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의 글로벌 동조화, 금융위기 이후 확대 / 2012.05.22Kunwoo Kim
2008년 리먼 사태를 경험하면서 대외충격에 과도하게 취약한 모습을 나타낸 국내 금융시장이 최근으로 오면서는 변동성의 축소와 함께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총선 결과, 그리스의 유로탈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확대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와 글로벌 주요국 금융시장의 동조성 여부를 점검해 보았다. 주가, 환율, 금리 등 주요 금융변수의 동조성은 2000년대 들어 추세적으로 높아져 왔으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과거보다 한층 긴밀한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또 과거 미국과 일본 중심의 동조화 경향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 및 유럽과도 밀접한 연관관계를 보이면서 금융변수들간에 동조성을 나타내는 상대국가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다변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 평상시보다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는 경우에 국내외 금융시장간의 동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확대되는 경우 국내 금융변수 또한 다시금 불안한 국면에 빠질 개연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도래할 지도 모를 혼란상황을 대비한 외환건전성의 유지 및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선제적 안정화 조치가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
Ⅰ. 국내외 주요 금융변수의 동조성 변화(주가·환율·금리)
Ⅱ. 최근 동조화 현상의 특징
Ⅲ. 맺음말
경제 동향
-지난 13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하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 통화정책의 방향이 성장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로 옮겨가는 분위기 이지만 이는 정책적인 요인이며, 경기의 회복을 확인시켜 주는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음.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가고 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아직은 미미한 수준임.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기저효과 및 폭설 등의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원자재 및 유가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매우 줄어든 상황이라 할 수 있음.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090 ~ 1,120원 중심의 등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로 신용위기 해결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환율이 1,100원 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임.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중국의 긴축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으로 남아있지만, 무역흑자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일 가능성 높음.
주식시장 동향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과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시사는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을 가속화 시킬 수 있기에 긍정적인 면 또한 크다고 할 수 있음. 또한 상장기업의 부채비율과 양호한 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기업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지준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국내증시는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임. 지난 주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국채입찰에 성공하였고, 이번 주 신용위기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에 상승 추세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임.
-지난 주 초반 뉴욕증시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루머로 하락 출발하였지만, 일본 및 중국이 유럽 국채매입계획을 밝힘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어 약 1%상승.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4/4분기 어닝시즌의 시작을 알린 미국기업 실적 발표치들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가 견조했음을 시사.
국내 금융시장의 글로벌 동조화, 금융위기 이후 확대 / 2012.05.22Kunwoo Kim
2008년 리먼 사태를 경험하면서 대외충격에 과도하게 취약한 모습을 나타낸 국내 금융시장이 최근으로 오면서는 변동성의 축소와 함께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총선 결과, 그리스의 유로탈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확대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내와 글로벌 주요국 금융시장의 동조성 여부를 점검해 보았다. 주가, 환율, 금리 등 주요 금융변수의 동조성은 2000년대 들어 추세적으로 높아져 왔으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과거보다 한층 긴밀한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또 과거 미국과 일본 중심의 동조화 경향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 및 유럽과도 밀접한 연관관계를 보이면서 금융변수들간에 동조성을 나타내는 상대국가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다변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 평상시보다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는 경우에 국내외 금융시장간의 동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확대되는 경우 국내 금융변수 또한 다시금 불안한 국면에 빠질 개연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도래할 지도 모를 혼란상황을 대비한 외환건전성의 유지 및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선제적 안정화 조치가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
Ⅰ. 국내외 주요 금융변수의 동조성 변화(주가·환율·금리)
Ⅱ. 최근 동조화 현상의 특징
Ⅲ. 맺음말
경제 동향
-지난 13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하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 통화정책의 방향이 성장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로 옮겨가는 분위기 이지만 이는 정책적인 요인이며, 경기의 회복을 확인시켜 주는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음.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가고 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아직은 미미한 수준임.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기저효과 및 폭설 등의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고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원자재 및 유가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매우 줄어든 상황이라 할 수 있음.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090 ~ 1,120원 중심의 등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로 신용위기 해결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환율이 1,100원 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임.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중국의 긴축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으로 남아있지만, 무역흑자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일 가능성 높음.
주식시장 동향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과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시사는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을 가속화 시킬 수 있기에 긍정적인 면 또한 크다고 할 수 있음. 또한 상장기업의 부채비율과 양호한 현금흐름 등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기업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지준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국내증시는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임. 지난 주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국채입찰에 성공하였고, 이번 주 신용위기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에 상승 추세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임.
-지난 주 초반 뉴욕증시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루머로 하락 출발하였지만, 일본 및 중국이 유럽 국채매입계획을 밝힘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어 약 1%상승.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4/4분기 어닝시즌의 시작을 알린 미국기업 실적 발표치들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유로존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가 견조했음을 시사.
리먼사태가 발생한 지 3년 만에 또다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해외의 불안요인으로부터 받는 충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년 이후 최근까지 국내 금융시장의 주가, 환율 및 금리의 변동성과 금융불안 확대시기의 변화율을 살펴본 결과, 최근에는 절대적인 변동성 수준은 리먼사태에 비해 낮아졌으나,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에 있어서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
주가의 변동성 순위는 리먼사태 때보다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 이는 최근 불거진 위기국면의 성격이 리먼사태와 같은 경제주체의 부도위험에 있다기보다는 재정제약으로 인한 선진국의 경기둔화 지속 우려에 있으며, 따라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여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외불안 확대 시 원화환율의 절하폭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리먼사태 직후부터 이루어져 온 외환보유액 확충 및 단기외채 축소 등 외화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기외채 수준이 높고 자본시장의 개방도나 자유도에 비해 외환시장의 규모가 협소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동조화되는 흐름을 나타내 온 주요국 국채금리는 최근 들어 재정위험의 정도에 따른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냄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위험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으나, 그간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온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이탈이 현실화되는 경우에는 금리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에 불거졌던 금융시장의 위험국면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유럽의 구제금융 계획이 결국 실패하고 그리스 국가부도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지금까지 나타났던 것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유사시를 대비한 외환보유액 규모가 현재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보다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통한 위기대처 수단도 시급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장기금리는 하향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안정세 유지,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 향후 추가 금리인상 기대 등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안정적인 이유는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크게 확대되었던 기간 프리미엄이 금융불안 완화로 줄어들면서 장단기금리간의 괴리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의 장기채권 투자확대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채권수급상 수요 우위여건이 조성된 것도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확대에 의한 장기금리 안정 현상은 몇몇 선진국과 신흥국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정책에 의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설 여지는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는 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에 의한 장단기금리간의 괴리 현상이 크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장단기금리간 괴리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이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금리 하락세가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에서 비롯되고 있다면, 전통적으로 장기금리와 장단기금리차가 지닌 정보에 대한 해석의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기금리 하락, 장단기금리차 축소를 두고 단순히 미래 경기둔화 예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장기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장기화되면 금융기관들의 위험추구행위가 확산되면서 미래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향후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될 경우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입 흐름이 역류하면서 채권시장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리먼사태가 발생한 지 3년 만에 또다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해외의 불안요인으로부터 받는 충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년 이후 최근까지 국내 금융시장의 주가, 환율 및 금리의 변동성과 금융불안 확대시기의 변화율을 살펴본 결과, 최근에는 절대적인 변동성 수준은 리먼사태에 비해 낮아졌으나,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에 있어서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
주가의 변동성 순위는 리먼사태 때보다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 이는 최근 불거진 위기국면의 성격이 리먼사태와 같은 경제주체의 부도위험에 있다기보다는 재정제약으로 인한 선진국의 경기둔화 지속 우려에 있으며, 따라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여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외불안 확대 시 원화환율의 절하폭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리먼사태 직후부터 이루어져 온 외환보유액 확충 및 단기외채 축소 등 외화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기외채 수준이 높고 자본시장의 개방도나 자유도에 비해 외환시장의 규모가 협소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동조화되는 흐름을 나타내 온 주요국 국채금리는 최근 들어 재정위험의 정도에 따른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냄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위험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으나, 그간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온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이탈이 현실화되는 경우에는 금리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에 불거졌던 금융시장의 위험국면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유럽의 구제금융 계획이 결국 실패하고 그리스 국가부도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지금까지 나타났던 것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유사시를 대비한 외환보유액 규모가 현재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보다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국제공조를 통한 위기대처 수단도 시급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장기금리는 하향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안정세 유지,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 향후 추가 금리인상 기대 등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안정적인 이유는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크게 확대되었던 기간 프리미엄이 금융불안 완화로 줄어들면서 장단기금리간의 괴리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의 장기채권 투자확대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채권수급상 수요 우위여건이 조성된 것도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채권투자 확대에 의한 장기금리 안정 현상은 몇몇 선진국과 신흥국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정책에 의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설 여지는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는 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입에 의한 장단기금리간의 괴리 현상이 크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장단기금리간 괴리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이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금리 하락세가 기간 프리미엄의 감소에서 비롯되고 있다면, 전통적으로 장기금리와 장단기금리차가 지닌 정보에 대한 해석의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기금리 하락, 장단기금리차 축소를 두고 단순히 미래 경기둔화 예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장기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장기화되면 금융기관들의 위험추구행위가 확산되면서 미래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향후 선진국의 통화정책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될 경우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유입 흐름이 역류하면서 채권시장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1. 따라잡기이슈
14 2008. October
환율 폭등의 원인과 영향
환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환율이 3년 10개월 만에 1,100원선을 넘어서면서(9월 1일 현재 1,116.0원) 전문가들은
1,200원까지 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올 상반기 세계적인 달러 약세 현상에도 혼자만 상승(원화가치 하락)했
던 환율은 최근 세계적인 달러 강세를 맞아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환율 현황과 다른 통화에 비해 원달러 환
율만더 급등하는이유는 무엇이며우리경제에 미칠영향을살펴본다.
환율의 정의
환율은 자국통화와 외국통화 간의 교환비율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환율이 1,000원/달러라면 이는 1달러를 1,000원으로 바
꾸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환율은 한 나라 돈의 대외가치를 나타낸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달러=1,000원이라는 것은
1달러의 가치가 1,000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율이 1,200원/달러로 상승하였다면 달러 가치는 상승, 원화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800원/달러로 하락하였다면 원화 가치는 상승, 달러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환율의 결
정원리는 기본적으로 일반상품의 가격결정원리와 동일하다. 어떤 이유로 외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외환의 가격, 즉 환율
은 상승한다. 반대로 외환공급이증가하면환율은 하락한다.
최근의 환율 현황
한국은행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8월 들어 전세계 19개 주요 통화 가운데 원화
는 세 번째로 가치가 많이 하락하였다. 8월 25일 기
준으로 각국 통화의 달러화에 대한 평가절하율은 호
주달러(8.54%)가 가장 높고 영국 파운드(6.99%), 원
화(6.59%)순이다.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는 국내적으
로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말 달러
당 936.1원이던 환율은 9월 1일 현재 1,116.0원으로
19.2%나 올랐다.
최근 환율상승은 달러화 강세가 주원인이다. 유럽과
일본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달
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원유 수입을 위한 정유사들의
달러 결제수요 증가도 환율상승을 가져왔다. 국제 유
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유가의 절대 수준이 결코 낮
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악화도 환율상승을 부추겼다. 8월 무역수지 적자가 32억3천만달러로 지난 1월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달러공급 여건은 좋지 않은 반면,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는 계속되면서 달러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외
국인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여 주식투자 자금을 국외로 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
벌 신용경색, 선진국 경기둔화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면 안전자산 선호경향에 따라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우리
나라와 같은 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이탈이 가장 먼저 발생한다고 말한다. 여기에‘9월 위기설’로 인한 불안심리도 더해져 외
|| 원-달러 환율 추이 ||
(단위 : 원)
자료 : 한국은행
2. 15
국인들의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밖에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에 따른 후유증도 원인
으로거론되고있다.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의 효과
환율이 심하게 변동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또는 정부)은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중앙
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목적은 단기적인 환율 움직임을 안정시키거나, 통화가치가 당국이 생각하고 있는 어떤 적정선에서 지
나치게 이탈되는 것을 시정하려는 데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보통 통화의 매매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국내통화가
외국통화에 대해 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하면, 중앙은행은 외화를 주고 국내통화를 매입하여 외환시장에서 국내통화 가치가
상승하도록 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국내통화를 주고 외화를 매입해 국내통화의 가치를 억제시키려고 한다. 외환시장에 개입
함에 있어 통화의 매매에 의존하게 되면, 이것은 다시 국내 통화공급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
의 경우는 중앙은행의 부채인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매각(매입)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환매입으로 현금이
증가하게 되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현금을 흡수하고 반대로 외환매도로 현금이 감소하게 되면 통화안정증권을 매입해 현
금을유통시킨다.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의 효과와 관련해,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비록 장기간 지속되는 효과는 없
을지라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외환시장 개입을 공개하거나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과 협조하에개입할 때더욱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외환보유고를 상실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7
월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146억8,000만달러가 줄었는데, 그 원인 중 하나
가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초 환율이 1,050원대로 급등하자 200억달러 상당의 외환보유고를 매도하는
방법으로 환율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으로 한때 주춤하던 환율은 8월 들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원점으로 돌아
갔다.
환율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이 변동하면 국제수지, 물가, 경제성장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율이 상승할 때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첫째, 환율이
상승하면 국제수지가 개선된다. 수출업자는 같은 금액의 달러를 받더라도 원화로는 더 많은 금액을 받게 되므로 수출단가를
낮추어 수출량을 늘릴 수 있다. 반대로 수입업자는 수입품을 사는 데 더 많은 원화를 지급해야 하므로 수입을 감소시킨다. 그
리고 수출이 증가하면 생산이 증가되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고용을 증대시킨다. 둘째,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가 상승한다. 환
율 변동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원자재나 부품 등의 수입의존도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는 원자
재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이럴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하는 데 더 많은 원화를 지급해야 하므로 국내 물
가 수준을 높이게 된다. 셋째, 환율이 상승하면 외채상환부담이 증가한다. 해외로부터 돈을 빌린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더 많
은 원화를주고달러화를 사서갚아야하므로 그만큼부담이 늘어나게된다.
원론적으로는 환율상승은 수출증대를 통해 국제수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액 증가보다 수
입액 증가가 더 컸기 때문이다. 또한 선진국 경기 침체에 따라 우리의 수출 경쟁국인 유럽, 일본 등의 통화 역시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에는 독
이 된다. 실제로 7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0.6% 올라 1998년 2월(53.9%) 이후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
다.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율상승으로 국민소득도 줄어
들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5달러였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이런 추세로 하락한다면 올해 말엔 1인
당 국민소득이1만달러대로 추락할 것으로예상된다.
유성임 | KDI 경제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