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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SPORTS MAGAZINE
FEBRUARY 2010
日本特輯號
No.15
EXPLORING
JAPAN
고려대학교 운동부가 땀흘리는 현장,
언제나 SPORTS KU가 함께합니다.
SPORTSKU
『고려대학교 스포츠 스타와 07학번』디자인 엄재용
삶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은 국가대항전과 같은 스포츠 경기를
보며 희망과 에너지를 얻었다.
그 중심엔 언제나 고려대학교 출신 스타들이 있었다.
태극기 말소 사건으로 유명한 손기정(상학 37),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체교 94),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장 홍명보(체교 87),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감독 김경문(경영 78),
세계 피겨 스타 김연아(체교 09)에 이르기까지.
대학 스포츠가 쇠퇴를 겪고,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됐다지만
고려대학교 운동부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열심히 뛰며,
한국 스포츠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2010년, 호랑이해 경인년을 맞아
용맹하게 지축을 박차고 포효할 그들은
한국스포츠를 넘어 세계스포츠에 도전할 것이다.
2010년 3월호는 3월 8일에 교내배포됩니다.
뛸 맛 납니다!
우리의 고연전과 비교되는 일본의 럭비 소케이센(早慶戰)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게이오대학(慶應大学) 간의 경기. 선수들은 학교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럭비리그임에 불구하고 이 날 치치부노미아 럭비경기장(秩父宮ラグビー場)에는
2만여 관중이 가득 차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교를 응원하는 관중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순간마다 우렁찬 응원을 보냈다.
사진 엄재용
SPORTSKUFEBRUARY 2010
Team Leader 기획취재 총괄팀장
김원 경제학과 03
│raspos@naver.com
Editor 취재기자
민선우 정치외교학과 03
│ sportsguy815@gmail.com
엄재용 기계공학부 06
│ jy0328@korea.ac.kr
정해정 체육교육과 07
│ maru49104@hanmail.net
김명선 철학과 08
│ dhmgkim@korea.ac.kr
고봉준 독어독문학과 08
│ my_soul_17@naver.com
박영미 사회학과 05
│ bbadda09@korea.ac.kr
이혜진 보건행정학과 08
│ adsldd@korea.ac.kr
Photographer 사진기자
이정민 기계공학부 04
│ zentic@naver.com
Design 디자인
유제이 미디어 UJ_MEDIA
│cyworld.com/uj_media
창간 2008년 4월 1일
발행 SPORTS KU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안암동5가
고려대학교 아이스링크 3층
SPORTS KU사무실
전화 010-2848-3982
FAX 02-924-7412
기사제보 및 광고문의
010-2848-3982, sportsku@naver.com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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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작권은 SPORTS KU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와 전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
서 기사 및 사진 등 이 출판물의 모든 내용을 무
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발자국
누구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밭에 발자국을 내딛어 봅니다.
발자국은 줄처럼 이어져 하나의 길이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누
군가가 그 발자국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걸게 될 것입니다. 2009
년 11월 20일, SPORTS KU 전·현직 기자 9명은 4박 5일 일정
으로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9월 교수학습개발원이 주최한 CCP(Creative Challenge Pro-
gram)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CCP는 학부
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교수학습개발원
에서 연구 지원금을 받아 참가팀들은 각자 선택한 주제를 가지고 한 학기동안 연구
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연구 계획서를 제출한 100여 팀 가운데 41팀이 선발됐습니
다. SPORTS KU는 ‘대학 스포츠 정상화 방안’이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선택했
습니다. 심지어 일본을 직접 방문하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일본의 대학 스포츠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내봤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자신은 있었습니다. 2년간 SPORTS KU는 전국 팔
도를 돌아다니며 대학 스포츠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쌓인 탄탄한 내공을 믿
었습니다. 준비 과정 역시 수월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에게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
았습니다. 나름대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보고 듣고 배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일본에 다녀온지 정확히 두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
은 흘렀어도 치열했던 그때의 감흥은 여전합니다.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한 소중한
기억들을 기록하기 위해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현실의 대학 스포츠는 흰 눈밭과도 같습니다. SPORTS KU는 이제 막 두
발자국을 내딛었습니다. 이 발자국이 모여 길이 만들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
다. 그리고 뒤따라올 누군가를 위해 똑바로 걸어가겠습니다.
김원 (SPORTS KU 초대 편집장)
SPECIAL THANKS TO...
바쁘신 가운데서도 자기 일처럼,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기획평가팀 강만식 선생님께
가장 큰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선뜻 지도 교수를 맡아 주신 체육교육과 정주혁 교
수님과 늘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체육교육과 김기형 교수님, 교수학습개발원 한두
봉 교수님, 교우회보 김진국 편집국장님, 체육위원회 홍기창 전 위원장님, 위성식
위원장님, 박종은 부장님, 최영진 과장님, 박민수 선생님, 5개부 감독, 코치님들께
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일본 일정 내내 모든 면에서 도움을 준 동욱이, 또 함
께 하지 못한 SPORTS KU 기자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FEBRUARY 2010
우리나라 고연전과 비교되는 일본의 소케이센(早慶戦) 경기
다. 소케이센은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게이오대(慶應義
塾大学)와의 경기를 일컫는 단어다. 특정 날짜를 잡아 5개
종목 대항전을 펼치는 고연전과 달리 소케이센은 일정에 구
애받지 않고, 양 교의 맞대결마다 ‘소케이센’이라 명명한
다. 야구, 축구 등 인기종목 외에도 수영, 레슬링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펼쳐진다. 표지 사진은 간토대학럭비대항전(関
東大学ラグビー対抗戦) 에서 양 교가 맞붙은 럭비 소케이
센의 사진이다.
4
sportsku
EDITOR’S MEMO
나도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
간토여자축구리그(関東女子サッカーリーグ戦).
일본체육대학(日本體育大学)과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간의
여자축구경기다. U리그가 도입된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대학부 축구리그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진 이정민
우리 다시 만나리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정든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부원들과의
마지막 자리였다. 우리는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와세다 대학을 상징하는 오오쿠마(大隈) 대강당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아쉬운 나머지 와세다 스포츠의 편집장인 나카지마 나오키(中島 直輝)는
이별 인사 후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882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강당처럼 앞으로도
꾸준한 교류를 통해 인연의 끈이 지속되길 바라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해야만 했다.
사진 이정민
SPORTSKU
김원 : 사실 SPORTS KU를 만들 때부터 일본에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소원을 푼 셈이다. 함께 했던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민선우 : 함께 했던 기자, 함께 하지 못했던 기자 모두에게 감사한다. p.s.
나만의 special thanks to : 위키피디아 일본판, 구글 지도, 구글 학술검색
엄재용 : SPORTS KU すげ 정해정 : 나에게 큰 사명과 임무를 부여해
준 이번 취재, 10년 후 달라질 학교 체육을 기대하시라^^
김명선 : 누군가 말했다. “무식이 상팔자”라고, 하지만 이 말은 옳지
않다. 알게 되어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면, 그게 내 삶의 존재 이유다. 스포
츠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꿔 준 5일은 너무나 소중했다. 함께 고민할 수 있
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다. 고봉준 :‘4박5일’의 길으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니뽄 취재기. 와세다스포츠신문회 역사처럼 50년 후엔 우리도 ‘14
박15일’의 니뽄스포츠 취재가 가능하길 바라며^^ P.S. 일본원정에 ‘아
낌없이’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고생한 SPORTS KU 모든 기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이정민 : 갈 때마다 새로운 도쿄의 모습, 이번 여행은 SPORTS
KU와 함께해서 더욱 새로웠습니다. 뷰파인더에 담긴 일본 대학 스포츠의
모습은 우리 것과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희망’이란 두 글자를
가슴 속에 새겼습니다. 박영미 : 인생은 우연의 연속. 스포츠란 주제를 가
지고 다시 일본에 갈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적립해 주신
소정의 엔화(¥4,000)는 절대 환전하지 않고 보관해 제2회 고려대-와세다
교류 때 값지게 사용하겠습니다. 이혜진 :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와 아이
스하키, 럭비 경기장의 만원 관중. 훈련도 경기도 즐겁게 하는 여자축구 선
수들 그리고 영어도 잘하는 일본의 운동 선수들, 저에게는 모두 값진 경험
이었습니다. 김동욱 : 사실 스케줄 하루 전까지 도대체 스포츠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쥐뿔만큼도 없는 내가 이런 통역을 맡게 되었다는 것을 걱정하
며 심지어 죄스러워했다. (다른 데 마음이 있었으니까…) 야심찬 SPORTS
KU의 계획이 담긴 열정과 집념의 2월호인 만큼 대박 났으면 좋겠다.
C O N T E N T S
08 COVER STORY
	 한미일 대학스포츠 비교
	
14 JAPAN - WASEDA
	 체육시스템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스포츠 시설
20 SPECIAL INTERVIEW
	 츠쿠바대학교 오카데 교수
30 SPECIAL REPORT
	 한일 정기전 비교
	 한일 대학 스포츠 리그비교
38 UNIV. SPORTS
	 한일 대학생의 스포츠 활동
	 미국 대학생의 스포츠 활동
48 REVIEW
	 영화로 보는 미국 대학스포츠
	 블라인드 사이드
50 MORE THAN WORDS
	 스포츠를 통한 재능나눔
농구 원로인 김영기씨는 조선일보에서 “
요즘 학교 스포츠? ‘운동기계’만 양산
하고 있지”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
는 1960년 초반까지 대표적인 한국 농구의 간
판스타였다. 당시에는 우등생이 아니면 고등
학교 농구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수업을 빠
지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었는데 이제
는 전국대회 4강 제도가 도입되면서 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은 수업권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
고 운동선수들은 대학 진학 때 체육관련 학과
에만 입학이 허용된 것도 분명히 선택권이 침
해되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수업은 뒷전
으로 밀리고 단지 운동기계를 만드는 한 대학
엘리트스포츠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일보(2008)는 선수들의 수업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9번에 걸쳐 연재
로 다루었다. 그 중에서‘공부와 운동, 자연스
러운 조화(일본)’, ‘공부하면서 따낸 올림픽 금
메달(미국)’, ‘명문대 출신 펜싱 영웅 오타, 정
말 눈물 나게 공부했다(일본)’, ‘학교 체육, 그
래도 희망은 있다(한국)’등을 다루었다. 제목
만 보아도 금방 공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선수의 자기 계발과 창의성을 기르려면 대학
에서 수업은 필수이다. 사회에서 성공한 운동
급변하는 스포츠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학스포츠의 과제
사진권일운
COVER STORY
8
선수가 되려면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를 위
하여 자기 자신감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기 존중감
이 있어야 한다. 자아 개념이 높은 학생일수록 사
회생활에서 성취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많
다. 지금처럼 스포츠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이에
대처하려면 ‘운동선수’가 아닌 ‘학생선수’로 거듭
나야한다. 수업은 꼭 들어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 두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대학에서의 체육특기생 제도는 전문 스포츠 선수를 만드는 것이 아
닌 미래 체육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하여 학생선수로 키
우려면 운동권 뿐 아니라 수업권도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야 한다. 초
중등학교 때부터 우린 대학가는 준비만 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선 대학
가는 길이 공부 아니면 운동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교육에
선 학생들이 공부선수 아니면 운동선수가 되고 있다. 무슨 인생이 이
렇게 간단한가? 이런 이분법으로는 긴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공부
하면서 운동도 하고, 운동하다가 공부도 하는 것이다. 그런 이분법만
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의 건강은 몸
과 정신이 조화를 이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쪽이 무너지면 그런 조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부조화는 사람이 성숙하는데 걸림돌이다. 우리는 평
생 공부하면서 그리고 운동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유
기체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모순된 대학엘리트스포
츠의 부조화가 생겨난 것인가? 해답은 대학입시에서
찾게 된다. 체육특기생 모집요강에 전국대회 4강 운
운하는 응시자격이다. 무슨무슨 대회로 왜 그렇게 전
국규모대회가 그리도 많은지. 서로 나눠 먹기 식으로 대회수가 불어나
너도 4강 나도 4강, 그래서 너도 대학가고 나도 대학가고 하는 식이
공식화되었다. 인기종목인 축구나 농구 야구를 보면 잘 보인다. 비인
기종목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래야 더 많은 선수들이 대학에
가는 혜택을 나누게 된다고 경기연맹도 생색이 난다. 각 연맹에겐 대
회수가 많을수록 재정확보에도 도움이 되기에 서로 좋은 것이다. 그러
면서 전국규모대회를 치룬다. 그것도 꽤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서 말이
다. 중앙에서 너무도 멀리 떨어진 곳이다. 예로 해남, 강진, 양구 등.
전국대회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리니 각 팀에선 예산은 많이 들고
관중은 없고 그렇게 동네잔치가 되었다. 결승전이 있는 날도 마찬가지
다. 그렇더라도 경기연맹에는 도움이 된다. 각 지자체에서 대회 경비
일부나 전부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잘하면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연맹 입장에선 일거양득이다. 경비 부담하지 않아 좋고 (대학가
는)대회가 많으니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 같이 과시도 되고. 그러면
서 한편에선 엘리트스포츠가 병들어 가고 있다. 지방에서 전국대회를
치루면 길게는 3주일 짧아도 일주일을 머물러야 한다. 무슨 예산이 있
겠는가? 대부분 수익자 부담으로 학부모 지갑에서 나온다. 해당학교
에도 예산이 없으니 그냥 관행처럼 하고 있다. 그러니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지도자는 학부모에게 시달리고 선수들은 지방에 갇혀 공부
는 뒷전이고 경기에만 몰두하게 된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자원이 없고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데 열과 성을 기울이고 있는 대학입시천국이라
해도 이렇게 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도자에게도 전국대회가 많을수
록 유리하다. 일 년에 한 대회에서 4강이나 우승하면 지도자 직을 유
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해당 학교에도 유리하다. 그러면 불리한 것은
무엇인가고 반문해 보자. 어디 세상일이 전부 유리하게만 돌아가는가?
그것은 부메랑처럼 우리 교육이 불리하게 된다. 이런
교육 방식은 우리 아이들, 바로 우리의 미래가 멍들어
가는 것이다. 아무리 부잣집이라 해도 매일 잔치만 한
다면 곳간이 순식간에 비고 말것이다. 우리나라가 입
시관련 부자나라라고 해도 매일 이런 입시잔치를 벌
린다면 엘리트스포츠의 미래는 어둡다.
나라를 끌고 가는 지도자의 종류는 여러가지이다.
정치지도자, 경제지도자, 문화예술지도자, 체육지도
자 등 다양한 종류의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어느 한 지도자만 잘 하면 만사가 형통해지지
않는다. 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려면 다양
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대학스포츠에서는 체육지도자를 만들어 내야
한다. 대학스포츠가 체육지도자를 키워 내려면 공부는 필수과목이다.
아니 필수덕목이 된다. 전국대회 수를 줄이고 통폐합하여 지역단위별
풀리그로 경기를 진행하고 본선만 한곳에 모여 치루면 된다. 그리고
종목별로 시즌제를 도입하여 시즌이 아닐 때 공부에 집중하게 해야 한
다. 미국의 NCAA나 일본도 이를 근간으로 학교엘리트스포츠를 진행
하고 있다. 대학스포츠에서는 운동기계를 완성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체육지도자를 만들어 가야한다.
			 김기형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
지금처럼 스포츠 환경
이 급변하고 있고 이
에 대처하려면 운동선
수가 아닌 학생선수로
거듭나야한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 두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
”
사진김민규
9
coverstory-column
한국 대학스포츠에 관한 논문을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
중 하나는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다. NCAA
관련 논문들의 관점은 대동소이하다. NCAA는 선진적인 조직이며, 한
국은 NCAA를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업과 운동의 조화를
추구하는 NCAA의 노력에 주목한다. 분명 NCAA에서 본받아야 할 점
은 본받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 하지만 NCAA가 대부분의
관련 논문이 말하는 것처럼 이상적인 대학스포츠 모델인가에 대한 국
내에서의 진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NCAA의 발전 과정을
좀 더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괄 조직은 가능할까
국내 일부에서는 한국도 NCAA와 같이 대학스포츠 전체를 총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사실 이러한 조직이 있다
면, 대학스포츠를 관리하고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수월
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 내
느냐다.
미국의 대학스포츠가 처음부터 하나의 조직으로 통일된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후반 대학 간 대교(對校)경기의 인기가 높아
지면서, 미 대학스포츠의 상업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상업화 경
향은 자연히 문제점을 파생했고, 특히 미식축구에서의 폐해가
가장 심했다. 여론은 물론이고, 교육기관에서도 미식축구를 폐
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1905년 뉴욕대학과 유니온대학과의 경기서 한 선수가 사망한
사건은 NCAA 조직 형성의 시발점이었다. 이해 12월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당시 대통령은 각 대학 미식축
구 관계자를 불러 미식축구 개혁안을 시행하도록 했다. 뉴욕대
학 학장이었던 헨리 맥크래커(Henry McCracker)는 여기서 전
미 대교경기 회의를 위한 요청을 제안했다. 30여 개 체육부 지
도자들은 뉴욕에서 모임을 갖고, NIFC(National Intercollegi-
ate Football Conference)라는 조직 창설을 제안했다. 대표자
들은 이를 IAAUS(Inter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로 명명했고, 1912년 NCAA로 변경했다.
창립 역사에서 알 수 있듯, NCAA 형성에는 루스벨트 대통령
의 한 마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서 왜 대학 간 자체적
인 노력으로 NCAA 조직이 형성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생
긴다. 그 이유는 미국 고등교육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댄 코벨
(Dan Covell)과 캐롤 바(Carol Barr)는 NCAA의 입학 자격 변
천에 관한 글에서 “미 고등교육은 학교 자율, 자발적 연합, 상
대적으로 적은 정부 규제 등으로 특징되는 분산적 경향이 두드
러진다”고 언급했다.
최저학력기준 설정은 신중해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체육 개혁안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
다. 그 중 핵심 내용이 체육특기자에 대한 최저학력기준 적용이
다.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6월 ‘학교 엘리트체육 운영개선방안’
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최저 학력제’를 도입하
겠다고 밝혔다. 일정 성적기준에 미달한 선수에 대해서는 전국
대회 참가 등에 있어 불이익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NCAA에 대한 맹목적 찬양은 이제 그만
미국 대학스포츠의 역사에서 배울 것들
민선우 기자
COVER STORY
sportsku
대학선수들의 학업수준 향상 일환으로 NCAA가 가장 관심을
갖고 실행하는 정책 역시 최저학력제다. NCAA는 한국과 달리
대학 입학 과정에서부터 최저 학력 기준을 두고 있다. 입학 후에
도 일정 학업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 출전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NCAA의 이러한 노력이 항상 성공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학력 기준 설정을 위한 NCAA의 노력은 역사적으로 끊
임없이 난관에 부딪쳤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각 대학의 소극적 혹은 부정적인 반응이었고, 다른 하
나는 흑인 등 소수인종 계층의 반발이었다. 한국의 현 상황에
서 더욱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은 소수인종, 특히 흑인 계층이 반
발했던 이유다.
1983년 제시 스톤 주니어(Jesse Stone Jr.) 당시 사우던대학
(Southern Univ.) 총장은 “흑인 청소년이 빈미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가지 길은, 능력이 충분하다면, 대학 스포츠 경기를 뛰
면서 프로팀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운동선수의 입학기
준을 높인다면, 이는 곧 흑인의 대학 진입장벽을 결정적으로 높
이는 것과 같았다. 흑인 사회는 NCAA의 입학 기준 향상 정책을
‘인종차별적’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1982년 미국 교육위원회는 SAT와 같은 대학 입학시험 점수 기
준 향상을 포함한 고교 운동선수의 대학 입학 자격요건을 NCAA
에 권고했다. 당시 흑인 사회는 이 권고안에 강한 반대를 표했
다. 조셉 존슨(Joseph Johnson) 그램블링 주립대(Grambling
State Univ.) 총장은 83년 NCAA 대표자회의에서 “임의대로
SAT 커트라인 점수를 학업 자격 기준으로 제시한 위원회의 제
안은…저소득, 소수인종 층에 속한 학생선수들을 차별하는 것”
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1981년 SAT 시험에서 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인 700점
이상을 받지 못한 학생 중 흑인이 49%, 흑인 이외 소수인종이
27%였던 반면, 백인은 14%였다. NCAA의 벤치마킹에 대한 논
문을 쓴 손종열의 지적대로, NCAA의 관련 개혁은 ‘문제의 근
본적 상황서 가치 있는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기회를 주지 않는 행태를 계속’했다. 즉 ‘피상적인 해결’에 불과
했던 것이다.
맹목적 지향은 자제해야
이러한 NCAA의 역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에서도 대학에 대한 자율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과거처럼 국
가 차원에서 대학에 어떤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 1972년 체육특기자 선발을 위한 현행 대입 특별전형제도가
처음 실시된 후, 한국의 학생선수들은 약 40년 가까이 구조적
으로 학업과 멀어져 있었다. 만약 최저학력 기준 설정이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될 경우, 되려 학생선수들에게 엄청난 비극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NCAA를 맹목적
으로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대학스포
츠를 포함한 학생 스포츠에 대한 개혁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현 시점에서, NCAA에 대한 균형적인 관점은 한국 대학스포츠
의 발전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West Virginia University의 풋볼경기 - 사진 박인철
COVERSTORY
지난 2001년 일본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은 ‘21세기를 위한 교육
개혁 계획’, 일명 ‘무지개 계획’(Rainbow Plan)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7개의 우선 전략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는 문화·스포츠
클럽 활동의 장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무지개 계획’ 추진에
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일본 정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
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떠오른다. 전통적인 일본 정신과 문화·스포츠
클럽 활동과는 어떤 관련이 있느냐는 점이다. 해답은 근대 이후의 일
본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대학 스포츠의 발전 과정 역
시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근대적 스포츠의 최초 도입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국가적으로 스포츠
를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시켰다. 1800년대 중반 일본이 해외에
문호를 개방한 후, 일본 관료, 학자들은 서양 문물을 배우기 위
해 해외로 나갔다. 이들은 일본의 전통인 ‘부시도’(武士道)를 연
상케 하는 서구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
다. 이들에 의해 서양 스포츠는 일본의 근대 교육 시스템에 안
착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신체와 정신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문화
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 사람은 신체 단련을 통해 정신(도덕성)
이 발전하고 성격(사회성)이 향상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스포츠를 통해 ‘강한 정
신’(muscular spirituality)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로 발전했다.
근대적 대학스포츠의 발전
일본 스포츠의 시작은 메이지 시대 고등교육기관에서 행한 클
럽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겐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하
는 자율성뿐 아니라, 자기 수양, 자기 희생과 같은 덕목이 강조
됐다. ‘강한 정신’이란 윤리는 일본 교육의 한 부분인 클럽 스포
츠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일본 대학스포츠의 스타트를 가장 먼저 끊은 학교는 도쿄대학
(東京大学)이었다. 도쿄대학은 1886년 학내 스포츠를 통괄하는
‘제국대학운동회’(帝国大学運動会. 이하 운동회)를 설립했다. 운
동회를 중심으로 한 클럽 스포츠 조직모델은 일본 내 다른 고등
교육기관은 물론, 일본 내 중등학교, 소학교에서의 운동부 설립
일본 대학스포츠에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다
일본 대학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민선우 기자
럭비 소케이센 경기가 열린 치치부노미야 경기장- 사진 이정민
COVER STORY
으로 이어졌다. 운동회는 이후 1900년대 초중반까지 일본 전체
학생 스포츠를 이끄는 주축이었다.
도쿄대학의 운동회 조직화 과정에 대한 글을 쓴 나카자와 아
츠시(中澤 篤史)는 1900년대 초 도쿄대에서 운동회를 적극 후
원한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와 ‘건
전한 정신’을 위해서였다. 일반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함
과 동시에, ‘좌파로부터’ 건전한 정신을 갖도록 스포츠를 장려
했다는 것이다.
대교경기(intercollegiate sports)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작
했다. 대교경기의 발전을 주도한 학교는 와세다대학(早稲田大
学)과 게이오대학(慶應大学)이었다. ‘소케이센’(早慶戦)이라 불
리는 양교 간 라이벌전이 이를 상징한다. 특히 1903년 처음 열
린 야구 소케이센은 1925년 도쿄대 주도로 도쿄6대학야구리그
가 시작하면서 인기 스포츠로 정착했다.
현대 일본 대학스포츠의 발전
2차대전 후 일본은 암기 교육을 통해 시험을 치러,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는 교육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클럽
혹은 운동부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활동의 중요성은 여전했다.
일본은 특히 중·고등학교 운동부 활동이 다른 나라에 비해 활
발한 편이다. 2000년 문부성에서 중학교 100개, 고등학교 100
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73.9%,
고등학생의 49%가 운동부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
업 외 활동이 대학 입시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 학생들이 스포츠 클럽 활동을 통해 올바른
사회화 과정을 거치도록 장려하고 있다.
대학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1964년 문부성 백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학에서의 과외(課外) 활동 교육에 상당한 중요
성을 부과”할 것을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학생 자치 활동”인
데, 이를 통해 “독립심과 사회성을 키우고, 학생들의 발전에 도
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운동부 활동은 대학에서도 활발하
다. 와세다대의 경우, 지난해 약 4만5천 명의 총 학부생 중 5%
가 넘는 약 2천3백 명이 운동부에 소속해 있다.
여기에 일본은 운동에만 몰입하지 않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모든 교육과정에 자리를 잡고 있다. 모든
종목에 걸쳐 철저히 확립된 리그제도 역시 학업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립대와 사립대, 그리고 스포츠추천입학
일본도 국립대와 사립대 사이에는 운동부 운영에 있어 어느 정
도 차이가 존재한다. 쓰쿠바대학(筑波大学) 오카데 요시노리(岡
出 美則) 교수의 말대로, “일본의 일부 사립대학은 운동부 운영
으로 일종의 홍보효과를 기대”한다. 반면 국립대학은 기본적으
로 스포츠 연구 인력과 전문 교원을 양성하는 쪽에 중심을 두
고 있다.
무라키 유키토(村木 征人) 쓰쿠바대 교수는 스포츠 팀의 조직
형태와 코치의 역할이라는 글에서, 사립대의 경우 경기수준이
높은 운동부가 현저하게 많다고 주장했다. 무라키 교수는 그 이
유 중 하나로 스포츠추천입시를 통해 뛰어난 선수를 확보하는
것을 들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일본에서 스포츠추천입시가 현재와 같이 일
반화된 것은 국립대인 쓰쿠바대의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쓰쿠
바대는 1974년 전신인 도쿄교육대학을 현재의 종합대학으로 변
경하면서, 동시에 체육전문학군에서 추천입시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러한 스포츠추천입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
용하는 것은 사립대 쪽이다. 오카모토 준야(岡本 純也) 히토츠바
시대학 교수는 대학 스포츠가 안고 있는 현재적 문제라는 글
에서 와세다대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오카모토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대회 성적이 좋지 않던 와
세다대는 1999년 ‘스포츠진흥협의회’를 설립하고 예산을 야구,
럭비 등 특정 종목에 집중 배분했다. 동시에 2000년부터 인간
과학부에서 스포츠추천입시를 시작했고, 2002년 스포츠과학부
설립 후 추천입시를 통한 선발을 더욱 늘렸다. 그 결과 2000년
20명이었던 스포츠계 관련 추천입시 합격자가 2003년 179명으
로 늘어났다. 현재는 200명 내외에 달한다.
일본 대학스포츠에 대한 우려
일부에서는 스포츠추천입시를 통한 운동특기 입학생이 늘어나
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오카모토 교
수는 위의 글에서 “추천입학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사립대에서
는 운동선수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운동선수들
은) 학업과 운동을 양립하는 점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고 주장
했다. 이어 90년대 이후 버블 경제의 붕괴로 일본 내 많은 실업
운동부들이 해체되는 반면, 추천입시로 들어오는 대학선수들의
수는 계속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취업 문제는 갈수록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
오카데 교수는 선수들이 취업에 실패하면 학생 개인의 문제
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면서, “취업률이 낮은 대학의 선호도는
점차 내려갈 것이고, 스포츠 관련 학과의 인기도 떨어질 것이
다. 결국 일본 내 스포츠의 위상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난다”
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일본의 운동선수들은 우리 대학
의 체육특기생들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대학 4
년간 운동을 한 후 졸업 전 그만두고서도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본 대학스포츠가 우리
의 인식처럼 진리의 전당으로서의 대학의 이상에 완벽히 부합
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일본 대학스포츠는, 상당
한 수준으로 학업과 운동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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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システム
운동부-학생선수-경기스포츠센터의 삼위일체
삼위일체라는 말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啓示)한 하느님은 성
부·성자·성령의 세 위격(位格)을 가지며, 이 세 위격은 동일한 본질
을 공유하고, 유일한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그리스도교의 교리다. 우리
학교 스포츠에도 삼위일체의 논리가 성립한다. 우리학교 스포츠는 운
동부, 선수, 체육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이 세 주체는 상호 보완적이
다. 우리학교와 매년 교류전을 가지는 와세다대의 스포츠도 마찬가지
다. 와세다대에는 체육위원회 대신 경기스포츠센터가 있지만, 서로가
공생 관계에 있다는 건 우리나 일본이나 같다.
각양각색 운동부
와세다대에는 총 44개나 되는 운동부가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고 운영
되고 있다. 이 44개 운동부에 속한 총 학생 수는 약 2천3백 명이다. 가
장 오래된 운동부는 1901년에 공인된 야구부이며, 지난해 소림사권법
부가 마흔네 번째로 승인을 받았다.
숫자가 많은 만큼 각 운동부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 부별 연습 시간,
연습 장소에서부터 부원 수, 각 부의 예산 수준까지 차이가 크다. 부
원 수가 가장 많은 라크로스(Lacrosse)부는 무려 156명의 학생을 보유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럭비, 축구, 야구 등 7개 부가 100명 이상의 부
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사이클, 산악, 스모부는 10명이 채 안 된다.
예산 규모도 부별 차이가 상당하다.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競技スポ
ーツセンター)가 제공한 ‘2006~2008년 체육 각 부 수지결산’ 자료에
따르면, 럭비부의 경우 2008년 수입이 거의 1억 엔(한화 약 12억 원)
에 육박할 정도다. 반면 가장 수입이 적었던 반더포겔부(Wandervogel,
약 167만 엔, 한화 약 2천만 원)처럼 한 해 수입이 200만 엔이 안 되
는 부도 두 개나 있다. 이러한 큰 차이는 각 부의 학내 인지도나 인기
와 어느 정도 비례한다.
와세다대 내 운동부가 획득하는 총 수입은 2008년 자료 기준으로 약
6억6천9백만 엔(한화 약 80억 원 정도)이다. 운동부 수입은 크게 대학
보조금, 운동부원 부담분, 기타(기부금, OB회 원조금, 입장수입 등)로
나눌 수 있는데, 대학 보조금이 약 25%, 부원 부담분이 약 40%, 기타
수입이 약 35% 정도다.
일반 대학생이 운동부에 들어오는 것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몇
개 부를 제외하면 남녀학생 구분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운동부에
속한 학생 대부분은 대학 입학 이전 중·고등학교 때부터 클럽 활동
을 통해 운동을 해왔다. 와세다스포츠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에서 축구를 담당하고 있는 하루카 기자는 “와세다대 여자축구부의 경
우 거의 대다수 선수들이 소학교나 중학교 시절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고 한다”고 전했다.
운동부에 속한 학생은 매달, 혹은 매년 부비를 지불해야 한다. 부비
는 보통 연평균 1만에서 3만 엔 정도이나, 운동부에 따라 차이가 있
라크로스 - 크로스라는 라켓을 사용해서 하는 하키 비슷한 구기 (球技). 원래 캐나다 인디언들이 즐겼던 구기를 19세기 중엽에 근대 스포츠에 맞게 개량(改良)한 것으로 미국,캐나다,영국 등지
에서 성행하고 있다. 경기방식은 끝에 그물을 친 길이 91~180cm의 크로스로 야구공보다 약간 작은 공을 던지고 그물로 받아 운반하고, 또 발로 차서 상대편 골에 넣으면 이긴다.
와세다대학 스포츠의 실체를 알아본다 민선우 기자│ 사진 이혜진
스포츠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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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ku
다.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반면, 연 10만 엔 이상을
부비로 걷는 운동부도 있다. 그 외 합숙비나 경기참가비를 별도로 내
기도 한다.
연습 시간 역시 부별마다 다르나, 전반적으로는 학업에 지장이 없
는 수준에서 조정하고 있다. 많은 운동부가 주중 연습을 공강 시간이
나 저녁 시간으로 하며, 대다수 운동부는 월요일 하루를 쉬는 날로 정
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일본 대학에도 고등학교에서 경기력이 뛰어난 학생을 특별히 선발하
는 제도가 있다. 특히 와세다대와 같은 사립대들이 우리나라 특기자제
도와 비슷한 형식으로 입학시험 없이 예체능 계열에서 재능 있는 학
생을 뽑고 있다.
와세다대에서는 2000년도 입시부터 인간과학부에서 ‘스포츠추천’ 입
시를 시작했다. 2002년 스포츠과학부 신설 후에는 스포츠과학부뿐 아
니라 교육학부, 인간과학부, 사회과학부, 정치경제학부 등에서도 다양
한 입시전형을 통해 체육 부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고교생들을
뽑고 있다. 체육 특기 선수로 현재 스포츠과학부에서 일반전형 이외 방
법으로 120명 내외를 선발하며, 그 외 부에서 자기추천제로 선발한 학
생까지 합하면 200명 내외가 된다.
다만 일본의 학생들은 초·중등교육에서 한국과 달리 운동에만 전념
하지 않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 그래서 대학 4년
간 운동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후 운동을 그만두고 일본 내 기업에
취직하는 선수들이 많다. 토미오카 세이치(富岡 誠一) 와세다 경기스
포츠센터 사무장은 “대학생들이 공부만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을 스포
츠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을 강조했다.
운동부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경기스포츠센터
와세다대에서 우리학교 체육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
바로 경기스포츠센터다. 본래 체육국이었던 것을 2003년 4월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경기스포츠센터는 우리학교 체육위원회와 마찬가
지로 업무의 대다수가 운동부 및 운동부원 지원과 매우 밀접하게 연
관돼 있다.
경기스포츠센터에서 제공한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 업무분담표’에
의하면, 경기스포츠센터는 크게 교무계, 총무·재무계, 학생·시설계
로 나눌 수 있다.
교무계에서는 와세다대 조직 중 하나인 오픈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 중 보건체육과목 수업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여기에
는 오픈교육센터 내 보건체육과목의 강의계획서 작성부터 과목 등록,
수업 진행, 성적 관리는 물론, 오픈교육센터에 관한 각종 팜플렛, 홈페
이지 관리에까지 걸쳐 있다.
총무·재무계에서는 경기스포츠센터 및 각 운동부에 관한 주요 사항
반더포겔 - 반더포겔이란 독일어로 '철새'라는 뜻이며, 철새처럼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심신을 다지는 일을 목적으로 한다. 독일에서는 청년들의 도보여행이 성행하는데, 낯선 지방을 순회하면
서 견문과 체험을 쌓아, 인간적인 성장을 꾀하려 했던 것이다. 1897년에 K.피셔의 제창에 의해서 만들어진 도보여행 단체는 청년들의 호응을 얻어 여러 단체가 조직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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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WASeDA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システム
들을 의결하는 조직인 관리위원회의 회의 관련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운동부 부장·감독·코치의 임면, 경기스포츠센터 및 운
동부의 예산 관리, 각 운동부로 들어오는 기부금 관리, 운동부 선수들
의 해외경기 출전시 필요한 제반 업무를 맡고 있다. 각 운동부의 역사,
기록, 기념품 전시 등에 관한 일도 이곳에서 담당 중이다.
학생·시설계에서는 명칭 그대로 운동부 및 운동부원에 관한 모든 관
리를 주요 업무로 맡고 있다. 그 외에 와세다대 내 운동시설 및 체육 용
품, 특히 도야마(戶山) 캠퍼스에 있는 다카이시(高石) 기념 수영장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경기스포츠센터, 각 운동부 팜플렛 및
스포츠 연감 작성, 졸업 앨범 제작, 경기스포츠센터 및 각 운동부 홈페
이지 관리 업무 역시 학생·시설계의 업무 중 하나다. 이뿐만 아니라
운동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이벤트 업무까지 담당한다.
이 밖에 히가시후시미(東伏見) 캠퍼스에서의 전반적인 관리 업무 역
시 경기스포츠센터가 맡고 있다. 토미오카 사무장은 “히가시후시미 캠
퍼스 주변 주민들로부터 호루라기나 기합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경
기스포츠센터에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가시후시미 캠퍼
스 주변 주민들의 불만에 대한 대처 업무 역시 업무분담표에 적혀 있다.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의 업무에 오픈교육센터(オー
プン教育センター)에서의 보건체육과목에 관한 수
업 관리가 있음은 앞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오픈교육센터
는 21세기 사회에서 학부의 범위를 넘어 다양하고 종합적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와세다대가 2000년 12월 설치한 조
직이다. 와세다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열린 고등교육’이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의 학외 개방을 추진해 왔다. 오
픈교육센터 설치 이전인 1998년부터 ‘오픈 과목’(학문 영역
을 넘어서 관심을 받거나 타학부생이 이수하기를 바라는 내
용으로 학부에 상관없이 전체 학생이 이수할 수 있는 과목)
을 만들어 실시, 운영하기도 했다.
오픈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는 기부강좌·
사회연계강좌, 해외실습과목, 협정 대학 제공 과목, 어학과
목, 인턴십 실습 등이 있으며, 보건체육과목은 이러한 오픈
교육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와
세다대 학생 전체는 물론, 와세다대와 협정을 맺고 있는 타
대학생, 기업, 일반인에 고등학교 학생까지 대상으로 한다.
보건체육과목에는 총 250개가 넘는 수업과정이 있다. 이 과
정에서는 건강 유지, 혹은 스포츠를 통한 주체성과 사회성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50개가 넘는 수업들은 크게 스
포츠이론, 기부강좌, 스포츠실습Ⅰ, 스포츠실습Ⅱ로 크게 나
뉜다. 또한 스포츠실습은 일반 실습수업, 계절별 실습수업,
운동부원만을 위한 실습수업으로 다시 구분된다.
스포츠이론 분야에서는 주로 육체와 정신 건강 유지나 스
포츠와 문화의 관계와 같은 넓은 범위의 스포츠 혹은 운동
에 대한 이론적 수업을 하고 있다. 기부강좌는 일본레슬링협
회와 같은 공식적인 단체에서 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육 관련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설치된 강의다.
스포츠실습은 야구, 배구 등 개별 스포츠 종목에 대한 구
체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으로,스포츠실습Ⅰ에서는 주
로 각 종목의 기초적인 내용을, 스포츠실습Ⅱ는 기초 지식
을 응용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이 중 계절별 실습수업은
요트, 스키, 야외스포츠와 같이 특정 계절에만 활동이 가능
하고 캠퍼스 밖에서 배울 수 있는 종목을 대상으로 진행되
고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부원만을 위한 실습수업은 말 그
대로 와세다대 44개 운동부에 소속한 학생들만이 수강할 수
있는 강의로, 각 운동부의 44개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오픈교육센터
보건체육과목 수업이란?
와세다대학 합기도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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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ku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SPORTS KU」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를 방문했다.
「SPORTS KU」와 본지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SPORTS
KU」의 부원들은 축구나 아이스하키의 취재, 또한 와세다 대학
의 호적수인 게이오 대학과의 럭비 대항전(소케이센)에서 신문을
배포하는 등 우리들의 활동에 참가. 언어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
긴 했지만 궁금한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부딪쳐가며, 수확을
얻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교류를 통해 「SPORTS KU」의 기자들로부터 ‘일본의 대
학 스포츠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의를 강하게 느꼈다. ‘일본의
대학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교류였다. 필
자는 현재 일본의 대학 스포츠가 ‘마이너’라고 생각한다. 특히 축
구가 현저하다. 일본에서는 J리그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고 축구
가 인기종목이지만, 대학 축구는 일반 매스컴에서 전혀 다루어지
지 않는다. ‘마이너’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J리그에 들어
가려는 유망 선수들을 위해 축구를 강화하는 대학이 적다는 점이다. 대학 축구에서의
스타 부재도 침체된 대학 축구의 원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이 축구에 한정되
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스포츠부 활동이 왕성하
게 이뤄지는 데 반해, 대학에서 스포츠를 강화하고 있는 곳은 간토지방에 집중. 지역
에 따른 격차가 있는 게 현실이다.
고등학교 스포츠와 프로 스포츠의 사이에 있는 대학 스포츠는 약간의 공동화 감이
있다. 소케이센이라고 불리는 라이벌 사이의 대항전에는, 학생은 물론 많은 OB,OG들
이 모교의 승리를 생각하며 응원을 보낸다. 대학 스포츠의 매력은 모교의 명성을 짊
어진 대학간의 대항전. 거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춰 대학 스포츠를 고조시키고 싶다.
이번 교류에서 한국와 일본의 대학 스포츠에 대해 지식이나 경험이 깊어졌다. 다음
은 본지가 「SPORTS KU」의 활동에 참가할 차례이다. 이번 교류가 이후의 교류들
을 낳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편집장 나카지마 나오키
『SPORTS KU』が昨年11月20~24日に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を訪問した。『SPORTS KU』と本紙の交流は今回が初めてだ。
『Sports KU』の部員たちはサッカーやアイスホッケーの取材、さらに早大の好敵手である慶大とのラグビー早慶戦において、新聞配
布など私たちの活動に参加。彼らは言葉のカベに苦しみながらも疑問をぶつけ、収穫を得た様子を見せた。
 今回の交流を通して、「日本の大学スポーツについて知りたい」という熱意を『SPORTS KU』の部員たちから強く感じた。『日本
の大学スポーツとは何なのか』ということを考えさせられる交流となった。筆者は現状、日本の大学スポーツはマイナーであると思っ
ている。特にサッカーでそれが顕著だ。日本ではJリーグが盛り上がり、サッカーは人気競技だが、大学サッカーは一般マスコミには
全く取り上げられていない。有望選手の多くが高校卒業後に即Jリーグ入りするため、スター不在は否めないが、最大の原因はサッカ
ーを強化する大学が少ないということにある。それはサッカーに限った話ではない。高校までは全国各地でさまざまなスポーツの部活
動が盛んであるのに対し、大学でスポーツを強化している大学は関東地方に集中。地域によって格差があるのが現実である。
 高校スポーツとプロスポーツの間に挟まれた大学スポーツはやや空洞化の感がある。早慶戦と呼ばれるライバル校同士の対戦には、
学生はもちろん多くのOB・OGが母校の勝利を思い、応援を寄せる。大学スポーツの魅力は母校の看板を背負って立つ大学間の対抗
戦。そこによりスポットライトを当てて、大学スポーツを盛り上げるきっかけにしたいところだ。
今回の交流で日韓の大学スポーツについて、造詣が深まった。次は本紙が『SPORTS KU』の活動に参加する番である。今回の交流が
次の交流を生むきっかけになることを望みたい。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編集長 中島直輝
와세다 스포츠
편집장이 본
일본의 대학스포츠
SPORTSKU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Column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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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WASeDA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와세다 대학은 ‘스포츠 명가’라고 불릴 정도로 스포츠 전공이
발달되어 있고 학교 소속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러
한 와세다 대학에도 SPORTS KU와 같이 학내 스포츠 소식을
학우들에게 전하고 더불어 대학 스포츠의 발전을 꾀하는 언론
매체가 존재한다. 일본에서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한 ‘와세다 스
포츠 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가 바로 그들이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는 학내 유일의 스포츠 신문으로, 1959년 창간된
이후에 ‘학생 스포츠의 발전’을 목표로 활동해 왔다. 와세다 스포츠는
주로 와세다 대학 운동부의 경기 결과를 알린다. 인기있는 종목인 야
구나 럭비, 역전 마라톤은 물론 체육각부의 활동 전반을 취재하고, 연
간 11회 신문을 발행한다. 발행부수는 연간 20만부 이상이다. 그 중 2
회에 걸쳐 발행하는 소케이센 야구 특별호는 종목 자체의 인기가 매우
높고, 소케이센에 대한 관심도 뜨겁기 때문에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경
기장 주변에서 100엔에 판매한다. 여기서의 수익금은 신문발행 자금
으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그 외의 신문은 무료
로 배포한다. 연간 정기구독을 신청하여 신문을
받아보는 유료 회원도 500명 이상이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
잡지에 비해 지면이 적은 신문을 발행한다고 하
여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와세다 대학에는 야구,
축구, 럭비 등 잘 알려진 인기 종목 외에도 라
크로스, 소림사 권법 등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
한 종목들을 포함하여 총 44개의 운동부가 있
다. 연간 11회 발행하는 신문은 주요 경기 일정에 맞춰진 특집호의 성
격을 띠지만 그 외의 모든 종목 뉴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많
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한다. 특집호 외에도 지면 한 두 장 정도의
호외는 수시로 발행되기 때문에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
래서인지 와세다 스포츠 소속의 기자는 약 80명 이상으로 꽤 많은 편
이다. 기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희망하는 종목을 담당하는데 비인기 종
목을 포함하여 5개 이상의 종목을 담당하는 기자도 있다. 고학년을 중
심으로 꾸려진 담당 종목 팀은 함께 경기를 관전하고 인터뷰를 하지만
기사 작성은 팀장이 도맡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일하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도착한 곳은 와세다대학
도야마 캠퍼스. 사전에 이메일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의 편집장 나카지마 나오키(中島 直輝)를 만나 사무실이 있
는 학생회관으로 이동했다. 지하 2층 지상 11층의 이 건물에 약 360
개 이상의 부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학교 측에
서 학생들의 부 활동을 위해 마련해준 신식 건
물로써, 곳곳에서 늦은 시간까지 악기 합주를
하는 학생들, 만화를 그리는 학생들, 연극을 하
는 학생들이 보였다. 523호 앞에 도착하니 ‘와
세다 스포츠 신문회’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왔
다. 문을 열었을 때, 너무나도 좁은 공간에 조금
은 놀랐다. 설명을 들어보니 부실은 발간된 신
문을 보관하고 배송을 준비하는 등 창고와 같은
역할만을 한다고 한다. 그 외 팀장급 회의는 경
와세다 대학에도 스포츠 전문 매체가 있다
일본의 명문사학 박영미 기자│ 사진 이정민
럭비 소케이센 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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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ku
기 스포츠센터의 대형 회의실을 빌려 진행하
고, 기사는 취재 후에 개인별로 작성하여 웹
을 통해 게재하는 형식이다. 공식 홈페이지
(www.wasedasports.com)에서는 신문을 통
해 발간하는 기사 외에 각종 경기 일정, 선수
인터뷰, 경기 DVD/신문 축쇄판 판매사업 등
을 살펴볼 수 있다.
편집장을 비롯해 우리가 만난 3학년 기자들
은 2009년도 겨울학기를 끝으로 기자생활을
은퇴한다고 했다. 일본의 부활동이 매우 활성
화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
다. 이들은 3학년까지 활발하게 부 활동을 한
후 4학년이 되는 해에는 취업을 위해 모든 활
동을 접고 공부나 면접에 몰두한다. 이렇기
때문에 3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부 활동
을 이끌어 나가고, 4학년들은 와세다 스포츠
의 큰 행사에 참여하거나 특히 취업이 된 후
에 후배들에게 기사작성에 대한 교육을 하거
나 취재에 동행하기도 한다.
기자들에게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기자단의 구성에서 그 답을 찾
을 수 있다. SPORTS KU의 기자단은 글을 쓰는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가 분리되어 있는 반면,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의 기자는 경기를 보러
가서 사진도 직접 찍고 기사도 작성한다. 실제로 간토 대학아이스하키
리그전 와세다 대학과 메이지 대학의 경기를 함께 관전한 슈지 하야시
(修史 林) 아이스하키 팀장은 경기 내내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다
니며 경기 내용을 기록하기도 하고 링크 근처까지 내려가 사진을 찍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신문에 실리는 사진의 퀄리티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일
본의 기자들은 SPORTS KU를 보고서 ‘사진’에 대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으로 쓰이는 종이의 재질과 해상도가 잡지와
는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는 없지만 같은 학내 스포츠 언론
매체로써 비교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와세다 스포츠의 기자들이 사
진기자를 따로 선발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다.
와세다 대학 경기 스포츠 센터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는 학내 ‘경기 스포츠 센터(競技スポーツセンタ
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경기 스포츠 센터는 우리학교의 체육
위원회와 비슷한 맥락의 기관으로서, 2003년 4월 와세다 대학 체육국
을 개조하면서 설립되었다. 이곳은 학내 스포츠 진흥을 목적으로 하여
와세다 대학 체육각부의 활동을 지원하고 선수 관리, 스포츠 시설 운
영 등의 역할을 한다. 경기 스포츠 센터 측은 경기가 있을 때 와세다 스
포츠에 일정을 알려 취재할 수 있도록 돕고, 와세다 스포츠 역시 취재
한 내용을 신문으로 발간함으로써 와세다 대학 스포츠를 홍보하는 역
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경기 일정, 취재를 위
한 접근 방법 등을 논의한다. 경기 스포츠 센터의 토미오카 세이치(富
岡 誠一) 사무장은 “센터에서 와세다 스포츠
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신문이 학내 뿐만 아
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제공되기 때문에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를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선수들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에서 수십 번 좋은 결과를 얻어
도 그것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허무한
가. 학내에 스포츠만을 다루는 신문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라고 말하며 학내 와세다
스포츠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이번 SPORTS KU의 일본행은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인터
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와세다 스포츠와 메
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일정을 조절했고, 우
리가 취재하고자 하는 인물이나 시설, 경기에
대한 접근 통로 역시 와세다 스포츠에서 마련
해 주었다. SPORTS KU가 일본땅에 도착하
자마자 전화를 한 사람이 바로 와세다 스포츠
의 나카지마 편집장이었으니 말이다. 이미 만
석인 경기의 표를 구해주는 것에서부터 현재 활동중인 유도, 경보, 테
니스 등의 종목 선수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준 것도 와세다 스포츠였다.
비록 짧은 동행이었지만 이것이 우리학교와 와세다 대학의 교류, 나아
가 한일간의 스포츠 교류를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와세다 스포츠와 함께한 소케이센 특별호 배포
일본에서 야구 말고도 소케이센으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바
로 ‘럭비’이다. 우리나라 럭비계의 현실과는 매우 대조적
으로 일본에서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친근한 스포츠라고 한다. 와
세다 스포츠에게도 럭비 소케이센은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신문 발
행 주기로써, 야구경기 때와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신문을 제
공한다. 경기 당일, SPORTS KU의 기자들은 치치부노미야 럭비 경
기장 앞에서 신문을 배포하는 일에 동참했다. 게이오 대학의 ‘게이
오 스포츠 신문(慶應スポーツ新聞)’과의 배포 경쟁(?)과 럭비에 대
한 일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의
미깊은 경험이 되었다.
야구 소케이센 호외
야구 소케이센 호외 - 양팀의 전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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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WASeDA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施設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
와세다 캠퍼스와 인접한 도야마 캠퍼스에는
대학 내 스포츠 행정을 총괄하는 경기 스포츠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도야마 캠퍼스에는 두
면을 동시에 쓸 수 있을 만큼 넓은 실내 체육
관이 갖춰져 있다. 또 와세다 캠퍼스에는 유
도, 검도, 가라데 등 일본 전통의 실내 스포츠
종목들의 훈련 장소도 있다. 히가시후시미 캠
퍼스는 종합 운동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야구부의 정규 훈련이 이뤄지는 두면의 야구
장과 축구장을 비롯해 필드하키, 승마, 미식
축구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장을 갖췄다. 도
코로자와 캠퍼스는 도쿄 인근에 위치한 사이
타마현에 자리잡고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과
같은 이곳에는 스포츠 과학부 학생들이 수업
을 듣기 때문에 전공 학생들과 선수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육상 트랙, 야구장, 수영장 등
이 갖춰져 있다.
2007년 우리학교를 방문한 와세다대 럭
비 감독은 “깨끗한 캠퍼스와 좋은 훈련
시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가 자랑하는 화정체육관과 녹지운동장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이다.
SPORTS KU는 ‘적어도 시설만큼은 우리
가 좋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기대를 갖
고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을 유심
히 둘러봤다. 와세다 대학 6개 캠퍼스
중 스포츠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와세
다·도야마(早稲田 • 戸山), 도코로자와(
所沢), 히가시후시미(東伏見)캠퍼스를 차
례로 방문했다.
“모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원한다” 김원 기자
와세다 경기 스포츠 센터 도야마 캠퍼스에 위치한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 이곳에서 시설관리에 대한 업무를 담당한다.
도야마 캠퍼스 기념회당.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펜싱 경기장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
도코로자와 캠퍼스 야구장. 보통 남녀 소프트볼 선수들의 훈련장소로 사용된다.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펜싱부 연습장.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탁구부 연습장.
일본의 국민 여동생 ‘후쿠하라 아이(福原愛)’가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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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ku
우리에게 없는 것!
와세다 대학과 우리의 가장 다른 점은 44개
의 모든 운동부가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슬링, 체조 경기장, 8레인이
갖춰진 수영장과 다이빙대, 승마장, 필드하키
장, 미식축구장 등 종목에 특성에 맞는 경기장
이용이 가능하다. 선수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 경기장을 선수들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와세다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녹지 운동장 한켠이라도 좋으니 제발 운동
만 할 수 하게 해달라”는 미식축구부의 안타
까운 외침은 학생들에게 필요로 한 것이 최
신식 시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
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
다.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은 이를 잘 보
여주고 있다.
고이 간직한 소중한 전통
유도장에 들어서면 이름이 쓰여 있는 직사각
형의 나무막대들이 빼곡히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운동부를 거쳐간 선배
들의 이름이 걸려 있다. 가라데부 훈련장이
나 검도장에서도 볼수 있다. 이 명패(이름표)
를 보며 선배들의 정신과 업적을 기억하기 위
해서라고.
가라데부 훈련장에는 명패 말고도 50년 가
까이 훈련장을 지켜온 명물이 있다. 쇼와 36
년(1961년)에 쓰인 ‘가르침-훈(訓)’이 그것이
다. 선수들 간의 친교와 예절을 통해 학교생활
의 의미를 찾아보자는 선배들의 애정 어린 가
르침이 적혀 있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후배들의 노력이 유도,
가라데 등에서 중요시하는 사무라이(武士) 정
신과도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복싱부 연습장.
도코로자와 캠퍼스 야외 수영장. 실내 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다이빙대도 있다.히가시후시미 캠퍼스 승마장. 승마장 옆에는 마구간廐舍까지 갖춰져 있다.히가시후시미 캠퍼스 미식축구구장.
간이 스탠드도 갖추고 있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수준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서로 다른 크기와 색깔의 명패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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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WASeDA
쓰쿠바대학筑波大学
오카데 교수 인터뷰
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역에서 쓰쿠바 익스프레스를 타고 1시간여. 쓰쿠바 대학
에 도착했다. 넓은 캠퍼스가 인상적인 쓰쿠바 대학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 연상
될 정도였다. 북적거리던 도쿄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토요일 오후 한적
한 캠퍼스에서 체육과학계 오카데 요시노리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국립 쓰쿠
바 대학은 1872년 도쿄교육대학으로 출발했다. 1970년 쓰쿠바 연구학원도시건설
법이 제정되고 도쿄교육대학이 이바라키현 쓰쿠바시로 옮기면서 종합대학이 됐
다. 쓰쿠바 대학은 전통적으로 스포츠 관련 연구 분야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거
둬왔다. 이 대학 오카데 요시노리 교수와의 만남은 일본 대학 스포츠 전반을 이
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됐다.
운동부를 육성하는 이유
쓰쿠바 대학에는 육상, 유도, 야구, 배구 등 27개 운동부가 있다. 간토 대학 리그
와 같은 지역 리그에 참가하는 정식으로 등록된 운동부다. 오카데 교수는 “대학마
다 운동부를 육성하는 목적은 다르다. 예를 들어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대회 성적이 곧 학
교의 지명도와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운동부를 운영한다. 이런 대학에서는 특정 스포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 일종의 홍보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쓰쿠
바 대학은 대학이 설립될 당시부터 기본적으로 스포츠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
다. 운동부 운영은 그 연구 활동의 일환인 것이다. 스포츠 분야의 연구 인력을 양
성하고, 스포츠 전문 교사를 배출하는 것이 쓰쿠바 대학에서 운동부를 유지하는 첫
번째 목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동부의 운영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자율에 맡긴
다. 학교 행정 조례를 보더라도 운동부 지원에 대한 내용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코치를 초빙하는 것도 학생들이 모은 부비로 해
결한다. 심지어 대회에 참가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행정적인 일까지
학생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학생들은 부비를 내고, 상금 수입이나 졸업한 선배들의 후원금 등을 가지고 팀
을 운영한다. 다른 사립대학들처럼 장학금을 받거나 무료로 기숙사를 이용하는 등
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대회나 훈련 참가로 인한 수업손실에 대해서도 학교 측의
편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운동부에 소속된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기준
에 따라 학교생활을 한다. 오카데 교수는 “쓰쿠바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은 유럽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본래 대학은 운동 선수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이 기본
적인 학문 수준을 갖춰서 사회에 나가도록 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다”고 밝혔다. 운동
에만 몰두하는 전문 선수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단지 자발적인 의
지로 운동부에 들어온 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커리
큘럼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운동선수로서의 받는 혜택이 전혀 없지만 매년 경기
력이 뛰어난 고교 선수들이 쓰쿠바 대학을 선택한다. 비교적 경기력에 높은 점수
를 주는 추천입시제도가 있어 가능하다. 오카데 교수는 “쓰쿠바 대학을 졸업한 사람
들 중에는 고교 선생님들이 많다. 또 스포츠 지도자들의 추천에 의해 선수들이 쓰쿠바 대
학을 선택한다”며 “추천 입시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이유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스
포츠에 재능있는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만 기본적인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논문이나 면접 등을 입시전형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국립대학, 그리고 사립대학의 운동부
오카데 교수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에 일본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약간의 차
일본 대학
스포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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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ku
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 고유의 방침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대
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어떤 진로를 선택하느냐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
다. 오카데 교수는 “일본의 일부 사립대학에서는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
해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또 능력있는 선수들을 선발해 전문 선수로 육성한다. 이
를 위해 학생으로서 의무적으로 이수해야할 수업을 없애주는 등 학점 취득에 편의를 봐주
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능력이 좋고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나중에
프로에 입단하는 등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졸업 이
후의 삶, 즉 운동을 그만둔 후의 나서 생활에 대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만
약 이 선수들이 취업에 실패한다면 학생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취업률이 낮
은 대학의 선호도는 점차 내려갈 것이고, 스포츠 관련 학과의 인기도 떨어질 것이다. 결국
일본 내 스포츠 전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오카데 교수의 솔직
한 평가다. 오카데 교수는 “예를 들어 사립대학인 준덴도(順天堂) 대학의 경우 매년 40
명의 축구 특기생을 선발한다. 이 선수들은 축구를 하는데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소비하
지만 모두가 시합에 출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4년 내내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선수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오카데 교수는 “결국 졸업 후 선수들
이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를 잘 생각하고 대학에서는 이들의 세컨드 커리어(second
career)를 키워주는데 좀 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쓰쿠바 대학
을 비롯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대학 스포츠의 이상적인 모델은?
그렇다면 선진적이라고 평가받는 미국 대학 스포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오카데 교수는 미국의 사례에 대해 “미국의 대학 스포츠는 상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포츠 연구가 잘 진행되고 있고, 대학 스포츠 경기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거두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는 학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 경영
에 관한 문제다. 다만 최근 일본에서도 미국의 시스템을 도입해보자는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운동부를 하나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
지만 아직 일본에는 NCAA같이 대학 스포츠를 총괄하는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조직체를 구성해서 미국 대학 스포츠의 장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이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쓰쿠바 대학과 같은 국립대학에서는 더욱 어려운 점이 많다. 아직 구체적인 연구
나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보통 일본 운동 선수들은 프로 스포츠가 있는 종목의 경우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진출한다. 한편 프로가 없는 종목의 경우 선수들은 대학에 입학해 학력을
높이고,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거나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카데 교수는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실력 향상에 도
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대신 대학을 선택했
다면, 이에 걸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
한 방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대학은 선수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졸업 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
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부 활동은 이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오카데 교수가 생각하는 일본 대학 스포츠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오카데 요시노리(岡出 美則) 쓰쿠바 대학(筑波大学) 체육과학계 교수
를 만나다
		 쓰쿠바 대학(筑波大学) 체육과학계
		 오카데 요시노리(岡出 美則) 교수 인터뷰
김원 기자
사진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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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INTERVIEW
일본의 와세다 대학과 게이오 대학은 우리나라의 고려대와 연
세대와 같이 라이벌 관계. 공교롭게도 와세다대는 우리학교와,
게이오대는 연세대와 교류가 활발하다. ‘소케이센’은 와세다-게
이오 두 대학 간의 스포츠 대항전을 말한다. 그 외에도 양교간의
동아리 교류, 토론회 등에도 ‘소케이센’이란 말을 붙여 사용한
다. 여러 소케이센 중 특히 봄과 가을 시즌, 도쿄 6대학 리그에
서 만나는 두 학교의 야구 경기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닌 소케이센
사실 소케이센의 역사는 와세다와 게이오대의 야구 대항전 역
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양교의 첫 대항전은 1903년 11월 21일,
게이오대의 미타츠나마치구장(三田綱町球場)에서 열린 야구 경
기다. 그 당시만해도 게이오대가 와세다대보다 한 수 위의 실
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는 ‘와세다가 게이오에 던진
도전장’이란 수식으로 자주 표현된다. 그 당시 와세다대의 야구
실력은 감히 게이오대와 겨룰 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 도전장에 쓰인 내용도 ‘우리는 여전히 부
진하니 한 수 가르쳐 주시길’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게이오대가 11-9로 승리했다.
이후 와세다대는 1905년 야구부 창립 후 최초로
해외원정을 떠난다. 외국의 선진 야구 기술과 관
습 등을 일본에 들여오기 위해서였다. 승점제도 그
중의 하나였다. 요트의 아메리카컵 제도를 도입해
그 해의 소케이센부터는 먼저 2승을 하는 쪽이 우승을 차지하
는 방식을 채택했다. 야구 소케이센은 당시 리그 체계를 제대
로 갖추지 못했던 일본 야구계의 형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
쳤으며, 실제로 도쿄6대학리그연맹(東京六大學野球聯盟) 결성
에 주춧돌이 됐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덕에, 일본에서 소케이
센에 대한 언급을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전통(傳統)의
~’라는 표현이다.
와세다-게이오의 모든 스포츠 대항전이 소케이센
‘고연전’하면 9월 중 금-토요일 이틀 간에 걸쳐 잠실에서 열리
는 5개부 경기(아이스 하키 경기는 목동, 고양 등에서 열림)라
고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일년에 한번, 이 경기를 위해 우
리학교 운동부 소속 선수들은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더위와 씨
름하며 훈련을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과 단위로 단체티를
맞추고 2~3일간 진행되는 응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 수업 결
석까지 불사하며 이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소케이센은 다르다. 도쿄6대학리그, 간토
대학축구리그, 간토대학아이스하키리그 등 여러 대
학과의 경기를 필요로 하는 리그전에서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만나 경기를 치르면 그것이 바로 ‘소케
이센’이다. 이 때문에 일년 중 소케이센이 열리는
날은 종목별로, 리그별로 다르다. 관중들은 일년 내
내 열리는 소케이센을 즐길 수 있다.
수영 소케이센 포스터
그대는 소케이센(早慶戦)을 아는가
일본 대학 스포츠의 최대 축제
박영미 기자 │ 사진 엄재용
sportsku
SPECIAL REPORT
마술 소케이센, 레가타 소케이센?!
일본의 와세다대에는 44개의 운동부가 있다. 유도, 궁도, 수영,
산악, 스케이트, 마술(馬術), 복싱, 레슬링, 펜싱, 골프, 소프
트볼, 레가타(조정경기) 등 한국에선 동아리로도 찾아보기 쉽
지 않은 스포츠들이 정식 종목으로 인정된다. 양교가 합의한 경
기 뿐만이 아니라 리그에서 만나거나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
에 두 학교가 모두 신청하여 만나게 되는 경기들까지.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의 소케이센이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SPORTS KU가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짜던 지난해 10
월과 11월에는 체조, 가라데, 야구, 럭비 등의 소케이센이 예정
되어 있었다. 그 중 럭비 소케이센의 일정에 맞춰 일본행을 결
정하게 된 것이다.)
재학생보다 일반인들에게 인기
일본은 프로 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아마추어 스포츠에도 열성
이다. 아이들은 소학교때부터 한 두 개 종목쯤은 꾸준히 취미로
라도 운동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운동을 전공하거나 직업으
로 삼으려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된다. 야구 팬 뿐만 아
니라 운동하는 자식을 둔 부모님들과 가족들, 학생시절 실제로
운동을 했던 성인들, 그리고 와세다의 일반 학생들이나 졸업생
들과 같이 모교의 스포츠를 응원하는 사람들. 이 모든 이가 소
케이센의 관중들이다.
우리학교 재학생들에게 있어서 고연전은 누가 뭐래도 1년 중
가장 큰 축제다. 안암에서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가는 6호선과
2호선 전철은 크림슨색 물결로 출렁인다. 이날만큼은 큼지막하
게 ‘고려대학교’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어도, 얼굴에 호랑이
그림을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렇지 않다.
그러나 고연전 전후로 인터넷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제목은 ‘고
연전도 좋지만…시민들 짜증 폭발’, ‘학벌의식 부추기는 고연전’
등 고연전의 부정적인 모습을 알리고 급기야 ‘안티고연전’을 외
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고연전은 ‘우리들의
축제’지만, 고연전을 바라보는 외부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축제’
인 것 뿐이다. 고연전의 시작을 알리는 야구경기는 케이블을 통
해 방송을 타기도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종목들은 사진이나 짧은
기사로 알려질 뿐이다. 위의 뉴스들처럼 고연전에 대한 부정적
인 시각은 경기 외적인 요소들에 의해 더욱 확산된다. 특히 단
체응원문화는 주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또 음주 뒷풀이
로 거리에는 쓰레기 천지가 되어버린다. 지상파 방
송을 통해 생중계하고, 일반 관중들을 위한 신문 제
작, 응원도구 판매 등 최대한 다양한 관중을 수용하
려 노력하는 소케이센과는 대조적이다. 과거에 일
본에서도 좋은 좌석을 점유하기 위해 늦은 밤에 경
기장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학생들이 있었다. 술에
취한 학생들이 구장 주변의 도로까지 나서거나 기
물을 파손하는 등의 사건이 있은 후 밤샘 줄서기는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2008년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1943년경 세계대
전 막바지, 일본 정권에 의해 징병검사를 받게 된 동경
6대학 야구부 학생들의 실화를 다뤘다. 선수들이 모두
전쟁터에 나갈 상황이 되자 게이오대와 와세다대가 ‘
최후의 소케이센’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이 경기에
참가한 후 전쟁터에 나간 양교의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목숨을 잃고 만다.
이 이야기는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연극의 소재로
쓰였다가 2008년 비로소 영화로 제작됐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다.
영화
라스트 게임
최후의 소케이센
(最後の早慶戦)
早慶戦
레가타(조정) 소케이센에서 응원하는 와세다대 학생들
지역 주민과의 연계를 통한 ‘모두의 축제’
메이지 진구 구장(明治神宮野球場)에서 열리는 야구 소케이센
(도쿄 6대학리그전)에서 우승한 학교는 진구 구장에서부터 학
교까지 퍼레이드를 한다. 이 때 학교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학
생들이 나와 선수단을 맞이한다. 선수들의 목에 걸어줄 꽃다
발을 만들거나 플랜카드를 제작해 그들을 환영한다. 실제로
SPORTS KU가 만난 와세다대 캠퍼스 근처에서 수십년간 음식
점을 운영해온 한 주민은 운동부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치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응원해 왔다고 했다. 야구 소케이센에
서의 우승은 큰 관심거리이기 때문에 그 퍼레이드를 취재하러
나오는 기자와 리포터들도 많다. ‘손수건 왕자’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사이토 유키(斎藤 佑樹, 투수)의 팬이라는 그 주민은 자
신의 인터뷰를 녹화한 테잎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학교의 행사에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그
것을 반기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소케이센을 일본의 상징적인
대항전으로 굳히는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소케이센의 현주소
가 단지 두 학교의 경쟁, 대항 경기가 아닌 생활 속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라는 점에서 고연전의 발전 방
향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 스포츠의 활성화에는 OB들의 역할이 중요
소케이센이 근로감사일인 11월 23일에 열린 것은 바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반인들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공휴일에 경기가 열려 OB들도, 럭비를 좋아하는 팬들도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도 경기를 생중계하지
만, 실제 경기장을 찾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찾
아온 관중들이다. 실제 경기장에서 만난 와세다대 출신 노부부
는 “럭비를 종하하는데다가 모교 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보러왔
다”며 “TV로 보는 것도 좋지만, 관중들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
에서 다같이 들뜨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연전은 보통 재학생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일본
의 소케이센도 그러하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경기장 입구에서
부터 기자들은 우리의 짐작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경기장 주
변에는 와세다 혹은 게이오대 응원 도구를 챙겨든 사람이 많았
고, 학교를 상징하는 색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재학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연배가 있어 보였다. 동행
한 와세다 스포츠 기자에게는 “경기장을 찾는 대부분이 OB선
배님”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케이센이 일본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OB들의
역할이 크다. 졸업 후에도 휴일을 반납하고 모교를 응원하러 경
기장에 찾아 끈끈한 애교심을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소케
이센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도쿄에서 럭비 소케이센이 열리던 지난해 11월 23일, 일
본 효고현의 한신고시엔구장(阪神甲子園球場,)에서도 또
하나의 소케이센이 열리고 있었다. 바로 ‘올(all) 소케이
센’.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3명 이상의 OB 선배를 포
함한 팀을 꾸려 펼치는 경기다. 올 소케이센이 열리는 진
구구장이 아닌 해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개최된다. 한마
디로 ‘홈커밍데이’인 셈이다. 특히 2009년 경기는 53
년 만에 고시엔구장에서 다시 열리게 된 경기라 그 의미
가 깊었다.
올 소케이센은 양교 졸업생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100년이 넘는 전통의 소케이센에 출전할 기회가 졸업
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선배들의 마음에
서 비롯된 것이다. 진구구장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소케
이센의 열기를 이어가려했던 것도 한몫했다. 이렇게 시
작된 올 소케이센에는 학교의 응원부, 치어리더, 취악부
가 참여해 OB와 YB의 어울림 한마당에 흥을 돋운다. 시
대가 변하고 세대도 달라졌지만 모교에 대한 사랑은 여
전한 OB들이다.
OB, YB 다 모여라!
올 소케이센(全早慶戰)
소케이센 경기장을 찾은 OB들 선후배가 함까하는 소케이센 응원
올(ALL) 소케이센 야구경기 포스터
DESIGN UJ_MEDIA
26
SPECIAL REPORTT
1961년 일본 와세다 대학 축구팀은 ‘제 1회 한일대학 축구 대항
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우리학교 축구부와
도 경기를 치렀다. 보성전문 시절 우리학교가 일본 대학 축구
대회에 참가해 맞대결을 치른 적이 있었지만, 고려대학교로 바
뀐 이후 첫 대결이었다. 대회는 당시 일간지에 크게 실릴 정도
로 이슈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와 일본이 정식으로 수교
가 재개된 것이 1965년이니 일본 축구팀, 그것도 대학팀의 방한
소식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와세다 대학은 이듬해에도 일본 대학 축구를 대표해 방한했
고, 우리학교와 대결을 펼쳤다. 이를 계기로 1964년 서울과 도
쿄를 오가며 열리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양교의 공식적인 교
류전이 시작됐다. 1973년 3월 양교가 처음으로 학술 교류 협정
을 맺기도 전부터 스포츠 교류가 진행됐던 것이다. 특별한 경기
도 있었다. 지난 2005년 7월에는 우리학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려대-와세다대 연합팀과 연세대-게이오대 연합팀 간에
친선 경기가 열렸다. 이렇게 40년간 축구에서 교류를 이어왔지
만, 다른 종목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2002년
양교 교우회가 교류 협정을 맺음으로서 스포츠 교류에도 물꼬
를 트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우리학교 교우회 일본지부 최상영 회장의 노력
으로 럭비 교류전이 성사됐다. 1회 대회는 일본 럭비의 성지라
불리는 치치부노미야(秩父宮) 럭비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일
대학 럭비 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우리학
교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와세다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17-71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하고 말았다.
양교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날 경기에 안문석 부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경기를 관전한 한 관계자는
“와세다대가 일본에서 최고의 팀이란 얘기는 들었지만, 경기 전
까지 그 정도로 강한지 몰랐다”며 “경기 결과에 실망한 몇몇 관
계자들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얼굴이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를
뜨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듬해 우리학교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는 전반까
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11점차로 패하고 말았다. 비록 경기
에선 졌지만 내용은 대등했다. 2009년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한
아이스하키는 아예 우리학교 아이스링크에서 1주일동안 합동하
며 훈련을 했다. 네차례 치러진 연습 경기에서 양팀은 2승 2패
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만난 쿠사지마 타케히코(草
島 武彦) 와세다대 아이스하키부 코치는 “고려대와 함께한 썸머
캠프에서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와세다대는 올해 1월 끝난
전일본 대학 아이스하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신종 플루의 여파로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은 모두 취소됐다. 2010년에는 축구, 럭비 교류전이 정상
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와세다대학 축구단 일행 이십칠명은 일본대학 축구 선수권 보유 자격으로 경향신문사와 서울시 축구협회가 베푸는 “제
1회 한일대학 축구대항전 참가차 오늘 하오 십이시 삼십분 김포공항착 내한한다. 오는 십일일부터 우리나라 대학 축구의 호프인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및 서
울시 대학 연합군과 사차에 걸친 친선경기를 거행할 와세다 대학팀은 1945년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통산 15회에 걸쳐 우승을 독점함으로써 전일본대학축구
계를 제압한 막강의 관록을 간직한채 아세아 지역 굴지의 축구국인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경향신문 1961년 5월 10일)
고려대-와세다
50년을 이어온 우정 김원 기자 │ 사진 박인철
デザイン ユ―ジェ―メディア
27
specialreport
UJ_media
간토대학럭비대항전
関東大学ラグビー対抗戦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
20 : 20 게이오대학慶應義塾大学
2009년 11월 23일 일본 치치부노미야 럭비경기장秩父宮ラグビー場
에서는 와세다대와
게이오대 간의 럭비 소케이센早慶戰
경기가 열렸다. 당시 양 팀은 간토대학럭비대
항전에서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실상 이날 경기는 대항전 우승
팀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이 날은 일본의 공휴일인 근로감사의 날
이기도 해, 학생들보다는 오히려 일반인이나 양교 졸업생들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 내 많은 방송사와 신문사에서도 열띤 현장 취재를 벌였던 2009
년 럭비 소케이센을 SPORTS KU도 함께 했다.
민선우 기자 │ 사진 이정민 엄재용
1
지난해 11월 23일 열린 와세다-게이오 간 럭비 소케이센(早慶戰)에는
휴일인 ‘근로감사의 날’을 맞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치치부노미야 럭비경기장을 찾았다. 제대로 된 럭비 전용구장도 없는 상황
에서 국민들마저 럭비 경기를 외면하는 한국의 현실과는 극명하게 대조되
는 모습이었다.
2
경기 초반부터 양팀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게이오대 선수들이 강력한
태클로 와세다대의 전진을 저지하는 모습.
3
양교는 경기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4
전반 22분 와세다대의 부주장 다나베 히데키(田邊 秀樹, FB) 선수가
게이오대 히로하타 코타로(廣畑 光太朗, PR) 선수의 태클에 턱을 맞아
의식을 잃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의하면 다나베 선
수는 3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동료 선수가 쓰러져 있는 동안,
양교 선수들은 한데 모여 다시 전의를 다지고 있다.
1
2
3
4
PHOTO SKETCH - RUGBY
5
전반 33분 와세다대 야마시타 코타(山下 昂大, FL) 선수가 게이오대 우측
진영에서 트라이를 성공하는 장면. 시작부터 내내 열세에 몰렸던 와세
다대는 이 트라이로 전반을 동점으로 마칠 수 있었다.
6
이날 와세다대는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전체가 정상적으로 수
업을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에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
나 몇 안 되는 와세다대 학생들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전반 33분 야마
시타 선수의 트라이로 와세다대가 동점을 만들자, 와세다대 학생들은 어
깨동무를 하고 응원곡을 부르며 즐거워했다. 학생들의 응원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7
후반 8분 게이오대 가와무라 신(川村 慎, PR) 선수가 트라이를 성
공하는 장면. 이 트라이로 게이오대는 20대 13으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36분 와세다대 야마나카 료헤이(山中 亮
平, SO) 선수에게 트라이를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상상초월!
일본 럭비의 인기
이 날 경기장은 관중들로 만원사례를 이뤘다. 공
휴일인 점도 있었지만, NHK를 비롯 여러 채널에
서 TV 생중계가 이루어졌다는 점도 놀라운 점. 우
리나라에선 인기있는 프로스포츠가 아니면 공중파
중계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과 비교하면 일
본 럭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 일본
유력 스포츠신문지 산케이스포츠에는 이 경기가 1
면에 실릴만큼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8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펼
친 양교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
냈다. 와세다대 주장 하야다 겐지(早田 健二, WB)
선수가 경기 종료 후 관중 중 한 사람과 악수를
하고 있다.
9
다친 동료 선수를 업어준 와세다대 선수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진다.
5
6
7
8 9
29
PHOTOSKETCH-rugby
한일(韓日)
대학스포츠 리그 비교
일본 대학스포츠의 특징 중 가장 눈여겨 볼 점은 ‘리그제 운영’이
었다. SPORTS KU가 일본에서 직접 확인한 축구(여자축구 포함), 아
이스하키, 럭비 등 3종목은 모두 토너먼트제가 아닌 리그제 형식으
로 진행되고 있었다. 리그제 운영은 단순한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었
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진행요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관중
석에는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수백명의 관중들이 들어차 있었
다. 한국 대학스포츠에도 리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축구는 2008
년부터 U리그가 시행됐고, 농구와 야구도 리그를 준비 중에 있다. 갈
길 바쁜 한국의 대학스포츠 리그제. 일본의 사례(대학축구)를 통해
그 속을 비교해보았다.
고봉준 이혜진 기자
사진 이정민
SPECI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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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민속 스포츠인 ‘씨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안   1조 그렇조우리의 민속 스포츠인 ‘씨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안   1조 그렇조
우리의 민속 스포츠인 ‘씨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안 1조 그렇조Heejeong 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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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최종 보고서

  • 2. 고려대학교 운동부가 땀흘리는 현장, 언제나 SPORTS KU가 함께합니다. SPORTSKU 『고려대학교 스포츠 스타와 07학번』디자인 엄재용 삶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은 국가대항전과 같은 스포츠 경기를 보며 희망과 에너지를 얻었다. 그 중심엔 언제나 고려대학교 출신 스타들이 있었다. 태극기 말소 사건으로 유명한 손기정(상학 37),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체교 94),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장 홍명보(체교 87),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감독 김경문(경영 78), 세계 피겨 스타 김연아(체교 09)에 이르기까지. 대학 스포츠가 쇠퇴를 겪고,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됐다지만 고려대학교 운동부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열심히 뛰며, 한국 스포츠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2010년, 호랑이해 경인년을 맞아 용맹하게 지축을 박차고 포효할 그들은 한국스포츠를 넘어 세계스포츠에 도전할 것이다. 2010년 3월호는 3월 8일에 교내배포됩니다.
  • 3.
  • 4. 뛸 맛 납니다! 우리의 고연전과 비교되는 일본의 럭비 소케이센(早慶戰)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게이오대학(慶應大学) 간의 경기. 선수들은 학교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럭비리그임에 불구하고 이 날 치치부노미아 럭비경기장(秩父宮ラグビー場)에는 2만여 관중이 가득 차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교를 응원하는 관중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순간마다 우렁찬 응원을 보냈다. 사진 엄재용
  • 5. SPORTSKUFEBRUARY 2010 Team Leader 기획취재 총괄팀장 김원 경제학과 03 │raspos@naver.com Editor 취재기자 민선우 정치외교학과 03 │ sportsguy815@gmail.com 엄재용 기계공학부 06 │ jy0328@korea.ac.kr 정해정 체육교육과 07 │ maru49104@hanmail.net 김명선 철학과 08 │ dhmgkim@korea.ac.kr 고봉준 독어독문학과 08 │ my_soul_17@naver.com 박영미 사회학과 05 │ bbadda09@korea.ac.kr 이혜진 보건행정학과 08 │ adsldd@korea.ac.kr Photographer 사진기자 이정민 기계공학부 04 │ zentic@naver.com Design 디자인 유제이 미디어 UJ_MEDIA │cyworld.com/uj_media 창간 2008년 4월 1일 발행 SPORTS KU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안암동5가 고려대학교 아이스링크 3층 SPORTS KU사무실 전화 010-2848-3982 FAX 02-924-7412 기사제보 및 광고문의 010-2848-3982, sportsku@naver.com 온라인 http://www.sportsku.com 이 책의 저작권은 SPORTS KU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와 전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 서 기사 및 사진 등 이 출판물의 모든 내용을 무 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발자국 누구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밭에 발자국을 내딛어 봅니다. 발자국은 줄처럼 이어져 하나의 길이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누 군가가 그 발자국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걸게 될 것입니다. 2009 년 11월 20일, SPORTS KU 전·현직 기자 9명은 4박 5일 일정 으로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9월 교수학습개발원이 주최한 CCP(Creative Challenge Pro- gram)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CCP는 학부 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교수학습개발원 에서 연구 지원금을 받아 참가팀들은 각자 선택한 주제를 가지고 한 학기동안 연구 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연구 계획서를 제출한 100여 팀 가운데 41팀이 선발됐습니 다. SPORTS KU는 ‘대학 스포츠 정상화 방안’이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선택했 습니다. 심지어 일본을 직접 방문하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일본의 대학 스포츠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내봤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자신은 있었습니다. 2년간 SPORTS KU는 전국 팔 도를 돌아다니며 대학 스포츠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쌓인 탄탄한 내공을 믿 었습니다. 준비 과정 역시 수월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에게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 았습니다. 나름대로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보고 듣고 배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일본에 다녀온지 정확히 두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 은 흘렀어도 치열했던 그때의 감흥은 여전합니다.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한 소중한 기억들을 기록하기 위해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현실의 대학 스포츠는 흰 눈밭과도 같습니다. SPORTS KU는 이제 막 두 발자국을 내딛었습니다. 이 발자국이 모여 길이 만들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 다. 그리고 뒤따라올 누군가를 위해 똑바로 걸어가겠습니다. 김원 (SPORTS KU 초대 편집장) SPECIAL THANKS TO... 바쁘신 가운데서도 자기 일처럼,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기획평가팀 강만식 선생님께 가장 큰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선뜻 지도 교수를 맡아 주신 체육교육과 정주혁 교 수님과 늘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체육교육과 김기형 교수님, 교수학습개발원 한두 봉 교수님, 교우회보 김진국 편집국장님, 체육위원회 홍기창 전 위원장님, 위성식 위원장님, 박종은 부장님, 최영진 과장님, 박민수 선생님, 5개부 감독, 코치님들께 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일본 일정 내내 모든 면에서 도움을 준 동욱이, 또 함 께 하지 못한 SPORTS KU 기자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FEBRUARY 2010 우리나라 고연전과 비교되는 일본의 소케이센(早慶戦) 경기 다. 소케이센은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게이오대(慶應義 塾大学)와의 경기를 일컫는 단어다. 특정 날짜를 잡아 5개 종목 대항전을 펼치는 고연전과 달리 소케이센은 일정에 구 애받지 않고, 양 교의 맞대결마다 ‘소케이센’이라 명명한 다. 야구, 축구 등 인기종목 외에도 수영, 레슬링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펼쳐진다. 표지 사진은 간토대학럭비대항전(関 東大学ラグビー対抗戦) 에서 양 교가 맞붙은 럭비 소케이 센의 사진이다. 4 sportsku EDITOR’S MEMO
  • 6. 나도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 간토여자축구리그(関東女子サッカーリーグ戦). 일본체육대학(日本體育大学)과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간의 여자축구경기다. U리그가 도입된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대학부 축구리그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진 이정민
  • 7. 우리 다시 만나리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정든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부원들과의 마지막 자리였다. 우리는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와세다 대학을 상징하는 오오쿠마(大隈) 대강당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아쉬운 나머지 와세다 스포츠의 편집장인 나카지마 나오키(中島 直輝)는 이별 인사 후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882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강당처럼 앞으로도 꾸준한 교류를 통해 인연의 끈이 지속되길 바라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해야만 했다. 사진 이정민
  • 8. SPORTSKU 김원 : 사실 SPORTS KU를 만들 때부터 일본에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소원을 푼 셈이다. 함께 했던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민선우 : 함께 했던 기자, 함께 하지 못했던 기자 모두에게 감사한다. p.s. 나만의 special thanks to : 위키피디아 일본판, 구글 지도, 구글 학술검색 엄재용 : SPORTS KU すげ 정해정 : 나에게 큰 사명과 임무를 부여해 준 이번 취재, 10년 후 달라질 학교 체육을 기대하시라^^ 김명선 : 누군가 말했다. “무식이 상팔자”라고, 하지만 이 말은 옳지 않다. 알게 되어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면, 그게 내 삶의 존재 이유다. 스포 츠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꿔 준 5일은 너무나 소중했다. 함께 고민할 수 있 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다. 고봉준 :‘4박5일’의 길으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니뽄 취재기. 와세다스포츠신문회 역사처럼 50년 후엔 우리도 ‘14 박15일’의 니뽄스포츠 취재가 가능하길 바라며^^ P.S. 일본원정에 ‘아 낌없이’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고생한 SPORTS KU 모든 기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이정민 : 갈 때마다 새로운 도쿄의 모습, 이번 여행은 SPORTS KU와 함께해서 더욱 새로웠습니다. 뷰파인더에 담긴 일본 대학 스포츠의 모습은 우리 것과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희망’이란 두 글자를 가슴 속에 새겼습니다. 박영미 : 인생은 우연의 연속. 스포츠란 주제를 가 지고 다시 일본에 갈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적립해 주신 소정의 엔화(¥4,000)는 절대 환전하지 않고 보관해 제2회 고려대-와세다 교류 때 값지게 사용하겠습니다. 이혜진 :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와 아이 스하키, 럭비 경기장의 만원 관중. 훈련도 경기도 즐겁게 하는 여자축구 선 수들 그리고 영어도 잘하는 일본의 운동 선수들, 저에게는 모두 값진 경험 이었습니다. 김동욱 : 사실 스케줄 하루 전까지 도대체 스포츠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쥐뿔만큼도 없는 내가 이런 통역을 맡게 되었다는 것을 걱정하 며 심지어 죄스러워했다. (다른 데 마음이 있었으니까…) 야심찬 SPORTS KU의 계획이 담긴 열정과 집념의 2월호인 만큼 대박 났으면 좋겠다. C O N T E N T S 08 COVER STORY 한미일 대학스포츠 비교 14 JAPAN - WASEDA 체육시스템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스포츠 시설 20 SPECIAL INTERVIEW 츠쿠바대학교 오카데 교수 30 SPECIAL REPORT 한일 정기전 비교 한일 대학 스포츠 리그비교 38 UNIV. SPORTS 한일 대학생의 스포츠 활동 미국 대학생의 스포츠 활동 48 REVIEW 영화로 보는 미국 대학스포츠 블라인드 사이드 50 MORE THAN WORDS 스포츠를 통한 재능나눔
  • 9. 농구 원로인 김영기씨는 조선일보에서 “ 요즘 학교 스포츠? ‘운동기계’만 양산 하고 있지”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 는 1960년 초반까지 대표적인 한국 농구의 간 판스타였다. 당시에는 우등생이 아니면 고등 학교 농구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수업을 빠 지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었는데 이제 는 전국대회 4강 제도가 도입되면서 고등학교 운동선수들은 수업권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 고 운동선수들은 대학 진학 때 체육관련 학과 에만 입학이 허용된 것도 분명히 선택권이 침 해되었다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수업은 뒷전 으로 밀리고 단지 운동기계를 만드는 한 대학 엘리트스포츠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일보(2008)는 선수들의 수업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9번에 걸쳐 연재 로 다루었다. 그 중에서‘공부와 운동, 자연스 러운 조화(일본)’, ‘공부하면서 따낸 올림픽 금 메달(미국)’, ‘명문대 출신 펜싱 영웅 오타, 정 말 눈물 나게 공부했다(일본)’, ‘학교 체육, 그 래도 희망은 있다(한국)’등을 다루었다. 제목 만 보아도 금방 공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선수의 자기 계발과 창의성을 기르려면 대학 에서 수업은 필수이다. 사회에서 성공한 운동 급변하는 스포츠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학스포츠의 과제 사진권일운 COVER STORY 8
  • 10. 선수가 되려면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를 위 하여 자기 자신감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기 존중감 이 있어야 한다. 자아 개념이 높은 학생일수록 사 회생활에서 성취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많 다. 지금처럼 스포츠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이에 대처하려면 ‘운동선수’가 아닌 ‘학생선수’로 거듭 나야한다. 수업은 꼭 들어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 두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대학에서의 체육특기생 제도는 전문 스포츠 선수를 만드는 것이 아 닌 미래 체육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하여 학생선수로 키 우려면 운동권 뿐 아니라 수업권도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야 한다. 초 중등학교 때부터 우린 대학가는 준비만 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선 대학 가는 길이 공부 아니면 운동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교육에 선 학생들이 공부선수 아니면 운동선수가 되고 있다. 무슨 인생이 이 렇게 간단한가? 이런 이분법으로는 긴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공부 하면서 운동도 하고, 운동하다가 공부도 하는 것이다. 그런 이분법만 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의 건강은 몸 과 정신이 조화를 이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쪽이 무너지면 그런 조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부조화는 사람이 성숙하는데 걸림돌이다. 우리는 평 생 공부하면서 그리고 운동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유 기체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모순된 대학엘리트스포 츠의 부조화가 생겨난 것인가? 해답은 대학입시에서 찾게 된다. 체육특기생 모집요강에 전국대회 4강 운 운하는 응시자격이다. 무슨무슨 대회로 왜 그렇게 전 국규모대회가 그리도 많은지. 서로 나눠 먹기 식으로 대회수가 불어나 너도 4강 나도 4강, 그래서 너도 대학가고 나도 대학가고 하는 식이 공식화되었다. 인기종목인 축구나 농구 야구를 보면 잘 보인다. 비인 기종목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래야 더 많은 선수들이 대학에 가는 혜택을 나누게 된다고 경기연맹도 생색이 난다. 각 연맹에겐 대 회수가 많을수록 재정확보에도 도움이 되기에 서로 좋은 것이다. 그러 면서 전국규모대회를 치룬다. 그것도 꽤 멀리 떨어진 외딴곳에서 말이 다. 중앙에서 너무도 멀리 떨어진 곳이다. 예로 해남, 강진, 양구 등. 전국대회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리니 각 팀에선 예산은 많이 들고 관중은 없고 그렇게 동네잔치가 되었다. 결승전이 있는 날도 마찬가지 다. 그렇더라도 경기연맹에는 도움이 된다. 각 지자체에서 대회 경비 일부나 전부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잘하면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연맹 입장에선 일거양득이다. 경비 부담하지 않아 좋고 (대학가 는)대회가 많으니 대단한 일이라도 하는 것 같이 과시도 되고. 그러면 서 한편에선 엘리트스포츠가 병들어 가고 있다. 지방에서 전국대회를 치루면 길게는 3주일 짧아도 일주일을 머물러야 한다. 무슨 예산이 있 겠는가? 대부분 수익자 부담으로 학부모 지갑에서 나온다. 해당학교 에도 예산이 없으니 그냥 관행처럼 하고 있다. 그러니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지도자는 학부모에게 시달리고 선수들은 지방에 갇혀 공부 는 뒷전이고 경기에만 몰두하게 된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자원이 없고 그래서 사람을 키우는데 열과 성을 기울이고 있는 대학입시천국이라 해도 이렇게 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도자에게도 전국대회가 많을수 록 유리하다. 일 년에 한 대회에서 4강이나 우승하면 지도자 직을 유 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해당 학교에도 유리하다. 그러면 불리한 것은 무엇인가고 반문해 보자. 어디 세상일이 전부 유리하게만 돌아가는가? 그것은 부메랑처럼 우리 교육이 불리하게 된다. 이런 교육 방식은 우리 아이들, 바로 우리의 미래가 멍들어 가는 것이다. 아무리 부잣집이라 해도 매일 잔치만 한 다면 곳간이 순식간에 비고 말것이다. 우리나라가 입 시관련 부자나라라고 해도 매일 이런 입시잔치를 벌 린다면 엘리트스포츠의 미래는 어둡다. 나라를 끌고 가는 지도자의 종류는 여러가지이다. 정치지도자, 경제지도자, 문화예술지도자, 체육지도 자 등 다양한 종류의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조화롭게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어느 한 지도자만 잘 하면 만사가 형통해지지 않는다. 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키려면 다양 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대학스포츠에서는 체육지도자를 만들어 내야 한다. 대학스포츠가 체육지도자를 키워 내려면 공부는 필수과목이다. 아니 필수덕목이 된다. 전국대회 수를 줄이고 통폐합하여 지역단위별 풀리그로 경기를 진행하고 본선만 한곳에 모여 치루면 된다. 그리고 종목별로 시즌제를 도입하여 시즌이 아닐 때 공부에 집중하게 해야 한 다. 미국의 NCAA나 일본도 이를 근간으로 학교엘리트스포츠를 진행 하고 있다. 대학스포츠에서는 운동기계를 완성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체육지도자를 만들어 가야한다. 김기형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 지금처럼 스포츠 환경 이 급변하고 있고 이 에 대처하려면 운동선 수가 아닌 학생선수로 거듭나야한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 두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 ” 사진김민규 9 coverstory-column
  • 11. 한국 대학스포츠에 관한 논문을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 중 하나는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다. NCAA 관련 논문들의 관점은 대동소이하다. NCAA는 선진적인 조직이며, 한 국은 NCAA를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업과 운동의 조화를 추구하는 NCAA의 노력에 주목한다. 분명 NCAA에서 본받아야 할 점 은 본받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 하지만 NCAA가 대부분의 관련 논문이 말하는 것처럼 이상적인 대학스포츠 모델인가에 대한 국 내에서의 진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NCAA의 발전 과정을 좀 더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괄 조직은 가능할까 국내 일부에서는 한국도 NCAA와 같이 대학스포츠 전체를 총괄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사실 이러한 조직이 있다 면, 대학스포츠를 관리하고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수월 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 내 느냐다. 미국의 대학스포츠가 처음부터 하나의 조직으로 통일된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후반 대학 간 대교(對校)경기의 인기가 높아 지면서, 미 대학스포츠의 상업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상업화 경 향은 자연히 문제점을 파생했고, 특히 미식축구에서의 폐해가 가장 심했다. 여론은 물론이고, 교육기관에서도 미식축구를 폐 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1905년 뉴욕대학과 유니온대학과의 경기서 한 선수가 사망한 사건은 NCAA 조직 형성의 시발점이었다. 이해 12월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당시 대통령은 각 대학 미식축 구 관계자를 불러 미식축구 개혁안을 시행하도록 했다. 뉴욕대 학 학장이었던 헨리 맥크래커(Henry McCracker)는 여기서 전 미 대교경기 회의를 위한 요청을 제안했다. 30여 개 체육부 지 도자들은 뉴욕에서 모임을 갖고, NIFC(National Intercollegi- ate Football Conference)라는 조직 창설을 제안했다. 대표자 들은 이를 IAAUS(Inter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로 명명했고, 1912년 NCAA로 변경했다. 창립 역사에서 알 수 있듯, NCAA 형성에는 루스벨트 대통령 의 한 마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서 왜 대학 간 자체적 인 노력으로 NCAA 조직이 형성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생 긴다. 그 이유는 미국 고등교육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댄 코벨 (Dan Covell)과 캐롤 바(Carol Barr)는 NCAA의 입학 자격 변 천에 관한 글에서 “미 고등교육은 학교 자율, 자발적 연합, 상 대적으로 적은 정부 규제 등으로 특징되는 분산적 경향이 두드 러진다”고 언급했다. 최저학력기준 설정은 신중해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체육 개혁안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 다. 그 중 핵심 내용이 체육특기자에 대한 최저학력기준 적용이 다.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6월 ‘학교 엘리트체육 운영개선방안’ 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우리 실정에 맞는 최저 학력제’를 도입하 겠다고 밝혔다. 일정 성적기준에 미달한 선수에 대해서는 전국 대회 참가 등에 있어 불이익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NCAA에 대한 맹목적 찬양은 이제 그만 미국 대학스포츠의 역사에서 배울 것들 민선우 기자 COVER STORY sportsku
  • 12. 대학선수들의 학업수준 향상 일환으로 NCAA가 가장 관심을 갖고 실행하는 정책 역시 최저학력제다. NCAA는 한국과 달리 대학 입학 과정에서부터 최저 학력 기준을 두고 있다. 입학 후에 도 일정 학업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 출전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NCAA의 이러한 노력이 항상 성공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학력 기준 설정을 위한 NCAA의 노력은 역사적으로 끊 임없이 난관에 부딪쳤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각 대학의 소극적 혹은 부정적인 반응이었고, 다른 하 나는 흑인 등 소수인종 계층의 반발이었다. 한국의 현 상황에 서 더욱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은 소수인종, 특히 흑인 계층이 반 발했던 이유다. 1983년 제시 스톤 주니어(Jesse Stone Jr.) 당시 사우던대학 (Southern Univ.) 총장은 “흑인 청소년이 빈미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 가지 길은, 능력이 충분하다면, 대학 스포츠 경기를 뛰 면서 프로팀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운동선수의 입학기 준을 높인다면, 이는 곧 흑인의 대학 진입장벽을 결정적으로 높 이는 것과 같았다. 흑인 사회는 NCAA의 입학 기준 향상 정책을 ‘인종차별적’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1982년 미국 교육위원회는 SAT와 같은 대학 입학시험 점수 기 준 향상을 포함한 고교 운동선수의 대학 입학 자격요건을 NCAA 에 권고했다. 당시 흑인 사회는 이 권고안에 강한 반대를 표했 다. 조셉 존슨(Joseph Johnson) 그램블링 주립대(Grambling State Univ.) 총장은 83년 NCAA 대표자회의에서 “임의대로 SAT 커트라인 점수를 학업 자격 기준으로 제시한 위원회의 제 안은…저소득, 소수인종 층에 속한 학생선수들을 차별하는 것” 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1981년 SAT 시험에서 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인 700점 이상을 받지 못한 학생 중 흑인이 49%, 흑인 이외 소수인종이 27%였던 반면, 백인은 14%였다. NCAA의 벤치마킹에 대한 논 문을 쓴 손종열의 지적대로, NCAA의 관련 개혁은 ‘문제의 근 본적 상황서 가치 있는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기회를 주지 않는 행태를 계속’했다. 즉 ‘피상적인 해결’에 불과 했던 것이다. 맹목적 지향은 자제해야 이러한 NCAA의 역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에서도 대학에 대한 자율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과거처럼 국 가 차원에서 대학에 어떤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 1972년 체육특기자 선발을 위한 현행 대입 특별전형제도가 처음 실시된 후, 한국의 학생선수들은 약 40년 가까이 구조적 으로 학업과 멀어져 있었다. 만약 최저학력 기준 설정이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될 경우, 되려 학생선수들에게 엄청난 비극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NCAA를 맹목적 으로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대학스포 츠를 포함한 학생 스포츠에 대한 개혁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현 시점에서, NCAA에 대한 균형적인 관점은 한국 대학스포츠 의 발전적 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West Virginia University의 풋볼경기 - 사진 박인철 COVERSTORY
  • 13. 지난 2001년 일본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은 ‘21세기를 위한 교육 개혁 계획’, 일명 ‘무지개 계획’(Rainbow Plan)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7개의 우선 전략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는 문화·스포츠 클럽 활동의 장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무지개 계획’ 추진에 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일본 정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 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떠오른다. 전통적인 일본 정신과 문화·스포츠 클럽 활동과는 어떤 관련이 있느냐는 점이다. 해답은 근대 이후의 일 본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대학 스포츠의 발전 과정 역 시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근대적 스포츠의 최초 도입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국가적으로 스포츠 를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시켰다. 1800년대 중반 일본이 해외에 문호를 개방한 후, 일본 관료, 학자들은 서양 문물을 배우기 위 해 해외로 나갔다. 이들은 일본의 전통인 ‘부시도’(武士道)를 연 상케 하는 서구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 다. 이들에 의해 서양 스포츠는 일본의 근대 교육 시스템에 안 착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신체와 정신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문화 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 사람은 신체 단련을 통해 정신(도덕성) 이 발전하고 성격(사회성)이 향상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스포츠를 통해 ‘강한 정 신’(muscular spirituality)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로 발전했다. 근대적 대학스포츠의 발전 일본 스포츠의 시작은 메이지 시대 고등교육기관에서 행한 클 럽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겐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하 는 자율성뿐 아니라, 자기 수양, 자기 희생과 같은 덕목이 강조 됐다. ‘강한 정신’이란 윤리는 일본 교육의 한 부분인 클럽 스포 츠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일본 대학스포츠의 스타트를 가장 먼저 끊은 학교는 도쿄대학 (東京大学)이었다. 도쿄대학은 1886년 학내 스포츠를 통괄하는 ‘제국대학운동회’(帝国大学運動会. 이하 운동회)를 설립했다. 운 동회를 중심으로 한 클럽 스포츠 조직모델은 일본 내 다른 고등 교육기관은 물론, 일본 내 중등학교, 소학교에서의 운동부 설립 일본 대학스포츠에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다 일본 대학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민선우 기자 럭비 소케이센 경기가 열린 치치부노미야 경기장- 사진 이정민 COVER STORY
  • 14. 으로 이어졌다. 운동회는 이후 1900년대 초중반까지 일본 전체 학생 스포츠를 이끄는 주축이었다. 도쿄대학의 운동회 조직화 과정에 대한 글을 쓴 나카자와 아 츠시(中澤 篤史)는 1900년대 초 도쿄대에서 운동회를 적극 후 원한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와 ‘건 전한 정신’을 위해서였다. 일반 학생들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함 과 동시에, ‘좌파로부터’ 건전한 정신을 갖도록 스포츠를 장려 했다는 것이다. 대교경기(intercollegiate sports)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시작 했다. 대교경기의 발전을 주도한 학교는 와세다대학(早稲田大 学)과 게이오대학(慶應大学)이었다. ‘소케이센’(早慶戦)이라 불 리는 양교 간 라이벌전이 이를 상징한다. 특히 1903년 처음 열 린 야구 소케이센은 1925년 도쿄대 주도로 도쿄6대학야구리그 가 시작하면서 인기 스포츠로 정착했다. 현대 일본 대학스포츠의 발전 2차대전 후 일본은 암기 교육을 통해 시험을 치러, 성적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는 교육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클럽 혹은 운동부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활동의 중요성은 여전했다. 일본은 특히 중·고등학교 운동부 활동이 다른 나라에 비해 활 발한 편이다. 2000년 문부성에서 중학교 100개, 고등학교 100 개교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73.9%, 고등학생의 49%가 운동부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 업 외 활동이 대학 입시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 학생들이 스포츠 클럽 활동을 통해 올바른 사회화 과정을 거치도록 장려하고 있다. 대학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1964년 문부성 백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대학에서의 과외(課外) 활동 교육에 상당한 중요 성을 부과”할 것을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학생 자치 활동”인 데, 이를 통해 “독립심과 사회성을 키우고, 학생들의 발전에 도 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운동부 활동은 대학에서도 활발하 다. 와세다대의 경우, 지난해 약 4만5천 명의 총 학부생 중 5% 가 넘는 약 2천3백 명이 운동부에 소속해 있다. 여기에 일본은 운동에만 몰입하지 않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모든 교육과정에 자리를 잡고 있다. 모든 종목에 걸쳐 철저히 확립된 리그제도 역시 학업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국립대와 사립대, 그리고 스포츠추천입학 일본도 국립대와 사립대 사이에는 운동부 운영에 있어 어느 정 도 차이가 존재한다. 쓰쿠바대학(筑波大学) 오카데 요시노리(岡 出 美則) 교수의 말대로, “일본의 일부 사립대학은 운동부 운영 으로 일종의 홍보효과를 기대”한다. 반면 국립대학은 기본적으 로 스포츠 연구 인력과 전문 교원을 양성하는 쪽에 중심을 두 고 있다. 무라키 유키토(村木 征人) 쓰쿠바대 교수는 스포츠 팀의 조직 형태와 코치의 역할이라는 글에서, 사립대의 경우 경기수준이 높은 운동부가 현저하게 많다고 주장했다. 무라키 교수는 그 이 유 중 하나로 스포츠추천입시를 통해 뛰어난 선수를 확보하는 것을 들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일본에서 스포츠추천입시가 현재와 같이 일 반화된 것은 국립대인 쓰쿠바대의 영향이 컸다는 점이다. 쓰쿠 바대는 1974년 전신인 도쿄교육대학을 현재의 종합대학으로 변 경하면서, 동시에 체육전문학군에서 추천입시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러한 스포츠추천입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 용하는 것은 사립대 쪽이다. 오카모토 준야(岡本 純也) 히토츠바 시대학 교수는 대학 스포츠가 안고 있는 현재적 문제라는 글 에서 와세다대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오카모토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대회 성적이 좋지 않던 와 세다대는 1999년 ‘스포츠진흥협의회’를 설립하고 예산을 야구, 럭비 등 특정 종목에 집중 배분했다. 동시에 2000년부터 인간 과학부에서 스포츠추천입시를 시작했고, 2002년 스포츠과학부 설립 후 추천입시를 통한 선발을 더욱 늘렸다. 그 결과 2000년 20명이었던 스포츠계 관련 추천입시 합격자가 2003년 179명으 로 늘어났다. 현재는 200명 내외에 달한다. 일본 대학스포츠에 대한 우려 일부에서는 스포츠추천입시를 통한 운동특기 입학생이 늘어나 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오카모토 교 수는 위의 글에서 “추천입학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사립대에서 는 운동선수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운동선수들 은) 학업과 운동을 양립하는 점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고 주장 했다. 이어 90년대 이후 버블 경제의 붕괴로 일본 내 많은 실업 운동부들이 해체되는 반면, 추천입시로 들어오는 대학선수들의 수는 계속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취업 문제는 갈수록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했다. 오카데 교수는 선수들이 취업에 실패하면 학생 개인의 문제 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면서, “취업률이 낮은 대학의 선호도는 점차 내려갈 것이고, 스포츠 관련 학과의 인기도 떨어질 것이 다. 결국 일본 내 스포츠의 위상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난다” 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일본의 운동선수들은 우리 대학 의 체육특기생들처럼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대학 4 년간 운동을 한 후 졸업 전 그만두고서도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본 대학스포츠가 우리 의 인식처럼 진리의 전당으로서의 대학의 이상에 완벽히 부합 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의 일본 대학스포츠는, 상당 한 수준으로 학업과 운동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13 COVERSTORY
  • 15.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システム 운동부-학생선수-경기스포츠센터의 삼위일체 삼위일체라는 말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啓示)한 하느님은 성 부·성자·성령의 세 위격(位格)을 가지며, 이 세 위격은 동일한 본질 을 공유하고, 유일한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그리스도교의 교리다. 우리 학교 스포츠에도 삼위일체의 논리가 성립한다. 우리학교 스포츠는 운 동부, 선수, 체육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이 세 주체는 상호 보완적이 다. 우리학교와 매년 교류전을 가지는 와세다대의 스포츠도 마찬가지 다. 와세다대에는 체육위원회 대신 경기스포츠센터가 있지만, 서로가 공생 관계에 있다는 건 우리나 일본이나 같다. 각양각색 운동부 와세다대에는 총 44개나 되는 운동부가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고 운영 되고 있다. 이 44개 운동부에 속한 총 학생 수는 약 2천3백 명이다. 가 장 오래된 운동부는 1901년에 공인된 야구부이며, 지난해 소림사권법 부가 마흔네 번째로 승인을 받았다. 숫자가 많은 만큼 각 운동부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 부별 연습 시간, 연습 장소에서부터 부원 수, 각 부의 예산 수준까지 차이가 크다. 부 원 수가 가장 많은 라크로스(Lacrosse)부는 무려 156명의 학생을 보유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럭비, 축구, 야구 등 7개 부가 100명 이상의 부 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사이클, 산악, 스모부는 10명이 채 안 된다. 예산 규모도 부별 차이가 상당하다.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競技スポ ーツセンター)가 제공한 ‘2006~2008년 체육 각 부 수지결산’ 자료에 따르면, 럭비부의 경우 2008년 수입이 거의 1억 엔(한화 약 12억 원) 에 육박할 정도다. 반면 가장 수입이 적었던 반더포겔부(Wandervogel, 약 167만 엔, 한화 약 2천만 원)처럼 한 해 수입이 200만 엔이 안 되 는 부도 두 개나 있다. 이러한 큰 차이는 각 부의 학내 인지도나 인기 와 어느 정도 비례한다. 와세다대 내 운동부가 획득하는 총 수입은 2008년 자료 기준으로 약 6억6천9백만 엔(한화 약 80억 원 정도)이다. 운동부 수입은 크게 대학 보조금, 운동부원 부담분, 기타(기부금, OB회 원조금, 입장수입 등)로 나눌 수 있는데, 대학 보조금이 약 25%, 부원 부담분이 약 40%, 기타 수입이 약 35% 정도다. 일반 대학생이 운동부에 들어오는 것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몇 개 부를 제외하면 남녀학생 구분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운동부에 속한 학생 대부분은 대학 입학 이전 중·고등학교 때부터 클럽 활동 을 통해 운동을 해왔다. 와세다스포츠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에서 축구를 담당하고 있는 하루카 기자는 “와세다대 여자축구부의 경 우 거의 대다수 선수들이 소학교나 중학교 시절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고 한다”고 전했다. 운동부에 속한 학생은 매달, 혹은 매년 부비를 지불해야 한다. 부비 는 보통 연평균 1만에서 3만 엔 정도이나, 운동부에 따라 차이가 있 라크로스 - 크로스라는 라켓을 사용해서 하는 하키 비슷한 구기 (球技). 원래 캐나다 인디언들이 즐겼던 구기를 19세기 중엽에 근대 스포츠에 맞게 개량(改良)한 것으로 미국,캐나다,영국 등지 에서 성행하고 있다. 경기방식은 끝에 그물을 친 길이 91~180cm의 크로스로 야구공보다 약간 작은 공을 던지고 그물로 받아 운반하고, 또 발로 차서 상대편 골에 넣으면 이긴다. 와세다대학 스포츠의 실체를 알아본다 민선우 기자│ 사진 이혜진 스포츠 명문 14 sportsku
  • 16. 다.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반면, 연 10만 엔 이상을 부비로 걷는 운동부도 있다. 그 외 합숙비나 경기참가비를 별도로 내 기도 한다. 연습 시간 역시 부별마다 다르나, 전반적으로는 학업에 지장이 없 는 수준에서 조정하고 있다. 많은 운동부가 주중 연습을 공강 시간이 나 저녁 시간으로 하며, 대다수 운동부는 월요일 하루를 쉬는 날로 정 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일본 대학에도 고등학교에서 경기력이 뛰어난 학생을 특별히 선발하 는 제도가 있다. 특히 와세다대와 같은 사립대들이 우리나라 특기자제 도와 비슷한 형식으로 입학시험 없이 예체능 계열에서 재능 있는 학 생을 뽑고 있다. 와세다대에서는 2000년도 입시부터 인간과학부에서 ‘스포츠추천’ 입 시를 시작했다. 2002년 스포츠과학부 신설 후에는 스포츠과학부뿐 아 니라 교육학부, 인간과학부, 사회과학부, 정치경제학부 등에서도 다양 한 입시전형을 통해 체육 부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고교생들을 뽑고 있다. 체육 특기 선수로 현재 스포츠과학부에서 일반전형 이외 방 법으로 120명 내외를 선발하며, 그 외 부에서 자기추천제로 선발한 학 생까지 합하면 200명 내외가 된다. 다만 일본의 학생들은 초·중등교육에서 한국과 달리 운동에만 전념 하지 않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 그래서 대학 4년 간 운동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후 운동을 그만두고 일본 내 기업에 취직하는 선수들이 많다. 토미오카 세이치(富岡 誠一) 와세다 경기스 포츠센터 사무장은 “대학생들이 공부만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을 스포 츠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을 강조했다. 운동부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경기스포츠센터 와세다대에서 우리학교 체육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 바로 경기스포츠센터다. 본래 체육국이었던 것을 2003년 4월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경기스포츠센터는 우리학교 체육위원회와 마찬가 지로 업무의 대다수가 운동부 및 운동부원 지원과 매우 밀접하게 연 관돼 있다. 경기스포츠센터에서 제공한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 업무분담표’에 의하면, 경기스포츠센터는 크게 교무계, 총무·재무계, 학생·시설계 로 나눌 수 있다. 교무계에서는 와세다대 조직 중 하나인 오픈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 중 보건체육과목 수업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여기에 는 오픈교육센터 내 보건체육과목의 강의계획서 작성부터 과목 등록, 수업 진행, 성적 관리는 물론, 오픈교육센터에 관한 각종 팜플렛, 홈페 이지 관리에까지 걸쳐 있다. 총무·재무계에서는 경기스포츠센터 및 각 운동부에 관한 주요 사항 반더포겔 - 반더포겔이란 독일어로 '철새'라는 뜻이며, 철새처럼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심신을 다지는 일을 목적으로 한다. 독일에서는 청년들의 도보여행이 성행하는데, 낯선 지방을 순회하면 서 견문과 체험을 쌓아, 인간적인 성장을 꾀하려 했던 것이다. 1897년에 K.피셔의 제창에 의해서 만들어진 도보여행 단체는 청년들의 호응을 얻어 여러 단체가 조직되기에 이르렀다. 15 JAPAN-WASeDA
  • 17.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システム 들을 의결하는 조직인 관리위원회의 회의 관련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운동부 부장·감독·코치의 임면, 경기스포츠센터 및 운 동부의 예산 관리, 각 운동부로 들어오는 기부금 관리, 운동부 선수들 의 해외경기 출전시 필요한 제반 업무를 맡고 있다. 각 운동부의 역사, 기록, 기념품 전시 등에 관한 일도 이곳에서 담당 중이다. 학생·시설계에서는 명칭 그대로 운동부 및 운동부원에 관한 모든 관 리를 주요 업무로 맡고 있다. 그 외에 와세다대 내 운동시설 및 체육 용 품, 특히 도야마(戶山) 캠퍼스에 있는 다카이시(高石) 기념 수영장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경기스포츠센터, 각 운동부 팜플렛 및 스포츠 연감 작성, 졸업 앨범 제작, 경기스포츠센터 및 각 운동부 홈페 이지 관리 업무 역시 학생·시설계의 업무 중 하나다. 이뿐만 아니라 운동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이벤트 업무까지 담당한다. 이 밖에 히가시후시미(東伏見) 캠퍼스에서의 전반적인 관리 업무 역 시 경기스포츠센터가 맡고 있다. 토미오카 사무장은 “히가시후시미 캠 퍼스 주변 주민들로부터 호루라기나 기합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경 기스포츠센터에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가시후시미 캠퍼 스 주변 주민들의 불만에 대한 대처 업무 역시 업무분담표에 적혀 있다.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의 업무에 오픈교육센터(オー プン教育センター)에서의 보건체육과목에 관한 수 업 관리가 있음은 앞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오픈교육센터 는 21세기 사회에서 학부의 범위를 넘어 다양하고 종합적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와세다대가 2000년 12월 설치한 조 직이다. 와세다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열린 고등교육’이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의 학외 개방을 추진해 왔다. 오 픈교육센터 설치 이전인 1998년부터 ‘오픈 과목’(학문 영역 을 넘어서 관심을 받거나 타학부생이 이수하기를 바라는 내 용으로 학부에 상관없이 전체 학생이 이수할 수 있는 과목) 을 만들어 실시, 운영하기도 했다. 오픈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는 기부강좌· 사회연계강좌, 해외실습과목, 협정 대학 제공 과목, 어학과 목, 인턴십 실습 등이 있으며, 보건체육과목은 이러한 오픈 교육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와 세다대 학생 전체는 물론, 와세다대와 협정을 맺고 있는 타 대학생, 기업, 일반인에 고등학교 학생까지 대상으로 한다. 보건체육과목에는 총 250개가 넘는 수업과정이 있다. 이 과 정에서는 건강 유지, 혹은 스포츠를 통한 주체성과 사회성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50개가 넘는 수업들은 크게 스 포츠이론, 기부강좌, 스포츠실습Ⅰ, 스포츠실습Ⅱ로 크게 나 뉜다. 또한 스포츠실습은 일반 실습수업, 계절별 실습수업, 운동부원만을 위한 실습수업으로 다시 구분된다. 스포츠이론 분야에서는 주로 육체와 정신 건강 유지나 스 포츠와 문화의 관계와 같은 넓은 범위의 스포츠 혹은 운동 에 대한 이론적 수업을 하고 있다. 기부강좌는 일본레슬링협 회와 같은 공식적인 단체에서 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육 관련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설치된 강의다. 스포츠실습은 야구, 배구 등 개별 스포츠 종목에 대한 구 체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으로,스포츠실습Ⅰ에서는 주 로 각 종목의 기초적인 내용을, 스포츠실습Ⅱ는 기초 지식 을 응용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이 중 계절별 실습수업은 요트, 스키, 야외스포츠와 같이 특정 계절에만 활동이 가능 하고 캠퍼스 밖에서 배울 수 있는 종목을 대상으로 진행되 고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부원만을 위한 실습수업은 말 그 대로 와세다대 44개 운동부에 소속한 학생들만이 수강할 수 있는 강의로, 각 운동부의 44개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오픈교육센터 보건체육과목 수업이란? 와세다대학 합기도부실 16 sportsku
  • 18.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SPORTS KU」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를 방문했다. 「SPORTS KU」와 본지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SPORTS KU」의 부원들은 축구나 아이스하키의 취재, 또한 와세다 대학 의 호적수인 게이오 대학과의 럭비 대항전(소케이센)에서 신문을 배포하는 등 우리들의 활동에 참가. 언어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 긴 했지만 궁금한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부딪쳐가며, 수확을 얻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교류를 통해 「SPORTS KU」의 기자들로부터 ‘일본의 대 학 스포츠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의를 강하게 느꼈다. ‘일본의 대학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교류였다. 필 자는 현재 일본의 대학 스포츠가 ‘마이너’라고 생각한다. 특히 축 구가 현저하다. 일본에서는 J리그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고 축구 가 인기종목이지만, 대학 축구는 일반 매스컴에서 전혀 다루어지 지 않는다. ‘마이너’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J리그에 들어 가려는 유망 선수들을 위해 축구를 강화하는 대학이 적다는 점이다. 대학 축구에서의 스타 부재도 침체된 대학 축구의 원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이 축구에 한정되 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스포츠부 활동이 왕성하 게 이뤄지는 데 반해, 대학에서 스포츠를 강화하고 있는 곳은 간토지방에 집중. 지역 에 따른 격차가 있는 게 현실이다. 고등학교 스포츠와 프로 스포츠의 사이에 있는 대학 스포츠는 약간의 공동화 감이 있다. 소케이센이라고 불리는 라이벌 사이의 대항전에는, 학생은 물론 많은 OB,OG들 이 모교의 승리를 생각하며 응원을 보낸다. 대학 스포츠의 매력은 모교의 명성을 짊 어진 대학간의 대항전. 거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춰 대학 스포츠를 고조시키고 싶다. 이번 교류에서 한국와 일본의 대학 스포츠에 대해 지식이나 경험이 깊어졌다. 다음 은 본지가 「SPORTS KU」의 활동에 참가할 차례이다. 이번 교류가 이후의 교류들 을 낳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편집장 나카지마 나오키 『SPORTS KU』が昨年11月20~24日に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を訪問した。『SPORTS KU』と本紙の交流は今回が初めてだ。 『Sports KU』の部員たちはサッカーやアイスホッケーの取材、さらに早大の好敵手である慶大とのラグビー早慶戦において、新聞配 布など私たちの活動に参加。彼らは言葉のカベに苦しみながらも疑問をぶつけ、収穫を得た様子を見せた。  今回の交流を通して、「日本の大学スポーツについて知りたい」という熱意を『SPORTS KU』の部員たちから強く感じた。『日本 の大学スポーツとは何なのか』ということを考えさせられる交流となった。筆者は現状、日本の大学スポーツはマイナーであると思っ ている。特にサッカーでそれが顕著だ。日本ではJリーグが盛り上がり、サッカーは人気競技だが、大学サッカーは一般マスコミには 全く取り上げられていない。有望選手の多くが高校卒業後に即Jリーグ入りするため、スター不在は否めないが、最大の原因はサッカ ーを強化する大学が少ないということにある。それはサッカーに限った話ではない。高校までは全国各地でさまざまなスポーツの部活 動が盛んであるのに対し、大学でスポーツを強化している大学は関東地方に集中。地域によって格差があるのが現実である。  高校スポーツとプロスポーツの間に挟まれた大学スポーツはやや空洞化の感がある。早慶戦と呼ばれるライバル校同士の対戦には、 学生はもちろん多くのOB・OGが母校の勝利を思い、応援を寄せる。大学スポーツの魅力は母校の看板を背負って立つ大学間の対抗 戦。そこによりスポットライトを当てて、大学スポーツを盛り上げるきっかけにしたいところだ。 今回の交流で日韓の大学スポーツについて、造詣が深まった。次は本紙が『SPORTS KU』の活動に参加する番である。今回の交流が 次の交流を生むきっかけになることを望みたい。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編集長 中島直輝 와세다 스포츠 편집장이 본 일본의 대학스포츠 SPORTSKU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Column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사무실 17 JAPAN-WASeDA
  • 19.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 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 와세다 대학은 ‘스포츠 명가’라고 불릴 정도로 스포츠 전공이 발달되어 있고 학교 소속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러 한 와세다 대학에도 SPORTS KU와 같이 학내 스포츠 소식을 학우들에게 전하고 더불어 대학 스포츠의 발전을 꾀하는 언론 매체가 존재한다. 일본에서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한 ‘와세다 스 포츠 신문회(早稲田スポーツ新聞会)’가 바로 그들이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는 학내 유일의 스포츠 신문으로, 1959년 창간된 이후에 ‘학생 스포츠의 발전’을 목표로 활동해 왔다. 와세다 스포츠는 주로 와세다 대학 운동부의 경기 결과를 알린다. 인기있는 종목인 야 구나 럭비, 역전 마라톤은 물론 체육각부의 활동 전반을 취재하고, 연 간 11회 신문을 발행한다. 발행부수는 연간 20만부 이상이다. 그 중 2 회에 걸쳐 발행하는 소케이센 야구 특별호는 종목 자체의 인기가 매우 높고, 소케이센에 대한 관심도 뜨겁기 때문에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경 기장 주변에서 100엔에 판매한다. 여기서의 수익금은 신문발행 자금 으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그 외의 신문은 무료 로 배포한다. 연간 정기구독을 신청하여 신문을 받아보는 유료 회원도 500명 이상이다. 와세다 스포츠 신문 잡지에 비해 지면이 적은 신문을 발행한다고 하 여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와세다 대학에는 야구, 축구, 럭비 등 잘 알려진 인기 종목 외에도 라 크로스, 소림사 권법 등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 한 종목들을 포함하여 총 44개의 운동부가 있 다. 연간 11회 발행하는 신문은 주요 경기 일정에 맞춰진 특집호의 성 격을 띠지만 그 외의 모든 종목 뉴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많 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한다. 특집호 외에도 지면 한 두 장 정도의 호외는 수시로 발행되기 때문에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 래서인지 와세다 스포츠 소속의 기자는 약 80명 이상으로 꽤 많은 편 이다. 기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희망하는 종목을 담당하는데 비인기 종 목을 포함하여 5개 이상의 종목을 담당하는 기자도 있다. 고학년을 중 심으로 꾸려진 담당 종목 팀은 함께 경기를 관전하고 인터뷰를 하지만 기사 작성은 팀장이 도맡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일하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도착한 곳은 와세다대학 도야마 캠퍼스. 사전에 이메일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던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의 편집장 나카지마 나오키(中島 直輝)를 만나 사무실이 있 는 학생회관으로 이동했다. 지하 2층 지상 11층의 이 건물에 약 360 개 이상의 부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학교 측에 서 학생들의 부 활동을 위해 마련해준 신식 건 물로써, 곳곳에서 늦은 시간까지 악기 합주를 하는 학생들, 만화를 그리는 학생들, 연극을 하 는 학생들이 보였다. 523호 앞에 도착하니 ‘와 세다 스포츠 신문회’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왔 다. 문을 열었을 때, 너무나도 좁은 공간에 조금 은 놀랐다. 설명을 들어보니 부실은 발간된 신 문을 보관하고 배송을 준비하는 등 창고와 같은 역할만을 한다고 한다. 그 외 팀장급 회의는 경 와세다 대학에도 스포츠 전문 매체가 있다 일본의 명문사학 박영미 기자│ 사진 이정민 럭비 소케이센 호외 18 sportsku
  • 20. 기 스포츠센터의 대형 회의실을 빌려 진행하 고, 기사는 취재 후에 개인별로 작성하여 웹 을 통해 게재하는 형식이다. 공식 홈페이지 (www.wasedasports.com)에서는 신문을 통 해 발간하는 기사 외에 각종 경기 일정, 선수 인터뷰, 경기 DVD/신문 축쇄판 판매사업 등 을 살펴볼 수 있다. 편집장을 비롯해 우리가 만난 3학년 기자들 은 2009년도 겨울학기를 끝으로 기자생활을 은퇴한다고 했다. 일본의 부활동이 매우 활성 화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 다. 이들은 3학년까지 활발하게 부 활동을 한 후 4학년이 되는 해에는 취업을 위해 모든 활 동을 접고 공부나 면접에 몰두한다. 이렇기 때문에 3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부 활동 을 이끌어 나가고, 4학년들은 와세다 스포츠 의 큰 행사에 참여하거나 특히 취업이 된 후 에 후배들에게 기사작성에 대한 교육을 하거 나 취재에 동행하기도 한다. 기자들에게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기자단의 구성에서 그 답을 찾 을 수 있다. SPORTS KU의 기자단은 글을 쓰는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가 분리되어 있는 반면,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의 기자는 경기를 보러 가서 사진도 직접 찍고 기사도 작성한다. 실제로 간토 대학아이스하키 리그전 와세다 대학과 메이지 대학의 경기를 함께 관전한 슈지 하야시 (修史 林) 아이스하키 팀장은 경기 내내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다 니며 경기 내용을 기록하기도 하고 링크 근처까지 내려가 사진을 찍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신문에 실리는 사진의 퀄리티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일 본의 기자들은 SPORTS KU를 보고서 ‘사진’에 대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으로 쓰이는 종이의 재질과 해상도가 잡지와 는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는 없지만 같은 학내 스포츠 언론 매체로써 비교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와세다 스포츠의 기자들이 사 진기자를 따로 선발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다. 와세다 대학 경기 스포츠 센터 와세다 스포츠 신문회는 학내 ‘경기 스포츠 센터(競技スポーツセンタ 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경기 스포츠 센터는 우리학교의 체육 위원회와 비슷한 맥락의 기관으로서, 2003년 4월 와세다 대학 체육국 을 개조하면서 설립되었다. 이곳은 학내 스포츠 진흥을 목적으로 하여 와세다 대학 체육각부의 활동을 지원하고 선수 관리, 스포츠 시설 운 영 등의 역할을 한다. 경기 스포츠 센터 측은 경기가 있을 때 와세다 스 포츠에 일정을 알려 취재할 수 있도록 돕고, 와세다 스포츠 역시 취재 한 내용을 신문으로 발간함으로써 와세다 대학 스포츠를 홍보하는 역 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경기 일정, 취재를 위 한 접근 방법 등을 논의한다. 경기 스포츠 센터의 토미오카 세이치(富 岡 誠一) 사무장은 “센터에서 와세다 스포츠 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신문이 학내 뿐만 아 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제공되기 때문에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를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선수들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에서 수십 번 좋은 결과를 얻어 도 그것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허무한 가. 학내에 스포츠만을 다루는 신문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라고 말하며 학내 와세다 스포츠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이번 SPORTS KU의 일본행은 와세다 스포 츠 신문회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인터 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와세다 스포츠와 메 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일정을 조절했고, 우 리가 취재하고자 하는 인물이나 시설, 경기에 대한 접근 통로 역시 와세다 스포츠에서 마련 해 주었다. SPORTS KU가 일본땅에 도착하 자마자 전화를 한 사람이 바로 와세다 스포츠 의 나카지마 편집장이었으니 말이다. 이미 만 석인 경기의 표를 구해주는 것에서부터 현재 활동중인 유도, 경보, 테 니스 등의 종목 선수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준 것도 와세다 스포츠였다. 비록 짧은 동행이었지만 이것이 우리학교와 와세다 대학의 교류, 나아 가 한일간의 스포츠 교류를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와세다 스포츠와 함께한 소케이센 특별호 배포 일본에서 야구 말고도 소케이센으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바 로 ‘럭비’이다. 우리나라 럭비계의 현실과는 매우 대조적 으로 일본에서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친근한 스포츠라고 한다. 와 세다 스포츠에게도 럭비 소케이센은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신문 발 행 주기로써, 야구경기 때와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신문을 제 공한다. 경기 당일, SPORTS KU의 기자들은 치치부노미야 럭비 경 기장 앞에서 신문을 배포하는 일에 동참했다. 게이오 대학의 ‘게이 오 스포츠 신문(慶應スポーツ新聞)’과의 배포 경쟁(?)과 럭비에 대 한 일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의 미깊은 경험이 되었다. 야구 소케이센 호외 야구 소케이센 호외 - 양팀의 전력분석 19 JAPAN-WASeDA
  • 21.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 早稲田大学のスポーツ施設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 와세다 캠퍼스와 인접한 도야마 캠퍼스에는 대학 내 스포츠 행정을 총괄하는 경기 스포츠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도야마 캠퍼스에는 두 면을 동시에 쓸 수 있을 만큼 넓은 실내 체육 관이 갖춰져 있다. 또 와세다 캠퍼스에는 유 도, 검도, 가라데 등 일본 전통의 실내 스포츠 종목들의 훈련 장소도 있다. 히가시후시미 캠 퍼스는 종합 운동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야구부의 정규 훈련이 이뤄지는 두면의 야구 장과 축구장을 비롯해 필드하키, 승마, 미식 축구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장을 갖췄다. 도 코로자와 캠퍼스는 도쿄 인근에 위치한 사이 타마현에 자리잡고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과 같은 이곳에는 스포츠 과학부 학생들이 수업 을 듣기 때문에 전공 학생들과 선수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육상 트랙, 야구장, 수영장 등 이 갖춰져 있다. 2007년 우리학교를 방문한 와세다대 럭 비 감독은 “깨끗한 캠퍼스와 좋은 훈련 시설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가 자랑하는 화정체육관과 녹지운동장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이다. SPORTS KU는 ‘적어도 시설만큼은 우리 가 좋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기대를 갖 고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을 유심 히 둘러봤다. 와세다 대학 6개 캠퍼스 중 스포츠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와세 다·도야마(早稲田 • 戸山), 도코로자와( 所沢), 히가시후시미(東伏見)캠퍼스를 차 례로 방문했다. “모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원한다” 김원 기자 와세다 경기 스포츠 센터 도야마 캠퍼스에 위치한 와세다 경기스포츠센터. 이곳에서 시설관리에 대한 업무를 담당한다. 도야마 캠퍼스 기념회당.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펜싱 경기장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 도코로자와 캠퍼스 야구장. 보통 남녀 소프트볼 선수들의 훈련장소로 사용된다.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펜싱부 연습장.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탁구부 연습장. 일본의 국민 여동생 ‘후쿠하라 아이(福原愛)’가 이곳에서 훈련을 한다. 20 sportsku
  • 22. 우리에게 없는 것! 와세다 대학과 우리의 가장 다른 점은 44개 의 모든 운동부가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슬링, 체조 경기장, 8레인이 갖춰진 수영장과 다이빙대, 승마장, 필드하키 장, 미식축구장 등 종목에 특성에 맞는 경기장 이용이 가능하다. 선수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 경기장을 선수들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와세다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녹지 운동장 한켠이라도 좋으니 제발 운동 만 할 수 하게 해달라”는 미식축구부의 안타 까운 외침은 학생들에게 필요로 한 것이 최 신식 시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 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 다. 와세다 대학의 스포츠 시설은 이를 잘 보 여주고 있다. 고이 간직한 소중한 전통 유도장에 들어서면 이름이 쓰여 있는 직사각 형의 나무막대들이 빼곡히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운동부를 거쳐간 선배 들의 이름이 걸려 있다. 가라데부 훈련장이 나 검도장에서도 볼수 있다. 이 명패(이름표) 를 보며 선배들의 정신과 업적을 기억하기 위 해서라고. 가라데부 훈련장에는 명패 말고도 50년 가 까이 훈련장을 지켜온 명물이 있다. 쇼와 36 년(1961년)에 쓰인 ‘가르침-훈(訓)’이 그것이 다. 선수들 간의 친교와 예절을 통해 학교생활 의 의미를 찾아보자는 선배들의 애정 어린 가 르침이 적혀 있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후배들의 노력이 유도, 가라데 등에서 중요시하는 사무라이(武士) 정 신과도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와세다 캠퍼스 체육관 내 복싱부 연습장. 도코로자와 캠퍼스 야외 수영장. 실내 수영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다이빙대도 있다.히가시후시미 캠퍼스 승마장. 승마장 옆에는 마구간廐舍까지 갖춰져 있다.히가시후시미 캠퍼스 미식축구구장. 간이 스탠드도 갖추고 있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수준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서로 다른 크기와 색깔의 명패가 인상적이다. 21 JAPAN-WASeDA
  • 23. 쓰쿠바대학筑波大学 오카데 교수 인터뷰 도쿄 아키하바라(秋葉原)역에서 쓰쿠바 익스프레스를 타고 1시간여. 쓰쿠바 대학 에 도착했다. 넓은 캠퍼스가 인상적인 쓰쿠바 대학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 연상 될 정도였다. 북적거리던 도쿄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토요일 오후 한적 한 캠퍼스에서 체육과학계 오카데 요시노리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국립 쓰쿠 바 대학은 1872년 도쿄교육대학으로 출발했다. 1970년 쓰쿠바 연구학원도시건설 법이 제정되고 도쿄교육대학이 이바라키현 쓰쿠바시로 옮기면서 종합대학이 됐 다. 쓰쿠바 대학은 전통적으로 스포츠 관련 연구 분야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거 둬왔다. 이 대학 오카데 요시노리 교수와의 만남은 일본 대학 스포츠 전반을 이 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됐다. 운동부를 육성하는 이유 쓰쿠바 대학에는 육상, 유도, 야구, 배구 등 27개 운동부가 있다. 간토 대학 리그 와 같은 지역 리그에 참가하는 정식으로 등록된 운동부다. 오카데 교수는 “대학마 다 운동부를 육성하는 목적은 다르다. 예를 들어 일부 사립대학의 경우 대회 성적이 곧 학 교의 지명도와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운동부를 운영한다. 이런 대학에서는 특정 스포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 일종의 홍보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쓰쿠 바 대학은 대학이 설립될 당시부터 기본적으로 스포츠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 다. 운동부 운영은 그 연구 활동의 일환인 것이다. 스포츠 분야의 연구 인력을 양 성하고, 스포츠 전문 교사를 배출하는 것이 쓰쿠바 대학에서 운동부를 유지하는 첫 번째 목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동부의 운영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자율에 맡긴 다. 학교 행정 조례를 보더라도 운동부 지원에 대한 내용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코치를 초빙하는 것도 학생들이 모은 부비로 해 결한다. 심지어 대회에 참가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행정적인 일까지 학생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학생들은 부비를 내고, 상금 수입이나 졸업한 선배들의 후원금 등을 가지고 팀 을 운영한다. 다른 사립대학들처럼 장학금을 받거나 무료로 기숙사를 이용하는 등 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대회나 훈련 참가로 인한 수업손실에 대해서도 학교 측의 편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운동부에 소속된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기준 에 따라 학교생활을 한다. 오카데 교수는 “쓰쿠바 대학의 스포츠 시스템은 유럽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본래 대학은 운동 선수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이 기본 적인 학문 수준을 갖춰서 사회에 나가도록 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다”고 밝혔다. 운동 에만 몰두하는 전문 선수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단지 자발적인 의 지로 운동부에 들어온 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커리 큘럼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운동선수로서의 받는 혜택이 전혀 없지만 매년 경기 력이 뛰어난 고교 선수들이 쓰쿠바 대학을 선택한다. 비교적 경기력에 높은 점수 를 주는 추천입시제도가 있어 가능하다. 오카데 교수는 “쓰쿠바 대학을 졸업한 사람 들 중에는 고교 선생님들이 많다. 또 스포츠 지도자들의 추천에 의해 선수들이 쓰쿠바 대 학을 선택한다”며 “추천 입시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이유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스 포츠에 재능있는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만 기본적인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논문이나 면접 등을 입시전형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국립대학, 그리고 사립대학의 운동부 오카데 교수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에 일본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이 약간의 차 일본 대학 스포츠를 22 sportsku
  • 24. 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 고유의 방침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대 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어떤 진로를 선택하느냐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 다. 오카데 교수는 “일본의 일부 사립대학에서는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 해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또 능력있는 선수들을 선발해 전문 선수로 육성한다. 이 를 위해 학생으로서 의무적으로 이수해야할 수업을 없애주는 등 학점 취득에 편의를 봐주 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능력이 좋고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나중에 프로에 입단하는 등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졸업 이 후의 삶, 즉 운동을 그만둔 후의 나서 생활에 대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만 약 이 선수들이 취업에 실패한다면 학생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취업률이 낮 은 대학의 선호도는 점차 내려갈 것이고, 스포츠 관련 학과의 인기도 떨어질 것이다. 결국 일본 내 스포츠 전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오카데 교수의 솔직 한 평가다. 오카데 교수는 “예를 들어 사립대학인 준덴도(順天堂) 대학의 경우 매년 40 명의 축구 특기생을 선발한다. 이 선수들은 축구를 하는데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소비하 지만 모두가 시합에 출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4년 내내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선수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오카데 교수는 “결국 졸업 후 선수들 이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를 잘 생각하고 대학에서는 이들의 세컨드 커리어(second career)를 키워주는데 좀 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쓰쿠바 대학 을 비롯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대학 스포츠의 이상적인 모델은? 그렇다면 선진적이라고 평가받는 미국 대학 스포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오카데 교수는 미국의 사례에 대해 “미국의 대학 스포츠는 상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포츠 연구가 잘 진행되고 있고, 대학 스포츠 경기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거두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는 학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 경영 에 관한 문제다. 다만 최근 일본에서도 미국의 시스템을 도입해보자는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운동부를 하나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 지만 아직 일본에는 NCAA같이 대학 스포츠를 총괄하는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조직체를 구성해서 미국 대학 스포츠의 장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이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쓰쿠바 대학과 같은 국립대학에서는 더욱 어려운 점이 많다. 아직 구체적인 연구 나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보통 일본 운동 선수들은 프로 스포츠가 있는 종목의 경우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진출한다. 한편 프로가 없는 종목의 경우 선수들은 대학에 입학해 학력을 높이고,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거나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카데 교수는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실력 향상에 도 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대신 대학을 선택했 다면, 이에 걸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 한 방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대학은 선수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졸업 후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 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부 활동은 이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오카데 교수가 생각하는 일본 대학 스포츠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오카데 요시노리(岡出 美則) 쓰쿠바 대학(筑波大学) 체육과학계 교수 를 만나다 쓰쿠바 대학(筑波大学) 체육과학계 오카데 요시노리(岡出 美則) 교수 인터뷰 김원 기자 사진 이혜진 23 SPECIALINTERVIEW
  • 25. 일본의 와세다 대학과 게이오 대학은 우리나라의 고려대와 연 세대와 같이 라이벌 관계. 공교롭게도 와세다대는 우리학교와, 게이오대는 연세대와 교류가 활발하다. ‘소케이센’은 와세다-게 이오 두 대학 간의 스포츠 대항전을 말한다. 그 외에도 양교간의 동아리 교류, 토론회 등에도 ‘소케이센’이란 말을 붙여 사용한 다. 여러 소케이센 중 특히 봄과 가을 시즌, 도쿄 6대학 리그에 서 만나는 두 학교의 야구 경기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닌 소케이센 사실 소케이센의 역사는 와세다와 게이오대의 야구 대항전 역 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양교의 첫 대항전은 1903년 11월 21일, 게이오대의 미타츠나마치구장(三田綱町球場)에서 열린 야구 경 기다. 그 당시만해도 게이오대가 와세다대보다 한 수 위의 실 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는 ‘와세다가 게이오에 던진 도전장’이란 수식으로 자주 표현된다. 그 당시 와세다대의 야구 실력은 감히 게이오대와 겨룰 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 도전장에 쓰인 내용도 ‘우리는 여전히 부 진하니 한 수 가르쳐 주시길’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게이오대가 11-9로 승리했다. 이후 와세다대는 1905년 야구부 창립 후 최초로 해외원정을 떠난다. 외국의 선진 야구 기술과 관 습 등을 일본에 들여오기 위해서였다. 승점제도 그 중의 하나였다. 요트의 아메리카컵 제도를 도입해 그 해의 소케이센부터는 먼저 2승을 하는 쪽이 우승을 차지하 는 방식을 채택했다. 야구 소케이센은 당시 리그 체계를 제대 로 갖추지 못했던 일본 야구계의 형성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 쳤으며, 실제로 도쿄6대학리그연맹(東京六大學野球聯盟) 결성 에 주춧돌이 됐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덕에, 일본에서 소케이 센에 대한 언급을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전통(傳統)의 ~’라는 표현이다. 와세다-게이오의 모든 스포츠 대항전이 소케이센 ‘고연전’하면 9월 중 금-토요일 이틀 간에 걸쳐 잠실에서 열리 는 5개부 경기(아이스 하키 경기는 목동, 고양 등에서 열림)라 고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일년에 한번, 이 경기를 위해 우 리학교 운동부 소속 선수들은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더위와 씨 름하며 훈련을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과 단위로 단체티를 맞추고 2~3일간 진행되는 응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 수업 결 석까지 불사하며 이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소케이센은 다르다. 도쿄6대학리그, 간토 대학축구리그, 간토대학아이스하키리그 등 여러 대 학과의 경기를 필요로 하는 리그전에서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만나 경기를 치르면 그것이 바로 ‘소케 이센’이다. 이 때문에 일년 중 소케이센이 열리는 날은 종목별로, 리그별로 다르다. 관중들은 일년 내 내 열리는 소케이센을 즐길 수 있다. 수영 소케이센 포스터 그대는 소케이센(早慶戦)을 아는가 일본 대학 스포츠의 최대 축제 박영미 기자 │ 사진 엄재용 sportsku SPECIAL REPORT
  • 26. 마술 소케이센, 레가타 소케이센?! 일본의 와세다대에는 44개의 운동부가 있다. 유도, 궁도, 수영, 산악, 스케이트, 마술(馬術), 복싱, 레슬링, 펜싱, 골프, 소프 트볼, 레가타(조정경기) 등 한국에선 동아리로도 찾아보기 쉽 지 않은 스포츠들이 정식 종목으로 인정된다. 양교가 합의한 경 기 뿐만이 아니라 리그에서 만나거나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 에 두 학교가 모두 신청하여 만나게 되는 경기들까지.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의 소케이센이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SPORTS KU가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짜던 지난해 10 월과 11월에는 체조, 가라데, 야구, 럭비 등의 소케이센이 예정 되어 있었다. 그 중 럭비 소케이센의 일정에 맞춰 일본행을 결 정하게 된 것이다.) 재학생보다 일반인들에게 인기 일본은 프로 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아마추어 스포츠에도 열성 이다. 아이들은 소학교때부터 한 두 개 종목쯤은 꾸준히 취미로 라도 운동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운동을 전공하거나 직업으 로 삼으려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된다. 야구 팬 뿐만 아 니라 운동하는 자식을 둔 부모님들과 가족들, 학생시절 실제로 운동을 했던 성인들, 그리고 와세다의 일반 학생들이나 졸업생 들과 같이 모교의 스포츠를 응원하는 사람들. 이 모든 이가 소 케이센의 관중들이다. 우리학교 재학생들에게 있어서 고연전은 누가 뭐래도 1년 중 가장 큰 축제다. 안암에서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가는 6호선과 2호선 전철은 크림슨색 물결로 출렁인다. 이날만큼은 큼지막하 게 ‘고려대학교’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어도, 얼굴에 호랑이 그림을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렇지 않다. 그러나 고연전 전후로 인터넷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제목은 ‘고 연전도 좋지만…시민들 짜증 폭발’, ‘학벌의식 부추기는 고연전’ 등 고연전의 부정적인 모습을 알리고 급기야 ‘안티고연전’을 외 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고연전은 ‘우리들의 축제’지만, 고연전을 바라보는 외부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축제’ 인 것 뿐이다. 고연전의 시작을 알리는 야구경기는 케이블을 통 해 방송을 타기도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종목들은 사진이나 짧은 기사로 알려질 뿐이다. 위의 뉴스들처럼 고연전에 대한 부정적 인 시각은 경기 외적인 요소들에 의해 더욱 확산된다. 특히 단 체응원문화는 주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또 음주 뒷풀이 로 거리에는 쓰레기 천지가 되어버린다. 지상파 방 송을 통해 생중계하고, 일반 관중들을 위한 신문 제 작, 응원도구 판매 등 최대한 다양한 관중을 수용하 려 노력하는 소케이센과는 대조적이다. 과거에 일 본에서도 좋은 좌석을 점유하기 위해 늦은 밤에 경 기장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학생들이 있었다. 술에 취한 학생들이 구장 주변의 도로까지 나서거나 기 물을 파손하는 등의 사건이 있은 후 밤샘 줄서기는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2008년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1943년경 세계대 전 막바지, 일본 정권에 의해 징병검사를 받게 된 동경 6대학 야구부 학생들의 실화를 다뤘다. 선수들이 모두 전쟁터에 나갈 상황이 되자 게이오대와 와세다대가 ‘ 최후의 소케이센’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이 경기에 참가한 후 전쟁터에 나간 양교의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목숨을 잃고 만다. 이 이야기는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연극의 소재로 쓰였다가 2008년 비로소 영화로 제작됐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다. 영화 라스트 게임 최후의 소케이센 (最後の早慶戦) 早慶戦 레가타(조정) 소케이센에서 응원하는 와세다대 학생들
  • 27. 지역 주민과의 연계를 통한 ‘모두의 축제’ 메이지 진구 구장(明治神宮野球場)에서 열리는 야구 소케이센 (도쿄 6대학리그전)에서 우승한 학교는 진구 구장에서부터 학 교까지 퍼레이드를 한다. 이 때 학교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학 생들이 나와 선수단을 맞이한다. 선수들의 목에 걸어줄 꽃다 발을 만들거나 플랜카드를 제작해 그들을 환영한다. 실제로 SPORTS KU가 만난 와세다대 캠퍼스 근처에서 수십년간 음식 점을 운영해온 한 주민은 운동부 선수들은 물론 감독, 코치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응원해 왔다고 했다. 야구 소케이센에 서의 우승은 큰 관심거리이기 때문에 그 퍼레이드를 취재하러 나오는 기자와 리포터들도 많다. ‘손수건 왕자’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사이토 유키(斎藤 佑樹, 투수)의 팬이라는 그 주민은 자 신의 인터뷰를 녹화한 테잎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학교의 행사에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그 것을 반기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소케이센을 일본의 상징적인 대항전으로 굳히는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소케이센의 현주소 가 단지 두 학교의 경쟁, 대항 경기가 아닌 생활 속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라는 점에서 고연전의 발전 방 향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 스포츠의 활성화에는 OB들의 역할이 중요 소케이센이 근로감사일인 11월 23일에 열린 것은 바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반인들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공휴일에 경기가 열려 OB들도, 럭비를 좋아하는 팬들도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도 경기를 생중계하지 만, 실제 경기장을 찾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찾 아온 관중들이다. 실제 경기장에서 만난 와세다대 출신 노부부 는 “럭비를 종하하는데다가 모교 경기가 있는 날이라서 보러왔 다”며 “TV로 보는 것도 좋지만, 관중들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 에서 다같이 들뜨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연전은 보통 재학생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일본 의 소케이센도 그러하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경기장 입구에서 부터 기자들은 우리의 짐작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경기장 주 변에는 와세다 혹은 게이오대 응원 도구를 챙겨든 사람이 많았 고, 학교를 상징하는 색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재학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연배가 있어 보였다. 동행 한 와세다 스포츠 기자에게는 “경기장을 찾는 대부분이 OB선 배님”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케이센이 일본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OB들의 역할이 크다. 졸업 후에도 휴일을 반납하고 모교를 응원하러 경 기장에 찾아 끈끈한 애교심을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소케 이센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도쿄에서 럭비 소케이센이 열리던 지난해 11월 23일, 일 본 효고현의 한신고시엔구장(阪神甲子園球場,)에서도 또 하나의 소케이센이 열리고 있었다. 바로 ‘올(all) 소케이 센’.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3명 이상의 OB 선배를 포 함한 팀을 꾸려 펼치는 경기다. 올 소케이센이 열리는 진 구구장이 아닌 해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개최된다. 한마 디로 ‘홈커밍데이’인 셈이다. 특히 2009년 경기는 53 년 만에 고시엔구장에서 다시 열리게 된 경기라 그 의미 가 깊었다. 올 소케이센은 양교 졸업생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100년이 넘는 전통의 소케이센에 출전할 기회가 졸업 과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선배들의 마음에 서 비롯된 것이다. 진구구장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소케 이센의 열기를 이어가려했던 것도 한몫했다. 이렇게 시 작된 올 소케이센에는 학교의 응원부, 치어리더, 취악부 가 참여해 OB와 YB의 어울림 한마당에 흥을 돋운다. 시 대가 변하고 세대도 달라졌지만 모교에 대한 사랑은 여 전한 OB들이다. OB, YB 다 모여라! 올 소케이센(全早慶戰) 소케이센 경기장을 찾은 OB들 선후배가 함까하는 소케이센 응원 올(ALL) 소케이센 야구경기 포스터 DESIGN UJ_MEDIA 26 SPECIAL REPORTT
  • 28. 1961년 일본 와세다 대학 축구팀은 ‘제 1회 한일대학 축구 대항 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우리학교 축구부와 도 경기를 치렀다. 보성전문 시절 우리학교가 일본 대학 축구 대회에 참가해 맞대결을 치른 적이 있었지만, 고려대학교로 바 뀐 이후 첫 대결이었다. 대회는 당시 일간지에 크게 실릴 정도 로 이슈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와 일본이 정식으로 수교 가 재개된 것이 1965년이니 일본 축구팀, 그것도 대학팀의 방한 소식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와세다 대학은 이듬해에도 일본 대학 축구를 대표해 방한했 고, 우리학교와 대결을 펼쳤다. 이를 계기로 1964년 서울과 도 쿄를 오가며 열리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양교의 공식적인 교 류전이 시작됐다. 1973년 3월 양교가 처음으로 학술 교류 협정 을 맺기도 전부터 스포츠 교류가 진행됐던 것이다. 특별한 경기 도 있었다. 지난 2005년 7월에는 우리학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려대-와세다대 연합팀과 연세대-게이오대 연합팀 간에 친선 경기가 열렸다. 이렇게 40년간 축구에서 교류를 이어왔지 만, 다른 종목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2002년 양교 교우회가 교류 협정을 맺음으로서 스포츠 교류에도 물꼬 를 트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우리학교 교우회 일본지부 최상영 회장의 노력 으로 럭비 교류전이 성사됐다. 1회 대회는 일본 럭비의 성지라 불리는 치치부노미야(秩父宮) 럭비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일 대학 럭비 교류전’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우리학 교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와세다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17-71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하고 말았다. 양교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날 경기에 안문석 부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경기를 관전한 한 관계자는 “와세다대가 일본에서 최고의 팀이란 얘기는 들었지만, 경기 전 까지 그 정도로 강한지 몰랐다”며 “경기 결과에 실망한 몇몇 관 계자들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얼굴이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를 뜨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듬해 우리학교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는 전반까 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11점차로 패하고 말았다. 비록 경기 에선 졌지만 내용은 대등했다. 2009년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한 아이스하키는 아예 우리학교 아이스링크에서 1주일동안 합동하 며 훈련을 했다. 네차례 치러진 연습 경기에서 양팀은 2승 2패 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만난 쿠사지마 타케히코(草 島 武彦) 와세다대 아이스하키부 코치는 “고려대와 함께한 썸머 캠프에서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와세다대는 올해 1월 끝난 전일본 대학 아이스하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신종 플루의 여파로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은 모두 취소됐다. 2010년에는 축구, 럭비 교류전이 정상 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와세다대학 축구단 일행 이십칠명은 일본대학 축구 선수권 보유 자격으로 경향신문사와 서울시 축구협회가 베푸는 “제 1회 한일대학 축구대항전 참가차 오늘 하오 십이시 삼십분 김포공항착 내한한다. 오는 십일일부터 우리나라 대학 축구의 호프인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및 서 울시 대학 연합군과 사차에 걸친 친선경기를 거행할 와세다 대학팀은 1945년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통산 15회에 걸쳐 우승을 독점함으로써 전일본대학축구 계를 제압한 막강의 관록을 간직한채 아세아 지역 굴지의 축구국인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경향신문 1961년 5월 10일) 고려대-와세다 50년을 이어온 우정 김원 기자 │ 사진 박인철 デザイン ユ―ジェ―メディア 27 specialreport
  • 29. UJ_media 간토대학럭비대항전 関東大学ラグビー対抗戦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 20 : 20 게이오대학慶應義塾大学 2009년 11월 23일 일본 치치부노미야 럭비경기장秩父宮ラグビー場 에서는 와세다대와 게이오대 간의 럭비 소케이센早慶戰 경기가 열렸다. 당시 양 팀은 간토대학럭비대 항전에서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따라서 사실상 이날 경기는 대항전 우승 팀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이 날은 일본의 공휴일인 근로감사의 날 이기도 해, 학생들보다는 오히려 일반인이나 양교 졸업생들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 내 많은 방송사와 신문사에서도 열띤 현장 취재를 벌였던 2009 년 럭비 소케이센을 SPORTS KU도 함께 했다. 민선우 기자 │ 사진 이정민 엄재용 1 지난해 11월 23일 열린 와세다-게이오 간 럭비 소케이센(早慶戰)에는 휴일인 ‘근로감사의 날’을 맞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치치부노미야 럭비경기장을 찾았다. 제대로 된 럭비 전용구장도 없는 상황 에서 국민들마저 럭비 경기를 외면하는 한국의 현실과는 극명하게 대조되 는 모습이었다. 2 경기 초반부터 양팀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게이오대 선수들이 강력한 태클로 와세다대의 전진을 저지하는 모습. 3 양교는 경기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4 전반 22분 와세다대의 부주장 다나베 히데키(田邊 秀樹, FB) 선수가 게이오대 히로하타 코타로(廣畑 光太朗, PR) 선수의 태클에 턱을 맞아 의식을 잃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의하면 다나베 선 수는 3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동료 선수가 쓰러져 있는 동안, 양교 선수들은 한데 모여 다시 전의를 다지고 있다. 1 2 3 4 PHOTO SKETCH - RUGBY
  • 30. 5 전반 33분 와세다대 야마시타 코타(山下 昂大, FL) 선수가 게이오대 우측 진영에서 트라이를 성공하는 장면. 시작부터 내내 열세에 몰렸던 와세 다대는 이 트라이로 전반을 동점으로 마칠 수 있었다. 6 이날 와세다대는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전체가 정상적으로 수 업을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에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 나 몇 안 되는 와세다대 학생들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전반 33분 야마 시타 선수의 트라이로 와세다대가 동점을 만들자, 와세다대 학생들은 어 깨동무를 하고 응원곡을 부르며 즐거워했다. 학생들의 응원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7 후반 8분 게이오대 가와무라 신(川村 慎, PR) 선수가 트라이를 성 공하는 장면. 이 트라이로 게이오대는 20대 13으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36분 와세다대 야마나카 료헤이(山中 亮 平, SO) 선수에게 트라이를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상상초월! 일본 럭비의 인기 이 날 경기장은 관중들로 만원사례를 이뤘다. 공 휴일인 점도 있었지만, NHK를 비롯 여러 채널에 서 TV 생중계가 이루어졌다는 점도 놀라운 점. 우 리나라에선 인기있는 프로스포츠가 아니면 공중파 중계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과 비교하면 일 본 럭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 일본 유력 스포츠신문지 산케이스포츠에는 이 경기가 1 면에 실릴만큼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8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펼 친 양교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 냈다. 와세다대 주장 하야다 겐지(早田 健二, WB) 선수가 경기 종료 후 관중 중 한 사람과 악수를 하고 있다. 9 다친 동료 선수를 업어준 와세다대 선수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진다. 5 6 7 8 9 29 PHOTOSKETCH-rugby
  • 31. 한일(韓日) 대학스포츠 리그 비교 일본 대학스포츠의 특징 중 가장 눈여겨 볼 점은 ‘리그제 운영’이 었다. SPORTS KU가 일본에서 직접 확인한 축구(여자축구 포함), 아 이스하키, 럭비 등 3종목은 모두 토너먼트제가 아닌 리그제 형식으 로 진행되고 있었다. 리그제 운영은 단순한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었 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진행요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관중 석에는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수백명의 관중들이 들어차 있었 다. 한국 대학스포츠에도 리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축구는 2008 년부터 U리그가 시행됐고, 농구와 야구도 리그를 준비 중에 있다. 갈 길 바쁜 한국의 대학스포츠 리그제. 일본의 사례(대학축구)를 통해 그 속을 비교해보았다. 고봉준 이혜진 기자 사진 이정민 SPECIAL REPORT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