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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Way,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ver. 1
원순씨의
Seoul Way, shall we walk?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공직자 여러분께 드리는 프러포즈




시민소통


 리더십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취임 후 이런 저런 만남과 업무처리, 지시와 보고, 현장방문과 교류 속에서 제가 가
              지게 된 생각을 우리 서울시 직원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때 그때 했던 이야
       신념     기도 있지만 이것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업무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취임 직후에 도대체 새로운 시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생각
              의 꾸러미를 한번 읽어보시면 이제 그런 혼란은 사라질 것입니다. 서울시는 시장 혼자서 이끌어 가는 게 아닙니다.
  신뢰성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 모두와 발을 맞추고, 맘을 맞춰서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그 길을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아 길을 내고, 다지고,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겠습니다. 이 글은 시장인 제가 서울시
       협업체계   를 함께 이끌어갈 4만6천여 명 우리 서울시 가족 여러분들에게 보내는 프러포즈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격의 없는 의견을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의견이 참여와 소통, 변화와 혁신의 Seoul way 를 만들어 갑니다.”   Shall we walk?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
CONTENTS
Seoul Way, shall we walk?
                                                                   10     ❶ 시민은 고객이 아닌 주인입니다 ❷ 소통의 달인이 되세요
                                                                 시민소통 ❸ 3·3·3원칙 - 답은 늘 현장에!


                                                     09    ❶ 신중과 신속 사이 ❷ 행정, 다양하고 유연하게...
                                                   행정실천 ❸ 서울 보물, Story-telling으로 빛난다


                                  08

                                                      07
                                        ❶ 예방 행정 - 한여름에 폭설을 대비하고 한겨울에 폭우를 준비한다
                                예방행정

                                                            ❶ 소금 행정 - 짜게 놉시다 ❷ 멍석 행정 - 서울시는 멍석입니다


                                                                     06
                                                   거버넌스

                                                                        ❶ 강철처럼 강하고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마음가짐 ❷ 긍정의 힘, 세상그만~!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❸ 3불(不) 타령은
                                                                                    모든 일은



                                                       05    ❶ 시장이 왼쪽이라고 해도 나는 오른쪽으로 가겠다?
                                                             ❷ 청렴, 공직생활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04
                                                      신념
                                                             ❸ 청탁 퇴치, 아름답게 거절하세요

                                            ❶ 공무원의 명탐정 되기 - 안 되는 일 없거든요!
                                  창의력       ❷ 샌드위치 휴가, 쉬엄쉬엄 하세요


                      03   ❶ 꼼꼼 서울시, 망원경과 현미경을 갖추세요 ❷ 정체 vs. 발전의 방정식
                           ❸ 공무원, 이제 전문가여야 합니다 ❹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기릅시다


               02
                     신뢰성   ❺ 상식의 행정, 저절로 꽃이 피어납니다



             협업체계 ❶ 여럿이, 그리고 함께 ❷ 칸막이를 넘어서 ❸ 빨리 공을 넘기세요

        01   ❶ 낮추면 높아집니다
       리더십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
01 리더십
                                     이제 여러분의 귀에 딱지가 앉을 것입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사람이 혼자
                                     많은 일을 할 수는 없다, 제대로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팀워크를 갖
                                     춰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아무리 개인의 재능과 능력이 크다
 ❶ 낮추면 높아집니다
                                     해도 자신의 힘만으로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원
                                     들의 동의와 지지, 협업과 팀워크가 있어야 큰 일,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습
                                     니다. 독불장군, 그가 이룰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습니다.

 부드러운 리더십 칭찬과 격려로 기를 키워주세요           사람들의 마음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 왕도는 상대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좋은 일, 성과는 모두 부하와 동료에게 돌리고 험한
                                     일과 욕은 본인이 들으십시오. 그것이 스스로를 높이는 일입니다.
 물은 높낮이가 다를 때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러나 평균에 이르게 되면 스스로 멈춘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늘 부족하고
 이것이 물의 의로움이다                        모자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럴 때 칭찬의 말보다는 꾸지람이
                                     먼저 나오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자신이 윗사람일 때 아랫사람을 깔보거나
 사람은 한결같이 위로 가기를 바란다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자신이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을 때 아랫
 그러나 물은 자기 홀로 늘 밑으로 간다
                                     사람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이 물의 겸양의 미덕이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노력할 뿐입니다.

 낮춤이라는 것이야말로 도가 깃드는 곳이요              저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우리 단체 간사들에게 늘 뒷줄에. 그것도 맨 가에 서
 만물의 그릇이다
                                     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면 그곳이 바로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
 물은 진정 항상 낮은 곳으로 모인다
                                     신의 겸허와 겸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을 높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남을
                                     낮추는 것입니다. 겸손은 사람들의 화합과 지지를 끌어내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 관자 水地편-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겸손이야말로 상대의 존경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6
02 협업체계
                                               여럿이, 함께 협력하고 협조하여 일하는 협업과 협력의 시대입니다.

                                               그 협력의 대상은 동료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은 그 분야
 ❶ 여럿이, 그리고 함께                                 의 전문가들이나 시민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고 그들의 생각을 자신의 일과 정
                                               책에 반영하는 사람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혼자서 뚝딱 기획안을 만드는 사
                                               람은 결국 자신의 생각과 지식만 반영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많은 사람의 정보와 지식을 담게 되지요. 전자와 후자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                                 가 한 일의 결과물은 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혼자서 책상 위에서 결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이 일을 가장 잘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이       정을 내려 버리면 되는데 여러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의견을 물어야 하기 때문
 지요. 그러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명백합니다. 아니 혼자서도 잘할   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조금 힘들지 몰라도 나중에는 그것이 더 칭찬받고, 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오산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적고,   온당하고, 더 빠른 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미리 상
 대부분의 일은 함께 해야 문제가 풀린답니다.                      의하고 협력하고 설득을 해 둔 것이 되는 것이지요.

 설사 혼자 하는 작업이라고 하더라도 동료나 다른 부서와 협업해야 하는 것이     저는 일할 때 늘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위로는 나보다 탁월한 지혜와
 대부분이지요. 현대를 융합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제가 하는 일이 안 걸리는     경험을 가진 원로, 옆으로는 저보다 훨씬 더 깊은 전문성을 갖춘 지식인들,
 부서가 없을 정도로 일이라는 게 복합적이고 다면적이지요. 그러니 어찌 여럿이,   또 선량한 시민의식을 가진 자발적 봉사자들, 우리 사업을 기꺼이 공감하고
 그리고 함께 일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돕고자 하는 후원자들 - 이 모두가 저와 연합함대를 구성하고 세상을 바꾸
                                               어 왔답니다. 서울시를 위해 기꺼이 돕고자 하는 민간 영역의 사람들도 많습
 여럿이 함께 힘을 합치고 보태면 더 큰 일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마련
                                               니다. 이분들과 함께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어보는 전략을 짜 주세요.
 이지요. 한 사람의 뛰어난 영웅이 우대받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흔히 혼자서 일하는 사람을 ‘독고다이’라고 하지
 요. 일종의 핀잔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영웅과 ‘독고다이’의 시대가 아닙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7
❷ 칸막이를 넘어서                                    합니다. 이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이미 우리가 최근 도입한 것이 두 가
                                              지인데요.

                                              첫째는 두루 일꾼이 바로 그것입니다. 두루 일꾼은 각 부서마다 일종의 ‘리베
                                              로’를 두어 다른 부서와의 협력 사안에 대해 부서를 넘나들며 함께 일하거나
 칸막이 행정의 벽을 넘읍시다                              소통꾼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고요.

                                              둘째는 사전 검토제도입니다. 즉 모든 결제문서에는 반드시 다른 부서나 관련
우리 관료사회는 칸막이 행정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지요.   기관, 단체에 협력을 구할 사안에 대해 그 과정을 거쳤는지 명기하도록 하는
한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부서에서 알 수가 없습니다. 알려고 하지도     것입니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기획안이, 그 정책 초
않고 알리지도 않지요. 남의 부서까지 기웃거릴 여유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     안이 훨씬 더 정교해지고, 사후 갈등이 줄어들고, 실현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
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다가는 괜히 일만 늘어나기 일쑤이지요.        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융·복합의 시대입니다. 세상을 둘러보십시오.              둘러보면 협업과 공유·융합과 통합, 공개와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어느 것 하나 서로 섞이지 않고 관련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은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서울시와 산하기관 등이 가진 공간 가운데 사용하
주택단지를 하나 지어도 디자인과 예술이 고려되지 않을 수 있나요?          지 않는 시간대를 모두 신고하게 하고, 그것을 인터넷에 공유해서 시민들이나
주변 경관과 환경, 생태가 빠질 수 있나요? 교통 영향도 배제될 수가 없지요?   기업, 단체들이 필요할 때 예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이미 진행
또 공동체적 요소, 즉 커뮤니티 시설이나 인구학적 고려가 빠질 수 있습니까?    중인 것 아시죠? 관리나 경비, 화재나 사고 등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부서가 다 관여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지요.

이것은 그만큼 부서를 뛰어넘어 늘 소통하고 협력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평생학습이나 동아리모임 등에 목말라하는 많은 시민과
는 것이지요. 비록 편의상 특정부서의 역할과 기능이 주어져 있다고 하더라      기관들의 욕구를 해소해 주게 되는 것입니다. 또 진행중인 것이 있습니다.
도 늘 다른 부서와 협의하고 논의하는 기회와 채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때로     바로 주거지 우선 주차 제도인데요, 많은 경우 그 주민은 저녁에 퇴근하여
는 임시적인 TFT도 만들고, 또 어느 때는 제도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밤새 주차했다가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그 자리는 비는 경우가 많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8
그 주변 사람들이 그 빈자리, 빈 시간에 주차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이는 것
입니다.
                                                · 홍보 전략·기획 : 시민소통담당관
이렇게 보면 공유의 기회와 방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공간의 공유 (호텔이
                                                · 온라인·모바일 전자설문(e·poll) : 유시티추진담당관
부족하면 민간의 가정집을 이용, 시가 가진 모든 공간의 공유), 재능의 공유,
                                                · 시정여론조사(전화·면접·인터넷) : 뉴미디어담당관
정보의 공유(서울시의 많은 정보가 있는데 목적에 맞게 공유되지 않음, 관광,
                                                · 발간물을 전자책으로 만들기 : 정보화기획담당관
정보공유 등) 등 부지기수이지요.
                                                · 온라인 생방송 : 뉴미디어담당관
우리 서울시 내 기능이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업무포탈 메인 페이지에
                                                · 기자설명회·보도자료 : 언론담당관
홍보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  보공고 : 총무과(고시·공고번호 부여), 시민소통담당관
                                                  시
                                                  (발행)

                                                · 기록물 관리(기록관리시스템) : 총무과

                                                ·  울연구원(구·시정개발연구원) 연구보고서 공유 : 서울연구
                                                  서
                                                  원 전자도서관(www.si.re.kr)




                                              이제 서울은 공유의 도시로 거듭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9
❸ 빨리 공을 넘기세요                                 사람에게 넘기면 그 상사로부터 지적받거나 논평한 것을 기초로 다시 수정
                                             하고 보완해 가는 것이지요. 그것을 몇 차례 하다보면 거의 완벽한 안이 만들
                                             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자신
 여러 사람의 지혜를 얻는 법
                                             의 생각과 장점,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이면 하나의 완성된 작
                                             품이 되는 법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자문을 얻고 의견을 구하면 훨씬 쉽게 될
요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실무 주무관들이 시장실에서 내려오는 여러 지시     것을 계속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상사에게 바로 가지
사항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죄송한 마    고 가는 것이 힘들다면 옆의 동료에게, 그 역시 바쁘고 힘들다면 자신이 상의
음이 듭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은 도대체 시장이 무슨 뜻으로   하고 코멘트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자문을 받으세요. 의외로 사람
이런 말을 했느냐 해독하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들은 남에게 선의를 베풀 자세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나중에 막걸리
                                             한 잔, 커피 한 잔이면 됩니다.
아마도 중간에서 실·국·본부장님들이나 비서실에서 충분히 제 뜻을 전달
하지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당연한 일이지요. 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저는 늘 퇴고의 힘을 믿는답니다. 일단은 한번 써보는 것입니다. 말이 안 되
가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제가 회의할 때 가능하면 실·국·본부장님 외에도    더라도 일단 완성을 해 놓고 그것을 프린트해서 출퇴근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
과장, 팀장님이나 주무관들도 함께 오시라고 하는 것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서도 보고 고치고, 화장실에서 읽어보기도 합니다. 어제 밤에 쓴 글을 아침에
의 오류를 시정해 보려는 뜻이었답니다. 직접 듣고 보면 이해가 훨씬 더 빠른   읽어보면 창피하게 생각될 정도로 고칠 것이 많습니다. 일 잘하는 것도 요령
것이지요.                                        입니다.

거기에다가 제가 조금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권해드려 볼까요?
바로 상대방에게 공넘기기 기법입니다. 이것이 뭔고 하니 자신에게 떨어진
과제를 빠른 시간 안에 윗사람에게 던져버리라는 것입니다. 물론 완성되거
나 숙성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이 조사하고 연구한 것들을 정리해서 일단 윗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0
03 신뢰성
                                   이 이야기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에 한 분의 일화입니다. 바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발행인으로 유명한, 출판인 한창기 사장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통이 커서 작은 일에 매달리는
 ❶ 꼼꼼 서울시, 망원경과 현미경을 갖추세요
                                   사람을 ‘째째하다’며 업신여기기 일쑤입니다. 거대담론에 강하고 큰소리치기
                                   좋아합니다. 우국충정하는 마음이 큰 것은 좋으나 이런 사람일수록 디테일에
                                   약합니다. 구체적인 일에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작은 것에서 구멍이 나면 전체가 허사가 되고 무너지게 됩니다.
 꼼꼼함 그리고 치밀함이라는 가치
                                   어찌 작은 일에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저를 ‘꼼꼼원순’이라고 부르는 이들
                                   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좀 디테일에 강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러 단체
 한 꼬장꼬장한 이가 있었다.
                                   를 만들고 운영해 왔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그래도 한국사회에서
 주변에서 그에게 망원경을 선물했다.
                                   영향력 있는 단체를 만들기까지, 그 힘은 바로 ‘강력한 신념, 유연한 정책’이었다
 말과 글에 너무 꼼꼼해 지긋지긋할 정도니
                                   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온갖 고민을 하지 않으면
 ‘좀 멀리 보고 크게 볼 줄도 아시라’ 의미였다.
                     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다들 ‘공포의 집중회의’를 기억

 하지만 그는 언젠가 이런 글을 썼다.              합니다. 아무리 준비를 해 와도 집중적으로 회의를 하고 나면 깨지는 일이 많

 “ 나는 정확성과 논리성을 따지다 나중에 서기가 해도 될   다는 것이지요. 허점이 많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소한 일에 신경 쓰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망원경으로 큰 그림을 그렸다면, 현미경으로 그 세부 사항을 꼼꼼하고 치밀
 우리나라에는 위대한 지도자가 너무나 많고,
                                   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한 가지 방향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에서 입체
 서기가 너무나 적다.
                                   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만약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왜? 어떤 점이?
 나는 나와 함께 서기 노릇을 하고픈 사람을
                                   무슨 이유로?’ 반대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 반대를 설득하고
 만날 때마다 기쁨을 느낀다.”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해답이 나올 수 있으려면, 치밀하고 꼼꼼한 일 처리가
                                   그 기본입니다. 여러분, 준비 철저히 하고 회의에 들어 오셔야겠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1
❷ 정체 VS 발전의 방정식                                  서울을 복지도시로 만드는 일이라든지, 인간중심. 시민중심의 행정을 펴는
                                                 일은 바로 새로운 민선5기의 핵심적인 비전이고 변화의 중심축입니다. ‘시민
                                                 고객’이라는 말을 ‘시민’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물은 유전한다

                                                  공무원 너무 자주 바뀐다
희랍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를          ✽장기근무계약제와 전환기간 Transition Period를 도입하다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변화를 거부하고 그대로 있다면 정체되고 퇴보
하고 맙니다. 그것은 인간과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
과 사회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발전해갈 것입니다.                  민원인들이나 시민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공무원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경우는 1년에 3번이나 담당공무원이 바뀌
                                                 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자주 전근이 되어서 과연 그 업무에 대
 그렇다고 무조건 바꾸지 마라                                 해 담당자가 얼마나 파악하고 이해하며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
                                                 드는 게 저 한 사람뿐일까요?
사실 전임 시장이 한 것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많았습니다. 한강르네
상스 사업과 같은 큰 프로젝트 외에도 ‘Hi Seoul’이라는 구호도 그렇고 해치상   그래서 일단 생각해 본 것이 특정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하고 싶은 공무원
도 반드시 좋은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모두 바꾸어서는 안        을 선정하여 시장과 그 공무원이 장기 근무 계약을 맺는 제도를 도입해 보자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이 아닌한, 그야말로 대세에        는 것입니다. 서로 근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부서보다는 일단 기피
지장이 없는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구태여 바꾸면 비용이 발생하        하는 부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확대해 보자는 것입니다. 일단 100명 정도에
고 시민들도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과정이 따릅니다. 물론 선거를 통하여 민        서 시작해서 5년 내지 10년 정도 계약한다면 업무의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이
심이 드러난 만큼 바뀐 민심을 좇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봅니다.              확보될 것이라고 봅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2
또한 대규모로 인사이동이 되면 그만큼 업무 파악하고 직원들 간의 팀워크를      사실 따지고 보면 각종 창업센터, 창작 공간, 복지시설 등 서울시가 하고 있는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고 업무장악과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종 사업들의 사업 위탁이나 공간 제공 등이 모두 같은 이치입니다. 모두가
생각해 본 것이 바로 전환기간(Transition Period) 제도입니다.    형식적인 형평성을 쫓다가 사실상 별 도움도 되지 못한 채 운영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행정은 실질을 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업무를 떠난 과장이나 팀장이 한 달간 자신이 떠나버린 과나 팀에 계속적
으로 관여하면서 업무는 물론이고 노하우나 관련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등을       모든 이에게 기회는 주되 일단 준 기회는 충분히 활용해서 그것이 결과적으로
치밀하게 인계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것도      서울시와 서울시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힘들지만 떠난 부서에 조금의 노력만 기울여준다면 서로 낭비와 착오 없는 업
무 인수인계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위탁기간, 좀 바꿉시다

얼마전 북촌의 게스트하우스와 전통문화 공방으로부터 진정서가 날아왔
습니다. 위탁기간을 좀 연장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그때 보니까 위탁기간이
겨우 1~2년이었습니다. 1~2년 열심히 해서 이제 조금 안정도 되고 지명도도
생기고 고객관계도 형성될 찰나에 쫓겨나는 것입니다.

담당자들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형평성
은 공정성의 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형평성을 위해 행정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 게스
트하우스, 공방들을 좀 더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런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3
❸ 공무원, 이제 전문가여야 합니다                           이상 근무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요. 세상에! 저는 참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모두 옮겨다니면 어떻게 업무의 연속성이나 전문성이 담보되느냐고
                                              말입니다. 민원인들은 이렇게 항변합니다. 어떤 공무원이 신규로 와서 자신의
                                              사안을 간신히 납득시키고 이해시킬만 하면 떠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뭐 좀 알 만하면 떠나는 셈입니다.
 한 우물을 파야 물을 마실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서울시 공무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요. 언젠

바로셀로나에 건축기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바로셀로나는 참으로 대단한        가 한국정부의 국제협상단에 참여했던 한 기업인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술가의 도시입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가 그곳 출신이고, 건축의     지적소유권 협상이었는데 상대국가였던 미국의 경우, 담당공무원들은 모두

천재 가우디도 그곳에서 태어났습니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 성지순례를 하       평생 그곳에서 근무한 베테랑들인 반면 한국정부의 공무원들은 겨우 몇 년 이

는 곳입니다. 저도 승효상 선생을 비롯한 건축가들과 함께 그곳에서 가우디의     내의 비전문가였다는 것입니다. 공식언어는 영어인데 용어조차 익숙하지 못

작품들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건축도시답게 가로등이 기가 막힌 것      한 이들이 제대로 통상협상에서 국익을 지켜낼지 의심스러웠다는 것입니다.

이 아닙니까? 그냥 쇠막대기 하나 세워놓은 듯 무뚝뚝해 보이기는 하지만 단     지난번 한미FTA협상 결과 협상회의록 번역에서의 심각한 오류들이 수백 군

순미를 자랑하는 특별한 기념물이었습니다. 통상의 가로등의 개념을 넘어서       데였다는 뉴스를 들으며 그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협상의 전문가들이 얼마나

는 것이었습니다.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어떤 예술가가 저런 것을 디자인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냥 공무원들이 했       조선시대에도 상피제나 3년임기 제도가 있었습니다.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바르셀로나 시의 공무원들은 모두 예술가들이고      자신의 고향에서 근무를 못하게 하고 3년 후에는 임기를 마치고 옮기게 하는

건축가들이었습니다. 하기는 저런 건축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마음껏 설계하       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반부패 시스템이 어느 정도는 갖추어져 있

고 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공무원이 아니고 누구였겠습니까?            고, 전문성이 고도로 필요한 오늘날의 시대에 이렇게 자주 부서간 이동을 한
                                              다는 것은 용납되기 힘듭니다. 세상은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는데 공무원들
어느 서울시 공무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부서에서 얼마나 근무했느냐        만 얼치기가 된다면 어떻게 미래지향적이고 치밀한 행정을 펼칠 수 있겠습
고요. 그랬더니 6개월 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덧붙입니다. 우리 과에서 1년   니까?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4
이제 우리는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제도적으로 과거와는 달리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경우 승진이나 대우에 있어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
은 제도를 마련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을 방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은 두 개의 길을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
트랙은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혀 전문 경영인의 길을 가는 코스이
고 나머지 한 트랙은 한 부서, 한 영역에서 평생 근무하면서 전문가의 길을 가
는 것입니다.

앞의 길은 차장, 부장, 상무, 전무의 길을 가는 사람이고 뒤의 길은 전문기자,
대기자로 가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어디로 가더라도 회사에 대한 공헌과 역할
에 견주어서 대우를 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갈 수 없는지 인사과에
공무원 인사 혁신방안을 준비해놓고 있답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5
왜냐구요? 40평 이상 대형평수이기 때문이랍니다. 지금 서울시 인구 구성은
❹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기릅시다
                                             1인 가구가 25%, 2인 가구까지 합치면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런 인구학적 변화와 추세를 우리가 잘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우스꽝
                                             스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사회 변화를 우리 공직자들이 읽고 이해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면?                            있지 않으면 이런 예산낭비 사례는 끝없이 양산될 것입니다.

                                             정책 하나를 결정할 때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이 정책에 합리적인
제가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감사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어떻게 이런 일     의문이 없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과연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 벌어졌을까’ 개탄하는 마음이 드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때로는 이 사업을   충분히 들어 타당성을 확보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진실로 현장의 목소
과연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것들     리들이 반영되었는지, 미래의 수요와 예측에 틀린 것이 없는지 묻고 또 물어
은 예산만 잔뜩 소모하고, 시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야 합니다. 우리의 결정 하나가 미래의 희망과 행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진행한 사업들이지요.

우리 공무원들은 늘 과거를 돌아보면서 배우고, 현재를 냉철하게 분석하여
실수를 없애고, 미래를 엄격하게 예측하여 최적의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의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내려면 과거의 시행착오 또는 최고 사례들을 찾
아내고 학습해야겠지요. 그러면서 현재 추진중인 정책을 최고의 것으로 만
들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하다보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정책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래의 예측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강연, 학습을 게
을리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은평구 뉴타운에 지어져 있는 SH공사의 집들
가운데 4년째 팔리지 않는 주택이 7백여 채나 된다고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6
❺ 상식의 행정, 저절로 꽃이 피어납니다                       전임 시장님이 강조한 디자인,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강력히 추진
                                             할 생각입니다. 다만 겉치레나 외관이 아니라 삶 속의 진정한 디자인이 뿌리
                                             내리도록 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숫자놀음에 너무 치우쳐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통계가
 억지와 인위적인 성과 만들 생각 버리길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목표에 매달린 나머지 그
                                             숫자의 이면에 있는 실제의 모습은 눈여겨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기자들이나 사람들은 늘 저에게 묻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라
                                             뭔가 많이 시도한 것 같기는 한데 실제 효과는 없는 것이 수두룩합니다. 서울
면?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어떤 성과를 낼 생각인가요?” 대체
                                             형 사회적 기업 수백 개를 지정하고 지원하면 뭐합니까? 그 기업이 정말로 서울
로 이런 질문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답합니다. 아무 것도 안 한 시장으로
                                             시 지원 때문에 큰 도움을 받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일어섰다는 것이 중요하지
남기를 바란다고요. 그러면 모두가 ‘뜨악’하기 마련입니다. 기대했던 답과는
                                             수백 개를 지원했는데 제대로 살아남은 기업이 없다면 무슨 소용입니까?
너무나 멀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청년창업지원센터에 1년간 입주시켰다가 바로 방을 빼 버리는, 그래
제가 했던 말은 상식과 기본, 원칙과 순리에 맞는 행정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서 지원기업을 양산해서 숫자만 늘리려는 그런 정책은 이제 안 해도 좋다는
그동안 뭔가 큰 것을 벌려서 시민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욕심이 지
                                             것입니다. 무엇이든 실질이 중요합니다. 허수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쳤던 시대를 살아왔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장이 당선되면 늘 자신의 과제를
                                             내실이 중요한 법이니까요.
만들어내고 거기에만 매달렸던 것이지요.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자신의 철학과 공약, 비전에 맞는 사업을
새로 벌이기 마련이지요. 전임 시장 시절에 잘못된 정책도 바꾸고 시정해야겠
지요.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그 전임시장의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지킬 것은
지키고 강화해야 할 것은 더 강화해야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7
04 창의력
                                                         이나 도적의 이야기를 많이 보아서, 그래서 늘 책장 뒤에 비밀의 문이 있어
                                                         그것을 살짝 밀면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 벽을 통과할 방법은 도처에 있습니다.
 ❶ 공무원 명탐정 되기-안 되는 일 없거든요!
                                                         채무감축과 임대주택 건설 -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 잘 압니다. 쉽지 않은
                                                         과제이고 미처 다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초
                                                         과달성할지 어떻게 아나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달성할
 이렇게 해 보셨어요? 아니면 저렇게는요?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지점에 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영어를 배울 때 “No stone was left unturned”라는 숙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변호사 하던 시절 어떤 소송을 맡았는데 꼭 이기기는 해야겠는데 방법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다는 것이지요.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잘 안보이더라고요. 늘 골몰하며 지냈지요. 머릿속에는 그 사건의 내용과 쟁
 세상의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사람입니다. 물론 때로는 최선을 다
                                                         점이 박혀 있었어요. 밤에도 침대에 누우면 그 사건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
 해도 안 되는 경우에는 차선이라도 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
                                                         데 어느 날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너무나 우연히도 평소에 보지 않
 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날 자신도 모르게 뜻하던 바가 실현되어 있음을 느낄
                                                         던 판례월보라는 잡지를 보면서 그 소송을 이길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유사한
 것입니다.
                                                         판례가 있었던 것이지요. 진실로 어떤 일의 해결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꿈에도
 사람들은 벽 앞에 서면 주저앉습니다. 더 갈 수 없노라고 말입니다. 높다란               나타납니다. 그리고 계시를 받는답니다.
 벽이 앞에 가로놓이면 더 갈 수 없음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저는 묻습니다.
 ‘저 벽을 타고 넘어갈 수는 없나요?’ 아니면 ‘그 벽을 빙 둘러 어느 모서리에
 돌아갈 곳은 없을까요?’ 또 아니면 ‘그 벽에 구멍을 내서 통과할 수는 없나요?’
 그도 저도 아니면 ‘그 벽을 살짝 밀어서 무너뜨릴 수는 없나요?’

 어릴 때 하도 만화나 동화책을 많이 봐서, 그리고 루팡이나 홈즈와 같은 탐정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8
❷ 샌드위치 휴가, 쉬엄쉬엄 하세요                           평소 책상에만 앉아 있으면 생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이렇게
                                              여유를 가지면 뭔가 답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휴가와 여유를 즐
                                              기게 되면 자신을 성찰하기도 하고 지친 심신을 치유하여 다시 도전하고 힘차
                                              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게 됩니다. 오락을 리크리에이션(Re-creation)이
                                              라고 이름 붙인 것도 새로운 창조를 위한 쉼이기 때문입니다.
 휴가 즐기는 서울시 공무원
                                              제가 여러분께 이렇게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하라, 법정휴가를 반드시 찾아먹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 휴가 꼭 찾아먹으라고 제가 수차례 이야기 드렸        으라, 실·국·본부장님부터 휴가 가라’ 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이유는 결코

지요? 일은 마구 시키면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    서울시정에 공백을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휴가를 통해 좀 더 많이 부려

니다. 그러나 진심입니다. 당장 휴가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잘 압니다.    먹고자 하는 제 깊은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야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밀려오는 일에다가 윗분들조차 밤 늦게까지 야근하고 있는데 무슨 수로 휴가      일하고 더 많은 성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를 간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우선 우리 실·국·본부장님부터 휴가 가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
놓고 우리 과장님, 주무관들이 휴가갈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옆에 사람을 찾
는데, 물어볼 것이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은 작은 불편이고 그 직원이 휴가를 다녀오면 훨씬 더 건강하고 활력 있고
열정적으로 그 일들을 처리해낼 것이고, 그것은 결국 본인의 성과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진리입니다.

사실 휴가를 가거나 놀러 간다고 놀게 되지만은 않습니다. 오며 가며 자신의
과업에 대해 생각하면서 결국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고민하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대안을 생각해내기도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9
05 신념
                                                막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위주의가 겉으로 보면 효율적인 것 같지만 결국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약동하는 사회에서는 겉으로는 혼
                                                란스러워 보이지만 그것이 결국 개성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사
 ❶  장이 왼쪽이라고 해도 나는 오른쪽으로
   시
                                                회를 진보시키기 마련입니다.
   가겠다?
                                                저는 시장취임 첫날, 시장에게 NO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명했습니다. 시장이
                                                모든 일에 옳고 선(善)일 수 없습니다. 언론이나 외부 시민단체가 시장을 비판
 신념과 고집도 때로는 필요하다                               하듯이 내부에서도 시장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언할 수 있어야 합
                                                니다. 관료제 하에서 쉽지 않은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하에서
                                                는 가능합니다. 제 앞에서 싫은 소리했다고 불이익 받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
 서울시 여기저기에 ‘희망’이라는 말이 난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희망제
                                                고 분명히 공언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시장 말 안 들으면 어떡하지?
 작소 상임이사를 지냈기 때문에 ‘희망서울’이 메인 슬로건이 된 것은 좋은데,
 모든 것이 ‘희망’자를 달아야 안심인 듯, 모든 것에 ‘희망’이라는 문구를 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다양한 말들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시
 장이 하는 말과 별개로 시민들이 좋아하고,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용어라면 쓰셔도 좋습니다.

 시장의 철학과 비전, 신념을 시청 직원들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야 시정원칙과 방향이 통일되고 시민들의 혼란이 줄어들 것입니다. 시장
 은 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그 선거과정에서 공약을 통해 시민들과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의 모든 말과 지침에 100%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획일성은 창조적이고 다양한 생각과 실험을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0
❷ 청렴, 공직생활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치가 있습니다. 그 언젠가 모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 결과는 돌이키
                                                       기 어려운 것입니다.

                                                       공직자의 길은 결코 부자가 되는 길도 아니고 권력의 길도 아닙니다. 부자가
                                                       되려거든, 권력자가 되려거든 당장 그만두세요. 공직자는 결코 돈을 벌 수 없
         참 진부한 말입니다.
                                                       습니다. 공직자는 결코 권력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헌신과 봉사의 길
         청렴 -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귀가 따갑게 들어온 말입니다. 공무원 시작하면
                                                       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바쳐진 삶입니다.
         서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들어온 말입니다. 이제 아마도 한쪽 귀로 듣고 또
         한쪽 귀로 흘려보내기 마련일 것입니다. 지금은 아무런 감흥도, 결의도 이끌     청렴 - 그것은 공직자의 삶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어내기 힘든 주제일 것입니다.




         그래도 말해야겠습니다.
         청렴 - 귀 기울여 듣고 늘 감동해야 하는 말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매일 밤 잠들면서 결의해야 하는 말이라고 말입니다. 결코 어느 때 단 한번이
         라도 소홀해서는 안 되는 공직자의 금과옥조라고 말입니다.

         단 한번의 실수로 공직자의 행로가, 삶의 궤도가 결정적 파국을 맞습니다.
         아무리 단 두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도 그 누군가 알게 됩니다. 해가 보고
         달이 보고 새가 듣고 쥐가 듣습니다. 가까이 일하는 직원들이 그것을 모르겠
         습니까?

         여러분이 어떤 성품, 어떤 태도를 갖고 일하는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
         는지, 민원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관계마저 다 알고 있습니다. 눈치가 있고 코




32   박원순 시장 이 서울시 공직자에게 드리는 프러포즈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1
❸ 청탁 퇴치, 아름답게 거절하세요                          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며 스스로 포기하게 하기도 합니다. 일리 있어 보이는
                                             경우에는 현장 부서에 내려보내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만 아예 말이 안되는 경
                                             우에는 제 책상 안에 그냥 넣어두었다가 잊혀질만 하면 버립니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실무부서에 “이것이 시장 지시이니까 무조건 하세요.”
아마도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민원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실무부서에서 검토해온 것을 대부분 존중하
시장인 저에게도 온갖 종류의 민원이 쏟아집니다. 민원이 물론 나쁜 것이 아
                                             려 애씁니다. 실무적 의견을 무시했다가는 사고가 납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닙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렇게 간절하게 요청해 올까요? 민원을 잘 활용하
                                             오랫동안 그 업무에 종사했거나 아니면 그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이
는 법도 필요합니다. 그 억울하고 잘못된 일을 처리하는 것은 그 개인에 대한
                                             기 때문에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일 뿐더러 더 나아가 거기에 관련된 제도를 바꾸고 시
스템을 바꾸는 데까지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원의 본질을 잘 살    혹시 시장실에서 특정한 민원이나 청탁을 반드시 해결해 주라고 한다면
펴 그 같은 민원이 반복되거나 유사 민원이 생겨나지 않도록 본질적인 해결이    그것은 제 의사가 아니니 시장에게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요합니다.                                       저는 그 누가 와서 청탁한다고 하더라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서울시민의 삶에 이익이 되고 공공의 이익과 미래 서울에 도움이 되는
문제는 악성 민원과 청탁성 민원입니다. 이미 답은 나와 있고 해결이 절대적
                                             것이 아닌 한 단호히 배척할 각오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따라 주십시오.
으로 불가능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가져오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냉정하게
해서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청탁성 민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잘라야 하지만 잘 아는 경우에는 평생 원수가 될 수도 있
으니 점잖게 거절해야겠지요. 사실 거절을 잘해야 합니다. 안 된다고 거절하
는 사람일수록 웃으면서 너무 죄송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속으로는 단호한 마
음으로 거절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사람에 따라서 설득 가능한 사람에게는 안 되는 사정
을 충분히 설명해서 돌려보내고 막무가내인 경우에는 일단 검토해보겠다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2
06 마음가짐
                                              풋워크를 자랑하며 잽을 날리다가 그 잽에 지친 상대에게 결정적인 어퍼컷을
                                              날리는 것이지요.

 ❶ 강철처럼 강하고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여러분! 아무리 당찬 결심을 하고 각오를 하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시작하세요. 그래야 지치지 않아요. 그리고 꾸준하게 일하세요. 상황이 바뀌
                                              면 거기에 따라 업무의 추진 방법도 바꾸세요. 조금은 더 유연하게 허리를 풀
                                              고 또 때로는 하늘을 쳐다보고 잠깐은 여유도 부리세요. 다 잘 될 겁니다.
 저와 시민운동을 열심히 해 온 최열 환경재단 대표님이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여러 차레 들었습니다. “때로는 강철처럼 강하고, 또 때로는 버
 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늘 세게 말하고 행동하는 시민운
 동가가 이렇게 말하는데 다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자신의 신념은 강철처럼 단단해야 하고 그 실천은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합니다. 신념이 단단하지 않으면 제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추진력, 집행력
 을 갖추기 힘듭니다. 그러나 그 정책이나 결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유연해
 야 합니다. 막상 현장, 현실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과 조건이 있기 마련
 이고 그것에 맞추어 집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제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이런 말도 했지요. “나비처럼 날아가서 벌처럼
 쏜다.” 무하마드 알리가 한 말이지요. 무거운 체중의 헤비급 선수들은 대체
 로 한방에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한방을 날리려고 하다가 헛방이 되
 기 일쑤이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힘을 빼게 되고 마침내 그라운드에 눕게
 됩니다. 그러나 무하마드 알리는 헤비급이면서도 마치 플라이급처럼 경쾌한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3
❷  정의 힘, 세상 모든 일은 재미있고 행복
  긍                                           이러고 사나?”하는 회의도 들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삶이, 내 인생이
                                              불쌍해지지요. 그러나 생각해 보세요. 월급은 낮지만 매달 꼬박꼬박 나오잖아
  합니다                                         요? 상사에게 좀 시달리긴 하지만 해고당할 가능성은 없잖아요? 모두들 공무
                                              원하고 싶어 안달이잖아요! 그러나 공무원이 그런 세속적인 만족에 안주할 수
어떤 사람을 보면 늘 우울하고 근심에 가득차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는 없지요. 옛날부터 공직자를 ‘공복’이라고 했으니 우리는 국민의 머슴이고
잘 될 리 만무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늘 싱글벙글입니다. 그 사람 하는 일은   시민의 종이랍니다. 그게 바로 보람이지요. 다수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
다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웃는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원래 사명이 아니던가요? 아니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집에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이지요. 여러분, 웃으면서 일하세요.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있잖아요?

저는 재미 없는 것은 인생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즐겁     억지로 일을 하면 신이 안 나고 모든 것이 싫증만 납니다. 일이 잘 될 리가 없
게 일해야지요. 사실 서울시장 노릇 힘듭니다. 여러분 보시기에도 그렇지 않     지요. 그러나 신나게 하면 성과도 잘 납니다. 아무리 힘들고 골치 아픈 일도
나요? 하루 종일 보고 받고 면담하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습니다. 아침 출근    저절로 재미있어지고 얼굴이 밝아집니다. 미소가 저절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
하면서부터 저를 맞는 것은 시위대입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위대가 저      이지요. 세상에 서울시 공무원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어요?
를 반깁니다. 신문과 방송,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그러니 우리 즐겁고 행복하게 생각합시다!
잇따릅니다. 억울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천만 시민이 사는 서울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고독하고도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즐겁습니다. 아니 즐겁
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고뇌하고 결정하는 하나의 일로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저는 즐겁게 서울시장직을 수행
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즐겁고 행복해졌습니다.

우리 공직자들, 서울시 직원들 마음 제가 압니다. 아무도 몰라주는 곳에서
야근하면서 소소한 보고서 만들고, 자료 챙기고, 민원인들에게 시달리고,
윗사람에게 핀잔 듣고, 출퇴근길 사람에게 치이고, 그러고도 박봉에 “내가 왜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4
❸ 3불(不) 타령은 그만~!                                자는 주의입니다. 예산도 말씀드린 것처럼 정 안되면 민간 파트너를 끌어와서
                                                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또 그 뿐입니까? 선례는 늘 우리를 편하게 해 주는
                                                근거가 되지만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하는 일은 늘 선례가 없이 이
                                                루어지는 것이지요.

 공무원의 ‘3불 타령’, 서울시에서는 없어요                       그러니 이제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은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일단은 “왜 안
                                                될까?” “되는 방법이 없을까?” “이 사람이 왜 이런 요구를 할까?” “이 제안은

제가 언젠가 보은군청에 가본 일이 있습니다. 군청 청사 입구 벽에 ‘3불 타령     문제가 있지만 이런 대안은 있지 않을까?” - 이런 생각을 하는 공직자가 되

을 없앱니다.’ 이렇게 써 있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인가 보았더니 ‘법령타령,     어 주었으면 합니다.

예산타령, 선례타령’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가 사업을 제안하면,      사실 일반시민이 우리 천만상상 오아시스나 이메일 등으로 자신의 요구나
법령의 근거가 없으니 안 된다, 예산이 없어 안 된다, 선례가 없어 안 된다는 것   제안을 하는 것이라면 오죽 답답하고 고민했으면 그랬을까요? 필요하다면
입니다. 무조건 안 된다는 이야기가 공무원 입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좀 다른 사례를 연구해 보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당사자를 불러서

사실 우리 서울시 홈페이지에도 다양한 시민들의 제안이나 아이디어, 민원이        제안의 배경이나 이유를 물어본다면 그 요구를 들어줄 길이, 열리고 그 제안

쏟아집니다. 답변해 놓은 것을 보면 아주 친절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답은       이 현실적 정책으로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자세히 검토해보면 걸리는 게 많겠지요.       너무 바쁘고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이렇게 시민의 요구나 민원을 해결해 준다
실무 담당자가 법령에 위반된 것을, 예산 없는 것을, 선례 없는 것을 할 수가     면 그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없지요. 그렇게 답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사실 법령은 많은 경우 꼼꼼히 살펴보거나 해석을 잘 해보면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저는 법령의 문제가 있다면 거기서 멈추지 말고 그 개정
안을 만들어 중앙정부나 국회에 끊임없이 건의하고 제안해서 관철되도록 하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5
07 거버넌스
                                               활용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요. 지난번에 ‘희망온돌’ 사업을 하면서 보니까 사
                                               회복지를 위해 서울시가 많이 쓴다고 하지만 고작 3조에 불과하고, 서울에 산
                                               재한 민간자원은 20조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그 돈 가진 사람을 협력
 ❶ 소금 행정 - 짜게 놉시다
                                               자로 끌어오면 훨씬 더 큰 일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협찬 시장’
                                               다운 발상이지요?

                                               사실 외국 가면 도처에 이런 모금과 기부를 활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교육과
  민간 자원을 잘 활용하면 “예산 없다.”는 소리 안 나옵니다            문화·예술, 복지 영역, 지역 개발 - 그 모든 영역에서 민간의 기부와 행정의
                                               예산이 함께 움직이거나 아니면 상호 보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좋은 세
                                               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 예산이 순계 기준으로 19조나 됩니다. 정말 큰 돈입니다. 그러나 막상
 사업 하려고 하면 늘 돈이 모자라지요. 부서 간에 예산 끌어오기가 치열해지     사실 지방자치단체는 모금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의 경우 법적
 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달라는 사람도 많고 할 사업은 많은데 예   으로도 모금이 가능하고 심지어는 특별 지정기부는 서울시도 받게 되어 있습
 산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지요. 시민들을 만나면 결국 이런저런 사업 해달     니다. 자발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업무상의 강압이나 부당한 거래관계가 아니
 라는 것이거나 지원해 달라는 것이지요. 지난해 했던 사업도 계속해야 하고      라면 민간자원 활용도 열려 있습니다.
 또 새로운 신규 사업도 벌여야 하니 돈 가뭄일 수밖에 없지요.
                                               사실 이미 서울시 업무 전반을 보면 어마어마하게 자원봉사자를 많이 활용하
 그러나 NGO를 오래 해 온 제 입장에서 보면 서울시는 자원의 천국입니다.     고 있지요. 의용소방대나 각종 모니터요원들이 사실상 자원봉사자들이지요.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일을 못하겠다는 것이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       얼마 전, 행정과에 서울시에 협력하는 자원봉사 개념의 시민들이 얼마나 되
 다. 왜냐하면 저는 돈 한 푼 없이 조직을 만들고 사업을 벌이고 세상을 바꾸어   느냐고 조사를 해보도록 했더니 무려 40만 명이 넘는 서울시민이 각자 고유
 왔거든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아니 그건 민간 조직이고 우리는 공   한 방식으로 서울시정의 자원봉사자가 되어 있었답니다. 이미 서울시민 100
 공 기관이잖아요?”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민간 조직과     명 중 4명은 서울시의 협력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서울시립대, 시립박
 우리 서울시 같은 공공 기관은 다르지요. 그러나 우리라고 민간의 자원들을      물관과 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과 문화재단, 사회복지재단과 서울장학재단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6
등 많은 기관들에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매년 예산을 10% 깎는다고요.
그렇다고 사업은 덜 할 수가 없지요.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자원을 개발하      사회투자론 Social Impact Bond
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세미나도 열고 제가 강의도 했답니다. 이제 ‘돈 없다’,   행정의 효율화를 위한 작은 단상
‘예산 없다’ 이런 말이 서울시에서는 안나오겠지요?
                                               
                                               저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외국에도 많이 다니고, 많은 외국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의 여러 단체나 기관, 사람들과 친한 편입니다. 자주 만나다 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인상 깊게 듣고 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Social Impact Bond 라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영향투자라고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뭔고 하니 과거의 보조금 제도를 완전
                                               히 바꾸자는 것입니다. 그냥 돈을 사회단체에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고요. 어떤 특정 사회현
                                               안에 대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계약으로 하고 그 사업에 투자하여 나중에 성공하면
                                               그만큼 다시 성공보수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의 범죄율을 2013년에 2%
                                               줄이겠다는 단체가 있다면 그 2% 경감에 따른 비용(수사, 재판, 수감비용 등)을 계산하고 그만
                                               큼을 금융기관에서 투자하여 성공하면 그에 따른 원금과 투자수익을 보장해서 정부, 지방정부
                                               가 보상해 주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그 비용과 이익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
                                               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행정의 목적을 달성하는 새로운 변화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사회를 공학적이고 과학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지요. 사회혁신이라는 개념이 요즘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혁신 없이는 사회의 진보와 발전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지요. 저도 이런 사회혁신에 관한 국제회의에 여러 차례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번 시청을 방문하고 서울시와 MOU를 체결한 영국 Young Foundation 역시
                                               영국 사회혁신의 중심 엔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뿐이 아니지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 사회혁신기구(Office of Civic Participation and Social Innovation)을 설치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는 시장 직속으로 서울혁신기획관을 두었지요.
                                               행정의 효율성 - 아직 먼 길이 남아 있습니다. 부지런히 그 길을 달려갑시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7
❷ 멍석 행정 - 서울시는 멍석입니다                         제가 취임 초에 영등포역 주변에 쪽방촌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화려한 영등
                                             포에서 한 블록만 가면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그렇게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들의 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성요
                                             셉의원, 이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서비스하는 광야교회 등의 종교시설과
                                             단체들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런 중간지원기관들을
 민간이 잘할 수 있게 만들고
                                             만들게 하고 지원하면, 그들이 이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게 서울시 임무
                                             이 불우한 주민들을 어떻게 돌보겠습니까?

                                             아동청소년담당관에서 실행하는 놀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천, 수만

제가 민간 영역에서 활동했을 때, 공무원들은 뭔가 강박관념에 쫓기는 느낌을    개의 프로그램을 우리가 다 관장할 수는 없지요. 좋은 민간단체나 사회적기업이

가졌습니다. 뭔가 성과와 숫자에 연연해하는 것이지요. 아마도 목표를 채워야    잘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적극 지원해주면 그들이 모든 일을 하게 됩니다.

하고, 성과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성과를    박물관, 도서관 사업 모두 같습니다. 도서관 친구들이라는 단체가 있던
내야 승진도 하고 윗사람들에게 잘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니까 당연한 것일지     데 참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가 직접 할 수 없는 많은
모르겠습니다.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보조금 지원도 좀 더 업그레이드되고

그러나 저는 그런 형식적 숫자, 외형적 성과를 강요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혁신될 필요가 있습니다.

곧 형해화(形骸化)될 그 숫자가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현실에서 보면 시민들   서울시는 멍석을 깔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풀뿌리 주민단
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효과도 없는 그런 숫자놀음에서 이제    체가, 시민조직들이 와서 마음껏 놀게 해 주면 됩니다. 늘 옆에서 묵묵히 지원
우리는 해방되어야 합니다.                               을 해 주고 민간이 잘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 성과는 오로지 서울시

진정한 성과를 내고 그것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직접 일을 하고,    것이 되고 서울시민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직접 하지 않는다고 나의 성과

성과를 내기 보다는 민간단체나 풀뿌리조직들이 일을 하게 하고, 그것이 지속    가 안 된다고 오해하지 마십시오. 민간의 단체들이나 기업들이 하는 그 모든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것이 결국은 서울시의 성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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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예방행정
                                               지난 겨울에는 폭설에 대한 대비를 하느라 땀을 흘렸습니다. 다행히 폭설이
                                               적었고 무사히 보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름이 걱정이었습
                                               니다. 작년과 재작년, 서울 시내를 물바다로 만들고, 우면산의 산사태를 가져
 ❶ 예방 행정 -  여름에 폭설을 대비하고
           한
                                               왔던 그 국지성 집중호우가 금년에는 안 오리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서울
           한겨울에 폭우를 준비한다                       을 둘러싸고 있는 산지를 전수조사해서 조금이라도 산사태 가능성이 있는 곳
                                               을 찾아내 방책을 세워야 하고, 작년에 홍수가 났던 도심지역 38군데를 재발
                                               방지하기 위하여 방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 여름엔 직원 분들의
 서울시는 ‘예방행정’의 대명사입니다
                                               헌신적인 노력으로 걱정만큼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또 겨울이 걱정입니다.

                                               얼마 전 TV 방송에 보니까 백두산의 지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3월부터 ‘놀토’가 시행됐습니다. 주 5일 수업제가 실시되면서 아이들은 토요
                                               백두산에 몇 백 년만에 한 번 오는 큰 폭발이 있게 되면 한반도 전역에 큰 기
 일에도 이제 전면적으로 놀게 된 것이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면 집에서
                                               상재해가 오게 되고 그것은 농작물이나 비행 교통 등에 심각한 피해를 끼
 만 놀거나 학원에 가거나 두 가지 선택밖에 없는데 그건 우리 아이들에게 너
                                               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하는 소리로 들었을 것입니다.
 무 잔인한 노릇이지요. 그러나 서울시는 놀토에 대비해서 아이들이 즐겁게 학
                                               그러나 저는 달랐습니다. 우리가 만분의 일, 아니 백만분의 일이라도 가능성
 습하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미 그 몇 달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막상 놀토
                                               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위에 관계
 가 시행되었을 때 놀토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발표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
                                               된 것이라면, 설사 나중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준
 에게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해 드렸습니다.
                                               비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황당한 일인가요? 모든 것에 대비하고, 모든 것에
 그뿐이 아닙니다. 가계 부채는 천문학적 숫자로 불어나 있고 언제 터질지 모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하여 시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 그것이 시장의
 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입니다. 행정1부시장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책회의      직무가 아니던가요?
 를 거듭하여 종합적 대안을 마련해 발표한 것도 예방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입
                                               사실 각 분야에 걸쳐 대비하고 예방해야 하는 일은 부지기수로 있습니다.
 니다. 나는 이 사례를 통하여 서울시 공무원의 지혜와 통찰력을 믿게 되었습
                                               저는 의료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분의 1만 스포츠와 생활체육, 일상적
 니다. 시장이 되면서 잠 못 이루는 불면의 밤을 참 많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운동, 그리고 질병 예방 교육에 쓴다면 그 효과는 10배, 100배 높아질 것이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9
라고 봅니다.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정신질환 예방을 위한 클리닉과 상담센
터를 강화한다면 아마도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예방행정을 강조하면서 ‘절벽 아래 앰뷸런스를 대기시켜 놓으면
서 그 절벽에 펜스를 치는 일은 왜 게을리 하느냐’는 말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우리도 상류의 오염원을 제거하면 될 일을 하류에서 그 물 전체를 정화하려는
비효율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0
사전검토 항목 제도
사전검토를 통하여 착오나 실수를 방지하고 좋은 행정을 실천한다



그러나 아무리 예방행정을 하고자 해도 그냥 시장의 끊임없는 잔소리로 그 예방행정이 이루          층이나 장애인, 노동자들이나 국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시나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
어질 리 만무합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은 없는지, 사업 비용은 초기 비용뿐만 아니라 그 이후 유지 관리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그것이 바로 사전검토항목 제도입니다. 모든 공무원들이 자신의 정책이나 사업을 구상하          를 검토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반쪽에 불과할 것입니다. 여기서 ‘성 인지’라고 하는 것은 그
고, 결제받을 때는 사전검토항목에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결제서류 맨 앞에       정책이나 사업이 여성의 삶과 지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라는 것입
첨부되어 있습니다.                                                니다. 동시에 ‘균형 인지’라는 것은 그 정책이나 사업이 서울의 여러 지역 간의 차이를 더 조
                                                          장하는 것은 아닌지, 그 차이를 좁혀주는 것인지 검토해 보라는 것입니다. 같은 서울이라고
어떤 항목이 있는지 볼까요? 지금 서울시에서는 모든 공무원들이 타자원의 활용 여부에 관하
                                                          하더라도 강·남북 사이는 현저한 차이가 있고, 서울시로서는 그러한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
여 중앙부처, 민간단체, 기업과 협의하고 노력했는지 스스로 검토하고 이를 표시하여야 합니다.
                                                          으니 이런 검토항목을 넣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그 다음으로 모든 공무원에게 반드
사실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예산을 가지고 사업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가 서울시장
                                                          시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것은 “관계기관 및 관계단체”와의 협의 여부를 검토하고 그것을
이 되어 사업을 구상하고 정책을 만들다 보니 예산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원래 일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하면 훨씬 더 잘하게 되는 법입니다.
되었습니다. 당연히 국고보조라든지, 민간단체나 기업으로부터의 지원도 함께 고민해 보아
                                                          관계기관이나 관계단체와의 협의를 게을리함으로써 정책이나 사업이 발표되거나 시행되는
야 하는 것이지요. 선거 때 상대 후보 진영에서 저보고 ‘협찬 후보’라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행
                                                          과정에서 그들의 협력을 받지 못함으로써 사업을 그르칠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거버넌스,
정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 기업, 민간단체의 협력을 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파트너십, 네트워크라는 말이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화두입니다. 관련 공공기관은 말할 것도
이고 그것은 제 전공이기도 하니까 당연히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이런 요청을 하게 된 것이
                                                          없고, 민간단체들과의 협조관계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사실 아무리 공공기관에서 좋은
지요. 두 번째 검토 항목은 “법령 및 기타 고려사항의 검토”입니다. 법령규정에 따라 교통, 환
                                                          정책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실천하고 현실화하는 것은 민간단체, 특히 풀뿌리
경, 재해 등의 영역에 그 사업이나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체일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상의하고 협의하라는 것입니다.
법령에 규정되어 있으니 검토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렇게 사전에 검토하여 표기하도록 해 놓
                                                          비록 이런 사전 검토 항목으로 말미암아 공무원들이 신경쓰고 체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으면 놓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고용효과, 성 인지, 균형 인지, 문화 예술, 취
                                                          피곤해질지 모르지만 그덕에 나중에 잘못되거나 실수하는 일이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약 계층, 장애인, 노동 인지, 국제 관계, 갈등 유발 가능성, 유지 관리 비용 등에 대해서도 검토
                                                          그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조직을 위해서도 다행스런 일이지요. 이제 서울시는 과거보다 훨씬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정책이나 사업 구상이 과연 고용효과나 문화예술 분야, 취약 계
                                                          실수와 잘못을 줄이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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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행정실천
                                   희랍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그 사이에 정책은 실종되기 마련입니다. 신중하게 검
                                   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거쳐 결정해야 하지만 의사결정은 때로는 신속하고 단
 ❶ 신중과 신속 사이
                                   호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특히 반대 여론이 적고, 예산부담이 적
                                   으며, 신속성이 생명인 사안은 더욱 그러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묵히면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과 전광석화처럼 빨리 결정해야 하는 사안
                                   을 구별하는 것은 행정가에게는 중요한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광석화 또는 즉결처분
                                   이해관계가 많고 말썽이 일어날 소지가 있는 사안은 조금씩 미루고 많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결정이 늦다는 여론이 일어날 정도로 푹 삭히
 “그걸 보거나 듣고 돌아오면,
                                   고 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리 신속하게 결정했다면 드러나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니까
                                   지 않았을 문제들이 미리 드러나기도 하고 점검되기도 합니다.

 그날 바로 정리를 해 버립니다.                 그러나 동시에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어지거나 심각한 손해가 일어나는 일
 전‘즉결처분주의자’
          입니다.                     들도 있습니다. 정책 결정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그런데 행정은 보통 이 시
 글도 생각날 때 그대로 써버리는 거죠.             기를 놓치기 일쑤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법령의
                                   준수 여부, 선례의 연구, 복잡하고 다단계의 의사결정구조, 안일과 보신의 관
 메모를 많이 하지만 메모도 쌓이면 자기 자신도
                                   료사회 분위기 등등이 바로 신속한 결정을 막는 요인들이지요.
 다시 보기가 힘듭니다.
 뭐든지 보면 그대로 쓰고 정리해 버리는 것이          자신이 확신하면 과감하게 상사를 설득하고 결재가 떨어지면 곧바로 전광석
 제 원칙입니다.”                         화처럼 처리해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결재 과정에서 경
                                   험이 많은 상사가 문제를 많이 짚어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안을
        - 박원순, 글쓰기의 최소원칙, 룩스문디 -   가져가서 결재받기보다는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빨리 결재에 올려보는 것도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2
좋은 일이라 봅니다. 저는 결재 과정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의견을 전달하
                                            ❷ 행정, 다양하고 유연하게
는 과정이 아니라 상호 협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어느 누군들
완벽하겠습니까?


                                            한때, 동네 양복점이 전성시대를 이뤘던 때가 있었습니다.

                                            동네에서 돈 좀 있는 집은 양복점에 가서 자기 체형에 맞는 옷을 맞춰 입고 멋을
                                            냈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양복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기성복 전성시
                                            대가 됐습니다. 거리엔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패션을 알고, 패션을 누리는 최고 소비자층은 다
                                            시 양복점, 요즘말로 하면 디자이너 부티크를 찾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자기 체형에 맞춰서, 결점은 커버해주고, 장점은 살려주는 디자이너들의 맞춤
                                            옷이 최고의 상품 가치를 가지는 것이죠.

                                            서울시의 행정도 기성복이 아니라 양복점, 디자이너 부티크가 되어야 합니다. 그
                                            정책의 수혜자가 되는 사람들의 요구와 현실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추진되어
                                            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이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시에 있는 노인 복지관을 몇 곳 둘러봤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모두 다 비
                                            슷비슷 합니다. 어르신들 화사하게 느끼시라고 그런 건지 핑크색과 파란색을
                                            많이 쓴 것도 똑같고 사교댄스, 단전호흡 등 교양 프로그램의 내용도 다 비슷
                                            합니다. 지역에 따라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도 다르고, 나이에 따라 원하는 교
                                            육 내용도 다를 듯 싶은데, 그런 다양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고급 문화와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3
스포츠를 자주 접하고, 소득 수준도 높은 강남의 노인들은 탁구나 수영보다는
                                              ❸  울 보물, Story-telling으로 빛난다
                                                서
골프나 요트 등의 고급 스포츠를 배우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비록 세상에선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밀려났지만, 아직 몸도 마음도 건강한 젊은 노인들은,
단순히 즐기는 게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지막 1%가 때로는 전체일 수도 있어요
처지와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유연한 행정이 펼쳐져야 합니다. 디자이너 부티크
의 옷이 그 사람의 체형과 취향, 스타일에 딱 맞고 디자이너 부티크의 옷이 시   저는 겉치레와 형식, 외관과 모양내기를 아주 싫어한답니다. 그런 것을 지나
대의 유행과 아름다움을 대변하듯이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의 수혜 대     치게 따지다 보면 본질과 내용, 기본을 놓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겉
상인 시민들을 단순히 수혜자로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정책의 아이디어를 내      모양은 그럴듯한데 내용을 뒤집어보면 엉터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말
고, 입안하고, 집행하는 데 그들을 참여시켜야 합니다.                합니다. 형식적 숫자놀음이나 실적같은 것을 앞세우지 말라고요. 그리고 상식
                                              과 기본, 합리와 원칙을 바로 세우라고 말이지요.

시민의 위치에서                                      그런 반면에 저는 카피, 모양, 디자인, 겉페이지, 슬로건, 캐치프레이즈 -
시민의 눈높이로,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행정은 당연히 천편일률적일 수가     이런 것을 엄청 따진답니다. 왜냐 하면 그 모든 내용을 한마디로 드러내주는
없습니다.                                         것은 꼭 필요한 것이니까요. 겉과 속이 가득차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진정 시민에게 필요한 행정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집행되는 행정입      사실 아무리 우리가 고생해서 만든 정책과 땀 흘려 실천한 내용도 때로는 묻

니다.                                           혀있는 보물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카피 한마디와 포스터
                                              한 장으로 맛깔나게 표현해 온 세상 사람들이 주목하고 칭찬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아무리 흙 속에 파묻혀 있는 보물이라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요.
                                              스스로 잘낫다고 떠드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지요. 그런 기본자세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4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의 시정과 정책은 시민들의 지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서울시청 청사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소재이지요.
지를 받아야 추진력이 생기고, 더 힘들고, 어려운 결정들을 내리고 시민들의           시장실에 와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에는 몇 시간이라도 손님들에게 안내
동의와 설득이 가능해지는 것이잖아요.                                할 재료들로 그득하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제대로 드러내고 꾸밈으            취임식 때 이미 제가 간단히 소개한 것 들어보셨지요? 기울어진 책장, 대안학
로써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외국의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교 아들이 만들어준 그림, 보도블록, 3단계로 진행되는 저의 대머리 현상, 포
입니다. 지난번에 한강의 교량이나 순환고속도로 등을 방문하여 안전점검도             스트잇벽 등등.
해 본 적이 있고, 또한 상수도사업본부의 정수장 등을 방문해 보기도 했지요.
                                                    스토리텔링 -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런 시설들이 주 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우리 청소년들의 놀토 방문과 체험
프로그램 대상지로 아주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상당한 견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막상 들여다보면 세부적인 스토리텔
링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설 입구에서부터 나올
때까지 하나하나의 시설에 사연과 의미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문구를 붙이고,
재미난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집에 가져가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실
제 생활에 이용할 만한 캐릭터 상품까지 판매하는 간이가게를 만들어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렇게 보면 서울시에는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이 보고 즐기고 감동받을 수
있는 장소, 인물, 건축물, 물건, 조직, 업소 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일 수도 있고, 재능, 생태, 사연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저는 ‘Attraction
Seoul 1,000’ 이라는 것을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자랑거리 1천 개,
아니면 서울의 명소 1천 개라고나 할까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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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웨이

  • 1. Seoul Way,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ver. 1 원순씨의
  • 2. Seoul Way, shall we walk?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공직자 여러분께 드리는 프러포즈 시민소통 리더십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취임 후 이런 저런 만남과 업무처리, 지시와 보고, 현장방문과 교류 속에서 제가 가 지게 된 생각을 우리 서울시 직원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때 그때 했던 이야 신념 기도 있지만 이것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한다면 서로를 이해하고 업무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취임 직후에 도대체 새로운 시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생각 의 꾸러미를 한번 읽어보시면 이제 그런 혼란은 사라질 것입니다. 서울시는 시장 혼자서 이끌어 가는 게 아닙니다. 신뢰성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 모두와 발을 맞추고, 맘을 맞춰서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그 길을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아 길을 내고, 다지고,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겠습니다. 이 글은 시장인 제가 서울시 협업체계 를 함께 이끌어갈 4만6천여 명 우리 서울시 가족 여러분들에게 보내는 프러포즈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격의 없는 의견을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의견이 참여와 소통, 변화와 혁신의 Seoul way 를 만들어 갑니다.” Shall we walk?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
  • 3. CONTENTS Seoul Way, shall we walk? 10 ❶ 시민은 고객이 아닌 주인입니다 ❷ 소통의 달인이 되세요 시민소통 ❸ 3·3·3원칙 - 답은 늘 현장에! 09 ❶ 신중과 신속 사이 ❷ 행정, 다양하고 유연하게... 행정실천 ❸ 서울 보물, Story-telling으로 빛난다 08 07 ❶ 예방 행정 - 한여름에 폭설을 대비하고 한겨울에 폭우를 준비한다 예방행정 ❶ 소금 행정 - 짜게 놉시다 ❷ 멍석 행정 - 서울시는 멍석입니다 06 거버넌스 ❶ 강철처럼 강하고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마음가짐 ❷ 긍정의 힘, 세상그만~!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❸ 3불(不) 타령은 모든 일은 05 ❶ 시장이 왼쪽이라고 해도 나는 오른쪽으로 가겠다? ❷ 청렴, 공직생활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04 신념 ❸ 청탁 퇴치, 아름답게 거절하세요 ❶ 공무원의 명탐정 되기 - 안 되는 일 없거든요! 창의력 ❷ 샌드위치 휴가, 쉬엄쉬엄 하세요 03 ❶ 꼼꼼 서울시, 망원경과 현미경을 갖추세요 ❷ 정체 vs. 발전의 방정식 ❸ 공무원, 이제 전문가여야 합니다 ❹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기릅시다 02 신뢰성 ❺ 상식의 행정, 저절로 꽃이 피어납니다 협업체계 ❶ 여럿이, 그리고 함께 ❷ 칸막이를 넘어서 ❸ 빨리 공을 넘기세요 01 ❶ 낮추면 높아집니다 리더십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
  • 4. 01 리더십 이제 여러분의 귀에 딱지가 앉을 것입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사람이 혼자 많은 일을 할 수는 없다, 제대로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팀워크를 갖 춰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아무리 개인의 재능과 능력이 크다 ❶ 낮추면 높아집니다 해도 자신의 힘만으로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원 들의 동의와 지지, 협업과 팀워크가 있어야 큰 일,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습 니다. 독불장군, 그가 이룰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습니다. 부드러운 리더십 칭찬과 격려로 기를 키워주세요 사람들의 마음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 왕도는 상대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좋은 일, 성과는 모두 부하와 동료에게 돌리고 험한 일과 욕은 본인이 들으십시오. 그것이 스스로를 높이는 일입니다. 물은 높낮이가 다를 때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러나 평균에 이르게 되면 스스로 멈춘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늘 부족하고 이것이 물의 의로움이다 모자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럴 때 칭찬의 말보다는 꾸지람이 먼저 나오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자신이 윗사람일 때 아랫사람을 깔보거나 사람은 한결같이 위로 가기를 바란다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자신이 더 높은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을 때 아랫 그러나 물은 자기 홀로 늘 밑으로 간다 사람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이 물의 겸양의 미덕이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노력할 뿐입니다. 낮춤이라는 것이야말로 도가 깃드는 곳이요 저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우리 단체 간사들에게 늘 뒷줄에. 그것도 맨 가에 서 만물의 그릇이다 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면 그곳이 바로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 물은 진정 항상 낮은 곳으로 모인다 신의 겸허와 겸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을 높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남을 낮추는 것입니다. 겸손은 사람들의 화합과 지지를 끌어내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 관자 水地편-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겸손이야말로 상대의 존경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6
  • 5. 02 협업체계 여럿이, 함께 협력하고 협조하여 일하는 협업과 협력의 시대입니다. 그 협력의 대상은 동료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은 그 분야 ❶ 여럿이, 그리고 함께 의 전문가들이나 시민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고 그들의 생각을 자신의 일과 정 책에 반영하는 사람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혼자서 뚝딱 기획안을 만드는 사 람은 결국 자신의 생각과 지식만 반영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많은 사람의 정보와 지식을 담게 되지요. 전자와 후자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 가 한 일의 결과물은 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조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혼자서 책상 위에서 결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이 일을 가장 잘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이 정을 내려 버리면 되는데 여러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의견을 물어야 하기 때문 지요. 그러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명백합니다. 아니 혼자서도 잘할 입니다. 하지만 당장은 조금 힘들지 몰라도 나중에는 그것이 더 칭찬받고, 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오산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적고, 온당하고, 더 빠른 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미리 상 대부분의 일은 함께 해야 문제가 풀린답니다. 의하고 협력하고 설득을 해 둔 것이 되는 것이지요. 설사 혼자 하는 작업이라고 하더라도 동료나 다른 부서와 협업해야 하는 것이 저는 일할 때 늘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위로는 나보다 탁월한 지혜와 대부분이지요. 현대를 융합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제가 하는 일이 안 걸리는 경험을 가진 원로, 옆으로는 저보다 훨씬 더 깊은 전문성을 갖춘 지식인들, 부서가 없을 정도로 일이라는 게 복합적이고 다면적이지요. 그러니 어찌 여럿이, 또 선량한 시민의식을 가진 자발적 봉사자들, 우리 사업을 기꺼이 공감하고 그리고 함께 일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돕고자 하는 후원자들 - 이 모두가 저와 연합함대를 구성하고 세상을 바꾸 어 왔답니다. 서울시를 위해 기꺼이 돕고자 하는 민간 영역의 사람들도 많습 여럿이 함께 힘을 합치고 보태면 더 큰 일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마련 니다. 이분들과 함께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어보는 전략을 짜 주세요. 이지요. 한 사람의 뛰어난 영웅이 우대받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흔히 혼자서 일하는 사람을 ‘독고다이’라고 하지 요. 일종의 핀잔입니다. 오늘의 시대는 영웅과 ‘독고다이’의 시대가 아닙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7
  • 6. ❷ 칸막이를 넘어서 합니다. 이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이미 우리가 최근 도입한 것이 두 가 지인데요. 첫째는 두루 일꾼이 바로 그것입니다. 두루 일꾼은 각 부서마다 일종의 ‘리베 로’를 두어 다른 부서와의 협력 사안에 대해 부서를 넘나들며 함께 일하거나 칸막이 행정의 벽을 넘읍시다 소통꾼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고요. 둘째는 사전 검토제도입니다. 즉 모든 결제문서에는 반드시 다른 부서나 관련 우리 관료사회는 칸막이 행정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지요. 기관, 단체에 협력을 구할 사안에 대해 그 과정을 거쳤는지 명기하도록 하는 한 부서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부서에서 알 수가 없습니다. 알려고 하지도 것입니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기획안이, 그 정책 초 않고 알리지도 않지요. 남의 부서까지 기웃거릴 여유도 없을 뿐더러 그럴 필 안이 훨씬 더 정교해지고, 사후 갈등이 줄어들고, 실현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 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다가는 괜히 일만 늘어나기 일쑤이지요. 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융·복합의 시대입니다. 세상을 둘러보십시오. 둘러보면 협업과 공유·융합과 통합, 공개와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어느 것 하나 서로 섞이지 않고 관련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은 너무나 많습니다. 제가 서울시와 산하기관 등이 가진 공간 가운데 사용하 주택단지를 하나 지어도 디자인과 예술이 고려되지 않을 수 있나요? 지 않는 시간대를 모두 신고하게 하고, 그것을 인터넷에 공유해서 시민들이나 주변 경관과 환경, 생태가 빠질 수 있나요? 교통 영향도 배제될 수가 없지요? 기업, 단체들이 필요할 때 예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이미 진행 또 공동체적 요소, 즉 커뮤니티 시설이나 인구학적 고려가 빠질 수 있습니까? 중인 것 아시죠? 관리나 경비, 화재나 사고 등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부서가 다 관여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지요. 이것은 그만큼 부서를 뛰어넘어 늘 소통하고 협력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평생학습이나 동아리모임 등에 목말라하는 많은 시민과 는 것이지요. 비록 편의상 특정부서의 역할과 기능이 주어져 있다고 하더라 기관들의 욕구를 해소해 주게 되는 것입니다. 또 진행중인 것이 있습니다. 도 늘 다른 부서와 협의하고 논의하는 기회와 채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때로 바로 주거지 우선 주차 제도인데요, 많은 경우 그 주민은 저녁에 퇴근하여 는 임시적인 TFT도 만들고, 또 어느 때는 제도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밤새 주차했다가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그 자리는 비는 경우가 많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8
  • 7. 그 주변 사람들이 그 빈자리, 빈 시간에 주차함으로써 활용도를 높이는 것 입니다. · 홍보 전략·기획 : 시민소통담당관 이렇게 보면 공유의 기회와 방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공간의 공유 (호텔이 · 온라인·모바일 전자설문(e·poll) : 유시티추진담당관 부족하면 민간의 가정집을 이용, 시가 가진 모든 공간의 공유), 재능의 공유, · 시정여론조사(전화·면접·인터넷) : 뉴미디어담당관 정보의 공유(서울시의 많은 정보가 있는데 목적에 맞게 공유되지 않음, 관광, · 발간물을 전자책으로 만들기 : 정보화기획담당관 정보공유 등) 등 부지기수이지요. · 온라인 생방송 : 뉴미디어담당관 우리 서울시 내 기능이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업무포탈 메인 페이지에 · 기자설명회·보도자료 : 언론담당관 홍보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 보공고 : 총무과(고시·공고번호 부여), 시민소통담당관 시 (발행) · 기록물 관리(기록관리시스템) : 총무과 · 울연구원(구·시정개발연구원) 연구보고서 공유 : 서울연구 서 원 전자도서관(www.si.re.kr) 이제 서울은 공유의 도시로 거듭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9
  • 8. ❸ 빨리 공을 넘기세요 사람에게 넘기면 그 상사로부터 지적받거나 논평한 것을 기초로 다시 수정 하고 보완해 가는 것이지요. 그것을 몇 차례 하다보면 거의 완벽한 안이 만들 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자신 여러 사람의 지혜를 얻는 법 의 생각과 장점,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이면 하나의 완성된 작 품이 되는 법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자문을 얻고 의견을 구하면 훨씬 쉽게 될 요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실무 주무관들이 시장실에서 내려오는 여러 지시 것을 계속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상사에게 바로 가지 사항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죄송한 마 고 가는 것이 힘들다면 옆의 동료에게, 그 역시 바쁘고 힘들다면 자신이 상의 음이 듭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은 도대체 시장이 무슨 뜻으로 하고 코멘트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자문을 받으세요. 의외로 사람 이런 말을 했느냐 해독하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들은 남에게 선의를 베풀 자세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나중에 막걸리 한 잔, 커피 한 잔이면 됩니다. 아마도 중간에서 실·국·본부장님들이나 비서실에서 충분히 제 뜻을 전달 하지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당연한 일이지요. 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저는 늘 퇴고의 힘을 믿는답니다. 일단은 한번 써보는 것입니다. 말이 안 되 가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제가 회의할 때 가능하면 실·국·본부장님 외에도 더라도 일단 완성을 해 놓고 그것을 프린트해서 출퇴근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 과장, 팀장님이나 주무관들도 함께 오시라고 하는 것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서도 보고 고치고, 화장실에서 읽어보기도 합니다. 어제 밤에 쓴 글을 아침에 의 오류를 시정해 보려는 뜻이었답니다. 직접 듣고 보면 이해가 훨씬 더 빠른 읽어보면 창피하게 생각될 정도로 고칠 것이 많습니다. 일 잘하는 것도 요령 것이지요. 입니다. 거기에다가 제가 조금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권해드려 볼까요? 바로 상대방에게 공넘기기 기법입니다. 이것이 뭔고 하니 자신에게 떨어진 과제를 빠른 시간 안에 윗사람에게 던져버리라는 것입니다. 물론 완성되거 나 숙성되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이 조사하고 연구한 것들을 정리해서 일단 윗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0
  • 9. 03 신뢰성 이 이야기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에 한 분의 일화입니다. 바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발행인으로 유명한, 출판인 한창기 사장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통이 커서 작은 일에 매달리는 ❶ 꼼꼼 서울시, 망원경과 현미경을 갖추세요 사람을 ‘째째하다’며 업신여기기 일쑤입니다. 거대담론에 강하고 큰소리치기 좋아합니다. 우국충정하는 마음이 큰 것은 좋으나 이런 사람일수록 디테일에 약합니다. 구체적인 일에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작은 것에서 구멍이 나면 전체가 허사가 되고 무너지게 됩니다. 꼼꼼함 그리고 치밀함이라는 가치 어찌 작은 일에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저를 ‘꼼꼼원순’이라고 부르는 이들 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좀 디테일에 강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러 단체 한 꼬장꼬장한 이가 있었다. 를 만들고 운영해 왔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그래도 한국사회에서 주변에서 그에게 망원경을 선물했다. 영향력 있는 단체를 만들기까지, 그 힘은 바로 ‘강력한 신념, 유연한 정책’이었다 말과 글에 너무 꼼꼼해 지긋지긋할 정도니 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온갖 고민을 하지 않으면 ‘좀 멀리 보고 크게 볼 줄도 아시라’ 의미였다. 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다들 ‘공포의 집중회의’를 기억 하지만 그는 언젠가 이런 글을 썼다. 합니다. 아무리 준비를 해 와도 집중적으로 회의를 하고 나면 깨지는 일이 많 “ 나는 정확성과 논리성을 따지다 나중에 서기가 해도 될 다는 것이지요. 허점이 많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소한 일에 신경 쓰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망원경으로 큰 그림을 그렸다면, 현미경으로 그 세부 사항을 꼼꼼하고 치밀 우리나라에는 위대한 지도자가 너무나 많고, 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한 가지 방향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에서 입체 서기가 너무나 적다. 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만약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왜? 어떤 점이? 나는 나와 함께 서기 노릇을 하고픈 사람을 무슨 이유로?’ 반대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 반대를 설득하고 만날 때마다 기쁨을 느낀다.”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해답이 나올 수 있으려면, 치밀하고 꼼꼼한 일 처리가 그 기본입니다. 여러분, 준비 철저히 하고 회의에 들어 오셔야겠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1
  • 10. ❷ 정체 VS 발전의 방정식 서울을 복지도시로 만드는 일이라든지, 인간중심. 시민중심의 행정을 펴는 일은 바로 새로운 민선5기의 핵심적인 비전이고 변화의 중심축입니다. ‘시민 고객’이라는 말을 ‘시민’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물은 유전한다 공무원 너무 자주 바뀐다 희랍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를 ✽장기근무계약제와 전환기간 Transition Period를 도입하다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변화를 거부하고 그대로 있다면 정체되고 퇴보 하고 맙니다. 그것은 인간과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 과 사회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발전해갈 것입니다. 민원인들이나 시민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공무원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경우는 1년에 3번이나 담당공무원이 바뀌 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자주 전근이 되어서 과연 그 업무에 대 그렇다고 무조건 바꾸지 마라 해 담당자가 얼마나 파악하고 이해하며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 드는 게 저 한 사람뿐일까요? 사실 전임 시장이 한 것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많았습니다. 한강르네 상스 사업과 같은 큰 프로젝트 외에도 ‘Hi Seoul’이라는 구호도 그렇고 해치상 그래서 일단 생각해 본 것이 특정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하고 싶은 공무원 도 반드시 좋은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모두 바꾸어서는 안 을 선정하여 시장과 그 공무원이 장기 근무 계약을 맺는 제도를 도입해 보자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이 아닌한, 그야말로 대세에 는 것입니다. 서로 근무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부서보다는 일단 기피 지장이 없는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구태여 바꾸면 비용이 발생하 하는 부서부터 시작해서 차츰 확대해 보자는 것입니다. 일단 100명 정도에 고 시민들도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과정이 따릅니다. 물론 선거를 통하여 민 서 시작해서 5년 내지 10년 정도 계약한다면 업무의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이 심이 드러난 만큼 바뀐 민심을 좇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봅니다. 확보될 것이라고 봅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2
  • 11. 또한 대규모로 인사이동이 되면 그만큼 업무 파악하고 직원들 간의 팀워크를 사실 따지고 보면 각종 창업센터, 창작 공간, 복지시설 등 서울시가 하고 있는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고 업무장악과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각종 사업들의 사업 위탁이나 공간 제공 등이 모두 같은 이치입니다. 모두가 생각해 본 것이 바로 전환기간(Transition Period) 제도입니다. 형식적인 형평성을 쫓다가 사실상 별 도움도 되지 못한 채 운영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행정은 실질을 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업무를 떠난 과장이나 팀장이 한 달간 자신이 떠나버린 과나 팀에 계속적 으로 관여하면서 업무는 물론이고 노하우나 관련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등을 모든 이에게 기회는 주되 일단 준 기회는 충분히 활용해서 그것이 결과적으로 치밀하게 인계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것도 서울시와 서울시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힘들지만 떠난 부서에 조금의 노력만 기울여준다면 서로 낭비와 착오 없는 업 무 인수인계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위탁기간, 좀 바꿉시다 얼마전 북촌의 게스트하우스와 전통문화 공방으로부터 진정서가 날아왔 습니다. 위탁기간을 좀 연장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그때 보니까 위탁기간이 겨우 1~2년이었습니다. 1~2년 열심히 해서 이제 조금 안정도 되고 지명도도 생기고 고객관계도 형성될 찰나에 쫓겨나는 것입니다. 담당자들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형평성 은 공정성의 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형평성을 위해 행정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 게스 트하우스, 공방들을 좀 더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런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3
  • 12. ❸ 공무원, 이제 전문가여야 합니다 이상 근무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요. 세상에! 저는 참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모두 옮겨다니면 어떻게 업무의 연속성이나 전문성이 담보되느냐고 말입니다. 민원인들은 이렇게 항변합니다. 어떤 공무원이 신규로 와서 자신의 사안을 간신히 납득시키고 이해시킬만 하면 떠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뭐 좀 알 만하면 떠나는 셈입니다. 한 우물을 파야 물을 마실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서울시 공무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요. 언젠 바로셀로나에 건축기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바로셀로나는 참으로 대단한 가 한국정부의 국제협상단에 참여했던 한 기업인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술가의 도시입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피카소가 그곳 출신이고, 건축의 지적소유권 협상이었는데 상대국가였던 미국의 경우, 담당공무원들은 모두 천재 가우디도 그곳에서 태어났습니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 성지순례를 하 평생 그곳에서 근무한 베테랑들인 반면 한국정부의 공무원들은 겨우 몇 년 이 는 곳입니다. 저도 승효상 선생을 비롯한 건축가들과 함께 그곳에서 가우디의 내의 비전문가였다는 것입니다. 공식언어는 영어인데 용어조차 익숙하지 못 작품들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건축도시답게 가로등이 기가 막힌 것 한 이들이 제대로 통상협상에서 국익을 지켜낼지 의심스러웠다는 것입니다. 이 아닙니까? 그냥 쇠막대기 하나 세워놓은 듯 무뚝뚝해 보이기는 하지만 단 지난번 한미FTA협상 결과 협상회의록 번역에서의 심각한 오류들이 수백 군 순미를 자랑하는 특별한 기념물이었습니다. 통상의 가로등의 개념을 넘어서 데였다는 뉴스를 들으며 그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협상의 전문가들이 얼마나 는 것이었습니다.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어떤 예술가가 저런 것을 디자인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냥 공무원들이 했 조선시대에도 상피제나 3년임기 제도가 있었습니다.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바르셀로나 시의 공무원들은 모두 예술가들이고 자신의 고향에서 근무를 못하게 하고 3년 후에는 임기를 마치고 옮기게 하는 건축가들이었습니다. 하기는 저런 건축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마음껏 설계하 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반부패 시스템이 어느 정도는 갖추어져 있 고 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공무원이 아니고 누구였겠습니까? 고, 전문성이 고도로 필요한 오늘날의 시대에 이렇게 자주 부서간 이동을 한 다는 것은 용납되기 힘듭니다. 세상은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는데 공무원들 어느 서울시 공무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부서에서 얼마나 근무했느냐 만 얼치기가 된다면 어떻게 미래지향적이고 치밀한 행정을 펼칠 수 있겠습 고요. 그랬더니 6개월 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덧붙입니다. 우리 과에서 1년 니까?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4
  • 13. 이제 우리는 전문성을 키워야 합니다. 스스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제도적으로 과거와는 달리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경우 승진이나 대우에 있어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 은 제도를 마련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을 방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은 두 개의 길을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 트랙은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혀 전문 경영인의 길을 가는 코스이 고 나머지 한 트랙은 한 부서, 한 영역에서 평생 근무하면서 전문가의 길을 가 는 것입니다. 앞의 길은 차장, 부장, 상무, 전무의 길을 가는 사람이고 뒤의 길은 전문기자, 대기자로 가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어디로 가더라도 회사에 대한 공헌과 역할 에 견주어서 대우를 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갈 수 없는지 인사과에 공무원 인사 혁신방안을 준비해놓고 있답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5
  • 14. 왜냐구요? 40평 이상 대형평수이기 때문이랍니다. 지금 서울시 인구 구성은 ❹ 시대를 통찰하는 힘을 기릅시다 1인 가구가 25%, 2인 가구까지 합치면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런 인구학적 변화와 추세를 우리가 잘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우스꽝 스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사회 변화를 우리 공직자들이 읽고 이해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면? 있지 않으면 이런 예산낭비 사례는 끝없이 양산될 것입니다. 정책 하나를 결정할 때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이 정책에 합리적인 제가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감사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어떻게 이런 일 의문이 없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과연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 벌어졌을까’ 개탄하는 마음이 드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때로는 이 사업을 충분히 들어 타당성을 확보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진실로 현장의 목소 과연 진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것들 리들이 반영되었는지, 미래의 수요와 예측에 틀린 것이 없는지 묻고 또 물어 은 예산만 잔뜩 소모하고, 시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야 합니다. 우리의 결정 하나가 미래의 희망과 행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진행한 사업들이지요. 우리 공무원들은 늘 과거를 돌아보면서 배우고, 현재를 냉철하게 분석하여 실수를 없애고, 미래를 엄격하게 예측하여 최적의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의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내려면 과거의 시행착오 또는 최고 사례들을 찾 아내고 학습해야겠지요. 그러면서 현재 추진중인 정책을 최고의 것으로 만 들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하다보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정책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래의 예측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강연, 학습을 게 을리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은평구 뉴타운에 지어져 있는 SH공사의 집들 가운데 4년째 팔리지 않는 주택이 7백여 채나 된다고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6
  • 15. ❺ 상식의 행정, 저절로 꽃이 피어납니다 전임 시장님이 강조한 디자인,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강력히 추진 할 생각입니다. 다만 겉치레나 외관이 아니라 삶 속의 진정한 디자인이 뿌리 내리도록 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숫자놀음에 너무 치우쳐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통계가 억지와 인위적인 성과 만들 생각 버리길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형식적인 목표에 매달린 나머지 그 숫자의 이면에 있는 실제의 모습은 눈여겨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기자들이나 사람들은 늘 저에게 묻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라 뭔가 많이 시도한 것 같기는 한데 실제 효과는 없는 것이 수두룩합니다. 서울 면?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어떤 성과를 낼 생각인가요?” 대체 형 사회적 기업 수백 개를 지정하고 지원하면 뭐합니까? 그 기업이 정말로 서울 로 이런 질문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답합니다. 아무 것도 안 한 시장으로 시 지원 때문에 큰 도움을 받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일어섰다는 것이 중요하지 남기를 바란다고요. 그러면 모두가 ‘뜨악’하기 마련입니다. 기대했던 답과는 수백 개를 지원했는데 제대로 살아남은 기업이 없다면 무슨 소용입니까? 너무나 멀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청년창업지원센터에 1년간 입주시켰다가 바로 방을 빼 버리는, 그래 제가 했던 말은 상식과 기본, 원칙과 순리에 맞는 행정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서 지원기업을 양산해서 숫자만 늘리려는 그런 정책은 이제 안 해도 좋다는 그동안 뭔가 큰 것을 벌려서 시민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욕심이 지 것입니다. 무엇이든 실질이 중요합니다. 허수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쳤던 시대를 살아왔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장이 당선되면 늘 자신의 과제를 내실이 중요한 법이니까요. 만들어내고 거기에만 매달렸던 것이지요.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자신의 철학과 공약, 비전에 맞는 사업을 새로 벌이기 마련이지요. 전임 시장 시절에 잘못된 정책도 바꾸고 시정해야겠 지요.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그 전임시장의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지킬 것은 지키고 강화해야 할 것은 더 강화해야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7
  • 16. 04 창의력 이나 도적의 이야기를 많이 보아서, 그래서 늘 책장 뒤에 비밀의 문이 있어 그것을 살짝 밀면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 벽을 통과할 방법은 도처에 있습니다. ❶ 공무원 명탐정 되기-안 되는 일 없거든요! 채무감축과 임대주택 건설 -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 잘 압니다. 쉽지 않은 과제이고 미처 다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초 과달성할지 어떻게 아나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달성할 이렇게 해 보셨어요? 아니면 저렇게는요?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지점에 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영어를 배울 때 “No stone was left unturned”라는 숙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변호사 하던 시절 어떤 소송을 맡았는데 꼭 이기기는 해야겠는데 방법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다는 것이지요.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잘 안보이더라고요. 늘 골몰하며 지냈지요. 머릿속에는 그 사건의 내용과 쟁 세상의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사람입니다. 물론 때로는 최선을 다 점이 박혀 있었어요. 밤에도 침대에 누우면 그 사건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 해도 안 되는 경우에는 차선이라도 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 데 어느 날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너무나 우연히도 평소에 보지 않 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날 자신도 모르게 뜻하던 바가 실현되어 있음을 느낄 던 판례월보라는 잡지를 보면서 그 소송을 이길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유사한 것입니다. 판례가 있었던 것이지요. 진실로 어떤 일의 해결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꿈에도 사람들은 벽 앞에 서면 주저앉습니다. 더 갈 수 없노라고 말입니다. 높다란 나타납니다. 그리고 계시를 받는답니다. 벽이 앞에 가로놓이면 더 갈 수 없음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저는 묻습니다. ‘저 벽을 타고 넘어갈 수는 없나요?’ 아니면 ‘그 벽을 빙 둘러 어느 모서리에 돌아갈 곳은 없을까요?’ 또 아니면 ‘그 벽에 구멍을 내서 통과할 수는 없나요?’ 그도 저도 아니면 ‘그 벽을 살짝 밀어서 무너뜨릴 수는 없나요?’ 어릴 때 하도 만화나 동화책을 많이 봐서, 그리고 루팡이나 홈즈와 같은 탐정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8
  • 17. ❷ 샌드위치 휴가, 쉬엄쉬엄 하세요 평소 책상에만 앉아 있으면 생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이렇게 여유를 가지면 뭔가 답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휴가와 여유를 즐 기게 되면 자신을 성찰하기도 하고 지친 심신을 치유하여 다시 도전하고 힘차 게 일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게 됩니다. 오락을 리크리에이션(Re-creation)이 라고 이름 붙인 것도 새로운 창조를 위한 쉼이기 때문입니다. 휴가 즐기는 서울시 공무원 제가 여러분께 이렇게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하라, 법정휴가를 반드시 찾아먹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 휴가 꼭 찾아먹으라고 제가 수차례 이야기 드렸 으라, 실·국·본부장님부터 휴가 가라’ 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는 이유는 결코 지요? 일은 마구 시키면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 서울시정에 공백을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휴가를 통해 좀 더 많이 부려 니다. 그러나 진심입니다. 당장 휴가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잘 압니다. 먹고자 하는 제 깊은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야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밀려오는 일에다가 윗분들조차 밤 늦게까지 야근하고 있는데 무슨 수로 휴가 일하고 더 많은 성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를 간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우선 우리 실·국·본부장님부터 휴가 가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 놓고 우리 과장님, 주무관들이 휴가갈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 옆에 사람을 찾 는데, 물어볼 것이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은 작은 불편이고 그 직원이 휴가를 다녀오면 훨씬 더 건강하고 활력 있고 열정적으로 그 일들을 처리해낼 것이고, 그것은 결국 본인의 성과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진리입니다. 사실 휴가를 가거나 놀러 간다고 놀게 되지만은 않습니다. 오며 가며 자신의 과업에 대해 생각하면서 결국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고민하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 대안을 생각해내기도 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19
  • 18. 05 신념 막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위주의가 겉으로 보면 효율적인 것 같지만 결국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약동하는 사회에서는 겉으로는 혼 란스러워 보이지만 그것이 결국 개성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사 ❶ 장이 왼쪽이라고 해도 나는 오른쪽으로 시 회를 진보시키기 마련입니다. 가겠다? 저는 시장취임 첫날, 시장에게 NO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명했습니다. 시장이 모든 일에 옳고 선(善)일 수 없습니다. 언론이나 외부 시민단체가 시장을 비판 신념과 고집도 때로는 필요하다 하듯이 내부에서도 시장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언할 수 있어야 합 니다. 관료제 하에서 쉽지 않은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하에서 는 가능합니다. 제 앞에서 싫은 소리했다고 불이익 받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 서울시 여기저기에 ‘희망’이라는 말이 난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희망제 고 분명히 공언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시장 말 안 들으면 어떡하지? 작소 상임이사를 지냈기 때문에 ‘희망서울’이 메인 슬로건이 된 것은 좋은데, 모든 것이 ‘희망’자를 달아야 안심인 듯, 모든 것에 ‘희망’이라는 문구를 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다양한 말들이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시 장이 하는 말과 별개로 시민들이 좋아하고,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용어라면 쓰셔도 좋습니다. 시장의 철학과 비전, 신념을 시청 직원들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야 시정원칙과 방향이 통일되고 시민들의 혼란이 줄어들 것입니다. 시장 은 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그 선거과정에서 공약을 통해 시민들과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장의 모든 말과 지침에 100%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획일성은 창조적이고 다양한 생각과 실험을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0
  • 19. ❷ 청렴, 공직생활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치가 있습니다. 그 언젠가 모든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며 그 결과는 돌이키 기 어려운 것입니다. 공직자의 길은 결코 부자가 되는 길도 아니고 권력의 길도 아닙니다. 부자가 되려거든, 권력자가 되려거든 당장 그만두세요. 공직자는 결코 돈을 벌 수 없 참 진부한 말입니다. 습니다. 공직자는 결코 권력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헌신과 봉사의 길 청렴 - 너무 많이, 너무 오래 귀가 따갑게 들어온 말입니다. 공무원 시작하면 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바쳐진 삶입니다. 서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들어온 말입니다. 이제 아마도 한쪽 귀로 듣고 또 한쪽 귀로 흘려보내기 마련일 것입니다. 지금은 아무런 감흥도, 결의도 이끌 청렴 - 그것은 공직자의 삶의 알파이고 오메가입니다. 어내기 힘든 주제일 것입니다. 그래도 말해야겠습니다. 청렴 - 귀 기울여 듣고 늘 감동해야 하는 말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매일 밤 잠들면서 결의해야 하는 말이라고 말입니다. 결코 어느 때 단 한번이 라도 소홀해서는 안 되는 공직자의 금과옥조라고 말입니다. 단 한번의 실수로 공직자의 행로가, 삶의 궤도가 결정적 파국을 맞습니다. 아무리 단 두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도 그 누군가 알게 됩니다. 해가 보고 달이 보고 새가 듣고 쥐가 듣습니다. 가까이 일하는 직원들이 그것을 모르겠 습니까? 여러분이 어떤 성품, 어떤 태도를 갖고 일하는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 는지, 민원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관계마저 다 알고 있습니다. 눈치가 있고 코 32 박원순 시장 이 서울시 공직자에게 드리는 프러포즈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1
  • 20. ❸ 청탁 퇴치, 아름답게 거절하세요 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며 스스로 포기하게 하기도 합니다. 일리 있어 보이는 경우에는 현장 부서에 내려보내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만 아예 말이 안되는 경 우에는 제 책상 안에 그냥 넣어두었다가 잊혀질만 하면 버립니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실무부서에 “이것이 시장 지시이니까 무조건 하세요.” 아마도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민원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실무부서에서 검토해온 것을 대부분 존중하 시장인 저에게도 온갖 종류의 민원이 쏟아집니다. 민원이 물론 나쁜 것이 아 려 애씁니다. 실무적 의견을 무시했다가는 사고가 납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닙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렇게 간절하게 요청해 올까요? 민원을 잘 활용하 오랫동안 그 업무에 종사했거나 아니면 그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이 는 법도 필요합니다. 그 억울하고 잘못된 일을 처리하는 것은 그 개인에 대한 기 때문에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일 뿐더러 더 나아가 거기에 관련된 제도를 바꾸고 시 스템을 바꾸는 데까지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민원의 본질을 잘 살 혹시 시장실에서 특정한 민원이나 청탁을 반드시 해결해 주라고 한다면 펴 그 같은 민원이 반복되거나 유사 민원이 생겨나지 않도록 본질적인 해결이 그것은 제 의사가 아니니 시장에게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요합니다. 저는 그 누가 와서 청탁한다고 하더라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서울시민의 삶에 이익이 되고 공공의 이익과 미래 서울에 도움이 되는 문제는 악성 민원과 청탁성 민원입니다. 이미 답은 나와 있고 해결이 절대적 것이 아닌 한 단호히 배척할 각오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따라 주십시오. 으로 불가능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가져오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냉정하게 해서 스스로 포기하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청탁성 민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잘라야 하지만 잘 아는 경우에는 평생 원수가 될 수도 있 으니 점잖게 거절해야겠지요. 사실 거절을 잘해야 합니다. 안 된다고 거절하 는 사람일수록 웃으면서 너무 죄송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속으로는 단호한 마 음으로 거절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사람에 따라서 설득 가능한 사람에게는 안 되는 사정 을 충분히 설명해서 돌려보내고 막무가내인 경우에는 일단 검토해보겠다고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2
  • 21. 06 마음가짐 풋워크를 자랑하며 잽을 날리다가 그 잽에 지친 상대에게 결정적인 어퍼컷을 날리는 것이지요. ❶ 강철처럼 강하고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여러분! 아무리 당찬 결심을 하고 각오를 하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시작하세요. 그래야 지치지 않아요. 그리고 꾸준하게 일하세요. 상황이 바뀌 면 거기에 따라 업무의 추진 방법도 바꾸세요. 조금은 더 유연하게 허리를 풀 고 또 때로는 하늘을 쳐다보고 잠깐은 여유도 부리세요. 다 잘 될 겁니다. 저와 시민운동을 열심히 해 온 최열 환경재단 대표님이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여러 차레 들었습니다. “때로는 강철처럼 강하고, 또 때로는 버 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늘 세게 말하고 행동하는 시민운 동가가 이렇게 말하는데 다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자신의 신념은 강철처럼 단단해야 하고 그 실천은 버드나무처럼 부드러워야 합니다. 신념이 단단하지 않으면 제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추진력, 집행력 을 갖추기 힘듭니다. 그러나 그 정책이나 결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유연해 야 합니다. 막상 현장, 현실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과 조건이 있기 마련 이고 그것에 맞추어 집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제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이런 말도 했지요. “나비처럼 날아가서 벌처럼 쏜다.” 무하마드 알리가 한 말이지요. 무거운 체중의 헤비급 선수들은 대체 로 한방에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한방을 날리려고 하다가 헛방이 되 기 일쑤이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힘을 빼게 되고 마침내 그라운드에 눕게 됩니다. 그러나 무하마드 알리는 헤비급이면서도 마치 플라이급처럼 경쾌한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3
  • 22. ❷ 정의 힘, 세상 모든 일은 재미있고 행복 긍 이러고 사나?”하는 회의도 들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삶이, 내 인생이 불쌍해지지요. 그러나 생각해 보세요. 월급은 낮지만 매달 꼬박꼬박 나오잖아 합니다 요? 상사에게 좀 시달리긴 하지만 해고당할 가능성은 없잖아요? 모두들 공무 원하고 싶어 안달이잖아요! 그러나 공무원이 그런 세속적인 만족에 안주할 수 어떤 사람을 보면 늘 우울하고 근심에 가득차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는 없지요. 옛날부터 공직자를 ‘공복’이라고 했으니 우리는 국민의 머슴이고 잘 될 리 만무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늘 싱글벙글입니다. 그 사람 하는 일은 시민의 종이랍니다. 그게 바로 보람이지요. 다수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 다 잘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웃는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원래 사명이 아니던가요? 아니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집에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이지요. 여러분, 웃으면서 일하세요.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있잖아요? 저는 재미 없는 것은 인생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즐겁 억지로 일을 하면 신이 안 나고 모든 것이 싫증만 납니다. 일이 잘 될 리가 없 게 일해야지요. 사실 서울시장 노릇 힘듭니다. 여러분 보시기에도 그렇지 않 지요. 그러나 신나게 하면 성과도 잘 납니다. 아무리 힘들고 골치 아픈 일도 나요? 하루 종일 보고 받고 면담하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습니다. 아침 출근 저절로 재미있어지고 얼굴이 밝아집니다. 미소가 저절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 하면서부터 저를 맞는 것은 시위대입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위대가 저 이지요. 세상에 서울시 공무원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어요? 를 반깁니다. 신문과 방송,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시정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그러니 우리 즐겁고 행복하게 생각합시다! 잇따릅니다. 억울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천만 시민이 사는 서울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고독하고도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즐겁습니다. 아니 즐겁 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고뇌하고 결정하는 하나의 일로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저는 즐겁게 서울시장직을 수행 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즐겁고 행복해졌습니다. 우리 공직자들, 서울시 직원들 마음 제가 압니다. 아무도 몰라주는 곳에서 야근하면서 소소한 보고서 만들고, 자료 챙기고, 민원인들에게 시달리고, 윗사람에게 핀잔 듣고, 출퇴근길 사람에게 치이고, 그러고도 박봉에 “내가 왜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4
  • 23. ❸ 3불(不) 타령은 그만~! 자는 주의입니다. 예산도 말씀드린 것처럼 정 안되면 민간 파트너를 끌어와서 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또 그 뿐입니까? 선례는 늘 우리를 편하게 해 주는 근거가 되지만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처음으로 하는 일은 늘 선례가 없이 이 루어지는 것이지요. 공무원의 ‘3불 타령’, 서울시에서는 없어요 그러니 이제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은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일단은 “왜 안 될까?” “되는 방법이 없을까?” “이 사람이 왜 이런 요구를 할까?” “이 제안은 제가 언젠가 보은군청에 가본 일이 있습니다. 군청 청사 입구 벽에 ‘3불 타령 문제가 있지만 이런 대안은 있지 않을까?” - 이런 생각을 하는 공직자가 되 을 없앱니다.’ 이렇게 써 있더라고요. 그게 무슨 말인가 보았더니 ‘법령타령, 어 주었으면 합니다. 예산타령, 선례타령’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가 사업을 제안하면, 사실 일반시민이 우리 천만상상 오아시스나 이메일 등으로 자신의 요구나 법령의 근거가 없으니 안 된다, 예산이 없어 안 된다, 선례가 없어 안 된다는 것 제안을 하는 것이라면 오죽 답답하고 고민했으면 그랬을까요? 필요하다면 입니다. 무조건 안 된다는 이야기가 공무원 입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좀 다른 사례를 연구해 보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당사자를 불러서 사실 우리 서울시 홈페이지에도 다양한 시민들의 제안이나 아이디어, 민원이 제안의 배경이나 이유를 물어본다면 그 요구를 들어줄 길이, 열리고 그 제안 쏟아집니다. 답변해 놓은 것을 보면 아주 친절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답은 이 현실적 정책으로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자세히 검토해보면 걸리는 게 많겠지요. 너무 바쁘고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이렇게 시민의 요구나 민원을 해결해 준다 실무 담당자가 법령에 위반된 것을, 예산 없는 것을, 선례 없는 것을 할 수가 면 그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없지요. 그렇게 답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사실 법령은 많은 경우 꼼꼼히 살펴보거나 해석을 잘 해보면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저는 법령의 문제가 있다면 거기서 멈추지 말고 그 개정 안을 만들어 중앙정부나 국회에 끊임없이 건의하고 제안해서 관철되도록 하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5
  • 24. 07 거버넌스 활용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요. 지난번에 ‘희망온돌’ 사업을 하면서 보니까 사 회복지를 위해 서울시가 많이 쓴다고 하지만 고작 3조에 불과하고, 서울에 산 재한 민간자원은 20조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그 돈 가진 사람을 협력 ❶ 소금 행정 - 짜게 놉시다 자로 끌어오면 훨씬 더 큰 일을,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협찬 시장’ 다운 발상이지요? 사실 외국 가면 도처에 이런 모금과 기부를 활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교육과 민간 자원을 잘 활용하면 “예산 없다.”는 소리 안 나옵니다 문화·예술, 복지 영역, 지역 개발 - 그 모든 영역에서 민간의 기부와 행정의 예산이 함께 움직이거나 아니면 상호 보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좋은 세 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 예산이 순계 기준으로 19조나 됩니다. 정말 큰 돈입니다. 그러나 막상 사업 하려고 하면 늘 돈이 모자라지요. 부서 간에 예산 끌어오기가 치열해지 사실 지방자치단체는 모금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의 경우 법적 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달라는 사람도 많고 할 사업은 많은데 예 으로도 모금이 가능하고 심지어는 특별 지정기부는 서울시도 받게 되어 있습 산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지요. 시민들을 만나면 결국 이런저런 사업 해달 니다. 자발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업무상의 강압이나 부당한 거래관계가 아니 라는 것이거나 지원해 달라는 것이지요. 지난해 했던 사업도 계속해야 하고 라면 민간자원 활용도 열려 있습니다. 또 새로운 신규 사업도 벌여야 하니 돈 가뭄일 수밖에 없지요. 사실 이미 서울시 업무 전반을 보면 어마어마하게 자원봉사자를 많이 활용하 그러나 NGO를 오래 해 온 제 입장에서 보면 서울시는 자원의 천국입니다. 고 있지요. 의용소방대나 각종 모니터요원들이 사실상 자원봉사자들이지요.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일을 못하겠다는 것이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 얼마 전, 행정과에 서울시에 협력하는 자원봉사 개념의 시민들이 얼마나 되 다. 왜냐하면 저는 돈 한 푼 없이 조직을 만들고 사업을 벌이고 세상을 바꾸어 느냐고 조사를 해보도록 했더니 무려 40만 명이 넘는 서울시민이 각자 고유 왔거든요.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아니 그건 민간 조직이고 우리는 공 한 방식으로 서울시정의 자원봉사자가 되어 있었답니다. 이미 서울시민 100 공 기관이잖아요?”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민간 조직과 명 중 4명은 서울시의 협력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서울시립대, 시립박 우리 서울시 같은 공공 기관은 다르지요. 그러나 우리라고 민간의 자원들을 물관과 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과 문화재단, 사회복지재단과 서울장학재단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6
  • 25. 등 많은 기관들에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매년 예산을 10% 깎는다고요. 그렇다고 사업은 덜 할 수가 없지요.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자원을 개발하 사회투자론 Social Impact Bond 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세미나도 열고 제가 강의도 했답니다. 이제 ‘돈 없다’, 행정의 효율화를 위한 작은 단상 ‘예산 없다’ 이런 말이 서울시에서는 안나오겠지요?  저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외국에도 많이 다니고, 많은 외국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영국의 여러 단체나 기관, 사람들과 친한 편입니다. 자주 만나다 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영국에서 가장 인상 깊게 듣고 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Social Impact Bond 라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영향투자라고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뭔고 하니 과거의 보조금 제도를 완전 히 바꾸자는 것입니다. 그냥 돈을 사회단체에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고요. 어떤 특정 사회현 안에 대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계약으로 하고 그 사업에 투자하여 나중에 성공하면 그만큼 다시 성공보수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의 범죄율을 2013년에 2% 줄이겠다는 단체가 있다면 그 2% 경감에 따른 비용(수사, 재판, 수감비용 등)을 계산하고 그만 큼을 금융기관에서 투자하여 성공하면 그에 따른 원금과 투자수익을 보장해서 정부, 지방정부 가 보상해 주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그 비용과 이익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 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행정의 목적을 달성하는 새로운 변화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사회를 공학적이고 과학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지요. 사회혁신이라는 개념이 요즘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혁신 없이는 사회의 진보와 발전은 있을 수 없는 것이 지요. 저도 이런 사회혁신에 관한 국제회의에 여러 차례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번 시청을 방문하고 서울시와 MOU를 체결한 영국 Young Foundation 역시 영국 사회혁신의 중심 엔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뿐이 아니지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 사회혁신기구(Office of Civic Participation and Social Innovation)을 설치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는 시장 직속으로 서울혁신기획관을 두었지요. 행정의 효율성 - 아직 먼 길이 남아 있습니다. 부지런히 그 길을 달려갑시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7
  • 26. ❷ 멍석 행정 - 서울시는 멍석입니다 제가 취임 초에 영등포역 주변에 쪽방촌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화려한 영등 포에서 한 블록만 가면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그렇게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이들의 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성요 셉의원, 이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서비스하는 광야교회 등의 종교시설과 단체들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런 중간지원기관들을 민간이 잘할 수 있게 만들고 만들게 하고 지원하면, 그들이 이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그것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게 서울시 임무 이 불우한 주민들을 어떻게 돌보겠습니까? 아동청소년담당관에서 실행하는 놀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천, 수만 제가 민간 영역에서 활동했을 때, 공무원들은 뭔가 강박관념에 쫓기는 느낌을 개의 프로그램을 우리가 다 관장할 수는 없지요. 좋은 민간단체나 사회적기업이 가졌습니다. 뭔가 성과와 숫자에 연연해하는 것이지요. 아마도 목표를 채워야 잘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적극 지원해주면 그들이 모든 일을 하게 됩니다. 하고, 성과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성과를 박물관, 도서관 사업 모두 같습니다. 도서관 친구들이라는 단체가 있던 내야 승진도 하고 윗사람들에게 잘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니까 당연한 것일지 데 참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가 직접 할 수 없는 많은 모르겠습니다.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보조금 지원도 좀 더 업그레이드되고 그러나 저는 그런 형식적 숫자, 외형적 성과를 강요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혁신될 필요가 있습니다. 곧 형해화(形骸化)될 그 숫자가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현실에서 보면 시민들 서울시는 멍석을 깔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풀뿌리 주민단 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효과도 없는 그런 숫자놀음에서 이제 체가, 시민조직들이 와서 마음껏 놀게 해 주면 됩니다. 늘 옆에서 묵묵히 지원 우리는 해방되어야 합니다. 을 해 주고 민간이 잘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 성과는 오로지 서울시 진정한 성과를 내고 그것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직접 일을 하고, 것이 되고 서울시민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직접 하지 않는다고 나의 성과 성과를 내기 보다는 민간단체나 풀뿌리조직들이 일을 하게 하고, 그것이 지속 가 안 된다고 오해하지 마십시오. 민간의 단체들이나 기업들이 하는 그 모든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것이 결국은 서울시의 성과가 됩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8
  • 27. 08 예방행정 지난 겨울에는 폭설에 대한 대비를 하느라 땀을 흘렸습니다. 다행히 폭설이 적었고 무사히 보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름이 걱정이었습 니다. 작년과 재작년, 서울 시내를 물바다로 만들고, 우면산의 산사태를 가져 ❶ 예방 행정 - 여름에 폭설을 대비하고 한 왔던 그 국지성 집중호우가 금년에는 안 오리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서울 한겨울에 폭우를 준비한다 을 둘러싸고 있는 산지를 전수조사해서 조금이라도 산사태 가능성이 있는 곳 을 찾아내 방책을 세워야 하고, 작년에 홍수가 났던 도심지역 38군데를 재발 방지하기 위하여 방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 여름엔 직원 분들의 서울시는 ‘예방행정’의 대명사입니다 헌신적인 노력으로 걱정만큼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또 겨울이 걱정입니다. 얼마 전 TV 방송에 보니까 백두산의 지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3월부터 ‘놀토’가 시행됐습니다. 주 5일 수업제가 실시되면서 아이들은 토요 백두산에 몇 백 년만에 한 번 오는 큰 폭발이 있게 되면 한반도 전역에 큰 기 일에도 이제 전면적으로 놀게 된 것이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면 집에서 상재해가 오게 되고 그것은 농작물이나 비행 교통 등에 심각한 피해를 끼 만 놀거나 학원에 가거나 두 가지 선택밖에 없는데 그건 우리 아이들에게 너 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하는 소리로 들었을 것입니다. 무 잔인한 노릇이지요. 그러나 서울시는 놀토에 대비해서 아이들이 즐겁게 학 그러나 저는 달랐습니다. 우리가 만분의 일, 아니 백만분의 일이라도 가능성 습하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미 그 몇 달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막상 놀토 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의 안위에 관계 가 시행되었을 때 놀토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발표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 된 것이라면, 설사 나중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준 에게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해 드렸습니다. 비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황당한 일인가요? 모든 것에 대비하고, 모든 것에 그뿐이 아닙니다. 가계 부채는 천문학적 숫자로 불어나 있고 언제 터질지 모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하여 시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 그것이 시장의 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입니다. 행정1부시장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대책회의 직무가 아니던가요? 를 거듭하여 종합적 대안을 마련해 발표한 것도 예방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입 사실 각 분야에 걸쳐 대비하고 예방해야 하는 일은 부지기수로 있습니다. 니다. 나는 이 사례를 통하여 서울시 공무원의 지혜와 통찰력을 믿게 되었습 저는 의료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분의 1만 스포츠와 생활체육, 일상적 니다. 시장이 되면서 잠 못 이루는 불면의 밤을 참 많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운동, 그리고 질병 예방 교육에 쓴다면 그 효과는 10배, 100배 높아질 것이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29
  • 28. 라고 봅니다.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정신질환 예방을 위한 클리닉과 상담센 터를 강화한다면 아마도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예방행정을 강조하면서 ‘절벽 아래 앰뷸런스를 대기시켜 놓으면 서 그 절벽에 펜스를 치는 일은 왜 게을리 하느냐’는 말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우리도 상류의 오염원을 제거하면 될 일을 하류에서 그 물 전체를 정화하려는 비효율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0
  • 29. 사전검토 항목 제도 사전검토를 통하여 착오나 실수를 방지하고 좋은 행정을 실천한다  그러나 아무리 예방행정을 하고자 해도 그냥 시장의 끊임없는 잔소리로 그 예방행정이 이루 층이나 장애인, 노동자들이나 국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시나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 어질 리 만무합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은 없는지, 사업 비용은 초기 비용뿐만 아니라 그 이후 유지 관리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그것이 바로 사전검토항목 제도입니다. 모든 공무원들이 자신의 정책이나 사업을 구상하 를 검토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반쪽에 불과할 것입니다. 여기서 ‘성 인지’라고 하는 것은 그 고, 결제받을 때는 사전검토항목에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결제서류 맨 앞에 정책이나 사업이 여성의 삶과 지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라는 것입 첨부되어 있습니다. 니다. 동시에 ‘균형 인지’라는 것은 그 정책이나 사업이 서울의 여러 지역 간의 차이를 더 조 장하는 것은 아닌지, 그 차이를 좁혀주는 것인지 검토해 보라는 것입니다. 같은 서울이라고 어떤 항목이 있는지 볼까요? 지금 서울시에서는 모든 공무원들이 타자원의 활용 여부에 관하 하더라도 강·남북 사이는 현저한 차이가 있고, 서울시로서는 그러한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 여 중앙부처, 민간단체, 기업과 협의하고 노력했는지 스스로 검토하고 이를 표시하여야 합니다. 으니 이런 검토항목을 넣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지요. 그 다음으로 모든 공무원에게 반드 사실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예산을 가지고 사업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가 서울시장 시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것은 “관계기관 및 관계단체”와의 협의 여부를 검토하고 그것을 이 되어 사업을 구상하고 정책을 만들다 보니 예산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원래 일은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하면 훨씬 더 잘하게 되는 법입니다. 되었습니다. 당연히 국고보조라든지, 민간단체나 기업으로부터의 지원도 함께 고민해 보아 관계기관이나 관계단체와의 협의를 게을리함으로써 정책이나 사업이 발표되거나 시행되는 야 하는 것이지요. 선거 때 상대 후보 진영에서 저보고 ‘협찬 후보’라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행 과정에서 그들의 협력을 받지 못함으로써 사업을 그르칠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거버넌스, 정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 기업, 민간단체의 협력을 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파트너십, 네트워크라는 말이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화두입니다. 관련 공공기관은 말할 것도 이고 그것은 제 전공이기도 하니까 당연히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이런 요청을 하게 된 것이 없고, 민간단체들과의 협조관계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사실 아무리 공공기관에서 좋은 지요. 두 번째 검토 항목은 “법령 및 기타 고려사항의 검토”입니다. 법령규정에 따라 교통, 환 정책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실천하고 현실화하는 것은 민간단체, 특히 풀뿌리 경, 재해 등의 영역에 그 사업이나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체일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상의하고 협의하라는 것입니다. 법령에 규정되어 있으니 검토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렇게 사전에 검토하여 표기하도록 해 놓 비록 이런 사전 검토 항목으로 말미암아 공무원들이 신경쓰고 체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으면 놓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고용효과, 성 인지, 균형 인지, 문화 예술, 취 피곤해질지 모르지만 그덕에 나중에 잘못되거나 실수하는 일이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약 계층, 장애인, 노동 인지, 국제 관계, 갈등 유발 가능성, 유지 관리 비용 등에 대해서도 검토 그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조직을 위해서도 다행스런 일이지요. 이제 서울시는 과거보다 훨씬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정책이나 사업 구상이 과연 고용효과나 문화예술 분야, 취약 계 실수와 잘못을 줄이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1
  • 30. 09 행정실천 희랍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그 사이에 정책은 실종되기 마련입니다. 신중하게 검 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거쳐 결정해야 하지만 의사결정은 때로는 신속하고 단 ❶ 신중과 신속 사이 호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특히 반대 여론이 적고, 예산부담이 적 으며, 신속성이 생명인 사안은 더욱 그러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묵히면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과 전광석화처럼 빨리 결정해야 하는 사안 을 구별하는 것은 행정가에게는 중요한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광석화 또는 즉결처분 이해관계가 많고 말썽이 일어날 소지가 있는 사안은 조금씩 미루고 많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결정이 늦다는 여론이 일어날 정도로 푹 삭히 “그걸 보거나 듣고 돌아오면, 고 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리 신속하게 결정했다면 드러나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니까 지 않았을 문제들이 미리 드러나기도 하고 점검되기도 합니다. 그날 바로 정리를 해 버립니다. 그러나 동시에 시기를 놓치면 의미가 없어지거나 심각한 손해가 일어나는 일 전‘즉결처분주의자’ 입니다. 들도 있습니다. 정책 결정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그런데 행정은 보통 이 시 글도 생각날 때 그대로 써버리는 거죠. 기를 놓치기 일쑤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법령의 준수 여부, 선례의 연구, 복잡하고 다단계의 의사결정구조, 안일과 보신의 관 메모를 많이 하지만 메모도 쌓이면 자기 자신도 료사회 분위기 등등이 바로 신속한 결정을 막는 요인들이지요. 다시 보기가 힘듭니다. 뭐든지 보면 그대로 쓰고 정리해 버리는 것이 자신이 확신하면 과감하게 상사를 설득하고 결재가 떨어지면 곧바로 전광석 제 원칙입니다.” 화처럼 처리해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결재 과정에서 경 험이 많은 상사가 문제를 많이 짚어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안을 - 박원순, 글쓰기의 최소원칙, 룩스문디 - 가져가서 결재받기보다는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빨리 결재에 올려보는 것도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2
  • 31. 좋은 일이라 봅니다. 저는 결재 과정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의견을 전달하 ❷ 행정, 다양하고 유연하게 는 과정이 아니라 상호 협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어느 누군들 완벽하겠습니까? 한때, 동네 양복점이 전성시대를 이뤘던 때가 있었습니다. 동네에서 돈 좀 있는 집은 양복점에 가서 자기 체형에 맞는 옷을 맞춰 입고 멋을 냈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양복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기성복 전성시 대가 됐습니다. 거리엔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패션을 알고, 패션을 누리는 최고 소비자층은 다 시 양복점, 요즘말로 하면 디자이너 부티크를 찾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자기 체형에 맞춰서, 결점은 커버해주고, 장점은 살려주는 디자이너들의 맞춤 옷이 최고의 상품 가치를 가지는 것이죠. 서울시의 행정도 기성복이 아니라 양복점, 디자이너 부티크가 되어야 합니다. 그 정책의 수혜자가 되는 사람들의 요구와 현실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추진되어 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이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시에 있는 노인 복지관을 몇 곳 둘러봤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모두 다 비 슷비슷 합니다. 어르신들 화사하게 느끼시라고 그런 건지 핑크색과 파란색을 많이 쓴 것도 똑같고 사교댄스, 단전호흡 등 교양 프로그램의 내용도 다 비슷 합니다. 지역에 따라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도 다르고, 나이에 따라 원하는 교 육 내용도 다를 듯 싶은데, 그런 다양화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고급 문화와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3
  • 32. 스포츠를 자주 접하고, 소득 수준도 높은 강남의 노인들은 탁구나 수영보다는 ❸ 울 보물, Story-telling으로 빛난다 서 골프나 요트 등의 고급 스포츠를 배우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비록 세상에선 ‘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밀려났지만, 아직 몸도 마음도 건강한 젊은 노인들은, 단순히 즐기는 게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지막 1%가 때로는 전체일 수도 있어요 처지와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유연한 행정이 펼쳐져야 합니다. 디자이너 부티크 의 옷이 그 사람의 체형과 취향, 스타일에 딱 맞고 디자이너 부티크의 옷이 시 저는 겉치레와 형식, 외관과 모양내기를 아주 싫어한답니다. 그런 것을 지나 대의 유행과 아름다움을 대변하듯이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의 수혜 대 치게 따지다 보면 본질과 내용, 기본을 놓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겉 상인 시민들을 단순히 수혜자로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정책의 아이디어를 내 모양은 그럴듯한데 내용을 뒤집어보면 엉터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말 고, 입안하고, 집행하는 데 그들을 참여시켜야 합니다. 합니다. 형식적 숫자놀음이나 실적같은 것을 앞세우지 말라고요. 그리고 상식 과 기본, 합리와 원칙을 바로 세우라고 말이지요. 시민의 위치에서 그런 반면에 저는 카피, 모양, 디자인, 겉페이지, 슬로건, 캐치프레이즈 - 시민의 눈높이로,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행정은 당연히 천편일률적일 수가 이런 것을 엄청 따진답니다. 왜냐 하면 그 모든 내용을 한마디로 드러내주는 없습니다. 것은 꼭 필요한 것이니까요. 겉과 속이 가득차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진정 시민에게 필요한 행정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집행되는 행정입 사실 아무리 우리가 고생해서 만든 정책과 땀 흘려 실천한 내용도 때로는 묻 니다. 혀있는 보물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카피 한마디와 포스터 한 장으로 맛깔나게 표현해 온 세상 사람들이 주목하고 칭찬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아무리 흙 속에 파묻혀 있는 보물이라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요. 스스로 잘낫다고 떠드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지요. 그런 기본자세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4
  • 33.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의 시정과 정책은 시민들의 지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서울시청 청사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소재이지요. 지를 받아야 추진력이 생기고, 더 힘들고, 어려운 결정들을 내리고 시민들의 시장실에 와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에는 몇 시간이라도 손님들에게 안내 동의와 설득이 가능해지는 것이잖아요. 할 재료들로 그득하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제대로 드러내고 꾸밈으 취임식 때 이미 제가 간단히 소개한 것 들어보셨지요? 기울어진 책장, 대안학 로써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외국의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교 아들이 만들어준 그림, 보도블록, 3단계로 진행되는 저의 대머리 현상, 포 입니다. 지난번에 한강의 교량이나 순환고속도로 등을 방문하여 안전점검도 스트잇벽 등등. 해 본 적이 있고, 또한 상수도사업본부의 정수장 등을 방문해 보기도 했지요. 스토리텔링 -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런 시설들이 주 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우리 청소년들의 놀토 방문과 체험 프로그램 대상지로 아주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상당한 견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막상 들여다보면 세부적인 스토리텔 링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설 입구에서부터 나올 때까지 하나하나의 시설에 사연과 의미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문구를 붙이고, 재미난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집에 가져가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실 제 생활에 이용할 만한 캐릭터 상품까지 판매하는 간이가게를 만들어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렇게 보면 서울시에는 시민들과 외국 관광객들이 보고 즐기고 감동받을 수 있는 장소, 인물, 건축물, 물건, 조직, 업소 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일 수도 있고, 재능, 생태, 사연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저는 ‘Attraction Seoul 1,000’ 이라는 것을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자랑거리 1천 개, 아니면 서울의 명소 1천 개라고나 할까요? 직원여러분께 드리는 원순씨의 프러포즈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