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앙 아메리카의 한 초원에서 한 인디언 부족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 그들은 너른 평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들소와 함께 걱정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
3. 그런데 초원의 저편에서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 이 사람들은 생김새도 달랐지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차이가 났습니다 . 들소를 쫓아다니지도 않으면서도 풍족해 보이고 단단해 보이는 집도 너무나 빨리 지었습니다 .
4. 인디언 마을의 추장 ‘ 늑대와 함께 테크토닉을’은 이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
5. 그는 마법사 ‘주먹 쥐고 묵찌빠’를 불러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 “ 마법사님 , 새로 들어온 백인들은 소를 사냥하지도 않고 배불리 먹습니다 . 그리고 큰 나무 덩치가 대신 일을 해주기도 합니다 . 우리 부족도 그렇게 살 수 있습니까 ?” 그러자 마법사가 대답했습니다 . “ 저도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 그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있더군요 ..”
6. 추장은 귀가 솔깃했습니다 . “ 그게 무엇입니까 ?” “ 그것은 바로 글씨를 쓰는 막대기와 이를 지우는 고무입니다 . 이것으로 백인들은 책을 만들어 서로 아는 것들을 나누더군요… 아마 그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그 막대기와 고무 덕분인 것 같습니다 .” 추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 그럼 우리 부족도 그 막대기와 고무를 가지게 해야겠습니다 .”
7. 인디언 부족이 연필과 지우개를 원한다는 소문을 들은 백인 상인들은 앞을 다투어 마차를 끌고 가 연필과 지우개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 인디언들은 들소 가죽과 직접 짠 옷감을 비싼 값에 백인들에게 넘겨주고 모두들 연필과 지우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
8. 시간이 흐르고 연필과 지우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인디언 마을은 실망의 목소리가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마법사와 추장은 당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 왜 우리는 백인들처럼 발전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
9. 희망을 잃어 버린 인디언 마을의 일상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에는 찬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 마법사와 추장은 안타까웠습니다 .
10. 그러던 어느 날 한 백인 상인이 새로운 연필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 “ 그 동안 연필과 지우개를 따로 쓰고 있으니 불편하셨죠 ? 이번에 끝에 지우개가 달린 새로운 연필이 나왔습니다 .” 이 말은 들은 마법사는 백인 상인에게 말했습니다 . “ 우리는 이제 연필이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 믿지 않아요 . 그만 돌아가 주세요”
11. 실의에 빠진 백인은 집으로 돌아와 동료 카우보이들에게 인디언 마을에서 있었던 얘기를 했습니다 . “ 인디언들이 이제는 연필이 필요 없다고 그러네요 . 듣던 얘기와는 많이 달라요 .” 그러자 다른 카우보이가 말했습니다 . “ 당연히 그럴 거야 . 글을 모르면서 연필만 있으면 뭐해 . 상인들은 파는데 만 급급할 뿐 어떻게 쓰건 관심도 없거든 . 인디언의 비싼 가죽과 옷감으로 연필을 파는 상인들만 부자가 되었어 .”
12. 그 상인은 다시 인디언 마을로 찾아가 마법사와 추장에게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 “ 제가 이 지우개 달린 연필을 그냥 드리겠습니다 .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 추장은 의심에 찬 눈으로 대답했습니다 . “ 무슨 조건이죠 .” “ 모든 사람을 제가 만든 학교에 보내는 조건입니다 .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쓰느냐 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