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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TEDxSeoulBOOK
THETEDxSeoulBOOK
THETEDxSeoulBOOK
Contents
006 TEDxSeoul Intro
008 TEDxSeoul Speaker Map
010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013 김창원
IT 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017 BillDresselhaus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
021 송치복
자성을 부르는 지렛대
025 오연호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
029 이자람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033 정지훈
Social Memory, Social Movement
037 제너럴닥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041 홍동원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
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045 황두진
지금 여기에서 세계로
1st TEDxSeoul
ideas serving humanity
005
051 강호정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기
055 고건혁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위해 갖춰야 할
우리의 자세
059 김경묵
불편한 진실.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불편한 가면
063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067 DarcyParquet
길 모퉁이에서 주은 보석. 한국 영화
071 서명숙
길 위에서 찾은 평화
075 양수인
스스로를 표현하는 도시
079 엄정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083 이성범
현지인의, 현지인을 위한,
현지인에 의한 적정기술
087 황상민
한국인의 심리코드
091 유상준
Do It Yourself. 나도 창작자
094 정진용・민원기
기여하는 재미, 나누는 재미
099 구수환
사랑. 가장 강력한 사회 고발
103 김산하
네가 어떤 동물인지 알라
107 박혜주
노래에서 얻는 즐거움
111 윤여준
한국정치, 욕하지 말고 요구하라
115 윤종수
디지털 세대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창작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119 전하상
꿈을 살다
123 정혜신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127 하워드찬
사회를 큐레이션하다
131 한재권
다시, 나눔 그리고 함께 살아가기
139 AnwarDafaAlla
번역은 사랑이다
138 이유진
당신의 목소리를 선물하세요!
141 장혜영
다크나이트를 지켜줘!
145 에필로그
2nd TEDxSeoul 3rd TEDxSeoul
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 繪事後素회사후소
가치있는 정보가 적절한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 정보는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뜻이 있는 사
람이 뜻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만남은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TEDxSeoul은 하나의 생
각과 아이디어가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습니다.
TEDxSeoul은, TED가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리자Ideas Worth Spreading
”는 취지 아래 기획한 TEDx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라이선스를 통
해 독립적으로 개최되는 지역 이벤트입니다. TED를 통해 공개되는 강연들을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의 정기 컨
퍼런스 및 모임을 통해 한국 발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세계에 알리고,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새로운 만남을 통한 아이디어의 확장을 촉진
하기 위해 조직되었습니다. Inspire, Share, Change를 모토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 속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끄는 네트워크의 장을 지향합니다.
TED는 “Ideas Worth Spreading(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의 전
문가와실천가들이 모여 그들이 가장 열정을 쏟아왔던 것에 대해 발표하고 공유하는 비영리 행사입
니다. TED는 생각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연사들을 초청하여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TED는 Technology(기술), Entertainment(오락), Design(디자
인)의 약자를 따 TED로 시작했지만, 강연자의 발표 주제는 이 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만의 아이디
어, 해결책을 발표하며 함께 공유하고 교류합니다. TED는 비상업적, 비정치적, 비종교적 행사를 지향합니다. 현재 TED는 Sapling 재단
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6년 Chris Anderson이 설립한 이 재단은 세계적 지성 및 대중들과 미래에 대한 비전, 범 지구적 이슈를
토론하며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2001년 11월 TED의 운영을 맡은 이래, 매년 영국 옥스포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컨퍼
런스를 열어 열정과 영감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What is
TEDxSeoul?
What is TED?
TEDxSeoul·TED ·TEDx
TED는 ‘TED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세계에 퍼
뜨리고자, 각 지역에서도 독립적으로 이벤트를 조직하도록 지원하는 ‘TEDx’라는 브랜딩
프로그램을 발족했습니다.
TEDx 는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x’ 글자를 붙인 것은 TED 컨퍼런스와는 별도로 조직된 이벤트라는 뜻
입니다. TED는 이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기준에 의거한 심사를 통해 라이선스License
를 부여합니다.
TEDx행사에서는 TED 본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TED Talk 비디오를 함께 시청하고 좀더 친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함과 동시에 현지의 커뮤니티, 기관 및 개인 운영자들의 자체 계획에 따라 다양한 연사들로부터 가치 있는 강연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TEDxLondon, TEDxShanghai, TEDxDubai 등 세계 곳곳에서 독립적으로 소규모 TED가 열리고 있으며,
2009년 3월 이래 2011년 6월 현재까지 전세계에 1,500여회의 이벤트가 개최되었습니다.
TEDx was created in the spirit of TED’s mission, “ideas worth spreading.” The program is designed
to give communities, organizations and individuals the opportunity to stimulate dialogue through
TED-like experiences at the local level.
At TEDx events, a screening of TEDTalks videos -- or a combination of live presenters and
TEDTalks videos -- sparks deep conversation and connections. TEDx events are fully planned and
coordinated independently, on a community-by-community basis.
TED is a nonprofit devoted to Ideas Worth Spreading. It started out (in 1984) as a conference
bringing together people from three worlds: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Since then its
scope has become ever broader. Along with two annual conferences -- the TED Conference in
Long Beach and Palm Springs each spring, and the TEDGlobal conference in Edinburgh UK each
summer -- TED includes the award-winning TEDTalks video site, the Open Translation Project
and TED Conversations, the inspiring TED Fellows and TEDx programs, and the annual TED Prize.
What is TEDx?
007
의료계 Triangle
홍대 인근 상주
디자이너
triangle
싫어요
적절한 기술
Open Project
사회적 활동가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CEO
Do
itYourself
뉴요커
건축
노래해볼까요
대
단
한
퍼
포
머
소속사 사
가수
테마
같은 재료를 썼다구
영장류
김산하
이성범
정지훈
유상준
김영하
양수인
제너럴닥터
정진용
민원기
Bill Dresselhous
홍동원
박혜주
황두
이자람
Howard Chan
엄정순
전하상
이은결
고건혁
자바
긴팔원숭이
(일러스트)
제너럴닥터
김영하
양수인
박혜주
전하상 고건혁
정지훈이성범
유상준
정진용
홍동원
Bill Dresselhous
Howard Chan 민원기
소속사 사장과 가수
의료계
triangle
CEO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사회적 활동가
Open Project
노래해볼까요
같은 재료를 썼다구
뉴요커
홍대 인근 상주
적절한 기술
영장류
싫어요
디자이너
triangle
Do it Yourself
엄정순
김산하
자바
긴팔원숭이
TEDxSeoul Speaker Map
올레
사장과
마는 한국 triangle
수단(Sudan)
I Love TED!
영화 좋아
영화 감독과
출연자
입법과 사법
예술가가 되자 같은 근무지
인간의 마음
감독님 triangle
사회고발
기자출신
서명숙
윤여준
정혜신
오연호
황상민
강호정
한재권
두진
김창원
Darcy Paquet
구수환
Anwar Dafa-Alla
이유진
윤종수
장혜영
김경묵
황두진
이자람
윤여준
윤종수
이유진
한재권
김창원
강호정
오연호황상민
서명숙
정혜신
AnwarDafa-Alla
예술가가 되자
인간의 마음
올레
기자출신
같은 근무지
영화 좋아
사회고발
감독님
triangle
수단(Sudan)
ILoveTED!
입법과 사법
영화 감독과 출연자
테마는 한국
triangle
건축
Darcy Paquet
구수환장혜영
김경묵
009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TEDxSeoul *3  TEDxSeoul Salon *2  TEDxSeoul Tribe meet-ups *7
TEDxSeoul 350*3
TEDxSeoul Salon 70*2
TEDxSeoul Tribe meet-ups 50*7
Events
Participants
Followers(2012.5.9)
Sponsors
Speakers Organizers
Twitter
1. 홍익인간IDEAS Serving Humanity
/ Nov 2009
D’strict, 9FM, 현대백화점 U-PLEX
2. 음식의 마음Food&Soul
/ March 2010
metabrain, CO-UP, 친친, 제너럴닥터
3.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What we need now
/ July 2010
SK Telecom, Art Center Nabi, Unitasbrand,
Daum Foundation, NHN, 현대백화점 U-PLEX
4. 회사후소繪事後素 | Beauty Should Be Built upon Humanness
/ November 2010
NHN, 현대백화점 U-PLEX
Facebook
1,540
22,721
34 22
4,936
김창원 빌 드레셀하우스 송치복 오연호
이자람 정지훈 김승범・정혜진
홍동원 황두진
1st
ideas
serving
humanity
Act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백범 김구
처음으로 개최된 TEDxSeoul 행사의 태그 라인은 ‘Ideas Serving Humanity’
즉, 인간을 위한 아이디어로 홍익인간의 정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홍익인간
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지금은 클리셰가 되어버린, 우리 정체
성의 정수인 동시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는 정신이기도 하다. 2009년 가을
의 끝자락, 서울에서 열리는 TEDxSeoul은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들이 모여 영감을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는 전율의 한 마당이다. 내가 행복하고
남이 행복한, 그래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다.
2009
“Ideasservinghumanity”
Event
1st
013
김창원은 블로거이자 컨퍼런스 기획자다. 한국의 웹 업계와 웹 서비스
를 세계에 소개하고 해외 진출을 돕는다. 이를 위해 그는 웹 2.0 아시아
라는 블로그 및, CNN등 해외 미디어와의 인터뷰 및 기고를 통해 “한국
웹 전도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8년에는 대규모 IT 컨퍼런스
‘오픈웹 아시아’를 서울에서 개최, 해외 진출이 어려운 한국의 웹 업체
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TNC라는
벤처회사의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 구글 본사에서 41개국 언어로 서비
스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미있는 웹 서비스를 만들던 나
라였다. 그런데 요새는 도통 한국발(發) 혁신이 보이질 않는다. 벤처 정
신도 별로 없고 오히려 닫혀 있다. 한국은 유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세
계에서 고립된 나라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해
있다. 어디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의
단초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도들을 북돋아
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Chang W. KIM  Blogger & Conference Organizer
“첫 이벤트를 준비하던 시기, 언
제부터 회의에 간간히 참여해서
다른 이벤트 경험도 들려주고, 적
극적인 의견도 내놓고, 무려 피
자도 사주셨다. 오거나이저 범위
가 정해지지 않았을때라 새 멤버
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연사!
나만 몰랐던건가? 리허설을 수
도 없이 하시는걸 보면서 그 ‘콩’
이야기에 사람들이 빵 터질줄은
몰랐다. 정말.”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VitHONG
•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를 꼽아 보자면 한국, 중국, 일본. 이들 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 가장 작은 나라
죠. 경제 규모로 보자면 꼭 작은 것만은 아닙니다. GDP 수출 규모는 중국의 1/3이고 일본의 반을 조금 넘습니다. 국토 면
적을 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일 중국이 수박, 일본은 딸기라면 한국은? 콩알만합니다. 반으로 쪼개는 것도 잊
으면 안됩니다. 분단국가잖아요. 국토 면적 70%가 살 수 없는 산악지대라 했으니 우리들은 그 땅콩 반쪽의 1/3만 쓰는 셈
이죠. 놀랍게도 이 작은 곳에 무려 4천 8백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세계에
서 가장 붐비고, 바쁘고, 열성적인 나라입니다. 상식적으로 작은 나라라
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광대역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작은 나라가 역설적으로 장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통계에 이미 한국인 94%가 광대역의 혜택을 누렸습
니다. 무선인터넷도 접속률이 너무나 좋아서 무선망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을 정도죠. 제가 전화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실
드 룸Shield Room
이라는 냉장고처럼 생긴 방이 있었는데 무선 신호를 끊어버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이
정도였습니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동질성이 높습니다. 월드컵이나 사회 이슈 등 관심사도 비슷합니다. 예를 들면 엑스파일, 영화 <엑스
파일> 말고. 몇 년 전 한국 연예계의 이면에 감춰진 모습이 인터넷에서 유출된 것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엑스파일이 유출
24시간 만에 전국민의 반이 그 내용을 조회했다고 하더군요. 입소문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정부의
창업을 돕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고, 서울에선 테헤란밸리란 것도 생겨났죠. 여기에서 재미있는 혁신들이 탄생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말 이미 다이얼패드라는 회사를 통해 헤드셋을
사다가 컴퓨터로 전화를 걸었는데 스카이프보다 무려 4년이나 앞섰습니다.
최근 미국 IT업계의 최고 화두는 가상 소비재와 가상 경제인데 한국의 90년
대 말에 다 있었던 겁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을 5년 앞서고 네이버 지식인
은 위키피디아 전체보다 10배 많은 항목을, 야후 앤서Yahoo Answers
보다 3년 앞서 있습니다. 소위 “프로게이머리그”, 세계 온
라인 게임 리그도 탄생한 나라입니다. 이스포츠E-Sports
가 이제 축구나 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한
국은 이미 많은 통계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률을 보면 10대의 99.9%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9년 2월 동안 인터넷에 평균 1600분을 사용했는데, 하루 평균 56분입니다. 통계의 표본은 전국민입니다. 여러분 할
머니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정말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방문자수는 1100만을 헤아리는
데, 월 평균 13번 사이트를 방문하며 매 방문마다 3시간을 소비했음을 뜻합니다.
작은 나라?
세계 최초
IT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Chang1
facebook.com/Chang.w.Kim
www.planetchang.com
Talk Summary
|김창원|구글프로덕트매니저015
하지만 지금 혁신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우물에
갇혀있습니다. 인터넷 포털들은 검색 결과를 밖으로 연결시키기보다 대부분의 트래픽을 자기 포털 내부 컨텐츠
로 돌려 버립니다. 우물에 갇힌 단일 문화적 속성은 브라우저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터넷 트렌드의 한 지표를 살
펴보면 한국인 98.5%가 MS 익스플로러를 씁니다. 한국 IT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맥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습니다. 신용카드 결제가 익스플로러로만 되니 온라인 쇼핑도 안됩니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가격제가 진짜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제한 없이 싸게 쓸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는 뒤늦게 나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의 통제. 한국에서는 실명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외국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제적으
로 간소한 가입절차가 대세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정부가 언제라도 신원 확인이 가능한 것도 꺼림직
합니다. 사람들이 한국 서비스를 버리고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사이버 망명인 셈이죠. 한 사이버 비평가가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글들을 쓰자 한국 검찰청이 신원을 파악해 구속해 버렸죠. 족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인은 사
람들에게도 책임이 있죠. 무분별한 불법 다운로드가 심각합니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사용자의
무려 47%가 연간 영화 55편을 불법다운 받았습니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미니홈
피는 20% 줄었습니다. 좋다곤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 희망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최근 오픈 소스와 오픈 인터넷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트위터가 점
차 활성화 되면, 한국도 국제적인 서비스가 어떤 건지 최소한 그 맛이라도 볼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도시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4천만이 사는 엄청나게 큰 ‘익스플로러시’입니다. 그 안엔 “파이어폭스”구도, “크롬”구도 있겠죠.
중요한 건 모두 그 도시에 사는 주민이란 점입니다. 소수일지라도 이들을 위해 도로는 놔줘야 합니다. 전기도, 수
도도 놔줘야 합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겠죠? 온라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현상이 근본적으로 틀
렸다고 생각합니다. 불법 다운로드는 점차 줄어들고 합법적인 디지털 컨텐츠 소비
는 증가세에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이런 모든 희망의 징후 가운데서도 가장 중
요한 것은 바로 젊은 창업가들입니다. 태어난 첫날부터 국제화를 경험해 온 세대입니다. 용감한 영혼을 가지고
모든 악습과 비상식에 대항할 줄 압니다. 현상의 부조리에 맞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킵니다. 이를 통
해 많은 부도 창출합니다. 이들이 한국 인터넷의 진정한 희망의 징조라고 믿습니다. 사회는 이런 젊은 기업가들
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 없이는 한국 인터넷을 다시 살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바로 이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들 없이는 한국 웹의 미래도 없기 때문입니다. ▒
역행 통계
⇨ G o t o T E D x S e o u l• ••
희망 징후
TEDxSeoul의 1회 행사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적극적
인 김창원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아쉽게도 미국에 있
는 그를 직접 만날 방법은 없었지만 꼼꼼하게 작성한 답변
을 보니 변화하는 웹 환경에 대한 날선 감각과 열정의 크
기는 더 깊어진 듯 하다. 특히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
리 스마트폰이 보급된 나라가 되면서 구글, 트위터, 페이
스북 등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접하게 된 현상에 주목했
다. “그 변화들이 그나마 ‘한국 인터넷의 갈라파고스 현상’
을 어느 정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비쳤다. 현재 그
는 구글 본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
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41개국 언어로 서비스 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다 보니 각 나라별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다양하다. 그가 주목한다는 신
규 웹 서비스에 대한 답변을 보면 웹의 변화에 대한 그의 분석력이 보다 날카로
워졌다는 것을 알겠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차세대 리더로 지목한 패스Path
,
‘도시’를 의미있게 이용하게 해주는 포스퀘어Foursquare
, 이런 서비스가 태어날 수
있도록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는 Y콤비네이터Y Combinator
가 그 주인공이다. “적은
수의 의미 있는 인맥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도시화는 21세기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 사람들이 도시를
좀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 징가 등에 투자했던 러시아 벤처투자기업인 DST가 Y콤비네
이터에 속한 모든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각 서비스를 선정한 이유
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웹의 미래를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가장 큰 키워
드가 소셜, 모바일, 로컬인데 모바일은 다른 두 개 키워드를 포함하는 개념입니
다. 사용자가 늘 휴대해서 위치기반 서비스와 부합하고, 가장 개인적인 기기라
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에 가장 적합하니까요.”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이제 모든 웹서비스는 모바일을 염두에 두어야 하
며, 모바일은 앞으로 휴대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자
동차 등 다양한 환경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PhotoVitHONG
017
“홍대 앞 커피 숍에 앉아 빌에게
발표를 제안했을 때 느꼈던 짜릿
함이 아직도 신선하다. 직접 질문
을 던지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주도적으로 답을 찾아가도
록 ‘유도’하는 스승의 모습이 그
의 눈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기 때
문이다.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디자이너의 창조적 본능을 일깨
워 주는….”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빌 드레셀하우스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초빙 교수이자 경영
혁신 컨설팅 펌인 드레셀하우스 그룹의 CEO이다. 그는 애플에서 프로
덕트 디자인 매니저로 재직하며 디자인 혁신의 선도 그룹의 일원으로
일했다. 매킨도시의 전신이 되는 컴퓨터를 만든 애플 리사 컴퓨터의 초
기 혁신가이기도 했던 그는, 인포커스 시스템의 디자인 매니저로 일할
당시 회사 초기 3개 모델의 프로젝터를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시켰다.
학교 수업과 별도로 수많은 워크샵과 컨퍼런스에서 디자인 개념을 탑
재한 사고과 프로세스를 주제로 이야기 한 바 있다. 그의 청중은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에서부터 직장인들까지 폭넓은 대상을 아우른다. “저
는 디자인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을 곳으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장려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인간의 필요와 능
력과 활동의 차원을 아우르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이기 때문
입니다. 최근 디자인적 사고의 조류 한가운데에는 참여와 민주라는 키
워드가 있습니다. 디자인의 혁명은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모두가 디
자인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러
한 흐름을 잘 받쳐 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Before TEDxSeoul
PhotoDaheeJUNG
Bill DRESSELHAUS 
Professor of Product Design &
Mechanical Engineering at Hongik University,
CEO of Dresselhaus Group, Inc.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저를 매료시킨 한가지 생각을 여러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디자인에 대한 본능은
언제라도 표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디자인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저를 아주 들뜨게 합니다. 제가 이러한 과정에 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
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의와 연관이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창의력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 결과는 항상 마
술과도 같았습니다. 언제나 유쾌하고, 놀라웠으며, 짜릿했습니다. 참가자 중 대부분은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
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이들이었습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워
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물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먼저 이들은 연구 과정
을 거친 다음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가장 특별했던 워크숍은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토마스 엘바 에디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습장애 학생들을 대
상으로 한 워크숍이었습니다. 모두 특수 학급에 속해있었고 ADD, 난독증, 독서 장애 등과 같은 여러 학습장애를 갖고 있
었습니다. 이 학급 선생님의 초청으로 저희는 이 학급을 위한 1일 방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실제로는
수업 시간표 상의 문제로 이틀에 걸친 워크숍이 되었습니다. 게이츠 담당 선생님은 첫째 날 오후 세션
후 저에게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 세션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은 시간 약속
을 잘 못 지킬 겁니다.” 그래도 전 어쨌건 아침 8시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서자 한 명의 학생도 빠지
지 않고 이미 모두 교실에 모여있었습니다. 모두들 어제 주어진 과제에 이미 한참 열중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게이츠 선
생님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한 명도 빼먹지
않고 수업 시작 30분전에 도착했어요.” 교실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학생들로 시끌벅적거렸고 다음 코칭 세션을 하기
위해 학생들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을 지경이었습니다.
•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필요를 찾아내어 이 필요를 실물로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제가 초반부에 말씀드린 것처럼, 디자인 교육에 이 단순한 세가지 프로세스
를 적용하는 것은 마술과도 같은 일입니다. 첫번째 프로세스는 인간의 진정한 필요를 찾아내고 진정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실제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와 재료,
본성
디자인 교육
마술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Designovator
Talk Summary
019|빌드레셀하우스|홍익대디자인학부교수,드레셀하우스그룹CEO
그리고 적절한 코칭을 제공해 줍니다. 마지막 세번째 과정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창조적인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한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이틀짜리 워크숍을 한 적이 있었습
니다. 한 여성 참가자는 기업 재무와 관련된 부서에서 일하는 회계사
였는데요. 디자인을 해본 경험도 없고, 디자인을 배워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정말로 오기 싫었다고 합니다. 워크숍
이 끝난 후 이 여성 참가자는 이번 워크숍이 말 그대로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또한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은 산업 디자이너 분도 있었습니다. 이 분은 디자인 과정 중 많은 부분을 이미
이전에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흥미롭게도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나, 고충을 찾으려고 시도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
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지 항상 지시에 따랐다고 합니다.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를 찾
아 나서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주인 의식을 가지게 해주었던 이번 워크숍은 심지어 그와 같은 사람에게도 굉장
한 경험이었던 것입니다.
•• 저는 학교에서 25~26명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제품
디자인 기초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학생들입니다. 전공은 심리학, 교육학, 경영학, 경제학, 조각 등 다양합니다. 제가 맡은 일은 한 학
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들에게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관한 개론을 강의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석사 학위 과정을 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인데, 아마 이번 주
말에도 학생들은 하고 있을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 주변의 공사장이나 시설 유지 보수와 관련된 곳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여 이들의 일을 좀 더 편하게 해주거나 개선
시킬 수 있는 도구 또는 프로세스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정말 놀랄만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습니
다. 저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정말 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필요에 귀 기
울이는 디자인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저는 디자인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이
학생들은 현재 메시지와 이벤트를 통해 청소 아주머니들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도롤 높이려는 의식개선 프로그
램을 디자인 중입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물은 디자인이 내포하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과 기회 및 능력을 의미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필요에 실제적으로 응답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입니다. ▒
디자인 워크숍
본질적 정의
⇨ G o t o T E D x S e o u l• ••
마징가 제트를 닮은 프로토타입의 오브제, 기타 세부 설계
도면, 한쪽 면에 빼곡히 붙어있는 포스트잇. 빌 드레셀하
우스의 연구실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물건들로 가득했다.
“기타를 새롭게 발명하는 즉, 완벽하게 리디자인하는 것
이 다음 프로젝트예요. 스마트 일렉트로닉 기타를 만드는
거죠. 이 클래식한 일렉트로닉 기타를 한번 보세요. 1959
년에 디자인된 건데 아직 그 누구도 그때의 기타 보디 디
자인을 바꾸지 못했죠. 저는 그래서 학생들과 보디가 아닌
다른 부분 예를 들면 픽업이나 넥, 튜너 등 새로운 기타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
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6월이 되면 쓰는 사람이 직접 만들거나 맞춤 제작 형
태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본질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달하
는 방법을 재해석하는 것. 가슴 떨리게 설렌다는 고백은 그 때문이다.
사실 기타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사람의 필요를
읽어내는 것이 디자인”이라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같은 관점에서 세계적
추세가 된 DIY 디자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MIT에서 ‘미래는
DIY 매뉴팩처링이 일반적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 것이 이미 현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작년 여름 미국 포틀랜드에서 개최된 DIY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
석했었어요. 거기서 <MAKE> 매거진의 발행인이 개최한 ‘Maker Faire’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첫 행사에서 8만 명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미국에는 DIY
자동차 메이커도 있어요”. 그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그
래서 나날이 더 즐겁다.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인간 중심의 디자
인을 함께 고민하는 리서치와 디자인도 잊지 않는다. 이제는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이노베이션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고. “디자인의 본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틀과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던 그. 사람들의 디자
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행복하고도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아마추어와 스튜디오에서 녹음 연주하는 세션 기타
리스트를 타깃으로 완전하게 새로운 디자인의 기타
를 학생들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PhotoDaheeJUNG
021
송치복은 카피라이터다. 제일기획, TBWA, 웰콤, 코래드, 청와대, 디
자인하우스 등에서 일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학력 때문인지 그
의 광고는 남다른 접근법과 관점이 돋보인다. 핵심은 ‘본질에 집중하
는 것’. 상품의 본질, 소비자의 본질, 상황의 본질 등 광고를 만들 때 그
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본질’이다. 그의 이런 태도가 빛을 발
한 것은 대부분 2등을 위한 광고였다.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맥주’(하이트맥주), ‘OK! SK!’(SK),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
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삼성자동차) 그리고, ‘국민이 대통령입니
다’(2002년 대선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존재에는 모순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앵글을
바꾸어야 한다. 앵글을 이리저리 바꾸다 보면 존재의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존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존재는 나
에게 물들고 스며들어 나와 자성을 띠게 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
들을 움직이려면 자성을 띠지 않으면 안 된다. 자성에서 새로운 텍스트
가 나온다. 존재 자체를 다른 앵글로 바라보려는 태도, 자성을 갖겠다
는 태도,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전부다.”
Chibok SONG  Copywriter
PhotoChaehunLIM
“홍대 정문 앞 지나치기 쉬운 곳
에 있던 작은 수제비집. 섭외를
위해 만난 송치복 선생님은 낯
을 가리신다고 하셨지만 날카로
운 눈매와 부드러운 웃음을 함께
가지고 계셨습니다. 대화의 시작
은 ‘시’, 1회 행사에서 들려주셨던
<그리움>이었습니다. 대상 그대
로를 바라보다 보면 그 본질과 진
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자성을 띄
게 된다는 것. 유명 카피라이터라
고만 생각하던 나의 프레임은 잊
어버렸지요.”
이아람TEDxSeoulOrganizer
Before TEDxSeoul
The law of universal magnetism. 물리학에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다면, 제 생각에 커뮤니케이션에는 ‘만유자력의 법칙’
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리움>이라는 제목의 시 한편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처음에 그는 하나의 철 없는 쇳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 그녀를 만난 후 하루, 이틀, 사흘, 그는 자석이 되었다. (중략) 지구가 돌아도 그
는, 세상이 돌아도 그는 / 오직 한곳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 그녀가 있는 바로 그 곳을.” 여기에
‘잠재적 자석’이라고 적혀 있는 쇠조각은 또 다른 측면에서의 사람을 나타냅니다.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자석이라고 합니
다. 마찬가지로 그 지구의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도 하나의 자석입니다. 그런데 이 존재는, 사람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
다. 그 매력은 존재의 어디에서부터 나올까요? 제 생각은 스타일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존재가 자기 자신을 표현하
는, 표출하는 방식 또는 외형”이죠. 여기에 있는 이 쇳조각의 변화를 주목해서 봐 주십시오. 모든 존재는 사람을 물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매력에 일정기간 노출되면 사람은 변합니다. 어떤 존재의 매력에 노출되면, 자성을 띄게 되고
주위의 어떤 반대나 상황이 와도 그 존재만을 가리키게 됩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두번째, 진리 또는 진실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해서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자기
인생을 걸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빨간 별과 초록 별이 있다고 합시다. 우리가 관점을 초록
별에 두면 초록별을 중심으로 빨간 별이 돕니다. 이것이 ‘천동설’입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 빨간 별
에 두면 빨간 별을 중심으로 초록별이 돕니다. 이것이 ‘지동설’입니다. 다음 단계는, 새롭게 찾은 그
세계를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믿으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고, 보이면 아름다워집니다. 이것이 하나
의 진실인데요. 인간 사회의 진실은 결국 가설에 믿음을 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진실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17세기에 갈릴레이에게 진실은 지동설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진실은 천동설이었지요. 그래서 ‘인간 사회의 진
리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라는 생각이 크리에이션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다음으로 사람들과 진실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사람
들을 통치하는 방식은 정보의 격차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모임을 바람에 휘날리는 모
래더미로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면 큰일납니다. 이 모래더미를 확대해 봤더니 이
렇게 각자가 자유와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각 개체, 잠재적인 자석들의 모임이었습니다. • 그러면 이 잠재적 자석들의
모임에 진리가, 새로운 진실이 나타나면 어떻게 바뀔까요? 아까 사랑에 대해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렇게 물이 들고, 그
다음에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주위에서 ‘너 왜 그러니?’ 그래도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만유 자력
나침반
자성을 부르는
지렛대
관점
@chiboksong
Talk Summary
023|송치복|카피라이터
지렛대의 진실은, 지금까지 말씀 드린 사람과 진실의 관계를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에 적용하기 위해서 하나
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등과 3등, 혹은 꼴찌가 시장을 바꾸겠다, 일등이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할 때는
일등이 주장하고 있는 진리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그 진리에 도전
해야 됩니다.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진실을 지렛대로 2등이
나 3등이 새로운 진실을 만든다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파한다면 그 브랜드나 그
사람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하이트 맥주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
라 맥주 소비자의 80%는 OB맥주가 주장하는 다음의 진실을 믿었습니다. 첫번째 ‘맥주는 감성적인 제품이다.’,
두번째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공법이다’. 만년 2위를 하던 하이트 맥주는 이 시장을 뒤집기 위해서 새로운
진실을 찾습니다. ‘웰빙(당시에는 그린 마케팅)’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새로운 진실을 만듭니다. 그것은 ‘맥주는
이성적인 제품이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물이다.’였습니다. 카피는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하이
트 맥주. 왜 물은 가려 마시면서 맥주는 가려 마시지 않습니까?”였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1등이 되
었습니다.
•• SK의 경우는 ‘고객만족’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냐?”라는 새로운 진실을
만들었습니다. 카피는 ‘고객이 OK할 때까지, OK SK’. 당시 그룹 순위 7위였던 회사가 넘버 3안에 들게 되었습
니다. 다음은 현대 카드입니다. 당시 시장 1위는 LG카드였습니다. 현대는 어떻게 하면 이 시장에 안착할 것인
가 고민하다 생각해낸 지렛대 진실이 주 5일 근무였습니다. 현대카드의 새로운 진실은, ‘지금까지 카드는 놀고
먹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였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가 필요하다, 여행에 도움을 줘야 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였습니다. 결과는, 자동차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2등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2002년 대선입니다. 당시 추석 전후로 기호 1번의 지지율은 50%가 넘었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감이 되는 사
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진실을 이기기 위해서 내세운 지렛대의 진실은 ‘대한민국 헌법 1조’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래
서 2번이 내세운 새로운 진실은, ‘정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대통령 자리에 앉
히고, 봉사할 수 있겠는가?’였습니다. 나온 카피가,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두 번 생각하면 노무현이 보입니다’,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결과는 제16대 대통령, 그리고 지난 봄에 우리 곁을 떠나셨습
니다. ▒
지렛대
진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18분이란 제한. 그게 가장 어려웠어요. 기존의 레퍼토리
로는 할 수 없었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라고 하더
라고. 제가 가장 많이 드러난 강의였어요.” 송치복과의 대
화는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 같았지만 철학자같은 카피라이터와의 선문답이 계속
될수록 송치복이란 강력한 자성은 북촌의 작은 사무실에
모인 일행을 서서히 끌어당겼다. 불현듯 의문이 든 건 자
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 1회 TEDxSeoul 행사에
서 만난 낯선 청중의 자성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송치복의 답은 담백했
다.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청중이었어요. 청
중이 강한 자성이 있다면 그건 강한 이데올로기, 성향, 또는 기대감 등을 갖고 있
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연사의 이야기가 잘 물들지 못하는 거죠.“ 강한 자성
이 없는 그리하여, 다른 진실, 새로운 진실에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청중을
TEDxSeoul에서 만난 기억이 그에게는 선명한 듯 했다.
그래서일까? 송치복은 행사 때마다 다시 볼 수 있는 연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애정어린 제안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 이데올로기 속성의 틀
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TEDxSeoul은 그 틀을 벗어났으면 해요. 예를 들면 어
떤 회는 연령 제한을 20대로만 하는 거죠. 한 명마다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함께 해 강연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는 “북촌에 개인 사무소를 가지고 있고, 책
<성공의 축지법>을 쓰고,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라고 소
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아주 행복하다”던 송치복은 2011
년 트위터에 ‘수행’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그의 설명처럼 “도 닦듯이 살겠다”는
새해 결심은 삶에 대한 송치복의 겸손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실 그 자체가 되
겠다는 조용한 외침을 그는 이미 TEDxSeoul 강연에서 보여줬다. 송치복을 한
번이라도 만나고, 대화한 사람이라면 그의 자성에 강력하게 끌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다. ▒ 기태은 TEDxSeoul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의 청중은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마
음이 있는 청중인거지.”
PhotoChaehunLIM
025
2000년 2월 22일 2시 22분, 세계 최초의 인터넷신문다운 신문 <오마이
뉴스>가 세상에 선보였다. 상근기자 4명과 뉴스게릴라 7백 여명으로
시작한 새 언론 만들기는 거대 언론 권력에 대한 도전장과도 같았다. 오
연호는 1964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미국
리젠트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학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
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월간 <말>에서 심층취재 전문기자로 활
동해온 그는 2000년 2월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오마이뉴스>
를 창간,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선도해왔다. 6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참
여하고 있는 <오마이뉴스>는 세계 언론계에 주목을 받았고, 그는 하버
드와 스탠퍼드 대학, 세계경제포럼, 세계신문협회의 초청을 받아 연설
했다.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이 주는
경영혁신상을 수상, 2007년 미국 미주리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이 뛰어
난 언론인에게 주는 ‘미주리 메달’을 받았다. 저서로는 <식민지의 아들
에게>, <더 이상 우리를 슬프게 하지 말라>, <우리 현대사의 숨은 그림
찾기>,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그리고,
조국 교수와의 공동 저서 <진보집권플랜>도 펴냈다.
Yeonho OH  CEO of OhMyNews
“<오마이뉴스>는 지난 10년 동안
변화와 굴곡 많은 한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
하고 새로운 아젠다를 이끌어냈
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
토로 매체의 권위가 아닌 소식의
질로 평가받는 풍토를 만들겠다
는 그의 열정은 현실 변화로 이어
졌다.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듣고 싶었다.”
박성태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WoosungKWON
제가 83학번인데 국문과를 ‘굶는 과’라고 그랬죠. 돈을 벌거나 권력 잡을 가능성도 없고. 저는 소설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동네 이야기랑 비슷하다. 나도 소설을 써서 동네의 한(恨)과 정(情)을 얘기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왔는데 단 석달 만에 확인했습니다. 흐물흐물 신명 나지 않는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시대의
요구가 불일치했던 겁니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 군부독재가 우리 사회를 암
울하게 하던 때죠. 언론 자유가 없었습니다. 처참한 현실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 상황에 저는 소설 즉, 허구적 이야기를 통해서 뭔가를 보이
려고 했던 겁니다. 언제부터인가 ‘소설을 쓰자’ 대신 ‘기사를 쓰자. 있는 사실 그대로를 쓰자.’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체
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사실 그대로 썼는데, 그게 유인물이, 대자보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쓴 글로 감
옥에 갔습니다. 1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한 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소설가의 길을 갈까, 기자의 길을 갈까. 언론 자유가 없
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를 쓰는 것이 지금 요구하는 거란 결론으로 밖에 나가면 어느 언론사로 갈까 가만히 떠올려봤더니
감옥 갔다 온 사람을 받아 줄 수 있는 언론사는 거의 없었어요. 유일한 언론사가 <말>. 창간자들이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
이기 때문이었죠. 출소 후 바로 찾아갔고 응시 1주일 후 합격했죠. 가난해서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
요. 월급 적은 것도, 매체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아쉽지 않았는데 비주류라는 이유로 좋은 기사가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언론사의 크기, 주류나 비주류냐에 상관없이 오직 그 기사의 질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
순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말>지라는 비주류 매체에서 체험했던 것이 굉장히 큰 창조적 에너지가 되었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매체에 있었다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혹시 여러분 지금 자기가 일하는 곳
이 전체 판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하시나요? 감사하게 생각 하십시오. 전체 판을 커다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
는 그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을 배양했지만 활자 매체에서는 불가능하더군요. 인터넷이 시작했을 때 이 공간이
다 생각했어요. 저는 천성적으로 테크놀로지, 인터넷하고 친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나의 꿈,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직 기
사의 질로. 초등학생, 교수, 시장통의 아주머니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한 번 만들어
보자.’ 시간과 공간을 무한대로 보장해준 인터넷 공간만이 가능했습니다. 꿈의 실현을 위해
서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오마이뉴스>를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었고 다행히 약 6만 여명의 시민기자가
함께 해서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늘 전진하진 않았습니다. 2005년경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고 <오마이뉴스
재팬>에 공동 투자한 것도, 영문판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배웠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사회에 기여하는
기자의 길
시민 기자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ohyeonho
www.ohmynews.com
Talk Summary
027|오연호|오마이뉴스CEO겸대표기자
것이 성공뿐 아니라 실패를 보이는 것도 기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매개자의 숙명’이란 컨셉이 있
습니다. 모든 미디어는 매개자이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거죠. 미디어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합니다. 아
무리 KBS TV가 생생한 생방송을 하더라도 100% 현실을 잡을 순 없는 거죠. 매개자의 숙명 때문에 모든 선발주
자는 포털사이트건, 시민참여 저널리즘이건, 블로그건 두가지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매력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트 정말 이 점이 좋구나. 오마이뉴스 6만명 시민기자가 참여한단 말이야? 나도 참여해야지’
이런 매력을 전파할 수 있는 거죠. 한편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있습니까?’ 등 한계를 노출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기회의 창이 열립니다.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틈새가 열리는 거죠. 그래서 ‘프레시안’도 ‘데일리안’도 나
올 수 있고 또 여러분이 새로운 꿈을 꾸며 그 공간에 진출하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 저는 매체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민 참여
흐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공간 어디에서 누구라
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저의 기쁨입니다. 여러분이 도전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길 바랍니다. 제가 이루지 못
한 꿈을 함께 이루길 바랍니다. 최고의 미디어 혁명은 기존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미디어란
이런 것이다, 이런 모습도 있다’라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여주는 겁니다. <오마이뉴스>라는 대안 미디어 하나 가
지고는 안 되는 거죠. 여러분 모두 다 매체 창간자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블로그나 까페 있지 않습니까? 저
는 그런 언론을 ‘실핏줄 언론’이라고 이름 짓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 팀 블로그, 지역 신문, 온오프라인에서 실
핏줄 언론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그 힘이 모인다면 기존 기관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어떻게
연대하는가. 끊임없이 그 방안을 고민합니다. <오마이뉴스>도 시민 기자들이 많이 참여하지만 블로그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연대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블로그는 여러분 스스로가 편집장이지 않습니까? <오마이뉴스>는 여
러분들이 참여하면 편집하고, 상근 기자의 것과 모아서 배열하는 것으로 연대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실핏줄 언론들이 인터넷 공간에 여러 형태로 많이 나와 있는데 어떤 공간이 가장 이 연대의 틀을 잘 제공해주느냐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해주느냐 아니면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같은 메타 블로그에서, 아니면 <오
마이뉴스> 같은 데서 해주느냐 구글이나 다른 공간에서 해줄 것인가 상관없이 실핏줄 언론들의 참여는 이미 준비
되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그 연대의 틀을 만들어서 이 실핏줄 언론의 힘을 더 힘차게 만들 것인가? 이것이
풀어가야 할 고민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여러분 스스로 미디어가 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연대의 틀을 어떻게
더효과적으로,더견고하게만들것인가를고민하는사람이되십시오.저도여러분들과늘함께하겠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실핏줄 언론
<오마이 뉴스>는 정치 사회 관련 온라인 뉴스 매체다. 메시
지 강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오마이 뉴
스>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체가 되기 위해 컨
텐츠의 폭을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문화, 경제,
해외 관련 뉴스가 강화될 것이고, 연예 관련 사이트도 올
해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글로벌 매체로의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오마이 뉴스>는 이미 일본판과 영문판의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지만, 오대표는 그래도 밖으로 나가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우리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실 우리가 먼저 시작한 비슷한 서비스도 있다. 꾸준히
두드리면 우리도 한반도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장하준
교수를 예로 든다. 외국에서 일하고 영어로 책을 쓰는 한국 사람의 수가 점점 늘
것이고, 이런 방식은 미디어 환경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고민은 남북한 관계에서 <오마이 뉴스>의 역할이다. 현재 디지털 디바이
스의 보급 상황은 남북간의 격차는 상당한데, 통일을 대비해 그는 <오마이 뉴
스>가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TEDxSeoul에서 발표를 한 2년전 오연호 대표는 수세적으로 살고 있었다고 말
한다. 지금은 공세적으로 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공동 저서 <진보
집권플랜>을 통해 던진 조국 교수의 강력하고 매력적인 메시지가 사회적 반향
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그의 말
속에서 매력적인 진보주의자를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 진보주의자에
대한 기존의 시선을 바꾸고자하는 그의 꿈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진보주의자가 새로운 시대를 다시 준비할만큼 잘나고 매
력적이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정치적 경쟁자들마저 느꼈으면 한다고. 그리고
TEDxSeoul과도 자그마한 협력을 통해서라도 그 꿈을 나누고 싶다는 말을 전
한다.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자신에 대한 시선, 남북간의 관계, 문화, 경제, 국제,
연예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PhotoWoosungKWON
029
어렸을 때 ‘예솔이’란 이름으로 춘향가를 완창했던 전통국악인 이자람.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국악을 공부했으나 그의 판소리는 전통이란
틀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 오늘에도 살아서 펄떡이는 것이 되고자 한다.
주요 공연작인 <사천가>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영감을 얻
은 것으로 오늘날의 세태와 말씨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사천가>에
는 촛불집회 이야기도 나오고 소믈리에도 등장한다. 그는 진정한 판소
리꾼으로 남고 싶어 한다. 동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고 그 시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런 소리꾼으로. 이자람의 관심은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즉, ‘동시대 사람과의 소통하는 예술’이다. 그래서인
지 그는 전통 소리꾼이기도 하지만, <아마도이자람밴드>라는 정체 불
명의 5인조 밴드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과거 판소리가 당시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것처럼 오늘의 판소리도 신명나는 이야기
판으로 ‘여기’, ‘지금’에 살아 숨 쉬어야 할 것이다. 나는 판소리가 가진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노래나 공연예술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 다 같이 아픈 지점들이 만났을 때 위로가 된다. 판소리는 위로의
음악과 공연 그리고 시선이자 이야기이다.”
Jaram LEE  Performer of Traditional Korean Music
PhotoDaheeJUNG
“이자람씨는 사실 고수만을 두고
공연을 진행할 계획은 아니었다.
베이스 기타와 같은 다른 악기들
이 처음엔 같이 무대에 올라갈 뻔
했었고, 그에 대해 이자람씨는 굉
장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었
다. 그녀가 첫 번째 리허설에서
우리에게 던졌던 한 마디 한 마디
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그녀
가 말했던 퓨전에 대한 생각, 내
가 느꼈던 그 놀라움을 여러분들
도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저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무대 위에서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요,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고, 내가 살면서 느낀 세상, 느낀, 혹은 바라본 세상을 가지고, 그 시선으로, 그 마음
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것은, 내 이야기에 최대한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음, 저는 밴드도 하고 판소리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판
소리에 관한 얘기만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판소리는 전통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만약에 판소리가 장르가 아니라 무엇이라면, 한참
고민을 해 봤는데, • 판소리는 무엇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굉장히 독립적인 장르더군요. 음악이자, 이야기이자, 그 이
야기를 풀어내는 서사자의 연극이자, 그리고, 또 몸짓입니다. 음악도 미술도 건축도,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전통 안에 꽉 갇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판소리는 너무 오랜 시간 전통 안에 갇
혀 있었습니다. 전통 판소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판소리 자체가 전통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
습니다. 판소리는 우리나라 왕조 시대에 재주 있는 소리꾼들이 그 놀라운 테크닉을 가지고, 자기의 옆집 이야기, 자기가
당한 이야기, 자기가 들었던 이야기에 자기의 의견을 섞어서, 그 이야기를 열심히 하던 한 판 놀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광대가 그 이야기를 잘하고 나면, 그 옆의 광대가 살을 붙여서 더 많이 발전시키고, 그렇게 몇 백명의 소리꾼들이 지금의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그리고, 뭐가 남았죠? 수궁가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입니다. 헌데요, 이렇게
자유롭게 뼈에다 살을 붙이던 이 판소리가요. 어느 순간 그 변화를 금지 당했어요. 좋은 말로 하자면, 문화재법으로 보호
되었습니다. 판소리꾼과 판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문화재법이 생겼고, 그 안에서 판소리는 더 이상 변화할 필요도 다
른 소리꾼보다 더 나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지정된 그 춘향가, 지정된 그 적벽가만 잘 전수받아서, 그 전수 안에서 일
인자가 되면, 웬만한 권력을 누리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이것은 소리꾼들의 자유로운 즉흥성과 창작력의 발목을 잡아버린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어르신들에게 소리를 배우고 자란 세대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을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전공해서 가장 자신이 있는 이 판소리로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스물여덟에 고민을 했습니다. 여태까지 해오던 고민인데 좀 구체적으로 했어요. “왜 내
가 살기가 힘들까?”, “나는 어려서부터 나름 당당하게 착하게,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 세상은 내게 아직도 이렇게 어렵고 무궁무진하게 암흑만 천지일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
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와 같은 가슴을 가진, 고민을 가진 여러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우리의 이야기를 만
사천의 선인
판소리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이야기
@jjjjjam
Talk Summary
031|이자람|국악인
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독일의 희곡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
이전까지 브레히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그의 서사극이 얼마나 연극사에서 중요한지도 몰랐습니다. 그
저, 그 사람의 희곡에 있는 인물, 셴테라는 인물이 지금의 나와 대입했을 때 여전히 유효하게 “이 세상을 착하게
살기가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라는 작품을
2007년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전석 매진이었어요. 재미가 있거든요. 그리고 2008년에는 다시 앵콜 공연, 업그레
이드 공연이 되었습니다. 모자란 부분을 정리했고, 컨셉에 맞게 많은 것들을 활용했어요. 그 다음에 2010년 9월
에 장기 공연을 했습니다. 역시, 전석 매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네가 하고 있는 것은 퓨전 판소리다. 아닌가? 너는 왜
퓨전 음악에 대해서 비난을 하느냐.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중심은 판소리이며, 내가 다시 써 내
고자 했던 것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판소리일 뿐이다. 지금 이 세상은 옛날의 명창들이 전혀 모르던 삼바 리듬
이 있구요. 잼배라는 악기가 있구요, 베이스라는 악기가 있구요. 그리고 언어에는 또 인터넷 언어라는 것도 있었
지요. 저는 그저 지금을 살면서 내게 익숙한 것들을 녹여냈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음, 저는 공연자인데, 말을
길게 하면 좀 진지해져요. 그래서 일단, 그렇다면 네가 만든 그 사천가가 대체 뭔데? 라고 하실 때, 그것이 굉장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 우리네 이야기들이 녹아있다는 것
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 대목 하겠습니다. ••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중의 한 장면인데요. 착하게 살고자 하
는 뚱녀 순덕이가 분식집을 차리자마자 온갖 식객들이 밥 달라고, 돈 달라고 떼지어 오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굉장한 의무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너바나를 듣고 자란 세대예요. 내가 좋아하는 수 많은 외국의 아
티스트들만큼이나 진짜 매력 있고 멋진 일들을 하는 나의 영웅인 판소리 아티스트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참 매
력이 있으니까, 내가 배웠으니까, 내가 다른 것보다 이걸 좀 더 잘 하니까 나의 이야기를 판소
리로 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 21세기에 태어날만한 판소리를 계속 쓸 거예요. 죽
을 때까지요. 그리고 아마 한 세기가 지나면 제가 만든 판소리들도 전통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한 변화의 큰 축으로 어딘가에 점 찍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요. 노래를 만들든, 판소리를
만들든, 출발점은 무조건 진실과 진심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내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이것을 하
든지 저를 버티게 하는 것은 오직 그것 하나입니다. ▒
진심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사천가
“어, 여기 요기티도 팔아요?”, “여기서는 어떤 공연을 하는
거예요?” 곱게 한복을 입고 청중을 사로잡던 이자람의 무
대 밖 모습은 무척이나 친근했다. “뉴욕에 다녀왔어요. 영
어 자막으로 <사천가> 공연을 했어요. 낯설었을텐데 다들
이해하고 좋아하시더라구요.” 공연 이야기인가 했더니 예
상치 못했던 단어가 그녀에게서 나왔다. “뉴욕 모마에 갔
었어요. 3층에서 어떤 건축물 모형과 나중에 다 완공되었
을 때 모습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모형을 만
들 때 나중에 그런 큰 건물이 될 거라고 과연 기대했을까? 제 꿈을 떠올리면서
오랜만에 의욕이 불끈 불끈 하더라구요.” TEDxSeoul 무대에서도 같은 자극을
받았다던 이자람은 참여 이후 변화를 묻자 소녀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가
장 큰 변화는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정보가 유용해요. 전시 정보나 공연 유튜브
영상 등을 트위터를 통해 얻죠. 지인들이나 홍대 인디밴드, 황두진 선생님, 뮤지
컬쪽 사람들과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최근 그녀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뮤지컬 <서편제>의 여주인공으로 대중의 주
목을 받았고, 독일 등 해외에서 <사천가>로 공연을 가졌다. <사천가>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작품도 완성했다. <억척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녀들>
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2011년 5월 15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 초연과 6월
14과 15일LG 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전쟁 속 한 어
머니가 피폐해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 희비극, 세익스피어 등도 읽었
는데요. 결국 찾은 게 이 작품이었어요.” 그녀는 손사래를 치겠지만 듣고 보니
오히려 브레히트는 그녀에게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을 닮은 인물 군상의
심리를 담은 브레히트 작품은 지금 이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담는 그녀의 노
래와 어딘지 닮아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 다만 오늘의 이
야기를 담은 이자람표 판소리를 하고 싶다고. ‘착한 아줌마’가 꿈이라던 소박한
소리꾼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 궁금하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허공에 한마디 트위터 시작’이라고 처음에 남겼는
데 신기한 게 김동률, 이적님이 저를 팔로잉하시는
거예요.”
PhotoDaheeJUNGPlaceRUFXXX
033
의공학자이자 미래학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보건대학
원을 거쳐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의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
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관동의대 명지병
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 연구소장으로서 다양한 학문과의 융
합을 통한 의학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지훈은 그의 블로그
‘하이컨셉&하이터치’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의료공학을 넘어 마케팅,
조직관리, 경제, 미디어, 과학일반, 건강, 미래까지 그의 관심사는 넓고
깊다. 그는 강연 등의 대외 활동을 통해서도 그의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있는데 이유는 단 하나다.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서로 공유하면 더 행
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래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인간에게서 나온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변화는 이러한 인간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인프라에 의해 촉진될 것이다. 웹 3.0으로 표현되는 실시간 웹, 소셜 웹
기술은 인간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인프라로써 훌륭히 작동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사회가 이미 사용자의 시각에서 훨씬 강
력한 서비스를 요구 받고 있다.”
Jihoon JEONG  Future Designer
PhotoSongY.Seo
“그는 지혜의 샘물 같았다. 도대
체 관심 없는 분야가 어디인지 모
를 수준이었다. 지극히 이타적이
고, 하루 두시간 이상은 무슨 일
이 있어도 사색의 글을 쓰며 매일
정진하는 활인검을 가는 사람 같
았다. 그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
람들에게 임팩트있게 전하고 싶
었다. 그의 존재를 세상에 더 알
리고 싶었다.”
송인혁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넥스트 웹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 것이 소셜 웹은 기존의 페이지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
결됨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과 사람의 링크 사이가 사람이 만들어낸 메시지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무엇인가
새로운 액션을 취하게 되는 것인데 그 액션을 취하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보면 ‘액션 포텐셜’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 브레인(뇌), 데이터 웹과
소셜 웹으로 나누고. 지금 현재 웹을 데이터 웹이라고 설명할게요.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도 일종의 데이터 웹 컨셉입니다. 매칭을 하자면, ‘Excitation Potential’이라는 것은 흥분시키는 자극
이에요. 여러분에게 제가 ‘이런 것 합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극이에요. 이게 보통은 사라지게 되는데요. 기억 속에 들
어오는 모든 트위터의 잡담 같은 것은 사라지잖아요. 이게 합이 되면 어느 순간에 임계점을 넘습니다. 그러면 뇌에서는 액
션 포텐셜Action Potential
이 생긴다고 했죠? 그래서, 액션 포텐셜로 스파이크가 제공되는 소셜 웹에서는 뭐가 생기지요? 무엇
인가 사회 행동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 다음 액션 포텐셜이 생기면, 그 비디오에서도 봤지만 어떤 일을 하고 나면 우리 뇌가 변합니다. 구조가 변해요.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경험이 쌓이죠. 경험이 쌓이면 뭐가 만들어지죠? 기억이 생겨요. 뇌에도 기억이 생겼고, 소셜 웹에도 기
억이 생겨요. 데이터 웹은 어땠죠? 데이터 웹은 좀 문제가 있었죠? 왜 문제가 있을까요? 수많은 자극이 들어오면 서버가
다운됩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DDOS 공격으로 우리나라 웹사이트가 다 마비되고 그랬잖아요. 합 현상이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다르죠.
소셜 액션에 대해 제가 예로 드는게 트위터 파티입니다. 이 파티에 가신 분들도 여기 오셨고 이 파티 조직하신 분들도 많
이 오셨는데요. 우리나라 인터넷의 창시라고 이야기하는 네오위즈의 허진호 대표님이 파티 좀 해보자 했더니, 수백명이
모였어요. 다들 모이고 싶었던 요구가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제가 그 이벤트를 블로깅했어요. 글을 썼는데 관련되어 찾
으니까 트윗스티발이 있었어요. 캐나다에 있는 아만다라는 친구가 만들
었죠. 하게 된 배경이 돈을 좀 내면 우리 좀 좋은 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거였어요. 2009년 1월 한달 만에 200개 도시에서
열렸고 한달 만에 25만불을 모았어요. 이디오피아의 우물파는 일에 썼죠. 그게 조직화 되어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었던
것이죠. 제가 그날 이 블로그를 했는데, 그날 저녁 아만다가 저를 팔로잉하더니 DM을 보내왔어요. 한국에서도 그런거 하
느냐라고 한글로 올렸어요. 그런거 해본 적은 없는데 우리도 그런 것 하고 싶은 에너지는 충분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죠.
액션 포텐셜
기억
트윗스티발
Social Memory,
SocialMovement@hiconcep
facebook.com/hiconcep
Talk Summary
035|정지훈|미래디자이너
그날 저녁에 트위터 포럼했던 친구들이 트윗스티발 서울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런 이벤트를 기획을 했습니다.
•• 실리콘 벤처 캐피탈 DFJ 정회훈 대표님하고 저하고 사적 모임이 있어요. 화두가 ‘한국 문화가 별로 나누는
문화가 아니다’였어요. 실리콘밸리는 구글 플렉스에 모여서 이렇게 서로 나누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잖아요. “투
자자하고 아이디어 많이 가진 사람, 회사에 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니?”, “아, 그거 하면 좋겠
네, 그럼 한번 해 볼까요?” 그래서 제가 이런 것 한번 하면 어떨까요, 하면서 트윗을 날렸어요. 그랬더니 하루에
백 명 넘는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미팅을 가지게 된 것이죠. 모임 다음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장소를 대여하
고 한 1~2주일 있다가 13분의 벤처 창업하신 분들이랑 같이 모임을 갖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이 일
어났을까요? 그만큼 에너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한마디
던졌을 뿐인데 그 인프라에 의해 굴리고, 굴리고, 굴러가지고,
합쳐져 소셜 액션으로 이루어졌고 처음 하고 나니 다음 액션으
로 일어나는 것이죠. 한번 조직해봤잖아요. 이것이 소셜 익스피어리언스고 소셜 메모리죠. 사회적 기업이, 우리
가 이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소셜 인프라 스트럭쳐입니다. 실시간으로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메시지가 돌
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느냐? 그전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썼죠? 인프라에,
관계에, 구조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실제 거기에 돌아다니는 에너지가 어떻게 합쳐져 어떤 익스피어리언스로 다
가가는지 별로 생각 안했죠. 인프라가 생기면서, 지금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그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데요. 이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단어로만
나오는 애들이거든요. 뭘까요? 오버 마인드예요. 저그라는 종족의 모든 의지와 모든 것을 커낵션하여 컨트롤하
는 것이지요. 우리의 정신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이런 소셜 커넥션을 통해, 여러
분들이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주고 받고 하는 이런 의도들이 전달 되어 하나로 체
화되거나 엮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늘어나겠죠. 그렇다면 미래를 대비하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
느냐. 여러분 하나 하나가 중요한 소셜 오브젝트거든요. 사회적 개체들이 휠씬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역량
을 길러야죠. 개방하시고, 많은 사람들과 커낵션하고, 액션을 해야 돼요. 액션을 해서 새로운 소셜 메모리를 만들
어 내고…. TEDxSeoul도 아주 좋은 소셜 메모리를 만들어 내는 이벤트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소셜 웹에 의한 에
너지를 통한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셜 메모리
오버 마인드
르네상스인. 정지훈에 대한 인상을 굳이 한 단어로 정의한
다면 아마도 모두가 그렇게 답하지 않을까? 의학을 중심
으로 다채로운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통찰력은 일반 지식
인과는 사뭇 다르니까. 2011년 그의 행보는 벌써 바쁘다.
3월 12일 TEDxSNU에서 착한 기술 즉 사회적 책임을 생
각한 기술에 대한 강연을 하고, 한국 건강 위원회의 운영위
원직을 맡았다.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와 IT융합연구
소 소장으로서 ‘혁신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디
자인으로 시작해 정보학, 공학 등을 공부하는 방식이죠. 목적은 IT, 디자인 등을
접목해 의학을 발전시키는 거예요.” 개방형 세미나, 관계된 각 과들이 모여 브레
인스토밍하기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퍼뜨리겠다는 포부다.
인상적인 건 그가 자신의 삶에도 실제 혁신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
찌감치 개방형 블로그 ‘하이컨셉, 하이터치’를 오픈했고, TEDxSeoul이 시작되
기 전부터 TED 번역 프로젝트와 리뷰에 참여해왔다는 점은 물론 최근에는 초
등학생 아들과 딸까지 그의 행보에 동참시켰다. “1주일이나 2주에 한번씩 아이
들이 직접 추천할만한 아이패드의 어플 사용법을 동영상 촬영해 유튜브에 올
리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너만 알지 말고 좋은 어플을 남에게 소개하라’고 말했
죠.” 올해 들어 앱 포털이 생기면서 이 영상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게 되었다고.
배분도 참 정지훈답다. 3만원 중 1만원은 두 아이가 나눠 갖고, 1만원은 유니세
프에 기부한단다. 나머지 1만원은? 소개글을 담당한 자기 몫이라고.
무엇이 그를 이렇게 열혈 전도사로 만들었는가. 지적인 호기심? 혹은 도전
과 변화에 대한 열정? 정지훈의 답은 의외다. “‘개인의 사회적 책임Personal Social
Responsibility
’입니다. 사실 이런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책임’이죠. 이 사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을 거예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했구
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서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행복이 중심 가치가 되는 시대가 된 거예요. TED 같
은 소셜 이벤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건 그 때문이죠.”
PhotoSeoY.Song
037
병원과 카페의 복합공간, 제너럴 닥터의 두 의사 김승범, 정혜진은 ‘일
반의’다. 이곳에서 그들은 4마리 고양이의 주인이자, ‘그리고 밥’ 등 스
페셜 메뉴로 무장한 멋진 카페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제너럴
닥터는 이들의 삶의 지향점을 실험하는 터전이다. ‘의료’, ‘인간’, ‘문화’
란 세가지 화두를 이 곳에서 다채롭게 고민했고, 새롭게 풀어냈다. 노
트를 사용해 환자의 이야기를 길고 자세하게 적는다거나, 30분 진료를
위해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 같은 새로운 의료 환경 혹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 그 결과다. “‘인간적인 진료’의 의미는 모호하지만 저희는 여
기에서 하루 하루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어요. 제닥에서 우리만의 의료
관점을 보여주는 거죠. 이곳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의사와 환자의 관
계, 그리고 소통이 실천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만의 ‘건강경험디
자인’의 정의를 만들고 그 정의에 입각한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에요.
저희가 따로 정의한 건강경험디자인Health Experience Design
은 가장 인간적
인 의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의료 환경, 의료 도구, 의료 커뮤니케이
션 세가지를 모두 일관되게 재구성하려는 노력이에요.”
PhotoChaehunLIM
Seungbeom KIM &
Hyejin JUNG  General Doctor
“첫 TEDxSeoul 행사의 리허설에
서 제닥 선생님들은 분명 눈에 띄
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굳어진 의
학계에 새로움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분이라는 점
에서 1회 행사의 첫 번째 연사 자
격을 가지고 있으셨죠. 충분한 연
습이 만든 자연스러운 전개부터
무대 위 시연까지 여러 면에서 돋
보이는 발표였습니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김: 저희가 이렇게 카페를 하는 것은 그냥 하는 게 아닙니다. 노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뭔가, 저희가 꿈꾸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건데 잘 등장하진 않지만 아주 일반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고 하는 영역을
만드는 겁니다. 사실 ‘건강경험디자인’ 그러면 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그게 아닙니다. 저희가 말하는 것은 저희
가 정의한 저희만의 뜻이 있어요. 아주 간단한.
정: 매우 간단하고 쉬워 보이네요.
김: 네.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문장인데 A4 두 장 되는 분량의 개념을 2년 동안 압축시키고 압축시켜서 만든 것이니까 저
희에게는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일단 디자인을 광의로 해석합니다. ‘어떤 것을 새로 구성
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디자인을 정의하고, 그 대상으로 ‘기구’, ‘환경’ 그리고 ‘소통’의 세가지 요소를 삼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재구성하려면 목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저희 목표는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장 인간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 정:저곰돌이가뭔가요?
김: 저게 바로 저희 청진기죠. 곰돌이 인형이 아이에게 청진기가 되는 겁니다. 안에 청진기가 숨어있고. 지금 이 소리 자체
가 청진기를 통해 녹음된 소리입니다. 여러분도 들리시죠? 아이의 심장 소리가 녹음된 거죠. 혼자 듣기 아쉬우니까 아이
엄마에게 들려줬는데, 이게 곰돌이 2-1호예요. 2-2호부터는 동시에 다같이 들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
고있어요.그래서아이가굉장히좋아했죠.벌써한4년됐어요.
정: 곰돌이 2-2호가 수고를 많이 해줘서 때도 많이 타고 지금은 약간 꼬질꼬질해졌는데요. 2-2호에 이어서 임무를 물려받
은새로운인형청진기3호,곰돌이3호인가요?
김: 네. 곰돌이 3호인데요. 곰돌이라고 하기에는 귀가 좀 길죠? 전시하는 작가 분들이 만들어 주신 건데 귀를 접을 수는 없
고,그래서토끼1호라고부르기로했지요.오늘여러분들께처음공개하는겁니다.
정: 저희는 아주 간단하지만 좀 말도 안되게 병원에 대한 인지를 카페에 대한 인지로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카페에
는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이 있고, 맛있는 커피가 있고, 그것을 만들어주는 바리스타와 카페를 즐기러 놀러 온 사
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과 즐거운 놀이, 대화 이런 것들로 새롭게 구성이 됩니다.
김: 어떤 사람이 기존의 병원에 대한 인지 체계 하에 병원 이용을 한다면 당연히 기존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통 이외
Talk Summary
건강경험디자인
청진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generaldoctor
@generaldoctor_ j
www.generaldoctor.co.kr
039
의 것을 할 수가 없어요. 그죠? 저희는 그걸 바꿔보고자 했습니다. 병원이지만 카페로 인지할 수 밖
에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통을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이
게 바로 저희 병원의 모습인데요. 어딜 봐서 병원이라고 볼 수가 있겠어요?
정: 잘 보시면 고양이도 있어요. 저희 병원을 잘 이용하시는 분들은 대기 시간에 카페에서 책도 보고, 고양이랑
놀기도 하고, 심지어 의자에 기대서 자는 분도 있어요.
김: 그런 환경 디자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중요한 환경 디자인은 진료실 안에도 숨어 있는데요.
정: 환자가 원하는 ‘만족’이라는 것은 단순한 친절이나 어떤 서비스가 아니라, 나의 정말 불편하고 아픈 부분을 들
어주고 그것을 공감해 주는 의사가 필요해서 병원에 가는 것이거든요. 저희는 그래서 구조를 좀 바꿔봤습니다.
김: 보시다시피 의사 자리가 훨씬 불편하고 환자가 소파에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상태에서 진료를 하게 되는 건
데요. 그 속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환자는 자기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할 수가 있고 의사도 시키지 않
아도 뒤로 늘어지지 못하고 환자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자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런 환경 변화를 이용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낼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사실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고 보다 더 중요한 소통을 만들
어 내려고 하는 노력이 있습니다.
•• 김: 환자의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메디컬 히스토리라는 것이 기록에 남진 않죠. 그래서 차트에는 여러분들
이 길게 한 이야기는 전혀 남지 않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바라는 건, 이것을
합치는 거예요. 의사와 환자의 하나의 새로운 정보 공유 체계로 만들고자 하는 건데 아주 하
이테크적인 방식이 바로 이겁니다.
정: 저희는 신기술을 이용해서, 일일이 다 받아 적고 있는데요.
김: 무려 5,000개의 환자들의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에 더 늘어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정: 도서관을 만들려고 이러는 건 물론 아니에요. 환자들의 이야기를 지금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모으고 있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기술적으로 모아서 환자에게 인간적인 진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시스템을 만
들고자 하는 것이 저희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입니다. 20년 후에 정말 바라는 것은 저희가 이 자리에 나와서 이
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간적인 진료가 엄청 당연하고 그리고, 저희 같은 의사가 전혀 특별하지도
않고 그리고 저런 공간이 튀지도 않는 인간적인 진료가 당연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 저희 둘의 바
램입니다. ▒ * 2009년 발표 당시 쓰이던 의료디자인(Medical Design)이라는 용어는 최근 건강경험디자인(HXD : Health Experience Design)으로 바뀌었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통
기록
|김승범・정혜진|일반의,제너럴닥터원장혹은카페주인
2년 만에 만난 제너럴 닥터의 김승범과 정혜진은 그 동안
자신들에게 생긴 변화와 꿈에 대해 신명나게 펼쳐 보였
다. “이제는 아이패드로 진료를 해요. 손글씨로 써진 처방
전을 환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죠. 감성을 그대로 전달
하는 방식을 IT 기술로 만든 셈이예요.” 스타일러스로 아
이패드에 진료차트를 쓰면 원래 제닥이 사용하던 종이노
트처럼 손글씨가 적히는 방식. 이메일로 발송된 난생 처
음 받아본 의사의 손글씨 처방전에 감동해 답메일을 보낸
환자부터 트위터 친구가 된 환자까지 IT 기술을 만난 제닥의 ‘인간적인 의료 디
자인’에 공감하는 이들 덕에 오히려 자신들이 더 큰 감동을 받고 있다고 고백했
다. TEDxSeoul 행사 참석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에 공감
대를 갖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곰돌이 청진기를 그렇게 공개
한 것도 처음이었구요.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 댔을 때, 소리를 듣고 청중들이 박
수 치는 모습에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홍익인간이라는 행사 주제 자체가 저
희의 철학을 담기에 적합했죠”. 그래서일까? 제닥은 매번 행사에 참석하는 열
혈 청중이자, 종종 다른 연사와 만남을 가지고 비밀 프로젝트도 준비할 정도로
TEDxSeoul를 통해 남다른 인연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제닥은 새로운 틀을 계
획하고 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의 형태를 취해 일종의 사회적 기업으로 제닥
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저희 꿈에 공감하는 분들과 조합을 만들어 제닥과
문화적 공감대 있는 분들을 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새로운 의료 시
스템, 혹은 조합원이 주인인 우리만의 동네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의료복지가
아닌 ‘행복’, ‘인간답게 살 권리’를 만드는 과정을 매뉴얼화해서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북처럼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신의 주
치의를 만나고, 공감대가 맞는 조합원들과 식사나 문화 강좌를 함께하는 모습
을 상상해보라. 새로운 의료 디자인을 피워낸 제닥의 홀씨가 바람을 타고 비상
하고 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 발표이후 제닥은 공간이 더 커졌죠. 환
자도, 강연섭외도 늘었고요. 그리고 이제 큰 프로젝
트 두개를생각중입니다.”
PhotoChaehunLIM
041
홍동원은 출판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아트디렉터다.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잠시 독일 유학을 다녀와 ‘글씨’
라는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글의 자형(字形)을 화두 삼아 자신의 디자인 경력을 쌓아왔다.
주요 작업으로는 조선일보 섹션신문 <굿모닝 디지털>과 <일간스포츠>,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행복이 가득한 집> 등 다수의 신문과 잡지
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커뮤니케이션 수준
을 높이면 세계적인 문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다. 요즘 타이포그
라피Typography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 가운데 우리 것을 찾자는 움직임
이 활발하다. 세계 글씨들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 단계가 있다. 한글 디
자인도 점점 그렇게 갈 것이다. 글씨가 시각화되고 있다. 뜻을 시각적
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또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입력방식의
정확성이다. 한글은 한 가지 기호에 한 가지 발음을 가지고 있다. 존재
하지 않는 소리, 표시되지 않는 것도 기호화할 수 있다. 표음 문자 가운
데서도 최고다. 형상이 혀의 놀림에서 따와서, 시각화하기도 싶다. 한
글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Dongwon HONG  Korean Typographer, Book Designer
PhotoChaehunLIM
“홍동원은 말이 많다. 풍채 좋은
옆집 아저씨처럼 수더분한 인상
이지만 목소리는 크고 달변에 얼
굴이 붉어질 때까지 숨도 쉬지 않
는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 속에는
출판 미디어에 대한 예리한 안목
과 애정이 숨어있고 이야기 자체
도 꽤 재미가 있어 지루하지가 않
다. 한국 출판 미디어에 대해 그
보다 더 잘 알고 더 잘 말할 수 있
는 디자이너는 없었다.”
박성태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저는 그러니까 기술자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고 물론 의사도 아니고, 디자이너입니다.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지요.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죠. 영어는 이렇게 멋있고, 예쁜데, 한글은 왜 이렇게 흉측할까? 그게
다행입니다. 그래서 제가 먹고 살지요. 먹고 살만 하니까 무슨 생각을 하냐 하면, 우리가 말하는 것 말고 또 다른 표현 방법
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생긴다고 느껴집니다. 첫째로 저희 딸들이 옛날에 저랑 대화 할 때요, 눈
을 마주치고, 입으로 대화를 했었는데요. 요새는 근데 손가락으로는 핸드폰 문자질을 합니다.
저하고 소통법이 전혀 달라요. 저는 2벌식 세대로 컴퓨터로 입력할 때의 2벌식 자판을 가지고
문자질을 하지요. 메신저도 하고, 글도 쓰고 합니다. 59년 전 우리나라는 전쟁을 치루지요. 그리고 거의 폐허가 되었지요.
60년 만에 이만큼 된 거거든요. 굉장히 빨리 성장한 거죠. 그런 성장 속에서 굉장히 우리가 간과한 부분들이 있죠. 첫째가
한글이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되면서, 기계화되면서 우리가 너무 무심하게 기계화되지 않았나라는 부분이에요.
2벌식에 대한 입력 방식은 표로 보시다시피 왼쪽의 새끼손가락부터
오른쪽의 새끼손가락까지 역할이 있죠? 그런데 왜 오른쪽 손가락은
저 15개의 키보드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되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아요. 단 한 가지 이유였습니다. 그 키보드가 자주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역할이 늘어나 있는 거죠. 생각해 보세요. 자주 쓰는 것들은 굉장히 능력이 개발되죠. 그래서
반복 학습을 시키고 그러는데 저 새끼손가락은 2벌식이나 3벌식이나 아주 한직에 머물러 있으면서 하는 일은 많죠.
딸들이 저하고 얘기하면서 또 하나의 소통 도구를 갖고 살죠. 휴대폰을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가서도 끼고 삽니
다. 그들이 쓰고 있는 휴대폰의 입력 방식은 두 가지 방식입니다. 천지인 입력 방식과 나랏말 입력 방식. 통계로 보면 천지
인 입력 방식이 70%를, 나랏말 입력 방식은 27~28%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이들은 아무 핸드폰이
나 덥석덥석 잡아서 입력합니다. 키가 어디있는지 생각도 안하고 말보다 빨리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
하고, 저희 딸도 저와 대화할 때 말을 버벅거리긴 하지만 입력하느라고 입력키를 버벅거리
진 않습니다.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 입력방식에서는 전혀 한직이죠. 엄지손가
락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오른손이나 왼손을 쓰든 선택의 여지가 많은 거
죠. 열 일곱 가지의 기능만 익히고 옮겨 다니거나, 하나는 열 네 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천지인 입력방식인데 왼쪽에 있는
천지인 입력 방식은 17가지의 손가락 기능만 하면 되는데 그게 디지털 방식은 0아니면 1이듯이 쟤가 하는 일은 누르거
나 옮기거나 이것 밖에는 없죠.
오른쪽 새끼손가락
천지인
기계화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
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facebook.com/hongdong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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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04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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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 dx seoul_온라인용

  • 3.
  • 5. Contents 006 TEDxSeoul Intro 008 TEDxSeoul Speaker Map 010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013 김창원 IT 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017 BillDresselhaus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 021 송치복 자성을 부르는 지렛대 025 오연호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 029 이자람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033 정지훈 Social Memory, Social Movement 037 제너럴닥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041 홍동원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 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045 황두진 지금 여기에서 세계로 1st TEDxSeoul ideas serving humanity
  • 6. 005 051 강호정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세계적으로 행동하기 055 고건혁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위해 갖춰야 할 우리의 자세 059 김경묵 불편한 진실.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불편한 가면 063 김영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067 DarcyParquet 길 모퉁이에서 주은 보석. 한국 영화 071 서명숙 길 위에서 찾은 평화 075 양수인 스스로를 표현하는 도시 079 엄정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083 이성범 현지인의, 현지인을 위한, 현지인에 의한 적정기술 087 황상민 한국인의 심리코드 091 유상준 Do It Yourself. 나도 창작자 094 정진용・민원기 기여하는 재미, 나누는 재미 099 구수환 사랑. 가장 강력한 사회 고발 103 김산하 네가 어떤 동물인지 알라 107 박혜주 노래에서 얻는 즐거움 111 윤여준 한국정치, 욕하지 말고 요구하라 115 윤종수 디지털 세대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창작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 119 전하상 꿈을 살다 123 정혜신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127 하워드찬 사회를 큐레이션하다 131 한재권 다시, 나눔 그리고 함께 살아가기 139 AnwarDafaAlla 번역은 사랑이다 138 이유진 당신의 목소리를 선물하세요! 141 장혜영 다크나이트를 지켜줘! 145 에필로그 2nd TEDxSeoul 3rd TEDxSeoul 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 繪事後素회사후소
  • 7. 가치있는 정보가 적절한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 정보는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뜻이 있는 사 람이 뜻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만남은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TEDxSeoul은 하나의 생 각과 아이디어가 사람의 태도를 바꾸고,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습니다. TEDxSeoul은, TED가 “좋은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리자Ideas Worth Spreading ”는 취지 아래 기획한 TEDx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라이선스를 통 해 독립적으로 개최되는 지역 이벤트입니다. TED를 통해 공개되는 강연들을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의 정기 컨 퍼런스 및 모임을 통해 한국 발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세계에 알리고,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새로운 만남을 통한 아이디어의 확장을 촉진 하기 위해 조직되었습니다. Inspire, Share, Change를 모토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 속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끄는 네트워크의 장을 지향합니다. TED는 “Ideas Worth Spreading(퍼뜨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의 전 문가와실천가들이 모여 그들이 가장 열정을 쏟아왔던 것에 대해 발표하고 공유하는 비영리 행사입 니다. TED는 생각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연사들을 초청하여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TED는 Technology(기술), Entertainment(오락), Design(디자 인)의 약자를 따 TED로 시작했지만, 강연자의 발표 주제는 이 세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만의 아이디 어, 해결책을 발표하며 함께 공유하고 교류합니다. TED는 비상업적, 비정치적, 비종교적 행사를 지향합니다. 현재 TED는 Sapling 재단 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6년 Chris Anderson이 설립한 이 재단은 세계적 지성 및 대중들과 미래에 대한 비전, 범 지구적 이슈를 토론하며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2001년 11월 TED의 운영을 맡은 이래, 매년 영국 옥스포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컨퍼 런스를 열어 열정과 영감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What is TEDxSeoul? What is TED? TEDxSeoul·TED ·TEDx
  • 8. TED는 ‘TED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세계에 퍼 뜨리고자, 각 지역에서도 독립적으로 이벤트를 조직하도록 지원하는 ‘TEDx’라는 브랜딩 프로그램을 발족했습니다. TEDx 는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x’ 글자를 붙인 것은 TED 컨퍼런스와는 별도로 조직된 이벤트라는 뜻 입니다. TED는 이 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기준에 의거한 심사를 통해 라이선스License 를 부여합니다. TEDx행사에서는 TED 본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TED Talk 비디오를 함께 시청하고 좀더 친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함과 동시에 현지의 커뮤니티, 기관 및 개인 운영자들의 자체 계획에 따라 다양한 연사들로부터 가치 있는 강연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TEDxLondon, TEDxShanghai, TEDxDubai 등 세계 곳곳에서 독립적으로 소규모 TED가 열리고 있으며, 2009년 3월 이래 2011년 6월 현재까지 전세계에 1,500여회의 이벤트가 개최되었습니다. TEDx was created in the spirit of TED’s mission, “ideas worth spreading.” The program is designed to give communities, organizations and individuals the opportunity to stimulate dialogue through TED-like experiences at the local level. At TEDx events, a screening of TEDTalks videos -- or a combination of live presenters and TEDTalks videos -- sparks deep conversation and connections. TEDx events are fully planned and coordinated independently, on a community-by-community basis. TED is a nonprofit devoted to Ideas Worth Spreading. It started out (in 1984) as a conference bringing together people from three worlds: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Since then its scope has become ever broader. Along with two annual conferences -- the TED Conference in Long Beach and Palm Springs each spring, and the TEDGlobal conference in Edinburgh UK each summer -- TED includes the award-winning TEDTalks video site, the Open Translation Project and TED Conversations, the inspiring TED Fellows and TEDx programs, and the annual TED Prize. What is TEDx? 007
  • 9. 의료계 Triangle 홍대 인근 상주 디자이너 triangle 싫어요 적절한 기술 Open Project 사회적 활동가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CEO Do itYourself 뉴요커 건축 노래해볼까요 대 단 한 퍼 포 머 소속사 사 가수 테마 같은 재료를 썼다구 영장류 김산하 이성범 정지훈 유상준 김영하 양수인 제너럴닥터 정진용 민원기 Bill Dresselhous 홍동원 박혜주 황두 이자람 Howard Chan 엄정순 전하상 이은결 고건혁 자바 긴팔원숭이 (일러스트) 제너럴닥터 김영하 양수인 박혜주 전하상 고건혁 정지훈이성범 유상준 정진용 홍동원 Bill Dresselhous Howard Chan 민원기 소속사 사장과 가수 의료계 triangle CEO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야 사회적 활동가 Open Project 노래해볼까요 같은 재료를 썼다구 뉴요커 홍대 인근 상주 적절한 기술 영장류 싫어요 디자이너 triangle Do it Yourself 엄정순 김산하 자바 긴팔원숭이 TEDxSeoul Speaker Map
  • 10. 올레 사장과 마는 한국 triangle 수단(Sudan) I Love TED! 영화 좋아 영화 감독과 출연자 입법과 사법 예술가가 되자 같은 근무지 인간의 마음 감독님 triangle 사회고발 기자출신 서명숙 윤여준 정혜신 오연호 황상민 강호정 한재권 두진 김창원 Darcy Paquet 구수환 Anwar Dafa-Alla 이유진 윤종수 장혜영 김경묵 황두진 이자람 윤여준 윤종수 이유진 한재권 김창원 강호정 오연호황상민 서명숙 정혜신 AnwarDafa-Alla 예술가가 되자 인간의 마음 올레 기자출신 같은 근무지 영화 좋아 사회고발 감독님 triangle 수단(Sudan) ILoveTED! 입법과 사법 영화 감독과 출연자 테마는 한국 triangle 건축 Darcy Paquet 구수환장혜영 김경묵 009
  • 11. TEDxSeoul in Numbers and Names TEDxSeoul *3  TEDxSeoul Salon *2  TEDxSeoul Tribe meet-ups *7 TEDxSeoul 350*3 TEDxSeoul Salon 70*2 TEDxSeoul Tribe meet-ups 50*7 Events Participants Followers(2012.5.9) Sponsors Speakers Organizers Twitter 1. 홍익인간IDEAS Serving Humanity / Nov 2009 D’strict, 9FM, 현대백화점 U-PLEX 2. 음식의 마음Food&Soul / March 2010 metabrain, CO-UP, 친친, 제너럴닥터 3.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What we need now / July 2010 SK Telecom, Art Center Nabi, Unitasbrand, Daum Foundation, NHN, 현대백화점 U-PLEX 4. 회사후소繪事後素 | Beauty Should Be Built upon Humanness / November 2010 NHN, 현대백화점 U-PLEX Facebook 1,540 22,721 34 22 4,936
  • 12. 김창원 빌 드레셀하우스 송치복 오연호 이자람 정지훈 김승범・정혜진 홍동원 황두진 1st ideas serving humanity Act
  • 13.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백범 김구 처음으로 개최된 TEDxSeoul 행사의 태그 라인은 ‘Ideas Serving Humanity’ 즉, 인간을 위한 아이디어로 홍익인간의 정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홍익인간 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지금은 클리셰가 되어버린, 우리 정체 성의 정수인 동시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는 정신이기도 하다. 2009년 가을 의 끝자락, 서울에서 열리는 TEDxSeoul은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들이 모여 영감을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는 전율의 한 마당이다. 내가 행복하고 남이 행복한, 그래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다. 2009 “Ideasservinghumanity” Event 1st
  • 14. 013 김창원은 블로거이자 컨퍼런스 기획자다. 한국의 웹 업계와 웹 서비스 를 세계에 소개하고 해외 진출을 돕는다. 이를 위해 그는 웹 2.0 아시아 라는 블로그 및, CNN등 해외 미디어와의 인터뷰 및 기고를 통해 “한국 웹 전도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8년에는 대규모 IT 컨퍼런스 ‘오픈웹 아시아’를 서울에서 개최, 해외 진출이 어려운 한국의 웹 업체 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TNC라는 벤처회사의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 구글 본사에서 41개국 언어로 서비 스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미있는 웹 서비스를 만들던 나 라였다. 그런데 요새는 도통 한국발(發) 혁신이 보이질 않는다. 벤처 정 신도 별로 없고 오히려 닫혀 있다. 한국은 유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세 계에서 고립된 나라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오명을 쓸 위기에 처해 있다. 어디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의 단초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도들을 북돋아 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Chang W. KIM  Blogger & Conference Organizer “첫 이벤트를 준비하던 시기, 언 제부터 회의에 간간히 참여해서 다른 이벤트 경험도 들려주고, 적 극적인 의견도 내놓고, 무려 피 자도 사주셨다. 오거나이저 범위 가 정해지지 않았을때라 새 멤버 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연사! 나만 몰랐던건가? 리허설을 수 도 없이 하시는걸 보면서 그 ‘콩’ 이야기에 사람들이 빵 터질줄은 몰랐다. 정말.” 곽인호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VitHONG
  • 15. •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를 꼽아 보자면 한국, 중국, 일본. 이들 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 가장 작은 나라 죠. 경제 규모로 보자면 꼭 작은 것만은 아닙니다. GDP 수출 규모는 중국의 1/3이고 일본의 반을 조금 넘습니다. 국토 면 적을 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일 중국이 수박, 일본은 딸기라면 한국은? 콩알만합니다. 반으로 쪼개는 것도 잊 으면 안됩니다. 분단국가잖아요. 국토 면적 70%가 살 수 없는 산악지대라 했으니 우리들은 그 땅콩 반쪽의 1/3만 쓰는 셈 이죠. 놀랍게도 이 작은 곳에 무려 4천 8백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세계에 서 가장 붐비고, 바쁘고, 열성적인 나라입니다. 상식적으로 작은 나라라 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광대역 인터넷이 들어오면서 작은 나라가 역설적으로 장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통계에 이미 한국인 94%가 광대역의 혜택을 누렸습 니다. 무선인터넷도 접속률이 너무나 좋아서 무선망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을 정도죠. 제가 전화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실 드 룸Shield Room 이라는 냉장고처럼 생긴 방이 있었는데 무선 신호를 끊어버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이 정도였습니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동질성이 높습니다. 월드컵이나 사회 이슈 등 관심사도 비슷합니다. 예를 들면 엑스파일, 영화 <엑스 파일> 말고. 몇 년 전 한국 연예계의 이면에 감춰진 모습이 인터넷에서 유출된 것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엑스파일이 유출 24시간 만에 전국민의 반이 그 내용을 조회했다고 하더군요. 입소문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정부의 창업을 돕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고, 서울에선 테헤란밸리란 것도 생겨났죠. 여기에서 재미있는 혁신들이 탄생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말 이미 다이얼패드라는 회사를 통해 헤드셋을 사다가 컴퓨터로 전화를 걸었는데 스카이프보다 무려 4년이나 앞섰습니다. 최근 미국 IT업계의 최고 화두는 가상 소비재와 가상 경제인데 한국의 90년 대 말에 다 있었던 겁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을 5년 앞서고 네이버 지식인 은 위키피디아 전체보다 10배 많은 항목을, 야후 앤서Yahoo Answers 보다 3년 앞서 있습니다. 소위 “프로게이머리그”, 세계 온 라인 게임 리그도 탄생한 나라입니다. 이스포츠E-Sports 가 이제 축구나 야구와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한 국은 이미 많은 통계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률을 보면 10대의 99.9%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9년 2월 동안 인터넷에 평균 1600분을 사용했는데, 하루 평균 56분입니다. 통계의 표본은 전국민입니다. 여러분 할 머니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정말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방문자수는 1100만을 헤아리는 데, 월 평균 13번 사이트를 방문하며 매 방문마다 3시간을 소비했음을 뜻합니다. 작은 나라? 세계 최초 IT산업의 갈라파고스 한국 @Chang1 facebook.com/Chang.w.Kim www.planetchang.com Talk Summary
  • 16. |김창원|구글프로덕트매니저015 하지만 지금 혁신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우물에 갇혀있습니다. 인터넷 포털들은 검색 결과를 밖으로 연결시키기보다 대부분의 트래픽을 자기 포털 내부 컨텐츠 로 돌려 버립니다. 우물에 갇힌 단일 문화적 속성은 브라우저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터넷 트렌드의 한 지표를 살 펴보면 한국인 98.5%가 MS 익스플로러를 씁니다. 한국 IT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맥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습니다. 신용카드 결제가 익스플로러로만 되니 온라인 쇼핑도 안됩니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가격제가 진짜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제한 없이 싸게 쓸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는 뒤늦게 나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부의 통제. 한국에서는 실명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외국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제적으 로 간소한 가입절차가 대세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정부가 언제라도 신원 확인이 가능한 것도 꺼림직 합니다. 사람들이 한국 서비스를 버리고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사이버 망명인 셈이죠. 한 사이버 비평가가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글들을 쓰자 한국 검찰청이 신원을 파악해 구속해 버렸죠. 족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인은 사 람들에게도 책임이 있죠. 무분별한 불법 다운로드가 심각합니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사용자의 무려 47%가 연간 영화 55편을 불법다운 받았습니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미니홈 피는 20% 줄었습니다. 좋다곤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 희망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최근 오픈 소스와 오픈 인터넷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트위터가 점 차 활성화 되면, 한국도 국제적인 서비스가 어떤 건지 최소한 그 맛이라도 볼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도시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4천만이 사는 엄청나게 큰 ‘익스플로러시’입니다. 그 안엔 “파이어폭스”구도, “크롬”구도 있겠죠. 중요한 건 모두 그 도시에 사는 주민이란 점입니다. 소수일지라도 이들을 위해 도로는 놔줘야 합니다. 전기도, 수 도도 놔줘야 합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겠죠? 온라인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현상이 근본적으로 틀 렸다고 생각합니다. 불법 다운로드는 점차 줄어들고 합법적인 디지털 컨텐츠 소비 는 증가세에 있습니다. 좋은 징조입니다. 이런 모든 희망의 징후 가운데서도 가장 중 요한 것은 바로 젊은 창업가들입니다. 태어난 첫날부터 국제화를 경험해 온 세대입니다. 용감한 영혼을 가지고 모든 악습과 비상식에 대항할 줄 압니다. 현상의 부조리에 맞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킵니다. 이를 통 해 많은 부도 창출합니다. 이들이 한국 인터넷의 진정한 희망의 징조라고 믿습니다. 사회는 이런 젊은 기업가들 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 없이는 한국 인터넷을 다시 살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바로 이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이들 없이는 한국 웹의 미래도 없기 때문입니다. ▒ 역행 통계 ⇨ G o t o T E D x S e o u l• •• 희망 징후
  • 17. TEDxSeoul의 1회 행사 준비 과정에 참여했던 적극적 인 김창원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아쉽게도 미국에 있 는 그를 직접 만날 방법은 없었지만 꼼꼼하게 작성한 답변 을 보니 변화하는 웹 환경에 대한 날선 감각과 열정의 크 기는 더 깊어진 듯 하다. 특히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 리 스마트폰이 보급된 나라가 되면서 구글, 트위터, 페이 스북 등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접하게 된 현상에 주목했 다. “그 변화들이 그나마 ‘한국 인터넷의 갈라파고스 현상’ 을 어느 정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비쳤다. 현재 그 는 구글 본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거닷컴의 총괄 프로 젝트 매니저로 일한다. 41개국 언어로 서비스 되고, 하루에 페이지뷰만 수억을 기록하다 보니 각 나라별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다양하다. 그가 주목한다는 신 규 웹 서비스에 대한 답변을 보면 웹의 변화에 대한 그의 분석력이 보다 날카로 워졌다는 것을 알겠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차세대 리더로 지목한 패스Path , ‘도시’를 의미있게 이용하게 해주는 포스퀘어Foursquare , 이런 서비스가 태어날 수 있도록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는 Y콤비네이터Y Combinator 가 그 주인공이다. “적은 수의 의미 있는 인맥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도시화는 21세기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 사람들이 도시를 좀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 것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 징가 등에 투자했던 러시아 벤처투자기업인 DST가 Y콤비네 이터에 속한 모든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각 서비스를 선정한 이유 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웹의 미래를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가장 큰 키워 드가 소셜, 모바일, 로컬인데 모바일은 다른 두 개 키워드를 포함하는 개념입니 다. 사용자가 늘 휴대해서 위치기반 서비스와 부합하고, 가장 개인적인 기기라 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에 가장 적합하니까요.”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이제 모든 웹서비스는 모바일을 염두에 두어야 하 며, 모바일은 앞으로 휴대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자 동차 등 다양한 환경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PhotoVitHONG
  • 18. 017 “홍대 앞 커피 숍에 앉아 빌에게 발표를 제안했을 때 느꼈던 짜릿 함이 아직도 신선하다. 직접 질문 을 던지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주도적으로 답을 찾아가도 록 ‘유도’하는 스승의 모습이 그 의 눈 속에서 형형하게 빛났기 때 문이다.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디자이너의 창조적 본능을 일깨 워 주는….” 류한석 TEDxSeoul Organizer 빌 드레셀하우스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의 초빙 교수이자 경영 혁신 컨설팅 펌인 드레셀하우스 그룹의 CEO이다. 그는 애플에서 프로 덕트 디자인 매니저로 재직하며 디자인 혁신의 선도 그룹의 일원으로 일했다. 매킨도시의 전신이 되는 컴퓨터를 만든 애플 리사 컴퓨터의 초 기 혁신가이기도 했던 그는, 인포커스 시스템의 디자인 매니저로 일할 당시 회사 초기 3개 모델의 프로젝터를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시켰다. 학교 수업과 별도로 수많은 워크샵과 컨퍼런스에서 디자인 개념을 탑 재한 사고과 프로세스를 주제로 이야기 한 바 있다. 그의 청중은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에서부터 직장인들까지 폭넓은 대상을 아우른다. “저 는 디자인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을 곳으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장려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인간의 필요와 능 력과 활동의 차원을 아우르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이기 때문 입니다. 최근 디자인적 사고의 조류 한가운데에는 참여와 민주라는 키 워드가 있습니다. 디자인의 혁명은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모두가 디 자인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러 한 흐름을 잘 받쳐 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Before TEDxSeoul PhotoDaheeJUNG Bill DRESSELHAUS  Professor of Product Design & Mechanical Engineering at Hongik University, CEO of Dresselhaus Group, Inc.
  • 19.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저를 매료시킨 한가지 생각을 여러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디자인에 대한 본능은 언제라도 표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디자인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저를 아주 들뜨게 합니다. 제가 이러한 과정에 마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 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의와 연관이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창의력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 결과는 항상 마 술과도 같았습니다. 언제나 유쾌하고, 놀라웠으며, 짜릿했습니다. 참가자 중 대부분은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 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이들이었습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워 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물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먼저 이들은 연구 과정 을 거친 다음 모형을 만들게 됩니다. 가장 특별했던 워크숍은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토마스 엘바 에디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습장애 학생들을 대 상으로 한 워크숍이었습니다. 모두 특수 학급에 속해있었고 ADD, 난독증, 독서 장애 등과 같은 여러 학습장애를 갖고 있 었습니다. 이 학급 선생님의 초청으로 저희는 이 학급을 위한 1일 방문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실제로는 수업 시간표 상의 문제로 이틀에 걸친 워크숍이 되었습니다. 게이츠 담당 선생님은 첫째 날 오후 세션 후 저에게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 세션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은 시간 약속 을 잘 못 지킬 겁니다.” 그래도 전 어쨌건 아침 8시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서자 한 명의 학생도 빠지 지 않고 이미 모두 교실에 모여있었습니다. 모두들 어제 주어진 과제에 이미 한참 열중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게이츠 선 생님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한 명도 빼먹지 않고 수업 시작 30분전에 도착했어요.” 교실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학생들로 시끌벅적거렸고 다음 코칭 세션을 하기 위해 학생들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을 지경이었습니다. •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필요를 찾아내어 이 필요를 실물로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디자인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제가 초반부에 말씀드린 것처럼, 디자인 교육에 이 단순한 세가지 프로세스 를 적용하는 것은 마술과도 같은 일입니다. 첫번째 프로세스는 인간의 진정한 필요를 찾아내고 진정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실제 해결책을 낼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와 재료, 본성 디자인 교육 마술 모두를 위한 마술같은 디자인 교육@Designovator Talk Summary
  • 20. 019|빌드레셀하우스|홍익대디자인학부교수,드레셀하우스그룹CEO 그리고 적절한 코칭을 제공해 줍니다. 마지막 세번째 과정은 자신들이 만들어 낸 창조적인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한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이틀짜리 워크숍을 한 적이 있었습 니다. 한 여성 참가자는 기업 재무와 관련된 부서에서 일하는 회계사 였는데요. 디자인을 해본 경험도 없고, 디자인을 배워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정말로 오기 싫었다고 합니다. 워크숍 이 끝난 후 이 여성 참가자는 이번 워크숍이 말 그대로 그녀의 인생을 바꿔 놓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또한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은 산업 디자이너 분도 있었습니다. 이 분은 디자인 과정 중 많은 부분을 이미 이전에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흥미롭게도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나, 고충을 찾으려고 시도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 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지 항상 지시에 따랐다고 합니다. 스스로 사람들의 필요를 찾 아 나서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주인 의식을 가지게 해주었던 이번 워크숍은 심지어 그와 같은 사람에게도 굉장 한 경험이었던 것입니다. •• 저는 학교에서 25~26명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제품 디자인 기초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학생들입니다. 전공은 심리학, 교육학, 경영학, 경제학, 조각 등 다양합니다. 제가 맡은 일은 한 학 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들에게 디자인적 사고와 프로세스에 관한 개론을 강의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석사 학위 과정을 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아직도 진행 중인데, 아마 이번 주 말에도 학생들은 하고 있을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 주변의 공사장이나 시설 유지 보수와 관련된 곳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여 이들의 일을 좀 더 편하게 해주거나 개선 시킬 수 있는 도구 또는 프로세스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정말 놀랄만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습니 다. 저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정말 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필요에 귀 기 울이는 디자인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저는 디자인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예를 들면, 이 학생들은 현재 메시지와 이벤트를 통해 청소 아주머니들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도롤 높이려는 의식개선 프로그 램을 디자인 중입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물은 디자인이 내포하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과 기회 및 능력을 의미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필요에 실제적으로 응답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입니다. ▒ 디자인 워크숍 본질적 정의 ⇨ G o t o T E D x S e o u l• ••
  • 21. 마징가 제트를 닮은 프로토타입의 오브제, 기타 세부 설계 도면, 한쪽 면에 빼곡히 붙어있는 포스트잇. 빌 드레셀하 우스의 연구실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물건들로 가득했다. “기타를 새롭게 발명하는 즉, 완벽하게 리디자인하는 것 이 다음 프로젝트예요. 스마트 일렉트로닉 기타를 만드는 거죠. 이 클래식한 일렉트로닉 기타를 한번 보세요. 1959 년에 디자인된 건데 아직 그 누구도 그때의 기타 보디 디 자인을 바꾸지 못했죠. 저는 그래서 학생들과 보디가 아닌 다른 부분 예를 들면 픽업이나 넥, 튜너 등 새로운 기타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 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6월이 되면 쓰는 사람이 직접 만들거나 맞춤 제작 형 태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본질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전달하 는 방법을 재해석하는 것. 가슴 떨리게 설렌다는 고백은 그 때문이다. 사실 기타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사람의 필요를 읽어내는 것이 디자인”이라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같은 관점에서 세계적 추세가 된 DIY 디자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MIT에서 ‘미래는 DIY 매뉴팩처링이 일반적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한 것이 이미 현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작년 여름 미국 포틀랜드에서 개최된 DIY 디자인 컨퍼런스에 참 석했었어요. 거기서 <MAKE> 매거진의 발행인이 개최한 ‘Maker Faire’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첫 행사에서 8만 명이 모였다고 하더군요. 미국에는 DIY 자동차 메이커도 있어요”. 그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그 래서 나날이 더 즐겁다.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인간 중심의 디자 인을 함께 고민하는 리서치와 디자인도 잊지 않는다. 이제는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이노베이션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고. “디자인의 본질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틀과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던 그. 사람들의 디자 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행복하고도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아마추어와 스튜디오에서 녹음 연주하는 세션 기타 리스트를 타깃으로 완전하게 새로운 디자인의 기타 를 학생들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PhotoDaheeJUNG
  • 22. 021 송치복은 카피라이터다. 제일기획, TBWA, 웰콤, 코래드, 청와대, 디 자인하우스 등에서 일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학력 때문인지 그 의 광고는 남다른 접근법과 관점이 돋보인다. 핵심은 ‘본질에 집중하 는 것’. 상품의 본질, 소비자의 본질, 상황의 본질 등 광고를 만들 때 그 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본질’이다. 그의 이런 태도가 빛을 발 한 것은 대부분 2등을 위한 광고였다.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맥주’(하이트맥주), ‘OK! SK!’(SK),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 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삼성자동차) 그리고, ‘국민이 대통령입니 다’(2002년 대선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존재에는 모순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앵글을 바꾸어야 한다. 앵글을 이리저리 바꾸다 보면 존재의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존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존재는 나 에게 물들고 스며들어 나와 자성을 띠게 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 들을 움직이려면 자성을 띠지 않으면 안 된다. 자성에서 새로운 텍스트 가 나온다. 존재 자체를 다른 앵글로 바라보려는 태도, 자성을 갖겠다 는 태도, 그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전부다.” Chibok SONG  Copywriter PhotoChaehunLIM “홍대 정문 앞 지나치기 쉬운 곳 에 있던 작은 수제비집. 섭외를 위해 만난 송치복 선생님은 낯 을 가리신다고 하셨지만 날카로 운 눈매와 부드러운 웃음을 함께 가지고 계셨습니다. 대화의 시작 은 ‘시’, 1회 행사에서 들려주셨던 <그리움>이었습니다. 대상 그대 로를 바라보다 보면 그 본질과 진 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자성을 띄 게 된다는 것. 유명 카피라이터라 고만 생각하던 나의 프레임은 잊 어버렸지요.” 이아람TEDxSeoulOrganizer Before TEDxSeoul
  • 23. The law of universal magnetism. 물리학에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다면, 제 생각에 커뮤니케이션에는 ‘만유자력의 법칙’ 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리움>이라는 제목의 시 한편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처음에 그는 하나의 철 없는 쇳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 그녀를 만난 후 하루, 이틀, 사흘, 그는 자석이 되었다. (중략) 지구가 돌아도 그 는, 세상이 돌아도 그는 / 오직 한곳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 그녀가 있는 바로 그 곳을.” 여기에 ‘잠재적 자석’이라고 적혀 있는 쇠조각은 또 다른 측면에서의 사람을 나타냅니다.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자석이라고 합니 다. 마찬가지로 그 지구의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도 하나의 자석입니다. 그런데 이 존재는, 사람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 다. 그 매력은 존재의 어디에서부터 나올까요? 제 생각은 스타일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존재가 자기 자신을 표현하 는, 표출하는 방식 또는 외형”이죠. 여기에 있는 이 쇳조각의 변화를 주목해서 봐 주십시오. 모든 존재는 사람을 물들이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매력에 일정기간 노출되면 사람은 변합니다. 어떤 존재의 매력에 노출되면, 자성을 띄게 되고 주위의 어떤 반대나 상황이 와도 그 존재만을 가리키게 됩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두번째, 진리 또는 진실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해서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자기 인생을 걸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빨간 별과 초록 별이 있다고 합시다. 우리가 관점을 초록 별에 두면 초록별을 중심으로 빨간 별이 돕니다. 이것이 ‘천동설’입니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 빨간 별 에 두면 빨간 별을 중심으로 초록별이 돕니다. 이것이 ‘지동설’입니다. 다음 단계는, 새롭게 찾은 그 세계를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믿으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고, 보이면 아름다워집니다. 이것이 하나 의 진실인데요. 인간 사회의 진실은 결국 가설에 믿음을 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진실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17세기에 갈릴레이에게 진실은 지동설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진실은 천동설이었지요. 그래서 ‘인간 사회의 진 리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라는 생각이 크리에이션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다음으로 사람들과 진실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사람 들을 통치하는 방식은 정보의 격차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모임을 바람에 휘날리는 모 래더미로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면 큰일납니다. 이 모래더미를 확대해 봤더니 이 렇게 각자가 자유와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각 개체, 잠재적인 자석들의 모임이었습니다. • 그러면 이 잠재적 자석들의 모임에 진리가, 새로운 진실이 나타나면 어떻게 바뀔까요? 아까 사랑에 대해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렇게 물이 들고, 그 다음에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주위에서 ‘너 왜 그러니?’ 그래도 이 진실을 가리키게 됩니다. 만유 자력 나침반 자성을 부르는 지렛대 관점 @chiboksong Talk Summary
  • 24. 023|송치복|카피라이터 지렛대의 진실은, 지금까지 말씀 드린 사람과 진실의 관계를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에 적용하기 위해서 하나 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등과 3등, 혹은 꼴찌가 시장을 바꾸겠다, 일등이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할 때는 일등이 주장하고 있는 진리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그 진리에 도전 해야 됩니다.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진실을 지렛대로 2등이 나 3등이 새로운 진실을 만든다면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파한다면 그 브랜드나 그 사람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하이트 맥주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 라 맥주 소비자의 80%는 OB맥주가 주장하는 다음의 진실을 믿었습니다. 첫번째 ‘맥주는 감성적인 제품이다.’, 두번째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공법이다’. 만년 2위를 하던 하이트 맥주는 이 시장을 뒤집기 위해서 새로운 진실을 찾습니다. ‘웰빙(당시에는 그린 마케팅)’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새로운 진실을 만듭니다. 그것은 ‘맥주는 이성적인 제품이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물이다.’였습니다. 카피는 “지하 150m 암반천연수로 만든 하이 트 맥주. 왜 물은 가려 마시면서 맥주는 가려 마시지 않습니까?”였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1등이 되 었습니다. •• SK의 경우는 ‘고객만족’이라는 지렛대 진실로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키는 회사냐?”라는 새로운 진실을 만들었습니다. 카피는 ‘고객이 OK할 때까지, OK SK’. 당시 그룹 순위 7위였던 회사가 넘버 3안에 들게 되었습 니다. 다음은 현대 카드입니다. 당시 시장 1위는 LG카드였습니다. 현대는 어떻게 하면 이 시장에 안착할 것인 가 고민하다 생각해낸 지렛대 진실이 주 5일 근무였습니다. 현대카드의 새로운 진실은, ‘지금까지 카드는 놀고 먹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였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가 필요하다, 여행에 도움을 줘야 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였습니다. 결과는, 자동차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2등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2002년 대선입니다. 당시 추석 전후로 기호 1번의 지지율은 50%가 넘었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감이 되는 사 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진실을 이기기 위해서 내세운 지렛대의 진실은 ‘대한민국 헌법 1조’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래 서 2번이 내세운 새로운 진실은, ‘정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대통령 자리에 앉 히고, 봉사할 수 있겠는가?’였습니다. 나온 카피가,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두 번 생각하면 노무현이 보입니다’,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결과는 제16대 대통령, 그리고 지난 봄에 우리 곁을 떠나셨습 니다. ▒ 지렛대 진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 25. “18분이란 제한. 그게 가장 어려웠어요. 기존의 레퍼토리 로는 할 수 없었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라고 하더 라고. 제가 가장 많이 드러난 강의였어요.” 송치복과의 대 화는 가벼움과 진지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것 같았지만 철학자같은 카피라이터와의 선문답이 계속 될수록 송치복이란 강력한 자성은 북촌의 작은 사무실에 모인 일행을 서서히 끌어당겼다. 불현듯 의문이 든 건 자 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 1회 TEDxSeoul 행사에 서 만난 낯선 청중의 자성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송치복의 답은 담백했 다. “그냥 순순히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청중이었어요. 청 중이 강한 자성이 있다면 그건 강한 이데올로기, 성향, 또는 기대감 등을 갖고 있 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연사의 이야기가 잘 물들지 못하는 거죠.“ 강한 자성 이 없는 그리하여, 다른 진실, 새로운 진실에 공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청중을 TEDxSeoul에서 만난 기억이 그에게는 선명한 듯 했다. 그래서일까? 송치복은 행사 때마다 다시 볼 수 있는 연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애정어린 제안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 이데올로기 속성의 틀 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TEDxSeoul은 그 틀을 벗어났으면 해요. 예를 들면 어 떤 회는 연령 제한을 20대로만 하는 거죠. 한 명마다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함께 해 강연을 준비하는 겁니다.” 그는 “북촌에 개인 사무소를 가지고 있고, 책 <성공의 축지법>을 쓰고, 한가롭게 지내고 있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라고 소 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아주 행복하다”던 송치복은 2011 년 트위터에 ‘수행’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그의 설명처럼 “도 닦듯이 살겠다”는 새해 결심은 삶에 대한 송치복의 겸손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실 그 자체가 되 겠다는 조용한 외침을 그는 이미 TEDxSeoul 강연에서 보여줬다. 송치복을 한 번이라도 만나고, 대화한 사람이라면 그의 자성에 강력하게 끌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다. ▒ 기태은 TEDxSeoul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의 청중은 공감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냥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마 음이 있는 청중인거지.” PhotoChaehunLIM
  • 26. 025 2000년 2월 22일 2시 22분, 세계 최초의 인터넷신문다운 신문 <오마이 뉴스>가 세상에 선보였다. 상근기자 4명과 뉴스게릴라 7백 여명으로 시작한 새 언론 만들기는 거대 언론 권력에 대한 도전장과도 같았다. 오 연호는 1964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미국 리젠트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학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 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월간 <말>에서 심층취재 전문기자로 활 동해온 그는 2000년 2월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오마이뉴스> 를 창간,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선도해왔다. 6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참 여하고 있는 <오마이뉴스>는 세계 언론계에 주목을 받았고, 그는 하버 드와 스탠퍼드 대학, 세계경제포럼, 세계신문협회의 초청을 받아 연설 했다. 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이 주는 경영혁신상을 수상, 2007년 미국 미주리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이 뛰어 난 언론인에게 주는 ‘미주리 메달’을 받았다. 저서로는 <식민지의 아들 에게>, <더 이상 우리를 슬프게 하지 말라>, <우리 현대사의 숨은 그림 찾기>,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그리고, 조국 교수와의 공동 저서 <진보집권플랜>도 펴냈다. Yeonho OH  CEO of OhMyNews “<오마이뉴스>는 지난 10년 동안 변화와 굴곡 많은 한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 하고 새로운 아젠다를 이끌어냈 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 토로 매체의 권위가 아닌 소식의 질로 평가받는 풍토를 만들겠다 는 그의 열정은 현실 변화로 이어 졌다.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듣고 싶었다.” 박성태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PhotoWoosungKWON
  • 27. 제가 83학번인데 국문과를 ‘굶는 과’라고 그랬죠. 돈을 벌거나 권력 잡을 가능성도 없고. 저는 소설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동네 이야기랑 비슷하다. 나도 소설을 써서 동네의 한(恨)과 정(情)을 얘기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왔는데 단 석달 만에 확인했습니다. 흐물흐물 신명 나지 않는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시대의 요구가 불일치했던 겁니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 군부독재가 우리 사회를 암 울하게 하던 때죠. 언론 자유가 없었습니다. 처참한 현실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죠. 그런 상황에 저는 소설 즉, 허구적 이야기를 통해서 뭔가를 보이 려고 했던 겁니다. 언제부터인가 ‘소설을 쓰자’ 대신 ‘기사를 쓰자. 있는 사실 그대로를 쓰자.’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체 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사실 그대로 썼는데, 그게 유인물이, 대자보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쓴 글로 감 옥에 갔습니다. 1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한 후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소설가의 길을 갈까, 기자의 길을 갈까. 언론 자유가 없 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를 쓰는 것이 지금 요구하는 거란 결론으로 밖에 나가면 어느 언론사로 갈까 가만히 떠올려봤더니 감옥 갔다 온 사람을 받아 줄 수 있는 언론사는 거의 없었어요. 유일한 언론사가 <말>. 창간자들이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 이기 때문이었죠. 출소 후 바로 찾아갔고 응시 1주일 후 합격했죠. 가난해서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도 가르쳐 주지 않았어 요. 월급 적은 것도, 매체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아쉽지 않았는데 비주류라는 이유로 좋은 기사가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언론사의 크기, 주류나 비주류냐에 상관없이 오직 그 기사의 질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 순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말>지라는 비주류 매체에서 체험했던 것이 굉장히 큰 창조적 에너지가 되었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매체에 있었다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혹시 여러분 지금 자기가 일하는 곳 이 전체 판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하시나요? 감사하게 생각 하십시오. 전체 판을 커다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 는 그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을 배양했지만 활자 매체에서는 불가능하더군요. 인터넷이 시작했을 때 이 공간이 다 생각했어요. 저는 천성적으로 테크놀로지, 인터넷하고 친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나의 꿈,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직 기 사의 질로. 초등학생, 교수, 시장통의 아주머니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한 번 만들어 보자.’ 시간과 공간을 무한대로 보장해준 인터넷 공간만이 가능했습니다. 꿈의 실현을 위해 서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오마이뉴스>를 인터넷 버전으로 만들었고 다행히 약 6만 여명의 시민기자가 함께 해서 오늘날까지 왔습니다. 늘 전진하진 않았습니다. 2005년경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고 <오마이뉴스 재팬>에 공동 투자한 것도, 영문판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배웠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사회에 기여하는 기자의 길 시민 기자 모두가 저널리스트가 되는 시대@ohyeonho www.ohmynews.com Talk Summary
  • 28. 027|오연호|오마이뉴스CEO겸대표기자 것이 성공뿐 아니라 실패를 보이는 것도 기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매개자의 숙명’이란 컨셉이 있 습니다. 모든 미디어는 매개자이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거죠. 미디어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합니다. 아 무리 KBS TV가 생생한 생방송을 하더라도 100% 현실을 잡을 순 없는 거죠. 매개자의 숙명 때문에 모든 선발주 자는 포털사이트건, 시민참여 저널리즘이건, 블로그건 두가지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매력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트 정말 이 점이 좋구나. 오마이뉴스 6만명 시민기자가 참여한단 말이야? 나도 참여해야지’ 이런 매력을 전파할 수 있는 거죠. 한편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있습니까?’ 등 한계를 노출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기회의 창이 열립니다.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틈새가 열리는 거죠. 그래서 ‘프레시안’도 ‘데일리안’도 나 올 수 있고 또 여러분이 새로운 꿈을 꾸며 그 공간에 진출하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 저는 매체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민 참여 흐름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공간 어디에서 누구라 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저의 기쁨입니다. 여러분이 도전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길 바랍니다. 제가 이루지 못 한 꿈을 함께 이루길 바랍니다. 최고의 미디어 혁명은 기존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미디어란 이런 것이다, 이런 모습도 있다’라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여주는 겁니다. <오마이뉴스>라는 대안 미디어 하나 가 지고는 안 되는 거죠. 여러분 모두 다 매체 창간자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블로그나 까페 있지 않습니까? 저 는 그런 언론을 ‘실핏줄 언론’이라고 이름 짓고 싶습니다. 개인 블로그, 팀 블로그, 지역 신문, 온오프라인에서 실 핏줄 언론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그 힘이 모인다면 기존 기관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관건은 어떻게 연대하는가. 끊임없이 그 방안을 고민합니다. <오마이뉴스>도 시민 기자들이 많이 참여하지만 블로그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연대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블로그는 여러분 스스로가 편집장이지 않습니까? <오마이뉴스>는 여 러분들이 참여하면 편집하고, 상근 기자의 것과 모아서 배열하는 것으로 연대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실핏줄 언론들이 인터넷 공간에 여러 형태로 많이 나와 있는데 어떤 공간이 가장 이 연대의 틀을 잘 제공해주느냐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해주느냐 아니면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같은 메타 블로그에서, 아니면 <오 마이뉴스> 같은 데서 해주느냐 구글이나 다른 공간에서 해줄 것인가 상관없이 실핏줄 언론들의 참여는 이미 준비 되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그 연대의 틀을 만들어서 이 실핏줄 언론의 힘을 더 힘차게 만들 것인가? 이것이 풀어가야 할 고민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여러분 스스로 미디어가 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연대의 틀을 어떻게 더효과적으로,더견고하게만들것인가를고민하는사람이되십시오.저도여러분들과늘함께하겠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실핏줄 언론
  • 29. <오마이 뉴스>는 정치 사회 관련 온라인 뉴스 매체다. 메시 지 강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오연호 대표는 <오마이 뉴 스>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체가 되기 위해 컨 텐츠의 폭을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문화, 경제, 해외 관련 뉴스가 강화될 것이고, 연예 관련 사이트도 올 해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글로벌 매체로의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오마이 뉴스>는 이미 일본판과 영문판의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지만, 오대표는 그래도 밖으로 나가 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우리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실 우리가 먼저 시작한 비슷한 서비스도 있다. 꾸준히 두드리면 우리도 한반도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장하준 교수를 예로 든다. 외국에서 일하고 영어로 책을 쓰는 한국 사람의 수가 점점 늘 것이고, 이런 방식은 미디어 환경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고민은 남북한 관계에서 <오마이 뉴스>의 역할이다. 현재 디지털 디바이 스의 보급 상황은 남북간의 격차는 상당한데, 통일을 대비해 그는 <오마이 뉴 스>가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TEDxSeoul에서 발표를 한 2년전 오연호 대표는 수세적으로 살고 있었다고 말 한다. 지금은 공세적으로 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공동 저서 <진보 집권플랜>을 통해 던진 조국 교수의 강력하고 매력적인 메시지가 사회적 반향 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그의 말 속에서 매력적인 진보주의자를 통해서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 진보주의자에 대한 기존의 시선을 바꾸고자하는 그의 꿈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진보주의자가 새로운 시대를 다시 준비할만큼 잘나고 매 력적이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정치적 경쟁자들마저 느꼈으면 한다고. 그리고 TEDxSeoul과도 자그마한 협력을 통해서라도 그 꿈을 나누고 싶다는 말을 전 한다. ▒ 박성태 TEDxSeoul Ex-organizer After TEDxSeoul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자신에 대한 시선, 남북간의 관계, 문화, 경제, 국제, 연예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PhotoWoosungKWON
  • 30. 029 어렸을 때 ‘예솔이’란 이름으로 춘향가를 완창했던 전통국악인 이자람.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국악을 공부했으나 그의 판소리는 전통이란 틀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 오늘에도 살아서 펄떡이는 것이 되고자 한다. 주요 공연작인 <사천가>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영감을 얻 은 것으로 오늘날의 세태와 말씨를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사천가>에 는 촛불집회 이야기도 나오고 소믈리에도 등장한다. 그는 진정한 판소 리꾼으로 남고 싶어 한다. 동시대의 아픔을 담아내고 그 시대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런 소리꾼으로. 이자람의 관심은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즉, ‘동시대 사람과의 소통하는 예술’이다. 그래서인 지 그는 전통 소리꾼이기도 하지만, <아마도이자람밴드>라는 정체 불 명의 5인조 밴드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과거 판소리가 당시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것처럼 오늘의 판소리도 신명나는 이야기 판으로 ‘여기’, ‘지금’에 살아 숨 쉬어야 할 것이다. 나는 판소리가 가진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노래나 공연예술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 다 같이 아픈 지점들이 만났을 때 위로가 된다. 판소리는 위로의 음악과 공연 그리고 시선이자 이야기이다.” Jaram LEE  Performer of Traditional Korean Music PhotoDaheeJUNG “이자람씨는 사실 고수만을 두고 공연을 진행할 계획은 아니었다. 베이스 기타와 같은 다른 악기들 이 처음엔 같이 무대에 올라갈 뻔 했었고, 그에 대해 이자람씨는 굉 장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었 다. 그녀가 첫 번째 리허설에서 우리에게 던졌던 한 마디 한 마디 는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그녀 가 말했던 퓨전에 대한 생각, 내 가 느꼈던 그 놀라움을 여러분들 도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 31. 저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무대 위에서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요,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고, 내가 살면서 느낀 세상, 느낀, 혹은 바라본 세상을 가지고, 그 시선으로, 그 마음 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것은, 내 이야기에 최대한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음, 저는 밴드도 하고 판소리도 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판 소리에 관한 얘기만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판소리는 전통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만약에 판소리가 장르가 아니라 무엇이라면, 한참 고민을 해 봤는데, • 판소리는 무엇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굉장히 독립적인 장르더군요. 음악이자, 이야기이자, 그 이 야기를 풀어내는 서사자의 연극이자, 그리고, 또 몸짓입니다. 음악도 미술도 건축도,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전통 안에 꽉 갇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판소리는 너무 오랜 시간 전통 안에 갇 혀 있었습니다. 전통 판소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판소리 자체가 전통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 습니다. 판소리는 우리나라 왕조 시대에 재주 있는 소리꾼들이 그 놀라운 테크닉을 가지고, 자기의 옆집 이야기, 자기가 당한 이야기, 자기가 들었던 이야기에 자기의 의견을 섞어서, 그 이야기를 열심히 하던 한 판 놀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광대가 그 이야기를 잘하고 나면, 그 옆의 광대가 살을 붙여서 더 많이 발전시키고, 그렇게 몇 백명의 소리꾼들이 지금의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그리고, 뭐가 남았죠? 수궁가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입니다. 헌데요, 이렇게 자유롭게 뼈에다 살을 붙이던 이 판소리가요. 어느 순간 그 변화를 금지 당했어요. 좋은 말로 하자면, 문화재법으로 보호 되었습니다. 판소리꾼과 판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문화재법이 생겼고, 그 안에서 판소리는 더 이상 변화할 필요도 다 른 소리꾼보다 더 나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지정된 그 춘향가, 지정된 그 적벽가만 잘 전수받아서, 그 전수 안에서 일 인자가 되면, 웬만한 권력을 누리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이것은 소리꾼들의 자유로운 즉흥성과 창작력의 발목을 잡아버린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어르신들에게 소리를 배우고 자란 세대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을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전공해서 가장 자신이 있는 이 판소리로 무대 위에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스물여덟에 고민을 했습니다. 여태까지 해오던 고민인데 좀 구체적으로 했어요. “왜 내 가 살기가 힘들까?”, “나는 어려서부터 나름 당당하게 착하게, 떳떳하게 살아왔는데, 왜 이 세상은 내게 아직도 이렇게 어렵고 무궁무진하게 암흑만 천지일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나 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와 같은 가슴을 가진, 고민을 가진 여러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우리의 이야기를 만 사천의 선인 판소리 지금의 것을 지금의 것으로 노래하다 이야기 @jjjjjam Talk Summary
  • 32. 031|이자람|국악인 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독일의 희곡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 이전까지 브레히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그의 서사극이 얼마나 연극사에서 중요한지도 몰랐습니다. 그 저, 그 사람의 희곡에 있는 인물, 셴테라는 인물이 지금의 나와 대입했을 때 여전히 유효하게 “이 세상을 착하게 살기가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해 주었거든요. 그래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라는 작품을 2007년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전석 매진이었어요. 재미가 있거든요. 그리고 2008년에는 다시 앵콜 공연, 업그레 이드 공연이 되었습니다. 모자란 부분을 정리했고, 컨셉에 맞게 많은 것들을 활용했어요. 그 다음에 2010년 9월 에 장기 공연을 했습니다. 역시, 전석 매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네가 하고 있는 것은 퓨전 판소리다. 아닌가? 너는 왜 퓨전 음악에 대해서 비난을 하느냐.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의 중심은 판소리이며, 내가 다시 써 내 고자 했던 것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판소리일 뿐이다. 지금 이 세상은 옛날의 명창들이 전혀 모르던 삼바 리듬 이 있구요. 잼배라는 악기가 있구요, 베이스라는 악기가 있구요. 그리고 언어에는 또 인터넷 언어라는 것도 있었 지요. 저는 그저 지금을 살면서 내게 익숙한 것들을 녹여냈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음, 저는 공연자인데, 말을 길게 하면 좀 진지해져요. 그래서 일단, 그렇다면 네가 만든 그 사천가가 대체 뭔데? 라고 하실 때, 그것이 굉장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 우리네 이야기들이 녹아있다는 것 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 대목 하겠습니다. ••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중의 한 장면인데요. 착하게 살고자 하 는 뚱녀 순덕이가 분식집을 차리자마자 온갖 식객들이 밥 달라고, 돈 달라고 떼지어 오는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굉장한 의무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너바나를 듣고 자란 세대예요. 내가 좋아하는 수 많은 외국의 아 티스트들만큼이나 진짜 매력 있고 멋진 일들을 하는 나의 영웅인 판소리 아티스트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참 매 력이 있으니까, 내가 배웠으니까, 내가 다른 것보다 이걸 좀 더 잘 하니까 나의 이야기를 판소 리로 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 21세기에 태어날만한 판소리를 계속 쓸 거예요. 죽 을 때까지요. 그리고 아마 한 세기가 지나면 제가 만든 판소리들도 전통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한 변화의 큰 축으로 어딘가에 점 찍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요. 노래를 만들든, 판소리를 만들든, 출발점은 무조건 진실과 진심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내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이것을 하 든지 저를 버티게 하는 것은 오직 그것 하나입니다. ▒ 진심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사천가
  • 33. “어, 여기 요기티도 팔아요?”, “여기서는 어떤 공연을 하는 거예요?” 곱게 한복을 입고 청중을 사로잡던 이자람의 무 대 밖 모습은 무척이나 친근했다. “뉴욕에 다녀왔어요. 영 어 자막으로 <사천가> 공연을 했어요. 낯설었을텐데 다들 이해하고 좋아하시더라구요.” 공연 이야기인가 했더니 예 상치 못했던 단어가 그녀에게서 나왔다. “뉴욕 모마에 갔 었어요. 3층에서 어떤 건축물 모형과 나중에 다 완공되었 을 때 모습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처음 모형을 만 들 때 나중에 그런 큰 건물이 될 거라고 과연 기대했을까? 제 꿈을 떠올리면서 오랜만에 의욕이 불끈 불끈 하더라구요.” TEDxSeoul 무대에서도 같은 자극을 받았다던 이자람은 참여 이후 변화를 묻자 소녀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가 장 큰 변화는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정보가 유용해요. 전시 정보나 공연 유튜브 영상 등을 트위터를 통해 얻죠. 지인들이나 홍대 인디밴드, 황두진 선생님, 뮤지 컬쪽 사람들과 트위터를 하고 있어요.” 최근 그녀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뮤지컬 <서편제>의 여주인공으로 대중의 주 목을 받았고, 독일 등 해외에서 <사천가>로 공연을 가졌다. <사천가>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작품도 완성했다. <억척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녀들> 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2011년 5월 15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 초연과 6월 14과 15일LG 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전쟁 속 한 어 머니가 피폐해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 희비극, 세익스피어 등도 읽었 는데요. 결국 찾은 게 이 작품이었어요.” 그녀는 손사래를 치겠지만 듣고 보니 오히려 브레히트는 그녀에게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을 닮은 인물 군상의 심리를 담은 브레히트 작품은 지금 이 시대의 고민과 이야기를 담는 그녀의 노 래와 어딘지 닮아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 다만 오늘의 이 야기를 담은 이자람표 판소리를 하고 싶다고. ‘착한 아줌마’가 꿈이라던 소박한 소리꾼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 궁금하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허공에 한마디 트위터 시작’이라고 처음에 남겼는 데 신기한 게 김동률, 이적님이 저를 팔로잉하시는 거예요.” PhotoDaheeJUNGPlaceRUFXXX
  • 34. 033 의공학자이자 미래학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대학교 보건대학 원을 거쳐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의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우 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관동의대 명지병 원 융합의학과 교수이자 IT융합 연구소장으로서 다양한 학문과의 융 합을 통한 의학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지훈은 그의 블로그 ‘하이컨셉&하이터치’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의료공학을 넘어 마케팅, 조직관리, 경제, 미디어, 과학일반, 건강, 미래까지 그의 관심사는 넓고 깊다. 그는 강연 등의 대외 활동을 통해서도 그의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있는데 이유는 단 하나다.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서로 공유하면 더 행 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래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인간에게서 나온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는 근본적인 변화는 이러한 인간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인프라에 의해 촉진될 것이다. 웹 3.0으로 표현되는 실시간 웹, 소셜 웹 기술은 인간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는 인프라로써 훌륭히 작동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사회가 이미 사용자의 시각에서 훨씬 강 력한 서비스를 요구 받고 있다.” Jihoon JEONG  Future Designer PhotoSongY.Seo “그는 지혜의 샘물 같았다. 도대 체 관심 없는 분야가 어디인지 모 를 수준이었다. 지극히 이타적이 고, 하루 두시간 이상은 무슨 일 이 있어도 사색의 글을 쓰며 매일 정진하는 활인검을 가는 사람 같 았다. 그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 람들에게 임팩트있게 전하고 싶 었다. 그의 존재를 세상에 더 알 리고 싶었다.” 송인혁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 35. 넥스트 웹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 것이 소셜 웹은 기존의 페이지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 결됨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과 사람의 링크 사이가 사람이 만들어낸 메시지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무엇인가 새로운 액션을 취하게 되는 것인데 그 액션을 취하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보면 ‘액션 포텐셜’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 브레인(뇌), 데이터 웹과 소셜 웹으로 나누고. 지금 현재 웹을 데이터 웹이라고 설명할게요.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도 일종의 데이터 웹 컨셉입니다. 매칭을 하자면, ‘Excitation Potential’이라는 것은 흥분시키는 자극 이에요. 여러분에게 제가 ‘이런 것 합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극이에요. 이게 보통은 사라지게 되는데요. 기억 속에 들 어오는 모든 트위터의 잡담 같은 것은 사라지잖아요. 이게 합이 되면 어느 순간에 임계점을 넘습니다. 그러면 뇌에서는 액 션 포텐셜Action Potential 이 생긴다고 했죠? 그래서, 액션 포텐셜로 스파이크가 제공되는 소셜 웹에서는 뭐가 생기지요? 무엇 인가 사회 행동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 다음 액션 포텐셜이 생기면, 그 비디오에서도 봤지만 어떤 일을 하고 나면 우리 뇌가 변합니다. 구조가 변해요.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경험이 쌓이죠. 경험이 쌓이면 뭐가 만들어지죠? 기억이 생겨요. 뇌에도 기억이 생겼고, 소셜 웹에도 기 억이 생겨요. 데이터 웹은 어땠죠? 데이터 웹은 좀 문제가 있었죠? 왜 문제가 있을까요? 수많은 자극이 들어오면 서버가 다운됩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DDOS 공격으로 우리나라 웹사이트가 다 마비되고 그랬잖아요. 합 현상이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다르죠. 소셜 액션에 대해 제가 예로 드는게 트위터 파티입니다. 이 파티에 가신 분들도 여기 오셨고 이 파티 조직하신 분들도 많 이 오셨는데요. 우리나라 인터넷의 창시라고 이야기하는 네오위즈의 허진호 대표님이 파티 좀 해보자 했더니, 수백명이 모였어요. 다들 모이고 싶었던 요구가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제가 그 이벤트를 블로깅했어요. 글을 썼는데 관련되어 찾 으니까 트윗스티발이 있었어요. 캐나다에 있는 아만다라는 친구가 만들 었죠. 하게 된 배경이 돈을 좀 내면 우리 좀 좋은 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거였어요. 2009년 1월 한달 만에 200개 도시에서 열렸고 한달 만에 25만불을 모았어요. 이디오피아의 우물파는 일에 썼죠. 그게 조직화 되어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었던 것이죠. 제가 그날 이 블로그를 했는데, 그날 저녁 아만다가 저를 팔로잉하더니 DM을 보내왔어요. 한국에서도 그런거 하 느냐라고 한글로 올렸어요. 그런거 해본 적은 없는데 우리도 그런 것 하고 싶은 에너지는 충분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죠. 액션 포텐셜 기억 트윗스티발 Social Memory, SocialMovement@hiconcep facebook.com/hiconcep Talk Summary
  • 36. 035|정지훈|미래디자이너 그날 저녁에 트위터 포럼했던 친구들이 트윗스티발 서울이라는 것을 만들고, 이런 이벤트를 기획을 했습니다. •• 실리콘 벤처 캐피탈 DFJ 정회훈 대표님하고 저하고 사적 모임이 있어요. 화두가 ‘한국 문화가 별로 나누는 문화가 아니다’였어요. 실리콘밸리는 구글 플렉스에 모여서 이렇게 서로 나누는 것이 활성화되어 있잖아요. “투 자자하고 아이디어 많이 가진 사람, 회사에 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니?”, “아, 그거 하면 좋겠 네, 그럼 한번 해 볼까요?” 그래서 제가 이런 것 한번 하면 어떨까요, 하면서 트윗을 날렸어요. 그랬더니 하루에 백 명 넘는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미팅을 가지게 된 것이죠. 모임 다음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장소를 대여하 고 한 1~2주일 있다가 13분의 벤처 창업하신 분들이랑 같이 모임을 갖게 되었어요.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이 일 어났을까요? 그만큼 에너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한마디 던졌을 뿐인데 그 인프라에 의해 굴리고, 굴리고, 굴러가지고, 합쳐져 소셜 액션으로 이루어졌고 처음 하고 나니 다음 액션으 로 일어나는 것이죠. 한번 조직해봤잖아요. 이것이 소셜 익스피어리언스고 소셜 메모리죠. 사회적 기업이, 우리 가 이것을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소셜 인프라 스트럭쳐입니다. 실시간으로 짧은 시간 내에 수많은 메시지가 돌 아다니면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느냐? 그전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썼죠? 인프라에, 관계에, 구조에 대해서만 신경 쓰고 실제 거기에 돌아다니는 에너지가 어떻게 합쳐져 어떤 익스피어리언스로 다 가가는지 별로 생각 안했죠. 인프라가 생기면서, 지금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그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캐빈 켈리가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데요. 이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단어로만 나오는 애들이거든요. 뭘까요? 오버 마인드예요. 저그라는 종족의 모든 의지와 모든 것을 커낵션하여 컨트롤하 는 것이지요. 우리의 정신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이런 소셜 커넥션을 통해, 여러 분들이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주고 받고 하는 이런 의도들이 전달 되어 하나로 체 화되거나 엮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늘어나겠죠. 그렇다면 미래를 대비하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 느냐. 여러분 하나 하나가 중요한 소셜 오브젝트거든요. 사회적 개체들이 휠씬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역량 을 길러야죠. 개방하시고, 많은 사람들과 커낵션하고, 액션을 해야 돼요. 액션을 해서 새로운 소셜 메모리를 만들 어 내고…. TEDxSeoul도 아주 좋은 소셜 메모리를 만들어 내는 이벤트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소셜 웹에 의한 에 너지를 통한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셜 메모리 오버 마인드
  • 37. 르네상스인. 정지훈에 대한 인상을 굳이 한 단어로 정의한 다면 아마도 모두가 그렇게 답하지 않을까? 의학을 중심 으로 다채로운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통찰력은 일반 지식 인과는 사뭇 다르니까. 2011년 그의 행보는 벌써 바쁘다. 3월 12일 TEDxSNU에서 착한 기술 즉 사회적 책임을 생 각한 기술에 대한 강연을 하고, 한국 건강 위원회의 운영위 원직을 맡았다. 명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와 IT융합연구 소 소장으로서 ‘혁신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디 자인으로 시작해 정보학, 공학 등을 공부하는 방식이죠. 목적은 IT, 디자인 등을 접목해 의학을 발전시키는 거예요.” 개방형 세미나, 관계된 각 과들이 모여 브레 인스토밍하기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퍼뜨리겠다는 포부다. 인상적인 건 그가 자신의 삶에도 실제 혁신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 찌감치 개방형 블로그 ‘하이컨셉, 하이터치’를 오픈했고, TEDxSeoul이 시작되 기 전부터 TED 번역 프로젝트와 리뷰에 참여해왔다는 점은 물론 최근에는 초 등학생 아들과 딸까지 그의 행보에 동참시켰다. “1주일이나 2주에 한번씩 아이 들이 직접 추천할만한 아이패드의 어플 사용법을 동영상 촬영해 유튜브에 올 리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너만 알지 말고 좋은 어플을 남에게 소개하라’고 말했 죠.” 올해 들어 앱 포털이 생기면서 이 영상에 대한 저작권료도 받게 되었다고. 배분도 참 정지훈답다. 3만원 중 1만원은 두 아이가 나눠 갖고, 1만원은 유니세 프에 기부한단다. 나머지 1만원은? 소개글을 담당한 자기 몫이라고. 무엇이 그를 이렇게 열혈 전도사로 만들었는가. 지적인 호기심? 혹은 도전 과 변화에 대한 열정? 정지훈의 답은 의외다. “‘개인의 사회적 책임Personal Social Responsibility ’입니다. 사실 이런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책임’이죠. 이 사회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많을 거예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했구 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서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행복이 중심 가치가 되는 시대가 된 거예요. TED 같 은 소셜 이벤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건 그 때문이죠.” PhotoSeoY.Song
  • 38. 037 병원과 카페의 복합공간, 제너럴 닥터의 두 의사 김승범, 정혜진은 ‘일 반의’다. 이곳에서 그들은 4마리 고양이의 주인이자, ‘그리고 밥’ 등 스 페셜 메뉴로 무장한 멋진 카페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제너럴 닥터는 이들의 삶의 지향점을 실험하는 터전이다. ‘의료’, ‘인간’, ‘문화’ 란 세가지 화두를 이 곳에서 다채롭게 고민했고, 새롭게 풀어냈다. 노 트를 사용해 환자의 이야기를 길고 자세하게 적는다거나, 30분 진료를 위해 예약제를 도입하는 것 같은 새로운 의료 환경 혹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이 그 결과다. “‘인간적인 진료’의 의미는 모호하지만 저희는 여 기에서 하루 하루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어요. 제닥에서 우리만의 의료 관점을 보여주는 거죠. 이곳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의사와 환자의 관 계, 그리고 소통이 실천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만의 ‘건강경험디 자인’의 정의를 만들고 그 정의에 입각한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에요. 저희가 따로 정의한 건강경험디자인Health Experience Design 은 가장 인간적 인 의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의료 환경, 의료 도구, 의료 커뮤니케이 션 세가지를 모두 일관되게 재구성하려는 노력이에요.” PhotoChaehunLIM Seungbeom KIM & Hyejin JUNG  General Doctor “첫 TEDxSeoul 행사의 리허설에 서 제닥 선생님들은 분명 눈에 띄 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굳어진 의 학계에 새로움을 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분이라는 점 에서 1회 행사의 첫 번째 연사 자 격을 가지고 있으셨죠. 충분한 연 습이 만든 자연스러운 전개부터 무대 위 시연까지 여러 면에서 돋 보이는 발표였습니다.” 배성환 TEDxSeoul Organizer Before TEDxSeoul
  • 39. 김: 저희가 이렇게 카페를 하는 것은 그냥 하는 게 아닙니다. 노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뭔가, 저희가 꿈꾸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하는 건데 잘 등장하진 않지만 아주 일반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고 하는 영역을 만드는 겁니다. 사실 ‘건강경험디자인’ 그러면 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그게 아닙니다. 저희가 말하는 것은 저희 가 정의한 저희만의 뜻이 있어요. 아주 간단한. 정: 매우 간단하고 쉬워 보이네요. 김: 네.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문장인데 A4 두 장 되는 분량의 개념을 2년 동안 압축시키고 압축시켜서 만든 것이니까 저 희에게는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일단 디자인을 광의로 해석합니다. ‘어떤 것을 새로 구성 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디자인을 정의하고, 그 대상으로 ‘기구’, ‘환경’ 그리고 ‘소통’의 세가지 요소를 삼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재구성하려면 목표가 있어야 되잖아요? 저희 목표는 바로 건강경험디자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장 인간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 정:저곰돌이가뭔가요? 김: 저게 바로 저희 청진기죠. 곰돌이 인형이 아이에게 청진기가 되는 겁니다. 안에 청진기가 숨어있고. 지금 이 소리 자체 가 청진기를 통해 녹음된 소리입니다. 여러분도 들리시죠? 아이의 심장 소리가 녹음된 거죠. 혼자 듣기 아쉬우니까 아이 엄마에게 들려줬는데, 이게 곰돌이 2-1호예요. 2-2호부터는 동시에 다같이 들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 고있어요.그래서아이가굉장히좋아했죠.벌써한4년됐어요. 정: 곰돌이 2-2호가 수고를 많이 해줘서 때도 많이 타고 지금은 약간 꼬질꼬질해졌는데요. 2-2호에 이어서 임무를 물려받 은새로운인형청진기3호,곰돌이3호인가요? 김: 네. 곰돌이 3호인데요. 곰돌이라고 하기에는 귀가 좀 길죠? 전시하는 작가 분들이 만들어 주신 건데 귀를 접을 수는 없 고,그래서토끼1호라고부르기로했지요.오늘여러분들께처음공개하는겁니다. 정: 저희는 아주 간단하지만 좀 말도 안되게 병원에 대한 인지를 카페에 대한 인지로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카페에 는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이 있고, 맛있는 커피가 있고, 그것을 만들어주는 바리스타와 카페를 즐기러 놀러 온 사 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남과 즐거운 놀이, 대화 이런 것들로 새롭게 구성이 됩니다. 김: 어떤 사람이 기존의 병원에 대한 인지 체계 하에 병원 이용을 한다면 당연히 기존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통 이외 Talk Summary 건강경험디자인 청진기 좀 더 인간다운 의료를 위해 @generaldoctor @generaldoctor_ j www.generaldoctor.co.kr
  • 40. 039 의 것을 할 수가 없어요. 그죠? 저희는 그걸 바꿔보고자 했습니다. 병원이지만 카페로 인지할 수 밖 에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통을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이 게 바로 저희 병원의 모습인데요. 어딜 봐서 병원이라고 볼 수가 있겠어요? 정: 잘 보시면 고양이도 있어요. 저희 병원을 잘 이용하시는 분들은 대기 시간에 카페에서 책도 보고, 고양이랑 놀기도 하고, 심지어 의자에 기대서 자는 분도 있어요. 김: 그런 환경 디자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중요한 환경 디자인은 진료실 안에도 숨어 있는데요. 정: 환자가 원하는 ‘만족’이라는 것은 단순한 친절이나 어떤 서비스가 아니라, 나의 정말 불편하고 아픈 부분을 들 어주고 그것을 공감해 주는 의사가 필요해서 병원에 가는 것이거든요. 저희는 그래서 구조를 좀 바꿔봤습니다. 김: 보시다시피 의사 자리가 훨씬 불편하고 환자가 소파에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상태에서 진료를 하게 되는 건 데요. 그 속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환자는 자기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할 수가 있고 의사도 시키지 않 아도 뒤로 늘어지지 못하고 환자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자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런 환경 변화를 이용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낼 수가 있게 되는 거죠. 사실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고 보다 더 중요한 소통을 만들 어 내려고 하는 노력이 있습니다. •• 김: 환자의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메디컬 히스토리라는 것이 기록에 남진 않죠. 그래서 차트에는 여러분들 이 길게 한 이야기는 전혀 남지 않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바라는 건, 이것을 합치는 거예요. 의사와 환자의 하나의 새로운 정보 공유 체계로 만들고자 하는 건데 아주 하 이테크적인 방식이 바로 이겁니다. 정: 저희는 신기술을 이용해서, 일일이 다 받아 적고 있는데요. 김: 무려 5,000개의 환자들의 이야기가 적혀있기 때문에 더 늘어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정: 도서관을 만들려고 이러는 건 물론 아니에요. 환자들의 이야기를 지금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모으고 있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기술적으로 모아서 환자에게 인간적인 진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 시스템을 만 들고자 하는 것이 저희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입니다. 20년 후에 정말 바라는 것은 저희가 이 자리에 나와서 이 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간적인 진료가 엄청 당연하고 그리고, 저희 같은 의사가 전혀 특별하지도 않고 그리고 저런 공간이 튀지도 않는 인간적인 진료가 당연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이 저희 둘의 바 램입니다. ▒ * 2009년 발표 당시 쓰이던 의료디자인(Medical Design)이라는 용어는 최근 건강경험디자인(HXD : Health Experience Design)으로 바뀌었다. ⇨ G o t o T E D x S e o u l• •• 소통 기록 |김승범・정혜진|일반의,제너럴닥터원장혹은카페주인
  • 41. 2년 만에 만난 제너럴 닥터의 김승범과 정혜진은 그 동안 자신들에게 생긴 변화와 꿈에 대해 신명나게 펼쳐 보였 다. “이제는 아이패드로 진료를 해요. 손글씨로 써진 처방 전을 환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죠. 감성을 그대로 전달 하는 방식을 IT 기술로 만든 셈이예요.” 스타일러스로 아 이패드에 진료차트를 쓰면 원래 제닥이 사용하던 종이노 트처럼 손글씨가 적히는 방식. 이메일로 발송된 난생 처 음 받아본 의사의 손글씨 처방전에 감동해 답메일을 보낸 환자부터 트위터 친구가 된 환자까지 IT 기술을 만난 제닥의 ‘인간적인 의료 디 자인’에 공감하는 이들 덕에 오히려 자신들이 더 큰 감동을 받고 있다고 고백했 다. TEDxSeoul 행사 참석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에 공감 대를 갖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곰돌이 청진기를 그렇게 공개 한 것도 처음이었구요.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 댔을 때, 소리를 듣고 청중들이 박 수 치는 모습에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홍익인간이라는 행사 주제 자체가 저 희의 철학을 담기에 적합했죠”. 그래서일까? 제닥은 매번 행사에 참석하는 열 혈 청중이자, 종종 다른 연사와 만남을 가지고 비밀 프로젝트도 준비할 정도로 TEDxSeoul를 통해 남다른 인연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제닥은 새로운 틀을 계 획하고 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의 형태를 취해 일종의 사회적 기업으로 제닥 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저희 꿈에 공감하는 분들과 조합을 만들어 제닥과 문화적 공감대 있는 분들을 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새로운 의료 시 스템, 혹은 조합원이 주인인 우리만의 동네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의료복지가 아닌 ‘행복’, ‘인간답게 살 권리’를 만드는 과정을 매뉴얼화해서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북처럼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신의 주 치의를 만나고, 공감대가 맞는 조합원들과 식사나 문화 강좌를 함께하는 모습 을 상상해보라. 새로운 의료 디자인을 피워낸 제닥의 홀씨가 바람을 타고 비상 하고 있다. ▒ 기태은 TEDxSeoul Editor After TEDxSeoul “TEDxSeoul 발표이후 제닥은 공간이 더 커졌죠. 환 자도, 강연섭외도 늘었고요. 그리고 이제 큰 프로젝 트 두개를생각중입니다.” PhotoChaehunLIM
  • 42. 041 홍동원은 출판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아트디렉터다.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잠시 독일 유학을 다녀와 ‘글씨’ 라는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글의 자형(字形)을 화두 삼아 자신의 디자인 경력을 쌓아왔다. 주요 작업으로는 조선일보 섹션신문 <굿모닝 디지털>과 <일간스포츠>,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행복이 가득한 집> 등 다수의 신문과 잡지 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과 커뮤니케이션 수준 을 높이면 세계적인 문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다. 요즘 타이포그 라피Typography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 가운데 우리 것을 찾자는 움직임 이 활발하다. 세계 글씨들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 단계가 있다. 한글 디 자인도 점점 그렇게 갈 것이다. 글씨가 시각화되고 있다. 뜻을 시각적 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또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입력방식의 정확성이다. 한글은 한 가지 기호에 한 가지 발음을 가지고 있다. 존재 하지 않는 소리, 표시되지 않는 것도 기호화할 수 있다. 표음 문자 가운 데서도 최고다. 형상이 혀의 놀림에서 따와서, 시각화하기도 싶다. 한 글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Dongwon HONG  Korean Typographer, Book Designer PhotoChaehunLIM “홍동원은 말이 많다. 풍채 좋은 옆집 아저씨처럼 수더분한 인상 이지만 목소리는 크고 달변에 얼 굴이 붉어질 때까지 숨도 쉬지 않 는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 속에는 출판 미디어에 대한 예리한 안목 과 애정이 숨어있고 이야기 자체 도 꽤 재미가 있어 지루하지가 않 다. 한국 출판 미디어에 대해 그 보다 더 잘 알고 더 잘 말할 수 있 는 디자이너는 없었다.” 박성태TEDxSeoul Ex-organizer Before TEDxSeoul
  • 43. 저는 그러니까 기술자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고 물론 의사도 아니고, 디자이너입니다.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지요. 한글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죠. 영어는 이렇게 멋있고, 예쁜데, 한글은 왜 이렇게 흉측할까? 그게 다행입니다. 그래서 제가 먹고 살지요. 먹고 살만 하니까 무슨 생각을 하냐 하면, 우리가 말하는 것 말고 또 다른 표현 방법 이 시간이 갈수록 많이 생긴다고 느껴집니다. 첫째로 저희 딸들이 옛날에 저랑 대화 할 때요, 눈 을 마주치고, 입으로 대화를 했었는데요. 요새는 근데 손가락으로는 핸드폰 문자질을 합니다. 저하고 소통법이 전혀 달라요. 저는 2벌식 세대로 컴퓨터로 입력할 때의 2벌식 자판을 가지고 문자질을 하지요. 메신저도 하고, 글도 쓰고 합니다. 59년 전 우리나라는 전쟁을 치루지요. 그리고 거의 폐허가 되었지요. 60년 만에 이만큼 된 거거든요. 굉장히 빨리 성장한 거죠. 그런 성장 속에서 굉장히 우리가 간과한 부분들이 있죠. 첫째가 한글이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되면서, 기계화되면서 우리가 너무 무심하게 기계화되지 않았나라는 부분이에요. 2벌식에 대한 입력 방식은 표로 보시다시피 왼쪽의 새끼손가락부터 오른쪽의 새끼손가락까지 역할이 있죠? 그런데 왜 오른쪽 손가락은 저 15개의 키보드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되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아요. 단 한 가지 이유였습니다. 그 키보드가 자주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역할이 늘어나 있는 거죠. 생각해 보세요. 자주 쓰는 것들은 굉장히 능력이 개발되죠. 그래서 반복 학습을 시키고 그러는데 저 새끼손가락은 2벌식이나 3벌식이나 아주 한직에 머물러 있으면서 하는 일은 많죠. 딸들이 저하고 얘기하면서 또 하나의 소통 도구를 갖고 살죠. 휴대폰을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가서도 끼고 삽니 다. 그들이 쓰고 있는 휴대폰의 입력 방식은 두 가지 방식입니다. 천지인 입력 방식과 나랏말 입력 방식. 통계로 보면 천지 인 입력 방식이 70%를, 나랏말 입력 방식은 27~28%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이들은 아무 핸드폰이 나 덥석덥석 잡아서 입력합니다. 키가 어디있는지 생각도 안하고 말보다 빨리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 하고, 저희 딸도 저와 대화할 때 말을 버벅거리긴 하지만 입력하느라고 입력키를 버벅거리 진 않습니다.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 입력방식에서는 전혀 한직이죠. 엄지손가 락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오른손이나 왼손을 쓰든 선택의 여지가 많은 거 죠. 열 일곱 가지의 기능만 익히고 옮겨 다니거나, 하나는 열 네 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천지인 입력방식인데 왼쪽에 있는 천지인 입력 방식은 17가지의 손가락 기능만 하면 되는데 그게 디지털 방식은 0아니면 1이듯이 쟤가 하는 일은 누르거 나 옮기거나 이것 밖에는 없죠. 오른쪽 새끼손가락 천지인 기계화 독수리 타법을 뛰어 넘어. 손을 배려하는 새로운 한글자판 facebook.com/hongdongwon Talk Sum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