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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테마가 있는 연수프로그램




    아시아        및   국제연대를 위한
  지역 주민운동 활동가(CO)의
        참여형 연수 보고서




일시 : 2006년 9월 18일-26일
장소 : 필리핀 마닐라
주최 : 시민단체연대회의 아시아 NGO센터
작성 : 연수생 서윤미(구로건강복지센터)
▌연수 보고서 목차


. 우리의 일정표
. 함께한 이들
. 구로건강복지센터 국문소개자료
. 구로건강복지센터 영문소개자료
  . 연수일정을 따라서
  . 바세코 방문기
   . CO-M 방문기
 . 사마사마 방문기
   . UPA 방문기
   . 가부야호에서의 1박 2일
   . Reflection
 . 주민들의 이야기
   . 정리하면서
 . 연수프로그램 평가내용
   . 소감문




          살라마 뽀




                  - 1 -
▌우리의 일정표

     구분                 프로그램                        내용                 장소
          오리엔
  첫째날                현지오리엔테이션              전체 프로그램 및 주의사항 안내            숙소
          테이션
(9월 18일)
                                             참가자간의 친목도모 및
  월요일    전체활동     참가자 소개, 기대나누기                                         숙소
                                              서로의 기대 나누기
                   국제 연대, 아시아운동의           국제연대와 아시아 운동이 왜
          입학식                                                        아시아센터
  둘째날                   필요성                필요한가에 대한 강의 및 토론
(9월 19일)
  화요일                필리핀의 빈민지역               '바세코‘ 지역 현장방문
         현장방문                                                        KABALIKAT
                      주민공동체 운동              지역주민조직 단체 기관탐방

                                            필리핀 내 국제 지역사회
          현장방문 Community Organizing의 이해                                COM
                                              단체방문 활동
  셋째날
(9월 20일) 현장방문         필리핀 지역여성               지역 여성운동의 역사와
                                                                     사마사마지역
                       주민운동 단체                조직화 과정 이해
  수요일
                                             하루의 일정은 충분한
          전체활동         느낌 나누기                                           숙소
                                             느낌나누기(Reflection)

          오리엔    남부철도계획 및 가부야호에             필리핀 내 국제 지역사회
                                                                       UPA
          테이션        대한 이해                    단체방문 활동
  넷째날
(9월21일)
        현장방문        ODA의 그늘지역 방문               남부철도지역 방문               LAON
  목요일

          현장체험      지역주민들과 대화 1            주민들과 생활 나눔 (홈스테이)          가부야호

 다섯째날               지역주민들과 대화 2           팀구성, 지역 조사 Door Knocking    가부야호
(9월22일) 현장활동
  금요일               지역주민과 대화정리              그릅 발표 정리, Reflection       UPA

 여섯째날 장소이동            현장 활동 공유                개인 성찰(Reflection)         숙소
(9월23일)
                                             연수 과정을 통해 찾은             민도로섬
  토요일   전체활동          활동가와의 교류
                                             아시아 아젠다를 공유              코코비치
 일곱째날
                     전체 과정에 대한                                        민도로섬
(9월24일) 전체활동                                      쉼과 나눔
                      성찰과 평가                                          코코비치
  일요일

 여덟째날      이동          마닐라 도착                       쇼핑
(9월25일)                                                                Quiapo
  월요일     졸업식        연수 평가 및 휴식            필리핀 활동가들과 경험 나눔
                                                                        시장
 아홉째날     마무리            짐 정리                   한국으로 출국
(9월26일)
  화요일                      인천공항 도착, 각자 집으로




                                   - 2 -
▌함께한 이들

 이름        소속         휴대폰번호              이메일주소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011-9356-0422     mzsinbi@gmail.com

김동훈     지구촌공생회     011-1709-2379    xtopaz@hotmail.com

김미정      대전여민회      016-485-0985    tong212@hanmail.net

김태인   서울봉천자활후견기관 011-9525-8526      ecoblue@naver.com

서윤미    구로건강복지센터     017-245-5018 cherish0826@hanmail.net

양동규    제주참여환경연대     016-697-4210    baramisl@naver.com

윤옥경   군포풀뿌리정치연대    011-9745-2651 gpnetwork@naver.com

이주영     푸른시민연대     011-9232-6194 christmas24@naver.com

이현선    장수하늘소마을      016-650-3362 emadang12@hanmail.net

임수정    광주여성의전화     011-9603-6299     sj1717@naver.com

임정규      대전여민회      017-417-7357   jjung3534@naver.com

장옥주    안산환경운동연합     016-730-2041 gunhee97@yahoo.co.kr

전은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10-2725-5210      praying@civilnet.net

조경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16-593-7968      man@civilnet.net

조윤숙    대구여성의전화      011-511-7895 womentree@hanmail.net

허난영   한국여성의전화연합    011-9001-7032    cap375@hanmail.net

홍만형     관악사회복지     011-9110-8268     kasw21 @chol.com

황정아    광주여성노동자회     016-626-1192 kjwomen2@hanmail.net




  돌아 온 날 인천공항에서



                       - 3 -
▌구로건강복지센터 국문소개자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구로건강복지센터

의료소외계층의 건강권 및 복지권 확대를 위한 사업 및 보건의료, 복지실태를 조사연구하
고 올바른 대안제시와 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을 통해 건강한 복지공동체를 실현
하고자 합니다. 본 단체는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순수한 비영리민간단체
입니다.


장애인치과진료사업
- 주말치과진료사업
- 방문치과진료사업
- 예방교육사업 등


저소득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가족지원상담실 운영
- 심리검사, 놀이치료, 집단프로그램, 부모교육프로그램, 사회성증진 프로그램


노인건강지원사업
- 도시락 지원사업
- 생신잔치
- 방문진료사업


청소년 자원봉사조직사업
- 농촌체험캠프
- 도시락 배달사업


저금통사업
(지역 식당, 병원 등에 저금통을 비치하여 모금한 돈으로 의료비 지원)
- 소액의료비 지원사업


보건복지 정책 모니터링 사업


주소 : 한국 서울 구로구 가리봉1동 89-165 대웅빌딩 4층 구로건강복지센터
전화 : 한국 서울 857-5242
홈페이지 : http://kurohwc.jinbo.net




                                  - 4 -
▌구로건강복지센터 영문소개자료

              A Partner for Community,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is dedicated to build up sound welfare community through
administering various programs to provide the underprivileged without the health insurance with an
expanded health and welfare right. It also conducts survey aimed to identify the actual condition of
health and welfare along with proposing ideal alternatives.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is a private
non‐profit organization supported by a modest membership fee and donation.

Dental Service for the Handicapped
    - weekend dental service
    - home visiting doctor service
    - preventive education program

Family Support Center for Children and Youth in Low‐Income Family
   - psychological test
   - play therapy
   - group program
   - parental education
   - promotion of sociality

Elder Health Care
‐ lunch box delivery service
‐ birthday party
‐ home visiting doctor service

Youth Volunteer Network
‐ farm camp
‐ lunch box delivery service

Piggy Back Program (Financial aid from community restaurant and hospital)
‐ medical expense support

Health and Welfare Policy Monitoring

Address: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4F Daewoong B/D, 89‐165 Garibong 1 Dong, Guro‐Gu,
Seoul, Korea
Tel: +822‐857‐5242
Homepage: http://kurohwc.jinbo.net



▌연수생 명함



                                                         영문명함은 필수입니다. 또한, 명함 속에 사
                                                         진을 넣어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필리핀
                                                         단체에는 우리같이 기관방문 오는 연수생들
                                                         을 무수히 많이 상대하므로 일일이 얼굴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위해
                                                         나의 얼굴을 명함 속에 넣어 명함을 더 이
                                                         쁘게 살리고 받는 사람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 5 -
▌연수 일정을 따라서
☞ 연수일정을 따라서는 교육받은 내용뿐만 아니라 지내면서 받았던 느낌, 사진 등 시간적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적은 보고 내용입니다.




9월 18일(월) 출발하는 날



            필리핀 연수를 떠나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짐을 챙겨 센터
            를 나서 시민단체연대회의 전은미 간사를 만나러 가는 길 하늘은 우중충하고
            내 양손 가득한 짐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같이
            연수를 떠나게 된 평소 절친(?)하던 관악사회복지 만형이를 만나 은미간사의
            짐을 나눠들고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도착하니 평소 알던 반가운 얼굴도 있고
            또 연수기간 동안 알게 될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보였다. 모두들 각자의 기대
            감으로 이번 연수에 참가했을 것이고 우리는 8박9일 동안 서로 나누게 될 것
            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그들이 가진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런 설레
            임으로 필리핀 항공에 몸을 실었다.


필리핀공항에 도착하니 아시아NGO센터 연수생 2명과 코디네이터 보나가 저 멀리서 우리를 기다
리고 있었지만 필리핀항공의 입국수속이 쉽지만은 않았다. 공항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부친 짐의 꼬리표를 꼭 가지고 있어야지만 번호를 확인 후 내보내 주었고 짐의 무게가 많은 짐은
즉석에서 풀어헤치기까지 했다. 어쨌건 연수생들을 만나 차를 나눠 타고 리치몬드 호텔로 향했으
며 호텔 로비에서는 청주교육에서 뵈었던 나효우 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는 당부사항을
몇 가지 전해들은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나는 1721호, 푸른시민연대에서 온 활동가 이주영
언니랑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필리핀에서의 첫날밤은 깊어갔다. 마부하이(환영합니다) !!




9월 19일(화) 연수 첫날


아침 7시에 기상하여 호텔 아침식사를 먹고 짐을 챙겨 8시 20분 호텔을 출발하여 아시아NGO센터
로 향하였다. 차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풍경, 신호등도 없고 차선도 없다. 차들은 무섭게 달리지만
모두들 적응 된 듯 평온한 모습이다. 무질서 속의 평온함. 건물 특징은 낮고 넓고 낡았다는 것. 곳
곳에 설치된 커다란 간판도 매우 많다. 또한 필리핀의 교통수단인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의 디자인
과 색감이 매우 화려하고 다양하다. 필리핀은 정부에서 치안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돈이 모이
는 곳은 알아서 사설 경호원을 둬야 한다고 한다. 센터에 도착하여 9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프로그
램이 시작되었다.



2003년 2월 4일 설립되었다는 아시아NGO센터에 대한 소개영상물을 본 후,




                          - 6 -
서주원(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선생님의 환영인사말씀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산업들을 넓히면서 그 곳에서 갖가지 착
                  취들을 자행하고 있다고 하셨다. 60-70년대 일본기업들이 파파뉴기니에서
                     관광사업을 펼치면서 폐기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되었었는
                 데      이 때 일본 NGO 단체들이 적극 나서서 바꾸려고 노력하였다고 하셨
                 다. 우    리나라의 운동가들도 이처럼 필리핀 뿐만 아니라 제3세계에서 자행
                 되는 문     제들을 보고 가서 국내에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 또한 예전 다른
                 나라NGO      들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 전혀 베풀지
                 못하고 있      다고 하셨다. NGO 활동가들은 우리나라의 문제만 볼 것이 아
니라 눈을 바     깥으로 돌리는 역할을 해야 할 때이며 성장한 역량만큼 활동하여야 할것이며 어떻
게 연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하셨다.


서주원 선생님의 환영인사말을 나눈 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가
졌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 다양한 기대감으로 모인 18명의 연수생들~
                        “ 함께하는 당신들이 희망입니다 ”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아시아NGO센터 코디네이터 보나가 연수일정에 대해
                 간략히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다. 가냘프게 생겼지만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
                 는 당찬 보나 ^^ 보기만 해도 즐거운 사람이었다. 또한 보나가 없으면 프
                 로그램이 진행 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보나 말을 착실
                 히 들어야만 하는~ 그런 무서운 사람이었다.




일정에 대한 소개가 끝난 후 아시아NGO센터 소장님이신 나효
우 선생님의 Community Organization 에 대한 간단한 강의가 이
어졌다. 참 소탈하게 생기신 소장님, 그의 첫 이미지는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순수하면서도 열정이 넘치고, 개구쟁이 같으
신 면모까지 갖추신 소장님.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효우 소장님의 강의 내용>


1. 왜 CO 인가?
국가를 바꾸는 것만이 대안인가? 답은 그렇치 않다는 것. 공동체, 지역사회는 대안사회를 논의하
는 실천의 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열린 네트워크, 열린 공간으로서의 장소인 것이다. 국가를
바꾸자 하는데 진정한 소통공간인 지역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 CO의 철학
조직가가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문제가 무엇인지 보도록 하고 문제도 그들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To Answer 가 아니라 To Ask Them 이다.
By Them, With Them, For Them !!



                                  - 7 -
3. CO의 방법
1) Broad Based Organization(연합형)
  응집력이 있고 Hot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책임성이 없으며 이슈문제해결이 끝나면 사람도
    끝나고 조직도 없어지는 단점이 있다.


2) Door Knocking : 가가호호 1:1 방문 (멤버쉽 형성)
3) Advocacy(사회통합형 조직화 방식) : 옹호, 변호, 지지, 교육이 필수


☞ 한국과 필리핀의 상황을 단순비교는 금물!! 배울 것이 무엇인지만 봐라!!
☞ 경계를 넘어~ 국가로 나누지 말고 또 다른 나의 현장으로 느껴라!!




화재로 인한 피해지역 바세코 방문
지역주민조직단체 KABALIKAT 기관탐
방

바세코지역에서 18년 거주한 조지에게 설명 들음


2002년 설립된 KABALIKAT는 화재로 인해 폐허가 된 위험 지역에 조직가
를 투입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00년부터 UPA라는 단체에서 사람을
조직하고 문제를 알리기 시작하여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이쪽으로 이주시
켜 왔으며 18개의 블록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복구작업, 이
전작업을 2000년부터 해왔으며 필리핀 대학의 학생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지역정부에 제안하여 2002년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지원금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지속해오고 있었다. 마닐라 지역 내에서는 유일한 무
상주택제공지역이며 전지역이 52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지역이었다. 앞으
로 파시그 강 국가공사(파시그강 자체가 매우 오염된 지역이라 정화시키기 위해 강 주변 10M 밖
으로만 살 수 있도록 공사 중이어서 강 근처 집들은 이주된다.)로 인해 1200가구가 이쪽으로 이주
해올 예정이다.(바세코지역이 정부소유의 지역이므로) 바세코 지역의 집들은 나무로 지어진 집으로
집들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 불이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런 지역에서 2002년부터 현재
까지 4번의 화재가 났었다.


1차화재는 2002년 발생하였으며 2500가구가 피해를 입었고 3월부터 9월까지 복구작업을 하여 800
가구가 다시 돌아와서 살고 있었다. 1가족당 1500 페소를 지원하여 주었다.


2차화재는 2003년 발생하였으며 780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1차 피해 때는 32평방미터의 땅을 제공
해 주었는데 2차 피해 때는 20평방미터의 땅을 제공해줘 정부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다. 세대 수에 비해 지역이 너무 좁아 재정적 문제로 인해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
행되었다.


3차화재는 2004년 발생하였으며 3500가구가 피해를 입어 전체 땅 중 10헥타르가 피해를 입는 가
장 큰 화재였다. 2개의 NGO 단체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는 상황이다. 1개의 NGO에서 1000가구
를 복구하였고 다른 NGO단체에서 600가구를 복구하였다. 두 단체의 복구조건은 주민들이 200시간
또는 400시간 일을 하여야 집을 주는 구조였으며 매달 일정량의 돈도 지급하여야 한다.

                                   - 8 -
4차화재는 2005년 발생하였으며 500가구가 피해를 입어 의료지원, 음식지원 등을 하였다.
현재는 ‘바랑가이’(우리나라 동단위 지역구분) 회의에서 논의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아직도 다 지어
지지 않은 집에서 살고 있으나 돈이 없어 완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단체에서는 올 해부터 3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자기의 목표가지기, 공부해서 고등학교 검정고시 통과하기,
(필리핀은 중, 고등학교 합쳐 4년이다) 독림심을 길러 미래 준비하기가 프로그램의 목표였다. 한국
이우학교에서 400달러를 장학금으로 지원받았으며 아이들 권리 캠페인도 같이 했었다고 한다. 현
재 Field Trip(현장체험) 등 젊은 세대들이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룹이므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프
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였다.(바세코 지역의 아동 중 60%가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 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지역마다 약국 설치하기로 약에 대한 지원단체가 있으며 52헥타르나 되
나 약국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사소한 약을 구하지 못해 죽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약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세 번째는 생계지원수단으로
4가지 종류의 캔디를 만들어서 파는 재정사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재정사업을 통해 주택을 지원
하고 단체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다. 볼보론이라는 이름의 사탕이었는데 미숫가루 맛 나
는 것이 맛있었다. 이러한 재정사업들은 조직의 활동을 알리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였
다.




     재정사업으로 사탕을 만드시는 아주머니들           화재로 인한 피해지역들에 집이 지어지고 있다




     화재피해지역을 돌아보고 있는 연수생들              바세코 곳곳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 9 -
9월 20일(수) 연수 둘째 날




                                             조직가 훈련양성기관
                                         CO-M(CO Multiversity)기관방문

사무총장 루스에게 기관설명 들음


UPA + OPE (1992년 창설) -> COTRAIN(1994년)
-> CO-M (1997년 이름변경)


1960년대
필리핀의 CO가 활발했던 시기로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정치적 민감상태였음


1970년대
계엄령시대라 더 운동이 활발하였으며 학생들이 공부보다 사회운동에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시기로 지하조직활동, 교회활동 등 다양하게 펼쳐졌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마닐라에 아이들을 보
내지 않으려고 하였다. 노동자조직, 농민조직 등 대중조직들의 운동이 활발하였으며 현재까지 활
동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1980년대
시대가 바뀌고 젊은이들은 변화되었으므로 열정에 기대하기는 힘들며 교육방식이나 틀을 젊은 세
대들의 기호에 맞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임


PECCO 정부를 아우르는 CO 협의회로 매우 유명한 단체임, 몇 년 지나지 않아 PEACE 와 COPE라
는 2단체로 나뉘어졌다. PEACE는 지하조직으로 들어가 비합법조직으로 구조개혁을 외쳤으며,
COPE는 교회를 안고 운동을 전개하면서 대중운동으로의 확대를 외쳤다.


현재까지 CO-M 은 필리핀 CO 운동의 역사성을 가지고 존재하고 있으며, 3자매 단체들이 서로 협
력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연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3자매 단체는 UPA(철거, 주거문제), OPE(CO Training), CO-M 이다.
CO-M 은 모든 것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 다양한 분야와 연대하고 그들과 연계하
여 교육을 한다. UPA와 OPE가 CO-M 을 만들자고 제안하여 조직가 훈련양성 전문기관으로 성장
하였다. CO의 컨셉과 역량이 커져 보전되는 것이다.



“빈곤”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 등 다양한 것 포함하는 보편적 개념이다.
단순 경제빈곤이 아니다. 한국의 빈곤은 경제적 빈곤만 이야기 하는데 개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기회의 불평등, 참여재제 등에도 빈곤 개념이 적용된다. 불평등, 불참여, 희망이 없는 것 등이 그
것이다.

                                - 10 -
CO-M이 어떻게 대중조직을 훈련시키는지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침묵의 문화, 굴절된 문화를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바로 CO 이다.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보고 바꿀 것인가?
일제, 미국, 스페인의 침략을 받았던 필리핀의 역사. 그 역사를 무시한 채 대중조직을 할 수는 없
다. 조직을 한다는 것은 문화이다. 역사성을 알고 조직해야 한다. 역사, 문화, 정치가 전부 축적된
것이 CO 이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깨고 자기의 힘을 가질 것인가?


★ 힘(Power)
모든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힘을, 존재를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자라나면서 자신의 권리,
존재가 없어진다. 자기 자신을 재창조,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계속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 자
기 정체성, 자기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없이는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Yes 또는 No 라고 결정할 수 있는 것, 정부가 악정책을 폈을 때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힘이다.


CO 라는 것은 문화, 사람을 바꾸는 것, 사람 인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CO 의 Concepts>


1. 침묵의 문화를 깨라. 이 지역사회에 어떤 문화가 있는지 조직가는 충분히 알아야 한다.
2. 대화식 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해야 한다. 대중과 조직하기 전에 대화하고 만남 속에서 대중과
  호흡하고 이해하고 나누는 것. 2번이 없으면 1번이 절대 될 수 없다.
3. 행동하고 회고하고 다시 행동으로 옮겨라.(변증법적 과정) 파울로 프레이디의 교육학 방법으로
  대중과 함께 회고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회고라는 것은 평가(Evaluation)가 아니라
  반영(Reflection)이다.
4. 믿음과 신뢰의 과정. 대중의 능력에 대해 믿어라.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
  뢰가 기본이다. 평화로운 과정이다. 문제와 불평을 조직하는 것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5. 평화와 발전을 함께 가야할 축으로 봐야한다. 문제와 불평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을 해결해서 평화로 가는 길이다.
6. 이슈, 타켓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그것도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전부 이슈가
  될 수 없다. 이슈라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지, 행동에 옮기고 싶어하는지,
  승리가능성 또는 변화가능성이 있는지, 현실적인지, 문제가 분명한지 등 조건을 충족시켜야 될
  수 있다.
7. 문제를 피하지 말고 직면해라. 대립되는 주체들이 마주 앉아 드러내고 직면할 때 문제는 풀리
  는 것이다. 이것이 평화이다. 감추는 것이 아니다.
8. 전략과 전술을 가져라.



조직화?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다. 다가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교회의 이름으로, 프로그램으로, 이슈 등등
다양하다. 더 중요한 것은 개념이다. 어느 조직이든 전부 주민에게 다가선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
체적으로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의존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 지역사회
를 이해하고 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지 알 수 있다.



                           - 11 -
<CO 의 10단계>
1단계 - 투신(Intergration)
지역 주민들과 일체가 되는 과정이다.
조직가(Community Organizer)는 지역의 문화, 경제, 유지들, 역사 그리고 생활 양식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에 자신을 몰입시킨다.
주민 가정을 방문하고, 집단에 끼어 들고, 그들의 노동에 함께 하고 여러 비공식적인 집단 모임에
참여하고 같이 식사하고 초대하고 회합을 가진다.
 “ 주민들처럼 쉬운 말로 말하는 법을 배운다”
 “ 주민가운데서 하나님의 역사 하심을 파악하고 통찰하도록 해야한다.”
 “ 결국 주민의 한 사람으로 받아 들여져야 한다.”


2 단계 - 지역 사회 조사(Social Investigationm)
지역조사란 ‘객관적인’ 문제이자 주민에게 문제로 ‘느껴지는’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지역조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지역 주민의 문제에 대해 논하는 문서와 보고서를 찾고, 연구한다.
2) 주민이 안고 있는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문제의 세부적인 것, 복잡한 것 까지 어
  떻게 보고 있는지를 주민 자신들로부터 ‘배우는 것’ 이다.
3) 지역내 권력구조에 의해 영향을 받는 문제를 체득하는 것, 즉 그 지역의 유지들이 어떻게 움직
이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3단계 - 계획 입안
조직가는 개입해야 할 적당한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해 선입관이나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 그리
고 마침내는 조직화해야 할 ‘단 한가지’ 이슈를 잡아내야 한다. 조직가는 어느 시점에서 시작해야
하고 행동해야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선택된 이슈는 반드시
1) 다수 주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어야 한다.
2) 주민이 그 문제를 절실히 느끼고 있어야 한다.
3) 이길 수 있는 이슈부터 시작한다.
4) 이슈는 동참 가능한 다른 주민들에게 역시 관심거리여야 한다.
5) 가능하면 극적이고 흥미롭도록 한다.
6) 보다 발전된 이슈와 내용으로 커지도록 해야 한다. (미래의 상)


4단계 - 기초 작업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만나는 과정이다. 일종의 자극이다. 이 과정을 통해 총회로 모인다.


5단계 - 회의
회합은 집단적 힘과 확신감을 준다.
대중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발견한다.
행동은 반드시 꼼꼼히 계획되어야 한다.
기초작업이 잘 되었으면 회합은 부드럽게 진행된다.


6단계 - 역할 놀이
역할 놀이는 주민지도자와 문제 집단간에 벌여질 예상을 실연해보는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하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이 놀이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감각을 기르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다.

                                  - 12 -
7단계 - 실천
실천행동은 대중들이 진행 과정 중에서 그들 자신의 힘을 강력하고도 실질적으로 발휘하는 체험
이 된다. 조직화의 보람과 재미는 바로 다양한 방법에 있다.


8단계 - 평가
행동하고 난 다음에는 주민들은 돌아와 앉아서 어떤 결과가 있었고 좋았는지 나빳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잘 준비했는가?
상대방 (문제의 대상)을 제대로 골랐는가?
우리의 요구는 명료하고 실현 가능했던가?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9단계 - 반성
일반적으로 반성은 평가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반성은 더욱 심오하고 지속적인 관
심사를 다루며 더욱 차분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분리하는 것이 좋다.
반성은 우리가 조직내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건설적 가치체계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10단계 - 조직
대중조직이란 지속적인 일련의 대중 행동의 결과물이다.


<조직가 훈련 프로그램>
1) Basic Course (초급코스) 6개월-8개월-12개월
기초 조직가 과정으로 매월 평가작업을 거치며 3개월 정도 되면 조직가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이며 기초 조직가가 CO 조직화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2000세대 정
도 담당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한번 CO 조직가는 영원히 CO 조직가이므로 취미나 직업
이 아닌 가치와 애정으로 가지 체제화 시킨다.


2) Advance Course (중급코스) 6개월
지역이 넓어지고 기본이 있으면서 적용이 되는 단계로 중급단계이며 1만세대 정도를 담당할 능력
을 갖추는 것이다.


3) Trainners Training (훈련가 코스) 이 코스를 거치면 훈련가가 될 수 있다.




         CO-M 마당에 적혀있는 기관이름             CO-M 대문앞에서 단체사진 한 컷




                               - 13 -
사마사마(SAMA-SAMA) 지역방문




SAMA-SAMA는 ‘연대’라는 필리핀의 준말이다. 사마사마는 마르코스 정부가 이 지역에 정부 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대대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1982년에 조직화를 시작하였다. 주민조직은 1975년
KRISKA라 불리는 기독교단체를 통해서 시작되었다. 80년대 초에는 COPE의 조직가들이 지역에 들
어와서 이전과는 달리 좀 더 강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조직하고 교육하기 시작했다. 정부센터건설
계획에 따라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려고 했지만 주민들은 반대했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반대하였다. 그렇게 한 5일간을 도로에서 먹고 자며 시위를 하였다. 또한 폭력적인 경찰의 태도를
찍어 언론에 알리는 노력도 하였다.
사마사마는 대표가 따로 없다. 주민 모두가 대표다.


1983년에 있던 작은 소조직들의 연합으로 시작해 사마사마라는 큰 조직이 결성되었다. 처음에는
이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땅에 대한 권리’ 를 요구했고 1986년 아키노 정권이 들어서면서 보장
받게 되었다. 대통령은 공공주택을 짓도록 할당해 주는 것을 약속하였으며 정부종합센터 위원회
위원으로 사마사마 주민이 참여하였다.


현재 주민지도자 리더쉽 교육, 마을 남성 대상 성교육, 신협교육 등을 실시하며 정부에게 당당함
을 보여주려고 절대로 돈을 받지 않고 협동재정사업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여 어려운 이웃까지 돕
고 있다. 사마사마의 임원들은 무보수로 일하고 있으며 이사회-집행위원회-Chapter(50-100가
구)-Cell(10가구) 구조로 구성되어 관리된다. 연말에 총회를 할 때는 3~4천명의 주민이 모이므로 고
등학교를 빌려서 개최하며 총회를 위한 후원인도 모집한다. 또한 회비는 집집마다 직접 걷으러 다
니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사마사마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대부분 여성이며 국제적으로
유명해져서 영국으로 교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는 참여하지 않는
다.


☞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옳은지만 알아라!!




     사마사마에서 준비해주신 점심                사마사마의 주민대표 및 활동가들




                           - 14 -
9월 21일(목) 연수 셋째날




                                   UPA(Urban Poor Associates)
                                            기관방문

테드 암리아나가 설명해줌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가 투입되고 있는
                       남부 마닐라 통근 철도지역 사전설명 들음


                 한국 공적개발원조가 투입되어 주거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곳으로
                       강제이주당하고 있는 남부철도지역 사람들


                올해 1월부터 5만여가구 중 7,000가구는 가부야호 지역으로 재이주를
                끝낸 상황이며 아직도 43,000세대가 남겨져 있는 상황이다. 이 주 1만
                세대는 메트로마닐라 시 내에서 이주 가능하나 남은 33,000명은 어디
                로 가야하는 것인가? 또한 따귀시에는 주민들을 위한 집 모델하우스
                가 있으나 매우 비싸 좋아도 주민들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남부철도 지역 LAON 방문
아직 철거되지 않는 철로변 지역주민들



주민들과의 대화 : 필리핀 정부가 재이주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필리핀 정부에 투자를 하지 않겠
다고 한국정부가 말만 해주면 된다면서 요구하는 주민들, 한국이 계속 투자를 멈추지 않아서 필리
핀은 철도를 지으려고 강제철거를 시킨다고 함. 한국 대사관을 찾아갔으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고 한다. 내년 2월이며 다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답답하다고한다. 방문한 우리에게 계속 무엇을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 물어와 매우 난감했다. 우리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NGO여서 한국으로 돌아
가 국내의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들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주 미비하며 느려서 안 된다고 한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한국 정부가 이들에게 원조의 목적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매우 화가 나 눈물이 나왔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처참했다. 집 앞으로 바로 놓여있는 철길. 문을 열고 자칫 잘못 나갔다가는 큰 사고가 나기 십상
이었다. 그 철길 위에 아이들이 뛰어놀며 빨래는 널어놓는다. 기차소리가 들리면 잠시 집으로 피
해있어야만 한다.




                          - 15 -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연수생들




                         철길주변의 집들,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미 이주한 7,000가구가 살고 있는 가부야호는 무엇이 문제인가?
1) 마닐라에서 너무 멀다. 마닐라에서 40Km 가 떨어져 있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2) 일거리가 없어 이전 직장이 있는 마닐라로 출퇴근 하여야 하며 그러러면 1일 왕복 240페소가
  소요되어 교통비가 매우 부담스럽게 작용한다.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마닐라에서 일주일
  동안 길거리 또는 이미 철거된 철로 주변에서 지내다가 일주일에 1번 정도 가부야호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마닐라의 최저임금은 350페소인데 1일 왕복 교통비 240페소는 큰 부
  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3) 식수가 없어 식수를 사먹어야 하며 물 파는 곳도 멀고 비싸다. 또한 정부에서 마련해 놓은 물
 탱크는 거의 전시용이다. 또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아이들은 피부병에 걸렸다.
4) 전기도 없다. 전기가 민영화 되면서 전기를 12시간 쓰는데 40페소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래서 촛불을 켜고 살고 있는 상황이다.
5) 병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이 전무하여 7,000여가구의 건강은 누가 책임지는가?
6) 가부야호 지역정부에서는 이들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7) 파출소, 경찰소 등 치안시설이 전무하다.
8) 쓰레기 처리도 전혀 해주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이 알아서 소각하고 길에다 버리는 상황이다.
 근처 개인사유의 쓰레기 매립지가 있어 따로 그냥 모으고 있다.
9) 학교가 없다. 초등학교 1곳이 있는데 1학급당 80명 정도가 수업을 받는다. 하루에 4시간만 수업
 을 받을 수 있으며 1교사가 80명의 아이들을 4시간씩 3교대로 가르친다.


☞ 아무 대책 없이 이주만 시켜놓은 필리핀 정부 !! 대책 없는 곳에 투자하는 한국 정부



                            - 16 -
가부야호에서의 1박 2일




설명을 들은 후 따귀시에 있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모델하우스를 구경한 후 우리가 하룻밤 묵을
가부야호로 이동하였다. 가부야호의 전경, 허허벌판에 주민들을 이주시켜 놓고 여전히 공사가 진
행 중이었다. 창문도 없고 바닥도 그냥 시멘트인 집들, 가부야호에 도착하여 주민지도자분들을 만
나 가부야호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2인 1조가 되어 주민지도자 분들 집에 배치되
었다. 가부야호의 상황은 UPA에서 들은 설명대로였다. 7,000여가구 약 35,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부야호에 의료시설, 경찰서, 동사무소는 전무했으며 물탱크, 전기콘센트는 전시용이었으며
초등학교도 1개밖에 없었고 고등학교는 짓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지역으로의 첫 번째 이주는
2003년에 이루어졌는데 3년 뒤인 이제야 전기설치가 되었으며 이마저도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했
다. 결국 이들은 3년 동안 전기 없이 살아온 것이다. 지하에서 끌어다 쓰는 물은 식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먹을 물이 없어 먹은 결과 아이들은 온통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오염된 물이라도
알고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나는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허난영언니와 같은 조가 되어 Rolando Ampo 씨 댁에 배정받았다. 나는
아이를 무척 좋아해서 내가 배정받은 집에 아이가 있었으며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부야호의
각 집마다 아이들은 넘쳐났다. 필리핀은 카톨릭이 국교여서 피임, 낙태가 금지라고 한다. 그래서인
지 각 집마다 기본적으로 4명 정도의 아이는 있어보였다.




               ♥ ROLANDO AMPO 씨댁의 가족과 함께 ♥




                          - 17 -
아버지 ROLANDO AMPO
어머니 DINA AMPO
큰아들(14살) ROD KENNETH AMPO
둘째딸(11살) MA MONINA DANICA AMPO
셋째아들(4살) DRENZ DAVE AMPO
막내딸(2주) RONA MAIDEN AMPO


ADDRESS : BLOCK 44 LOT 104 SOURHVILLE 1 CABUYAO LAGUNA
PHONE : CEL 09268855331


내가 하룻밤 머무르게 된 AMPO씨 댁에 들어서니 우리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나무판자가 놓
여있었으며 이제 갓 태어난 2주된 아기가 잠들어 있었다. 둘째 딸은 우리를 웃으며 반겨주었으나
셋째아들은 커다란 눈으로 낯선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심으로 곁에 오지도 않고 아빠 옆에 붙어
울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우리가 가져온 담요를 침대위에 내려놓은 후 얼마
안 되는 음식재료들을 아저씨께 넘겨드렸다. 그 때부터 짧은 영어실력으로 이것저것 물어오는 옆
집 아저씨께 대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낯선 외국인들이 신기해서 하나 둘 모여드느 아이들
로 인해 집 앞은 시끌벅적 했다. 아저씨는 연신 우리가 가져온 음식들을 어떻게 해줄지, 무엇을
먹을지 등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면서 물어왔으며 전기도 없는 집에서 2시간가량 정성을 들
여 불을 지펴 음식을 하셨다. 아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디카를 꺼내는 순간 아이들은 흥분하기
시작하였으며 나는 아이들 속에 둘려 쌓여 필리핀 아이들의 놀이문화 속에서 적응해야만 했다. 디
카를 꺼내고 계속 말을 걸자 경계심을 갖고 있던 귀여운 셋째아들도 어느 새 내 옆에 다가와 알
아듣지 못할 따갈로그어로 말을 걸었다. 아이들과 놀다보니 어느 새 어둑어둑해지고 큰 아들이 집
으로 돌아와 우리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였다. 하지만 아저씨는 드시지 않았고 큰아들도 계속 부엌
근처를 맴돌면서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여 먹는 내내 죄송스러웠다. 이들의 일상에 불쑥 찾아
와 불편을 끼쳐드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아저씨는 나에게 공책을 달라고 하
시더니 가족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주셨다. 예전에 사용하던 명함도 주셨는데 전직 사진작
가셨다. 둘째 딸에게 디카 사용법을 간단히 알려줬더니 어느 새 익혀 가족들도 찍어주고 우리도
찍어주면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두워졌을 때 아저씨께서 전기를 키셨다. 우리는 안키셔
도 된다고(물론, 돈이 들어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였으나 아저씨는 전기를 켜주셨다. 이 후
우리는 옆집으로 건너가 옆집 부부와 가족에 대해, 마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옆집 아저씨
가 하시는 상황이야기도 UPA에서 들었던, 가부야호에 도착해 주민지도자 분들께 들었던 마을 상
황과 다르지 않았다. 옆집 부부와 이야기를 마친 후 다른 일행이 머무르는 집으로 데려다 주신데
서 따라가 다 같이 모여 또 한번 마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갑자기 마을에 찾
아온 한국사람 들에게 똑같은 기대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기관방문을 했을 때도, 마을에 막 도착
했을 때에도,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때에도 하나같이 똑같은 이야기였으며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부야호는 물이 귀하기 때문에 씻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왔기 때문
에 편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세수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 잠을 청했다. 끈적끈적한 밤, 많은 것
들을 듣고 고민에 빠진 밤, 모기가 쉴 새 없이 나의 피를 요구하는 밤,, 그렇게 낯선 가부야호에서
의 밤이 깊어갔다.


다음날 아침, 가부야호의 하루는 매우 일찍 시작된다. 전기가 없기 때문인지 일찍 잠이 들고 날이
밝는 새벽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새벽 5시가 조금 넘어 잠이 깨었는데 이미 아이들이 일어
나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예쁜 셋째아들을 데리고 문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거리감 없
이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장난도 치고 책도 가져와 나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걔는 따갈로그어로

                                - 18 -
나는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떠들었지만 우리가 마주보며 웃은 기억은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웃
고만 만다. 아침부터 아저씨가 또 열심히 아침을 준비하신다. 모두 식탁에 앉았지만 여전히 아저
씨는 드시지 않으셨다. 큰 아들 또한 부엌에 서서 먹고 있어 억지로 불러다 앉혔다. 여전히 마음
이 좋질 않다. 아침을 먹은 후 아저씨가 다른 동료의 집에 데려다 주신다면서 동네 구경을 시켜
주셨다. 또 동네아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든다. 아이들과 뛰어다니면서 실컷 웃고 떠들다가 짐을
대충 챙겨 놓은 후 어제 모였던 곳으로 집합한 후 4명이 1조로 나눠 1:1 주민만나기(Door
Knocking) 사전준비를 하였다. 오늘은 1조당 미리 준비된 질문 4개씩을 가지고 10가정의 주민들을
만나고 와야 하는 조사작업이 있다. 우리 조는 다행히도 아시아NGO센터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연
수생 미선이가 같은 조가 되어 의사소통은 걱정 안했다. 마을 주민지도자 몇 분과 함께 준비된 설
문지를 가지고 지역조사를 나갔다.


우리의 질문은
1. 남부철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2. 프로젝트 전, 후의 생활은 어떠한가?
3.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4. 지역주민조직단체에서 하는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5. 필리핀, 한국 정부에 하고싶은 말은 무엇인가?


10가정을 돈 결과 10가정 거의 대답은 비슷했다.
1.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2. 일자리, 병원, 재정, 물, 전기 등 기본적 생활환경이 전혀 갖춰있지 않다.
3. 기본적 생활유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
4. 참여하겠다.
5. 필리핀 정부는 매우 부패했다. 한국정부에 기본적 시설 등을 바란다.




                                                설문조사 모습
                                                대답하는 주민들
                                                피부병 걸린아이



                            - 19 -
설문 조사를 하는 내내 피부병에 걸린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우시는 주민들, 남자들은 마닐라로 멀
리 일하러 나가 주1회 정도만 오는 상황이었으며 아이들의 학비가 없어 학교도 보내지 못하는 주
민들이었다. 하나같이 똑같은 이야기만을 되풀이하면서 하소연 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점점 힘들어
져갔다. 10가정의 설문조사를 다 마친 후 내가 머물렀던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집합장소로
이동하여 주민지도자 몇 분들을 모시고 다시 UPA 사무실로 돌아가야했다. 짐을 챙기고 인사하고
나오면서 한국의 기념품을 몇 개 주었더니 둘째 달이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가정에
필요한 것은 한국의 기념품이 아닌 당장의 먹을거리, 돈이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별 생각 없이 쓸
돈이 이 분들에게는 큰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그 순간에는 돈을 쥐어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마음만 전하고 왔다. 하룻밤 머무르는 동안 각별한 애정
을 쏟은 셋째 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 녀석이 눈치를 챘는지 인사도 하지 않고 말똥말똥 나를
쳐다만 본다. 이미 情 이 들어버렸다. 잊을 수 없을 저 큰 두 눈, 그 아이가 따갈로그어로 뭐라고
한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웃었던 시간은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뒤로 한 채 머물렀던 집
아저씨와 함께 마을을 떠났다.




          내가 머무른 집 셋째 아들,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건강하게 자라렴 !!


UPA로 돌아가는 도중에 제법 괜찮은 레스토랑에 들러 마을 주민 분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나는 우리 아저씨 옆에 앉아 어설픈 영어로 나의 마음을 전하였다. 좋은 음식이 나오고 나
는 그 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한국에서 풍족하게 먹는 음식들, 먹고 남기는 음식들이 얼마나 배부
른 행동이었는지 말이다. 저녁, 아침을 굶은 아저씨는 점심이 처음으로 드시는 끼니였다. 밥을 먹
는데 내가 머물렀던 집 아이들이 떠올랐다. 한국에 돌아가서는 절대 음식을 남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은 후 UPA로 돌아가 연수생들과 주민들의 Reflection 시간이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고 나는 아저씨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울컥 올라오는 눈물 때문에 혼났다.




                           - 20 -
▌Reflection(주민대표 14명+연수생)


황정아 :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으나 주민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많이 친해졌다. 일자리가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주민협의회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주민의 대답 : 일자리에 관련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어렵다. 초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비누도 계획
하고 있으나 재정부족으로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조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조사를 통해 어
떤 기술이나 능력이 있는지 살펴본 후 돈을 모아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협동조합을 만들
것이다. NGO로부터 약 등을 기부 받으려고 하고 있다. 계획은 잡고 있으나 계속적으로 정착민이
들어오고 있으므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허난영 : 우리의 요구와 목적으로만 보고 배우려고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을
구경하는 느낌을 줄까봐 걱정이었다. 신경 써 주시는 분들에게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
도 되었다. 살면서 또 돌아가서 어떤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데 14시간 동안 괜히 휘저은 것은 아닌
지 죄송하다. 돌아가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며 마음은 그렇지 않았음을 전해달라.


이현선 : 절대빈곤이라는 것에 대해 체험했다. 좋은 에너지, 느린 걸음, 말투, 배려깊은, 감동이었
다.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드린다.


김동훈 : 여러 나라 NGO를 다녀봤지만 이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느낀 점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어느 나라든 약자가 있지만
경제적 가난이 곧 마음까지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내가 일하는 단체
는 연대가 아니라 해결의 대상으로 주민들을 보고 있는데 무엇인가를 해드리겠다고 약속을 못해
답답하다. 한국에 돌아가 이 곳 이야기를 꼭 기억하겠다.


장옥주 : 어딜가든 환경오염의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피부병, 천식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
다. 전에는 환경문제만 보곤 했는데 환경 문제의 국제연대 중요성을 느꼈다.


김동주 : 세상사는 것은 어디든 다 똑같다.


윤옥경 :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정책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
달았다. 돌아가서 사람을 더 생각하는 운동을 하겠다. 나라를 넘어서 지역과 지역이 함께하는 것
들을 고려하겠다.


조윤숙 : 감동스러웠으며 나의 운동의 지평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넓은 마
음을 가진 주민들을 보았다.


임원정규 : 여기 와서 가장 많이 한 세 단어는 Thank You, I'm sorry, Asia is friends 이다. 친구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조경만 : 아이들을 보면서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났다. 절도 등이 많다라고 들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절도 등을 해서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20년전 PO에 대한 책을 봤는데 그
때의 사례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후세대에 대물림 되지 않았으면


                                 - 21 -
좋겠다. 또한 현재 한국은 CO 방법들이 매우 변했다. 주민 만나는 것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이슈파
이팅, 옹호 등이 성행하고 있다. 이번 기회가 CO에 대해 많이 배운 느낌이다. 감사드린다.


양동규 : 행복과 슬픔 등 많은 감정이 스쳐간다. 한국에 돌아가 이런 감정을 정리해서 필리핀 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과 연대하는 자리 만들겠다. 이 분들에게 평화란 무엇인가? 앞으로 내가 많이
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변화, 설레이고 두렵지만 받아들여 도움을 주겠다.


김태인 : 웃음 잃지 않는 모습에 놀랐다. 필리핀 정부에 대한 분노감이 들었으며 분노할 수 있는
힘과 분노를 조직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겠다. 다음에 왔을 때는 멋진 가부야호가 되길 바란다.


김미정 : 날씨만큼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두 가지 기대가 있다. 하나는 우리의 관심과 기
대가 희망으로 보일텐데 절망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이며 두 번 째는 시민으로 인
정해주지 않는 가부야호 정부에 대해 필리핀에게도 권리 요구하면서 주민들의 힘 있는 모습 잃지
말았음 좋겠다.


홍만형 : 연수 일정 중 가장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관악구 주민들을 많이 생각했다. 공통된 문
제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내 삶이 이렇다면 이라고 생각해보았다. 이
감정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낀 감정이겠죠? 나도 이 현장에 있었다면 이 분들과 마찬가지로 살
았을 것이다.


이주영 : 자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정보만 듣고 그냥 보고 왔다면 정보에서 그쳤을텐
데 하룻밤 머무르게 되면서 마음속에 각인 되었다.


서윤미 : (울음) 아저씨께서 세심하게 신경써주셨는데 감사드리며 폐를 끼친 게 아닌가 싶어 죄송
스럽다. 항상 밝은 웃음 잃지 마시고 이 마음을 인천공항 들어가는 순간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는 순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음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들을 잊
지 않으면 이들도 우리를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기억 해달라.




UPA 조직가가 정리해서 우리에게 다시 전달
1.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가?
2. 어떤 것들을 원하는 것인가? 상황을 나누겠음, 경험, 회고, 성찰,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3. 행복, 슬픔, 분노, 미안함, 감사 등 감성적 표현들 많이 하셨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희망, 분노,
 사람들의 변화, 조직가의 변화, 우리자신의 변화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1. 대중조직이 어떻게 주민들과 만나고 조직할 것인가?
2. 필리핀 정부에 대한 압박, 압력
3. 가난을 멋어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더 할 것인가?
에 대한 성찰과 도전을 우리 주민들에게 줬습니다.




                           - 22 -
▌주민들의 이야기

주민1 : 여러분이 하루 왔지만 하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손과 마음이 왔다고 생각합
니다. 친구가 되어서 왔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주민들을 선전에 이용만 하고 친구로 오
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힘들고 배고프지만 힘내서 정부에 저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외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이용하기만 할 뿐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주민2 : 빈곤만 보여드려서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숨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
의 문제는 한국의 ODA가 근원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예
산입니다. 사람들의 생활까지 생각하지 않은 그 예산이 문제입니다.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계획
이 문제입니다. 인터뷰의 내용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나타났는지 한국 정부가 알 수 있도록 알
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계획을 시행할 때는 물, 병원, 학교 등의 종합적인 계획이 나와야 진정한
계획입니다.


주민3 : 이주 후 많은 아이들이 죽었고 피부병이 매우 심각합니다. 미디어에서 가장 문제가 무엇
인기 물어온다면 바로 직업입니다. 배고픔에 우는 아이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주민4 : UPA 조직가 1명이 마을에 들어와 사는데 주민과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국 정부에게 압력을 가해서 재이주 지역이 정착되기 전에는 필리핀에게 돈을 못 주도록 해주십시
오.


주민5 : 필리핀 지방정부나 시장은 오지도 않는데 여러분은 오셔서 현실을 보고 느낀 것에 감사드
립니다. 주민들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는지 눈과 마음을 보았을 것입니다. 부패한 정권, 정부,
정치가 주민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아셨을 겁니다.


주민6 : 어떤 형식으로든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
져주시기 바랍니다.


주민7 : 지난 9개월 동안 제대로 먹고 살지 못했습니다. 직업이 없어졌습니다. 아이들 교육도 못
시켰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3 -
가부야호에 들어가사는 조직가 “앨랜” 의 말


               우선 여러분들 가족에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가 UPA의
               조직가로 들어가서 했던 일은 내 가족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
               을 만나고 조직했던 것입니다. 그 지역에 들어가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짓
               궂은 주민들도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서로 웃고 격려하는
               주민들입니다.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후에 찾아와 함께하는 주민들입니다. 주
               민들이 배고프면 조직가도 배고픕니다. 주민들 집을 돌아가면서 잡니다. 저
               는 집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 형제, 자매 같습니다.


<마지막 정리>
교훈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리입니다. 경험을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 많
은 경험과 선함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교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를
조직하는 것은 조직하는 과정을 통해서 조직가가 태어나는 것입니다.


<UPA의 최고참 조직가의 이야기>
주민들과 만나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가 화두입니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므로 만나게 되는
사람은 다양합니다. 점점 문제와 가까워집니다. 연대와 소통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연대와 소통이
문제의 해결 지름길입니다. 한국, 필리핀, 다른 가난과 질곡과 싸우는 데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주민들과의 리플렉션이 끝난 후 UPA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을 다 같이 먹고 주민들은 가부야
호로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느낌을 전달하고 돌아간 주민들, 그 마
음을 안고 돌아온 우리들.. 우리들은 각자 해야 할 몫이 생긴 것이다.


이로써 연수의 일정은 마쳤으며 민도로섬에서의 쉼과 나눔, 성찰이 남게 되었다. 가부야호에서의
하룻밤은 내게 많은 것을 남겼다. 만약 주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정보와 이론으로 가부야호
가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그 곳에 들어가 체험함으로써 그들의 고통을 100%는 안되겠지
만 절반이라도 느끼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놓여있는 상황,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바라보던
절실한 눈빛, 아이들의 눈동자 등등이 내 머릿 속에 각인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에 대해 고민을 한다.


나의 답변은,
그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잊지 않는다면 나는 행동으로 옮길 것이고 언젠가는 그 행동들이 맞닿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정리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민도로섬에서의 쉼이었다.
쉼이 그냥 쉼이 되어버리면 안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같이 간 연수생들과 연수의 일정들을 정
리하면서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다. 민도로섬에서 다시 나오는 바다는 파도가 매우 거칠어 연수생
모두 순간 긴장하였다. 호텔로 돌아와 잊지 못할 편의점 라면습격사건을 치룬 후 우리는 가부야호
(21만원) 및 아시아NGO센터(15만원)에 소정의 후원금을 내기로 하고 자발적으로 걷어 아시아NGO
센터 나효우 소장님께 전달한 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 지었다.




                           - 24 -
연수생들의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밤은 어땠을까?
각자가 처음 가졌던 기대만큼 채워졌는지,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마음에 담았는지, 또 그러
한 느낌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풀어져야 할지, 내가 없는 동안 일처리는 어떻게 잘 되가는
지 등등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밤이라 그런
지 긴장이 풀리면서 몸살이 오기 시작해 일찍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모두의 짐을 챙겨 보나, 미선, 에릭 등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타 필리핀 공항으
로 향했다. 필리핀항공은 항공권이 없으면 공항 내 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차에서 내려 공
항 밖에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 후 공항으로 들어왔다.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내 나름
대로의 고민과 교육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교육내용 중 내가 꼭 기억해야 할 것 들>
1. CO의 개념, 방법, 관계, 역사 등에 대한 이해 필요 / 우리 단체의 성격은 어떠한 것인가? 성격
  을 구별하여 CO의 장점 배우기에 노력하자
2. 국제화시대이다. 아시아는 내 친구이며 경계를 넘어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만행과 예
  전에 받았던 원조는? 국제무대도 내 활동의 장으로 생각하여 연대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하자.
3. 무엇을 잘못했는지 평가하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Reflection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주민을 만날 때 필요한 체크리스트
-> Door Knocking Sheets, Menbership Card, Housing, Articles, 단체소개서 등
5. 항상 Smile
6. 한국과 비교하지 말고 얻을 것만 봐라.
7. 빈곤의 개념 재정립 -> 침묵의 문화(경제+참여배제+기회불평등 등)
8. Power 에 대한 개념이해
9.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옳은 지만을 알아라.
10. 운동은 나누는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



              조직에 대한 고민                            내 자신에 대한 고민


기록은 기억을 잠식한다
                                       창조, 도전, 재구성
수평을 위한 수직이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편견깨기
조직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
                                       자아존중감 높이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라
                                       삶에 대한 성찰
왜 운동을 하는가?
                                       나에 대한 재구성, 재탄생
나에 대해, 조직에 대해 돌아보기
                                       나의 강점과 약점은?
우리 단체의 성격
                                       내 주변 돌아보기
느리지만 긴호흡, 깊은 통찰력 요구
                                       언행일치
사무국장으로서의 포용력
                                       운동의 지평 넓히기
정기적 성찰 필요
                                       국제화 시대 영어의 필요성
센터의 비젼이 무엇인가?




                                    - 25 -
▌ 연수 프로그램 평가내용

[오리엔테이션 평가]
- 국내에서 자료집 사전배부를 포함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으면 좋겠다.
- NGO와 CO의 개념을 미리 짚었으면 좋겠다.
- 연수생 각자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왔는지 등의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짧았다.


[프로그램 평가]
- 필리핀의 운동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
 었다. 가부야오를 다녀와서야 국제연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 CO가 여러 형태의 내용, 조직이 있었을 텐데 빈민지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쉬웠다. CO의 조직운
 영 등의 개괄적인 내용보다는 현재 상황파악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
 조직형성과 현안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 국제연대를 기대하고 왔는데, 국제연대를 매개할 수 있는 단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
 었다.
- 연수기간 중에 하루하루 리플렉션이 필요했는데 하루만 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가부야오를 다
 녀와서 바로 민도로에 오게 되니 리플렉션이 충분히 필요한 부분에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 가부야오를 다녀와서 바로 민도로에 오는 것은 연수프로그램 성격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
 다.
- 한국의 실무자와 필리핀의 프로그램 실무자가 안내자의 역할에 있어서 연결이 미흡했다.
- 가부야오 지역에 계속해서 NGO가 찾아가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 아시
 아NGO센터에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 가부야오에서는 생존의 문제일 텐데 우리 프로그램을 위해 연수생들을 가게 하는 것이 그들을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 평가]
- 가부야오 방문프로그램을 빼고는 사실상 모두 오리엔테이션이었다. 굳이 그런 내용에 대한 오리
 엔테이션이 너무 길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오히려 현장체험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
- 연수프로그램의 일정을 늘려서 이론과 현장방문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CO라는 새로운 운동방식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 ‘우물 안 개구리’로 일하다가 이번 연수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운동 시작할 때 가
 졌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 COM을 보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동안의 운동방식은 CO철학은 없고 사업의 외형적인 것을
 먼저 갖추고 진행하다보니 운동과 사업 중 무엇을 중요시했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현장을
 중요시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 CO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때인 것 같다.
- 빈곤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알고 싶었는데, 주민리더를 발굴하여 조직가로 만드는 것이 부러웠고
 소속단체에 어떻게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이 더욱 커졌다.




                          - 26 -
▌ 소감문

운동의 시야를 넓히자

                                     필리핀 CO 단기연수 참가기
                                      서윤미(구로건강복지센터)




필리핀에 대한 기대감, 교육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 차 인천공항에 도착하였
다. 인천공항에 모인 18명의 연수생들, 모두들 각자의 기대와 설렘으로 들떠있을 것이다.
우린 그렇게 8박 9일을 함께 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그 때의 설레임을 간직하며 활
동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첫 직장으로 복지운동단체에 발을 딛었고 이제 3년이 꽉 차게 되었
다. 첫 직장이라 더욱더 열심히,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라서 최선을 다해 일 해왔지만 3년
이 되면서 배부른(?)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재충전할 고민만하고 있던 터에 필리핀 연수를
가게 되었다. 신입 때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에서 기초조직가 훈련을 3개월가량 받으면
서 CO(주민조직)와 내가 하고 있는 활동과의 간격을 보면서 조급해하기도 하며 스스로
자책하기도 하였다. 어느 때는 욕심이 생겨 잘하는 단체를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
렇지 못한 나를 보면서 나를 더 채근했던 것 같다.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볼만한 ‘내가
과연 옳은 방향으로 잘하고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성찰적 고민들을 할 때에 이번 필리핀
연수를 받게 된 것이다.


나에게 필리핀 연수는 한마디로 ‘번개’ 였다. 반짝하면서 내 머릿 속을, 내 가슴 속을 휘
저었다. 구로라는 지역에서 구로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보건의료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
제연대라는 것은 나의 활동영역이 아닌 것만 같았고 다른 관련된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보고 느낀 지역주민들의 고민과 문제는 우리나라의 빈곤
계층들이 느끼고 고민하는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즉,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문제
또한 전 세계의 빈곤 계층이 느끼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활동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것이다. ‘빈곤’ 이라는 구조적 문제, 사회적 문제
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러한 거시
적인 문제인식 속에서 시야를 넗혀 생각하고 그 속에서 나의 지역적 활동들이 갖는 의미
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
아시아NGO센터 나효우 소장님이 이야기 하신 국제무대도 나의 활동의 장으로 봐야한다
는 말씀이 가슴 속 깊이 새겨지면서 나의 운동적 시야와 지평이 넓어지는 듯 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생각하고 볼 것이 아니라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그러한 활동가!! 번개처럼 내 마음 속에 새겨졌다.


또한, 필리핀에서 CO-M, UPA, SAMA-SAMA 등의 단체를 방문하고 지역주민을 만나면 주

                        - 27 -
민조직가가 지역주민을 믿는 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지역주민을 약한 자, 돌봐줘야 할 자로 규정하고 무엇인가로 계속 그들에게 제공하
고 베풀려고 한다. 즉, 시혜적 관점에서 주민을 규정하는 것이지 권리적 관점에서 바라보
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만난 주민조직들은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일어났으며
그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조직가는 어떠한 해결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촉매자, 중개자의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
을 주민조직가 기초훈련 때 배웠지만 그 보다 더 한 단계 앞선 그들을 보면서 CO-M 의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하신 ‘Power' 라는 단어가 강하게 박혔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들이 갖
고 태어난 권리, Yes or No 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그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이번 필리핀 연수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가부야호’ 주민들과의 동침(?) 이었다. 지역
주민 분들에게 하루 다녀가는 식객으로 없는 것까지 나눠야 하는 불편함을 드려 너무 죄
송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큰 경험과 고통이었다. 무능하고 부패한 필리핀 정부로 인해
철도주변에 기거하다 먼 곳으로 이주 된 주민들, 이유인 즉슨 남부철도공사에 한국정부가
ODA로 투자하면서 필리핀정부는 투자에 따라 주민들은 가부야호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아무런 기반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 주민들을 고립시켜놓고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식수, 전기, 학교, 관공서, 병의원 등의 부족과 없음으로 인해 주민들은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빈곤의 대물림’ 은 한국 사회에서도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머무른 집
에는 4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이어졌
다. 다른 집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중간에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내가 머무른 집은 다닌다고 하나 교육여건이 좋지도 않은 실정이었다. 또한 마감이 되지
않은 시멘트 집과 부족한 식량과 전기를 보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해서 마음이 매우 아팠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돌아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
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어떻게 고민들을 풀어내고 나눌 것인
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그들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내 운동의 지평을 넗혀 고민하
고 그 속에서 나의 활동들의 의미를 찾고 단체에 풀어내고 나누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
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살라마 뽀. 가
부야호 지역주민들께, 기관방문을 반갑게 맞아주었던 조직가분들께 그리고 아시아NGO센
터에 감사드립니다.




                        -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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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Co(community organization) 자료집

  • 1. 제2회 테마가 있는 연수프로그램 아시아 및 국제연대를 위한 지역 주민운동 활동가(CO)의 참여형 연수 보고서 일시 : 2006년 9월 18일-26일 장소 : 필리핀 마닐라 주최 : 시민단체연대회의 아시아 NGO센터 작성 : 연수생 서윤미(구로건강복지센터)
  • 2. ▌연수 보고서 목차 . 우리의 일정표 . 함께한 이들 . 구로건강복지센터 국문소개자료 . 구로건강복지센터 영문소개자료 . 연수일정을 따라서 . 바세코 방문기 . CO-M 방문기 . 사마사마 방문기 . UPA 방문기 . 가부야호에서의 1박 2일 . Reflection . 주민들의 이야기 . 정리하면서 . 연수프로그램 평가내용 . 소감문 살라마 뽀 - 1 -
  • 3. ▌우리의 일정표 구분 프로그램 내용 장소 오리엔 첫째날 현지오리엔테이션 전체 프로그램 및 주의사항 안내 숙소 테이션 (9월 18일) 참가자간의 친목도모 및 월요일 전체활동 참가자 소개, 기대나누기 숙소 서로의 기대 나누기 국제 연대, 아시아운동의 국제연대와 아시아 운동이 왜 입학식 아시아센터 둘째날 필요성 필요한가에 대한 강의 및 토론 (9월 19일) 화요일 필리핀의 빈민지역 '바세코‘ 지역 현장방문 현장방문 KABALIKAT 주민공동체 운동 지역주민조직 단체 기관탐방 필리핀 내 국제 지역사회 현장방문 Community Organizing의 이해 COM 단체방문 활동 셋째날 (9월 20일) 현장방문 필리핀 지역여성 지역 여성운동의 역사와 사마사마지역 주민운동 단체 조직화 과정 이해 수요일 하루의 일정은 충분한 전체활동 느낌 나누기 숙소 느낌나누기(Reflection) 오리엔 남부철도계획 및 가부야호에 필리핀 내 국제 지역사회 UPA 테이션 대한 이해 단체방문 활동 넷째날 (9월21일) 현장방문 ODA의 그늘지역 방문 남부철도지역 방문 LAON 목요일 현장체험 지역주민들과 대화 1 주민들과 생활 나눔 (홈스테이) 가부야호 다섯째날 지역주민들과 대화 2 팀구성, 지역 조사 Door Knocking 가부야호 (9월22일) 현장활동 금요일 지역주민과 대화정리 그릅 발표 정리, Reflection UPA 여섯째날 장소이동 현장 활동 공유 개인 성찰(Reflection) 숙소 (9월23일) 연수 과정을 통해 찾은 민도로섬 토요일 전체활동 활동가와의 교류 아시아 아젠다를 공유 코코비치 일곱째날 전체 과정에 대한 민도로섬 (9월24일) 전체활동 쉼과 나눔 성찰과 평가 코코비치 일요일 여덟째날 이동 마닐라 도착 쇼핑 (9월25일) Quiapo 월요일 졸업식 연수 평가 및 휴식 필리핀 활동가들과 경험 나눔 시장 아홉째날 마무리 짐 정리 한국으로 출국 (9월26일) 화요일 인천공항 도착, 각자 집으로 - 2 -
  • 4. ▌함께한 이들 이름 소속 휴대폰번호 이메일주소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011-9356-0422 mzsinbi@gmail.com 김동훈 지구촌공생회 011-1709-2379 xtopaz@hotmail.com 김미정 대전여민회 016-485-0985 tong212@hanmail.net 김태인 서울봉천자활후견기관 011-9525-8526 ecoblue@naver.com 서윤미 구로건강복지센터 017-245-5018 cherish0826@hanmail.net 양동규 제주참여환경연대 016-697-4210 baramisl@naver.com 윤옥경 군포풀뿌리정치연대 011-9745-2651 gpnetwork@naver.com 이주영 푸른시민연대 011-9232-6194 christmas24@naver.com 이현선 장수하늘소마을 016-650-3362 emadang12@hanmail.net 임수정 광주여성의전화 011-9603-6299 sj1717@naver.com 임정규 대전여민회 017-417-7357 jjung3534@naver.com 장옥주 안산환경운동연합 016-730-2041 gunhee97@yahoo.co.kr 전은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10-2725-5210 praying@civilnet.net 조경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016-593-7968 man@civilnet.net 조윤숙 대구여성의전화 011-511-7895 womentree@hanmail.net 허난영 한국여성의전화연합 011-9001-7032 cap375@hanmail.net 홍만형 관악사회복지 011-9110-8268 kasw21 @chol.com 황정아 광주여성노동자회 016-626-1192 kjwomen2@hanmail.net 돌아 온 날 인천공항에서 - 3 -
  • 5. ▌구로건강복지센터 국문소개자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구로건강복지센터 의료소외계층의 건강권 및 복지권 확대를 위한 사업 및 보건의료, 복지실태를 조사연구하 고 올바른 대안제시와 실현을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을 통해 건강한 복지공동체를 실현 하고자 합니다. 본 단체는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순수한 비영리민간단체 입니다. 장애인치과진료사업 - 주말치과진료사업 - 방문치과진료사업 - 예방교육사업 등 저소득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가족지원상담실 운영 - 심리검사, 놀이치료, 집단프로그램, 부모교육프로그램, 사회성증진 프로그램 노인건강지원사업 - 도시락 지원사업 - 생신잔치 - 방문진료사업 청소년 자원봉사조직사업 - 농촌체험캠프 - 도시락 배달사업 저금통사업 (지역 식당, 병원 등에 저금통을 비치하여 모금한 돈으로 의료비 지원) - 소액의료비 지원사업 보건복지 정책 모니터링 사업 주소 : 한국 서울 구로구 가리봉1동 89-165 대웅빌딩 4층 구로건강복지센터 전화 : 한국 서울 857-5242 홈페이지 : http://kurohwc.jinbo.net - 4 -
  • 6. ▌구로건강복지센터 영문소개자료 A Partner for Community,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is dedicated to build up sound welfare community through administering various programs to provide the underprivileged without the health insurance with an expanded health and welfare right. It also conducts survey aimed to identify the actual condition of health and welfare along with proposing ideal alternatives.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is a private non‐profit organization supported by a modest membership fee and donation. Dental Service for the Handicapped - weekend dental service - home visiting doctor service - preventive education program Family Support Center for Children and Youth in Low‐Income Family - psychological test - play therapy - group program - parental education - promotion of sociality Elder Health Care ‐ lunch box delivery service ‐ birthday party ‐ home visiting doctor service Youth Volunteer Network ‐ farm camp ‐ lunch box delivery service Piggy Back Program (Financial aid from community restaurant and hospital) ‐ medical expense support Health and Welfare Policy Monitoring Address: Kuro Health and Welfare Center, 4F Daewoong B/D, 89‐165 Garibong 1 Dong, Guro‐Gu, Seoul, Korea Tel: +822‐857‐5242 Homepage: http://kurohwc.jinbo.net ▌연수생 명함 영문명함은 필수입니다. 또한, 명함 속에 사 진을 넣어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필리핀 단체에는 우리같이 기관방문 오는 연수생들 을 무수히 많이 상대하므로 일일이 얼굴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위해 나의 얼굴을 명함 속에 넣어 명함을 더 이 쁘게 살리고 받는 사람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 5 -
  • 7. ▌연수 일정을 따라서 ☞ 연수일정을 따라서는 교육받은 내용뿐만 아니라 지내면서 받았던 느낌, 사진 등 시간적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적은 보고 내용입니다. 9월 18일(월) 출발하는 날 필리핀 연수를 떠나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짐을 챙겨 센터 를 나서 시민단체연대회의 전은미 간사를 만나러 가는 길 하늘은 우중충하고 내 양손 가득한 짐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같이 연수를 떠나게 된 평소 절친(?)하던 관악사회복지 만형이를 만나 은미간사의 짐을 나눠들고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도착하니 평소 알던 반가운 얼굴도 있고 또 연수기간 동안 알게 될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보였다. 모두들 각자의 기대 감으로 이번 연수에 참가했을 것이고 우리는 8박9일 동안 서로 나누게 될 것 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그들이 가진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런 설레 임으로 필리핀 항공에 몸을 실었다. 필리핀공항에 도착하니 아시아NGO센터 연수생 2명과 코디네이터 보나가 저 멀리서 우리를 기다 리고 있었지만 필리핀항공의 입국수속이 쉽지만은 않았다. 공항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부친 짐의 꼬리표를 꼭 가지고 있어야지만 번호를 확인 후 내보내 주었고 짐의 무게가 많은 짐은 즉석에서 풀어헤치기까지 했다. 어쨌건 연수생들을 만나 차를 나눠 타고 리치몬드 호텔로 향했으 며 호텔 로비에서는 청주교육에서 뵈었던 나효우 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는 당부사항을 몇 가지 전해들은 후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나는 1721호, 푸른시민연대에서 온 활동가 이주영 언니랑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필리핀에서의 첫날밤은 깊어갔다. 마부하이(환영합니다) !! 9월 19일(화) 연수 첫날 아침 7시에 기상하여 호텔 아침식사를 먹고 짐을 챙겨 8시 20분 호텔을 출발하여 아시아NGO센터 로 향하였다. 차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풍경, 신호등도 없고 차선도 없다. 차들은 무섭게 달리지만 모두들 적응 된 듯 평온한 모습이다. 무질서 속의 평온함. 건물 특징은 낮고 넓고 낡았다는 것. 곳 곳에 설치된 커다란 간판도 매우 많다. 또한 필리핀의 교통수단인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의 디자인 과 색감이 매우 화려하고 다양하다. 필리핀은 정부에서 치안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돈이 모이 는 곳은 알아서 사설 경호원을 둬야 한다고 한다. 센터에 도착하여 9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프로그 램이 시작되었다. 2003년 2월 4일 설립되었다는 아시아NGO센터에 대한 소개영상물을 본 후, - 6 -
  • 8. 서주원(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선생님의 환영인사말씀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산업들을 넓히면서 그 곳에서 갖가지 착 취들을 자행하고 있다고 하셨다. 60-70년대 일본기업들이 파파뉴기니에서 관광사업을 펼치면서 폐기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되었었는 데 이 때 일본 NGO 단체들이 적극 나서서 바꾸려고 노력하였다고 하셨 다. 우 리나라의 운동가들도 이처럼 필리핀 뿐만 아니라 제3세계에서 자행 되는 문 제들을 보고 가서 국내에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 또한 예전 다른 나라NGO 들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 전혀 베풀지 못하고 있 다고 하셨다. NGO 활동가들은 우리나라의 문제만 볼 것이 아 니라 눈을 바 깥으로 돌리는 역할을 해야 할 때이며 성장한 역량만큼 활동하여야 할것이며 어떻 게 연대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하셨다. 서주원 선생님의 환영인사말을 나눈 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가 졌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 다양한 기대감으로 모인 18명의 연수생들~ “ 함께하는 당신들이 희망입니다 ”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아시아NGO센터 코디네이터 보나가 연수일정에 대해 간략히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다. 가냘프게 생겼지만 눈에서 레이져가 나오 는 당찬 보나 ^^ 보기만 해도 즐거운 사람이었다. 또한 보나가 없으면 프 로그램이 진행 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보나 말을 착실 히 들어야만 하는~ 그런 무서운 사람이었다. 일정에 대한 소개가 끝난 후 아시아NGO센터 소장님이신 나효 우 선생님의 Community Organization 에 대한 간단한 강의가 이 어졌다. 참 소탈하게 생기신 소장님, 그의 첫 이미지는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순수하면서도 열정이 넘치고, 개구쟁이 같으 신 면모까지 갖추신 소장님.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효우 소장님의 강의 내용> 1. 왜 CO 인가? 국가를 바꾸는 것만이 대안인가? 답은 그렇치 않다는 것. 공동체, 지역사회는 대안사회를 논의하 는 실천의 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열린 네트워크, 열린 공간으로서의 장소인 것이다. 국가를 바꾸자 하는데 진정한 소통공간인 지역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2. CO의 철학 조직가가 리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문제가 무엇인지 보도록 하고 문제도 그들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To Answer 가 아니라 To Ask Them 이다. By Them, With Them, For Them !! - 7 -
  • 9. 3. CO의 방법 1) Broad Based Organization(연합형) 응집력이 있고 Hot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책임성이 없으며 이슈문제해결이 끝나면 사람도 끝나고 조직도 없어지는 단점이 있다. 2) Door Knocking : 가가호호 1:1 방문 (멤버쉽 형성) 3) Advocacy(사회통합형 조직화 방식) : 옹호, 변호, 지지, 교육이 필수 ☞ 한국과 필리핀의 상황을 단순비교는 금물!! 배울 것이 무엇인지만 봐라!! ☞ 경계를 넘어~ 국가로 나누지 말고 또 다른 나의 현장으로 느껴라!! 화재로 인한 피해지역 바세코 방문 지역주민조직단체 KABALIKAT 기관탐 방 바세코지역에서 18년 거주한 조지에게 설명 들음 2002년 설립된 KABALIKAT는 화재로 인해 폐허가 된 위험 지역에 조직가 를 투입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00년부터 UPA라는 단체에서 사람을 조직하고 문제를 알리기 시작하여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이쪽으로 이주시 켜 왔으며 18개의 블록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복구작업, 이 전작업을 2000년부터 해왔으며 필리핀 대학의 학생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지역정부에 제안하여 2002년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지원금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지속해오고 있었다. 마닐라 지역 내에서는 유일한 무 상주택제공지역이며 전지역이 52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지역이었다. 앞으 로 파시그 강 국가공사(파시그강 자체가 매우 오염된 지역이라 정화시키기 위해 강 주변 10M 밖 으로만 살 수 있도록 공사 중이어서 강 근처 집들은 이주된다.)로 인해 1200가구가 이쪽으로 이주 해올 예정이다.(바세코지역이 정부소유의 지역이므로) 바세코 지역의 집들은 나무로 지어진 집으로 집들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 불이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런 지역에서 2002년부터 현재 까지 4번의 화재가 났었다. 1차화재는 2002년 발생하였으며 2500가구가 피해를 입었고 3월부터 9월까지 복구작업을 하여 800 가구가 다시 돌아와서 살고 있었다. 1가족당 1500 페소를 지원하여 주었다. 2차화재는 2003년 발생하였으며 780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1차 피해 때는 32평방미터의 땅을 제공 해 주었는데 2차 피해 때는 20평방미터의 땅을 제공해줘 정부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다. 세대 수에 비해 지역이 너무 좁아 재정적 문제로 인해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 행되었다. 3차화재는 2004년 발생하였으며 3500가구가 피해를 입어 전체 땅 중 10헥타르가 피해를 입는 가 장 큰 화재였다. 2개의 NGO 단체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는 상황이다. 1개의 NGO에서 1000가구 를 복구하였고 다른 NGO단체에서 600가구를 복구하였다. 두 단체의 복구조건은 주민들이 200시간 또는 400시간 일을 하여야 집을 주는 구조였으며 매달 일정량의 돈도 지급하여야 한다. - 8 -
  • 10. 4차화재는 2005년 발생하였으며 500가구가 피해를 입어 의료지원, 음식지원 등을 하였다. 현재는 ‘바랑가이’(우리나라 동단위 지역구분) 회의에서 논의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아직도 다 지어 지지 않은 집에서 살고 있으나 돈이 없어 완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단체에서는 올 해부터 3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자기의 목표가지기, 공부해서 고등학교 검정고시 통과하기, (필리핀은 중, 고등학교 합쳐 4년이다) 독림심을 길러 미래 준비하기가 프로그램의 목표였다. 한국 이우학교에서 400달러를 장학금으로 지원받았으며 아이들 권리 캠페인도 같이 했었다고 한다. 현 재 Field Trip(현장체험) 등 젊은 세대들이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룹이므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프 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였다.(바세코 지역의 아동 중 60%가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 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지역마다 약국 설치하기로 약에 대한 지원단체가 있으며 52헥타르나 되 나 약국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사소한 약을 구하지 못해 죽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약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세 번째는 생계지원수단으로 4가지 종류의 캔디를 만들어서 파는 재정사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재정사업을 통해 주택을 지원 하고 단체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였다. 볼보론이라는 이름의 사탕이었는데 미숫가루 맛 나 는 것이 맛있었다. 이러한 재정사업들은 조직의 활동을 알리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였 다. 재정사업으로 사탕을 만드시는 아주머니들 화재로 인한 피해지역들에 집이 지어지고 있다 화재피해지역을 돌아보고 있는 연수생들 바세코 곳곳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 9 -
  • 11. 9월 20일(수) 연수 둘째 날 조직가 훈련양성기관 CO-M(CO Multiversity)기관방문 사무총장 루스에게 기관설명 들음 UPA + OPE (1992년 창설) -> COTRAIN(1994년) -> CO-M (1997년 이름변경) 1960년대 필리핀의 CO가 활발했던 시기로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으로 정치적 민감상태였음 1970년대 계엄령시대라 더 운동이 활발하였으며 학생들이 공부보다 사회운동에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시기로 지하조직활동, 교회활동 등 다양하게 펼쳐졌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마닐라에 아이들을 보 내지 않으려고 하였다. 노동자조직, 농민조직 등 대중조직들의 운동이 활발하였으며 현재까지 활 동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1980년대 시대가 바뀌고 젊은이들은 변화되었으므로 열정에 기대하기는 힘들며 교육방식이나 틀을 젊은 세 대들의 기호에 맞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임 PECCO 정부를 아우르는 CO 협의회로 매우 유명한 단체임, 몇 년 지나지 않아 PEACE 와 COPE라 는 2단체로 나뉘어졌다. PEACE는 지하조직으로 들어가 비합법조직으로 구조개혁을 외쳤으며, COPE는 교회를 안고 운동을 전개하면서 대중운동으로의 확대를 외쳤다. 현재까지 CO-M 은 필리핀 CO 운동의 역사성을 가지고 존재하고 있으며, 3자매 단체들이 서로 협 력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연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3자매 단체는 UPA(철거, 주거문제), OPE(CO Training), CO-M 이다. CO-M 은 모든 것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 다양한 분야와 연대하고 그들과 연계하 여 교육을 한다. UPA와 OPE가 CO-M 을 만들자고 제안하여 조직가 훈련양성 전문기관으로 성장 하였다. CO의 컨셉과 역량이 커져 보전되는 것이다. “빈곤”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 등 다양한 것 포함하는 보편적 개념이다. 단순 경제빈곤이 아니다. 한국의 빈곤은 경제적 빈곤만 이야기 하는데 개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기회의 불평등, 참여재제 등에도 빈곤 개념이 적용된다. 불평등, 불참여, 희망이 없는 것 등이 그 것이다. - 10 -
  • 12. CO-M이 어떻게 대중조직을 훈련시키는지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침묵의 문화, 굴절된 문화를 깨고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바로 CO 이다.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보고 바꿀 것인가? 일제, 미국, 스페인의 침략을 받았던 필리핀의 역사. 그 역사를 무시한 채 대중조직을 할 수는 없 다. 조직을 한다는 것은 문화이다. 역사성을 알고 조직해야 한다. 역사, 문화, 정치가 전부 축적된 것이 CO 이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깨고 자기의 힘을 가질 것인가? ★ 힘(Power) 모든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힘을, 존재를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자라나면서 자신의 권리, 존재가 없어진다. 자기 자신을 재창조,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계속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 자 기 정체성, 자기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없이는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Yes 또는 No 라고 결정할 수 있는 것, 정부가 악정책을 폈을 때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힘이다. CO 라는 것은 문화, 사람을 바꾸는 것, 사람 인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CO 의 Concepts> 1. 침묵의 문화를 깨라. 이 지역사회에 어떤 문화가 있는지 조직가는 충분히 알아야 한다. 2. 대화식 과정을 이해하고 참여해야 한다. 대중과 조직하기 전에 대화하고 만남 속에서 대중과 호흡하고 이해하고 나누는 것. 2번이 없으면 1번이 절대 될 수 없다. 3. 행동하고 회고하고 다시 행동으로 옮겨라.(변증법적 과정) 파울로 프레이디의 교육학 방법으로 대중과 함께 회고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회고라는 것은 평가(Evaluation)가 아니라 반영(Reflection)이다. 4. 믿음과 신뢰의 과정. 대중의 능력에 대해 믿어라.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 뢰가 기본이다. 평화로운 과정이다. 문제와 불평을 조직하는 것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5. 평화와 발전을 함께 가야할 축으로 봐야한다. 문제와 불평을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을 해결해서 평화로 가는 길이다. 6. 이슈, 타켓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그것도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전부 이슈가 될 수 없다. 이슈라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지, 행동에 옮기고 싶어하는지, 승리가능성 또는 변화가능성이 있는지, 현실적인지, 문제가 분명한지 등 조건을 충족시켜야 될 수 있다. 7. 문제를 피하지 말고 직면해라. 대립되는 주체들이 마주 앉아 드러내고 직면할 때 문제는 풀리 는 것이다. 이것이 평화이다. 감추는 것이 아니다. 8. 전략과 전술을 가져라. 조직화?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다. 다가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교회의 이름으로, 프로그램으로, 이슈 등등 다양하다. 더 중요한 것은 개념이다. 어느 조직이든 전부 주민에게 다가선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 체적으로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 의존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 지역사회 를 이해하고 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지 알 수 있다. - 11 -
  • 13. <CO 의 10단계> 1단계 - 투신(Intergration) 지역 주민들과 일체가 되는 과정이다. 조직가(Community Organizer)는 지역의 문화, 경제, 유지들, 역사 그리고 생활 양식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에 자신을 몰입시킨다. 주민 가정을 방문하고, 집단에 끼어 들고, 그들의 노동에 함께 하고 여러 비공식적인 집단 모임에 참여하고 같이 식사하고 초대하고 회합을 가진다. “ 주민들처럼 쉬운 말로 말하는 법을 배운다” “ 주민가운데서 하나님의 역사 하심을 파악하고 통찰하도록 해야한다.” “ 결국 주민의 한 사람으로 받아 들여져야 한다.” 2 단계 - 지역 사회 조사(Social Investigationm) 지역조사란 ‘객관적인’ 문제이자 주민에게 문제로 ‘느껴지는’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지역조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지역 주민의 문제에 대해 논하는 문서와 보고서를 찾고, 연구한다. 2) 주민이 안고 있는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문제의 세부적인 것, 복잡한 것 까지 어 떻게 보고 있는지를 주민 자신들로부터 ‘배우는 것’ 이다. 3) 지역내 권력구조에 의해 영향을 받는 문제를 체득하는 것, 즉 그 지역의 유지들이 어떻게 움직 이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3단계 - 계획 입안 조직가는 개입해야 할 적당한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해 선입관이나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 그리 고 마침내는 조직화해야 할 ‘단 한가지’ 이슈를 잡아내야 한다. 조직가는 어느 시점에서 시작해야 하고 행동해야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선택된 이슈는 반드시 1) 다수 주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어야 한다. 2) 주민이 그 문제를 절실히 느끼고 있어야 한다. 3) 이길 수 있는 이슈부터 시작한다. 4) 이슈는 동참 가능한 다른 주민들에게 역시 관심거리여야 한다. 5) 가능하면 극적이고 흥미롭도록 한다. 6) 보다 발전된 이슈와 내용으로 커지도록 해야 한다. (미래의 상) 4단계 - 기초 작업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만나는 과정이다. 일종의 자극이다. 이 과정을 통해 총회로 모인다. 5단계 - 회의 회합은 집단적 힘과 확신감을 준다. 대중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발견한다. 행동은 반드시 꼼꼼히 계획되어야 한다. 기초작업이 잘 되었으면 회합은 부드럽게 진행된다. 6단계 - 역할 놀이 역할 놀이는 주민지도자와 문제 집단간에 벌여질 예상을 실연해보는 것이다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하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이 놀이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감각을 기르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다. - 12 -
  • 14. 7단계 - 실천 실천행동은 대중들이 진행 과정 중에서 그들 자신의 힘을 강력하고도 실질적으로 발휘하는 체험 이 된다. 조직화의 보람과 재미는 바로 다양한 방법에 있다. 8단계 - 평가 행동하고 난 다음에는 주민들은 돌아와 앉아서 어떤 결과가 있었고 좋았는지 나빳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잘 준비했는가? 상대방 (문제의 대상)을 제대로 골랐는가? 우리의 요구는 명료하고 실현 가능했던가?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9단계 - 반성 일반적으로 반성은 평가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반성은 더욱 심오하고 지속적인 관 심사를 다루며 더욱 차분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분리하는 것이 좋다. 반성은 우리가 조직내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건설적 가치체계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10단계 - 조직 대중조직이란 지속적인 일련의 대중 행동의 결과물이다. <조직가 훈련 프로그램> 1) Basic Course (초급코스) 6개월-8개월-12개월 기초 조직가 과정으로 매월 평가작업을 거치며 3개월 정도 되면 조직가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이며 기초 조직가가 CO 조직화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2000세대 정 도 담당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한번 CO 조직가는 영원히 CO 조직가이므로 취미나 직업 이 아닌 가치와 애정으로 가지 체제화 시킨다. 2) Advance Course (중급코스) 6개월 지역이 넓어지고 기본이 있으면서 적용이 되는 단계로 중급단계이며 1만세대 정도를 담당할 능력 을 갖추는 것이다. 3) Trainners Training (훈련가 코스) 이 코스를 거치면 훈련가가 될 수 있다. CO-M 마당에 적혀있는 기관이름 CO-M 대문앞에서 단체사진 한 컷 - 13 -
  • 15. 사마사마(SAMA-SAMA) 지역방문 SAMA-SAMA는 ‘연대’라는 필리핀의 준말이다. 사마사마는 마르코스 정부가 이 지역에 정부 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대대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1982년에 조직화를 시작하였다. 주민조직은 1975년 KRISKA라 불리는 기독교단체를 통해서 시작되었다. 80년대 초에는 COPE의 조직가들이 지역에 들 어와서 이전과는 달리 좀 더 강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조직하고 교육하기 시작했다. 정부센터건설 계획에 따라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려고 했지만 주민들은 반대했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반대하였다. 그렇게 한 5일간을 도로에서 먹고 자며 시위를 하였다. 또한 폭력적인 경찰의 태도를 찍어 언론에 알리는 노력도 하였다. 사마사마는 대표가 따로 없다. 주민 모두가 대표다. 1983년에 있던 작은 소조직들의 연합으로 시작해 사마사마라는 큰 조직이 결성되었다. 처음에는 이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땅에 대한 권리’ 를 요구했고 1986년 아키노 정권이 들어서면서 보장 받게 되었다. 대통령은 공공주택을 짓도록 할당해 주는 것을 약속하였으며 정부종합센터 위원회 위원으로 사마사마 주민이 참여하였다. 현재 주민지도자 리더쉽 교육, 마을 남성 대상 성교육, 신협교육 등을 실시하며 정부에게 당당함 을 보여주려고 절대로 돈을 받지 않고 협동재정사업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여 어려운 이웃까지 돕 고 있다. 사마사마의 임원들은 무보수로 일하고 있으며 이사회-집행위원회-Chapter(50-100가 구)-Cell(10가구) 구조로 구성되어 관리된다. 연말에 총회를 할 때는 3~4천명의 주민이 모이므로 고 등학교를 빌려서 개최하며 총회를 위한 후원인도 모집한다. 또한 회비는 집집마다 직접 걷으러 다 니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사마사마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대부분 여성이며 국제적으로 유명해져서 영국으로 교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는 참여하지 않는 다. ☞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옳은지만 알아라!! 사마사마에서 준비해주신 점심 사마사마의 주민대표 및 활동가들 - 14 -
  • 16. 9월 21일(목) 연수 셋째날 UPA(Urban Poor Associates) 기관방문 테드 암리아나가 설명해줌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가 투입되고 있는 남부 마닐라 통근 철도지역 사전설명 들음 한국 공적개발원조가 투입되어 주거환경이 정비되지 않은 곳으로 강제이주당하고 있는 남부철도지역 사람들 올해 1월부터 5만여가구 중 7,000가구는 가부야호 지역으로 재이주를 끝낸 상황이며 아직도 43,000세대가 남겨져 있는 상황이다. 이 주 1만 세대는 메트로마닐라 시 내에서 이주 가능하나 남은 33,000명은 어디 로 가야하는 것인가? 또한 따귀시에는 주민들을 위한 집 모델하우스 가 있으나 매우 비싸 좋아도 주민들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남부철도 지역 LAON 방문 아직 철거되지 않는 철로변 지역주민들 주민들과의 대화 : 필리핀 정부가 재이주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필리핀 정부에 투자를 하지 않겠 다고 한국정부가 말만 해주면 된다면서 요구하는 주민들, 한국이 계속 투자를 멈추지 않아서 필리 핀은 철도를 지으려고 강제철거를 시킨다고 함. 한국 대사관을 찾아갔으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고 한다. 내년 2월이며 다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답답하다고한다. 방문한 우리에게 계속 무엇을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 물어와 매우 난감했다. 우리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NGO여서 한국으로 돌아 가 국내의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들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주 미비하며 느려서 안 된다고 한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한국 정부가 이들에게 원조의 목적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매우 화가 나 눈물이 나왔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처참했다. 집 앞으로 바로 놓여있는 철길. 문을 열고 자칫 잘못 나갔다가는 큰 사고가 나기 십상 이었다. 그 철길 위에 아이들이 뛰어놀며 빨래는 널어놓는다. 기차소리가 들리면 잠시 집으로 피 해있어야만 한다. - 15 -
  • 17.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연수생들 철길주변의 집들,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미 이주한 7,000가구가 살고 있는 가부야호는 무엇이 문제인가? 1) 마닐라에서 너무 멀다. 마닐라에서 40Km 가 떨어져 있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2) 일거리가 없어 이전 직장이 있는 마닐라로 출퇴근 하여야 하며 그러러면 1일 왕복 240페소가 소요되어 교통비가 매우 부담스럽게 작용한다.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마닐라에서 일주일 동안 길거리 또는 이미 철거된 철로 주변에서 지내다가 일주일에 1번 정도 가부야호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마닐라의 최저임금은 350페소인데 1일 왕복 교통비 240페소는 큰 부 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3) 식수가 없어 식수를 사먹어야 하며 물 파는 곳도 멀고 비싸다. 또한 정부에서 마련해 놓은 물 탱크는 거의 전시용이다. 또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아이들은 피부병에 걸렸다. 4) 전기도 없다. 전기가 민영화 되면서 전기를 12시간 쓰는데 40페소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 래서 촛불을 켜고 살고 있는 상황이다. 5) 병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이 전무하여 7,000여가구의 건강은 누가 책임지는가? 6) 가부야호 지역정부에서는 이들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7) 파출소, 경찰소 등 치안시설이 전무하다. 8) 쓰레기 처리도 전혀 해주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이 알아서 소각하고 길에다 버리는 상황이다. 근처 개인사유의 쓰레기 매립지가 있어 따로 그냥 모으고 있다. 9) 학교가 없다. 초등학교 1곳이 있는데 1학급당 80명 정도가 수업을 받는다. 하루에 4시간만 수업 을 받을 수 있으며 1교사가 80명의 아이들을 4시간씩 3교대로 가르친다. ☞ 아무 대책 없이 이주만 시켜놓은 필리핀 정부 !! 대책 없는 곳에 투자하는 한국 정부 - 16 -
  • 18. 가부야호에서의 1박 2일 설명을 들은 후 따귀시에 있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모델하우스를 구경한 후 우리가 하룻밤 묵을 가부야호로 이동하였다. 가부야호의 전경, 허허벌판에 주민들을 이주시켜 놓고 여전히 공사가 진 행 중이었다. 창문도 없고 바닥도 그냥 시멘트인 집들, 가부야호에 도착하여 주민지도자분들을 만 나 가부야호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2인 1조가 되어 주민지도자 분들 집에 배치되 었다. 가부야호의 상황은 UPA에서 들은 설명대로였다. 7,000여가구 약 35,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부야호에 의료시설, 경찰서, 동사무소는 전무했으며 물탱크, 전기콘센트는 전시용이었으며 초등학교도 1개밖에 없었고 고등학교는 짓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지역으로의 첫 번째 이주는 2003년에 이루어졌는데 3년 뒤인 이제야 전기설치가 되었으며 이마저도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했 다. 결국 이들은 3년 동안 전기 없이 살아온 것이다. 지하에서 끌어다 쓰는 물은 식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먹을 물이 없어 먹은 결과 아이들은 온통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오염된 물이라도 알고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나는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허난영언니와 같은 조가 되어 Rolando Ampo 씨 댁에 배정받았다. 나는 아이를 무척 좋아해서 내가 배정받은 집에 아이가 있었으며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부야호의 각 집마다 아이들은 넘쳐났다. 필리핀은 카톨릭이 국교여서 피임, 낙태가 금지라고 한다. 그래서인 지 각 집마다 기본적으로 4명 정도의 아이는 있어보였다. ♥ ROLANDO AMPO 씨댁의 가족과 함께 ♥ - 17 -
  • 19. 아버지 ROLANDO AMPO 어머니 DINA AMPO 큰아들(14살) ROD KENNETH AMPO 둘째딸(11살) MA MONINA DANICA AMPO 셋째아들(4살) DRENZ DAVE AMPO 막내딸(2주) RONA MAIDEN AMPO ADDRESS : BLOCK 44 LOT 104 SOURHVILLE 1 CABUYAO LAGUNA PHONE : CEL 09268855331 내가 하룻밤 머무르게 된 AMPO씨 댁에 들어서니 우리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나무판자가 놓 여있었으며 이제 갓 태어난 2주된 아기가 잠들어 있었다. 둘째 딸은 우리를 웃으며 반겨주었으나 셋째아들은 커다란 눈으로 낯선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심으로 곁에 오지도 않고 아빠 옆에 붙어 울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우리가 가져온 담요를 침대위에 내려놓은 후 얼마 안 되는 음식재료들을 아저씨께 넘겨드렸다. 그 때부터 짧은 영어실력으로 이것저것 물어오는 옆 집 아저씨께 대답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낯선 외국인들이 신기해서 하나 둘 모여드느 아이들 로 인해 집 앞은 시끌벅적 했다. 아저씨는 연신 우리가 가져온 음식들을 어떻게 해줄지, 무엇을 먹을지 등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면서 물어왔으며 전기도 없는 집에서 2시간가량 정성을 들 여 불을 지펴 음식을 하셨다. 아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디카를 꺼내는 순간 아이들은 흥분하기 시작하였으며 나는 아이들 속에 둘려 쌓여 필리핀 아이들의 놀이문화 속에서 적응해야만 했다. 디 카를 꺼내고 계속 말을 걸자 경계심을 갖고 있던 귀여운 셋째아들도 어느 새 내 옆에 다가와 알 아듣지 못할 따갈로그어로 말을 걸었다. 아이들과 놀다보니 어느 새 어둑어둑해지고 큰 아들이 집 으로 돌아와 우리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였다. 하지만 아저씨는 드시지 않았고 큰아들도 계속 부엌 근처를 맴돌면서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여 먹는 내내 죄송스러웠다. 이들의 일상에 불쑥 찾아 와 불편을 끼쳐드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아저씨는 나에게 공책을 달라고 하 시더니 가족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적어주셨다. 예전에 사용하던 명함도 주셨는데 전직 사진작 가셨다. 둘째 딸에게 디카 사용법을 간단히 알려줬더니 어느 새 익혀 가족들도 찍어주고 우리도 찍어주면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두워졌을 때 아저씨께서 전기를 키셨다. 우리는 안키셔 도 된다고(물론, 돈이 들어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였으나 아저씨는 전기를 켜주셨다. 이 후 우리는 옆집으로 건너가 옆집 부부와 가족에 대해, 마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옆집 아저씨 가 하시는 상황이야기도 UPA에서 들었던, 가부야호에 도착해 주민지도자 분들께 들었던 마을 상 황과 다르지 않았다. 옆집 부부와 이야기를 마친 후 다른 일행이 머무르는 집으로 데려다 주신데 서 따라가 다 같이 모여 또 한번 마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갑자기 마을에 찾 아온 한국사람 들에게 똑같은 기대를 하고 있는 듯 했다. 기관방문을 했을 때도, 마을에 막 도착 했을 때에도,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때에도 하나같이 똑같은 이야기였으며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부야호는 물이 귀하기 때문에 씻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왔기 때문 에 편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세수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 잠을 청했다. 끈적끈적한 밤, 많은 것 들을 듣고 고민에 빠진 밤, 모기가 쉴 새 없이 나의 피를 요구하는 밤,, 그렇게 낯선 가부야호에서 의 밤이 깊어갔다. 다음날 아침, 가부야호의 하루는 매우 일찍 시작된다. 전기가 없기 때문인지 일찍 잠이 들고 날이 밝는 새벽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새벽 5시가 조금 넘어 잠이 깨었는데 이미 아이들이 일어 나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예쁜 셋째아들을 데리고 문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거리감 없 이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장난도 치고 책도 가져와 나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걔는 따갈로그어로 - 18 -
  • 20. 나는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떠들었지만 우리가 마주보며 웃은 기억은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웃 고만 만다. 아침부터 아저씨가 또 열심히 아침을 준비하신다. 모두 식탁에 앉았지만 여전히 아저 씨는 드시지 않으셨다. 큰 아들 또한 부엌에 서서 먹고 있어 억지로 불러다 앉혔다. 여전히 마음 이 좋질 않다. 아침을 먹은 후 아저씨가 다른 동료의 집에 데려다 주신다면서 동네 구경을 시켜 주셨다. 또 동네아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든다. 아이들과 뛰어다니면서 실컷 웃고 떠들다가 짐을 대충 챙겨 놓은 후 어제 모였던 곳으로 집합한 후 4명이 1조로 나눠 1:1 주민만나기(Door Knocking) 사전준비를 하였다. 오늘은 1조당 미리 준비된 질문 4개씩을 가지고 10가정의 주민들을 만나고 와야 하는 조사작업이 있다. 우리 조는 다행히도 아시아NGO센터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연 수생 미선이가 같은 조가 되어 의사소통은 걱정 안했다. 마을 주민지도자 몇 분과 함께 준비된 설 문지를 가지고 지역조사를 나갔다. 우리의 질문은 1. 남부철도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2. 프로젝트 전, 후의 생활은 어떠한가? 3.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4. 지역주민조직단체에서 하는 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5. 필리핀, 한국 정부에 하고싶은 말은 무엇인가? 10가정을 돈 결과 10가정 거의 대답은 비슷했다. 1.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2. 일자리, 병원, 재정, 물, 전기 등 기본적 생활환경이 전혀 갖춰있지 않다. 3. 기본적 생활유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 4. 참여하겠다. 5. 필리핀 정부는 매우 부패했다. 한국정부에 기본적 시설 등을 바란다. 설문조사 모습 대답하는 주민들 피부병 걸린아이 - 19 -
  • 21. 설문 조사를 하는 내내 피부병에 걸린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우시는 주민들, 남자들은 마닐라로 멀 리 일하러 나가 주1회 정도만 오는 상황이었으며 아이들의 학비가 없어 학교도 보내지 못하는 주 민들이었다. 하나같이 똑같은 이야기만을 되풀이하면서 하소연 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점점 힘들어 져갔다. 10가정의 설문조사를 다 마친 후 내가 머물렀던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기고 집합장소로 이동하여 주민지도자 몇 분들을 모시고 다시 UPA 사무실로 돌아가야했다. 짐을 챙기고 인사하고 나오면서 한국의 기념품을 몇 개 주었더니 둘째 달이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가정에 필요한 것은 한국의 기념품이 아닌 당장의 먹을거리, 돈이라는 생각에 한국에서 별 생각 없이 쓸 돈이 이 분들에게는 큰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그 순간에는 돈을 쥐어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마음만 전하고 왔다. 하룻밤 머무르는 동안 각별한 애정 을 쏟은 셋째 아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 녀석이 눈치를 챘는지 인사도 하지 않고 말똥말똥 나를 쳐다만 본다. 이미 情 이 들어버렸다. 잊을 수 없을 저 큰 두 눈, 그 아이가 따갈로그어로 뭐라고 한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웃었던 시간은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뒤로 한 채 머물렀던 집 아저씨와 함께 마을을 떠났다. 내가 머무른 집 셋째 아들,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건강하게 자라렴 !! UPA로 돌아가는 도중에 제법 괜찮은 레스토랑에 들러 마을 주민 분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나는 우리 아저씨 옆에 앉아 어설픈 영어로 나의 마음을 전하였다. 좋은 음식이 나오고 나 는 그 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한국에서 풍족하게 먹는 음식들, 먹고 남기는 음식들이 얼마나 배부 른 행동이었는지 말이다. 저녁, 아침을 굶은 아저씨는 점심이 처음으로 드시는 끼니였다. 밥을 먹 는데 내가 머물렀던 집 아이들이 떠올랐다. 한국에 돌아가서는 절대 음식을 남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은 후 UPA로 돌아가 연수생들과 주민들의 Reflection 시간이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고 나는 아저씨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울컥 올라오는 눈물 때문에 혼났다. - 20 -
  • 22. ▌Reflection(주민대표 14명+연수생) 황정아 :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으나 주민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많이 친해졌다. 일자리가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주민협의회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주민의 대답 : 일자리에 관련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어렵다. 초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비누도 계획 하고 있으나 재정부족으로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조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조사를 통해 어 떤 기술이나 능력이 있는지 살펴본 후 돈을 모아서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협동조합을 만들 것이다. NGO로부터 약 등을 기부 받으려고 하고 있다. 계획은 잡고 있으나 계속적으로 정착민이 들어오고 있으므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허난영 : 우리의 요구와 목적으로만 보고 배우려고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을 구경하는 느낌을 줄까봐 걱정이었다. 신경 써 주시는 분들에게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 도 되었다. 살면서 또 돌아가서 어떤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데 14시간 동안 괜히 휘저은 것은 아닌 지 죄송하다. 돌아가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며 마음은 그렇지 않았음을 전해달라. 이현선 : 절대빈곤이라는 것에 대해 체험했다. 좋은 에너지, 느린 걸음, 말투, 배려깊은, 감동이었 다.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드린다. 김동훈 : 여러 나라 NGO를 다녀봤지만 이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느낀 점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어느 나라든 약자가 있지만 경제적 가난이 곧 마음까지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내가 일하는 단체 는 연대가 아니라 해결의 대상으로 주민들을 보고 있는데 무엇인가를 해드리겠다고 약속을 못해 답답하다. 한국에 돌아가 이 곳 이야기를 꼭 기억하겠다. 장옥주 : 어딜가든 환경오염의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피부병, 천식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 다. 전에는 환경문제만 보곤 했는데 환경 문제의 국제연대 중요성을 느꼈다. 김동주 : 세상사는 것은 어디든 다 똑같다. 윤옥경 :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정책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 달았다. 돌아가서 사람을 더 생각하는 운동을 하겠다. 나라를 넘어서 지역과 지역이 함께하는 것 들을 고려하겠다. 조윤숙 : 감동스러웠으며 나의 운동의 지평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넓은 마 음을 가진 주민들을 보았다. 임원정규 : 여기 와서 가장 많이 한 세 단어는 Thank You, I'm sorry, Asia is friends 이다. 친구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조경만 : 아이들을 보면서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났다. 절도 등이 많다라고 들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절도 등을 해서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20년전 PO에 대한 책을 봤는데 그 때의 사례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후세대에 대물림 되지 않았으면 - 21 -
  • 23. 좋겠다. 또한 현재 한국은 CO 방법들이 매우 변했다. 주민 만나는 것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이슈파 이팅, 옹호 등이 성행하고 있다. 이번 기회가 CO에 대해 많이 배운 느낌이다. 감사드린다. 양동규 : 행복과 슬픔 등 많은 감정이 스쳐간다. 한국에 돌아가 이런 감정을 정리해서 필리핀 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과 연대하는 자리 만들겠다. 이 분들에게 평화란 무엇인가? 앞으로 내가 많이 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변화, 설레이고 두렵지만 받아들여 도움을 주겠다. 김태인 : 웃음 잃지 않는 모습에 놀랐다. 필리핀 정부에 대한 분노감이 들었으며 분노할 수 있는 힘과 분노를 조직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겠다. 다음에 왔을 때는 멋진 가부야호가 되길 바란다. 김미정 : 날씨만큼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두 가지 기대가 있다. 하나는 우리의 관심과 기 대가 희망으로 보일텐데 절망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이며 두 번 째는 시민으로 인 정해주지 않는 가부야호 정부에 대해 필리핀에게도 권리 요구하면서 주민들의 힘 있는 모습 잃지 말았음 좋겠다. 홍만형 : 연수 일정 중 가장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관악구 주민들을 많이 생각했다. 공통된 문 제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할 것이다. 내 삶이 이렇다면 이라고 생각해보았다. 이 감정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낀 감정이겠죠? 나도 이 현장에 있었다면 이 분들과 마찬가지로 살 았을 것이다. 이주영 : 자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정보만 듣고 그냥 보고 왔다면 정보에서 그쳤을텐 데 하룻밤 머무르게 되면서 마음속에 각인 되었다. 서윤미 : (울음) 아저씨께서 세심하게 신경써주셨는데 감사드리며 폐를 끼친 게 아닌가 싶어 죄송 스럽다. 항상 밝은 웃음 잃지 마시고 이 마음을 인천공항 들어가는 순간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 는 순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음 간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들을 잊 지 않으면 이들도 우리를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기억 해달라. UPA 조직가가 정리해서 우리에게 다시 전달 1.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가? 2. 어떤 것들을 원하는 것인가? 상황을 나누겠음, 경험, 회고, 성찰,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생각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3. 행복, 슬픔, 분노, 미안함, 감사 등 감성적 표현들 많이 하셨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희망, 분노, 사람들의 변화, 조직가의 변화, 우리자신의 변화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1. 대중조직이 어떻게 주민들과 만나고 조직할 것인가? 2. 필리핀 정부에 대한 압박, 압력 3. 가난을 멋어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더 할 것인가? 에 대한 성찰과 도전을 우리 주민들에게 줬습니다. - 22 -
  • 24. ▌주민들의 이야기 주민1 : 여러분이 하루 왔지만 하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손과 마음이 왔다고 생각합 니다. 친구가 되어서 왔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주민들을 선전에 이용만 하고 친구로 오 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힘들고 배고프지만 힘내서 정부에 저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외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이용하기만 할 뿐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주민2 : 빈곤만 보여드려서 죄송스럽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숨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 의 문제는 한국의 ODA가 근원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예 산입니다. 사람들의 생활까지 생각하지 않은 그 예산이 문제입니다.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계획 이 문제입니다. 인터뷰의 내용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나타났는지 한국 정부가 알 수 있도록 알 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계획을 시행할 때는 물, 병원, 학교 등의 종합적인 계획이 나와야 진정한 계획입니다. 주민3 : 이주 후 많은 아이들이 죽었고 피부병이 매우 심각합니다. 미디어에서 가장 문제가 무엇 인기 물어온다면 바로 직업입니다. 배고픔에 우는 아이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주민4 : UPA 조직가 1명이 마을에 들어와 사는데 주민과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국 정부에게 압력을 가해서 재이주 지역이 정착되기 전에는 필리핀에게 돈을 못 주도록 해주십시 오. 주민5 : 필리핀 지방정부나 시장은 오지도 않는데 여러분은 오셔서 현실을 보고 느낀 것에 감사드 립니다. 주민들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는지 눈과 마음을 보았을 것입니다. 부패한 정권, 정부, 정치가 주민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아셨을 겁니다. 주민6 : 어떤 형식으로든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 져주시기 바랍니다. 주민7 : 지난 9개월 동안 제대로 먹고 살지 못했습니다. 직업이 없어졌습니다. 아이들 교육도 못 시켰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3 -
  • 25. 가부야호에 들어가사는 조직가 “앨랜” 의 말 우선 여러분들 가족에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가 UPA의 조직가로 들어가서 했던 일은 내 가족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 을 만나고 조직했던 것입니다. 그 지역에 들어가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짓 궂은 주민들도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서로 웃고 격려하는 주민들입니다.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후에 찾아와 함께하는 주민들입니다. 주 민들이 배고프면 조직가도 배고픕니다. 주민들 집을 돌아가면서 잡니다. 저 는 집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 형제, 자매 같습니다. <마지막 정리> 교훈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리입니다. 경험을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 많 은 경험과 선함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교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를 조직하는 것은 조직하는 과정을 통해서 조직가가 태어나는 것입니다. <UPA의 최고참 조직가의 이야기> 주민들과 만나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가 화두입니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므로 만나게 되는 사람은 다양합니다. 점점 문제와 가까워집니다. 연대와 소통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연대와 소통이 문제의 해결 지름길입니다. 한국, 필리핀, 다른 가난과 질곡과 싸우는 데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주민들과의 리플렉션이 끝난 후 UPA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을 다 같이 먹고 주민들은 가부야 호로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느낌을 전달하고 돌아간 주민들, 그 마 음을 안고 돌아온 우리들.. 우리들은 각자 해야 할 몫이 생긴 것이다. 이로써 연수의 일정은 마쳤으며 민도로섬에서의 쉼과 나눔, 성찰이 남게 되었다. 가부야호에서의 하룻밤은 내게 많은 것을 남겼다. 만약 주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정보와 이론으로 가부야호 가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그 곳에 들어가 체험함으로써 그들의 고통을 100%는 안되겠지 만 절반이라도 느끼고 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놓여있는 상황,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바라보던 절실한 눈빛, 아이들의 눈동자 등등이 내 머릿 속에 각인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에 대해 고민을 한다. 나의 답변은, 그들을 잊지 않는 것이다. 잊지 않는다면 나는 행동으로 옮길 것이고 언젠가는 그 행동들이 맞닿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정리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민도로섬에서의 쉼이었다. 쉼이 그냥 쉼이 되어버리면 안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같이 간 연수생들과 연수의 일정들을 정 리하면서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다. 민도로섬에서 다시 나오는 바다는 파도가 매우 거칠어 연수생 모두 순간 긴장하였다. 호텔로 돌아와 잊지 못할 편의점 라면습격사건을 치룬 후 우리는 가부야호 (21만원) 및 아시아NGO센터(15만원)에 소정의 후원금을 내기로 하고 자발적으로 걷어 아시아NGO 센터 나효우 소장님께 전달한 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 지었다. - 24 -
  • 26. 연수생들의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밤은 어땠을까? 각자가 처음 가졌던 기대만큼 채워졌는지,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마음에 담았는지, 또 그러 한 느낌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풀어져야 할지, 내가 없는 동안 일처리는 어떻게 잘 되가는 지 등등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밤이라 그런 지 긴장이 풀리면서 몸살이 오기 시작해 일찍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모두의 짐을 챙겨 보나, 미선, 에릭 등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타 필리핀 공항으 로 향했다. 필리핀항공은 항공권이 없으면 공항 내 조차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차에서 내려 공 항 밖에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 후 공항으로 들어왔다.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내 나름 대로의 고민과 교육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교육내용 중 내가 꼭 기억해야 할 것 들> 1. CO의 개념, 방법, 관계, 역사 등에 대한 이해 필요 / 우리 단체의 성격은 어떠한 것인가? 성격 을 구별하여 CO의 장점 배우기에 노력하자 2. 국제화시대이다. 아시아는 내 친구이며 경계를 넘어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만행과 예 전에 받았던 원조는? 국제무대도 내 활동의 장으로 생각하여 연대하고 소통하도록 노력하자. 3. 무엇을 잘못했는지 평가하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 Reflection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주민을 만날 때 필요한 체크리스트 -> Door Knocking Sheets, Menbership Card, Housing, Articles, 단체소개서 등 5. 항상 Smile 6. 한국과 비교하지 말고 얻을 것만 봐라. 7. 빈곤의 개념 재정립 -> 침묵의 문화(경제+참여배제+기회불평등 등) 8. Power 에 대한 개념이해 9.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옳은 지만을 알아라. 10. 운동은 나누는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 조직에 대한 고민 내 자신에 대한 고민 기록은 기억을 잠식한다 창조, 도전, 재구성 수평을 위한 수직이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편견깨기 조직에 어떻게 나눌 것인가? 자아존중감 높이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라 삶에 대한 성찰 왜 운동을 하는가? 나에 대한 재구성, 재탄생 나에 대해, 조직에 대해 돌아보기 나의 강점과 약점은? 우리 단체의 성격 내 주변 돌아보기 느리지만 긴호흡, 깊은 통찰력 요구 언행일치 사무국장으로서의 포용력 운동의 지평 넓히기 정기적 성찰 필요 국제화 시대 영어의 필요성 센터의 비젼이 무엇인가? - 25 -
  • 27. ▌ 연수 프로그램 평가내용 [오리엔테이션 평가] - 국내에서 자료집 사전배부를 포함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으면 좋겠다. - NGO와 CO의 개념을 미리 짚었으면 좋겠다. - 연수생 각자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왔는지 등의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짧았다. [프로그램 평가] - 필리핀의 운동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 었다. 가부야오를 다녀와서야 국제연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 CO가 여러 형태의 내용, 조직이 있었을 텐데 빈민지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쉬웠다. CO의 조직운 영 등의 개괄적인 내용보다는 현재 상황파악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 조직형성과 현안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 국제연대를 기대하고 왔는데, 국제연대를 매개할 수 있는 단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 었다. - 연수기간 중에 하루하루 리플렉션이 필요했는데 하루만 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가부야오를 다 녀와서 바로 민도로에 오게 되니 리플렉션이 충분히 필요한 부분에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 가부야오를 다녀와서 바로 민도로에 오는 것은 연수프로그램 성격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 다. - 한국의 실무자와 필리핀의 프로그램 실무자가 안내자의 역할에 있어서 연결이 미흡했다. - 가부야오 지역에 계속해서 NGO가 찾아가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 아시 아NGO센터에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 가부야오에서는 생존의 문제일 텐데 우리 프로그램을 위해 연수생들을 가게 하는 것이 그들을 대상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 평가] - 가부야오 방문프로그램을 빼고는 사실상 모두 오리엔테이션이었다. 굳이 그런 내용에 대한 오리 엔테이션이 너무 길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오히려 현장체험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 - 연수프로그램의 일정을 늘려서 이론과 현장방문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CO라는 새로운 운동방식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 ‘우물 안 개구리’로 일하다가 이번 연수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고, 운동 시작할 때 가 졌던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 COM을 보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동안의 운동방식은 CO철학은 없고 사업의 외형적인 것을 먼저 갖추고 진행하다보니 운동과 사업 중 무엇을 중요시했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현장을 중요시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 CO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때인 것 같다. - 빈곤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알고 싶었는데, 주민리더를 발굴하여 조직가로 만드는 것이 부러웠고 소속단체에 어떻게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이 더욱 커졌다. - 26 -
  • 28. ▌ 소감문 운동의 시야를 넓히자 필리핀 CO 단기연수 참가기 서윤미(구로건강복지센터) 필리핀에 대한 기대감, 교육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 차 인천공항에 도착하였 다. 인천공항에 모인 18명의 연수생들, 모두들 각자의 기대와 설렘으로 들떠있을 것이다. 우린 그렇게 8박 9일을 함께 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그 때의 설레임을 간직하며 활 동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첫 직장으로 복지운동단체에 발을 딛었고 이제 3년이 꽉 차게 되었 다. 첫 직장이라 더욱더 열심히,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라서 최선을 다해 일 해왔지만 3년 이 되면서 배부른(?)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재충전할 고민만하고 있던 터에 필리핀 연수를 가게 되었다. 신입 때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에서 기초조직가 훈련을 3개월가량 받으면 서 CO(주민조직)와 내가 하고 있는 활동과의 간격을 보면서 조급해하기도 하며 스스로 자책하기도 하였다. 어느 때는 욕심이 생겨 잘하는 단체를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 렇지 못한 나를 보면서 나를 더 채근했던 것 같다.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볼만한 ‘내가 과연 옳은 방향으로 잘하고 있는 것인가?’ 에 대한 성찰적 고민들을 할 때에 이번 필리핀 연수를 받게 된 것이다. 나에게 필리핀 연수는 한마디로 ‘번개’ 였다. 반짝하면서 내 머릿 속을, 내 가슴 속을 휘 저었다. 구로라는 지역에서 구로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보건의료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 제연대라는 것은 나의 활동영역이 아닌 것만 같았고 다른 관련된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보고 느낀 지역주민들의 고민과 문제는 우리나라의 빈곤 계층들이 느끼고 고민하는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즉,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문제 또한 전 세계의 빈곤 계층이 느끼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활동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것이다. ‘빈곤’ 이라는 구조적 문제, 사회적 문제 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러한 거시 적인 문제인식 속에서 시야를 넗혀 생각하고 그 속에서 나의 지역적 활동들이 갖는 의미 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 아시아NGO센터 나효우 소장님이 이야기 하신 국제무대도 나의 활동의 장으로 봐야한다 는 말씀이 가슴 속 깊이 새겨지면서 나의 운동적 시야와 지평이 넓어지는 듯 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생각하고 볼 것이 아니라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그러한 활동가!! 번개처럼 내 마음 속에 새겨졌다. 또한, 필리핀에서 CO-M, UPA, SAMA-SAMA 등의 단체를 방문하고 지역주민을 만나면 주 - 27 -
  • 29. 민조직가가 지역주민을 믿는 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지역주민을 약한 자, 돌봐줘야 할 자로 규정하고 무엇인가로 계속 그들에게 제공하 고 베풀려고 한다. 즉, 시혜적 관점에서 주민을 규정하는 것이지 권리적 관점에서 바라보 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만난 주민조직들은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일어났으며 그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조직가는 어떠한 해결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촉매자, 중개자의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 을 주민조직가 기초훈련 때 배웠지만 그 보다 더 한 단계 앞선 그들을 보면서 CO-M 의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하신 ‘Power' 라는 단어가 강하게 박혔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들이 갖 고 태어난 권리, Yes or No 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그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이번 필리핀 연수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가부야호’ 주민들과의 동침(?) 이었다. 지역 주민 분들에게 하루 다녀가는 식객으로 없는 것까지 나눠야 하는 불편함을 드려 너무 죄 송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큰 경험과 고통이었다. 무능하고 부패한 필리핀 정부로 인해 철도주변에 기거하다 먼 곳으로 이주 된 주민들, 이유인 즉슨 남부철도공사에 한국정부가 ODA로 투자하면서 필리핀정부는 투자에 따라 주민들은 가부야호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아무런 기반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 주민들을 고립시켜놓고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식수, 전기, 학교, 관공서, 병의원 등의 부족과 없음으로 인해 주민들은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빈곤의 대물림’ 은 한국 사회에서도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머무른 집 에는 4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이어졌 다. 다른 집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중간에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내가 머무른 집은 다닌다고 하나 교육여건이 좋지도 않은 실정이었다. 또한 마감이 되지 않은 시멘트 집과 부족한 식량과 전기를 보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해서 마음이 매우 아팠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돌아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 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어떻게 고민들을 풀어내고 나눌 것인 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그들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내 운동의 지평을 넗혀 고민하 고 그 속에서 나의 활동들의 의미를 찾고 단체에 풀어내고 나누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 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살라마 뽀. 가 부야호 지역주민들께, 기관방문을 반갑게 맞아주었던 조직가분들께 그리고 아시아NGO센 터에 감사드립니다.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