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구의 ‘닷 탱크’ 포럼 창조도시를 꿈꾸며
박한우 (영남대 교수)
2015 년에 보람 있었던 일을 꼽자면 단연 ‘포럼 창조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이하
포럼 창조도시)에 참여한 것이다. 포럼 창조도시는 대구를 ‘창조도시’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모임이다. 즉 공식 회의와 캐주얼한
미팅을 적절히 섞은 공동체 채널이다.
포럼 창조도시는 지난 3 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1 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대구를 스마트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혁신도시에 최근 입주한 공공기관 직원은 포럼 창조도시가 기획한 토크 콘서트
‘열린 모임 왁자지껄’에 참여한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시민의 자발적 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창조도시를 서울이 아니라 대구가 앞장서는 것이 놀라운 감동이다.”
창조는 다양성, 즉 ‘차이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시작한다. 포럼 창조도시의
1 년여간 활동을 되돌아보면 ‘창조도시 대구’는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고 포럼
창조도시의 순조로운 출발에 마냥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포럼
창조도시가 ‘창조도시 대구’의 성공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닷 탱크(Dot
Tank)’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닷 탱크’는 필자가 고안한 개념이다. 실천과 대응을 강조하는 ‘두 탱크(Do
Tank)’와 조사와 분석에 초점을 맞춘 ‘싱크 탱크(Think Tank)’의 합성어다. ‘두
탱크’는 공동체가 당면한 시급히 해결할 도시 문제에 이론이 아닌 실천적
차원에서 행동하는 모임이다.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세계적 기구인 ‘그린피스’와
사이버 외교 홍보단 ‘반크’가 대표적이다.
‘두 탱크’로서 포럼 창조도시가 자리매김하려면 ‘소셜 다이닝 도란도란(창조도시
이야기모임)’이 도시 곳곳에 퍼져나가야 한다. 소셜 다이닝 도란도란은 시민들이
구체적 맥락 속에서 경험 표현을 통해 공통적인 앎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 ‘싱크 탱크’는 도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조기에 파악해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이다. 도시 문제는 그 원인과 과정이 복잡다기해서 전문적
진단과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된다. 포럼 창조도시가 대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싱크 탱크가 되려면 ‘포커스 그룹 아자아자(창조도시 기획모임)’를 통한
창조적 정책 마련이 긴요하고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닷 탱크’는 물리적 세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포럼
창조도시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포럼 창조도시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초월해서 각계각층의 일반 시민부터 기업과 관공서의 대표들까지 상호 협력과
제휴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오늘날 빅 데이터와 SNS 시대의 소통전략으로
O2O(Online to Offline) 접근법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포럼 창조도시의 당찬 출발이 2016 년에도 성공적으로 이어져야만 창조도시
대구의 미래가 밝을 수 있다. ‘닷 탱크’로서 포럼 창조도시는 ‘디지털 기회를
활용한 탱크(Digital Opportunity Tank)’가 되어야 한다.
즉 시민들이 사회·문화·경제의 생산자이자 감시견으로서 역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채널로 도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구시장과 시의회는
인적·물적·제도적 자원을 지원해 포럼 창조도시의 활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출처: 영남일보, 2015년 12월 31일. http://bit.ly/1mSMr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