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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신검              ]
                            -그 진정한 힘


<1장 깨어나는 혁>
자신의 뺨을 간질이는 파도에 눈을 뜬 혁은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두 눈만 깜빡인 체 도무
지 해안가에 누워 움직일 생각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마교 교주 천추에게 호되게
당해서 인지 전신이 움직여 지지 않는다. 혁의 머릿속에는 10년 전 이곳 무림세계로 오게
된 날부터의 지금까지의 시간이 촤르륵 지나가고 혁의 눈에는 바닷물 때문에 그랬는지 눈물
이 주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꺼풀 외엔 움직여 지지 않던 몸에 조금씩 기를 불어 넣
던 혁은 누워있던 해안가에서 몸을 추슬러 일어나 해안가 절벽 앞 평편한 바위위에 가부좌
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을 시작한다. 막혀 있던 혈 곳곳에 체내의 기를 순환시키며 마교
교주 천추에게 당했던 내상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하는 혁의 전신에는 영롱한 푸른빛이 감
돈다. 하지만 천추에게 당했던 외상이 꾀나 심각했고 벼랑에서 떨어져 아무것도 먹지도 못
하고 몇 날 며칠 인지도 모를 나날을 망망대해에서 떠돌았기에 운기조식을 다 끝내지 못하
고 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앞에 놓인 절벽을 올려다본다. 몸이 예전 같았으면 이깟
절벽쯤은 경공술로 단숨에 올라버릴 혁이었겠지만 지금의 혁으로써는 절벽을 오를 내공도
체력도 남아있지 않다. 절벽을 등지고 철썩거리는 바다를 바라본다. 어째서 자신이 이렇게
됐을까? 현세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곳 무림의 세계로 들어왔고, 다시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
혁은 알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상상신검이란 무공을 무려 10년간 독학으로 수행하여
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던 것뿐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답답하기만 할뿐이었다. 그 때 먼
바다를 넋 놓고 바라보던 혁의 정수리로 돌 맹이 하나가 날아와 ‘딱’ 하는 파공음을 고요한
정적 속에 날린다.


<2장 돌팔매질>
혁은 어안이 벙벙하다. 아무리 마교 교주 천추에게 호되게 당했다 할지언정 상상신검으로
무공의 무림고수에 오른 혁이 아니었던가? 이깟 날아오는 돌       맹이 하나 피하지 못하고 게
다가 돌 맹이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기척 또한 느끼지 못했다는 상황에 혁은 돌 맹이에
정수리를 맞은 아픔도 잊은 채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돌 맹이
가 날아온 절벽 위를 바라보니 웬 거죽대기 같은 형상이 보인다. 자신의 모든 내공을 안구
로 집중시켜 좀 더 자세히 쳐다보니 수염까지 희끗희끗한 어른 키의 반 만 한 노인이 오른
손에 자신이 맞은 돌 맹이보다 두 배나 더 큰 돌 맹이를 손바닥 위에서 툭툭 튕기더니 두
번째 돌팔매질을 할 자세를 취하며 희죽 희죽 웃고 있는 게 아닌가? 혁이 그 노인에게 뭐라
고 말을 하려는 순간 노인의 손에 들린 돌 맹이가 일순간 형체를 사라지게 하더니 혁의 콧
등에 날아와 혁의 눈가에 눈물을 머금게 한다.
콧등을 부여잡고 혁은 너무 어이도 없고 아프기도 한 나머지 절벽 위의 그 노인네에게 욕
설을 퍼붓는다. 그러자 노인은 재미있다는 듯이 껄껄 거리며 혁에게 억울하면 절벽 위로 올
라오라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단 숨에 절벽을 박차고 올라가서 그 노인네를 땅바닥에 패대
기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지금의 혁에게는 그럴만한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입으로
만 무림의 세계와 현세의 육두문자들을 혼합하여 바락바락 날리고 있는 혁에게 절벽 위의
노인이 세 번째 돌 맹이를 날리려고 하는 찰나 혁은 재빨리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긴다. 절
벽 위가 조용해지자 혁은 바위 뒤에서 고개를 반쯤 내밀고 동태를 살피려는 순간 자신의 이
마에 세 번째 돌 맹이가 날아와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떠한 파공음보다도 청명한 파공음을
귓가에 남긴다. 이마를 양손으로 불이 나도록 문지르며 절벽 위를 바라보자 이제는 아예 실
성한 사람마냥 땅바닥에 누워 배를 부여잡고 발을 동동거리며 노인네가 웃느라 눈가에 눈물
이 고인다.


혁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지금 두 명에 대한 복수심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한 명은 자신을
공격하여 힘 하나 없이 이 지경으로 만든 마교 교주 천추에 대한 복수심이고 다른 한 명은,
바위 뒤에 숨어서 밤새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바위에 밤새 일정
한 간격으로 돌 맹이를 던져대는 절벽위은 노인이다. 무슨 놈의 노인네가 밤에 잠도 없이
자기랑 무슨 원수를 진 것도 아니고 아까 낮에 처음 본 사이인데 돌 맹이를 던지며 자신을
괴롭히는지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의 이마의 힘줄이 그 노인네 생각으로
일순 꿈틀거린다.
바위 뒤에서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의 모습과 밤의 고요함 속에 돌 맹이가 날아와 바
위에 부딪히는 ‘딱’하는 파공음으로 독도의 밤이 깊어간다.


<3장 범과 하룻강아지>
얼마쯤 지났을까? 밤새 한 숨도 안자고 운기조식으로 자신의 내공 10할 중 1할 가까이를
회복한 혁은 어느덧 ‘딱’ 하는 파공음이 멎은 것을 느꼈다. 슬며시 눈을 뜬 혁은 찬란하게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 바위 뒤에 보이는 절벽 위를 바라본다. 자
신에게 밤새 돌을 던지던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도
잊은 채 혁의 두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며 어제는 태산보다도 높아 보이던 절벽을 경공술을
이용하여 단 숨에 박차고 올라간다. 한 숨도 앉자고 운기조식을 취한 탓일까? 가뿐히 절벽
을 오른 혁은 어제 그 노인을 어떻게 요리해 줄까 하는 생각에 입가에 살며시 미소마저 흐
른다. 그 노인의 흔적을 찾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회복한 내공이 1할 뿐이었지만 자신의 기
를 눈과 귀에 집중하자 ‘드르렁’ 거리는 코고는 소리와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한 채를 발
견하게 되었다. 경공술로 단숨에 그 집으로 달려가서 구멍 난 문풍지 사이로 보니 어제 그
노인이 배를 까고 드르렁 거리며 코를 골고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일절 망설임도 없이 혁은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도무지 이놈의 방문은 열리지가 않았
다. 씩씩거리며 문고리와 씨름을 한 지 30분 정도가 지나자 혁은 기진맥진 하여 포기하고
노인네가 방에서 나왔을 때 덮치기로 생각을 바꿨다. 열리지도 않는 문고리랑 씨름을 더 하
다간 운기조식으로 어렵게 모은 1할의 내공마저 다 소비할 판이었고, 아무리 무림고수라고
불리던 혁이었지만 일단 밀려오는 허기를 채우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이 든 것이다.
먹을 것이 있는지 초가집의 부엌으로 들어가서 기웃기웃 거려봤지만 먹을 것이라곤 웬 풀
뿌리 같은 것밖에 없었다. 배가 몹시 고픈 혁이었으니 그거라도 일단 먹고 보자고 풀뿌리를
주머니에 챙겨 놓고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혁은 하늘에 새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깨달았다. 밤새 정신을 집중해서 운기조식을 하느라, 눈을 떴을 때는 돌팔매질 한 노
인을 찾느라 미쳐 새들의 울음소리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 혁이었다. 날아가던 새들 중에 살
이 통통해 보이는 새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조준을 한 후에 내공을 손가락 끝으로 모아 마
치 총알처럼 쏘아 올리자 날아가던 새 한 마리가 툭 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내공을 미약하
게나마 회복한 혁이었지만 그 정도 일은 일도 아니었다.


불을 피우고 새를 구워서 먹은 혁은 배고픔이 사라지자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자신이 천
추에게 당한 이 후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골똘히 생각하며
디저트로 아까 챙겨둔 풀뿌리를 꺼내서 먹으려던 혁의 귀에 ‘끼이익’ 하는 방문 여는 소리
가 들렸다. 혁은 풀뿌리를 다시 주머니에 넣어두곤 부리나케 초가집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열고 나온 노인에게 내공을 살짝 실어 달려든 혁은 손을 뻗어 노인의 뒷덜미를 잡으려 했지
만, 갑자기 앞에 있던 노인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오히려 자신이 그 노인에게 혈을
제압당해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동상처럼 순식간에 몸이 굳어진 혁은 도대체 이게 어
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굳어진 혁의 머리위로 노인이 올라타더니 마치 목마를 태운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리
고는 어린놈이 노인을 공경할 줄 모르고 공격하려 했다고 자신의 허리춤에서 곰방대를 꺼내
서 혁의 이마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혈도를 제압당한 혁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곰방대 매지
를 맞으며 그 노인의 잔소리를 10분여간 들어야 했다. 혁은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했지만 아
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속으로 한 숨만 쉴 뿐이었다. 비록 자신의 내공이 1
할 정도만 회복이 되었다고 해도 무림고수의 1할의 내공은 상당한 것 이었다. 그런데 너무
도 쉽게 혈도를 제압당하고 곰방대 매질을 당하고 있으니 혁은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
가 가질 않았다.
노인이 곰방대 매질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혁의 목에 있는 혈도를 누르자 혁은 몸은 움직이
지는 않지만 말은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어혈이 풀리자 혁은 노인네라고 부르지 않고 노공
은 뉘십니까? 하고 정중히 물었다. 그런데 대답대신 다시 곰방대 매질이 혁에게 날아왔다.
어린놈이 어르신께 누구냐고 묻기 전에는 자신이 누군지 부터 밝혀야 할 것 아니냐는 고성
과 함께 이곳 외진 독도에 무슨 일로 무림에서 굴러다니던 개뼈다귀 같은 놈이 왔느냐는 말
을 듣게 된 혁은 이곳이 독도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고 싶었지만 실제로 칠 수는 없었다.
매질과 잔소리에 못 이긴 혁은 잘못했다는 울부짖음(?)과 함께 자신은 상상신검을 익힌 혁
이라고 말 하며 마교 교주 천추와 있었던 얘기를 비롯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노인에게
고했다. 그러자 상상신검이란 말과 마교 교주 천추라는 말을 들은 노인은 매질을 멈추고 제
압한 혁의 모든 혈을 풀어주었다. 혁은 혈이 풀리자 털썩 주저앉고는 곰방대로 매질 당한
곳곳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보통의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 혁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나 마교 교주 천추보다 훨씬 더 강한 숨은 고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털썩 주저
앉은 혁의 주머니 춤으로 아까 넣어둔 풀뿌리가 노인의 눈에 들어오자 노인은 혁에게 이놈
이 나이든 사람을 공격하더니 이제는 알고 보니 도둑질까지 했다며 다시 곰방대 매질을 시
작하려 했다. 비록 혈이 풀려 몸을 움직일 수가 있는 혁이었지만 노인의 매질 공격에 온 신
경을 집중해서 죽기 살기로 막아내는 방법밖엔 없었다. 매질을 막아내던 혁은 다시 한 번
잘못했다는 울부짖음(?)을 하고 노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고 나
서야 노인의 곰방대 공격은 멈추었다.
무림고수 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어른 키 반 만 한 백발의 괴팍한 노인 앞에
서 혁은 그저 범 앞의 하룻강아지 같은 존재였다.


<4장 아니, 이게 무슨...>
혁은 그 괴팍한 노인에게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무림고수라는 자존심마저 버리며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그 괴팍한 백발의 노인은 혁이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찾아오는 족
족 곰방대 매질로 혁을 좇아내기 일수였다. 그렇게 어느덧 보름 가까이 지나자 그 노인은
혁에게 혈을 제압해 바다에 내던져 버리겠다고 협박을 했으나 내공을 5할 이상 회복한 혁
은 예전처럼 순순히 혈을 제압당하지는 않았다. 보름 정도의 시간이면 원래 무림 고수였던
혁은 자신의 내공을 8할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마교 교주 천추에게 당한
외상위에 노인의 매질을 막아내며 생긴 외상이 더해져서 내공으로 외상을 치료하느라 3할
가까운 내공을 소비해 버린 것이다. 혁이 매일 찾아가 하루 종일 노인과 씨름을 하며 깨달
은 것은 이 노인의 곰방대 매질에는 상당히 강한 내공이 실려 있다는 것과 매번 공격 패턴
이 바뀌어 자신이 도무지 쉽게 방어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그 노인을 봤을 때, 자신을 향해 기척을 숨기고 돌 맹이를 정확하게 던지고 또, 어두
운 밤에 밤새 정확하게 자신의 등 뒤의 바위에 돌을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내자 이
노인의 실력이 정말 대단한 것임을 의심치 않게 된 혁은 마교 교주 천추에게 복수를 해주고
자신이 살던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성격은 매우 괴팍하지만 이 노인의 가르침이 꼭 필
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매일 매일 찾아와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자신을 괴롭히던(?) 혁에게 노인이 항복을 선언
하며 혁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혁과 노인이 씨름을 한 지 꼬박 반년이 다 되어서였
다. 노인과 씨름을 반년 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자신의 10할 내공을 모두 회복하고도 남
은 혁이었지만 여전히 노인의 공격에 방어에만 급급하던 혁은 자신을 제자로 받아준 이 괴
팍한 노인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그 사랑스럽게 보이던(?) 스승에게서 혁은 상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는
데 그 말인 즉, 혁이 10년간 수행을 하여 쌓아올린 ‘상상신검’을 자신이 만든 것이고 지금
혁이 시행하고 있는 상상신검은 진정한 상상신검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게 무슨 개풀 뜯
어먹는 소리란 말인가? 순간 혁은 이 괴팍한 노인이 노망이 나서 실성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지금 고작 노망난 노인에게 무공을 배우고자 반년이란 시간동안 무
엇을 했단 말인가? 등등 별의별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
는 혁 앞에 스승은 품안에서 ‘상상신검 완전 판’ 이라고 적힌 낡은 책을 꺼내 혁 앞에 내놓
았다. 그 책을 허겁지겁 주어들은 혁은 내용을 훑어보았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상상신검
이라는 책을 토대로 무공을 연마해 온 혁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상상신검’의
내용이 구구절절 들어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자신이 알고 있던 내용 외에 다른 몇 가지
구절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으니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
와 ‘상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구절이었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그
의 스승, 백발의 노인을 바라보니 스승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혁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5장 스승의 과거>
스승은 자신이 왜 이곳 외진 독도에 은둔을 하며 살아가는지, 혁을 왜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진지하고 낮은 어조로 말을 이어간다. 자신은 원래 지금 마교라 불
리는 ‘천마신교’의 제1대 교주였으며 지금의 마교 교주 천추가 자신의 외아들이자 지금껏
하나 뿐인 제자였다고 혁에게 말을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혁은 아까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보다 더 큰 충격으로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혁 자신이 물리쳐야 할 존재
인 천추가 눈앞에 앉아있는 스승의 하나뿐인 혈육이자 자신의 사형이라는 소리 아닌가? 혁
은 도저히 스승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이어져 가는 스승의 말을 듣기만 할 뿐이다. 자신
이 원래 교주를 맡았던 천마신교는 지금의 마교와는 달리 무림의 정복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흉흉한 세상에 소외 받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같이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집
단을 만드는 것이 천마신교의 본래 취지였다고 말을 한다.
자신이 만든 상상신검이라는 무공으로 무림 세계의 흉악한 악당들을 단지 살육으로 처단하
지 않고 그들을 받아들여 바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금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들 천추에게 상상신검의 가르침을 전해 대대로 천마신교의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자 했으나, 천추는 상상신검의 가공할 만한 힘에 이끌려 마음이 더럽혀지고 받아들였던 본
디 악당 녀석들과 결속하여 반란을 일으켜 자신을 천마신교에서 내쫓고 마교라 개명을 한
후에 무림 정복이라는 뜻을 내세워 현재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스승
의 말을 듣고 있던 혁은 어렵사리 스승에게 한 마디 말을 건내었다. 상상신검의 창조자 이
신 스승님께서 어찌 그들을 처단하지 않으셨냐고. 그 말을 들은 스승의 눈에는 아련한 아픔
이 젖어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비록 힘으로 천추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를 대적 할 수 있었
지만 자신의 하나뿐인 혈육을 해 할 수는 없었다는 스승의 대답에 혁은 그저 더 숙연 해 질
뿐이었다. 그리고 스승은 상상신검의 놀라운 힘을 알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같은 과오를 범
하지 않으려고 혁을 처음에는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신의 과오를 가다듬고
천추를 숙청 해야지만 지금의 잘못 이끌어지고 있는 ‘천마신교’ 즉, 마교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느낀바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혁을 지켜보고 그의 됨됨이를 헤아리고 나서야 자
신과 천추에 대한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여 혁을 제자로 받았다는 것이다.
스승의 말을 듣던 혁의 마음에도 아련한 파도가 몰아쳐 철썩이고 있었다.


<6장 상자안의 벼룩>
주위를 감도는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지자 혁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스승에게 아까 처음
본 구절에 대해 물어 보았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 라는 구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
지 깨달음을 얻고자 하였다. 그러자 스승은 방 한구석을 조용히 응시하더니 벼룩 한 마리를
잡아서 밥그릇만한 상자에 넣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밥그릇
만한 상자에서 그 벼룩을 혁 앞에 꺼내 놓았다. 혁은 통통 뛰는 벼룩을 보았다. 벼룩이 뛰
는 높이는 벼룩이 담겨 있던 상자만큼의 높이대로 통통 뛰고 있었다. 스승은 다시 그 벼룩
을 잡아서 이번에는 항아리만한 크기의 상자에 벼룩을 넣고는 역시 말없이 10분 정도 후에
다시 벼룩을 혁 앞에 꺼내 놓았다. 그러자 그 벼룩은 이번에는 항아리만한 크기의 상자만큼
의 높이대로 통통 뛰는 것이 아닌가? 어찌 된 영문인지 혁이 스승을 쳐다보자 스승은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며 원래 벼룩이라는 놈은 자신이 갇혀 있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그 만큼만
뛴다는 것이다. 더 높이 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 자기가 벗어날 수 있는 만큼만 뛴다고
스승은 얘기했다.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실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훨씬
더 크고 높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만큼의 능력만을 사용하며 자신의 능력이 그것이 다
인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결박해 버린다고 말이다. 자기 자신 안에 숨어있는 본래의
더 큰 능력을 ‘잠재력’이라고 일컫는다고 혁에게 말한다.
무공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수련한 무공의 내공을 10할이라고, 그것이 가장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 스스로 뚜껑을 닫아놓고 잠재력을 묻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내
공 10할이란 누가 정해 놓은 것이고 그 10할의 기준이란 무엇이냐고 스승이 혁에게 물어보
지만 혁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기준이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자신이
그러하다고 생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 하면 지금껏 최고
치라 정해 놓은 10할 이라는 꼭짓점을 뛰어넘어 20할, 100할 이상의 능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혁은 스승의 큰 가르침에 탄성이 흘러나왔다.


<7장 고정관념의 굴레>
혁이 지금껏 독학으로 갈고 닦은 상상신검은 진정한 상상신검의 힘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진정한 힘을 어떻게 이끌어 낸다는 말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문장의 뜻을 이해하여야 한다. 혁은 자신의 안에 감추어진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해 스승의 가르침대로 자신이 이끌어 낼 수 있는 모든 기를 단전에서부터 끌어
모아 하나의 거대한 기로 뭉치고 있었다. 강력한 기의 흐름이 단전으로 모여지자 혁은 자신
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곳으로 응축되어진 기를
운용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본래 ‘기’라는 것은 세상 모든 만물에 깃들어 있기도 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그런 것이다. 스승은 혁
에게 그 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상상신검의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한다.
혁은 자신의 머리로는 도저히 그 ‘기’라는 존재를 마음껏 이용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
히고 말았다. 고민에 빠진 혁에게 스승은 ‘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기’와 친구가 되라 하
신다. 이건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이제 겨우 ‘기’라는 녀석을 한 곳에
모을 수는 있지만 그것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친구가 되라니? 그때 불현듯 혁의 뇌리에 ‘상
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글귀가 스쳐 지나간다. 혁은 현세에서 이곳 무림의 세계로 오
고 난 뒤로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혁은 현세의 친구들이었던 자신의 밴드 멤버들을 생각
한다.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멤버들의 얼굴이 하나 둘 스쳐가고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자신이 가진 하나뿐인 악기 기타가 그리워진다. 현세에 있을 때에는 기타만 치던
기타리스트가 지금은 기타대신 검을 잡고 무공을 펼치고 있다니 혁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베어져 나온다.
혁은 다시 한 번 단전에 모든 기를 응축 시킨 뒤 눈을 감고 조용히 그 기를 느끼려 한다.
그러자 혁의 노력에 단전에 모인 기도 반응을 보인다. 점차 혁의 몸 곳곳으로 기의 흐름이
닿을 듯하다. 혁은 이제 꿈틀거리는 기를 향해 조심스럽게 마음의 손을 뻗어 본다. 그리고
는 살며시 쥐어본다. 따스하다. 자신의 단전에 모인 기가 따스하다. 마치 생명을 지닌 생명
체처럼 따스하게 느껴진다. 비로소 혁은 기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은 것이다. 이제는 그 기
와 친구가 되면 된다. 혁은 자신도 모르게 그 기를 두 손으로 잡고는 상상의 나래에 빠진
다. 그 기의 모습이 현세에 자신이 늘 가지고 다니던 기타의 모습으로 바뀌어 혁은 무림의
검객이 아닌 기타리스트가 된 듯 신명나게 기타를 연주한다. 한 참의 기타연주를 마치고 눈
을 뜬 혁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본다. 자신의 두 손에는 기타를 연주한 감각이 너무나도 생
생하다. 어안이 벙벙한 혁에게 스승이 다가와 그것이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상력’이라 말
해준다. 또 ‘상상력’을 사용하면 기를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의 손에 닿을 수 있게
할 수 있고, 또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혁에게 말한다. 혁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자신의 검을 꺼내어 기타의 모습으로 바꾸어 보려 단전에 기를 모으고 그 기를 불러
자신의 검에게 조심스레 흘려보낸다. 혁의 단전에서부터 흘러나온 기는 혁의 손바닥 위에
놓인 검으로 조금씩 흘러 들어가더니 이윽고 눈부신 금색 빛을 내며 검의 모습이 기타의 모
습으로 변했다. 혁은 너무나도 놀랍고 신기했다. 상상력의 힘이란 정말 대단한 것임을 깨닫
게 된 혁이었다. 현세의 상식으로써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그런 것이었다.


<8장 더욱더 놀라운 사실>
‘상상력’을 일깨운 혁은 매일 상상신검의 무공의 증진에 총력을 가했다. 이제는 검의 모습
을 바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나무가 되고 새도 될 수 있었다. 자신이 되고자 마음
먹은 것을 상상하여 기를 운용하여 모습을 변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
점은 그렇게 변하고 나면 기의 소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었다. 다시 기를 모으려면 꼬박 반
나절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아직 ‘잠재력’을 개방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런데 ‘잠재력’을 개
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스승은 풀뿌리 하나를 혁에게 내밀었는데, 혁이 자세히 보니
일전에 혁이 부엌 광주리에서 찾아낸 그 풀뿌리였다. 혁은 의아해 하며 스승을 쳐다보자 스
승은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 이라 한다. 혁은 더욱더 의아해 졌다. 자신이 배가 고
파서 몰래 먹으려던 풀뿌리가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이었다니? 허탈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 풀뿌리를 먹으면 자신의 잠재력을 개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혁은 어린이날을 맞
이한 아이마냥 신이 났다. 혁은 받아 든 풀뿌리를 한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서 삼켰다.
그리고는 밀려오는 졸음에 취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잠에서 깬 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그곳은 독도가 아니었
다. 어리둥절한 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아직 무림의 세계였으나 독도가 아닌 본토
의 뭍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누웠던 자리에 편지 한 통을 발견하였다. 그 편지는 독도의 스
승이 쓴 편지였다. 허겁지겁 편지를 읽어보니 내용이 이러하였다.
“혁아, 내 너에게 한 가지 말 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 사실이 무엇이냐 하면 사실 혁이
너를 독도로 데려온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나는 상상신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구름이 되어
천추가 하는 짓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너와 천추가 대결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리고는 천추의 꾀에 빠져 그만 벼랑에서 떨어지는 널 보게 되었지. 천마신교에서 모습을 감
춘 나로서는 그 상황에 나설 수가 없었단다. 하지만 그렇게 당한 너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
단다. 그래서 내가 파도가 되어 너를 이곳 독도로 데려온 것이야. 혁이 너를 본의 아니게
속이게 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그리고 네가 먹은 풀뿌리는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이 아니라 그냥 잠이 오는 풀뿌리였단다.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 너는
이미 너의 잠재력이 개방 된 것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야. 하지만 이미 너는 너의 무한한 잠
재력을 개방했어. 상상력을 사용할 때에 기의 소모가 큰 것은 다만 아직 네가 기의 운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야. 기의 운용에 조금 더 정진 한다면 기의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
다.
혁아, 부디 이 못난 사부의 주워 담지 못할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천추를 물리쳐 주길 바
란다. 천추와의 재대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의 운용을 잘 다스려 상상력의 상상신검을
완전히 너의 것으로 만들거라. 이제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내 아들
인 천추는 비록 잠재력을 개방하긴 했으나 마음이 탁하여서 상상력을 발휘 하지는 못한다.
그러니 지금의 너로서는 상상신검으로 천추를 무찌를 수 있을 것이다. 천추를 물리치고 세
상을 구하거라.
-못난 사부로부터.”
편지를 다 읽은 혁은 스승에게 고마움과 연민의 정을 느꼈다. 자신이 운이 좋아서 다행히
목숨을 건져 외진 독도에 닿은 것인 줄로만 알았었는데 이미 스승님이 자신을 돌보아 주셨
음과 자신이 스승님과 독도에서 만난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또한 자신이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찌 되었건 스승님의 하나뿐인 혈육 천추를 물리쳐야 한다는 것에 마음속 한곳이
저려오는 혁이었다.


<9장 천추와의 재 결전!>
천추와의 재 결전을 생각하니 이곳 무림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마음을 내어 주었던 ‘연희’
가 생각나는 혁이었다. 비록 자신에게 상상신검의 비급을 훔치기 위해 접근 했던 연희였지
만 혁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었다. 정말로 그녀가 천추와 짜고서는 혁에게 접근을 해왔
던 것일까? 기루에 팔리려던 것도 다 그들이 꾸민 개략이었을까? 혁은 잠시나마 그때를 회
상해 본다. 그때 연희에게 상상신검의 비급을 빼앗겨서 패한 것인 줄 알겠지만 사실 혁은
연희에 대한 배신감에 그만 제대로 된 힘을 발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혁에게서 상상신검
의 비급을 빼앗았다고 좋아했을 천추였겠지만 사실 진짜 상상신검의 비급은 자신의 아버지
가 독도에서 가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천추였다.
혁은 하루빨리 스승과 천추의 얄궂은 운명의 실을 끊고 자신은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서 상
상신검의 진정한 힘을 낼 수 있는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기의 운용에 모든 노
력을 쏟아야 했다. 기의 운용을 잘 다스리는 것을 목표로 혁은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기의
운용에 매달렸다.
그로부터 한 달 후, 혁은 기의 운용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혁은 마교
로 쳐들어가 천추와의 재 결전을 치룰 계획을 짜기 위해 새로 변하여서 마교 총단의 주위에
서 마교를 감시 하고 있었다. 감시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마교에 왜놈들의 출입이 잦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마교는 온갖 살육과 노략질로 모아들인 값 비싼 물품들을 왜놈들에게
팔아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는 귀한 국보급 보물들과 사찰에서 훔쳐낸 역사적 물품
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상상신검의 막강한 힘으로 마교로 쳐들어가 천추와 결전을 치
룰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엔 지금의 마교는 그 세력이 워낙 커져서 혁이 자신이 입을
피해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서 혁은 꾀를 내어 왜나라의 상인으로 변신하여 천추와 따로
만나서 거래를 하자는 편지를 마교 총단으로 보냈다. 만나는 장소는 복수의 장소로 탁월한
혁이 떨어진 벼랑 앞의 정자. 혁은 먼저 정자 앞으로 가서 천추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천추와 연희가 두 명의 호위무사만을 대동한 체 정자 쪽으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
다. 현세에서 무림으로 온지 벌써 10년 하고도 8개월가량이 지났다. 이 날을 위해 혁은 무
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공 연마에만 온 힘을 쏟았단 말인가? 조용히 눈을 감은 혁의
뇌리에 10년이라는 무림에서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겉모습이 왜나라의 상인으로 보이는지라 마교의 강자 천추와 그의 호위무사 두 명도 약간
긴장의 끈을 놓은 상태. 혁은 재빨리 상상신검의 상상력을 발휘 하여 자신의 머리카락 두
개를 뽑아 호위무사 두 명에게 날린다. 날아간 머리카락은 쇠사슬로 바뀌어 호위무사 두 명
의 손과 몸을 칭칭 감아 땅바닥에 쓰러뜨린다. 이에 당황한 천추는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
고는 혁에게 강한 검기를 날리지만 혁은 가볍게 그 검기를 자신의 검으로 튕겨낸다. 콰광!
튕겨낸 검기가 혁의 뒤 폭포에 부딪히며 맹렬한 폭발음을 낸다. 자신의 검기를 가볍게 튕겨
내는 혁을 보고 당황한 천추는 연희 앞에서며 제 2차 공격을 날리려 한다. 혁은 손을 들어
잠시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변신을 풀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혁의 등장에 천추와 연희는 실로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혁을 바라보는 연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비록 천추의 계략으로 혁에게 접근한 연희였지만 자신을 진정 사랑해주
었던 남자, 자신의 계략으로 인해 끝을 알 수 없는 저 벼랑 밑으로 사라졌던 그 남자가 다
시 연희의 눈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혁을 알아본 천추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불과 8개월 전만 하더라도 비록 자신의 계략으로 인해 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상대가 지금
은 자신의 공격을 너무나 쉽게 막아 낸 것에 당황 할 수밖에 없었고 또, 벼랑 밑으로 떨어
져 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눈앞에 살아 돌아와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혁
은 연희와 천추를 번갈아 쳐다본다. 자신의 사랑을 배신으로 보답한 여자와 스승의 하나뿐
인 혈육이지만 반드시 처단해야만 하는 남자 천추. 혁은 그들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간다.
그리곤 단전에 모아 두었던 기를 양발로 이동시키며 한 마리의 비범한 늑대처럼 신형을 연
희에게 날린다. 너무도 눈 깜빡 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마교의 절대 고수라 불리는 천추
였지만 혁에게 자신의 뒤에 있던 연희와 자신의 뒤를 내어주고 말았다. 혁은 스승님이 그에
게 했던 것처럼 손가락 끝에 기를 모아 연희의 두 다리의 혈도 짚어 결박을 하였다. 그리고
는 그녀를 안아 천추와 결투가 있을 장소보다 좀 떨어진 곳으로 이동을 시키고 다시 천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맹공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상상신검의 잠재력을 개방시킨 천추 역
시 쉽사리 당하진 않았다. 혁의 퍼붓는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지만 어떻게든 빈틈을 타
서 혁에게 치명타를 날릴 기회를 잡고 있었다. 천추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상상신
검 외에 외세의 무공들을 많이 흡수 하였었다. 그중에는 암기를 날려 적에게 독을 주입하는
암기술도 있었는데, 이는 왜나라의 닌자라 불리는 자들이 행하는 술법으로 강한 적에게 정
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재빠른 암기 투척 한 번으로 불리한 전세를 뒤바꾸는 아주 유용한 술
법이었다. 혁은 끌어 모은 단전의 기를 자신의 검으로 주입시켜 검을 마치 뱀처럼 바꾸었
다. 혁의 검은 천추의 검을 휘감고 들어가 천추의 손등을 찔렀다. 손등을 찔린 천추는 검을
떨어뜨리면서 왼손으로 강기를 날렸다. 혁은 자신의 검을 방패로 바꾸어 그 강기를 튕겨냈
다. 그런데 아뿔싸 튕겨낸 강기가 자신의 뒤에서 결박 되어있던 연희 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혁은 재빨리 방패로 변형시킨 자신의 검을 연희 쪽으로 날려 날아가던 강기를 막아
냈다. 하지만 이 찰나의 순간에 천추가 호시탐탐 노리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천추는 품속
에 감추어 두었던 독이 묻은 암기를 꺼내어 혁에게 날렸고 그 암기는 바람을 가르며 순식간
에 혁의 목덜미에 꽂혔다. 암기를 맞은 혁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진 혁 앞으로
떨어뜨린 검을 주워든 천추가 천천히 걸어와 혁의 목을 내리쳤다. 깽! 검이 사람의 목을 내
리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쇠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천추의 검은 튕겨져 나갔
는데, 놀랍게도 천추가 내려친 자리에는 혁이 아닌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놓여있었다. 그리
고 그 바위에는 자신이 던진 암기가 꽂혀져 있었다. 이때 천추의 귓가로 벌 한 마리가 지나
가는 윙윙거림이 들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덜미 뒤로 차가운 금속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혁이 천추 뒤에서 목덜미에 검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천추의 완벽한 패배였다. 천추는 속으로 생각했다. 분명히 자신이 날린 암기가 혁의 목덜
미에 꽂혀 혁은 땅에 쓰러졌고 자신의 검으로 혁의 목을 내리쳤건만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
문인지 목이 잘려 땅에 쓰러져 있어야 할 혁 대신에 자신의 앞에는 바윗덩어리만이 놓여져
있고 지금 자신의 목이 혁의 검에 날아갈 상황이 된 것이니 말이다. 강자의 여유일까? 혁은
천추에게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설명해 준다. 천추가 암기를 날리는 찰나에 혁은 상상신검
의 기의 운용 덕분에 주변 공기의 변화를 느꼈고 자신의 겉옷을 자신의 모습과 똑같은 바위
로 만들고는 자신은 한 마리 벌이 되어 유유히 그 상황을 모면한 것이었다고. 천추는 죽기
전에 한 가지 더 사실을 알려달라고 혁에게 말한다. 네가 익힌 무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자
신이 익힌 상상신검보다 강할 수 있는지 혁에게 물었다. 혁은 천추에게 네가 익힌 무공은
진정한 상상신검이 아니며 내가 익힌 무공이 진정한 상상신검이라고 대답했다. 천추는 그
소리에 더욱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상상신검의 비급은 자신이 연희를 시켜 혁에게서 분
명 빼앗아 와 자신이 그것을 가지고 습득을 했거늘 게다가 상상신검이란 무공은 무림 최강
의 무공이며 자신의 아버지가 고안해 낸 무공으로 어렸을 적 상상신검의 잠재력까지 개방을
했던 천추인데 더욱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혁은 천추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상상신
검의 비급은 완전한 것이 아니며 내가 독도에 계신 너의 아버지께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
상력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너무 여유를 부렸던 탓일까? 혁은 그만 스승님의 존재
를 천추에게 말을 해버리게 된 것이다. 아차 싶은 혁이었지만 이제 그만 스승님과 천추의
잘못된 악연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천추의 목을 치려던 순간, 연희가 울부짖으며 혁에게 비
록 천추가 악행을 저지르고 혁을 죽이려 하였지만 자신이 택한 낭군으로 모시는 자이니 천
추를 죽이려거든 자신도 함께 죽여 달라고 혁에게 고했다. 혁은 일순 고민에 빠졌다. 비록
자신을 배신하였지만 자신이 무림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했던 여자가 연희였다. 그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말인가? 혁은 잠시 고민에 빠지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날씨는 화창했고 커다란 뭉게구름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스승님
이 저 구름이 되어서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고 계실까? 스승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잠
시 생각에 빠졌던 혁은 결단을 내린 듯 천추의 목에서 칼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천추에게
무림인은 무공이 생명. 무공을 잃은 무림인은 진정한 무림인이 아니게 된다. 그러니 내가
너의 인간으로써의 생명은 살려두지만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의 무
림인으로써의 생명은 거두어 가겠다. 라고 말을 한 후에 손끝에 기를 모아 천추의 단전을
파괴해 버렸다. 단전이 파괴 된 천추는 두 번 다시 무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죽지는 않고
목숨은 붙어있게 된 것이다. 연희는 그저 고마울 따름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연희에게 다가간 혁은 눈물을 닦아 주고 결박했던 혈을 풀어 주었다. 연희는 단전이 파괴
되어 멍하게 주저앉아 있는 천추에게 달려가 부여잡고는 눈물을 흘리며 혁에게 고마움을 표
했다. 천추를 쓰러뜨린 혁은 어떻게 해야 자신이 현세로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추
를 쓰러뜨리자마자 자신의 몸이 현세로 날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과한 생각이었다.
스승님의 바람대로 천추를 물리쳤으니 이제 자신이 풀어야 할 현세로 돌아가는 과제를 스승
님과 의논하기 위해 새가 되어 독도로 혁은 날아갔다.


<10장 현세로 가는 길>
독도에 도착한 혁은 스승이 계신 초가집으로 향했다. 새에서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온 혁은
스승님에게 천추와의 재 결전에 대해 고하고자 했으나 스승은 지나가는 바람이 먼저 얘기해
주었다고 그리고 천추를 살려준 혁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혁에게 말한다. 그리고는 혁
이 이곳에 온 이유도 알고 있다고 말을 하였다. 스승은 자신이 왜 은둔지로 독도를 택했는
지 그 이유를 혁에게 차분히 설명하고자 했다. 독도는 단지 한반도 본토와 떨어져 있는 외
딴 섬이 아니며 상상신검을 익힌 자만이 진짜 독도를 볼 수 있다고 말을 했다.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으로 독도를 보라고 혁에게 알려주었다. 그리하면 현세로 돌아갈 길이 보일 것이
라고.
스승의 말을 들은 혁은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상력을 발휘하여 구름이 되어 하늘위에서
독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독도의 진짜 모습이 어떤 것일까? 스승님께서는 무엇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유유자적 바람에 몸을 맡긴 체 독도를 바라보던 혁은 독도 주위의 맑고
푸른 바다를 보다 바다 밑에 뭔가 검은 그림자 같은 형상을 보게 되었다. 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름에서 돌고래가 되어 독도 앞 동해바다로 풍덩하고 들어갔다. 그러자 혁은 놀
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저 작은 돌섬으로 여겼던 독도가 바다 밑에 엄청나게 깊은 산의
형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 위에 보여 지는 작은 돌섬 두 개 만이 독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독도는 바닷물 밑으로 깊이 뻗어 있는 산이었고 바닷물 위에 섬처럼 보이는 두 개
의 섬은 실제는 산 정상의 봉우리였던 것이다. 혁은 깨달았다. 상상신검의 상상력이 아니었
더라면 독도의 이러한 진짜 모습을 결코 보지 못했을 것임을. 돌고래로 변한 혁은 바다 속
독도 산줄기를 천천히 살펴보다가 동굴 하나를 발견하고선 그 동굴로 들어갔다. 신기하게도
바다 속 안이었지만 그곳은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고 사람이 숨 쉴 공기도 충분했다.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온 혁은 동굴 안으로 좀 더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커다란 바위 문에 ‘상
상마당’ 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상상마당? 어디서 많이 들어본 글자였다. 그랬었다. 혁
이 현세에서 밴드로 인큐베이팅에 선발되었던 오디션 이름이 상상마당이었다. 혁은 떨리는
손으로 그 커다란 바위 문을 힘껏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은 정말 마당처럼 넓은 장소가 나왔는데 마치 독도산 안의 터널 같았
다.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길이 보였다. 길을 따라 걷던 혁은 문득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터널 같은 벽면에 -탄, 이곳에서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을 깨닫다.- 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
었다. 스승님의 존함이 ‘탄’ 이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그 이름은 현세에 있던 자신의 밴드
이름과 같았다. 스승님과 자신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어떠한 연결 고리가 틀림없이 존
재하여 자신이 현세에서 무림의 세계로 온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느낀 혁이었다. 곧게 뻗
은 어두운 길을 따라 혁은 걸어 나아갔다.


<에필로그 - 그 후의 일들>
어느새 잠이 들었던 것일까? 혁은 잠에서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약 십 년 만에
보는 하얀 형광등 불빛이었다. 눈부신 형광등 빛 아래로 친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엄마, 아
빠, 가족들의 모습과 밴드 ‘탄’의 멤버들의 얼굴들이 보였다. 혁은 오디션 장에서 쓰러진 뒤
꼬박 열흘 하고 8시간 만에 깨어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무림 세계에서 있었던 일들
은 모두 다 꿈이었을까? 기력을 회복한 혁은 병실 침대 옆에 놓인 자신의 기타를 쥐어보는
데 무림 세계에서 끊임없이 느꼈었던 검의 감촉이 혁의 손끝에 전해져 온다. 무림 세계에서
있었던 일들이 꿈이 아니었음을 느끼는 혁이었다. 혁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베어져 나온
다.
퇴원을 한 혁은 몸이 예전보다 훨씬 가벼운 것 같은 느낌이다. 배꼽아래 단전에 손을 대보
자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혁이 ‘천추’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본
바, ‘천추’는 조선시대 때 악행을 저질러 오다 목숨만은 건져 가족들과 왜나라로 추방을 당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의 후세들은 계속해서 일본에서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이 지금
도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이유 중에는 독도의 진짜 모습과 상상신검의 근원지 상
상마당의 알 수 없는 강력한 힘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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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신검 그 진정한 힘

  • 1. [상상신검 ] -그 진정한 힘 <1장 깨어나는 혁> 자신의 뺨을 간질이는 파도에 눈을 뜬 혁은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두 눈만 깜빡인 체 도무 지 해안가에 누워 움직일 생각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마교 교주 천추에게 호되게 당해서 인지 전신이 움직여 지지 않는다. 혁의 머릿속에는 10년 전 이곳 무림세계로 오게 된 날부터의 지금까지의 시간이 촤르륵 지나가고 혁의 눈에는 바닷물 때문에 그랬는지 눈물 이 주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꺼풀 외엔 움직여 지지 않던 몸에 조금씩 기를 불어 넣 던 혁은 누워있던 해안가에서 몸을 추슬러 일어나 해안가 절벽 앞 평편한 바위위에 가부좌 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을 시작한다. 막혀 있던 혈 곳곳에 체내의 기를 순환시키며 마교 교주 천추에게 당했던 내상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하는 혁의 전신에는 영롱한 푸른빛이 감 돈다. 하지만 천추에게 당했던 외상이 꾀나 심각했고 벼랑에서 떨어져 아무것도 먹지도 못 하고 몇 날 며칠 인지도 모를 나날을 망망대해에서 떠돌았기에 운기조식을 다 끝내지 못하 고 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앞에 놓인 절벽을 올려다본다. 몸이 예전 같았으면 이깟 절벽쯤은 경공술로 단숨에 올라버릴 혁이었겠지만 지금의 혁으로써는 절벽을 오를 내공도 체력도 남아있지 않다. 절벽을 등지고 철썩거리는 바다를 바라본다. 어째서 자신이 이렇게 됐을까? 현세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곳 무림의 세계로 들어왔고, 다시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 혁은 알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상상신검이란 무공을 무려 10년간 독학으로 수행하여 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던 것뿐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답답하기만 할뿐이었다. 그 때 먼 바다를 넋 놓고 바라보던 혁의 정수리로 돌 맹이 하나가 날아와 ‘딱’ 하는 파공음을 고요한 정적 속에 날린다. <2장 돌팔매질> 혁은 어안이 벙벙하다. 아무리 마교 교주 천추에게 호되게 당했다 할지언정 상상신검으로 무공의 무림고수에 오른 혁이 아니었던가? 이깟 날아오는 돌 맹이 하나 피하지 못하고 게 다가 돌 맹이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기척 또한 느끼지 못했다는 상황에 혁은 돌 맹이에 정수리를 맞은 아픔도 잊은 채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돌 맹이 가 날아온 절벽 위를 바라보니 웬 거죽대기 같은 형상이 보인다. 자신의 모든 내공을 안구 로 집중시켜 좀 더 자세히 쳐다보니 수염까지 희끗희끗한 어른 키의 반 만 한 노인이 오른 손에 자신이 맞은 돌 맹이보다 두 배나 더 큰 돌 맹이를 손바닥 위에서 툭툭 튕기더니 두 번째 돌팔매질을 할 자세를 취하며 희죽 희죽 웃고 있는 게 아닌가? 혁이 그 노인에게 뭐라 고 말을 하려는 순간 노인의 손에 들린 돌 맹이가 일순간 형체를 사라지게 하더니 혁의 콧 등에 날아와 혁의 눈가에 눈물을 머금게 한다. 콧등을 부여잡고 혁은 너무 어이도 없고 아프기도 한 나머지 절벽 위의 그 노인네에게 욕 설을 퍼붓는다. 그러자 노인은 재미있다는 듯이 껄껄 거리며 혁에게 억울하면 절벽 위로 올 라오라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단 숨에 절벽을 박차고 올라가서 그 노인네를 땅바닥에 패대 기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지금의 혁에게는 그럴만한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입으로 만 무림의 세계와 현세의 육두문자들을 혼합하여 바락바락 날리고 있는 혁에게 절벽 위의
  • 2. 노인이 세 번째 돌 맹이를 날리려고 하는 찰나 혁은 재빨리 큰 바위 뒤로 몸을 숨긴다. 절 벽 위가 조용해지자 혁은 바위 뒤에서 고개를 반쯤 내밀고 동태를 살피려는 순간 자신의 이 마에 세 번째 돌 맹이가 날아와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떠한 파공음보다도 청명한 파공음을 귓가에 남긴다. 이마를 양손으로 불이 나도록 문지르며 절벽 위를 바라보자 이제는 아예 실 성한 사람마냥 땅바닥에 누워 배를 부여잡고 발을 동동거리며 노인네가 웃느라 눈가에 눈물 이 고인다. 혁의 머리와 마음속에는 지금 두 명에 대한 복수심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한 명은 자신을 공격하여 힘 하나 없이 이 지경으로 만든 마교 교주 천추에 대한 복수심이고 다른 한 명은, 바위 뒤에 숨어서 밤새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바위에 밤새 일정 한 간격으로 돌 맹이를 던져대는 절벽위은 노인이다. 무슨 놈의 노인네가 밤에 잠도 없이 자기랑 무슨 원수를 진 것도 아니고 아까 낮에 처음 본 사이인데 돌 맹이를 던지며 자신을 괴롭히는지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의 이마의 힘줄이 그 노인네 생각으로 일순 꿈틀거린다. 바위 뒤에서 운기조식을 취하고 있는 혁의 모습과 밤의 고요함 속에 돌 맹이가 날아와 바 위에 부딪히는 ‘딱’하는 파공음으로 독도의 밤이 깊어간다. <3장 범과 하룻강아지> 얼마쯤 지났을까? 밤새 한 숨도 안자고 운기조식으로 자신의 내공 10할 중 1할 가까이를 회복한 혁은 어느덧 ‘딱’ 하는 파공음이 멎은 것을 느꼈다. 슬며시 눈을 뜬 혁은 찬란하게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 바위 뒤에 보이는 절벽 위를 바라본다. 자 신에게 밤새 돌을 던지던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도 잊은 채 혁의 두 눈은 이글이글 타오르며 어제는 태산보다도 높아 보이던 절벽을 경공술을 이용하여 단 숨에 박차고 올라간다. 한 숨도 앉자고 운기조식을 취한 탓일까? 가뿐히 절벽 을 오른 혁은 어제 그 노인을 어떻게 요리해 줄까 하는 생각에 입가에 살며시 미소마저 흐 른다. 그 노인의 흔적을 찾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회복한 내공이 1할 뿐이었지만 자신의 기 를 눈과 귀에 집중하자 ‘드르렁’ 거리는 코고는 소리와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한 채를 발 견하게 되었다. 경공술로 단숨에 그 집으로 달려가서 구멍 난 문풍지 사이로 보니 어제 그 노인이 배를 까고 드르렁 거리며 코를 골고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일절 망설임도 없이 혁은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도무지 이놈의 방문은 열리지가 않았 다. 씩씩거리며 문고리와 씨름을 한 지 30분 정도가 지나자 혁은 기진맥진 하여 포기하고 노인네가 방에서 나왔을 때 덮치기로 생각을 바꿨다. 열리지도 않는 문고리랑 씨름을 더 하 다간 운기조식으로 어렵게 모은 1할의 내공마저 다 소비할 판이었고, 아무리 무림고수라고 불리던 혁이었지만 일단 밀려오는 허기를 채우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이 든 것이다. 먹을 것이 있는지 초가집의 부엌으로 들어가서 기웃기웃 거려봤지만 먹을 것이라곤 웬 풀 뿌리 같은 것밖에 없었다. 배가 몹시 고픈 혁이었으니 그거라도 일단 먹고 보자고 풀뿌리를 주머니에 챙겨 놓고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혁은 하늘에 새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깨달았다. 밤새 정신을 집중해서 운기조식을 하느라, 눈을 떴을 때는 돌팔매질 한 노 인을 찾느라 미쳐 새들의 울음소리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 혁이었다. 날아가던 새들 중에 살 이 통통해 보이는 새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조준을 한 후에 내공을 손가락 끝으로 모아 마 치 총알처럼 쏘아 올리자 날아가던 새 한 마리가 툭 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내공을 미약하
  • 3. 게나마 회복한 혁이었지만 그 정도 일은 일도 아니었다. 불을 피우고 새를 구워서 먹은 혁은 배고픔이 사라지자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자신이 천 추에게 당한 이 후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골똘히 생각하며 디저트로 아까 챙겨둔 풀뿌리를 꺼내서 먹으려던 혁의 귀에 ‘끼이익’ 하는 방문 여는 소리 가 들렸다. 혁은 풀뿌리를 다시 주머니에 넣어두곤 부리나케 초가집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열고 나온 노인에게 내공을 살짝 실어 달려든 혁은 손을 뻗어 노인의 뒷덜미를 잡으려 했지 만, 갑자기 앞에 있던 노인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오히려 자신이 그 노인에게 혈을 제압당해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동상처럼 순식간에 몸이 굳어진 혁은 도대체 이게 어 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굳어진 혁의 머리위로 노인이 올라타더니 마치 목마를 태운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리 고는 어린놈이 노인을 공경할 줄 모르고 공격하려 했다고 자신의 허리춤에서 곰방대를 꺼내 서 혁의 이마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혈도를 제압당한 혁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곰방대 매지 를 맞으며 그 노인의 잔소리를 10분여간 들어야 했다. 혁은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했지만 아 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속으로 한 숨만 쉴 뿐이었다. 비록 자신의 내공이 1 할 정도만 회복이 되었다고 해도 무림고수의 1할의 내공은 상당한 것 이었다. 그런데 너무 도 쉽게 혈도를 제압당하고 곰방대 매질을 당하고 있으니 혁은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 가 가질 않았다. 노인이 곰방대 매질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혁의 목에 있는 혈도를 누르자 혁은 몸은 움직이 지는 않지만 말은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어혈이 풀리자 혁은 노인네라고 부르지 않고 노공 은 뉘십니까? 하고 정중히 물었다. 그런데 대답대신 다시 곰방대 매질이 혁에게 날아왔다. 어린놈이 어르신께 누구냐고 묻기 전에는 자신이 누군지 부터 밝혀야 할 것 아니냐는 고성 과 함께 이곳 외진 독도에 무슨 일로 무림에서 굴러다니던 개뼈다귀 같은 놈이 왔느냐는 말 을 듣게 된 혁은 이곳이 독도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고 싶었지만 실제로 칠 수는 없었다. 매질과 잔소리에 못 이긴 혁은 잘못했다는 울부짖음(?)과 함께 자신은 상상신검을 익힌 혁 이라고 말 하며 마교 교주 천추와 있었던 얘기를 비롯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노인에게 고했다. 그러자 상상신검이란 말과 마교 교주 천추라는 말을 들은 노인은 매질을 멈추고 제 압한 혁의 모든 혈을 풀어주었다. 혁은 혈이 풀리자 털썩 주저앉고는 곰방대로 매질 당한 곳곳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보통의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 혁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나 마교 교주 천추보다 훨씬 더 강한 숨은 고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털썩 주저 앉은 혁의 주머니 춤으로 아까 넣어둔 풀뿌리가 노인의 눈에 들어오자 노인은 혁에게 이놈 이 나이든 사람을 공격하더니 이제는 알고 보니 도둑질까지 했다며 다시 곰방대 매질을 시 작하려 했다. 비록 혈이 풀려 몸을 움직일 수가 있는 혁이었지만 노인의 매질 공격에 온 신 경을 집중해서 죽기 살기로 막아내는 방법밖엔 없었다. 매질을 막아내던 혁은 다시 한 번 잘못했다는 울부짖음(?)을 하고 노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고 나 서야 노인의 곰방대 공격은 멈추었다. 무림고수 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어른 키 반 만 한 백발의 괴팍한 노인 앞에 서 혁은 그저 범 앞의 하룻강아지 같은 존재였다. <4장 아니, 이게 무슨...> 혁은 그 괴팍한 노인에게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무림고수라는 자존심마저 버리며
  • 4.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그 괴팍한 백발의 노인은 혁이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찾아오는 족 족 곰방대 매질로 혁을 좇아내기 일수였다. 그렇게 어느덧 보름 가까이 지나자 그 노인은 혁에게 혈을 제압해 바다에 내던져 버리겠다고 협박을 했으나 내공을 5할 이상 회복한 혁 은 예전처럼 순순히 혈을 제압당하지는 않았다. 보름 정도의 시간이면 원래 무림 고수였던 혁은 자신의 내공을 8할 이상 끌어 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마교 교주 천추에게 당한 외상위에 노인의 매질을 막아내며 생긴 외상이 더해져서 내공으로 외상을 치료하느라 3할 가까운 내공을 소비해 버린 것이다. 혁이 매일 찾아가 하루 종일 노인과 씨름을 하며 깨달 은 것은 이 노인의 곰방대 매질에는 상당히 강한 내공이 실려 있다는 것과 매번 공격 패턴 이 바뀌어 자신이 도무지 쉽게 방어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그 노인을 봤을 때, 자신을 향해 기척을 숨기고 돌 맹이를 정확하게 던지고 또, 어두 운 밤에 밤새 정확하게 자신의 등 뒤의 바위에 돌을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내자 이 노인의 실력이 정말 대단한 것임을 의심치 않게 된 혁은 마교 교주 천추에게 복수를 해주고 자신이 살던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성격은 매우 괴팍하지만 이 노인의 가르침이 꼭 필 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매일 매일 찾아와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자신을 괴롭히던(?) 혁에게 노인이 항복을 선언 하며 혁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혁과 노인이 씨름을 한 지 꼬박 반년이 다 되어서였 다. 노인과 씨름을 반년 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자신의 10할 내공을 모두 회복하고도 남 은 혁이었지만 여전히 노인의 공격에 방어에만 급급하던 혁은 자신을 제자로 받아준 이 괴 팍한 노인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런데 그 사랑스럽게 보이던(?) 스승에게서 혁은 상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는 데 그 말인 즉, 혁이 10년간 수행을 하여 쌓아올린 ‘상상신검’을 자신이 만든 것이고 지금 혁이 시행하고 있는 상상신검은 진정한 상상신검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게 무슨 개풀 뜯 어먹는 소리란 말인가? 순간 혁은 이 괴팍한 노인이 노망이 나서 실성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지금 고작 노망난 노인에게 무공을 배우고자 반년이란 시간동안 무 엇을 했단 말인가? 등등 별의별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 는 혁 앞에 스승은 품안에서 ‘상상신검 완전 판’ 이라고 적힌 낡은 책을 꺼내 혁 앞에 내놓 았다. 그 책을 허겁지겁 주어들은 혁은 내용을 훑어보았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상상신검 이라는 책을 토대로 무공을 연마해 온 혁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상상신검’의 내용이 구구절절 들어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자신이 알고 있던 내용 외에 다른 몇 가지 구절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으니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 와 ‘상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구절이었다.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그 의 스승, 백발의 노인을 바라보니 스승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혁에게 말을 하기 시작한다. <5장 스승의 과거> 스승은 자신이 왜 이곳 외진 독도에 은둔을 하며 살아가는지, 혁을 왜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진지하고 낮은 어조로 말을 이어간다. 자신은 원래 지금 마교라 불 리는 ‘천마신교’의 제1대 교주였으며 지금의 마교 교주 천추가 자신의 외아들이자 지금껏 하나 뿐인 제자였다고 혁에게 말을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혁은 아까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보다 더 큰 충격으로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혁 자신이 물리쳐야 할 존재 인 천추가 눈앞에 앉아있는 스승의 하나뿐인 혈육이자 자신의 사형이라는 소리 아닌가? 혁
  • 5. 은 도저히 스승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이어져 가는 스승의 말을 듣기만 할 뿐이다. 자신 이 원래 교주를 맡았던 천마신교는 지금의 마교와는 달리 무림의 정복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흉흉한 세상에 소외 받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같이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집 단을 만드는 것이 천마신교의 본래 취지였다고 말을 한다. 자신이 만든 상상신검이라는 무공으로 무림 세계의 흉악한 악당들을 단지 살육으로 처단하 지 않고 그들을 받아들여 바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금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들 천추에게 상상신검의 가르침을 전해 대대로 천마신교의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자 했으나, 천추는 상상신검의 가공할 만한 힘에 이끌려 마음이 더럽혀지고 받아들였던 본 디 악당 녀석들과 결속하여 반란을 일으켜 자신을 천마신교에서 내쫓고 마교라 개명을 한 후에 무림 정복이라는 뜻을 내세워 현재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스승 의 말을 듣고 있던 혁은 어렵사리 스승에게 한 마디 말을 건내었다. 상상신검의 창조자 이 신 스승님께서 어찌 그들을 처단하지 않으셨냐고. 그 말을 들은 스승의 눈에는 아련한 아픔 이 젖어들어 있는 것만 같았다. 비록 힘으로 천추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를 대적 할 수 있었 지만 자신의 하나뿐인 혈육을 해 할 수는 없었다는 스승의 대답에 혁은 그저 더 숙연 해 질 뿐이었다. 그리고 스승은 상상신검의 놀라운 힘을 알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같은 과오를 범 하지 않으려고 혁을 처음에는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신의 과오를 가다듬고 천추를 숙청 해야지만 지금의 잘못 이끌어지고 있는 ‘천마신교’ 즉, 마교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느낀바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혁을 지켜보고 그의 됨됨이를 헤아리고 나서야 자 신과 천추에 대한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여 혁을 제자로 받았다는 것이다. 스승의 말을 듣던 혁의 마음에도 아련한 파도가 몰아쳐 철썩이고 있었다. <6장 상자안의 벼룩> 주위를 감도는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지자 혁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스승에게 아까 처음 본 구절에 대해 물어 보았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 라는 구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 지 깨달음을 얻고자 하였다. 그러자 스승은 방 한구석을 조용히 응시하더니 벼룩 한 마리를 잡아서 밥그릇만한 상자에 넣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밥그릇 만한 상자에서 그 벼룩을 혁 앞에 꺼내 놓았다. 혁은 통통 뛰는 벼룩을 보았다. 벼룩이 뛰 는 높이는 벼룩이 담겨 있던 상자만큼의 높이대로 통통 뛰고 있었다. 스승은 다시 그 벼룩 을 잡아서 이번에는 항아리만한 크기의 상자에 벼룩을 넣고는 역시 말없이 10분 정도 후에 다시 벼룩을 혁 앞에 꺼내 놓았다. 그러자 그 벼룩은 이번에는 항아리만한 크기의 상자만큼 의 높이대로 통통 뛰는 것이 아닌가? 어찌 된 영문인지 혁이 스승을 쳐다보자 스승은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며 원래 벼룩이라는 놈은 자신이 갇혀 있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그 만큼만 뛴다는 것이다. 더 높이 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 자기가 벗어날 수 있는 만큼만 뛴다고 스승은 얘기했다.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실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훨씬 더 크고 높지만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만큼의 능력만을 사용하며 자신의 능력이 그것이 다 인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결박해 버린다고 말이다. 자기 자신 안에 숨어있는 본래의 더 큰 능력을 ‘잠재력’이라고 일컫는다고 혁에게 말한다. 무공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수련한 무공의 내공을 10할이라고, 그것이 가장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 스스로 뚜껑을 닫아놓고 잠재력을 묻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내 공 10할이란 누가 정해 놓은 것이고 그 10할의 기준이란 무엇이냐고 스승이 혁에게 물어보 지만 혁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기준이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자신이
  • 6. 그러하다고 생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 하면 지금껏 최고 치라 정해 놓은 10할 이라는 꼭짓점을 뛰어넘어 20할, 100할 이상의 능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혁은 스승의 큰 가르침에 탄성이 흘러나왔다. <7장 고정관념의 굴레> 혁이 지금껏 독학으로 갈고 닦은 상상신검은 진정한 상상신검의 힘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진정한 힘을 어떻게 이끌어 낸다는 말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문장의 뜻을 이해하여야 한다. 혁은 자신의 안에 감추어진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해 스승의 가르침대로 자신이 이끌어 낼 수 있는 모든 기를 단전에서부터 끌어 모아 하나의 거대한 기로 뭉치고 있었다. 강력한 기의 흐름이 단전으로 모여지자 혁은 자신 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곳으로 응축되어진 기를 운용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본래 ‘기’라는 것은 세상 모든 만물에 깃들어 있기도 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그런 것이다. 스승은 혁 에게 그 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상상신검의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한다. 혁은 자신의 머리로는 도저히 그 ‘기’라는 존재를 마음껏 이용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 히고 말았다. 고민에 빠진 혁에게 스승은 ‘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기’와 친구가 되라 하 신다. 이건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이제 겨우 ‘기’라는 녀석을 한 곳에 모을 수는 있지만 그것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친구가 되라니? 그때 불현듯 혁의 뇌리에 ‘상 식의 틀에서 벗어나라’ 라는 글귀가 스쳐 지나간다. 혁은 현세에서 이곳 무림의 세계로 오 고 난 뒤로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혁은 현세의 친구들이었던 자신의 밴드 멤버들을 생각 한다.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멤버들의 얼굴이 하나 둘 스쳐가고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자신이 가진 하나뿐인 악기 기타가 그리워진다. 현세에 있을 때에는 기타만 치던 기타리스트가 지금은 기타대신 검을 잡고 무공을 펼치고 있다니 혁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베어져 나온다. 혁은 다시 한 번 단전에 모든 기를 응축 시킨 뒤 눈을 감고 조용히 그 기를 느끼려 한다. 그러자 혁의 노력에 단전에 모인 기도 반응을 보인다. 점차 혁의 몸 곳곳으로 기의 흐름이 닿을 듯하다. 혁은 이제 꿈틀거리는 기를 향해 조심스럽게 마음의 손을 뻗어 본다. 그리고 는 살며시 쥐어본다. 따스하다. 자신의 단전에 모인 기가 따스하다. 마치 생명을 지닌 생명 체처럼 따스하게 느껴진다. 비로소 혁은 기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은 것이다. 이제는 그 기 와 친구가 되면 된다. 혁은 자신도 모르게 그 기를 두 손으로 잡고는 상상의 나래에 빠진 다. 그 기의 모습이 현세에 자신이 늘 가지고 다니던 기타의 모습으로 바뀌어 혁은 무림의 검객이 아닌 기타리스트가 된 듯 신명나게 기타를 연주한다. 한 참의 기타연주를 마치고 눈 을 뜬 혁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본다. 자신의 두 손에는 기타를 연주한 감각이 너무나도 생 생하다. 어안이 벙벙한 혁에게 스승이 다가와 그것이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상력’이라 말 해준다. 또 ‘상상력’을 사용하면 기를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의 손에 닿을 수 있게 할 수 있고, 또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혁에게 말한다. 혁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자신의 검을 꺼내어 기타의 모습으로 바꾸어 보려 단전에 기를 모으고 그 기를 불러 자신의 검에게 조심스레 흘려보낸다. 혁의 단전에서부터 흘러나온 기는 혁의 손바닥 위에 놓인 검으로 조금씩 흘러 들어가더니 이윽고 눈부신 금색 빛을 내며 검의 모습이 기타의 모 습으로 변했다. 혁은 너무나도 놀랍고 신기했다. 상상력의 힘이란 정말 대단한 것임을 깨닫
  • 7. 게 된 혁이었다. 현세의 상식으로써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그런 것이었다. <8장 더욱더 놀라운 사실> ‘상상력’을 일깨운 혁은 매일 상상신검의 무공의 증진에 총력을 가했다. 이제는 검의 모습 을 바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나무가 되고 새도 될 수 있었다. 자신이 되고자 마음 먹은 것을 상상하여 기를 운용하여 모습을 변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 점은 그렇게 변하고 나면 기의 소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었다. 다시 기를 모으려면 꼬박 반 나절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아직 ‘잠재력’을 개방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런데 ‘잠재력’을 개 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스승은 풀뿌리 하나를 혁에게 내밀었는데, 혁이 자세히 보니 일전에 혁이 부엌 광주리에서 찾아낸 그 풀뿌리였다. 혁은 의아해 하며 스승을 쳐다보자 스 승은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 이라 한다. 혁은 더욱더 의아해 졌다. 자신이 배가 고 파서 몰래 먹으려던 풀뿌리가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이었다니? 허탈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 풀뿌리를 먹으면 자신의 잠재력을 개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혁은 어린이날을 맞 이한 아이마냥 신이 났다. 혁은 받아 든 풀뿌리를 한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서 삼켰다. 그리고는 밀려오는 졸음에 취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잠에서 깬 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그곳은 독도가 아니었 다. 어리둥절한 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아직 무림의 세계였으나 독도가 아닌 본토 의 뭍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누웠던 자리에 편지 한 통을 발견하였다. 그 편지는 독도의 스 승이 쓴 편지였다. 허겁지겁 편지를 읽어보니 내용이 이러하였다. “혁아, 내 너에게 한 가지 말 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 사실이 무엇이냐 하면 사실 혁이 너를 독도로 데려온 사람이 바로 나였다. 나는 상상신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구름이 되어 천추가 하는 짓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너와 천추가 대결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리고는 천추의 꾀에 빠져 그만 벼랑에서 떨어지는 널 보게 되었지. 천마신교에서 모습을 감 춘 나로서는 그 상황에 나설 수가 없었단다. 하지만 그렇게 당한 너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 단다. 그래서 내가 파도가 되어 너를 이곳 독도로 데려온 것이야. 혁이 너를 본의 아니게 속이게 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그리고 네가 먹은 풀뿌리는 ‘잠재력을 개방해 주는 특효 약’이 아니라 그냥 잠이 오는 풀뿌리였단다.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 너는 이미 너의 잠재력이 개방 된 것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야. 하지만 이미 너는 너의 무한한 잠 재력을 개방했어. 상상력을 사용할 때에 기의 소모가 큰 것은 다만 아직 네가 기의 운용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야. 기의 운용에 조금 더 정진 한다면 기의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 다. 혁아, 부디 이 못난 사부의 주워 담지 못할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천추를 물리쳐 주길 바 란다. 천추와의 재대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기의 운용을 잘 다스려 상상력의 상상신검을 완전히 너의 것으로 만들거라. 이제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내 아들 인 천추는 비록 잠재력을 개방하긴 했으나 마음이 탁하여서 상상력을 발휘 하지는 못한다. 그러니 지금의 너로서는 상상신검으로 천추를 무찌를 수 있을 것이다. 천추를 물리치고 세 상을 구하거라. -못난 사부로부터.” 편지를 다 읽은 혁은 스승에게 고마움과 연민의 정을 느꼈다. 자신이 운이 좋아서 다행히 목숨을 건져 외진 독도에 닿은 것인 줄로만 알았었는데 이미 스승님이 자신을 돌보아 주셨 음과 자신이 스승님과 독도에서 만난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또한 자신이 현세로 돌아가기
  • 8. 위해서는 어찌 되었건 스승님의 하나뿐인 혈육 천추를 물리쳐야 한다는 것에 마음속 한곳이 저려오는 혁이었다. <9장 천추와의 재 결전!> 천추와의 재 결전을 생각하니 이곳 무림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마음을 내어 주었던 ‘연희’ 가 생각나는 혁이었다. 비록 자신에게 상상신검의 비급을 훔치기 위해 접근 했던 연희였지 만 혁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었다. 정말로 그녀가 천추와 짜고서는 혁에게 접근을 해왔 던 것일까? 기루에 팔리려던 것도 다 그들이 꾸민 개략이었을까? 혁은 잠시나마 그때를 회 상해 본다. 그때 연희에게 상상신검의 비급을 빼앗겨서 패한 것인 줄 알겠지만 사실 혁은 연희에 대한 배신감에 그만 제대로 된 힘을 발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혁에게서 상상신검 의 비급을 빼앗았다고 좋아했을 천추였겠지만 사실 진짜 상상신검의 비급은 자신의 아버지 가 독도에서 가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천추였다. 혁은 하루빨리 스승과 천추의 얄궂은 운명의 실을 끊고 자신은 현세로 돌아가기 위해서 상 상신검의 진정한 힘을 낼 수 있는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기의 운용에 모든 노 력을 쏟아야 했다. 기의 운용을 잘 다스리는 것을 목표로 혁은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기의 운용에 매달렸다. 그로부터 한 달 후, 혁은 기의 운용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혁은 마교 로 쳐들어가 천추와의 재 결전을 치룰 계획을 짜기 위해 새로 변하여서 마교 총단의 주위에 서 마교를 감시 하고 있었다. 감시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마교에 왜놈들의 출입이 잦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마교는 온갖 살육과 노략질로 모아들인 값 비싼 물품들을 왜놈들에게 팔아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는 귀한 국보급 보물들과 사찰에서 훔쳐낸 역사적 물품 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상상신검의 막강한 힘으로 마교로 쳐들어가 천추와 결전을 치 룰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엔 지금의 마교는 그 세력이 워낙 커져서 혁이 자신이 입을 피해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서 혁은 꾀를 내어 왜나라의 상인으로 변신하여 천추와 따로 만나서 거래를 하자는 편지를 마교 총단으로 보냈다. 만나는 장소는 복수의 장소로 탁월한 혁이 떨어진 벼랑 앞의 정자. 혁은 먼저 정자 앞으로 가서 천추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천추와 연희가 두 명의 호위무사만을 대동한 체 정자 쪽으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 다. 현세에서 무림으로 온지 벌써 10년 하고도 8개월가량이 지났다. 이 날을 위해 혁은 무 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공 연마에만 온 힘을 쏟았단 말인가? 조용히 눈을 감은 혁의 뇌리에 10년이라는 무림에서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겉모습이 왜나라의 상인으로 보이는지라 마교의 강자 천추와 그의 호위무사 두 명도 약간 긴장의 끈을 놓은 상태. 혁은 재빨리 상상신검의 상상력을 발휘 하여 자신의 머리카락 두 개를 뽑아 호위무사 두 명에게 날린다. 날아간 머리카락은 쇠사슬로 바뀌어 호위무사 두 명 의 손과 몸을 칭칭 감아 땅바닥에 쓰러뜨린다. 이에 당황한 천추는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 고는 혁에게 강한 검기를 날리지만 혁은 가볍게 그 검기를 자신의 검으로 튕겨낸다. 콰광! 튕겨낸 검기가 혁의 뒤 폭포에 부딪히며 맹렬한 폭발음을 낸다. 자신의 검기를 가볍게 튕겨 내는 혁을 보고 당황한 천추는 연희 앞에서며 제 2차 공격을 날리려 한다. 혁은 손을 들어 잠시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변신을 풀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혁의 등장에 천추와 연희는 실로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혁을 바라보는 연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비록 천추의 계략으로 혁에게 접근한 연희였지만 자신을 진정 사랑해주 었던 남자, 자신의 계략으로 인해 끝을 알 수 없는 저 벼랑 밑으로 사라졌던 그 남자가 다
  • 9. 시 연희의 눈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혁을 알아본 천추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불과 8개월 전만 하더라도 비록 자신의 계략으로 인해 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상대가 지금 은 자신의 공격을 너무나 쉽게 막아 낸 것에 당황 할 수밖에 없었고 또, 벼랑 밑으로 떨어 져 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눈앞에 살아 돌아와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혁 은 연희와 천추를 번갈아 쳐다본다. 자신의 사랑을 배신으로 보답한 여자와 스승의 하나뿐 인 혈육이지만 반드시 처단해야만 하는 남자 천추. 혁은 그들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간다. 그리곤 단전에 모아 두었던 기를 양발로 이동시키며 한 마리의 비범한 늑대처럼 신형을 연 희에게 날린다. 너무도 눈 깜빡 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마교의 절대 고수라 불리는 천추 였지만 혁에게 자신의 뒤에 있던 연희와 자신의 뒤를 내어주고 말았다. 혁은 스승님이 그에 게 했던 것처럼 손가락 끝에 기를 모아 연희의 두 다리의 혈도 짚어 결박을 하였다. 그리고 는 그녀를 안아 천추와 결투가 있을 장소보다 좀 떨어진 곳으로 이동을 시키고 다시 천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맹공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상상신검의 잠재력을 개방시킨 천추 역 시 쉽사리 당하진 않았다. 혁의 퍼붓는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지만 어떻게든 빈틈을 타 서 혁에게 치명타를 날릴 기회를 잡고 있었다. 천추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수받은 상상신 검 외에 외세의 무공들을 많이 흡수 하였었다. 그중에는 암기를 날려 적에게 독을 주입하는 암기술도 있었는데, 이는 왜나라의 닌자라 불리는 자들이 행하는 술법으로 강한 적에게 정 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재빠른 암기 투척 한 번으로 불리한 전세를 뒤바꾸는 아주 유용한 술 법이었다. 혁은 끌어 모은 단전의 기를 자신의 검으로 주입시켜 검을 마치 뱀처럼 바꾸었 다. 혁의 검은 천추의 검을 휘감고 들어가 천추의 손등을 찔렀다. 손등을 찔린 천추는 검을 떨어뜨리면서 왼손으로 강기를 날렸다. 혁은 자신의 검을 방패로 바꾸어 그 강기를 튕겨냈 다. 그런데 아뿔싸 튕겨낸 강기가 자신의 뒤에서 결박 되어있던 연희 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혁은 재빨리 방패로 변형시킨 자신의 검을 연희 쪽으로 날려 날아가던 강기를 막아 냈다. 하지만 이 찰나의 순간에 천추가 호시탐탐 노리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천추는 품속 에 감추어 두었던 독이 묻은 암기를 꺼내어 혁에게 날렸고 그 암기는 바람을 가르며 순식간 에 혁의 목덜미에 꽂혔다. 암기를 맞은 혁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쓰러진 혁 앞으로 떨어뜨린 검을 주워든 천추가 천천히 걸어와 혁의 목을 내리쳤다. 깽! 검이 사람의 목을 내 리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쇠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천추의 검은 튕겨져 나갔 는데, 놀랍게도 천추가 내려친 자리에는 혁이 아닌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놓여있었다. 그리 고 그 바위에는 자신이 던진 암기가 꽂혀져 있었다. 이때 천추의 귓가로 벌 한 마리가 지나 가는 윙윙거림이 들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덜미 뒤로 차가운 금속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혁이 천추 뒤에서 목덜미에 검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천추의 완벽한 패배였다. 천추는 속으로 생각했다. 분명히 자신이 날린 암기가 혁의 목덜 미에 꽂혀 혁은 땅에 쓰러졌고 자신의 검으로 혁의 목을 내리쳤건만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 문인지 목이 잘려 땅에 쓰러져 있어야 할 혁 대신에 자신의 앞에는 바윗덩어리만이 놓여져 있고 지금 자신의 목이 혁의 검에 날아갈 상황이 된 것이니 말이다. 강자의 여유일까? 혁은 천추에게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설명해 준다. 천추가 암기를 날리는 찰나에 혁은 상상신검 의 기의 운용 덕분에 주변 공기의 변화를 느꼈고 자신의 겉옷을 자신의 모습과 똑같은 바위 로 만들고는 자신은 한 마리 벌이 되어 유유히 그 상황을 모면한 것이었다고. 천추는 죽기 전에 한 가지 더 사실을 알려달라고 혁에게 말한다. 네가 익힌 무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자 신이 익힌 상상신검보다 강할 수 있는지 혁에게 물었다. 혁은 천추에게 네가 익힌 무공은 진정한 상상신검이 아니며 내가 익힌 무공이 진정한 상상신검이라고 대답했다. 천추는 그
  • 10. 소리에 더욱 놀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상상신검의 비급은 자신이 연희를 시켜 혁에게서 분 명 빼앗아 와 자신이 그것을 가지고 습득을 했거늘 게다가 상상신검이란 무공은 무림 최강 의 무공이며 자신의 아버지가 고안해 낸 무공으로 어렸을 적 상상신검의 잠재력까지 개방을 했던 천추인데 더욱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혁은 천추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상상신 검의 비급은 완전한 것이 아니며 내가 독도에 계신 너의 아버지께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 상력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너무 여유를 부렸던 탓일까? 혁은 그만 스승님의 존재 를 천추에게 말을 해버리게 된 것이다. 아차 싶은 혁이었지만 이제 그만 스승님과 천추의 잘못된 악연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천추의 목을 치려던 순간, 연희가 울부짖으며 혁에게 비 록 천추가 악행을 저지르고 혁을 죽이려 하였지만 자신이 택한 낭군으로 모시는 자이니 천 추를 죽이려거든 자신도 함께 죽여 달라고 혁에게 고했다. 혁은 일순 고민에 빠졌다. 비록 자신을 배신하였지만 자신이 무림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했던 여자가 연희였다. 그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말인가? 혁은 잠시 고민에 빠지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날씨는 화창했고 커다란 뭉게구름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스승님 이 저 구름이 되어서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고 계실까? 스승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잠 시 생각에 빠졌던 혁은 결단을 내린 듯 천추의 목에서 칼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천추에게 무림인은 무공이 생명. 무공을 잃은 무림인은 진정한 무림인이 아니게 된다. 그러니 내가 너의 인간으로써의 생명은 살려두지만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의 무 림인으로써의 생명은 거두어 가겠다. 라고 말을 한 후에 손끝에 기를 모아 천추의 단전을 파괴해 버렸다. 단전이 파괴 된 천추는 두 번 다시 무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죽지는 않고 목숨은 붙어있게 된 것이다. 연희는 그저 고마울 따름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연희에게 다가간 혁은 눈물을 닦아 주고 결박했던 혈을 풀어 주었다. 연희는 단전이 파괴 되어 멍하게 주저앉아 있는 천추에게 달려가 부여잡고는 눈물을 흘리며 혁에게 고마움을 표 했다. 천추를 쓰러뜨린 혁은 어떻게 해야 자신이 현세로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추 를 쓰러뜨리자마자 자신의 몸이 현세로 날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과한 생각이었다. 스승님의 바람대로 천추를 물리쳤으니 이제 자신이 풀어야 할 현세로 돌아가는 과제를 스승 님과 의논하기 위해 새가 되어 독도로 혁은 날아갔다. <10장 현세로 가는 길> 독도에 도착한 혁은 스승이 계신 초가집으로 향했다. 새에서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온 혁은 스승님에게 천추와의 재 결전에 대해 고하고자 했으나 스승은 지나가는 바람이 먼저 얘기해 주었다고 그리고 천추를 살려준 혁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혁에게 말한다. 그리고는 혁 이 이곳에 온 이유도 알고 있다고 말을 하였다. 스승은 자신이 왜 은둔지로 독도를 택했는 지 그 이유를 혁에게 차분히 설명하고자 했다. 독도는 단지 한반도 본토와 떨어져 있는 외 딴 섬이 아니며 상상신검을 익힌 자만이 진짜 독도를 볼 수 있다고 말을 했다.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으로 독도를 보라고 혁에게 알려주었다. 그리하면 현세로 돌아갈 길이 보일 것이 라고. 스승의 말을 들은 혁은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 상상력을 발휘하여 구름이 되어 하늘위에서 독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독도의 진짜 모습이 어떤 것일까? 스승님께서는 무엇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유유자적 바람에 몸을 맡긴 체 독도를 바라보던 혁은 독도 주위의 맑고 푸른 바다를 보다 바다 밑에 뭔가 검은 그림자 같은 형상을 보게 되었다. 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름에서 돌고래가 되어 독도 앞 동해바다로 풍덩하고 들어갔다. 그러자 혁은 놀
  • 11. 라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저 작은 돌섬으로 여겼던 독도가 바다 밑에 엄청나게 깊은 산의 형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다 위에 보여 지는 작은 돌섬 두 개 만이 독도가 아니었던 것이다. 독도는 바닷물 밑으로 깊이 뻗어 있는 산이었고 바닷물 위에 섬처럼 보이는 두 개 의 섬은 실제는 산 정상의 봉우리였던 것이다. 혁은 깨달았다. 상상신검의 상상력이 아니었 더라면 독도의 이러한 진짜 모습을 결코 보지 못했을 것임을. 돌고래로 변한 혁은 바다 속 독도 산줄기를 천천히 살펴보다가 동굴 하나를 발견하고선 그 동굴로 들어갔다. 신기하게도 바다 속 안이었지만 그곳은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고 사람이 숨 쉴 공기도 충분했다. 사람의 형상으로 돌아온 혁은 동굴 안으로 좀 더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커다란 바위 문에 ‘상 상마당’ 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상상마당? 어디서 많이 들어본 글자였다. 그랬었다. 혁 이 현세에서 밴드로 인큐베이팅에 선발되었던 오디션 이름이 상상마당이었다. 혁은 떨리는 손으로 그 커다란 바위 문을 힘껏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은 정말 마당처럼 넓은 장소가 나왔는데 마치 독도산 안의 터널 같았 다.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길이 보였다. 길을 따라 걷던 혁은 문득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터널 같은 벽면에 -탄, 이곳에서 상상신검의 진정한 힘을 깨닫다.- 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 었다. 스승님의 존함이 ‘탄’ 이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그 이름은 현세에 있던 자신의 밴드 이름과 같았다. 스승님과 자신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어떠한 연결 고리가 틀림없이 존 재하여 자신이 현세에서 무림의 세계로 온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느낀 혁이었다. 곧게 뻗 은 어두운 길을 따라 혁은 걸어 나아갔다. <에필로그 - 그 후의 일들> 어느새 잠이 들었던 것일까? 혁은 잠에서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약 십 년 만에 보는 하얀 형광등 불빛이었다. 눈부신 형광등 빛 아래로 친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엄마, 아 빠, 가족들의 모습과 밴드 ‘탄’의 멤버들의 얼굴들이 보였다. 혁은 오디션 장에서 쓰러진 뒤 꼬박 열흘 하고 8시간 만에 깨어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무림 세계에서 있었던 일들 은 모두 다 꿈이었을까? 기력을 회복한 혁은 병실 침대 옆에 놓인 자신의 기타를 쥐어보는 데 무림 세계에서 끊임없이 느꼈었던 검의 감촉이 혁의 손끝에 전해져 온다. 무림 세계에서 있었던 일들이 꿈이 아니었음을 느끼는 혁이었다. 혁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베어져 나온 다. 퇴원을 한 혁은 몸이 예전보다 훨씬 가벼운 것 같은 느낌이다. 배꼽아래 단전에 손을 대보 자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혁이 ‘천추’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본 바, ‘천추’는 조선시대 때 악행을 저질러 오다 목숨만은 건져 가족들과 왜나라로 추방을 당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의 후세들은 계속해서 일본에서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이 지금 도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이유 중에는 독도의 진짜 모습과 상상신검의 근원지 상 상마당의 알 수 없는 강력한 힘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