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해설자료집입니다.
<목차>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 1p
4.16특별법은 아주 특별해야 한다 – 5p
한국의 재난사례를 통해 본 정부 대응의 기만성 – 8p
세월호 유가족 둘러싼 의혹 3가지, 진실은? – 12p
4.16특별법과 각 정당 특별법안의 차이 – 15p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해설자료집입니다.
<목차>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 1p
4.16특별법은 아주 특별해야 한다 – 5p
한국의 재난사례를 통해 본 정부 대응의 기만성 – 8p
세월호 유가족 둘러싼 의혹 3가지, 진실은? – 12p
4.16특별법과 각 정당 특별법안의 차이 – 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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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안을 만들 수 있는 힘은 오직 희생자 실종자 가족과 국민으로부터,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돼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국민과 유가족들의 힘으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70일만에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받고 그 서명을 평일 날 2000여명이 모여 국회 본청 까지 행진해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접수했다. 끊임없이 밀려들어온 국민의 물결. 세월호 유족들은 그 모습을 보며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얘기 한다.
살아오면서 데모 한번 구호 한번 외치지 않았다던 가족들이 국회 본청앞에서 8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벌써 6일째 단식을 진행 중이다. 단식은 체력 저하와 오랜 스트레스로 극도의 심리 불안 상태에서 자칫 위험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만류도 가족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그리고 가족 스스로 자신의 아이들의 마지막 장면을, 동영상을 국민들께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너무 아픈 결정이었다.
그 결정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분들의 이러한 결정은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 을 더 이상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제부터 서울 전역을 돌며 동영상을 틀고, 국민께 호소한다. 특별법을 위해 7월 19일 서울광장을 모여달라고.
왜 우리의 아이들이, 가족들이 스러져 갔는지 그리고 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못한다면 누구든 2014년 4월 15일 인천항을 떠나는 또 다른 세월호를 타게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전과 후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특별법안을 만들 수 있는 힘은 오직 희생자 실종자 가족과 국민으로부터,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돼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국민과 유가족들의 힘으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70일만에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받고 그 서명을 평일 날 2000여명이 모여 국회 본청 까지 행진해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접수했다. 끊임없이 밀려들어온 국민의 물결. 세월호 유족들은 그 모습을 보며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얘기 한다.
살아오면서 데모 한번 구호 한번 외치지 않았다던 가족들이 국회 본청앞에서 8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벌써 6일째 단식을 진행 중이다.
단식은 체력 저하와 오랜 스트레스로 극도의 심리 불안 상태에서 자칫 위험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만류도 가족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그리고 가족 스스로 자신의 아이들의 마지막 장면을, 동영상을 국민들께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너무 아픈 결정이었다. 그 결정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분들의 이러한 결정은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 을 더 이상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제부터 서울 전역을 돌며 동영상을 틀고, 국민께 호소한다. 특별법을 위해 7월 19일 서울광장을 모여달라고.
왜 우리의 아이들이, 가족들이 스러져 갔는지 그리고 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못한다면 누구든 2014년 4월 15일 인천항을 떠나는 또 다른 세월호를 타게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전과 후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1. The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Weekly
제1802호 2015년 4월 27일 월요일
10 오피니언
살아있는 자의 책무: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부쳐
중인환시리에 참사는 일어났다. 전 국민이
중계방송을 보는 과정에서 세월호는 차
디찬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476명 중 295
명이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1년이 지난 오
늘까지 9명은 시신으로도 돌아오지 못했
다. 가족들과 시민들은 아직도 세종로 한
편에서 풍찬노숙을 견디며 진상규명을 애
원하고 있고, 팽목항에 남아 있는 유족들
은 바다만 쳐다보며 돌아오지 않는 망자
를 애절하게 부르고 있다. 1년이 지나도록
뭐 하나 제대로 달라진 게 없다. 대통령은
1주기를 맞이해 망자와 유족에 최소한의
예의라도 보여줘야 함에도 보란 듯이 해외
순방을 이유로 이 땅을 떠났다. 세월호 참
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목적으로 설
치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언제 가동
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신원권(伸寃權)이란 권리가 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나머
지 구성원이 그 진상을 밝혀내고 본인의
원한을 풀어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우
리나라 판례에서도 가끔 보이는 권리이
다. 우리나라에선 이 권리가 특별한 의미
를 지닌다. 국가에 의해 개인이 그 생명과
재산을 무참하게 침해당했음에도 서슬 퍼
런 권력 때문에 오랜 기간 말 한마디 못하
고 지내온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켰고, 국가
의 존립근거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불
러일으켰다.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어 제
대로 국가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사이에서 원한 있는 사람을 만들지 말아
야 하고, 혹시나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반
드시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한다.
이 신원권이 권리개념으로 많은 사람들
로부터 동의를 받은 데에는 국제인권법의
대가인 네덜란드 학자 테오 반 보벤의 공
이 크다. 그는 20여 년 전 유엔인권위원회
에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
당한 희생자의 복권 및 배상 등 원상회복
권리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보고
서에서 그는 우리나라에서 신원권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권리의 내용을 이렇게 설
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희생자 및 가족에
대한 완전한 금전적 배상이 실시돼야 한
다. 여기에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진료·고용·주택·교육 등의 형태에 의한 배
상도 이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비금전
적 배상도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 나는 세
월호 참사를 생각하면서 이것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사실 규명을 하고 이를 완전히 공
개한다. 둘째, 침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
임을 인정한다. 셋째, 책임자를 반드시 처
벌한다. 넷째, 희생자 및 가족과 증인을 보
호한다. 다섯째, 희생자에 대하여 애도하
고 기념한다. 여섯째, 희생자에 대하여 지
원하고 이에 필요한 기관을 설치한다. 일
곱째, 신원권 침해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
을 강구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오
늘 우리는 무엇을 다짐해야 할까. 바로 저
신원권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권리
자가 있다면 반드시 의무자가 있는 법이
다. 세월호 신원권의 의무자는 누구인가?
정부만이 아니다. 살아있는 모든 자다. 구
천을 떠도는 원혼의 한을 풀어주는 게 우
리들 살아있는 자의 책임이자 의무란 말
이다.
시론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년 전 이맘때쯤, 304개의 세상이 사라졌다.
언론이 주절주절 보이지 않던 희망을 말하
고, 가라앉은 그곳에 있다는 ‘에어포켓’이란
미지의 세계를 떠돌 동안 속절없이 304개의
세상이 사라졌다. 그리고 1년, ‘모든 것이 달
라져야 한다’는 외침과 다짐이 뜨거웠지만
이내 식어버렸다. 늘 그것만 기억하고 살기엔
너무 팍팍한 세상이었고, 그때 했던 각오를
다지기엔 세상이 너무 바빴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린 모두가 목격한 그리고 그래서
더욱 슬픈 그 304개의 사라진 세상에 대해, 여
전히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또 정확하게 성찰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때나 지금이나
이 거대한 부조리, 총체적 실패의 가장 큰 책
임은 ‘말하는 자의 숙명’을 부여 받은 언론이
질 수밖에 없다. 그 때, 팽목항에서 ‘매문’하다
가 ‘기레기’라고 불렸던 언론은 아직 팽목항
에 있는지도 모른다.
유가족들이 노숙 농성을 벌이고, 파르르하
게 제 머리를 밀어 정부에 단 한 가지 요구, ‘진
실 규명’을 절규하고 있는 상황에 언론은 사
실상 침묵했다. 그 침묵이 겸연쩍지 않도록 정
부는 ‘돈’과 ‘수치’를 제공했다. 받을 수 없다는
돈을 애써 내미는 정부의 저열한 속내에 대해
어떤 언론은 물론 그때 반성했던 언론들조차
따져 묻지 못했다. 약속했던 진상 조사는 파
행을 넘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조사를
받아야 하는 공무원들이 조사를 지휘하게 되
는 상황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언론은 그러나 이번에도 그 조
문의 장난질을 난타하지 못했다.
세상을 잃은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에서 다
만, 그 사라짐을 기억하기만 해달라고 외치는
광경은 처연함을 넘어 비통하기까지 하다. 이
비통의 감정 앞에 언론은 그저 ‘달력 기획’ 정
도를 내놓으며 책임을 벗으려 할 뿐이다. 지상
파 방송 3사 가운데 지난 1년여의 과정과 교
훈을 쫓는 ‘특집’을 편성한 곳은 KBS 딱 한
곳뿐이었다. 그나마 사고의 ‘책임’이 아닌 ‘재
발’에 방점이 찍혔다. MBC와 SBS는 작년에
내보냈던 다큐멘터리를 재방송하는 것으로 4
월 16일을 때웠다.
정권 실세들의 집단적 도덕성 붕괴 사건이
겹쳐지며, 세월호 참사는 언론에게 과거의 문
제로 그리고 단지 추모하고 기념해야 할 사건
으로 ‘강등’되어 버렸다. 정치적 폭발력이 사
회적 상실을 가려버린 꼴이다. 세월호 참사 1
년, 우리 사회가 그 참사를 진짜 기억하고 기
록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늦기 전에 찾아봐야
한다. 그 출발은 필연적으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경화된 언론과의 작별에서부터 할 수
밖에 없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언제나 공
개적인 자리에 서게 되면, 언론을 나무랐다.
그 나무람은 결국 본질적으로 붕괴하고 내용
적으로 파산한 채 부질없는 형식만 유지되고
있는 ‘저널리즘’이란 실체에 떨어지는 불벼락
이었다. 김완 미디어스 편집장
언론이 잃은 것과 잊은 것
미디어 바로보기
빛 그림자 그리고 이야기
“고맙다, 친구야!”
동갑내기 친구 이서윤(가정 4) 학우를 만난 건 작년이다. 가정학과 스터디 ‘한울타리’
온라인 카페를 통해 알게 됐다. 직접 얼굴을 본 적은 한 번 밖에 없지만 쪽지를 주고받고
채팅을 하면서 친해졌다.
공부하다 힘든 점이 있으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학습 자료를 공
유하면서 공부를 함께 하기도 했다.
요즘 식품기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학우로부터 선물이 왔다. 책을 살 수
있는 문화상품권과 포스트잇, 지우개 등 공부할 때 필요한 물품들이었다. 시험에 꼭 붙
으라며 행운을 기원하는 네잎클로버와 간식도 함께 보내왔다. 공부하는 데 큰 힘이 됐
고 의지가 됐다. 꼭 시험에 붙어서 친구에게 보답해야겠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내 친구 서윤아, 고맙고 사랑해!”
박시현(가정 졸)
도서 대출기간 조정됐으면
자격시험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빌리려고 중앙도서관에 갔다. 그런데 해
당 책이 이미 대출상태여서 반납되면 바로 빌리려고 대출예약을 해뒀다. 대출
기간 24일 안에 반납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고 나서야 해당
책이 반납됐다는 문자가 왔다. 자격시험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도서관 측에 책 반납이 늦어진 이유를 물어보니 교직원이 빌린 책이라 반납
이 늦어졌다고 했다.
교직원 대출기간은 학생보다 무려 다섯 배 긴 120일이라는 것. 보다 많은 사
람들이 번갈아가며 책을 볼 수 있도록 대출기간을 조정해줬으면 한다. 대출기
간 조정이 어렵다면 도서 반납 예정일이라도 미리 알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신동호(경영 4)
직원답변 : 타 대학 도서관들도 학생 · 교직원 도서 대출기간이 다르다.
단, 우리 대학은 교직원이 이미 빌려간 책을 학생이 대출예약 하면 교직원에
게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반납예정일 안내는 고려해보겠다.
중앙도서관 정보관리팀
발언대
오피니언 면의 외부원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피니언 면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만드어집니다.
문의 02-3668-4283~5 팩스 02-741-2539 이메일 pinksun93@knou.ac.kr
부천의 한 유치원에서 교육실습을 할 예정인 인천지역대
학 학생이다. 얼마 전 학교 홈페이지에서 ‘인천지역대학
학생은 실습할 유치원의 원장님께 실습동의서를 받아서
학교에 내야 한다’는 글을 봤다. 인천지역대학에 문의해
보니 부천에서 실습할 학생도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했다.
제출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실습할 유치원에 양해를 구
하고 급하게 동의서를 받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천에
서 실습할 경우 해당 서류가 필요하지 않았다. 지역대학
은 해당 직원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잘못 안내한 것이라
했다.
실습을 시작하기도 전에 유치원 선생님들을 번거롭게
해가며 서류를 준비했는데 허탈했다. 실습과 관련해 잘
못된 정보가 전달되면 학생은 물론 실습기관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김은희(유아 4, 가명)
정확한 실습안내 필요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열린 장애인 권리
증진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종로경찰서
모 경비과장의 발언이 물의를 빚었다. 모 경
비과장은 집회 참가자들을 막고 있던 의무
경찰들에게 “여러분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장애인들을 안전한 위치로 이동해
달라”고 말했다. 모 경비과장은 또한 “오늘
은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장애인의 날”이라
고 발언해 참가자들의 공분을 샀다.
나는 기사를 보자마자 세월호 1주기 추모
집회에 간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
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
회가 밤늦도록 이어지자 경찰 측이 유가족
들과 시민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리면서 밤
이 늦었으니 어서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
아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가슴 철렁했다. 어
떤 사람들에게 가족의 품은 폐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도 그렇다. ‘그날’ 이후 집은 휴
식의 거처가 아니라 낯선 지옥의 공간이 되
어버렸다고 호소한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나올 것 같아 있을 수가 없단다. 왜 아니겠는
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고통스러운 처지
를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나올 수 없는 말
이다. 요즘 말로 영혼 없이 관습적으로 임무
를 수행한 결과다. 그들에게 집회에 나온 사
람들은 사연을 가진 개별자가 아니라 그냥
진압 대상인 것이다.
‘하루치의 전시가 끝나길 기대하며/ 인사
말과 농담을 던지는 것이/ 세상의 관습이었
다.’ (이수명 ‘어떤 관습’ 중)
장애인의 날 발언은 어떤가.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을 동정하는 행사를 치르는 날이 아
니다. 정부가 정한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
별철폐의 날’로 만들고자 420 장애인차별철
폐공동투쟁단이 서울 도심에서 행진과 집회
를 열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은 고속버스라
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 집안
에 화재가 나는데도 중증장애인이 몸을 움직
이지 못해 그대로 죽어가는 현실을, 장애인
들의 목소리로 알려서 장애차별이 사라질 수
있도록 기억하는 날이다. 차라리 생일보다
는 기일에 가깝다. 아마 그 경비과장은 초인
적 의지로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에게 꽃다발
이 주어지는 관제 행사만을 보았기에 ‘생일’
운운했을 것이다. 정작 자기 눈앞에 몰려있는
장애인들의 뒤틀린 육체와 당당한 목소리를
직시할 용기가 없기에 잘못하면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을 겁박용으로 사용한 것 같다.
이것이 비단 치안 권력만의 문제일까. 일상
에서도 허드렛일을 하는 육체노동자나 노숙
인을 가리키며 부모가 아이에게 “너 공부 안
하면 저런 사람 된다”고 말하는 장면은 모 경
비과장의 말과 그대로 겹친다. 당신도 노숙인
혹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누구나 사
회적 약자의 자리에 갈 수 있다는 공감의 말
이 아니라 내 몫을 지키고자 주변을 보지 않
겠다는 배제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말실수가
아니라 말의 퇴행인 것이다.
이런 말들의 퇴행의 건너편에서 나는 또
다른 말들의 풍경을 목도했다. ‘당신 원통함
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 5·18
엄마가 4·16 엄마에게’. 팽목항에 붙은 현수막
의 글귀는 근래 본 가장 지극한 염려와 사랑
의 말이다. 또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 행사
장에서는 통쾌한 저항과 존재 선언이 나오기
도 했다. “누구든 쉽게 쓰다가 버려질 수 있
는 자본과 더러운 권력자들의 사회에서, 장
애인은 애초에 폐기물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
다. 가만히 있으면 시설로 가야하고, 싸우면
경찰서로 가야 합니다. 어디로 가실래요? 경
찰서요!”
은유 수유너머R 연구원
말실수가 아니라 말의 퇴행이다
올드걸의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