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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BONG 2015
VOL.53 AUTUMN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 알바별곡: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20대다섯명과의잡담회
- 사장별곡:대한민국김사장,박사장,이사장의이야기
-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생의현실돌아보기
-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국립대학 기성회비의맥락과대학재정뜯어보기
- 나는남자다.그리고,페미니스트다.
용봉
1
YONGBONG 2015VOL.53 AUTUMN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알바별곡: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20대다섯명과의잡담회
-사장별곡:대한민국이사장,박사장,김사장의이야기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생의현실돌아보기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국립대학기성회비의맥락과대학재정뜯어보기
-나는남자다.그리고,페미니스트다.
용봉 교지를 주의깊게 읽은 당신,
용봉 가을 53호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독자모임에 초대합니다.
전남대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교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독자모임에 참여하시면,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일시>2015.9.30(수) 오후 6시
장소>용봉편집위원회(제1학생회관 309호)
문의>010-9081-0998
페이스북(facebook.com/ybpress) 티스토리(ybpress.tistory.com/ybpress) 트위터(@Ybpress)
용봉Autumn53호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독자모임
용봉
2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용봉
3
용봉
4
04	 목차
05	 발간사
사회
08	 알바별곡
14	 상대자영업실태조사인포그래픽
16	 사장별곡
22	 최저임금뜯어보기
28	 청년이란틀을깨자:청년실업률역대최고시대,'일자리문제'를다시생각하다
34	 5.18기념재단5월정신을내려놓다
학내
42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48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의현실을돌아보다
55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
64	 [화보]와라!전대동물친구들!
페미니즘
70	 나는남자다.그리고,나는페미니스트다.
78	 그들은왜무지개깃발을들었나
문화
90	 누가마돈나를죽였나:영화<마돈나>비평
96	 이갈리아의아들들:책<이갈리아의딸들>서평
101	 독차참여퀴즈
102	 제6회공백공모전수상작
106	 편집후기
편집장	 서단비 사회학과
편집위원	 허지선 분자생명공학전공 정대성 행정학과
서재석 행정학과 이혜연 영어영문학과
	 김.동영 영어영문학과
수습위원	 이정환 인류학과 전수련 철학과
	 윤소영 철학과 조승래 철학과
지도교수	 윤성석 정치외교학과
발행인	 서단비 사회학과
발행처	 전남대학교 용봉편집위원회
주소	 전남대학교1학생회관309호
전화번호	 062-530-0593
디자인	 용봉 디자인팀 <어깨결림>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YONGBONG2015 VOL.53AUTUMN
싸운다.많은사람들이.거리에서,학교에서,병원에서,공장에서,광고탑위에서.굳
이 편한 집을 두고 나와서, 머리띠를 두르고, 조끼를 입고, 찬바람을 맞으며, 피켓을
들고 딱딱한 바닥 위에서 싸운다. 그런데 지금 말하려 하는 싸움은 그런 싸움이 아니
다.
싸움으로 얻을 것도 없는 사람들이 싸우는, 그런 싸움이다. 왜 둘이 싸워야 하는지,
이유도분명치않은싸움이다.둘은얻을것없는데,누군가는그싸움으로얻을것이
있는, 그런 싸움이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와 알바, 기성세대
와청년세대의싸움이그렇다.
정규직 노동자가 쉽게 짤리지 않아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쉽게 짤린다고 한다. 자영
업자가 악덕해서 청년알바의 삶이 힘들다고 한다. 자영업자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최
저임금을 올리면 안된다고 한다. 기성세대의 정년이 늦고 나이가 많아 질 수록 임금
을깎지않아서청년세대의일자리가생기지않는다고한다.
이제그냥나는,웃어버리고싶다.최저임금의영향을받는대기업하청저임금노동
자들의 수, 99%에 육박하는 연간 자영업 개업률 대비 폐업률, OECD 최고 수준의 노
동시간, 최하 수준의 근속년수, 평균임금,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
지는구조,10%도되지않는노동조합조직률,기업의수익률대비굉장히낮은고용
창출율, 세대 간 조정이 고용률에 끼치는 아주 미미한 영향, , , , , ,,,,,, 각종 통계수치
들이그저무력하게도,오늘도여전히세상에서 저'둘'들의싸움은너무나중요한싸
움이다.
글쎄, 저 '둘'들의 싸움으로, 그 싸움이 세상에서 다뤄지는 '중요함'의 무게로, 웃는
사람들은따로있겠지.그런데그들은,누구인가?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편집장 서단비
발
간
사
용봉
5
사회
-알바별곡
-사장별곡
-최저임금 뜯어보기
-청년이라는틀을깨자
-5.18기념재단,오월정신을내려놓다.
용봉
6
용봉
7
용봉
8
우리는대학을다니며한번쯤
은아르바이트를한다.과거대학
생들은용돈을보충하거나유흥비
를위해아르바이트를했다고한
다.머나먼이야기다.97년,이름
만들어도무시무시한‘IMF 구제
금융위기’가한국사회를휩쓸
면서대학생이될자식에게안정
적인생활비를줄수있는‘중산
층부모’들은대거사라졌다.
성
적표에쌍권총몇개쯤있어도‘
대학만나오면’거뜬히취업가
능한시절도이미지나갔다. 지금
의대학생들은역대최악의실업
난으로대학졸업이후의미래도
매우어두운, 말그대로‘희한한
시대’를살아가고있다.희한한
시대에서아르바이트노동을하며
살아가고있는사람들의이야기
를들어보자.
학영(전남대 철학과)
무빈(전남대 철학과)
하성(조선대 불어불문학과)
정원(목포대 국어국문학과)
혜연(용봉편집위원회)
진행: 동영(용봉편집위원회)
용봉편집위원회(ybpress@hanmail.net)
알바별곡지금도,미래도안보이는불안한시대에
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
이십대다섯명과함께한잡담회
용봉
9
알바를 많이 했다. 식당에서도 하고 야간에 술
집에서 6-7개월 정도 일했다. 한 달에 한 100
만원남짓받으면서.그땐세달동안한번도안
쉬고월100만원정도받았었다.
정원 편의점으로 시작했다. 방학엔 에슐리 아
르바이트, 휴학했을 땐 공장에 들어갔는데 너
무적응이안되서하루만에그만뒀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 중에 기억나는 경
험이있다면?
하성일이 끝나고 현금을 딱 받았을 때, 그리
고 빚을 갚았을 때 가장 행복했다. 약간 화
났던 경험은 편의점에서 일할때 밤에 끝나
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런데 교대하는 분
이 일이 생겨서 한 시간 넘게 일을 더 했다.
사장님이 오시더니 버스 끊겼는데 택시비도
안주고 그냥 가라고 하시더라. 집에 걸어오
면서 열이 좀 많이 받았다.
학영 골목에 있는 작은 맥주바에서 알바를 했
을 때 겨울철에 장사가 잘 안됐다. 내 일급보다
매출이 안 나오는 날이었다. 사장님이 와서 “
학영아 너는 주말에만 알바 하는데 그 돈 받
아서 생활이 되냐”하면서 시급을 조금 더 주
더라.장사도안되는데참감사한경험이었다.
2011년에 피시방에서는 그 당시 최저시급도
안 되는 3500원을 받았다 하루는 내가 피곤해
하는데 사장이란 사람이 “너는 12시간 일하
고12시간쉬는데왜피곤하냐?”는식으로말
"점점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예
전에는 부모님이 번 돈으로 충당할 수 있었는데이젠 대학생까지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점점 양극화도 심해지고. 건물이 없는 사람들,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학생이더라도 노동을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갖춘 사람들은 굳이
그런 힘들게 안살아도 대학 편하게 다니고."
왜아르바이트를하게되었나
하성 아는 사람에게 200~300만 원 정도 사
기를당했다.일을할수밖에없었다.번돈은
빚갚는데다썼다.
학영 월세를 내려고 알바를 시작했다. 그런데
월세랑생활비를같이버니까몸이너무힘들
어서지금은부모님에게월세를지원받고생
활비랑용돈을벌려고일을한다.
정원그냥호기심에시작했다..외향적인성격
이다보니사람도많이만나고학교다니면서
재밌는일도겪어보고싶었다.
무빈 부모님이 “대학에 오게 되면 독립해서
모든 것을 너가 벌어야 될 것 같다.”라고 말
씀하셨다. 그래서 거의 모든 걸 내가 부담하
고 있다. 등록금 170만원, 생활비 30만원, 월
세 20만원이면 거의 한 달에 100만원은 벌어
야 한다.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다.
노가다를하면하루에한9만원정도받는데
열심히 하니까 겨우 살 수 있긴 하더라. 요즘
엔조금씩지원을받을수있도록부모님이랑
상담을 하고 있다. 노가다를 하면 계속 기운
이 없고, 우울해져서 주변사람들이 걱정을 많
이 하더라. 하도 일만하니까 가끔 고민이 들
때가있다.직업란에뭐라고써야할까.일용직
노동자라고해야할까.학생이라고해야할까.
예전에는 알바를 하는 이유가 용돈이나 여행
비용 같은 부차적인 것 이었는데, 언제부턴
가알바가생계유지와같은처절한것으로인
식된다.
무빈옛날엔대학생하면자유를즐길수있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대학생은 취업, 공
부, 이런 거 하고 연결된다. 점점 대학교를 다
니고있는사람들이가져야할부담이커지고
있다.예전에는부모님이번돈으로충당할수
있었는데 이젠 대학생까지도 벌어야하는 상
황이다. 부모의 부담이 자녀에게로 내려오는
것 같다. 점점 양극화도 심해지고. 건물이 없
는 사람들,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학생이더라
도 노동을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갖춘 사람
들은굳이그렇게힘들게대학안다녀도되고.
학영 옛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직이 되니
까학자금대출을쉽게받거나부모님에게더
쉽게 손을 벌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취업이
안 되니까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같다.
각자어떤아르바이트를해봤나
무빈편의점주말야간아르바이트,도로에표
시선 그리기, 공사장 노가다, 시골에 지붕 올
리기, 하우스 철거, 인테리어 하는 곳에서 벽
돌나르기, 노가다등을했다.
학영저는PC방알바,전단지알바.사무실보
조, 맥주바서빙, 베이비시터를해봤다.
하성 편의점 알바로 시작을 했고, 서비스 쪽
용봉
10
하니까안그래도피곤했는데더피곤해지더
라.밥도알바생전용으로쌓아놓고전자렌지
돌려먹는데 그것도 선심 쓰듯이 주고. 사장
이 또래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게임을 하다
가저한테와가지고“몇살이냐?”,“남자
친구는있냐?”그런적도있었는데,정말싫
었다. 키보드에 침 뱉고, 돈 안내고 튀는 진상
손님들도 많고. 돈 안내고 튀면 그 손실금액
을내가매꿨다.
거기서 담배를 배웠다. 피시방은 담배냄새
가 엄청 많이 난다. 어느 날은 너무 화가 나
더라, ‘이렇게 간접흡연 당할 바에야 직접
흡연 하겠다.’ 그래서 손님이 두고 간 담배
를처음피기시작한게내흡연의시작이다.
무빈 편의점 알바를 했을 때 새벽에 한 사람
이물건을사고민증을맡겨놓고는지갑을앞
에 두고 왔으니까, 잠깐 돈을 가지고 오겠다
고 나가더라. 잠결에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하라고 얘기했는데 10분을 기다려도 나타나
지 않더라. 그 때 깨달았다. 아, 사기당했구나.
굉장히억울했다.
아르바이트 했던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은 잘
지켜졌나
정원 한 번도 제대로 지켜준 곳이 없었다. 최
근에 편의점 알바 면접을 봤을 때는, 점주가
앉아서 있는 시간이 많고 일이 편하니까 당
연하듯이 시급을 4500원 주겠다고 하더라.
겉으로는일을하겠다말하고속으로는노동
청에신고를해야겠다고생각했다.
무빈 편의점 일이 쉽다고 생각했는데 굉장
히 힘들다. 물품정리, 돈 계산, 제일 힘든 건
손님들 대접하는 것 같다. 불량한 사람들이
나 술 취한 사람들이 오셔서 계속 말 걸고
다짜고짜 반말하고 스무 살인데 삼촌이라고
부르고. 어쨋든, 그렇게 힘들었는 데도 최저
임금안주더라.
학영 아까 말한 맥주바 빼고는 지키는 곳이
없었다. 아무리 일이 쉬워도, 가만히만 있어
도 의무적으로 주라고 있는 게 최저시급이
다. 말 그대로 최저시급인데 편의점, 만화방,
피시방도, 독서실 총무 같이 편해 보이는 일
들은쉽게최저임금이위반되는것같다.
이렇게임금을지키지않는다거나하는일이
왜일어난다고생각하나
하성 처음부터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고 자
영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거 같다. 최저임금
도줄수없으면자영업을하면안되는데시
작하시는 거다. 한국은 인건비 말고 다 비싸
다. 월세도 비싸고 땅값도 비싸고, 그래서 그
나마 싼 인건비를 더 싸게 부려먹으려고 하
"자영업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전국 자영업자 평균을 봤
을 때 시설비, 프랜차이즈 계약금 같은 돈 들을 빼면 딱 인건비만 남는다고
하더라. 인건비를 올리면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걸 포기해야하는데, 어려
운 일다. 그런데 알바생도 살아야 되는데 어떡하나. 나도 알바비를 받아야
생활이 가능하지 않나."
는것같다.
학영 ‘사장이 못돼먹어서’라기보다는, 건
물, 땅값 월세가 너무 비싼 게 문제라고 생각
한다. 알바 시급이 조금 바뀐다고 해도 한 달
에20만원차이정도날텐데,그게마진에얼
마나 차이를 주겠나. 월세도 너무 비싸고, 장
사가 잘 된다 싶으면 전세금 올리라고 하는
이런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령 편의점 하
시는 분들도 굉장히 어렵다고 하시더라. 알
바를 한명도 안 쓰고, 사장이 20시간정도 일
을 하고 나머지 네 시간 동안 문을 아예 닫고
자는 곳도 있다. 마진이 너무 안 나오니까. 사
장이못되가지고최저시급을안준다고하는
건무리가있다.
무빈 자영업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전국 자영업자 평균을 봤을 때 시설
비, 프랜차이즈 계약금 같은 돈들을 빼면 딱
인건비만 남는다고 하더라. 인건비를 올리면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걸 포기해야하는데,
어려운일이다.
학영 물론자영업자도안타깝지만,알바생도
살아야되는데어떡하겠나.나도알바비를받
아야생활이가능하지않나.
자영업자들과 알바들을 대립구도로 놓는 담
론들이많다.어떻게생각하나.
용봉
11
하성 둘은 공생해야 하는 사이인 것 같은데
단편적으로보여준다는생각이든다.
학영 생존에 갈급한 두 집단이 결국 눈에 가
장 쉽게 보이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알바나 자영업자들의 싸움이 미디어
에서 많이 노출되기도 하고. 같이 싸워야 하
는사람들인데사실.건물주나프랜차이즈본
사,대기업같은곳들이랑.
무빈 대게 자영업자들이 악처럼 표현된다.
10원으로 월급 주는 것 같은 사례들처럼 언
론에서다뤄질때보면싸움붙이는것같다.
지금의 시급에서도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
는 곳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1
만원'이라는구호는어떻게생각하나
하성아마내가살아있는동안에는실현안되
지않을거라생각한다.
학영 최저임금 1만원이 당장 만원을 받아야
한다는의도로나온거라고생각하지않는다.
운동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만원’은 상징
성과 대중성을 가지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지금한국의경제구조에서는최저임
금이 대폭 오른다고 해도 해도 아무도 지킬
수 없을 거다. 그럼에도 만약 알바생이 만원
을 받으면 돈을 더 쓸텐데, 그 돈이 자영업자
에게돌아가게되는것도가능하지않겠나.
무빈 기본급은 매우 적고, 추가수당이 훨씬
많은 한국의 기형적인 임금체계에선, 최저임
금이막상 1만원으로올라도버는돈은똑같
을 수 있다고 한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지켜
지지가 않는거다. 오른 시급이 적용될 수 없
는 영역을 대폭 들리는 식으로 꼼수를 부리
니까. 또, 대기업은 하청업체가 많다. 인건비
가 늘어난 만큼 하청업체를 더 쪼지 않겠나.
지금은결국최저임금이대폭올라도어딘가
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인 것 같다.
작년 한 학기 정도 이런 종류의 스터디를 했
었는데, 그때마다 얘기가 나왔다. 이런 비정
규직 알바생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근데 결론은 모르겠다. 알바 힘
들다, 최저시급 올려야한다, 하청 힘들고, 자
영업자 힘들고 뺑뺑 도니까 … 뭔가 답이 …
구조가바뀌어야한다는것만확실한거같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으로 살면서 공부, 아르
바이트, 여행, 연애 같이, 소위 '인간답게' 살
기위해선한달에얼마정도있어야한다고생
각하는가
무빈 최저임금은 1만원이 실현되고, 주말
만 일해서 50만원만 받을 수 있다면 그 돈
으로 월세 내고 아껴서 매달 10만원은 저
축할 수 있을 거다. 그 정도면 정말 행복
할 것 같다.
학영생활비30만원,월세30만원,공과금10
만원, 벌써 70만원이다. 여행 간다고 저축하
면20만원추가,옷도사고,카메라도사고싶
고, 렌즈도 모으고 싶고, 정말 사치한다 생각
하면 한 달에 100만원2
. 이정도만 있으면 정
말행복할것같다.
하성최근일한곳에서는50~60만원받았는
데 그것보다 20, 30만원만 더 받았으면 좋겠
다. 물론, 학업을 병행 해야 하기 때문에, 일
을하지않더라도1303
만원받으면좋겠지만.
정원 큰 욕심 안내서 집도 포기하고, 차도 포
기하고, 삼시세끼 밥만 먹고 진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월급 1504
만 원
정도만받으면조금씩저금하고가족부양안
하고 혼자살 수 있을 것 같다. 꿈 같은 일이
다.
용봉
12
83시간166시간216시간249시간
2016년 최저시금 6030
원 기준,참가자들이 한달
수입으로 희망하는 50만
원,100만원,130만원,150
만원을 벌기위해 한달 동
안 일해야 하는 시간
용봉
13
전남대
상대 자영업자
32명
연령대
종업원 고용형태
자신이 느끼는 노동강도
상대 자영업 실태조사
하루 평균 노동시간
주당 평균 노동시간 75 시간
12 시간
가족노동
36%
보통이다
40%
27%
27%
아르바이트
25% 기타
14%
18%
매
우
힘
들
다
조
금
힘
들
다
매우편하다 3%
20대 6%
30대 31%
40대 22%
50대 28%
60대 이상 13%
계약직
7%
조금편하다 3%
정
규
직
용봉
14
가게 점유 형태
대출 여부
있다 58%
없다 42%
보증부 월세
81%
자가
13%
전세
6%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
1. 장시간의 노동
2. 관리비, 인건비 등의 과도한 지출
3. 휴일의 부재
4. 같은 상권내의 비슷한 업종 간 과열 상태
5. 생활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벌이
6. 고객, 거래처, 건물주와의 트러블 등
가게를
그만두려는
이유
벌이가 부족함
50%
일이 너무 힘듦
36%
건물 계약이 만료됨
7%
적성과 맞지 않음
7%
용봉
15
용봉
16
사장별곡
2015년대한민국에는사장님이넘쳐난
다. 이웃집김씨도, 앞집의박씨도,뒷집이
씨도모두사장인나라. 대한민국에는적어
도600만명이상의사장님이살고있다.‘
모든사람들의최종직장은치킨집사장으
로수렴된다.’라는‘치킨집수렴의법
칙’은괜한소리가아니다.한국에는현재
약600만명의인구가자영업에종사하고
있으며, 매달3만명이상자영업을새로이
시작하고있다.
‘사장’이라는직책은보통사람들에
게매우멀게느껴지는직책이건만,현재
대한민국에는경제활동인구1/4 이상이사
장님으로살고있다.
많은사람들에게사장님은동경의대
상임과동시에분노의대상이다.작년부
터올해까지SNS를뜨겁게달구었던‘갑
을논란’,그리고몇개월전한아이돌의
아르바이트주선업체광고를통해불거졌
던‘알바몬사태’등만보더라도사장님
은 청년과절대화해할수없는존재로여
겨지고있다.
사회문제연구회 박중현(poreh9096@gmail.com)
용봉
17
들어가며 :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의 나라
2015년 대한민국에는 사장님이 넘쳐난다. 이웃집 김씨도, 앞집의 박씨도, 뒷집 이씨도 모두 사장인
나라. 대한민국에는 적어도 600만 명 이상의 사장님이 살고 있다. 바로 자영업자들의 이야기이다. 모든
사람들의 최종 직장은 치킨집 사장으로 수렴된다.’라는 ‘치킨집 수렴의 법칙’은 괜한 소리가 아니
다. 한국에는 현재 약 600만 명의 인구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매달 3만 명 이상 자영업을 새로
이 시작하고 있다.
‘사장’이라는 직책은 보통 사람들에게 매우 멀게 느껴지는 직책이건만, 현재 대한민국에는 경제활
동인구 1/4 이상이 사장님으로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장님은 동경의 대상임과 동시에 분노의 대
상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갑을논란’, 그리고 몇 개월 전 한 아이돌의 아르
바이트 주선업체 광고를 통해 불거졌던 ‘알바몬 사태’ 등만 보더라도 사장님은 청년과 절대 화해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글이 사장님들에 대
한 욕과 불만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장님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번 글
에서는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님들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영업의 과잉화 - 97년 이후 한국 사회
자영업자 600만 명의 시대.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약 28%로, OECD 평균 15%의 약 두 배에 달한
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 과대화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율은 여러 요인으로 설
명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60년대부터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영업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 중 가
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서울로의 인구 밀집이다. 산업화 시기, 노동력을 완전히 흡수할 수 없는 상
황에서 도심으로의 인구 유입은 자연스레 자영업의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나 자영업 비율이 30%가 넘
는 나라의 대부분이 관광산업으로 유지되는 국가들이라고 할 때, 20% 후반의 비율을 계속해서 유지하
고 있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실제로 과거 ‘자영업 구조조정’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높은 자영업 비율
을 축소하려는 시도가 존재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의 자영업
비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태백 : 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 : 45살이면 정년
오륙도 : 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삼팔선(38세 퇴직), 육이오(62세까지 일하면 오적) 등까지, 2000년대 초반에 들어 사회 전반의 세태를
풍자한 신조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말들은 97년 IMF 이후 달라진 한국 사회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 사회의 모습은 IMF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달라진다. IMF는 평범
한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였고 이 과정
에서 대량의 정리해고가 발생하였다. 97년 이후 한국 사회는 실업자의 수가 130만명을 넘으며 본격적
고실업시대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외환위기가 가져온 것은 단기적인 대량해고 뿐만이 아니었다. 97년 외환위기는 한국사회의 경제적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위기극복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IMF는 한국 경제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노동시장구조조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97년 이후 김대중 · 노무현 정권을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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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법· 파견근로제법 ·비정규직보호법 등이 통과되었다. 더불어 자본 ·금융시장이 본격적
으로 개방되어 해외자본의 유입과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급격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또 한 가지 중
요한 변화는 바로 재벌의 모습이었다. IMF 위기를 거치며 한라그룹, 쌍방울그룹, 동아그룹 등 많은 재
벌이 도산하였고, 이 기업들이 분포했던 산업은 살아남은 소수 기업의 차지가 되었다. 살아남은 대
기업들은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정리해고를 단행하여 정규직의 수를 최
소화 한 이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시키거나 하도급1
형태의 생산체계를 만들어 비정규직 · 간
접고용2
의 비율을 높이게 된다.
87년 민주화 운동과 노동자 대투쟁3
을 통해 이룩한 노동 표준은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 재편을
통해 거의 해체되다시피 됐다.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하여 고용의 안정성이 해체되고, 기업의 생산
부문의 투자 축소와 금융 투기 증가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구직난에 허우적거리게 되
었다. 이처럼 고용시장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빈곤의 끝자
락에 내몰려 거리를 떠돌거나,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수가 97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자
영업 역시, 반강제적으로 퇴직당한 이들의 마지막 생계 수단으로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던 것이다.
자영업자의 삶 - 을 중의 을, 자영업자
앞선 서술을 통해, 600만 명의 사람들은 왜 사장님이 되기를 선택했는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
지 않았던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600만 명의 사장님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국세
청의 통계에 따르면 한 해에 폐업하는 개인 사업자는 83만 명을 넘는다.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최
창업
폐업
연평균 창, 폐업 현황
76만 6천개
75만 2천개
2000-2009 기준
(자료 - 한국개발연구원)
1.	 경제적·기술적으로열등한지위에
있는중소기업이특정대기업에종
속하여그지배·통제아래에서주문
을받아생산하는일.하청이라고도
한다.유럽에도서브콘트랙트시스템
(subcontractsystem)이라는일종의하
도급제가있으나그범위는우리나라
만큼넓지않고또전문적생산공장
으로서계열화가잘되어있다.하도
급을이용하는이유는대기업이중소
기업의저임금을우회적으로이용하
여생산비를절감할수있고중소기
업을경기변동의안전판으로활용할
수있으며자본절약,자본설비의고
정화를피하는이점등에있다.대기
업과의계열화의혜택을누리는일부
중소기업의경우엔상대적안정성을
누릴수있으나중소기업의전체적
경향은비정한자본간의경쟁에의해
분해·몰락할위험을안고있다.하
도급(매일경제,매경닷컴)
2.	 간접고용이란기업의필요에따라타
인의노무를이용하지만노무제공자
와근로계약을직접체결하지않고
타인에게고용된근로자를이용하는
고용형태를말한다.이러한의미에서
간접고용의유형은근로자공급,근로
자파견,용역,도급,위탁,사내하청,소
사장,전출,점원파견등다양하다.간
접고용[間接雇傭](실무노동용어사
전,2014.,(주)중앙경제)
3.	 1987년6월항쟁이후7월부터9월까
지전지역과업종에걸쳐폭발된노
동자들의대규모파업투쟁. 87년노
동자대투쟁은무려3개월동안전지
역·전산업에걸쳐일어난최대규모
의노동자대중투쟁이었으며,대부분
노동법의울타리를넘어서<선파업·
후협상>을관철시키는탈법투쟁, 가
두시위로발전,격렬함에있어서도역
사상그유례를찾아보기힘들다.87
년투쟁은이후전국노동조합협의회
의건설로이어지는자주적인민주노
조운동의새로운흐름을형성시키는
근원지가되었으며,이과정에서결성
된신규노조들은민주노조운동의물
적토대가되었다.87년노동자대투쟁
[八七年勞動者大鬪爭](한국근현대
사사전,2005.9.10.,가람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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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자영업자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 논문을 보면 자영업의 폐업률은 85%, 그 중에서도 음식점의 폐
업률은 95%로 측정된다. 한마디로 100명 중에 85명은 망한다는 소리다.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13년을 기준으로 877만원이며, 여기서 임대료와 재료비 ·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평균 영업이익은 180만원에 불과하다. 사실 말이 좋아 사장이지, 자영업자들의 평
균 소득은 임금노동자 평균 소득의 약 52%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낮은 소득과 높은 폐업률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지고 있는 빚의 액수는 무려 193조에 이른다. 간단한 수치로 본 사장님들의 삶은 우
리가 언론, SNS를 통해 흔히 접하게 되는 사장님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연탄맛 후라이로 인생역전을
이룩한 무한도전의 정과장이나, TV에 종종 나오는 성공대박 신화의 주인공들은, 말 그대로 ‘신화’에
나 나올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탓에 자영업자들은 스스로를 ‘자기고용노동자’라고 부른다. 좀 더 학술적인 용어로 자
영업자는 ‘비임금 노동자’라고 불린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한정된 소득 내에서 직원을 고용할 여력
이 되지 않기에 스스로가 10시간을 넘는 중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자영업자들을
보호해 줄 법장치도 사실상 미비한 상황이기에 이들은 계속해서 빈곤의 끝자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
부분의 법이 아직까지 건물주의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중심으로 해석되기에, 자영업자들이 오랜 노력을
통해 겨우 기반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 채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
촌, 인사동 등 떠오르는 관광지의 경우 기존에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대부분 쫓겨나고 이 자리에 대기
업 프렌차이즈나 건물주를 중심으로 한 상업시설이 들
어서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리해고와 고용
불안정의 칼날에 흔들리고, 치킨집이라는 최후의 일터
에서마저 너무 쉽게 내쫓기는. 김사장, 박사장, 이사장
님의 삶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을’로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자영업의 미래 - 자영업과 한국
사회의 미래는?
지금까지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삶’을 들여다보았
다. 글을 맺으며,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자영업의 미래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
다. 90년대 이후 2013년까지 꾸준히 증가해 온 자영업
자의 비율이 최근 몇 년 새 조금씩 줄어두는 추세를 보
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자영업에 진입하는 수보다 퇴출되는 수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의
미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상황에서 자영업의 축소는 곧 중산층의 몰락을 이야기한다. 살펴본 것
처럼, 현재 중소자영업자들의 대부분은 임금노동 시장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이 그나마의 경제력을 가지고 최후의 생계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자영업 사장이라는 직업이다. 바
로 이러한 중산층들의 ‘최후 생계 수단’마저 지켜지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는 것은 많
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1000조원이 훨씬 넘는다. 경기 활성화 국면에서의 가계부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1000조원의 부채를 견딜 만큼의 황금기가 아니다. 07년부터 시
작된 미국발-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며, 이러한
2002 2006 2009 2011
464조7000억
543조7000억
846조 9000억
912조9000억
연도별가계부채추이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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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서 중산층이 몰락한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전망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
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어 사업을 시작하고 있기에, 자영업에 대한 대안은 매우 시급하다. 박사장,
김사장, 이사장의 삶을 ‘안타까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맺으며 :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하여
97년 이후 재편된 한국 사회의 구조에서 ‘소수’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불안’과 ‘위
협’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학생들은 취업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고, 중장년층의 노동자들은 해고당
할 것을 불안해하며,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간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을 깎아
가며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하거나, 자영업의 길로 들어선다. 그나마도 불가능한 사람들은 노점상이 되거
나 거리의 홈리스로 살아가게 된다. 과장과 단순화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삶이 위와 같은 구조로 연
결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삶의 질과 소득 수준 등은 다르지만, 2015년 한국 사회
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빈곤의 끝자락에 내몰릴 위협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학생 /노
동자/자영업자 모두가 공유하는 ‘위협’과 ‘불안’을 끊어내야 한다. 정부와 기업에서는 한국사회
의 미래를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이미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고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노동유연화와 임금 삭감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기업’
이 ‘버티기’ 위한 대안이 될 순 있을지라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대안이 되
지는 못한다. 대안은 ‘단결’에 있다. 서로를 분열시키는 임금노동자(정규직-비정규직)와 비임금 노동
자, 실업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요구가 필요하다. 최근 이와 관련된 다양한 담론들이 나오고 있
다. 최저임금 1만원,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부과, 노동시간 줄이기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재벌개
혁, 대기업 중심 수직적 하청계열화에 대한 문제제기 등. 이 자리에서 각 대안의 타당성과 현실 가능성
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더 이상 재벌과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휘둘리지 않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대
안담론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 그리고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
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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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뜯어보기편집위원서재석(sjs0145@naver.com)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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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5580원에서 내년 603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최종결정했다. 노동
자위원들이 거부하며 회의에 불참한 상태에서 정부 측과 사용자 위원들이 내린 결정이었다. 이런 결정에 이
르기까지우여곡절이많았다.“최저임금은학생들이방학동안알바를해서유흥에쓰이는돈이다”혹은“
최저임금의 상승은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증가시켜 폐업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높일 것이다”
라는사용자위원의주장에논란이일기도했다.
언뜻 보면 사용자위원의 말대로, 최저임금이 영세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간의 임금갈등으로 보인
다. 현재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주휴수당과 야간수당과 같이 지급해야 할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업주들이 많다. 아이돌 가수가 최저임금을 이야기하는 아르바이트 앱 광고가 나오자, 여러 자영업자들이
해당회사에“최저임금을알리지못하게하라”며항의할만큼이니,부당하든정당하든아르바이트노동자
와자영업자의임금갈등은심각하다고볼수있다.
어떤사용자가임금을깎는걸마다할까?또어떤노동자가임금을덜지급받고싶어할까?이들이임금으
로갈등하는것은어제오늘일이아니다.노동자와사용자간의관계는임금계약으로맺어지기에이들사이
에 임금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 최저임금논란은 자영업자와 알바노동자 뿐만 아니라, 많
은 이야기가 있었다. 노동자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구호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론, 사
용자위원이 말하는 이른바 우려되는 경
영난, 정부 측이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한
최저임금상승등이복잡하게얽혀있다.
지금까지의최저임금
2007년도 최저임금은 시간 당 1865원
이였다.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인걸 생
각하면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고 하지만
당시 최저임금은 많이 낮았던 것으로 보
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저임금
은매년평균7.3%씩인상되어2016년에
는 6030원으로, 2000년도와 비교하여 3
배 이상 증가했다. 7.3%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수치인데,전체노동자의평균소득증가율이2000년도에서부터지금까지매년2.7%씩증가한것에비
교하면, 최저임금은 높은 수치로 인상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최저임금이 원래 적었기 때문에 인상폭이 크게
증가하고있다고이야기할수있지만, 또한빠르게선진국수준으로인상되고있는것도사실이다.
이렇게봤을때최저임금은꾸준히양호하게오르고있다고볼수있다.평균임금의상승보다최저임금의
상승이두배이상높으니,노동자들에겐좋은상황으로까지보인다.그런데노동자위원들이최저임금위원회
의결정에동의하지않고회의를거부하게된건무슨이유에서일까?
'최저의시급'을받는사람들
최저임금이 문제가 되는 곳은 자영업 사업장만이 아니다. 자영업과 아르바이트 노동자간의 임금 갈등
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자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가려져있다. 최저임금의 대상이 되
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고, 그들은 통계에서 ‘저임금노동자’라는 이름
으로불린다.
최저임금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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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노동자란전체노동자의임금평균값의2/3이하로임금을받는노동자를뜻한다.우리나라에
서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평균값은 195만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는 그 2/3인 월 130
만 원 이하로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다. 현재 최저 시급인 5580원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했을 때, 한 달
에받는돈이116만6220원,최저임금이6030원으로인상되었을때126만원인것을감안하면,이는최
저임금에근접하는돈이다.
이러한 월급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정규직 노동자 중 25%에 달한다. 비정규직에서 저임금 노
동자비율은말할것도없다.이는임금의격차가골고루분포된것이아니라,고임금노동자와저임금노
동자간의격차가크다는것을의미한다.또한저임금이노동자한,둘의이야기가아니라많은수의사람
들이겪는일반적인현상임을보여준다.
최저임금은바로이저임금노동자가받는임금에큰영향을끼친다.그런데의문이든다.직업별로어
떤 곳에는 최저임금 이상으로 주는 곳도 있는데 어째서 25%의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일하게 되는 걸
까? ‘최저’시급은최소한의생계보장을위해서만들어진제도라는데,‘최저’의시급을받는사
람들이왜이렇게많은걸까?이들은대체어느곳에있는걸까?
임금격차의'계급'
한국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 수 중 99%를 차지하여 전체 노동자의 88%가 일하는 곳이다. 이 중
소기업들의 절반은 대기업과 하청(하도급) 관계를 갖는다. 하청이란 경제적·기술적으로 열등한 지위
에 있는 중소기업이 특정 대기업에 종속하여 그 지배·통제아래에서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일이다. 예
를들면,자동차산업에서는자동차의부품의조립과디자인을대기업이한다면,자동차부품등을중소
기업에하청을맡기는것이다.
정규직 임금노동자 중위소득의 2/3
195만원 x 2/3 = 130만원
25%
저임금 노동자
대한민국
정규직 임금 노동자 중
저임금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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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청 관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대기업 소위 ‘갑’으로, 매년 중소기업
에게 원가 절감을 요구한다. 원가 절감이란, 하청기업의 납품가를 낮추려는 요구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1개
당 1000원의 부품을 가격을 800원으로 줄이려는 요구이다. 이에 따라 하청기업은 대기업에 요구에 맞춰 물
건의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특정 대기업이 아니면 부품을 납품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청
기업은손해를보더라도물건을생산하려하고다른부분에서절약을통해그손해를메우려한다.이과정에
서결국중소기업의손해만큼대기업은이익을보전하게되는것이다.
단적인 예로, 2009년 현대차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1%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율은 오히려 19% 나 증
가했다.이는현대차의납품단가인하로인해생겨날수있었는데,당시현대차와하청을맺고있던중소기업
의매출액감소가현대차에비해3배이상증가했다는것에서확인된다.
대기업의 하청 구조는 1차 협력업체, 2차 협력업체,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가는 하청·재하청 구조로 엮여
있다.하청으로내려올수록임금자체를사업주가올리고싶어도못올리는상황에이르게된다.대기업이납
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면, 그에 맞추기 위해 밑단계의 하청기업은 인력과 임금을 줄이게 되고 1차 협력 업체
는그부담을2차협력업체에게,2차기업은3차협력업체에미루게된다.따라서원청에서하부협력기업으
로내려갈수록각단계별로노동자사이에임금격차가발생한다.그런식으로서열순서대로수익률에차이
가나게되고,각회사에서일하는노동자의능력과무관하게어느회사에어느거래단계에있느냐에따라서
임금이결정되어버리는 일이일어난다.
원가절감=인건비절약
하청기업은 대기업의 원가인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인건비를 절감한다. 신규채용은 줄이고 본래 있던 노
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매일 8시간 노동이후, 추가로 일을 하는
잔업과 휴일에도 일하는 특근을 늘려서 신규채용으로 메워야할 생산을 채우거나, 쉬는 시간을 줄이는 식으
로노동강도를높인다.
최저시급이상승되면이런노동자들의삶이바로나아질까?그렇지않다.앞서말했듯이최저임금은매년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 그 이유는 하청 기업에서 편법을 쓰기
때문이다. 하청 기업은 최저임금이 상승되면 그에 맞춰 매일 8시간 노동으로 받는 기본급은 상승시키고, 잔
업과특근의댓가인상여금은깎아서기존의임금에비슷하도록맞춘다.최저시급이인상됐음에도,노동자의
임금이 그대로 동결되거나 아주 미미하게 상승되는 선에서 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는 매년 상승하
대기업 하청A 하청B 하청C
납품단가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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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때문에,노동자들의생활은빠듯해지고,따라서잔업과특근으로서로경쟁하게된다.‘경쟁’이붙
은잔업과특근의가격은더욱낮아지게된다.회사는낮은노동수당을지급해도노동자들은일할수밖
에없다는걸알고, 상여금을더욱깎을수있는것이다.
하청기업의 노동자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져가지만 하청기업에는 임금을 인상시킬 여력이 없다.물론
대기업의 원가 인하 요구에, 하청 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소송을 제
기해서 대기업과의 재판에서는 이길 수는 있겠지만, 거기서 대기업과 거래는 끝나게 되고, 부품을 납품
할곳이사라지게된다.
효율의주인은누구인가?
최저임금의상승은사용자위원의말대로경영난을부추긴다.대기업은원가절감을요구하는데임금
은상승히니,하청기업의사업주는정말로경영난에시달리게된다.그결과로폐업을하게되면실업률
이 증가하게 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하청기업의 경영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다.
대기업의 원가인하요구, 나아가 한국의 경제 특징인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하청계열화, 즉 중소기업과
대기업의관계가일방적인권력관계로종속되어있기에발생하는일이다.
이러한점에서볼때사용자측위원의“자영업자들이최저임금에부담을느낀다”는말은위선이다.
최저임금에주된대상은하청공장노동자들이고,사용자측이반대하는진짜이유는최저임금의가파른
상승은 하청 기업의 인건비 상승과 직결되어 결국 대기업에 납품할 부품가격의 상승을 일으키고 대기
업의이윤을줄이게하는것이기때문이다.
하청으로대표되는대기업과중소기업의분업은분명효율적이다.여러사람이각자자동차1개를판
매하기 위해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고 작동시키고 판매하는 것보다, 부품을 만드는 사람과 조립하는 사
람, 판매하는 사람을 따로따로 두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어째서하청공장에서부품을만드는많은수의사람들은저임금과그로인한생활고에시달리게
되는가?어째서효율은대기업이모두가져가는것인가? 지금까지는분업의형태,경제를‘효율’이
라는관점으로밖에생각하지않았다.그러나이제그관계에서효율이어떻게분배되는지를살필때다.
최저임금을 제대로 올리고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질서를 정비해야만
한다.그리고그건, 권력에저항할때만이가능하다.
용봉
27
청년실업률역대최고시대,'일자리문제'를다시생각한다
청
년
이
라
는
틀
을
깨
자
이거송(leegeosong@gmail.com)
용봉
28
청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문제는 단연 일자리 문제입니다. 20여 년 전에는 2030세대를 일컫어
‘이십대태반이백수’라며이태백이라부르곤했습니다.그런데요즘은청년세대를7포세대라고합니다.연애,결
혼, 출산을 포기하던 3포세대, 여기에 더해서 내집,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가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이제는꿈,희망마저포기한7포세대가청년들의자화상이되었습니다.청년들은일자리를얻지못해오랜시
간 구직활동과 스펙 쌓기에 매진하고 있고, 겨우 일자리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한 달 생활비를 채우기에도 버겁습니
다.그래서1,2년일하다가그만두고취업재수를하기도합니다. 청년들은학비를내기힘들어서반년건너일하고
반년건너학교를다니기도합니다.최근에는청년들의급박한심정을이용한 취업알선사기가횡행하기도합니다.
아랫돌빼서윗돌괴기?
통계청의‘2015년7월고용동향’에따르면,15~29세청년층의실업률이9.4%를기록하고있습니다.전체실
업률의 3배 정도입니다. 전체 실업률 중에서 청년층을 제외한 연령층과 청년층 간의 실업 정도를 비교하면 그 격차
가 더욱 큽니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제약이 될
수도있기때문입니다.청년일자리문제는‘신규채용’의문제로일자리가얼마나새롭게만들어지는지에대한
문제입니다. 국내 투자와 공장 가동률의 수준문제이고, 또한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발휘하는 문제입니
다.특히국가재정파탄문제와연금고갈문제가현실이되고있는상황에서청년일자리문제는앞으로닥칠기성세
대부양의문제와크게관계가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운영 방식은 미래세대에 빚을 지고 현재에 소비하는 형태입니다. ‘미래에 돈을 얼마 벌테
니까 ’라고가정하고,‘ 그때가서갚을수있을테니지금써도괜찮아’하고미래의돈을현재에있는것처럼쓰
는것입니다.미래세대의국민소득과세수까지지금끌여당겨쓰고있다는말입니다.물론미래의소득이예상대로
벌어들이 수 있다면야 문제가 없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 저상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21세기금융위기이후부터경제성장률은2008년2.3%,2009년0.3%,2010년6.2%,2011년3.6%,2012
년 2.3%, 2013년 3.0%, 2014년 3.3%, 2015년 2.5%(잠정)을 기록했습니다. 이후로도 2020년 까지는 평균 2.5%이
하,2030년까지는평균1%대로주저앉을것이란분석이많습니다.이것이심각한이유는계속해서낮아지는경제
성장률로 인해 미래의 국민소득이 과대평가되고, 따라서 미래의 국부를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현재
에 소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래 세대는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지금 세대보다 더 클 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 합니다. 미래 세대가 과연 지금의 부채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바로 이 지
점에서세대간갈등이심화되고구체화되는것입니다.
세대 간 갈등이 잠재된 상황에서 정부는 초이노믹스라 불리는 경제정책 기조에 따라 수십 조원에 달하는 확장적
거시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연 1.5% 초저금리 정책까지 병행해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중장기적인 저성장 국면 속에서 적자재정 정책을 지속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입
니다.더욱이무리한경기부양책으로인해서부채상황이악화되었고,빚내서빚을갚는상황이도래하는데도시간
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여기서 보다 강력한 경제 처방
으로서 정부가 얼마 전에 들고나온 것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입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 추진과정에서도 세대 간 부
양문제는단적으로드러납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는우리의딸과아들을위해서기성세대가함께고통을분담하고기득권을조금씩양보해야합니다.내년부터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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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제가시행되면향후5년동안기업은115조원의인건비를추가로부담할것으로예상됩니다.이렇게인
건비가늘어나면기업이청년채용을늘리기어렵습니다. 근속연수에따라임금이자동으로올라가는시스템
으로는기업이더좋은일자리를만들기어렵습니다. 능력과성과에따라채용과임금이결정되는공정하고
유연한노동시장으로바뀌어야고용을유지하고더많은일자리를만들수있습니다.”고말했습니다. 노동
구조개혁을추진하는이유가청년들의일자리를마련하기위해서라는것이죠.물론의도는앞서설명드린대
로 세대 부양 문제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아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모두에게로 전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보다 구체적으로 임금피크제와 일반해고 제도를 제시했습니다. 임금피크제란 일
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에 정년을 보장해주는 것이고, 일반해고 제도란 기업의 직무평가에 따
라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제도 입니다. 의미하는 그대로 기성세대 노동자들의 급여를 삭감하고, 해고를 용이
하게 하는 방법으로 일자리 여분을 만들면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
은기성세대가이기적으로행동하고청년들의어려움을외면하고있다고비판하면서,2030청년세대와4050
기성세대사이의세대간갈등을적극적으로이용하고있습니다.
안정적으로일하기위한조건들의삭제
그런데우리다시생각해봅시다.기성세대가임금이깎이고해고되서마련된일자리에여러분이취업한다
고 말입니다. 그러면 당신도 기성세대가 놓였던 고용 불안정 상태와 마찬가지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안정
적으로일하기위한조건들이아예삭제되어버렸기때문에여러분역시곧일자리를그만둘수밖에없습니
다. 여러분 중에는 “그래도 지금이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그렇게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
습니다.그런데한번더생각해봅시다.노동구조개혁으로인하여여러분의아버지와어머니들이임금을깎이
거나 일자리를 잃었다면, 그렇게 자식인 내가 일을 하게 되었다면 부모님은 어떻게 생활하셔야 할까요?부
모님에 대한 부양은 여러분이 몫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최근 발표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부모님 집에 들어와서 살거나, 또는 독립했어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다가 쓰는 청년들, 일명 ‘캥거루족’
이 대졸자 기준 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주장하는 청년 일자리 해법이란 부모가
청년들을 부양하는 상황을 자식들이 부모들을 부양하는 상황으로만 전환하려는 것뿐이지, 부모세대의 소득
과 자식세대의 소득을 합한 총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생활고는 변하지 않습니다. 가족구성
원 간에 부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은 많은 가정에서 가난의 고통이 대를 이어 되물
림되는효과로나타납니다.더욱이청년들은아버지,어머니가일했던때보다도임금도적고,해고되기도쉬
운일자리를얻습니다.
그래도일자리는늘어나지않는다
여러분 중에 이마저도 감수할 수 있다, 감수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년 세대, 그
리고기성세대가어려움을감수한다고해서일자리문제가해결되는것은아닙니다.다르게말해서노동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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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하향평준화 한다고해서 실업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취업을 하
고자해도,현재의정부방안으로는취업이어렵습니다.
여기서는 경제학적인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기성세대의 임금수준을 낮추고 해고요건을 완화한
다고 해서 이것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적 인과가 없습니다.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성세대
가 100의 소득을 담당하고 청년세대가 20의 소득을 담당한다고 합시다. 노동구조 개혁과 기성세대의 양보를 통해
서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늘렸습니다. 그러면 기성세대가 80만큼 청년세대가 40만큼의 소득을 올리게 됩니다. 청년
들의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득의 총합은 120으로 전후로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기성세대가 80만큼 청년세대가 30만큼 소득을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역시 청년세대의 소득이 증가
했지만소득의총합은110으로감소했습니다.나머지10은어디로가는것일까요?이는자본의수익으로넘어갔습
니다. 결국 노동구조 개혁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기업들이 말하는 효율성 제고가 뜻하는 바입니다. 경기침체가 장
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신규투자와 신규채용보다는 단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당연히 기업들은 10을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때문에 세대 간 타협의 결과란 결국 우리가 아닌 자본의 이
윤을늘리는결과만낳게됩니다.
실업이라는매커니즘
나아가서보다거시적이고원론적인차원에서문제를다뤄봅시다.자본의입장에서는기술혁신을통한이윤을얻
을 수도 있지만 다른 방편으로는 전체 매출에서 노동자의 임금몫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경기침체가 지속
되는 현재에는 이윤을 지키기 위해 임금몫을 조정하는 방법을 구사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
한조건은실업입니다.자본주의는실업을항시적조건으로두어서노동자들을압박하는데씁니다.네가이임금에
일하지않더라도,더낮은임금에서일할사람많다는것입니다.
주류경제학계는 보완적인 차원에서 국민소득과 물가, 실업률, 이자율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서 실업 상태를 설명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업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업 수준에 따른 경제적 상태 변화만
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 실업이 왜 그러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지는 설명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마르크스
는산업예비군1
과자본의관계를분석하면서실업에대한분명한설명을수행했습니다.산업예비군,즉언제든지생
생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 노동력을 마련해두는 것이 자본주의의 중요한 속성이라는 것이죠. 실업이 있어야 노
동조건을끌어내릴수있다는것입니다.이와함께노동자들이가난해지는경향이설명됩니다.일을하면할수록기
계의부속품이되고,일을하면할수록가난해지는그런상태입니다.워킹푸어2
라는단어가잘말해주고있습니다.
1.	 자본주의에서지속적으로반복되어나타나는현상으로,일자리를잃은노동자들이 서로 일자리를 얻기 위하여 경쟁함으로써 임금을 낮
추는요인이된다.마르크스주의에서산업예비군집단의존재는임금을 생계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마
르크스주의자들은실제로이러한이유로부터의빈궁의가능성이노동력의 가치에 역사적,도덕적 측면을 증대시키는 노동조합활동을
포함한反작용의경향등에의해상쇄된다는사실을인정하고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실업이 노동자가 갖고 있는 협상능력의 요인으
로남아있다는사실은완전고용과임금상승,임금인플레이션의시기동안 나타나는 상관관계에서 볼 수 있다. (사회학사전,2000.10.
30.,사회문화연구소)
2. 워킹푸어(WorkingPoor·근로빈곤)는일하는빈곤층을뜻하는말로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을 의미한다.미국에서
1990년대중반등장했으며2000년대중반이후부터세계적으로널리쓰이고 있다.이들은 월급이 나오는 일자리가 있어 얼핏 보기엔
중산층같지만,고용도불안하고저축도없어언제라도극빈층으로추락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가구의절반이상은가구내에취업자가있음에도상대적빈곤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가구원의 취업 여부보다는
취업의질이빈곤에중요한요소임을보여준다.(시사경제용어사전,2010.11.,대한민국정부)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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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세대 타협의결과는모두의가난뿐
그런데 설명드린 경제적 원리들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윤분배율이 지속적으로 커지도록 실제 역사가 진행되어
왔을까요?실제로 이윤분배율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대개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우리나
라의경우0.6정도,미국은0.4정도를유지해왔습니다.이윤분배율이유지될수있었던것은노동자들이투쟁했기때문
입니다.자본의이윤극대화에저항해서노동자들도자신들의임금수준을지키기위해반응한다는것이죠.현재정부와
기업들은자본과노동의대결을노동내부의기성세대와청년세대의대결,갈등이라는이름으로바꾸어노동자들의단
결을 막고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은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청년세대의 피해감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부모세대의 희생과
자식세대의도리와같이국민적정서에호소하는방식으로내부의분열을시도하고있습니다.세대타협이란곧자본에
대한노동의굴복을의미합니다.여러분이세대타협의결과로일자리를가진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곱씹어봐주
십시오.분열의결과와세대타협의결과는앞서계속해서말씀드린바와같이우리모두의가난뿐입니다.
청년이란틀을깨자
생계의 고통과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청년들의 삶은 지금 어둡습니다. 그럴수록 청년세대의 절망과 분노와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보다 청년담론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그 청년담론들이란 일자리와 노동조건에 대한 제대
로 된 요구와 대안적인 해법이 아닙니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청년담론은 청년들을 더욱더 ‘청년’의 프레임에 가두
고 강화함으로서 기성세대로써 기존의 노동자들과 대비시키고 갈등하도록 만들 뿐입니다. 갈등의 결과물로서 우리 청
년들이 기성세대의 노동조건을 악화하는 조건으로 청년 일자리를 얻는 것이 과연 우리 청년들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
에, 우리 사회의 미래에 유익할 지 모르겠습니다. 조삼모사의 고사처럼, 우리 청년들이 정부와 자본의 원숭이들이 되어
야 하겠습니까. 청년의 틀을 미래 주체의 틀로 바꾸어야 합니다. 세대의 갈등을 극복하는 주체로서 청년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주류적인 청년담론을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 먼저 기성세대와의 연대를 외쳐야 합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노
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합시다. 가장 날카롭고 명확한 오늘의 해답입니다. 더불어 미래의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노동권
리와 조건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들을 이어가야 합니다. 청년이란 틀을 깨지 못하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결코 해결
될수없습니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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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의고통과불평등의심화속에서청년들의삶
은지금어둡습니다.그럴수록청년세대의절망과
분노와요구가거세지고있습니다.어느시대보다
청년담론이팽배합니다.하지만그청년담론들이
란일자리와노동조건에대한대안적인요구와대
안적인해법이아닙니다.앞서설명하였듯이청년
담론은청년들을더욱더‘청년’의프레임에가두
고강화함으로서기성세대로서기존의노동자들과
대비시키고갈등하도록만들뿐입니다.미래의일
꾼으로서자신들의노동권리와조건을강화하기
위한고민들을이어가야합니다.청년이란틀을깨
지못하면청년들의일자리문제는결코해결될수
없습니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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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
오월정신을내려놓수습위원윤소영(9yunsy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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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즉각 해지하라!” 35년 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구호가 전남대학교 광장에 빽빽이 들어선
수많은학생들로부터외쳐졌다.그러나2015년,필자가글을쓰고있는동안창문밖으로보이는더위가내
려앉은 광장에서는 그 날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1980년은 어느덧 ‘과거’가 되
었고, 우리는 그 때를 역사 저편에서 부단히 끌어내어 민주정신을 기억해야하는 때에 살고 있다. 5.18이후
많은 사람들은 당시의 민주정신을 이어 나가야한다고 뜻을 모았다. 그렇게 오월 정신을 계승할 5.18기념재
단은설립되었다.
그러나지난4월,용봉이지난소책자에실은바1
와같이현재5.18기념재단은부당해고사태로설립의미
와반대되는상황을마주했다.그로부터4개월이지난지금518재단은여전히해고사태를해결하지않은것
은물론,시위에참여했던11명의노동자를명예훼손과불법주거침입으로고소했다.비정규직노동자두명
이부당하게해고되던2014년12월.그날로부터8개월이란시간동안재단은요지부동이었다.재단의부조
리함에3명의직원이사표를썼던순간에도,뜻을모아파업을진행하던순간에도재단은달라지지않았다.
8개월은 무척 긴 시간이다. 용봉은 그 기간 속에서 직접적으로 투쟁의 길을 걸어오신 해고노동자 박근
덕씨를만났다.
8개월간의투쟁
<사업목적 전문직>으로 채용된 박근덕씨는 5.18재단의 사업비는 국비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나누는 것은 형식적2
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재단은 계약만료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의여러관례들을무시하고계약직노동자2명에게2014년12월 3일일방적인해고를통보했다.
"당연히 저에 대해서는 달라진 처우가 없고요. 재단의 경우 일단 3명의 직원이 사표를 썼습
니다. 재단의 부조리한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고요. 그 빈자리를 단기계약직으로
채용 중인 상태입니다. 지금 재단은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 비정규직 채용을 남발하는 운영을
보이고 있어요. 사업 목적 전문직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게 된 상황이고요 또 문제가 생길 거
라고 생각하나 보죠. 단기계약직이다 보니 담당업무와 다른 일을 맡기는 태도도 보이고 있다
고 합니다. 전면 파업에 나섰던 2명의 노동자는 재단에 복귀했지만 업무 지시가 내려오고 있
지 않은 상황입니다.'업무재배치 하겠다' 는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던데 , 일이 없는 동안 그
사람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겠죠."
용봉이처음5.18재단부당해고사건을인터뷰했던4월에는노조사람들과함께지방노동위원회에부
당해고구제신청에들어간상태였다.그러나결과는기각.박근덕씨는2차로중앙노동위원회에구제신청을
넣은 상태이다. 직원들끼리 5월 사업 시즌에 맞춰 총파업을 결의 한 때도 있었지만 “5월 기념사업은 해야
하지않냐”는책임의식속에서무산되었다.박근덕씨는부당해고사태가적어도5월전에는끝날것이라
생각했지만,투쟁기간은길어졌다.
1.	 2014년12월518재단은일방적인해
고통보를 내렸고, 투쟁과정 중 노조구
성원을 명예훼손, 불법 주거칩입의 이
유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소책자가
나올당시인5월은지방노동위원회에
1차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들어간 상
황이었다. 그리고 2015년 9월, 현재까
지도상황은나아지지않았다.
2. 5.18재단은 2005년부터 국비지원을
받고 있다, 전원 정규직 근무 시 국비
에서나오는예산으로는월급을줄수
없어 일부는 비정규직으로 재단의 기
금에서 월급이 나가는 방식을 고수하
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추어 재단은
직책이 높고 낮음은 비·정규직 여부
와관련이없는형태로운영되어왔다.
놓다
용봉
35
"참 투쟁기간이 길어졌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일정한 소득이 없다보니까 그런 어려
움도 있어요. 그리고 답답한 감정이 쌓이다 보니 마음이 항상 피로감이 있는 거 같아요. 특별한 경
우로는 검찰 고소당했을 때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과 함께하자는 행동이 명
예 훼손으로 이어지다 보니 미안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 저를 도와주신 자원활동가 까지 건
드리는 부분, 굉장히 화가 났구요. 저는 언제나 '5.18 기념재단'만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재
단 약자들과 연대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5월 민주 항쟁이 보여줬던 정신을 계
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실망감도 컸습니다."
'오월정신'
518재단에서일했을당시박근덕씨는자신의일에자부심을가지고있었다.광주민주화항쟁의정신을이어
간다는 것은 직장을 직장 그 이상으로 여기게 하는 자부심 이었다. 해고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해고문제를 해결
하기위해파업에동참했던많은직원들의행동또한그러한마음에서비롯된것이었다.518재단의홈페이지를
보면,우리는재단의글로써자부심을접할수있다.
-518정신을계승발전시켜민주인권평화의가치를국내외적으로실천연대하여
대동세상을구현하는공익법인지향
-민주정신과대동정신을기념계승하여민주자주통일에기여
이는재단이직접[비전및나아갈방향]에대해서공고한글이다.그러나이것이얼마나형식에불과한비전
이되어졌는지는앞선내용으로알수있다.처음재단에입사했을때까지만해도재단은비정규직이더높은직
책을 차지하기도 했을 만큼 비정규직 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는 곳이
었다.그러나이제그들이쌓아온관례와권리를단몇사람어쩌면한사람의명령으로뒤바꿀수있는518재단
이존재하고있을뿐이다.그렇게누군가에의해변해버린재단앞에서박근덕씨는외로운싸움을계속해나가
고있다.용봉은그가그런재단에무엇을요구하고있는지질문했다.그는복직뿐아니라5.18재단이정말5.18
재단답게바로설수있기를바라고있었다.
"일단 명예훼손, 불법주거침입으로 고소한 것을 당연히 취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취하로 끝
나는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그리고 노조를 진정한 대화상대로 인
정해주어야 하고요. 현재 재단의 구조를 보면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부분이 대부분이게 사실입니
다. 현재 기획위원회에서 직원들끼리 회의를 하고 이사회에서 최종결정을 내리는 구조지만 형식
적 인거죠. 조직에 자기검열이 필요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또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구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야만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함께비를맞으며
마지막으로, 박근덕씨에게 대학생인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하는
투쟁이무엇이라고생각하는지물었다.
"대학생 연대라고 해서 너무 크게 또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씌어주는 것이 아니라 비를 맞으며 함께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라는 말을 참 좋아해
용봉
36
요. 비를 맞아야 그게 어떤 비인지 알지. 같이 짤리라는 말은 아니고요(웃음). 제일 중요한 건 연
대를 하고자 마음이죠.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고 관심을 갖는 것도 연대의 한 방법이라
고 생각해요. 이 기사하나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 하지는 못하겠지요. 그래도 이런 연대
활동이 쌓이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는인터뷰중대동정신이란말을자주언급했다.그가말하는대동이란‘어려움에함께나아가는것'이었
다. 용봉은 재단이 만들 수 있는 사회가, 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재단 또한 진심으로 대동되어지
길간절히소원했다.또한해고노동자박근덕씨와의만남이다음번에는해고문제가아닌,복직을기념하며가벼
이만날수있는자리가되길소원했다.
5월의편지
필자는이제껏518재단을2번방문한바있다,전남대학교에서버스로30분남짓거리,우리가약속장소로애
용하는광천터미널근방이다.또매일아침출근하려는사람들로붐비는광주시청앞에위치해있기도하다.전
남대학생들이라면한번쯤지나가봤을법한곳,5.18재단은우리에게지리적으로가까운공간임과동시에이곳
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관심을 가져야 할 재단이기도 하다. 우리가 분명히 관심을 갖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5.18재단의현재를,부당해고사태를지켜볼수있다.지난5월,5.18재단의한직원은광주시민들에게편지
를띄웠다.그편지의내용을담으며글을마무리한다.
그는인터뷰중대동정신이란말을자주언급했
다.그가말하는대동이란‘어려움에함께나아가
는것'이었다.용봉은재단이만들수있는사회가,
그사회를만들어가기위해노력하는재단또한
진심으로대동되어지길간절히소원했다.또한해
고노동자박근덕씨와의만남이다음번에는해고
문제가아닌,복직을기념하며가벼이만날수있
는자리가되길소원했다.
용봉
37
"나는 여기에 왜?"
안녕하십니까. 5.18기념재단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이자, 공공운수노
조 광주전남지부 5.18기념재단 노동조합 조합원 정린입니다.
바야흐로 녹음이 번지고 온 대지가 초록인 오월입니다. 제게 매년 오월은 기념
사업을 준비하느라 그 좋은 황금연휴도, 친구들의 결혼식도 가지고 못하고, 단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달. 내겐 1년 중 없거나 마찬가지인 달입니다. 하지만
이는 5월이므로, 일하며 바쁘고 뜨겁게 5월을 보내는 것은 제가 518기념재단에
존재하는 이유였으므로 가슴 벅차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지금 5월 사업이 준비되고 있는 사무실이 아닌, 5월 행사가 진행되는 행
사장이 아닌 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피곤에 절어 오월행사 초청자를 맞이할 준
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여러분 앞에 서있습니다. 무슨 연유에서 저는
13년 동안이나 알뜰살뜰 꾸려온, 동료들과 농담처럼 말했던 자식과도 같은 기념
사업과 행사를 두고 거리에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2015년 1월. "이유는 없다.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라"는 전 이사장의 말 한마디
로 발생한 두 명의 계약직이 해고 되었습니다. 동료의 해고를 지켜본 직원들은
청원서와 성명서를 통해 해고 철회를 간곡히 요청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노조
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부당한 인사 조치에 대해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한 재심의
를 요구하고 이사들도 만났습니다. 그러는 동안 임기가 끝난 이사장과 상임이사
는 새로운 분들도 선출되었고, 새로운 집행부에 대한 희망 또한 가졌습니다. 하
지만 이러한 노력과 희망을 모두 헛된 망상에 불과했습니다. 재단 사용자측은
이 모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심지어 불법부당한 문제에 대해 직원들
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시작된 부당해고 철회에 대한 투쟁은
5월 사업기간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벌써 5개월째입니다. 이 투쟁이
오늘까지 장기화 되리라고는 저희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분명한 이유도 없이 비
정규직을 해고하고 이에 대해 비판하는 직원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하고, 이를
지지하는 시민사회활동가들과 자원활동가는 "명예훼손"이라 고소하여 입막음하
려는 행태에서 5월 정신,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요? 거리에 나
온 이번 5월을 통해 진정한 오월정신과 가치에 대해 고민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내 결정에 따라 여기까지 최소한의 보폭으로
지금까지 왔을 뿐인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에 있더라." 최소한의 보폭은 노조
활동 한다는 명목으로 내부에선 징계 이야기가 오가고 그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극에 달하는 중, 저는 전 이사장에게는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13
년 만에 처음으로 오월에 일을 하지 않고 5월 사업의 현장을 떠나 거리로 나왔
습니다. 징계, 책임 운운하는 사무실 내에 분위기에 심리적 압박과 모멸감이 들
용봉
38
긴 했지만 권력에 복종하거나 굴복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반성할게 하나 있습니다. 5.18기념재단에서 일하면서 노동 현장의 노
동자들의 현실을 한번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습니다. 이해했다는 것은 정신적
겉치레이고 말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동료의 문제가 되자, 제가 당사자가
되자 이제야 거리로 나왔습니다. 제 이기적임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
도 행동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오늘 저는 스스로를 변호합니다. 단연코 저는 5.18기념재단에서 일하는 그 짧
지 않은 시간동안 누군가들이 말하는 단순히 밥벌이를 위해, 내 생계유지를 위
해 일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맞습니다. 이 곳은 제 삶의 현장이요 회사요 터
전이긴 합니다. 월급 받아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아버지 환갑도 챙겨드렸고, 제
가 좋아하는 술도 맘껏 마시며 평생 같이 가고 싶은 친구도 518 때문에 만났고,
강제실종이 난무하고 인권활동가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아시아 지역의 활동가와
피해자들도 518 때문에 알게 되었고,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시인은 자신을 키운 건 팔할의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를 이만큼 키운
건 5.18이고 제가 21살에 발걸음을 시작하여 13년이 넘게 머물고 있는 5.18기념
재단입니다. 제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는 다짐과 행동성을 갖
도록 성장시켜 준 곳, 훈련시켜 준 곳은 바로 제가 일하고 있는 5.18기념재단입
니다. 제가 부당함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해고동료와 함께 거리에 나가 행동
할 수 있게 나를 키운 것은 바로 5.18기념재단이란 말입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굴복당하는 마음과 자세로 민주,
인권, 평화의 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오월기념사업을 준비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나를 이만큼 당당한 사람으로 키운 조직에 탄압당하고 도려내려야 할 일인가
요?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존재의 이유와 의미에 대해 자꾸 묻습니다. "518기념
재단 직원으로서 오월사업하지 않고 머하는 것이냐? 이후가 무섭지 않는냐?" 지
난 몇 개월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물었지만 정답이 없더군요. 스스로에게 떳떳
할 수 있는 행동이 이것이기에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두렵습니다. 저도 거리
에 나온 한명의 나약한 인간이기에 두렵습니다.
제 20대를 온전히 관통하고 있는 5.18과 5.18기념재단에서의 일과 삶은 이제
제가 떼어내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는 제 일부분이 되었기에, 처절한 심정으로
거리에 나와 예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오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13년이 헛되
지 않았음을 이번 싸움을 통해 증명하고 싶습니다. 5.18은 부당함과 불의에 항
거한 항쟁으로 시민들이 온전히 만들어낸 우리의 역사이자 세계의 역사입니다.
5.18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우리의 방식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투쟁
을 지속하겠습니다. 많은 지지 부탁드립니다.
2015년 5월 13일, 사무실을 떠나 거리에서
정 린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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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대강당의시간여행자
-나는대학원에갈거니까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
-화보:와라!전대동물친구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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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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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당의
시간여행자
시간은 2016년 4월이면 충분합니다. 그때쯤이면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대강당 보수공사가 끝난다고 하더군요. 이전부터
보수공사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대부분의 사
람은 이에 만족 할 것입니다. 겉보기에는 크게 변하지 않아
도, 강도나 시설과 같은 기능들은 더욱 나아졌을 것이라 믿
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을 다른 눈길로 보는 사람들도 있군요. 누구
일까요? 대강당에 쓰인 등록금을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일
까요? 아니면 그동안 공사하느라고 먼지를 풀풀 날려댔는데
도 불구하고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일까요?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전남대학교의 9개 동아리의
사람들입니다. 그 동아리와 대강당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
는 걸까요? 왜 그들은 그런 눈으로 대강당을 보는 것일까요?
과거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럼,과거를돌아볼까요?
대강당에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상당히 오래전부
터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공사는 계속 뒤로 미
뤄졌고, 이번에 정부에서 예산을 따는 데 성공하고서야 공사
가 확정되었습니다. 대학 본부는 학생들의 상징적인 건물임
에도 타 학교에 비해 어설프다는 점과, 학생들이 많이 모이
는 곳이니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2015년
1학기부터 대강당 보수공사에 돌입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
만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존재가 발견되었
습니다. 바로 대강당에 동아리방을 두고 있는 9개의 동아리
였습니다. 공사를 계속 하기 위해 대학 본부는 동아리 연합
회와 이야 하여 대강당에 있던 9개의 동아리방을 없애버렸습
니다.
9개의 동아리는 오래 전부터 대강당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
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갑작스레 나가라는 말은 그
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동아리
는 당시의 문제를 "동아리방이 옮겨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다른 동아리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라고 토로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리가 있었던 환경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그에 따라 동아리들의 활동도 달라져야 하는 만큼
이전의 동아리와 같은 동아리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대강당에서 나가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나가게 된 과정 역시 꼭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들이
나가라는 말을 들은 것은 올해 3월이지만, 나가야 하는 정확
한 날짜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미래를내다봅시다.
수습위원 조승래 (yeosu115@naver.com)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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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는지난2015년7월13일부터대강당리모델링을시작했다.리
모델링이시작됨과함께이곳에서활동해오던동아리들은새로운동아리
방으로공간을옮겼다.
"동아리A:우리는언제나가야하나요?"
"동아리연합회:저동아리가나갈때까지."
"동아리B(동아리A에게):이동아리는언제나가나요?"
"동아리A:우리도몰라.(동아리연합회에게)우리는언제나 	
가야하죠?"
"동아리연합회:우리도몰라."
게다가 어느 동아리는 이사 갈 방의 선택권을 주고, 어느
동아리는 그냥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등 공평성 문제 역시
있었습니다.
그럼 동아리 연합회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할까요?
현 동아리 연합회 회장님에게 질문지를 드렸으나, 아쉽게도
회장님이 바쁘시고, 질문지가 오가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답을 받지 못했답니다.1
다만 "대강당 동아리 사건은 작년 동
아리 연합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며, 우리는 그것을 인수인계
받아 그대로 진행하기만 했다."라는 것만 들을 수 있었지요.
다만 대학 본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
을 수 있었습니다. "대강당에 있던 동아리들에 대한 처우는
제1학생회관과 제2학생회관으로 옮기기로 동아리 연합회와
서로 이해가 되었다." 음! 대강당 9개의 동아리는 공사에 돌
입한 후에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요?
결국 대강당 9개의 동아리들은 다른 동아리방으로 옮기게
되었지만, 기존 동아리방에 비하면 훨씬 협소하여 원래 목적
대로 사용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창고에 물품을
보관해야 하는 연극 동아리나, 30여 명의 동아리원이 동시에
모여 연주하는 기타 동아리, 많은 운동량으로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연극 동아리나 태권도 동아리는 그 작은 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후유….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일까요? 필자는 아직도
기억 한답니다. 전남대학교가 학생들을 모집하며 내걸었던
것은 혁신교육, 창의연구, 열린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
쉽을 키워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것이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지금도 전남대학교는 그것을 지향한다는 것 역시 알
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학생들의 자치적 활동, 자치 없
이 가능한 것일까요? 아니면 활동 할 공간 없는 자치만으로
충분히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만날 공간이 없는 학생
들은 이제 어디에서 만나 자치를 펼치죠? 따가운 여름 햇볕
아래 봉지에서 모인 공연 동아리는 발성 연습을 하고, 옆에
서는 그 음에 맞춰 기타 동아리가 통기타를 치며, 그와 콜라
보레이션으로 밴드 동아리가 락을 연주하고, 그 리듬에 맞춰
팔다리를 뻗는 태권도 동아리가 있으면 되는 걸까요? 그거
1.	 인터뷰담당자의연락혼선과동아리연합회장의일정문제로인터뷰에차질이있었음을알려드립니다.이에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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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괜찮은 그림이군요!
네? 아예 동아리방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너무 비약하는 것
같다고요? 하핫.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씀 하실수 있어요. 그
런데 말입니다, 활동할 수 없는 동아리방도 정상적인 동아
리방이라고 할 수 있나요? 흠. 그렇다면 10평정도 되는 방에
서 80명이 수업을 들어도 그것은 아무 문제없는 정상적인 강
의실이겠군요. 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옳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학교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현재 학교에서는 강의실
의 크기와 학생 수를 연동하여 생각한다고 합니다. 가령 강
의실 크기에 따라 전체 총원을 정하거나, 학생 수에 따라 강
의실을 정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것은 필요에 따라 그에 알
맞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학 역시 알고 있는 것이 아
닐까요?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배정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동아리에게도 인원수나
활동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네?강의실과동아리방은의미가다르다고요?
흠. 그렇지 않습니다. 그 둘은 대학에서 운영한다는 점에
서 공통점이 있지요. "운영 한다"라는 것은 그 제도를 찬성한
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답니다. 가령 결혼 제도를 없앤 나
라에서 "우리는 결혼을 권장한다!"라고 주장하거나, 결혼 제
도를 만든 정부가 "우리는 결혼 제도를 반대한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동아리 제도를 만들
었다! 하지만 동아리에게 줄 공간은 없다!"라는 것 역시 그런
것 아닐까요? 공간이 없으면 활동할 수 없으니까 말이죠.
동아리방이 아예 없는 동아리는 어떠신가요? 현재 중앙 동
아리 소속의 동아리 중에서도 동아리방이 없는 동아리는 분
명 존재한답니다. 모 댄스동아리도 거기에 들어 있죠. 아무
래도 동아리의 수는 무한히 생겨날 수 있는데 비해 동아리방
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그런 것이겠죠. 이렇게 동아
리방이 부족한 실정인데 대강당의 동아리방을 없애버리다
니, 괜찮을 걸까요?
이번대강당리모델링으로전남대통기타동아리하이코드
는1학생회관지하로동아리방을옮겼다.하이코드는악기
들만으로도절반이차는공간에서많게는스무명의동아리
원들이활동을한다는말을전했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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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그보다더과거를봅시다.
사실 이번 일은 이전부터 충분히 전조가 있었답니다. 글로
벌 커뮤니케이션 잉글리쉬나 시간표 모듈 변경, 재수강 제도
의 변경이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것들과 대강당은
어디가 닮았을까요? 자, 그럼 생각해 봅시다. 저 것들중 학생
의 의견을 통해 민주적으로 정해진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아닙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대학 본부에게 책임을 물 수
있겠지요. "아니, 어떻게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그런
일을 추진 할 수 있는 건가요? 우리 학생들은 그저 시키면 시
키는 대로 하는 수동적인 존재인가요?!"하고 말이죠. 하지만
마냥 대학 본부에만 책임을 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학생
들이 참여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나."라는 입장이거든요.
와우! 양측이 모두 소통을 할 생각이 없군요! 즉, 위의 네 개
의 공통점은 현재 학생들과 학교 기관들의 소통이 원활이 되
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정말 적극적으로, 정말
정말 정말 적극적으로 표했다고 합니다. 시위를 하고, 총장
실을 점거하며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
로 몰아가기 일쑤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걸로 괜찮을까요?
아, 물론 총장실을 점거하라는 등의 뜻으로 하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세상 물정을 알고 그저
시키는 대로 따르면 괜찮아지는 걸까요? 흠. 그럼 이번 일에
전남대학교밴드동아리바이슨또한제1학생회관지하로동아리방
을옮겼다. 하이코드처럼방이좁아진이들은,동아리방에서간직해
오던현판들을복도에내놓았다. 오랫동안쓰지않은학생회관지하
복도에는습기와곰팡내가 풍겼다.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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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칭찬해 줘야 하는 곳도 분명히 있겠군요!
이제현재로되돌아와봅시다.
여러분은 이번 대강당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
실 이번 대강당 일에 대한 생각은 다들 큰 흥미가 없을 거라
고 생각합니다. 대강당에 갈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가, 동
아리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들일 테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의
의견이 학교에 전해지지 않는 것은 어떤가요? 이번에는 동
아리방이었습니다만, 다음에는 뭐가 없어질까요? 자, 조금
만 미래를 살펴 봅시다! 강의실을 늘리기 위해 과실을 없앨
까요? 아니면 학생들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는 이유
로 고성적의 퍼센테이지를 줄일까요?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
도 A+를 받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까요? 요즘 회사에 취직하
면 체력이 많이 필요하니, 체력 시험을 만들어 몇 점 이상 받
아야 졸업도 하고, 학점을 주지는 않을까요? 응? 회사에 취
직 안할 거라고? 몰라! 그냥 다 봐! 어쩌면 위의 것들은 서서
히 이미 이루어지고 있을 수도 있답니다!
우리가 이번 일을 남 일,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
각하고 겉으로 돌 때에도 학교의 민주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
고, 결국 우리에게 직접 피해가 올 때는 그것을 지킬 힘도 남
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지도 모
릅니다. 그렇다면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친구들이랑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학교나 관
련 일을 하시는 분들께 메일을 보내는 정도의 일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선은 9개의 대강당 동아리 일부터!
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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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원 갈 거라서.”
하나의 유령이 대학을 떠돌고 있다― 청년실업이라는 유령이. 대학의 모든 수단이 연합하여 이
유령을 잡기위한 사냥에 나섰다. 토익과 자격증, 인턴과 공모전, 취업특강과 비즈니스 회화가 손을
잡았다. 물론 대학과 학생도 손을 잡고 유령을 잡으려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의
연합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연일 기록을 갱신해왔다. 이제 보수적인 통계에서도 청년실업률은
10%1
가 넘는다. 그런데 불황과 실업이 판을 치는 상황에 슬쩍 던져지는 대답이 있다. 바로 대학원이다.
매력적인 대답이다. 취준생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벗을 수 있다는 점, 또 노력의 결과로 더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더군다나 학부 졸업장으로 전문직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시대
아닌가.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학문과 전공이 마음에 들었던 이들에게도, 학문을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솔깃한 이야기이다. 깊은 학문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선배와 교수들은 “그렇다면
대학원을 가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진리탐구의 길이 대학원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요즘
학사를 해서는 영업직이나 비정규직 밖에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진리탐구와 자아실현을
함께 하려면, 영업직으로 밀려날 수는 없다.
두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니. 이런 이유건 저런 이유건 혹은 갖은 이유건, 학부생들은 이런저런
목표들을 가지고 대학원에 발을 들인다.
나는
대학원에
갈꺼니까편집위원허지선(jsh_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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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 53호

  • 1. YONGBONG 2015 VOL.53 AUTUMN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 알바별곡: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20대다섯명과의잡담회 - 사장별곡:대한민국김사장,박사장,이사장의이야기 -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생의현실돌아보기 -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국립대학 기성회비의맥락과대학재정뜯어보기 - 나는남자다.그리고,페미니스트다. 용봉 1
  • 2. YONGBONG 2015VOL.53 AUTUMN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알바별곡: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20대다섯명과의잡담회 -사장별곡:대한민국이사장,박사장,김사장의이야기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생의현실돌아보기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국립대학기성회비의맥락과대학재정뜯어보기 -나는남자다.그리고,페미니스트다. 용봉 교지를 주의깊게 읽은 당신, 용봉 가을 53호 <누가 이들을 싸우게 하는가> 독자모임에 초대합니다. 전남대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교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독자모임에 참여하시면,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일시>2015.9.30(수) 오후 6시 장소>용봉편집위원회(제1학생회관 309호) 문의>010-9081-0998 페이스북(facebook.com/ybpress) 티스토리(ybpress.tistory.com/ybpress) 트위터(@Ybpress) 용봉Autumn53호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독자모임 용봉 2
  • 4. 용봉 4 04 목차 05 발간사 사회 08 알바별곡 14 상대자영업실태조사인포그래픽 16 사장별곡 22 최저임금뜯어보기 28 청년이란틀을깨자:청년실업률역대최고시대,'일자리문제'를다시생각하다 34 5.18기념재단5월정신을내려놓다 학내 42 대강당의시간여행자:대강당이리모델링됩니다.그런데... 48 나는대학원에갈꺼니까:대학원의현실을돌아보다 55 기성회비는왜사라졌나 64 [화보]와라!전대동물친구들! 페미니즘 70 나는남자다.그리고,나는페미니스트다. 78 그들은왜무지개깃발을들었나 문화 90 누가마돈나를죽였나:영화<마돈나>비평 96 이갈리아의아들들:책<이갈리아의딸들>서평 101 독차참여퀴즈 102 제6회공백공모전수상작 106 편집후기 편집장 서단비 사회학과 편집위원 허지선 분자생명공학전공 정대성 행정학과 서재석 행정학과 이혜연 영어영문학과 김.동영 영어영문학과 수습위원 이정환 인류학과 전수련 철학과 윤소영 철학과 조승래 철학과 지도교수 윤성석 정치외교학과 발행인 서단비 사회학과 발행처 전남대학교 용봉편집위원회 주소 전남대학교1학생회관309호 전화번호 062-530-0593 디자인 용봉 디자인팀 <어깨결림>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YONGBONG2015 VOL.53AUTUMN
  • 5. 싸운다.많은사람들이.거리에서,학교에서,병원에서,공장에서,광고탑위에서.굳 이 편한 집을 두고 나와서, 머리띠를 두르고, 조끼를 입고, 찬바람을 맞으며, 피켓을 들고 딱딱한 바닥 위에서 싸운다. 그런데 지금 말하려 하는 싸움은 그런 싸움이 아니 다. 싸움으로 얻을 것도 없는 사람들이 싸우는, 그런 싸움이다. 왜 둘이 싸워야 하는지, 이유도분명치않은싸움이다.둘은얻을것없는데,누군가는그싸움으로얻을것이 있는, 그런 싸움이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와 알바, 기성세대 와청년세대의싸움이그렇다. 정규직 노동자가 쉽게 짤리지 않아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쉽게 짤린다고 한다. 자영 업자가 악덕해서 청년알바의 삶이 힘들다고 한다. 자영업자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최 저임금을 올리면 안된다고 한다. 기성세대의 정년이 늦고 나이가 많아 질 수록 임금 을깎지않아서청년세대의일자리가생기지않는다고한다. 이제그냥나는,웃어버리고싶다.최저임금의영향을받는대기업하청저임금노동 자들의 수, 99%에 육박하는 연간 자영업 개업률 대비 폐업률, OECD 최고 수준의 노 동시간, 최하 수준의 근속년수, 평균임금,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 지는구조,10%도되지않는노동조합조직률,기업의수익률대비굉장히낮은고용 창출율, 세대 간 조정이 고용률에 끼치는 아주 미미한 영향, , , , , ,,,,,, 각종 통계수치 들이그저무력하게도,오늘도여전히세상에서 저'둘'들의싸움은너무나중요한싸 움이다. 글쎄, 저 '둘'들의 싸움으로, 그 싸움이 세상에서 다뤄지는 '중요함'의 무게로, 웃는 사람들은따로있겠지.그런데그들은,누구인가? 누가,이들을,싸우게하는가? 편집장 서단비 발 간 사 용봉 5
  • 9. 우리는대학을다니며한번쯤 은아르바이트를한다.과거대학 생들은용돈을보충하거나유흥비 를위해아르바이트를했다고한 다.머나먼이야기다.97년,이름 만들어도무시무시한‘IMF 구제 금융위기’가한국사회를휩쓸 면서대학생이될자식에게안정 적인생활비를줄수있는‘중산 층부모’들은대거사라졌다. 성 적표에쌍권총몇개쯤있어도‘ 대학만나오면’거뜬히취업가 능한시절도이미지나갔다. 지금 의대학생들은역대최악의실업 난으로대학졸업이후의미래도 매우어두운, 말그대로‘희한한 시대’를살아가고있다.희한한 시대에서아르바이트노동을하며 살아가고있는사람들의이야기 를들어보자. 학영(전남대 철학과) 무빈(전남대 철학과) 하성(조선대 불어불문학과) 정원(목포대 국어국문학과) 혜연(용봉편집위원회) 진행: 동영(용봉편집위원회) 용봉편집위원회(ybpress@hanmail.net) 알바별곡지금도,미래도안보이는불안한시대에 아르바이트를하며살아가는 이십대다섯명과함께한잡담회 용봉 9
  • 10. 알바를 많이 했다. 식당에서도 하고 야간에 술 집에서 6-7개월 정도 일했다. 한 달에 한 100 만원남짓받으면서.그땐세달동안한번도안 쉬고월100만원정도받았었다. 정원 편의점으로 시작했다. 방학엔 에슐리 아 르바이트, 휴학했을 땐 공장에 들어갔는데 너 무적응이안되서하루만에그만뒀다.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 중에 기억나는 경 험이있다면? 하성일이 끝나고 현금을 딱 받았을 때, 그리 고 빚을 갚았을 때 가장 행복했다. 약간 화 났던 경험은 편의점에서 일할때 밤에 끝나 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런데 교대하는 분 이 일이 생겨서 한 시간 넘게 일을 더 했다. 사장님이 오시더니 버스 끊겼는데 택시비도 안주고 그냥 가라고 하시더라. 집에 걸어오 면서 열이 좀 많이 받았다. 학영 골목에 있는 작은 맥주바에서 알바를 했 을 때 겨울철에 장사가 잘 안됐다. 내 일급보다 매출이 안 나오는 날이었다. 사장님이 와서 “ 학영아 너는 주말에만 알바 하는데 그 돈 받 아서 생활이 되냐”하면서 시급을 조금 더 주 더라.장사도안되는데참감사한경험이었다. 2011년에 피시방에서는 그 당시 최저시급도 안 되는 3500원을 받았다 하루는 내가 피곤해 하는데 사장이란 사람이 “너는 12시간 일하 고12시간쉬는데왜피곤하냐?”는식으로말 "점점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예 전에는 부모님이 번 돈으로 충당할 수 있었는데이젠 대학생까지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점점 양극화도 심해지고. 건물이 없는 사람들,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학생이더라도 노동을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갖춘 사람들은 굳이 그런 힘들게 안살아도 대학 편하게 다니고." 왜아르바이트를하게되었나 하성 아는 사람에게 200~300만 원 정도 사 기를당했다.일을할수밖에없었다.번돈은 빚갚는데다썼다. 학영 월세를 내려고 알바를 시작했다. 그런데 월세랑생활비를같이버니까몸이너무힘들 어서지금은부모님에게월세를지원받고생 활비랑용돈을벌려고일을한다. 정원그냥호기심에시작했다..외향적인성격 이다보니사람도많이만나고학교다니면서 재밌는일도겪어보고싶었다. 무빈 부모님이 “대학에 오게 되면 독립해서 모든 것을 너가 벌어야 될 것 같다.”라고 말 씀하셨다. 그래서 거의 모든 걸 내가 부담하 고 있다. 등록금 170만원, 생활비 30만원, 월 세 20만원이면 거의 한 달에 100만원은 벌어 야 한다.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다. 노가다를하면하루에한9만원정도받는데 열심히 하니까 겨우 살 수 있긴 하더라. 요즘 엔조금씩지원을받을수있도록부모님이랑 상담을 하고 있다. 노가다를 하면 계속 기운 이 없고, 우울해져서 주변사람들이 걱정을 많 이 하더라. 하도 일만하니까 가끔 고민이 들 때가있다.직업란에뭐라고써야할까.일용직 노동자라고해야할까.학생이라고해야할까. 예전에는 알바를 하는 이유가 용돈이나 여행 비용 같은 부차적인 것 이었는데, 언제부턴 가알바가생계유지와같은처절한것으로인 식된다. 무빈옛날엔대학생하면자유를즐길수있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대학생은 취업, 공 부, 이런 거 하고 연결된다. 점점 대학교를 다 니고있는사람들이가져야할부담이커지고 있다.예전에는부모님이번돈으로충당할수 있었는데 이젠 대학생까지도 벌어야하는 상 황이다. 부모의 부담이 자녀에게로 내려오는 것 같다. 점점 양극화도 심해지고. 건물이 없 는 사람들, 자본이 없는 사람들은 학생이더라 도 노동을 해야 하고, 그런 것들을 갖춘 사람 들은굳이그렇게힘들게대학안다녀도되고. 학영 옛날에는 대학만 나오면 취직이 되니 까학자금대출을쉽게받거나부모님에게더 쉽게 손을 벌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취업이 안 되니까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같다. 각자어떤아르바이트를해봤나 무빈편의점주말야간아르바이트,도로에표 시선 그리기, 공사장 노가다, 시골에 지붕 올 리기, 하우스 철거, 인테리어 하는 곳에서 벽 돌나르기, 노가다등을했다. 학영저는PC방알바,전단지알바.사무실보 조, 맥주바서빙, 베이비시터를해봤다. 하성 편의점 알바로 시작을 했고, 서비스 쪽 용봉 10
  • 11. 하니까안그래도피곤했는데더피곤해지더 라.밥도알바생전용으로쌓아놓고전자렌지 돌려먹는데 그것도 선심 쓰듯이 주고. 사장 이 또래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게임을 하다 가저한테와가지고“몇살이냐?”,“남자 친구는있냐?”그런적도있었는데,정말싫 었다. 키보드에 침 뱉고, 돈 안내고 튀는 진상 손님들도 많고. 돈 안내고 튀면 그 손실금액 을내가매꿨다. 거기서 담배를 배웠다. 피시방은 담배냄새 가 엄청 많이 난다. 어느 날은 너무 화가 나 더라, ‘이렇게 간접흡연 당할 바에야 직접 흡연 하겠다.’ 그래서 손님이 두고 간 담배 를처음피기시작한게내흡연의시작이다. 무빈 편의점 알바를 했을 때 새벽에 한 사람 이물건을사고민증을맡겨놓고는지갑을앞 에 두고 왔으니까, 잠깐 돈을 가지고 오겠다 고 나가더라. 잠결에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하라고 얘기했는데 10분을 기다려도 나타나 지 않더라. 그 때 깨달았다. 아, 사기당했구나. 굉장히억울했다. 아르바이트 했던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은 잘 지켜졌나 정원 한 번도 제대로 지켜준 곳이 없었다. 최 근에 편의점 알바 면접을 봤을 때는, 점주가 앉아서 있는 시간이 많고 일이 편하니까 당 연하듯이 시급을 4500원 주겠다고 하더라. 겉으로는일을하겠다말하고속으로는노동 청에신고를해야겠다고생각했다. 무빈 편의점 일이 쉽다고 생각했는데 굉장 히 힘들다. 물품정리, 돈 계산, 제일 힘든 건 손님들 대접하는 것 같다. 불량한 사람들이 나 술 취한 사람들이 오셔서 계속 말 걸고 다짜고짜 반말하고 스무 살인데 삼촌이라고 부르고. 어쨋든, 그렇게 힘들었는 데도 최저 임금안주더라. 학영 아까 말한 맥주바 빼고는 지키는 곳이 없었다. 아무리 일이 쉬워도, 가만히만 있어 도 의무적으로 주라고 있는 게 최저시급이 다. 말 그대로 최저시급인데 편의점, 만화방, 피시방도, 독서실 총무 같이 편해 보이는 일 들은쉽게최저임금이위반되는것같다. 이렇게임금을지키지않는다거나하는일이 왜일어난다고생각하나 하성 처음부터 인건비를 고려하지 않고 자 영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거 같다. 최저임금 도줄수없으면자영업을하면안되는데시 작하시는 거다. 한국은 인건비 말고 다 비싸 다. 월세도 비싸고 땅값도 비싸고, 그래서 그 나마 싼 인건비를 더 싸게 부려먹으려고 하 "자영업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전국 자영업자 평균을 봤 을 때 시설비, 프랜차이즈 계약금 같은 돈 들을 빼면 딱 인건비만 남는다고 하더라. 인건비를 올리면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걸 포기해야하는데, 어려 운 일다. 그런데 알바생도 살아야 되는데 어떡하나. 나도 알바비를 받아야 생활이 가능하지 않나." 는것같다. 학영 ‘사장이 못돼먹어서’라기보다는, 건 물, 땅값 월세가 너무 비싼 게 문제라고 생각 한다. 알바 시급이 조금 바뀐다고 해도 한 달 에20만원차이정도날텐데,그게마진에얼 마나 차이를 주겠나. 월세도 너무 비싸고, 장 사가 잘 된다 싶으면 전세금 올리라고 하는 이런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령 편의점 하 시는 분들도 굉장히 어렵다고 하시더라. 알 바를 한명도 안 쓰고, 사장이 20시간정도 일 을 하고 나머지 네 시간 동안 문을 아예 닫고 자는 곳도 있다. 마진이 너무 안 나오니까. 사 장이못되가지고최저시급을안준다고하는 건무리가있다. 무빈 자영업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전국 자영업자 평균을 봤을 때 시설 비, 프랜차이즈 계약금 같은 돈들을 빼면 딱 인건비만 남는다고 하더라. 인건비를 올리면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걸 포기해야하는데, 어려운일이다. 학영 물론자영업자도안타깝지만,알바생도 살아야되는데어떡하겠나.나도알바비를받 아야생활이가능하지않나. 자영업자들과 알바들을 대립구도로 놓는 담 론들이많다.어떻게생각하나. 용봉 11
  • 12. 하성 둘은 공생해야 하는 사이인 것 같은데 단편적으로보여준다는생각이든다. 학영 생존에 갈급한 두 집단이 결국 눈에 가 장 쉽게 보이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알바나 자영업자들의 싸움이 미디어 에서 많이 노출되기도 하고. 같이 싸워야 하 는사람들인데사실.건물주나프랜차이즈본 사,대기업같은곳들이랑. 무빈 대게 자영업자들이 악처럼 표현된다. 10원으로 월급 주는 것 같은 사례들처럼 언 론에서다뤄질때보면싸움붙이는것같다. 지금의 시급에서도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 는 곳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1 만원'이라는구호는어떻게생각하나 하성아마내가살아있는동안에는실현안되 지않을거라생각한다. 학영 최저임금 1만원이 당장 만원을 받아야 한다는의도로나온거라고생각하지않는다. 운동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만원’은 상징 성과 대중성을 가지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지금한국의경제구조에서는최저임 금이 대폭 오른다고 해도 해도 아무도 지킬 수 없을 거다. 그럼에도 만약 알바생이 만원 을 받으면 돈을 더 쓸텐데, 그 돈이 자영업자 에게돌아가게되는것도가능하지않겠나. 무빈 기본급은 매우 적고, 추가수당이 훨씬 많은 한국의 기형적인 임금체계에선, 최저임 금이막상 1만원으로올라도버는돈은똑같 을 수 있다고 한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지켜 지지가 않는거다. 오른 시급이 적용될 수 없 는 영역을 대폭 들리는 식으로 꼼수를 부리 니까. 또, 대기업은 하청업체가 많다. 인건비 가 늘어난 만큼 하청업체를 더 쪼지 않겠나. 지금은결국최저임금이대폭올라도어딘가 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인 것 같다. 작년 한 학기 정도 이런 종류의 스터디를 했 었는데, 그때마다 얘기가 나왔다. 이런 비정 규직 알바생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근데 결론은 모르겠다. 알바 힘 들다, 최저시급 올려야한다, 하청 힘들고, 자 영업자 힘들고 뺑뺑 도니까 … 뭔가 답이 … 구조가바뀌어야한다는것만확실한거같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으로 살면서 공부, 아르 바이트, 여행, 연애 같이, 소위 '인간답게' 살 기위해선한달에얼마정도있어야한다고생 각하는가 무빈 최저임금은 1만원이 실현되고, 주말 만 일해서 50만원만 받을 수 있다면 그 돈 으로 월세 내고 아껴서 매달 10만원은 저 축할 수 있을 거다. 그 정도면 정말 행복 할 것 같다. 학영생활비30만원,월세30만원,공과금10 만원, 벌써 70만원이다. 여행 간다고 저축하 면20만원추가,옷도사고,카메라도사고싶 고, 렌즈도 모으고 싶고, 정말 사치한다 생각 하면 한 달에 100만원2 . 이정도만 있으면 정 말행복할것같다. 하성최근일한곳에서는50~60만원받았는 데 그것보다 20, 30만원만 더 받았으면 좋겠 다. 물론, 학업을 병행 해야 하기 때문에, 일 을하지않더라도1303 만원받으면좋겠지만. 정원 큰 욕심 안내서 집도 포기하고, 차도 포 기하고, 삼시세끼 밥만 먹고 진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월급 1504 만 원 정도만받으면조금씩저금하고가족부양안 하고 혼자살 수 있을 것 같다. 꿈 같은 일이 다. 용봉 12
  • 13. 83시간166시간216시간249시간 2016년 최저시금 6030 원 기준,참가자들이 한달 수입으로 희망하는 50만 원,100만원,130만원,150 만원을 벌기위해 한달 동 안 일해야 하는 시간 용봉 13
  • 14. 전남대 상대 자영업자 32명 연령대 종업원 고용형태 자신이 느끼는 노동강도 상대 자영업 실태조사 하루 평균 노동시간 주당 평균 노동시간 75 시간 12 시간 가족노동 36% 보통이다 40% 27% 27% 아르바이트 25% 기타 14% 18% 매 우 힘 들 다 조 금 힘 들 다 매우편하다 3% 20대 6% 30대 31% 40대 22% 50대 28% 60대 이상 13% 계약직 7% 조금편하다 3% 정 규 직 용봉 14
  • 15. 가게 점유 형태 대출 여부 있다 58% 없다 42% 보증부 월세 81% 자가 13% 전세 6%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 1. 장시간의 노동 2. 관리비, 인건비 등의 과도한 지출 3. 휴일의 부재 4. 같은 상권내의 비슷한 업종 간 과열 상태 5. 생활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벌이 6. 고객, 거래처, 건물주와의 트러블 등 가게를 그만두려는 이유 벌이가 부족함 50% 일이 너무 힘듦 36% 건물 계약이 만료됨 7% 적성과 맞지 않음 7% 용봉 15
  • 17. 사장별곡 2015년대한민국에는사장님이넘쳐난 다. 이웃집김씨도, 앞집의박씨도,뒷집이 씨도모두사장인나라. 대한민국에는적어 도600만명이상의사장님이살고있다.‘ 모든사람들의최종직장은치킨집사장으 로수렴된다.’라는‘치킨집수렴의법 칙’은괜한소리가아니다.한국에는현재 약600만명의인구가자영업에종사하고 있으며, 매달3만명이상자영업을새로이 시작하고있다. ‘사장’이라는직책은보통사람들에 게매우멀게느껴지는직책이건만,현재 대한민국에는경제활동인구1/4 이상이사 장님으로살고있다. 많은사람들에게사장님은동경의대 상임과동시에분노의대상이다.작년부 터올해까지SNS를뜨겁게달구었던‘갑 을논란’,그리고몇개월전한아이돌의 아르바이트주선업체광고를통해불거졌 던‘알바몬사태’등만보더라도사장님 은 청년과절대화해할수없는존재로여 겨지고있다. 사회문제연구회 박중현(poreh9096@gmail.com) 용봉 17
  • 18. 들어가며 :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의 나라 2015년 대한민국에는 사장님이 넘쳐난다. 이웃집 김씨도, 앞집의 박씨도, 뒷집 이씨도 모두 사장인 나라. 대한민국에는 적어도 600만 명 이상의 사장님이 살고 있다. 바로 자영업자들의 이야기이다. 모든 사람들의 최종 직장은 치킨집 사장으로 수렴된다.’라는 ‘치킨집 수렴의 법칙’은 괜한 소리가 아니 다. 한국에는 현재 약 600만 명의 인구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매달 3만 명 이상 자영업을 새로 이 시작하고 있다. ‘사장’이라는 직책은 보통 사람들에게 매우 멀게 느껴지는 직책이건만, 현재 대한민국에는 경제활 동인구 1/4 이상이 사장님으로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장님은 동경의 대상임과 동시에 분노의 대 상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갑을논란’, 그리고 몇 개월 전 한 아이돌의 아르 바이트 주선업체 광고를 통해 불거졌던 ‘알바몬 사태’ 등만 보더라도 사장님은 청년과 절대 화해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글이 사장님들에 대 한 욕과 불만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장님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번 글 에서는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님들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영업의 과잉화 - 97년 이후 한국 사회 자영업자 600만 명의 시대.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약 28%로, OECD 평균 15%의 약 두 배에 달한 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 과대화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율은 여러 요인으로 설 명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60년대부터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영업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 중 가 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서울로의 인구 밀집이다. 산업화 시기, 노동력을 완전히 흡수할 수 없는 상 황에서 도심으로의 인구 유입은 자연스레 자영업의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나 자영업 비율이 30%가 넘 는 나라의 대부분이 관광산업으로 유지되는 국가들이라고 할 때, 20% 후반의 비율을 계속해서 유지하 고 있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실제로 과거 ‘자영업 구조조정’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높은 자영업 비율 을 축소하려는 시도가 존재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의 자영업 비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태백 : 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 : 45살이면 정년 오륙도 : 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삼팔선(38세 퇴직), 육이오(62세까지 일하면 오적) 등까지, 2000년대 초반에 들어 사회 전반의 세태를 풍자한 신조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말들은 97년 IMF 이후 달라진 한국 사회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 사회의 모습은 IMF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달라진다. IMF는 평범 한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였고 이 과정 에서 대량의 정리해고가 발생하였다. 97년 이후 한국 사회는 실업자의 수가 130만명을 넘으며 본격적 고실업시대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외환위기가 가져온 것은 단기적인 대량해고 뿐만이 아니었다. 97년 외환위기는 한국사회의 경제적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위기극복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IMF는 한국 경제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노동시장구조조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97년 이후 김대중 · 노무현 정권을 거쳐 용봉 18
  • 19. 정리해고법· 파견근로제법 ·비정규직보호법 등이 통과되었다. 더불어 자본 ·금융시장이 본격적 으로 개방되어 해외자본의 유입과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급격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또 한 가지 중 요한 변화는 바로 재벌의 모습이었다. IMF 위기를 거치며 한라그룹, 쌍방울그룹, 동아그룹 등 많은 재 벌이 도산하였고, 이 기업들이 분포했던 산업은 살아남은 소수 기업의 차지가 되었다. 살아남은 대 기업들은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정리해고를 단행하여 정규직의 수를 최 소화 한 이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시키거나 하도급1 형태의 생산체계를 만들어 비정규직 · 간 접고용2 의 비율을 높이게 된다. 87년 민주화 운동과 노동자 대투쟁3 을 통해 이룩한 노동 표준은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 재편을 통해 거의 해체되다시피 됐다.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하여 고용의 안정성이 해체되고, 기업의 생산 부문의 투자 축소와 금융 투기 증가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구직난에 허우적거리게 되 었다. 이처럼 고용시장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빈곤의 끝자 락에 내몰려 거리를 떠돌거나,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수가 97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자 영업 역시, 반강제적으로 퇴직당한 이들의 마지막 생계 수단으로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던 것이다. 자영업자의 삶 - 을 중의 을, 자영업자 앞선 서술을 통해, 600만 명의 사람들은 왜 사장님이 되기를 선택했는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 지 않았던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600만 명의 사장님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국세 청의 통계에 따르면 한 해에 폐업하는 개인 사업자는 83만 명을 넘는다.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최 창업 폐업 연평균 창, 폐업 현황 76만 6천개 75만 2천개 2000-2009 기준 (자료 - 한국개발연구원) 1. 경제적·기술적으로열등한지위에 있는중소기업이특정대기업에종 속하여그지배·통제아래에서주문 을받아생산하는일.하청이라고도 한다.유럽에도서브콘트랙트시스템 (subcontractsystem)이라는일종의하 도급제가있으나그범위는우리나라 만큼넓지않고또전문적생산공장 으로서계열화가잘되어있다.하도 급을이용하는이유는대기업이중소 기업의저임금을우회적으로이용하 여생산비를절감할수있고중소기 업을경기변동의안전판으로활용할 수있으며자본절약,자본설비의고 정화를피하는이점등에있다.대기 업과의계열화의혜택을누리는일부 중소기업의경우엔상대적안정성을 누릴수있으나중소기업의전체적 경향은비정한자본간의경쟁에의해 분해·몰락할위험을안고있다.하 도급(매일경제,매경닷컴) 2. 간접고용이란기업의필요에따라타 인의노무를이용하지만노무제공자 와근로계약을직접체결하지않고 타인에게고용된근로자를이용하는 고용형태를말한다.이러한의미에서 간접고용의유형은근로자공급,근로 자파견,용역,도급,위탁,사내하청,소 사장,전출,점원파견등다양하다.간 접고용[間接雇傭](실무노동용어사 전,2014.,(주)중앙경제) 3. 1987년6월항쟁이후7월부터9월까 지전지역과업종에걸쳐폭발된노 동자들의대규모파업투쟁. 87년노 동자대투쟁은무려3개월동안전지 역·전산업에걸쳐일어난최대규모 의노동자대중투쟁이었으며,대부분 노동법의울타리를넘어서<선파업· 후협상>을관철시키는탈법투쟁, 가 두시위로발전,격렬함에있어서도역 사상그유례를찾아보기힘들다.87 년투쟁은이후전국노동조합협의회 의건설로이어지는자주적인민주노 조운동의새로운흐름을형성시키는 근원지가되었으며,이과정에서결성 된신규노조들은민주노조운동의물 적토대가되었다.87년노동자대투쟁 [八七年勞動者大鬪爭](한국근현대 사사전,2005.9.10.,가람기획) 용봉 19
  • 20. 근 자영업자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 논문을 보면 자영업의 폐업률은 85%, 그 중에서도 음식점의 폐 업률은 95%로 측정된다. 한마디로 100명 중에 85명은 망한다는 소리다.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13년을 기준으로 877만원이며, 여기서 임대료와 재료비 ·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평균 영업이익은 180만원에 불과하다. 사실 말이 좋아 사장이지, 자영업자들의 평 균 소득은 임금노동자 평균 소득의 약 52%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낮은 소득과 높은 폐업률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지고 있는 빚의 액수는 무려 193조에 이른다. 간단한 수치로 본 사장님들의 삶은 우 리가 언론, SNS를 통해 흔히 접하게 되는 사장님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연탄맛 후라이로 인생역전을 이룩한 무한도전의 정과장이나, TV에 종종 나오는 성공대박 신화의 주인공들은, 말 그대로 ‘신화’에 나 나올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탓에 자영업자들은 스스로를 ‘자기고용노동자’라고 부른다. 좀 더 학술적인 용어로 자 영업자는 ‘비임금 노동자’라고 불린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한정된 소득 내에서 직원을 고용할 여력 이 되지 않기에 스스로가 10시간을 넘는 중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자영업자들을 보호해 줄 법장치도 사실상 미비한 상황이기에 이들은 계속해서 빈곤의 끝자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 부분의 법이 아직까지 건물주의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중심으로 해석되기에, 자영업자들이 오랜 노력을 통해 겨우 기반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한 채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 촌, 인사동 등 떠오르는 관광지의 경우 기존에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 대부분 쫓겨나고 이 자리에 대기 업 프렌차이즈나 건물주를 중심으로 한 상업시설이 들 어서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리해고와 고용 불안정의 칼날에 흔들리고, 치킨집이라는 최후의 일터 에서마저 너무 쉽게 내쫓기는. 김사장, 박사장, 이사장 님의 삶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을’로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자영업의 미래 - 자영업과 한국 사회의 미래는? 지금까지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삶’을 들여다보았 다. 글을 맺으며,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자영업의 미래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 다. 90년대 이후 2013년까지 꾸준히 증가해 온 자영업 자의 비율이 최근 몇 년 새 조금씩 줄어두는 추세를 보 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자영업에 진입하는 수보다 퇴출되는 수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는 무엇을 의 미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상황에서 자영업의 축소는 곧 중산층의 몰락을 이야기한다. 살펴본 것 처럼, 현재 중소자영업자들의 대부분은 임금노동 시장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이 그나마의 경제력을 가지고 최후의 생계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자영업 사장이라는 직업이다. 바 로 이러한 중산층들의 ‘최후 생계 수단’마저 지켜지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는 것은 많 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1000조원이 훨씬 넘는다. 경기 활성화 국면에서의 가계부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1000조원의 부채를 견딜 만큼의 황금기가 아니다. 07년부터 시 작된 미국발-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며, 이러한 2002 2006 2009 2011 464조7000억 543조7000억 846조 9000억 912조9000억 연도별가계부채추이 자료: 한국은행 용봉 20
  • 21. 상황에서 중산층이 몰락한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전망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 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어 사업을 시작하고 있기에, 자영업에 대한 대안은 매우 시급하다. 박사장, 김사장, 이사장의 삶을 ‘안타까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맺으며 :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하여 97년 이후 재편된 한국 사회의 구조에서 ‘소수’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불안’과 ‘위 협’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학생들은 취업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고, 중장년층의 노동자들은 해고당 할 것을 불안해하며,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간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을 깎아 가며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하거나, 자영업의 길로 들어선다. 그나마도 불가능한 사람들은 노점상이 되거 나 거리의 홈리스로 살아가게 된다. 과장과 단순화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삶이 위와 같은 구조로 연 결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삶의 질과 소득 수준 등은 다르지만, 2015년 한국 사회 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빈곤의 끝자락에 내몰릴 위협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학생 /노 동자/자영업자 모두가 공유하는 ‘위협’과 ‘불안’을 끊어내야 한다. 정부와 기업에서는 한국사회 의 미래를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이미 비정규직이 절반을 넘고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노동유연화와 임금 삭감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기업’ 이 ‘버티기’ 위한 대안이 될 순 있을지라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들을 위한 대안이 되 지는 못한다. 대안은 ‘단결’에 있다. 서로를 분열시키는 임금노동자(정규직-비정규직)와 비임금 노동 자, 실업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요구가 필요하다. 최근 이와 관련된 다양한 담론들이 나오고 있 다. 최저임금 1만원,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부과, 노동시간 줄이기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재벌개 혁, 대기업 중심 수직적 하청계열화에 대한 문제제기 등. 이 자리에서 각 대안의 타당성과 현실 가능성 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더 이상 재벌과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휘둘리지 않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대 안담론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김사장, 이사장, 박사장, 그리고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 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용봉 21
  • 24. 지난 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5580원에서 내년 603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최종결정했다. 노동 자위원들이 거부하며 회의에 불참한 상태에서 정부 측과 사용자 위원들이 내린 결정이었다. 이런 결정에 이 르기까지우여곡절이많았다.“최저임금은학생들이방학동안알바를해서유흥에쓰이는돈이다”혹은“ 최저임금의 상승은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증가시켜 폐업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높일 것이다” 라는사용자위원의주장에논란이일기도했다. 언뜻 보면 사용자위원의 말대로, 최저임금이 영세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간의 임금갈등으로 보인 다. 현재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주휴수당과 야간수당과 같이 지급해야 할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업주들이 많다. 아이돌 가수가 최저임금을 이야기하는 아르바이트 앱 광고가 나오자, 여러 자영업자들이 해당회사에“최저임금을알리지못하게하라”며항의할만큼이니,부당하든정당하든아르바이트노동자 와자영업자의임금갈등은심각하다고볼수있다. 어떤사용자가임금을깎는걸마다할까?또어떤노동자가임금을덜지급받고싶어할까?이들이임금으 로갈등하는것은어제오늘일이아니다.노동자와사용자간의관계는임금계약으로맺어지기에이들사이 에 임금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 최저임금논란은 자영업자와 알바노동자 뿐만 아니라, 많 은 이야기가 있었다. 노동자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구호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론, 사 용자위원이 말하는 이른바 우려되는 경 영난, 정부 측이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한 최저임금상승등이복잡하게얽혀있다. 지금까지의최저임금 2007년도 최저임금은 시간 당 1865원 이였다.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인걸 생 각하면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고 하지만 당시 최저임금은 많이 낮았던 것으로 보 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저임금 은매년평균7.3%씩인상되어2016년에 는 6030원으로, 2000년도와 비교하여 3 배 이상 증가했다. 7.3% 인상률은 상당히 높은수치인데,전체노동자의평균소득증가율이2000년도에서부터지금까지매년2.7%씩증가한것에비 교하면, 최저임금은 높은 수치로 인상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최저임금이 원래 적었기 때문에 인상폭이 크게 증가하고있다고이야기할수있지만, 또한빠르게선진국수준으로인상되고있는것도사실이다. 이렇게봤을때최저임금은꾸준히양호하게오르고있다고볼수있다.평균임금의상승보다최저임금의 상승이두배이상높으니,노동자들에겐좋은상황으로까지보인다.그런데노동자위원들이최저임금위원회 의결정에동의하지않고회의를거부하게된건무슨이유에서일까? '최저의시급'을받는사람들 최저임금이 문제가 되는 곳은 자영업 사업장만이 아니다. 자영업과 아르바이트 노동자간의 임금 갈등 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자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가려져있다. 최저임금의 대상이 되 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고, 그들은 통계에서 ‘저임금노동자’라는 이름 으로불린다. 최저임금 1만원 용봉 24
  • 25. 저임금노동자란전체노동자의임금평균값의2/3이하로임금을받는노동자를뜻한다.우리나라에 서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평균값은 195만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저임금 노동자는 그 2/3인 월 130 만 원 이하로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다. 현재 최저 시급인 5580원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했을 때, 한 달 에받는돈이116만6220원,최저임금이6030원으로인상되었을때126만원인것을감안하면,이는최 저임금에근접하는돈이다. 이러한 월급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정규직 노동자 중 25%에 달한다. 비정규직에서 저임금 노 동자비율은말할것도없다.이는임금의격차가골고루분포된것이아니라,고임금노동자와저임금노 동자간의격차가크다는것을의미한다.또한저임금이노동자한,둘의이야기가아니라많은수의사람 들이겪는일반적인현상임을보여준다. 최저임금은바로이저임금노동자가받는임금에큰영향을끼친다.그런데의문이든다.직업별로어 떤 곳에는 최저임금 이상으로 주는 곳도 있는데 어째서 25%의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일하게 되는 걸 까? ‘최저’시급은최소한의생계보장을위해서만들어진제도라는데,‘최저’의시급을받는사 람들이왜이렇게많은걸까?이들은대체어느곳에있는걸까? 임금격차의'계급' 한국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 수 중 99%를 차지하여 전체 노동자의 88%가 일하는 곳이다. 이 중 소기업들의 절반은 대기업과 하청(하도급) 관계를 갖는다. 하청이란 경제적·기술적으로 열등한 지위 에 있는 중소기업이 특정 대기업에 종속하여 그 지배·통제아래에서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일이다. 예 를들면,자동차산업에서는자동차의부품의조립과디자인을대기업이한다면,자동차부품등을중소 기업에하청을맡기는것이다. 정규직 임금노동자 중위소득의 2/3 195만원 x 2/3 = 130만원 25% 저임금 노동자 대한민국 정규직 임금 노동자 중 저임금 노동자 용봉 25
  • 26. 이 하청 관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대기업 소위 ‘갑’으로, 매년 중소기업 에게 원가 절감을 요구한다. 원가 절감이란, 하청기업의 납품가를 낮추려는 요구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1개 당 1000원의 부품을 가격을 800원으로 줄이려는 요구이다. 이에 따라 하청기업은 대기업에 요구에 맞춰 물 건의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특정 대기업이 아니면 부품을 납품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청 기업은손해를보더라도물건을생산하려하고다른부분에서절약을통해그손해를메우려한다.이과정에 서결국중소기업의손해만큼대기업은이익을보전하게되는것이다. 단적인 예로, 2009년 현대차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1%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율은 오히려 19% 나 증 가했다.이는현대차의납품단가인하로인해생겨날수있었는데,당시현대차와하청을맺고있던중소기업 의매출액감소가현대차에비해3배이상증가했다는것에서확인된다. 대기업의 하청 구조는 1차 협력업체, 2차 협력업체,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가는 하청·재하청 구조로 엮여 있다.하청으로내려올수록임금자체를사업주가올리고싶어도못올리는상황에이르게된다.대기업이납 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면, 그에 맞추기 위해 밑단계의 하청기업은 인력과 임금을 줄이게 되고 1차 협력 업체 는그부담을2차협력업체에게,2차기업은3차협력업체에미루게된다.따라서원청에서하부협력기업으 로내려갈수록각단계별로노동자사이에임금격차가발생한다.그런식으로서열순서대로수익률에차이 가나게되고,각회사에서일하는노동자의능력과무관하게어느회사에어느거래단계에있느냐에따라서 임금이결정되어버리는 일이일어난다. 원가절감=인건비절약 하청기업은 대기업의 원가인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인건비를 절감한다. 신규채용은 줄이고 본래 있던 노 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매일 8시간 노동이후, 추가로 일을 하는 잔업과 휴일에도 일하는 특근을 늘려서 신규채용으로 메워야할 생산을 채우거나, 쉬는 시간을 줄이는 식으 로노동강도를높인다. 최저시급이상승되면이런노동자들의삶이바로나아질까?그렇지않다.앞서말했듯이최저임금은매년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 그 이유는 하청 기업에서 편법을 쓰기 때문이다. 하청 기업은 최저임금이 상승되면 그에 맞춰 매일 8시간 노동으로 받는 기본급은 상승시키고, 잔 업과특근의댓가인상여금은깎아서기존의임금에비슷하도록맞춘다.최저시급이인상됐음에도,노동자의 임금이 그대로 동결되거나 아주 미미하게 상승되는 선에서 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가는 매년 상승하 대기업 하청A 하청B 하청C 납품단가 인하 용봉 26
  • 27. 기때문에,노동자들의생활은빠듯해지고,따라서잔업과특근으로서로경쟁하게된다.‘경쟁’이붙 은잔업과특근의가격은더욱낮아지게된다.회사는낮은노동수당을지급해도노동자들은일할수밖 에없다는걸알고, 상여금을더욱깎을수있는것이다. 하청기업의 노동자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져가지만 하청기업에는 임금을 인상시킬 여력이 없다.물론 대기업의 원가 인하 요구에, 하청 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소송을 제 기해서 대기업과의 재판에서는 이길 수는 있겠지만, 거기서 대기업과 거래는 끝나게 되고, 부품을 납품 할곳이사라지게된다. 효율의주인은누구인가? 최저임금의상승은사용자위원의말대로경영난을부추긴다.대기업은원가절감을요구하는데임금 은상승히니,하청기업의사업주는정말로경영난에시달리게된다.그결과로폐업을하게되면실업률 이 증가하게 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하청기업의 경영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다. 대기업의 원가인하요구, 나아가 한국의 경제 특징인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하청계열화, 즉 중소기업과 대기업의관계가일방적인권력관계로종속되어있기에발생하는일이다. 이러한점에서볼때사용자측위원의“자영업자들이최저임금에부담을느낀다”는말은위선이다. 최저임금에주된대상은하청공장노동자들이고,사용자측이반대하는진짜이유는최저임금의가파른 상승은 하청 기업의 인건비 상승과 직결되어 결국 대기업에 납품할 부품가격의 상승을 일으키고 대기 업의이윤을줄이게하는것이기때문이다. 하청으로대표되는대기업과중소기업의분업은분명효율적이다.여러사람이각자자동차1개를판 매하기 위해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고 작동시키고 판매하는 것보다, 부품을 만드는 사람과 조립하는 사 람, 판매하는 사람을 따로따로 두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어째서하청공장에서부품을만드는많은수의사람들은저임금과그로인한생활고에시달리게 되는가?어째서효율은대기업이모두가져가는것인가? 지금까지는분업의형태,경제를‘효율’이 라는관점으로밖에생각하지않았다.그러나이제그관계에서효율이어떻게분배되는지를살필때다. 최저임금을 제대로 올리고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질서를 정비해야만 한다.그리고그건, 권력에저항할때만이가능하다. 용봉 27
  • 29. 청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문제는 단연 일자리 문제입니다. 20여 년 전에는 2030세대를 일컫어 ‘이십대태반이백수’라며이태백이라부르곤했습니다.그런데요즘은청년세대를7포세대라고합니다.연애,결 혼, 출산을 포기하던 3포세대, 여기에 더해서 내집,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가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이제는꿈,희망마저포기한7포세대가청년들의자화상이되었습니다.청년들은일자리를얻지못해오랜시 간 구직활동과 스펙 쌓기에 매진하고 있고, 겨우 일자리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한 달 생활비를 채우기에도 버겁습니 다.그래서1,2년일하다가그만두고취업재수를하기도합니다. 청년들은학비를내기힘들어서반년건너일하고 반년건너학교를다니기도합니다.최근에는청년들의급박한심정을이용한 취업알선사기가횡행하기도합니다. 아랫돌빼서윗돌괴기? 통계청의‘2015년7월고용동향’에따르면,15~29세청년층의실업률이9.4%를기록하고있습니다.전체실 업률의 3배 정도입니다. 전체 실업률 중에서 청년층을 제외한 연령층과 청년층 간의 실업 정도를 비교하면 그 격차 가 더욱 큽니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제약이 될 수도있기때문입니다.청년일자리문제는‘신규채용’의문제로일자리가얼마나새롭게만들어지는지에대한 문제입니다. 국내 투자와 공장 가동률의 수준문제이고, 또한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발휘하는 문제입니 다.특히국가재정파탄문제와연금고갈문제가현실이되고있는상황에서청년일자리문제는앞으로닥칠기성세 대부양의문제와크게관계가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운영 방식은 미래세대에 빚을 지고 현재에 소비하는 형태입니다. ‘미래에 돈을 얼마 벌테 니까 ’라고가정하고,‘ 그때가서갚을수있을테니지금써도괜찮아’하고미래의돈을현재에있는것처럼쓰 는것입니다.미래세대의국민소득과세수까지지금끌여당겨쓰고있다는말입니다.물론미래의소득이예상대로 벌어들이 수 있다면야 문제가 없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 저상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다릅니다.21세기금융위기이후부터경제성장률은2008년2.3%,2009년0.3%,2010년6.2%,2011년3.6%,2012 년 2.3%, 2013년 3.0%, 2014년 3.3%, 2015년 2.5%(잠정)을 기록했습니다. 이후로도 2020년 까지는 평균 2.5%이 하,2030년까지는평균1%대로주저앉을것이란분석이많습니다.이것이심각한이유는계속해서낮아지는경제 성장률로 인해 미래의 국민소득이 과대평가되고, 따라서 미래의 국부를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현재 에 소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래 세대는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지금 세대보다 더 클 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 합니다. 미래 세대가 과연 지금의 부채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바로 이 지 점에서세대간갈등이심화되고구체화되는것입니다. 세대 간 갈등이 잠재된 상황에서 정부는 초이노믹스라 불리는 경제정책 기조에 따라 수십 조원에 달하는 확장적 거시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연 1.5% 초저금리 정책까지 병행해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중장기적인 저성장 국면 속에서 적자재정 정책을 지속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입 니다.더욱이무리한경기부양책으로인해서부채상황이악화되었고,빚내서빚을갚는상황이도래하는데도시간 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여기서 보다 강력한 경제 처방 으로서 정부가 얼마 전에 들고나온 것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입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 추진과정에서도 세대 간 부 양문제는단적으로드러납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는우리의딸과아들을위해서기성세대가함께고통을분담하고기득권을조금씩양보해야합니다.내년부터60세 용봉 29
  • 30. 정년제가시행되면향후5년동안기업은115조원의인건비를추가로부담할것으로예상됩니다.이렇게인 건비가늘어나면기업이청년채용을늘리기어렵습니다. 근속연수에따라임금이자동으로올라가는시스템 으로는기업이더좋은일자리를만들기어렵습니다. 능력과성과에따라채용과임금이결정되는공정하고 유연한노동시장으로바뀌어야고용을유지하고더많은일자리를만들수있습니다.”고말했습니다. 노동 구조개혁을추진하는이유가청년들의일자리를마련하기위해서라는것이죠.물론의도는앞서설명드린대 로 세대 부양 문제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아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모두에게로 전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보다 구체적으로 임금피크제와 일반해고 제도를 제시했습니다. 임금피크제란 일 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에 정년을 보장해주는 것이고, 일반해고 제도란 기업의 직무평가에 따 라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제도 입니다. 의미하는 그대로 기성세대 노동자들의 급여를 삭감하고, 해고를 용이 하게 하는 방법으로 일자리 여분을 만들면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 은기성세대가이기적으로행동하고청년들의어려움을외면하고있다고비판하면서,2030청년세대와4050 기성세대사이의세대간갈등을적극적으로이용하고있습니다. 안정적으로일하기위한조건들의삭제 그런데우리다시생각해봅시다.기성세대가임금이깎이고해고되서마련된일자리에여러분이취업한다 고 말입니다. 그러면 당신도 기성세대가 놓였던 고용 불안정 상태와 마찬가지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안정 적으로일하기위한조건들이아예삭제되어버렸기때문에여러분역시곧일자리를그만둘수밖에없습니 다. 여러분 중에는 “그래도 지금이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그렇게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 습니다.그런데한번더생각해봅시다.노동구조개혁으로인하여여러분의아버지와어머니들이임금을깎이 거나 일자리를 잃었다면, 그렇게 자식인 내가 일을 하게 되었다면 부모님은 어떻게 생활하셔야 할까요?부 모님에 대한 부양은 여러분이 몫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최근 발표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부모님 집에 들어와서 살거나, 또는 독립했어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다가 쓰는 청년들, 일명 ‘캥거루족’ 이 대졸자 기준 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주장하는 청년 일자리 해법이란 부모가 청년들을 부양하는 상황을 자식들이 부모들을 부양하는 상황으로만 전환하려는 것뿐이지, 부모세대의 소득 과 자식세대의 소득을 합한 총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생활고는 변하지 않습니다. 가족구성 원 간에 부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은 많은 가정에서 가난의 고통이 대를 이어 되물 림되는효과로나타납니다.더욱이청년들은아버지,어머니가일했던때보다도임금도적고,해고되기도쉬 운일자리를얻습니다. 그래도일자리는늘어나지않는다 여러분 중에 이마저도 감수할 수 있다, 감수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청년 세대, 그 리고기성세대가어려움을감수한다고해서일자리문제가해결되는것은아닙니다.다르게말해서노동조건 용봉 30
  • 31. 을 하향평준화 한다고해서 실업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취업을 하 고자해도,현재의정부방안으로는취업이어렵습니다. 여기서는 경제학적인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기성세대의 임금수준을 낮추고 해고요건을 완화한 다고 해서 이것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적 인과가 없습니다.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성세대 가 100의 소득을 담당하고 청년세대가 20의 소득을 담당한다고 합시다. 노동구조 개혁과 기성세대의 양보를 통해 서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늘렸습니다. 그러면 기성세대가 80만큼 청년세대가 40만큼의 소득을 올리게 됩니다. 청년 들의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득의 총합은 120으로 전후로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기성세대가 80만큼 청년세대가 30만큼 소득을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역시 청년세대의 소득이 증가 했지만소득의총합은110으로감소했습니다.나머지10은어디로가는것일까요?이는자본의수익으로넘어갔습 니다. 결국 노동구조 개혁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기업들이 말하는 효율성 제고가 뜻하는 바입니다. 경기침체가 장 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신규투자와 신규채용보다는 단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당연히 기업들은 10을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때문에 세대 간 타협의 결과란 결국 우리가 아닌 자본의 이 윤을늘리는결과만낳게됩니다. 실업이라는매커니즘 나아가서보다거시적이고원론적인차원에서문제를다뤄봅시다.자본의입장에서는기술혁신을통한이윤을얻 을 수도 있지만 다른 방편으로는 전체 매출에서 노동자의 임금몫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경기침체가 지속 되는 현재에는 이윤을 지키기 위해 임금몫을 조정하는 방법을 구사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 한조건은실업입니다.자본주의는실업을항시적조건으로두어서노동자들을압박하는데씁니다.네가이임금에 일하지않더라도,더낮은임금에서일할사람많다는것입니다. 주류경제학계는 보완적인 차원에서 국민소득과 물가, 실업률, 이자율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서 실업 상태를 설명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업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업 수준에 따른 경제적 상태 변화만 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 실업이 왜 그러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지는 설명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마르크스 는산업예비군1 과자본의관계를분석하면서실업에대한분명한설명을수행했습니다.산업예비군,즉언제든지생 생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 노동력을 마련해두는 것이 자본주의의 중요한 속성이라는 것이죠. 실업이 있어야 노 동조건을끌어내릴수있다는것입니다.이와함께노동자들이가난해지는경향이설명됩니다.일을하면할수록기 계의부속품이되고,일을하면할수록가난해지는그런상태입니다.워킹푸어2 라는단어가잘말해주고있습니다. 1. 자본주의에서지속적으로반복되어나타나는현상으로,일자리를잃은노동자들이 서로 일자리를 얻기 위하여 경쟁함으로써 임금을 낮 추는요인이된다.마르크스주의에서산업예비군집단의존재는임금을 생계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도록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마 르크스주의자들은실제로이러한이유로부터의빈궁의가능성이노동력의 가치에 역사적,도덕적 측면을 증대시키는 노동조합활동을 포함한反작용의경향등에의해상쇄된다는사실을인정하고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실업이 노동자가 갖고 있는 협상능력의 요인으 로남아있다는사실은완전고용과임금상승,임금인플레이션의시기동안 나타나는 상관관계에서 볼 수 있다. (사회학사전,2000.10. 30.,사회문화연구소) 2. 워킹푸어(WorkingPoor·근로빈곤)는일하는빈곤층을뜻하는말로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을 의미한다.미국에서 1990년대중반등장했으며2000년대중반이후부터세계적으로널리쓰이고 있다.이들은 월급이 나오는 일자리가 있어 얼핏 보기엔 중산층같지만,고용도불안하고저축도없어언제라도극빈층으로추락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가구의절반이상은가구내에취업자가있음에도상대적빈곤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가구원의 취업 여부보다는 취업의질이빈곤에중요한요소임을보여준다.(시사경제용어사전,2010.11.,대한민국정부) 용봉 31
  • 32. 분열과세대 타협의결과는모두의가난뿐 그런데 설명드린 경제적 원리들이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윤분배율이 지속적으로 커지도록 실제 역사가 진행되어 왔을까요?실제로 이윤분배율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대개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우리나 라의경우0.6정도,미국은0.4정도를유지해왔습니다.이윤분배율이유지될수있었던것은노동자들이투쟁했기때문 입니다.자본의이윤극대화에저항해서노동자들도자신들의임금수준을지키기위해반응한다는것이죠.현재정부와 기업들은자본과노동의대결을노동내부의기성세대와청년세대의대결,갈등이라는이름으로바꾸어노동자들의단 결을 막고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은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청년세대의 피해감을 대비하는 방식으로, 부모세대의 희생과 자식세대의도리와같이국민적정서에호소하는방식으로내부의분열을시도하고있습니다.세대타협이란곧자본에 대한노동의굴복을의미합니다.여러분이세대타협의결과로일자리를가진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곱씹어봐주 십시오.분열의결과와세대타협의결과는앞서계속해서말씀드린바와같이우리모두의가난뿐입니다. 청년이란틀을깨자 생계의 고통과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청년들의 삶은 지금 어둡습니다. 그럴수록 청년세대의 절망과 분노와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보다 청년담론이 팽배합니다. 하지만 그 청년담론들이란 일자리와 노동조건에 대한 제대 로 된 요구와 대안적인 해법이 아닙니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청년담론은 청년들을 더욱더 ‘청년’의 프레임에 가두 고 강화함으로서 기성세대로써 기존의 노동자들과 대비시키고 갈등하도록 만들 뿐입니다. 갈등의 결과물로서 우리 청 년들이 기성세대의 노동조건을 악화하는 조건으로 청년 일자리를 얻는 것이 과연 우리 청년들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 에, 우리 사회의 미래에 유익할 지 모르겠습니다. 조삼모사의 고사처럼, 우리 청년들이 정부와 자본의 원숭이들이 되어 야 하겠습니까. 청년의 틀을 미래 주체의 틀로 바꾸어야 합니다. 세대의 갈등을 극복하는 주체로서 청년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주류적인 청년담론을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 먼저 기성세대와의 연대를 외쳐야 합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노 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합시다. 가장 날카롭고 명확한 오늘의 해답입니다. 더불어 미래의 노동자로서 자신들의 노동권 리와 조건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들을 이어가야 합니다. 청년이란 틀을 깨지 못하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결코 해결 될수없습니다. 용봉 32
  • 35. “비상계엄 즉각 해지하라!” 35년 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구호가 전남대학교 광장에 빽빽이 들어선 수많은학생들로부터외쳐졌다.그러나2015년,필자가글을쓰고있는동안창문밖으로보이는더위가내 려앉은 광장에서는 그 날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1980년은 어느덧 ‘과거’가 되 었고, 우리는 그 때를 역사 저편에서 부단히 끌어내어 민주정신을 기억해야하는 때에 살고 있다. 5.18이후 많은 사람들은 당시의 민주정신을 이어 나가야한다고 뜻을 모았다. 그렇게 오월 정신을 계승할 5.18기념재 단은설립되었다. 그러나지난4월,용봉이지난소책자에실은바1 와같이현재5.18기념재단은부당해고사태로설립의미 와반대되는상황을마주했다.그로부터4개월이지난지금518재단은여전히해고사태를해결하지않은것 은물론,시위에참여했던11명의노동자를명예훼손과불법주거침입으로고소했다.비정규직노동자두명 이부당하게해고되던2014년12월.그날로부터8개월이란시간동안재단은요지부동이었다.재단의부조 리함에3명의직원이사표를썼던순간에도,뜻을모아파업을진행하던순간에도재단은달라지지않았다. 8개월은 무척 긴 시간이다. 용봉은 그 기간 속에서 직접적으로 투쟁의 길을 걸어오신 해고노동자 박근 덕씨를만났다. 8개월간의투쟁 <사업목적 전문직>으로 채용된 박근덕씨는 5.18재단의 사업비는 국비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나누는 것은 형식적2 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재단은 계약만료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의여러관례들을무시하고계약직노동자2명에게2014년12월 3일일방적인해고를통보했다. "당연히 저에 대해서는 달라진 처우가 없고요. 재단의 경우 일단 3명의 직원이 사표를 썼습 니다. 재단의 부조리한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고요. 그 빈자리를 단기계약직으로 채용 중인 상태입니다. 지금 재단은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 비정규직 채용을 남발하는 운영을 보이고 있어요. 사업 목적 전문직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게 된 상황이고요 또 문제가 생길 거 라고 생각하나 보죠. 단기계약직이다 보니 담당업무와 다른 일을 맡기는 태도도 보이고 있다 고 합니다. 전면 파업에 나섰던 2명의 노동자는 재단에 복귀했지만 업무 지시가 내려오고 있 지 않은 상황입니다.'업무재배치 하겠다' 는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던데 , 일이 없는 동안 그 사람들은 마음에 상처를 받겠죠." 용봉이처음5.18재단부당해고사건을인터뷰했던4월에는노조사람들과함께지방노동위원회에부 당해고구제신청에들어간상태였다.그러나결과는기각.박근덕씨는2차로중앙노동위원회에구제신청을 넣은 상태이다. 직원들끼리 5월 사업 시즌에 맞춰 총파업을 결의 한 때도 있었지만 “5월 기념사업은 해야 하지않냐”는책임의식속에서무산되었다.박근덕씨는부당해고사태가적어도5월전에는끝날것이라 생각했지만,투쟁기간은길어졌다. 1. 2014년12월518재단은일방적인해 고통보를 내렸고, 투쟁과정 중 노조구 성원을 명예훼손, 불법 주거칩입의 이 유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소책자가 나올당시인5월은지방노동위원회에 1차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들어간 상 황이었다. 그리고 2015년 9월, 현재까 지도상황은나아지지않았다. 2. 5.18재단은 2005년부터 국비지원을 받고 있다, 전원 정규직 근무 시 국비 에서나오는예산으로는월급을줄수 없어 일부는 비정규직으로 재단의 기 금에서 월급이 나가는 방식을 고수하 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추어 재단은 직책이 높고 낮음은 비·정규직 여부 와관련이없는형태로운영되어왔다. 놓다 용봉 35
  • 36. "참 투쟁기간이 길어졌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일정한 소득이 없다보니까 그런 어려 움도 있어요. 그리고 답답한 감정이 쌓이다 보니 마음이 항상 피로감이 있는 거 같아요. 특별한 경 우로는 검찰 고소당했을 때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과 함께하자는 행동이 명 예 훼손으로 이어지다 보니 미안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 저를 도와주신 자원활동가 까지 건 드리는 부분, 굉장히 화가 났구요. 저는 언제나 '5.18 기념재단'만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재 단 약자들과 연대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5월 민주 항쟁이 보여줬던 정신을 계 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실망감도 컸습니다." '오월정신' 518재단에서일했을당시박근덕씨는자신의일에자부심을가지고있었다.광주민주화항쟁의정신을이어 간다는 것은 직장을 직장 그 이상으로 여기게 하는 자부심 이었다. 해고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해고문제를 해결 하기위해파업에동참했던많은직원들의행동또한그러한마음에서비롯된것이었다.518재단의홈페이지를 보면,우리는재단의글로써자부심을접할수있다. -518정신을계승발전시켜민주인권평화의가치를국내외적으로실천연대하여 대동세상을구현하는공익법인지향 -민주정신과대동정신을기념계승하여민주자주통일에기여 이는재단이직접[비전및나아갈방향]에대해서공고한글이다.그러나이것이얼마나형식에불과한비전 이되어졌는지는앞선내용으로알수있다.처음재단에입사했을때까지만해도재단은비정규직이더높은직 책을 차지하기도 했을 만큼 비정규직 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는 곳이 었다.그러나이제그들이쌓아온관례와권리를단몇사람어쩌면한사람의명령으로뒤바꿀수있는518재단 이존재하고있을뿐이다.그렇게누군가에의해변해버린재단앞에서박근덕씨는외로운싸움을계속해나가 고있다.용봉은그가그런재단에무엇을요구하고있는지질문했다.그는복직뿐아니라5.18재단이정말5.18 재단답게바로설수있기를바라고있었다. "일단 명예훼손, 불법주거침입으로 고소한 것을 당연히 취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취하로 끝 나는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그리고 노조를 진정한 대화상대로 인 정해주어야 하고요. 현재 재단의 구조를 보면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부분이 대부분이게 사실입니 다. 현재 기획위원회에서 직원들끼리 회의를 하고 이사회에서 최종결정을 내리는 구조지만 형식 적 인거죠. 조직에 자기검열이 필요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또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구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야만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함께비를맞으며 마지막으로, 박근덕씨에게 대학생인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하는 투쟁이무엇이라고생각하는지물었다. "대학생 연대라고 해서 너무 크게 또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씌어주는 것이 아니라 비를 맞으며 함께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라는 말을 참 좋아해 용봉 36
  • 37. 요. 비를 맞아야 그게 어떤 비인지 알지. 같이 짤리라는 말은 아니고요(웃음). 제일 중요한 건 연 대를 하고자 마음이죠.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고 관심을 갖는 것도 연대의 한 방법이라 고 생각해요. 이 기사하나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 하지는 못하겠지요. 그래도 이런 연대 활동이 쌓이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는인터뷰중대동정신이란말을자주언급했다.그가말하는대동이란‘어려움에함께나아가는것'이었 다. 용봉은 재단이 만들 수 있는 사회가, 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재단 또한 진심으로 대동되어지 길간절히소원했다.또한해고노동자박근덕씨와의만남이다음번에는해고문제가아닌,복직을기념하며가벼 이만날수있는자리가되길소원했다. 5월의편지 필자는이제껏518재단을2번방문한바있다,전남대학교에서버스로30분남짓거리,우리가약속장소로애 용하는광천터미널근방이다.또매일아침출근하려는사람들로붐비는광주시청앞에위치해있기도하다.전 남대학생들이라면한번쯤지나가봤을법한곳,5.18재단은우리에게지리적으로가까운공간임과동시에이곳 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관심을 가져야 할 재단이기도 하다. 우리가 분명히 관심을 갖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5.18재단의현재를,부당해고사태를지켜볼수있다.지난5월,5.18재단의한직원은광주시민들에게편지 를띄웠다.그편지의내용을담으며글을마무리한다. 그는인터뷰중대동정신이란말을자주언급했 다.그가말하는대동이란‘어려움에함께나아가 는것'이었다.용봉은재단이만들수있는사회가, 그사회를만들어가기위해노력하는재단또한 진심으로대동되어지길간절히소원했다.또한해 고노동자박근덕씨와의만남이다음번에는해고 문제가아닌,복직을기념하며가벼이만날수있 는자리가되길소원했다. 용봉 37
  • 38. "나는 여기에 왜?" 안녕하십니까. 5.18기념재단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이자, 공공운수노 조 광주전남지부 5.18기념재단 노동조합 조합원 정린입니다. 바야흐로 녹음이 번지고 온 대지가 초록인 오월입니다. 제게 매년 오월은 기념 사업을 준비하느라 그 좋은 황금연휴도, 친구들의 결혼식도 가지고 못하고, 단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달. 내겐 1년 중 없거나 마찬가지인 달입니다. 하지만 이는 5월이므로, 일하며 바쁘고 뜨겁게 5월을 보내는 것은 제가 518기념재단에 존재하는 이유였으므로 가슴 벅차고 뿌듯했습니다. 저는 지금 5월 사업이 준비되고 있는 사무실이 아닌, 5월 행사가 진행되는 행 사장이 아닌 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피곤에 절어 오월행사 초청자를 맞이할 준 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여러분 앞에 서있습니다. 무슨 연유에서 저는 13년 동안이나 알뜰살뜰 꾸려온, 동료들과 농담처럼 말했던 자식과도 같은 기념 사업과 행사를 두고 거리에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2015년 1월. "이유는 없다.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라"는 전 이사장의 말 한마디 로 발생한 두 명의 계약직이 해고 되었습니다. 동료의 해고를 지켜본 직원들은 청원서와 성명서를 통해 해고 철회를 간곡히 요청하며 고군분투했습니다. 노조 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부당한 인사 조치에 대해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한 재심의 를 요구하고 이사들도 만났습니다. 그러는 동안 임기가 끝난 이사장과 상임이사 는 새로운 분들도 선출되었고, 새로운 집행부에 대한 희망 또한 가졌습니다. 하 지만 이러한 노력과 희망을 모두 헛된 망상에 불과했습니다. 재단 사용자측은 이 모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심지어 불법부당한 문제에 대해 직원들 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시작된 부당해고 철회에 대한 투쟁은 5월 사업기간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벌써 5개월째입니다. 이 투쟁이 오늘까지 장기화 되리라고는 저희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분명한 이유도 없이 비 정규직을 해고하고 이에 대해 비판하는 직원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하고, 이를 지지하는 시민사회활동가들과 자원활동가는 "명예훼손"이라 고소하여 입막음하 려는 행태에서 5월 정신,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요? 거리에 나 온 이번 5월을 통해 진정한 오월정신과 가치에 대해 고민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나는 내 결정에 따라 여기까지 최소한의 보폭으로 지금까지 왔을 뿐인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에 있더라." 최소한의 보폭은 노조 활동 한다는 명목으로 내부에선 징계 이야기가 오가고 그로 인한 심리적 압박이 극에 달하는 중, 저는 전 이사장에게는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13 년 만에 처음으로 오월에 일을 하지 않고 5월 사업의 현장을 떠나 거리로 나왔 습니다. 징계, 책임 운운하는 사무실 내에 분위기에 심리적 압박과 모멸감이 들 용봉 38
  • 39. 긴 했지만 권력에 복종하거나 굴복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반성할게 하나 있습니다. 5.18기념재단에서 일하면서 노동 현장의 노 동자들의 현실을 한번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습니다. 이해했다는 것은 정신적 겉치레이고 말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동료의 문제가 되자, 제가 당사자가 되자 이제야 거리로 나왔습니다. 제 이기적임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 도 행동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오늘 저는 스스로를 변호합니다. 단연코 저는 5.18기념재단에서 일하는 그 짧 지 않은 시간동안 누군가들이 말하는 단순히 밥벌이를 위해, 내 생계유지를 위 해 일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맞습니다. 이 곳은 제 삶의 현장이요 회사요 터 전이긴 합니다. 월급 받아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아버지 환갑도 챙겨드렸고, 제 가 좋아하는 술도 맘껏 마시며 평생 같이 가고 싶은 친구도 518 때문에 만났고, 강제실종이 난무하고 인권활동가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아시아 지역의 활동가와 피해자들도 518 때문에 알게 되었고,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시인은 자신을 키운 건 팔할의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저를 이만큼 키운 건 5.18이고 제가 21살에 발걸음을 시작하여 13년이 넘게 머물고 있는 5.18기념 재단입니다. 제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 있는 다짐과 행동성을 갖 도록 성장시켜 준 곳, 훈련시켜 준 곳은 바로 제가 일하고 있는 5.18기념재단입 니다. 제가 부당함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해고동료와 함께 거리에 나가 행동 할 수 있게 나를 키운 것은 바로 5.18기념재단이란 말입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굴복당하는 마음과 자세로 민주, 인권, 평화의 정신을 담아내고 있는 오월기념사업을 준비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나를 이만큼 당당한 사람으로 키운 조직에 탄압당하고 도려내려야 할 일인가 요? 매일 매일 스스로에게 존재의 이유와 의미에 대해 자꾸 묻습니다. "518기념 재단 직원으로서 오월사업하지 않고 머하는 것이냐? 이후가 무섭지 않는냐?" 지 난 몇 개월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물었지만 정답이 없더군요. 스스로에게 떳떳 할 수 있는 행동이 이것이기에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두렵습니다. 저도 거리 에 나온 한명의 나약한 인간이기에 두렵습니다. 제 20대를 온전히 관통하고 있는 5.18과 5.18기념재단에서의 일과 삶은 이제 제가 떼어내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는 제 일부분이 되었기에, 처절한 심정으로 거리에 나와 예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오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13년이 헛되 지 않았음을 이번 싸움을 통해 증명하고 싶습니다. 5.18은 부당함과 불의에 항 거한 항쟁으로 시민들이 온전히 만들어낸 우리의 역사이자 세계의 역사입니다. 5.18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우리의 방식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투쟁 을 지속하겠습니다. 많은 지지 부탁드립니다. 2015년 5월 13일, 사무실을 떠나 거리에서 정 린 용봉 39
  • 42. 대강당의 시간여행자 시간은 2016년 4월이면 충분합니다. 그때쯤이면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대강당 보수공사가 끝난다고 하더군요. 이전부터 보수공사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대부분의 사 람은 이에 만족 할 것입니다. 겉보기에는 크게 변하지 않아 도, 강도나 시설과 같은 기능들은 더욱 나아졌을 것이라 믿 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을 다른 눈길로 보는 사람들도 있군요. 누구 일까요? 대강당에 쓰인 등록금을 아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일 까요? 아니면 그동안 공사하느라고 먼지를 풀풀 날려댔는데 도 불구하고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일까요?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전남대학교의 9개 동아리의 사람들입니다. 그 동아리와 대강당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 는 걸까요? 왜 그들은 그런 눈으로 대강당을 보는 것일까요? 과거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럼,과거를돌아볼까요? 대강당에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상당히 오래전부 터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공사는 계속 뒤로 미 뤄졌고, 이번에 정부에서 예산을 따는 데 성공하고서야 공사 가 확정되었습니다. 대학 본부는 학생들의 상징적인 건물임 에도 타 학교에 비해 어설프다는 점과, 학생들이 많이 모이 는 곳이니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2015년 1학기부터 대강당 보수공사에 돌입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 만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존재가 발견되었 습니다. 바로 대강당에 동아리방을 두고 있는 9개의 동아리 였습니다. 공사를 계속 하기 위해 대학 본부는 동아리 연합 회와 이야 하여 대강당에 있던 9개의 동아리방을 없애버렸습 니다. 9개의 동아리는 오래 전부터 대강당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 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갑작스레 나가라는 말은 그 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동아리 는 당시의 문제를 "동아리방이 옮겨졌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다른 동아리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라고 토로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리가 있었던 환경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그에 따라 동아리들의 활동도 달라져야 하는 만큼 이전의 동아리와 같은 동아리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대강당에서 나가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나가게 된 과정 역시 꼭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들이 나가라는 말을 들은 것은 올해 3월이지만, 나가야 하는 정확 한 날짜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미래를내다봅시다. 수습위원 조승래 (yeosu115@naver.com) 용봉 42
  • 43. 전남대학교는지난2015년7월13일부터대강당리모델링을시작했다.리 모델링이시작됨과함께이곳에서활동해오던동아리들은새로운동아리 방으로공간을옮겼다. "동아리A:우리는언제나가야하나요?" "동아리연합회:저동아리가나갈때까지." "동아리B(동아리A에게):이동아리는언제나가나요?" "동아리A:우리도몰라.(동아리연합회에게)우리는언제나 가야하죠?" "동아리연합회:우리도몰라." 게다가 어느 동아리는 이사 갈 방의 선택권을 주고, 어느 동아리는 그냥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등 공평성 문제 역시 있었습니다. 그럼 동아리 연합회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할까요? 현 동아리 연합회 회장님에게 질문지를 드렸으나, 아쉽게도 회장님이 바쁘시고, 질문지가 오가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답을 받지 못했답니다.1 다만 "대강당 동아리 사건은 작년 동 아리 연합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며, 우리는 그것을 인수인계 받아 그대로 진행하기만 했다."라는 것만 들을 수 있었지요. 다만 대학 본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 을 수 있었습니다. "대강당에 있던 동아리들에 대한 처우는 제1학생회관과 제2학생회관으로 옮기기로 동아리 연합회와 서로 이해가 되었다." 음! 대강당 9개의 동아리는 공사에 돌 입한 후에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요? 결국 대강당 9개의 동아리들은 다른 동아리방으로 옮기게 되었지만, 기존 동아리방에 비하면 훨씬 협소하여 원래 목적 대로 사용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창고에 물품을 보관해야 하는 연극 동아리나, 30여 명의 동아리원이 동시에 모여 연주하는 기타 동아리, 많은 운동량으로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연극 동아리나 태권도 동아리는 그 작은 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후유….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일까요? 필자는 아직도 기억 한답니다. 전남대학교가 학생들을 모집하며 내걸었던 것은 혁신교육, 창의연구, 열린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리더 쉽을 키워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것이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지금도 전남대학교는 그것을 지향한다는 것 역시 알 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학생들의 자치적 활동, 자치 없 이 가능한 것일까요? 아니면 활동 할 공간 없는 자치만으로 충분히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만날 공간이 없는 학생 들은 이제 어디에서 만나 자치를 펼치죠? 따가운 여름 햇볕 아래 봉지에서 모인 공연 동아리는 발성 연습을 하고, 옆에 서는 그 음에 맞춰 기타 동아리가 통기타를 치며, 그와 콜라 보레이션으로 밴드 동아리가 락을 연주하고, 그 리듬에 맞춰 팔다리를 뻗는 태권도 동아리가 있으면 되는 걸까요? 그거 1. 인터뷰담당자의연락혼선과동아리연합회장의일정문제로인터뷰에차질이있었음을알려드립니다.이에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용봉 43
  • 44. 썩 괜찮은 그림이군요! 네? 아예 동아리방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너무 비약하는 것 같다고요? 하핫. 그렇습니다. 그렇게 말씀 하실수 있어요. 그 런데 말입니다, 활동할 수 없는 동아리방도 정상적인 동아 리방이라고 할 수 있나요? 흠. 그렇다면 10평정도 되는 방에 서 80명이 수업을 들어도 그것은 아무 문제없는 정상적인 강 의실이겠군요. 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옳으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학교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현재 학교에서는 강의실 의 크기와 학생 수를 연동하여 생각한다고 합니다. 가령 강 의실 크기에 따라 전체 총원을 정하거나, 학생 수에 따라 강 의실을 정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것은 필요에 따라 그에 알 맞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학 역시 알고 있는 것이 아 닐까요?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배정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동아리에게도 인원수나 활동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네?강의실과동아리방은의미가다르다고요? 흠. 그렇지 않습니다. 그 둘은 대학에서 운영한다는 점에 서 공통점이 있지요. "운영 한다"라는 것은 그 제도를 찬성한 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답니다. 가령 결혼 제도를 없앤 나 라에서 "우리는 결혼을 권장한다!"라고 주장하거나, 결혼 제 도를 만든 정부가 "우리는 결혼 제도를 반대한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동아리 제도를 만들 었다! 하지만 동아리에게 줄 공간은 없다!"라는 것 역시 그런 것 아닐까요? 공간이 없으면 활동할 수 없으니까 말이죠. 동아리방이 아예 없는 동아리는 어떠신가요? 현재 중앙 동 아리 소속의 동아리 중에서도 동아리방이 없는 동아리는 분 명 존재한답니다. 모 댄스동아리도 거기에 들어 있죠. 아무 래도 동아리의 수는 무한히 생겨날 수 있는데 비해 동아리방 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 보니까 그런 것이겠죠. 이렇게 동아 리방이 부족한 실정인데 대강당의 동아리방을 없애버리다 니, 괜찮을 걸까요? 이번대강당리모델링으로전남대통기타동아리하이코드 는1학생회관지하로동아리방을옮겼다.하이코드는악기 들만으로도절반이차는공간에서많게는스무명의동아리 원들이활동을한다는말을전했다. 용봉 44
  • 45. 이번에는그보다더과거를봅시다. 사실 이번 일은 이전부터 충분히 전조가 있었답니다. 글로 벌 커뮤니케이션 잉글리쉬나 시간표 모듈 변경, 재수강 제도 의 변경이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것들과 대강당은 어디가 닮았을까요? 자, 그럼 생각해 봅시다. 저 것들중 학생 의 의견을 통해 민주적으로 정해진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아닙니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대학 본부에게 책임을 물 수 있겠지요. "아니, 어떻게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그런 일을 추진 할 수 있는 건가요? 우리 학생들은 그저 시키면 시 키는 대로 하는 수동적인 존재인가요?!"하고 말이죠. 하지만 마냥 대학 본부에만 책임을 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학생 들이 참여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나."라는 입장이거든요. 와우! 양측이 모두 소통을 할 생각이 없군요! 즉, 위의 네 개 의 공통점은 현재 학생들과 학교 기관들의 소통이 원활이 되 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정말 적극적으로, 정말 정말 정말 적극적으로 표했다고 합니다. 시위를 하고, 총장 실을 점거하며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 로 몰아가기 일쑤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걸로 괜찮을까요? 아, 물론 총장실을 점거하라는 등의 뜻으로 하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세상 물정을 알고 그저 시키는 대로 따르면 괜찮아지는 걸까요? 흠. 그럼 이번 일에 전남대학교밴드동아리바이슨또한제1학생회관지하로동아리방 을옮겼다. 하이코드처럼방이좁아진이들은,동아리방에서간직해 오던현판들을복도에내놓았다. 오랫동안쓰지않은학생회관지하 복도에는습기와곰팡내가 풍겼다. 용봉 45
  • 46. 서 칭찬해 줘야 하는 곳도 분명히 있겠군요! 이제현재로되돌아와봅시다. 여러분은 이번 대강당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 실 이번 대강당 일에 대한 생각은 다들 큰 흥미가 없을 거라 고 생각합니다. 대강당에 갈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가, 동 아리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들일 테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의 의견이 학교에 전해지지 않는 것은 어떤가요? 이번에는 동 아리방이었습니다만, 다음에는 뭐가 없어질까요? 자, 조금 만 미래를 살펴 봅시다! 강의실을 늘리기 위해 과실을 없앨 까요? 아니면 학생들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운다는 이유 로 고성적의 퍼센테이지를 줄일까요?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 도 A+를 받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까요? 요즘 회사에 취직하 면 체력이 많이 필요하니, 체력 시험을 만들어 몇 점 이상 받 아야 졸업도 하고, 학점을 주지는 않을까요? 응? 회사에 취 직 안할 거라고? 몰라! 그냥 다 봐! 어쩌면 위의 것들은 서서 히 이미 이루어지고 있을 수도 있답니다! 우리가 이번 일을 남 일,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 각하고 겉으로 돌 때에도 학교의 민주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 고, 결국 우리에게 직접 피해가 올 때는 그것을 지킬 힘도 남 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지도 모 릅니다. 그렇다면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친구들이랑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학교나 관 련 일을 하시는 분들께 메일을 보내는 정도의 일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선은 9개의 대강당 동아리 일부터! 용봉 46 용봉 46
  • 48. “나는 대학원 갈 거라서.” 하나의 유령이 대학을 떠돌고 있다― 청년실업이라는 유령이. 대학의 모든 수단이 연합하여 이 유령을 잡기위한 사냥에 나섰다. 토익과 자격증, 인턴과 공모전, 취업특강과 비즈니스 회화가 손을 잡았다. 물론 대학과 학생도 손을 잡고 유령을 잡으려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의 연합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은 연일 기록을 갱신해왔다. 이제 보수적인 통계에서도 청년실업률은 10%1 가 넘는다. 그런데 불황과 실업이 판을 치는 상황에 슬쩍 던져지는 대답이 있다. 바로 대학원이다. 매력적인 대답이다. 취준생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벗을 수 있다는 점, 또 노력의 결과로 더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더군다나 학부 졸업장으로 전문직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시대 아닌가.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학문과 전공이 마음에 들었던 이들에게도, 학문을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솔깃한 이야기이다. 깊은 학문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선배와 교수들은 “그렇다면 대학원을 가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진리탐구의 길이 대학원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요즘 학사를 해서는 영업직이나 비정규직 밖에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진리탐구와 자아실현을 함께 하려면, 영업직으로 밀려날 수는 없다. 두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니. 이런 이유건 저런 이유건 혹은 갖은 이유건, 학부생들은 이런저런 목표들을 가지고 대학원에 발을 들인다. 나는 대학원에 갈꺼니까편집위원허지선(jsh_28@naver.com) 용봉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