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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내고 종이로 만든 전용 카드를 산다. 거기에 대패성제의 총 방문자수를 예상
해서 적어넣고 접수대에 건넨다. 그 후에는 실제 기록에 가까운 사람부터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당연히 TV 등에서는 '드디어 천만 명 돌파!'라는 등 대략적인 정보가 나오기 때문
에 기간 후반에 하는 편이 맞히기 쉽다. 그러나 같은 숫자인 경우에는 먼저 제출
한 사람이 우선이라는 이점도 있다.
가판대를 맡고 있던 반소매 티셔츠에 빨간 바지를 입은 스포츠 소녀는 가판대 카
운터 밑에 있는 물건 넣는 공간에서 설계도라도 들어 있을 것 같은 큼지막한 봉투
를 부스럭거리며 꺼내더니,
"원래는 학생용이 아니지만 대패성제가 끝난 후의 대체휴일 기간을 이용해서 참
가하는 여행이거든요."
소녀는 생긋 웃는 영업용 얼굴로,
"여행에 관한 자세한 일정, 관광 예정, 필요한 서류 등은 전부 여기 있으니까 나중
에 훑어 보세요. 그리고 질문이 있는 경우에는 우리 학교가 아니라 여행 대리점
쪽으로 문의해주세요. 자, 자, 받으세요, 받으세요."
기가 막힌다기보다 오히려 뭔가 상냥한 눈길을 받고 말았다. 아무래도 키리가오
카 아가씨의 시점에서는, 카미조가 아직 보지 못한 외국의 풍경에 두려움을 느끼
고 있는 불쌍한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어쨌든 이등상 이후도 발표해야 하니까 질문은 여행대리점 쪽에 해주세요."
"앗, 잠깐! 아니, 나도 알아. 십중팔구 그런 돌발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정
도는! 하지만 뭔가 있을 것 같잖아? 비행기가 갑자기 유괴범에게 납치된다거나,
눈을 떠보니 그곳은 남극 한가운데였다거나! 나도 알아, 지나친 생각이라는 것 정
도는 하지만 뭔가 함정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거 정말 페어로 북부 이
탈리아에 갈 수 있는 거겠지?! 이봐!!"
일등상이라니 이런 걸 받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러니까 어차피 뭔가 놓친 게 있을 거라고 카미조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놓친 게 있으니까 여행은 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맞다, 여권이 없잖아!"
카미조는 학생 기숙사의 자기 방에서 외쳤다.
평소에 비해 말투가 느릿한 것은 인덱스가 보기 드물게 배가 부른 상태이기 때문
이다. 폐회식이 끝난 후 학급 뒤풀이에 난입해, 즉시 모든 사람들의 환영을 받은
인덱스는 이제는 그런 직업의 프로가 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만큼 많이, 빨리
먹고 온 것이다.
카미조는 인덱스 쪽을 보지 않고 거대한 봉투를 뜯어 그 안에서 갖가지 색깔의 서
류와 팸플릿을 꺼내면서,
"여권이라는 건 해외여행에 필요한 물건이야. 아마 신청하고 나서 발행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지 않았던가?"
영국에서 일본으로 온 인덱스가 왜 여권의 존재를 모르는 것일까 하고 카미조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본래 일본의 헌법은 고사하고 국제법조차 통
용되지 않는 마술 세계의 주민이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도 타고 초저공비행으로 제공 레이더망의 눈을 피한 것인지
도 모른다. 괜찮은 거냐, 자위대 방공성능. 카미조는 대강 생각하면서 거대한 봉투
에 들어 있던 각종 자료를 유리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아무래도 여행 계획을 보면 단체 코스 여행의 일종인 듯. 북부 이탈리아의 공항에
서 여행자들이 집합하면 그때부터 단체행동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다시 말해서
일정이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그때 삼색고양이의 뒷다리가 걷어찼는지, 퍼석퍼석한 먼지 뭉치와 함께 옷장 위
쪽에서 뭔가가 누워 있는 카미조의 얼굴에 똑바로 떨어졌다.
"우왓! 고양이까지 날 우습게 봤어!! 그런데 이게 뭐야?!"
카미조는 자신의 이마 언저리를 직격한 물체를 알아내기 위해 오른손으로 움켜쥐
었다. 쓰러진 자세 그대로 얼굴 앞으로 가져간다. 드라마에서 본 경찰수첩을 조금
크게 만든 정도의, 빨간색 합성피혁으로 표지를 씌운 작은 노트 같은 것이다. 표지
에는 '일본국 여권'이라고 금박으로 인쇄가 되어 있다.
여권이었다.
카미조 토우마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어, 어째서? 어째서 내 여권이 이런 곳에?!"
교과서 영어가 이미 낙제점일 정도로 해외문화와 인연이 없는 카미조다. 신경이
쓰여서 안을 팔랑팔랑 넘겨보니 아무래도 몇 번 사이판이나 괌에 갔던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찍혀 있는 스탬프로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가족끼리 여행이라도
갔던 걸까?
"우선 여권은 어떻게 되긴 했는데... 왠지 기분 나쁘네."
이럴 때 카미조 토우마는 기억상실이라서 자세한 사정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감추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상의할 수도 없다. 카미조는
인덱스 쪽을 힐끗 보았지만 그녀는 카미조가 자신의 여권의 존재에 놀라고 있다
는 사실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애초에 여권이라는 물품 자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니 판단할 수가 없는 모양이라고, 카미조는 대강
생각하기로 했다.
"앗, 그렇다면 인덱스, 역시 넌 여권이 없는 거야?"
"'여권'이라니, 토우마가 갖고 있는 그거? 그럼 난 없을지도."
"그럼 결국 여행은 무리잖아. 너 혼자 여기에 남았다간 사흘이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 같은데."
"음, 그 말투는 뭐지? 하지만 없는 건 없어."
"...아니, 인덱스 씨. 아까부터 엄청나게 냉정하신데, 이탈리아거든요? 해외여행이
거든요?! 오기로라도 가고 싶어지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잖아!!"
"토우마, 토우마."
인덱스는 새삼스럽게 뭘, 그런 눈으로 이쪽을 본 후,
말하면서 수도복 소매를 부스럭부스럭 뒤져 꺼낸 것은 영국식 여권이었다. 카미
조는 디자인이 조금 다른 해외의 여권을 보고 감탄했다.
"하, 하진 그렇겠지. 아무리 '네세사리우스(필요악의 교회)'라도 여행을 갈 때에는
비행기 정도는 이용할 테니까! 다행이다, 다행이야. 네가 실은 낙타를 현지조달해
서 실크로드를 건너온 게 아닐까 하고 카미조 씨는 살짝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상
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까부터 걸핏하면 날 바보취급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런데 토우마,
그 '여권'이라는 건 어떻게 쓰는 거야?"
"자, 잠깐만, 인덱스. 네 여권을 보여ㅡ 이게 뭐야?! 어째서 네건 안이 전부 새거
지?! 최소한 영국에서 나올 때 스탬프가 한 개 정도는 찍혔을 텐데!!"
게다가 명의는 있는 그대로 Index Librorun Prohibitorum이었다.
무시무시한 국가종교, 라고 말하며 전율하는 토우마를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는
지루하다는 듯한 하품과 함께,
"토우마, 토우마. 여기에는 그런 자동서기효과 같은 건 딸려 있을 리가 없을지도."
"이 자식, 모처럼 '네세사리우스'에서 발행해준 여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야?! 역
시 너 실크로드를 경유해서 온 거 아니야?!!"
"토우마, 아까부터 괜히 흥분하는 것 같은데. 결국 그게 있으면 나도 토우마랑 같
이 여행을 떠나도... 괜찮은, 거야?"
인덱스는 다소 가슴이 설레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 어라? 하고 카미조는 거기에서 멍청한 얼굴을 했다.
지금으로서는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대로 북부 이탈리아 5박 7일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미조 토우마는 불행한 인간일 텐데,
이런 일과는 세상에서 제일 인연이 없었을 텐데.
그러저러해서 다음 날 아침.
카미조와 인덱스는 몸속에 여행용 나노디바이스(발신기)를 넣고 학원도시의 제23
학구ㅡ 한 학구 전체가 항공, 우주 개발을 위해 준비된 특별학구에 도착했다. 그들
이 지금 있는 곳은 학괴 같은 것이 열릴 때 학원도시 바깥에서 오는 손님들을 위
해 만들어진 국제 공항이다.
오히려 쓸모없다고 느껴질 만큼 드넓은 공항 로비는 벽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고
활주로 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대패성제 기간에는 그야말로
출퇴근길 러시아워처러머 혼잡했다고 뉴스에서 수군거렸던 로비였지만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몰려 있는 정도다. 하기야 이 사람들을 효
율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휴일 기간에 며칠 준비를 한 모양이지만. 소란스럽
게 붐비는 로비에 카미조가 드르륵드르륵 끌고 다니는 슈트케이스 바퀴 소리가
빨려 들어간다.
덧붙여 말하자면 슈드케이스는 카미조의 손에 있는 하나뿐이고 인덱스는 빈손이
었다. 속옷이나 잠옷은 몇 종류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도복 한 벌밖에 사복이
없는 그녀의 짐은 전부 카미조의 슈트케이스 안에 들어갔던 것이다. 또 출발하기
전에 인덱스는 얼굴을 붉히며 "이것도 짐에 넣어줘" 하고 작은 등나무 케이스를
내밀었다. 내용물은 뭘까 하고 생각했지만 입 밖에 냈다간 물리적으로 물어뜯길
것 같아서 얌전히 있기로 한 카미조 토우마다.
그 외에 짐이라면, 그녀는 늘 양손에 삼색고양이를 안고 다니지만 그 고양이는 현
재 코모에 선생님의 아파트에 대출 중이다. 그녀는 "카, 카미조가 해외여행? 정말
괜찮은 건가요?! 아니 그, 여러 가지 의미로!! 외국에는 선생님이 없다고요!" 하며
실례되는 말을 했지만 쓸데없는 참견이다.
카미조는 로비 안쪽에 있는 출입국 관리 게이트를 바라보면서,
"어라? ...두고 온 물건은 없겠지. 지갑 있고, 여권 있고, 비행기 표 있고, 여행에 필
요한 서류 있고, 갈아입을 옷 있고, 드라이어 있고, 휴대전화 있고, 여차할 때 쓸
돈도 은행에서 찾아왔고... 응, 괜찮, 겠지? 여기에서 '불행해!'로 연결되는 건망증
전개는 없을 거야.
"토우마, 토우마. 아까부터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그제아 카미조는 후련한 듯 상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인덱스도 생긋
웃으며,
"그래야지, 토우마. 긍정적인 마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말은 좀 모르더라도
의사는 통할지도."
"뭐어어!! 외국어?! 그걸 잊고 있었어!!"
갑자기 타격을 받은 카미조는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 엎어질 뻔 했다. 어쨌더나
그는 영어 쪽지시험이 22점이라는 1인 쇄국제도 실시 중. 그런 자신을 떠올린 카
미조는 머뭇머뭇 인덱스에게 물어보았다.
"저어, 인덱스 씨."
"왜, 토우마?"
"당신은 이탈리아 어를 할 줄 아십니까?"
"할 줄 아는데, 토우마. 말투가 올소라 같은데 왜 그러는 거야?"
"이탈리아 어라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사용되는 그 이탈리아 어를 말하는 건가
요?"
"토우마, 갑자기 왜 그렇게 지나치게 당연한 소릴 하는 거야? 이탈리아 문법 중에
서 잘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줄 수도 있는데."
"......, 그럼 외람되지만, 우선은 이탈리아 어로 '네'와 '아니요'부터."
"토우마, 토우마. 실례인 줄 알면서 말하는 건데 이탈리아까지 뭘하러 갈 생각이
야?"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잖아! 하고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공항 로비 바닥에 엎
어지는 카미조를 보고, 인덱스는 어느 모로 보나 맥이 빠졌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
다.
"저기, 토우마. 요즘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최소한 3개 국어 정도는 할
수 있도록 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이런 이상한 수녀님한테서 요즘이니 최소한이니 하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선
그쪽에 도착하면 어쨌든 너한테 마구 의지하겠다고 여기에서 맹세해두지! 왜냐하
면 '예'와 '아니요'를 이미 모르니까!!"
"뭐, 통역이 되어주는 건 별로 상관은 없는데. 하지만 토우마, 좋은 기회니까 기왕
이면 현지에서 직접 말을 배우는 게 더 빠르지 않을..."
"그건 기억력이 좋은 사람의 이론이잖아! 나 같은 건 벼락치기로 도전해봤자 분명
히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날 게 뻔하다고!!"
"또 그런 과장된 말을..."
"그 어이없다는 얼굴도 상식적으로 여러 개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아니, 인덱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어도 술술 하잖아. 그
럼 이탈리아 어도 그렇게 잘하는 건가..."
"일단, 나는 이래 봬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10만3천 권을 읽어야 하는 몸이거
든? 이탈리아 어 정도는 간단하지. 어려운 건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언어권 정도
일지도. 노래 같은 감각으로 기술되어 있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 그런 건 실
제의 리듬이나 음계가 지워진 채 어중간한 가사만 석판에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래하는 방법을 따로 배워야 하거든. 하지만 그런 건 일부 섬나라나
밀림 문화권에만 있는 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당당하게 빈약한 가슴을 편 수녀님은 카미조 토우마의 눈에는 반
짝반짝 빛나는 성녀님처럼 보였다. 구원이란 정말 있었구나, 인덱스가 이렇게까지
단언하니까 괜찮을 거야, 좋았어. 실컷 즐기는 거다, 북부 이타릴아 5박 7일 여행!
이라는 듯이 카미조는 슈트케이스 바퀴를 기세 좋게 굴리며 출입국 관리 게이트
로 향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가이드님!!"
"맡겨둬, 토우마. 그쪽에 있는 가게에서는 들어가면 우선 점원에게 인사를 해야
해."
"가이드님, 상대 쪽에서 말을 거는 게 아닌가요?"
"굳이 말하자면 '손님과 점원이 같이 물건을 찾는다'는 느낌이거든. 격의가 없는
거지. 흐흥, 이 정도는 알아두지 않으면 해외에서는 생활할 수 없ㅡ."
그때 게이트의 금속탐지기가 이상한 소리를 냈고, 갑자기 체격이 탄탄한 담당자
들이 양쪽에서 인덱스를 붙들었다.
음? 하고 인덱스는 의아한 듯이 눈썹을 찌푸린다.
가이드님한테 무슨 짓이냐, 이런 눈빛이다.
"음, 그러니까... 뭡니까. 온몸에 달려 있는 그 수많은 안전핀은?"
한편 수상한 사람을 구속한 그들은 관자놀이를 떨며 매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와앗! 듣고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흉기가 가득!! 하지만 아니에요, 이걸 떼어내면
수도복은 너덜너덜 조각조각이 나버리거든요!!"
일본을 떠나기도 전부터 이미 인덱스의 말썽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하는 카미조 토
우마. 한편 인덱스 쪽은 왜 안전핀이 안 되는지, 애초에 게이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것은 무엇 때문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역시 이 녀석한테 지원을 부탁하는 건 좀 불안하지 않나ㅡ?! 카미조는 등이 오싹
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담당자에게 물어본다.
"아니, 이 옷이 위험한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떡하죠? 비행기가 떠나려
면 이제 30분 남았는데요..."
"그렇군요... 일단 우리 공항 내에 쇼핑몰이 있으니까 그쪽에서 제대로 된 옷을 구
입하실 수밖에."
어디몰이라니 그게 어디야?! 카미조는 게이트 근처의 벽에 붙어 있던 안내 패널을
훑어본다. 그러자,
『쇼핑구역ㅡ 여기에서 1.5킬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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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돈을 내고 종이로 만든 전용 카드를 산다. 거기에 대패성제의 총 방문자수를 예상 해서 적어넣고 접수대에 건넨다. 그 후에는 실제 기록에 가까운 사람부터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당연히 TV 등에서는 '드디어 천만 명 돌파!'라는 등 대략적인 정보가 나오기 때문 에 기간 후반에 하는 편이 맞히기 쉽다. 그러나 같은 숫자인 경우에는 먼저 제출 한 사람이 우선이라는 이점도 있다. 가판대를 맡고 있던 반소매 티셔츠에 빨간 바지를 입은 스포츠 소녀는 가판대 카 운터 밑에 있는 물건 넣는 공간에서 설계도라도 들어 있을 것 같은 큼지막한 봉투 를 부스럭거리며 꺼내더니, "원래는 학생용이 아니지만 대패성제가 끝난 후의 대체휴일 기간을 이용해서 참 가하는 여행이거든요." 소녀는 생긋 웃는 영업용 얼굴로, "여행에 관한 자세한 일정, 관광 예정, 필요한 서류 등은 전부 여기 있으니까 나중 에 훑어 보세요. 그리고 질문이 있는 경우에는 우리 학교가 아니라 여행 대리점 쪽으로 문의해주세요. 자, 자, 받으세요, 받으세요."
  • 2. 기가 막힌다기보다 오히려 뭔가 상냥한 눈길을 받고 말았다. 아무래도 키리가오 카 아가씨의 시점에서는, 카미조가 아직 보지 못한 외국의 풍경에 두려움을 느끼 고 있는 불쌍한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어쨌든 이등상 이후도 발표해야 하니까 질문은 여행대리점 쪽에 해주세요." "앗, 잠깐! 아니, 나도 알아. 십중팔구 그런 돌발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정 도는! 하지만 뭔가 있을 것 같잖아? 비행기가 갑자기 유괴범에게 납치된다거나, 눈을 떠보니 그곳은 남극 한가운데였다거나! 나도 알아, 지나친 생각이라는 것 정 도는 하지만 뭔가 함정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거 정말 페어로 북부 이 탈리아에 갈 수 있는 거겠지?! 이봐!!" 일등상이라니 이런 걸 받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러니까 어차피 뭔가 놓친 게 있을 거라고 카미조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놓친 게 있으니까 여행은 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맞다, 여권이 없잖아!" 카미조는 학생 기숙사의 자기 방에서 외쳤다.
  • 3. 평소에 비해 말투가 느릿한 것은 인덱스가 보기 드물게 배가 부른 상태이기 때문 이다. 폐회식이 끝난 후 학급 뒤풀이에 난입해, 즉시 모든 사람들의 환영을 받은 인덱스는 이제는 그런 직업의 프로가 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만큼 많이, 빨리 먹고 온 것이다. 카미조는 인덱스 쪽을 보지 않고 거대한 봉투를 뜯어 그 안에서 갖가지 색깔의 서 류와 팸플릿을 꺼내면서, "여권이라는 건 해외여행에 필요한 물건이야. 아마 신청하고 나서 발행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지 않았던가?" 영국에서 일본으로 온 인덱스가 왜 여권의 존재를 모르는 것일까 하고 카미조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본래 일본의 헌법은 고사하고 국제법조차 통 용되지 않는 마술 세계의 주민이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라도 타고 초저공비행으로 제공 레이더망의 눈을 피한 것인지 도 모른다. 괜찮은 거냐, 자위대 방공성능. 카미조는 대강 생각하면서 거대한 봉투 에 들어 있던 각종 자료를 유리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아무래도 여행 계획을 보면 단체 코스 여행의 일종인 듯. 북부 이탈리아의 공항에 서 여행자들이 집합하면 그때부터 단체행동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다시 말해서 일정이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 4. 그때 삼색고양이의 뒷다리가 걷어찼는지, 퍼석퍼석한 먼지 뭉치와 함께 옷장 위 쪽에서 뭔가가 누워 있는 카미조의 얼굴에 똑바로 떨어졌다. "우왓! 고양이까지 날 우습게 봤어!! 그런데 이게 뭐야?!" 카미조는 자신의 이마 언저리를 직격한 물체를 알아내기 위해 오른손으로 움켜쥐 었다. 쓰러진 자세 그대로 얼굴 앞으로 가져간다. 드라마에서 본 경찰수첩을 조금 크게 만든 정도의, 빨간색 합성피혁으로 표지를 씌운 작은 노트 같은 것이다. 표지 에는 '일본국 여권'이라고 금박으로 인쇄가 되어 있다. 여권이었다. 카미조 토우마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어, 어째서? 어째서 내 여권이 이런 곳에?!" 교과서 영어가 이미 낙제점일 정도로 해외문화와 인연이 없는 카미조다. 신경이 쓰여서 안을 팔랑팔랑 넘겨보니 아무래도 몇 번 사이판이나 괌에 갔던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찍혀 있는 스탬프로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가족끼리 여행이라도 갔던 걸까? "우선 여권은 어떻게 되긴 했는데... 왠지 기분 나쁘네."
  • 5. 이럴 때 카미조 토우마는 기억상실이라서 자세한 사정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감추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상의할 수도 없다. 카미조는 인덱스 쪽을 힐끗 보았지만 그녀는 카미조가 자신의 여권의 존재에 놀라고 있다 는 사실에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애초에 여권이라는 물품 자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니 판단할 수가 없는 모양이라고, 카미조는 대강 생각하기로 했다. "앗, 그렇다면 인덱스, 역시 넌 여권이 없는 거야?" "'여권'이라니, 토우마가 갖고 있는 그거? 그럼 난 없을지도." "그럼 결국 여행은 무리잖아. 너 혼자 여기에 남았다간 사흘이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 같은데." "음, 그 말투는 뭐지? 하지만 없는 건 없어." "...아니, 인덱스 씨. 아까부터 엄청나게 냉정하신데, 이탈리아거든요? 해외여행이 거든요?! 오기로라도 가고 싶어지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잖아!!" "토우마, 토우마." 인덱스는 새삼스럽게 뭘, 그런 눈으로 이쪽을 본 후,
  • 6. 말하면서 수도복 소매를 부스럭부스럭 뒤져 꺼낸 것은 영국식 여권이었다. 카미 조는 디자인이 조금 다른 해외의 여권을 보고 감탄했다. "하, 하진 그렇겠지. 아무리 '네세사리우스(필요악의 교회)'라도 여행을 갈 때에는 비행기 정도는 이용할 테니까! 다행이다, 다행이야. 네가 실은 낙타를 현지조달해 서 실크로드를 건너온 게 아닐까 하고 카미조 씨는 살짝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상 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까부터 걸핏하면 날 바보취급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런데 토우마, 그 '여권'이라는 건 어떻게 쓰는 거야?" "자, 잠깐만, 인덱스. 네 여권을 보여ㅡ 이게 뭐야?! 어째서 네건 안이 전부 새거 지?! 최소한 영국에서 나올 때 스탬프가 한 개 정도는 찍혔을 텐데!!"
  • 7. 게다가 명의는 있는 그대로 Index Librorun Prohibitorum이었다. 무시무시한 국가종교, 라고 말하며 전율하는 토우마를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는 지루하다는 듯한 하품과 함께, "토우마, 토우마. 여기에는 그런 자동서기효과 같은 건 딸려 있을 리가 없을지도." "이 자식, 모처럼 '네세사리우스'에서 발행해준 여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야?! 역 시 너 실크로드를 경유해서 온 거 아니야?!!" "토우마, 아까부터 괜히 흥분하는 것 같은데. 결국 그게 있으면 나도 토우마랑 같 이 여행을 떠나도... 괜찮은, 거야?" 인덱스는 다소 가슴이 설레는 듯이 그렇게 물었다. ......, 어라? 하고 카미조는 거기에서 멍청한 얼굴을 했다.
  • 8. 지금으로서는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대로 북부 이탈리아 5박 7일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미조 토우마는 불행한 인간일 텐데, 이런 일과는 세상에서 제일 인연이 없었을 텐데. 그러저러해서 다음 날 아침. 카미조와 인덱스는 몸속에 여행용 나노디바이스(발신기)를 넣고 학원도시의 제23 학구ㅡ 한 학구 전체가 항공, 우주 개발을 위해 준비된 특별학구에 도착했다. 그들 이 지금 있는 곳은 학괴 같은 것이 열릴 때 학원도시 바깥에서 오는 손님들을 위 해 만들어진 국제 공항이다. 오히려 쓸모없다고 느껴질 만큼 드넓은 공항 로비는 벽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고 활주로 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반짝반짝 빛난다. 대패성제 기간에는 그야말로 출퇴근길 러시아워처러머 혼잡했다고 뉴스에서 수군거렸던 로비였지만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몰려 있는 정도다. 하기야 이 사람들을 효 율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휴일 기간에 며칠 준비를 한 모양이지만. 소란스럽 게 붐비는 로비에 카미조가 드르륵드르륵 끌고 다니는 슈트케이스 바퀴 소리가 빨려 들어간다.
  • 9. 덧붙여 말하자면 슈드케이스는 카미조의 손에 있는 하나뿐이고 인덱스는 빈손이 었다. 속옷이나 잠옷은 몇 종류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도복 한 벌밖에 사복이 없는 그녀의 짐은 전부 카미조의 슈트케이스 안에 들어갔던 것이다. 또 출발하기 전에 인덱스는 얼굴을 붉히며 "이것도 짐에 넣어줘" 하고 작은 등나무 케이스를 내밀었다. 내용물은 뭘까 하고 생각했지만 입 밖에 냈다간 물리적으로 물어뜯길 것 같아서 얌전히 있기로 한 카미조 토우마다. 그 외에 짐이라면, 그녀는 늘 양손에 삼색고양이를 안고 다니지만 그 고양이는 현 재 코모에 선생님의 아파트에 대출 중이다. 그녀는 "카, 카미조가 해외여행? 정말 괜찮은 건가요?! 아니 그, 여러 가지 의미로!! 외국에는 선생님이 없다고요!" 하며 실례되는 말을 했지만 쓸데없는 참견이다. 카미조는 로비 안쪽에 있는 출입국 관리 게이트를 바라보면서, "어라? ...두고 온 물건은 없겠지. 지갑 있고, 여권 있고, 비행기 표 있고, 여행에 필 요한 서류 있고, 갈아입을 옷 있고, 드라이어 있고, 휴대전화 있고, 여차할 때 쓸 돈도 은행에서 찾아왔고... 응, 괜찮, 겠지? 여기에서 '불행해!'로 연결되는 건망증 전개는 없을 거야. "토우마, 토우마. 아까부터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 10. 그제아 카미조는 후련한 듯 상쾌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인덱스도 생긋 웃으며, "그래야지, 토우마. 긍정적인 마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말은 좀 모르더라도 의사는 통할지도." "뭐어어!! 외국어?! 그걸 잊고 있었어!!" 갑자기 타격을 받은 카미조는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 엎어질 뻔 했다. 어쨌더나 그는 영어 쪽지시험이 22점이라는 1인 쇄국제도 실시 중. 그런 자신을 떠올린 카 미조는 머뭇머뭇 인덱스에게 물어보았다. "저어, 인덱스 씨." "왜, 토우마?" "당신은 이탈리아 어를 할 줄 아십니까?" "할 줄 아는데, 토우마. 말투가 올소라 같은데 왜 그러는 거야?"
  • 11. "이탈리아 어라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사용되는 그 이탈리아 어를 말하는 건가 요?" "토우마, 갑자기 왜 그렇게 지나치게 당연한 소릴 하는 거야? 이탈리아 문법 중에 서 잘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줄 수도 있는데." "......, 그럼 외람되지만, 우선은 이탈리아 어로 '네'와 '아니요'부터." "토우마, 토우마. 실례인 줄 알면서 말하는 건데 이탈리아까지 뭘하러 갈 생각이 야?"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잖아! 하고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공항 로비 바닥에 엎 어지는 카미조를 보고, 인덱스는 어느 모로 보나 맥이 빠졌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 다. "저기, 토우마. 요즘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최소한 3개 국어 정도는 할 수 있도록 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 12. "이런 이상한 수녀님한테서 요즘이니 최소한이니 하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선 그쪽에 도착하면 어쨌든 너한테 마구 의지하겠다고 여기에서 맹세해두지! 왜냐하 면 '예'와 '아니요'를 이미 모르니까!!" "뭐, 통역이 되어주는 건 별로 상관은 없는데. 하지만 토우마, 좋은 기회니까 기왕 이면 현지에서 직접 말을 배우는 게 더 빠르지 않을..." "그건 기억력이 좋은 사람의 이론이잖아! 나 같은 건 벼락치기로 도전해봤자 분명 히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날 게 뻔하다고!!" "또 그런 과장된 말을..." "그 어이없다는 얼굴도 상식적으로 여러 개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아니, 인덱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어도 술술 하잖아. 그 럼 이탈리아 어도 그렇게 잘하는 건가..." "일단, 나는 이래 봬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10만3천 권을 읽어야 하는 몸이거 든? 이탈리아 어 정도는 간단하지. 어려운 건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언어권 정도 일지도. 노래 같은 감각으로 기술되어 있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 그런 건 실 제의 리듬이나 음계가 지워진 채 어중간한 가사만 석판에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래하는 방법을 따로 배워야 하거든. 하지만 그런 건 일부 섬나라나 밀림 문화권에만 있는 거니까."
  • 13. 그렇게 말하며 당당하게 빈약한 가슴을 편 수녀님은 카미조 토우마의 눈에는 반 짝반짝 빛나는 성녀님처럼 보였다. 구원이란 정말 있었구나, 인덱스가 이렇게까지 단언하니까 괜찮을 거야, 좋았어. 실컷 즐기는 거다, 북부 이타릴아 5박 7일 여행! 이라는 듯이 카미조는 슈트케이스 바퀴를 기세 좋게 굴리며 출입국 관리 게이트 로 향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가이드님!!" "맡겨둬, 토우마. 그쪽에 있는 가게에서는 들어가면 우선 점원에게 인사를 해야 해." "가이드님, 상대 쪽에서 말을 거는 게 아닌가요?" "굳이 말하자면 '손님과 점원이 같이 물건을 찾는다'는 느낌이거든. 격의가 없는 거지. 흐흥, 이 정도는 알아두지 않으면 해외에서는 생활할 수 없ㅡ."
  • 14. 그때 게이트의 금속탐지기가 이상한 소리를 냈고, 갑자기 체격이 탄탄한 담당자 들이 양쪽에서 인덱스를 붙들었다. 음? 하고 인덱스는 의아한 듯이 눈썹을 찌푸린다. 가이드님한테 무슨 짓이냐, 이런 눈빛이다. "음, 그러니까... 뭡니까. 온몸에 달려 있는 그 수많은 안전핀은?" 한편 수상한 사람을 구속한 그들은 관자놀이를 떨며 매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와앗! 듣고 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흉기가 가득!! 하지만 아니에요, 이걸 떼어내면 수도복은 너덜너덜 조각조각이 나버리거든요!!"
  • 15. 일본을 떠나기도 전부터 이미 인덱스의 말썽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하는 카미조 토 우마. 한편 인덱스 쪽은 왜 안전핀이 안 되는지, 애초에 게이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것은 무엇 때문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역시 이 녀석한테 지원을 부탁하는 건 좀 불안하지 않나ㅡ?! 카미조는 등이 오싹 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담당자에게 물어본다. "아니, 이 옷이 위험한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떡하죠? 비행기가 떠나려 면 이제 30분 남았는데요..." "그렇군요... 일단 우리 공항 내에 쇼핑몰이 있으니까 그쪽에서 제대로 된 옷을 구 입하실 수밖에." 어디몰이라니 그게 어디야?! 카미조는 게이트 근처의 벽에 붙어 있던 안내 패널을 훑어본다. 그러자, 『쇼핑구역ㅡ 여기에서 1.5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