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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6 Issue 2, No.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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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의쿵후
누구나강점은있다
문제해결?강점찾기가먼저다
130
H&M
August 2016 Issue 2 No.207
옳은 말이 꼭 ‘먹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분야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 소위 컨설턴트나 교수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컨설팅이나 강의의 가장 큰 문제점
은 많은 경우 현실과 동떨어진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데 있다. 파워포
인트 위의 화려한 도식 안에 문제점과 가능한 해결책을 적어 놓고 이를
화살표 방향대로 처리하기만 하면 문제가 사라질 것 같지만 현실 속에
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힘으로 위에
서부터 밀어붙이면 도움은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을 그렇게 하면, 직원
들은 CEO만 바라보며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만 일하게 된다.
이런 회의론에 빠지면서 필자는 점차 리더와의 1대1 코칭을 하거나
소규모 워크숍을 문제 해결 방법론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워크숍에서
핵심은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대화하며 스스로 방향을 잡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멋진 보고서나 한두 시간의 강의로 어떤 변화를 만
들기란 힘들다.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이 바뀌어야 한다.
긍정탐구(Appreciative Inquiry)1)
방법론
필자는 지난 3월과 8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 위치한 케이
스 웨스턴 리저브대(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웨더헤
드 경영대학(Weatherhead School of Management)에 방문해 긍
정탐구(Appreciative Inquiry·AI) 방법론을 1980년대에 창안해 지
금까지 보잉과 같은 기업은 물론 컨설팅사인 맥킨지를 비롯, UN 등과
협업을 해온 데이비드 쿠퍼라이더(David Cooperrider) 교수가 진행
하는 AI 프로그램2)
에 참여했다. 데이비드 쿠퍼라이더 교수는 1980년
대에 멘토였던 수레쉬 스리바스트바(Suresh Srivastva)와 함께 긍정
탐구의 토대를 만들었고, 이후 로널드 프라이(Ronald Fry), 다이애나
휘트니(Diana Whitney) 등과도 활발하게 협업하면서 AI 프로그램
을 발전시켰다.
ArticleataGlance
긍정탐구(AppreciativeInquiry)방법론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문제’의 근본 원인
이 무엇인지에 집중해 해결책을 도출하려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조직 내 강점과 긍정적 측면, 소위 ‘성
공’의근본원인에초점을둬변화를이끌어내려는시
도.이른바‘무엇이문제인가(what’s the problem)’
에집중하기보다는‘무엇이제대로작동하고있는가
(what’s working)’에 초점을 둬 현상을 새롭게 바라
보도록함으로써조직내근본적변화를통해문제해
결을꾀함.
편집자주
비즈니스의 세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무림의 고수
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경영학자만은 아니며, 때론 심
리학자나 행정학자, 혹은 재즈 연주자나 코미디 배우 등
예술가일 때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대표가10년째세계곳곳을돌아다니며현장에서실질적
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숨어 있는 고수들을 직접 만
나 그들만의 비기(祕技)가 무엇인지를 파헤쳤습니다. 전
세계다양한전문가들로부터배워온김호대표의통찰을
DBR을통해나눠봅니다.
누구나강점은있다
문제해결?강점찾기가먼저다
김호 더랩에이치(THE LAB h) 대표 hoh.kim@thelabh.com
HR 김호의쿵후
www.dongabiz.com
131
지난 3월 만난 쿠퍼라이더 교수는 전 세계에서 긍정탐구
를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리
더십의 과제란 강점들이 서로 맞물리도록 해 조직의 약점
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
했다. 이것이 바로 긍정탐구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심리학이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 인간 심리의 문제점을
파헤쳐 오다가 최근 들어 ‘인간은 과연 어떤 상황에서 더
행복감을 느끼는가’ 등을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이 생겨났
듯, 경영학에서도 문제점에 집중하기보다는 긍정적 측면
에 집중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긍정탐구 방법론이 추구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전통적 문제해결 방식의 한계
우리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을 위해 문제를 정
의하고, 그 근본원인(root cause)을 찾아내 해결책을 브
레인스토밍 하고 액션플랜을 만드는 프로세스에 익숙하
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문제를 해결하지!”라는
말은 당연하게 들린다.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 몸이 아
픈 환자의 경우 의사는 각종 진단과 검사를 통해 어떤 질병
인지를 정의하고,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자동차
나 기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몸속의 질병,
자동차나 기계의 문제들은 정확하게만 찾아내 제거하거나
변화를 시키면 그에 따라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조직 내부의 문제는 ‘사람’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공장의 기계가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에
서 문제가 되는 사람과 해결하려는 사람, 문제를 지적하고
방어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복잡한 의견과 감정, 정치와 이
해관계가 충돌한다. 조직의 문제를 기계나 몸속의 질병처
럼 해결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상황을 생
각해보자.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79%의 소비자가 만족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신이 CEO라면 어떤 조치를 취하
겠는가? 21%의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
지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개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직원들
에게 지시하지는 않을까? 이 상황은 자동차 수리 서비스
업체인 영국의 BP프로케어(BP Procare)의 실제 상황이
었다. 이들은 문제점을 찾아 직원들에게 발표하고 개선하
라고 ‘옳은 소리’를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고객 불
만족을 이끈 원인들이 밝혀지자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
졌고, 일부는 다른 부서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태
도를 보였다. 그 결과, 정확하고 올바른 분석에도 불구하
고 소비자 만족도는 더 떨어졌다.
BP프로케어는 이후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을 바꿔 다시
시도했다. 자신들의 서비스에 만족해 하는 소비자들을 인
터뷰해 자신들의 어떤 행동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지를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즉, ‘문제’의 근본원인이 아니라 부
분적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성공’의 근
본원인(root causes of success)에 집중했다. 그리고는
조직 내부에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의 소비자들은 이런
1)AI(Appreciative Inquiry)에 대한 국내 문헌을 보면 ‘강점탐구’ 혹은 ‘긍정탐
구’로번역한것을볼수있다.두가지용어모두AI의뜻을표현하는데무리
는 없으나 필자는 ‘긍정탐구’로 번역한다. 우선 쿠퍼라이더 교수는 ‘탐구’에
더방점을둔다.조직의구성원들이회의나일상속의대화를통해어떤탐구
나 연구를 하는가에 따라 조직의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Appreciative를 강점으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목적어로서 무엇을 탐구하는
가에 초점이 있다면 긍정으로 번역할 경우 보다 넓은 의미로 탐구의 태도
(attitudesofinquiry)에더초점이있다.쿠퍼라이더교수는탐구에있어사고
방식(mindset)이나태도를강조하기때문에긍정탐구로번역했다.
2)긍정탐구(AI) 프로그램은 총 3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3.5일과정으로AI의기초와이론에대해배운다.2부는필드워크(fieldwork)
로 전 세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콘퍼런스 콜로 연결해 쿠퍼라이더 교수와 함
께실제적용에대해토론을진행한다.이기간중에는비즈니스가세상의변
화에긍정적영향을끼친사례를발굴해인터뷰를진행하는과제물도주어진
다.마지막3부는다시웨더헤드경영대학에모여그동안실제적용한사례를
발표하고피드백을받는시간을갖는다.수료증을받을목적이아니라면1부
만선택적으로수강할수있다.문의는seminars@case.edu로하면된다.
2016년8월초쿠퍼라이더교수(왼쪽서있는이)가전세계에서모인참석자들과
함께AI프로그램중‘오픈스페이스러닝익스체인지(OSLX)’라는세션을진행하
는모습.이자리에서참석자들은AI기본프로그램이수후,5개월간필드워크를
통해경험한AI에대해각자궁금하거나공유하고싶은주제를자유롭게정하고,
스스로그룹을정해토론한뒤전체발표를함으로써서로의통찰을공유했다.
132
August 2016 Issue 2 No.207
점에 만족하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 이런 요인들을 연구
하고 더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격려했다. 문제
점을 없애거나 고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요소를 확대하도
록 격려하자 8개월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소비자 만족도
가 79%에서 95%로 올랐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긍정요소
를 확대하고자 할 때에는 임원이나 부서 사이에 정치적인
‘날’을 세울 필요가 없다. 누구도 비난할 필요가 없기 때문
이다. 긍정탐구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긍정 인터뷰
AI는 크게 4개의 과정(Discovery-Dream-Design-
Destiny로 이어져 ‘4D 사이클’이라고 부른다)으로 이뤄
진다. 즉, 1대1 긍정 인터뷰를 통해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강점을 발견(Discovery)하고 나면, 팀 토론을 통해 우리
에게 어떤 긍정적 변화의 기회가 있는지 함께 꿈꾸게 되고
(Dream), 이러한 기회를 살려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변
화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되며(Design), 마지막으로
우리가 즉각적이면서 지속적으로 실행으로 옮길 것을 정하
게(Destiny)된다.
쿠퍼라이더 교수는 긍정탐구 워크숍 첫째 날 오전 참석
자들을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서로 인터뷰하도록 했다. 인
터뷰 질문은 표 1에서처럼 크게 세 가지다. 이 질문은 기
본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를 각자의 상황에 적용해 활용
해볼 수 있다.
표 1의 질문 구조를 보면 첫째 질문에서는 개인의 최상
경험과 강점에 대해 묻고, 두 번째는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
서 최상의 경험과 향후 지켜나가야 할 강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마지막 질문은 미래에 대한 질문으로 조직이 긍정
적으로 변화했을 때 어떤 모습들을 보고 싶은지에 대해 묻
는다. 즉 미래의 최상 경험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이러
한 질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기보다는 어떤 강점이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며 앞으로 무엇이 가능한지를 묻는
다. 이는 긍정탐구의 원칙에 의거해 만들어진 질문이다.
긍정탐구에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어떤 질문
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지에 따라 조직은 그 방향으로 움
직이고 조직의 삶을 만들어간다고 믿는다. 또한 미래에 대
해 어떤 장면을 상상하는지가 오늘 우리의 행동을 이끈다
고 본다. 물론 매일 긍정적 대화만 나누며 살 수는 없다. 다
만 긍정탐구가 제안하는 것은 내 자신이, 그리고 우리 조직
이 너무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에만 빠져들어 조직의 대화
가 부정적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부정적 대화
가 지배적이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마저도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중심의 사고는 조직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를 정하는
데에서도 드러난다. 영국항공(British Airway)은 탑승객
들의 수하물 분실로 골치를 앓고 있었을 때 초기에는 ‘과도
한 수하물 분실(excessive baggage loss)’을 조직 내부에
서 해결해야 할 이슈로 고려했다. 하지만 긍정탐구를 적용
해 ‘최고의 도착 경험(outstanding arrival experience)’
이라고 재정의했다. 두 가지 다른 프레임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의했을 때, 조직 내부의 분위기나 협조가 어떤 방
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러한 대화를 누구와 해야 할까? 긍정탐구에서는 조직
의 강점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회의실에서 임
원들끼리의 대화만이 아닌 전체 규모에서의 변화(Whole
System Positive Change)를 강조한다. 여기에서 전체
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의 문제가 있는데, 쿠퍼라이
더 교수는 임직원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해관계자로 확장
한다. 즉, 조직의 전략수립 및 변화관리를 위한 대화에 소
비자 등의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실제 쿠퍼라이더 교수는 자신이 재직하는 대학의 미래
긍정탐구 인터뷰 핵심 질문표1
1.당신의커리어에서가장당신이활발했고,효과적이었으며,
참여감도높았던…기억에남는최상의경험은무엇입니까?
A.당시어떤도전이있었고,어떻게돌파구를마련했으며,
어떤점에서혁신이있었는지,그로부터얻은통찰이있다면무엇입니까?
B.그런성공의원인은무엇이라고보십니까?
C.그런성공의경험을되돌아봤을때당신의최고의강점세가지는
무엇이라고보십니까?
2.당신이일하는조직이하나의팀으로서가장참여감이높았고,
효과적이었으며열정이넘쳤던때는언제입니까?
A.당시무엇이조직을그렇게성공적으로만들었다고보십니까?
B.당신이일하는조직이앞으로도계속지켜가야할것이있다면
무엇이라고보십니까?
3.우리가깊은잠에빠져들었다가10년뒤인2026년에깨어났다고
상상해봅시다.주변을둘러볼때무엇이새롭고,다르며,더나아졌습니까?
2026년에_________________________모습을볼때나는내조직에대해
가장자랑스러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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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전략 수립에 긍정탐구 방법을 사용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는 교내 교수, 직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등도 초대를 했
다. 처음에 대학 측이 쿠퍼라이더 교수의 제안에 당황했음
은 물론이다. 그동안 전략이란 몇몇 보직 교수들이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의
초대로 글로벌 경제 서밋(Global Economic Summit)에
서 긍정탐구를 활용할 때에도 UN의 리더뿐 아니라 시민
사회 각국에서 500여 명의 비즈니스 CEO가 함께 모여 인
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코피 아난 총장은 이
후 “긍정탐구가 아니었다면 정부, 시민사회, 기업에서 온
사람들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
라고 평가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vs.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만드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 그 이상이 필요하다. 즉, 세상을 새롭게 보는 방법을 배
워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탐구는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내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관점을 제
시한다. 즉, ‘무엇이 문제인가(what’s the problem)’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 문제해결 방식과 달리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what’s working)’라는 관점에서 현상
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긍정탐구에는 부
서 간, 사람 간 장벽을 낮춰주고, 문제(problem)보다는 가
능성(possibility)에 무게를 두고 협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조직 문제를 이성과 논리에 따라서만 해결하려는 무
모한 시도 대신 인간의 감정적 측면을 십분 고려해 문제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나 뒷담화로 우리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 수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모두들 문제에 대한 전문가처럼
보인다. 하지만 좀처럼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해결
의 최종 목표는 조직 내부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이다. 하지만 조직은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 근원적
문제를 찾아낸다고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해 감
정의 ‘노예’라고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긍정적 변화는 똑똑한 몇 사람의 보고서나 논리
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조직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자기
자신과 조직의 변화 가능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함께 긍정
적 방향의 해결책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쿠퍼라이더 교수는 추천 도서 중 하나로 조직 전문 컨설
턴트이면서 작가인 마가렛 휘틀리의 책을 권했다. 그 중
서로에게 기대어 보기를(Turning to One Another)이
라는 책에 수록된 같은 제목의 시를 번역해 옮겨본다. 이
시처럼 진정한 조직의 변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귀 기울이
며 기대어볼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서로에게 기대어보기를’ -김은령·김호공역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나서는 공동체보다
더 위대한 힘은 없다네.
“무엇이 잘못됐지?”라고 묻기보다는
“무엇이 가능할까?”라고 묻기를. 계속 묻기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길.
다른 많은 사람들도 당신과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을 생각하길.
정말 중요한 대화를 시작할 용기를 갖기를
아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며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길.
앞으로 발견할 차이점에 관심 갖기를.
놀랄 준비를 하고 있기를 확실성보다
호기심을 중요하게 여기길.
가능성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기를.
모든 사람은 무엇인가에 전문가라는사실을 잊지 말기를.
창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연결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진정한 경청은 사람들이 좀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드네.
의미 있는 대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고
인간의 선량함에 기대어보길. 함께 지내기를.
필자는 리더십 및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오고 있다. 한국외
대(불어와 철학)와 미국 마켓대(PR)에서 학사와 석사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에서 박사 학위(공개사과에 대한 인지적 연구)를 받았다. 전 세계 19명만이 있는 로
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공인 트레이너(CMCT)이며, 글로벌 PR컨설팅사
에델만의한국법인대표를지냈다.서강대영상정보대학원및경희대언론정보대학
원 겸임 교수로도 활동했다. 저서로 쿨하게 사과하라(2011, 공저) 쿨하게 생존하
라(2014)평판사회(2015,공저)나는왜싫다는말을못할까(2016)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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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01608 김호의 쿵후 1 Appreciative Inquiry

  • 1. 비즈니스 리더의 프리미엄 솔루션 August 2016 Issue 2, No.207 저작권 공지 본 PDF 문서에 실린 글, 그림, 사진 등 저작권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은 모든 자료는 발행사인 (주)동아일보사에 저작권이 있으며, 사전 동의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본 PDF 문서는 DBR 독자 및 www.dongabiz.com 회원에게 (주)동아일보사가 제공하는 것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동아일보사의 허락 없이 PDF문서를 온라인 사이트 등에 무단 게재, 전재하거나 유포할 수 없습니다. 본 파일 중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구독 문의 ● 개인 구독 문의: 070-4040-6764 은행계좌: 우리은행 1005-801-116229 ㈜디유넷 ● 단체 구독 문의: 02-2020-0570 은행계좌: 우리은행 217-221493-13-002 ㈜동아일보사 PDF Edition 김호의쿵후 누구나강점은있다 문제해결?강점찾기가먼저다
  • 2. 130 H&M August 2016 Issue 2 No.207 옳은 말이 꼭 ‘먹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분야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 소위 컨설턴트나 교수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컨설팅이나 강의의 가장 큰 문제점 은 많은 경우 현실과 동떨어진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데 있다. 파워포 인트 위의 화려한 도식 안에 문제점과 가능한 해결책을 적어 놓고 이를 화살표 방향대로 처리하기만 하면 문제가 사라질 것 같지만 현실 속에 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힘으로 위에 서부터 밀어붙이면 도움은 된다. 하지만 모든 일을 그렇게 하면, 직원 들은 CEO만 바라보며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만 일하게 된다. 이런 회의론에 빠지면서 필자는 점차 리더와의 1대1 코칭을 하거나 소규모 워크숍을 문제 해결 방법론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워크숍에서 핵심은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대화하며 스스로 방향을 잡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멋진 보고서나 한두 시간의 강의로 어떤 변화를 만 들기란 힘들다.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이 바뀌어야 한다. 긍정탐구(Appreciative Inquiry)1) 방법론 필자는 지난 3월과 8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 위치한 케이 스 웨스턴 리저브대(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웨더헤 드 경영대학(Weatherhead School of Management)에 방문해 긍 정탐구(Appreciative Inquiry·AI) 방법론을 1980년대에 창안해 지 금까지 보잉과 같은 기업은 물론 컨설팅사인 맥킨지를 비롯, UN 등과 협업을 해온 데이비드 쿠퍼라이더(David Cooperrider) 교수가 진행 하는 AI 프로그램2) 에 참여했다. 데이비드 쿠퍼라이더 교수는 1980년 대에 멘토였던 수레쉬 스리바스트바(Suresh Srivastva)와 함께 긍정 탐구의 토대를 만들었고, 이후 로널드 프라이(Ronald Fry), 다이애나 휘트니(Diana Whitney) 등과도 활발하게 협업하면서 AI 프로그램 을 발전시켰다. ArticleataGlance 긍정탐구(AppreciativeInquiry)방법론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문제’의 근본 원인 이 무엇인지에 집중해 해결책을 도출하려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조직 내 강점과 긍정적 측면, 소위 ‘성 공’의근본원인에초점을둬변화를이끌어내려는시 도.이른바‘무엇이문제인가(what’s the problem)’ 에집중하기보다는‘무엇이제대로작동하고있는가 (what’s working)’에 초점을 둬 현상을 새롭게 바라 보도록함으로써조직내근본적변화를통해문제해 결을꾀함. 편집자주 비즈니스의 세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무림의 고수 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경영학자만은 아니며, 때론 심 리학자나 행정학자, 혹은 재즈 연주자나 코미디 배우 등 예술가일 때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대표가10년째세계곳곳을돌아다니며현장에서실질적 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숨어 있는 고수들을 직접 만 나 그들만의 비기(祕技)가 무엇인지를 파헤쳤습니다. 전 세계다양한전문가들로부터배워온김호대표의통찰을 DBR을통해나눠봅니다. 누구나강점은있다 문제해결?강점찾기가먼저다 김호 더랩에이치(THE LAB h) 대표 hoh.kim@thelabh.com HR 김호의쿵후
  • 3. www.dongabiz.com 131 지난 3월 만난 쿠퍼라이더 교수는 전 세계에서 긍정탐구 를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리 더십의 과제란 강점들이 서로 맞물리도록 해 조직의 약점 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 했다. 이것이 바로 긍정탐구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심리학이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 인간 심리의 문제점을 파헤쳐 오다가 최근 들어 ‘인간은 과연 어떤 상황에서 더 행복감을 느끼는가’ 등을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이 생겨났 듯, 경영학에서도 문제점에 집중하기보다는 긍정적 측면 에 집중해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긍정탐구 방법론이 추구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전통적 문제해결 방식의 한계 우리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을 위해 문제를 정 의하고, 그 근본원인(root cause)을 찾아내 해결책을 브 레인스토밍 하고 액션플랜을 만드는 프로세스에 익숙하 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문제를 해결하지!”라는 말은 당연하게 들린다.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 몸이 아 픈 환자의 경우 의사는 각종 진단과 검사를 통해 어떤 질병 인지를 정의하고,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자동차 나 기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몸속의 질병, 자동차나 기계의 문제들은 정확하게만 찾아내 제거하거나 변화를 시키면 그에 따라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조직 내부의 문제는 ‘사람’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공장의 기계가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에 서 문제가 되는 사람과 해결하려는 사람, 문제를 지적하고 방어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복잡한 의견과 감정, 정치와 이 해관계가 충돌한다. 조직의 문제를 기계나 몸속의 질병처 럼 해결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상황을 생 각해보자.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79%의 소비자가 만족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신이 CEO라면 어떤 조치를 취하 겠는가? 21%의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 지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개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직원들 에게 지시하지는 않을까? 이 상황은 자동차 수리 서비스 업체인 영국의 BP프로케어(BP Procare)의 실제 상황이 었다. 이들은 문제점을 찾아 직원들에게 발표하고 개선하 라고 ‘옳은 소리’를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고객 불 만족을 이끈 원인들이 밝혀지자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 졌고, 일부는 다른 부서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태 도를 보였다. 그 결과, 정확하고 올바른 분석에도 불구하 고 소비자 만족도는 더 떨어졌다. BP프로케어는 이후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을 바꿔 다시 시도했다. 자신들의 서비스에 만족해 하는 소비자들을 인 터뷰해 자신들의 어떤 행동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지를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즉, ‘문제’의 근본원인이 아니라 부 분적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성공’의 근 본원인(root causes of success)에 집중했다. 그리고는 조직 내부에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의 소비자들은 이런 1)AI(Appreciative Inquiry)에 대한 국내 문헌을 보면 ‘강점탐구’ 혹은 ‘긍정탐 구’로번역한것을볼수있다.두가지용어모두AI의뜻을표현하는데무리 는 없으나 필자는 ‘긍정탐구’로 번역한다. 우선 쿠퍼라이더 교수는 ‘탐구’에 더방점을둔다.조직의구성원들이회의나일상속의대화를통해어떤탐구 나 연구를 하는가에 따라 조직의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Appreciative를 강점으로 번역하는 경우에는 목적어로서 무엇을 탐구하는 가에 초점이 있다면 긍정으로 번역할 경우 보다 넓은 의미로 탐구의 태도 (attitudesofinquiry)에더초점이있다.쿠퍼라이더교수는탐구에있어사고 방식(mindset)이나태도를강조하기때문에긍정탐구로번역했다. 2)긍정탐구(AI) 프로그램은 총 3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3.5일과정으로AI의기초와이론에대해배운다.2부는필드워크(fieldwork) 로 전 세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콘퍼런스 콜로 연결해 쿠퍼라이더 교수와 함 께실제적용에대해토론을진행한다.이기간중에는비즈니스가세상의변 화에긍정적영향을끼친사례를발굴해인터뷰를진행하는과제물도주어진 다.마지막3부는다시웨더헤드경영대학에모여그동안실제적용한사례를 발표하고피드백을받는시간을갖는다.수료증을받을목적이아니라면1부 만선택적으로수강할수있다.문의는seminars@case.edu로하면된다. 2016년8월초쿠퍼라이더교수(왼쪽서있는이)가전세계에서모인참석자들과 함께AI프로그램중‘오픈스페이스러닝익스체인지(OSLX)’라는세션을진행하 는모습.이자리에서참석자들은AI기본프로그램이수후,5개월간필드워크를 통해경험한AI에대해각자궁금하거나공유하고싶은주제를자유롭게정하고, 스스로그룹을정해토론한뒤전체발표를함으로써서로의통찰을공유했다.
  • 4. 132 August 2016 Issue 2 No.207 점에 만족하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 이런 요인들을 연구 하고 더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격려했다. 문제 점을 없애거나 고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요소를 확대하도 록 격려하자 8개월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소비자 만족도 가 79%에서 95%로 올랐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긍정요소 를 확대하고자 할 때에는 임원이나 부서 사이에 정치적인 ‘날’을 세울 필요가 없다. 누구도 비난할 필요가 없기 때문 이다. 긍정탐구의 가치는 여기에 있다. 긍정 인터뷰 AI는 크게 4개의 과정(Discovery-Dream-Design- Destiny로 이어져 ‘4D 사이클’이라고 부른다)으로 이뤄 진다. 즉, 1대1 긍정 인터뷰를 통해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강점을 발견(Discovery)하고 나면, 팀 토론을 통해 우리 에게 어떤 긍정적 변화의 기회가 있는지 함께 꿈꾸게 되고 (Dream), 이러한 기회를 살려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변 화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되며(Design), 마지막으로 우리가 즉각적이면서 지속적으로 실행으로 옮길 것을 정하 게(Destiny)된다. 쿠퍼라이더 교수는 긍정탐구 워크숍 첫째 날 오전 참석 자들을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서로 인터뷰하도록 했다. 인 터뷰 질문은 표 1에서처럼 크게 세 가지다. 이 질문은 기 본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를 각자의 상황에 적용해 활용 해볼 수 있다. 표 1의 질문 구조를 보면 첫째 질문에서는 개인의 최상 경험과 강점에 대해 묻고, 두 번째는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 서 최상의 경험과 향후 지켜나가야 할 강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마지막 질문은 미래에 대한 질문으로 조직이 긍정 적으로 변화했을 때 어떤 모습들을 보고 싶은지에 대해 묻 는다. 즉 미래의 최상 경험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이러 한 질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기보다는 어떤 강점이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며 앞으로 무엇이 가능한지를 묻는 다. 이는 긍정탐구의 원칙에 의거해 만들어진 질문이다. 긍정탐구에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어떤 질문 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지에 따라 조직은 그 방향으로 움 직이고 조직의 삶을 만들어간다고 믿는다. 또한 미래에 대 해 어떤 장면을 상상하는지가 오늘 우리의 행동을 이끈다 고 본다. 물론 매일 긍정적 대화만 나누며 살 수는 없다. 다 만 긍정탐구가 제안하는 것은 내 자신이, 그리고 우리 조직 이 너무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에만 빠져들어 조직의 대화 가 부정적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부정적 대화 가 지배적이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마저도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중심의 사고는 조직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를 정하는 데에서도 드러난다. 영국항공(British Airway)은 탑승객 들의 수하물 분실로 골치를 앓고 있었을 때 초기에는 ‘과도 한 수하물 분실(excessive baggage loss)’을 조직 내부에 서 해결해야 할 이슈로 고려했다. 하지만 긍정탐구를 적용 해 ‘최고의 도착 경험(outstanding arrival experience)’ 이라고 재정의했다. 두 가지 다른 프레임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의했을 때, 조직 내부의 분위기나 협조가 어떤 방 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러한 대화를 누구와 해야 할까? 긍정탐구에서는 조직 의 강점을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회의실에서 임 원들끼리의 대화만이 아닌 전체 규모에서의 변화(Whole System Positive Change)를 강조한다. 여기에서 전체 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의 문제가 있는데, 쿠퍼라이 더 교수는 임직원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해관계자로 확장 한다. 즉, 조직의 전략수립 및 변화관리를 위한 대화에 소 비자 등의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것이다. 실제 쿠퍼라이더 교수는 자신이 재직하는 대학의 미래 긍정탐구 인터뷰 핵심 질문표1 1.당신의커리어에서가장당신이활발했고,효과적이었으며, 참여감도높았던…기억에남는최상의경험은무엇입니까? A.당시어떤도전이있었고,어떻게돌파구를마련했으며, 어떤점에서혁신이있었는지,그로부터얻은통찰이있다면무엇입니까? B.그런성공의원인은무엇이라고보십니까? C.그런성공의경험을되돌아봤을때당신의최고의강점세가지는 무엇이라고보십니까? 2.당신이일하는조직이하나의팀으로서가장참여감이높았고, 효과적이었으며열정이넘쳤던때는언제입니까? A.당시무엇이조직을그렇게성공적으로만들었다고보십니까? B.당신이일하는조직이앞으로도계속지켜가야할것이있다면 무엇이라고보십니까? 3.우리가깊은잠에빠져들었다가10년뒤인2026년에깨어났다고 상상해봅시다.주변을둘러볼때무엇이새롭고,다르며,더나아졌습니까? 2026년에_________________________모습을볼때나는내조직에대해 가장자랑스러울것이다.
  • 5. www.dongabiz.com 133 전략 수립에 긍정탐구 방법을 사용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는 교내 교수, 직원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등도 초대를 했 다. 처음에 대학 측이 쿠퍼라이더 교수의 제안에 당황했음 은 물론이다. 그동안 전략이란 몇몇 보직 교수들이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의 초대로 글로벌 경제 서밋(Global Economic Summit)에 서 긍정탐구를 활용할 때에도 UN의 리더뿐 아니라 시민 사회 각국에서 500여 명의 비즈니스 CEO가 함께 모여 인 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코피 아난 총장은 이 후 “긍정탐구가 아니었다면 정부, 시민사회, 기업에서 온 사람들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 라고 평가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vs.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만드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 그 이상이 필요하다. 즉, 세상을 새롭게 보는 방법을 배 워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탐구는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내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관점을 제 시한다. 즉, ‘무엇이 문제인가(what’s the problem)’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 문제해결 방식과 달리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what’s working)’라는 관점에서 현상 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긍정탐구에는 부 서 간, 사람 간 장벽을 낮춰주고, 문제(problem)보다는 가 능성(possibility)에 무게를 두고 협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조직 문제를 이성과 논리에 따라서만 해결하려는 무 모한 시도 대신 인간의 감정적 측면을 십분 고려해 문제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나 뒷담화로 우리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 수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모두들 문제에 대한 전문가처럼 보인다. 하지만 좀처럼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해결 의 최종 목표는 조직 내부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이다. 하지만 조직은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그 근원적 문제를 찾아낸다고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심하게 말해 감 정의 ‘노예’라고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긍정적 변화는 똑똑한 몇 사람의 보고서나 논리 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조직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자기 자신과 조직의 변화 가능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함께 긍정 적 방향의 해결책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쿠퍼라이더 교수는 추천 도서 중 하나로 조직 전문 컨설 턴트이면서 작가인 마가렛 휘틀리의 책을 권했다. 그 중 서로에게 기대어 보기를(Turning to One Another)이 라는 책에 수록된 같은 제목의 시를 번역해 옮겨본다. 이 시처럼 진정한 조직의 변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귀 기울이 며 기대어볼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서로에게 기대어보기를’ -김은령·김호공역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나서는 공동체보다 더 위대한 힘은 없다네. “무엇이 잘못됐지?”라고 묻기보다는 “무엇이 가능할까?”라고 묻기를. 계속 묻기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차리길. 다른 많은 사람들도 당신과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을 생각하길. 정말 중요한 대화를 시작할 용기를 갖기를 아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며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길. 앞으로 발견할 차이점에 관심 갖기를. 놀랄 준비를 하고 있기를 확실성보다 호기심을 중요하게 여기길. 가능성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기를. 모든 사람은 무엇인가에 전문가라는사실을 잊지 말기를. 창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연결에서 나온다는 점을 깨닫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진정한 경청은 사람들이 좀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드네. 의미 있는 대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고 인간의 선량함에 기대어보길. 함께 지내기를. 필자는 리더십 및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오고 있다. 한국외 대(불어와 철학)와 미국 마켓대(PR)에서 학사와 석사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에서 박사 학위(공개사과에 대한 인지적 연구)를 받았다. 전 세계 19명만이 있는 로 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공인 트레이너(CMCT)이며, 글로벌 PR컨설팅사 에델만의한국법인대표를지냈다.서강대영상정보대학원및경희대언론정보대학 원 겸임 교수로도 활동했다. 저서로 쿨하게 사과하라(2011, 공저) 쿨하게 생존하 라(2014)평판사회(2015,공저)나는왜싫다는말을못할까(2016)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