞은 미술관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색 있고 품격 있는 미술관 건립을 통해 시민들
의 미술문화 풍토를 조성하고, 수원시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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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역사회 공헌 등 기업들의 수원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온 사례가 있
었다.
중앙일보, 동양방송은 지난 1980년 수원시립 중앙도서관을 기증했으며, 삼성은 1995
년 야외음악당을 건립해 수원시에 기증했다.
SKC는 지난 1995년에는 선경도서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증했으며, 2009년에는 SK청
솔노인복지관을 건립하는 등 기업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우영 / 2012년 7월 9일
[e수원뉴스] 드디어, 수원 행궁 앞에 미술관 들어선다
21일 기공식... 현대산업개발(주) 300억 들여 2015년 준공
한낮의 날씨도 겨울다웠다. 사람들은 호호 입김을 불며 행궁광장 앞 미술관 기공식장
에 모여들었다. 2015년 상반기 중 개관예정인 (가칭)수원아이파크미술관 첫 삽을 위
한 기공식이 지난 21일 오후 3시에 행궁광장 북측 미술관 건립부지 특설무대에서 열
렸다. 이날 행사는 현대산업개발(주)에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사회 환원 차원에서
수원시 부지에 300억 규모로 건물을 지어 기부 채납하기로 수원시와 MOU를 체결해
개최하게 됐다.
"미술관의 외관은 행궁과의 조화성을 가장 잘 어울리게 조성을 할 것이다. 수원은 도
시 자체가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갖는 미술관의 건립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다. 하기에 1층에는 카페테리아와 뮤지엄 라운지를 배치하여 화성을 찾
는 관광객 및 수원시민이 상시 이용 가능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휴식처 같은 미술
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산업개발(주)의 대표이사는 말했다.
지자체 중 가장 훌륭한 미술관 될 것
그동안 수원시에서는 마땅한 미술관이 없어서, 2006년부터 시민들과 화가들을 중심으
로 미술관 건립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수원아이파크 미술관
은 행궁 앞 6400㎡의 부지에 연면적 9652㎡,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에는 주차장, 기계실, 수장고가 들어서고, 지상 1층에는 어린이 뮤지엄, 기획전시
공간 2개소, 카페테리아, 뮤지엄 라운지, 뮤지엄 샵, 행정실, 지상2층에는 기획전시공
간 2개소, 라이브러리, 교육실, 학예실 등으로 구성되며 2015년도 상반기 개관을 목
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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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원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이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 2012년 7월 9일 현대산업개발(주)과 미술관 건립 협약을 체결한 후,
2012년 9월 27일 미술관 건립 자문위원회 구성, 2013년 2월 1일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 3월 13일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 접수를 했다.
이후 8월 14일까지 문화재청 심의 5차례, 현장실사 2회, 문화재위원 자문 1차례를 받
아 8월 19일 조건부 현상변경허가를 취득했다. 조건부란 문화재위원으로 자문단을 구
성하여 사업진행사업에 대한 자문을 받도록 한 것이다. 9월 26일에는 건축위원회의
미관심의를 거쳐, 10월 28일 이후에는 미술관 릴레이 심포지엄을 3회 개최하여, 12월
16일 건축허가를 받았다.
300여 명의 축하객들 모여
이날 기공식장에는 김진표, 이찬열 국회의원과 수원시장, 수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대거 참석을 했다. 그 외에도 김이환
이영미술관장을 비롯하여 염상덕 수원문화원장, 김훈동 예총회장 등 300여명의 인원
이 참석을 해 축하를 해주었다.
축사에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날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이 해가 가기 전에 120만 시민들과 함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한 없이 기쁘다. 앞으로 이곳에 지어질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은 전통과
현대의 문화관광 집결지이자 출발지로서의 완충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구도심 및 관
광시설 등과 연계하여 문화예술벨트 형성과 동시에 구도심 지역재생, 관광인프라 확
대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수원시에 길이 남을 미술관 건립을 위해 노력해주신 현대
산업개발(주)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이곳은 2015년 미술관이 건립되고 2017
년에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공해 전동차인 트램이 지나가게 된다. 앞으로 우리 수원
시는 미술관이 완공되고 나면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우리시만의 콘텐츠를 발굴해 명
품 미술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주성 / 2013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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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기부채납한 문화시설… 건설사 '홍보관' 전락
미술관 등 명칭 자사브랜드 사용
설립주 갤러리까지 들어서 '물의'
대규모 개발사업의 대가로 기부채납되는 문화시설이 사실상 특정기업의 홍보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지난 2011년 완공한 7천962세
대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수원시 권선구 권선·곡반정동 일대)에 대한 대가로 수원
시에 300억원 규모의 시립미술관을 건립해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현산은 시가 제공한
신풍동 부지에 내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미술관을 건축 중이다.
현산은 그러나 시립미술관 명칭을 자사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가칭)수원시립아이
파크미술관'으로 하고, 현산 설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 개인 갤러리(가칭 포니정 갤러
리)를 집어넣는 등 공공재인 미술관을 기업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산측은 "수원시가 먼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제안해 검토중"이라
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기부문화 확산과 기부자에 대한 배려로 기업명칭 사용을 허
용했다"며 "그러나 기업홍보관으로 사용되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에 이익을 주는 대가로 공공시설과 토지를 무상으로 받는 기부채납
행위를 기업의 순수한 기부로 왜곡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수원시민의 세금을 들여 현산 계열 미술관을 운영하는 꼴"이
라며 "시립미술관에 특정기업 설립주의 갤러리가 들어서는 것도 언어도단"이라고 분개
했다.
이윤숙 대안공간 눈 대표는 "수원을 상징하는 시립미술관에 수원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SK건설이 준공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수원SK아트리움'도 기업명이 붙어
논란이 일었다.
SK건설은 수원 정자동 SK스카이뷰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 수원시에 SKC 공장부지
를 기부채납한 뒤 해당 토지에 300억원 규모의 공연시설을 건축해 시에 기부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수원SK아트리움은 토지를 기부채납하고 건물은 기부한 사례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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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명 사용을 수원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훈도 소장(한벗연구소)은 "공공 문화시설은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
했다. 기부채납되는 '수원SK아트리움'과 '(가칭)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수원시민의
혈세로 운영된다. 수원문화재단은 내년 수원SK아트리움 운영비로 21억원을 시에 요
청했다.
유은총 기자 / 2014년 11월 14일
[경인일보] 수원시 행감서 수원아이파크미술관 이름 지적
현산, 미술관 기부채납할때
수원시에 '포니정(현대산업개발 창업주 애칭)' 명칭 요구
"市가 먼저 아이파크로 제안" 기존 주장과 배치 논란
현산 "선의로 시작한 일, 논의중" 시민단체 반대 거세져
수원시 최초로 건립되는 미술관을 두고 명칭 논란(경인일보 11월 26일자 3면 보도)이
불거진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애당초 창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의 애칭인
'포니 정'을 미술관 명칭으로 사용할 것을 수원시에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원시가 먼저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제안해 검토중'이라는 현
산의 당초 주장과 다른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열린 수원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회 김정렬 시의원은
"수원시의 미술관에 기업 관련 명칭을 쓰고, 내부에 현산 창립주의 개인 갤러리를 만
드는데 왜 조정을 하지 않고 있느냐"며 시 관계자를 질책했다.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는 2013년 5월 현산측으로부터 '포니 정 미
술관'이라는 명칭을 처음 제의받았으나 지역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현산은 같은 해 9월과 11월 '수원 포니 정 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을 제
안했고, 시는 같은 이유로 재검토를 요청했다. 현재는 수원시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
술관'으로 명칭변경을 요청해 현산측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박흥식 시 문화교육국장은 "명칭 관련해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현산측이 명칭과
전시공간에 대해 양보가 없어 시도 답답한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 25 -
이에 대해 현산측은 '포니 정'이라는 명칭을 최초 제의한 사실을 인정하며 "선의로 시
작된 일인데 논란거리가 돼서 당혹스럽다. 현재 명칭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사용 반대 입장을 공식화
하겠다고 밝혔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현산측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수원
시 역시 행정적 태도로만 임해 문제가 있다"며 "다음주 중으로 시민사회단체 명칭 사
용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은총기자 / 2014년 12월 2일
[경인일보] '반쪽' 전락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시민공청회
"개명 관련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명칭개선·콘텐츠 발제 없는데…
'아이파크' 사용 쏟아진 질문에
수원시 엉뚱한 타지 사례 발표
현대산업개발 기업홍보관 논란을 초래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과 관련,
수원시 관계자들이 현산과 별도의 협약 가능성을 거론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심화
되고 있다.
수원시는 16일 오후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운영 시민공청회
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흥식 시 문화교육국장은 '아이파크' 명칭사용 및 가칭 '포니정 갤러리'
입주에 대해 "당초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현산과 시의 MOU에는 기부채납 약속만 있었
다"며 "앞으로 현산과 구체적 운영 및 사용협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명칭 및 갤러리
문제를 논의해 수원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원시 소유인 시립미술관의 운영 및 사업과 관련, 민간기업인 현산과 협약을
맺겠다는 것으로, 아이파크 명칭 사용과 포니정갤러리 입주를 위한 협의가 진행중인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 26 -
이와 관련 원영덕 시 문화관광과장은 "현산측이 요청한 설립주 갤러리와 기업 브랜드
명칭을 수용할 때 구체적인 사항을 담아낼 협약이 필요하다"며 "만약 (시가) 이를 거
부하면 현산과 추가적인 협약을 맺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명칭과 포니정갤러리 입주를 위한 별도의 협약을 맺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수원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현산측 관계자는 "(시로부터) 구체적인 협약에 대한 언
급은 없었다"며 "만약 구체적인 협약을 한다면 설립주 공간(포니정 갤러리) 사용에 대
한 논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명칭 문제와는 별도로 포니정 갤러리와 관련해 사용연한 및 조건에 대한 논의는 가능
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해 시립미술관에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인 '아이파크' 명칭을 사용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안병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시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명칭개선에 나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고 따졌다.
또 김윤미 시드갤러리 대표는 "시민공청회에서 수원시립미술관에 대한 명칭과 콘텐츠
에 대한 발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답변에 나선 원 과장과 심규환 시 미술관 TF팀장은 "오늘은 미술관 운영의 모범 사례
를 발표하는 자리"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지역사회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수원시립미술관의 명칭 논란이나
운영에 대한 발제를 배제한 채 타 지역의 미술관 운영사례만 소개하는데 그쳐 반쪽짜
리 공청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수원지역 시민예술단체 연대모임인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수원화성행궁앞 공공미술관 명칭 공모전을 여는 등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반대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유은총기자 / 2014년 12월 17일
- 27 -
[경인일보] 수상한 '甲' 이상한 '乙'
수원시 '저자세 갑질'·현산 '고자세 을질'… 왜?
시민에 위임받은 '甲권력'… 애매모호 태도 안돼
現産 "운영비등 일체지원 생각없다"고 했는데…
경인일보가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과 현대산업개발 창업주 갤러리 입주
에 문제가 있다고 첫 보도를 한 게 지난달 14일(2판 1면)이다. 현산은 수원시에서 대
규모 아파트건설 사업을 하는 대가로 시립미술관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기부채납은 민간기업이 행정기관에 사업 인허가를 받는 대신 수익의 일부 환원을 약
속하는 행위이다. 준조세에 가깝고 자진납세 형식을 취한다. 기업으로선 기부채납 규
모 때문에 손해보는 일이 절대 없다는 확신이 있고서야 가능한 행위이다.
이런 전제를 이해하면 기부채납 문화시설인 수원시립미술관 명칭에 현산의 아파트 브
랜드가 들어갈 이유가 없고, 현산 설립자 갤러리 입주는 가당치 않은 것이다. 보도가
되면 곧바로 바로잡힐 줄 알았다. 그런데 첫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원
시는 '현산측과 의논해 봐야 한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현산측은 아예 모르쇠로 버티
고 있으니 해괴하다.
우선 수원시의 갑 노릇이 수상하다. 각 분야 권력들의 안하무인식 갑질이 사회적 지
탄을 받고 있는 세태를 감안해도, 수원시가 기부채납 양해각서상 을인 현산을 대하는
태도는 요령부득이다. 당연히 소유권을 넘겨받을 기부채납 미술관에 '시립아이파크'라
는 양립불가한 이름을 붙이고, 이마저도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획득한 성과라 강변한
다. 기업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결정이라 변명한다. 스스로 기부와 기부채납을 오독하
는 무지를 감수한다. 을의 입장에서 이처럼 말랑말랑한 갑이 또 있나 싶을 정도다.
현산의 고자세 을질도 이상하다. 현산은 애초에 설립자인 고 정세영 회장의 애칭을
그대로 가져다 '포니정 미술관'으로 짓자고 수원시에 제안했단다. 수원시는 난색을 표
했다. 현산은 대안으로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을 제시한다. 수원시가 시립을 추가해야
한다고 설득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 합의해 현재의 사달에 이르렀다. 사업 수
익을 챙기는 대가로 수원시민에게 미술관을 진상(?)할 것을 약속한 현산이다. 을의 진
상 태도가 이렇게 고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산은 다 챙겼다. 미술관 명칭에 '아이
파크'를 새겼고, 최상의 자리에 '포니정갤러리'를 정위치시킨 설계도에 따라 미술관을
건립중이다.
미술관 기부채납과 관련한 수원시와 현산의 뒤바뀐 갑을 관계, 무슨 비밀이 숨어 있
을까. 수원시 고위관계자는 엊그제 열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시민공청회에서 수
- 28 -
원시의 저자세 갑질, 현산의 고자세 을질의 배경을 짐작케 하는 힌트를 흘렸다. 그는
"현산과 미술관 운영 및 사업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명칭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
겠다"고 밝혔다. 미술관을 인수한 뒤 현산과 관계청산만 남은 수원시가 현산을 붙잡고
이런저런 협약을 맺는다? 명쾌하게 설명하면 그만인 것을 해석과 추측에 맡기는 태도
가 괘씸하지만, 그래도 선의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시는 미술관을 인수하는 순간 막대
한 운영 및 사업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것도 한해 두해의 일이 아니다. 그 부담을
누군가 대신해 준다면 감지덕지다. 시는 현산에 이런 기대와 희망을 품고 아이파크와
포니정갤러리를 양보한 것 아닐까. 사실이라면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기부를 염두에
두고 스스로 갑의 지위를 버린 셈이다. 현산의 도도한 을질도 이런 배경이라면 이해
가 간다.
수원시의 모호한 태도가 이 때문이라도 또한 잘못이다. 미술관 운영과 사업비 기부를
원해 명칭과 갤러리를 내놓을 작정이라면 공개적으로 할 일이다. 시민의 이해를 구하
고 설득하는 일이 우선이요, 조건부 협찬을 원하는 기업들을 모아 기부규모를 경쟁시
키는 것이 바른 절차이다. 수원시가 갑으로서 행사하는 권력은 120만 시민에게 위임
받은 것이다. 모호하고 애매해서는 안 된다. 덧붙이면 현산측은 경인일보 기자에게 "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건네면 그뿐, 운영비 등 일체의 지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윤인수 문화부장 / 2014년 12월 18일
[한겨레] ‘매홀, 꿈지락…’ 수원미술관 이름 짓기 열기
건설사 상표 들어간 이름에 반감
‘공공성’ 살릴 수 있는 명칭 공모
“수원 매홀미술관이 어떨까요? 매홀은 수원의 옛 고유지명이고 ‘물고을’이란 뜻도 있
어요.”
내년 7월 수원 화성행궁 옆에 들어서는 시립미술관의 이름을 놓고 수원지역 예술인들
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미술관의 공공성을 회복하자’며 명칭 공모에 나선 지 1주일 만
에 참여자가 100명을 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수원꿈지락미술관(미술을 통한 다채로
운 꿈을 알아가는(知) 즐거운(樂) 미술관)’ ‘구름 위의 미술관(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
려 있는 시립미술관)’ ‘수원시립 화성행궁 미술관’ ‘산수원시립미술관(정조의 이름 이
산 중 산을 딴 이름)’ 등 다양한 이름이 나오고 있다.
- 29 -
시민들이 시립미술관 명칭 공모에 나선 것은 신축 중인 미술관의 명칭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이 지나치게 기업 홍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1년 수
원시에서 7962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얻은 이익금 중 300억원으로
시립미술관을 지어 기부채납하면서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이름을 사용하기
로 수원시와 합의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설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 개인 갤러리를 집어
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 코앞에 있는 미술관에 아파
트 홍보관 성격의 명칭이 붙여지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시민 참여를 통해 미술관의
공공성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31일까지 이름을 공모(수원시민
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 http://goo.gl/Ngr1Th)하고 다음달 전시회를 한 뒤 수원
시와 현대산업개발에 전달할 예정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 2014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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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_미술관토론회_자료집

  • 1. [시민토론회]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명칭, 어떻게 할 것인가 2015년 1월 27일(화) 오후 3시 수원시의회 세미나실 ●●● ●기조발제 1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공공재원 확보방안 - 김주석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기조발제 2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의 비/반 공공성 - 양훈도 한벗지역사회연구소 ●지정토론 박태균 수원미협 부회장 박원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원 최준영 작가/인문학자 김정열 수원시의원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측에도 참여요청을 했으나 참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해왔습니다.)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
  • 2. - 2 -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관련 경과] ● 2012년 7월 9일 수원시 부지(화성행궁 인근)에 300억원 규모의 건물을 지 어 ‘기부채납’하기로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주) MOU 체결. ● 2013년 10월부터 11월까지 수원시 주최 세 차례 심포지엄 개최. ● 2013년 12월 21일 기공식(현 공사부지에서) 진행. ● 2014년 7월 23일, 9월 29일 대안미디어 너머, 양훈도님 기고(수원 아이파 크 미술관? 그건 아니다) ● 2014년 11월 14일 경인일보 보도(기부채납한 문화시설...건설사 ‘홍보관’ 전 락)이후 sbs, 매일경제신문 등 보도 이어짐. ● 11월 17일, 수원지역 문화예술인 및 시민사회단체 모임 진행. ● 12월 2일, 미술관 명칭변경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 시작. ● 12월 11일 <수원시립미술관인가, 아니면 현대산업개발 홍보관인가?!> 기자 회견 진행. 수원시에 의견서 전달 ● 12월 15일 <수원 화성행궁 앞 공공미술관 명칭 공모전> 시작. ● 12월 16일 오후 2시 30분 수원시 주최 공청회 진행 ● 12월 31일 명칭공모전 마감 및 수원시장 면담 신청 공문발송 ● 2015년 1월 24일 수원시장 일정 관계상 면담 어렵다고 통보 옴. ● 1월 27일 본 토론회
  • 3.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공공재원 확보방안 - 시설물 명칭활용을 중심으로 -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김주석 Ⅰ .저성장이도시관리정책에서가지는의미 가. 행정재정의 한계 ○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사회에 미치는 변수가 복잡다양해진 현 사회에서 일반 적 기술혁신으로는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과 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 도시의 계획 및 사업실행, 그리고 유지관리를 포함하는 도시관리 행정에 있 어서도 과거와 같은 지속적인 재정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림 1 도시관리 행정재정에 있어 유지관리 비용의 부담 ○ 상기 그림에서 보여지듯 만일 도시관리행정의 모든 행위(복지, 교육, 건축 등 모든영역 포함)를 하나의 건물을 짓는 것이고, 이의 설치에 10억 유지관 리에 2억이 매년 소요된다고 가정을 할 때, 최초에는 10개의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1년후에는 기존 10개 건물에 대한 유지관리비로 20억이 고정적 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8개 밖에 못지으며, 4년후에는 절반인 5개밖에 짓지 - 3 -
  • 4. 종류 개소수 비용 문화체육시설 10개소 - 환경시설 6개소 - 도서관 11개소 - 사회복지시설 15개소 - 교통시설 4개소 - 합 46개소 약3800억 못한다. 12년 후면 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 도시관리행정에 실패한 미국 디트로이트 같은 도시들은 결국 행정서비스를 방기했고, 도시자체가 황폐화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 이에 따라, 세계 선진각국에서는 도시관리 행정의 지속성을 위해 도시의 유 지관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강구되어 왔으며, 최근 시민참 여, 주인의식 강화, 사용자 중심,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등의 용어가 강조되 고, 회자되는 배경도 민주주의의 확대와는 별도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이는 강조되고 있다.) 나. 수원시 최근 공공건축물 운영비 예산지원(예정)현황 ○ 수원시는 증가하는 시민들의 삶의 질 증진 및 복지증진을 위해 다양한 문화 체육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 수원시민들의 이용을 위한 주요 공 공건축물을 보면, 문화체육시설 10 개소, 도서관 11개소, 생태환경체험 교육관과 같은 환경시설 6개소, 어 린이집 등 사회복지 시설15개소, 택 시쉼터 등의 교통시설 4개소 등 2013년~2017년까지 46개소의 건립 이 예정되어 있으며, 건립비용은 모 두 3800억에 이른다. 표 1 2013-17년 건립예정 공공시설물 약430억 1900만원 그림 2 2013년 이후 건축된 수원시 공공시설물 운영비 예상 추이 - 4 -
  • 5. ○ 운영비는 2013년도 기준 1900만원에 불과하지만 건축물의 증가에 따라 매 년 가파르게 증가하여 2017년 이후에는 46개 건축물의 운영비로만 매년 430억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는 고정적 지출이며, 해당 금액만큼 매년 수원시의 재정운용의 유연성을 제한하게 되며, 시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예산은 줄어든다. 표 2. 2013년 준공 건축물 예산지원 (수원시, 2014.1기준/ 단위: 억원) 사 업 명 예산지원(예정) 현황 비고 계 2013 이전 2014 2015 2016 2017 이후 수원SK아트리움(기부채납) 수원시생태환경체험교육관 광교박물관(기부채납) 남수택시쉼터 원천택시쉼터 시립장애아전담서호어린이집 시립수원산업단지어린이집 약 81 81 - - - - 건립비 약 176 0.19 43 44 44 44 운영비 ○ 2013년 준공된 7개 건축물을 보면, 건립비는 기부채납 등의 방안을 강구하 여 많은 예산을 절감, 81억여원에 불과하였으나 운영비는 준공이후 매년 43 억원 이상의 금액이 소요되며, 2014년과 2015년의 2년간의 운영비 합계(87 억)만으로도 시설 건립에 지원된 비용을 상회하고 있다. ○ 최근 화성광장 옆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경우도 2015년도부터 운영을 위해 매년 40억 이상의 예산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2013년 건축된 7개 건축물의 운영비 지원액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표 3. 2013~2017년 가용재원 현황(추계) (수원시, 2014.1기준/ 단위: 억원) 구 분 2013 2014 2015 2016 2017 비고 세 입 합 계 (Ⅰ) 17,126 16,253 16,993 16,742 17,910 신규사업 가용재원 875 862 873 877 일반회계 및 기타특별회계 기준 ○ 수원시 예산 추계를 보면 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액을 포함하더라도 가용재 - 5 -
  • 6. 원은 매년 870억 내외이다. 앞의 ‘ 표1’ 를 기준으로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관련 공공건축물들의 운영비로만 2017이후 430억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 상된다. ○ 따라서 지속적인 양질의 대시민 행정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는 기부채납을 포 함하여 새로운 시설의 건립예산 확보 및 절감에 앞서 해당 시설의 운영 시 소요되는 예산 지원금액에 대한 행정재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 히 요구된다. Ⅱ . 정책 방향 및 사례 가. 정책방향 ○ 공공시설물의 운영에 소요되는 지원금액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크게 다음과 같은 2가지 방안이 상정될 수 있다. ① 운영지원 비용 자체를 줄이는 방안 : 시설물 사용자들인 시민 등이 지역 내 유휴 노동력 등을 활용하여 해당 시설물, 혹은 해당 시설물과 시설내 운용 프로그램의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 ② 해당 공공시설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운영비 등으 로 활용하는 방안 : 해당 시설물 및 시설물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 등 을 활용한 광고사업이나 시설 명명권 매매 등 ○ 상기 ‘ ①’ 의 경우는 시설운영에 있어 운영비용의 절감 측면보다는 운영효율화 및 사용자 만족도강화 측면에서 접근되는 면이 강하고, 특히, 관련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행정 소유 시설물에 대한 위탁 관련 법제도 규정의 정비 는 물론 피 위탁 주민조직에 관한 규정 및 조직구성 과정에 대한 행정지원을 포함하는 세밀한 검토가 요구되므로 본 현안수시과제로 다루기는 한계가 있 다. ○ 상기 ‘ ②’ 의 경우는 행정의 정책판단으로 우선 적용 가능한 방안으로, 해당 정책 수행에 대한 요강 및 기준 등의 수립을 통해 운용할 수 있다. - 6 -
  • 7. 표 4. 일본 요코하마시의 공공시설물 운용 관련 사업유형 사업유형 적용대상상황 기대효과 유의사항 관계법령 등 ① 민 간 에 의 한 공 공 서 비 스 제 공 지정 관리자 공적시설의 관리운영을 행하는 경우 질의향상(이용자 수요반영, 신규서비스제공,) , 효율화, 정보개시의 촉진, 지역 고용촉진 지정기간, 시설의 운영비전제시, 사업자인센티브 의 도입, 적절한 리스크 분담과 모니터링 지방자치법, 각시설설치조례, 지정관리자제도운용 가이드라인(책정중) 포괄적 민간위 탁 민간의 창의여지가 있고, 대상이 되는 업무의 질의 향상이나 효율화가 예상되는 경우 질의향상, 효율화 계약기간, 적절한 리스크 분담과 모니터링 ② 공 유 자 산 활 용 재 원 마 련 광고사 업 민간사업자가 시유자산에 대해 광고효과를 예상하는 경우 재원확보, 경비감축 옥외광고물과 양호한 도시경관형성 요코하마시광고게재 요강, 요코하마시 광고게재기준 명명권 시설명명권의 유효활용이 예상되는 경우 재원확보, 부수서비스제공 종래의 명칭에 대한 시민감정, 시장의 미확립 명명권 도입에 관한 가이드라인, 요코하마시 광고게재요강, 요코하마시 광고게재기준 나. 공공시설물 및 운용프로그램을 활용한 재원마련 사례 1) 시설물의 명칭에 대한 권리(naming rights, 명명권) 판매 ○ 1970년대의 미국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스포츠시설이 신축, 개축되었는데, 이 때 앙등하는 건축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융과 마케팅, 양쪽의 운영 노하 우를 융합하여 고안한 것이 명명권1)의 시작이다. ○ 요컨대 단순히 기업명을 시설명에 붙이는 광고판으로서 시설을 다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설 그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의도도 내 재되어 있다. 1) 서구에서는 ‘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로 불리우며, 일본에서 이를 2000년대에 받아들 이면서 ‘ 명명권(命名權)’ 으로 직역하였다. - 7 -
  • 8. 표 5. 미국내 명명권 도입 주요 시설별 계약연수 및 단위: 억원 시설명 스폰서 명 계약년수 금액/년 총액 메르세데스 벤츠 슈퍼돔 메르세데스 벤츠 10 150 1500 시티필드 시티그룹 20 200 4000 토요타센타 토요타자동차 20 47.5 950 출처: Border Zero 조사자료 ○ 비교적 최근의 명명권 사례의 대표적 예로는, ‘ 루이지애나 슈퍼돔’ 이 ‘ 메르세 데스 벤츠 슈퍼돔’ 으로 된 케이스로, 2005년에 플로리다 반도를 덮친 허리케 인에 의해 괴멸적 피해를 입은 슈퍼돔 재건에 메르세데스가 명명권 파트너로 참여하였다. 계약내용은 2011년부터 10년간 약1500억원 정도이다. <그림 3> 메르세데스 벤츠 슈퍼돔 http://www.superdome.com/site.php ○ 또 다른 사례는 MLB의 메츠의 홈 스타디움, 시티필드는 그 이름 대로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이 20년 계약, 총액 약4000억이라고 하는 대형계약으로 권 리를 취득하였다. <그림 4 시티필드> http://ryu99news.tistory.com/m/post/16 - 8 -
  • 9. ○ 휴스턴의 랜드마크적인 존재로 알려진 토요타센터는 2003년부터 20년간, 약 950억원의 계약으로 건설비 약1750억원의 반액이상을 명명권 계약으로 부 담하였다. <그림 5> 토요타센타, 휴스턴 http://spodb.spojoy.com/team/?team_id=1020 ○ 일본에서는 2002년 동경스타디움의 명명권을 식품회사 아지노모토(味の素) 가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의 명명권 비즈니스도 많은 자치단체에서 도입 이 확대되었다. 표 6. 일본 내 명명권 도입시설의 용도종류 분류 내역 프로스포츠시설 프로야구 및 프로축구 홈팀 사용시설 일반스포츠시설 야구장, 구기장, 체육관, 운동공원, 스케이트장, 테니스장, 수영장 등 문화시설 문화홀, 과학관, 수족관 등 기타시설 공원, 공중화장실 등 출처:마스카와유지 외(2010.10)시설명명권의 실태조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 구조계30(1):301 ○ 일본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스포츠 시설이 많으며, 특이하게 요코하마시에서 는 스포츠 시설은 물론, 문화시설 및 공원, 공중화장실 등에 대해 명명권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시유자산에 대한 적극적 활용을 통한 사업화를 전담하 는 공창프론트라고 하는 별도 부서를 운용하고 있음에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 기업이 공공시설의 명명권을 사는 목적은 지역공헌, 기업이미지 향상, 인지 도 향상, 수요창출, 지역밀착 어필, 광고선전효과, 사내 모티베이션 등의 순 으로 정리된다. ○ 자치단체가 명명권 제도를 통한 수입의 운용처는 시설의 유지관리비용 및 개 - 9 -
  • 10. 수비용, 스포츠‧ 문화활동 진흥 등이다.2) 표 7 일본내 명명권 도입 주요 시설별 계약연수 및 계약금액 단위: 억원 시설명 스폰서 명 계약년수 금액/년 총액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아지노모토 5 23.3 140 닛산 스타디움 닛산 5 47 235 스카이마크 스타디움 스카이마크 3 20 60 후쿠오카 야후재팬 돔 야후 5 50 250 후쿠타전자아리나 후쿠타전자 5.5 8.8 48.4 코어테크 스타디움 센다이 코어테크 3 7 21 큐슈석유돔 큐슈석유 3 7 21 굳윌 돔 굳윌그룹 5 - - 쿄세라돔 오사카 쿄세라 4.75 - - 홈즈 스타디움 넥스트 3 7 21 동북전력 빅스완 동북전력 3 12 36 ND소프트 스타디움 ND소프트웨어 3 1.2 3.6 포카리스웻 스타디움 오츠카제약 5 2.5 12.5 NACK5 스타디움 오오미야 NACK5 6 3 18 베스트 어매너티 스타디움 베스트 어매너티 3 3.2 9.5 닛파츠 미쯔자와 구기장 일본바네 5 8 40 출처: Border Zero 조사자료 ○ 미국과 일본의 주요사례를 비교해 보면, 미국은 해당 시설물의 설치 및 운용 에 있어 주된 파트너로 계약 기간도 길고 금액도 큰 반면, 일본에서는 대부 분 스폰서로, 미국에 비해 단기의 소규모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특히, 일본의 요코하마시는 공창프론트라는 별도의 민관협력 사업발굴 부서 를 운용하며, 다양한 공공시설물에 대해 명명권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적극적 으로 운용하고 있다. 표 8 요코하마 운용사례 일부 (스타디움, 화장실, 공원, 쇼핑몰 연결 브릿지) 닛산스타디움 카와야도 화장실 라면공원 베이쿼터 워크 2) 마스카와유지 외(2010.10)시설명명권의 실태조사,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 구조계30(1):301-302 - 10 -
  • 11. ○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명명권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도입되기 시작하였는 데, 대표적으로 우리금융아트홀과 SK핸드볼경기장이 있다. ① 우리금융아트홀 - 국내에서 명칭 사용권이 도입된 최초의 경기장으로, 올림픽역도경기장이 었던 이곳의 시설이 노후화되고 늘어나는 문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08년~2009년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리모델링. - 리모델링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로부터 30억원의 지원을 받아 그 대가로 20년간 명칭 사용권을 획득 그림 10 우리금융아트홀(http://www.olympicpark.co.kr) ② SK핸드볼경기장 - 올림픽공원 내 구 역도경기장을 SK그룹이 가변식 객석을 갖춘 핸드볼 전용경기장으로 2008년 리모델링, 비용 전액(약430억)을 SK그룹이 부담 하고 완공 후 10년 간 경기장의 명칭을 'SK핸드볼경기장'으로 함. - 11 -
  • 12. 그림 11 SK핸드볼경기장 http://www.olympicpark.co.kr 2) 기타 미술관 운용프로그램을 활용한 재원마련 사례 ○ 현대자동차는 영국의 미술관, 테이트모던과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 간의 후원 계약을 통해 2015년 가을부터 미술관의 상징적인 터빈 홀 내 컨 템포러리 아티스트의 새로운 작품 전시를 후원하고 있다. <그림 12> 테이트모던 미술관 http://www.imagnet.com/story/detail/4968 ○ 계약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의 현대미술관과 10년간 120억원의 파 트너쉽을 맺은 것을 고려할 때, 이를 상회하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는 이 후원 계약과 함께 ‘ 테이트모던’ 이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1932-2006)의 주요 작품 9점을 구매하는 것도 지원하였다. - 12 -
  • 13. Ⅳ. 추진 방안 및 전략 ○ 수원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행정서비스의 지속적인 공급과 질적 향상을 위해 스포츠, 문화, 예술 및 기타 산하 공공시설물에 대한 운용비 지 원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이의 주요한 방안으로서 해당 시설물의 명칭 및 운용에 관한 민간과의 파트너쉽 체결과 같은 적극적인 재원마련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이를 위해서는 관련 ‘ 수원시 광고게재 지침(가칭)’ 및 ‘ 수원시 명명권 도입 가이드라인(가칭)’ 등의 제도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또한, 관련 정책이 개별 건축물 단위의 명명권 제도의 단순도입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창의적이고 전방위적인 방안 마련 및 그 추진을 위해서는 수원시 공유자산에 대한 총괄적인 사업화기회 모색 및 협상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 부서의 설치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 ○ 최근 화성광장 옆에 위치하는 미술관의 명칭도 상기의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재원마련 정책의 일환으로 접근, 해당 명칭 및 미술관 운용에 대한 적극적인 파트너쉽 형성을 추진 할 필요가 있다. ○ 파트너쉽을 추진함에 있어 향후 관련 제도운용 가이드라인 등에서도 다루어 야 하겠지만, 시설물의 종류와 규모, 지역공헌 정도, 시민들의 이용정도 및 언론노출정도, 시설물이 갖는 이미지 강도, 그리고 해당 시설의 명명에 의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기업 브랜드 기여도 및 해당 기업의 지역공헌 의지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정 파트너쉽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 해당 미술관이 가지는 입지특성을 좌우하는 화성행궁 및 행궁광장에서 이루 어지는 행사 및 인지정도, 브랜드강도, 이용객 및 방문객 수, 공중파 방송 및 기타 언론 노출 정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 13 -
  • 14. - 14 -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명칭의 비/반 공공성 양훈도(한벗지역사회연구소) 들어가며 이 글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비(非)공공적 또는 반(反)공공적 임을 주장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설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가려져야 할 문제다. 수원시가 제대로 된 ‘인문학 도시’라면, 인문학적 성찰과 민주적 절차에 의해 공공성에 부합하는 이름을 채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존 관행이나 권위를 앞세워 비판과 토론 자체를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사람 중심 더 큰 도시’의 자세가 아니다. 이 글이 활발한 시민토론을 이끌어내기를 계기가 되기 를 기대한다. 2015년 1월 현재 수원시 관계자들은 공공연히 ‘가칭’이라는 전제를 생략하고 ‘수원 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을 마치 공식 명칭처럼 사용하고 있다. 시가 지난 연말에 진행 한 미술관 운영 방안 공청회에서도 ‘가칭’은 생략되었으며, 올 연초 구별로 순회 개최 한 ‘열린 대화’ 자리에서도 ‘가칭’을 붙이지 않은 채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호명했다. 미술관의 명칭에 대한 이의제기는 최소한 2014년 여름 이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시는 이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1) 시의 입장은 지난해 하반 기부터 이 문제를 취재 보도한 여러 언론의 기사에 인용된 시 관계자의 답변에서 추 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선, 지금까지 보도된 언론 기사와 간접적 전언 등을 토대로 시의 입장을 재구성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시의 주장대로 전혀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발제자를 비롯해 명칭의 비 /반 공공성을 주장하는 시민들과 예술인의 그릇된 판단이 개재되지 않았는지 먼저 반 성적으로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의 입장은 최대한 호의적으로 해석할 것이다. 이어, 시 입장이 함의하고 있는 문제점을 몇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지적한다. 첫째, 기부와 거래의 차이를 살핀다. 둘째, 시가 내세우는 국내외 사례와 ‘아이파크 미술관’ 의 차이점을 밝힌다. 셋째, 현 입지의 역사-문화적 상징성을 중심으로 명칭의 부당성 을 검토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시의 입장을 공박하는데 있지 않다. 화성행 궁이라는 수원의 중심 상징 앞에 세워지는 미술관이 적어도 비/반 공공적이지는 않은 명칭을 얻게 하려는데 있다. 나아가 도시공공성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계 1) ‘수원시립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지난 2014년 12월30일자로 보낸 시장 면담 요청도 2015년 1 월15일자로 “다양한 시정활동”으로 “면담일정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후 결정’을 통보해왔 다. 보름 만에 보내온 답변에서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 15. - 15 - 기를 제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수원시의 입장 현재까지 파악된 수원시의 입장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수원시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기업의 기부(문화)를 확산시 키기 위해서’이다.2) 주지하다시피 이 미술관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300억 원가 량을 투입해 지어 시에 기부(혹은 기부채납)하는 것이다.3) 기부이든 기부채납이든, 300억 원이면 적지 않은 투자액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 정도를 투입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파크’라는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미술관 명칭으로 쓰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라고 판단된다. 예산 부족 때문에 공공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는 입장에 서 거액을 기부할 기업을 물색하려는 시의 의지와 노력은 높이 평가되어 마땅하다. 하지만 의지와 노력이 ‘공공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시의 선의와 공공 성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시가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근거는 국내 외에 유사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화성행궁 앞 미술관 유치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10월 개관한 빌 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미술 관은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1959년 개관)의 분관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서는 국립극장 안에 지어진 ‘KB국민은행 청소년 하늘극장’도 사례로 들 수 있다. 2008년 국민은행이 국립극장의 리노베이션을 지원하여 지어진 극장이다. 주로 ‘KB하늘극장’ 이라는 약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공연장은 국내 공공공연장 가운데 민간 기업의 이름 을 딴 첫 사례다. 이 극장은 국립극장이라는 기존 예술 공간 안에 들어선 것이다. 수원시내에서는 행궁 뒤편에 자리 잡은 ‘선경도서관’과 지난해 문을 연 정자동 ‘SK 아트리움’, 올 시즌 선을 보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가 있다. 시는 이처럼 기업명을 공공 공간에 사용한 선례가 적지 않은 만큼 ‘아이파크 미술관’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국내외 선례가 이미 충분하므로, 이번에도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명으로 미술관 명칭을 작명하는 게 무엇이 문제냐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 공간의 특성은 각각의 설립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명칭 또한 이런 식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의는 좋으나 맥락을 놓치고 있 는 것이다. 2) 시의 강조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기부문화 확산은 일관되게 등장하는 입장이다. 3) 이를 두고 기부냐 기부채납이냐를 따지는 것은 이 문맥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부로 통일한 다. 수원시는 현산의 기부채납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것도 기부의 일종이라고 대응하고 있다고 보인다. 의무성을 띤 기증 형식이라 할지라도, 많은 기업이 동참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이름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해석된다.
  • 16. - 16 - 현재 수원시는 미술관의 명칭보다 향후 미술관의 운영을 더 중시하는 듯하다. 예를 들면, 그동안 미술관 자문회의에서 명칭의 문제를 몇몇 전문가가 거론했으나, 시정 책 임자의 답변은 명칭보다 운영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공 청회에서도 시 관계자들은 명칭에 대한 이의제기를 원천봉쇄했으며, 미술관 운영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애쓰는 태도를 드러냈다. 시의 입장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명칭 에 연연하기보다 앞으로 제대로 운영하여 시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대로 “세계적 명품 미술관”으로 키우는 것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명(名) 자체가 공간 입지의 역사-문화적 상징성과 어긋나는 상황에서 명실상부하게 “세계적 명품 미 술관”이 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 수원시 입장에서 보면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문제제기는 ‘뒤늦은 시정 발목잡기’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2013년 이전부터 추진된 미술관을 왜 이제 와서 문제 삼느냐고 되묻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시는 ‘상당수’ 시민들이 ‘아이파크’라는 명칭에 불만이 없다는 전제를 은연중 깔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시가 지금까지 진행과정에서 진정으로 협치에 입각해 일을 추진해왔는지 의문이다. 기부인가, 거래인가 미술관 건립을 놓고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 사이에 어떠한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명 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수원시가 지난해 12월19일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에 보낸 답변서에 따르면 애초(2013년 5월)에 현대산업개발은 이 미술관을 ‘포 니정 미술관’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현대산업개발의 창업자인 고 정세영 회 장을 기린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대산업개발은 처음부터 기부의 뜻조차 무시했다는 얘기가 된다. 기부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재물을 무상으로 내주는 것을 가리킨다. 기부 받은 자가 감사와 기념의 의미로 기부자를 기 릴 수는 있지만, 기부자가 내놓고 명칭을 요구했다는 것은 기부보다 ‘잿밥’에 뜻이 있 었다는 의심을 면키 어렵다. ‘우리가 300억이나 내놓는 마당이니 이름이라도 우리가 가져야겠다’는 함의가 읽힌다. 이런 의심은 수원시가 ‘포니정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거부했다는 데서 더 굳어진다. ‘포니정 미술관’이라는 명칭이 공공성과 전혀 어울릴 수 없다는 점을 시가 의식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시는 이 이름이 “지역성과 대표성이 미흡”하여 거부했다고 밝혔 다. 이로부터 몇 개월 간 시와 현산은 이름을 두고 실랑이를 거듭한 것으로 추정된 다. 시에 따르면 2013년 11월 현산 측이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해 달라고 수정 제의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조차도 현산의 요구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현산이 공개를 거부하기 때문에 양자 사 이에 체결된 협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 17. - 17 - 이 과정만 보면 미술관 명칭(당시로서는 가칭) 결정 과정은 기부라기보다 일종의 흥정 과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인 기부의 이면에서 여러 논의가 이뤄지긴 하지만 이 케이스처럼 노골적인 사정이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다. 현산이 순수하게 미 술관을 기부하는 것이었다면 명칭은 수원시에 일임했어야 한다. 현산은 더구나 권선 아이파크 단지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미술관을 ‘조건 없 이’ 기부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산은 기부를 거래로 바꾼 셈이다. 시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는 기부라기보다 거래다. 미술관 건물을 지어받는 대가 로 상대의 기업 홍보성 요구를 들어준 것을 기부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이런 식이라 면 기부를 받기 위해 수원시 곳곳에 기업 홍보적 명칭을 언제든지 허락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예를 들어 특정 건설사가 시청 강당이나 회의실을 지어준다면, 그 회사 브랜드명을 얼마든지 붙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산이 시청 강당을 지어준다 고 해서 시청 안에 있는 강당의 명칭을 ‘아이파크 홀’이라 명명할 수는 없다. 이는 시 행정의 공공성 이전에 시민의 자존심과 관련되는 문제다. 방금 예시한 시청 내 ‘아이 파크 홀’이 성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에서 ‘아이파크 미술관’도 성립할 수 없다. ‘아이파크 미술관’은 시청 밖에 있지 않냐는 주장은 유치하다. 더구나 화성행궁 앞 광 장은 수원시청 안 보다 더 수원적이고, 공공적인 공간이다. 예술 공간의 입지와 이름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같은 차원에 놓고 비교 할 대상이 아니다. 구겐하임은 그 자체로 세계 유수 미술관의 대명사다. 빌바오 시가 구겐하임을 유치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반면 아이파크는 미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수원 시민은 물론이고 한국인 누구도 아이파크에서 ‘미술’을 연상하기 어렵다. 아이파 크는 물론 아파트 브랜드로서는 한국에서 한 손에 꼽아주는 명칭이다. 미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아파트로서는 국내 최고급인 브랜드명을 미술관에 갖다 붙이는 것은 기 업 홍보 외에 다른 의미가 조금도 읽히지 않는 다. 수원시와 현산은 기부가 아니라 거래를 한 것이라는 게 다시금 확인된다. ‘KB 하늘극장’과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우선 ‘KB 하늘극장’ 은 한국 공연공간의 대명사인 국립극장 안에 있다.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은 수원의 역사-문화 상징인 화성행궁 앞에 위치한다. 더구나 KB는 문화예술 후원 사업을 꾸준 히 벌여왔다. 반면 과문한 탓인지 현산이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특히 미술과 관련해서 현산의 후원은 없었다. 게다가 KB는 나 름 예술성을 고려한 이름(하늘정원)을 선택한 반면 현산은 ‘아이파크’라는 아파트 브 랜드명을 고집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선경도서관’의 ‘선경’은 산업화 시기 수원을 대표하는 기업의 명칭이었다. 뿐만 아 니라 선경은 이제 사라진 이름이다. 또한 선경도서관은 설립 경위 자체가 다르다. 화
  • 18. - 18 - 성과 화성행궁을 복원하기 위해 경기경찰청을 이전해야 했고, 그 이전 부지에 SK 측 이 문화공간(도서관)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다시 말해 선경도서관은 화성과 화성행궁 복원이라는 수원 최대 숙원인 역사-문화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아이파크 미술관’은 문화 사업이기는 하지만 화성 및 화성행궁 복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실 ‘SK 아트리움’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대해서는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 하는 사람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이 역시 공공성을 훼손하는 명칭이라는 의견 과 미술관의 경우와는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 공존한다. 다만, 여기서는 ‘SK아트리움’ 은 자체 부지 위에 지어졌다는 점에서 ‘아이파크 미술관’과 다르고, ‘케이티 위즈 파 크’는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과정을 고려할 때 ‘아이파크 미술관’과 맥락 자체가 다 르다는 점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화성행궁 복원의 문화성과 ‘아이파크 미술관’의 반문화성 일본 총독부가 고의적으로 훼손 방치한 화성행궁 복원에 힘을 기울인 사람으로 고 심재덕 시장을 꼽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민선 1기와 2기 시장을 역임한 심재덕 시장은 시장 당선(1995년) 훨씬 이전부터 화성행궁 복원 사업에 앞장섰다. 수원문화 원장으로서 그는 수원경찰서와 수원의료원 등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화성행궁으로 되살려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수원의료원은 증개축 새 단장을 계획하 고 있었으나 심 문화원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계획 자체를 포기하고 오히려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립 의료기관의 공공성, 공익성보다 화성과 화성행궁이 갖는 역사-문화적 공공성, 공익성이 훨씬 크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낸 덕이다. 주지하듯이 이후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현재 미술 관이 지어지고 있는 자리도 역사-문화적 공공성, 공익성이라는 명분 덕분에 확보된 자리다. 이 일대를 근거로 삶의 터전을 일구었던 시민들도 이 공간의 상징성을 되살 려야 한다는 명분에 기꺼이 동의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행궁 광장과 주변 공간이 마련될 수 있었다. 공간의 사유화가 지나치게 진행되기 일쑤인 현대도시에서 이처럼 대단위 공공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원시가 지난 20여 년에 걸 쳐 이룩한 이 문화적 성취는 시민 모두에게 뿌듯한 자긍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아이파크 미술관’은 그런 자긍심에 생채기만 낼 것으로 예측된다. 어렵사리 확보한 공공적 공간에 비/반 공공적인 광고 간판을 세워주는 격이기 때문이다. 시가 기대하 듯이 화성 및 화성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 미술관에도 들러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문화의식, 시민의식이 있는 관광객들은 역사-문화 공간과 전혀 어 울리지 않는 상업광고스러운 명칭에 어리둥절해 하거나 조소(嘲笑)를 보내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 결론을 대신하여
  • 19. - 19 -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되던 해인 1995년 수원시의 최대 현안은 수원천 복개 문제였 다. 관선 시대인 1991~94년 진행된 1차 복개에 이어 2차 복개가 진행되어야 했기 때 문이다. 지역의 13개 단체(학술단체, 시민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복개반대 운동을 펴 기 시작했다. 당시 시의 여론을 보면 예정된 복개공사를 진행하여 교통문제를 해결해 야 한다는 복개 찬성론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복개 반대 운동 진 영은 복개를 강행할 경우 남수문 등 화성의 역사-문화적 면모를 온전히 되살릴 수 없 게 되고, 수원천을 죽음의 하천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분 하나로 우 세한 찬성 진영에 맞선 끝에 마침내 시민의 여론을 문화적,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결국 1996년 당시 심재덕 시장은 복개 중단을 선언했다. 청계천보다 10년 앞선, 세계 도시의 모범이 되는 사례라고 수원시가 지금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이 다. 민선 20년이 흐른 오늘날 수원시의 행정은 왜 문화적인 면모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 일까? 오늘날 세계의 도시들은 반 공공적 성격을 띠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 도시의 공 공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4) 그러나 앞에서 검토했듯이 ‘수 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은 이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서론 부분에서 밝혔듯이 수원시는 이 글의 지적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 진정한 협치는 시민들의 지적에 귀 기울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문 제를 지적하는 시민의 숫자가 얼마냐, 누가 문제를 지적하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제기가 타당하고 적실하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문제제기가 정당하면 받아들이면 되고, 부당할 경우 공개적 입장 표명을 통해 시민사회가 판단하도록 하면 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예정대로 올해 10월쯤 미술관이 개관토록 하려면 ‘가칭’이 아닌 본 명칭을 확정해서 운영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 명품 미술관”이 되려면 명칭 말고도 할 일이 무수히 많다. 그 고비 고비 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한다. 4) 조명래 교수가 쓴 『도시공간으로 사회 읽기』 중 ‘도시 공간의 공공성과 반공공성’(15장), ‘공간의 모순 과 공간적 실천’(16장), ‘자본주의 도시의 빈 공간이 갖는 역설’(17장) 등 참조. 조명래, 『도시공간으로 사회 읽기-개념, 쟁점과 대안』 (한울; 2013), 267~298쪽.
  • 20. - 20 - [참고] 미술관 관련 언론보도 [e수원뉴스] 수원시-현대산업개발 미술관 건립 협약 현대산업개발 300억원 지원, 2014년까지 행궁 옆 부지에 건립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내에 미술관이 들어선다.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주)는 9일 오전 11시 시청 상황실에서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협 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박창민 현대산업개발(주) 대표이사, 노영관 수원시 의회 의장, 수원문화 예술단체 협회장 등이 참석해 세계문화유산 화성 내의 신풍도시 개발지구에 미술관 건립 협약 및 상호지원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수원시가 현재의 화성행궁 광장 북측 4,800㎡의 부지를 무상사용토록 제공하고 현대 산업개발(주)은 2014년 3월까지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10,000㎡ 규모의 300억 원을 투입해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그 동안 수원예총과 수원민예총, 그리고 수원미술협회 등 수원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 을 중심으로 수원미술관 건립을 여러 차례 수원시에 건의했으며, 지난 5월 24일 수원 미술관 건립을 촉구하기 위해 37명으로 구성된 ‘수원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 발족하 면서 미술관 건립이 급물살을 탔다. ‘수원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수원화성의 정체성을 활성화시키고, 수원의 기초적 문화예술 기반시설인 미술관 건립을 현안사업으로 추진하여 줄 것을 시에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시기에 현대산업개발(주)에서 기업이윤의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상생적 경영철학 을 실천한다는 뜻에서 미술관 건립을 약속하는 기부 의사를 밝혀 이날 협약이 이루어 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은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문화예술의 도시였지만 현대에 걸 맞은 미술관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색 있고 품격 있는 미술관 건립을 통해 시민들 의 미술문화 풍토를 조성하고, 수원시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21. - 21 - 한편, 지역사회 공헌 등 기업들의 수원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온 사례가 있 었다. 중앙일보, 동양방송은 지난 1980년 수원시립 중앙도서관을 기증했으며, 삼성은 1995 년 야외음악당을 건립해 수원시에 기증했다. SKC는 지난 1995년에는 선경도서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증했으며, 2009년에는 SK청 솔노인복지관을 건립하는 등 기업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우영 / 2012년 7월 9일 [e수원뉴스] 드디어, 수원 행궁 앞에 미술관 들어선다 21일 기공식... 현대산업개발(주) 300억 들여 2015년 준공 한낮의 날씨도 겨울다웠다. 사람들은 호호 입김을 불며 행궁광장 앞 미술관 기공식장 에 모여들었다. 2015년 상반기 중 개관예정인 (가칭)수원아이파크미술관 첫 삽을 위 한 기공식이 지난 21일 오후 3시에 행궁광장 북측 미술관 건립부지 특설무대에서 열 렸다. 이날 행사는 현대산업개발(주)에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사회 환원 차원에서 수원시 부지에 300억 규모로 건물을 지어 기부 채납하기로 수원시와 MOU를 체결해 개최하게 됐다. "미술관의 외관은 행궁과의 조화성을 가장 잘 어울리게 조성을 할 것이다. 수원은 도 시 자체가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갖는 미술관의 건립이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다. 하기에 1층에는 카페테리아와 뮤지엄 라운지를 배치하여 화성을 찾 는 관광객 및 수원시민이 상시 이용 가능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휴식처 같은 미술 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산업개발(주)의 대표이사는 말했다. 지자체 중 가장 훌륭한 미술관 될 것 그동안 수원시에서는 마땅한 미술관이 없어서, 2006년부터 시민들과 화가들을 중심으 로 미술관 건립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번에 기공식을 가진 수원아이파크 미술관 은 행궁 앞 6400㎡의 부지에 연면적 9652㎡,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에는 주차장, 기계실, 수장고가 들어서고, 지상 1층에는 어린이 뮤지엄, 기획전시 공간 2개소, 카페테리아, 뮤지엄 라운지, 뮤지엄 샵, 행정실, 지상2층에는 기획전시공 간 2개소, 라이브러리, 교육실, 학예실 등으로 구성되며 2015년도 상반기 개관을 목 표로 한다.
  • 22. - 22 - 그동안 수원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이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 2012년 7월 9일 현대산업개발(주)과 미술관 건립 협약을 체결한 후, 2012년 9월 27일 미술관 건립 자문위원회 구성, 2013년 2월 1일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 3월 13일 문화재청에 현상변경허가 접수를 했다. 이후 8월 14일까지 문화재청 심의 5차례, 현장실사 2회, 문화재위원 자문 1차례를 받 아 8월 19일 조건부 현상변경허가를 취득했다. 조건부란 문화재위원으로 자문단을 구 성하여 사업진행사업에 대한 자문을 받도록 한 것이다. 9월 26일에는 건축위원회의 미관심의를 거쳐, 10월 28일 이후에는 미술관 릴레이 심포지엄을 3회 개최하여, 12월 16일 건축허가를 받았다. 300여 명의 축하객들 모여 이날 기공식장에는 김진표, 이찬열 국회의원과 수원시장, 수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경기도의회 의원 다수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대거 참석을 했다. 그 외에도 김이환 이영미술관장을 비롯하여 염상덕 수원문화원장, 김훈동 예총회장 등 300여명의 인원 이 참석을 해 축하를 해주었다. 축사에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날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이 해가 가기 전에 120만 시민들과 함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한 없이 기쁘다. 앞으로 이곳에 지어질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은 전통과 현대의 문화관광 집결지이자 출발지로서의 완충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구도심 및 관 광시설 등과 연계하여 문화예술벨트 형성과 동시에 구도심 지역재생, 관광인프라 확 대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수원시에 길이 남을 미술관 건립을 위해 노력해주신 현대 산업개발(주)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이곳은 2015년 미술관이 건립되고 2017 년에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무공해 전동차인 트램이 지나가게 된다. 앞으로 우리 수원 시는 미술관이 완공되고 나면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우리시만의 콘텐츠를 발굴해 명 품 미술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주성 / 2013년 12월 22일
  • 23. - 23 - [경인일보] 기부채납한 문화시설… 건설사 '홍보관' 전락 미술관 등 명칭 자사브랜드 사용 설립주 갤러리까지 들어서 '물의' 대규모 개발사업의 대가로 기부채납되는 문화시설이 사실상 특정기업의 홍보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지난 2011년 완공한 7천962세 대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수원시 권선구 권선·곡반정동 일대)에 대한 대가로 수원 시에 300억원 규모의 시립미술관을 건립해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현산은 시가 제공한 신풍동 부지에 내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미술관을 건축 중이다. 현산은 그러나 시립미술관 명칭을 자사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가칭)수원시립아이 파크미술관'으로 하고, 현산 설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 개인 갤러리(가칭 포니정 갤러 리)를 집어넣는 등 공공재인 미술관을 기업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산측은 "수원시가 먼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제안해 검토중"이라 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기부문화 확산과 기부자에 대한 배려로 기업명칭 사용을 허 용했다"며 "그러나 기업홍보관으로 사용되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에 이익을 주는 대가로 공공시설과 토지를 무상으로 받는 기부채납 행위를 기업의 순수한 기부로 왜곡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수원시민의 세금을 들여 현산 계열 미술관을 운영하는 꼴"이 라며 "시립미술관에 특정기업 설립주의 갤러리가 들어서는 것도 언어도단"이라고 분개 했다. 이윤숙 대안공간 눈 대표는 "수원을 상징하는 시립미술관에 수원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SK건설이 준공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수원SK아트리움'도 기업명이 붙어 논란이 일었다. SK건설은 수원 정자동 SK스카이뷰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 수원시에 SKC 공장부지 를 기부채납한 뒤 해당 토지에 300억원 규모의 공연시설을 건축해 시에 기부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수원SK아트리움은 토지를 기부채납하고 건물은 기부한 사례로 기
  • 24. - 24 - 업명 사용을 수원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훈도 소장(한벗연구소)은 "공공 문화시설은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 했다. 기부채납되는 '수원SK아트리움'과 '(가칭)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수원시민의 혈세로 운영된다. 수원문화재단은 내년 수원SK아트리움 운영비로 21억원을 시에 요 청했다. 유은총 기자 / 2014년 11월 14일 [경인일보] 수원시 행감서 수원아이파크미술관 이름 지적 현산, 미술관 기부채납할때 수원시에 '포니정(현대산업개발 창업주 애칭)' 명칭 요구 "市가 먼저 아이파크로 제안" 기존 주장과 배치 논란 현산 "선의로 시작한 일, 논의중" 시민단체 반대 거세져 수원시 최초로 건립되는 미술관을 두고 명칭 논란(경인일보 11월 26일자 3면 보도)이 불거진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애당초 창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의 애칭인 '포니 정'을 미술관 명칭으로 사용할 것을 수원시에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원시가 먼저 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제안해 검토중'이라는 현 산의 당초 주장과 다른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1일 열린 수원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원시의회 문화복지교육위원회 김정렬 시의원은 "수원시의 미술관에 기업 관련 명칭을 쓰고, 내부에 현산 창립주의 개인 갤러리를 만 드는데 왜 조정을 하지 않고 있느냐"며 시 관계자를 질책했다. 김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는 2013년 5월 현산측으로부터 '포니 정 미 술관'이라는 명칭을 처음 제의받았으나 지역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현산은 같은 해 9월과 11월 '수원 포니 정 미술관',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을 제 안했고, 시는 같은 이유로 재검토를 요청했다. 현재는 수원시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 술관'으로 명칭변경을 요청해 현산측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박흥식 시 문화교육국장은 "명칭 관련해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현산측이 명칭과 전시공간에 대해 양보가 없어 시도 답답한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 25. - 25 - 이에 대해 현산측은 '포니 정'이라는 명칭을 최초 제의한 사실을 인정하며 "선의로 시 작된 일인데 논란거리가 돼서 당혹스럽다. 현재 명칭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사용 반대 입장을 공식화 하겠다고 밝혔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현산측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수원 시 역시 행정적 태도로만 임해 문제가 있다"며 "다음주 중으로 시민사회단체 명칭 사 용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은총기자 / 2014년 12월 2일 [경인일보] '반쪽' 전락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시민공청회 "개명 관련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명칭개선·콘텐츠 발제 없는데… '아이파크' 사용 쏟아진 질문에 수원시 엉뚱한 타지 사례 발표 현대산업개발 기업홍보관 논란을 초래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과 관련, 수원시 관계자들이 현산과 별도의 협약 가능성을 거론해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심화 되고 있다. 수원시는 16일 오후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운영 시민공청회 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흥식 시 문화교육국장은 '아이파크' 명칭사용 및 가칭 '포니정 갤러리' 입주에 대해 "당초 미술관 건립을 위한 현산과 시의 MOU에는 기부채납 약속만 있었 다"며 "앞으로 현산과 구체적 운영 및 사용협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명칭 및 갤러리 문제를 논의해 수원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원시 소유인 시립미술관의 운영 및 사업과 관련, 민간기업인 현산과 협약을 맺겠다는 것으로, 아이파크 명칭 사용과 포니정갤러리 입주를 위한 협의가 진행중인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 26. - 26 - 이와 관련 원영덕 시 문화관광과장은 "현산측이 요청한 설립주 갤러리와 기업 브랜드 명칭을 수용할 때 구체적인 사항을 담아낼 협약이 필요하다"며 "만약 (시가) 이를 거 부하면 현산과 추가적인 협약을 맺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명칭과 포니정갤러리 입주를 위한 별도의 협약을 맺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수원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현산측 관계자는 "(시로부터) 구체적인 협약에 대한 언 급은 없었다"며 "만약 구체적인 협약을 한다면 설립주 공간(포니정 갤러리) 사용에 대 한 논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명칭 문제와는 별도로 포니정 갤러리와 관련해 사용연한 및 조건에 대한 논의는 가능 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해 시립미술관에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인 '아이파크' 명칭을 사용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안병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시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명칭개선에 나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고 따졌다. 또 김윤미 시드갤러리 대표는 "시민공청회에서 수원시립미술관에 대한 명칭과 콘텐츠 에 대한 발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답변에 나선 원 과장과 심규환 시 미술관 TF팀장은 "오늘은 미술관 운영의 모범 사례 를 발표하는 자리"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지역사회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수원시립미술관의 명칭 논란이나 운영에 대한 발제를 배제한 채 타 지역의 미술관 운영사례만 소개하는데 그쳐 반쪽짜 리 공청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수원지역 시민예술단체 연대모임인 '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수원화성행궁앞 공공미술관 명칭 공모전을 여는 등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반대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유은총기자 / 2014년 12월 17일
  • 27. - 27 - [경인일보] 수상한 '甲' 이상한 '乙' 수원시 '저자세 갑질'·현산 '고자세 을질'… 왜? 시민에 위임받은 '甲권력'… 애매모호 태도 안돼 現産 "운영비등 일체지원 생각없다"고 했는데… 경인일보가 가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과 현대산업개발 창업주 갤러리 입주 에 문제가 있다고 첫 보도를 한 게 지난달 14일(2판 1면)이다. 현산은 수원시에서 대 규모 아파트건설 사업을 하는 대가로 시립미술관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기부채납은 민간기업이 행정기관에 사업 인허가를 받는 대신 수익의 일부 환원을 약 속하는 행위이다. 준조세에 가깝고 자진납세 형식을 취한다. 기업으로선 기부채납 규 모 때문에 손해보는 일이 절대 없다는 확신이 있고서야 가능한 행위이다. 이런 전제를 이해하면 기부채납 문화시설인 수원시립미술관 명칭에 현산의 아파트 브 랜드가 들어갈 이유가 없고, 현산 설립자 갤러리 입주는 가당치 않은 것이다. 보도가 되면 곧바로 바로잡힐 줄 알았다. 그런데 첫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원 시는 '현산측과 의논해 봐야 한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현산측은 아예 모르쇠로 버티 고 있으니 해괴하다. 우선 수원시의 갑 노릇이 수상하다. 각 분야 권력들의 안하무인식 갑질이 사회적 지 탄을 받고 있는 세태를 감안해도, 수원시가 기부채납 양해각서상 을인 현산을 대하는 태도는 요령부득이다. 당연히 소유권을 넘겨받을 기부채납 미술관에 '시립아이파크'라 는 양립불가한 이름을 붙이고, 이마저도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획득한 성과라 강변한 다. 기업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결정이라 변명한다. 스스로 기부와 기부채납을 오독하 는 무지를 감수한다. 을의 입장에서 이처럼 말랑말랑한 갑이 또 있나 싶을 정도다. 현산의 고자세 을질도 이상하다. 현산은 애초에 설립자인 고 정세영 회장의 애칭을 그대로 가져다 '포니정 미술관'으로 짓자고 수원시에 제안했단다. 수원시는 난색을 표 했다. 현산은 대안으로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을 제시한다. 수원시가 시립을 추가해야 한다고 설득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 합의해 현재의 사달에 이르렀다. 사업 수 익을 챙기는 대가로 수원시민에게 미술관을 진상(?)할 것을 약속한 현산이다. 을의 진 상 태도가 이렇게 고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현산은 다 챙겼다. 미술관 명칭에 '아이 파크'를 새겼고, 최상의 자리에 '포니정갤러리'를 정위치시킨 설계도에 따라 미술관을 건립중이다. 미술관 기부채납과 관련한 수원시와 현산의 뒤바뀐 갑을 관계, 무슨 비밀이 숨어 있 을까. 수원시 고위관계자는 엊그제 열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시민공청회에서 수
  • 28. - 28 - 원시의 저자세 갑질, 현산의 고자세 을질의 배경을 짐작케 하는 힌트를 흘렸다. 그는 "현산과 미술관 운영 및 사업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명칭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 겠다"고 밝혔다. 미술관을 인수한 뒤 현산과 관계청산만 남은 수원시가 현산을 붙잡고 이런저런 협약을 맺는다? 명쾌하게 설명하면 그만인 것을 해석과 추측에 맡기는 태도 가 괘씸하지만, 그래도 선의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시는 미술관을 인수하는 순간 막대 한 운영 및 사업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것도 한해 두해의 일이 아니다. 그 부담을 누군가 대신해 준다면 감지덕지다. 시는 현산에 이런 기대와 희망을 품고 아이파크와 포니정갤러리를 양보한 것 아닐까. 사실이라면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기부를 염두에 두고 스스로 갑의 지위를 버린 셈이다. 현산의 도도한 을질도 이런 배경이라면 이해 가 간다. 수원시의 모호한 태도가 이 때문이라도 또한 잘못이다. 미술관 운영과 사업비 기부를 원해 명칭과 갤러리를 내놓을 작정이라면 공개적으로 할 일이다. 시민의 이해를 구하 고 설득하는 일이 우선이요, 조건부 협찬을 원하는 기업들을 모아 기부규모를 경쟁시 키는 것이 바른 절차이다. 수원시가 갑으로서 행사하는 권력은 120만 시민에게 위임 받은 것이다. 모호하고 애매해서는 안 된다. 덧붙이면 현산측은 경인일보 기자에게 "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건네면 그뿐, 운영비 등 일체의 지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윤인수 문화부장 / 2014년 12월 18일 [한겨레] ‘매홀, 꿈지락…’ 수원미술관 이름 짓기 열기 건설사 상표 들어간 이름에 반감 ‘공공성’ 살릴 수 있는 명칭 공모 “수원 매홀미술관이 어떨까요? 매홀은 수원의 옛 고유지명이고 ‘물고을’이란 뜻도 있 어요.” 내년 7월 수원 화성행궁 옆에 들어서는 시립미술관의 이름을 놓고 수원지역 예술인들 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미술관의 공공성을 회복하자’며 명칭 공모에 나선 지 1주일 만 에 참여자가 100명을 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수원꿈지락미술관(미술을 통한 다채로 운 꿈을 알아가는(知) 즐거운(樂) 미술관)’ ‘구름 위의 미술관(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 려 있는 시립미술관)’ ‘수원시립 화성행궁 미술관’ ‘산수원시립미술관(정조의 이름 이 산 중 산을 딴 이름)’ 등 다양한 이름이 나오고 있다.
  • 29. - 29 - 시민들이 시립미술관 명칭 공모에 나선 것은 신축 중인 미술관의 명칭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이 지나치게 기업 홍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1년 수 원시에서 7962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얻은 이익금 중 300억원으로 시립미술관을 지어 기부채납하면서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이름을 사용하기 로 수원시와 합의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설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 개인 갤러리를 집어 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 코앞에 있는 미술관에 아파 트 홍보관 성격의 명칭이 붙여지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시민 참여를 통해 미술관의 공공성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31일까지 이름을 공모(수원시민 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 http://goo.gl/Ngr1Th)하고 다음달 전시회를 한 뒤 수원 시와 현대산업개발에 전달할 예정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 2014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