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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
을 만든다
서동훈
소개글
☞죽다살아나신서동훈님.나경나사오프모임에서해주신이야기를글로읽으니까또새롭네요.
폐암선고가자신을담배의구렁텅이에서구해내려는가족의계략이라는걸알았을때는멘붕이셨겠지만,
건강하게살아계셔서다행이예요^^
'감정과공감'이라는키워드로그룹을운영하면서매주목요일오프모임도열고계시다니관심있는분들참여해보세요~
목차
1 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4
2014.12.25 07:2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ㅇ
2008년 어느 화창한 가을날 그는 그렇게 암 선고를 받았다. 그는 병원 밖으로 뛰쳐 나갔다. 그리고 그가
믿던 모든 것에 대한 원망감에 세상을 증오했다.
• 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2007년 고등학교 입학식 이었을까요. 그 때 당시 고등학교 입학은 소위 ‘뺑뺑이’라고 불리는 제도에 의
해 정해졌어요. 그나마 울산 안에서 괜찮다는 학교들에 지원했죠. 그런데 집이 멀다는 이유로 보기 좋게
떨어졌어요. 그리고는 동네에 있는 평범한, 아니 평범하지 않은(물론 안 좋은 쪽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저는 초등, 중학생 때만 해도 나름 학교와 학원에서 선생님들께 인정받는 학생이었어요. 학원 현수
막에도 이름을 몇 번 올리기도 했고, 선생님들께도 칭찬을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내가 원하지 않는 고
등학교에 입학을 하니 마음이 삐뚤어지더군요. 동네 안에서도 그 학교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면 약간 쪽팔
리기도 했고 말이죠. 주변에서는 학교는 가까운 곳으로 다니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며 저를 위로했지만 그
말들은 저를 위로할 수 없었어요.
결국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탱자탱자 놀게 되었어요. 성적은 곤두박질 쳤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깊어졌어
요. 보통 놀면 마음이 편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때 당시에는 놀 때에도 어느 순간에도 제 스스로 많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해지고, 내 성적도 곤두박질 치고, 내 꿈이 뭔지도 모르겠고…
여러 문제가 저의 발목을 잡았어요. 그냥 생각 없이 신나게 놀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제 마음은
더욱더 불편해졌어요. 그렇게 세상에 반항심이 늘어가던 그 학생은 학생으로서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던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처음 담배를 입에 댔을 때, ‘이걸 왜 피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앞섰습니다. 주변에서 얘기했던 짜릿
짜릿함,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을 저는 느낄 수 없었어요. 그냥 기침만 계속 나왔어요. 소위 ‘입담배’라는
것을 했죠. 그래도 뭔가 내 입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게 마치 범죄영화에 나오는 멋있는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빗대자면 신세계의 황정민, 이정재 같은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 5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ㅇ
그런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담배가 점점 저를 옭아매더군요. 그 전까지는 연기를 마시지 않는 입담배
만 하다가, 점점 제대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폐 안에 뭔가가 채워지고 온 몸이 짜릿한 느낌을 받
았어요. 그리고는 곧 담배에 중독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책가방 챙기고 학교 들어가기 전에 골
목길에서 한 대 피우고, 점심시간에 점심 먹고 요 앞 문방구를 다녀온다는 핑계로 또 몰래 숨어서 한 대
피우고, 중간 중간에 학교 화장실에서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면서 한 대 피우고. 거의 하루에 적게는 반 갑
에서 많게는 한 갑 가까이 피웠던 것 같아요. 친구들 나눠주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죠.
언제나 저렇게 성공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담배를 오래 피우면 이가 누렇게 되
고 입과 손가락에서 악취가 나요. 저는 PC방에 다녀와서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거짓말 했습니다. 처음에
는 믿어주시는 분위기였어요. 근데 한 두 달이 지나더니 점점 저를 의심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성적도 점
점 떨어지고, 학교는 분명히 10시에 마치는데 더 늦게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죠.
• 6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그런데 어떤 방법을 써 봐도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감출 수가 없더라구요. 부모님께서 저를 의심하시기 시
작하셔서 어느 날은 제 몰래 가방과 교복 구석구석을 뒤지셨나 봐요. 무방비로 있었던 저는 걸릴 수밖에
없었죠. 저는 그날 아버지께 아주 묵사발이 되도록 맞았습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유도선수 셨어요.
한창이었던 이십 대 중반 허리 부상을 당하시면서 유도의 꿈을 접게 되셨지만 그래도 저희 아버지는 웬만
한 성인 남성보다 손이 두 배로 두꺼우시고 힘도 장사 이십니다. 아버지께 호되게 혼나고 저는 펑펑 울었
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담배를 끊는 다는 것이 생각만으로는 끊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아버지께 호되게 혼난 다음 날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담배를 끊게 되었다고 말하고 담배를 멀리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금단
현상이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온몸이 가렵고, 종종 가슴에 통
증이 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늘 무기력하고 피곤해져 있었습니다. 막 미칠 것 같았어요. 수업을 듣다가도
교실을 뛰쳐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몇 십 번씩 하고는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PC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금단현상을 잊기 위해 열심히 게임을 했어요. 게임에
집중하다가 친구들이 한 대 피우러 나가길래 저도 그냥 같이 따라 나갔습니다. 그때 따라 나간 것이 잘못
이었습니다. 저는 뭔가에 홀린 것 마냥 담배에 손이 갔어요. 결국 금연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담배 연기
한 모금을 빨아들이는 순간 모든 에너지를 얻은 느낌이었어요. 생기가 내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세
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렇게 담배를 끊을 수가 없었어요. 그 이후에도
몇 번 걸려서 혼나고, 다시 며칠 금연하다가 다시 또 담배에 손대게 되고 그런 생활을 계속 반복하게 됐어
요. 부모님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2008년의 어느 가을..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그런데 모
든 건강 검진이 끝나고 진료 결과에 대해서 듣는데 저보고 잠깐 진료실에서 나가있으라고 하시는 것이 아
니겠습니까. 의사선생님과 부모님의 표정이 심각해 보였어요. 저는 그 때 까지 제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별 거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의사선생님의 말을 따랐습니다. 한 10분이나 지났을까요. 저를
조용히 진료실로 부르시더군요.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는 충격적인 결과를 저에게 전해주셨습니다
• 7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ㅇ
‘동훈아.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서 정말 미안하다. 폐암이야. 그래도 지금은 초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
고 선생님만 믿고 진료 받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 8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저는 그 말을 들은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CT촬영 결과를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말씀하시는데
청천벽력과 같았어요. 마치 드라마의 비운의 여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폐암이 초기라고는 하
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청춘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잔인한 통보였어요.
저는 그 소식을 들은 후 더 심하게 방황했어요. 수업도 몇 일씩 결석하고, 공부도 잠시 손에서 놓았습니
다. 그 때가 또 한창 가을이어서 떨어지는 낙엽이 더 저의 맘을 아프게 했어요. 그리고 막 주변을 원망했
습니다. ‘내가 죽게 되면 부모님은 어떡하지?’, ‘내가 죽게 되면 나를 위해 슬퍼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혼자 방에서 막 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계기로 담배는 확
실히 끊게 됐어요. 가족들을 위해서 꼭 나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거든요. 담배도 안 피고 약도 꼬박꼬박
먹고 진료도 열심히 받으러 갔어요. 점차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여전히 금단현상은 저를
괴롭혔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말과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은 저를 담배에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었어요.
ㅇ
• 9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ㅇ
그러던 2009년 설날. 오랜만에 친가에 내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3이었지만 막내
손자여서 많은 이쁨을 받고 있었어요. 그래서 명절을 참 좋아합니다.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즐거운 하루
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이었습니다. 할머니 댁은 깊은 시골에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 10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있는데 부엌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는게 아니겠어요?
‘동훈이가 그래도 이렇게 담배를 끊게 돼서 다행 이예요. 그 때 한참 동훈이가 혼자 심각해져서 집에 있
는데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심했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 했으면 담
배를 못 끊었을 거에요.’
저는 그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뭐가 너무 심했다는 거지?’, ‘담배를 끊게 하기 위해서 폐암이
라고 거짓말을 하신 건가?’ 머리를 열심히 굴렸는데, 답은 한 가지로 나오더군요. ‘폐암은 거짓말이다’
그 결론이 나오자마자 저는 가족들이 너무 원망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집에서
혼자 막 울기도 했고, 울면서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기도 했고 그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니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아무리 담배를 끊게 하
기 위해서라도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라고 말이죠. 물론 그 이후에 가족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잘 풀
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니 제가 먹었던 약들은 비타민이었고, 진료는 그냥 대충 비슷하게 쇼 했다고 하
시더라구요^^;;
이 글을 쓰다 보니 중독과 몰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중독은 빠져 나오기가 어려운 것, 몰입
은 빠져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담배는 빠져 나오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폐암
이라는 위기가 저를 가족 간의 사랑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담배의 중독으로부터 빠져 나
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위기는 몰입을 만들고 몰입은 중독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합니다. 여러분들
의 위기는 무엇인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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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다 살아나신 서동훈님. 나경나사 오프모임에서 해주신 이야기를 글로 읽으니까 또 새롭네요.
폐암선고가 자신을 담배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내려는 가족의 계략 이라는걸 알았을 때는 멘붕 이셨겠지만,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다행이예요^ ^ '감정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그룹을 운영하면서 매주 목요일 오프모임도 열고 계시다니
관심있는 분들 참여해 보세요~
• 11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작가소개
서동훈(청춘0感)
donghoon.seo.75
seodonghoon1.blog.me
group 청춘0感 fb.com/groups/EmolessPrimavera
• 12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블로그
저자
발행일
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나경나사2014 http://blog.daum.net/imrama
서동훈
2014.12.26 1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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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_해방을_만든다

  • 1. 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 을 만든다 서동훈
  • 3. 목차 1 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4
  • 4. 2014.12.25 07:2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ㅇ 2008년 어느 화창한 가을날 그는 그렇게 암 선고를 받았다. 그는 병원 밖으로 뛰쳐 나갔다. 그리고 그가 믿던 모든 것에 대한 원망감에 세상을 증오했다. • 4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5. 2007년 고등학교 입학식 이었을까요. 그 때 당시 고등학교 입학은 소위 ‘뺑뺑이’라고 불리는 제도에 의 해 정해졌어요. 그나마 울산 안에서 괜찮다는 학교들에 지원했죠. 그런데 집이 멀다는 이유로 보기 좋게 떨어졌어요. 그리고는 동네에 있는 평범한, 아니 평범하지 않은(물론 안 좋은 쪽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저는 초등, 중학생 때만 해도 나름 학교와 학원에서 선생님들께 인정받는 학생이었어요. 학원 현수 막에도 이름을 몇 번 올리기도 했고, 선생님들께도 칭찬을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내가 원하지 않는 고 등학교에 입학을 하니 마음이 삐뚤어지더군요. 동네 안에서도 그 학교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면 약간 쪽팔 리기도 했고 말이죠. 주변에서는 학교는 가까운 곳으로 다니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며 저를 위로했지만 그 말들은 저를 위로할 수 없었어요. 결국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탱자탱자 놀게 되었어요. 성적은 곤두박질 쳤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깊어졌어 요. 보통 놀면 마음이 편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때 당시에는 놀 때에도 어느 순간에도 제 스스로 많이 불안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해지고, 내 성적도 곤두박질 치고, 내 꿈이 뭔지도 모르겠고… 여러 문제가 저의 발목을 잡았어요. 그냥 생각 없이 신나게 놀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제 마음은 더욱더 불편해졌어요. 그렇게 세상에 반항심이 늘어가던 그 학생은 학생으로서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던 담배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처음 담배를 입에 댔을 때, ‘이걸 왜 피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앞섰습니다. 주변에서 얘기했던 짜릿 짜릿함,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을 저는 느낄 수 없었어요. 그냥 기침만 계속 나왔어요. 소위 ‘입담배’라는 것을 했죠. 그래도 뭔가 내 입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게 마치 범죄영화에 나오는 멋있는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빗대자면 신세계의 황정민, 이정재 같은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 5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6. ㅇ 그런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담배가 점점 저를 옭아매더군요. 그 전까지는 연기를 마시지 않는 입담배 만 하다가, 점점 제대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 폐 안에 뭔가가 채워지고 온 몸이 짜릿한 느낌을 받 았어요. 그리고는 곧 담배에 중독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책가방 챙기고 학교 들어가기 전에 골 목길에서 한 대 피우고, 점심시간에 점심 먹고 요 앞 문방구를 다녀온다는 핑계로 또 몰래 숨어서 한 대 피우고, 중간 중간에 학교 화장실에서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면서 한 대 피우고. 거의 하루에 적게는 반 갑 에서 많게는 한 갑 가까이 피웠던 것 같아요. 친구들 나눠주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죠. 언제나 저렇게 성공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담배를 오래 피우면 이가 누렇게 되 고 입과 손가락에서 악취가 나요. 저는 PC방에 다녀와서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거짓말 했습니다. 처음에 는 믿어주시는 분위기였어요. 근데 한 두 달이 지나더니 점점 저를 의심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성적도 점 점 떨어지고, 학교는 분명히 10시에 마치는데 더 늦게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죠. • 6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7. 그런데 어떤 방법을 써 봐도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감출 수가 없더라구요. 부모님께서 저를 의심하시기 시 작하셔서 어느 날은 제 몰래 가방과 교복 구석구석을 뒤지셨나 봐요. 무방비로 있었던 저는 걸릴 수밖에 없었죠. 저는 그날 아버지께 아주 묵사발이 되도록 맞았습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유도선수 셨어요. 한창이었던 이십 대 중반 허리 부상을 당하시면서 유도의 꿈을 접게 되셨지만 그래도 저희 아버지는 웬만 한 성인 남성보다 손이 두 배로 두꺼우시고 힘도 장사 이십니다. 아버지께 호되게 혼나고 저는 펑펑 울었 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담배를 끊는 다는 것이 생각만으로는 끊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아버지께 호되게 혼난 다음 날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담배를 끊게 되었다고 말하고 담배를 멀리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금단 현상이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온몸이 가렵고, 종종 가슴에 통 증이 오기도 했어요. 그리고 늘 무기력하고 피곤해져 있었습니다. 막 미칠 것 같았어요. 수업을 듣다가도 교실을 뛰쳐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몇 십 번씩 하고는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PC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금단현상을 잊기 위해 열심히 게임을 했어요. 게임에 집중하다가 친구들이 한 대 피우러 나가길래 저도 그냥 같이 따라 나갔습니다. 그때 따라 나간 것이 잘못 이었습니다. 저는 뭔가에 홀린 것 마냥 담배에 손이 갔어요. 결국 금연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담배 연기 한 모금을 빨아들이는 순간 모든 에너지를 얻은 느낌이었어요. 생기가 내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세 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렇게 담배를 끊을 수가 없었어요. 그 이후에도 몇 번 걸려서 혼나고, 다시 며칠 금연하다가 다시 또 담배에 손대게 되고 그런 생활을 계속 반복하게 됐어 요. 부모님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2008년의 어느 가을..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그런데 모 든 건강 검진이 끝나고 진료 결과에 대해서 듣는데 저보고 잠깐 진료실에서 나가있으라고 하시는 것이 아 니겠습니까. 의사선생님과 부모님의 표정이 심각해 보였어요. 저는 그 때 까지 제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별 거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의사선생님의 말을 따랐습니다. 한 10분이나 지났을까요. 저를 조용히 진료실로 부르시더군요.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는 충격적인 결과를 저에게 전해주셨습니다 • 7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8. ㅇ ‘동훈아.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서 정말 미안하다. 폐암이야. 그래도 지금은 초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 고 선생님만 믿고 진료 받으면 치료할 수 있을 거야.’ • 8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9. 저는 그 말을 들은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CT촬영 결과를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말씀하시는데 청천벽력과 같았어요. 마치 드라마의 비운의 여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폐암이 초기라고는 하 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청춘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잔인한 통보였어요. 저는 그 소식을 들은 후 더 심하게 방황했어요. 수업도 몇 일씩 결석하고, 공부도 잠시 손에서 놓았습니 다. 그 때가 또 한창 가을이어서 떨어지는 낙엽이 더 저의 맘을 아프게 했어요. 그리고 막 주변을 원망했 습니다. ‘내가 죽게 되면 부모님은 어떡하지?’, ‘내가 죽게 되면 나를 위해 슬퍼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혼자 방에서 막 울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계기로 담배는 확 실히 끊게 됐어요. 가족들을 위해서 꼭 나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거든요. 담배도 안 피고 약도 꼬박꼬박 먹고 진료도 열심히 받으러 갔어요. 점차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여전히 금단현상은 저를 괴롭혔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말과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은 저를 담배에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었어요. ㅇ • 9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10. ㅇ 그러던 2009년 설날. 오랜만에 친가에 내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3이었지만 막내 손자여서 많은 이쁨을 받고 있었어요. 그래서 명절을 참 좋아합니다.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즐거운 하루 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이었습니다. 할머니 댁은 깊은 시골에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 10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11.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가고 있는데 부엌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는게 아니겠어요? ‘동훈이가 그래도 이렇게 담배를 끊게 돼서 다행 이예요. 그 때 한참 동훈이가 혼자 심각해져서 집에 있 는데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심했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안 했으면 담 배를 못 끊었을 거에요.’ 저는 그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뭐가 너무 심했다는 거지?’, ‘담배를 끊게 하기 위해서 폐암이 라고 거짓말을 하신 건가?’ 머리를 열심히 굴렸는데, 답은 한 가지로 나오더군요. ‘폐암은 거짓말이다’ 그 결론이 나오자마자 저는 가족들이 너무 원망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집에서 혼자 막 울기도 했고, 울면서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다고 용서를 빌기도 했고 그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니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아무리 담배를 끊게 하 기 위해서라도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라고 말이죠. 물론 그 이후에 가족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잘 풀 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니 제가 먹었던 약들은 비타민이었고, 진료는 그냥 대충 비슷하게 쇼 했다고 하 시더라구요^^;; 이 글을 쓰다 보니 중독과 몰입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중독은 빠져 나오기가 어려운 것, 몰입 은 빠져들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담배는 빠져 나오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폐암 이라는 위기가 저를 가족 간의 사랑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담배의 중독으로부터 빠져 나 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위기는 몰입을 만들고 몰입은 중독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합니다. 여러분들 의 위기는 무엇인가요? ^ ^ ㅇ ㅇ ㅇ ㅇ ☞ 죽다 살아나신 서동훈님. 나경나사 오프모임에서 해주신 이야기를 글로 읽으니까 또 새롭네요. 폐암선고가 자신을 담배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내려는 가족의 계략 이라는걸 알았을 때는 멘붕 이셨겠지만, 건강하게 살아계셔서 다행이예요^ ^ '감정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그룹을 운영하면서 매주 목요일 오프모임도 열고 계시다니 관심있는 분들 참여해 보세요~ • 11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_서동훈
  • 13. 블로그 저자 발행일 위기는 몰입을 몰입은 해방을 만든다 나경나사2014 http://blog.daum.net/imrama 서동훈 2014.12.26 11:22:37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와 전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