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향하면서 북한 고아들에 관한 실화스토리로 장편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전 직후, 폴란드로 간 북한 고아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는 피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낯선 땅의 폴란드 교사들이 어떻게 이처럼 북한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미국작가 수잔 손탁이 “타인의 고통”에서 말하듯이, 대한민국은 북한의 고통을 사진과 영상 이미지로 너무 많이 소비해버렸습니다. 이제는 무력함을 지닌 연민의 감정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인 북한주민의 고통이 우리의 특권과 연결되어있다는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