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Related Content
Featured
Featured (20)
10년 후를 살아라 _하이라이트보기
- 2. CONTENTS PART 1 핵심을준비하라 11 PART 2 작은것도끝까지마무리한다 37 PART 3 거절은성공이코앞이라는가장확실한증거 61 PART 4 2인3각파트너를찾아라 87 PART 5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113 PART 6 급소를찾으면방법이보인다 139 PART 7 아침에나설때마다자신감을입어라 169 PART 8 웃어라,웃어보라 199 PART 9 습관적으로감사하라 229 핵심을 준비하라 준비하는데실패하는것은 실패를준비하는것과같다 벤자민 프랭클린 PART 1 · · · · · ·
- 3. ‘문제는……속도야.’ 탐험대를 압박하고 있는 건 이동속도였다. 예정보다 터무니없이 지체 되고있다. 돌아오는 길도 감안해야 한다. 식량저장소에 남긴 식량과 연료를 계 산하자조바심이났다.당장무언가하지않으면안될것처럼. ‘지금이선택은너무늦은것일까,이른것일까.’ 그는지친대원들을불러모았다. “이미 우리는 너무 멀리 왔다. 그리고 목표까지는 240킬로미터 남았 어. 속도를 더 높이지 못하면 목표까지 도달하는 건 물론이고, 되돌아갈 수 있다는 장담도 하지 못해. 지금 결정해야 해. 시간은 점점 우리 다리 를붙들어매려할거야.세사람,내말이해해줄수있겠나!” 나이 많은 크레이엔 그리고 계속 뒤처졌던 대원 둘에겐 가혹한 명령 이었다. 이제 와서 돌아가라고! 셋은 따져 묻지 않았다.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눈물이주르륵흘러내리는것은어쩔수없었다. 온갖 역경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건 서로가 못할 짓이었다. 남는 자들과 돌아가야 하는 자들 사이에는 말 이없었다. 스콧도 눈을 감았다. 그의 머릿속엔 숫자들만 와글거렸다. 하루에 도 달해야 하는 거리는 30킬로미터! 최소 20킬로미터라도! 실은 그 절반에 도 미치지 못했다. 인원을 더 줄이지 않으면 정말이지 남극점에 선다는 개 때문에 1 스콧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단 한 번 그럴 기회가 주어진다 면. 그러나 어디쯤으로 돌아가지? 다시 시작할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다.그래서이렇게생각해보았다. ‘가장큰문제는언제,어디에있었던걸까?’ 그문제를해결할수있는지점이면좋겠는데. 스콧은 남극 한가운데서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 는 갈수록 강하고 거셌다. 시야가 하얀 벽처럼 가려졌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싶다는욕구도깊어졌다. 이제 남극점이 그리 멀지는 않았다. 다만 대원들이 너무 지쳤다. 금방 이라도 쓰러질 듯했다. 스콧 자신도 설맹(雪盲)과 원인 모를 열병에 시달 리고 있었다. 그래도 남극점은 밟아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그래서 지 금당장선택을해야하는거고. 12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13
- 4. 2 마지막대원들이돌아가고,행군은계속되었다. 출발한지75일째. 스콧은망원경을지평선끝에겨누었다. 눈이피라미드처럼쌓여있는게보였다. 스콧은 직감했다. 자연적으로 생긴 형태가 아니라는 걸. 불안에 휩싸 였지만 대원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저기 남극점은 그 누구도 자신들 보다먼저밟아서는안되었다. 극점을 향해 갈수록 심장은 기대와 설렘보다는 불안과 공포로 폭주했 다. 초조함은 점점 더해져 심장박동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남극의 바람 과 눈이 과연 저런 모양을 빚을 재주가 있을까. 마치 천막의 형태를 꼭 닮지 않았는가. 자연은 늘 인간보다 나은 예술품을 만들었다. 저것도 남 극의자연이만들어낸작품이라생각하고싶었다.반드시그래야했다. 그러나 눈 피라미드 위에 무언가 풀럭거리는 걸 발견하자 스콧은 비 틀거렸다. 온몸에서 힘이 다 빠져나갔다. 손발은 당혹감에 어떻게도 가 눌수없었다.분명히그건누군가의흔적이었다. 아!아문센…….저흔적의주인공을짐작했다. 대원하나가소리쳤다. “여길 보세요! 개의 발자국이 아직 있어요. 한두 마리가 아니에요. 수 십마리개들이여길휘젓고다녔어요.” 스콧은저도모르게중얼거렸다. 것조차불가능할것같았다. 다음날, 세 사람은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갔다. 최종적으로 남은 다섯 사람은다시미지의극점을향했다. 스콧이 대원들을 돌려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에도 같 은 결정을 내렸다. 그때 더 많이 보내야 했던 건 아닐까, 잠시 그런 생각 이들었다. 남극점 탐험을 시작한 지 36일째 되던 날. 남위 84도, 36번째 식량저 장소를 세운 지점에서 그는 이미 한 차례 인원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썰 매 무게를 줄여야 했고, 그러려면 입을 줄여야 했던 것이다. 체력이 떨 어지는대원들을마냥기다리는짓도그만둬야했다. 폭풍 때문에 지체된 속도를 만회할 불가피한 선택. 그때 고열에 시달 리던 스콧은 그렇게 생각했다. 불가피하다고……. 그는 그렇게 대원들 과개들을돌려보냈다. 스콧은 고개를 저었다. 그 지점은 아니야. 거기서 시작한다고 획기적 으로나은상황이연출될수는없어. 그들은 긴 폭풍을 견뎌내고 빠져나왔다. 또 어디서 출현할지 모르는 폭풍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는 데 분노를 느꼈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가보고 싶었다. 지금 상황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그지점으로. ‘도대체거기가어딘지알수가없어.’ 14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15
- 5. 디로돌아가야할지비로소깨달을수있었다. 3 탐험 첫날의 시점. 너무 많은 대원들의 긴 행렬이 시간을 빼앗았 다. 그러나 그 이전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서로 다른 탈것을 가 지고 출발했던 것이다. 모터썰매와 말과 개. 이것들의 속도는 모두 달랐 다.결국가장느린것의속도에맞춰지고말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걸 스콧은 깨달았다. 스콧은 머 릿속에서 시간을 점점 거슬러 올라갔고, 비로소 그 지점을 찾을 수 있었 다. 최초의 준비였다. 배에 오르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했느냐. 이미 거기부터이탐험의승부는갈렸다. 스콧은 그가 남극 탐험을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차에서 우연히 아문센을만났던때를떠올렸다. 그때아문센은마치충고라도하듯이렇게말했었다. “개를데리고가세요.그것도아주많이.” 스콧은 그 말을 흘려들었다. 잠재적인 경쟁자가 내놓는 조언을 귀담 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스콧은 오히려 아문센의 조언을 견제로 받아들 였다. ‘여우같은자식…….’ 아문센은 그 귀중한 비밀을 자신이 주의해서 듣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핵심을 놓쳐버린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스콧은 변명의 ‘개라고?개…….’ 눈 피라미드는 천막이었다. 그 위에 눈이 들러붙어 그렇게 보였을 뿐 이다. 천막 옆에 쓰러진 깃발은 노르웨이 국기였다. 아문센의 조국이 었다. 눈을 털어내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거기엔 아문센이 남긴 편지 가남아있었다.스콧은더이상아무것도부정할수없었다.2등이었다. 자신들의 도전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록이 되어 버렸다. 그건 3등이 되었든 100등이 되었든 마찬가지라는 의미였다. 세상은 여길 맨 처음 밟은 사람만을 기억할 것이다. 정상에 도착했는데, 기쁨은커녕 절망과 허탈에휩싸여야하다니.스콧은편지를구기며무릎을꿇었다. ‘이미 그가 다녀갔어. 내 경쟁 상대는 원래 섀클턴이었는데. 나는 그 가 밟은 마지막 지점을 지나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진짜 경쟁자는 은밀 하게숨어있었군.’ 아문센, 그가 최초의 사람이 된 것이다. 남극점을 밟은. 남극의 정복 자는 자신보다 무려 한 달 이상 먼저 이 땅에 서서 자신 이외엔 아무도 밟지않았다는걸확인하고돌아갔다.마치개선장군처럼말이다. ‘그런데개라니…….’ 스콧은 천막을 나와 바닥에 어지러운 개들의 발자국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단 한 번의 그런 기회가 있다면 어 16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17
- 6. 나만의 핵심을 찾아라 탐험가 스콧의 남극 이야기는 처절한 실패담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 피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밟은 사람은 아문센과 그의 탐험대다. 1911년 12월14일이바로그역사적인날이다. 아문센은 계획보다도 일찍 극점에 도착했다. 대원들 전원이 살아서 돌아왔는데 귀환은 훨씬 더 순조로웠다. 식량저장소도 필요할 때 적시 에발견되었고,날씨도거들어주어대체로순풍을탔다. 반면에 스콧의 탐험대는 출발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큰 폭풍을 만나 발이 묶였다. 거기서 빠져나온 직후, 그는 계속 가기에는 너무 많은 인 원이란사실을깨닫고대부분의대원들과썰매와짐들을돌려보냈다. 최종적으로 남은 다섯 명이 간신히 남극점에 도착했지만 그 어떤 영 광도남아있지않았다.아문센이모든영광을가져가버린뒤였다. 문제는 귀환이었다. 그들은 최초의 자리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결 국탐험자체도실패했다.끝내돌아오지못했던것이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탐험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보다 안타깝 다. 정상을 밟지 못했을 때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실패도 과정이 되 지만,돌아오지못한다면그것은영원한실패일수밖에없다. 스콧의 남극 탐험기는 아문센의 그것과 비교되어 성공과 실패에 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똑같은 목표를 두고 두 팀이 어떻게 대응했는 여지가 없었다. 그는 썰매 개로 남극점을 밟을 수 있다고는 추호도 생각 해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남극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남극을 정복하려는 사람의 안목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10년 전 에도와봤던곳인데,핵심을준비하는걸또다시놓쳐버리고말았다. 모터썰매는너무많은기름을잡아먹었을뿐이다. 말은 남극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썰매를 끄는 것도 싫어했 고억지로매달려고하면제멋대로날뛰었다. 상황 판단이 그렇게 정리되자, 썰매 개만이 탐험에 끝까지 동반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난 셈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쉬울 때 식량으로도 쓸수있잖아. 식량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간 애써 눌러두었던 걱정마저 부풀기 시작 했다.식량저장소에남겨놓은것들로과연우리모두귀환할수있을까. 스콧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승부에 대한 집착 은 의미를 잃었다. 그는 북쪽의 지평선을 두려운 듯 노려보았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는 또 어떤 고난이 발목을 잡고 늘어질지 알 수 없었다. 정상에 섰어도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 탓일까. 왠지 불길한 생각이 뇌리 를스쳤다. ‘우리는돌아갈수있을까…….’ 18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19
- 7. 점령하는 것으로 비유했다. 적의 고지 점령과 남극점 도달은 동일한 욕 망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하나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지만, 다른 하나는명예와성취욕에근거를둔다. 분산과 집중의 인적 관리 1.아문센이 로스 빙붕에서 탐험대를 출발시켰을 때 인원은 고작 여덟 명 이었다. 2.스콧은마치군대를이끌고가듯이많은대원들과함께출발했다. 아문센은 나머지 대원들을 남겨두기 위해 그들을 명목상 연구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이 렇게말했다. “우리모두의승리가될것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남극점 정복이 시간 싸움이라는 것을 대원들에게 설득 시켰다. 최소한의 인원이 최대한 빨리 극점에 도달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것을공유할수있도록노력했다. 소수 정예로 출발한 아문센의 탐험대는 탐험 내내 결속력을 유지했 다. 그 결과 모두가 정복자의 기쁨을 누렸다. 물론 그랬기 때문에 모두 살아서돌아올수있었다. 아문센이 단 여덟 명을 이끌고 속전속결로 가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가는 승부와 경쟁의 세계에 서 있는 자들에겐 되새겨볼 점이 많다. 그 중몇가지를예로들면이런것이다. 정확한 목표 설정 1.아문센은남극점정복이라는목표가분명했다. 2.스콧은 남극점 정복과 남극 연구를 동등한 목표로 둠으로써 에너지를 분산했다. 그래서 아문센은 남극 정복에 필요한 인원과 물자를 적정하게 정할 수 있었지만, 스콧은 그러지 못했다. 그는 당시엔 필요 없었던 과학자들 을 너무 많이 데려갔다. 남극점을 정복하고 살아서 돌아오는 데 그들은 아무런역할도하지못했다. 유연하고 적합한 리더십 1.아문센은목표와상황에집중하는리더십을발휘했다. 2.스콧은군대에서배웠던리더십에의존했다. 남극에서는 혹한 상황에 맞는 남극의 리더십이 필요했는데, 스콧은 군대의 지휘방식이면 모든 게 될 거라 착각했다. 대원들에게 부여한 가 치에서도 스콧은 설득력을 잃었다. 스콧은 남극점 등정을 적의 고지를 20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21
- 8. 핵심의준비가그들의운명을결정지었다. 아문센은 남극탐험을 위해서는 그 어떤 것보다 개가 최우선(핵심)이라 는 것을 알았다. 탐험에는 썰매 개를 비롯해 말이나 스키, 썰매와 같은 운송 도구가 절대적이었다. 수백 킬로미터를 몇 달에 걸쳐 가야 했기 때 문이다.아문센은주저하지않고개를선택했다. 1.그는개들을관리할때도세심하게배려했다. 2.서로가동료라고느끼는개들끼리는떼어놓지않았다. 3.개를위한막사도세웠다. 4.언제라도출발할수있도록늘준비태세였다. 그에게있어썰매개없이남극탐험을한다는건생각할수도없었다. 스콧은 아문센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출발했다. 그러나 최초 의준비에핵심이빠진채로출발했다. 1.석대의모터썰매와아홉마리나되는조랑말은유용하지않았다. 2.데리고간개들은그수가너무적었다. 3.그마저도밖에서잠을재우는등관리에소홀했다. 4.그는 대원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개들도 식량을 축낸다고 함께 돌려보 냄으로써실패를자초했다. 스콧은 늘 평지에서만 전투를 하던 지휘자가 산악 전투에서도 똑같은 전술을 구사하는 것처럼 구태의연한 선택을 했다. 다시 말해 스콧은 남 극 탐험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탐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세우지못했다. 그리하여 시간이 갈수록 대원들은 낙오되었으며, 상황이 악화되자 일 부러 인원을 줄여나가야 했다. 그러면서 대원들 사이엔 위화감이 조성 되었다. 애초의 목표에서 형성된 유대감은 자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었 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공유할 수 없게 되었으니 균열이 생기는 게 당 연한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극점에 발을 디뎠던 탐험대 전원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돌아올 준비에 소홀했던 그들은, 최대의 식량저장소를 고작 17 킬로미터 남겨둔 채로 얼어 죽어버렸다. 17킬로미터! 겨우 반나절 거리 로 삶과 죽음이 결정되었다. 아무리 많은 식량저장소를 만들어두면 무 엇하는가.필요할때제역할을할수있는가는다른문제다. 모든 차이에 앞선 결정적 차이, 핵심 여러차이들이승부를가른요소가되었지만,가장결정적인것이있다. 바로‘최초에무엇을준비했느냐’하는것이었다. 22 ─ 10년 후를 살아라 핵심을준비하라 ─ 23
- 9. 2월 11일 우리는 15마일을 달렸다. 개들이 썰매를 잘 끌어준 덕분에 빙붕 위에서의 질주가 순조롭 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개들을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영국인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2월 13일 오늘은 부드러운 눈이 많이 내렸다. 스키 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모터 썰매는 말할 필요도 없고, 도대체 인간과 말이 이처럼 눈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어떻게 걸어서 빠져나오려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2월 15일 우리 개들이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개들은 어제 40마일을 달린 데 이어(그 중 10마 일은 무거운 짐을 싣고) 오늘은 51마일을 달렸다. -아문센 핵심을준비하라 ─ 25 귀환하던 스콧은 애써 발견한 식량저장소에 연료와 식량이 턱없이 부 족한 것을 알고는 커다란 공포심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때 개들이있었다면그러한공포심을덜어버릴수있었을것이다. 첫번째성공난장이를정리해보자. 스콧이 데려가지 않은 성공 난장이는 핵심이었다. 용기, 불굴의 도전 정신같은거인은끌고갔지만핵심이라는난장이를챙기지못했다. 썰매개들이야말로연료이자식량이될수있었는데. 스콧은 한마디로 개 때문에 실패한 셈이었다. 개는 남극 탐험을 준비 하는 데 있어 핵심이었던 것이다. 스콧이 챙겨가지 못한‘핵심’난장이 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핵심 난장이는 당신 이새로운일을시작하려고할때마다이렇게속삭일것이다. “나만의핵심을가지고시작하세요!” 24 ─ 10년 후를 살아라 M I N D S E T
- 10. 창업에실패하는요인들부터볼까요. 전문가와상담하지않는것:맨땅에헤딩하는것과같죠. 입지를제대로선정하지않는것:사막에다아이스크림가게짓는것과 같다고나할까요(장거리사막여행자들에게아이스크림은더갈증만나게하죠). 자,이건어때요? 겉만보고프랜차이즈업체고르는것:속아서결혼하는것과같아요. 적성에맞지않는아이템고르는것:억지로결혼하는것과같고요. 모두 실패할 공산이 큰 결혼이니까 손해가 많이 나죠. 위자료 수백 억 씩날리는해외스타들처럼말예요. 직장을옮기는것도마찬가집니다. 평판안좋은것:얼굴에칼자국하고다니는거죠. 사표를 폼 나게 던지고 나서 직장 알아보는 것: 10점 만점의 3점! 10 점몸값을3점으로매기고다니는것과같답니다. 이직하는 데 정보 나눌 사람이 없는 것: 아예 이직할 생각을 말아요. 그만한 사람도 만들지 못했다는 건 인맥 관리에 실패했다는 거니까. 넓 핵심을준비하라 ─ 27 핵심 난장이 남극 탐험을 떠나는 심정으로 준비하세요 나는 핵심이라는 난장이지요. 주로 창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 가까이에있어요. 요즘은 20대 여성부터 갓 졸업한 대학생들까지 창업자들이 폭주하지 요. 아이들 대학 보내고 조그만 테이크아웃 커피숍 내려는 40, 50대 주 부들도 많고요. 20대 대학생들은 취업 대신 아이디어 하나로 아예 창업 전선에 먼저 뛰어들고, 30대 직장인들도 조바심 나서 그 동안 갈고닦은 업무력을바탕으로자기일을시작합니다. 이젠 연령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잠재적 창업자라고 할 수 있답니다. 그러나 날 알아차리지 못하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걸요. 그게 생각보 다만만하지않거든요. 26 ─ 10년 후를 살아라
- 11. 두 번째, 베이스캠프에서 남극점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철저 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실탄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비용이 언제 다 떨어 질지최대한근사치를계산해야하는거죠. 여기엔 반드시 여유 자금이란 게 필요해요. 실패하더라도 살아서 돌 아오기는 해야잖아요. 투자비용을 올인하는 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살 아남을여유자금을심어놓아야한다는거죠. 막판죽을판이대박판되는,평생한번올까말까한기회는사실기 회가아니니까꿈깨세요. 당장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남극에 서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으악, 추워~! 여기서는 식물이고 동물이고 생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런 기회를 기대하는 건 오지 않을 구조대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다 니까요. 이때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땅에 파묻어 놓은 식 량저장소와같죠. 마지막으로바로저,핵심을파악해야합니다. 배 한 척에 무엇을 실어야 할 것인지 따져보아요. 전문가도 태워야 할 테고, 역할을 갖춘 대원들도 확보되어야 하겠죠. 물론 돈도 많이 들어야 할 거고요. 그러나 아문센과 스콧에게서 보았듯이 썰매 개를 충분히 실 을것인지,개와조랑말과모터썰매를다실을것인지판단해야합니다! 일견 다 필요해 보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한 사람은 핵심을 실었고, 다른한사람은다른것을싣느라핵심을싣지못한것입니다. 핵심을준비하라 ─ 29 게봐서는경력도제대로관리하지못한반증이라는거죠. 해마다 직장인들이 새해 벽두에 해야 할 가장 큰 결단으로 뭘 꼽는 줄 알아요? 금연이 아니에요. 이직이랍니다. 하지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고,더위험한상태로내몰리기십상인일이에요.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26.5%에 달해요. OECD 평균의 2배 규모! 미국의 3배! 일본의 2배가 훌쩍 넘어요. 그 비율에 담긴 창업 현장은 어 떨 것 같아요?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결과는 참혹하죠. 열 집에 겨우 한집꼴로살아남는다니까요. 자, 창업이든 이직이든 남극 탐험 시뮬레이션으로 한번 가봅시다. 아 바타가유행이니까먼저자신을탐험가로변환하세요.지잉~. 핵심 난장이의 창업과 이직 탐험 시뮬레이션 창업은단한척의배로만떠나는겁니다!꼭명심하세요,꼭,꼭,꼭! 남극(창업)은 선단을 꾸려서 갈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에요. 그리고 일단 항구를 떠나면 더 이상 다른 지원은 없어요. 배 한 척이라고 하는, 투자 비용에 엄격한 한계치를 둔다는 겁니다. 첫 번째, 과도한 투자는 실패의 최단지름길이란사실을기억할것! 28 ─ 10년 후를 살아라
- 12. 든의 꿈도 이루어졌습니다. 긴 세월이었지만 어쨌든 젊은 시절 인간의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동당에 가입했던 청년들의 꿈은 지금도 계속 되고있답니다. 112 ─ 10년 후를 살아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제3의힘 기회를놓치는이유는대부분기회가오지않아서가아니라 기회가왔음을눈치채지못하거나 기회가지나가고있음을알고도손내밀어붙잡지않기때문이다 로맹 롤랑 PART 5 · ·
- 13. 그러나현실은달랐다.사업은이론과는사뭇다른것이었다. 1월 한겨울, 그는 아파트 벤치 끝자락에서 떨고 있었다. 그의 적나라 한현재시간이었다. 이대로 꼼짝 않고 멈춰볼까. 얼어붙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쓸 데 없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 달, 시한부로 남은 회사의 사망 시간이 코앞 이었다.그는그렇게얼어붙은채이모든현실을잊고싶었다. 20년 다니던 신문사를 나올 때만 해도 비전과 포부는 대단했다. 이제 갓 1년 된 작은 인터넷 기업을 서슴없이 맡았다. 영화예매를 주로 하는 조그만 업체였다.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대표로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벤처 거품의 충격이 남았지만 그는 자신감에 넘쳤다. 아직 수익원을 찾지 못했지만 돈만 있으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나마 티 켓 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위안이었다. 한 달에 1억씩 나는 적자도그게적자로보이지않았다. 처음에는 투자자를 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열 풍처럼 몰아치던 벤처 투자 시장이 사리진 탓이다. 꽃이 피고 강이 흐르 던 IT 벌판은 순식간에 황량한 모래바닥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그들은 다어디로가버린것일까.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아무것도 믿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비전, 꿈, 도전 이런 데 덴 투자자들은 웬만한 일에는 꿈쩍도 않았다. 회사가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 115 20세기 마지막 기회 1‘사업은아무나하는게아니구나.’ 차가운 벤치에서 올라오는 한기에 허리가 쑤셨다. 혹한을 업고 휘몰아치는 바람에 살을 에는 듯했다. 감각이 무뎌 오자 온몸이 서서히 굳는것같은착각에몸서리를쳤다. 불현듯 강단에 선 패기 넘치던 옛 모습이 떠올랐다. 마이크로 쩌렁쩌 렁 울리던 목소리도 찬바람에 얹혀 생생하게 들려왔다. 그는 한때 내로 라하던IT 전도사였다. 그때대학에서얼마나열렬하게IT 산업의비전을역설했던가. 경제신문사에서는 어땠지! 첨단이라는 온갖 경영기법 이론을 소개했 다. 최신 경제 용어들을 동원했다. 마케팅은 이렇게 하라며 현란한 기사 들을 써댔다. CEO들을 앉혀 놓고 당신들의 회사가 왜 문제투성이인지 조목조목밝혀주기도했다. 114 ─ 10년 후를 살아라
- 14. 수밖에 없는 결론. 맥스무비는 변할 수 없는 지표들로 사형선고를 받아 놓은셈이었다.정리하는수순을밟는것말고달리할일이없었다. 2 그는자신에게마지막으로물었다. ‘나는최선을다했는가?’ 적어도 그 말에는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 그 말을 곱씹느라 어느새 담 배 한 갑이 고스란히 연기로 사라졌다. 담배를 쥔 차가운 손가락은 곱아 서잘펴지지도않았다. ‘이제손안엔아무것도없다.’ 이 손도 최선을 다해 담배를 주인의 입에 물렸다. 최선을 다한 손이지 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빈손에다 대고 넌 최선을 다했냐고 묻는 게 무슨의미가있단말인가. 그는자리를털고일어섰다. ‘미련 없이 접자! 진작에 때려 치웠어야 했어.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큰코다친거지.넌세상을너무우습게봤던거야.이제그만둬라!’ 결심이 서자 그때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비로소 겁이 밀려 왔다. 그때문득서러운마음을알기라도하듯시원한목소리가들려왔다. “자,지금이마지막기회예요!” 아파트입구쪽이었다.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 117 몇 년 만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젖과 꿀을 어디서든 구했을 것이다. 백 방으로 뛰어다녀도 투자자를 못 구하자 그는 회사가 사막 한가운데 덩 그러니세워져있다는걸알았다. 그 안에서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강남 중심에 있던 사무실도 신사동 반지하로 옮겼다.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식대를 아끼려고 밥솥까지 들여놓을 정도 로악착같이버텼다. 통장에 직원들 한 달 치 월급만 겨우 남게 되자, 그는 두 손을 들어야 할때가왔음을직감했다. 도저히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다음 달이면 그의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불길한 소문마저 돌았다. 그나마 투자자를 만날 기회조차차단된셈이다.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맥스무비는 더 이상 가망이 없지 않습니까?” 이말에어떤대답도할수가없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모든 영화예매 사이트는 수수료를 면제했다. 수수 료 수익을 포기하니 맥스무비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극장마저 차갑 게굴었다.위기에빠진사이트에할인티켓을제공할리만무했다. ‘이대로는수익모델을만들어내는게불가능해!’ 결론이었다. 한 달을 남겨놓고 하늘에서 금덩어리가 떨어지길 바라는 116 ─ 10년 후를 살아라
- 15. 시선을회사안에만고정한채끙끙앓고있었던건아닌가. 그때 그토록 골몰했던 수익모델이란 것을 밖에서 찾을 수는 없었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어딘가는 이 사원의 손처럼 자신과 맞잡을 수 있는 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그런 손 하나 없다는 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다. 여태 그걸 찾으려고 하지 않았기에 자신을 스치며 기회 들은흘러갔을지도모른다. 그리고지금기회의창이열리는기분을느꼈다. 3 그는다시등을돌렸다. 분주한카드회사는여기한곳이다가아니었다. 맞은 편 길가에서는 다른 신용카드 회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 직 원들도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 그들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열 을올렸다. 그는 마치 전쟁터에 선 기분이었다. 총성은 들리지 않았지만 그 치열 함은 전쟁터 한가운데를 방불케 했다. 그리고 한 사원이 내밀었던 손의 의미를깨닫기시작했다.그건기회가맞았다. ‘영화예매사이트들이치열한경쟁에빠져있는것과마찬가지다!’ 카드사들도 회원을 모집하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젊은 여성 고객들. 그들을 끌어들이는 데 다들 혈안이 되 어 있었다. 쏟아 붓는 마케팅 비용이 엄청났다. 그런데 그들의 중심 고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 119 기회라는 단어가 귓전에 울리는 바람에 시선이 돌아갔다. 그는 차가 운벤치에서일어나입구를향해발을떼었다. 사내의목소리는더욱선명해졌다. “지금가입하시면원하시는혜택을다누릴수있습니다.” 목소리의주인공은단박에알수있었다.신용카드회사의판촉사원이 었다.이벤트를위해여자사원들도동원되어전단지를돌리고있었다. 한사원이그를향해활짝웃으며손내밀었다. “사장님, 오늘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는 기회입니 다.이번에가입하시면…….” 처음이자마지막인기회……. 이 카드회사에 가입하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나를 건져줄 수 있을 까?저사원의손을잡으면재기할수있을까? 허망함이 눈시울까지 적시려고 해서 등을 돌렸는데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들었다. “왜모든것을나혼자해야한다고생각한거지?” 투자를 받는 것도 내가 할 일이었고, 그 투자받은 돈으로 회사를 일으 켜야 하는 것도 내 몫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을 거치지 않고는 되지 않는다고만 여겼다. 따지고 보면 자신은 오히려 이론에 강했지 실 전은이렇게부실했다. 내 힘만으로 역부족이라면 제3의 힘을 빌릴 수는 없었는가. 그 동안 118 ─ 10년 후를 살아라
- 16. 부흥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영화 시장에는 관람객이 몰라보게 늘어났 다. 이제 영화를 보는 것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 중 의 하나였다. 직장 여성들이 영화를 싸게 보기 위해 주저 없이 카드사 회원으로 가입했다. 영화할인 서비스를 받으려고 맥스무비에도 회원들 이급증했다. 그렇더라도한참벗어난궤도가바로정상으로돌아오지는않았다.투 자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아직 가시적인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이 다.그러나주사장은그들만이투자의전부가아니라는것을깨달았다. 또 다른 제3의 손이 그의 어깨를 스쳤다. 이번에는 바로 고개를 돌려 알아보았다.소액투자자들까지그에게손을내밀었다. 그들 중에는 맥스무비 회원들도 많았다. 그들의 돈 8,000만 원에는 그 어떤 돈과 비교할 수 없는 애정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 그가 맥스무비를 통해내민손을이번에는작지만여러손길이잡아주었다. 제3의 힘을 찾아라 신용카드의 발견은 지금이야 상식이지만 처음에는 생소했다. 영화라 는 문화 장르와 너무도 이질적이고 무관해 보이는 업종이었기 때문이 다.과연이게제3의힘인지판단하기가쉽지않았다.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 121 객이곧자기회사의중심고객과정확하게일치하지않는가! 주태산 사장은 집으로 뛰어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주말이었지만 온종일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신용카드 회사들의 격전지들 을눈으로확인하고싶었다. 중심가에 서자 그는 귀가 틔고 눈이 뜨였다. 그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건기회야,놓치지말라고! 확신이 들자 주 사장은 신용카드사들을 타진했다. 그로서는 마지막 남은 카드였다. 자신이 가진 것을 그들도 원할 것인가. 영화 예매 사이 트와신용카드의제휴라니. 그러나 일말의 불안마저 괜한 기우였다. 카드사들은 회원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태세였다. 낚시줄을 드리우자마자 그들은 덥석 그의아이디어를물었고,그건어마어마한월척들이었다. 그의 예상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신용카드사들의 반응은 대환영이었 다. 그들의 판단도 자신과 같았다. 영화의 최대 관객이 신용카드사의 우 량고객과정확히일치했던것이다. 카드사들과 악수를 할 때마다 그는 전율을 느꼈다. 그들이 맞잡은 그 의 손은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내밀었던 손이었다. 그걸 알 리없을카드사들은얼른계획을서두르려고안달이었다. 주태산사장은회사가파산직전이라는누명을벗을기회를놓치지않 았다.제3의힘들을모은제휴할인카드는나오자마자대박을터트렸다. 120 ─ 10년 후를 살아라
- 17. M I N D S E T 다고 해서 보지 않는 게 아니다. 정작 시선을 맞추고 있으면서도 제3의 힘이라는초점으로보고있지않으면놓치게된다. 주태산 사장이 아파트 벤치에 앉아 절망에 사로잡혀 있었을 때도 아 파트 앞 상가에서는 카드사들의 회원모집 마케팅이 한창이었다. 불과 몇십 미터 밖에서 그토록 절실하게 필요했던 구원의 손길이 박수를 치 고어서와서잡으라고흔들고있었다. 누구에게나 보이고 들리는 것이라도 어떻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이처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누구는 돌려막기를 하려면 다시 카드 를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며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곳에다 초점을 맞추 지만, 주태산 사장은 카드가 이 위기를 벗어나는 데 제3의 힘이 될 거라 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부터‘제3의 힘’이라는 난장이의 설명을 들 어보자. 이 난장이는 가장 위급할 때만 눈에 띄지만 미리 모습을 보아두 면절실할때꼭발견할수있을것이다. 나는 경비원들에게 빌딩 전체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고, 휴일 밤에도 빌딩 셔터를 두드리 는 귀찮은 입주자로 불린다. 전쟁은 치열하고, 경영자의 능력은 부족한 만큼 물리적 시간 이라도 더 많이 투입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적막한 심야에 혼자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우며 전황을 분석하다 보면 팽팽한 긴장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힘겨운 상황에서도 열 정을 가진 인재들과 함께 전투를 치르고 있다는 데 전의가 타오르기도 한다. -주태산 눈에보이지않는제3의힘 ─ 123 신용카드들과 재빠르게 제휴하고 맥스무비는 그해 6월 마침내 거액 의벤처지원자금을확보하면서재기의발판을마련한다. 영향력 있는 투자자인 제2의 힘에만 매달렸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제3의 힘을 발견하자 연쇄적으로 순풍이 일어났다. 이듬해 맥스무비는 예매발권 시스템을 극장에 설치하는 MTTS라는 기술로 벤처기업상을 받는다. 그는 이미 누구보다 시너지 파트너를 찾 는 일의 소중함을 깨달은 뒤였다. 카드사들은 물론이고 대형 포털을 비 롯해금융권,이동통신사,정유업계등으로제휴를확대해나갔다. 일단 제3의 힘을 발견해내는 경험을 하게 되면 더 큰 힘과도 만나게 되고, 더 다양한 힘과도 어깨를 걸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맥스무비는 2004년에는 전국 1,200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명실상부한 영 화예매사이트의최강자로올라섰다. 영화예매 순위가 흥행 가능성의 지표가 되자 맥스무비는 가장 정확한 시장 지표로 자리 잡았다. 한때는 극장마저 외면했던 맥스무비는 자신 들의영화와상품을마케팅하려는업체들로붐비게되었다. 맥스무비의성공은제3의힘이라는난장이를발견한데있었다.그힘 은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1인치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것이다. 그 러나 그 손은 1인치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 동안 보지 않 고있었을가능성이높다. 늘 옆에 있었지만 정작 외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등을 돌리고 있 122 ─ 10년 후를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