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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론 기말보고서
북한債券 처리의 시급성
정 연 욱
북한대학원대학교
2015년 6월 26일
제1장 서 론
제1절 보고의 목적
① 괴짜 Jim Rogers
최근 CNN Money에서 유명한 Emerging Market투자자인 Jim Rogers가 북한
에 투자하고 싶다는 발언을 다시 하면서 그의 북한에 대한 짝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1) 그는 2013년, 2014년 이미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
러 번 한바가 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언젠가는 남북한의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때 북한의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도 인
정하고 있는 것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를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취하고 있는 방식은 북한에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기업을 발굴하여 간접적
으로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장난스럽지만 북한의 기념주화를 있는 대로
모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의 머릿속에는 남북한 통일이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이라는 방법만 있고, 따라서 북한이라는 정부가 사라지면 그만큼 그 나라
기념주화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②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
2014년 6월 16일 미국의 헤지펀드가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한 채무상환 소
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다시 국가채무 디폴트 위기를 맞을 수 있
다는 우려가 대두된 적이 있다.2) 2001년 아르헨티나는 815억 달러에 달하는 국
가채무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채무 구조
조정을 통해 원금의 75.6%를 탕감 받은 바가 있다. 그러나 채무 구조조정에 참
여하지 않은 채권을 소유한 일부 헤지펀드가 미국법원(뉴욕)에 액면가로 채무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최종 승소를 얻어낸 것이다. 미 법원의 판결
에 따라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에 채무를 상환할 경우 다른 채권단이 동일
한 소송을 제기해 채무 상환 규모가 외환보유고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가
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또 이를 개기로 부도난 국채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급증했다는 보도도 잇따른 바가 있다.
1) 2015년6월24일검색http://money.cnn.com/2015/05/04/investing/jim-rogers-north-korea-russia-china/
2) 권기수, 박미숙, “아르헨티나 국가채무 디폴트 위기 발발 가능성 점검 및 향후 전망”,(KIEP
지역경제포커스, 2014년 7월)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첫째, Jim Rogers가 북한에 정말로 부
투자하고 싶다면 기념주화를 사들인다는 것에 만족할 것인가? 그의 저돌적인
투자성향은 최근 러시아 국채 매집에서 엿볼 수 있다. 디폴트의 위험이 있고,
루블화가 불안정하지만 그는 러시아의 정상화를 믿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 위험선호도(Risk Appetite)를 가지고 있다면 제대로 된 투자방법을 찾
아내지 않을까?
둘째, 아르헨티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부도난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니치(niche)적이라도 인정받고 통용되고 있는 기관투자전략이라면 1984년 부도
처리된 북한에 대한 대출채권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본보고는 위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소위 ‘북한債
券’을 시급히 매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제2장 부도난 국채의 상품화 및 ‘북한債券’
제1절 부도난 국채의 상품화
본인은 위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 2014년 7월 8일字로 아시아
경제 인터넷 판에 개제된 다음 기사를 발견했다.
“디폴트 처리된 북한 채권은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금융공학의 힘을 빌려 구
조화돼 지금도 여전히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 관련
구조화 채권 가격이 지난 몇 년간 1달러당 10~60센트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하
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국제사회 복귀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부도
채권 값이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 상승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사태 이후 북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3)
3) 2015년 6월 24일 검색 http://m.asiae.co.kr/view.htm?no=2014070810504842683#cb
북한의 구조화된 채권의 정체가 궁금하여 관련 문헌을 조사하였다. 먼저 북한의
대외차관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대외
경제정책 기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OECD국가로
부터 기계, 플란트를 대량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입대금은 이들 국가들
로부터의 차관 도입에 기초했다.4) 1974년 OECD국가와 개도국을 합한 자본주의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전체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7%를 기록, 사상 처음
으로 사회주의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앞질렀다.
그러나 1973년 오일쇼크 발생으로 북한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
이 확대되었고, 오랜 기간의 협상과 채무상환유예 조치에 불구하고 북한은 채무
이행을 못하게 되었다. 결국 1987년 7월 약 140개 은행으로 구성된 서방측 은행
차관단은 북한을 채무불이행(default)국으로 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1990년,
1992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북한을 제소했고
이 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즉시 원리금을 상환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판결에
대한 구속력이 없는 관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북한에 대해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ANZ, Morgan Grenfell, BNP Paribas 등은 British
Virgin Islands에 NK Debt Corp.이라는 SPV(Special Purpose Vehicle)를 설치
하여 북한채권(債權)을 pooling하고, 이로 하여금 Securitized Loan Certificate
(대출증서증권, 이후 ‘북한債券’)를 발행토록 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매각하였다.
위 증권을 사간 투자자는 언젠가 한반도가 통일되면 당연히 남한이 북한의 채무
를 인수해 이를 상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남한 입장에서 OECD국가
은행들이 발행하고 서방 연기금들이 인수한 북한채권(債券) 문제를 가볍게 넘기
기는 어려운 실정이다.5) 이 채권의 규모는 약 9억 USD로 추산된 바가 있다.6)
민간 은행단의 채권 외에 부도난 정부차관에 대해서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차관으로 가장 큰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환율, 이
자율에 대한 조정을 가하여 북한에 대한 채권액을 2011년 110억 USD로 통지한
바 있다. 이는 연체이자 및 상화 지체에 따른 벌금부과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對중국의 채무는 약 9억 USD로 알려진바 있고 對일본 채무도 약 10억 USD로
알려져 있다.
4) 양문수, 북한의 대외채무 문제: 추세와 특징(서울: KDI북한경제리뷰, 2012년 3월호)
5) Ibid., p. 35.
6) Ibid., p. 25. 표 4.
제2절 ‘북한債券’
자본시장에서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들을 통칭 Emerging Market이라
고 부른다. 그리고 아프리카, 몽고, 미얀마 등 보다 저개발국가를 Frontier
Market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Frontier Market 전문 투자자문사인 Exotix Ltd.7)
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Stuart Culverhouse는 김정일 사망 직후 언론사 인터뷰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A lot of domestic attention is going to be on the
funeral, the transition, and securing the son’s transition. That succession,
which the regime has been planning for years, is likely to be completed in
the next few months. But investors will be thinking what comes next.”8) 김
정일 사망을 바라보면서 정치적인 향배도 중요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북한의
투자매력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일 사망(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직후 월요일인 2011년 12월 19일
에 前週 호가가 13/15cent 범위에서 움직이던 북한債券은 14/18 cent까지 가격이
올랐다. 단위가 낮아서 그렇지 백분위로 환산할 경우 ‘사자‘호가는 7.7%, ’팔자‘호
가는 무려 20%나 오른 것이다.9) 규모는 파악할 수 없으나 실거래도 이루어졌다
고 한다. 같은 Exotix社는 현재 유통되는 북한채권의 액면가(원금)를 총 1B
USD로 추정하고 있어 앞서 언급된 900M USD와 상당히 근사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Culverhouse에 의하면 동 債券이 발행 된지 20년 가까이 되고 있어
누적이자를 포함하면 채무액이 약 4~5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북한채
권에 대한 평균 거래단위를 5M USD라고 밝혀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한계
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인용한 이사아경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고 있다. “한 국가의
부도 채권이 계속 거래되는 것은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받을 수 있
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 채권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안전한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언젠가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해도 원금과 이자
7) http://www.exotix.co.uk/
8) 2015년 6월 25일 검색, “North Korea: The Country That Never Pays You Back”,
http://www.minyanville.com/articles/print.php?a=41916
9) 2015년 6월 25일 검색, “Want to bet on Kim Jong Un? Try North Korean Debt
http://www.reuters.com/article/2011/12/20/us-korea-north-debt-idUSTRE7BJ01920111220
를 돌려받을 수 있고 남북통일이 이뤄져도 역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수 시점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투자에 따른 위험은 제한되면서 대박을 낼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예로 볼 때 투자자들이 한국의 사정을 봐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들과 상대해 논리적으로 싸우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 투자자들을 마냥 비난할 수도 없다. 통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금부터
라도 이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해놓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10)
위 기사의 결론의 방향은 맞다. 그러나 사태의 시급성 차원에서 보다 강한 이슈
제기가 필요해 보인다. Exotix사의 영업담당인 Andrew Chappell씨는 서방의 기
관투자자들이 북한債券을 일종의 ‘Option’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Investors
are looking at this as an unlimited option trade with enormous potential
gains.” 일반적으로 put option은 정해진 기한 내에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다. Option의 가격은 대상물건의 가격이 아니고 권리의
가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premiu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북한채권의
경우, 그 가격이 액면가의 1/10에서 많게는 1/50이라는 측면에서 option의 가격
처럼 기초자산 대비 월등히 싸고, 또 일반 옵션과 다르게 기한이 없다는 측면,
그리고 행사대상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위 ‘대박이
날 수 있는’ put option이라는 것이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폭발력
있는 이슈가 될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뜻이다.
제3장 ‘북한債券’의 선 매입
제1절 국채의 역할
원활한 국채시장은 일국의 자본시장 발전의 주춧돌이 된다. 이에 대한 분석은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다. “Developing a government securities market
supports the development of bond markets for the subnational and corporate
sectors. Providing a relatively risk-free asset such as a government bond
establishes a reference for pricing subnational and corporate bonds,
commercial paper, or any kind of private sector fixed-income security.
10) 2015년 6월 24일 검색 http://m.asiae.co.kr/view.htm?no=2014070810504842683#cb
Because of their usually large funding needs, governments seem to be the
most suitable providers of a benchmark yield.” 즉, 국채시장이 활발히 돌아가
야, 소위 ‘risk-free rate’(무위험수익률)이라는 근거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지
방채, 회사채 가격산정이 가능해 진다. 그리고, 채권시장 기반이 튼튼해야 주식
시장의 평가(valuation)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무위험자산과 그 수익률은 현대재무이론의 근간이다. 현대재무이론의 핵심적인
모델인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 자본자산 가격결정모형)의 핵심변수
이다. CAPM은 완전경쟁시장, 무위험자산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기대수익률간 관계를 설명해 주는 모델이다. 그 산식은 다음과 같다.
E(Ri) = Rf + beta(E(Rm) - Rf)
E(Ri): 기대수익률
Rf: 무위험수익률(거의 항상 국채가 기준이 됨)
beta: 민감도
E(Rm): 시장수익률
재정수지가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육성에 수익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채를 발행하는 국가도 있을 정도로 국채는 필수 불가결하다. “The need for
a benchmark reference is why some government authorities, such as those
in Hong Kong, China, which run government budget surpluses and thus do
not need to issue bonds, developed a government bond market as a
benchmark for their large mortgage market and the nascent corporate bond
market.”11) 홍콩과 중국정부는 재정이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담보대출 및
회사채 시장조성을 위해 일부러 국채로 발행한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국채의 수익률 곡선12)은 경제에
11) IMF World Bank, Developing Government Bond Markets: A Handbook. (New York:
World Bank, 2001), pp. 41-42.
12) 채권의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잔존만기 이외의 다른 조건이 동일한 개별 채권들의
잔존만기별 수익률을 도표화한 것을 의미하며, 만기별 채권 금리들의 관계를 나타낸다
는 점에서 기간 구조(term structure)라고도 불림. 경기국면과 장단기 금리변동의 관계
를 통해 미래 금리 및 경기예측에 유용하며, 개별채권 가격 평가와 투자전략 수립에도
활용됨
존재하는 자산 중 무위험자산(risk-free asset)에 가장 가까운 자산의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평가로서 회사채 등 여타 위험자산의 가격결정과정에서 지표
(benchmark)로서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경제 주체의 투자와 위험분산에 대
한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수익률 곡선을 미래의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상황에 대하여 매우 유용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경제 예측을 위하여
서도 정확한 수익률 곡선의 형성은 중요하다. 이와 같이 수익률 곡선은 경제 전
반에 걸쳐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금융 인프라의 하나이다...... 풍부
한 유동성을 가진 국채시장의 존재는 정확한 수익률 곡선의 도출에 필수적이
다.”13) 따라서 국채는 재정자금 조달이라는 직접적인 측면과 더불어 보다 넓은
한 나라의 금융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
국채를 기초삼아 형성되는 자본시장은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본시장은 회사채 수익률과 주가 등 금융자산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기
업의 투자와 내부경영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회사채나 주식 발행을 통한 자
금조달비용이 예상 투자수익률 보다 낮을 경우 투자를 확대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회사채나 주식 등의 금융자산 가격 변동
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기업은 회사채나 주식 등의 자
금조달비용 등을 감안하여 최적의 자본구조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기업의 내
부경영 및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14)
제2절 북한債券 처리의 시급성
결론적으로 국채는 단순히 정부의 자금조달 수단이 아니다. 국채는 국가경제의
매우 긴요한 무형의 인프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경제의 재건 과정에서 북한
債券의 정상적인 처리가 필수적인 선결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債
券의 처리는 북한이 국제금융시장에 복귀한다는 차원, 흡수통일을 할 경우 남한
13) 박창균ㆍ임경묵,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장기채권시장과 자산운용업을 중심
으로(서울: 한국개발연구원, 2004), p. 66.
14)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서울: 한국은행, 2009), p. 165.
이 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차원과 더불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선결조건
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외화표시 채권의 부도가 북한 원화표시 채권
의 부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도난 외환채권에 대한 처리가 이루
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표시 채권가격이 정상적으로 형성되기도 어려운 것
이 현실이다.
필자는 ‘북한 자본시장 개발경로(roadmap) 제시’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외자유
치를 위한 노력이 경제자유지대 설치 및 합영법 등에 근거한 투자유인책 등으
로 이루어져 있고,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으로 북한 국유기업의 구조개편 및 한국거래소 직상장
의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북한의 대표적인 철강생산업체인 김책제철소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다고 가정할 경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관심
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구비할
경우 투자를 하고 싶은 외국투자자들이 상당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정
부가 부도난 채권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면 김책제철소의 주식 그 자체가 안
전하더라도 많은 투자자들이 물러설 수 있다.
따라서 남한정부는 북한債券의 처리문제를 단순히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통일이후에 몇 배로 확대될 수 있는 문
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차관의 경우 현금상환 이외에 다양한 협
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민간 채권단이나 투자자들은 현금상환을
요구할 것이고 또 그 금액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액면가 $1 대비 10cent수준이
아니라 원금+미지급 이자라면, 현금으로 5조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금액
은 2014년 외교통일 전체 예산 4조 2천억보다도 더 큰 금액이다.
정부가 북한債券을 인수할 수 있는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통일前 북
한 경제 정상화에 필수적이고, 통일後 남한정부의 우발적 채무라는 점에서 현재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Jim Rogers가 문제가 아니다. 유수의 국제로펌을 앞세우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북한채권을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들은 단순히 남한 정부가 갚아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법 및 외채탕감에 대한 국제관례,
또 정부를 괴롭히고 있는 ISD(individual state dispute)조항들에 대한 사전 법률
검토를 마치고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맞다. Chappell씨에 의하면 북한
債券은 현재 약 12-13개의 글로벌 연기금과 헤지펀드가 집중보유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Franklin Templeton운용사
인데, 이들은 Franklin Templeton Emerging Market Debt Opportunities Fund에
액면가 4.25M USD(약 43억 원)의 북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해 준바가
있다.15)
눈에 보이지 않는 ‘통일비용‘은 추정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측
면에서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저항감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현금으로 지불해
야 하는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상당히 클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북한債券을 지금 사들이
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개혁개방 속도가 높아질수록 해당 북한債券의 가격은
오를 것이다. 통일이 이루어지면 원금과 이자에 대한 채무를 질 수도 있다. 특
수 기금을 조성해서 지금 꺼야 꺼지는 불이다. 나중에는 산불처럼 퍼질 수도 있
다는 것이다.
Jim Rogers는 CNN에서 이렇게 말했다. “I'm very excited about North Korea.
If I could put all of my money into North Korea, I would. Massive changes
are taking place there. I would not have invested in Kim Jong Un's father
or grandfather by any stretch of the imagination, but that's like saying that
in 1980 you shouldn't invest in China because of Mao Zedong. Mao was
dead and Deng Xiaoping was making huge changes. They are making huge
changes in North Korea. The kid is making astonishing changes.”16) 그 아이
(김정은)가 깜짝 놀랄만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김정은을 등소평에 빗댄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그만큼 북
한債券의 가격도 빠르게 올라버릴 수 있다.
15) 2015년 6월 26일 검색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052970204464404577114961074711158
16) 2015년 6월 26일 검색
http://money.cnn.com/2015/05/04/investing/jim-rogers-north-korea-russia-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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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채권처리의시급성_정연욱

  • 1. ◯북한경제론 기말보고서 북한債券 처리의 시급성 정 연 욱 북한대학원대학교 2015년 6월 26일
  • 2. 제1장 서 론 제1절 보고의 목적 ① 괴짜 Jim Rogers 최근 CNN Money에서 유명한 Emerging Market투자자인 Jim Rogers가 북한 에 투자하고 싶다는 발언을 다시 하면서 그의 북한에 대한 짝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1) 그는 2013년, 2014년 이미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 러 번 한바가 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언젠가는 남북한의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때 북한의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도 인 정하고 있는 것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를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취하고 있는 방식은 북한에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기업을 발굴하여 간접적 으로 북한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장난스럽지만 북한의 기념주화를 있는 대로 모두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의 머릿속에는 남북한 통일이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이라는 방법만 있고, 따라서 북한이라는 정부가 사라지면 그만큼 그 나라 기념주화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②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 2014년 6월 16일 미국의 헤지펀드가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한 채무상환 소 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다시 국가채무 디폴트 위기를 맞을 수 있 다는 우려가 대두된 적이 있다.2) 2001년 아르헨티나는 815억 달러에 달하는 국 가채무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채무 구조 조정을 통해 원금의 75.6%를 탕감 받은 바가 있다. 그러나 채무 구조조정에 참 여하지 않은 채권을 소유한 일부 헤지펀드가 미국법원(뉴욕)에 액면가로 채무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최종 승소를 얻어낸 것이다. 미 법원의 판결 에 따라 아르헨티나 정부가 헤지펀드에 채무를 상환할 경우 다른 채권단이 동일 한 소송을 제기해 채무 상환 규모가 외환보유고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가 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또 이를 개기로 부도난 국채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급증했다는 보도도 잇따른 바가 있다. 1) 2015년6월24일검색http://money.cnn.com/2015/05/04/investing/jim-rogers-north-korea-russia-china/ 2) 권기수, 박미숙, “아르헨티나 국가채무 디폴트 위기 발발 가능성 점검 및 향후 전망”,(KIEP 지역경제포커스, 2014년 7월)
  • 3.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첫째, Jim Rogers가 북한에 정말로 부 투자하고 싶다면 기념주화를 사들인다는 것에 만족할 것인가? 그의 저돌적인 투자성향은 최근 러시아 국채 매집에서 엿볼 수 있다. 디폴트의 위험이 있고, 루블화가 불안정하지만 그는 러시아의 정상화를 믿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 위험선호도(Risk Appetite)를 가지고 있다면 제대로 된 투자방법을 찾 아내지 않을까? 둘째, 아르헨티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부도난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니치(niche)적이라도 인정받고 통용되고 있는 기관투자전략이라면 1984년 부도 처리된 북한에 대한 대출채권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본보고는 위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소위 ‘북한債 券’을 시급히 매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제2장 부도난 국채의 상품화 및 ‘북한債券’ 제1절 부도난 국채의 상품화 본인은 위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 2014년 7월 8일字로 아시아 경제 인터넷 판에 개제된 다음 기사를 발견했다. “디폴트 처리된 북한 채권은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금융공학의 힘을 빌려 구 조화돼 지금도 여전히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한 관련 구조화 채권 가격이 지난 몇 년간 1달러당 10~60센트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하 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국제사회 복귀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부도 채권 값이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 상승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사태 이후 북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3) 3) 2015년 6월 24일 검색 http://m.asiae.co.kr/view.htm?no=2014070810504842683#cb
  • 4. 북한의 구조화된 채권의 정체가 궁금하여 관련 문헌을 조사하였다. 먼저 북한의 대외차관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대외 경제정책 기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OECD국가로 부터 기계, 플란트를 대량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입대금은 이들 국가들 로부터의 차관 도입에 기초했다.4) 1974년 OECD국가와 개도국을 합한 자본주의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전체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7%를 기록, 사상 처음 으로 사회주의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앞질렀다. 그러나 1973년 오일쇼크 발생으로 북한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 이 확대되었고, 오랜 기간의 협상과 채무상환유예 조치에 불구하고 북한은 채무 이행을 못하게 되었다. 결국 1987년 7월 약 140개 은행으로 구성된 서방측 은행 차관단은 북한을 채무불이행(default)국으로 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1990년, 1992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북한을 제소했고 이 재판소는 북한에 대해 즉시 원리금을 상환하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판결에 대한 구속력이 없는 관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북한에 대해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ANZ, Morgan Grenfell, BNP Paribas 등은 British Virgin Islands에 NK Debt Corp.이라는 SPV(Special Purpose Vehicle)를 설치 하여 북한채권(債權)을 pooling하고, 이로 하여금 Securitized Loan Certificate (대출증서증권, 이후 ‘북한債券’)를 발행토록 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매각하였다. 위 증권을 사간 투자자는 언젠가 한반도가 통일되면 당연히 남한이 북한의 채무 를 인수해 이를 상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남한 입장에서 OECD국가 은행들이 발행하고 서방 연기금들이 인수한 북한채권(債券) 문제를 가볍게 넘기 기는 어려운 실정이다.5) 이 채권의 규모는 약 9억 USD로 추산된 바가 있다.6) 민간 은행단의 채권 외에 부도난 정부차관에 대해서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차관으로 가장 큰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환율, 이 자율에 대한 조정을 가하여 북한에 대한 채권액을 2011년 110억 USD로 통지한 바 있다. 이는 연체이자 및 상화 지체에 따른 벌금부과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對중국의 채무는 약 9억 USD로 알려진바 있고 對일본 채무도 약 10억 USD로 알려져 있다. 4) 양문수, 북한의 대외채무 문제: 추세와 특징(서울: KDI북한경제리뷰, 2012년 3월호) 5) Ibid., p. 35. 6) Ibid., p. 25. 표 4.
  • 5. 제2절 ‘북한債券’ 자본시장에서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들을 통칭 Emerging Market이라 고 부른다. 그리고 아프리카, 몽고, 미얀마 등 보다 저개발국가를 Frontier Market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Frontier Market 전문 투자자문사인 Exotix Ltd.7) 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Stuart Culverhouse는 김정일 사망 직후 언론사 인터뷰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A lot of domestic attention is going to be on the funeral, the transition, and securing the son’s transition. That succession, which the regime has been planning for years, is likely to be completed in the next few months. But investors will be thinking what comes next.”8) 김 정일 사망을 바라보면서 정치적인 향배도 중요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북한의 투자매력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일 사망(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직후 월요일인 2011년 12월 19일 에 前週 호가가 13/15cent 범위에서 움직이던 북한債券은 14/18 cent까지 가격이 올랐다. 단위가 낮아서 그렇지 백분위로 환산할 경우 ‘사자‘호가는 7.7%, ’팔자‘호 가는 무려 20%나 오른 것이다.9) 규모는 파악할 수 없으나 실거래도 이루어졌다 고 한다. 같은 Exotix社는 현재 유통되는 북한채권의 액면가(원금)를 총 1B USD로 추정하고 있어 앞서 언급된 900M USD와 상당히 근사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Culverhouse에 의하면 동 債券이 발행 된지 20년 가까이 되고 있어 누적이자를 포함하면 채무액이 약 4~5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북한채 권에 대한 평균 거래단위를 5M USD라고 밝혀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한계 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인용한 이사아경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고 있다. “한 국가의 부도 채권이 계속 거래되는 것은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언젠가는 받을 수 있 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북한 채권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안전한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언젠가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해도 원금과 이자 7) http://www.exotix.co.uk/ 8) 2015년 6월 25일 검색, “North Korea: The Country That Never Pays You Back”, http://www.minyanville.com/articles/print.php?a=41916 9) 2015년 6월 25일 검색, “Want to bet on Kim Jong Un? Try North Korean Debt http://www.reuters.com/article/2011/12/20/us-korea-north-debt-idUSTRE7BJ01920111220
  • 6. 를 돌려받을 수 있고 남북통일이 이뤄져도 역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수 시점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투자에 따른 위험은 제한되면서 대박을 낼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예로 볼 때 투자자들이 한국의 사정을 봐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들과 상대해 논리적으로 싸우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 투자자들을 마냥 비난할 수도 없다. 통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금부터 라도 이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해놓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10) 위 기사의 결론의 방향은 맞다. 그러나 사태의 시급성 차원에서 보다 강한 이슈 제기가 필요해 보인다. Exotix사의 영업담당인 Andrew Chappell씨는 서방의 기 관투자자들이 북한債券을 일종의 ‘Option’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Investors are looking at this as an unlimited option trade with enormous potential gains.” 일반적으로 put option은 정해진 기한 내에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다. Option의 가격은 대상물건의 가격이 아니고 권리의 가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premiu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북한채권의 경우, 그 가격이 액면가의 1/10에서 많게는 1/50이라는 측면에서 option의 가격 처럼 기초자산 대비 월등히 싸고, 또 일반 옵션과 다르게 기한이 없다는 측면, 그리고 행사대상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위 ‘대박이 날 수 있는’ put option이라는 것이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폭발력 있는 이슈가 될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뜻이다. 제3장 ‘북한債券’의 선 매입 제1절 국채의 역할 원활한 국채시장은 일국의 자본시장 발전의 주춧돌이 된다. 이에 대한 분석은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다. “Developing a government securities market supports the development of bond markets for the subnational and corporate sectors. Providing a relatively risk-free asset such as a government bond establishes a reference for pricing subnational and corporate bonds, commercial paper, or any kind of private sector fixed-income security. 10) 2015년 6월 24일 검색 http://m.asiae.co.kr/view.htm?no=2014070810504842683#cb
  • 7. Because of their usually large funding needs, governments seem to be the most suitable providers of a benchmark yield.” 즉, 국채시장이 활발히 돌아가 야, 소위 ‘risk-free rate’(무위험수익률)이라는 근거가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지 방채, 회사채 가격산정이 가능해 진다. 그리고, 채권시장 기반이 튼튼해야 주식 시장의 평가(valuation)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무위험자산과 그 수익률은 현대재무이론의 근간이다. 현대재무이론의 핵심적인 모델인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 자본자산 가격결정모형)의 핵심변수 이다. CAPM은 완전경쟁시장, 무위험자산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기대수익률간 관계를 설명해 주는 모델이다. 그 산식은 다음과 같다. E(Ri) = Rf + beta(E(Rm) - Rf) E(Ri): 기대수익률 Rf: 무위험수익률(거의 항상 국채가 기준이 됨) beta: 민감도 E(Rm): 시장수익률 재정수지가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육성에 수익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채를 발행하는 국가도 있을 정도로 국채는 필수 불가결하다. “The need for a benchmark reference is why some government authorities, such as those in Hong Kong, China, which run government budget surpluses and thus do not need to issue bonds, developed a government bond market as a benchmark for their large mortgage market and the nascent corporate bond market.”11) 홍콩과 중국정부는 재정이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담보대출 및 회사채 시장조성을 위해 일부러 국채로 발행한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국채의 수익률 곡선12)은 경제에 11) IMF World Bank, Developing Government Bond Markets: A Handbook. (New York: World Bank, 2001), pp. 41-42. 12) 채권의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은 잔존만기 이외의 다른 조건이 동일한 개별 채권들의 잔존만기별 수익률을 도표화한 것을 의미하며, 만기별 채권 금리들의 관계를 나타낸다 는 점에서 기간 구조(term structure)라고도 불림. 경기국면과 장단기 금리변동의 관계 를 통해 미래 금리 및 경기예측에 유용하며, 개별채권 가격 평가와 투자전략 수립에도 활용됨
  • 8. 존재하는 자산 중 무위험자산(risk-free asset)에 가장 가까운 자산의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평가로서 회사채 등 여타 위험자산의 가격결정과정에서 지표 (benchmark)로서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경제 주체의 투자와 위험분산에 대 한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수익률 곡선을 미래의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상황에 대하여 매우 유용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경제 예측을 위하여 서도 정확한 수익률 곡선의 형성은 중요하다. 이와 같이 수익률 곡선은 경제 전 반에 걸쳐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금융 인프라의 하나이다...... 풍부 한 유동성을 가진 국채시장의 존재는 정확한 수익률 곡선의 도출에 필수적이 다.”13) 따라서 국채는 재정자금 조달이라는 직접적인 측면과 더불어 보다 넓은 한 나라의 금융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 국채를 기초삼아 형성되는 자본시장은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자본시장은 회사채 수익률과 주가 등 금융자산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기 업의 투자와 내부경영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회사채나 주식 발행을 통한 자 금조달비용이 예상 투자수익률 보다 낮을 경우 투자를 확대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를 기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회사채나 주식 등의 금융자산 가격 변동 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기업은 회사채나 주식 등의 자 금조달비용 등을 감안하여 최적의 자본구조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기업의 내 부경영 및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14) 제2절 북한債券 처리의 시급성 결론적으로 국채는 단순히 정부의 자금조달 수단이 아니다. 국채는 국가경제의 매우 긴요한 무형의 인프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경제의 재건 과정에서 북한 債券의 정상적인 처리가 필수적인 선결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債 券의 처리는 북한이 국제금융시장에 복귀한다는 차원, 흡수통일을 할 경우 남한 13) 박창균ㆍ임경묵,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장기채권시장과 자산운용업을 중심 으로(서울: 한국개발연구원, 2004), p. 66. 14)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서울: 한국은행, 2009), p. 165.
  • 9. 이 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차원과 더불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선결조건 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외화표시 채권의 부도가 북한 원화표시 채권 의 부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도난 외환채권에 대한 처리가 이루 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화표시 채권가격이 정상적으로 형성되기도 어려운 것 이 현실이다. 필자는 ‘북한 자본시장 개발경로(roadmap) 제시’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외자유 치를 위한 노력이 경제자유지대 설치 및 합영법 등에 근거한 투자유인책 등으 로 이루어져 있고,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바 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으로 북한 국유기업의 구조개편 및 한국거래소 직상장 의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북한의 대표적인 철강생산업체인 김책제철소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다고 가정할 경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관심 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구비할 경우 투자를 하고 싶은 외국투자자들이 상당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정 부가 부도난 채권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면 김책제철소의 주식 그 자체가 안 전하더라도 많은 투자자들이 물러설 수 있다. 따라서 남한정부는 북한債券의 처리문제를 단순히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통일이후에 몇 배로 확대될 수 있는 문 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부차관의 경우 현금상환 이외에 다양한 협 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민간 채권단이나 투자자들은 현금상환을 요구할 것이고 또 그 금액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액면가 $1 대비 10cent수준이 아니라 원금+미지급 이자라면, 현금으로 5조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금액 은 2014년 외교통일 전체 예산 4조 2천억보다도 더 큰 금액이다. 정부가 북한債券을 인수할 수 있는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통일前 북 한 경제 정상화에 필수적이고, 통일後 남한정부의 우발적 채무라는 점에서 현재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Jim Rogers가 문제가 아니다. 유수의 국제로펌을 앞세우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북한채권을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들은 단순히 남한 정부가 갚아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법 및 외채탕감에 대한 국제관례, 또 정부를 괴롭히고 있는 ISD(individual state dispute)조항들에 대한 사전 법률
  • 10. 검토를 마치고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맞다. Chappell씨에 의하면 북한 債券은 현재 약 12-13개의 글로벌 연기금과 헤지펀드가 집중보유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Franklin Templeton운용사 인데, 이들은 Franklin Templeton Emerging Market Debt Opportunities Fund에 액면가 4.25M USD(약 43억 원)의 북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해 준바가 있다.15) 눈에 보이지 않는 ‘통일비용‘은 추정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측 면에서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 저항감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현금으로 지불해 야 하는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상당히 클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북한債券을 지금 사들이 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개혁개방 속도가 높아질수록 해당 북한債券의 가격은 오를 것이다. 통일이 이루어지면 원금과 이자에 대한 채무를 질 수도 있다. 특 수 기금을 조성해서 지금 꺼야 꺼지는 불이다. 나중에는 산불처럼 퍼질 수도 있 다는 것이다. Jim Rogers는 CNN에서 이렇게 말했다. “I'm very excited about North Korea. If I could put all of my money into North Korea, I would. Massive changes are taking place there. I would not have invested in Kim Jong Un's father or grandfather by any stretch of the imagination, but that's like saying that in 1980 you shouldn't invest in China because of Mao Zedong. Mao was dead and Deng Xiaoping was making huge changes. They are making huge changes in North Korea. The kid is making astonishing changes.”16) 그 아이 (김정은)가 깜짝 놀랄만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김정은을 등소평에 빗댄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북한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그만큼 북 한債券의 가격도 빠르게 올라버릴 수 있다. 15) 2015년 6월 26일 검색 http://www.wsj.com/articles/SB10001424052970204464404577114961074711158 16) 2015년 6월 26일 검색 http://money.cnn.com/2015/05/04/investing/jim-rogers-north-korea-russia-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