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야기 6. 동쪽의 해뜨는 마을 - 긴고랑마을

1. 긴고랑마을
글쓴이 | 이학재(긴고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2. 2부 에너지 효율화로 따스함을 나누는 마을 151
해뜨는 마을의 긴이야기의 시작
우리마을은서울에서해가가장 먼저뜨는아차산자락에위치하고있다.
새벽이면 마을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일
찍부터 산에 오른다. 봄이면 분홍빛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만개한 아
카시아꽃망울에꿀벌들이열심히일을하는소리가귓전에울린다.겨울에
는 소나무가 아름다운 바위들과 어우러져 맵시를 뽐낸다. 그 사이로 들어
온청아한햇살에눈이부시다. 벅찬마음으로그길을오르다보면이쪽저
쪽에서마을사람들의행복한이야깃소리가들려온다.
“나는아차산이좋아서이곳으로이사를왔어요.”
“이환경이좋아서이마을을떠날수가없는데요.”
“나는이긴고랑이좋아서이사를갔다가다시왔다우.”
물도 좋고 산도 좋고 긴고랑마을 광경

3. 152 동쪽의 해뜨는 마을 긴고랑마을
우리 마을 주민이 이구동성으로 나누는 말들이다. 누가 보아도 공기 좋
고 푸른 녹지가 많아 마음에 편안함과 행복을 선물해 주는 정감이 넘치는
마을이다.그래서인지해마다등산객들이많아지고있다.
마을가꾸기
나는긴고랑마을에보금자리를튼지올해로36년,짧지않은세월이다. 필
자는 이 마을에서 창호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자녀 셋을 키웠다. 고생도
많았지만 결실 또한 많았다. 이웃들의 사랑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웃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 이제는 나도 돕는 역할을 하고 싶
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이웃들을 만나기 시
작하였다.단체장들과도만나고한분한분주민의의견을들었다.사실우
사계절이 모두 화폭의 그림이다.

4. 2부 에너지 효율화로 따스함을 나누는 마을 153
리는3~40년을한곳에서살면서도아차
산 줄기가 이렇게 환경이 좋은 곳인지
실감하지못했다.다른지역사람들이말
하는 것처럼 나 또한 긴고랑은 길이 막
힌 곳이며 달동네가 있어 더디 발전한다
고만생각했었다.
이렇게공기좋고아름다운산자락이
펼쳐져 있는 곳인데, 그간 너무 모르고
살았다. 마음이 맞는 주민이 먼저 열정
을 가졌다. 이것저것 시도를 한다며 부
산도 떨었다. 자주 만나 부대끼다 보니
특색을발굴하고옛것을찾아내면테마
가 있는 마을로 발전하는 데 손색이 없
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 결과 여러
주민이긴고랑문화만들기에마음을같이하게되었다.
지난2012년1월5일,생각을같이하는이웃들과함께본격적으로‘긴고
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발족식을 가졌다. 우선 내 집앞부터 깨끗하
게 하고, 꽃을 심어 긴고랑을 예쁘게 꾸미자는 취지로 작은 일들을 추진하
였다. ‘긴고랑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애칭으로긴사모)’은마을에대한
애정과 즐거움으로 가득찬 모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여러
단체장들도 함께하였고 통장들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머지않아 전체
주민이참여하는긴고랑문화의장이펼쳐질것이라고믿는다.
교육과 참여가 우리를 뭉치게 만들었다.

5. 상자텃밭을 가꾸고 길가에 꽃도 심고…

6. 2부 에너지 효율화로 따스함을 나누는 마을 155
내 집앞부터 깨끗이 하자는 캠페인으로 마을이 훤해지다
청소와 꽃 심기
우선 우리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었다. 길가에 화단을 만들어서 아차
산의 푸르름과 둘레길을 연결시켜서 등산객들이 우리 마을을 많이 찾도록
하고 싶었다. 깨끗이 청소를 하고 담장 곳곳에 정겨운 그림도 그리고 아차
산진입로에위치한어린이공원을돌보고그안에있는정자에서어르신들
과 음식도 나누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깨끗하고푸근한길이되도록노력하였다.
또한 회원들 자택 옥상에 상자텃밭을 만
들어 꽃씨를 뿌리고 묘목을 생산해 화단용
기에 심은 다음, 길가에 화단을 설치하였
고, 이웃들에게 꽃을 나누어주었다. 꽃을
나누어주며 자기 집앞의 화단에는 스스로 길가 화단 조성

7. 156 동쪽의 해뜨는 마을 긴고랑마을
물을 주고 가꾸도록 당부를 하였다. 마을 주민 모두가 마을 가꾸기에 동참
하도록 만든 셈이다. 꽃과 함께 상자텃밭을 만들어 야채를 이웃들과 나누
어먹기도했다.
LED등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
우선 마을에서 55가구를 선정하여 한
국전력에 그간의 사용량을 의뢰하였
다.그리고그가구의전기사용량을매
월 확인하였다. 에너지 절약 추진사업
을 시작하며 회원들 중에서 선발하여
에너지 절약 교육을 받도록 하였고, 컨
설턴트를 양성하여 기동대를 조직하
였다. 그들과 함께 홍보작업을 하며 대
기전력을 없애고, 전기 사용량을 줄이
기 위하여 LED등을 직접 설치하여 주
고,개별멀티탭을사용하도록하였다.
이를 통해 주방등뿐 아니라 집 전체를 LED등으로 교
체하는 가정들도 생겨나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사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 성과
들이 보이자 긴사모들은 더욱 의욕이 생겼고, 더욱
견고한모임으로발전해나갔다.
에너지의날행사로불끄기를하는날에는긴고랑불을 끈 밤에는 함께 영화를!
형광등을 떼고 LDE등을 달다

8. 주변 교회 주차장을 빌려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상영하였다. 강사를 초빙
하여참여한많은주민에게에너지절약과관련된교육을받게했다.
녹색장터
에너지자립의 첫걸음 행사로 잠자는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장터에서 판매
하기로 하였다. 그 수익금으로 LED주방등이나 개별 멀티탭을 설치하여 주
었다. 집집마다 흔히들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몇 개씩은 쌓아두고 있다. 자
녀가 결혼을 하거나 신세진 분에게 선물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해 버
리지도못하고누구에게선뜻주지도못해짐짝처럼자리를차지하고먼지
2부 에너지 효율화로 따스함을 나누는 마을 157
에너지의 날 행사 안내 현수막

9. | 녹색장터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다 |

10. 2부 에너지 효율화로 따스함을 나누는 마을 159
만 쌓여가는 그런 물건을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물건들은 대부
분 구형이 되고 만다. 막상 버리기는 아깝고 남에게 선물을 하기에도 멋쩍
어진다. 아직은 쓸 만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신제품들이 벌써 생겼기 때문
이다.우리는이러한물품들을꺼내어필요한사람들이사용하도록하여에
너지자립에대한홍보도하고장터를통하여마을에활기를불어넣었다.그
냥 지나가는 사람도, 이웃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물건을 기증하는 사례가
자주있었다.
긴고랑마을의 미래
우리긴고랑에너지자립마을회원들은마을을위해최선을다하고싶다.
첫 번째로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고 아차산과 용마산이 정남쪽을
주민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녹색 미래를 열다

11. 160 동쪽의 해뜨는 마을 긴고랑마을
향해 마을을 품어주어 햇살이 풍부한 우리 마을, 초록의 향연이 펼쳐져 있
는둘레길에찾아오는등산객들이많은이곳을보다잘홍보하여타지에서
방문하는등산객들이좋은풍경속에서건강해지고행복감을느끼고갈수
있도록만들고싶다.
두 번째로 에너지자립마을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싶다. 긴고랑 위쪽에
위치한 계곡에 많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맑은 물이 있다. 여기에 에너지를
생산하는반딧불이가살아갈수있는환경을만들어어린이와어른들이함
께자립해나가는생태환경을만들어보고싶다.
또한2013년대비2014년전기사용량을집중관리하면서태양광에대한
홍보를강화할것이고,달동네를위한건물에너지효율화(BRP)사업에집
중할것이다.길가에에너지자립마을배너를설치하는등홍보에도최선을
다할것이다.
긴고랑길을따라내려오는거리는약1.5km정도다.깨끗한햇살이풍부
한 이곳에 우리는 에너지자립마을을 우뚝 세우고자 한다. 볼거리가 있는
마을,상징성이있는마을,실질적인에너지자립을이루는마을.
서울에서 대표되는 에너지자립마을로서 푸른 산과 잘 어울리는 긴고랑
마을, 긴사모 회원 모두는 우리 긴고랑마을이 에너지자립마을로서 테마가
있는문화의거리로발전할수있도록최선의노력을기울일것이다.

12. | 긴사모여, 영원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