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디어 리터러시
- 영화 ‘SAMSARA’ 감상 후기
1346018유희경
Ron Fricke 감독이 만든 영화 Samsara는 대사 없이 영상과 배경 음악으로만 이루
어진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이다. Samsara는 티베트어로 윤회를 뜻한다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무엇인가가 계속 생겨나고 파괴되는 과정이 나타남으로서 시간의 순환에 대한 메
시지가 전해진다. 영화는 정적인 가운데에 아름다운 영상미가 느껴지며, 절제된 촬영 기법과
조용하고 신비감을 주는 음악을 통해 영상은 전체적으로 압도되는 느낌을 준다. 짙은 화장
은 한 여인들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 뒤로 이국적인 풍경들이 쭉 연결
되는데, 겉으로는 무의미하게 보이는 관련성 없는 풍경들의 연속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동안 촬영한 장면을 빠르게 재생하는 기법을 통해 그림자나 해, 구
름, 별 등의 자연물의 움직임을 표현함으로써 시간의 무한한 연속성을 나타낸다. 이렇게 초
반에는 세계의 자연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상미를 통해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 무한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풍경 사이사이에는 사람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화면이 나타나는데 그들은
모두 무표정인 채로 화면을 응시한다. 또한 아기들이 세례를 받는 장면을 통해 생명의 탄생
을 보여주는데, 후에 관이 화면에 나타남으로서 죽음을 표현한다. 즉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반복을 표현함으로서 제목과 연관된 윤회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중반부에는 사람들이 사는 대도시의 풍경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수많은 차들이 지
나가는 대도시의 도로, 바쁘게 지하철 안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건물에 들어가는 비슷한 옷
을 입은 사람들 등이 나타나는 화면을 마찬가지로 빠르게 재생시키는데 이를 통해 도시인이
매번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공장에서 새로운 물건을 생산하는 기
계적인 공정을 빠른 재생을 통해 무미건조하게 표현하는데, 만들어지는 새 상품이 그대로
폐기되는 장면이 나타난다. 이렇게 상품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과정이 계속적으로 나타나는
데 결과적으로 상품은 최종적으로 소비되거나 폐기되는 최후를 맞는다. 이는 인간이 물욕이
최우선시 되는 사회 속에서 모두가 부를 위해 기계적으로 살아가고 정작 중요한 인간 자체
의 삶의 목적을 상실해 버리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물질적인
것은 결국 모두 소멸했기 때문에 부질없게 되어버리고 우리는 그 부질없는 물질을 위해 무
의미하게 반복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춤추는 쇼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성적 욕
망을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이 매우 고통 받는 모습을 형상화한 섬뜩한 장면도 제시된다. 이
렇듯 중후반부에서는 인간의 추함, 내면적 욕망, 한계를 암시하는 영상들이 계속에서 보여
지는데 이러한 점들은 전반부에 표현된 자연의 아름다움과 대비되어 더욱더 부각되게 된다.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무한함을 표현한 자연의 영상은 매우 아름다운 촬영기법을 쓴 반면
유한한 인간의 속성을 표현한 영상들은 딱딱한 촬영기법이나 회색 같은 무채색 계열의 색조
를 사용해 무언가 찜찜하고 우울한 느낌을 준다.
결국 이 영화는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중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이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제대로 된 사색의 시간 없이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동안의

2.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렇듯 영화는 내용면에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미적인 표현 부
분에서도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화면의 색감이 매우 뛰어난데 특히 자연의 색은 정말 아
름답게 표현되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승려가 바닥에 엎드린 채 모레로 그림을 그리는 장
면이었는데, 색깔 모레의 화려한 색감과 정교한 무늬, 그리고 승려가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어우러져 정말 경이로운 영상미를 만들어내었다. 사람들이 단체로 회사에 출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건물과 사람들의 옷을 모두 노란색으로 의도적으로 통일함으로
써 출근하는 사람들의 집단성을 더욱 강조하며 사람들에게 시선이 집중되도록 만드는 기능
을 하고, 미적인 완성도까지 충족시켰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모두 사람들의 옷 색깔이나 종류가 통일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즉, 옷 색깔의 통일을 통해 이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더욱 눈에 확 들어오게 만들고, 압도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 색깔을 이용해
내용적인 부분의 강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시각적인 요소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음악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
했다. 배경에 깔린 음악은 정적이고 음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를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감상자들이 영상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했다. 만약 비트가 강하고 멜로디 라인이 뚜렷한 음악들이 삽입되었다면 영상에 대
한 집중도가 매우 떨어져 내용의 전달력이 훨씬 덜해졌을 것이다. 대사가 아예 나오지 않은
것도 집중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대사가 나오는 순간 감상자들은 그 대사의
의미에 집중하게 되고 영상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따
라서 이러한 청각적인 요소도 결과적으로 영화의 내용 전달에 중요하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