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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과 개짐에 대하여-방학동환경건강학교
                                        김수정(마고할미)

개짐이란 우리말로 생리대를 뜻한다.
서답이라고도 하지만 서답은 빨래거리를 뜻하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개짐이란 말이 더 맞
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처음 생리를 시작했을 때, 어머니는 막내동생이 쓰다 남은 기저기를 조그만하게 잘라
접은 것을 건네 주시면서 쑥스러운듯이 뚱하게 불쑥 하시는 말씀하셨다. "어 이제는 다 컸
네. " 드러내 놓고 말하기 어려운 불경스러운 생리이기에 그 때까지 한 번도 엄마의 면 생
리대를 구경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한숨만 나올뿐이였다. 막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나
는 아버지 권력에 빌붙어 엄마의 여자로서 삶을 부정하기 시작했던 터라 충격이 컸지만 어
느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말해 준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 쓸 때는 자꾸 팬티에 묻고 빨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 그 흔적들에 대해서 원망하면서
드디어 저주받은 여자로서의 입문은 이렇게 시작되는가보다라고 (끊임없는공포와 불편함 ,
자기 부정성등)끔찍해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 여성임을 부정하면서 남성이 되고자 그들의
무월경과 당당함을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으로 여겨 온 몸으로 남자 흉내내기에 몰입하고 다
녔던 기억도 난다.


월경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 경험은 월경을 천형처럼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되는 억울함으로 느끼게 했다. 나는 이러한 억울함을 애써 태연을 가장한 얼
굴로 살아가야 되는 ‘비존재적 존재’로 전락한 자신에 대해 은폐된 가부장적 폭력에 대해
절실한 체감은 절망으로 이어졌고, 은페시키는 데 동참하기 위해 기를 썼던 것 같다.


스스로 원해서 이등시민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여자는 제각기 전생의 업때문에 몸에 업을
달고 나온것이다라는 말을 어쩔수없이 받아들이게 된 심정, 나도 월경하기 싫어라고 세상을
향해 떼쓰고 싶었던 지난날들..


그렇게 부정적이었던 월경의 경험들을 자기긍정성의 한 몫으로 받아들이게 된 일은 불과 몇
년전의 일이다.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나의 정체성 찾기를 시작하면서 ‘왜, 나는 누구에 의해
서 부정적인 시각과 스스로의 열등감에 치이며 살와왔는가?’라는 물음에 고민하기 시작하면
서 인것 같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게 된 일회용
생리대로 인하여 피부가 진무르고 가려워도 옛날처럼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는 것이다.


샐까봐 내내 공포스러워 했던점,빨고 또 삶아야 하는 번거로움....


그 외 여러가지 이유를 나열하며 미루어 두었던 면생리대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개량한복을
입으면서부터이다. 바지 밑위 길이가 기니까 통풍이 잘 되고, 두꺼운 면생리대가 표시나지
않아서 마음놓고 사용하다 보니 두루두루 좋은점이 많은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물론 피
부가 진무르지 않아서도 좋았었다. (생존의 절박성은 게으른 나를 쉽게 변화시킨다는 것이
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여성이 자기 몸에 맞게 사용해왔던 생리대가 근대문명이란 이름으로,
편리하다는 이름으로, 남성의 과학이 개입되면서 여성을 배제시키고 사용자로서 전락 시켜
버렸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점에서 일회용 생리대에 대해 사용자로서만 규정되어버린 우리는 여성의
이름으로 주체적인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획득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무시되어 왔고 부정당해 왔던 여성적 삶의 방식에 대한 일환으로 개짐을 만
들어서 여성적 가치를 공유하고 내 몸에 새겨졌던 주홍글씨를 말끔히 지워내고 자기긍정성
과 정당성을 찾아가자는 의미찾기의 몸부림이고자 한다.


단조롭고 소외 되어왔던 나의 일상에 더디가더라도 과정속에 참여하고 뒤집어보고 스스로
균열에 파음도 내보고 자기해방감을 만끽해보고자 하는것은 너무 커다란 욕심일까요.
비록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있는 생리대 하나일지라도(?)....



면생리대를 사용하는것에 대해서 껄끄럽게 생각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빨아서 다시 사
용해야 한다는 점과 두꺼워서 혹시 표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과 흡수력이 약해서 새지 않
을까 하는점이다.


첫째, 빨아서 다시 사용해야 하는 점은 생리대 값이 들어 가지 않아서 좋고 나의 건강 체크
를 위해서 생리혈을 확인 해볼수 있다는 것이다.
삶아서 깨끗이 빨아서 사용해 왔던 우리네 어머님들의 삶의 고단함을, 바쁘게 살아가는 우
리는 답습할 생각에 엄두가 나지않고 귀찮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위생도 학습화 된 근대의 산물이란 점에서 생각해 볼때 개짐을 빨 때,그냥 핏물만
제거한 상태에서 세탁기에만 돌려서 사용해도 된다. 요즘 우리가 속옷을 삶아서 입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관념을 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두꺼워서 표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은 의외로 하얀 바지만 아니면 표시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생리하는 것을 표시 좀 내면 보호와 배려 받을수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
는 마음으로 더욱더 당당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여성운동 멀리 있지않다-


세번째로 새지 않을까 하는점에 대해서는 융이라는 원단은 면중에서 가장 흡수력이 뛰어나
다는 점이다. 양이 많으면 여러 번 갈아서 쓰면 되고, 양이 적은 날은 하나로 앞쪽 뒤쪽 번
갈아서 쓰면 된다.


결론은 그냥 한번 써보면 되는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편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만들어 가
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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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과 개짐에 대하여 (2004)

  • 1. 월경과 개짐에 대하여-방학동환경건강학교 김수정(마고할미) 개짐이란 우리말로 생리대를 뜻한다. 서답이라고도 하지만 서답은 빨래거리를 뜻하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개짐이란 말이 더 맞 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처음 생리를 시작했을 때, 어머니는 막내동생이 쓰다 남은 기저기를 조그만하게 잘라 접은 것을 건네 주시면서 쑥스러운듯이 뚱하게 불쑥 하시는 말씀하셨다. "어 이제는 다 컸 네. " 드러내 놓고 말하기 어려운 불경스러운 생리이기에 그 때까지 한 번도 엄마의 면 생 리대를 구경한 적이 없는 나로서는 한숨만 나올뿐이였다. 막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나 는 아버지 권력에 빌붙어 엄마의 여자로서 삶을 부정하기 시작했던 터라 충격이 컸지만 어 느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말해 준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 쓸 때는 자꾸 팬티에 묻고 빨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 그 흔적들에 대해서 원망하면서 드디어 저주받은 여자로서의 입문은 이렇게 시작되는가보다라고 (끊임없는공포와 불편함 , 자기 부정성등)끔찍해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 여성임을 부정하면서 남성이 되고자 그들의 무월경과 당당함을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으로 여겨 온 몸으로 남자 흉내내기에 몰입하고 다 녔던 기억도 난다. 월경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한 경험은 월경을 천형처럼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되는 억울함으로 느끼게 했다. 나는 이러한 억울함을 애써 태연을 가장한 얼 굴로 살아가야 되는 ‘비존재적 존재’로 전락한 자신에 대해 은폐된 가부장적 폭력에 대해 절실한 체감은 절망으로 이어졌고, 은페시키는 데 동참하기 위해 기를 썼던 것 같다. 스스로 원해서 이등시민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여자는 제각기 전생의 업때문에 몸에 업을 달고 나온것이다라는 말을 어쩔수없이 받아들이게 된 심정, 나도 월경하기 싫어라고 세상을 향해 떼쓰고 싶었던 지난날들.. 그렇게 부정적이었던 월경의 경험들을 자기긍정성의 한 몫으로 받아들이게 된 일은 불과 몇 년전의 일이다. 그것은 여성으로서의 나의 정체성 찾기를 시작하면서 ‘왜, 나는 누구에 의해 서 부정적인 시각과 스스로의 열등감에 치이며 살와왔는가?’라는 물음에 고민하기 시작하면 서 인것 같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게 된 일회용 생리대로 인하여 피부가 진무르고 가려워도 옛날처럼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는 것이다. 샐까봐 내내 공포스러워 했던점,빨고 또 삶아야 하는 번거로움.... 그 외 여러가지 이유를 나열하며 미루어 두었던 면생리대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개량한복을 입으면서부터이다. 바지 밑위 길이가 기니까 통풍이 잘 되고, 두꺼운 면생리대가 표시나지
  • 2. 않아서 마음놓고 사용하다 보니 두루두루 좋은점이 많은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물론 피 부가 진무르지 않아서도 좋았었다. (생존의 절박성은 게으른 나를 쉽게 변화시킨다는 것이 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여성이 자기 몸에 맞게 사용해왔던 생리대가 근대문명이란 이름으로, 편리하다는 이름으로, 남성의 과학이 개입되면서 여성을 배제시키고 사용자로서 전락 시켜 버렸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점에서 일회용 생리대에 대해 사용자로서만 규정되어버린 우리는 여성의 이름으로 주체적인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획득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무시되어 왔고 부정당해 왔던 여성적 삶의 방식에 대한 일환으로 개짐을 만 들어서 여성적 가치를 공유하고 내 몸에 새겨졌던 주홍글씨를 말끔히 지워내고 자기긍정성 과 정당성을 찾아가자는 의미찾기의 몸부림이고자 한다. 단조롭고 소외 되어왔던 나의 일상에 더디가더라도 과정속에 참여하고 뒤집어보고 스스로 균열에 파음도 내보고 자기해방감을 만끽해보고자 하는것은 너무 커다란 욕심일까요. 비록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있는 생리대 하나일지라도(?).... 면생리대를 사용하는것에 대해서 껄끄럽게 생각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빨아서 다시 사 용해야 한다는 점과 두꺼워서 혹시 표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과 흡수력이 약해서 새지 않 을까 하는점이다. 첫째, 빨아서 다시 사용해야 하는 점은 생리대 값이 들어 가지 않아서 좋고 나의 건강 체크 를 위해서 생리혈을 확인 해볼수 있다는 것이다. 삶아서 깨끗이 빨아서 사용해 왔던 우리네 어머님들의 삶의 고단함을, 바쁘게 살아가는 우 리는 답습할 생각에 엄두가 나지않고 귀찮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위생도 학습화 된 근대의 산물이란 점에서 생각해 볼때 개짐을 빨 때,그냥 핏물만 제거한 상태에서 세탁기에만 돌려서 사용해도 된다. 요즘 우리가 속옷을 삶아서 입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관념을 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두꺼워서 표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은 의외로 하얀 바지만 아니면 표시가 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생리하는 것을 표시 좀 내면 보호와 배려 받을수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 는 마음으로 더욱더 당당하게 드러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여성운동 멀리 있지않다- 세번째로 새지 않을까 하는점에 대해서는 융이라는 원단은 면중에서 가장 흡수력이 뛰어나 다는 점이다. 양이 많으면 여러 번 갈아서 쓰면 되고, 양이 적은 날은 하나로 앞쪽 뒤쪽 번 갈아서 쓰면 된다. 결론은 그냥 한번 써보면 되는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편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만들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