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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숫대에서 얻는 천연화장품
요즘 TV를 하루 종일 채우고, 지하철 안의 학생들을 스마트폰 화면
에 묶어 놓는 아이돌. 이들의 얼굴은 우유빛깔처럼 희다. 이들처럼 이제
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화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장품 산업은 수천 년부터 망하지 않고 내려온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다. 질 좋은 화장품으로 유명 연예인의 피부를 닮을 수 있다면 굶어
서라도 화장품을 바를 것이다. 누가 말린다고 통하지도 않는 일이다. 멋
있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고 건강해 보이겠다고 하는데 무슨 수로 이
를 말릴 수 있나? 화장품회사가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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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이오매스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는데 비싼 통신요금을 지불하는 거나 거울보고 화장품 바르는 것이
나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세태와 맞물려 요즘 화장품회사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른바 자연의 바람이다.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이 인기이고 화
학원료라면 고개를 돌린다.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백크림 화장품 광고에 저절로 눈이 가지만, 화장품 라벨의 원료에는
돋보기를 대서라도 자세히 확인한다. 당연한 반응이다. 내 피부에 바를
건데 오죽하랴.
피부는 민감하다. 친구들 몰래 다녀온 휴가는 그을린 얼굴로 금방 탄
로가 난다. 며칠 밤잠을 설친 피부는 거칠어지고 눈 아래는 다크서클로
깊은 웅덩이가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민감하고 예민한 피부
에 아무거나 바를 수는 없다.
화장품 성분은 주로 오일 계통의 유기물이다. 거기에 손으로 찍어 바
르고, 냉장고도 아닌 상온에서 보관하니 미생물이 자라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당연히 강력한 방부작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피부 알레
르기나 자극성이다.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방부제인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모두
피부에 영향을 주는 자극이 보고되어 있다. 그 정도의 자극은 전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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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안 된다고 해도, 이제 소비자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소비자는 아무
런 자극을 주지 않는 천연 화장품을 찾고 있다.
이런 추세는 비록 화장품뿐만이 아니다. 인체에 직접 닿는 많은 생활
용품, 예를 들면 샴푸, 세제 등 모든 세정제품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
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바람이다.
화장품은 물, 오일 그리고 이를 잘 섞어 주는 계면활성제의 혼합물이
다. 이 세 가지 기본원료 이외에 물질과 피부를 희게 하는 물질, 피부주
름을 억제하는 물질, 방부제 등 수많은 원료가 혼합되어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화학적으로 합성된다. 원료물질은 사우디 사막에
서 캐어 올린 원유에서 만들어진다. 멀리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
석유화학단지에 도착한 유조선에서 옮겨진 원유는 정제탑을 거쳐 분해
되어 기본물질을 만들어낸다. 비닐, 플라스틱 그리고 계면활성제 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이제 지구는 손이 텅 빈 빈털터리가 된다. 태울 것이 없고
만들 원재료가 없는 빈 덩어리. 거기에 그동안 태워 댄 이산화탄소는 지
구를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다. 지구는 엎친 데 덮친 상황에 놓
여 있다. 이러다가 화장품을 만들 원료조차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지도 모른다.
47
이것저것 따져 봐도 해답이 없다. 석탄, 석유를 몇 달 내에 만들 수 있
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미 답을 모두 다 알
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태양열로 물을 데우고 전기를 만
들 수도 있다. 그 답은 정확히 바이오매스다.
지구의 온난화, 원유의 고갈,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무, 풀, 옥수수 등 광합성을 해서 생산되는 바로
바이오매스다.
48
바이오화학에서 화장품, 식품 원료 소재를 만드는 과정
팜유 추출
비료
수확
잎 팜부
산물
분쇄
부산물 최종 산물
케미컬
정유
글리세린
중간공정
바이오디젤
연료
다양한 공정
정제
발효
가스화
기타 바이오가스
연료
플라스틱
케미컬
식품
비누
화장품
연료
케미컬
코팅제
접착제
풀
바이오
복합재
여기에서 모든 화학제품의 원료를 얻어야 한다. 화장품 원료도 마찬
가지다. 오늘 생산한 옥수수에서 옥수수기름을 짜고, 옥수숫대를 분해
해서 중간 물질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생물학적으로 숙신산*이나 알
코올을 만들고 이로부터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른바 바
이오화학이다.
화장품에 부는 바이오 바람
화장품 중 제일 중요한 원료인 계면활성제는 지금껏 화학원료에서
합성했다. 대표적인 LAS(Linear Alkylbenzene Sulfonate)*는 가장 많이
쓰이는 계면활성제*이고 원유물질에서 합성된다.
원유값이 오르면 당연히 LAS값도 오른다. 다른 계면활성제도 마찬가
지다. 화학합성 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화장품 분야에 값마저 오른
다면 설 자리가 없다.
계면활성제는 화장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용도를 가지고 있다. 반
이상이 세제에 쓰이고, 제약, 섬유산업 등 안 쓰이는 곳이 없다. 국내시
장도 4조원을 넘어선다. 세계 시장은 120조원에 이른다. 화학제품 중 가
장 중요한 소비재다. 우리 실생활 주변의 예를 들어 보면, 초콜릿,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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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빵, 마요네즈, 버터, 도금, 플라스틱시트, 카펫, 카펫세제, 정전
방지제, 식탁보, 살균제, 콘크리트, 비료, 살충제, 페인트, 자동차부동
액, 테이프, 자동차 몸체의 도료, 아스팔트,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구
두약, 가죽, 윤활유, 방청유*, 드라이클리닝 제품, 잉크, 옷감, 염색, 비
타민, 연고, 화장품, 안경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이제 화장품 산업에서도 생물계면활성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거
대한 메가트렌드*인 자연소재, 친환경소재, 여기에 발을 맞추기도 하지
만 무엇보다 생물계면활성제에 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코카콜라에서도 자사의 브랜드인 코카콜라 병 그림이 들어간 생분
해성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음료회사에서도
원료 수급 면에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 경쟁
력이 있다는 점에서 옥수수로부터 만든 일회용 컵을 만들고 있다는 이
야기다.
콜라회사가 이렇다면 화장품회사는 이보다 훨씬 더 자연원료를 사
용한 소재가 절실하다. 이미지, 콘셉트(concept)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는 만큼 당연히 피부 친화적인, 저자극성 천연물을 선호한다.
식물기름과 옥수수의 줄기를 분해한 당을 사용하고 효모를 이용해
50
발효시켜 만든 생분해성 계면활성제인 소포로리피드(Sophorolipid)*는
당과 식용유가 붙은 형태의 구조로서 생분해도가 아주 높다. 실험 결과
도 놀랍다. 4℃의 강물에서도 분해가 된다. 반면 합성계면활성제인 LAS
는 전혀 분해가 되지 않고 있다.
20년 전, 어느 모임에서 생분해성 계면활성제인 소포로리피드를 화
장품용 계면활성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당시 유명 화장품회
사의 연구원장이 내용을 듣더니 이런 말을 했다.
“금가루를 화장품에 쓰자는 이야기 같다.”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였다. 20년 전 일반 플라스틱과 옥
수수에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가격 차이가 그 정도였다. 지금은
그 회사에서 생분해성 계면활성제를 쓰고 있다. 물론 그 원장은 은퇴한
뒤의 이야기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사우디 사막의 원유가 사라지고 나면 화장품 원료가 없어진다. 그렇
다고 화장품을 안 쓸까? 아니면 이집트시대처럼 진흙에 봉숭아물을 들
여서 치장하게 될까?
답은 명확하다. 오직 하나의 그 원료가 옥수수 및 나무를 포함한 바
이오매스임을. 그래서 옥수수가 거울 앞에 선 여인의 얼굴을, 아니 남자
까지 포함해 기쁨에 들뜨게 만들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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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옥수숫대에서 얻는 천연화장품 요즘 TV를 하루 종일 채우고, 지하철 안의 학생들을 스마트폰 화면 에 묶어 놓는 아이돌. 이들의 얼굴은 우유빛깔처럼 희다. 이들처럼 이제 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화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장품 산업은 수천 년부터 망하지 않고 내려온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다. 질 좋은 화장품으로 유명 연예인의 피부를 닮을 수 있다면 굶어 서라도 화장품을 바를 것이다. 누가 말린다고 통하지도 않는 일이다. 멋 있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고 건강해 보이겠다고 하는데 무슨 수로 이 를 말릴 수 있나? 화장품회사가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45 4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이오매스
  • 2.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는데 비싼 통신요금을 지불하는 거나 거울보고 화장품 바르는 것이 나 다를 것이 없다. 이런 세태와 맞물려 요즘 화장품회사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른바 자연의 바람이다.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이 인기이고 화 학원료라면 고개를 돌린다.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백크림 화장품 광고에 저절로 눈이 가지만, 화장품 라벨의 원료에는 돋보기를 대서라도 자세히 확인한다. 당연한 반응이다. 내 피부에 바를 건데 오죽하랴. 피부는 민감하다. 친구들 몰래 다녀온 휴가는 그을린 얼굴로 금방 탄 로가 난다. 며칠 밤잠을 설친 피부는 거칠어지고 눈 아래는 다크서클로 깊은 웅덩이가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민감하고 예민한 피부 에 아무거나 바를 수는 없다. 화장품 성분은 주로 오일 계통의 유기물이다. 거기에 손으로 찍어 바 르고, 냉장고도 아닌 상온에서 보관하니 미생물이 자라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당연히 강력한 방부작용이 필요하다. 문제는 피부 알레 르기나 자극성이다.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방부제인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모두 피부에 영향을 주는 자극이 보고되어 있다. 그 정도의 자극은 전혀 문제 46
  • 3. 가 안 된다고 해도, 이제 소비자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소비자는 아무 런 자극을 주지 않는 천연 화장품을 찾고 있다. 이런 추세는 비록 화장품뿐만이 아니다. 인체에 직접 닿는 많은 생활 용품, 예를 들면 샴푸, 세제 등 모든 세정제품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 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바람이다. 화장품은 물, 오일 그리고 이를 잘 섞어 주는 계면활성제의 혼합물이 다. 이 세 가지 기본원료 이외에 물질과 피부를 희게 하는 물질, 피부주 름을 억제하는 물질, 방부제 등 수많은 원료가 혼합되어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화학적으로 합성된다. 원료물질은 사우디 사막에 서 캐어 올린 원유에서 만들어진다. 멀리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 석유화학단지에 도착한 유조선에서 옮겨진 원유는 정제탑을 거쳐 분해 되어 기본물질을 만들어낸다. 비닐, 플라스틱 그리고 계면활성제 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이제 지구는 손이 텅 빈 빈털터리가 된다. 태울 것이 없고 만들 원재료가 없는 빈 덩어리. 거기에 그동안 태워 댄 이산화탄소는 지 구를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다. 지구는 엎친 데 덮친 상황에 놓 여 있다. 이러다가 화장품을 만들 원료조차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지도 모른다. 47
  • 4. 이것저것 따져 봐도 해답이 없다. 석탄, 석유를 몇 달 내에 만들 수 있 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미 답을 모두 다 알 고 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태양열로 물을 데우고 전기를 만 들 수도 있다. 그 답은 정확히 바이오매스다. 지구의 온난화, 원유의 고갈,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무, 풀, 옥수수 등 광합성을 해서 생산되는 바로 바이오매스다. 48 바이오화학에서 화장품, 식품 원료 소재를 만드는 과정 팜유 추출 비료 수확 잎 팜부 산물 분쇄 부산물 최종 산물 케미컬 정유 글리세린 중간공정 바이오디젤 연료 다양한 공정 정제 발효 가스화 기타 바이오가스 연료 플라스틱 케미컬 식품 비누 화장품 연료 케미컬 코팅제 접착제 풀 바이오 복합재
  • 5. 여기에서 모든 화학제품의 원료를 얻어야 한다. 화장품 원료도 마찬 가지다. 오늘 생산한 옥수수에서 옥수수기름을 짜고, 옥수숫대를 분해 해서 중간 물질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생물학적으로 숙신산*이나 알 코올을 만들고 이로부터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른바 바 이오화학이다. 화장품에 부는 바이오 바람 화장품 중 제일 중요한 원료인 계면활성제는 지금껏 화학원료에서 합성했다. 대표적인 LAS(Linear Alkylbenzene Sulfonate)*는 가장 많이 쓰이는 계면활성제*이고 원유물질에서 합성된다. 원유값이 오르면 당연히 LAS값도 오른다. 다른 계면활성제도 마찬가 지다. 화학합성 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화장품 분야에 값마저 오른 다면 설 자리가 없다. 계면활성제는 화장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용도를 가지고 있다. 반 이상이 세제에 쓰이고, 제약, 섬유산업 등 안 쓰이는 곳이 없다. 국내시 장도 4조원을 넘어선다. 세계 시장은 120조원에 이른다. 화학제품 중 가 장 중요한 소비재다. 우리 실생활 주변의 예를 들어 보면, 초콜릿, 아이 49
  • 6. 스크림, 빵, 마요네즈, 버터, 도금, 플라스틱시트, 카펫, 카펫세제, 정전 방지제, 식탁보, 살균제, 콘크리트, 비료, 살충제, 페인트, 자동차부동 액, 테이프, 자동차 몸체의 도료, 아스팔트,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구 두약, 가죽, 윤활유, 방청유*, 드라이클리닝 제품, 잉크, 옷감, 염색, 비 타민, 연고, 화장품, 안경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이제 화장품 산업에서도 생물계면활성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거 대한 메가트렌드*인 자연소재, 친환경소재, 여기에 발을 맞추기도 하지 만 무엇보다 생물계면활성제에 경쟁력이 생긴 것이다. 코카콜라에서도 자사의 브랜드인 코카콜라 병 그림이 들어간 생분 해성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음료회사에서도 원료 수급 면에서, 친환경 기업 이미지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 경쟁 력이 있다는 점에서 옥수수로부터 만든 일회용 컵을 만들고 있다는 이 야기다. 콜라회사가 이렇다면 화장품회사는 이보다 훨씬 더 자연원료를 사 용한 소재가 절실하다. 이미지, 콘셉트(concept)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는 만큼 당연히 피부 친화적인, 저자극성 천연물을 선호한다. 식물기름과 옥수수의 줄기를 분해한 당을 사용하고 효모를 이용해 50
  • 7. 발효시켜 만든 생분해성 계면활성제인 소포로리피드(Sophorolipid)*는 당과 식용유가 붙은 형태의 구조로서 생분해도가 아주 높다. 실험 결과 도 놀랍다. 4℃의 강물에서도 분해가 된다. 반면 합성계면활성제인 LAS 는 전혀 분해가 되지 않고 있다. 20년 전, 어느 모임에서 생분해성 계면활성제인 소포로리피드를 화 장품용 계면활성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당시 유명 화장품회 사의 연구원장이 내용을 듣더니 이런 말을 했다. “금가루를 화장품에 쓰자는 이야기 같다.”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였다. 20년 전 일반 플라스틱과 옥 수수에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가격 차이가 그 정도였다. 지금은 그 회사에서 생분해성 계면활성제를 쓰고 있다. 물론 그 원장은 은퇴한 뒤의 이야기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사우디 사막의 원유가 사라지고 나면 화장품 원료가 없어진다. 그렇 다고 화장품을 안 쓸까? 아니면 이집트시대처럼 진흙에 봉숭아물을 들 여서 치장하게 될까? 답은 명확하다. 오직 하나의 그 원료가 옥수수 및 나무를 포함한 바 이오매스임을. 그래서 옥수수가 거울 앞에 선 여인의 얼굴을, 아니 남자 까지 포함해 기쁨에 들뜨게 만들 것임을.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