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Share a Scribd company logo
1 of 15
Download to read offline
행복마을전농래미안아름숲
글쓴이 | 이명숙(에너지자립마을 대표)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3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불과150년전에이런말을했다면역적죄로몰려관아에끌려가치도곤을
맞았으려나?
아름숲 아파트가 둥지를 틀고 있는 이곳은 조선 시대에 왕이 직접 농사
를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전농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왕이 직접 농사
를짓는땅을적전이라했고, 그분이직접농사를지은이곳을전농이라고
부른것이다.
전농 래미안 아름숲 아파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소박한 인심이 넘치는
곳이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원래 이곳에서 오래 사시던 분들이 그
대로 아파트로 옮겨와 둥지를 튼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700여 가
구 중 초기 원주민이 정착한 세대가 350여 세대나 된다. 된장국처럼, 오랜
장맛처럼 곰삭은 이웃사촌들 덕분에 새로 지은 아파트 같지 않게 협동과
나눔이매우잘이루어지고있다.
지금은왕이농사짓던이곳에서아름숲마을분들이직접배추도심고상
추도 심어 노인정 등의 공동체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겨울 노인
정김장은스스로농사지은배추를가지고모든사람들이팔을걷어붙이고
만들었다. 다른때보다양념으로한가지더넣은것은끊이지않는웃음이
라는조미료였다.
이곳 텃밭가꾸기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뭐니뭐니해도 남자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를 찾은 데 있다. 손톱만한 어린 잎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바지런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또 하나 이 마을의 활력이 되었으며 세대간
소통의통로가되었다.
234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이제는국민이왕노릇하는세상에서우리들의삶이조선시대왕부럽지
않다며서로에게덕담을주고받을때동네인심은두터워만간다.
간장녀의 여름과 겨울
SBS생방송투데이에서는에너지절약을하는롤모델로이마을의유명한
자린고비두사람을소개했다.여기에그일부를소개한다.
소금 같은 시어머니와 간장 같은 며느리의 선의의 경쟁에 에너지자립마을
사무실에는 웃음꽃이 떠날 날이 없다. 이웃으로부터 들은 절전에 관한 고
급 정보를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도 안 가르쳐준다. “시어머니 속은 며느
리도모른다”는말이여기에어울리는것같다.
시어머니 주덕림 씨는 4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 한 달 전기요금 18,000
원을 내고 있다. 웬만한 집에는 한 달간 집을 몽땅 비우고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와야나올수있는전기요금일것이다.
시어머니 주 여사 손에 들어오면 버려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언제나 즐
겨입는목이늘어난면티셔츠의문구처럼모든것이에너지인것이다.주
여사는불을끄고별을켜는마음으로마음에불을켜고살고있다.그불은
SBS 제공대기전력을 100% 차단하는 타이머가 간장녀의 신무기다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5
마음에만 켜는 것이 아니라 눈에도 켠다. 콘센트가
꽂혀 있어 낭비되는 대기전력이 있으면 안 되니까
언제나눈에불을켜고전깃불을끄러다닌다.
시어머니의놈놈놈!!!
30년이되어도안깨진놈.
20년이지나도안꺼진놈.
20년이지나도안부러진놈.
<개그콘서트>에만‘놈놈놈’이있는게아니다.
1980년에 사은품으로 받은 컵은 아직도 제 역할
을다하고있다.이게끝이아니다.텔레비전은20여
년 간 보아온 아날로그형 15인치라고 한다. 그리고
1993년에 대전엑스포 기념으로 받아온 쥘 부채가
아직도 사람들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시원하게
식혀주고있다.
그러면 럭셔리 주부 주덕림 여사가 단지 전기료 몇 푼 아끼려고 그러시
는 걸까?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에 관한 교육을 받은 후 원전하나줄이기의
필요성을절감했기에더욱더사력을다해전기를아끼게된것이다.
나는떡을썰테니…
주덕림여사의며느리심미란씨는현대판자린고비라고불릴만하다.‘SBS
생방송투데이’에서는그녀에게‘미시즈간장녀’라는별명을붙여주었다.
아름숲 놈놈놈
236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동네에서 가장 어두워서 그 집은 ‘조용한 가족’이 산다고 소문이 자자하
다. 조용한 가족이라니, 납량특집에나 나올 법한 제목이지만 며느리 심 여
사는살림잘하고아이잘키우고시부모님봉양잘하는더할나위없이완
벽한주부다.
“얘야,엄마는간식을만들테니너는영어공부를하거라.”
심미란 주부는 어린 자녀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는 것을 좋아한
다. 그러나 그때에도 언제나 부엌은 깜깜하기 그지없다. 물론 아이가 텔레
비전을보면서영어공부를하고있는거실도아이의까만눈동자와텔레비
전 수상기만 반짝일 뿐 주변은 고요하고 깜깜하다. 영락없는 현대판 한석
봉의어머니다.
전기밥솥,TV,냉장고,시디플레이어
그리고 에어컨.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
전제품의 전부다. 전기밥솥은 밥을 할
때만전기를먹을뿐이다.집에서종일
전기를 먹고 있는 것은 냉장고가 유일
할 것이다. 2013년 그 무더위에도 에
어컨을 한 번도 켠 적이 없다. 시어머
니가 주신 부채를 가지고 그 무더운
여름을잘도견뎠다.
그리고 그녀만의 절전무기가 하나 있다. 특수 리모컨인데 셋톱박스, 인
터넷 공유기를 끌 수 있어서 손에 쥐고 산다. 한 가지 더 타이머가 있는데,
좋아하는노래를듣기위한시디플레이어도시간이되면사정없이툭꺼진
다. 그 덕분에 그 집은 언제나 대기전력이 제로인 것이다. 그러니 한 달에
한 번도 벗겨진 적이 없는 에어컨 커버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7
120kWh 14,000원이면 9월 전기요금 끝이다. 40평대에 사는 시어머니의
전기료18,000원에비해손색이없다.그시어머니에그며느리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에너지 줄이기 경쟁, 이번달엔 누구에게 절전왕의
왕관이돌아갈까?언제나동네주민의호기심어린주목을받고있다.이번
엔 시어머니의 패배로 돌아갔지만 다음번에는 며느리도 바짝 긴장을 해야
할 것이다. 지고는 못사는 어머니의 새로운 묘수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방안에펼쳐진돔형텐트로가스비제로에도전
간장녀 가족의 겨울나기 또한 예사롭지 않다. 그녀의 집 안방엔 아주 예쁜
텐트하나가자리를잡고있다. 이제는실내형텐트를쓰는사람도제법많
아지고있는추세인데, 에너지절약선봉에선이집에서도그런기회를놓
칠 수는 없다. 아이들과 부부,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잠을 자기에는 좀 비
좁은 듯하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품에 안고 잠을 자면 따스한 온기
와더불어행복지수도쑥쑥올라간다고자랑을한다.
전기료와가스요금을모두잡으려면이정도는기본으로갖춰야할것이
며느리 전기요금 고지서
| 안방에 들어와 앉은 실내 텐트로 가스요금 제로에 도전 |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9
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에너
지 절약을 몸에 익히고,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교육을 통해 가족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 3대에 걸친 에너지 절약왕을 기
대해본다.
또 하나의 절약 아이디어를 찾아라
냉동실커튼의정체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하고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아이
디어가 속출한다. 에너지자립마을 사무실에 함께 모여 머리를 쥐여짤 때
에는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던지고 깔깔대다 끝나기 일쑤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자신만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터라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이쉽지않은것이다.
그래도 언제나 에너지 절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덕분에 어디에서 새로운 정
보를 접하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
바로회장인내게전화가온다.
“회장님,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냉동
칸도 칸칸이 막아두면 좋다네. 그래서
나도냉동고에커튼좀쳐볼라고.”
“아,그런방법도있대요?이번에운영
위 열릴 때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드려야
냉동고 커튼으로 전기료를 아낀다.
240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겠네요.”
에너지 절약 비법의 공유를 통해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제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몇개까지인지알아가는중이다.공동주택이갖기쉬운고립감이
점점 해소되어 가니 신공동체가 품앗이, 두레 등 옛 사람의 미덕을 찾아갈
날도멀지않았다.
국수잔치와 꽃들의 잔치
예로부터국수는경사스러움을알리기위해공동체가큰마당에차일을치
고 멍석에 둘러앉아 먹던 잔치음식이다. “국수 언제 먹여줄 거야?”는 혼인
같은 경사에 언제나 함께하던 먹을거리였다. 그뿐 아니라 장례 같은 큰일
이있을때함께나누던음식이기도했다.
아름숲 마을에서는 새로운 공동주택 문화를 통해 사람냄새 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마을 분들에게 국수를 대접하면서 인사
를나누기로했다.
국수를끓여내자고쉽게말했지만600명이먹을국수를끓인다는게그리
쉬운일이아니었다.국수잔치를위한재료들이대연회장앞에수북하게쌓
였다.국수가5박스,양파세자루,멸치박스3개,파와쌓여있는계란판들.
잔치국수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육수에 있다. 멸치국물과 다시마를 잘
우려내야 제맛이다. 멸치와 무, 다시마를 넣고 밤새워 국물을 우려냈다. 국
수를 미리 삶아 똬리를 틀었다 나눠 주면 훨씬 일이 수월하련만 금방 끓여
| 국수를 말고 말고 또 말고 |
| 철쭉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아름숲 |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43
서 찬물에 헹궈야 국수맛이 좋다는 주변의 의견에 계속 삶고 빨고 삶고 빨
고 일이 끝이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다섯 명은 계속 계란 지단을 부치고
호박을 썰고 파를 썰고 양파를 썰고… 양파를 써는 사람은 웃다울다 행주
치마에 눈물을 훔친다. 모인 일꾼들의 손과 입이 분주하다. 사랑과 나눔의
잔치며 도심에서 잊혀진 인정들이 꽃망울처럼 터질 아름숲의 두레반이 펼
쳐지는날이기에더욱그렇다.
철쭉꽃이 온동네를 뒤덮은 날에 나누는 국수 한 그릇은 그냥 국수가 아
니다.삭막하다고느껴온공동주택인도시아파트에서새로운도시공동체
의탄생을알리는신호탄이었다.
국수를 먹을 수 있는 조건으로 우리가 내건 것은 우리 마을 산책 코스를
다녀오면서 도장을 받아오는 것이었다. 전농폭포까지 멀지는 않지만 서울
에서는 철쭉이 이렇게 환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은 쉽게 찾을 수 없을
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수와 꽃의 향연을 펼쳤으니, 국수를 먹고 싶은
분들은꽃길을둘러와서줄을서야했던것이다.줄은끝없이이어졌다.
국수를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한 동네 분들은 큰길 건너 아파트에 사는 친
구,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수를 먹으러 오라고 했다. 우리 마을뿐 아니
라 이웃 동네까지 국수를 나눌 수 있어서 마을 운영위원회 모든 일꾼들은
진심으로기뻐했다.
후에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날 국수를 삶은 일꾼들은 이틀씩 잠에
곯아떨어졌을 정도로 고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찌 한 해만 하고 그치랴.
올해도 철쭉꽃이 필 때에는 어김없이 국수잔치를 열 것이다. 더 많은 자원
봉사자와더많은동네분들의참석을기대해본다.올해는국수삶는것을
도와줄남자봉사자들을많이만나고싶다.
244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불을 끄고 영화로 하나 되다
블랙아웃에 대비해 소등을 하는 행사가
8월 22일에 있었다. 블랙아웃이 뭔지 모
르고 그냥 넘어간 때도 있었는데, 후쿠
시마 원전 폭발사고뿐 아니라 우리나라
에서도 원전이 우리 가슴을 조마조마하
게만든적이한두번이아니었다.
에너지자립마을 운영위원회에서도
적극참여하기로했다.소등행사만하면
좀 심심하니 대연회장에서 영화를 상영하자는 의견이 나와 적극적으로 검
토하기로하였다.마을분들과뜻깊은한여름밤의꿈을꾸기로한것이다.
여러 영화가 물망에 올랐고 우리는 <7번방의 선물>을 상영하였다. 가족
영화로남녀노소누구나즐길수있는영화여서선택을했다.
아름숲 대연회장에서의 영화상영
<7번방의 선물> DVD 표지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45
여름소등행사의가장큰수확은청
소년들의참여에있었다.어른들이문
을두드리고불을꺼달라고하면반응
이 없던 주민이 중고생들이 소등행사
취지를설명하고불을꺼달라고하면
거역하는 집이 한 집도 없었던 것이
다.
그뿐만이 아니다. 불을 끄고 촛불
을하나씩켜면서가족이식탁이나거실에모여서오붓한시간을보냈다고
하니일석이조의보람이있었다.
자립을 향하여 한발짝 내딛다
우리는 이제 서로 조금씩 해야 할 일을 찾아가고 있다. 에너지라는 매개물
로 마을공동체가 좀더 견고하게 뭉치고 있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 신뢰는
더욱더 쌓여가고 있다. 겨울에는 방한용 뽁뽁이를 나눠주기도 하고, 열심
히절약을한분들께는고급내복을선물하면서감사를표했다.
2014년, 에너지자립마을 2차년도에는 우리 마을도 에너지 효율화뿐 아
니라 에너지생산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새 아파트인데다 어느 정도 여유로운 평수를 가지고 있는 터라 외관을
변형시켜야하는태양광설치를통한에너지생산은아직엄두를내지못하
불을 끄고 촛불 하나로 사랑을
나누는 가족
246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고있다.그러나새로운신재생에너지들이하루가다르게소개되고활용되
고있으니미적인외관을유지하면서신재생에너지를생산할날이멀지않
았을거라고생각한다.
에너지생산을 통한 자립의 그날을 향해 아름숲 마을은 오늘도 한발 더
나아간다. 그 동안 진행된 에너지 관련 교육과 현장 참여를 통해 원전하나
줄이기에대한당위성과친환경공동체로의전환을꿈꾸고있다.
아름숲 에너지자립마을 운영위원회. 회의는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More Related Content

Viewers also liked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EnengNs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EnengNs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Cean Burgeson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Hakka Labs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MUHAMAD ZAKY MUJAHID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Beni-Suef University
 
Sql on everything with drill
Sql on everything with drillSql on everything with drill
Sql on everything with drillJulien Le Dem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AAEC_AFRICAN
 
Usaha kecil dan menengah
Usaha kecil dan menengahUsaha kecil dan menengah
Usaha kecil dan menengahEnengNs
 
Fruhling, Sommer
Fruhling, SommerFruhling, Sommer
Fruhling, Sommervierah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Yinan Li
 
Jadual berkala unsur
Jadual berkala unsurJadual berkala unsur
Jadual berkala unsurCikgu Marzuqi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16monika
 

Viewers also liked (15)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
Industrialisasi dan pertembangan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
Kemiskinan dan kesenjangan pendapatan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
i-Go Lite Travel Trailer Features and Benefits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
DataEngConf: Building Satori, a Hadoop toll for Data Extraction at LinkedIn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
Gambaran umum perekonomian indonesia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
البحث في مصادر المعلومات الالكترونية
 
Karya ilmiah PKN
Karya ilmiah PKNKarya ilmiah PKN
Karya ilmiah PKN
 
Sql on everything with drill
Sql on everything with drillSql on everything with drill
Sql on everything with drill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
Dernière évolution du projet de démateialisation des procédures du commerce e...
 
Usaha kecil dan menengah
Usaha kecil dan menengahUsaha kecil dan menengah
Usaha kecil dan menengah
 
Fruhling, Sommer
Fruhling, SommerFruhling, Sommer
Fruhling, Sommer
 
Nishant_Patnaik
Nishant_PatnaikNishant_Patnaik
Nishant_Patnaik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
Gobblin: Unifying Data Ingestion for Hadoop
 
Jadual berkala unsur
Jadual berkala unsurJadual berkala unsur
Jadual berkala unsur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
Weihnachtstraditionen in der slowakei
 

Similar to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11.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phghome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여성환경연대
 

Similar to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11.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6)

편집 과제
편집 과제편집 과제
편집 과제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
박홍근홈패션 2013 가을호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
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17호 (소식지, 2003)
 
2014 처서
2014 처서2014 처서
2014 처서
 
테스트
테스트테스트
테스트
 
공릉톡
공릉톡공릉톡
공릉톡
 

More from 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More from Seoul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s (20)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9. 방학우성2차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9. 방학우성2차아파트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9. 방학우성2차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9. 방학우성2차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8. 둔촌한솔솔파크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8. 둔촌한솔솔파크아파트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8. 둔촌한솔솔파크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8. 둔촌한솔솔파크아파트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5. 방아골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5. 방아골마을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5. 방아골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5. 방아골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4. 돋을별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4. 돋을별마을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4. 돋을별마을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4. 돋을별마을
 
29. 양재우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9. 양재우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9. 양재우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9. 양재우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8. 돈의문센트레빌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7. 홍제성원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7. 홍제성원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7. 홍제성원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7. 홍제성원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6. 창신쌍용2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6. 창신쌍용2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6. 창신쌍용2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6. 창신쌍용2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5. 위례22단지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5. 위례22단지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5. 위례22단지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5. 위례22단지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4. 제기이수브라운스톤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3. 상계한일유앤아이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2. 성안청구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2. 성안청구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2. 성안청구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2. 성안청구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1. 창동태영데시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0. 금호대우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0. 금호대우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20. 금호대우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20. 금호대우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9. 초록별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9. 초록별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9. 초록별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9. 초록별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8. 성내코오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8. 성내코오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8. 성내코오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8. 성내코오롱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6. 노량진2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6. 노량진2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6. 노량진2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6. 노량진2동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5. 호박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5. 호박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5. 호박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5. 호박골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4. 장안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4. 장안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4. 장안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4. 장안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3. 소금꽃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3. 소금꽃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13. 소금꽃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13. 소금꽃마을_2015 에너지자립마을 성과발표자료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11.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 2.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3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불과150년전에이런말을했다면역적죄로몰려관아에끌려가치도곤을 맞았으려나? 아름숲 아파트가 둥지를 틀고 있는 이곳은 조선 시대에 왕이 직접 농사 를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전농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왕이 직접 농사 를짓는땅을적전이라했고, 그분이직접농사를지은이곳을전농이라고 부른것이다. 전농 래미안 아름숲 아파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소박한 인심이 넘치는 곳이다. 그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원래 이곳에서 오래 사시던 분들이 그 대로 아파트로 옮겨와 둥지를 튼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700여 가 구 중 초기 원주민이 정착한 세대가 350여 세대나 된다. 된장국처럼, 오랜 장맛처럼 곰삭은 이웃사촌들 덕분에 새로 지은 아파트 같지 않게 협동과 나눔이매우잘이루어지고있다. 지금은왕이농사짓던이곳에서아름숲마을분들이직접배추도심고상 추도 심어 노인정 등의 공동체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겨울 노인 정김장은스스로농사지은배추를가지고모든사람들이팔을걷어붙이고 만들었다. 다른때보다양념으로한가지더넣은것은끊이지않는웃음이 라는조미료였다. 이곳 텃밭가꾸기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뭐니뭐니해도 남자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를 찾은 데 있다. 손톱만한 어린 잎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바지런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또 하나 이 마을의 활력이 되었으며 세대간 소통의통로가되었다.
  • 3. 234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이제는국민이왕노릇하는세상에서우리들의삶이조선시대왕부럽지 않다며서로에게덕담을주고받을때동네인심은두터워만간다. 간장녀의 여름과 겨울 SBS생방송투데이에서는에너지절약을하는롤모델로이마을의유명한 자린고비두사람을소개했다.여기에그일부를소개한다. 소금 같은 시어머니와 간장 같은 며느리의 선의의 경쟁에 에너지자립마을 사무실에는 웃음꽃이 떠날 날이 없다. 이웃으로부터 들은 절전에 관한 고 급 정보를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도 안 가르쳐준다. “시어머니 속은 며느 리도모른다”는말이여기에어울리는것같다. 시어머니 주덕림 씨는 4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 한 달 전기요금 18,000 원을 내고 있다. 웬만한 집에는 한 달간 집을 몽땅 비우고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와야나올수있는전기요금일것이다. 시어머니 주 여사 손에 들어오면 버려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언제나 즐 겨입는목이늘어난면티셔츠의문구처럼모든것이에너지인것이다.주 여사는불을끄고별을켜는마음으로마음에불을켜고살고있다.그불은 SBS 제공대기전력을 100% 차단하는 타이머가 간장녀의 신무기다
  • 4.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5 마음에만 켜는 것이 아니라 눈에도 켠다. 콘센트가 꽂혀 있어 낭비되는 대기전력이 있으면 안 되니까 언제나눈에불을켜고전깃불을끄러다닌다. 시어머니의놈놈놈!!! 30년이되어도안깨진놈. 20년이지나도안꺼진놈. 20년이지나도안부러진놈. <개그콘서트>에만‘놈놈놈’이있는게아니다. 1980년에 사은품으로 받은 컵은 아직도 제 역할 을다하고있다.이게끝이아니다.텔레비전은20여 년 간 보아온 아날로그형 15인치라고 한다. 그리고 1993년에 대전엑스포 기념으로 받아온 쥘 부채가 아직도 사람들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시원하게 식혀주고있다. 그러면 럭셔리 주부 주덕림 여사가 단지 전기료 몇 푼 아끼려고 그러시 는 걸까?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에 관한 교육을 받은 후 원전하나줄이기의 필요성을절감했기에더욱더사력을다해전기를아끼게된것이다. 나는떡을썰테니… 주덕림여사의며느리심미란씨는현대판자린고비라고불릴만하다.‘SBS 생방송투데이’에서는그녀에게‘미시즈간장녀’라는별명을붙여주었다. 아름숲 놈놈놈
  • 5. 236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동네에서 가장 어두워서 그 집은 ‘조용한 가족’이 산다고 소문이 자자하 다. 조용한 가족이라니, 납량특집에나 나올 법한 제목이지만 며느리 심 여 사는살림잘하고아이잘키우고시부모님봉양잘하는더할나위없이완 벽한주부다. “얘야,엄마는간식을만들테니너는영어공부를하거라.” 심미란 주부는 어린 자녀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는 것을 좋아한 다. 그러나 그때에도 언제나 부엌은 깜깜하기 그지없다. 물론 아이가 텔레 비전을보면서영어공부를하고있는거실도아이의까만눈동자와텔레비 전 수상기만 반짝일 뿐 주변은 고요하고 깜깜하다. 영락없는 현대판 한석 봉의어머니다. 전기밥솥,TV,냉장고,시디플레이어 그리고 에어컨.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 전제품의 전부다. 전기밥솥은 밥을 할 때만전기를먹을뿐이다.집에서종일 전기를 먹고 있는 것은 냉장고가 유일 할 것이다. 2013년 그 무더위에도 에 어컨을 한 번도 켠 적이 없다. 시어머 니가 주신 부채를 가지고 그 무더운 여름을잘도견뎠다. 그리고 그녀만의 절전무기가 하나 있다. 특수 리모컨인데 셋톱박스, 인 터넷 공유기를 끌 수 있어서 손에 쥐고 산다. 한 가지 더 타이머가 있는데, 좋아하는노래를듣기위한시디플레이어도시간이되면사정없이툭꺼진 다. 그 덕분에 그 집은 언제나 대기전력이 제로인 것이다. 그러니 한 달에 한 번도 벗겨진 적이 없는 에어컨 커버
  • 6.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7 120kWh 14,000원이면 9월 전기요금 끝이다. 40평대에 사는 시어머니의 전기료18,000원에비해손색이없다.그시어머니에그며느리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에너지 줄이기 경쟁, 이번달엔 누구에게 절전왕의 왕관이돌아갈까?언제나동네주민의호기심어린주목을받고있다.이번 엔 시어머니의 패배로 돌아갔지만 다음번에는 며느리도 바짝 긴장을 해야 할 것이다. 지고는 못사는 어머니의 새로운 묘수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방안에펼쳐진돔형텐트로가스비제로에도전 간장녀 가족의 겨울나기 또한 예사롭지 않다. 그녀의 집 안방엔 아주 예쁜 텐트하나가자리를잡고있다. 이제는실내형텐트를쓰는사람도제법많 아지고있는추세인데, 에너지절약선봉에선이집에서도그런기회를놓 칠 수는 없다. 아이들과 부부,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잠을 자기에는 좀 비 좁은 듯하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품에 안고 잠을 자면 따스한 온기 와더불어행복지수도쑥쑥올라간다고자랑을한다. 전기료와가스요금을모두잡으려면이정도는기본으로갖춰야할것이 며느리 전기요금 고지서
  • 7. | 안방에 들어와 앉은 실내 텐트로 가스요금 제로에 도전 |
  • 8.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39 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에너 지 절약을 몸에 익히고,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교육을 통해 가족은 함께 성장할 것이다. 3대에 걸친 에너지 절약왕을 기 대해본다. 또 하나의 절약 아이디어를 찾아라 냉동실커튼의정체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하고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아이 디어가 속출한다. 에너지자립마을 사무실에 함께 모여 머리를 쥐여짤 때 에는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던지고 깔깔대다 끝나기 일쑤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자신만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터라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이쉽지않은것이다. 그래도 언제나 에너지 절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덕분에 어디에서 새로운 정 보를 접하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 바로회장인내게전화가온다. “회장님,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냉동 칸도 칸칸이 막아두면 좋다네. 그래서 나도냉동고에커튼좀쳐볼라고.” “아,그런방법도있대요?이번에운영 위 열릴 때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드려야 냉동고 커튼으로 전기료를 아낀다.
  • 9. 240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겠네요.” 에너지 절약 비법의 공유를 통해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제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몇개까지인지알아가는중이다.공동주택이갖기쉬운고립감이 점점 해소되어 가니 신공동체가 품앗이, 두레 등 옛 사람의 미덕을 찾아갈 날도멀지않았다. 국수잔치와 꽃들의 잔치 예로부터국수는경사스러움을알리기위해공동체가큰마당에차일을치 고 멍석에 둘러앉아 먹던 잔치음식이다. “국수 언제 먹여줄 거야?”는 혼인 같은 경사에 언제나 함께하던 먹을거리였다. 그뿐 아니라 장례 같은 큰일 이있을때함께나누던음식이기도했다. 아름숲 마을에서는 새로운 공동주택 문화를 통해 사람냄새 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마을 분들에게 국수를 대접하면서 인사 를나누기로했다. 국수를끓여내자고쉽게말했지만600명이먹을국수를끓인다는게그리 쉬운일이아니었다.국수잔치를위한재료들이대연회장앞에수북하게쌓 였다.국수가5박스,양파세자루,멸치박스3개,파와쌓여있는계란판들. 잔치국수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육수에 있다. 멸치국물과 다시마를 잘 우려내야 제맛이다. 멸치와 무, 다시마를 넣고 밤새워 국물을 우려냈다. 국 수를 미리 삶아 똬리를 틀었다 나눠 주면 훨씬 일이 수월하련만 금방 끓여
  • 10. | 국수를 말고 말고 또 말고 |
  • 11. | 철쭉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아름숲 |
  • 12.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43 서 찬물에 헹궈야 국수맛이 좋다는 주변의 의견에 계속 삶고 빨고 삶고 빨 고 일이 끝이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다섯 명은 계속 계란 지단을 부치고 호박을 썰고 파를 썰고 양파를 썰고… 양파를 써는 사람은 웃다울다 행주 치마에 눈물을 훔친다. 모인 일꾼들의 손과 입이 분주하다. 사랑과 나눔의 잔치며 도심에서 잊혀진 인정들이 꽃망울처럼 터질 아름숲의 두레반이 펼 쳐지는날이기에더욱그렇다. 철쭉꽃이 온동네를 뒤덮은 날에 나누는 국수 한 그릇은 그냥 국수가 아 니다.삭막하다고느껴온공동주택인도시아파트에서새로운도시공동체 의탄생을알리는신호탄이었다. 국수를 먹을 수 있는 조건으로 우리가 내건 것은 우리 마을 산책 코스를 다녀오면서 도장을 받아오는 것이었다. 전농폭포까지 멀지는 않지만 서울 에서는 철쭉이 이렇게 환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은 쉽게 찾을 수 없을 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수와 꽃의 향연을 펼쳤으니, 국수를 먹고 싶은 분들은꽃길을둘러와서줄을서야했던것이다.줄은끝없이이어졌다. 국수를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한 동네 분들은 큰길 건너 아파트에 사는 친 구,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수를 먹으러 오라고 했다. 우리 마을뿐 아니 라 이웃 동네까지 국수를 나눌 수 있어서 마을 운영위원회 모든 일꾼들은 진심으로기뻐했다. 후에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날 국수를 삶은 일꾼들은 이틀씩 잠에 곯아떨어졌을 정도로 고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찌 한 해만 하고 그치랴. 올해도 철쭉꽃이 필 때에는 어김없이 국수잔치를 열 것이다. 더 많은 자원 봉사자와더많은동네분들의참석을기대해본다.올해는국수삶는것을 도와줄남자봉사자들을많이만나고싶다.
  • 13. 244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불을 끄고 영화로 하나 되다 블랙아웃에 대비해 소등을 하는 행사가 8월 22일에 있었다. 블랙아웃이 뭔지 모 르고 그냥 넘어간 때도 있었는데, 후쿠 시마 원전 폭발사고뿐 아니라 우리나라 에서도 원전이 우리 가슴을 조마조마하 게만든적이한두번이아니었다. 에너지자립마을 운영위원회에서도 적극참여하기로했다.소등행사만하면 좀 심심하니 대연회장에서 영화를 상영하자는 의견이 나와 적극적으로 검 토하기로하였다.마을분들과뜻깊은한여름밤의꿈을꾸기로한것이다. 여러 영화가 물망에 올랐고 우리는 <7번방의 선물>을 상영하였다. 가족 영화로남녀노소누구나즐길수있는영화여서선택을했다. 아름숲 대연회장에서의 영화상영 <7번방의 선물> DVD 표지
  • 14. 3부 착한 에너지 공동체를 꿈꾸는 마을 245 여름소등행사의가장큰수확은청 소년들의참여에있었다.어른들이문 을두드리고불을꺼달라고하면반응 이 없던 주민이 중고생들이 소등행사 취지를설명하고불을꺼달라고하면 거역하는 집이 한 집도 없었던 것이 다. 그뿐만이 아니다. 불을 끄고 촛불 을하나씩켜면서가족이식탁이나거실에모여서오붓한시간을보냈다고 하니일석이조의보람이있었다. 자립을 향하여 한발짝 내딛다 우리는 이제 서로 조금씩 해야 할 일을 찾아가고 있다. 에너지라는 매개물 로 마을공동체가 좀더 견고하게 뭉치고 있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 신뢰는 더욱더 쌓여가고 있다. 겨울에는 방한용 뽁뽁이를 나눠주기도 하고, 열심 히절약을한분들께는고급내복을선물하면서감사를표했다. 2014년, 에너지자립마을 2차년도에는 우리 마을도 에너지 효율화뿐 아 니라 에너지생산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고민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새 아파트인데다 어느 정도 여유로운 평수를 가지고 있는 터라 외관을 변형시켜야하는태양광설치를통한에너지생산은아직엄두를내지못하 불을 끄고 촛불 하나로 사랑을 나누는 가족
  • 15. 246 왕의 경작지를 거닐다 행복마을 전농 래미안아름숲 고있다.그러나새로운신재생에너지들이하루가다르게소개되고활용되 고있으니미적인외관을유지하면서신재생에너지를생산할날이멀지않 았을거라고생각한다. 에너지생산을 통한 자립의 그날을 향해 아름숲 마을은 오늘도 한발 더 나아간다. 그 동안 진행된 에너지 관련 교육과 현장 참여를 통해 원전하나 줄이기에대한당위성과친환경공동체로의전환을꿈꾸고있다. 아름숲 에너지자립마을 운영위원회. 회의는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