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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 통권 제 77호 (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08년 12월 26일
발행인 최상림
편집위원 김태임, 정현주, 신서영, 신명진, 양미, 김신혜정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 02-325-6822)
디자인·제작 | 동방기획 (Tel. 02-2277-0365)
통권 제 77 호 (계간지/회원용)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보육사업 효과성 연구
보육3주년 사업보고대회 스케치
어린왕자의‘길들이기’
우리 가족에게 꿈과 용기를 주셨어요.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냄새
기획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과 전망 모색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금융위기, 한국경제, 그리고 삶의 희망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가는 대구희망 품앗이
평등의 전화 성희롱 문제제기를 이유로 재계약 거부
현장의 이모저모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우리 모두가 새 희망입니다.
여성 노동자의 시선 ‘주는 거니까 타 먹자’도 안 되네
물은 물이로되 가게에서 사 먹어!
세계의 창, 여노와 세계가 만나다 유럽 돌봄서비스 사회적기업 탐방
전국여성노동조합, AWID 국제포럼에 참가하다!
현장의 여성들 오늘도 힘찬 발걸음으로 !
만화
한국여성노동자회소식
여성노동자회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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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목적
가정보육사가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무료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안전한 보육을 제공하고 아
동 부모는 보다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취
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직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즉 빈곤아동
돌봄과 저소득 가정의 일할 권리 보장 및 사회적 공익성을 담보하는 일자리
창출이 본 사업의 목표이다.
◈ 사업기간 : 2005년 11월 1일 ~ 2008년 10월 31일
사업추진지역 : 한국여성노동자회 산하 6개 지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광주, 전북)
◈ 서비스 공급자
취업취약계층인 실직여성으로 지역별 30명을 선발하여 총 144시간의 직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3년 개요
신명진|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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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훈련 수료 후 저소득층 가정에 파견. 1차년도 직업훈련 기간동안 직업훈련
수당을 지급.
◈ 서비스 수혜자
도시근로자 가구 월 평균소득의 60% 미만( 약 200만원 이내)인 가구 중에
서 장애 및 영아 가구 우선 선발
◈ 보육서비스 내역
- 영아보육서비스
0세에서 만 2세까지의 영아에게 오전 8시부터 저녁7시까지 돌봄
- 야간보육서비스
만 3세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동으로 오후 4시 이후부터 부모의
귀가 시간까지 돌봄
◈ 사업 성과
① 보육 사각지대의 저소득층 아동에게 보육서비스 제공을 통한 아동복지
권 실현
② 보육문제 해결로 저소득 및 한부모 가정의 경제활동 참여 활성화
③ 보육사의 전문성 강화로 중장년 실직여성의 일자리 창출
④ 지역자원 연계로 저소득 가정에게 통합적 서비스 제공
⑤ 저소득층 경제적 지원 효과로 경제적, 사회적 자립 촉진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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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개요
1) 사업개괄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05년 1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저소득가정에 무료로
보육도우미를 파견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일, 가정을 양립해야하는 여성
들이 자녀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거나 임시직, 파트타임, 부
업 등 불안정고용을 선택함으로써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7년 본회가 육아정책개발센터에 의뢰한 저소득가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일자리 지원사업 효과성 연구
임윤옥|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 가정내 아동 돌봄서비스제도 발전을 위한 전문가 워크샵 2008. 1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6mac2
정 자녀양육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여성의 미취업 사유 조사결과, 자녀를 맡길 곳이
없다 30.1%, 자녀양육과 가사에 전념하기위해서 29.8%, 적당한 일자리가 없다
21.9%의 순으로 응답하여 여성이 일, 가정을 양립하는데 있어 현재의 보육서비스
는 매우 불충분함을 보여주었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전국 6개 지역에서 가
정보육사가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무료로 영아, 야간보육서
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년 동안 총 456명의 가정보육사를 양성, 파견하여 505 저
소득 가구에서 806명의 빈곤아동을 돌보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로써 돌봄이 필
요한 아동에게 안전한 보육을 제공하고 아동부모는 보다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
도록 지원하며 실직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였다.
2) 연구 목적과 방법
본 연구는 3년 동안 진행된 사업이 주 대상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
져왔는지를 양적, 질적 조사를 통해 연구함으로써 가정파견보육의 의의와 효과성을
밝혀내고자 진행되었다. 현재 가정파견보육은 보건복지가족부 아이돌보미 사업, 경
기도 케어맘 사업,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사업, 그 외 비영리 공익단체에서 운영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2005년에 시작된 본 사업이 시기적으로 가장 빨랐으며 이를 통해
가정파견보육은 본격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가정파견보육이 공공정책의 대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기간
이 매우 짧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가정파견보육이 공공정책으로 자리잡
기까지는 정책 대상, 지원범위, 기존 보육정책과의 조화 등 여러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3년간의 사업 진행을 통한 사업의 성과를 연구조사를 통해 밝
혀낸다는 것은 매우 의의 깊은 연구라 하겠다.
연구 방법은 보육도우미 이용가정 부모와 보육도우미 대상으로 3월과 9월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보육도우미 활동에 따른 효과성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
행되었으며 보육도우미 이용 부모와 보육도우미 사례를 선정하여 심층사례연구도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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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하였다.
조사결과 1차 조사는 138가구에 대한 조사표가 수거되었으며 2차 조사는 133가
구 조사가 완료되었고 조사된 아동 수는 총 212명이었다. 심층면접은 영아보육 2사
례, 장애아보육 1사례, 야간보육 4사례를 선정하여 보육도우미 이용 부모 7사례, 보
육도우미 7사례, 총 14사례를 선정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2. 주요 연구 결과 요약
1)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 효과
(1) 보육도우미 이용가구 특성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의 부모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아버지 평균 연령은 37.2세
이며 어머니 평균 연령은 34.7세이다. 아버지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 55.3%, 고졸
37.6%, 고졸 미만은 7.1%에 불과하다. 어머니 학력은 전문대졸이상 52%, 고졸
43.3%, 고졸 미만은 4.7%로 남, 녀 차이가 별로 없다.
가구 특성을 보면 양부모가구 53.6%, 한부모가구 40%, 조부모가구 5%를 차지하
여 상대적으로 한부모 가구 비율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139만원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가정은 전체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경우 상용직 29.9%, 임시직 26.4%, 일용근로자
17.2%, 자영업자 12.6% 순이고 어머니 고용형태는 임시직 37.8%, 상용직 28.3%,
자영업 15.7% 순으로 남, 녀 모두 상용직 비율이 30% 미만이어서 고용형태가 모두
불안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불안한 고용행태는 상대적으로 학력도 높고 젊은데도
빈곤층이 될 수밖에 없는 요인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부모의 자녀관련 행동특성을 조사한 결과 6개월간 문화, 레저 공간에 자녀
와 동반 외출한 횟수를 묻는 질문에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이 23.5%를 차지해 저소득
가구 아동의 문화적 빈곤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용 가구 중 취학 전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8mac2
아이들만 두고 어른들이 일하러 가거나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응답도
15.3%를 차지해 아동 돌봄의 공백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2) 보육도우미 이용 가정의 경제 관련 효과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의 주 양육자 취업 상태를 보면 보육도우미 파견이 취업효
과가 있으며 이는 가구소득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표 2〉를 보면 보육도우미 파견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영아서비스 이용의 경우
파견 전에 미취업율이 54.2%에서 5.1%로 줄어들었으며 종일제의 경우 33.9%에서
81.4%로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취업증가 및 고용형태의 변화는 가구 소
득 증가로 이어져 파견 전 평균 가구소득은 110만원에서 파견 후에는 134만원으로
약 24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심층사례연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네. 막막했어요. 이 아이를 낳아서 어디다 맡길 거며,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니
까, 큰 애랑 작은 애랑, 셋째 낳기 전에는... 집에서 엄마 올 때까지 전화하고 둘이서
기다리는 상황이었구요. 그런데 막상 이 아이가 태어나려고 하니까 맡길 데가 가장 큰
고민거리더라구요.”(광주)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9
구분
파견 전 파견 후
계(수)
종일제 시간제 미취업 종일제 시간제 미취업
영아도우미 33.9 11.9 54.2 81.4 13.6 5.1 59
야간도우미 37.7 36.4 26.0 70.1 26.0 3.9 77
〈표 2〉보육도우미 유형별 아동 모의 취업 형태
단위 :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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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서비스를 받고 본인이 일하던
피아노학원 강사로 계속 일하게 되면
서 느낀 점을 이렇게 말한다.
“1년이란 세월동안 우리 아이가 이
서비스 받으면서, 그게 수입 중의 일부
가 되었잖아요. 제가 그 비용을 큰 아
이 작은 아이한테 다른 용도로 나눠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한
달에 얼마씩 돈으로 얼마를 줄 테니까 알아서 아이를 맡기라고 하면... 그 용도로 써
지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일단 갚아야 될 게 있으면 그걸 먼저 갚고, 애기는 업고
나가든 이렇게 되지. 근데 내 아이한테 선생님 오셔서 직접 피부로 와 닿게 만져주고
닦아주고 안아주고. 돈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거를 말씀드리고 싶어요.”(광주)
이렇듯 보육도우미 이용가정은 서비스 이용을 통해 경제적 효과뿐만이 아니라 정
서적, 심리적 안정과 살아갈 힘을 얻는 더 큰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3) 자녀양육 및 가족관계 관련 효과
보육도우미 이용 가정 중 많은 가정에서 자녀양육의 어려움이 완화된 것으로 조
사되었다. 어려움 정도를 나타내는 5점 척도로 보면 도우미 이용 전에는 어려움 점
수가 3-4점에 분포하였으나 파견 후에는 2.1 -2.6으로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
히 양육지원자 없음과 돌볼 여력이 없음이 가장 많이 감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1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보육3년 사업보고대회 200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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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동 돌봄 효과
보육도우미가 돌보는 아동 변화 효과 측정은 모두 여섯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졌
다. 위생, 생활습관, 정서 및 사회성, 건강 및 영양, 학업성과 및 학교생활, 문화생
활 영역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영아, 유아, 초등학생으로 나누어 조사해 보았는
데 그 결과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생
활습관영역에서 자기물건 정리정돈하기, TV 시청이나 게임시간 조절하는 자제력
에서 상당한 긍정적 변화가 있었으며 정서 및 사회성 영역에서 심리적 안정성이 매
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2) 보육도우미 효과
보육도우미의 평균 연령은 50.2세이며 대다수가 고졸(53.6%)의 기혼여성이다.
보육도우미 개인 소득은 활동 전 평균 45만에서 80만원 수준으로 약 35만원이 증
대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구의 월 평균 저축액도 12만 7천원에서 22만 4천원으
로 6만 7천원이 증가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보육도우미는 이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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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정보육사로 자부심이 생기고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게 되었다라는 응답이
90%로 매우 높으며 보육도우미로 활동한 이후 사는 것이 즐겁고 행복감이 증가하
였는가라는 질문에 82.6%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보육사의 보육철학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는데 심층사례연구를 통
해 드러난 보육도우미의 보육 철학은 아동을 서비스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
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을 하러 나가잖아요. 보면은 엄마가 아이들 생각하는 거, 그거야 다 똑같잖아요.
그런 거 보면은 제가 알고 있는 거는 진짜 해줄 수 있는데까지는 해주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하는 거죠. 솔직히 저희 아이들을 그렇게 못 키웠거든요.”(서울)
“하여튼 무슨 짓이든 간에 웃게 만드는 거 그게 매일 작은 목표이고, 끝에는 내가
간 가정이 더 행복해지고, 조금 더 돈도 부유해지고 ... 끝날 때는 조금 마음이 아팠던
아이 같으면, 보통 아이로... 그렇게 해 놓는 게, 해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대구)
3) 사업성과 요약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보육도우미 파견사업이 사업의 주체인 서비스 이용
가정, 아동, 보육도우미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 살펴보았는데 이를 정리해보
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육 사각지대의 저소득층 아동에게 보육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아동발
달과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아동복지권을 실현하였다.
둘째, 보육문제 해결로 저소득 및 여성한부모 가정의 경제활동 참여 여건을 개선
하여 경제적, 사회적 자립기반을 마련하였다.
셋째, 교육을 통해 실직여성을 전문가정보육사로 육성하여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였다.
1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2mac2
넷째, 복합적인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저소득가정에 지역자원 연계를
통해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족통합에 기여하였다.
다섯째, 보육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저소득층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촉진하였다.
3. 향후 방향 및 정책제언
현재 가정파견보육서비스가 공공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
아이돌보미 사업이며 이 사업도 현장의 수요에는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그렇기 때
문에 가정파견보육서비스 제도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심층면접에서 드러난 효과성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방향 모색 및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가정파견보육서비스는 사업의 주대상자가 아동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다
해당되므로 훼손된 가족기능을 복원하는 가족 통합 사업 배치가 필요하다.
둘째, 가정보육사를 전문직업인으로 양성하고 이에 걸맞게 대우하기 위해 사회보
험 가입, 최저임금 적용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가정파견보육은 시설보육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장애아, 병아 등을 위한 취약보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며 저소득층에게는 보육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해야 한다.
넷째, 서비스 제공기관을 사회적 기업으로 확대하여 서비스의 질과 일자리의 질
을 높여감으로써 사회공익적 역할을 높여가야 한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3
▲ 가정내 아동돌봄서비스 제도발전을 위한 전문가 워크샵
2008. 1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3mac2
지난 10월 29일 사랑의 열매회관
에서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3년 보고
대회를 개최하였다. 사전행사로 3년
간의 사업내용을 보여주는 판넬과
현수막, 아동 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
했다.
본 행사에는 전국 6개지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광주, 전북)에서
보육사와 서비스 이용가구 부모, 아동들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
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최광기 전문사회자의 진행으로, 여는 마당에서는 보육사에게 아
동들이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3년간의 사업보고와‘저소득층 보육도
우미파견사업의 효과성연구’발제가 있었다. 지역에서 준비한 감동적인 사연을 편지
글과 퍼포먼스, 동화구연, 노래 등으로 이어져 보육사와 서비스이용가구, 아동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자리였다.
1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보육3주년 사업보고대회 스케치
- 한국여노·6개지부 보육사업 담당자
▲ 보육 3년 사업보고대회 2008. 10. 29
중앙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4mac2
지난 10월 25일「찾아가는 보육도
우미 파견사업」3차년을 마무리 하는
보고대회가 서울여노 강당에서 진행
되었다. 사업의 주축이었던 보육도
우미, 서비스이용가정의 부모와 아
동, 서울여노 사무국 활동가들이 함
께 해 그간의 고마움을 나누고 사업
이 지속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
는 자리가 되었다.
윤혜련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보고대회는 3년 보고 영상 및
사업보고, 보육사와 서비스이용가구 어머니의 사례발표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동
과 보육사가 함께한 동화구연‘꼭한번만’과 아동과 보육사의 나눔편지 낭송, 마지막
으로 여노 사무국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로 모두가 참여해 함께 나누는 보고대회로
진행하였다. 또한 이날 행사장은 3년간의 활동사진과 아동미술놀이 시간을 통해 완
성된 아동작품을 전시하여 보고대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되었다.
2008년 10월 23일.「찾아가는 보육도우미 파견사업」3년 사업을 총 마무리하는
보고대회가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있었다. 사업의 양대 축인 보육사, 서비스
이용가정의 부모와 아동이 함께 하였다. 인천여노 활동가가 헌신적으로 다과 준비
와 행사장 풍선아트 장식을 해주었다. 아동 미술작품 전시까지 마치고 나니 제법 행
사장 풍경이 아기자기 풍성하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5
▲ 서울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5
서울
인천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5mac2
정문자 인천여노 회장의 여는 말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보육사 파견 사회적 일자
리 사업을 하고 있는 양재덕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장이 가정보육사업의 제도
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국공립 보육시설인 화도어린이집
김명미 자문위원이 사업이 끝나는 지금, 취약보육 해소와 보육사각지대 해소를 위
해서 이 사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고무적인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1
년 반 동안 아동 미술교실을 진행한 성효숙 민족예술인총연맹 인천지회장이 아동
미술교실을 진행하면서 아동의 변화를 실제로 관찰하였고 앞으로도 보육사업이 지
속된다면 부모를 위한 미술치료도 함께 할 것을 제안해 주셨다.
감동적인 영상자료를 보고 훌쩍거림 현상이 있는 것은 공통인가보다. 3년 사업보
고와 영유아 보육실태 조사의 결과를 간략하게 보고하였다. 장애아를 둔 수혜부모
가 사례발표를 하였고 보육사업을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자격증을 딴 보육사의 사
례발표가 이어졌다.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와 저소득층 가구에 보육서비스지원으로 간접적 경제활동
을 지원하는, 그리고 아동의 심리정서적 지원으로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라나게 하
는 일석삼조의 사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1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6mac2
지난 10월22일(수) 부산광역자활센터
에서 부산지역 3주년 보고대회가 있었
다. 어제까지 화창하던 날씨가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영
아보육하는 보육사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여하기로 하였는데~~ 급 비상
이 걸렸다. 요주의(?) 인물들에게 전화해
서 꼭 참가해야 한다고 은근한 협박(?)도
넣었다.
행사장에서 환경꾸미기를 하면서 기다
리는데 비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한사
람, 한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 그
리 길던지... 속속 도착하는 보육사, 부
모님들, 내빈들 모든 분들이 구세주로
보였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7
부산
▲ 부산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부산여성회 부회장이 사회를 보
고, 회장 인사말, 부산 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축사를 하면서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이어서 보육사
가 아이들에게, 수혜가구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부터 행사
장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보육사들
▲ 부산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7mac2
1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2008년 10월 22일 전주고용지원
센타에서 열린 보육 2차년 사업보고
대회는 2년 동안의 활동보고, 보육
사 소감, 보육활동 인증서와 교육 이
수증 수여식 등 조촐하게 치러졌다.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 참
석해 줄 것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
냈으나, 본인들이 가져야 할 부담감
때문인지 거의 참석을 하지 않았으
며, 사업 종료 이후의 전망이 불투명
한 관계로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지
만, 보육사들이 며칠 전부터 행사장
에 꾸며온 편지와 활동사진들로 분
위기를 밝게 해줬다.
전북
▲ 전북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 전북 보육도우미 편지글 2008. 10. 22
의‘무조건’노래합창과‘우리가 만드는 세상’퍼포먼스를 하면서 한바탕 웃었고
다과를 먹으면서 서로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한 보육사는 행사를 보면서“3년 동안
정말 보람이 크다. 자신에게 정말 장하다고 칭찬을 했다. 오늘 정말 행복한 날”이라
고 했다. 이 사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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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저소득층가정 무료가정보
육사 파견사업 2년 광주보고대회를 광
주광역시, 광주의회, 광주지방노동청,
어린이집관계자, 수혜가구, 가정보육사,
회원, 지역인사등과 함께 5·18기념문
화센터에서 가졌다. 2년 동안의 사업을
통한 효과성연구 발표와 지역사회에 가
정보육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서로 나누는 편지를 통해 보
육수혜가구와 보육사들의 2년을 같이 돌아보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9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 3차년
사업 보고대회가 10월 22일 대구 가
톨릭근로자회관에서 열렸다. 보육사
와 서비스 이용가구의 부모, 아동들
과 몇몇의 지역인사를 포함하여 80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년 동안의 사
업성과를 보고하였다. 준비한 영상
과 보육사들의 노래극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후 사업에 대한 불투명함으로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였으나 아이들의 해맑은 웃
음과 뒤에 이어진 맛있는 저녁식사로 분위기는 다시 고조되어 흥겨운 분위기로 마
무리하였다.
대구
광주
▲ 대구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 광주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30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9mac2
지우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11월이었
다. 설레면서도 불안하다고 할까, 맑고
쌀쌀한 그 날의 기분만큼이나 복잡한 심
경으로 지우의 집을 방문했던 기억이 난
다. 내 기분이 그랬던 데는 예순이 넘은
나이때문에 위축된 탓도 있었다.
공자는 내 나이가 되면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데는 노인들이 세월 속에서 축적한 경험
이 매우 유용할 터. 그러나 그것만으로
는 젊은 것을 아름답다고 보는 동시대
편견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것 같다. 젊
고 예쁜 것을 선호하는 동시대 풍토를
노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이라고 하기에
는 뭔가 씁쓸한 감이 있다.
지우 엄마와 서먹한 만남 이후 지우를
맡아 키운 지 1년여가 되었다. 이제 지우
의 집도 일터라기보다는 친척집 같이 느
껴진다. 이렇게 편안한 관계가 된 데 특
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간
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지우를 처음 만났을 때 지우는 겨우
걸음마를 뗀 두 살배기였다. 어느 날부
턴가 뒤뚱뒤뚱 걸어 다니더니 요즘은
“이모! 이모!”(지우는 나를“이모”라고
부른다) 라고 부르며 뛰어다닌다.
얼마 전 지우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
적이 있다. 공원 근처에서는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자재를 옮기는 크
레인을 보고 지우가“크레인이다!”라고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세 살짜리 아이가
또박또박‘크레인’이라는 단어를 내뱉
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우에게 평
2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어린왕자의‘길들이기’
- 지우와의 관계 맺기
김윤임|인천지부 보육도우미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0mac2
소 자동차들이 그려진 책을 보여주며,
각각의 이름을 알려준 적은 있지만, 실
물을 보고 정확히 구별해내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우는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크레
인은 건물 올리는 기계, 포크레인은 땅
파는 기계”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아닌
가. 지우는 그 이후에도“비행기!”,“구
구구(비둘기를 그렇게 부른다)”등 제가
아는 것들을 말로 쏟아놓은 다음에야 집
에 가자는 말을 따른다. 작년 이맘 때 걸
음마를 막 뗀 두 살배기가 어른도 잘 모
르는‘크레인’을 아는 세 살로 성장할
줄이야. 격세지감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터.
아이에게 보육사는 부모의 역할을 해
야 한다. 나는 주로 아이의 감정을 코치
해주는 부모가 되려고 한다. 지우에게는
초등학교 2학년인 누나가 있다. 누나인
지석이는 생각이 깊고 말수가 적지만,
때때로 지우를 시샘할 때도 있다. 내가
지우에게 잘하나 어쩌나 감시 역을 하다
가도 지우에게만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
하면 속상해 한다. 지석이가 갑자기 지
동생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가는 것은, 자
신의 감정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고 있
다는 에스오에스(SOS)를 보낸 것이다.
이때는 지석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선
에서 그 아이에게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
다. 이것이 어른스러운 척하지만, 아직
아이에 불과한 지석이의 감정을 비난하
지 않으면서 적절한 출구를 찾아주는 방
법이기 때문이다.
종종“지우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라
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아주 사랑
스러운 아이인가 보죠?”라고 묻는다. 맞
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지우를 미워하지 못하는 것은 지우의 모
든 행동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은 지우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그 아이와 관계를 맺은 지 1
년이 지난 지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다. 이것은 한순간에 불꽃처럼 타오르다
가 사그라지는 것이 아닌 새록새록 피어
오른 연기처럼 은은한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는
여우를 길들이는
어린왕자의 이야
기가 나온다.
지구에서 우연
히 여우를 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1mac2
난 어린왕자는 여우에게 같이 놀자고 한
다. 여우는“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놀 수 없다”며 거절
한다. 어린왕자는“길들여진다”는 말의
의미를 묻고 여우는“관계 맺는 것”이라
며 이렇게 대답한다.“지금 너는 다른 애
들 수만 명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애에
지나지 않는다. 네가 보기엔 나도 다른
수만 마리의 여우와 똑같잖아? 그렇지
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
쉬워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
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고, 네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지우가 기저귀에 똥을 싸고 안 씻겠다
고 도망 다니다가 씩 웃을 때, 방안을 어
지럽혀 놓고 야단치는 나를 보며 눈웃음
칠 때 나는 새삼 지우가 길들여졌으며,
우리가 서로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우와의 관계를 위해 받은 교육과 내
가 겪은 경험 속에 애정을 쏟아 부었다.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인 것은 의미 있
는 존재가 되기 위해‘그것’이 아닌‘너’
로서 여우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육사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
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나는 종종“지우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인가 보죠?”라고 묻는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내가 지우를 미워하지 못하는 것은
지우의 모든 행동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2mac2
사업실패와 그로 인한 이혼은 삶의 터전이었던 군산
에서의 생활을 접게 했고 우리 세 모자는 서울로 오게 되
었습니다.
2005년 1월 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우리 가족은 서울 개봉동 방2칸짜리
작은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서울로 올라왔으나 생계가 막막했고 갑자기 어려워진
환경에서 직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두 아이들이 나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때 동사무소를 통해 자활후견기관을 알게 되었습니
다.
그렇게 자활참여자로 생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습니다. 장애아동 보조교
사로 활동하고 장애아동들과 생활하면서 사회복지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
니다. 다른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에 무슨 공부냐는 말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나에게
무언가 집중할 것,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정신없는 상황에서
나를 지킬 무언가 몰두해야 할 것이 필요했고 마침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어 편입
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두 아이들이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야간에 학교를 다니게 되면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 방치상태가 됩
니다. 배우고 싶다는 나의 바램처럼 선뜻 선택을 하기엔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3
우리 가족에게 꿈과 용기를 주셨어요.
박병희|보육서비스 이용가구 서울지부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3mac2
그러다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육도우미 파견사업을 알게 되었습
니다. 구로삶터 선생님들이 알려주셨지요. 4시 이후부터 총 6시간의 보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것도 가정에 찾아와서 아이들을 돌봐준다는 이야기에 그간 고
민하고 또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해결된 듯 했습니다. 서비스를 신청하고 보육사님
이 오시기까지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그렇게 2007년 3월에 원하던 사회복지학과에 편입을 하였고, 김상례 보육사님이
오셔서 아이들도 늦은 시간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육사님이 오시고 난 후 가장 먼저 변화된 부분은 아이들 먹을 거리였습니다. 아
이들만 있는 시간이 많아 주로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라면을 한 달에 거
의 한 박스를 먹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육사님이 아이
들에게 따뜻한 밥과 반찬을 해주시니까 아이들 식성이 자연스럽게 바뀌더군요. 지
금은 보육사님이 해주시는 밥과 반찬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올해 범석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어요. 엄마 손으로 준비해줘야 하는 것들이 많
은데, 학교 준비물을 미리 확인해서 전화로 알려주시는 거예요. 그럼 저는 그것을
퇴근할 때 준비하는 거죠. 미처 준비하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못 하는 부분들을 채워
주셔서 제가 대학공부와 일을 지금까지 병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범석이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누가 말을 걸어도 뒤로 숨고, 자기 이야기를
잘 못했는데 보육사님이 그런 범석이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줬어요. 어른들
을 보면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도 하게 하고, 지금은 보육사님이 동화구연을 배우시
는데 범석이와 함께 해보기도 해요. 그러면서 아이가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표현도 하고 요즘은 자신감이 커져 발표력도 많이 늘어서 담임선
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신답니다.
보육사 선생님이 오시면서 우리 가족,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주
신 것 뿐 아니라 저에게도 좋은 상담자가 되어 주셨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어
려움들을 이미 다 겪어 보셨기 때문에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아
요. 아이들 뿐 아니라 저도 참 많이 의지가 됩니다.
2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4mac2
작년 말에 일하는 직장도 옮겼어요. 자활에 계속 있으면 그곳에 안주할 것 같아서
요. 지금 일하는 곳은 새벽 5시 반부터 일을 시작해서 저녁 8시에 끝나는 하루 15시
간 정도의 긴 노동시간이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어요. 일자리를 옮기고 난 후부
터 적금도 넣고 있습니다. 벌고 있는 소득 대부분을 저축하며 조금씩 불어나는 통장
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할 내일을 꿈꾸고 있어요.
일자리를 옮길 수 있었던 것도 그간 생각이 많이 자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엄마
의 일을 도와주고 또한 선생님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육해주고 계시다는 생각에
집걱정 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이렇게 조금씩 어느 부분에서
는 많이 보육사님이 오시면서 달라진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드리는 것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셨습니다. 태권도를 좋아
하는 큰 아이에게는 열심히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태권
도 유단자인 선생님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작은 아이와는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더 큰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보육사님과
보육사업은 아이들 뿐 아니라 제게도 꿈을 심어 주셨어요. 이제 열심히 일하면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아이들과 잘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보육지원사업이 이제 며칠 후면 끝이
난다고 하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아이들을 돌보며 일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아이들
을 안전하게 돌봐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고 일터에서도 마음놓고 몰두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아이를 돌봐주는 사업이 오랫동안 계속 지속
되어서 저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육사 선생님! 고맙습니다. 현창이,
범석이에게 때로는 엄마가 되어 주시고 할머니, 친
구가 되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5mac2
“저소득층 가정 보육사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이란 긴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3년 간 수행했다. 사업을 해오는 동안‘이 일을
왜 하는가?’그리고‘무엇을 위해서 하는가?’라는 자문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업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새삼 자문해 본다. 정말 아무런 고민도 망설
임도 없이 그저 산이 있으니까 산에 오르는 것처럼 무턱대고 올랐던 건 아닌지 하
고...
왜? 무엇 때문에??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사업을 했더라면 훨씬 더 많
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보다 나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런 고민을 날마다 하면서 나를 볶아댔다면 아마도 3년이 되기 전에 지쳐서
그만둬야 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그저 산이 있으니 오르는 사람 마냥 왜 이 일을 하는 지에 대한 고민
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우연히 보육사업의 담당자
가 되었을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것
이 마땅하다는 생각으로 일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창의적인 생각이나 사업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고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국을 조직하고 더 나아가 지역자원을 활용해 보려는 노력도
2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냄새
남하정|인천지부 보육사업 담당자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6mac2
충분히 기울이지 못했다. 사업계획서의 일정을 좇아가기에도 버거웠고 이만한 일정
을 소화해 내는 게 어디냐며 자족하기도 했다. 다시 되돌아보니 참으로 부끄러운 3
년이었다. 어쩌면 일에 치여 일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일을 겨우 좇아갔고 잘 안 풀
리면 자기 연민에 빠지기를 거듭하면서 3년 기간을 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내가 보육 사업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은 참으로 많다.‘보육공공성
강화’‘취약보육 해소’라는 구호보다 더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 냄새!! 시골에서 올
라온 거라며 손에 쥐어주는 감자만한 크기의 비틀어진 무 한 개, 보기는 이래도 맛
은 있다며 들려주는 키위만한 사과 두 알... 참 가슴 뭉클한 순간들이 많았다.
신자유주의 질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무한 경쟁을 부추긴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도록, 없는 자는 죽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맹위를 떨친다.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어 정말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보육서
비스 이용가구 중에 특히 그런 힘든 분들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가난하고 수많은
고난이 있어도 사람 사는 곳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그 끈을 놓지 않고 꿋꿋
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만난 수혜가구 중에서는 소득이 낮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만 빼면 별 문
제가 없는 가정도 있지만 어떤 가정은 채무상환, 질환, 아동장애, 가정폭력, 이혼,
사별, 알코올중독 등 3중고,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전화
상담 후 사정이 너무 딱해서 가정을 방문할 때 마음이 참 무거워지곤 했다. 그 집안
의 사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면서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분을 처음 만
나면 도대체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참 난감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가곤 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 후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그런 걱정은 나의 기우임을 알았다.
그분들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 처한 상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7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7mac2
황을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있
었으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밤낮
으로 일하면서 채무를 상환하고 있
었다. 그 분들의 밝고 명랑한 모습
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그들을 위해
돕는다는 것이 큰 보람이었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남편이
실직을 하거나 주식하다가 집안이
거덜이 나면 이혼을 하거나 자살을
선택하는 뉴ㅅ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이분들은 실직한 남편이
행여 맘이라도 다칠세라 배려하고 위로해주는 모습이더라.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일
수록 더 따스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따스함이 있어서 그 어려움
을 감내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은 아닐까?
수혜가족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아이를 키우는데 자신
감이 생기고 부모역할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내마음도 함께
풍성해진다. 자조모임을 진행하면서‘한울타리’라는 소모임 이름도 정하고 그 동안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서로 언니 동생하면서 개인적으로 친하게
되고, 음식과 옷가지를 나눠먹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서비스이용가구뿐 아니라 보육사와 아이들로부터도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보육사를 먼저 보자. 공장이나 식당에 다니다가 나이 제한으로 그만두게 되거나 평
생을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남편의 실직이나 이혼, 사별 등으로 취업전선에 나서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다. 청년실업 문제로 경제활동 인구인 장성한 자식이 백수로 있
거나 취업이 안 되어 대학원에 간 자식을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고령자도 있다.
2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보육사업담당자 정책 워크샵 2008. 9. 10~1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8mac2
처음엔 단순히 경제활동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나왔던 분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 보육사로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스스로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 초기에 서비스이용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만들고, 마치 본인들이 시혜자
인 것처럼 행동해서 서비스이용가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아동들을 바라보는
관점도‘문제아’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던 보육사들이 지금은 수혜가족
모두와 돈독한 신뢰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이들을 보는 관점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어떤 행동이 나올 때 그런 행동을 문제행동으로 규정하기 전에 왜 그런 행
동이 나오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아이들은 보육시
설에 맡겨졌을 때는 그저 그런 소외된 원아일 뿐
이거나 혹은 집에서 혼자 방치되거나 했던 상황
이었다. 가정으로 파견된 보육사의 지대한 관심
과 애정을 받으면서 삶이 팍팍한 부모들의 은근
히 억압적인 태도로 다소 위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아가 활짝 꽃 피어서 명랑쾌활한 아이가 되었
고, 장래에는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는 단순히 중장년 실직여성의 일자리 창출사업에서 보육사로서의 전문성을 높
여 아동의 심리정서적 지원과 생활지도 등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갔고 보육사
파견을 통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뿐 아니라 가족지원, 지역자원연계, 문화체험 등
의 포괄적 보육서비스의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9
인
천
여
성
노
동
자회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9mac2
- 이 원고는 지난 11월 5일 대전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운동 성찰과 대안여성노
동자운동 모색 워크샵에서 발표된 원고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3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과
전망 모색
임윤옥|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 여성노동자운동 성찰과 대안여성노동자운동 모색 워크샵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0mac2
1. 문제제기
‘이중화된 노동시장을 넘어서는 제도
개선 활동으로, 과제 중심 운동에서 삶
의 현장을 포괄하는 운동으로, 대변의
운동에서 당사자의 운동으로, 경쟁의 가
치에서 살림의 가치로’이는 한국여성노
동자회가 2008년 총회에서 20년간의
여성노동자회 활동 평가를 토대로 향후
주요하게 실천해나가야 할 운동방향으
로 제출한 과제이다. 87년 이후 여성노
동자운동은 고용안정, 고용평등, 모성보호, 직장과 가정 양립 지원조치 확대, 여성
노동기본권 확보라는 5대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여성노동관련 법, 제도를 제정하
고 개선하는 등 커다란 성과를 가져왔지만 여성노동자의 경제적 지위는 별로 나아
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41.8%가 저임금 노동자(88만원 미만)이며 여성취업자의 61%가 10
인 미만의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70%의 여성이 비정규직이며 여성노동
자의 조직율은 6%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여성의
비정규직화, 빈곤의 여성화, 낮은 조직률로 대표되는 여성노동현실은 다수의 여성
노동자가 법, 제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고 그간의 개선 효과가 무력화 되고
있어 이러한 현실 극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운동 방식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노동자운동은 어떤 철학과 가치에 근거
하여 운동해야 하는가? 우리의 비전과 방향 설정은 어떠해야 하며 우리의 운동방식
은 어떠해야하는가? 신자유주의에 대응하여 여성노동자운동의 목표는 무엇이며 운
동 주체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이제는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1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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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
1) 도전받는 여성노동자운동
지금까지의 여성노동자운동은 여성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 및 권리회
복을 목표로 노력해왔으며 목표달성을 위한 추진전략은 여성노동자의 의식변화, 권
리의식 강화, 조직화, 세력화를 통한 사회변화, 법, 제도 개선 및 개정운동이었다.
그리고 과제에 대한 효율적, 강력한 추진과 효과적 이슈 드러내기를 위해 중앙집중
방식으로 여성노동자의 이익을 위해 대변하는 대변인 운동으로 추진해왔다. 이에
활동가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여성노동자를 위한 개인의 희생과 헌신, 복종이었으며
조직문화도 당연히 성과와 효율을 중요시 여기는 문화가 정착되게 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기존의 운동성과가 무력화 되고 있는 지금, 여
성노동자운동의 목표와 주체에 대한 재구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즉 여성노동자운동
의 목표가 법, 제도개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여성노동운동 목표가 어떻게 변화 또
는 확장되어야하는가? 또한 지금까지 운동 주체가 사업장 중심의 여성노동자와 노
동조합이었다면 대다수 여성노동자가 주변화 되어 있는 지금 운동 주체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또한 이
들을 묶어세울 수 있는 조직적
틀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
을 찾을 때 우리 운동은 신자유
주의에 의해 무력화 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여성노동자의 삶의
질에 기여하며 우리 사회 변화
발전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에서 부천지부 토론내용 발표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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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국제적 흐름1)
원래 신자유주의의‘자유’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지만 이는 인권 개념
의 자유와는 하등 관계가 없는 개념이며 자본주의 경제와 관련된 경우에만 한정되는
개념이다. 즉 신자유주의의 자유는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자유에 한정되는 것이다.
지금의 신자유주의는 상위 계급이 자신의 권력을 회복하거나 형성하기 위해 추동
되고 있는 것으로 1970년대 경제침체 이후 성장이 둔화되면서 상위계급은 자신의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즉 신자유주의 국가는 시
장메커니즘 강화를 위해 권위주의적으로 개입하여 사적 소유권을 강화하고 자유무
역을 제도화하며 법에 의한 통치를 명분으로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
른 한편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과 운영실패, 경쟁을 초월한 초국적기업의 독과
점, 시장자유와 상품화 등의 폐해를 막지 못해 사회정치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보다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생산성 증대를 통한 자본의 축적(노동의 재생산에
의한 축적)이 아니라 불균등한 배분, 즉 탈취에 의한 축적이라고 데이비드 하비는
밝히고 있다.
이매뉴엘 윌러스틴(세계체제론의 저자)은 세계적 수준의 공황은 시작되었으며 장
기적 구조변동을 함께 봐야 한다며 20-50년 혼란 뒤 새질서2)
가 구축될 것으로 내
다보았다. 그러나 새롭게 들어설 체제는 다양한 투쟁의 결과이기 때문에 어떤 모습
일지 예상할 순 없다. 곧 들어설 새로운 체제는 자본주의가 아니겠지만, 극단화되고
위계화된 더 나쁜 것일 수도 있고, 비교적 민주적이고 평등한 더 좋은 것일 수도 있
다. 이 시대에 세계 수준으로 벌어지는 정치 투쟁의 핵심은 바로 어떤 체제를 선택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3
1) 데이비드하비‘신자유주의 간략한 역사’참조
2) 프레시안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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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주체의 대응 여부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나쁜 파시즘체제로 갈 수도 있
고 우리가 희망하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갈 수도 있어서 주체 대응력의 심각
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신자유주의 국내적 흐름
고병권3)
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이래 우리에게는 두 번의 정권 교체, 네 개의
정부가 있었던 게 아니라, 교체 되지 않는 하나의 정권, 동일한 노선을 지닌 하나의
정부가 있었던 셈이며 따라서 문제는 지금 갓 태어난 이명박 정부의 성격이 아니라,
십여 년 전부터 계속 성장하고 강화되고 있는 하나의 정권, 하나의 정부가 가진 성
격을 해명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김동춘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1997년 이후 기업사회로 변환되어 기업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일상과 영혼을 규율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최종적으로 먹여살려준다는 명분에 기초해 기업의 사회적 지배
는‘시장 맨텔리티’를 갖도록 사회구성원을 일상적으로 재교육하여 정치권력의 지
배보다 훨씬 더 강하게 사람들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낸다. 기업에 의한 사회의 식
민화는 생산성, 효율성을 명분으로 하는 이데올로기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헌신에 기초하여 경쟁력이 없으면 부도덕하다는 낙인을 찍고 비정규직화, 해고 등
은 처벌이 아니라 기업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특히 심화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현 정부는 부자들을 위한 감세와 토건경제로 경
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며 일자리 불안과 소득 감소, 복지 축소로 고통받고
있는 근로빈곤층을 또 다시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그 결과 이미 9월 이후
취업자 수는 1/3로 줄어들었으며 여성 일자리 또한 크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살율은 치솟고 사교육에 의한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며 비정규
3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3) 3/18 연구모임 워크샵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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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 정리해고는 바로 눈앞에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 시기에 자칫 잘못하면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하에 모든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치가‘사치’한 가치로 취급되며 국가
권력의 통제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인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 변화의 기조
신자유주의는 이렇듯 사회구성원 모두를 극심한 경쟁과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락
하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다. 물질소비중심사회, 기업의 윤리가 전
면적으로 사회와 국가의 지배원리가 되어 사회구성원의 모든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자율적 자치적 인간으로 주인된 권리와 연대의 정신
을 회복하여 삶의 가치를 정립해야 하며 서로를 살리는 공동체 관계망을 재조직해
야할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은 노동영역만이 아니라 삶의 현장으
로 확대하여 여성노동문제를 임금과 차별의 문제와 더불어 삶의 질의 기준을 묻고
개발과 성장 중심의 지배적 가치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질에 자신감을 가지고 실천
해나갈 수 있는 가치와 비젼마련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운동은 노동의 영역만이 아닌 삶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삶을 구성하는 전
영역에서 무엇이 진정한 삶의 가치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외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
장, 경쟁이 아닌 살림과 공존, 획일화가 아닌 차이와 다양성 존중, 개발과 성장이 아
닌 생태와 공동체, 일 중심에서 문화중심, 승자독식이 아니라 모심과 나눔의 가치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노동자 운동의 목표는 국가와 자본에 대한 투쟁과 더불어 국가와 자본
의 지배에서 벗어나 대안적 사회연대성, 관계망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재구성 되어
야 한다. 이는 자기 책임성 없이 국가와 자본의 시혜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국가와 자본의 영향력을 줄이는 위해 지금 여기서 삶의 방식을 재조직하고 관계를
재조직해나가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노동자운동의 주체는 자신의 처지를 자
각하고 삶의 가치를 고민하는 모든 여성으로 적극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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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전략
구분해서 얘기하자면 대응운동은 국가와 자본의 지배에 대항하여 법, 제도 중심
의 투쟁을 전개하여 현실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운동이고 대안운동은 국가와 자본이
요구하는 표준화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삶의 가치를 확립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
를 모색하는 운동이 대안운동이다. 그러나 한국여노는 20년 평가 및 비젼 수립에서
대안가치 및 대안운동을 포함하는 비젼을 발표하였는데 대응운동과 대안운동을 분
리하지 않고 이를 통합하여 실천운동으로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안
운동영역은 적게 벌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 대안생활운동을 시도하고 시장경
제가 아닌 비시장경제, 대안경제공동체운동 등을 전개키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은 넓게 보면‘일하는 여성의 생명력으로 삶의 가
치를 창조하는 평등평화공동체’라는 여노의 비젼으로 수렴된다 하겠다. 그러므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은 대응운동과 대별되는 영역이 아니며 대안운동을 포괄하는
비젼에 근거하여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의 주체 형성의 문제이다. 여노 비젼에서는 일하는 여성
의 생명력 창조 에너를‘자연과 조화로우며 경쟁이 아닌 살림과 공존으로, 몸과 마
음과 영혼의 치유자, 창조와 변화를 만드는 노동하는 자’로 개념화 하고 있다. 그러
므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여성노동자 상은‘생명창조와 생명살림의 에너지로 충만
한 여성노동자 되기’이다. 이를 위해 2009년도에는 상근활동가, 회원이 함께하는
삶에 대한 성찰과 나눔의 문화 만들기 시도를 제안해보고 싶다.
둘째,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이미 여노 비젼에
서 의식의 전환을 통한 생활양식. 행동양식의 변화를 중요 과제로 설정하고 적게 벌
어도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며 재능과 물질을 나누는 생활운동 활성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나갈 것을 채택한 바 있다. 즉 나부터 삶의 가치와 의식을 전환하여
나눔의 생활운동 생활화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연대의 정신을 살려 협동과 자치
3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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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사회경제운동 활성화 전략을 강구해
야 할 것이다.
셋째, 그간의 여성노동자회 활동방식
에 대한 성찰을 통해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나와 조직의 성장이 함께하는
새로운 조직문화 만들기를 2009년도
중점 사업으로 실천해나갈 것을 제안하
고 싶다. 구체적 내용으로‘사업을 프
로젝트 중심이 아닌 비젼 실현을 위한
과제 영역으로 통합적으로 사고하기, 활동가 직책과 명칭을 창의적으로 시도해보
기, 계몽적, 정보전달 중심의 캠페인을 여노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캠페인으로 변
화시키기, 회원이 대상화 되지 않도록 기획부터 실행까지 회원, 활동가가 함께 하
기, 상근활동가 간에 나이와 경력이 소통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기’
등이다.
2008년도에 이미 여성노동자회는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의 씨앗을‘공동체 화폐
씨앗활동’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이 활동은 나눔 실천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통해
관계에 대한 소중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삶을 전반적으로 함께하는 조
직으로서 여성노동자회에 대한 신뢰와 회원으로서 자긍심이 높아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실업과 일자리 위기에 대한 공포가 우리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2009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더 큰 희망으로 나와 우리를 묶어낼 수 있어야 한다. 2009년도는
우리가 과연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한 확신과 희망으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을 실천하는 원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
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7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 마창지부 토론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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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2일~13일 1박 2일 동안 한국여성노동자회 총회였다.
사업 평가 및 계획, 회계 보고 등을 진행하고, 스무 살이 된 한국여성노동자회 새
로운 비젼을 만든다고 한다.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모두 다른 우리가 토론에 토론을
거쳐 하나의 비젼을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비젼은“일하는 여성의 생명력으로 삶
의 가치를 창조하는 평등·평화공동체”이다. 맘에 든다.
비젼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고
공유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방향과 역할도 좀 더 뚜렷해진다. 뭔가 잘 될 것만 같
다. 그리고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5월의 어느날 안산여성노동자회 비젼과 실천과제
3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같은 꿈을 꾸고, 함께 노력하는
지금 난 행복하다
이현선|안산여성노동자회 활동가
▲ 대안노동워크샵에서 안산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 2008. 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8mac2
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이야기를
모아 본다. 많은 실천과제 중 조직과
활동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
화 만들기와 일을 하지만 가난한 언니
들과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대안여성
노동운동에 깃발을 꽂는다.
조직과 활동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
는 조직문화 만들기라.... 무엇이 있을까 고민 고민하다 조직내 소통, 활동가간 소
통이란 주제를 잡는다. 우선 조직내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체계적인 일처리의 필
요성이 대두되었다. 내용인 즉 간소화할 일은 최대한 간소화 통일화 하고, 토론이
필요한 일은 최대한 민주적으로 토론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과 활동가, 활동가
와 활동가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토론문화 만들기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운동으로 지역화폐‘덤’을 활성화하고 회원 간 관
계를 회복하고 함께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우리만의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
스무 살을 맞이해 한국여성노동자회 새로운 비젼을 만들자며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끝도 없는 토론을 하고 비젼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마음에 들지만 왠지 내 것
같은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조금은
가까워 진 듯하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비젼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계가 살아나고 함께 꿈 꿀 수 있었
다. 꿈이 꿈으로 머물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묶어 본다. 그
리고 우리 모두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9
▲ 대안노동워크샵 안산지부 토론장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9mac2
1. 세계 금융 위기의 본질은 무엇일까?
식량 위기, 석유 위기와 더불어 금융 위기가 온 지구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서
2007년부터 한계에 이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 사태가
대출 은행을 위기로 몰아넣더니 2007년 패니메이, 프레디맥, 2008년 리먼 브러더
스, 메릴린치, 워싱턴뮤추얼 등이 잇따라 파산했다. 월가가 공황 상태에 빠진다. 주
식 및 펀드가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친다. 여태껏 미국에서만 파산한 은행이 십
여 곳, 향후 수많은 줄도산이 예견된다. 각종 은행들이 채권을 매개로 각종 파생상
품을 만들어‘돈이 돈을 낳는’연금술사 같은 행위를 마구잡이로 하더니 결국은‘돈
이 돌지 않아’덜커덕 덫에 걸리고 말았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이들 투기성 내지
거품성 금융 거래에 투자한 세계 각국 자본들도 당황한다. 미 연방정부는 그 이전까
지만 해도 늘‘노래를 부르던’시장만능주의 논리를 스스로 깨며 7천억 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구제금융으로 자기기만적 시장 개입을 한다. 유럽에서도 무려 1조
7700억 달러의 구제 금융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현재의 세계 금융
위기와 그에 이른 실물 경제 위기, 고용 위기 등 전반적 사태는 불확실성 덩어리다.
그런데 여기서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이란 무엇인가? 이는 신용 등급이 낮은 이
들을 상대로 고금리의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집을 담보로 집 시세의 100% 수준으
로 대출한다. 미국에서는‘압류 주택 버스 투어’까지 성행할 정도였다. 이때 돈을
4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금융위기,한국경제,
그리고
삶의희망 강수돌
고려대 교수,
조치원 신안1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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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는 자와 돈을 빌려주는 자는 어떻게 이익을 얻는가? 빌린 자는 집을 담보로 돈
을 빌려 집에 투자(투기)를 한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집을 되판다. 빌린 돈을 갚
고도 시세차익이 생긴다. 빌려주는 기관은 고객에게서 높은 금리를 챙기고 고수익
채권도 팔아 돈을 번다. 얼핏 보면 되는 장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같다. 마술
같은 일이다. 돈이 없어도 은행에서 빌려서 집만 사면 돈이 쏟아진다. 은행도 벌고
나도 벌고 나한데 집을 산 자도 시간이 지나면 돈을 번다.
그러나 곰곰 따져 보자. 여기서 이 게임이 잘 작동하기 위한 전제는 무엇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집값이 부단히 올라야 한다. 그래야 시세차익이 생긴다. 둘째는
새로 집을 사려는 자가 부단히 나와야 한다. 그래야 먼저 산 자가 차익을 남기고 은
행에서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 나중에 산 자는 비록 고금리 대출로 비싼 집을 샀지
만 또 다른 뒷사람에게 더 고가에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 두 가
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 게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이렇게‘부단히’집
값도 오르고‘부단히’집을 살 사람이 나올까? 물론, 아니다. 따라서 결과는‘부동
산 거품’의 붕괴다. 그래서‘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사태가 생기고, 뒤이어 투자은
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한다. 돌고 돌아야 할 돈이 못 돌 때, 이 거대한 세계적 투기
게임도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 중 하나다.
2. 한국 경제는 안전한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면 주가가 3000까지 올라간다.”“경제를 살리겠다.”
투표자의 50% 이상이 찍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1500 이상이던 주가가 두
배로 뛰기는커녕 30%가 빠졌다. 정부가 큰소리도 치고 미국 달러랑 300억 불 스와
프 계약을 했다고 자랑을 하는데도 원화를 믿지 않고 팔아 치운다. 환율이 치솟는
다. 외국 투자가들은 주식을 팔고 달러를 챙겨 달아난다. 수십조가 넘는다 한다. 과
연‘돈 놓고 돈 먹는’세상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시장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
리치니 시장 아줌마들이 박수 치며 뽑아 주었다고 한다. 2008년 12월 초,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에 들러 아줌마를 찾았다.“하루에 얼마를 버시느냐?”고 묻자“2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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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번다.”며“먹고살기 힘들다.”했다 한다. 서로 눈물을 흘린다. 아줌마의 눈물과
대통령의 눈물이 뒤섞인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진정으로 서민경제, 풀뿌리경제를
위한 정책이 나올 것인가?
아니다. 바로 여기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대통령의 눈물과 아줌마의 눈물이 다르
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한반도 대운하와 자동차 수출과 수도권 규제 완화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서민 경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가진 자의 경제, 돈벌
이 경제다. 대통령의 눈물은 반쪽은 연민과 동정의 눈물이다. 그러나 반쪽은 (2%의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도)“왜 이리 마음대로 안 되지?”하는 개탄과 분노의
눈물이다. 부자가 잘 되면 그 부가 흘러넘쳐 아래로 흐른다는‘트리클다운’효과가
먹혀들어야 하는데 도무지 말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은 그 역인‘사이펀’효과
가 작동한다. 아래쪽의 부가 위로 빨려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줌마의 눈물은
반쪽은 (‘사이펀 효과’가 작동하는 현실 아래) 한 맺힌 인생살이에 대한 눈물이고,
반쪽은 (“내가 어리석게도 이런 자를 대통령이라고 뽑았다니”하는) 원망과 한탄의
눈물이다. 같이 눈물은 흘리지만 그 눈물의 메시지는 이렇게 다른 성격을 지닌다.
동병상련이 아니라 동상이몽인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대통령이나 그 주변집단이
기도를 열심히 하고‘마음만 옹골차게 먹으면’될까? 또 몇 가지 서민을 위한 정책
을 추가적으로 덧붙이기만 하면 될까? 미안하지만,‘아니올시다’이다. 사태의 본질
은 좀 더 심층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선진국’따라잡기를 한답시고 정보화와 첨단 기술이 가진 마술의
힘을 믿었다. 생산성이 증가하고 고용은 줄었다. 자본끼리 죽기 아니면 살기 경쟁을
한 결과,‘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가 왔다. 일자리는 늘지 않고 느는 것은 비정규직
과 실업자뿐이다. 일을 해도 궁핍한‘노동 빈민’이 는다. 노동자들에게는 실업의 위
협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다주는 대신 자본은 역설적이게도 갈수록 이윤율
(수익성)이 떨어지고 파산의 위협이 커진다. 그 잘난‘윈윈’이 아니라‘공멸’이다.
제조업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1000원어치 팔아 100원 가까이 순이익을 올렸다면
지금은 1000원 어치 팔아 30원 남기기 어렵다고 한다. 상품 생산과 투자를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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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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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봐야 이익을 많이 못 남기니 위기가 온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자본이
새로운 눈을 돌린 곳이 증권, 주식, 금융, 건설이다. 갈수록 금융 자본이 비대해진
다. 한국에서 2009년부터‘금산 분리’를 없애는‘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을 시행하려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 즉 산업 자본에서의 이윤율 위기
가 깔려 있다.
그런데 금융산업이 흡수하고 관리하는 자본 규모는 실물 경제가 가치를 부가하는
자본의 규모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크다. 굳이 비율로 말하자면 95:5 정
도다. 실제로 현재에도 세계금융시장엔 약 2조 달러의 돈이 매일 돌아다니는데, 실
물 경제, 즉 무역이나 대금결제를 위해 쓰이는 돈은 불과 5%도 안 된다고 한다. 또
활성화된 금융시장의 총액은 160조 달러인데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을 합한 것의
3-4배나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금융시장의 자본 가치란 순전히 허구적인 것
이라는 데 있다. 앞서도 살핀 바, 이러한 가치란 결국 빚(부채)에 근거하거나 앞날이
잘 될 것(집값이나 주식, 증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한다. 주식
시세는 자본과 그 자본이 앞으로 내게 될 부가가치로 부풀어 오른다. 각 가정은 (수
십조에 이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에 투자한) 은행으로부터
다른 것보다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권유가 아니라 아
예 졸라댄다. 이런 식으로 주식 시장은 급속 성장하고 사람들은 허구적인 증권 자산
이 증가하면서 한편으로 허구적인 가치 증식에 희열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파트를 사서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기대를 품고서) 비우
량주택 담보 대출 같은 은행 빚을 더 많이 얻는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부채의
규모가 증가한다. 이런 것을 두고 대개는 그럴 듯하게“신용 사회”,“금융 경제”,
“유동성 경제”가 되었다고 하지만 실은 그 뒤엔 거품과 탐욕, 투기와 위험, 불안과
두려움이 깔려 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드높인다는 의미에서의 실질
적 부가가치보다는 무한한 탐욕의 충족을 기대하는 허구적 부가가치를 매개로 한
엉터리 경제 게임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 높은 성장률을 달성해서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자랑스럽게 내세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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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지만 실은 이런 95%의 경제는 근본적으로 부채(빚)와 거품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심히 불안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차라리 언제 터지는지,
언제 꺼질지라도 안다면 다행이다.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실물경제는 투
기성 금융경제에 좌지우지되고 주객이 전도되었다. 이제 한계에 이르면 거품이 꺼
진다. 제 아무리 케인즈 식 제도를 도입하고 투기 자본에 규제를 가한다고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메가톤급 시한폭탄이 터지는데 이 무슨 소용인가. 은행은 줄 도산한
다. 전 세계적 신용체계는 붕괴 위험에 바지고 실물경제는 극심한 불황을 맞아 10
년이고 20년이고 오래 간다. 공장은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줄인다. 노동자는 실업자
로 내몰리거나 비정규직으로 격하된다.“한 평생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했으
니 나만큼은 살려 주겠지.”하는 것도 결국은 짝사랑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일방적
인 이혼 선언을 당하는 것이다. 호소할 곳도 없다. 아무도 우리 편이 되어 주지 않는
다. 낙엽은 뒹굴고 찬바람이 얼굴만 때린다. 이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3. 삶의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정녕‘삶의 희망’은 없는가? 아니다, 있다. 잘 생각해보라. 어른들이 시
골에서 단순 소박하게 살 때를. 우리가 들녘에서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놀고 해맑은
웃음으로 자라던 때를. 화려하지 못한 집에, 화려하지 못한 옷에, 소박한 된장찌개
하나 놓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울고 웃던 때를. 부모님이 멋있는 옷을 입지 못하고
똥 장군을 지고 들에 나가고 햇볕에 얼굴이 그을려‘촌놈’같이 보이던 때를. 우리가
애써서 감추려고 했던 그 어려웠던 시절, 바로 그때를 기억해보라.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무권리로 고통 받던 청년 전태일이 자기 임금을 쪼개어 시다로 일하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에게 빵 한 쪼가리 사주며 서로 웃던 그 가혹한 시절을. 동일방직 여
성노동자들이 무식한 구사대 폭력 앞에 옷을 벗은 채 똥물을 뒤집어쓰면서도 서로
부둥켜안고 투쟁하던 시절을 …. 그 소박하지만 우애롭던 삶 속에, 그 힘겨운 삶의
투쟁 속에 희망이 있다. 어쩌면 오늘의 고통과 몰락은 우리가 그러한 가난하지만 사
랑이 넘치던, 힘들지만 투쟁하던 그런 시절을 애써 감추거나 잊어버리려 한 데서 출
4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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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했는지 모른다.
1960년대 초에 1인당 국민소득 80불이 2007년 말에 무려 2만 불로 되었다. 자그
마치 250배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250배 행복한가? 아니 10배 양보
해서 25배라도 더 행복한가?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감만 25배 는 것은 아닌가. 그
렇다면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의 뜻은 무엇인가? 대학 등록금이 1년에 1천만 원이
고, 아이들 과외비가 한 달에 1백만 원이고 한 달 휴대전화비 예사로 5만-10만원이
고 자동차 몰고 다니는 비용이 한 달에 1백만 원 드는 것,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1인
당 국민소득 2만 불이라 해봐야 결국‘헛것’아닌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
이나 아이들과 사심 없는 대화를 나누고 하루에 몇 시간이나 삶을 살찌게 하는 책을
읽으며 친구들과 차 한 잔 하며 그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이나 현실의 척박함을 토론하고 내일의 희망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서로 의
견과 느낌을 나누는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분이나 공원을 산책하며 내 삶이 어
떤 방향으로 가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성찰을 하는가. 과연 우리는 한 달
에 몇 번이나 전태일이 빵을 나누듯 어려운 이웃들에게 마음의 선물을 주는가?
혹시라도 우리는 내 자식이 공부 열심히 해서 내가 일하는 회사의 사장이나 간부
처럼 되어 내 한을 풀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내 자식이 내가 못다
이룬 꿈, 가령 의사나 판검사가 되어 떵떵거리고 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혹시
라도 우리는 내가 산 집이나 땅이 일 년에 몇 억씩 올라서 신세 펴지기를 바라는 것
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내가 산 주식이나 펀드가 몇 배로 돈을 불려주길 기대
하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우리 부모들이 한평생 땅을 파며 농사짓고도
고생만 하는 모습을 보며 절대로 농사짓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굳힌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자동차 많이 팔고 휴대폰 많이 팔아 국민들이 부자가 되
면 식량 정도야 외국에서 값싸게 사먹으면 된다고 생각한 건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
는 굳이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서 밥을 해먹기보다는 화려하게 외식하는 것이 세련
되고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현재의 위기가 한 2-3년
만 고생하면 또다시 황금 같은 나날이 계속될 거라 착각하는 건 아닌가.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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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성찰을 얼마나 하는가에 따라, 또 우리가 애써 망각하고자 억눌렀던 가
난에 대한 기억을 얼마나 되살리는가에 따라. 그리하여 스스로 흘린 땀에 기초하면
서도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그런 관계(사람, 마을, 이웃, 지역, 공동체)를 얼마나 회
복하는가에 따라 풀뿌리 삶의 희망은 열릴 수도 있고 꺼질 수도 있다. 과연 내 인생
에 대한 책임을 누가 대신 져줄 수 있을까? 삶의 희망은 자본과 권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함께 만드는’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할 일은, 우리가 진정
으로 바라는 미래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갈지 서로 느낌과 생각을 나누기 시작
하고 더불어 실천에 나서는 일이다.
4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강수돌(姜守乭) : 아침마다 부춧돌형 잿간에 똥을 누고“똥아, 잘 나와서 고마워.”라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하
는 대학 교수이다. 3명의 아이들에게 밥상에서“밥이 똥이고 똥이 밥이다”를 강조한다. 노동-교육-경제-생
명을 서로 연결된 고리 속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하며 산다. 돈의 학문 대신 삶의 학문을 추구하고, 죽
은 이론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실천을 추구한다. 2005년 5월부터는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을 하며 주
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 초중등 아이들을 위한‘글쓰기 교실’
을 뜻있는 분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돈의 경영이 아니라 삶의 경영을 연구하
고 가르치고 있다.
※ 저서/역서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생각의나무, 2008.
『일중독 벗어나기』, 메이데이, 2007.
『광고 이야기』,(역서) 초록개구리, 2006.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봄나무, 2005.
『나부터 교육혁명』, 그린비, 2003.
『노사관계와 삶의 질』, 한울, 2002.
『노동의 희망: 생동하는 연대를 위한 여덟 가지 아이디어』, 이후, 2001.
『작은 풍요: 삶의 자율성 회복을 통한 기업과 사회의 재구성』, 이후, 1999.
『세계화의 덫』,(역서) 영림카디널, 1997.
『경영과 노동: 사회생태적 경영을 위한 밑그림』, 한울,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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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벌어 많이 나누고 싶
은 게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
겠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은
우리기에 적게 벌어도 같이
나누고 서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
기로 한다. 대구에서 7월
26일 드디어 희망 품앗이
장터를 통해 닻을 올리게
되었다. 교육을 통해 새로운 가능
성을 알게 된 회원들의 호기심으로 열린 첫날 장터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희망
품앗이가 일반 물품교환의 벼룩시장과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시작 전에 교육을 통
해 대안 경제 활동으로써의 가치를 높여내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며 교육이후 각 구
역별로 모임을 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받고 싶은 품과 줄 수 있는 품이 무엇인
지를 서로 공유하여 그날로 짝짓기를 통해 교환이 이뤄지기도 했다. 첫날 장터를 한
후 만찬을 하면서 그날 장터에 대한 평가를 했다.
“재미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7
희망의불씨를만들어가는
대구희망품앗이
이태숙|대구 희망품앗이 씨앗지기
▲ 대구 품앗이 장터 2008.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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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어요”
“통장으로 거래를 하는
게 힘들어요.”가 대표적
인 이야기였으며 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도 고민 중에 하나였으나
가격에 대해서는 원가를
현금으로 하고 들어간 품
은 씨앗으로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통장거래에 대
해서는 서로 도와가며 급
하게 번개시장처럼 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천천히 거래를 하면서 통장정리를 하기로 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열리던 장터는 5회째 장터가 11월 29일에 열렸으며
물품거래 전에 가져온 물품에 대한 소개를 하고 좀 더 경쟁력이 있는 물품에 있어서
는 경매를 하거나 아니면 물품 주인의 요구에 따라 씨앗을 올리기보다는 가위바위
보로 결정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즉석에서 동원되기도 하면서 장터는 안정되어
가고 있다.
특히 가을이 지나고 보니 가을걷이로 수확한 농산물들이 장터를 더욱 생기 있게
하였으며 이런 거래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높여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장터에서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들은 처음엔 헌옷들이었으나 점차 밑반찬,
저장식품, 농산물 그리고 다양한 품으로 바뀌고 있었으며 점차 집에서 사용하지 않
는 것 보다는 자신의 품을 상품으로 내놓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 한 회원은 품을
낼 것을 고민하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어깨, 팔다리 통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라
안마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마를 품으로 내놓아 장터 한켠에서는 안마
를 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천연화장품 배우기, 비즈공예 배우기 등을 시도하였
4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희망품앗이 장터 2008.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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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컴퓨터를 잘 못하는 회원들에게 컴퓨터 배우기를 매주 1회씩 실시한 결과 파
리 날릴 줄 알았던 카페가 46명의 회원 가입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었다.
구역모임의 활성화
장터를 시작한 처음부터 달서구, 서구 ,동구, 북구, 중남구로 나누어 조별 작업을
하면서 여성노동자회 전체 회원과 새로 희망품앗이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들을 아우
르기 위해서는 구역별로 편재를 하여 구역활성화를 통해 지역운동으로 자리매김하
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구역지기를 선출하였다. 구역지기 활동의 재미를 만
들어 주기위해 매월 회원들이 500씨앗씩을 구역지기에게 주기로 하였다. 이후 구
역의 회원들을 넓혀내서 구역장터를 열 수 있도록 만들어 가기위해 뽑힌 구역지기
들의 열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하나의 실천 활동으로 씨앗장터 이후 만찬
을 하면서 평가를 하게 되는 데 만찬을 각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준비하는 것도 구역
조직의 일이었으며 수성구에 이어 달서구에서 각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전, 잡채, 고구마 등 다양한 음식들로 만찬이 풍성해졌다.
만찬이후 평가를 통해 당일 장터에 대한 부족한 점과 좋은 점 그리고 이후 장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씨앗장터의 내용을 채워가고 있다. 월1회 구
역지기회의를 통해 희망품앗이의 현안과 더불어 다음 장터에 대한 준비 그리고 회
원을 어떻게 조직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한다. 그래서 가능하
면 장터 전에 구역회원간의 모임을 한차례 한 후 장터에 오기로 했다.
품앗이 회지 3회 발간
여성노동자회 안에서 일이 늘 벅찬 상태에서 씨앗회지까지 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현재는 빈곤탈출을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에 힘을 쏟고 있지
만 저임금이고 고용이 불안정한 취약한 일자리에 매달려 사는 우리 회원들에게 희
망품앗이운동이 갖는 중요성을 알려내기 위해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작은 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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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를 내고 난 이후 평가를
했을 때 예상보다 반응이 좋
았다. 일하는 고객가정에 회
지를 가져가서 여성노동자회
에 대한 활동을 소개해서 희
망 품앗이에 대해 높은 관심
을 보였으며 회원 스스로도
여성노동자회 회원으로써 자
긍심을 갖게 되었다는 아줌
마 회원들 속에서 3명의 편
집위원을 꾸려서 그들 스스
로 회지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노동자회 들어오니까 컴퓨터도 배우고 회지
편집위원까지도 해보게 되었다는 회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숨어있던 능력들을 개
발해내는 색다른 재미가 회원들에게 활기를 주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다.
앞으로의 과제
5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96명의 회원이 가입되었으며 카페에는 46명이 가입되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희망 품앗이 활동의 필요성이 회원들의 입을 통해 알려
져서 같은 동네 친구들이 회원으로 가입 하는 것을 통해 조직적 성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역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구역으로 편재한 회원들의 활동
이 활발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재미와 의미를 더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조직화 사례
와 대안운동의 가치를 어떻게 회원들 안에 녹여 낼 것인지가 주요과제라 할 수 있겠
다. 또한 지역 네트워크를 확대하여 거래의 영역을 확대, 다양화시켜냄으로써 양과
질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문제 또한 주요과제라 할 수 있기에 2009
년도에는 이런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숨어있는 능력이 많은 우리 아줌마회원과
함께 열심히 발로 뛸 것이다.
5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대안경제교육 2008. 7. 26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0mac2
올해는 직장내 성희롱을 법으로 금지
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성희롱 금지
법제화 10년을 맞아 민우회, 성폭력상담
소와 함께“직장내 성희롱 법제화 10년,
가야할 길을 묻다”라는 토론회를 릴레이
로 진행했다. 정부의 고용과 여성정책은
바야흐로 양성평등, 주류화를 기조로 한
일가정양립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지금,
다시 성희롱 문제의 가야할 길을 묻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자문을 해
본다. 상담실에서 포착하는 일하는 여성
들의 현장은 양성평등이나 주류화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 10월까지 평등의전화에서 상담
한 총 813건의 싱담 중 12%가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었다. 성희롱 이외 임신출
산을 이유로 한 해고, 불이익 상담을 제
외하면 임금, 교육, 승진, 퇴직 등 경력
상에 문제가 되는 성차별 상담은 극소수
에 불과해, 성차별 내용 안에서도 심히
불균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나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문제제기가 쉽지
않고 피해자가 설사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가해자의 권고사직 등과 같이‘확
실한 해결’을 얻어내지 못하는 한 피해
여성의 노동권 확보는 어렵게 된다. 게
다가 그 여성이 계약직, 용역직, 특수고
용직과 같이 불안정한 고용상태일 경우,
성희롱 피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곧바로
고용과 직결된 불이익으로 연결되고 만
다.
올해 7월쯤 CCTV관제센터에서 모니
터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두명의 여성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1
평등의 전화
성희롱 문제제기를 이유로 재계약 거부
‘성희롱 문제로 인하여 채용하기 부적합하다’
소목|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1mac2
이 내방 상담을 했다. 두 분 모두 2년 정
도 모니터요원으로 일하면서 용역회사
가 바뀔 때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고
용승계 되었는데, 얼마 전 새로 용역회
사가 바뀌면서 두 사람만 재계약거부 통
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지방노동위
원회에 새 용역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으나,‘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해고로 볼 수 없다’는 답을
듣고서 내방을 하게 되었다. 두 내담자
가 용역회사와 부당해고를 다투면서 알
게 된 사실은 재계약거부의 이유가 바로
이 두 사람이 이전 센터장의 성추행에
대한 문제제기(형사고소)자 였기 때문이
라는 것이다. 이전 센터장은 모니터 요
원 여러 명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으며
조장이었던 내담자들이 업무보고를 통
해 상부기관에 피해사실을 알렸고 우여
곡절 끝에 가해자를 형사고소하면서 결
국 가해자가 파면되었다.
내담자 중 한명은 성희롱 문제제기 뿐
아니라 45세라는 연령제한을 이유로 재
계약이 거부되었다. 용역업체는 관제센
터의 청소직, 모니터요원의 용역계약 발
주체인 구청이 작성한 과업지시서의 내
용을 근거로‘내담자 B가 나이가 만 47
세이기 때문에 용역계약 과업을 수행해
가 위해서는 부득이 내담자 B를 채용할
수 없다’고 했다.
모니터요원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상사는 가해자를 포함해 공무원
신분의 경찰이며, 모니터요원들은 청소
직을 포함해 용역회사 소속의 계약직 신
분이며 용역발주처는 구청(원청)이다. 업
무내용을 관할하고 보고하는 상부기관은
소속 경찰서로 고용관계와 업무지휘관계
가 이원화 돼있는 구조이다. 이 사건은
이러한 고용구조하에서 상사에 의한 성
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문제제기했다
는 이유로 다음해 재계약시 계약대상자
에서 제외된‘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불
이익’사례이며, 이러한 불이익은 용역
계약직 신분의 피해자에게 가장 치명적
인‘(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불이익’
형태라고 본다. 이 상담의 경우 피해자들
이 간접고용의 노동자인 관계로 용역회
사가 불이익조치(재계약대상에서 제외)
를 직접 내린 것이 아니고, 또한 원청인
구청이 아닌 관제센터의 센터장이 용역
회사에 압력을 넣어 이루어진 것이다.
5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평등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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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에서는 자문위원과 논의한 결
과 예상되는 지방노동위원회 기각 결정
에 대해, 중노위로 재심신청을 할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국가인권위
원회에 진정을 통해 구청으로 하여금 시
정(예. 재고용 등)하도록 하는 방법을 선
택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선택한 이
유는 1) 용역발주 주체, 원청인 구청이라
는 국가기관이란 점. 2) 성희롱문제제기
를 이유로 한 해고를 성차별로 구성할
수 있겠다는 판단. 3) 내담자 B의 경우,
구청의 발주문서에 만 45세 이하라는
나이제한을 명기한 점이 연령차별에 해
당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해고의 문제로 지방노동위원회로 갈
경우, 이 해고(고용승계 혹은 재계약 거
부) 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적
조치임을 입증하는 문제가 있고, 또한
부당해고 문제를 제기할 대상인 사용주
를 누구로 볼 것인가가 쟁점이 될 것이
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를 하
고는 있으나 진정 접수 이전의 상담 시,
인권위 담당자는 이 사건이 성희롱 피해
가 아닌 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해고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권위의 진정대상이
될 수 있는지 확언할 수 없다는 말을 들
었다. 이에 상담실에서는 내담자가 당면
한 문제는 재계약거부 혹은 사실상의 해
고이지만 이는 성희롱 피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성희롱 피해와 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인해 결국은 해고된 것으로 중요
한 성차별 사안이라고 주장하였다.
앞으로 인권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이 사건을 보면서 불안정
고용상태에서 일하는 여성이 당하는 성
희롱은 이 바닥에서 감내해야 할 근로조
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3
평등의 전화
올해 10월까지 평등의전화에서 상담한 총 813건의 싱담 중
12%가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었다.
성희롱 이외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
불이익 상담을 제외하면 임금, 교육, 승진, 퇴직 등
경력상에 문제가 되는 성차별 상담은 극소수에 불과해,
성차별 내용 안에서도 심히 불균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3ma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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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일하는여성 통권 제 77호 (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08년 12월 26일 발행인 최상림 편집위원 김태임, 정현주, 신서영, 신명진, 양미, 김신혜정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 02-325-6822) 디자인·제작 | 동방기획 (Tel. 02-2277-0365) 통권 제 77 호 (계간지/회원용)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보육사업 효과성 연구 보육3주년 사업보고대회 스케치 어린왕자의‘길들이기’ 우리 가족에게 꿈과 용기를 주셨어요.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냄새 기획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과 전망 모색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금융위기, 한국경제, 그리고 삶의 희망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가는 대구희망 품앗이 평등의 전화 성희롱 문제제기를 이유로 재계약 거부 현장의 이모저모 그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우리 모두가 새 희망입니다. 여성 노동자의 시선 ‘주는 거니까 타 먹자’도 안 되네 물은 물이로되 가게에서 사 먹어! 세계의 창, 여노와 세계가 만나다 유럽 돌봄서비스 사회적기업 탐방 전국여성노동조합, AWID 국제포럼에 참가하다! 현장의 여성들 오늘도 힘찬 발걸음으로 ! 만화 한국여성노동자회소식 여성노동자회소식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mac2
  • 2. ◈ 사업목적 가정보육사가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무료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안전한 보육을 제공하고 아 동 부모는 보다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취 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직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즉 빈곤아동 돌봄과 저소득 가정의 일할 권리 보장 및 사회적 공익성을 담보하는 일자리 창출이 본 사업의 목표이다. ◈ 사업기간 : 2005년 11월 1일 ~ 2008년 10월 31일 사업추진지역 : 한국여성노동자회 산하 6개 지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광주, 전북) ◈ 서비스 공급자 취업취약계층인 실직여성으로 지역별 30명을 선발하여 총 144시간의 직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3년 개요 신명진|한국여성노동자회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mac2
  • 3. 업훈련 수료 후 저소득층 가정에 파견. 1차년도 직업훈련 기간동안 직업훈련 수당을 지급. ◈ 서비스 수혜자 도시근로자 가구 월 평균소득의 60% 미만( 약 200만원 이내)인 가구 중에 서 장애 및 영아 가구 우선 선발 ◈ 보육서비스 내역 - 영아보육서비스 0세에서 만 2세까지의 영아에게 오전 8시부터 저녁7시까지 돌봄 - 야간보육서비스 만 3세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아동으로 오후 4시 이후부터 부모의 귀가 시간까지 돌봄 ◈ 사업 성과 ① 보육 사각지대의 저소득층 아동에게 보육서비스 제공을 통한 아동복지 권 실현 ② 보육문제 해결로 저소득 및 한부모 가정의 경제활동 참여 활성화 ③ 보육사의 전문성 강화로 중장년 실직여성의 일자리 창출 ④ 지역자원 연계로 저소득 가정에게 통합적 서비스 제공 ⑤ 저소득층 경제적 지원 효과로 경제적, 사회적 자립 촉진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mac2
  • 4. 1. 연구개요 1) 사업개괄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05년 1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저소득가정에 무료로 보육도우미를 파견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일, 가정을 양립해야하는 여성 들이 자녀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거나 임시직, 파트타임, 부 업 등 불안정고용을 선택함으로써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7년 본회가 육아정책개발센터에 의뢰한 저소득가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일자리 지원사업 효과성 연구 임윤옥|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 가정내 아동 돌봄서비스제도 발전을 위한 전문가 워크샵 2008. 1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6mac2
  • 5. 정 자녀양육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여성의 미취업 사유 조사결과, 자녀를 맡길 곳이 없다 30.1%, 자녀양육과 가사에 전념하기위해서 29.8%, 적당한 일자리가 없다 21.9%의 순으로 응답하여 여성이 일, 가정을 양립하는데 있어 현재의 보육서비스 는 매우 불충분함을 보여주었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전국 6개 지역에서 가 정보육사가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의 귀가시간까지 무료로 영아, 야간보육서 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년 동안 총 456명의 가정보육사를 양성, 파견하여 505 저 소득 가구에서 806명의 빈곤아동을 돌보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이로써 돌봄이 필 요한 아동에게 안전한 보육을 제공하고 아동부모는 보다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 도록 지원하며 실직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였다. 2) 연구 목적과 방법 본 연구는 3년 동안 진행된 사업이 주 대상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 져왔는지를 양적, 질적 조사를 통해 연구함으로써 가정파견보육의 의의와 효과성을 밝혀내고자 진행되었다. 현재 가정파견보육은 보건복지가족부 아이돌보미 사업, 경 기도 케어맘 사업,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사업, 그 외 비영리 공익단체에서 운영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2005년에 시작된 본 사업이 시기적으로 가장 빨랐으며 이를 통해 가정파견보육은 본격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가정파견보육이 공공정책의 대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기간 이 매우 짧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가정파견보육이 공공정책으로 자리잡 기까지는 정책 대상, 지원범위, 기존 보육정책과의 조화 등 여러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3년간의 사업 진행을 통한 사업의 성과를 연구조사를 통해 밝 혀낸다는 것은 매우 의의 깊은 연구라 하겠다. 연구 방법은 보육도우미 이용가정 부모와 보육도우미 대상으로 3월과 9월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보육도우미 활동에 따른 효과성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 행되었으며 보육도우미 이용 부모와 보육도우미 사례를 선정하여 심층사례연구도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7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7mac2
  • 6. 병행하였다. 조사결과 1차 조사는 138가구에 대한 조사표가 수거되었으며 2차 조사는 133가 구 조사가 완료되었고 조사된 아동 수는 총 212명이었다. 심층면접은 영아보육 2사 례, 장애아보육 1사례, 야간보육 4사례를 선정하여 보육도우미 이용 부모 7사례, 보 육도우미 7사례, 총 14사례를 선정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2. 주요 연구 결과 요약 1)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 효과 (1) 보육도우미 이용가구 특성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의 부모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아버지 평균 연령은 37.2세 이며 어머니 평균 연령은 34.7세이다. 아버지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 55.3%, 고졸 37.6%, 고졸 미만은 7.1%에 불과하다. 어머니 학력은 전문대졸이상 52%, 고졸 43.3%, 고졸 미만은 4.7%로 남, 녀 차이가 별로 없다. 가구 특성을 보면 양부모가구 53.6%, 한부모가구 40%, 조부모가구 5%를 차지하 여 상대적으로 한부모 가구 비율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139만원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가정은 전체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아버지의 경우 상용직 29.9%, 임시직 26.4%, 일용근로자 17.2%, 자영업자 12.6% 순이고 어머니 고용형태는 임시직 37.8%, 상용직 28.3%, 자영업 15.7% 순으로 남, 녀 모두 상용직 비율이 30% 미만이어서 고용형태가 모두 불안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불안한 고용행태는 상대적으로 학력도 높고 젊은데도 빈곤층이 될 수밖에 없는 요인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부모의 자녀관련 행동특성을 조사한 결과 6개월간 문화, 레저 공간에 자녀 와 동반 외출한 횟수를 묻는 질문에 한 번도 없다는 응답이 23.5%를 차지해 저소득 가구 아동의 문화적 빈곤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용 가구 중 취학 전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8mac2
  • 7. 아이들만 두고 어른들이 일하러 가거나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응답도 15.3%를 차지해 아동 돌봄의 공백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2) 보육도우미 이용 가정의 경제 관련 효과 보육도우미 이용 가구의 주 양육자 취업 상태를 보면 보육도우미 파견이 취업효 과가 있으며 이는 가구소득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표 2〉를 보면 보육도우미 파견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영아서비스 이용의 경우 파견 전에 미취업율이 54.2%에서 5.1%로 줄어들었으며 종일제의 경우 33.9%에서 81.4%로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취업증가 및 고용형태의 변화는 가구 소 득 증가로 이어져 파견 전 평균 가구소득은 110만원에서 파견 후에는 134만원으로 약 24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심층사례연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네. 막막했어요. 이 아이를 낳아서 어디다 맡길 거며,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니 까, 큰 애랑 작은 애랑, 셋째 낳기 전에는... 집에서 엄마 올 때까지 전화하고 둘이서 기다리는 상황이었구요. 그런데 막상 이 아이가 태어나려고 하니까 맡길 데가 가장 큰 고민거리더라구요.”(광주)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9 구분 파견 전 파견 후 계(수) 종일제 시간제 미취업 종일제 시간제 미취업 영아도우미 33.9 11.9 54.2 81.4 13.6 5.1 59 야간도우미 37.7 36.4 26.0 70.1 26.0 3.9 77 〈표 2〉보육도우미 유형별 아동 모의 취업 형태 단위 : %(명)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9mac2
  • 8. 보육서비스를 받고 본인이 일하던 피아노학원 강사로 계속 일하게 되면 서 느낀 점을 이렇게 말한다. “1년이란 세월동안 우리 아이가 이 서비스 받으면서, 그게 수입 중의 일부 가 되었잖아요. 제가 그 비용을 큰 아 이 작은 아이한테 다른 용도로 나눠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한 달에 얼마씩 돈으로 얼마를 줄 테니까 알아서 아이를 맡기라고 하면... 그 용도로 써 지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일단 갚아야 될 게 있으면 그걸 먼저 갚고, 애기는 업고 나가든 이렇게 되지. 근데 내 아이한테 선생님 오셔서 직접 피부로 와 닿게 만져주고 닦아주고 안아주고. 돈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거를 말씀드리고 싶어요.”(광주) 이렇듯 보육도우미 이용가정은 서비스 이용을 통해 경제적 효과뿐만이 아니라 정 서적, 심리적 안정과 살아갈 힘을 얻는 더 큰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3) 자녀양육 및 가족관계 관련 효과 보육도우미 이용 가정 중 많은 가정에서 자녀양육의 어려움이 완화된 것으로 조 사되었다. 어려움 정도를 나타내는 5점 척도로 보면 도우미 이용 전에는 어려움 점 수가 3-4점에 분포하였으나 파견 후에는 2.1 -2.6으로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 히 양육지원자 없음과 돌볼 여력이 없음이 가장 많이 감소되었음을 알 수 있다. 1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보육3년 사업보고대회 2008. 10. 29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0mac2
  • 9. (4) 아동 돌봄 효과 보육도우미가 돌보는 아동 변화 효과 측정은 모두 여섯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졌 다. 위생, 생활습관, 정서 및 사회성, 건강 및 영양, 학업성과 및 학교생활, 문화생 활 영역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영아, 유아, 초등학생으로 나누어 조사해 보았는 데 그 결과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생 활습관영역에서 자기물건 정리정돈하기, TV 시청이나 게임시간 조절하는 자제력 에서 상당한 긍정적 변화가 있었으며 정서 및 사회성 영역에서 심리적 안정성이 매 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2) 보육도우미 효과 보육도우미의 평균 연령은 50.2세이며 대다수가 고졸(53.6%)의 기혼여성이다. 보육도우미 개인 소득은 활동 전 평균 45만에서 80만원 수준으로 약 35만원이 증 대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구의 월 평균 저축액도 12만 7천원에서 22만 4천원으 로 6만 7천원이 증가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보육도우미는 이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1mac2
  • 10. 전문가정보육사로 자부심이 생기고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게 되었다라는 응답이 90%로 매우 높으며 보육도우미로 활동한 이후 사는 것이 즐겁고 행복감이 증가하 였는가라는 질문에 82.6%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보육사의 보육철학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는데 심층사례연구를 통 해 드러난 보육도우미의 보육 철학은 아동을 서비스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 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을 하러 나가잖아요. 보면은 엄마가 아이들 생각하는 거, 그거야 다 똑같잖아요. 그런 거 보면은 제가 알고 있는 거는 진짜 해줄 수 있는데까지는 해주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하는 거죠. 솔직히 저희 아이들을 그렇게 못 키웠거든요.”(서울) “하여튼 무슨 짓이든 간에 웃게 만드는 거 그게 매일 작은 목표이고, 끝에는 내가 간 가정이 더 행복해지고, 조금 더 돈도 부유해지고 ... 끝날 때는 조금 마음이 아팠던 아이 같으면, 보통 아이로... 그렇게 해 놓는 게, 해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대구) 3) 사업성과 요약 이상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보육도우미 파견사업이 사업의 주체인 서비스 이용 가정, 아동, 보육도우미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 살펴보았는데 이를 정리해보 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육 사각지대의 저소득층 아동에게 보육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아동발 달과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아동복지권을 실현하였다. 둘째, 보육문제 해결로 저소득 및 여성한부모 가정의 경제활동 참여 여건을 개선 하여 경제적, 사회적 자립기반을 마련하였다. 셋째, 교육을 통해 실직여성을 전문가정보육사로 육성하여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였다. 1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2mac2
  • 11. 넷째, 복합적인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는 저소득가정에 지역자원 연계를 통해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족통합에 기여하였다. 다섯째, 보육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저소득층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촉진하였다. 3. 향후 방향 및 정책제언 현재 가정파견보육서비스가 공공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업은 보건복지가족부 아이돌보미 사업이며 이 사업도 현장의 수요에는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그렇기 때 문에 가정파견보육서비스 제도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심층면접에서 드러난 효과성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방향 모색 및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가정파견보육서비스는 사업의 주대상자가 아동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다 해당되므로 훼손된 가족기능을 복원하는 가족 통합 사업 배치가 필요하다. 둘째, 가정보육사를 전문직업인으로 양성하고 이에 걸맞게 대우하기 위해 사회보 험 가입, 최저임금 적용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가정파견보육은 시설보육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장애아, 병아 등을 위한 취약보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며 저소득층에게는 보육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해야 한다. 넷째, 서비스 제공기관을 사회적 기업으로 확대하여 서비스의 질과 일자리의 질 을 높여감으로써 사회공익적 역할을 높여가야 한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3 ▲ 가정내 아동돌봄서비스 제도발전을 위한 전문가 워크샵 2008. 1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3mac2
  • 12. 지난 10월 29일 사랑의 열매회관 에서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3년 보고 대회를 개최하였다. 사전행사로 3년 간의 사업내용을 보여주는 판넬과 현수막, 아동 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 했다. 본 행사에는 전국 6개지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광주, 전북)에서 보육사와 서비스 이용가구 부모, 아동들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 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최광기 전문사회자의 진행으로, 여는 마당에서는 보육사에게 아 동들이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3년간의 사업보고와‘저소득층 보육도 우미파견사업의 효과성연구’발제가 있었다. 지역에서 준비한 감동적인 사연을 편지 글과 퍼포먼스, 동화구연, 노래 등으로 이어져 보육사와 서비스이용가구, 아동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축제의 자리였다. 1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보육3주년 사업보고대회 스케치 - 한국여노·6개지부 보육사업 담당자 ▲ 보육 3년 사업보고대회 2008. 10. 29 중앙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4mac2
  • 13. 지난 10월 25일「찾아가는 보육도 우미 파견사업」3차년을 마무리 하는 보고대회가 서울여노 강당에서 진행 되었다. 사업의 주축이었던 보육도 우미, 서비스이용가정의 부모와 아 동, 서울여노 사무국 활동가들이 함 께 해 그간의 고마움을 나누고 사업 이 지속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 는 자리가 되었다. 윤혜련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보고대회는 3년 보고 영상 및 사업보고, 보육사와 서비스이용가구 어머니의 사례발표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동 과 보육사가 함께한 동화구연‘꼭한번만’과 아동과 보육사의 나눔편지 낭송, 마지막 으로 여노 사무국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로 모두가 참여해 함께 나누는 보고대회로 진행하였다. 또한 이날 행사장은 3년간의 활동사진과 아동미술놀이 시간을 통해 완 성된 아동작품을 전시하여 보고대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되었다. 2008년 10월 23일.「찾아가는 보육도우미 파견사업」3년 사업을 총 마무리하는 보고대회가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있었다. 사업의 양대 축인 보육사, 서비스 이용가정의 부모와 아동이 함께 하였다. 인천여노 활동가가 헌신적으로 다과 준비 와 행사장 풍선아트 장식을 해주었다. 아동 미술작품 전시까지 마치고 나니 제법 행 사장 풍경이 아기자기 풍성하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5 ▲ 서울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5 서울 인천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5mac2
  • 14. 정문자 인천여노 회장의 여는 말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보육사 파견 사회적 일자 리 사업을 하고 있는 양재덕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장이 가정보육사업의 제도 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국공립 보육시설인 화도어린이집 김명미 자문위원이 사업이 끝나는 지금, 취약보육 해소와 보육사각지대 해소를 위 해서 이 사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고무적인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1 년 반 동안 아동 미술교실을 진행한 성효숙 민족예술인총연맹 인천지회장이 아동 미술교실을 진행하면서 아동의 변화를 실제로 관찰하였고 앞으로도 보육사업이 지 속된다면 부모를 위한 미술치료도 함께 할 것을 제안해 주셨다. 감동적인 영상자료를 보고 훌쩍거림 현상이 있는 것은 공통인가보다. 3년 사업보 고와 영유아 보육실태 조사의 결과를 간략하게 보고하였다. 장애아를 둔 수혜부모 가 사례발표를 하였고 보육사업을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자격증을 딴 보육사의 사 례발표가 이어졌다.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와 저소득층 가구에 보육서비스지원으로 간접적 경제활동 을 지원하는, 그리고 아동의 심리정서적 지원으로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라나게 하 는 일석삼조의 사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1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6mac2
  • 15. 지난 10월22일(수) 부산광역자활센터 에서 부산지역 3주년 보고대회가 있었 다. 어제까지 화창하던 날씨가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영 아보육하는 보육사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여하기로 하였는데~~ 급 비상 이 걸렸다. 요주의(?) 인물들에게 전화해 서 꼭 참가해야 한다고 은근한 협박(?)도 넣었다. 행사장에서 환경꾸미기를 하면서 기다 리는데 비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한사 람, 한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 그 리 길던지... 속속 도착하는 보육사, 부 모님들, 내빈들 모든 분들이 구세주로 보였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7 부산 ▲ 부산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부산여성회 부회장이 사회를 보 고, 회장 인사말, 부산 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축사를 하면서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이어서 보육사 가 아이들에게, 수혜가구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면서부터 행사 장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보육사들 ▲ 부산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7mac2
  • 16. 1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2008년 10월 22일 전주고용지원 센타에서 열린 보육 2차년 사업보고 대회는 2년 동안의 활동보고, 보육 사 소감, 보육활동 인증서와 교육 이 수증 수여식 등 조촐하게 치러졌다.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 참 석해 줄 것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 냈으나, 본인들이 가져야 할 부담감 때문인지 거의 참석을 하지 않았으 며, 사업 종료 이후의 전망이 불투명 한 관계로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지 만, 보육사들이 며칠 전부터 행사장 에 꾸며온 편지와 활동사진들로 분 위기를 밝게 해줬다. 전북 ▲ 전북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 전북 보육도우미 편지글 2008. 10. 22 의‘무조건’노래합창과‘우리가 만드는 세상’퍼포먼스를 하면서 한바탕 웃었고 다과를 먹으면서 서로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한 보육사는 행사를 보면서“3년 동안 정말 보람이 크다. 자신에게 정말 장하다고 칭찬을 했다. 오늘 정말 행복한 날”이라 고 했다. 이 사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8mac2
  • 17. 10월 30일, 저소득층가정 무료가정보 육사 파견사업 2년 광주보고대회를 광 주광역시, 광주의회, 광주지방노동청, 어린이집관계자, 수혜가구, 가정보육사, 회원, 지역인사등과 함께 5·18기념문 화센터에서 가졌다. 2년 동안의 사업을 통한 효과성연구 발표와 지역사회에 가 정보육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서로 나누는 편지를 통해 보 육수혜가구와 보육사들의 2년을 같이 돌아보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1 9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 3차년 사업 보고대회가 10월 22일 대구 가 톨릭근로자회관에서 열렸다. 보육사 와 서비스 이용가구의 부모, 아동들 과 몇몇의 지역인사를 포함하여 80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년 동안의 사 업성과를 보고하였다. 준비한 영상 과 보육사들의 노래극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후 사업에 대한 불투명함으로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였으나 아이들의 해맑은 웃 음과 뒤에 이어진 맛있는 저녁식사로 분위기는 다시 고조되어 흥겨운 분위기로 마 무리하였다. 대구 광주 ▲ 대구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22 ▲ 광주지부 사업보고대회 2008. 10. 30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19mac2
  • 18. 지우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11월이었 다. 설레면서도 불안하다고 할까, 맑고 쌀쌀한 그 날의 기분만큼이나 복잡한 심 경으로 지우의 집을 방문했던 기억이 난 다. 내 기분이 그랬던 데는 예순이 넘은 나이때문에 위축된 탓도 있었다. 공자는 내 나이가 되면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데는 노인들이 세월 속에서 축적한 경험 이 매우 유용할 터. 그러나 그것만으로 는 젊은 것을 아름답다고 보는 동시대 편견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것 같다. 젊 고 예쁜 것을 선호하는 동시대 풍토를 노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이라고 하기에 는 뭔가 씁쓸한 감이 있다. 지우 엄마와 서먹한 만남 이후 지우를 맡아 키운 지 1년여가 되었다. 이제 지우 의 집도 일터라기보다는 친척집 같이 느 껴진다. 이렇게 편안한 관계가 된 데 특 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간 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지우를 처음 만났을 때 지우는 겨우 걸음마를 뗀 두 살배기였다. 어느 날부 턴가 뒤뚱뒤뚱 걸어 다니더니 요즘은 “이모! 이모!”(지우는 나를“이모”라고 부른다) 라고 부르며 뛰어다닌다. 얼마 전 지우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 적이 있다. 공원 근처에서는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자재를 옮기는 크 레인을 보고 지우가“크레인이다!”라고 소리지르는 것이었다. 세 살짜리 아이가 또박또박‘크레인’이라는 단어를 내뱉 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우에게 평 2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어린왕자의‘길들이기’ - 지우와의 관계 맺기 김윤임|인천지부 보육도우미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0mac2
  • 19. 소 자동차들이 그려진 책을 보여주며, 각각의 이름을 알려준 적은 있지만, 실 물을 보고 정확히 구별해내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우는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크레 인은 건물 올리는 기계, 포크레인은 땅 파는 기계”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아닌 가. 지우는 그 이후에도“비행기!”,“구 구구(비둘기를 그렇게 부른다)”등 제가 아는 것들을 말로 쏟아놓은 다음에야 집 에 가자는 말을 따른다. 작년 이맘 때 걸 음마를 막 뗀 두 살배기가 어른도 잘 모 르는‘크레인’을 아는 세 살로 성장할 줄이야. 격세지감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터. 아이에게 보육사는 부모의 역할을 해 야 한다. 나는 주로 아이의 감정을 코치 해주는 부모가 되려고 한다. 지우에게는 초등학교 2학년인 누나가 있다. 누나인 지석이는 생각이 깊고 말수가 적지만, 때때로 지우를 시샘할 때도 있다. 내가 지우에게 잘하나 어쩌나 감시 역을 하다 가도 지우에게만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 하면 속상해 한다. 지석이가 갑자기 지 동생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가는 것은, 자 신의 감정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고 있 다는 에스오에스(SOS)를 보낸 것이다. 이때는 지석이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선 에서 그 아이에게도 관심을 가져줘야 한 다. 이것이 어른스러운 척하지만, 아직 아이에 불과한 지석이의 감정을 비난하 지 않으면서 적절한 출구를 찾아주는 방 법이기 때문이다. 종종“지우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라 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아주 사랑 스러운 아이인가 보죠?”라고 묻는다. 맞 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지우를 미워하지 못하는 것은 지우의 모 든 행동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은 지우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그 아이와 관계를 맺은 지 1 년이 지난 지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다. 이것은 한순간에 불꽃처럼 타오르다 가 사그라지는 것이 아닌 새록새록 피어 오른 연기처럼 은은한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는 여우를 길들이는 어린왕자의 이야 기가 나온다. 지구에서 우연 히 여우를 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1mac2
  • 20. 난 어린왕자는 여우에게 같이 놀자고 한 다. 여우는“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놀 수 없다”며 거절 한다. 어린왕자는“길들여진다”는 말의 의미를 묻고 여우는“관계 맺는 것”이라 며 이렇게 대답한다.“지금 너는 다른 애 들 수만 명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애에 지나지 않는다. 네가 보기엔 나도 다른 수만 마리의 여우와 똑같잖아? 그렇지 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 쉬워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 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고, 네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지우가 기저귀에 똥을 싸고 안 씻겠다 고 도망 다니다가 씩 웃을 때, 방안을 어 지럽혀 놓고 야단치는 나를 보며 눈웃음 칠 때 나는 새삼 지우가 길들여졌으며, 우리가 서로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우와의 관계를 위해 받은 교육과 내 가 겪은 경험 속에 애정을 쏟아 부었다.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인 것은 의미 있 는 존재가 되기 위해‘그것’이 아닌‘너’ 로서 여우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육사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 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나는 종종“지우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인가 보죠?”라고 묻는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내가 지우를 미워하지 못하는 것은 지우의 모든 행동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2mac2
  • 21. 사업실패와 그로 인한 이혼은 삶의 터전이었던 군산 에서의 생활을 접게 했고 우리 세 모자는 서울로 오게 되 었습니다. 2005년 1월 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우리 가족은 서울 개봉동 방2칸짜리 작은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서울로 올라왔으나 생계가 막막했고 갑자기 어려워진 환경에서 직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두 아이들이 나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때 동사무소를 통해 자활후견기관을 알게 되었습니 다. 그렇게 자활참여자로 생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습니다. 장애아동 보조교 사로 활동하고 장애아동들과 생활하면서 사회복지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 니다. 다른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에 무슨 공부냐는 말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나에게 무언가 집중할 것,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정신없는 상황에서 나를 지킬 무언가 몰두해야 할 것이 필요했고 마침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어 편입 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두 아이들이었습니다. 일이 끝나고 야간에 학교를 다니게 되면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 방치상태가 됩 니다. 배우고 싶다는 나의 바램처럼 선뜻 선택을 하기엔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3 우리 가족에게 꿈과 용기를 주셨어요. 박병희|보육서비스 이용가구 서울지부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3mac2
  • 22. 그러다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육도우미 파견사업을 알게 되었습 니다. 구로삶터 선생님들이 알려주셨지요. 4시 이후부터 총 6시간의 보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그것도 가정에 찾아와서 아이들을 돌봐준다는 이야기에 그간 고 민하고 또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해결된 듯 했습니다. 서비스를 신청하고 보육사님 이 오시기까지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그렇게 2007년 3월에 원하던 사회복지학과에 편입을 하였고, 김상례 보육사님이 오셔서 아이들도 늦은 시간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육사님이 오시고 난 후 가장 먼저 변화된 부분은 아이들 먹을 거리였습니다. 아 이들만 있는 시간이 많아 주로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라면을 한 달에 거 의 한 박스를 먹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육사님이 아이 들에게 따뜻한 밥과 반찬을 해주시니까 아이들 식성이 자연스럽게 바뀌더군요. 지 금은 보육사님이 해주시는 밥과 반찬이 제일 맛있다고 합니다. 올해 범석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어요. 엄마 손으로 준비해줘야 하는 것들이 많 은데, 학교 준비물을 미리 확인해서 전화로 알려주시는 거예요. 그럼 저는 그것을 퇴근할 때 준비하는 거죠. 미처 준비하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못 하는 부분들을 채워 주셔서 제가 대학공부와 일을 지금까지 병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범석이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누가 말을 걸어도 뒤로 숨고, 자기 이야기를 잘 못했는데 보육사님이 그런 범석이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줬어요. 어른들 을 보면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도 하게 하고, 지금은 보육사님이 동화구연을 배우시 는데 범석이와 함께 해보기도 해요. 그러면서 아이가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자신의 의사표현도 하고 요즘은 자신감이 커져 발표력도 많이 늘어서 담임선 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신답니다. 보육사 선생님이 오시면서 우리 가족,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주 신 것 뿐 아니라 저에게도 좋은 상담자가 되어 주셨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어 려움들을 이미 다 겪어 보셨기 때문에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아 요. 아이들 뿐 아니라 저도 참 많이 의지가 됩니다. 2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4mac2
  • 23. 작년 말에 일하는 직장도 옮겼어요. 자활에 계속 있으면 그곳에 안주할 것 같아서 요. 지금 일하는 곳은 새벽 5시 반부터 일을 시작해서 저녁 8시에 끝나는 하루 15시 간 정도의 긴 노동시간이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어요. 일자리를 옮기고 난 후부 터 적금도 넣고 있습니다. 벌고 있는 소득 대부분을 저축하며 조금씩 불어나는 통장 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할 내일을 꿈꾸고 있어요. 일자리를 옮길 수 있었던 것도 그간 생각이 많이 자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엄마 의 일을 도와주고 또한 선생님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육해주고 계시다는 생각에 집걱정 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이렇게 조금씩 어느 부분에서 는 많이 보육사님이 오시면서 달라진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드리는 것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셨습니다. 태권도를 좋아 하는 큰 아이에게는 열심히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태권 도 유단자인 선생님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작은 아이와는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더 큰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보육사님과 보육사업은 아이들 뿐 아니라 제게도 꿈을 심어 주셨어요. 이제 열심히 일하면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과 아이들과 잘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족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보육지원사업이 이제 며칠 후면 끝이 난다고 하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아이들을 돌보며 일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아이들 을 안전하게 돌봐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고 일터에서도 마음놓고 몰두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아이를 돌봐주는 사업이 오랫동안 계속 지속 되어서 저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육사 선생님! 고맙습니다. 현창이, 범석이에게 때로는 엄마가 되어 주시고 할머니, 친 구가 되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5mac2
  • 24. “저소득층 가정 보육사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이란 긴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3년 간 수행했다. 사업을 해오는 동안‘이 일을 왜 하는가?’그리고‘무엇을 위해서 하는가?’라는 자문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업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새삼 자문해 본다. 정말 아무런 고민도 망설 임도 없이 그저 산이 있으니까 산에 오르는 것처럼 무턱대고 올랐던 건 아닌지 하 고... 왜? 무엇 때문에??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사업을 했더라면 훨씬 더 많 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보다 나은 결과가 나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런 고민을 날마다 하면서 나를 볶아댔다면 아마도 3년이 되기 전에 지쳐서 그만둬야 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그저 산이 있으니 오르는 사람 마냥 왜 이 일을 하는 지에 대한 고민 을 진지하게 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우연히 보육사업의 담당자 가 되었을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것 이 마땅하다는 생각으로 일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창의적인 생각이나 사업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스스로를 조직하고 인천여성노동자회 사무국을 조직하고 더 나아가 지역자원을 활용해 보려는 노력도 2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냄새 남하정|인천지부 보육사업 담당자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6mac2
  • 25. 충분히 기울이지 못했다. 사업계획서의 일정을 좇아가기에도 버거웠고 이만한 일정 을 소화해 내는 게 어디냐며 자족하기도 했다. 다시 되돌아보니 참으로 부끄러운 3 년이었다. 어쩌면 일에 치여 일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일을 겨우 좇아갔고 잘 안 풀 리면 자기 연민에 빠지기를 거듭하면서 3년 기간을 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내가 보육 사업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은 참으로 많다.‘보육공공성 강화’‘취약보육 해소’라는 구호보다 더 힘이 되어준 것은 사람 냄새!! 시골에서 올 라온 거라며 손에 쥐어주는 감자만한 크기의 비틀어진 무 한 개, 보기는 이래도 맛 은 있다며 들려주는 키위만한 사과 두 알... 참 가슴 뭉클한 순간들이 많았다. 신자유주의 질서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무한 경쟁을 부추긴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도록, 없는 자는 죽든지 말든지 관심도 없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맹위를 떨친다.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어 정말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보육서 비스 이용가구 중에 특히 그런 힘든 분들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가난하고 수많은 고난이 있어도 사람 사는 곳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그 끈을 놓지 않고 꿋꿋 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만난 수혜가구 중에서는 소득이 낮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만 빼면 별 문 제가 없는 가정도 있지만 어떤 가정은 채무상환, 질환, 아동장애, 가정폭력, 이혼, 사별, 알코올중독 등 3중고,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전화 상담 후 사정이 너무 딱해서 가정을 방문할 때 마음이 참 무거워지곤 했다. 그 집안 의 사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면서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분을 처음 만 나면 도대체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참 난감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가곤 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 후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그런 걱정은 나의 기우임을 알았다. 그분들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 처한 상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7 특집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7mac2
  • 26. 황을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있 었으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밤낮 으로 일하면서 채무를 상환하고 있 었다. 그 분들의 밝고 명랑한 모습 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그들을 위해 돕는다는 것이 큰 보람이었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남편이 실직을 하거나 주식하다가 집안이 거덜이 나면 이혼을 하거나 자살을 선택하는 뉴ㅅ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난 이분들은 실직한 남편이 행여 맘이라도 다칠세라 배려하고 위로해주는 모습이더라.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일 수록 더 따스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따스함이 있어서 그 어려움 을 감내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은 아닐까? 수혜가족 부모교육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아이를 키우는데 자신 감이 생기고 부모역할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내마음도 함께 풍성해진다. 자조모임을 진행하면서‘한울타리’라는 소모임 이름도 정하고 그 동안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서로 언니 동생하면서 개인적으로 친하게 되고, 음식과 옷가지를 나눠먹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서비스이용가구뿐 아니라 보육사와 아이들로부터도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보육사를 먼저 보자. 공장이나 식당에 다니다가 나이 제한으로 그만두게 되거나 평 생을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남편의 실직이나 이혼, 사별 등으로 취업전선에 나서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다. 청년실업 문제로 경제활동 인구인 장성한 자식이 백수로 있 거나 취업이 안 되어 대학원에 간 자식을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고령자도 있다. 2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특집 ▲ 보육사업담당자 정책 워크샵 2008. 9. 10~1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8mac2
  • 27. 처음엔 단순히 경제활동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나왔던 분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 보육사로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스스로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로 성장해 가고 있다. 초기에 서비스이용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만들고, 마치 본인들이 시혜자 인 것처럼 행동해서 서비스이용가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아동들을 바라보는 관점도‘문제아’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던 보육사들이 지금은 수혜가족 모두와 돈독한 신뢰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이들을 보는 관점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어떤 행동이 나올 때 그런 행동을 문제행동으로 규정하기 전에 왜 그런 행 동이 나오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아이들은 보육시 설에 맡겨졌을 때는 그저 그런 소외된 원아일 뿐 이거나 혹은 집에서 혼자 방치되거나 했던 상황 이었다. 가정으로 파견된 보육사의 지대한 관심 과 애정을 받으면서 삶이 팍팍한 부모들의 은근 히 억압적인 태도로 다소 위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아가 활짝 꽃 피어서 명랑쾌활한 아이가 되었 고, 장래에는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는 단순히 중장년 실직여성의 일자리 창출사업에서 보육사로서의 전문성을 높 여 아동의 심리정서적 지원과 생활지도 등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갔고 보육사 파견을 통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뿐 아니라 가족지원, 지역자원연계, 문화체험 등 의 포괄적 보육서비스의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2 9 인 천 여 성 노 동 자회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29mac2
  • 28. - 이 원고는 지난 11월 5일 대전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운동 성찰과 대안여성노 동자운동 모색 워크샵에서 발표된 원고를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3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과 전망 모색 임윤옥|한국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 ▲ 여성노동자운동 성찰과 대안여성노동자운동 모색 워크샵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0mac2
  • 29. 1. 문제제기 ‘이중화된 노동시장을 넘어서는 제도 개선 활동으로, 과제 중심 운동에서 삶 의 현장을 포괄하는 운동으로, 대변의 운동에서 당사자의 운동으로, 경쟁의 가 치에서 살림의 가치로’이는 한국여성노 동자회가 2008년 총회에서 20년간의 여성노동자회 활동 평가를 토대로 향후 주요하게 실천해나가야 할 운동방향으 로 제출한 과제이다. 87년 이후 여성노 동자운동은 고용안정, 고용평등, 모성보호, 직장과 가정 양립 지원조치 확대, 여성 노동기본권 확보라는 5대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여성노동관련 법, 제도를 제정하 고 개선하는 등 커다란 성과를 가져왔지만 여성노동자의 경제적 지위는 별로 나아 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41.8%가 저임금 노동자(88만원 미만)이며 여성취업자의 61%가 10 인 미만의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70%의 여성이 비정규직이며 여성노동 자의 조직율은 6%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따른 여성의 비정규직화, 빈곤의 여성화, 낮은 조직률로 대표되는 여성노동현실은 다수의 여성 노동자가 법, 제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고 그간의 개선 효과가 무력화 되고 있어 이러한 현실 극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운동 방식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노동자운동은 어떤 철학과 가치에 근거 하여 운동해야 하는가? 우리의 비전과 방향 설정은 어떠해야 하며 우리의 운동방식 은 어떠해야하는가? 신자유주의에 대응하여 여성노동자운동의 목표는 무엇이며 운 동 주체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이제는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1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1mac2
  • 30. 2.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필요성 1) 도전받는 여성노동자운동 지금까지의 여성노동자운동은 여성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 및 권리회 복을 목표로 노력해왔으며 목표달성을 위한 추진전략은 여성노동자의 의식변화, 권 리의식 강화, 조직화, 세력화를 통한 사회변화, 법, 제도 개선 및 개정운동이었다. 그리고 과제에 대한 효율적, 강력한 추진과 효과적 이슈 드러내기를 위해 중앙집중 방식으로 여성노동자의 이익을 위해 대변하는 대변인 운동으로 추진해왔다. 이에 활동가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여성노동자를 위한 개인의 희생과 헌신, 복종이었으며 조직문화도 당연히 성과와 효율을 중요시 여기는 문화가 정착되게 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기존의 운동성과가 무력화 되고 있는 지금, 여 성노동자운동의 목표와 주체에 대한 재구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즉 여성노동자운동 의 목표가 법, 제도개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여성노동운동 목표가 어떻게 변화 또 는 확장되어야하는가? 또한 지금까지 운동 주체가 사업장 중심의 여성노동자와 노 동조합이었다면 대다수 여성노동자가 주변화 되어 있는 지금 운동 주체는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또한 이 들을 묶어세울 수 있는 조직적 틀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 을 찾을 때 우리 운동은 신자유 주의에 의해 무력화 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여성노동자의 삶의 질에 기여하며 우리 사회 변화 발전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에서 부천지부 토론내용 발표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2mac2
  • 31. 2)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국제적 흐름1) 원래 신자유주의의‘자유’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지만 이는 인권 개념 의 자유와는 하등 관계가 없는 개념이며 자본주의 경제와 관련된 경우에만 한정되는 개념이다. 즉 신자유주의의 자유는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자유에 한정되는 것이다. 지금의 신자유주의는 상위 계급이 자신의 권력을 회복하거나 형성하기 위해 추동 되고 있는 것으로 1970년대 경제침체 이후 성장이 둔화되면서 상위계급은 자신의 경제적, 정치적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즉 신자유주의 국가는 시 장메커니즘 강화를 위해 권위주의적으로 개입하여 사적 소유권을 강화하고 자유무 역을 제도화하며 법에 의한 통치를 명분으로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 른 한편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과 운영실패, 경쟁을 초월한 초국적기업의 독과 점, 시장자유와 상품화 등의 폐해를 막지 못해 사회정치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보다 극단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생산성 증대를 통한 자본의 축적(노동의 재생산에 의한 축적)이 아니라 불균등한 배분, 즉 탈취에 의한 축적이라고 데이비드 하비는 밝히고 있다. 이매뉴엘 윌러스틴(세계체제론의 저자)은 세계적 수준의 공황은 시작되었으며 장 기적 구조변동을 함께 봐야 한다며 20-50년 혼란 뒤 새질서2) 가 구축될 것으로 내 다보았다. 그러나 새롭게 들어설 체제는 다양한 투쟁의 결과이기 때문에 어떤 모습 일지 예상할 순 없다. 곧 들어설 새로운 체제는 자본주의가 아니겠지만, 극단화되고 위계화된 더 나쁜 것일 수도 있고, 비교적 민주적이고 평등한 더 좋은 것일 수도 있 다. 이 시대에 세계 수준으로 벌어지는 정치 투쟁의 핵심은 바로 어떤 체제를 선택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3 1) 데이비드하비‘신자유주의 간략한 역사’참조 2) 프레시안 10월 16일자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3mac2
  • 32.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주체의 대응 여부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나쁜 파시즘체제로 갈 수도 있 고 우리가 희망하는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로 갈 수도 있어서 주체 대응력의 심각 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신자유주의 국내적 흐름 고병권3) 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이래 우리에게는 두 번의 정권 교체, 네 개의 정부가 있었던 게 아니라, 교체 되지 않는 하나의 정권, 동일한 노선을 지닌 하나의 정부가 있었던 셈이며 따라서 문제는 지금 갓 태어난 이명박 정부의 성격이 아니라, 십여 년 전부터 계속 성장하고 강화되고 있는 하나의 정권, 하나의 정부가 가진 성 격을 해명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김동춘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1997년 이후 기업사회로 변환되어 기업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일상과 영혼을 규율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최종적으로 먹여살려준다는 명분에 기초해 기업의 사회적 지배 는‘시장 맨텔리티’를 갖도록 사회구성원을 일상적으로 재교육하여 정치권력의 지 배보다 훨씬 더 강하게 사람들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낸다. 기업에 의한 사회의 식 민화는 생산성, 효율성을 명분으로 하는 이데올로기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헌신에 기초하여 경쟁력이 없으면 부도덕하다는 낙인을 찍고 비정규직화, 해고 등 은 처벌이 아니라 기업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는 것이다. 특히 심화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현 정부는 부자들을 위한 감세와 토건경제로 경 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며 일자리 불안과 소득 감소, 복지 축소로 고통받고 있는 근로빈곤층을 또 다시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그 결과 이미 9월 이후 취업자 수는 1/3로 줄어들었으며 여성 일자리 또한 크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살율은 치솟고 사교육에 의한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며 비정규 3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3) 3/18 연구모임 워크샵 자료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4mac2
  • 33. 직 정리해고는 바로 눈앞에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 시기에 자칫 잘못하면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하에 모든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치가‘사치’한 가치로 취급되며 국가 권력의 통제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인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 변화의 기조 신자유주의는 이렇듯 사회구성원 모두를 극심한 경쟁과 이윤추구의 도구로 전락 하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다. 물질소비중심사회, 기업의 윤리가 전 면적으로 사회와 국가의 지배원리가 되어 사회구성원의 모든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자율적 자치적 인간으로 주인된 권리와 연대의 정신 을 회복하여 삶의 가치를 정립해야 하며 서로를 살리는 공동체 관계망을 재조직해 야할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여성노동자운동은 노동영역만이 아니라 삶의 현장으 로 확대하여 여성노동문제를 임금과 차별의 문제와 더불어 삶의 질의 기준을 묻고 개발과 성장 중심의 지배적 가치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질에 자신감을 가지고 실천 해나갈 수 있는 가치와 비젼마련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성노동자운동은 노동의 영역만이 아닌 삶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삶을 구성하는 전 영역에서 무엇이 진정한 삶의 가치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외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 장, 경쟁이 아닌 살림과 공존, 획일화가 아닌 차이와 다양성 존중, 개발과 성장이 아 닌 생태와 공동체, 일 중심에서 문화중심, 승자독식이 아니라 모심과 나눔의 가치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노동자 운동의 목표는 국가와 자본에 대한 투쟁과 더불어 국가와 자본 의 지배에서 벗어나 대안적 사회연대성, 관계망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재구성 되어 야 한다. 이는 자기 책임성 없이 국가와 자본의 시혜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국가와 자본의 영향력을 줄이는 위해 지금 여기서 삶의 방식을 재조직하고 관계를 재조직해나가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노동자운동의 주체는 자신의 처지를 자 각하고 삶의 가치를 고민하는 모든 여성으로 적극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5mac2
  • 34. 3.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추진 전략 구분해서 얘기하자면 대응운동은 국가와 자본의 지배에 대항하여 법, 제도 중심 의 투쟁을 전개하여 현실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운동이고 대안운동은 국가와 자본이 요구하는 표준화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삶의 가치를 확립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 를 모색하는 운동이 대안운동이다. 그러나 한국여노는 20년 평가 및 비젼 수립에서 대안가치 및 대안운동을 포함하는 비젼을 발표하였는데 대응운동과 대안운동을 분 리하지 않고 이를 통합하여 실천운동으로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안 운동영역은 적게 벌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 대안생활운동을 시도하고 시장경 제가 아닌 비시장경제, 대안경제공동체운동 등을 전개키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은 넓게 보면‘일하는 여성의 생명력으로 삶의 가 치를 창조하는 평등평화공동체’라는 여노의 비젼으로 수렴된다 하겠다. 그러므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은 대응운동과 대별되는 영역이 아니며 대안운동을 포괄하는 비젼에 근거하여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의 주체 형성의 문제이다. 여노 비젼에서는 일하는 여성 의 생명력 창조 에너를‘자연과 조화로우며 경쟁이 아닌 살림과 공존으로, 몸과 마 음과 영혼의 치유자, 창조와 변화를 만드는 노동하는 자’로 개념화 하고 있다. 그러 므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여성노동자 상은‘생명창조와 생명살림의 에너지로 충만 한 여성노동자 되기’이다. 이를 위해 2009년도에는 상근활동가, 회원이 함께하는 삶에 대한 성찰과 나눔의 문화 만들기 시도를 제안해보고 싶다. 둘째,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이미 여노 비젼에 서 의식의 전환을 통한 생활양식. 행동양식의 변화를 중요 과제로 설정하고 적게 벌 어도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며 재능과 물질을 나누는 생활운동 활성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나갈 것을 채택한 바 있다. 즉 나부터 삶의 가치와 의식을 전환하여 나눔의 생활운동 생활화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연대의 정신을 살려 협동과 자치 3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6mac2
  • 35. 의 사회경제운동 활성화 전략을 강구해 야 할 것이다. 셋째, 그간의 여성노동자회 활동방식 에 대한 성찰을 통해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나와 조직의 성장이 함께하는 새로운 조직문화 만들기를 2009년도 중점 사업으로 실천해나갈 것을 제안하 고 싶다. 구체적 내용으로‘사업을 프 로젝트 중심이 아닌 비젼 실현을 위한 과제 영역으로 통합적으로 사고하기, 활동가 직책과 명칭을 창의적으로 시도해보 기, 계몽적, 정보전달 중심의 캠페인을 여노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캠페인으로 변 화시키기, 회원이 대상화 되지 않도록 기획부터 실행까지 회원, 활동가가 함께 하 기, 상근활동가 간에 나이와 경력이 소통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기’ 등이다. 2008년도에 이미 여성노동자회는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의 씨앗을‘공동체 화폐 씨앗활동’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이 활동은 나눔 실천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통해 관계에 대한 소중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고 삶을 전반적으로 함께하는 조 직으로서 여성노동자회에 대한 신뢰와 회원으로서 자긍심이 높아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실업과 일자리 위기에 대한 공포가 우리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2009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더 큰 희망으로 나와 우리를 묶어낼 수 있어야 한다. 2009년도는 우리가 과연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한 확신과 희망으로 대안여성노동자운동을 실천하는 원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 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7 ▲ 대안여성노동자운동 워크샵 마창지부 토론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7mac2
  • 36. 2008년 1월 12일~13일 1박 2일 동안 한국여성노동자회 총회였다. 사업 평가 및 계획, 회계 보고 등을 진행하고, 스무 살이 된 한국여성노동자회 새 로운 비젼을 만든다고 한다.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모두 다른 우리가 토론에 토론을 거쳐 하나의 비젼을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비젼은“일하는 여성의 생명력으로 삶 의 가치를 창조하는 평등·평화공동체”이다. 맘에 든다. 비젼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고 공유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방향과 역할도 좀 더 뚜렷해진다. 뭔가 잘 될 것만 같 다. 그리고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5월의 어느날 안산여성노동자회 비젼과 실천과제 3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기획 같은 꿈을 꾸고, 함께 노력하는 지금 난 행복하다 이현선|안산여성노동자회 활동가 ▲ 대안노동워크샵에서 안산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 2008. 1. 1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8mac2
  • 37. 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이야기를 모아 본다. 많은 실천과제 중 조직과 활동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 화 만들기와 일을 하지만 가난한 언니 들과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대안여성 노동운동에 깃발을 꽂는다. 조직과 활동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 는 조직문화 만들기라.... 무엇이 있을까 고민 고민하다 조직내 소통, 활동가간 소 통이란 주제를 잡는다. 우선 조직내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체계적인 일처리의 필 요성이 대두되었다. 내용인 즉 간소화할 일은 최대한 간소화 통일화 하고, 토론이 필요한 일은 최대한 민주적으로 토론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조직과 활동가, 활동가 와 활동가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토론문화 만들기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운동으로 지역화폐‘덤’을 활성화하고 회원 간 관 계를 회복하고 함께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우리만의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 스무 살을 맞이해 한국여성노동자회 새로운 비젼을 만들자며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끝도 없는 토론을 하고 비젼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마음에 들지만 왠지 내 것 같은 느낌은 없었다. 그러나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조금은 가까워 진 듯하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비젼을 만들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계가 살아나고 함께 꿈 꿀 수 있었 다. 꿈이 꿈으로 머물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묶어 본다. 그 리고 우리 모두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3 9 ▲ 대안노동워크샵 안산지부 토론장 2008. 11.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39mac2
  • 38. 1. 세계 금융 위기의 본질은 무엇일까? 식량 위기, 석유 위기와 더불어 금융 위기가 온 지구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서 2007년부터 한계에 이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 사태가 대출 은행을 위기로 몰아넣더니 2007년 패니메이, 프레디맥, 2008년 리먼 브러더 스, 메릴린치, 워싱턴뮤추얼 등이 잇따라 파산했다. 월가가 공황 상태에 빠진다. 주 식 및 펀드가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친다. 여태껏 미국에서만 파산한 은행이 십 여 곳, 향후 수많은 줄도산이 예견된다. 각종 은행들이 채권을 매개로 각종 파생상 품을 만들어‘돈이 돈을 낳는’연금술사 같은 행위를 마구잡이로 하더니 결국은‘돈 이 돌지 않아’덜커덕 덫에 걸리고 말았다. 마침내 올 것이 왔다. 이들 투기성 내지 거품성 금융 거래에 투자한 세계 각국 자본들도 당황한다. 미 연방정부는 그 이전까 지만 해도 늘‘노래를 부르던’시장만능주의 논리를 스스로 깨며 7천억 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구제금융으로 자기기만적 시장 개입을 한다. 유럽에서도 무려 1조 7700억 달러의 구제 금융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현재의 세계 금융 위기와 그에 이른 실물 경제 위기, 고용 위기 등 전반적 사태는 불확실성 덩어리다. 그런데 여기서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이란 무엇인가? 이는 신용 등급이 낮은 이 들을 상대로 고금리의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집을 담보로 집 시세의 100% 수준으 로 대출한다. 미국에서는‘압류 주택 버스 투어’까지 성행할 정도였다. 이때 돈을 4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금융위기,한국경제, 그리고 삶의희망 강수돌 고려대 교수, 조치원 신안1리 이장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0mac2
  • 39. 빌리는 자와 돈을 빌려주는 자는 어떻게 이익을 얻는가? 빌린 자는 집을 담보로 돈 을 빌려 집에 투자(투기)를 한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집을 되판다. 빌린 돈을 갚 고도 시세차익이 생긴다. 빌려주는 기관은 고객에게서 높은 금리를 챙기고 고수익 채권도 팔아 돈을 번다. 얼핏 보면 되는 장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같다. 마술 같은 일이다. 돈이 없어도 은행에서 빌려서 집만 사면 돈이 쏟아진다. 은행도 벌고 나도 벌고 나한데 집을 산 자도 시간이 지나면 돈을 번다. 그러나 곰곰 따져 보자. 여기서 이 게임이 잘 작동하기 위한 전제는 무엇인가? 두 가지다. 하나는 집값이 부단히 올라야 한다. 그래야 시세차익이 생긴다. 둘째는 새로 집을 사려는 자가 부단히 나와야 한다. 그래야 먼저 산 자가 차익을 남기고 은 행에서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 나중에 산 자는 비록 고금리 대출로 비싼 집을 샀지 만 또 다른 뒷사람에게 더 고가에 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 두 가 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 게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이렇게‘부단히’집 값도 오르고‘부단히’집을 살 사람이 나올까? 물론, 아니다. 따라서 결과는‘부동 산 거품’의 붕괴다. 그래서‘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사태가 생기고, 뒤이어 투자은 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한다. 돌고 돌아야 할 돈이 못 돌 때, 이 거대한 세계적 투기 게임도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 중 하나다. 2. 한국 경제는 안전한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면 주가가 3000까지 올라간다.”“경제를 살리겠다.” 투표자의 50% 이상이 찍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1500 이상이던 주가가 두 배로 뛰기는커녕 30%가 빠졌다. 정부가 큰소리도 치고 미국 달러랑 300억 불 스와 프 계약을 했다고 자랑을 하는데도 원화를 믿지 않고 팔아 치운다. 환율이 치솟는 다. 외국 투자가들은 주식을 팔고 달러를 챙겨 달아난다. 수십조가 넘는다 한다. 과 연‘돈 놓고 돈 먹는’세상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시장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소 리치니 시장 아줌마들이 박수 치며 뽑아 주었다고 한다. 2008년 12월 초,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에 들러 아줌마를 찾았다.“하루에 얼마를 버시느냐?”고 묻자“2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1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1mac2
  • 40. 원 번다.”며“먹고살기 힘들다.”했다 한다. 서로 눈물을 흘린다. 아줌마의 눈물과 대통령의 눈물이 뒤섞인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진정으로 서민경제, 풀뿌리경제를 위한 정책이 나올 것인가? 아니다. 바로 여기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대통령의 눈물과 아줌마의 눈물이 다르 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한반도 대운하와 자동차 수출과 수도권 규제 완화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서민 경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가진 자의 경제, 돈벌 이 경제다. 대통령의 눈물은 반쪽은 연민과 동정의 눈물이다. 그러나 반쪽은 (2%의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도)“왜 이리 마음대로 안 되지?”하는 개탄과 분노의 눈물이다. 부자가 잘 되면 그 부가 흘러넘쳐 아래로 흐른다는‘트리클다운’효과가 먹혀들어야 하는데 도무지 말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은 그 역인‘사이펀’효과 가 작동한다. 아래쪽의 부가 위로 빨려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줌마의 눈물은 반쪽은 (‘사이펀 효과’가 작동하는 현실 아래) 한 맺힌 인생살이에 대한 눈물이고, 반쪽은 (“내가 어리석게도 이런 자를 대통령이라고 뽑았다니”하는) 원망과 한탄의 눈물이다. 같이 눈물은 흘리지만 그 눈물의 메시지는 이렇게 다른 성격을 지닌다. 동병상련이 아니라 동상이몽인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대통령이나 그 주변집단이 기도를 열심히 하고‘마음만 옹골차게 먹으면’될까? 또 몇 가지 서민을 위한 정책 을 추가적으로 덧붙이기만 하면 될까? 미안하지만,‘아니올시다’이다. 사태의 본질 은 좀 더 심층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선진국’따라잡기를 한답시고 정보화와 첨단 기술이 가진 마술의 힘을 믿었다. 생산성이 증가하고 고용은 줄었다. 자본끼리 죽기 아니면 살기 경쟁을 한 결과,‘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가 왔다. 일자리는 늘지 않고 느는 것은 비정규직 과 실업자뿐이다. 일을 해도 궁핍한‘노동 빈민’이 는다. 노동자들에게는 실업의 위 협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다주는 대신 자본은 역설적이게도 갈수록 이윤율 (수익성)이 떨어지고 파산의 위협이 커진다. 그 잘난‘윈윈’이 아니라‘공멸’이다. 제조업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1000원어치 팔아 100원 가까이 순이익을 올렸다면 지금은 1000원 어치 팔아 30원 남기기 어렵다고 한다. 상품 생산과 투자를 아무리 4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2mac2
  • 41. 열심히 해봐야 이익을 많이 못 남기니 위기가 온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자본이 새로운 눈을 돌린 곳이 증권, 주식, 금융, 건설이다. 갈수록 금융 자본이 비대해진 다. 한국에서 2009년부터‘금산 분리’를 없애는‘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통법)’을 시행하려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 즉 산업 자본에서의 이윤율 위기 가 깔려 있다. 그런데 금융산업이 흡수하고 관리하는 자본 규모는 실물 경제가 가치를 부가하는 자본의 규모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크다. 굳이 비율로 말하자면 95:5 정 도다. 실제로 현재에도 세계금융시장엔 약 2조 달러의 돈이 매일 돌아다니는데, 실 물 경제, 즉 무역이나 대금결제를 위해 쓰이는 돈은 불과 5%도 안 된다고 한다. 또 활성화된 금융시장의 총액은 160조 달러인데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을 합한 것의 3-4배나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금융시장의 자본 가치란 순전히 허구적인 것 이라는 데 있다. 앞서도 살핀 바, 이러한 가치란 결국 빚(부채)에 근거하거나 앞날이 잘 될 것(집값이나 주식, 증권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한다. 주식 시세는 자본과 그 자본이 앞으로 내게 될 부가가치로 부풀어 오른다. 각 가정은 (수 십조에 이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에 투자한) 은행으로부터 다른 것보다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권유가 아니라 아 예 졸라댄다. 이런 식으로 주식 시장은 급속 성장하고 사람들은 허구적인 증권 자산 이 증가하면서 한편으로 허구적인 가치 증식에 희열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파트를 사서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기대를 품고서) 비우 량주택 담보 대출 같은 은행 빚을 더 많이 얻는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부채의 규모가 증가한다. 이런 것을 두고 대개는 그럴 듯하게“신용 사회”,“금융 경제”, “유동성 경제”가 되었다고 하지만 실은 그 뒤엔 거품과 탐욕, 투기와 위험, 불안과 두려움이 깔려 있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드높인다는 의미에서의 실질 적 부가가치보다는 무한한 탐욕의 충족을 기대하는 허구적 부가가치를 매개로 한 엉터리 경제 게임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에 높은 성장률을 달성해서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자랑스럽게 내세울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3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3mac2
  • 42. 수 있지만 실은 이런 95%의 경제는 근본적으로 부채(빚)와 거품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심히 불안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차라리 언제 터지는지, 언제 꺼질지라도 안다면 다행이다.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실물경제는 투 기성 금융경제에 좌지우지되고 주객이 전도되었다. 이제 한계에 이르면 거품이 꺼 진다. 제 아무리 케인즈 식 제도를 도입하고 투기 자본에 규제를 가한다고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메가톤급 시한폭탄이 터지는데 이 무슨 소용인가. 은행은 줄 도산한 다. 전 세계적 신용체계는 붕괴 위험에 바지고 실물경제는 극심한 불황을 맞아 10 년이고 20년이고 오래 간다. 공장은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줄인다. 노동자는 실업자 로 내몰리거나 비정규직으로 격하된다.“한 평생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했으 니 나만큼은 살려 주겠지.”하는 것도 결국은 짝사랑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일방적 인 이혼 선언을 당하는 것이다. 호소할 곳도 없다. 아무도 우리 편이 되어 주지 않는 다. 낙엽은 뒹굴고 찬바람이 얼굴만 때린다. 이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 3. 삶의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정녕‘삶의 희망’은 없는가? 아니다, 있다. 잘 생각해보라. 어른들이 시 골에서 단순 소박하게 살 때를. 우리가 들녘에서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놀고 해맑은 웃음으로 자라던 때를. 화려하지 못한 집에, 화려하지 못한 옷에, 소박한 된장찌개 하나 놓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울고 웃던 때를. 부모님이 멋있는 옷을 입지 못하고 똥 장군을 지고 들에 나가고 햇볕에 얼굴이 그을려‘촌놈’같이 보이던 때를. 우리가 애써서 감추려고 했던 그 어려웠던 시절, 바로 그때를 기억해보라.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무권리로 고통 받던 청년 전태일이 자기 임금을 쪼개어 시다로 일하던 어린 여성 노동자들에게 빵 한 쪼가리 사주며 서로 웃던 그 가혹한 시절을. 동일방직 여 성노동자들이 무식한 구사대 폭력 앞에 옷을 벗은 채 똥물을 뒤집어쓰면서도 서로 부둥켜안고 투쟁하던 시절을 …. 그 소박하지만 우애롭던 삶 속에, 그 힘겨운 삶의 투쟁 속에 희망이 있다. 어쩌면 오늘의 고통과 몰락은 우리가 그러한 가난하지만 사 랑이 넘치던, 힘들지만 투쟁하던 그런 시절을 애써 감추거나 잊어버리려 한 데서 출 4 4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4mac2
  • 43. 발했는지 모른다. 1960년대 초에 1인당 국민소득 80불이 2007년 말에 무려 2만 불로 되었다. 자그 마치 250배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250배 행복한가? 아니 10배 양보 해서 25배라도 더 행복한가?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감만 25배 는 것은 아닌가. 그 렇다면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의 뜻은 무엇인가? 대학 등록금이 1년에 1천만 원이 고, 아이들 과외비가 한 달에 1백만 원이고 한 달 휴대전화비 예사로 5만-10만원이 고 자동차 몰고 다니는 비용이 한 달에 1백만 원 드는 것,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1인 당 국민소득 2만 불이라 해봐야 결국‘헛것’아닌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 이나 아이들과 사심 없는 대화를 나누고 하루에 몇 시간이나 삶을 살찌게 하는 책을 읽으며 친구들과 차 한 잔 하며 그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시간이나 현실의 척박함을 토론하고 내일의 희망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서로 의 견과 느낌을 나누는가? 과연 우리는 하루에 몇 분이나 공원을 산책하며 내 삶이 어 떤 방향으로 가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성찰을 하는가. 과연 우리는 한 달 에 몇 번이나 전태일이 빵을 나누듯 어려운 이웃들에게 마음의 선물을 주는가? 혹시라도 우리는 내 자식이 공부 열심히 해서 내가 일하는 회사의 사장이나 간부 처럼 되어 내 한을 풀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내 자식이 내가 못다 이룬 꿈, 가령 의사나 판검사가 되어 떵떵거리고 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혹시 라도 우리는 내가 산 집이나 땅이 일 년에 몇 억씩 올라서 신세 펴지기를 바라는 것 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내가 산 주식이나 펀드가 몇 배로 돈을 불려주길 기대 하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우리 부모들이 한평생 땅을 파며 농사짓고도 고생만 하는 모습을 보며 절대로 농사짓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굳힌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자동차 많이 팔고 휴대폰 많이 팔아 국민들이 부자가 되 면 식량 정도야 외국에서 값싸게 사먹으면 된다고 생각한 건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 는 굳이 집에서 오순도순 모여서 밥을 해먹기보다는 화려하게 외식하는 것이 세련 되고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혹시라도 우리는 현재의 위기가 한 2-3년 만 고생하면 또다시 황금 같은 나날이 계속될 거라 착각하는 건 아닌가.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5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5mac2
  • 44. 바로 이런 성찰을 얼마나 하는가에 따라, 또 우리가 애써 망각하고자 억눌렀던 가 난에 대한 기억을 얼마나 되살리는가에 따라. 그리하여 스스로 흘린 땀에 기초하면 서도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그런 관계(사람, 마을, 이웃, 지역, 공동체)를 얼마나 회 복하는가에 따라 풀뿌리 삶의 희망은 열릴 수도 있고 꺼질 수도 있다. 과연 내 인생 에 대한 책임을 누가 대신 져줄 수 있을까? 삶의 희망은 자본과 권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함께 만드는’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할 일은, 우리가 진정 으로 바라는 미래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갈지 서로 느낌과 생각을 나누기 시작 하고 더불어 실천에 나서는 일이다. 4 6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강수돌(姜守乭) : 아침마다 부춧돌형 잿간에 똥을 누고“똥아, 잘 나와서 고마워.”라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하 는 대학 교수이다. 3명의 아이들에게 밥상에서“밥이 똥이고 똥이 밥이다”를 강조한다. 노동-교육-경제-생 명을 서로 연결된 고리 속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하며 산다. 돈의 학문 대신 삶의 학문을 추구하고, 죽 은 이론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실천을 추구한다. 2005년 5월부터는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을 하며 주 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 초중등 아이들을 위한‘글쓰기 교실’ 을 뜻있는 분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돈의 경영이 아니라 삶의 경영을 연구하 고 가르치고 있다. ※ 저서/역서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생각의나무, 2008. 『일중독 벗어나기』, 메이데이, 2007. 『광고 이야기』,(역서) 초록개구리, 2006.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봄나무, 2005. 『나부터 교육혁명』, 그린비, 2003. 『노사관계와 삶의 질』, 한울, 2002. 『노동의 희망: 생동하는 연대를 위한 여덟 가지 아이디어』, 이후, 2001. 『작은 풍요: 삶의 자율성 회복을 통한 기업과 사회의 재구성』, 이후, 1999. 『세계화의 덫』,(역서) 영림카디널, 1997. 『경영과 노동: 사회생태적 경영을 위한 밑그림』, 한울, 1997.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6mac2
  • 45. 많이 벌어 많이 나누고 싶 은 게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 겠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은 우리기에 적게 벌어도 같이 나누고 서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 기로 한다. 대구에서 7월 26일 드디어 희망 품앗이 장터를 통해 닻을 올리게 되었다. 교육을 통해 새로운 가능 성을 알게 된 회원들의 호기심으로 열린 첫날 장터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희망 품앗이가 일반 물품교환의 벼룩시장과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시작 전에 교육을 통 해 대안 경제 활동으로써의 가치를 높여내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며 교육이후 각 구 역별로 모임을 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받고 싶은 품과 줄 수 있는 품이 무엇인 지를 서로 공유하여 그날로 짝짓기를 통해 교환이 이뤄지기도 했다. 첫날 장터를 한 후 만찬을 하면서 그날 장터에 대한 평가를 했다. “재미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7 희망의불씨를만들어가는 대구희망품앗이 이태숙|대구 희망품앗이 씨앗지기 ▲ 대구 품앗이 장터 2008. 9. 27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7mac2
  • 46. “정신 없어요” “통장으로 거래를 하는 게 힘들어요.”가 대표적 인 이야기였으며 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도 고민 중에 하나였으나 가격에 대해서는 원가를 현금으로 하고 들어간 품 은 씨앗으로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통장거래에 대 해서는 서로 도와가며 급 하게 번개시장처럼 하지 말고 정신차리고 천천히 거래를 하면서 통장정리를 하기로 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열리던 장터는 5회째 장터가 11월 29일에 열렸으며 물품거래 전에 가져온 물품에 대한 소개를 하고 좀 더 경쟁력이 있는 물품에 있어서 는 경매를 하거나 아니면 물품 주인의 요구에 따라 씨앗을 올리기보다는 가위바위 보로 결정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즉석에서 동원되기도 하면서 장터는 안정되어 가고 있다. 특히 가을이 지나고 보니 가을걷이로 수확한 농산물들이 장터를 더욱 생기 있게 하였으며 이런 거래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높여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장터에서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들은 처음엔 헌옷들이었으나 점차 밑반찬, 저장식품, 농산물 그리고 다양한 품으로 바뀌고 있었으며 점차 집에서 사용하지 않 는 것 보다는 자신의 품을 상품으로 내놓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 한 회원은 품을 낼 것을 고민하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어깨, 팔다리 통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라 안마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마를 품으로 내놓아 장터 한켠에서는 안마 를 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천연화장품 배우기, 비즈공예 배우기 등을 시도하였 4 8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희망품앗이 장터 2008. 7. 26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8mac2
  • 47. 으며 컴퓨터를 잘 못하는 회원들에게 컴퓨터 배우기를 매주 1회씩 실시한 결과 파 리 날릴 줄 알았던 카페가 46명의 회원 가입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었다. 구역모임의 활성화 장터를 시작한 처음부터 달서구, 서구 ,동구, 북구, 중남구로 나누어 조별 작업을 하면서 여성노동자회 전체 회원과 새로 희망품앗이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들을 아우 르기 위해서는 구역별로 편재를 하여 구역활성화를 통해 지역운동으로 자리매김하 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구역지기를 선출하였다. 구역지기 활동의 재미를 만 들어 주기위해 매월 회원들이 500씨앗씩을 구역지기에게 주기로 하였다. 이후 구 역의 회원들을 넓혀내서 구역장터를 열 수 있도록 만들어 가기위해 뽑힌 구역지기 들의 열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하나의 실천 활동으로 씨앗장터 이후 만찬 을 하면서 평가를 하게 되는 데 만찬을 각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준비하는 것도 구역 조직의 일이었으며 수성구에 이어 달서구에서 각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준비한 전, 잡채, 고구마 등 다양한 음식들로 만찬이 풍성해졌다. 만찬이후 평가를 통해 당일 장터에 대한 부족한 점과 좋은 점 그리고 이후 장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씨앗장터의 내용을 채워가고 있다. 월1회 구 역지기회의를 통해 희망품앗이의 현안과 더불어 다음 장터에 대한 준비 그리고 회 원을 어떻게 조직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한다. 그래서 가능하 면 장터 전에 구역회원간의 모임을 한차례 한 후 장터에 오기로 했다. 품앗이 회지 3회 발간 여성노동자회 안에서 일이 늘 벅찬 상태에서 씨앗회지까지 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현재는 빈곤탈출을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에 힘을 쏟고 있지 만 저임금이고 고용이 불안정한 취약한 일자리에 매달려 사는 우리 회원들에게 희 망품앗이운동이 갖는 중요성을 알려내기 위해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작은 소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4 9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49mac2
  • 48. 식지를 내고 난 이후 평가를 했을 때 예상보다 반응이 좋 았다. 일하는 고객가정에 회 지를 가져가서 여성노동자회 에 대한 활동을 소개해서 희 망 품앗이에 대해 높은 관심 을 보였으며 회원 스스로도 여성노동자회 회원으로써 자 긍심을 갖게 되었다는 아줌 마 회원들 속에서 3명의 편 집위원을 꾸려서 그들 스스 로 회지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여성노동자회 들어오니까 컴퓨터도 배우고 회지 편집위원까지도 해보게 되었다는 회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숨어있던 능력들을 개 발해내는 색다른 재미가 회원들에게 활기를 주고 있음을 느끼게 하였다. 앞으로의 과제 5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96명의 회원이 가입되었으며 카페에는 46명이 가입되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으며 희망 품앗이 활동의 필요성이 회원들의 입을 통해 알려 져서 같은 동네 친구들이 회원으로 가입 하는 것을 통해 조직적 성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역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구역으로 편재한 회원들의 활동 이 활발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재미와 의미를 더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조직화 사례 와 대안운동의 가치를 어떻게 회원들 안에 녹여 낼 것인지가 주요과제라 할 수 있겠 다. 또한 지역 네트워크를 확대하여 거래의 영역을 확대, 다양화시켜냄으로써 양과 질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문제 또한 주요과제라 할 수 있기에 2009 년도에는 이런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 숨어있는 능력이 많은 우리 아줌마회원과 함께 열심히 발로 뛸 것이다. 5 0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 대안경제교육 2008. 7. 26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0mac2
  • 49. 올해는 직장내 성희롱을 법으로 금지 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성희롱 금지 법제화 10년을 맞아 민우회, 성폭력상담 소와 함께“직장내 성희롱 법제화 10년, 가야할 길을 묻다”라는 토론회를 릴레이 로 진행했다. 정부의 고용과 여성정책은 바야흐로 양성평등, 주류화를 기조로 한 일가정양립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지금, 다시 성희롱 문제의 가야할 길을 묻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자문을 해 본다. 상담실에서 포착하는 일하는 여성 들의 현장은 양성평등이나 주류화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올해 10월까지 평등의전화에서 상담 한 총 813건의 싱담 중 12%가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었다. 성희롱 이외 임신출 산을 이유로 한 해고, 불이익 상담을 제 외하면 임금, 교육, 승진, 퇴직 등 경력 상에 문제가 되는 성차별 상담은 극소수 에 불과해, 성차별 내용 안에서도 심히 불균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나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문제제기가 쉽지 않고 피해자가 설사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가해자의 권고사직 등과 같이‘확 실한 해결’을 얻어내지 못하는 한 피해 여성의 노동권 확보는 어렵게 된다. 게 다가 그 여성이 계약직, 용역직, 특수고 용직과 같이 불안정한 고용상태일 경우, 성희롱 피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곧바로 고용과 직결된 불이익으로 연결되고 만 다. 올해 7월쯤 CCTV관제센터에서 모니 터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두명의 여성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1 평등의 전화 성희롱 문제제기를 이유로 재계약 거부 ‘성희롱 문제로 인하여 채용하기 부적합하다’ 소목|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1mac2
  • 50. 이 내방 상담을 했다. 두 분 모두 2년 정 도 모니터요원으로 일하면서 용역회사 가 바뀔 때마다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고 용승계 되었는데, 얼마 전 새로 용역회 사가 바뀌면서 두 사람만 재계약거부 통 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지방노동위 원회에 새 용역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으나,‘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해고로 볼 수 없다’는 답을 듣고서 내방을 하게 되었다. 두 내담자 가 용역회사와 부당해고를 다투면서 알 게 된 사실은 재계약거부의 이유가 바로 이 두 사람이 이전 센터장의 성추행에 대한 문제제기(형사고소)자 였기 때문이 라는 것이다. 이전 센터장은 모니터 요 원 여러 명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으며 조장이었던 내담자들이 업무보고를 통 해 상부기관에 피해사실을 알렸고 우여 곡절 끝에 가해자를 형사고소하면서 결 국 가해자가 파면되었다. 내담자 중 한명은 성희롱 문제제기 뿐 아니라 45세라는 연령제한을 이유로 재 계약이 거부되었다. 용역업체는 관제센 터의 청소직, 모니터요원의 용역계약 발 주체인 구청이 작성한 과업지시서의 내 용을 근거로‘내담자 B가 나이가 만 47 세이기 때문에 용역계약 과업을 수행해 가 위해서는 부득이 내담자 B를 채용할 수 없다’고 했다. 모니터요원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상사는 가해자를 포함해 공무원 신분의 경찰이며, 모니터요원들은 청소 직을 포함해 용역회사 소속의 계약직 신 분이며 용역발주처는 구청(원청)이다. 업 무내용을 관할하고 보고하는 상부기관은 소속 경찰서로 고용관계와 업무지휘관계 가 이원화 돼있는 구조이다. 이 사건은 이러한 고용구조하에서 상사에 의한 성 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문제제기했다 는 이유로 다음해 재계약시 계약대상자 에서 제외된‘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불 이익’사례이며, 이러한 불이익은 용역 계약직 신분의 피해자에게 가장 치명적 인‘(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불이익’ 형태라고 본다. 이 상담의 경우 피해자들 이 간접고용의 노동자인 관계로 용역회 사가 불이익조치(재계약대상에서 제외) 를 직접 내린 것이 아니고, 또한 원청인 구청이 아닌 관제센터의 센터장이 용역 회사에 압력을 넣어 이루어진 것이다. 5 2 한 국 여 성 노 동 자 회 평등의 전화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2mac2
  • 51. 상담실에서는 자문위원과 논의한 결 과 예상되는 지방노동위원회 기각 결정 에 대해, 중노위로 재심신청을 할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국가인권위 원회에 진정을 통해 구청으로 하여금 시 정(예. 재고용 등)하도록 하는 방법을 선 택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선택한 이 유는 1) 용역발주 주체, 원청인 구청이라 는 국가기관이란 점. 2) 성희롱문제제기 를 이유로 한 해고를 성차별로 구성할 수 있겠다는 판단. 3) 내담자 B의 경우, 구청의 발주문서에 만 45세 이하라는 나이제한을 명기한 점이 연령차별에 해 당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해고의 문제로 지방노동위원회로 갈 경우, 이 해고(고용승계 혹은 재계약 거 부) 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적 조치임을 입증하는 문제가 있고, 또한 부당해고 문제를 제기할 대상인 사용주 를 누구로 볼 것인가가 쟁점이 될 것이 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를 하 고는 있으나 진정 접수 이전의 상담 시, 인권위 담당자는 이 사건이 성희롱 피해 가 아닌 성희롱 문제제기로 인한 해고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권위의 진정대상이 될 수 있는지 확언할 수 없다는 말을 들 었다. 이에 상담실에서는 내담자가 당면 한 문제는 재계약거부 혹은 사실상의 해 고이지만 이는 성희롱 피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성희롱 피해와 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인해 결국은 해고된 것으로 중요 한 성차별 사안이라고 주장하였다. 앞으로 인권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이 사건을 보면서 불안정 고용상태에서 일하는 여성이 당하는 성 희롱은 이 바닥에서 감내해야 할 근로조 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일 하 는 여 성 7 7 호 _ 1 2 월 5 3 평등의 전화 올해 10월까지 평등의전화에서 상담한 총 813건의 싱담 중 12%가 직장내 성희롱 상담이었다. 성희롱 이외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 불이익 상담을 제외하면 임금, 교육, 승진, 퇴직 등 경력상에 문제가 되는 성차별 상담은 극소수에 불과해, 성차별 내용 안에서도 심히 불균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여77호_내지102p2008.12.2310:47페이지53mac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