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잠이 쏟아지는 일요일 아침이지만, 새벽같이 일어나 텔레비
전 앞에 앉아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다리던 그날을 기억하는
가?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왕자님에게 청혼을 받는 공주님
이 되었을 것이고, 고약한 마음씨의 톰을 멋지게 골려 주는
제리도 되어봤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만화와 함께 자라
왔고, 만화와 함께 꿈을 꾸었다. 올해로 서른 살이 된 둘리
부터, 여전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미키마우스와 심슨
가족까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주었던 과거의 애니메
이션은 이제 영화, 음악, 패션 등 다른 문화와 만나 보다 신
선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인스피레이션을 주는 원천
이 되고 있다.
24. 1
2
1. ZUCCA x Jun Oson / 2. LACOSTE x Osamu Tezuka
지난 초여름 한국 극장가. 헐리우드 산 블록버스터들이 형편없는 성적을 내
페라(베르사이유의 장미ベルサイユの ばら) 등의 다양한 변형을 거치며 우
는 와중에, 그나마 그들이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슈퍼 히어
리 문화의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나 몇 년 전부터 만화는 가
로 물 덕택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건 ‘아이언 맨Iron Man’. ‘아
장 시니컬하고 까탈스럽다는 패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참이다.
이언 맨’은 비슷한 시기 개봉한 슈퍼 히어로의 조상 ‘슈퍼맨(맨 오브 스틸
구찌GUCCI는 2013년 크루즈 컬렉션에 아라키 히로히코荒木 飛呂彦 의 만
Man of Steel)’도 제치고 관객수 약 858만명(5월 23일 기준)을 기록, 1,362
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ジョジョの 奇妙な 冒険’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전
만명을 기록한 ‘아바타Avatar’의 기록에 이어 역대 외화 흥행 2위 자리를 탈
세계의 구찌 매장 디스플레이에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애니메이터 준 오손
환했다. 게다가 얼마 전 ‘맨 오브 스틸’의 잭 스나이더Jack Snider 감독은 자
Jun Oson은 독특한 그만의 캐릭터를 주카ZUCCA에 담아내었으며, 데즈카
신의 차기 영화에 슈퍼맨과 배트맨Batman이 함께 등장할 거라 밝혀 슈퍼
오사무手塚 治虫의 ‘우주소년 아톰鉄腕 アトム’은 라코스테 슈즈를 수놓았
히어로 물에 대한 헐리우드의 신뢰도를 확인케 하고 있다. 곤경에 빠진 세상
다. 국내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이명신이 디자인하는 브랜드 로 클래
에 막강한 힘을 가진 슈퍼히어로가 혈혈 단신 나타나 악당을 해치우고 모두
식Low Classic은 김원중, 도상우 등 1984년생 모델들과 함께 ‘히어로Hero’
를 구한다는 스토리의 골격을 가진 슈퍼 히어로 물. 다소 비현실적이고 전형
라는 라인을 론칭했는데, 슈퍼 히어로들의 이미지가 컬렉션 의상 곳곳에 들
적인 이 내용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슈퍼맨’
어가 있다. 올 상반기 우리 나라 시장에 선보여진 콜라보레이션만 꼽아도 이
과 ‘배트맨’은 미국 코믹스계 최초의 왕국 DC 코믹스에서 태어났고, ‘아이언
정도라는 얘기.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프린트 티셔츠로 거슬러 올라가
맨’은 강력한 후발주자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에서 태어났다. 권선징악,
는 패션과 만화의 콜라보레이션 역사를 이야기하자면 책 한권을 만들어야
결자해지의 모럴을 담은 작품들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널리
할 정도로 둘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만화를
읽혀지게 되었고, 영화는 물론 뮤지컬(바람의 나라, 심야 식당深夜食堂), 오
그리고, 또 보기 시작한 걸까?
25. 만화의 기원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만화가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겠다.
활자와 같은 인쇄술의 발명이 결정적이다. 인쇄술과 함께 이전과 다른 속도
루브르 박물관 같은 메이저 전시장에서 최초로 만화 전시를 연 만화 비평
로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유럽은 19세기 후반 신문 및 잡지를 통해 근
가 모리스 혼Maurice Horn은 ‘만화란 하나의 완성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대 대중 만화의 역사를 일구기 시작했다. 당시를 대표하는 만화는 윌리엄 호
그림’이라 정의했다. 만화를 문학의 반열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만화
가스William Hogarth의 판화부터 말풍선이 도입된 로돌페 퇴퍼Rodolphe
가 윌 아이스너Will Eisner의 정의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는
Toeppfer의 ‘노인 부아씨Histoire de M. Vieux Bois’와 ‘자보씨 이야기
1996년, 여기에 ‘삽화와 말풍선이 순서에 따라 나열된 연속 예술’이라는 단
Histoire de M. Jabot’, 빌헬름 보슈Wilhelm Bosch의 ‘막스와 모리츠Max &
서를 더했다. 두 만화 전문가의 ‘엇비슷한’ 정의는 사실 서로 다른 것을 일
Moritz’, 찰스 헨리 로스Charles Henry Ross의 ‘앨리 슬로퍼Ally Sloper’ 등
컫는다. 라틴어에서 ‘영혼’을 뜻하는 애니마Anima, 그리고 ‘움직이게 하다’
이다. 191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매체에 만화를 공급하는 배급 기업이 출현,
를 뜻하는 애니마투스Animatus를 합성한 단어 애니메이션Animation은 아
만화가 좀 더 많은 대중에게 공개되는 계기가 된다. 1926년 벨기에에서는 조
이스너의 정의에 더욱 가깝고, 1840년대 이후 유머를 활용한 그림, 회화를
르주 레미Georges Remi가 ‘토토르Totor’를 발표. 에르제Hergé라는 필명으
총칭했으며 특히 신문에서 정치적 해설과 논평을 가미한 그림을 지칭해 온
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이후에 창조한 ‘땡땡Tintin’은 유럽을 상징하는 만
카툰Cartoon은 모리스 혼의 정의에 더욱 가까우니까. 하지만 결국 애니메
화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듯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유럽 만화는 문화의
이션도 카툰도 모두 만화Comics에 속한다. ‘풍자나 우스갯거리 등을 선화
중요한 일부로 성장한다. 또한 유럽 만화 발전의 수도 프랑스는 만화를 ‘제
로 경쾌하고 익살스레 그린 그림. 어떤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연속된 그림
9의 예술’로 정의할 정도로 만화의 예술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1991년 프
과 대화로 엮은 것’. 동아 새국어사전의 정의는 두 만화 전문가의 정의를 집
랑스 정부는 앙굴렘Angoulême시에 국립 만화이미지센터를 설립하고 유수
대성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현재의 만화 형식 및 ‘만화’라는 단어 자체가 생
의 만화학교와 만화박물관을 설립하는 등 만화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으
겨난 것은 19세기 후반 유럽에서다. 거기엔 14세기 후반, 목판본이나 금속
며 유럽 만화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
2
3
1. Georges Remi / 2. William Hogarth / 3. Rodolphe Toepffer
26. Mickey Mouse - Steamboat
카툰과 일러스트레이션이 결합한 만화체, 그리고 수퍼 히어로가 등장하
인공들은 슈퍼 히어로와 함께 미국 만화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어
는 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되는 미국 만화. 미국 만화의 역사는 크게 1930-
1950년대 TV 출현과 세계 대전은 미국 만화영화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50년대까지를 골든 에이지, 1960년대를 실버 에이지, 1980년대부터를 모
이 때 등장한 게 윌리엄 한나Wiliam Hanna와 조셉 바바라Joseph Barbara의
던 에이지로 나뉘어 이야기되곤 한다. 만화가 신문에 연재되던 시절을 지나,
‘톰과 제리Tom&Jerry’다. 1960년대, 만화 특유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대중
1933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만화를 잡지 형식으로 모은 <페이머스 퍼니스
적인 공격을 받고 자율적인 검열을 시작한 때를 일컬어 실버 에이지라 부른
Famous Funnies: A Carnival of Comics>가 발행되었다. 대공황으로 인하여
다. 이 시기엔 특히 이전 세대의 DC 코믹스에 대항한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
저렴한 오락거리를 찾던 대중에게 이 잡지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전쟁
의 모던화가 시작되었고, 거기엔 스톤 리Stone Lee의 역할이 컸다. 스톤 리
으로 인한 애국주의에 편승한 잡지가 속속 등장해 1930년대에 골든 에이지
그리고 ‘그린 랜턴Green Lantern’ 등으로 대표되는 닐 아담스Neil Adams
라 불리는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바로 슈퍼 히어로 물이
는 내면을 가진 슈퍼 히어로를 창조했고, 나아가 작품에 사회상까지 담아내
다. 1938년 제리 시에겔Jerry Siegel에 의해 탄생한 슈퍼맨을 시작으로 ‘배트
는 리얼리즘을 추구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만화는 DC 코믹스나 마블 코믹
맨(1939)’, ‘원더우먼(1941)’등 다양한 슈퍼 히어로가 등장해 엄청난 인기를
스 등 대형 스튜디오에 소속된 만화 작가와 만화가가 만화를 제작해 스튜디
구가했지만, 형식 자체의 완성도는 현재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오 이름으로 발표되곤 한다. 이런 과정 때문에 대형 스튜디오의 만화는 일반
비록 이때 DC 코믹스가 발행한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초판은 지금 수집가들
적으로 수준 높은 그림과 강한 대중성을 띈다. 모던 에이지라 불리는 1980
사이에서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말이다. 골든 에이지를 일군 건
년대엔 유럽 만화가 유입되면서 만화가의 자의식이 반영된 작품들에 대한
슈퍼 히어로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전세계 애니메이
요구가 늘어난다. 그렇게 그래픽 노블로 불리는 작가주의적 만화가 탄생했
션의 산업적, 기술적, 장르적 완성을 이룬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이때 등
다. ‘워치맨Watch Men’을 창조한 앨런 무어Alan Moore, ‘씬 씨티Sin City’를
장했으니까. 메이저 영화사들의 뒷받침, 그리고 윈저 멕케이Winsor McCay
만든 프랭크 밀러Frank Miller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 시기 등장한 MTV는
같은 천재들의 등장과 함께 ‘미키 마우스’, ‘벅스 버니Bugs Bunny’ 등의 주
애니메이션계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었다.
27. 1
2
8
7
3
6
4
5
1. Tom & Jerry / 2. Mickey Mouse / 3. Famous Funnies / 4. Marvel Comics / 5. Sin City / 6. DC Comics / 7. Bugs Bunny / 8. Simpson Comics
28. 3
2
1
4
7
5
6
1. Astro Boy / 2. Conan, The Boy In Future / 3.
Space Battleship Yamato / 4. Mononoke Hime
/ 5. Mazinger Z / 6. Lupin Iii / 7. Neon Genesis
Evangelion
29. Japan Punch
일본으로 건너간 영국인 찰스 와그만Charles Wagman이 1862년에 요코하
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은 거대 로봇 물로 대표된다. 1972년 첫 방송을 시작한
마에서 발행한 만화잡지 <재팬 펀치 Japan Punch>에서 유래, 펀치화Punch
‘마징가 제트マジンガ Z’는 그 시대를 연 작품이다. ‘마징가 제트’는 주인공
畫라 불리던 일본 만화. 에도시대의 우키요에와 호쿠사이의 역사를 가지
이 탑승해 조종하는 전투 무기로서의 로봇으로, 이 전에 등장하던 인간 사이
고 있는 일본에 현대와 같은 개념의 만화가 소개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즈 로봇과 다른 것이었다. 이후 등장한 ‘미래소년 코난未来少年コナン’ 속
다. 당시 일본 만화를 살펴보면 패전 이후 사회 전반에 감도는 집단적인 신
주인공의 행동양식, 미래 암시적인 줄거리가 강한 임팩트를 남긴 와중에, 이
경증을 읽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토에이Toei 동화는 전후 1956년 미국
듬해 등장한 미야자키 하야오みやざきはやお 감독의 ‘루팡3세ルパン 三世’
장편 애니메이션들에 자극을 받아 설립되었다. 동양의 디즈니를 목표로 삼
는 스토리 전개와 상황 설정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게 된다. 1974년 소개
은 토에이 동화는 백사전白蛇伝과 늑대소년 겐狼少年ケン 등이 성공을 거
된 ‘우주전함 야마토宇宙戦艦 ヤマト’는 사무라이 정신으로 전쟁에서 승리
머쥔다. 토에이 동화와 함께 데즈카 오사무手塚 治虫는 이 시기 꽃피운 일
한다는 내용으로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며 우려가 많았지만, 20대의 젊은이
본 만화를 이야기하는 데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1963년 ‘철완 아톰鉄
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7년 첫 선을 보
腕 アトム’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그는 입술과 팔만 움직이는 리미티드
인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 エヴァンゲリオン’과 ‘원령공주もののけ 姫’
애니메이션 Limited Animation을 고안, 적은 비용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세계시장 내 주류의 자리에 발 딛게 만들었다. 현재 세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한 스토리 전개와 치밀한 묘사, 리미티드 기법이 만드
계 10여 개국에 연간 4백여 종류의 만화를 수출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만화
는 독특한 화면 효과는 짧은 기간 안에 눈부신 발전을 안겨주었고, 1960년
수출국 일본. 하지만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퇴진과 해외
대에 다수의 작품이 미국에 방영되며 재패니메이션을 알리게 되었다. 1970
언어의 장벽, 세대차 문제 극복이라는 숙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30. 김용환 - 토끼와 원숭이 / 새한민보
한국 만화계는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은 이후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만
현세 작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경쟁에서의 승리와 부로 보복을 꾀하는 물
화는 대체로 친일반역자를 공격하거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하는 내용들이
질주의적 주인공 때문에 비판받기도 하지만, 현실감이 돋보이는 연출로 한
주류를 이루었다. 1945년 발표된 ‘정의의 승리’, ‘친일파와 민족반역자 낙성
국 만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7년 5월, KBS
식’등은 친일파를 공격하거나 독립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다. 1946년 김용
와 MBC는 각각 국내 최초의 자체 제작 TV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게 된다. 두
환은 ‘토끼와 원숭이’란 한국 최초의 단행본 만화를 내놨다. 1947년에는 작
방송사의 경쟁 구도에서 쏟아져 나온 김수정 원작의 ‘아기공룡 둘리’, 이현
은 팜플렛 형식의 주간지 ‘새한민보’가 등장했는데, 김규택은 여기서 ‘통째
세 원작 ‘떠돌이 까치’, 이진주 원작의 ‘달려라 하니’, 허영만 원작의 ‘날아라
로 들여 오지 않으면 안 잡수시겠다는데요’라는 작품으로 단정수립을 반대
슈퍼보드’, 배금택 원작의 ‘영심이’ 등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일궈낸
하는 김구의 태도를 비판하고, 이승만의 정치노선을 지지하기도 했다. 지금
작품들이다. 저급한 장르로 취급받고 탄압받아온 만화. 하지만 앞서 나열한
도 그렇지만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을 생명으로 하는 시사만화는 독재권력
만화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만화는 고통받는 대중을 위로하며 대
을 비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 엔터테인먼트로 부상해왔다. 1930년대 대공황기의 미국, 패전 후의 일본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과 함께 한국만화계는 시련을 맞는다. 이
은 물론 한국 전쟁, 유신 정권 등 사회적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만화가 꽃을
때 만화는 대부분 반공 만화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1960년대 들어서면서 등
피워온 사실이 그 증거다. 만화가 이런 위안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장한 대본소는 일본 만화의 해적 출판을 양산했고, 수준 이하의 저질, 불량
를 꿈꾸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발전하기 이전 만화는 우리의 꿈을 형상화
만화를 낳는 시발점이 된다. 이를 근절하고자 설립된 ‘한국아동만화 윤리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매체였으며, 아무리 발전한 영화기법도 따라갈 수 없는
원회’는 사전시의와 윤리강령 등으로 만화계를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그 와
꿈꾸기의 매체다.
중에도 만화계는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다. 1967년 1월 21일 신동헌은 최초
만화漫畵를 한자 그대로 풀면, 질펀한 그림, 어지러운 그림, 매이지 않는 자
의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선보인다. ‘홍길동’은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아 성
유로운 그림, 세련되지 않은 속된 그림 등의 의미를 갖는다. 만화가 가진 대
공해, 단 15일 상영에도 불구하고 1967년 흥행 2위를 기록했다. TV의 출현
중성의 비밀, 진화 가능성의 비밀이 바로 이 이름에 숨어 있다. 하나의 얼굴
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점철된 한국. 1976년 12월 13일, 국산 애니메
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오히려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갖는 만화. 만화는 이
이션이 등장했으니, 바로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이다. 이어 80년대 전
런 강한 생명력과 더불어 19세기 시대 사람에게도,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두환 정권의 3S 정책 하에 탄생된 건 대중 통속만화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이
도 똑같이 꿈꾸기의 매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